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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손 묶인 비극에, ‘용서의 손’ 맞잡다

    두 손 묶인 비극에, ‘용서의 손’ 맞잡다

    “사람을 1m씩 거리를 두고 묶었는데 엄지손가락을 십자가 모양으로 해서 가슴에 꽉 조여 매고, 돌도 사람 머리만 한 것으로 가슴에 묶어서 (중략) 한꺼번에 (바닷물에) 빠뜨렸어요. 이날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6·25전쟁 당시 염산교회 성도였던 백성규의 증언) 일제가 물러가고 맞은 해방공간은 어수선했다. 이념과 이념의 갈등은 수많은 피와 생명을 요구했다. 기독교계도 그 광풍을 피해 갈 순 없었다. 지금부터 전하려는 건 해방 이후부터 6·25전쟁까지 같은 민족 사이에서 자행됐던 기독교 비극의 현장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끝에서 발견하는 건 놀랍게도 용서와 화해다.전남 영광은 한국 기독교 역사상 가장 많은 순교자를 낸 지역이다. 6·25전쟁 중 194명의 신자가 북한 인민군에 의해 참혹하게 순교를 당했다. 대표적인 곳이 1939년 세워진 염산면 봉산리의 염산교회다. 77명의 소속 교인이 목숨을 잃었다. 단일 교회로는 가장 많은 순교자 숫자다. 이들은 이른바 ‘순교의 돌’을 목에 매단 채 설도항 앞바다에 내던져졌다. 목에 무거운 돌을 매단 건 바닷가 주민 대부분이 수영에 능숙해서다. 양손이 묶이고 목에 돌까지 매달렸다면 아무리 수영을 잘해도 익사할 수밖에 없다. 당시 참혹했던 흔적이 염산교회 순교기념관 전시실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순교의 현장인 설도항 수문 앞엔 기독교인순교탑도 세워져 있다. 이웃한 야월리 야월교회는 65명의 교인 전체가 순교한 참상이 벌어진 곳이다. 염산교회에서처럼 돌덩이를 맨 채 마을 앞바다에 던져졌다. 산 채로 땅속 구덩이에 묻히기도 했다. 당시 어린 나이라 교회에 다니지 않아 화를 면한 최종한(83) 장로는 “인민군이 약 두 달에 걸쳐 전 교인을 처형했는데 교인들의 집과 교회에 불을 질러 야월교회와 기독교의 흔적을 모두 없앴다”고 회상했다.야월교회에 순교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의 상징 조형물인 ‘맞잡은 손’이 애틋하다. 공식적으로는 상처받은 자들의 손을 하느님이 잡아 준다는 것이 작품의 모티브다. 하지만 이방인의 눈으로는 어쩐지 남과 북의 형제들이 과거를 딛고 화해하는 장면처럼 느껴진다. 통상 교회 신도를 학살한 주체는 ‘인민군’이다. 한데 이 ‘인민군’이 북한 정규군만 뜻하는 건 아니다. 빨치산이나 자생적 공산주의자 등이 사실상 ‘인민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허은철 총신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양반과 종, 지주와 소작인의 오랜 원한이 순교의 형태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며 “다만 명령을 내린 건 인민군이라서 통상 인민군으로 표현한다”고 했다. 신안 증도에선 ‘고무신 선교’로 알려진 문준경(1891~1950) 전도사와 만난다. 한 해에 아홉 켤레의 고무신이 닳을 정도로 신안의 섬들을 찾아다니며 선교를 했다는 이다. 그래서 ‘섬 교회의 어머니’로 불린다. 증도대교가 놓이기 전, 그러니까 증도가 섬이던 시절에도 증도엔 신당이 없었다. 무속신앙이 발을 딛지 못했다는 뜻이다. 국내 어느 섬에서나 마을 수호신을 모신 신당을 발견할 수 있는 것에 비춰 볼 때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다. 이 기적 같은 일을 해낸 이가 문 전도사다.6·25전쟁 당시 공산주의자들은 문 전도사를 ‘씨암탉’이라고 부르며 적대시했다. ‘알’(전도)을 많이 깐다는 뜻에서다. 인민군에 의해 목포에 억류돼 있다가 인천상륙작전 덕에 극적으로 풀려난 그는 “교인들이 걱정된다”며 증도로 갔다가 결국 공산주의자들의 죽창에 찔려 20여 교인과 함께 순교했다. 피는 피를 부른다.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에게 보복하는 피의 악순환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용서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여수 애양원교회의 손양원(1902~1950) 목사 같은 이는 1948년 여순 사건 와중에 자신의 아들 둘을 죽인 공산주의자 학생 안재선을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았다. 그를 ‘사랑의 원자탄’이라 부르는 이유다. 문준경 전도사가 배출한 제자들은 한국 교회를 이끄는 동량으로 성장했고, 염산교회와 야월교회도 재건돼 가해자와 피해자의 후손들이 함께 예배를 본다. 성지 순례 여정에 동행한 이철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은 “기독교 정신은 용서와 화해”라며 “한국 교회가 갈등이 깊어진 우리 사회에서 화해를 주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 73분간 20개 즉문즉답… 尹 “한 두 분 더 하시죠” 추가 질문 자청도

    73분간 20개 즉문즉답… 尹 “한 두 분 더 하시죠” 추가 질문 자청도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기자회견’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라는 단어로 정면 돌파를 택했다. 지난해 11월 김 여사 관련 의혹 보도가 나온 이후 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월 KBS 대담에서 ‘박절하지 못해 받았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보다 직접적인 표현으로 민심에 닿으려 노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의 사전 독회에서 수많은 사과 표현을 연습했지만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좀더 낮은 자세로 간다는 대통령의 취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사과에 준하는 이런저런 표현을 계속 연습하셨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공개 일정 없이 회견 준비에 매진하면서 대통령으로서 미안하고 안타까운 부분들에 대한 마음을 보여 주기 위한 여러 표현에 관해 참모진과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의료개혁,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부족’, ‘송구’, ‘죄송’ 등의 단어로 유감을 전했지만 사과한다고 표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김 여사 관련 질문 뒤 곧바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가능성과 대통령실 외압 의혹, 국방부 질책 여부 같은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쓴웃음을 거두고는 “국군통수권자로서도 안타깝고 참 가슴 아픈 일”이라고 감정을 실어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의 마음에 이입해 대통령으로서의 송구스러운 마음을 표현하는 답변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웃는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윤 대통령은 “자주 만나니까 좋지요. 오랜만에 (기자회견)하는 거니까 오늘은 질문을 충분히 받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소통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주 여러분 앞에 서겠다”고 약속한 지 631일 만의 기자회견을 통한 소통이다. 질의응답 시간이 70분에 이르자 사회를 보던 김수경 대변인이 마무리하려 했으나 윤 대통령은 이를 제지하며 “한두 분만 질문을 더 받자”고 했다. 추가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 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지난 2년간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셔서 고맙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더 자주 만들어서 뵙겠다”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73분간 내외신 포함, 총 145개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총 20개(정치 현안 8개, 외교안보 4개, 경제 3개, 사회 3개, 추가 2개)의 질문을 받고 답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33분간 질문 12개를 받은 것에 비해 시간도, 질문의 양도 두 배 늘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취임 2주년 ‘대국민 보고’에서는 “요즘 많이 힘드시지요. 봄은 깊어 가는데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감성적인 발언도 했다. 그간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이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자화자찬 일색’, ‘건조하다’ 등의 비판이 있었던 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총 6220여자 분량의 보고에서 성과 홍보로 3분의1인 1990여자를 썼고 나머지는 향후 3년간의 국정운영 방향을 소개하는 데 활용했다. ‘민생’이라는 단어는 총 14차례 언급됐다.
  • ‘The BUCK STOPS here’ 명패 앞, “모든 건 내 책임” 강조한 尹대통령

    ‘The BUCK STOPS here’ 명패 앞, “모든 건 내 책임” 강조한 尹대통령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9일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국민 보고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별도로 진행됐는데 책상에는 ‘The BUCK STOPS here’란 글귀가 새겨진 명패 하나만 놓여 있었다. 이 명패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했을 때 윤 대통령에게 준 선물이다.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좌우명으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집무실 책상에 트루먼 전 대통령 명패를 두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보고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낮은 자세를 취하면서도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총책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더이상 야당 탓, 전 정부 탓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당선인, 대통령 취임 후에도 책임감을 거듭 강조했다. 당선인 시절에는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고, 지난 2월 KBS 신년대담에서는 국무회의장을 소개하며 “많은 책임감을 갖고 이 방에 들어올 때는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고 들어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의 원인이 무엇이냐’는 기자회견 첫 번째 질문에 “총선은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며 “제가 그동안 국정 운영을 해 온 것에 대해 국민들의 평가가 ‘많이 부족했다’ 이런 것이 담긴 것”이라고 답했다. 총선이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졌으며, 패배에는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모두발언에서도 “현장에서 만난 국민들의 안타까운 하소연을 들을 때면 가슴이 아프고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국정 운영의 책임을 강조했다.
  • 尹 “아내 처신 사과” 특검은 사실상 거부

    尹 “아내 처신 사과” 특검은 사실상 거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 특검법’엔 반대해 국회 통과 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의혹이 남아 있다면 직접 특검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향후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밝혔지만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총선 패배 이후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반영해 낮은 자세를 강조했지만 주요 현안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3년간 국정운영과 김 여사, 채 상병 특검법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모두발언 22분, 질의응답 73분 등 총 9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정치 현안, 외교안보,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의 어려움이 쉬이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유감 표명으로 국민보고를 시작했다. 국정기조 전환 질문에 “소통하는 정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부”로의 변화를 강조했지만 “시장 및 민간 주도 시스템 등 경제 기조는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국정운영 방향보다 방식을 바꾸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4·10 총선 참패 엿새 만인 지난달 16일 ‘국정운영 방향은 옳았지만 부족했다’는 국무회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련 질문에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 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2월 KBS와의 신년대담에서 “대통령 부인이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고 좀 아쉽다”고 그친 것에서 나아가 직접 사과한 것이다. 검찰 수사에 대해선 “언급하는 것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만 했다. 다만 야당이 22대 국회에서 재추진을 예고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정치 공세’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혀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윤 대통령은 지난 1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뇌물 의혹 등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도이치 사건에 대한 특검(김 여사 특검법)도 지난 2년 반 동안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 특수부까지 동원해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했다. 이어 “할 만큼 (수사)해 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정치 공세”라며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야당도 집권 시기에 특검 여론이 비등했을 때는 ‘검찰 및 경찰 수사에 봐주기,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거부권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같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서는 “장래가 구만리 같은 해병이 작전 중에 순직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정진석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고 비판한 데서 전환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고 만약에 국민들께서 ‘이건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하자고 주장하겠다”며 “특검 취지를 보더라도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는 것이 더 옳다”고 말했다.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지만 조건부 수용 가능성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 사건을 대충 (수사)할 수가 있겠나. 수사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진실을 왜곡해 책임 있는 사람을 봐주고, 책임 없는 사람에게 뒤집어씌우고 이런 게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에 대해서는 “이 전 장관은 방산 수출과 관련해 많은 노력을 했고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출국금지는 인사 검증을 하는 정부기관에서도 전혀 알 수 없는 보안 사항이고 유출되면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몰랐다고 했다. 또 “출국금지를 걸었으면 (수사기관에서) 불러야 하는데 두 번을 계속 연장하면서도 소환하지 않았다”며 “저도 오랜 기간 수사 업무를 해 왔지만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야당에 협조를 구했으나 김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22대 국회에서도 대립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날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며 대치 정국을 예고했다.
  • 초록의 품에 안겨… 붉게 저무는가, 봄

    초록의 품에 안겨… 붉게 저무는가, 봄

    보릿고개. 요즘은 일상에서 거의 들을 수 없는 단어다. 늘 먹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의 세대에게 보리가 곤궁의 상징이었다면 요즘 세대에겐 풍경의 일부로 소비될 뿐이다.전북 고창에 아름다운 보리밭이 있다. ‘보리나라 학원농장’이다. 보리밭은 이삭이 팰 무렵 가장 아름답다. 류근 시인의 표현에 따르면 “바람의 길을 따라 보리밭이 저희의 몸매를 만들 때”(‘두물머리 보리밭 끝’)가 바로 요즘이다. 고창은 신록의 계절에 더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다. 명찰 선운사에 들러 신록의 초록 샤워를 맞아도 좋고, 세계인들이 감탄한 고창의 너른 갯벌을 보며 일상의 시름을 탈탈 털어내도 좋겠다. 그래서 간다, 고창으로. 초록의 품에 안기러.고창의 옛 지명은 모양현(牟陽縣)이다. 모양성 등 유적지나 고창 일대의 상점 등 간판에서 ‘모양’이란 글자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바로 여기서 따온 표현이다. 한자로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글자대로라면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겠다. 청보리는 보리 이삭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누렇게 여물어 가는 ‘보리누름’ 전까지의 푸른 빛 보리를 말한다. 미풍에 살랑살랑 물결치는 모습이 싱그러워 특별히 청보리라 부른다. 고창에는 유난히 보리밭이 많다. 대표적인 곳은 공음면의 ‘보리나라 학원농장’이다. 비산비야(非山非野)의 구릉 위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청보리밭이 파란 하늘과 맞닿아 이색적인 풍경을 그리는 곳이다. 실제 농작물 재배도 하지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경관농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봄에는 청보리,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메밀을 심어 사철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ASMR로 즐기는 보리와 바람의 합창소금기 머금은 갯바람이 보리밭을 휩쓸고 지날 때면 튼실한 이삭을 매단 청보리들이 물결처럼 춤을 춘다. 바람이 보리밭과 밭고랑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는 ASMR(자율감각 쾌감반응)로 손색이 없다. 일교차가 큰 날이면 새벽안개가 앉았다 간 보리 알갱이마다 이슬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그 풍경이 보석처럼 아름답다. 꼭 안개 때문이 아니더라도 청보리밭은 이른 아침 찾는 게 좋다. 그래야 명징한 푸름과 만날 수 있다. 조만간 보리는 노랗게 물들겠지. 그때쯤이면 농장에선 보리를 베고 메밀과 해바라기를 심을 테고. 푸름에 ‘유통기한’이 있는 게 못내 아쉽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또 가을이 올 터다. 학원농장 옆은 심원면이다. ‘마음 심(心)’ 자에, ‘으뜸 원(元)’ 자를 쓴다. 마음이 으뜸이란다. 불교에서는 이를 ‘일체유심조’라 했다. 그러니까 희로애락과 길흉화복이 모두 인간의 마음에서 온다는, 웅숭깊은 뜻을 지닌 마을인 셈이다.심원은 이름만큼이나 골골마다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동네다. 흥미로운 인물도 만난다. 진채선과 검단선사다. 먼저 진채선(1842~?)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국창이다. 국창, 명창이란 칭호가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기에 ‘와장창’ 유리천장을 깬 이다. 조선 최고의 소리꾼이긴 해도 그에 대해 알려진 건 적다. 고창 읍내 판소리박물관에 가야 귀동냥이나마 할 수 있다. 그의 삶은 신재효(1812~1884)와 두텁게 얽혀 있다. 신재효는 판소리 이론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이론가이자 작가다. 태어난 시기는 달라도 둘의 고향은 같다. 진채선이 심원 검당포에서, 신재효는 읍내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둘은 사제 간이다. 진채선을 캐스팅한 이는 물론 신재효다. 검당포 무녀의 딸이었던 진채선은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어깨 너머로 소리를 익혔다.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던 진채선은 17세 무렵 신재효 문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웠다. 당시 판소리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고 한다. 최고의 이론가에게 지도받은 진채선은 쑥쑥 자랐고, 남자 명창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이 무렵 그의 일생을 또 한번 바꾸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대의 세도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눈에 띄게 된 것이다. 흥선대원군은 남달리 소리를 즐겼다고 한다. 많은 판소리 명망가들과도 인연을 맺었는데, 신재효도 그중 하나였다.●조선 최초 여류 국창의 삶과 소리 신재효는 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경회루를 새로 지으며 베푼 낙성연 자리에 애제자 진채선을 데려가 데뷔시킨다. 진채선은 고운 외모와 청아한 소리로 단박에 좌중을 휘어잡았다. 그중 가장 넋을 빼앗긴 이가 흥선대원군이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진채선은 운현궁에 들어가 살게 된다. 흥선대원군의 대령(待令) 기생으로 지내게 된 것이다. 이 일로 가장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는 스승 신재효였다. 절대 권력자의 애기(愛妓)가 된 제자를 함부로 만날 수 없게 되다 보니 그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신재효에게 진채선은 이미 단순한 제자가 아니었던 거다.제자에 대한 정이 사랑으로 변해 있다는 걸 확인한 그는 흥선대원군이 내린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제자를 향한 마음을 담아 판소리 단가 ‘도리화가’(桃李花歌)를 지었다. 이 이야기는 동명의 영화(2015년)로 제작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쉽게도 심원엔 그를 기억할 만한 공간이 거의 없다. 검당포에 그의 생가터를 조성해 놓았는데, 차마 찾아가 보라 권하기도 민망할 만큼 옹색하다. 심원면에서 2021년부터 9월 1일을 ‘진채선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는 것에 비춰 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고창 읍내 판소리박물관에 진채선의 코너가 자그마하게 조성돼 있다. 그에 얽힌 대략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시각적 볼거리로는 두암초당이 그중 낫다. 거대한 암벽 아래 들여 지은 정자다. 두암초당이 있는 암벽에서 진채선이 연습을 거듭해 득음했다고 전해진다.검단선사는 선운사를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백제시대 고승이다.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이들이 정착한 곳이 검당마을이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감사의 마음을 담아 검단선사에게 소금을 보냈다. 이를 보은염(報恩鹽)이라 부른다. 당시 이들이 소금을 생산했던 ‘소금 벌막’을 재현한 건물이 검당마을 소금전시관 앞에 세워져 있다. 선운산 뒷자락 화산마을엔 원불교를 일으킨 소태산 대종사의 이야기가 전한다. 화산마을 연화봉 자락에 초막을 짓고 3개월 정진했는데, 이는 훗날 대각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연화저수지 앞에 이를 기념하는 ‘연화삼매지’가 조성돼 있다. 심원면 앞은 저 유명한 고창 갯벌이다. 람사르습지(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201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2021년)에 등재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갯벌이다. 면적이 얼추 60㎢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너른 갯벌이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준다. 만돌마을 계명산 아래에 서해안바람공원이 조성돼 있다. 계명산은 ‘닭 계(鷄)’ 자에 ‘울 명(鳴)’ 자를 쓴다. 만돌마을에서 닭이 울면 중국에서 들린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높이라야 고작 해발 29m에 불과하지만 정상에 서면 만돌마을 일대와 너른 갯벌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고창엔 읍성이 두 곳 있다. 모양성이라 불리는 고창읍성과 무장읍성이다. 이번 여정에선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진 무장읍성을 찾아간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1417년(태종 17년) 세워진 석성이다. 꼬박 130년 전인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엔 농민군이 이 읍성에서 승전보를 올리기도 했다. 전국적 봉기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이른바 무장기포(茂長起包) 후 세를 불린 농민군은 무장읍성을 향해 진군했고, 이들의 기세에 화들짝 놀란 관군들이 줄행랑을 친 덕에 무혈입성할 수 있었다. 무장읍성을 장악한 농민군은 옥문을 부숴 동학교도 40여명을 풀어 주고 군기고를 파괴해 무기를 확보했다. 3일간 머물며 전열도 정비했다. 농민군 숫자도 1만여명까지 불어났다. 무장읍성이 일종의 교두보 구실을 한 셈이다. 지금도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해마다 열린다. ●선운사 들러 신록의 ‘푸름’도 만끽 무장읍성은 야트막한 구릉을 마름모꼴로 감싼 평지성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견줘 무척 큰 규모다. 성이 축조될 당시 이 일대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 곳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정문은 남문인 진무루(鎭茂樓)다. 둥근 옹성 안에 2층 누각으로 세워졌다. 무장읍성 복원 전에는 무장초등학교의 교문으로 쓰였다고 한다. 당시 학생들은 세상 가장 멋지고 든든한 문으로 등하교를 했을 터다. 진무루를 넘어서면 숱한 세월을 살아낸 노거수들 사이에서 거대한 옛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송사지관(松沙之館)이라 불리는 객사다. 옛 무장현의 위용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건축물이다. 선조 14년(1581년)에 지었다니 400년이 넘었다. 객사 뒤는 사두봉(蛇頭峯)이라는 작은 구릉이다. 풍수지리적으로 뱀의 눈에 해당하는 지점이라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선운사는 고창 여정의 디폴트값 같은 곳이다. 절집 뒤란의 동백꽃(천연기념물)은 지고 없지만 신록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신록의 빼어남은 단언컨대 어느 계절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선운사만큼이나 유명한 곳이 절집 옆 도솔계곡(명승)이다. 이 계곡을 따라 다양한 나무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작은 이파리들이 물위에 비치면 물빛마저 신록처럼 푸르다. 이즈음 찾을 만한 명소 두 곳 덧붙이자. ‘책마을 해리’는 고창의 ‘핫플’ 중 하나다. 폐교를 활용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입장료는 책을 사는 것으로 대신한다. 해리면 월봉마을에 있다. 고창 중산리 이팝나무(천연기념물)는 ‘모든 순창 이팝나무의 어머니’라 불러도 좋을 만큼 수형이 거대하고 아름답다. 이번 주말께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알처럼 희디흰 작은 꽃들이 모여 흰 구름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
  • [속보] 尹 대통령 “임기 내 연금개혁 ‘사회적 대합의’ 이끌 것”

    [속보] 尹 대통령 “임기 내 연금개혁 ‘사회적 대합의’ 이끌 것”

    尹 대통령 “총선, 정부에 대한 국정 운영 평가” 尹 대통령 “노력했더라도 국민 체감 변화 부족” 尹 대통령 “아내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드려 사과” 尹 대통령 “검찰 수사 언급, 영향 미칠 수 있어” 尹 대통령 “특검은 검경·공수처 수사가 부실 의혹 있을 때 하는 것” 尹 대통령 “채상병 순직,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 尹 대통령 “채상병 사건, 수사하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 尹 대통령 “채상병 수사 진실 왜곡 불가능…진행 중인 수사 지켜봐야” 尹 대통령 “채상병 수사 국민 납득 안 되면 먼저 특검 주장할 것” 尹 대통령 “이종섭 출금 전혀 알 수 없어…유출되면 형사 처벌” 尹 대통령 “한동훈과 문제 바로 풀어…정치인 길 잘 걸어 나갈 것” 尹 대통령 “개각, 정국 국면 돌파용으로 쓰지 않아” 尹 대통령 “개각 필요한 상황…조급하게 할 생각 없어” 尹 대통령 “한미 탄탄한 동맹 관계는 변치 않을 것” 尹 대통령, 우크라 전쟁에 “공격용 살상 무기는 어디에도 지원 안 해” 尹 대통령 “한일 관계, 미래 세대 고려해야” 尹 대통령 “日 기시다 총리와 충분히 신뢰…양국 관계 발전 마음의 자세 충분” 尹 대통령 “국제 경쟁력 강화 위해 반도체 최대한 지원” 尹 대통령 “규제 완화해 반도체 지원…세제 지원도 추진” 尹 대통령 “금투세 폐지하지 않으면 증시 자금 이탈” 尹 대통령 “개인 투자자·자본 시장 위해 국회 협력 절실” 尹 대통령 “밸류업, 기업 협력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 尹 대통령 “연금 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 尹 대통령 “임기 내 연금개혁 ‘사회적 대합의’ 이끌 것”
  • 尹대통령 “민생 어려움 안풀려 마음 무겁다” [대국민 메시지]

    尹대통령 “민생 어려움 안풀려 마음 무겁다” [대국민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고, 기초연금을 임기 내에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만난 국민들의 안타까운 하소연을 들을 때면 가슴이 아프고 큰 책임감을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간절하게 바라시던 일을 하나라도 풀어드렸을 때는 제 일처럼 기쁘기도 했다”며 “그렇게 국민 여러분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쉴 틈 없이 뛰어왔다”고 지난 2년간의 소회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고령화를 대비하는 기획 부처인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면서 “국가 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서 교육,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하고 단순한 복지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 어젠다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회경제 분야에서는 돌봄·간병 서비스 확대 등 ‘약자복지’, 고용세습 혁파, 국가 균형발전, 노동시장 법치주의 확립, ‘퍼블릭 케어’ 늘봄학교 전국 확산, 유치원-어린이집 관리 교육부 일원화, 원전 정상화 등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노사 문제 역시, 계층 간 대립 구도로 보는 낡은 시각에서 벗어나 노사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며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높은 임금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제대로 지원하는 한편, 정부의 지원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공정하게 근로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매출 감소와 고금리 부담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선 “정책 자금 확대와 금리 부담 완화를 포함해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임기 내에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선 윤 대통령은 “현재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증원된 의사들이 필수 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공정한 보상체계와 지역의료 지원체계, 그리고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민은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중산층은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도록,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앞으로 3년 저와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의 역동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한편, 교육 기회의 확대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재건하겠다”며 “실패를 겪으신 분들을 국가가 도와서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면 이는 국가 전체로도 큰 이익이 되며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서는 “한미동맹을 핵 기반의 안보동맹으로 업그레이드했다”면서 “작년 4월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을 가동하고 있다”면서 “핵 기반 확장 억제력을 토대로 힘에 의한 진정한 평화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안보 동맹을 넘어 ‘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안보 동맹을 넘어 첨단기술 동맹으로 확대되어 우리의 산업 경쟁력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며 “미국이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도 우리 기업들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한미 간의 긴밀한 경제협력은 우리의 대외 신인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여야 정당과의 소통을 늘리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위해 정부와 여야가 함께 일하는 것이 민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민생을 위해 일을 더 잘하려면 국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과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을 비롯해 아이돌봄 지원법,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등을 언급하며 국회의 입법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를 믿고 함께 뛰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와 정부를 향한 어떠한 질책과 꾸짖음도 겸허한 마음으로 더 깊이 새겨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길에 저와 정부의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영상] 오늘은 어버이날, 따듯한 정 나누는 무료 급식소

    [영상] 오늘은 어버이날, 따듯한 정 나누는 무료 급식소

    어버이날인 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어르신들이 긴 줄이 이어졌다. 이날 무료급식소에서는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기 전 자원봉사자들이 어르신들 한분 한분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자원봉사자 한요한(30) 씨는 “오늘 일을 쉬는 날이라서 봉사활동을 나오게 됐다”며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서순현(33)씨는 “어버이날이기 때문에 꼭 와야할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4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거노인 가구 수는 199만 3000만 가구로 지난 10년간 80%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38개 국가 중 1위다.
  • 경주 사라리 고분에서 기원전 1세기 청동거울 발굴

    경주 사라리 고분에서 기원전 1세기 청동거울 발굴

    경북 경주에서 기원전 1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거울 조각이 발굴됐다. 한국문화재재단은 8일 경주 서면 사라리 일대에서 청동기와 삼국시대 생활 흔적을 발굴 조사한 결과 덧널무덤 1곳에서 청동거울 조각, 나무로 된 칠기, 옻칠한 나무 칼집에 철검을 끼운 형태의 칠초철검 등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청동거울 조각은 무덤에 매장된 사람의 가슴 부근에서 확인됐다. 마모된 흔적이 있는 점을 볼 때 상당 기간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승지가’(承之可) 라고 새긴 명문 일부도 확인됐다. 재단 관계자는 “보통 청동거울은 동그란 원형이지만 발굴 현장에서는 조각 1점만 출토됐다”고 설명했다.해당 거울 조각은 일본 규슈에서 나온 유물과 유사한 것으로 재단은 보고 있다. 앞서 후쿠오카 다테이와 유적의 한 독널무덤에서는 중국 전한 시대(기원전 202년∼기원후 8년)에 만든 것으로 여겨지는 거울인 청백경이 출토된 바 있다. 재단은 “전문가 자문 결과 명문, 글자 형태 등이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알려진 사례가 없는 청백경이 사라리 유적에서 처음 출토된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이번에 조사한 무덤이 원삼국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장급 무덤인 경주 사라리 130호 무덤보다 최대 100년 앞서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단은 또 “무덤 피장자는 당시 상당한 권력을 가졌던 인물로 판단된다”며 “기원전 1세기 당시 권력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유물로 의의가 있으며 초기 신라의 정치집단 세력을 연구할 때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 “진짜로 나를 보러 오셨다”…中 남성 결혼식서 목 놓아 운 사연은

    “진짜로 나를 보러 오셨다”…中 남성 결혼식서 목 놓아 운 사연은

    한 중국인 남성이 결혼식장에서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려 감동을 주고 있다. 중화망 등 현지 매체는 7일 중국 후난성 웨양에서 전날 열린 한 결혼식에서 따뜻한 장면이 펼쳐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결혼식 도중 나비 한 마리가 신랑 주위를 맴돌더니 신랑 왼쪽 가슴 위에 살포시 앉았다. 이 장면을 본 신랑은 갑자기 “할머니가 진짜 나를 보러 오셨다”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신랑은 결혼식을 약 일주일 앞두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결혼식에 오시고 싶으시면 한 마리 나비로 변해서 제 어깨에 날아오시면 좋겠다”는 소원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빌었다고 한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이 사연을 하객에게 전했고 이 장면이 담긴 결혼식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이 사연을 담은 기사는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인기 기사 1위에 오르는 등 중국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네티즌은 “특별한 방식으로 할머니께서 손자의 결혼식에 참석해주셨다”, “나비가 온 것은 우연이겠지만 위로를 받은 것으로 충분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천우희, 백상서 “이선균, 영원히 가슴 속에 남을 것”

    천우희, 백상서 “이선균, 영원히 가슴 속에 남을 것”

    배우 천우희가 세상을 떠난 故 이선균을 언급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제60회 백상예술대상’이 개최됐다. 신동엽, 수지, 박보검이 MC를 맡은 가운데 지난 1년간 TV·영화·연극 각 분야에서 활약한 대중문화 예술계 종사자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각본상(시나리오상) 후보에는 박정예 작가(킬링 로맨스), 유재선 감독(잠), 이지은 감독(비밀의 언덕), 장재현 감독(파묘), 홍인표·홍원찬·이영종·김성수 감독(서울의 봄)이 올랐다. 시상에 참여한 천우희는 수상자 발표에 앞서 “후보작 두 편에서 故 이선균 선배님의 모습이 보인다. 작품 속에서 보여주신 선배님의 연기는 저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각본상 수상자는 이선균이 주연으로 활약한 ‘잠’의 유재선 감독이었다. 대리 수상에 나선 루이스 픽쳐스 김희경 제작PD는 “프로젝트에 함께 임해주신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감사하다. 특히 멋진 연기로 설득력을 불어넣은 정유미, 이선균 배우에게 감사하다”고 또 한번 이선균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 김민재 따돌린 158㎝ 공격수…도심 한복판 ‘염산테러’ 충격

    김민재 따돌린 158㎝ 공격수…도심 한복판 ‘염산테러’ 충격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주전 선수를 겨냥한 ‘연쇄 범죄’가 발생하면서 말레이시아 축구 팬들과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 쇼핑몰에서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파이살 할림(26·슬랑오르)이 괴한에게 염산 테러를 당해 2도 화상을 입었다. 할림은 한국을 상대로도 득점한 바 있어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대한민국과의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상대로 득점하며 가장 돋보였던 선수다. 158㎝의 단신으로 쉬지 않고 전방 압박을 시도했고, 우리나라 최고 수비수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따돌리고 침착하게 득점하는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말레이시아 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체구가 작은 윙어인 할림은 ‘거인’ 한국을 찌르기 위해 작은 벌처럼 분주하게 윙윙거리다가 빈틈을 파고들었다”고 조명했다 SCMP는 “할림이 목, 어깨, 손, 가슴에 부상을 입었고, 경찰서장에 따르면 용의자는 체포됐다”고 전했다. 다만 용의자의 범행 동기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할림의 소속팀인 슬랑오르 관계자는 “이번 범행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경찰이 용의자에게 정의를 선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염산 테러는 할림의 대표팀 동료인 아키아르 라시드(25·테렝가누)가 강도의 습격을 받은 지 불과 사흘 만에 발생했다. 당시 라시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두 명의 용의자가 휘두른 쇠막대에 가격당해 머리와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 하미딘 모하마드 아민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장은 “화가 나고 슬프다”며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할림과 라시드가 빠르게 회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판곤(55) 감독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할림과 라시드의 사진을 게시하며 “쾌유를 빈다”는 메시지를 함께 남겼다.
  • “위탁받은 딸의 카네이션, 뭉클하고 무거워”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위탁받은 딸의 카네이션, 뭉클하고 무거워”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친부모 양육 어려워 넉 달째 맡아넓은 집 이사해 첫딸과도 잘 지내언젠가는 원가정 복귀해 아쉬움 함께하지 못하는 친모 안타까워 초등 교사인 노현철(44)·이선미(38)씨 부부에겐 ‘특별한 둘째 딸’이 있다.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위기 아동에게 잠시나마 가족이 되어 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지난 1월 데려온 위탁 아동 보배(3·가명)다. 노씨 부부는 지난해 5월 가정위탁 제도를 처음 알게 됐고 준비 과정을 거쳐 보배의 ‘또 다른 부모’가 됐다. 보배와 넉 달을 함께 지낸 부부는 “아이에게 어린이집에서 고사리손으로 정성스럽게 꾸민 카네이션을 받을 상상을 하면 가슴이 뭉클하다가도 ‘친부모와 함께 있어야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고 첫 어버이날의 심정을 전했다. 친부모가 양육하기에 여의찮아 노씨 가족 울타리로 들어온 보배. 서울신문은 ‘부모’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새겨 가고 있는 노씨 가족<서울신문 2024년 1월 11일자 5면>을 7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넉 달 만에 다시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어린이날 하루 전인 지난 4일 찾은 노씨 가족의 집은 두 아이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장난감 가게에서 직접 고른 어린이날 선물을 하루 먼저 받은 첫째 딸 율(6)이와 보배는 선물을 품에 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몇 달 지나지 않았지만 노씨 가족의 집안 곳곳에는 보배의 일상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갓난아기일 때부터 주양육자 없이 여러 가정을 옮겨 다니다 임시 보호시설에 맡겨졌던 보배에게는 그동안 이렇다 할 물건이 없었는데 지금은 언니와 나란히 누워 잘 수 있는 침대, 색칠·한글 공부를 할 책상, 늘 품에 안고 다니는 인형과 장난감까지 하나둘씩 늘어난 물건이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노씨는 “보배가 온다고 해서 좀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짐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늘었다”며 웃었다. 가정위탁 제도는 아이의 원가정 복귀를 목표로 하는 만큼 언젠가 다가올 보배와의 이별은 노씨 가족의 고민이기도 하다. 친모의 품으로 돌아가는 게 좋은 일이지만 함께한 세월을 뒤로하고 돌려보내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아서다. 이씨는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우선은 보배와 보낼 시간에 감사하려 한다”며 “어린이날, 어버이날같이 가족이 다 함께 보낼 수 있는 기념일이 많은 5월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면서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친모에 대한 안타까움도 크다”고 했다. 노씨는 어버이날 아이들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나 바라는 점을 묻자 “이미 ‘보배 같은 둘째 딸’을 선물받았다”고 했다. 노씨는 “다들 저희에게 ‘어려운 일, 좋은 일 한다’고 말씀해 주시지만 사실은 보배를 돌보고 일상을 함께하면서 저희가 누리는 기쁨이 더 크다”며 “보배는 우리 가족에게 전혀 다른 삶을 만들어 주고 있는 선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 4개월 전 가슴으로 낳은 둘째 딸… “어버이날 무슨 선물이 더 필요할까요”[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4개월 전 가슴으로 낳은 둘째 딸… “어버이날 무슨 선물이 더 필요할까요”[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위탁부모의 첫 어버이날 서울신문은 지난 1월 위탁가정 이야기를 담은 ‘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를 4회에 걸쳐 연재하면서 예비 위탁부모의 이야기를 다뤘다. 보도 이후 4개월이 지난 현재 이들은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한 아이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다. 5월 가정의 달,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새겨가는 이들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노현철(44)·이선미(38)씨 부부는 올해 처음으로 둘째 딸 보배(3·가명)에게 카네이션을 받을 생각에 벌써 설렌다. 고사리손으로 정성스럽게 꾸민 편지와 카네이션을 받을 상상을 하면 가슴이 뭉클하다가도 ‘친부모와 함께 있어야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노씨는 “어버이날마다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만들어 온 카네이션을 건넬 때면 ‘우리 아이가 이렇게 컸구나’ 하는 기쁨이 컸는데 보배에게는 복합적인 마음이 든다”며 “보배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친모에 대한 안타까움도 크다”고 했다. 위탁 아동인 보배는 친부모의 양육이 여의찮아 지난 1월부터 노씨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초등 교사인 노씨 부부는 지난해 5월 가정위탁 제도를 처음 알게 됐고,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위기 아동에게 잠시나마 가족이 되어 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보배와 인연을 맺었다.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찾은 노씨 가족의 집은 두 아이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장난감 가게에서 직접 고른 어린이날 선물을 하루 먼저 받은 첫째 딸 율(6)이와 보배는 선물을 품에 안고 춤을 추며 기뻐했다. 노씨 가족의 집 안 곳곳에는 불과 넉 달 만에 보배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갓난아기일 때부터 주 양육자 없이 여러 가정을 옮겨다니다 임시보호시설에 맡겨진 보배에게는 그동안 이렇다 할 물건이 없었다. 노씨 가족의 집에 올 때도 짐이 한 보자기가 채 되지 않았다. 노씨 가족과 지낸 지 넉 달 만에 보배의 물건은 하나둘씩 늘어났다. 언니와 나란히 누워 잘 수 있는 침대, 색칠·한글 공부를 할 책상, 늘 품에 안고 다니는 인형과 장난감까지. 노씨는 “보배가 온다고 해서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짐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늘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노씨 부부는 제도적인 지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가정위탁 양육보조금 권고액은 지난해 대비 최대 13% 올랐다. 7세 미만 위탁 아동 기준으로 월 30만원에서 34만원이 됐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사정에 따라 지원금 지급이 지연되는 건 여전하다. 노씨는 “지원금이 나온다고 한 날보다 두 달 정도 뒤에야 지원금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평소엔 마냥 해맑은 보배이지만 아직 치유되지 않은 아픔도 있다. 지난달 친모와의 첫 접견에서 보배는 “엄마 만나러 가자”는 노씨 부부의 설득에도 “여기 있고 싶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가정위탁 제도는 아이의 원가정 복귀를 목표로 하는 만큼 노씨 부부는 친모와 보배가 가까워지길 바라고 있다. 노씨는 “우리가 보배에게 주는 사랑이 아직 아이를 안정시키기에는 부족한 건 아닌지 항상 되돌아보게 된다”고 토로했다. 언젠가 다가올 보배와의 이별은 노씨 가족의 고민이기도 하다. 친모의 품으로 돌아가는 게 좋은 일이지만, 함께한 세월을 뒤로 하고 돌려보내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우선은 보배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에 감사하려 한다”며 “어린이날, 어버이날 같은 가족이 다함께 보낼 수 있는 기념일이 많은 5월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고 전했다. 노씨는 어버이날 아이들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나 바라는 점을 묻자 “이미 둘째 딸 보배라는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노씨는 “다들 저희에게 ‘어려운 일, 좋은 일 한다’고 말씀해주신다. 하지만 사실은 보배와 함께하면서 저희가 누리는 기쁨이 더 크다”며 “보배는 우리 가족에게 전혀 다른 삶을 만들어주고 있는 선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 환자 항문에 위생패드 넣은 간병인…항소했다 징역 5년으로 늘어

    환자 항문에 위생패드 넣은 간병인…항소했다 징역 5년으로 늘어

    뇌병변 장애 환자의 항문에 위생 패드 조각을 여러 차례 집어넣은 60대 간병인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오히려 형량이 늘었다. 7일 인천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 신순영)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간병인 A(69)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요양병원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함께 기소된 병원장 B(57)씨에게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이 항소심에서 A씨와 B씨에게 선고한 형량은 검찰의 1심 구형량보다 높은 수준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결심 공판에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혼자 움직이거나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해 비인간적이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학대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쁜 데다 간병인 팀장이던 그의 지위를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장폐색 등으로 인해 심한 합병증도 생길 수 있어 매우 위험했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이 말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겪은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판결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항소심 재판부는 병원장인 B씨에 대해 “A씨의 1차 범행이 대체 간병인 등에 의해 발각됐는데도 피고인이 주의·감독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추가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A씨는 지난해 4~5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 C(65)씨의 항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위생 패드 10장을 집어넣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병상에 까는 위생패드를 가로·세로 약 25㎝ 크기의 정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C씨가 묽은 변을 봐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했다”며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C씨의 가족은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양병원에서 아버지 항문에 기저귀를 넣어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가족 측은 당시 “저희가 모시러 가지 않았다면 장 괴사는 물론 파열로까지 이어졌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가슴이 찢어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 고양이를 위한,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의 도시들 [인마이포캣]

    고양이를 위한,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의 도시들 [인마이포캣]

    지난해 9월 경남 통영시 용호도에 소중한 학교 한 곳이 생겼다. 국내 최초의 ‘고양이학교’로 불리는 이곳은 통영시 공공형 고양이보호분양센터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구조되는 유기묘들을 치료 및 보호, 관리하고 유기묘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는 이 곳은 통영시가 2012년 폐교된 한 초등학교를 활용해 만들었다. 동물생명권을 보호하고 인간과 공존하기를 바라는 마을주민들의 따뜻한 생각이 이루어 낸 너무도 아름다운 행동에 가슴이 뭉클했다. 이 곳은 최대 120마리가 지낼 수 있는 넓은 공간을 갖추었고 현재는 약 20여마리가 지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2마리가 좋은 집사를 만났다고 한다. 아프고 버려진 길고양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선뜻 손내밀기가 어렵다. 그런 이들을 돌보는 캣맘, 캣대디들을 볼 때면 존경스럽다. 경제적인 부담도 크지만 주변 이웃의 반대나 미움을 무릎 쓰는 점 또한 그렇다. 통영시의 고양이학교 같은 공간이 전국 곳곳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런데 이런 친고양이 정책이 특정 공간에서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에 반영된 나라들이 있다. 참 부러운 곳들이다. 집사들의 여름휴가는 아마 이중 한 곳이 되지 않을까.세계 최초 고양이박물관이 있는 말레이시아 쿠칭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있는 쿠칭(Kuching)이라는 작은 도시는 고양이 도시로 불린다. 실제 고양이가 많기도 하고 쿠칭이 말레이어로 ‘고양이’ 라는 뜻이라고 하니 더 흥미롭다. 이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사람이 주는 사료를 먹고 애교를 부리고 길에서도 배를 드러내며 잠을 잘만큼 행복하다. 쿠칭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한다. 시내의 도로 곳곳에 거대한 고양이 동상의 포토존이 이색적이다. 쿠칭 사람들은 학교졸업 같은 어떤 기념일이 되면 이 동상까지 와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들이 고양이를 이렇게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레이인들은 약 61%가 이슬람교다. 고대 시대부터 이슬람교에서는 고양이 신화를 만들만큼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특별하다. 무슬림의 경전 코란에는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은 지옥에 떨어져 엄청난 고문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 있다. 무슬림의 선지자들이 고양이를 매우 사랑했고 귀하게 여겨온 풍습이 그대로 전해 내려오는 것이다. 무슬림은 개 보다 고양이를 더 선호한다. 2021년 기준 말레이시아 내 반려묘는 약 100만 마리, 반려견은 약 40만마리로 우리나라와 다르게 고양이의 수가 개의 2.5배에 달한다.또한 고양이의 도시 답게 이 곳 쿠칭에는 세계 최초의 고양이 박물관(The Cat Museum)이 있다. 1993년에 설립된 이 박물관에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일본, 중국, 이집트 등 여러 국가 및 지역에서 전해지는 고양이 설화와 민담부터 고양이를 소재로 한 그림, 영화, 뮤지컬 등 약 4000여점의 전시물이 있다. 이집트의 고양이 장식품부터 세계의 고양이 캐릭터들도 모여 있다. 입장료는 한화로 약 900원. 3세~12세 이하는 약 600원이다. 박물관에는 한국의 자료가 단 3점인데 조선 후기 화가 변상벽이 그린 ‘묘작도’(猫鵲圖)의 복제본, 오대산 상원사의 고양이 석상 사진,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여자프로농구단 부천 신세계 ‘쿨캣’의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실제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인들의 고양이 사랑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쿠칭 고양이박물관에도 우리 고양이문화의 작품들이 더 많아질 것을 기대한다.고양이 덕에 활기를 되찾은 폐광 도시 대만 허우통 마을 허우통마을(Houtong Cat Village)은 대만 신베이시 루이팡구에 위치한 광산도시였다. 1990년대 광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인적이 드물어지며 돌봄이 부족해진 길고양이들이 늘어났다. 광산마을이 고양이마을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 길고양이들을 찍은 한 사진가의 작품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마을주민들은 버려진 길고양이를 애정으로 돌보기 시작했고 덕분에 폐광으로 어려워졌던 마을은 다시 고양이 관광산업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허우통마을은 2013년 CNN이 선정한 세계 6대 고양이 마을이다. 이 마을 곳곳에는 실제 고양이들 뿐만 아니라 고양이 모습을 한 다리, 의자, 장식 등도 많아 이 곳이 고양이마을임을 느끼게 한다. 타이베이역에서 허우통역까지는 약 1시간 정도다. 고양이 마을 답게 허우통역사 안과 밖 어디서나 쉬고 있는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고 역사 2층 대합실과 연결된 고양이 모습의 구름다리를 건너면 고양이 마을에 다다른다. 특이한 건 마을 입구에는 ‘개 출입금지’ 라는 팻말이 있다. 준비해 온 고양이 사료 외에 사람음식은 고양이에게 주지 말라는 안내문과 함께다. 마을 곳곳 길가에는 고양이를 위한 집과 급식소도 많다. 집고양이 뿐 아니라 길고양이들을 위해 온 마을이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고양이 사당이 있는 일본 센다이 타시로지마 고양이의 나라 일본에는 유명한 고양이 섬이 많다.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아오시마와 아이노시마 외에도 나고야나 도쿄 등 도시에도 작은 고양이마을이 있다. 이보다 조금 덜 알려진 미야기현 센다이의 작은 섬 타시로지마(田代島)는 아예 개의 출입이 금지될 만큼 마을주민들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많다. 이 섬은 원래 누에 생산의 중심지였다. 어느 날부터 들끓는 쥐로 인해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고, 어업을 나가기 전 고양이로부터 날씨를 예측하는 등 고양이는 이 섬마을 사람들의 귀한 가족이 되었다. 타시로지마에는 고양이 신사가 있다. 수백 년 전, 어부들이 낚시준비를 하던 중 낙석에 맞아 무지개다리를 건넌 고양이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사당을 지은 후 어업이 풍년을 이어가자 이 섬의 주민들은 고양이를 신으로 모시며 복을 불러온다고 믿고 있다. 매년 3월 15일은 공물을 바치고 참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을 반대편에 있는 망가섬에는 만화가가 디자인 한 고양이 모양의 숙소가 있다. 망가(만화)아일랜드라는 공공캠프장으로 이시노마키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전예약은 필수인데 숙소예약이 어려울 경우 텐트와 캠프장비를 대여해 캠프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손님들이 오면, 인근 길냥이들이 이 곳 망가아일랜드를 찾아와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보내기도 한다. 1960년~70년대 통영 욕지도는 1000마리가 넘는 고양이 전성시대였다. 하지만 현재와 다르게 당시에는 고양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던 암울한 시기였다. 물론 지금은 다르다. 개체수가 많이 줄어 지금은 100여마리의 고양이들이 마음 좋은 마을 주민들과 인근 지역 애묘인들로부터 돌봄을 받고 있지만 사료와 깨끗한 물은 늘 부족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고양이와의 동거, 욕지도의 그 시작은 불편했지만 용호도에 고양이 학교까지 만든 통영시는 내 마음 속 최고의 고양이 도시다.
  • 뭉크와 입센, 두 거장의 만남 [으른들의 미술사]

    뭉크와 입센, 두 거장의 만남 [으른들의 미술사]

    ‘여인의 세 시기’에 ‘스핑크스’라는 부제가 붙은 까닭은 스핑크스 신화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오이디푸스는 테베로 향하는 길에 스핑크스를 만났다. 스핑크스가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이라고 문제를 던진 것에서 여인의 세 단계를 설명하는 제목이 되었다. 스핑크스라는 부제처럼 여인의 시기에 따라 순수한 여성, 관능적인 여성, 죽음을 상징하는 여성으로 여성의 단계가 그려져 있다. 입센의 위로를 받다뭉크는 1895년 블로크비스트에서 ‘삶의 프리즈’(Frieze of Life)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전시회를 본 사람 가운데 어떤 이가 뭉크 가문이 광기가 서려 있기 때문에 뭉크 역시 미쳤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문 앞에서 뭉크가 듣고 있었다. 이 대화를 엿들은 뭉크는 충격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시는 선정적이며 문제가 많은 전시라고 소문이 나 사람이 뜸했다. 입소문을 듣고 헨리크 입센(Henrik Ibsen·1828~1906)이 찾아왔다. 뭉크는 이 노작가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입센은 그 가운데 유독 한 작품에 관심을 보였다. 그 작품이 바로 ‘여인의 세 시기: 스핑크스’였다. 뭉크는 입센에게 “여기 있는 여자들은 각각 꿈꾸는 여자/ 향락적인 여자/ 수녀인 여자”라고 설명했다. 입센은 유난히 오른편 구석에 밀려난 남성의 존재에 관심을 보였다. 남성은 바로 뭉크 자신이었다. 즉 밀리와의 첫사랑에 많은 상처를 받은 뭉크는 관 속에 누운 모습으로 죽음을 상징하는 여성 곁에 보일 듯 말 듯 등장한다. 입센은 선정적인 전시로 곤욕을 치르는 뭉크에게 “적도 많겠지만 팬도 많이 얻게 될 것이오”라는 말로 위로해 주었다. 뭉크는 입센의 방문에 많이 위로를 받은 듯 하다. 입센 역시 이 작품에 영향을 받아 마지막 희곡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를 쓰기도 했다. 뭉크는 나중에 이 작품을 설명할 때 흰옷을 입은 여성과 누드의 여성에 대해 입센의 희곡에 등장하는 이레네와 마야로 설명할 정도로 입센에게 많은 감명을 받았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입센과 뭉크는 이렇게 서로 영감을 주고 받았다. 다시 파리로!입센의 우려대로 전시평은 비난 일색이었으며 전시는 별로 흥행하지 못했다. 고국에서 별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 뭉크는 1896년 파리로 거처를 옮겼다. 뭉크는 몇 년 전 스캔들로 베를린에서 유명인사가 되었지만 일 년에 겨우 한 두 점 파는 정도에 그쳤다. 파리 생활도 여전히 궁핍했다. 그러나 형편이 좋지 못했던 뭉크는 늘 큰 스튜디오가 딸린 집을 임대했다. 큰 집이 필요했던 이유는 작품 때문이었다. 자식들처럼 아낀 자신의 작품이 팔리거나 식사비 대신 지불할 경우 작품을 산 이에게 다시 돌려달라고 빌기 일쑤였다. 자식 같은 작품이라며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하는 뭉크의 말에 사람들은 가슴 아파하며 돌려주었다. 모두 다 돌려준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작품을 돌려받으면 그냥 다락에 처박아 두었다. 뭉크는 작품을 다락이나 창고 등 아무데나 두었지만 그래도 큰 집이 필요했다. 속 썩이는 세입자그러나 그림은 여전히 안 팔리고 월세 임대료는 자꾸 밀렸다. 어느 날 집주인은 문간에 서서 그간 밀린 집세를 받으려 벼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눈치 챈 뭉크는 쉽게 내려가지 못했다. 오늘은 작품들을 살롱에 출품해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생각 끝에 뭉크는 2층에서 작품을 던져 버렸다. 뭉크의 친구들은 뭉크 대신 작품을 주워 마차에 실었다. 길거리로 작품을 던지다 보니 이제 막 완성된 작품 표면에 흙이 묻기도 하고 찢어지기도 했다. 이때 ‘여인의 세 단계’로 추정되는 작품도 가운데 구멍이 생겼다. 당시 프랑스 임대차법에 따르면 해당 임대 가구 외 지역에 있는 재산에 대해서는 집주인이 재산권을 주장할 수 없었다. 뭉크는 이 법을 이용해 작품을 바깥으로 피신시키고 무사히 집을 탈출할 수 있었다. 뭉크는 마차에 타자마자 아까 던져서 구멍 난 캔버스를 접착제로 메우며 살롱으로 향했다. 이젠 고향으로!1897년 앙데팡당 전시에서 뭉크가 출품한 작품들은 10점이었다. 뭉크는 1892년 베를린에서 일으킨 스캔들 때문에 나름 인지도가 있는 편이라 좋은 자리를 배정받았다. 뭉크는 이 전시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물론 좋은 평도 받았다. 그러나 전시는 곧장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뭉크는 궁핍했다. 여전히 집세는 밀렸다. 뭉크는 파리에서의 삶이 암담하고 앞이 보이지 않자 이제 파리를 떠나기로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뭉크는 떠날 기차비도 없을 정도로 곤궁했다. 알고 지낸 화상의 도움으로 파리 생활을 청산하고 몇몇 작품들을 싼 값에 급히 처분할 수 있었다. 덕분에 수중에 다만 얼마만이라도 있어 기차표를 마련할 수 있었다. 뭉크는 이제 노르웨이로 향했다. 고국에서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으로. 이번 전시에는이번 전시에서 ‘여인의 세 시기: 스핑크스’는 개인소장의 작품과 알베르티나 미술관 소장 판화 작품 두 점이 선보인다. 판화본이 유화본과 다른 점은 좌우가 바뀌었다는 사실과 결정적으로 남성의 존재를 지웠다는 점이다. 특히 개인 소장 작품은 뭉크가 판화에 채색해 화려하게 선보인 버전이다. 이 석판화에서 뭉크는 여인의 얼굴과 머리에 채색했으며 길 위의 풀잎에도 색을 입혀 좀 더 생기있는 판화본을 완성했다. <편집자주> 서울신문사는 올해 창간 12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에드바르 뭉크 전시 ‘비욘드 더 스크림’(Beyond The Scream)을 오는 5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올해는 뭉크가 사망한 지 80주기를 맞이하는 해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시장, TBS사태 해결해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송재혁, 노원6)이 오세훈 시장이 제출한 ‘TBS 지원 3개월 연장’ 조례 개정안’을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상정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을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논평 전문 미디어재단 TBS(이하 TBS)가 사실상 셔터를 내린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오세훈 시장이 제출한 ‘TBS 지원 3개월 연장’ 조례 개정안’을 끝내 상정하지 않았다. 5월 31일을 기점으로 TBS의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는 해제되고, 재정지원도 종료될 예정이다. 오 시장이 ‘TBS폐국에 동의한 바 없다’며 파국은 막아보겠다고 호언했으나, 이미 폭주하는 호랑이 꼬리를 잡은 시의회 국민의힘은 응답하지 않았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정파적 이해에 매몰되어 공영방송이자 시민의 방송인 TBS에 사망선고를 내린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날 TBS 사태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오 시장이다. 2021년 보궐선거 직후 오 시장은 자극적인 표현을 쏟아내며 TBS를 정조준했다. 국민의힘이 제1호 조례로 TBS 폐지조례를 상정했을 때도 묵묵부답,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 오 시장은 이제와서 ‘민영화’와 ‘직원보호’를 돕겠다며 돌연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원서를 보내는가 하면, 임시회 도중 TBS 지원 연장안을 기습 제출하는 등 선의의 지원자 행세를 하고 있다. TBS폐지 책임을 시의회 국민의힘으로 돌리는 모습이 가관이다. 의회를 이용해 언론탄압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안정적인 민영화를 위해서는 최소한 1년~2년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관계자들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오시장은 단 3개월의 지원연장을 요청했다. 오 시장이 해당 개정안을 제출한 4월 26일은 제323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도중으로, 개회 14일 전까지 안건을 제출해야 한다는 의회 절차도 무시했다. 가뜩이나 지원연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국민의힘에 거부할 명분을 만들어주고, 오 시장 역시 ‘합리적 시장’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각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이다. 단지 ‘TBS 길들이기’로 끝내려고 했는데, 국민의힘이 너무 멀리 나갔다는 일각의 추정도 결국은 ‘오 시장이 국민의힘을 동원해 차도살인(남의 칼로 사람을 해치다)을 시도’했다는 일련의 의혹들에 힘을 싣고 있다. 그동안 제작비 삭감·희망퇴직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던 TBS는 최근 민영화를 결정했다.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보여주기식 연극으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TBS 직원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았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편향된 이념정치로 공영방송 TBS를 탄압하고, 이제 와 돌연 피해자이자 지원자로 행세하는 오 시장에 엄중히 경고한다. 오 시장은 대시민 기만책을 당장 중단하라. 공영방송을 폐지한 언론탄압의 대표적 악례를 남길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정치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TBS를 위한 마지막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어떠한 역사로 기록될지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에 남은 선택의 시간은 단 20일이다.
  • 정령치습지·운봉백두대간, 5월의 생태관광지로 선정

    기원전 1690년 생성돼 멸종위기 야생 생물의 터전이 된 지리산 정령치습지와 운봉백두대간이 5월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됐다. 6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령치습지는 3700여년 전 생성된 고산 습지로 희귀식물인 꽃창포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반달가슴곰, 2급 삵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지리산국립공원 해발 450~550m에 자리한 운봉백두대간은 서어나무숲과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인 삼산마을 노송군락지 등 경관이 뛰어나다. 서어나무숲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200여년 전 조성한 인공 숲으로 지난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숲에 선정됐다. 고유식물종인 붉은병꽃나무를 비롯해 220여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한다. 5월 남원에서는 지리산 운봉 바래봉 철쭉제와 춘향제 등 다양한 축제도 즐길 수 있다.
  • 홍준표 “채 상병 순직, 사단장 책임으로 보기 어려워”… 특검법 반대

    홍준표 “채 상병 순직, 사단장 책임으로 보기 어려워”… 특검법 반대

    홍준표 대구시장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법이 통과한 것과 관련해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 결론을 보고 미흡하면 특검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수해 현장에서 이재민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익사한 채 상병 사건은 국민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그런데 사건을 두고 지난 10개월 동안 한국 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야당 주도로 특검법까지 통과되고 대통령 거부권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사건 본질은 채 상병 순직의 업무상 과실치사 책임이 사단장까지 있느냐 인데 업무상 주의의무는 구체적인 것을 뜻하지 추상적인 의무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홍 시장은 “지난 이태원 참사 때 경찰청장이 입건되지 않은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구체적 주의의무는 현장 지휘관에게 있고 현장에서 떨어진 본부에서 보고받는 사단장에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런데 수사단장은 사단장까지 무리하게 적용하려고 했고 수뇌부는 그건 안 된다고 한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성으로 접근하면 특검을 받아들여 또 한 번 세상을 흔드는 게 맞을지 모르나 이성으로 접근하면 수사기관 결론을 보고 미흡하면 특검으로 가는 게 맞다”며 “사건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사설 하나 없고 감성 여론에 휩쓸려 특검법 찬성 운운하는 정치인들도 참 딱하다.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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