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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트 앞, 이란 전쟁과 평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칸트 앞, 이란 전쟁과 평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진보 표방 국내 660개 시민단체“美의 이란 침공은 국가 테러” 규정이란의 까다로운 현실 평가 있었나전제 군주의 통제되지 않는 권력자국민 수만명 학살과 타국 침략다른 한편의 문제에 눈감은 비판선뜻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영원한 평화, 그 너머 실현 위해보다 정직한 양눈의 현실을 봐야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미국의 정밀타격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한 주권 국가의 지도자가 자국에서 외국 군대에 의해 살해당한 겁니다. 유엔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미국의 침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명백한 국가 테러리즘입니다.” 지난 3월 1일 조국혁신당에서 발표한 논평의 한 문장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통해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폭격하자 그것을 유엔헌장에 위배되는 ‘국가 테러리즘’으로 규정하며 비판한 것이다. 미국·이스라엘의 폭격은 선전 포고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전쟁 행위다. 그것만으로도 도덕적 비난의 여지는 충분하다.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한 초정밀 스마트 폭격으로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는 하나 무고한 인명 피해도 이미 발생한 상태. 이란이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국가들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하고,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전쟁의 피해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전쟁의 여파가 국민의 생활에 와닿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우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에게도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요청한 상태다. 비닐봉지의 원료인 나프타 부족으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생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때아닌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세상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 24일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660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진보 세력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이며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것도 옳지 않다. 전쟁은 나쁘다. 시작하지 말아야 하며 이미 벌어졌다면 빨리 끝내야 한다. 이 원론적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국제정치는 냉혹한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헌장을 근거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대목은 더욱 의아하다. 이란 역시 유엔에 의해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보다 깊고 진지한,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전쟁은 모든 이의 고민거리다. 철학자도 예외는 아니다. 이마누엘 칸트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살던 18세기 후반의 유럽은 격동의 시대였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혁명이 국경을 넘고 있었다. ‘왕의 목을 자른 나라’ 프랑스에 맞서 주변의 왕국들이 연합 전선을 형성했다. 이른바 ‘프랑스 혁명 전쟁’의 시작이었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한 시기, 수많은 철학자가 전쟁과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울리엄 펜, 아베 드 생피에르, 장 자크 루소 등이 평화에 대한 구상을 내놓았다. 칸트 역시 그 흐름 속에서 바젤 평화 조약 직후 ‘영구평화론’(Zum ewigen Frieden)을 집필·발표했다. 1795년의 일이었다. 칸트의 목표는 원대했다. 다른 철학자들은 그저 지역적인 평화, 일시적인 평화를 얻는 방법을 고민했을 뿐이라고 봤다. 반면 칸트는 단지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에 지나지 않는 평화라면 그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영원히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평화 조약만이 진정한 평화 조약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봤다. 평화에 대한 칸트의 짧은 논문이 ‘영구’ 평화론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유다. ‘영구평화론’은 6개의 예비 조항과 3개의 확정 조항 그리고 두 개의 추가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추가 조항은 영구 평화를 보증하는 방법, 두 번째 추가 조항은 영구 평화를 위한 비밀 조항이다. 이러한 구성은 마치 실제 평화 조약을 연상케 한다. 현실의 불완전한 평화 조약을 패러디한 것이다. 흔히 딱딱하고 근엄한 철학자로만 여겨지는 칸트의 재기발랄한 글쓰기 전략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자. 예비 조항 6개 항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전쟁의 여지를 남기는 조약은 평화 조약으로 여기지 말 것. (2) 어떤 국가도 타국의 소유로 전락시키지 말 것. (3) 상비군을 조만간 완전히 폐기할 것. (4) 대외 분쟁을 위한 국채 발행을 금지할 것. (5) 타국의 체제와 통치에 폭력으로 간섭하지 말 것. (6) 설령 전쟁을 하더라도 암살, 독살, 항복 조약 파기, 적국의 반역 선동 등 상호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를 하지 말 것. 일단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이 예비 조항에 가입하고 실천한다면, 이제 그 위에 세 가지의 확정 조항이 도입되고 영원한 평화가 현실화된다. 첫째, 모든 국가의 시민적 정치 체제는 공화정이어야 한다. 둘째, 국제법은 자유로운 국가들의 연방 체제에 기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세계 시민법은 보편적 우호의 조건들에 국한되어야 한다. 실로 완전한 평화 기획이다. 일단 문명 국가들이 모두 시민적 공화정으로 탈바꿈한 후 국제 연방 체제를 형성해 상호 간의 전쟁을 막고, 18세기 현재 미개척 상태이거나 식민지인 나라들도 우호적인 세계 시민법으로 포용해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니 말이다. 칸트의 시야는 단지 유럽 국가들 사이의 전쟁 종식을 넘어서고 있었다. 식민지 수탈과 원주민 학대를 종식하고 주권 국가를 수립해 전 세계가 시민 공화정의 연맹을 이루는 꿈을 제시한 것이다. 이상주의적인 기획인가? 물론 그렇다. 비현실적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상적이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다. 칸트는 자신 있게 말한다. “영원한 평화를 보증해 주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예술가인 자연이다.” 전쟁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속의 갈등을 겪는 인류는 언젠가 국가 간에도 공법적이고 합법적인 질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고, 보다 나은 체제를 스스로 건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인류는 그 방향으로 조금씩 전진해 왔다. 예비 조항 중 특히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이는 6번 항목의 경우마저 그렇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국가들은 서로를 향해 독가스를 뿌렸다. 2차 세계대전은 적국의 도시를 융단폭격해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심지어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참상까지 이어졌다. 인류는 스스로의 모습에 넌더리를 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1949년 제네바 협약을 통해 설령 전쟁을 치르는 중이어도 부상자와 병자를 보호하며 전쟁 포로마저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보호하는 협약을 마련하고 총 197개국이 가입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비록 느리지만 천천히 칸트의 이상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칸트의 꿈이 완전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꼭 실현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시민 공화국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제 군주나 그 외 통제되지 않는 권력이 군대를 손에 쥐고 있는 한 그들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생명을 희생하고 타국을 침략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까다로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란은 ‘이슬람 공화국’이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지만 실제로는 율법학자들에 의해 나라가 운영된다. 정규군도 아닌 혁명수비대가 무력을 독점하며 걸프 국가를 향해 미사일을 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군사 작전을 수행한다. 지난 1월 중순 자국민 수만 명을 학살한 것 역시 혁명수비대의 소행이다. 칸트가 비판하고 있는, 시민 공화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18세기적 ‘상비군’인 셈이다. 외국이 어떤 나라의 체제를 무력으로 전복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하지만 어떤 나라가 시민 공화국이 아닌 채로 남아서 시민의 주권적 통제를 받지 않는 상비군을 유지하며 주변국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 역시 영원한 평화로 향한 여정의 걸림돌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과 시민단체가 한쪽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다른 한편의 문제에 애써 눈을 감는 모습을 보며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영원한 평화,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더 정직한 현실주의적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이란 전쟁 발 유가 쇼크 와중에…우크라, 러 정유시설 맹공격하는 이유 [핫이슈]

    이란 전쟁 발 유가 쇼크 와중에…우크라, 러 정유시설 맹공격하는 이유 [핫이슈]

    러시아가 원유 가격 상승과 일부 제재 완화로 반사 이득을 보자 우크라이나가 이를 가만 지켜보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정유 시설과 석유 저장소, 수출 항구 등에 대한 맹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발트해 최대 석유 수출항인 프리모르스크와 우스트-루가가 우크라이나의 집중적인 드론 공격을 받고 있는데, 피해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지난 27일 미국 상업 위성업체 밴터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우스트-루가항이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 확인된다. 우스트-루가항은 러시아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으로 평상시 하루 약 70만 배럴의 원유 및 석유 제품이 처리된다. 그러나 이곳이 우크라이나의 연이은 공격으로 일부 파괴되자 선적 작업이 전면 중단되거나 지연됐으며 인근 해상에는 선적을 기다리는 유조선들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스트-루가와 프리모르스크, 노보로시스크 항구 등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연쇄 공격으로 러시아 전체 해상 석유 수출 능력의 약 40%(하루 약 200만 배럴)가 가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관련 제재를 일부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되면서 석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다른 원자재 공급도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였다. 지난 12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위한 단기적인 조치”라면서 “러시아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연합(EU)은 이 조치가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수익 증가는 미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리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중단할 경우에만 우리도 타격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 2차 석유 최고가, 유류세 인하 확대… 한꺼번에 꺼냈다

    2차 석유 최고가, 유류세 인하 확대… 한꺼번에 꺼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지속되자 정부가 26일 ‘석유 최고가격제’에 이어 ‘유류세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휘발유 가격 상한선은 국제유가 상승률을 고려해 ℓ당 1934원으로 210원 높이고,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7%에서 15%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는 수출을 전면 통제해 전량을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27일 0시부터 석유류에 대한 2차 최고가격을 적용한다. 휘발유의 ℓ당 공급가격 상한은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이다. 지난 13일 1차 지정 때보다 각각 210원씩 인상됐다. 최고가격이 오른 건 국제유가 증가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브렌트유는 지난달 27일 배럴당 72.5달러에서 지난 25일 99.2달러로 41% 급등했다. 정부는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고자 ‘유류세 인하’ 카드를 추가로 내놨다. 휘발유 인하율은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ℓ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65원,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87원 줄어든다. 1차 때보다 커진 석유 최고가격 부담을 유류세 인하로 최대한 상쇄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다. 유류세는 정유사가 석유 제품을 공장에서 출고할 때 국가에 먼저 내는 세금이다. 이를 깎아 주면 소비자 가격 인상도 억제된다. 하지만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인 최고가격이 휘발유와 경유 모두 1900원대로 껑충 뛰면서 주유소의 평균 소비자 판매 가격은 ℓ당 2000원대에 진입이 유력해졌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할 뜻을 내비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류세는 더 인하할 법정 한도(37%)가 남아 있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 유가와 전쟁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공급 차질이 빚어진 나프타에 대해 27일 0시부터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생산된 수출 물량도 국내로 돌려 공급을 확대한다는 조치다. 이와 동시에 자동차 촉매제(요소수)와 그 원료인 요소에 대해서는 사재기를 금지하고 기업이 보유한 재고 물량을 판매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돼지고기, 달걀, 쌀 등 23가지였던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에 전기·가스비, 택배비, 대중교통 요금 등 20가지를 추가해 총 43가지 품목을 집중 관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 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려고 한다”면서 “국민 여러분은 에너지 절감에, 특히 전기 사용 줄이기에 많이 참여해 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서산의 한국석유공사 서산비축기지를 찾아 석유 비축 현황을 점검하고 “지금 과제는 최대한 원유를 확보하고 소비를 줄여서 잘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포착] 호르무즈 피한 ‘귀한 원유’, 전남 여수 도착…주유소에 풀리는 시점은?

    [포착] 호르무즈 피한 ‘귀한 원유’, 전남 여수 도착…주유소에 풀리는 시점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정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 200만 배럴이 국내에 도착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5일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와의 국제공동비축 사업으로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이 석유공사의 여수석유비축기지에 입고됐다”고 밝혔다. 해당 원유는 ADNOC의 유조선에 실려 전남 여수로 입고됐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이란 전쟁 발발로 원유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자 UAE로부터 원유 2400만 배럴 긴급 수급을 약속받았다. 이날 입고된 200만 배럴은 국제공동비축유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왔다. 국제공동비축유는 석유공사가 보유한 비축시설 중 남는 공간을 산유국 국영 석유사 등에 임차해 저장하는 원유다. 한국이 가진 석유 저장시설의 남는 공간을 산유국이 빌려서 자국 원유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산유국에 공간을 빌려주는 대신 그 석유를 먼저 살 수 있는 권리, 즉 우선구매권을 가질 수 있다. 이에 석유공사는 해당 원유에 대해 조속히 우선구매권을 행사했다. 이달 초 우선구매권 행사에 늦어 국제공동비축유 90만 배럴이 동남아 국가로 팔려나간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UAE로부터 입고된 원유 200만 배럴은 국내 공급을 위한 절차를 마친 뒤 다음 달 전량 국내 정유사로 풀릴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정부 비축유 방출 없이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통해 국내에 원유를 공급, 석유 수급 안정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란 “한국은 비적대국, 협의되면 호르무즈 통과 가능”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미국과 이란의 기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한 이란 대사는 한국을 비적대국가라고 언급하며 호르무즈 ‘무사통과’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한국이 미국 제안에 포함되지 않은 점에 감사하고 이를 높이 평가한다”며 “이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선박에 있는 선원들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조속한 협의를 통해 한국 선박들이 차례대로 통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스라엘과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돼야 통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쿠제치 대사는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거래하는 선박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진행자가 ‘한국이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어도, 페르시아만에서 가지고 오는 석유나 가스는 미국 회사가 투자한 유전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항해가 불가능하다는 말씀이냐’고 질문하자 쿠제치 대사는 “네”라고 확인하면서 “현재 미국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은 전시 상황에서 제재 대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최근 조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 선박 명단과 각 선박에 대한 상세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외교적 노력과 협의가 이어지면 통항이 가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신뢰가 중요하며 점차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게 전쟁에 휘말리지 말고 세계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는 이란 측 요청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 호르무즈도 모자라 홍해 입구까지?…이란, ‘새 전선’ 경고 [핫이슈]

    호르무즈도 모자라 홍해 입구까지?…이란, ‘새 전선’ 경고 [핫이슈]

    이란이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섬이나 남부 지역을 겨냥해 지상 또는 해상 작전에 나설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새로운 전선을 열 수 있다는 주장이다. CNN은 25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이란 군 소식통이 적이 이란 섬이나 영토 일부를 상대로 지상 작전에 나서거나 페르시아만과 오만해에서 해상 움직임으로 이란에 비용을 강요하려 한다면 “우리는 기습적으로 다른 전선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직접 거론하며 긴장이 더 높아지면 그곳에서 실질적인 위협을 만들 능력과 의지를 모두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 인도양을 잇는 전략 요충지다. 이곳은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해상 항로의 관문이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한 글로벌 물동량이 이 해협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만 흔들려도 국제 에너지 시장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홍해 입구까지 동시에 불안해지면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하르그섬 건드리면 홍해까지?…이란이 꺼낸 ‘해협 2개’ 카드 이번 경고는 미국이 이란 핵심 섬 지역에 군사 행동을 검토한다는 관측과 맞물려 나왔다. 이란 군 소식통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더 거칠게 밀어붙이면 또 다른 해협이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호르무즈를 둘러싸고 무모한 행동에 나서면 또 다른 해협이 새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발언은 최근 불거진 하르그섬 긴장과도 이어진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섬 점령이나 해상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자, 이란도 해상로 전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맞대응할 수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수장도 같은 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적들이 역내 한 국가의 지원을 받아 이란 섬을 점령하려 한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행동이 이뤄지면 해당 국가의 핵심 기반시설을 지속적이고 가차 없이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어느 나라를 지목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 후티 변수까지 겹치나…홍해 항로 불안 다시 커진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이란 본토와 직접 맞닿아 있지 않다. 그래도 시장은 이 지역 위협을 가볍게 보기 어렵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이미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벌인 전력이 있어서다. 이란이 직접 움직이지 않더라도 친이란 세력을 통한 간접 압박 가능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은 단순한 위협 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걸프 원유 수송의 목줄이고, 다른 하나는 수에즈로 이어지는 해상로의 입구다. 두 곳이 동시에 흔들리면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한꺼번에 커질 수 있다. 중동 전쟁은 이미 국경을 넘어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를 흔들고 있다. 이제 관심은 이란의 이번 경고가 단순한 심리전에 그칠지, 실제 해협 위협으로 번질지에 쏠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다음 선택에 따라 전쟁의 무대가 호르무즈를 넘어 홍해 입구까지 넓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 DL이앤씨, 미국 원전기업 ‘SMR 표준화’ 설계

    DL이앤씨, 미국 원전기업 ‘SMR 표준화’ 설계

    DL이앤씨가 미국의 소형모듈원전(SMR) 선도 기업인 엑스에너지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두 업체가 2023년부터 추진해 온 협업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표준화 설계를 마칠 계획이다. 계약 금액은 약 1000만 달러(약 150억원)이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의 표준화는 발전소 내 각 설비가 어떻게 상호 연계돼 작동할지를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SMR 건설의 뼈대가 되는 설계다. 국내 건설사가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DL이앤씨가 처음이다. 엑스에너지는 물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기존 경수로와 달리 헬륨가스를 냉각제로 사용하는 4세대 SM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4세대 SMR 시장을 선도해 가겠다는 게 DL이앤씨 측 설명이다. 완성된 설계는 2030년부터 가동되는 초도호기를 시작으로 엑스에너지의 후속 프로젝트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설계를 넘어 표준화된 SMR을 개발·설계하는 고도화된 사업 모델”이라며 “특히 엑스에너지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앞으로 4세대 글로벌 SMR 시장을 선도하며 에너지 밸류체인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靑 ‘비상경제상황실’ 가동… “전시 추경, 31일 의결한다”

    靑 ‘비상경제상황실’ 가동… “전시 추경, 31일 의결한다”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5일 청와대에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고 국무총리 주재 ‘비상경제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비상경제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물가·에너지·금융·외교 등 정부 대응 역량을 총결집해 위기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 산하에 강훈식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부실장을 맡는다. 상황실 아래에는 거시경제·물가대응반, 에너지수급반, 금융안정반, 민생복지반, 해외상황 관리반 등 5개의 실무대응반을 운영한다. 물가대응·에너지수급·금융안정반은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총괄하고 민생복지반은 문진영 사회수석이 맡는다. 해외상황 관리반은 오현주 안보실 3차장이 담당한다. 국정상황실은 실무대응반의 업무 추진 상황을 점검해 매일 오전 청와대 현안 점검회의에 보고한다. 김민석 총리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총리 주재로 격상한 비상경제본부의 출범을 발표했다. 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외교부·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 등 해당 부처 수장들이 반장을 맡아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과 호흡을 맞춘다. 다음주부터 주 2회 회의를 개최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비상대응체계 가동’을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 산업 전반에 발생할지 모를 중대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중동 상황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25조원 규모의 ‘전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도 속도를 낸다. 홍 수석은 “일단 다음주 화요일(31일) 국무회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이 한국 등 4개국에 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 계약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카타르 측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원유 기반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종량제 봉투 대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MBN 인터뷰에서 “지금 현재 쓰레기 봉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이 대통령은 ‘장기화됐을 때를 대비해야 되니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쓰레기 봉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 트럼프, 한 달 휴전카드 꺼냈다

    트럼프, 한 달 휴전카드 꺼냈다

    “핵 폐기 등 15개 조건 이란에 전달”이란은 ‘함정’ 의심… “타협 안할 것”“제재 전면 해제·민간 원자력 지원”美 당근책에도 이란 수용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이란 중동 전쟁을 한 달간 휴전하고 이란과 15개 종전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항으로 구성된 요구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이 이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지, 미국과 대이란 군사 작전에 함께 나선 이스라엘이 항목에 동의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15개 항을 논의하기 위해 먼저 한 달간 휴전을 선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이 같은 합의 방안을 마련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남겨 놓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으로선 실질적인 협상 시간을 확보하면서 대화와 압박을 병행해 대이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휴전 기간 이란이 재무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스라엘 등에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요구 목록에는 이란이 현재 보유한 핵능력을 해체하고 핵무기를 절대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을 금지하고, 현재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약 450㎏은 합의한 일정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관하고 나탄즈와 이스파한, 포르도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미사일 사거리·규모 제한 등도 담겼지만, 대부분 요구사항은 이란 핵능력 무력화와 관련됐다. 또 이란이 이러한 조건을 수용한다면 미국은 국제사회가 그간 이란에 부과한 제재를 전면 해제하고, 이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전력 생산을 포함한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당근책’도 담겼다. 다만 해당 15개 항목이 지난해 5월 핵 협상 당시 실패한 협상안의 ‘재탕’에 불과해 이란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가디언은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진전 상황을 포장하려는 의도이며 미국의 협상 의지가 부족함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란과의 대화’를 전격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협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의 선서식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다. 그것은 엄청난 금액의 가치가 있는 매우 큰 선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물’이 어떤 것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핵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석유, 가스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답했다. 그 선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라는 요구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석유 흐름과 해협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리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들(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며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의 대화 시도가 ‘함정’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란 당국자들이 종전 논의를 위한 대면 협상이 미국이 잠재적 협상자로 보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에 대한 암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 합동군사령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적 갈등이 심해져서 스스로 협상하는 지경에 이르렀냐”며 “항상 말해 왔듯이 우리는 당신과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은 통과?”…이란, 호르무즈 ‘선별 개방’ 카드 꺼냈다 [핫이슈]

    “한국은 통과?”…이란, 호르무즈 ‘선별 개방’ 카드 꺼냈다 [핫이슈]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 연결되지 않은 이른바 ‘비적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항해를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면 봉쇄 대신 선별 통과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되 해협 통제권은 놓지 않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해사기구(IMO)에 보낸 문서에서 “비적대 선박은 이란 당국과 협조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자국 공격에 가담하지 않고 이를 지원하지 않는 선박을 ‘비적대 선박’으로 규정했다. 반면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 침략자나 그 지지 세력으로 보는 국가와 연계된 선박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란은 같은 문서에서 공격자와 그 지지자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필요하고 비례적인 조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메시지는 해협을 완전히 다시 열었다는 뜻과는 거리가 있다. 이란은 “공식 봉쇄는 아니다”라는 명분을 쌓으면서도 실제 통항 여부는 스스로 골라 통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로이터는 이 문서가 IMO 176개 회원국에 회람됐다고 전하며, 이란이 전면 봉쇄를 선언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담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선주들이 이 신호를 곧바로 믿고 대거 복귀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 다 연 건 아니다…골라서 통과시키겠다는 이란 현장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소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길목인데, 전쟁 이후 유조선 운항이 급감하면서 물류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일부 선박만 제한적으로 통과하고 있을 뿐 시장은 아직 정상화와 거리가 멀다고 전했다. 다시 열렸다고 보기보다, 이란이 조건을 붙여 통과시킬 배를 가려내는 상태에 가깝다. 이란은 외교와 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이번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에는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다른 나라들에는 세계 해운 전체를 상대로 무차별 봉쇄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려는 계산이다. 실제로 같은 날 국제유가는 공급 차질 우려와 종전 기대가 맞물리며 출렁였고, 미국의 종전 구상 보도 이후 상승 폭도 일부 줄었다. ◆ 한국도 해당하나…조건부 통행 신호 해석 분분 이런 흐름은 한국에도 이미 감지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23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안에 남아 있는 선박의 안전 보장을 요청했다. 한국 외교부는 당시 양측이 관련 사안을 두고 계속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연합뉴스 영문 기사도 여러 한국 선박이 해협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안전 조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 메시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타스님 통신은 아라그치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은 닫히지 않았으며, 침략자와 그 지지자 소속 선박을 제외한 다른 국가 선박은 문제없이 항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한국 선박의 자동 통과를 보장했다기보다, 한국을 ‘비적대국 선박’ 범주에 넣을 수 있다는 원칙적 신호에 가깝다. 실제 통항은 이란 당국과의 협조, 그리고 자체 안전 규정 준수를 전제로 한다. 즉 이란은 한국 선박의 통과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실제 안전 통행을 확약한 것은 아니다. 결국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닫지도, 완전히 열지도 않았다. 미국·이스라엘에는 압박을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에는 조건부 통행만 허용하는 ‘선별 개방’으로 해협을 협상 카드로 쓰고 있다. 이번 신호가 해협 정상화 선언으로 읽히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란의 ‘100㎏ 탄두’ 최초 확인, 신무기 발사?…이스라엘 방공망 또 굴욕[밀리터리+]

    이란의 ‘100㎏ 탄두’ 최초 확인, 신무기 발사?…이스라엘 방공망 또 굴욕[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서도 이스라엘과 이란이 미사일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서는 100㎏에 달하는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이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신형 무기로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무력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 통신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이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와 중동 전역의 여러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탄두 100㎏을 탑재한 미사일이 텔아비브 도심 거리로 떨어지면서 아파트 건물의 창문이 깨지고 연기가 치솟았다. 이 공격으로 4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텔아비브의 한 시민은 “마치 미사일이 나를 맞추거나 옆 사람을 맞추길 기다리는 기분”이라며 공포와 두려움을 표출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미사일이 이번 전쟁에서 처음 본 유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는 새로운 미사일을 꺼내 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란 탄도미사일, 아직 1000기 남은 듯”이란이 이스라엘과 중동을 향해 쏟아붓는 미사일 수는 개전 초기보다 상당수 줄었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알마연구센터가 23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미사일 재고는 전쟁 초기 약 2500기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약 1000기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방부 역시 지난달 28일 개전 첫날에 비해 이란의 탄도미사일 및 드론 발사 횟수가 90% 급감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 전역의 지하 미사일 저장소와 생산 공장들을 집중적으로 타격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란의 회복력과 비대칭 전력이 여전히 역내 최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12일간의 전쟁’ 직후 미사일 재고가 1500기까지 줄었으나 불과 8개월 만에 1000기를 추가로 생산하는 저력을 보였다. 더불어 이란은 정교한 무기 없이도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키는 ‘비대칭 전쟁’ 카드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쥐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방위산업 기반과 해·공군력이 괴멸됐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상선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카타르의 핵심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이나 미국 동맹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유조선에서 단 몇 차례의 폭발만 일어나도 서방 시장은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면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재고가 고갈됐더라도 당분간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 홀로’ 승리 선언한 트럼프, 한 달 휴전 올까이란은 미국과의 간접 대화를 인정하면서도 협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시 자의적인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3주 넘게 이어진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고위 지도자들이 다수 사망하고 군사력 대부분이 파괴됐다”면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미 승리했으며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지도자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그들은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군사적으로도 완전히 궤멸됐다. 그들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고 그 선물이 오늘 도착했다”면서 “그 선물은 석유 및 가스와 관련한 것이며 엄청난 금액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이 의미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석유 및 가스가 언급된 점을 보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관련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르면 이번 주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의 적극적 중재와 주선을 통해 개전 이후 처음으로 대좌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스라엘 매체 이스라엘 채널12는 “미국이 15개 항목 합의 및 한 달간 휴전 내용을 담은 협상안을 이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핵 능력 해체 ▲핵무기 포기 약속 ▲이란 국내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 ▲60% 농축 우라늄 450㎏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관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핵 시설 해체 ▲IAEA에 완전한 접근권·감독권 부여 ▲역내 대리세력(proxy) 전략 포기 ▲대리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행 ▲미사일 사거리·규모 제한 ▲자위 목적 한정 미사일 운용 11개 조건을 요구했다. 이란이 이를 수용할 경우 미국은 ▲국제사회 제재 전면 해제 ▲미국, 부셰르 원전 발전 등 민간 핵 프로그램 지원 ▲이란 합의 위반시 자동 제재 복원(스냅백 조항) 폐지 3개 항목 보상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 트럼프, 또 ‘나 홀로’ 승리 선언…“이란 정권 교체” 주장, 어디까지 진실? [핫이슈]

    트럼프, 또 ‘나 홀로’ 승리 선언…“이란 정권 교체” 주장, 어디까지 진실? [핫이슈]

    이란과 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자의적인 승리 선언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3주 넘게 이어진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고위 지도자들이 다수 사망하고 군사력 대부분이 파괴됐다”면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미 승리했으며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지도자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그들은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군사적으로도 완전히 궤멸됐다. 그들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선언은 이란이 미국과의 간접 접촉은 인정하면서도 합의와 관련한 사안에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고 그 선물이 오늘 도착했다”면서 “그 선물은 석유 및 가스와 관련한 것이며 엄청난 금액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이 의미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석유 및 가스가 언급된 점을 보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관련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트럼프의 주장, 어디까지 사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큰 ‘선물’을 줬다며 협상에 대한 전 세계의 기대를 부채질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란 측 협상 실체가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 카운터파트와 관련해 “우리는 그들의 지도부를 모두 죽였다”며 “이제 우리는 (이란에서) 새로운 집단을 갖게 됐고, 우리는 한 집단의 사람들과 상대하고 있으며 그들은 곧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상대가 이란 정부나 지도부인지, 아니면 모종의 다른 세력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더불어 이란이 미국 측에 제시한 요구 사항과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선언에 담긴 ‘이란 정권 교체’가 상충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3일 이스라엘 매체 채널12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이번 전쟁으로 인한 피해의 전액 보상, 모든 경제 제재 해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적 안전 보장과 더불어 미국의 이란 내정 간섭 방지를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이란 정권 교체 성공’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란이 요구하는 배상금의 경우 미국 입장에서는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셈이어서 트럼프 대통령도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란이 핵을 포기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미국에 내어주면서 정권 교체까지 포기했다는 징후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여전히 미사일 쏘는 이란, 전쟁 부추기는 중동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임박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도 이스라엘과 이란의 미사일 공습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23일에도 이스라엘에 6차례 미사일 공격을 벌였다. 4번째 미사일 공격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중단 메시지가 나온 이후 수 시간이 지난 이후에 이뤄졌다. 이스라엘 공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를 발표한 직후에 이란 테헤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번 전쟁이 3, 4주 더 지속되길 바라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걸프국도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전쟁이 이어지길 원하고 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이번 작전이 중동을 재편할 역사적 기회라고 주장하며 전쟁을 지속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이란의 강경파 정권을 붕괴시키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란이 걸프 지역에 장기적인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는 현 정부를 제거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의 지상 작전도 적극 옹호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전쟁을 시작한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을 받은 이란, 이란의 보복을 받은 여러 중동 국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사정권에 든 유럽 등이 저마다 각기 다른 셈법으로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 카타르 “한국 등 LNG 장기 공급계약 불가항력”

    카타르 “한국 등 LNG 장기 공급계약 불가항력”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가 24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과의 장기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간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절벽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발표는 중동전쟁이 시작하고 최근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카타르 LNG 생산 시설이 심각하게 파손됨에 따라 정상적인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졌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9일 사드 알카비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중국·이탈리아·벨기에로 향하는 LNG 장기 계약에 대해 최장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타르는 미국, 호주와 함께 글로벌 3대 LNG 생산국이다. 중동전쟁과 함께 주요 LNG 시설이 피격을 받아 수출용량의 17%가 손상됐으며 이를 복구하려면 3~5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카타르산 LNG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로, 연간 약 900만~1000만t을 들여오고 있다. 이 가운데 장기계약 물량은 연간 610만톤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호주 등으로 LNG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카타르 의존도를 20% 미만으로 낮췄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부족분을 현물시장에서 채우게 될 경우 산업계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가스요금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폭격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의 에너지 시설을 보복 공습한 바 있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월(122.56)보다 0.6% 높은 123.25(2020년=100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본격화한 3월에는 생산자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 배터리 오래가요? ‘전성비’ 전성시대

    배터리 오래가요? ‘전성비’ 전성시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가전제품부터 휴대전화, 로봇,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정보기술(IT) 업계가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 상품 출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고연산 AI 확산에 따른 전력 공급 부족에 대한 대응은 물론,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고 에너지 효율로 온실가스 배출도 함께 줄이겠다는 취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저전력 고효율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데는 전력비용과 전력망 부담 급증, 전력 감축 기술의 성숙, PC·휴대전화·로봇 등 AI의 상용화 등이 배경에 깔려 있다. 즉, 배터리·발열·지연시간 문제가 소비자 체감 이슈가 됐다는 의미다. 저전력 혁신은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반도체 경쟁에서 가장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첫 양산 출하했다고 밝히며, 코어 다이에 저전력 설계를 적용해 전작 대비 에너지 효율을 40%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AI 연산에서 발열과 전력 효율은 곧 성능과 직결된다. 모바일과 서버에 쓰이는 저전력 D램인 LPDDR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16Gb LPDDR6 개발 인증을 완료했다며, 데이터 처리 속도는 33.00% 향상됐지만 전력 소모는 전작 대비 20% 이상 줄였다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 16일 연례 개발자 회의(GTC 2026)에서 새 CPU ‘베라’와 이를 256개 탑재한 CPU 랙을 선보였는데, 에너지 효율을 2배 높인 것이 특징이었다. AI가 단순 학습과 추론을 넘어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로 확장되면서 저전력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피지컬 AI는 복잡한 현실을 정밀하게 모사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성능과 저전력 반도체 수요를 동시에 확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율주행차 한 대가 영상 수집 등을 통해 하루에 생성하는 데이터는 약 32TB로, 개인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 데이터(약 1.20GB)의 2만 6000배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로봇 분야의 전력 효율 경쟁은 배터리 기술로 확장되고 있다. 로봇에 탑재되려면 작고 가벼우면서도 효율이 높은 배터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메탈 등 차세대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SDI는 2027년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IT 업계의 이런 트렌드는 소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AI 기능 사용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된다고 체감한다”며 “앞으로는 저전력 설계와 배터리 효율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비가 탄소 배출과 직결되는 만큼, 전력 절감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화면 변화에 따라 새로고침 빈도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옥사이드 1Hz’ 기술을 적용한 노트북용 LCD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 이를 적용하면 배터리 사용 시간을 기존 대비 48.00% 이상 늘릴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 17e’는 보급형 모델이지만 최신 칩셋 A19를 탑재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셀룰러 모뎀 C1X를 적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전작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높이고 전력 효율도 개선했다. 애플은 배터리 성능이 ‘아이폰 16 프로’ 대비 최대 30.0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 [사설] 중동發 비상대응체제… 위기 돌파 총력전에 한뜻 동참을

    [사설] 중동發 비상대응체제… 위기 돌파 총력전에 한뜻 동참을

    정부가 범부처 비상대응체제 가동에 들어간 것은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 석유사업법 제정 이후 처음 빼든 석유 최고가격제마저 2차 고시에서는 대폭적인 상향이 불가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제 에너지 기구들도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면서 세계경제에 미칠 충격을 경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송과 난방이 아니더라도 석유화학 제품을 쓰지 않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전쟁의 추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재정경제부는 비상대책으로 최고가격제 조정과 유류세 인하, 공급망 대응 등 최대한의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석유 최고가격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유류세를 내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대응 계획에는 강도 높은 석유류 절감 및 에너지 절약 조치가 들어 있다. 공공기관에 자동차 5부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민간에도 의무 시행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민간 확대에 앞서 5부제를 공공주차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국민에게도 비상대응체제가 남의 일일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주도해야 마땅한 정유업계가 기름값 담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 대통령도 “국민 고통을 악용한 부당한 돈벌이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경제주체가 하나가 되어도 국가적 위기를 떨치기란 쉽지 않다. 정부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부당이득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일탈이 있었다면 뼈를 깎는 반성을 거쳐 위기 극복의 리더로 역할을 하기 바란다. 중동전쟁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말 바꾸기는 불확실성을 심화시켜 세계경제를 깊은 골짜기로 몰아넣고 있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는 과거 오일쇼크와 러우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친 수준”이라고 했다. 중동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상정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오일쇼크도, 외환위기도, 금융위기도 모두 국민의 단합으로 이겨낸 대한민국이다.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동참한다면 지금의 위기도 돌파하지 못할 것이 없다.
  • 최원혁 “세계 최고 해운·물류 기업 도약”

    최원혁 “세계 최고 해운·물류 기업 도약”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고 새로운 비전과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최원혁 HMM 대표와 임직원 100여명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한 이날 기념식에서 ‘무브 비욘드 마리타임’(Move Beyond Maritime)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HMM은 비전에 대해 “해운을 넘어 더 큰 가치, 더 나은 미래를 움직인다는 뜻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해운·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50년 역사를 동력으로 100년 영속 기업을 향해 또 다른 항해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으로 글로벌 탑티어 선사를 향해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1976년 문을 연 HMM은 1994년 국내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취항한 바 있다.
  • 봄, 죽음을 사색하기 좋은 계절…영생 아닌 순환의 섭리 속으로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봄, 죽음을 사색하기 좋은 계절…영생 아닌 순환의 섭리 속으로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영원히 죽거나 살아있는 것은 없어생과 사 아닌 ‘따스함’만 영원할 뿐오늘날 우리의 마법은 ‘과학 기술’인간이라는 종의 이기심 담겨 있어거대한 순환, 정복 대신 ‘수용’해야“지나치게 오랫동안 변하지 않아 온 것은 스스로를 파괴합니다. 숲은 죽고 또 죽음으로써 살아 있기에 영원하지요.”(어슐러 르 귄, ‘어스시 연대기’ 중 ‘아즈버’) 길었던 죽음도 종말을 맞는다. 봄은 그런 것이다. 죽어있던 것들이 깨어난다. 마치 누군가의 부름을 받은 것처럼. 생명은 경이로운 현상이다. 세계를 죽어있는 채로 놔두지 않는다. 폐허 가운데서 기어이 풀 한 포기를 틔워낸다. 도시를 빈틈없이 꽉 채우는 게 문명의 속성이라지만, 거기서도 물끄러미 피어난 풀과 꽃을 보라. 그렇게 순진하게 제 자리를 주장하는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도리가 있는가. 그 풀과 꽃을 보며 죽음과 살아있음에 관한 생각에 잠긴다. 무엇도 영원히 살아있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무엇도 영원히 죽어있지 않다. 정교하고도 거대한 순환. 솜씨 좋은 기계공의 작품일까. 여기서 그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우리의 몫이 아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힘, 바로 따스함. 그것만이 영원하다는 것. 이걸 알아채야 한다. 이렇게 봄은 죽음을 생각하기 좋은 계절로 변모한다. 무엇이 죽었나. 무엇이 죽었기에 이토록 찬란한 생명이 나의 눈앞에 펼쳐지는가. ‘세계 3대 판타지 소설가’라는 상찬이 어색하지 않은 거장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 연대기’를 오랜만에 다시 펼친다. 마법을 잃어버린 시대에 마법사의 이야기를 읽는다. 무슨 의미일까. 다만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마법을 잃어버린 건, 우리의 이성이 마법을 허무맹랑한 것으로 치부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도 눈부시게 발달한 과학기술이 기적에 가까웠던 마법을 가능한 것으로 바꿔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에게는 기적도 마법도 없다. 르 귄이 소설로 펼치고 있는 마법과 환상은 이제 새롭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뼈저리게 새겨야 할 메시지는 따로 있다. 순환과 균형의 회복, 이것이 마법사의 책무라는 깊은 통찰이다. 종교의 본질이 개인의 복을 구하는 게 아니듯 마법 역시 마법사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한 게 아니다. 인간 때문에 어지러워진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일. 세계를 세계 그 자체로 두는 일. 거대한 순환과 균형을 ‘정복’하지 않고 그저 ‘수용’하는 태도. “나는 내가 죽을 때 다른 필멸의 존재들처럼 세상의 더 위대한 존재에 다시 합쳐지리라고 믿어요. 풀이나 나무나 짐승들처럼.” 긴 연대기의 끝에서 여주인공 테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과연 가능한 경지인가. “개나리/ 진달래/ 활짝 핀 날은 해마다/ 흐리고/ 바람불거나/ 비 나린다/ 꽃은 떨어져 짓밟히고/ 향기는 젖어 독가스처럼 퍼진다/ 날이 개면/ 봄은 이미 가 버리고/ 농약 뿌린 가지마다/ 똑같은 열매가 달린다/ 젊음을 놓치고/ 짓밟힌 꽃과 떨어진 열매는/ 썩어서 오히려/ 거름이 된다고 하자/ 가을에 익은 탐스런 열매는/ 그러나 누가 따먹느냐”(김광규, ‘꽃과 열매’ 전문) 생(生)이 약동하는 봄을 우리의 마음은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기어이 어깃장을 놓는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주는 기쁨을 그저 누려도 좋으련만. 흐리다고, 바람이 분다고, 비가 내린다고 아쉬워한다. 그런 마음은 꽃을 짓이기고 그것의 향기를 ‘독가스’로 치환한다. 꽃이 사라진 곳에서 우리는 ‘똑같은 열매’가 자라나길 욕망한다. 모든 열매가 모양이 비슷하게 예뻤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당도도 균일했으면 좋을 것이다. ‘농약’은 그걸 가능케 하는 오늘날의 마법이다. 농약 덕분에 우리는 똑같은 열매를 똑같은 당도로 먹을 수 있다. 요즘에는 손가락 몇 번 까딱이면 집 앞까지 배달해 주니, 이것이 마법이 아니라고 말할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게 과연 마법사가 할 일인지는 다시 생각할 문제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기꺼이 썩어서 거름이 된다. 인간은 어떤가. 죽을 준비가 돼 있는가. 죽음을 품고 더 큰 존재로 포섭될 수 있는가. 아니 그전에, 과연 풀과 나무와 짐승이 우리보다 더 ‘위대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가. “극우 세력은 국가, 종교, 인종 같은 이데올로기의 깃발 아래 모여들지만, 그 깃발을 세우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로 가동되는 자본주의 경제의 지지대가 필요하다. 유럽 극우 정당의 부상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패권 전쟁의 배후에도, 자본주의 경제와 극우 이데올로기의 위험한 밀월 관계가 숨겨져 있다.”(박지형, ‘왜 극우는 기후위기를 부정하는가’) 김광규 시에서의 ‘농약’을 오늘날 우리가 의존하는 ‘화석연료’로 비약해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거기에는 매한가지로 인간이라는 종의 이기심이 담겨있다. 생태학자 박지형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부상하는 극우 정치가 왜 기후위기라는 엄연한 사실을 외면하는지 그 구조를 폭로한다. 그들은 기후위기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 그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낸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달콤한 미래’를 포기하고 철회하는 일이라서다. 그리고 나아가 욕망만으로는 세계가 더는 작동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서다. 결국 우리는 모두 존엄하고 조용한 죽음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가, 인간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활력이 넘치는 얼굴로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는 정치인의 얼굴을 본다. 끊임없이 죽음을 유예하는 우리가 과연 담담히 순환의 섭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영생을 탐한 자의 말로는 비참하다. 우리 문명의 끝은 어떨까.
  • 갑자기 유화모드 ‘타코’ 트럼프… 출구전략인가 연막작전인가

    갑자기 유화모드 ‘타코’ 트럼프… 출구전략인가 연막작전인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최후통첩’이 주말 사이 “이란과 해협을 공동 관리할 수 있다”는 유화책으로 급선회했다. 또 한 번의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 행보라는 말이 나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적인 태도 변화는 안팎의 상황을 고려한 출구전략일 수 있다. 미국 내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11월 중간선거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번 전쟁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할 시점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4주 차에 접어든 전쟁이 전 세계에 ‘오일 쇼크’ 수준의 충격을 주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도 마냥 강경 일변도를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열흘 안에 끊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이번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절벽 위기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또 이란의 군사·민간 인프라가 상당 부분 파괴된 만큼 트럼프로서는 이란 핵 능력을 완전히 제압하는 선에서 상황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전쟁 목표치를 낮췄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이란과의 핵협상을 진행하던 와중에 예고 없이 시작됐던 것처럼 미국이 언제든 다시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미 이번 전쟁에 대해 수없이 말을 바꾸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신뢰도는 크게 하락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현재 상황을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추가 병력의 중동 집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벌기 위해 대화 카드를 꺼내 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NYT는 “미 해군·해병대 추가 병력이 이란으로 향하는 가운데 미군이 18시간 안에 세계 어느 전장에도 도착할 수 있는 약 3000명의 정예 공수부대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겉으로는 대화를 얘기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지상전 카드’를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 오늘부터 공공 車5부제… 4회 위반 땐 ‘징계’

    오늘부터 공공 車5부제… 4회 위반 땐 ‘징계’

    전기·수소차 등을 제외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25일 0시부로 의무화됐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며 정부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키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일단 민간은 자율 참여가 원칙이지만 향후 원유 수급 위기가 격상되면 강제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고령층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 시간 제한 등도 검토 중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공공부문 5부제를 즉시 시행하고 재택근무 등 추가 수요 절감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 산하 공공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국공립대, 국립병원, 시도교육청 등이 대상이다. 위반 시 최초 경고, 4회 이상 적발 시 징계하기로 했다. 민간은 우선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원유 수급 위기가 ‘경계’ 단계로 높아지면 의무화로 전환된다. 대중교통 수요도 분산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에는 출퇴근 시간 조정을 독려하고 고령층의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제한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기후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12가지 국민 행동 요령도 발표했다. 전기차와 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와 청소기는 주말에 사용 등이 포함됐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에너지 수급 대책이 중점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유사의 기름값 담합 의혹에 대한 일벌백계를 언급하면서도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협조도 절실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차량 5부제와 관련해 “(민간 의무화 전의) 중간 단계쯤으로 공영주차장에서 살짝 제약하는 것도 한번 검토해 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중교통 이용 권장 방침과 관련해선 “(고령층의)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 시간에 한두 시간만 제한하는 (것은 어떠냐)”라고 의견을 물었다. 그러면서도 “다만 노인이라도 출퇴근하는 분도 계셔서 구분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냥 놀러 가는 사람은 제한하는 것도 한번 연구해보시라”고 지시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야권 일각의 노인 폄하 주장에 대해 “노인 복지를 줄이자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3곳을 거론하며 “지금 상황이 어떨지 모르니 그것은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보겠느냐)”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기료에 큰 영향을 주는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 중인 원전을 추가 가동, 원전 이용률을 현재 73%에서 8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빠른 편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전쟁 추경’은 직접 지원을 늘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는 27일 유가 최고가격제 2차 조정을 앞두고 유류세 인하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유류세를 깎아주면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금으로 주는 것보다는 지역화폐로 취급해서 그걸로 동네 골목 상권에서 전통시장에서 영세 소상인들한테 돈을 쓰면 돈이 빨리 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이번 주 중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 “미국이 한국의 원조받아, 의지할 수밖에 없다”…파격적인 평가 배경은? [핫이슈]

    “미국이 한국의 원조받아, 의지할 수밖에 없다”…파격적인 평가 배경은? [핫이슈]

    미국 CBS 방송의 간판 시사 교양 프로그램 진행자가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집중 조명하며 미국의 쇠락한 조선 산업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털어놓았다. ‘60분’(60 Minutes)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베테랑 언론인인 레슬리 스탈은 한화오션이 지난해 1억 달러(약 1500억원)에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관계자들을 만났다. 데이비드 김 한화필리조선소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필라델피아에서는 연간 1척에서 1척 반 정도를 인도하는 반면, 한국에 있는 우리 조선소(거제사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주당 1척을 인도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이곳에서 연간 최대 20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스탈과 함께 현장을 직접 시찰한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대표는 “배를 더 많이 건조하면 선박당 건조 비용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 정부에 한국에서 하는 것과 같이 필라델피아에서도 잠수함을 건조하겠다고 제안했다”며 “미국의 잠수함 프로그램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상황에서 우리가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쿨터 대표는 미국이 천연가스(LNG) 최대 생산국이면서도 직접 건조한 선박은 한 척도 없다는 것이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지적도 내놓았다.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천연가스를 생산하면서도 직접 건조한 선박이 없기 때문에 외국 선박을 이용해 30여국에 LNG를 수출한다”면서 “이런 상황 때문에 미국 내 다른 지역에는 LNG를 보내지 못하는 터무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리조선소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한 스탈은 “한국의 대통령은 미국의 조선 산업을 살리기 위해 1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제안했고 필라델피아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약속했다”면서 “이건 마치 미국에 대한 원조나 다름없다. 미국은 한때 한국에 군함을 파견했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한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하려면 한국 인력 필수”이번 방송에서는 지난해 9월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억류됐던 사태도 언급됐다. 이와 관련해 쿨터 대표는 “우리 팀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확약을 받았다”면서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한국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단순히 미국이 한국에서 배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은 국가 안보상 필수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 무역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 정부는 한‧미 조선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국의 숙련된 조선 인력이 미국 현지에서 기술을 교육‧전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앞서 지난 18일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서울에서 필리조선소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릭 사이거 경제개발부 장관을 만나 한‧미 간 조선 협력 등 양국 간 산업 협력 및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한화오션 측은 부지 확장, 자동화 설비 확충 등을 통해 현재 연간 1.5척 수준의 생산 역량을 연간 10척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3월 반도체 수출 164% 급증… 삼성·SK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반도체 핵심 부품 수급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533억 달러(약 71조 1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4% 증가했다. 이중 반도체 수출액은 187억 달러(약 25조원)로 163.9% 급증하며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35.0%를 차지했다. 반도체의 고공행진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공세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출하 확대와 범용 메모리 가격의 상승세가 맞물린 결과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6조 4489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 6853억원) 대비 445.2%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16.0% 급증한 30조 9522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측된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이익률이 높은 고성능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었고,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실적 전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수급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과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전쟁 등 대외 변수와 무관하게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하며 “경쟁사가 먼저 AI 패권을 장악할 경우 시장에서 영구히 도태될 수 있다는 공포가 경기 사이클이나 지정학적 위기보다 더 강력하게 지출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고객사의 수요 충족률이 6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197조원과 16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격화된 중동발 공급망 불안은 변수로 꼽힌다. 이란의 카타르 가스 시설 공습으로 반도체 필수 소재인 헬륨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군수 수요가 겹친 텅스텐 가격도 한 달 새 24% 폭등하며 원가를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공급 제한이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를 고갈시킬 만큼 장기화된다면 수익 변동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는 핵심 소재의 경우 수개월 치 재고를 이미 확보한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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