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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산업기술원 개원 10년, 최고의 환경전문기관 선언

    환경산업기술원 개원 10년, 최고의 환경전문기관 선언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5일 개원 10년을 맞아 ‘글로벌 환경전문기관’을 선포했다.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기술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국가R&D 기획·평가·관리 및 환경신기술 인·검증 업무 등을 수행하던 한국환경기술진흥원과 친환경 인증, 친환경제품 보급 업무를 맡은 친환경상품진흥원을 통합해 2009년 4월 출범했다. 지난 10년간 환경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육성, 친환경 소비·생산, 환경보건 활동을 진행해왔다. 국내 환경기술 개발 지원을 위해 총 1조 6000억원을 투입해 7조 6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환경기술 사업화 실적을 달성했다. 환경산업 육성에서 국내 환경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2009년 300억원 대에 머물던 수출을 2018년 기준 2조 7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비·생산 확대를 위한 환경표지(마크) 인증제품은 6500개에서 1만 4700여개로, 연간 3조 3000억원의 공공부문 녹색제품 구매실적도 달성했다. 특히 환경피해 구제제도 운영으로 2014년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2700여명을 지원하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5일 김상일 초대 원장 등을 초청해 개원 10주년 기념식과 함께 비전 선포식, 미래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남광희 원장은 “2019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세계적인 환경 전문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SK케미칼 현직 부사장 기소···현직 사장은 피고발인 조사

    ‘가습기살균제’ SK케미칼 현직 부사장 기소···현직 사장은 피고발인 조사

    ‘독성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구속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현직 부사장이 재판에 넘겨졌다.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1일 박철 SK케미칼 부사장을 증거인멸·은닉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에 대한 유해성 실험 결과를 보관하고 있었음에도 2013년부터 최근까지 은폐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자료는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이 국내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한 1994년 10월에서 12월까지 진행한 실험 결과다. 앞서 SK케미칼은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에 의뢰한 흡입독성 실험 결과 안전성이 확인돼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으나 국회·언론 등에서 자료를 요구하자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며 숨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박 부사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엔 김철 SK케미칼 사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SK케미칼 대표이사급이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단체로부터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애경 전 대표 영장 기각… “책임 다툼 여지”

    ‘가습기 살균제’ 애경 전 대표 영장 기각… “책임 다툼 여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안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오늘(30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전직 애경산업 임원 이모·김모·진모 씨의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가습기 메이트)에 사용된 원료물질의 특성과 그 동안의 유해성 평가 결과, 같은 원료 물질을 사용한 타 업체의 종전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출시 및 유통 현황, 피의자 회사(애경산업)와 원료물질 공급업체(SK케미칼)와의 관계 및 관련 계약 내용 등에 비춰 제품 출시와 관련한 피의자의 주의의무 위반여부 및 그 정도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현재까지의 전체적인 수사 진행상황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하여야 할 사유 내지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애경산업은 안 전 대표 재임 기간인 2002년부터 2011년까지 CMIT·MIT를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이 제품은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필러물산에 하청을 맡겨 만든 후 애경산업이 받아서 판매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살균제 성분의 인체 유해성이 충분히 의심되는데도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검증을 하지 않은 채 제품을 제조·판매한 것으로 의심한다. 그러나 법원이 안 전 대표와 애경 전직 임원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가습기 메이트 제조·판매 책임자에게 엄정한 형사 책임을 물으려던 검찰의 수사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지난 26일 안 전 대표 등 애경산업 관계자 4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가습기메이트를 제조·납품한 필러물산 대표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또 박철 SK케미칼 부사장을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해 수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7년 포항지진·제천화재 피해자, 10명 중 3명은 극단적 선택 생각

    2017년 포항지진·제천화재 피해자, 10명 중 3명은 극단적 선택 생각

    2017년 연달아 발생한 참사였던 경북 포항 강진(11월 15일)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12월 21일)의 피해자 중 20~30%는 고통 속에 극단적 선택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지원소위원회는 국가미래발전정책연구원과 함께 29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국내 중대재난 피해지원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었다. 국가미래발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0월 15일∼12월 20일 포항지진 피해자 40명과 제천화재 피해자 30명을 대상으로 경제·신체적 변화와 심리적 피해,구호 지원에 관해 설문·심층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대응과정이 얼마나 변했는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대상자 중 포항지진 피해자 82.5%는 지진 이후 불안 증세를 새롭게 겪었다. 불면증과 우울 증상을 겪는다는 이들도 각각 55%와 42.5% 수준이었다. 제천화재 피해자의 경우 사고를 겪으면서 73%가 불면증을 새로 앓았다. 이들은 우울(53.3%)과 불안(50%)도 호소했다. 정신·심리적으로 피폐해지면서 포항지진 피해자 47.5%, 제천화재 피해자 31%가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지진 이후 슬픔이나 절망감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0%에 달했다. 자살 생각을 해봤다는 응답은 16.1%,실제 자살을 시도해봤다는 응답은 10%로 나타났다. 제천화재 피해자 중 76.7%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낄 정도로 슬픔이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자살 생각과 자살 시도에 관한 응답률은 각각 36.7%, 6.7%였다. 이들 사고의 피해자들은 정신은 물론 신체적으로도 건강이 악화했다. 포항지진 이후 건강상태 변화를 묻는 말에 ‘나빠졌다’는 응답이 42.5%,‘매우 나빠졌다’는 응답이 37.5%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제천화재 피해자도 ‘나빠졌다’가 43.3%,‘매우 나빠졌다’가 13.3%였다. 두 사고 피해자 모두 ‘좋아졌다’나 ‘매우 좋아졌다’는 응답은 없었다. 포항지진 피해자의 67.5%,제천화재 피해자의 83.3%가 참사 이후 새로운 질환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새 질환의 종류(중복 포함)는 소화기계(위염·위궤양·소화불량),신경계(만성두통) 등 10여종에 이른다. 재난 이후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은 만성두통(포항지진 피해자 32.5%·제천화재 피해자 33.3%),소화기계 질환(포항지진 피해자 20%·제천화재 피해자 33.3%)인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 기반이 무너지면서 가계의 경제 상황도 나빠졌다. 가구 총자산의 경우 포항지진 피해자는 34.1%, 제천화재 피해자는 39.2%가 줄었다고 답했다. 반면 가구 지출액은 포항지진 피해자 28.1%, 제천화재 피해자 37.9%가 늘었다. 이들은 필요한 지원인데도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포항지진 피해자는 생활안정지원(54.3%),조세·보험료·통신비지원(42.5%),일상생활지원(41.7%) 순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천화재 피해자의 필요한 지원으로 구호 및 복구 정보 제공(33.3%),생활안정지원(24.1%),일상생활지원(24.1%)으로 답했다. 연구 책임자인 박희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심층면접 결과,포항지진 피해자들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정부에서 제대로 지원을 못 받는다고 답했다”며 “제천화재 피해자들은 지역주의적 정서는 없지만,세월호 때와 다른 대우를 받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판매’ 전 애경산업 대표 영장심사 출석...구속 여부 이르면 29일 결정

    ‘가습기 살균제 판매’ 전 애경산업 대표 영장심사 출석...구속 여부 이르면 29일 결정

    유해 성분이 들어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구매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9일 법원에 출석했다.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안 전 대표와 애경산업 임원이었던 이모·김모·진모씨를 피의자로 불러 심문한다. 오전 10시 4분쯤 법원에 도착한 이들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29일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지난 26일 안 전 대표 등 애경산업 관계자 4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애경산업은 2002~2011년 CMIT·MIT를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판매했다. 검찰은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 발생 전부터 제품이 인체에 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판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가습기 메이트’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필러물산에 하청을 줘 만들고 애경산업이 받아 판매했다. 앞서 검찰은 김모 전 필러물산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와 박철 SK케미칼 부사장을 각각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했다. SK케미칼은 2016년 첫 수사 당시 “원료를 중간도매상에 판매했을 뿐 그 원료를 누가 어디에 가져다 썼는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근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지자 안전성 관련 자료를 인멸한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SK케미칼 본사를 추가 압수수색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해군·해경, 세월호 침몰 영상 숨기고 ‘DVR 수거 쇼’ 했나

    해군·해경, 세월호 침몰 영상 숨기고 ‘DVR 수거 쇼’ 했나

    침몰 직후 40분 영상 없이 일부만 공개 전체 영상 수차례 요청에도 모두 거절 해군 영상 속 DVR, 檢 확보 DVR 달라 수거 당일만 유난히 조용한 작업도 의심 해군 “수거된 DVR 당일 해경에 인계”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세월호 참사의 주요 증거물인 사고 당시의 폐쇄회로(CC)TV가 조작·편집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해군과 해경이 CCTV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를 미리 확보하고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가 이후에 이를 수거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참사 당시 세월호 내·외부의 상황이 담겼을 것으로 예상되는 40여분간의 세월호 내 CCTV 내용이 조작 또는 편집됐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조위는 28일 조사내용 중간발표회를 열고 “해군이 참사의 주요 증거물인 DVR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DVR은 세월호에 설치돼 있던 64개 CCTV 영상을 저장하는 디지털영상저장장치다. 참사 직후부터 주요 증거로 거론됐지만 해경은 6월 22일에야 DVR을 수거했다. 뒤늦게 수거된 CCTV 영상에는 참사 발생 약 3분 전까지인 오전 8시 46분까지의 상황만 담겼다. 이후 일부 생존자들이 “세월호가 이미 기운 9시 30분까지도 모니터로 CCTV 화면을 봤다”고 증언하면서 ‘사라진 40여분간의 CCTV 영상’에 대해 조작·편집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특조위는 “해경이 22일 이전에 이미 DVR을 수거했으면서도 이를 감추기 위해 22일 수거한 것처럼 연출했다”고 발표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해군의 수거 작업이 담긴 수중 영상은 다른 영상들과 달리 전체가 아닌 8분 분량에 흑백으로 편집됐다. 해당 영상에는 DVR을 케이블선과 분리하고 수거하는 과정이 나오지 않는다. 우현까지 들고 나오는 과정에서도 DVR은 영상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특조위는 “전체 영상을 달라고 해군과 해경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2일 잠수 작업이 유난히 늦은 시각에, 조용히 이뤄졌다는 정황도 나왔다. 잠수 직전 늘 복명복창하는 해군이 이날에는 조용하게 작업했다는 것이다. 해군은 그 이유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외에도 특조위는 “해군이 수거했다는 DVR과 추후 검찰이 확보한 ‘세월호 DVR’의 손잡이 부분이 다르고, 전면부 잠금 상태 역시 달랐다”고 밝혔다. 박병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 국장은 “해군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이런 일을 벌였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그보다 윗선”이라고 설명했다. 특조위 측은 “윗선을 추론하는 게 대단히 조심스럽지만, 필요에 의해 사전에 DVR을 수거하고 포렌식을 해 내용을 살펴봤을 수 있다”며 “누군가 데이터에 손을 댔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침몰 직후 40여분의 사라진 CCTV 내용이 침몰 원인을 밝혀낼 결정적인 단서로 보고 있다. 피해자가족협의회 측은 “사고 직후부터 줄곧 CCTV를 고의로 껐거나 추후에 CCTV 영상이 조작될 가능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왔다”며 “이번 특조위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해당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하드디스크 복원 작업 등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해군은 “당시 현장에서 수거된 모든 증거물은 관계자 입회하에 즉시 해경으로 이관했다”며 “22일 수거된 DVR도 동일한 절차대로 당일 즉시 인계했다”고 해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장미사진관, 백세건강원… 시간이 멈춘 마을

    장미사진관, 백세건강원… 시간이 멈춘 마을

    속수무책으로 빠른 세상에 현기증이 날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 넘긴 것 같은데 달력 한 장을 또 넘겨야 할 때, 하루만 뉴스를 안 봐도 대화에 끼기 힘들 때, 1년 전 유행가를 듣는 것도 겸연쩍을 때. 그럴 때는 빠름과 정반대에 있는 어딘가로 떠나보는 게 어떨까요. 충남 서천의 판교마을은 모든 것이 느린 마을입니다.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이 ‘시간이 멈춘 마을’이니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마을은 1970년대 어디쯤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오래된 골목 따라 녹슨 철문, 빛바랜 간판, 간판 속 예스러운 글씨가 이어집니다. 간판은 마을에 극장, 사진관, 주조장이 있었음을 일러 줍니다. 해묵은 간판이 말합니다.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에서 아직 변하지 않은 것도 이렇게나 많다고요.키 낮은 집들, 미용실 아랫목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할머니들, 낡은 자전거를 탄 어르신 등 마을의 첫인상은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다. 정겹고 소박하지만 낡고 허름하다. 하나 이곳은 서천에서 손꼽히게 잘나가던 마을이었다. ●1930년대엔 인구 8000명 넘었던 큰 마을 1930년, 마을 남쪽에 장항선 판교역이 들어섰고 큰 우시장이 열리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마을 인구는 8000명을 넘었다. 우시장이 열리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깨가 부딪힐 정도였다고. 판교마을의 시곗바늘이 느려진 건 일대가 철도시설공단 부지로 묶이며 건축 제한에 걸리면서부터다. 쑥쑥 크던 마을은 개발이 어려워졌고 1980년대에는 우시장마저 사라졌다. 지금 마을에 남은 이들은 480명 남짓.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젊은이가 떠난 곳에 카메라를 들고 찾아오는 젊은이가 는다. 개발되지 못한 마을은 옛 모습을 간직했다는 이유로 주목받는다. 마을이 입소문을 타는 건 예스러운 분위기 때문이다. 마을 곳곳에 남은 수십 년 된 간판은 과거로 순간 이동을 한 듯, 1970년대를 재현한 영화 세트장을 걷는 듯 특별한 감흥을 선사한다.판교마을 여행은 마을의 옛이야기를 읽어 가는 일이다. 간판에 깃든 이야기를 꺼내어 먼지를 털고 그때를 되짚어 보는 일이다. 수십 년 전 세월을 헤아리느라, 간판에 얽힌 사연을 상상하느라 걸음이 느려지는 것도 당연하다. 마을은 1시간이면 둘러볼 정도로 아담하다. 관광지가 아닌지라 이정표는 없지만, 오성초등학교를 기점으로 마을 중앙에 난 도로를 따라가면 이 골목과도 저 골목과도 이어진다. 판교역이나 판교면행정복지센터에서 스탬프 투어 지도를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지도에 가볼 만한 곳이 잘 정리돼 있다. 마을 어귀에 있는 농협 창고는 출발지로 적당하다. 때밀이로 벽을 박박 문지른 듯 외벽은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졌다. 빨간 철문 위에는 ‘협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판매하자’는 표어가 남아 있다. 표어는 마을 농민들끼리 힘을 모아 잘살아 보자는 의지의 표명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젊은이 핫플레이스 된 옛 풍경 간직한 동네 마을 오른쪽 끄트머리, 판교철공소 맞은편 건물은 ‘공관’으로 불리던 극장이다. 새마을운동 당시에 세워졌으니 50세를 바라보는 극장이다. 극장이 드물던 시절 부여, 보령, 서천 등 인근 주민들도 영화를 보러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어둑한 건물에 영사기가 돌아가고, 관객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 문을 열었으리라. 낡은 건물이 극장이었음을 알려주는 단서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같은 1960~70년대 흥행작 포스터와 매표소 창구다. 창구에 새겨진 영화 관람료는 일반 500원, 청소년 200원. 지금의 20분의1 가격이다.공관 건너편, 판교농협하나로마트 옆 골목에 담벼락 벽화가 있다. 사람 반, 소 반, 판교마을에서 열린 우시장을 그린 것이다. 벽화에서 북서쪽 길을 따라가면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을 인 적산가옥이 나온다. 장미사진관,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자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이 인증샷을 많이 남기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동면(판교면의 당시 이름) 주민 5500여명을 쥐락펴락한 일본 부호 11명이 살았다. 광복 후에는 우시장에 온 사람들이 묵는 여관이었다가 그 후 반쪽은 쌀가게, 반쪽은 사진관이 됐다. 간판에 ‘쌀, 잡곡 일절’, ‘사진관’ 글씨가 또렷하다. 드르륵, 미닫이문을 수시로 여닫았을 마을 사람들을 상상해 본다. 쌀 한 됫박을 사서 밥을 안치고 기억하고 싶은 날을 사진으로 남겼을 순한 사람들을 말이다.장미사진관 맞은편의 백세건강원은 낡고 빛바랜 것으로 가득한 마을에서도 으뜸이다. 지붕 슬레이트는 일부가 떨어져 나갔고 벽에 덧댄 나무판자 역시 성한 데가 없다. 건강원 건물은 한때 통닭집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왼쪽 창에 붕어즙, 흑염소 중탕 등 각종 건강식품을, 오른쪽 창에 ‘백숙, 통닭’ 글씨와 ‘근육질’의 닭을 그려 넣었다. 판교마을 여정의 종착지는 마을 북쪽의 주조장이다. ‘동일주조장’ 간판 아래 재미난 숫자가 있다. ‘TEL 45.’ 서천 지역 번호가 041이 아니라 45이던 시절, 그러니까 1996년에 지역 번호가 세 자리로 바뀌기 전에 생긴 주조장이다. 자료에 따르면 건물은 1974년 이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3대째 가업을 이은 주조장은 주민들에게 술을 공급하며 팍팍한 일상을 달래줬다. 쌀이 귀하던 1970년대에 주조장은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다. 덕분에 주민들은 술 마시는 낙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주조장의 시간은 20여년 전에 멈춰 있다. 열린 창 사이로 보이는 달력은 2000년 12월. 주조장은 2000년에 문을 닫았다. 문을 닫았다고 과거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창 사이로 달력 날짜를 짚어볼 때, 마을 사람들이 주조장 앞을 지날 때, 막걸리에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버리던 날이 되살아날 때, 주조장은 모두에게 확실한 기억이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 ‘변치 않음’이 판교마을을 지킨다. 1590년대 세워진 문헌서원…4000번을 매만진 한산모시●가정 이곡·목은 이색 정신 깃든 서원 문헌서원은 고려의 대학자 가정 이곡 선생과 목은 이색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사원이다. 서원이 세워진 건 1590년대, 조선 선조 때다. 19세기에는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됐으나 100여년 뒤 유림들에 의해 지금 자리에 복원됐다. 문헌서원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잡아채는 건 서원을 둘러싼 언덕의 솔숲이다. 대나무처럼 꼿꼿한 소나무 군락이 서원을 에워싸 청신한 기운이 감돈다. 서원은 크게 사당, 강당, 재로 나뉜다. 사당은 선현에 제사 지내는 곳, 강당은 원생들이 공부하는 곳, 재는 원생들이 숙식하는 곳이다.●유생들 모여 학문 논하고 수양하던 진수당 홍살문과 진수문을 지나 마주하는 진수당은 강당에 속한다. 유생들이 모여 학문을 논하고 자신을 수양하던 강당이다. 훌륭한 건물은 머무는 사람을 담아야 하는 법. 진수당의 건축 양식은 선비 정신을 반영했다. 복잡한 포나 장식을 피하고 단청 색을 줄여 독서하고 사유하기 마침한 공간이 됐다. 진수당을 마주한 방향에서 서쪽으로 가면 이색 신도비, 북으로 몇 걸음만 더 오르면 목은이색선생영당이다. 영당은 목은 이색 선생의 초상(보물 제1215호)을 모신다. 바로 옆 아름드리 배롱나무는 영당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 늦여름 배롱나무에 진분홍 꽃이 환히 피면 한옥과 꽃의 어울림이 아름답겠다.●1500년 역사 자랑하는 대표 공예품 ‘모시’ 모시 풀이 처음 발견된 서천군 한산면 건지산 기슭에 한산모시관이 있다. 한산모시관은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전통의 맥을 잇는 공간이다. 한산모시는 1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산의 대표 공예품. 한산모시의 또 다른 이름은 ‘가늘 세(細)’ 자를 써서 한산 세모시, 올이 가늘고 촘촘해 붙은 이름이다. 얼마나 가늘면 ‘밥그릇에 모시 한 필이 다 들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모시짜기 역사부터 제작까지… 한산모시관 한산모시관은 한산모시 전시관, 전통공방, 한산모시 홍보관 등으로 나뉜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ㄱ자 모양의 전통공방이다. 공방에는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 장인 외 여러 장인이 머물며 모시 짜기 시연을 한다. 눈앞에서 장인이 개량 베틀을 돌리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베틀 주변에 가습기를 몇 대씩 놓고 비닐 천막을 친 건 건조하면 날실이 벌어져 끊어지기 때문이란다. 전시관은 한산모시의 역사, 제작 과정과 사용 도구, 모시로 만든 옷 등 한산모시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 준다. 한산모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모시 한 필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고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수확한 모시풀로 모시의 원재료인 태모시 만들기, 이로 태모시를 쪼개 일정한 굵기로 만들기, 모시 올의 머리와 꼬리를 이어 모시실 만들기 등 베틀로 모시를 짜기 전의 과정만 일곱 가지에 이른다. 한국의 전통 여름 옷감 정도로만 여겼던 모시가, 4000번의 손길 끝에 태어나는 귀한 옷감으로 다시 보이는 순간이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권대홍(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지나 서천공주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서천공주고속도로 서부여IC교차로에서 ‘군산, 서천’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대백제로를 따라간다. 수성교차로에서 ‘판교, 현암리’ 방면 좌회전 후 종판로를 따라가면 판교마을이다. →맛집 : 옛 판교역이 있던 자리에 판교음식특화촌이 들어서 식당이 모여 있다. 판교마을 내 삼성식당(951-5578)은 50년 가까이 된 냉면집이다. 메뉴는 단 세 가지로 물냉면, 비빔냉면, 왕만두다. 메밀면을 써서 쫄깃한 식감과 상큼한 육수의 궁합이 좋다. 서천특화시장 맞은편에 자리한 두레분식(953-4305)은 해물칼국수를 잘한다. 바로 앞 수산시장에서 사 온 생바지락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잘 곳 : 문헌전통호텔(953-5896)은 문헌서원 안에 자리한 한옥 호텔이다. 8개의 객실이 있으며 호텔 내 식당에서 정갈한 한정식 메뉴를 차려낸다. 휴모텔(952-0077)은 전 객실에서 서해가 보인다. 창밖 경치가 아름다울뿐더러 갯벌 체험이나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 세월호 특조위 “세월호 CCTV 편집·조작 정황” 근거는?

    세월호 특조위 “세월호 CCTV 편집·조작 정황” 근거는?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8일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인 폐쇄회로(CC)TV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편집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참사 특조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 관련 조사 내용 중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특조위는 “해군이 2014년 6월 22일 세월호 선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해 온 DVR과 검찰이 확보한 DVR이 서로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했다”며 “정황상 수거 과정에 대한 해군 관계자의 주장도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증거인멸의 증거가 상당하고, 관련 증거에 관한 제보가 절실한 점과 사안의 중대성, 긴급성 등을 고려해 조사 내용을 중간 발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그간 세월호 참사 주요 증거물인 DVR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된 데 따라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2014년 8월 검찰이 세월호 CCTV를 복원한 결과, 참사 발생 약 3분 전인 오전 8시 46분까지 영상만 존재해 침몰 원인과 선내 구조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 없었다. 그러나 일부 생존자는 사고 당일 세월호가 이미 기운 오전 9시 30분까지 3층 안내데스크에서 CCTV 화면을 봤다고 증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경은 선박사고 조사의 기초 증거인데도 참사 발생 두 달 이후에야 공식적으로 CCTV DVR을 수거했다. 특조위는 DVR 수거 경위에서 해군과 해경 관계자들의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지 않고, 수거 직후 해경 및 해군 관계자들이 보인 태도 등에 의혹이 있어 조사에 착수했다. 특조위는 먼저 해군이 2014년 6월 22일 세월호 선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해온 DVR과 이후 검찰이 확보한 DVR이 서로 다르다고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했다. 특조위는 “DVR 수거 담당자인 A중사는 2014년 6월 22일 밤 11시 40분쯤 안내데스크에서 DVR을 확인하고 그 본체를 케이블 커넥터의 나사를 푸는 방법으로 분리해 수거했다고 진술했다”며 “하지만 조사 결과 케이블은 분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월호 DVR은 5개의 커넥터가 70여개의 케이블 선과 DVR을 연결하고 있었다. A중사 설명대로 케이블을 손으로 다 풀었다면 이 케이블선과 커넥터가 모두 발견돼야 하는데 세월호 선체 인양 후 해당 구역과 뻘 제거 영상을 확인한 결과, 커넥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특조위의 설명이다. 특조위는 해군이 6월 22일 당시 ‘가짜 DVR’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DVR 수거 작업이 담긴 수중 영상을 확인한 결과, 분리·수거작업 과정이나 DVR을 들고 나오는 과정에서 영상 속에 DVR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조위는 “해군이 수거했다는 DVR은 이후 해경이 마대자루에 보관하다가 추후 검찰이 확보한 DVR과 서로 다르다”며 “해군이 수거했다고 주장하는 DVR은 오른쪽 손잡이 안쪽 부분의 고무 패킹이 떨어져 있으나 검찰이 확보한 DVR은 고무패킹이 그대로 붙어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중사는 DVR을 선체 우현 현측 외판에 올려뒀다고 진술했지만, DVR 수거 작업이 담긴 수중 영상에는 A중사가 DVR을 들고 나오는 등의 장면이 담기지 않았다”며 “해군이 수거한 DVR은 전면부 열쇠구멍이 수직 방향으로 잠금 상태였지만, 검찰 확보 DVR은 수평으로 잠금 해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특조위는 CCTV 화면 조작 여부에 대해서는 “데이터에도 손을 댔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데이터에 손을 댄 증거가 확보되면 복잡하고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인테리어만 조금 손봤을 뿐인데… 홈카페·호텔로 바뀐 우리 집

    인테리어만 조금 손봤을 뿐인데… 홈카페·호텔로 바뀐 우리 집

    집안 주거 공간이 달라지고 있다. TV와 소파가 마주 보는 단순한 거실이 식사 또는 취미활동을 하는 ‘홈카페’로 바뀌는가 하면, 음식 조리와 식사하는데 사용되던 주방은 담소를 나누거나 가벼운 업무를 보는 장소로도 쓰인다. 침실은 수면과 쉼이라는 본연의 기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가구와 인테리어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은 친환경·기능성과 더불어 감성·소통을 반영한 아이템들로 한 차원 높은 생활의 만족감을 주고 있다. ●한샘, 개성·취향 담은 4가지 모델하우스 선봬 한샘은 가족의 개성·취향을 담은 4가지 모델하우스를 선보였다. 가족 구성원의 생애주기를 아파트 평면에 구현해 놓은 것으로, ‘모던 그레이’, ‘모던 클래식 화이트’, ‘모던 내추럴’, ‘모던 화이트2’ 등의 스타일로 구분했다. 먼저 모던 그레이 스타일은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전용 59㎡(25평형) 아파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에는 ‘워라밸’을 즐기는 맞벌이 신혼부부가 산다. 벽, 바닥, 도어 등 넓은 면적에는 라이트 그레이 컬러를 적용해 집을 깔끔하면서 넓어 보이게 했다. 중문과 창호에는 포인트 컬러로 네이비를 입혔다. 여기에 옐로우를 더해 캐주얼하고 산뜻하게 연출했다. 두 번째로 모던 클래식 화이트 스타일이다. 이 집은 5개월 된 아이가 있는 전용 84㎡(34평) 가정을 콘셉트로 꾸몄다. 특히 자신에게 시간을 투자하는 요즘 엄마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침실 옆에 엄마만의 작은 서재를 마련했다. 화이트 몰딩과 밝은 오크 톤의 바닥, 골드 손잡이로 로맨틱하게 꾸몄다. 여기에 민트 컬러 등 파스텔톤 패브릭을 더해 우아한 공간을 연출했다. 출산율이 갈수록 줄고 있지만 아직은 두 자녀 가정이 많다. 세 번째 스타일은 초등학생 쌍둥이 자매를 키우는 가정을 위한 모던 내추럴이다. 거실 소파 뒷벽에 수납장을 별도로 만들었으며 가운데를 오픈형으로 설계해 아이들의 작품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도어와 벽체 등 큰 면적에는 그레이 컬러를 적용하고 곳곳에 내추럴한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바닥재 컬러는 내추럴 우드를 선택했다. 끝으로 모던 화이트2 스타일이다. 전용면적 98㎡(37평형)에 맞벌이 부부와 사춘기 여중생이 사는 것을 가정해 연출했다.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익숙한 청소년을 고려해 집 안 곳곳에 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으로 꾸몄다. 화이트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중문·창호에 블랙을 가미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곳곳에 레드 컬러의 패브릭으로 포인트를 줘 세련되면서도 트렌디하게 마무리했다. ●LG하우시스, 디자인 넘어 건강·에너지까지 고려 LG하우시스는 올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공간에 머무는 사람의 건강과 에너지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제안한다. 먼저 프레임 두께를 줄여 시야를 넓힌 소형창호 ‘유로시스템9 mini’다. 유로시스템9 mini는 같은 재질(PVC)의 기존 소형 창호 제품과 비교해 프레임 두께를 약 40% 줄이고 환기구와 창호 손잡이를 창호 한쪽 편으로 배치해 답답했던 시야 문제를 개선했다. 창호 손잡이는 세균 감소에 효과적인 은이온을 특수 코팅해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주방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균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두 번째로 프리미엄 친환경 벽지 ‘디아망’이다. LG하우시스의 벽지 제품 중 최고급 라인인 ‘지인(Z:IN)’ 계열의 벽지로, 기존 벽지보다 표면 엠보싱 깊이가 두 배 더 깊어 디자인 패턴의 섬세함과 입체감을 높였다. 또한 특수 처방기술을 적용해 깊은 엠보싱을 구현하면서도 무게를 기존 제품보다 약 25% 줄였다. 디아망은 피부에 닿는 표면층에 옥수수 유래 성분을 적용해 ‘유럽섬유제품품질인증’ 1등급과 국내 ‘환경표지인증’을 받았다. LG하우시스는 창호 제품 브랜드를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기능과 가격대에 따라 3· 5·7 숫자로 구분한 ‘수퍼세이브 시리즈’를 선보였다. 수퍼세이브 시리즈는 유리 표면에 은(Ag) 등의 금속 및 금속 산화물로 구성된 얇은 막을 코팅한 로이유리를 적용했다. 일반 판유리보다 에너지 절감효과가 높아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 시리즈별로 살펴보면 수퍼세이브3는 합리적 가격의 보급형 창호로 개보수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이며, 수퍼세이브5는 ‘이지 오픈 손잡이’, ‘곡면 모서리’ 등 편의성을 높인 고급형 제품이다. 최고급인 수퍼세이브7은 창이 움직이는 부분에 알루미늄 레일을 달고, 창의 입체감을 높이기 위해 ‘이중 엣지 프레임’을 적용했다. ●에이스침대, 온전한 휴식 위한 특허 기술 에이스침대는 온전한 휴식을 원하는 신혼부부에게 스테디셀러 매트리스 ‘하이브리드 테크 Ⅶ(HYBRID TECH Ⅶ·이하 HT Ⅶ)’과 ‘하이브리드 테크 레드(HYBRID TECH RED·이하 HT RED)’를 추천한다. HT Ⅶ과 HT RED의 가장 큰 특징은 ‘하이브리드 Z 스프링’을 내장한 점이다. 하이브리드 Z 스프링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15개국에서 특허받은 독자적인 기술이 담겨있다. 신체의 무게를 받는 상단에서 ‘독립형 스프링’을 통해 신체 라인을 부드럽게 맞춰주고, 하단의 ‘연결형 스프링’에서 한 번 더 받쳐줘 편안한 수면을 돕는다. 에이스침대는 HT Ⅶ과 HT RED 매트리스와 함께 쓰기 알맞은 프레임으로 ‘루나토Ⅲ(LUNATO Ⅲ)’와 ‘BMA-1151’을 추천한다. ‘박보검 침대’라는 애칭을 가진 루나토Ⅲ는 프렌치 모던 스타일의 고급 패브릭 침대로, 포근함을 주며 어떤 인테리어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릴만한 디자인을 갖췄다. BMA-1151은 화이트월넛과 그레이화이트 색상이 조화돼 깔끔하고 화사한 공간을 연출해준다. 사이드 패널 옵션을 선택하면 USB 충전 포트가 내장된 별도의 수납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에이스침대는 모든 제품을 E0등급의 친환경 자재만 사용해 만든다. 매트리스 내부의 주요 소재는 직접 자체 생산한다. 또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부터 생활용품의 위생·안전·품질에 대한 성능을 인증하는 HS마크를 받았으며, 친환경 상품임을 공인하는 환경마크를 받았다. 라돈 등 방사능 유해 물질로부터의 안전도 확인받았다. 에이스침대는 예비 부부들이 풍성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에이스침대 웨딩멤버스’를 선보이고 있다. 멤버스에 가입만 해도 매트리스 연계 품목에 대해 20%를 할인해주며, 항균 케어인 ‘마이크로 가드 에코’를 5년간 무상으로 준다. 또 200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백팩, 300만원 이상 구매 시엔 내셔널지오그래픽 20인치 여행용 가방을 준다. ●에몬스가구, 안락함·안전성 높인 리클라이너 에몬스가구의 리클라이너 소파 ‘아도니스’는 유럽을 대표하는 리찌사의 매스티지 통가죽을 입혔다. 매스티지 통가죽은 60년 전통의 이탈리아 리찌사와 독점계약을 통해 개발한 것으로 가격 경쟁력은 물론 통가죽 그대로의 가치를 지녔다. 아도니스는 고급스러운 통가죽 엠보싱으로 심리적 만족감을 높여준다. 피부가 닿는 부분뿐만 아니라 주름이 져서 가죽을 잘 사용하지 않는 부분까지도 가죽을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보이지 않는 소파 내부는 수축현상이 적은 유칼립투스 정제목과 E0등급의 친환경 자재로 만들었다. 또한 리클라이너 작동 시 세계적인 전동모터인 독일 오킨사(社)의 모터를 적용해 부드럽고 조용하게 움직인다. 리클라이너 하드웨어는 L&P의 정품을 사용해 내구성과 품질력이 좋다. 아도니스는 벽과의 간격 0㎜인 ‘퍼펙트 제로월 시스템’을 적용해 뒷부분에 여유 공간 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 USB 포트가 내장된 버튼스위치를 팔걸이 안쪽에 달아 누구나 손쉽게 리클라이너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한 번의 터치로만 작동 또는 정지하는 ‘스마트한 원터치’ 기능도 있다. 안전성도 높였다. 리클라이너 작동 시 이물질이 끼거나 어린이가 손을 넣어 다치지 않도록 하드웨어에 ‘Safe cap’(안전가드)을 장착했고, 잠금 설정이 가능한 ‘키즈락’ 2중 안전장치를 달아 아이와 반려동물의 안전사고를 막아준다. 최근에는 거실을 영화관으로 연출하고자 하는 라이프 트렌드를 반영해 기능성 홈바를 추가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무선 충전과 내부 수납이 가능하며 화이트 세라믹 플레이트를 장착해 간단한 음식물을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다. 에몬스는 창립 40주년과 신학기 시즌을 맞아 오는 31일까지 인기 상품을 특별 세일 한다. 블리스 시리즈 풀패키지, 아델 침대, 로미앤쥴리 슈퍼싱글 침대, 로미앤쥴리 중침대·렉스매트리스·h형책상·토미의자 패키지 등을 할인 판매하며 학생가구 시리즈를 100만원 이상 사면 책상용 가습기를 준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SK·애경 ‘가습기메이트’로 반려동물도 사망·폐섬유화 등 피해

    SK·애경 ‘가습기메이트’로 반려동물도 사망·폐섬유화 등 피해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 ‘가습기메이트’에 노출된 반려동물도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습기메이트는 CMIT/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로 옥시레킷벤키져의 ‘옥시싹싹 New 가습기 당번’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제품이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메이트’만 사용한 가정에서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이 사망하거나 호흡곤란과 폐 섬유화, 기관지확장증, 비염, 천식 등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오늘(22일) 밝혔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신체 장기가 비슷하고, 일반적으로 호흡 독성에 더 민감하다.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과 피해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자료라는 게 특조위의 설명이다. 특조위는 지난해 8월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임상 수의사, 환경노출조사원 등의 제보를 바탕으로 전국 대형 동물병원의 진료기록 분석과 보호자 환경 노출 조사를 해왔다. 그 결과 최근 총 19곳의 가정에서 49마리의 반려동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발견했다. 특히 특조위가 지난달 건강 피해가 발생한 고양이 5마리의 폐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촬영하자 폐 섬유화와 기관지확장증, 천식 등 사람에게 발생한 것과 같은 피해를 확인했다. 최예용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가습기메이트의 위해성이 사람과 동물 모두에서 교차 확인된 만큼 검찰은 관련 증거자료를 가습기메이트 제조·판매사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수사에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LG전자·광주시, 친환경 공기산업 손잡았다

    미세먼지 등 공기질 악화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민관이 손잡고 친환경 ‘공기(空氣)산업’을 육성한다. LG전자는 18일 광주 북구 대촌동의 광주테크노파크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 공기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공기산업 육성은 정부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14개 지역 활력 회복 프로젝트 중 하나다. 생활 공간별로 공기 정화 수요에 맞는 공기청정기·가습기·제습기 등 에어 가전 기술·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2020년 3조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공기산업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와 광주시는 공기산업 제품을 실험할 수 있는 대규모 실증센터를 구축하는 등 약 3500억원을 들여 광주에 공기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해 공공조달 물량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이번 업무협약의 목적은 ▲공기산업 관련 공동 연구개발 ▲생산·제조 분야 협력적 생태계 조성 ▲일자리 창출 등 크게 세 가지다. LG전자 등 협약 참여기관 3곳은 주거 공간부터 학교·병원 등과 같은 대형 공간까지 다양한 공간의 공기 질 개선을 위한 실증 연구를 공동 진행하고, 센서나 필터 등 공간별로 특화된 공기청정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참여 기관은 광주시의 공기산업 관련 기업들이 사업화를 진행할 때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며, 경력단절여성과 노령 인력을 대상으로 생활가전 제품에 대해 교육해 향후 유지보수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송 사장은 “광주시, 광주테크노파크와 긴밀하게 협력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13유로 스페인하숙, 식사 포함 가격이 단돈 1만 6천원? ‘어디길래..’

    13유로 스페인하숙, 식사 포함 가격이 단돈 1만 6천원? ‘어디길래..’

    13유로 스페인하숙이 화제다. 지난 15일 tvN ‘스페인하숙’에서는 하숙집을 차리기 위해 순례길에 놓인 스페인의 작은 마을 비야 프랑카 델 비에르소로 떠나는 차승원, 유해진, 배정남의 모습이 그려졌다. 나영석표 예능 ‘스페인하숙’이 첫 방송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있는 가운데 저렴한 숙박요금이 화제다. 우연히 간판을 보고 들어왔다는 손님은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행복해했다. 숙박담당 유해진은 저녁식사와 아침식사, 숙박비가 포함된 요금으로 13유로를 요구했다. 13유로는 이날 기준 약 1만6720원이다. 유해진은 ‘스페인 하숙’의 첫 손님 등장에 특유의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이들과 호흡을 맞춘 배정남의 매력도 돋보였다. 형 두 명을 모시게 된 배정남은 이들을 위해 한국에서 미니 가습기, 안주까지 준비하는 정성으로 차승원과 유해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뜻밖의 저질체력으로 금세 방전되어 버리는 반전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은폐’ 애경산업 前대표 재판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가습기 메이트’ 판매사인 애경산업 전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가습기 메이트는’ 2011년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태 때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이지만, 원료 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의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조·판매기업들이 책임을 피해왔다. 현재까지 우리 국민 중 350만~400만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고, 49만~56만명이 건강 이상 증상 등 피해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 28일 기준 정부에 신고된 피해자는 6309명으로 이 중 1386명이 사망한 상태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이날 고광현(62) 애경산업 전 대표를 증거인멸 교사,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고 전 대표와 함께 양모(56) 전 애경산업 전무가 증거인멸, 증거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와 이메일 등을 숨기고, 폐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 당시는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던 때다. 검찰은 첫 수사 때 정부가 유해성을 인정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 신현우 전 대표, 롯데마트 노병용 전 대표 등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이때부터 애경도 수사 대상이 될 것에 대비해 증거인멸 작업을 벌인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애경에 넘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박철(53) 부사장도 지난 14일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증거인멸이 애경·SK 관계자들이 받는 핵심 혐의는 아닌 만큼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책임자들을 과실치사상 혐의로 추가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가습기 메이트’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해 납품한 필러물산 전 대표 김모 씨가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달 13일 재판에 넘겨졌다. 필러물산은 SK케미칼에 제품을 납품했고, 애경이 이를 받아 판매했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검찰 수사는 옥시 등을 재판에 넘긴 뒤 한동안 멈춰 있었다. 그러나 그간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쌓이고, 환경부도 유해성 입증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지난해 말 재개됐다.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는 “환경부가 가습기 살균제 관련 물질의 유해성 심사 시 기업 제출 자료에 의존해 ‘제출된 용도 외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고 심사했으며 PHMG의 경우 분무형태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도 흡입독성 실험요구, 관련 문헌 등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던 점도 문제였다”면서 “화학물질을 원료로 이용한 제품에 대한 감독 관할권을 갖는 산업부, 복지부 등 유관기관들이 안전성 검증 및 정보 공유에 관한 내용들을 환경부와 통합해 관리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숨기려 한 재벌의 기업윤리

    1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피해자 10명 중 7명이 만성적 울분 상태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성인 피해자의 자살 시도는 일반인보다 4.5배나 높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판정받은 4127가구(5253명) 중 무작위로 추출한 100가구를 두 달간 직접 방문해 신체·정신·사회경제·심리적 피해를 심층 조사한 결과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2011년 4월 폐질환 등을 의심한 임산부들의 입원 증가를 계기로 역학조사에 나선 정부가 가습기 분무액에 포함된 살균제가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6246명이며 이 가운데 1375명이 숨졌다. 관련 제품은 당시 모두 판매 중단된 상태이나 피해자들의 고통은 8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6000여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이 드러났으나 가해 기업에 대한 법적 제재는 더디기만 하다. 형사처벌 확정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 대표에게 내린 징역 6년형이 유일하다. 옥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피해자를 낸 애경산업은 제품에 사용된 원료물질(CMIT·MIT)의 유해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처벌받지 않다가 검찰 재수사로 지난달 27일 관련 임직원들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애경과 옥시 제품에 사용된 원료를 만든 SK케미칼 사장은 2016년 국정조사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실험 자료는 유실됐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압수수색 과정에서 숨기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심리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정의 실종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사법 당국은 살균제의 유해성을 은폐한 비윤리적 기업 행태에 철퇴를 내려야 할 것이다. 피해자 사과 요청에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한 관련 기업들은 피해구제 분담금 납부뿐만 아니라 통합치료지원센터 건립 지원 등 피해자 돕기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
  • “가습기살균제증후군이라는 질병 인정을”

    “정부의 개별 질병에 대한 인정 여부를 가칭 ‘가습기살균제증후군’(HDS)으로 정의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의 의뢰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한국역학회는 14일 피해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정부가 인정하는 피해질환과 실제로 피해자들이 진단받은 질환 간 차이가 너무 커 ‘가습기살균제증후군’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폭넓게 피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역학회는 가습기 살균제로 여러 가지 병을 앓는 피해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습기살균제질환 치료연구 통합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비슷한 증상이 반복돼 입원할 때가 많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 성인 피해자의 40.2%, 아동 피해자의 67.1%가 한 차례 이상 병원 입원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의 울분을 달래기 위해 정신건강 서비스와 개인회복프로그램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증 울분 집단 피해자들은 과거의 사고를 고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뒤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들에게 이 일은 고통스런 기억으로 남아 있다. 특별법에 따라 마련된 기금 지원에 따른 배·보상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와 기업이 운영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특별구제계정 금액은 1250억원(최대 2000억원 한도)이 모였다. 그러나 이는 치료비 본인부담금과 간병비용 등을 합친 실제 피해의 극히 일부만을 보전할 수 있다. 한국역학회는 가습기 살균제 물질과 발생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는 ‘피해보상 프레임’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낙인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해자들은 한국역학회와의 인터뷰에서 “피해보상 프레임은 고립과 간과, 배제 같은 추가적 정신 피해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가습기메이트’ 제조 SK케미칼 부사장 구속

    독성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애경산업에 이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부사장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SK케미칼 박철(53) 부사장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박 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을 끝으로 퇴직해 2012년 SK그룹으로 옮긴 검찰 출신이다. 그러나 이모·양모 전무와 정모 팀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각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관여 정도, 주거·가족관계, 심문 태도 등에 비춰 볼 때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 메이트’ 원료 물질 유해성 자료를 숨기려 한 혐의(증거인멸)로 이들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유족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이듬해 관련 업체들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지지부진하다가 2016년에야 전담팀이 꾸려지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당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제조한 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해 지난해 1월 징역 6년이 확정됐다.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처벌을 받았지만 옥시의 영국 본사는 처벌을 면했다. 옥시의 원료 물질인 PHMG·PGH와 달리 SK케미칼의 ‘가습기 메이트’ 원료 물질인 CMIT·MIT는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 중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해당 원료의 유독성이 확인됐다는 환경부 자료가 나오고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가 관련자들을 재고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검찰은 SK케미칼의 협력업체 필러물산의 김모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한 데 이어 애경산업 고광현 전 대표 등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한 상태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이슈가 커지자 해당 업체에서 CMIT·MIT의 안전성 관련 내부 자료를 은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가습기 피해자 67% ‘만성적 울분’

    가습기 피해자 67% ‘만성적 울분’

    10명 중 3명 ‘중증도 이상 심각한 울분’ 성인 피해자 자살 시도 일반인의 4.5배 100가구 기준 피해액 최대 540억 추산역대 최악의 환경물질 사고인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3명 중 2명이 ‘만성적 울분’ 상태였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중증도 이상의 심각한 울분’ 상태를 보였다. 또 성인 피해자의 자살 시도가 일반인보다 4.5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는 14일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에서 이런 내용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습기 참사’ 이후 피해가구를 직접 방문해 심층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특조위 의뢰를 받은 한국역학회가 지난해 10월 2일∼12월 20일 피해자로 신청해 판정받은 4127가구(5253명) 중 무작위로 추출한 100가구를 방문해 신체·정신·사회경제·심리적 피해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 그동안 알려진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가 나타났다. 성인 피해자의 66.6%가 지속되는 만성적 울분 상태를 보였고, 이 중 절반(전체 33.3%)은 ‘외상후 울분장애’(PTED 2.5 이상) 진단 가능성이 있는 중증도 이상의 심각한 울분 상태로 분류됐다. 중증도 이상 울분 비율은 일반인의 2.3배나 됐다. 피해자의 울분은 ‘부당함’, ‘고통스러움’, ‘내가 아니라 세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울분이었다. 살균제 노출 이후 새로 생긴 성인 피해자의 정신 건강 문제는 우울과 의욕 저하(57.5%), 죄책감과 자책(55.1%), 불안과 긴장(54.3%) 순이었다. 이로 인한 자살 생각(27.6%)과 자살 시도(11.0%) 등이 일반인과 비교해 각각 1.5배, 4.5배 높았다. 아동·청소년의 건강 관련 삶의 질 분석에서 살균제에 노출된 아동·청소년 20.5%는 신체 건강 영역에서 전체 평균의 하위 5퍼센타일(100 가운데 아래서 다섯 번째) 미만에 속했다. 경제적 피해 비용도 상당했다. 피해 100가구 기준으로 125억 8000만~539억 8400만원으로 추산됐다. 한국역학회 김동현(한림대 의대 사회의학 교수) 연구책임자는 “살균제 피해자들이 건강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자살 시도가 11%에 달하는 것은 예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피해 증명하라는데… 다시 살균제 쓰고 아픈 애 낳으라는 건가요”

    “피해 증명하라는데… 다시 살균제 쓰고 아픈 애 낳으라는 건가요”

    “내 탓” 죄책감에 분노 넘어 파괴적 성향 우울·불면·자살 위험 등 정신 건강 적신호 조사한 100가구 경제 피해 126억~540억 실제 정부 구제는 28명·3억8400만원 그쳐 특조위 “정부 인정범위·피해 질환 간극 커”“피해자에게 자꾸 피해를 증명하라고 하면 저는 가습기를 다시 쓸 수밖에 없어요. 다시 흡입하고, 또 임신해서 아픈 애를 낳고 부검할 수밖에 없어요. 도대체 뭘 어떻게 증명하라는 건지….” 건국 이후 화학물질로 인한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살균제 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가 폐 질환을 넘어 여러 신체 장기로 확대되고, 정신 건강에도 적신호가 감지됐다. 특히 성인 피해자는 단순 분노를 넘어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가족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자기 파괴적인 성향을 보였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가 14일 발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정 실태조사 결과는 피해 실태뿐 아니라 심리·사회적 피해, 경제적 부담, 미비한 정부 지원 등이 종합적으로 담겼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질환으로 성인은 비염·비질환(63.5%), 폐기종 등 폐질환(53.6%), 결막염 등 안과 질환(48.8%), 위염·궤양(42.4%), 피부 질환(39.2%), 고혈압·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29.6%) 등을 자가 보고했다. 아동·청소년은 비염·비질환(80.8%), 폐질환(76.7%), 결막염·안질환(49.3%), 피부질환(43.8%), 자폐증·주의력 결핍 행동장애·발달장애(9.6%)를 호소했다. 특조위 관계자는 “살균제 피해가 의학·신체 질환에 국한되지 않았고, 특히 정부의 피해 인정 범위와 피해자의 건강 피해 경험에서도 차이가 컸다”면서 “피해자의 자가보고 질환에 대해 진단 시점, 의무기록 확보, 전문의료진 확진 등의 추가 조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정신 건강에서도 전반적으로 위험 수준에 도달해 우울증·불안장애·불면증·자살 위험 등이 우려됐다. 사회적 고립 위험성도 확인됐다. ‘10명 이상 이웃과 인사하고 지낸다’는 응답률이 일반 국민보다 1.4배 낮았고, 필요할 때 부탁할 수 있는 이웃의 수가 ‘10명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7.1%로, 일반 국민(12.0%)의 절반 수준이었다. ‘사회적 연결망 밀도’는 0.3으로 일반 국민(0.5)보다 낮았다. 이는 소수 가까운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정도가 일반 국민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조사한 100가구를 기준으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경제적 피해 비용은 적게는 125억 8000만원, 많게는 539억 84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10가구의 사망 피해 비용은 적용 방법에 따라 29억 6700만~443억 7000만원으로 계산됐고, 100가구의 질병 피해 비용은 의료비용법에 따라 96억 1400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마저도 후생 손실 비용과 조기 사망, 고통 비용 등은 빠져 있다. 하지만 피해 100가구 중 실제로 정부의 구제 급여를 받은 피해자는 28명이며, 평균 급여액은 1400만원(총 3억 8400만원)에 그쳤다. 정부가 2017년 한국환경독성보건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94~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은 최대 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건강 이상을 경험해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자는 50만명에 이른다. 사망자만 137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피해자 입증 원칙’ 탓에 신고자 6272명 중 798명만이 피해를 공식 인정받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쿠쿠, 취약계층에 공기청정기 후원

    쿠쿠, 취약계층에 공기청정기 후원

    생활가전기업 쿠쿠가 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인 온프렌즈에 공기청정기 150대를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쿠쿠는 2016년 온풍기 400대, 2017년 가습기 250대를 지원하는 등 온프렌즈와 관계를 맺은 2012년 이후 지원을 이어 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 컨벤션에서 전날 열린 공기청정기 전달식에서 쿠쿠사회복지재단 관계자는 “미세먼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게 쿠쿠의 공기청정기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달식에서 온프렌즈는 쿠쿠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2007년 설립된 쿠쿠사회복지재단은 다문화 가정 자녀 교육을 지원하는 쿠쿠 레인보우, 복지시설 물품지원사업 등 사회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건강했던 내 아내, 10년간 제대로 숨 못 쉬다 죽어…두 딸마저 어떻게 될지”

    “건강했던 내 아내, 10년간 제대로 숨 못 쉬다 죽어…두 딸마저 어떻게 될지”

    “피해자 인정받기 위해 여지껏 몸부림 또 얼마나 시달릴지…하루하루 지옥”“옥시라는 말만 들어도 치가 떨려요. 아픈 데도 없었던 우리 아내, 가습기 살균제를 쓴 40대 초반부터 10년을 앓다가 죽었습니다. 더 무서운 건 그 무서운 걸 같이 들이마시고 산 20대인 딸 둘도, 저 역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얼마나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또 몸부림을 치며 시달릴지 모른다는 겁니다. 하루하루 무섭고 지옥 같습니다.” 지난 1월 15일, A목사는 가습기 살균제로 이렇게 두 딸의 엄마이자 아내를 잃었다. 숨진 조모씨는 둘째 아이를 출산한 1997년부터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2009년 특발성 폐섬유화증 진단을 받아 9년 가까이 투병 생활을 하고 폐 이식까지 받았지만, 정부는 그의 질환이 가습기 살균제와 연관성이 없다며 피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2월에야 뒤늦게 ‘특별구제계정’ 대상자가 됐지만, 조씨는 한 달 만에 숨을 거뒀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에 걸리면 폐 염증과 함께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다. 병세가 진행될수록 호흡곤란과 마른기침이 심해진다. 숨진 조씨는 전문의를 찾아다니며 4년 이상 임상약을 먹었다. 폐 기능이 30%로 떨어지자 숨이 차서 걸어다니지 못했고 약도 효과가 없었다. 폐 이식만이 답이었는데 20개월을 기다리니 근육이며 조직이 기능을 점점 잃어갔다. 그렇게 이식수술을 끝냈지만 약해진 몸은 이겨내지 못했다. A목사는 “진짜 속상한 게 넉넉지 못해서 신용카드도 못 쓰고 현금 조금씩 쓰면서 살 때라 당연히 마트 영수증 같은 것도 안 모아놨는데 영수증 없어서 인정 못해 준다고 2년이나 싸웠다”며 “가습기 앞에서 깨끗하다고, 시원하다고 얼굴이며 코를 갖다대고 그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렇게 엄격한 판정 기준 탓에 정부로부터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점도 환자와 유족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피해자들이 짧게는 7년, 길게는 20여년 전에 사용한 제품으로 인한 건강 피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가 기관지 외 인체 다른 부위에 미치는 영향도 인정되지 않는다. A씨는 절규했다. “정부가 추정한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만 400만명입니다. 아직도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몰라요. 이런 상황이라면 ‘영구미제 사건’으로 묻힐 수도 있습니다. 제조사와 정부의 잘못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는데 이렇게 피해자들만 계속 세상을 떠나고 있어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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