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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스안전관리 종합대책 추진으로 사고예방에 만전

    가스안전관리 종합대책 추진으로 사고예방에 만전

    지난 12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도시가스 누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폭발사고로 빌딩 2동이 무너지며, 8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스안전관리 실태와 가스안전관리 대책을 긴급 진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가스사고 인명피해율(백만가구당 인명피해자 수)은 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일본(5.5명)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577건에 달하던 가스사고는 가스소비량이 4배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1건으로 1/5 수준으로 줄었고, 인명피해도 1995년 711명(사망 143명, 부상 568명)에서 지난해 161명(사망 17명, 부상 144명)으로 크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그간 가스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와 가스안전공사의 각종 가스안전관리 대책 추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가스의 경우, 이번 맨해튼 사고와 같은 대형참사가 국내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가스사용 역사가 100년이 넘어, 공급배관의 재질이 상수도를 공급하는 것과 유사한 주철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나, 국내의 경우 가스배관 재질은 △내식성과 내진성능을 가진 폴리에틸렌배관이 대부분이며, 더 나아가 △도시가스배관 손상사고 예방을 위한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 운영 △가스누출시 자동으로 감지하여 가스를 차단하는 자동차단장치 및 지진감지장치 등 안전장치 보급 및 △연2회 도시가스사의 안전점검 실시 등을 비롯한 체계적인 안전관리제도가 정착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 낡은 가스배관 사용으로 맨해튼에서만 가스누출신고가 6년간 10만 5천건에 달하나, 우리나라는 10년간 누출신고건수가 343건에 불과하며, 실제 사고발생 건수 역시 전년기준 연간 20건에 그치는 등 안전점검과 관리체계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고발생 위험이 높은 LP가스시설의 경우도 △불량 LP가스용기 유통 근절대책을 비롯, △퓨즈콕 보급사업 △서민층 가스시설 무료 개선사업 △타이머콕 보급사업 등 안전장치의 개발 보급을 적극 추진하였고, △가스레인지 과열방지장치 설치 및 LPG용기밸브 오조작이나 고의사고예방을 위한 차단기능형밸브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함으로써 취급부주의등 인적 오류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아울러, 법정검사 대상 시설이 아닌, 재래시장등 영세소규모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이․미용업소, 건강원, 사무실 등 소규모 시설에 대해서도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검사대상 확대 추진 △취약시설에 대한 특별점검 실시 △안전점검의 날을 통한 공급자와 합동점검 실시 △안전공급계약제를 통한 공급자의 사용자시설 점검 강화 등 안전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 노력해 왔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앞으로도 가스사고로부터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안전관리 활동은 물론, 근원적이고, 선제적인 가스사고 예방활동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에 앞장 설 계획이다. 한편,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가스안전공사의 가스안전관리활동이 약 3조원(2011년 기준)의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국가와 국민의 안전확보는 물론 가스제품생산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 해외수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가스안전공사 전대천 사장은 “빈틈없는 가스안전관리와 사고예방 활동으로 국민들의 안전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용어 클릭] 퓨즈콕 : 비정상적으로 가스가 샐 때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하는 안전장치 가스시설 무료개선사업 : 고무호스로 설치된 시설을 금속 가스배관으로 무료교체 타이머콕 : 일정시간 경과후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하는 안전장치
  • 하이벨‘믹센포트’, 믹서기가 전기포트가 하나로

    하이벨‘믹센포트’, 믹서기가 전기포트가 하나로

    ‘나홀로족’이 늘어나면서 미니가전이 대세다.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까지 갖춘 미니가전이 인기를 끌면서 벽걸이 미니 세탁기부터 미니 가스레인지까지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방 또한 미니 가전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작아진 커피머신과 쿠킹 플레이트까지 기능은 기본이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는 장점을 가진 가전들로 생활의 편리함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믹서기와 전기포트를 하나로 합친 아이디어 제품 ‘믹센포트’가 주부들뿐만 아니라 젊은 계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믹서기 전문기업인 믹센포트의 가장 큰 특징인 하나의 기기로 건강주스와 식사대용 음식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바쁜 일상 속에 식사를 거르지 않으려는 싱글족이나 자취생, 환자식이나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는 주부, 맞벌이 부부들에게 적합하다. 특히 간단하면서 빠르게 식사준비가 가능하다.. 영양죽이나 이유식의 경우 15분~30분만에 빠르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트를 이용한 조리와 믹싱을 한번에 할 수 있어 조리에 다른 그릇이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다. 최근 다이어트나 변비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해독쥬스’의 경우 토마토,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를 포트에 물과 함께 넣어 먼저 삶아준 후, 사과와 바나나를 추가해 믹서 모드로 갈아주기만 하면 완성된다. 죽도 만들 수 있다. 죽의 재료를 넣고 믹서로 간 다음, 포트에 넣어 끓여주면 된다. 이 외에 고구마나 계란 삶기, 라면, 간단한 국수 또는 찌개 요리도 가능하다. 단, 이 때에는 재료가 다 익기도 전에 전원이 꺼질 수 있으므로 포트 덮개를 열어 놓은 상태로 저어주면서 조리해야 한다. 크기 또한 작고 귀엽고 컴팩트한 디자인으로 좁은 주방, 원룸이나 고시텔 등 비좁은 공간에서도 잘 어울리며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믹센포트에 대한 자세한 제품 사항은 ㈜하이벨 홈페이지(www.hibell.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물건만 빌리던 렌털은 옛날 얘기 이젠 서비스까지 빌려드립니다

    물건만 빌리던 렌털은 옛날 얘기 이젠 서비스까지 빌려드립니다

    제품값을 2~3년 동안 나눠 내고 완납하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렌털사업이 불황을 맞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월 1만~3만원만 내면 알아서 관리해 주는 저가형 생활용품 렌털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9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국내 렌털시장(렌터카 제외)은 2006년 3조원에서 2012년 10조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올해는 12조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렌털 대상 품목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기존에는 정수기, 피아노, 가전 등 초기 구입 비용이 부담스러운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주방 후드, 걸레, 매트리스처럼 생활과 밀접한 제품에 관리서비스를 더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렌털업계는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가정은 증가하는 반면 미세먼지나 집 진드기와 같은 유해환경에서 건강을 지키려는 욕구는 커지고 있어, 이런 수요에 맞춘 렌털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렌털업체 관계자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어나면서 주부 대신 집안을 돌봐주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할부 구매 방식으로 단순히 기기를 빌려주는 방식이 1세대 렌털이었다면, 전문가가 주기적으로 청소 및 관리를 해 주는 2세대 렌털로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츠는 주방 가스레인지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나 요리할 때 나오는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후드를 대여하고 8단계로 관리해 주는 ‘하츠의 숲’을 출시했다. 2012년 9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만여 가구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기름때가 잘 끼는 주방 후드는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필터도 갈아 줘야 하지만 일반 주부가 손대기 어렵고 번거로워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하츠는 후드 전문가인 ‘하츠맨’을 4개월마다 보내 필터망을 바꾸고 후드 안팎을 청소하고 주방 전체에 피톤치드 향균코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1년에 한 번 후드 내부 장치인 팬모터 케이싱과 소음방지를 위한 흡음제를 교체해 준다. 풀무원더스킨은 미세먼지를 제거해 주는 가정용 청소도구 ‘홀씨’를 대여해 주고 있다. 특수 패턴으로 제조돼 미세먼지까지 닦아 주는 걸레와 바닥매트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청소방법을 쓰고 걸레에 향균, 곰팡이 억제제가 첨가돼 있는 게 특징이다. 청소 전문가인 ‘하티’가 한 달에 한 번 집을 방문해 걸레를 새 것으로 교체해 준다. 서비스 가격은 한달에 8500~1만 5000원선이다. 코웨이는 세탁이 어려운 침대 매트리스를 대여하고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2011년 11월 시작했다. 이 매트리스는 침대 상부를 분리할 수 있어 더러워지면 교체가 가능하고 수시로 여닫아 내부를 관리할 수 있다. ‘홈케어닥터’라고 하는 관리사가 4개월에 한 번 방문해 침대를 청소하고 살균 작업 등 7단계의 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가격은 월 1만 8900~3만 9900원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2012년 3월부터 타사 매트리스까지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지난해 말 현재 약 14만 가구가 매트리스 관리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스코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살균 전문 기기를 빌려주는 VBC 렌털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관리해 주는 공간향균기 ‘에어제닉’과 손의 세균과 바이러스를 99% 이상 제거해 주는 자동손세정기 ‘핸드제닉’, 자동손소독기 ‘새니제닉’ 등 살균기를 대여해 준다. 세스코 서비스 컨설턴트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청소하기 힘든 천장, 벽면 등을 포함해 집안 공간을 살균 코팅해 주고, 손잡이나 수도꼭지 등 신체접촉이 잦은 곳에 천연살균제를 분무하는 살균서비스를 제공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장기 불황으로 빌려쓰는 공유경제의 경향이 확산되면서 렌털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면서 “소비자들이 더 편리한 관리서비스, 저렴한 렌털 비용 등을 선호할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춘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신영 수상턱, 김치냉장고+백화점 상품권+피자 50판 ‘통 큰 선물’

    김신영 수상턱, 김치냉장고+백화점 상품권+피자 50판 ‘통 큰 선물’

    김신영 수상턱 김신영이 ‘정오의 희망곡’ 청취자들에게 시원하게 수상턱을 쏜다. 6일 MBC는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를 진행 중인 김신영이, 지난 ‘2013 MBC 방송연예대상’ 에서 라디오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기념으로 시청자들에게 수상턱을 쏜다” 고 밝혔다. 김신영이 진행하는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에서는 6일부터 10일까지를 ‘김신영이 복이 돼지’ 주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동안 김치냉장고와 백화점 상품권, 그릴 가스레인지, 가구교환권, 피자 50판 등을 선물할 계획이다. 또한 매회 생방송에서 진행되는 행운권 추첨은 아이유, 클라라 등 인기 스타들이 함께한다. 한편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는 매일 낮 12시에 방송된다. 사진 = MBC (김신영 수상턱)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KBS1 밤 10시 50분) 필리핀에서 타클로반 다음으로 피해가 크다는 일로일로. 개그맨 이재훈은 일로일로에 도착한 후 차로 4시간을 더 이동해 일로일로 지역의 칼레스로 향한다. 그런데 폭우 때문에 비행기도 뜨기 어렵던 타클로반과는 달리, 일로일로에서는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에 이재훈은 당황하고 만다. ■수목 드라마 예쁜남자(KBS2 밤 10시) 묘미의 충격적인 영화제 수상 소감으로 인해 전국이 ‘고백’ 열풍으로 뜨거운 가운데 인중은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된다. 이후 마테는 인중의 덫에서 빠져나와 가벼운 마음으로 묘미를 만나던 중 그녀에게서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한편 보통과 다비드는 예상치 못한 사고 덕분에 교외에서 단둘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MBC 밤 11시 15분) ‘집착남들의 수다’ 특집에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집착남녀’들이 출연해 토크혈전을 벌인다. 영화감독 장진과 배우 박건형, ‘국민 욕동생’ 김슬기와 지난 방송에서 낙법 등 몸 개인기로 화제를 모았던 가수 김연우가 함께 출연해 독특한 조화를 선보인다. 한편 출연자들과 일면식이 없는 김연우는 뜬금없는 연기와 개인기를 선보인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땅이 갈라지고 흔들리는 무시무시한 자연재해 지진. 다른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줄 알았던 지진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다. 과연 지진이 발생하는 이유와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한편 보통 불 하면 붉은색을 떠올리는데 왜 가스레인지 불꽃은 푸른색인 걸까. 불꽃의 색깔에 대해서도 탐구해 본다. ■세계의 눈(EBS 밤 11시 15분) 공기가 없으면 잠시도 생존할 수 없는 인간. 보이지 않는 세상은 공기 중에도 숨어 있다. 호흡을 하며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에는 먼지도 굉장히 많다. 놀라운 사실은 이 먼지 중 일부가 우주에서 날아왔다는 점이다. 이렇게 죽어가는 별, 소행성, 혜성에서 날아온 우주먼지들은 우주와 태양계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리얼 대탐험(OBS 밤 9시 50분) 프로그램은 인간을 습격한 맹수의 이야기를 전한다. 자연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악어, 송골매, 군대개미 등의 괴력에 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여정이다. 300㎏이 넘는 몸집으로 인간을 습격하는 곰들의 실체와 무자비한 공격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충격적인 증언을 들어보고, 인간에게 얼마만큼 치명적이며 위협적인가를 살펴본다.
  • 동갑내기 남녀, 번개탄 피워놓고 동반자살

    50대 동갑내기 남녀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오후 10시 45분쯤 광주 동구의 한 주택에서 58세 동갑내기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숨진 주택에서는 가스레인지 위에 타다가 남은 번개탄이 함께 발견됐다. 두 사람은 동갑내기로 평소 한마을에서 친하게 지낸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함께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주변인을 상대로 자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0대 여성에 성관계 거절당하자 홧김에 불지른 20대男

    50대 여성에 성관계 거절당하자 홧김에 불지른 20대男

    50대 여성에게 성관계를 거절당하자 홧김에 식당에 가스폭발 사고를 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9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이모(27)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1시 45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식당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옷가지 등을 올려놓고 불을 붙여 폭발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방화로 폭발사고가 발생해 식당 유리창이 깨지고 주차된 차량이 피해를 보는 등 747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조사결과 이씨는 식당에 종업원으로 취업한 첫날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50대 여종업원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홧김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불을 지른 이씨는 식당 계산대에서 현금 3만원과 차 열쇠 3개 등 23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가 추적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시 신입·신혼공무원 보금자리 첫삽

    세종시 신입·신혼공무원 보금자리 첫삽

    정부세종청사로 발령을 받아 가족들과 떨어져 마땅히 살 곳이 없는 신입, 신혼부부 공무원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마련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015년 5월까지 세종특별자치시 1-4 생활권 도담동에 350가구 규모의 ‘세종시 공무원 통합관사’(다산마을)를 짓기로 하고 5일 기공식을 했다. 다산마을은 대지 면적 1만 5569㎡의 국유지에 건물 연면적 2만 3754㎡, 지상 15층, 지하 1층 규모의 4개 동으로 지어진다. 신입 공무원을 위한 독신자형 300가구는 냉장고와 일체형 가스레인지를 기본적으로 설치한 원룸이며 신혼부부형 50가구는 방에 거실이 딸린 1.5룸 구조다. 전용면적은 독신자형의 경우 286가구는 21㎡(6.35평), 14가구는 23㎡(6.95평)이고 신혼부부형은 34㎡(10평)다. 단지 내에 어린이집, 체력단련실, 편의점 등의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기재부는 내년 하반기에 입주자 모집 요강을 발표하고 신입, 신혼부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입주자 추첨을 할 계획이다. 월세이며 보증금은 없다. 이번 사업은 정부와 캠코가 국유재산관리기금으로 국유지를 개발해 임대 및 분양하는 제1호 기금 개발 사업으로 총 46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동작구 ‘금캐는 금요일’

    동작구 ‘금캐는 금요일’

    “동작구에서 9월 한 달간 금요일마다 금()을 캐 보세요.” 동작구가 9월 한 달간 ‘금() 캐는 금요일’을 운영한다. 구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요일 오전 9시 구청 쌈지공원에서 열리는 폐금속자원 모으기 운동을 말한다. 구는 매주 금요일마다 모이는 고장 난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내 희귀금속 등을 모아 금속자원 재활용 시설인 ‘서울시 SR센터’로 보낸다. 폐가전제품과 폐휴대전화에는 금, 은, 동 등의 고가금속이나 팔라듐, 철 등이 다량 함유돼 자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편이다. 서울형 사회적 기업인 SR센터에서 거둔 수익은 서울장학재단에 기부되고 이는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 자녀의 장학금에 지원된다. 이외에도 서울희망플러스통장, 꿈나래 통장 등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구 관계자는 “금 캐는 금요일 운영으로 SR센터에 폐금속을 보내게 되면 구청은 저소득층 장학 사업 수혜자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장학금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동작구 내 저소득층 청소년 13명이 서울장학재단의 장학금을 받았다. 폐금속 자원 대상은 선풍기, 전화기, 전기밥솥, 컴퓨터, 가습기, 가스레인지, 오디오 세트 등 소형 가전제품 31종이다. 단, TV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생활폐기물은 수거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충실 구청장은 “직원들이 함께 벌이는 ‘금 캐는 금요일’은 자원을 아끼고 그 수익금으로 저소득 이웃을 돕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은, 견디자면 한없이 길고, 만끽하자면 너무나 짧은 계절이다. 아드레날린 펑펑 샘솟는 여름 레포츠! 그러나 하드코어는 좀 곤란하다면 가볍게 팅!핑!킹! 여름날 웃음 팡팡 튀는 산하로 가자.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봉화군청 www.bonghwa.go.kr, 영주시청 yeongju.go.kr, 모두캠핑 www.modecamping.com ●Rafting 낙동강 상류 이나리 강변 영차, 으싸 물 위의 전력질주 스키 한번 못 타고 겨울을 보낸 섭섭함을 기억한다면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래프트에 몸을 싣는 일이다. 래프팅의 계절은 여름보다 짧기 때문이다. 인제 내린천도 가봤고, 정선 동강도 가봤고, 한탄강도 가봤지만 낙동강은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초행자들을 놀래키려는 듯 낙동강 발원지에서 가까운 봉화 이나리 강변은 거친 물살을 쏟아내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장마비가 한몫 단단히 했다. 장마 때는 도로에서 불과 1m 아래까지 차오를 정도로 수위가 높아지는데 래프팅의 스릴은 이 수위와 정비례한다. 보통 래프팅은 6~9월까지 석 달간 허락되어 있지만 첫물과 끝물은 마니아들이 움직이는 시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7~8월 두 달간이 무난하다. 35번 국도를 타고 상류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십여 개의 보트가 차창 밖으로 스쳐갔다. 봉화 래프팅은 봉화나루터에서 시작하여 길게는 청량교까지 코스가 이어진다. 상류에서부터 순서대로 관창교, 오마교, 관창1교, 청량교 등의 다리 부근에 선착장이 있는데 짧게는 6km, 길게는 10km까지, 여러 코스가 있다. “위험한 곳과 재미있는 곳은 다르다!” 베테랑 가이드의 연륜 어린 충고가 귀에 쏙 박혔다. 스릴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유혹으로 들리겠지만 래프팅의 재미는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량이 많고 거친 물살이 간혹 나타나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노련한 가이드의 안내와 팀워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전이다. 그래서 몸을 푸는 준비 운동과 안전교육은 필수다. 무게가 60kg이 넘는 10~12인승 보트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만 운반도, 운행도 가능하다. “봉화의 래프팅 코스에는 두 가지 고비가 있는데요, 첫 번째 것은 위험하기만 하고 재미있는 곳은 아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좀 위험하지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하얀 포말이 올라오는 지점이 다가올수록 물속에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소용돌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트 바닥에 부착된 발고리에 안전하게 발을 고정하고 구령에 따라 몸을 앞뒤로 숙이기도 하고 힘차게 패들을 저으니 어느새 수면이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미 몸은 흠뻑 젖은 상태. 아드레날린의 세례를 받은 듯하다. 가이드가 경고했던 두 개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이빙 타임! 바닥이 보이질 않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물길을 잘 아는 가이드들이 파악해 둔 다이빙 지점은 수심이 깊어서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자세로 입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그 소리에 놀란 두루미가 멀리서 날아올랐다. 물길 따라 그냥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래프팅은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몇 번 물에 빠지고 나니 (그래서 물을 삼키지 않는다면) 배가 홀쭉해져 있다. 종료 지점이 가까워지면서 몇 팀과 캔 맥주 내기 레이싱을 해서 더 그랬을지도. 단단하게 조였던 구명조끼가 다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 당장 식당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일 때 낙동강레포츠센터의 넓고 깨끗한 샤워장은 참 고마운 존재였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후에 나누는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고, 맛있을 수밖에. 한여름이 꿀맛이다. ▶Rafting Gear 래프트 래프팅은 2차 세계대전 후 남은 군용 고무보트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했다가 레저용으로 확산됐다. 작게는 3~4인용(45kg, 3m60cm)부터 크게는 12인용(64kg, 4m50cm)까지 있으며 PVC나 고무재질로 만들어진다. 고무 래프트 한 척의 가격은 보통 300~400만원 사이다. 구명조끼 수영을 못해도 래프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구명조끼다. 체중 120kg까지 안전하다. 착용요령은 가슴둘레가 꼭 맞도록 몸통의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다리 고정끈까지 확실하게 채워야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벗겨지지 않는다. 안전모 너무 크거나 작은 사이즈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으므로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서 착용해야 한다. ▶travie info 낙동강 래프팅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의 35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중앙래프팅(054-672-0802), 봉화래프팅(054-673-0890), 청량산래프팅(054-674-1999) 등 여러 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소요시간 2~3시간 요금 1인당 2만~3만5,000원(코스별) 봉성 청봉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은 솔잎향이 가득한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하다. 춘향목에서 딴 솔잎이 잡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비결. 숯불 화덕에서 구워 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걸리지만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직접 띄운 메주로 만든 된장찌개도 일품. 돼지 숯불구이 1인분 1만8,000원 문의 054-672-111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amping 연천 조각공원 캠핑장 예술이 있는 풍경 그리고 캠핑 <1박2일>, <아빠, 어디가>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하다. 여행을 귀찮아하시는 어머니의 입에서 ‘캠핑 한번 해보자!’라는 제안이 먼저 나오다니. 부모님의 로망을 풀어 드리긴 해야겠는데 한번 쓰자고 비싼 캠핑장비를 구입하기는 그렇고, 또 막상 텐트생활을 불편해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끝에 나온 답은 캐러밴이었다. 여름의 위세는 당당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고작 10여 미터를 걸었을 뿐인데 말 그대로 뙤약볕 샤워. 이 순간 드는 생각은 아무리 자연 속의 캠핑이라지만 텐트가 아닌 캐러밴을 예약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주방용 에어컨과 침실용 에어컨을 가동하니 차 안 공기는 금세 뽀송뽀송, 시원해졌다.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둘러보니 6인승 캐러밴은 펜션 시설 못지않았다. 전면에는 커플을 위한 큰 침대와 전용 에어컨, 후면에는 2층 침대 2개가 있었다. 중앙부의 주방에는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는 물론이고 식기와 밥솥 등 모든 주방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늦은 점심식사 준비도 뚝딱 이루어졌다. 게다가 평면 TV까지. 또 하나의 집이다. 캐러밴에 딸린 파라솔 테이블 옆으로 대형 그늘막 설치가 끝날 무렵 아버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셨다.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맥주 한 캔. 그렇게 온 가족이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어린시절 부산 외갓집 앞 평상에 할머니, 이모, 삼촌까지, 온 가족이 모여 수박을 깨먹던 추억이 몇십 년의 시차를 뚫고 달려와 있었다. 그때 어린 나 대신, 꼭 그 또래의 조카가 뽀로로 캠핑의자에 앉아 있을 뿐. 열기가 가시고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공원 산책에 나섰다. 좀 전까지 예사로 보았던 물체들에 다가서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멀리서 돌멩이인 줄 알았던 연못가의 검은 물체들은 세심하게 배치된 군화 수십 켤레고 그냥 장대라고 생각했던 쇠철봉 위에 녹슨 철조망이 걸려 있었다. 저 멀리 검은 천막은 미국의 군용막사였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도 매년 6월 민통선예술제를 주최하고 있는 미술관다운 작품들이었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을 달려왔을 뿐인데 분단이라는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대형 작품들은 대부분 석장리 조각공원의 관장인 박시동 화백의 것이고 곳곳에 소품들이 숨은 듯 전시되어 있다. 분단과 평화에 뜻을 둔 작품들도 있지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이 푸른 잔디밭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석장리 조각공원이 캠핑 캐러밴 사이트로 변신한 것은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존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 사이로 모두 17대의 캐러밴이 자리를 잡았다. 예술을 테마로 하는 독특한 오토캠핑장이 생긴 것이다. 캠핑장 운영을 맡고 있는 김규호씨의 부지런함과 싹싹함 뒤에는 아버지 김명환씨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캐러밴 등 특수차량을 생산하는 (주)두성특장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명환씨는 일반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캠핑장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강연도 맡고 있다. 전국에 캠핑장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테마와 개성이 없으면 금방 도태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런 의미에서 연천 조각공원점은 야생 버라이어티 캠핑보다는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캠핑장이다.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꿔 온 정원처럼 아늑하다. 생태보고지역인 최북단 제1땅굴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지난 15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채 재배해 온 야생화와 약초들은 효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 파리가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살충제를 뿌리면 반딧불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 고민이라고. 박시동 관장 내외가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이 뒤편에 있고, 주차장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손수 만들었다는 황토방 3채가 있다. 그중 하나는 효소저장소로 사용 중이다. 9월부터 관장 내외가 지도하는 도자기 체험, 사진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개시할 예정이며 수년 동안 숙성시킨 효소도 구입할 수 있다. 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50명 이하 단체를 위한 여행지로도 제격. 야외부대와 황토방 펜션 등 다른 캠핑장에는 없는 시설도 있다. ▶Camping Gear 캐러밴을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이 캠핑 장비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긴 하지만 한 두가지만 더 준비하면 캠핑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 캠핑 의자 보통 캐러밴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지만 이동이 어렵고 좁기도 하다. 편하게 옮겨 앉을 수 있는 캠핑 의자가 있다면 경치 좋은 자리, 시원한 자리에서 독서를 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작은 테이블과 그늘막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화롯불 지피기 캠프파이어가 없다면 캠핑의 낭만을 절반도 즐기지 못한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숯불 바비큐용 화로를 빌려주기도 하지만 이와 별도로 장작을 구입해서 모닥불을 만들면 밤새 불가에 모여서 도란도란 즐길 수 있다. ▶travie info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은 캐러밴 전용 캠핑장으로 2인용, 4인용, 6인용까지 총 17대의 캐러밴이 있다. 원래 석장리 조각공원이었던 캠핑장에는 조각품과 설치미술, 연못과 잔디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2채의 황토펜션도 운영 중이다. 태안반도의 학암포 캠핑장과 영종도의 왕산 제휴점도 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875 요금(최저요금기준) 스탠더드 8만원(2인용), 디럭스 11만원(4인용), 스위트(6인용) 14만원, 황토펜션(2인용) 10만원 문의 1544-6615 www.modecamping.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ekking 청량산·죽령옛길 참! 시원한 여름 숲길 그 좋아하던 등산도 여름이면 잘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나 내공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여름 숲이 얼마나 시원한지를. 그 계속물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봉화 청량산 물과 함께 걸었네 청량산 산행은 보통 ‘입석’에서 시작된다. 이름 그대로 서 있는 돌. 뚝 떨어져 나온 커다란 바위가 마치 이정표처럼 서 있다. 탐방코스는 5가지로 짧게는 2시간(4km) 코스도 있고 정상을 넘는 코스는 5시간 40분(7km) 정도를 잡아야 한다. 물병 하나 들고 오르기 시작! 청량산淸凉山은 수려한 풍경 때문에 금강산과 비교하여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이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과 재산면,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조선시대에 풍기군수로 재직했던 주세붕이 직접 명명했다는 12개의 봉우리(내산內山 9개, 외산外山 3개)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최고봉은 장인봉870m이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반가운 쉼터가 나왔다. 청량정사를 먼저 방문해야 정석이겠지만 발길이 먼저 닿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산꾼의 집’. 칠순이 넘은 기인 이대실 선생이 이 집의 주인이다. 서예, 달마도, 가야금, 무예 등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그는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직접 제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후한 인심 덕에 이곳에 들르는 나그네는 누구나 따끈하고 달큰한 약초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원하는 만큼 마시되 컵을 헹구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입구에서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나니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경사면에 위아래로 펼쳐진 청량사의 중간 허리쯤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창건된 청량사는 산 중턱쯤, 마치 부채를 펼쳐서 세워놓은 듯 비탈진 절벽 아래 독특한 가람배치를 이루고 있었다. 전성기에는 산 곳곳에 암자가 27개나 되었다지만 지금은 조선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유리보전과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응진전이 가장 수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그 냉수의 힘으로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목적지는 해발 800m 지점의 하늘다리. 2008년에 설치한 하늘 다리는 솟아오른 두 개의 봉우리, 자란봉과 선학봉의 정상을 연결한 길이 90m의 산악현수교다. 다리 가운데 지점에는 투명한 복합유리섬유 바닥재를 사용해 마치 허공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오래돼서인지 불투명해져 버렸다. 어쨌든 아찔한 풍경인데 운동화를 신은 소년들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청량사에서 선학정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졸졸졸 계곡물이 따라 내려온다. 고대에는 수산水山이라고 불렸다는데, 그만큼 12봉 사이 계곡마다 물이 풍부했었나 보다. 그 조잘대는 물소리만으로도 청량하기가 그지없다. 청량산도립공원 mt.bonghwa.go.kr 054-679-6651 영주 죽령옛길 ‘잠시 쉬었다 가게나!’ 소백산국립공원의 둘레에도 길이 흐른다. 충북 단양, 강원 영월, 경북 영주에 모두 걸쳐 있는 소백산자락길이다. 총 12개의 자락길 중에서 죽령옛길은 3자락(11.4km)을 구성하는 3개의 길(죽령옛길, 용부원길, 장림말길) 중에서 첫 번째 문화생태탐방로다. 그러나 죽령옛길(2,8km 50분)의 역사는 신라 아사달과 15년(1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풍령, 문경새재와 함께 영남과 다른 지방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통로였고 조선시대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거쳤던 곳이기도 하다. 그 선비들이 쉬어 가곤 했던 주막과 마방은 1900년대 초까지도 운영을 했었다. 지금은 다 무너진 돌담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아직 계시다. 주막에서 들이킨 약주 한잔의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고갯길은 더 힘겨웠을 것이다. 구름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이 고작 해발 221m이니 해발 689m의 죽령을 넘는 구름들은 사나흘 푹 묵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길을 오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퇴계 이황 선생도 포함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지극했던 퇴계 이황 선생과 형 온계 이해 선생이 서로를 배웅했던 계곡자리가 남아 있었다.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쓸모가 없어진 죽령옛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우거진 풀숲에 잠식되나 했지만 트레킹 붐을 타고 다시 빛을 찾았다. 지금은 국가명승 30호로 지정되었고 12자락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몇해 전 이 길을 걸었을 때에는 소백산역(구 희방사역)에서 시작해 죽령마루까지 오르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내려갔다. 나무 계단과 데크가 놓이고 도로변에는 정자까지, 길은 제법 정비가 되어 있었다. 숲길이 끝날 무렵에는 사과, 자두, 호두가 알차게 영글어 가는 과수원이 나왔다. 열매는 여름이라는 뜨거운 에너지의 집약일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걷기에는 정말 최곤데요!” 누군가의 탄성이 지나갔다. ▶travie info 송이돌솥밥 봉화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송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돌솥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솥밥을 푸기 전에 송이 한 점을 참기름장에 찍어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이다. 봉화에서 나는 신선한 나물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송이요리전문점 솔봉 송이(봉화읍 내성리, 054-673-1090) 돌솥밥 1만5,000원 약선정식 청정지역에서 재배해 향이 깊고 부드러운 나물들을 간수 뺀 소금과 효소 등으로 맛을 낸 약선요리는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삼요리와 한방인삼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약선당은 2010년 세계약선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순화 여사가 창업했고 아들 이정훈씨가 대를 잇고 있다. 약선당(영주 봉현면, 054-638-2728) 약선정식 2만원, 인삼정식 3만원
  • [피플 인 라운지] 여자 루지 1세대 최은주&성은령

    [피플 인 라운지] 여자 루지 1세대 최은주&성은령

    “야식 먹을 시간이에요.” 밤 9시 30분이 되자 처녀들은 바빠졌다. 루지 국가대표팀 성은령(21·용인대)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렸다. 쫄깃한 라면 면발을 후루룩 먹고 밥까지 말아 ‘폭풍 흡입’했다. 최은주(22·대구한의대)는 “한 달 안에 68㎏까지 찌워야 돼요”라며 바로 단백질 보충제를 들이켰다.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루지대표팀 ‘여자 1세대’ 최은주, 성은령을 25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에서 만났다. 풋풋하고 뽀얀 아기 얼굴과 달리 몸집은 한눈에 봐도 다부졌다. 떡 벌어진 어깨와 팔 근육에는 군살 하나 없었다. 하지만 둘은 루지 세계에서 왜소한 축에 든다. 180㎝에 70~80㎏를 넘나드는 서양 선수들과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가볍다. 약 1500m의 슬라이딩 트랙을 썰매에 누워서 내려오는 루지는 무거울수록 가속도가 붙어 유리하다. 0.001초에 순위가 갈리는 걸 감안하면 단 1㎏도 아쉽기만 하다. 가녀린 우리 선수들은 국제 규정에 따라 납 조끼를 입어 무게를 보완하지만 내 몸 같은 편안함이 없는 건 당연하다. 최근 루지대표팀과 평창까지 5년간 장기 계약한 슈테펜 스켈(독일) 코치는 선수들을 보자마자 “평창에서 메달 따고 싶으면 무조건 68㎏까지 찌워라. 못 하겠으면 피겨장으로 가라”고 엄포를 놨다. 60㎏ 초반 몸무게인 선수들은 그래서 먹고 또 먹는다. 살을 빼는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살을 찌우는 것도 힘들다. 성은령은 “무게는 늘려야 되는데 먹는 건 안 들어가니까 일단 쑤셔 넣고 토할 때도 있었어요. 월·금요일마다 몸무게를 재는데 안 늘면 속상하고 진짜 화나요”라고 말했다. 최은주도 “밥은 한 공기 반씩 먹고 웨이트트레이닝 할 때 단백질 보충제 먹고 밤에는 치킨, 라면, 피자를 돌려 가며 먹어요. 엄청 배부른데 그래도 무거워져야죠”라며 웃었다. 한창 예뻐 보이고 싶을 나이에 몸집을 불리게 만드는 루지의 매력은 뭘까. 최은주는 “처음에는 스피드가 재미있었는데 요즘엔 피니시라인에서 브레이크 잡으면서 올라올 때 쾌감이 느껴져요. 슬라이딩 코스마다 모양, 얼음 상태 등이 다 다른 것도 정복하는 맛이 있고요”라고 했다. 일반인이 보기엔 그냥 누워서 멀뚱히 내려오는 것 같은데 세심한 조종법이 있단다. 시속 100㎞를 넘는 속도로 ‘번개’같이 내려오면서도 커브를 돌 때마다 양손에 힘을 줘 썰매 바닥의 날을 미세하게 다룬다. 코스에 따라, 얼음 상태나 날씨에 따라, 날을 어떻게 갈았는지에 따라 힘을 주는 강도, 타이밍, 길이 등이 전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성은령은 “몇 명밖에 못 해본 운동이니까 사람들이 ‘루지가 왜 좋아?’라고 물어보는 것도 뿌듯하고요”라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루지에 빠진 건 아니다. 단거리 육상선수였던 최은주는 2010년 선발전을 통해, 태권도 선수였던 성은령은 이듬해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둘 다 교수의 추천으로 선발전에 도전했는데 인터넷에 ‘루지’를 쳐 보니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사망한 그루지야 루지 선수 기사만 가득했단다. 당시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의 코스 설계가 다소 위험했는데 개막 전 연습하던 그루지야 선수는 속도를 이기지 못해 트랙에서 튕겨 나가 죽었다. 최은주는 “루지를 검색하는데 죽은 선수 동영상밖에 없더라고요. 부모님께서도 사고를 아셔서 반대가 심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걱정이 응원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은주는 그해 겨울 아시안컵 주니어에서 여자부 금메달을 따내며 가족을 강력한 후원자로 만들었다. 2011, 2013년 아시안컵 여자부 은메달도 그의 차지였다. 2011년 태극마크를 단 성은령도 그해 아시안컵 주니어 금메달을 땄고 올해 휘슬러세계선수권에서는 팀릴레이 10위로 새 역사를 썼다. 한여름 아스팔트에서 바퀴 썰매를 타며 써낸 위대한 성적표다. 2014소치올림픽 출전도 코앞에 성큼 다가왔다. 내년 1월에 올림픽 티켓이 결정되는데 전망은 매우 밝다. 이창용 루지대표팀 헤드코치는 “우리 위에 있는 세 명 정도를 꺾으면 되는데 2013~14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전했다. 소치행이 확정되면 ‘썰매 3종목’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을 통틀어 한국 여자 최초의 올림픽 출전이 된다. 성은령은 “여자 썰매 최초로 올림픽에 나갔다고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거잖아요”라고 흥분했다. 경사도 겹쳤다. 대한루지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의 스켈(장비 담당), 페그 로버트(기술 담당) 코치 두 명과 2018평창올림픽까지 계약을 맺고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발벗고 나섰다. 루지 선진국인 독일에서 태어나 2003년부터 캐나다 코치를 맡았던 로버트는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세 대륙의 루지 기술을 합쳐서 사고를 쳐 보자. 한국인의 강인한 근성과 체력에 우리 기술이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고 힘을 실었다. 스켈은 썰매의 날 관리 노하우를 차근차근 전수하고 있다. 덕분에 2018평창올림픽에 대한 ‘장밋빛 희망’이 가득하다. 최은주는 “2016년에 코스가 완공되는데 많이 연습해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 루지 발전을 위해 이 한 몸 바칠 겁니다”라고 말했다. 성은령의 당돌한 한마디도 인상적이다. “외국 애들은 썰매, 헬멧, 유니폼에 스폰서 패치가 가득한데 정말 부럽더라고요. 저희 앞으로 더 잘할 거니까 후원해 주세요. 루지도, 기업도 같이 쑥쑥 클 거라고 약속해요.” 글 사진 평창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용어 클릭] ■루지(Luge)는 유럽 알프스 산맥에서 즐기던 썰매놀이가 스포츠로 정착된 것으로, 얼음으로 굳혀진 1000m 이상의 코스를 내려오는 경기다. 13~16개의 커브를 굴곡 없이 빠르게 내려오는 게 관건이며 1000분의1초까지 시간을 측정해 순위를 가린다.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소치올림픽에는 남자·여자 1인승, 남자 2인승, 팀릴레이 등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 ‘양념’ 개미, ‘후라이드’ 매미, ‘실험실’ 한우…2050년식 진수성찬

    ‘양념’ 개미, ‘후라이드’ 매미, ‘실험실’ 한우…2050년식 진수성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서바이버’에는 사람 손바닥만 한 애벌레를 먹는 장면이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은 출연자들을 100만 달러를 벌기 위해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으로 치부했다. 애벌레를 먹는 장면은 SBS ‘정글의 법칙’에서도 등장한다. 꿈틀대는 정글의 벌레를 구워 먹는 모습은 마치 굳센 용기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머지않아 인류는 벌레를 소고기나 닭처럼 ‘평범한 음식’으로 여기게 될지 모른다. 벌레는 곧 다가올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다. 전 세계적으로 벌레를 음식의 일종으로 여겼던 전통이 있거나 벌레를 현재도 먹는 인구는 20억명에 이른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메뚜기, 거미, 벌, 개미, 방아깨비, 매미 등을 ‘특식’이 아닌 아주 자연스러운 음식으로 여긴다. 하지만 나머지 50억명에게 벌레는 음식으로서는 여전히 낯선 존재일 뿐이다. 지난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900종에 이르는 ‘먹을 수 있는 벌레’ 종류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300만 달러를 투입해 벌레 요리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벌레’일까. 우선 가축이나 물고기와 비교할 때 벌레는 가장 효율적이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풍부한 식량이다. 70억명을 기준으로 할 때 한 사람이 당장 먹을 수 있는 벌레의 규모는 40t씩이나 된다. 소나 돼지처럼 키우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지도 않고 빨리 자라며 토양이나 식수 오염도 없다. 무엇보다 벌레는 풍부한 영양을 갖고 있다. 고단백질인 반면 콜레스테롤은 낮고 칼슘과 철분도 듬뿍 들어 있다. 벌레 식량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사람의 취향’이다. 벌레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구역질이 나는 존재’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유명 레스토랑 ‘노마’에서는 개미와 메뚜기를 메뉴로 채택하고 있고 런던의 ‘엔토’도 같은 음식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 같은 도전적인 레스토랑들 덕분에 벌레는 미래의 식량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음식’이 아닌 식량 소비 과정의 불필요한 요소들을 줄이는 관점에서 미래 식량을 고민하는 학자들도 있다. 현재의 음식은 지나치게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 한국의 경우 하루 동안 전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17만 1000t, 처리 비용은 한 해 8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포장재 제작이나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포함하면 추산이 불가능한 수치가 된다. 미국 하버드대 생명공학과의 데이비드 에드워드 교수는 ‘포장재’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에드워드 교수는 ‘위키셀’이라는 기업을 세우고 ‘먹을 수 있는 포장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에코 푸드 혁명’ 역시 식량 위기에 대비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의식 있는 실리콘밸리의 젊은 창업자들은 투입 대비 효용성이 떨어지는 식량인 ‘육류’를 키우는 대신 ‘합성’하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트위터 창업자인 에번 윌리엄스와 비즈 스톤은 이 분야에 막대한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가디언은 “2050년이면 세계 인구는 90억명에 이른다. 서구적인 식습관이 인도나 중국 등으로 광범위하게 퍼지며 식량 소비를 늘리고 있다”면서 “고단백질 식량을 얼마나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느냐가 합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터 셰프’ ‘제이미스 키친’ ‘요리의 비결’ 같은 요리 프로그램은 언제나 환영받는 ‘스테디셀러’다. 이는 요리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 덕분이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열망의 이면에는 ‘요리를 잘하고 싶다’거나 ‘나는 요리를 못해’라는 불만족이 자리 잡고 있다. 처음 하는 요리를 인터넷이나 방송만을 보고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버려지는 식량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일본 교토 산쿄대의 요 스즈키 교수는 요리에 ‘증강현실’을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주방 안에 설치된 카메라는 인터넷 및 ‘증강현실 프로그램’과 연결돼 가스레인지, 오븐 사용법은 물론 도마 위에 어떻게 재료를 올려놓고 손질해야 하는지까지 세밀하게 보여준다. 미국 워싱턴대의 지나 레이 교수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요리 과정에서 생긴 실수를 바로잡아 다시 맛을 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고안 중이다. 실패한 요리를 버리고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식량을 낭비하는 대신 ‘요리를 고쳐서 사용’하는 시대가 곧 열리게 될 전망이다.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유전자변형작물(GMO) 역시 미래 식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GMO가 탄생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GMO는 병충해나 가뭄에 견디는 생산량 증대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단계의 GMO는 특정 영양소의 함량을 높여 식량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에서는 비타민 등 무기질 부족 현상이 나타나 다른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비타민을 강화한 쌀을 만들면 쌀만으로 식량 공급이 충분해지는 원리다. 몬산토 등 일부 GMO 기업들은 이미 필리핀 등을 상대로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여행 가방]

    한국방문의해委, 이동식 여행정보센터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찾아가는 여행자 서비스 센터’(Tourist Service Center)로 사용될 차량을 선보였다. 차량엔 영어·일본어·중국어 통역안내원이 배치되고, 인터넷 및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 음료 서비스와 트릭아트 월을 활용한 기념사진 촬영 등 다양한 편의도 제공한다. 100인치 초대형 LED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담은 홍보영상도 상영한다. ‘찾아가는 여행자 서비스 센터’는 전남 순천에서 열리고 있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처음 운영될 예정이다. 제주관광협회, 모바일 할인쿠폰 행사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는 하이제주 모바일 할인쿠폰을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29일까지 경품이벤트를 벌인다. 모바일 할인쿠폰을 이용해 관람지 3곳 이상을 구매한 뒤 이용후기를 게시판(www.hijeju.or.kr)에 남기고 응모하면 된다. 경승용차 등 경품이 주어진다. 추첨은 내년 1월 8일. 관광협중앙회 ‘K-Festival 2013’ 한국관광협회중앙회(회장 남상만)는 다음 달 5일부터 4일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K-Festival 2013’(한국축제이벤트박람회)을 개최한다. 홍보 부스 설치는 물론, 비즈매칭과 피너클어워드 한국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동시에 열린다. 비즈매칭 참가 여행사는 하나투어아이티씨, 롯데관광, 에치아이에스코리아, 세일관광, 세한여행사 등 10여개 업체다. ‘축제의 오스카 상’이라 불리는 ‘피너클어워즈’(Pinnacle Awards) 한국대회도 열린다. 세계축제협회가 주최하는 세계 공인 축제대회다. 홈페이지(kfef.co.kr) 참조. 참가 신청은 중앙회 홍보실 (02)2079-2432~3, 사무국 (02)6111-8812, 8804. 한화리조트 지리산, 캐러밴존 오픈 한화리조트 지리산이 리조트와 화엄사 길목 사이에 캠핑구역인 ‘캐러밴존’을 마련했다. 4~6인용 캐러밴은 더블사이즈 침대와 2층 침대, 침대로 변형되는 소파를 갖췄다. 가스레인지, 냉장고 등 취사도구와 화장실, 온수가 공급되는 샤워시설, 에어컨, 바닥난방 등도 있다. 홈페이지(www.etraveler.co.kr) 참조.
  • 대림산업-가족과 봉사활동… 보람·행복 쑥쑥

    대림산업-가족과 봉사활동… 보람·행복 쑥쑥

    대림산업은 임직원 가족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는 매년 여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임직원 가족 초청행사’다. 임직원과 자녀들이 대림미술관에서 전시와 공연 관람 등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에는 유명 버블쇼팀이 펼치는 공연을 감상하고 직접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외 임직원과 가족을 위한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해외현장에 있는 임직원이 보낸 영상 편지를 가족에게 전달하고 해외 임직원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경우 2박 3일 콘도 이용권을 제공한다. 대림산업은 2005년부터 매년 본사 임직원 가족들과 서울 남산 가꾸기 환경정화활동도 펼치고 있다. 플랜트·토목·건축·경영지원본부 임직원 가족들은 분기별로 남산을 찾아 잡목을 제거한다. 지난해에는 사랑의 집고치기 해비탯 활동도 실천했다. 임직원과 가족 40여명은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위치한 이화마을에서 낙후된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창호, 보일러 등을 교체했다. 대림산업은 앞으로도 임직원 가족들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우울증으로 남편 잃은 아내 초등생 아이들과 동반자살

    남편이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5개월 만에 부인이 같은 증세로 자녀 두 명과 함께 동반 자살했다. 26일 오후 8시 50분쯤 충남 아산시 권곡동 최모(37)씨 집 안방에서 최씨와 아들 김모(11)군, 딸 김모(8)양 등 일가족 세 명이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최씨의 오빠가 발견했다. 최씨의 오빠는 경찰에서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집에 찾아갔더니 동생과 조카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방 안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최씨의 오빠는 경찰에서 “여동생이 남편이 자살한 이후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경기 안양에서 살다가 지난해 12월 공무원이던 남편(당시 37)이 우울증으로 자살하자 3개월 전 언니가 사는 아산시로 이사왔다. 경찰은 유족의 진술 등으로 미뤄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최씨가 신병을 비관해 두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영업증 없고 유통기한 ‘무신경’… 냉장고엔 재료·쓰레기 뒹굴어

    영업증 없고 유통기한 ‘무신경’… 냉장고엔 재료·쓰레기 뒹굴어

    “장사가 되지 않아서 그런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어차피 가게 문 닫으려고 했는데 맘대로 하세요.” 23일 오후 10시 30분 서울 용산구 신계동 골목의 돈가스 야식 배달업소에선 점검차 들어선 뜻밖의 손님에게 주인이 막무가내로 소리를 질렀다. 종로구 보건위생과 직원과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으로 구성된 특별위생점검반이 출동하자 느긋하게 주방 근처에서 소주를 마시던 가게 주인은 다짜고짜 욕설부터 퍼부었다. 심지어 곳곳에 쌓인 주방 기기를 발로 마구 차며 단속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업신고증을 보여 달라는 요구도 귓등으로 흘리기만 했다. 정병곤 위생감시원이 대형 냉장고를 열고는 기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냉동 참치는 흰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고 유통기한 표시는 눈을 씻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돼지고기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철 그릇에 랩도 씌우지 않은 채 켜켜이 쌓아 냉장 보관 중이었다. 종로구 관계자는 “음식 재료에 원산지 표시가 전혀 돼 있지 않다. 냉장고 안에 음식 재료와 음식물 쓰레기를 함께 보관하는 등 위생 상태도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유승용 감시원은 “5년째 단속하지만 이렇게 나쁜 곳은 처음 본다”며 혀를 끌끌 찼다. 단속반은 “돼지고기, 닭고기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원산지 표시 위반에 냉장고 위생 상태까지 불량해 영업정지 2주 처분을 받게 된다”고 알려줬다. 주인이 만취해 흥분한 상태라 종로구 관계자들은 서울시에 보고한 뒤 관할인 용산구에 재단속하도록 조치했다. 단속반은 이어 용산구 청파동의 건물 지하에서 치킨, 피자, 각종 찜류 등 다양한 야식을 취급하는 F업소 점검에도 나섰다. 이곳은 전화번호와 상호만 달리한 채 10여개나 되는 야식 전단을 뿌리고 있었다. 원산지 표시에는 국내산 닭을 사용한다고 적었지만 거짓이었다. 점검 결과 브라질산이라는 것이 들통났다. 돼지 등뼈를 원산지 표시도 하지 않은 채 냉장 보관 중이고 가스레인지 후드 망을 사용하지 않는 점 등도 적발됐다. 단속반은 이날 자치구에서 단속 대상으로 지정한 10개 업소 가운데 6개 업소에 대해 위생 단속을 실시했다. 나머지 4곳은 폐업 미신고 업체이거나 야식 업체가 아닌 일반 음식점인 것으로 드러나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시내 25개 전 자치구에서 260여개 업소를 겨냥해 전격적으로 야식 배달 전문업체 위생점검을 단행했다. 위생감시원 2명과 자치구 공무원 2~3명이 한 조가 돼 곳곳을 누볐다. 폐업 미신고 업체 등을 빼고 실제 단속은 142개 업소에 대해 이뤄졌다. 이 가운데 24개 업소가 위생 불량 및 영업장 외 영업, 원산지표시 위반 등으로 적발됐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24일 “이번에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식품위생법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 처분하고 위반 사실을 인터넷에 공표해 재발을 최대한 줄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갑의 횡포 어디까지…배상면주가 ‘밀어내기’에 네티즌 분노

    갑의 횡포 어디까지…배상면주가 ‘밀어내기’에 네티즌 분노

    남양유업 사태에 이어 전통주 제조업체인 배상면주가의 ‘밀어내기’로 대리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드러나자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2시 40분쯤 인천 부평동 배상면주가 부평지역 대리점 창고에서 점장 이모(44)씨가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연탄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이씨가 달력 4장의 뒷면에 적은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남양은 빙산의 일각. 현금 5000만원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은 개판이었다. 본사 묵인의 사기였다”면서 “밀어내기? 많이 당했다. 살아남기 위해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 권리금을 생각했다”고 적혀있었다. 이씨가 본사로부터 빚 독촉과 밀어내기로 매우 고통스러워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배상면주가 측은 “밀어내기나 빚 독촉은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배상면주가 블로그 등에 항의 글을 잇따라 올리며 비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갑의 횡포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를 표한다”면서 “우리 술이 언제부터 살인 도구가 되었나. 이런 상황에서 ‘우리 술’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자체가 모순인 것 같다. 남양유업과 함께 평생 불매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람이 먼저인 회사는 없는 건가”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투데이 인사이드] 평범한 부모는 왜 두 딸을 죽였나… 포천 자매 살해사건 재구성

    [투데이 인사이드] 평범한 부모는 왜 두 딸을 죽였나… 포천 자매 살해사건 재구성

    성탄절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진청색 중소형 승용차와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소녀의 시신이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반 자살하겠다”는 편지를 매형과 누나에게 보낸 이모(46)씨가 아내 정모(37)씨와 함께 두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지난 10일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상은 이씨 부부가 천륜을 저버리고 몹쓸 짓을 했다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평범한 젊은 부부가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을까. 부인 정씨는 아동학습지 판매 회사인 A사의 경기 고양 시내 모 지점 영업팀장을 지내면서 1억 30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져 괴로워했다. 당시 1년간의 지역국 매출 6억원 가운데 4억 5000만원이 정씨 실적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빚은 늘어만 갔다. 급한 김에 책을 팔고 고객에게서 받은 현금으로 돌려 막기를 한 사실이 회사에 적발돼 팀장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은 물론 1000만원의 벌금까지 물게 돼 빚을 내 해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월급은 본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정씨는 고작 50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 빚은 매달 600만~700만원씩 상급자 신용카드를 빌려 상환했으나 빚은 줄지 않았고 모든 짐은 정씨 책임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씨 부부가 얹혀살고 있던 누나 집도 몇 개월째 월세를 못 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한 달 후면 중학생이 될 큰딸(당시 12)의 교복은 구입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곤궁한 처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정씨는 2011년 2월 15일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주차장에서 남편 이씨의 누나에게 쓴 유서에서 당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형님’이라 불러 보네요. (중략) 아이들을 키울 자신도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기에 이리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아 죄송합니다. (중략)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제 욕심만 채우자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정씨는 옴짝달싹 못할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죽음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 이씨는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2011년 2월 14일 새벽 4시 고양시 일산 집을 나섰다. 누나와 매형에게는 “바람 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씨 부부는 집을 나선 지 1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3호실에 투숙했다. 큰딸 민이(가명)와 둘째 영이(10·가명)는 일찍 재우고 이씨는 밤을 새워 가며 아내 정씨를 설득했지만 정씨의 자살 의지는 확고했다. 이씨도 “차라리 함께 죽자”며 체념했다. 이튿날 오후 1시 20분쯤 이씨는 지인에게서 21만원을 입금받아 근처 편의점에서 유서를 작성하기 위해 편지지와 편지봉투, 볼펜을 구입해 민박집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서 놀고 있었고 부부는 주차장에 세워 놓은 승용차 안에서 각자 유서를 써 내려갔다. 이씨는 매형에게, 정씨는 처음으로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에게 편지지 한 장 가득 꾹꾹 눌러 유서를 썼다. 정씨는 유서에서 “잠시 후 저희 손으로 아이들 목을 졸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가 또 있을까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 이씨도 눈물로 매형에게 유서를 써 내려갔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남아 있으면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너무 무섭습니다. 어제도 결정을 해서 행동으로 옮기려 했으나 아이들의 눈을 보니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오후 5시쯤 근처 이동우체국에서 남편이 우표를 구입해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밤 11시쯤 다시 민박집에 투숙했다. 민이와 영이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이내 잠이 들었다. 이씨는 천천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LPG의 호스를 칼로 반쯤 잘랐다. 정씨는 말없이 옆에 서서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씨는 밖으로 나가 낮에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며 받은 번개탄 2장에 불을 붙였다. 냄비에 담긴 번개탄을 방 안 출입문 앞에 놓은 이씨 부부는 꼭 안고 자리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꽈당’ 하고 냄비 떨어지는 소리와 누가 넘어지는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깼다. 막내 영이가 화장실을 가던 중 그만 번개탄이 들어 있는 냄비를 밟고 넘어진 것이다. 이씨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즉시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번개탄을 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전 11시 민박 집을 나온 일가족은 일동면 화대리 제일유황온천 부근 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했다. 주차장으로 나온 정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죽기로 했으니 너희들은 보육원에 보내 주겠다”며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했다. 큰딸은 울면서 따라 죽겠다고 했고 작은딸은 울기만 했다. 오후 6시쯤 지인에게 빌린 돈 15만원을 근처 농협에서 찾아 산정호숫가의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 길가 마트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각각 2병 사고 번개탄을 3장 구입했다. 새벽 2시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스로 다독여 차에 태우고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불붙은 번개탄 3장을 냄비에 담아 차량 안 정씨 다리 밑에 놓았다. 잠을 청한 지 2시간쯤 지난 새벽 4시. 두 딸이 괴로워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있는 뒷자리로 넘어가 작은아이부터 목을 졸랐고 정씨는 발버둥치는 아이들 다리를 잡았다.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 고요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 딸을 뒷자리와 그 밑에 각각 눕힌 이씨 부부는 차량을 추락시킬 장소를 찾아 1시간여 동안 주위를 배회했다.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이 적당해 보였다. 차량을 그대로 몰아 돌진했다. 70m 아래로 떨어진 자동차는 휴지 조각처럼 구겨졌고 두 딸의 시신은 차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안전띠를 맨 이씨 부부는 멀쩡했다. 가까스로 차량을 빠져나온 부부는 소나무 가지에 줄을 걸어 나란히 목을 맸지만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체중을 견뎌내지 못했다. 2월 중순 여우재 계곡은 한겨울 날씨 그대로였다. 가만히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질긴 목숨은 4~5일이 지나도 이상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계곡을 걸어 나와 산정호수로 갔고 화장실, 빈 컨테이너 등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2월 25일 오후 1시 40분쯤. 부부의 편지를 받은 이씨의 매형 차모씨가 급히 일산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때 이씨가 산정호수 부근 현금지급기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현금을 3회에 걸쳐 인출하자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부부는 3월 1일 버스를 이용해 의정부 시내로 들어갔다. 다시 지인들에게 소액을 통장으로 받아 인출한 다음 병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동상에 걸려 걷기가 어려웠다. 정씨는 상태는 덜했지만 치료가 필요했다. 열흘간 의정부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부부는 강릉 주문진으로 몸을 옮겼다. 강릉에서도 이씨는 병원을 오가야 했다. 같은 달 23일까지 강릉을 배회하던 부부는 눈에 잘 안 띄는 시골로 도피하기로 하고 PC방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마침 충북 진천의 한 오이 재배 농가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부부는 월 230만원을 받기로 했다. 3개월 후인 6월 30일 말없이 편지만 한 통 써 놓고 충남 보령(대천)으로 이동했다. 약 1주일간 모텔을 전전하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이후 경북 상주 버섯농장, 경북 청도 염색 공장, 새마을 농장을 돌며 하루벌이를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다시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색해 7월 21일 경남 밀양의 한 펜션에서 둘이 2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과 마찰을 빚어 한 달을 겨우 채우고 경남 마산, 전남 여수, 충남 강경, 전남 해남을 떠돌았다. 9월 추석 명절 직전 부산의 한 농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명절 연휴가 지난 뒤 오라고 했다. 부부는 220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 월급도 오르고 잘 지내는가 싶었지만 천륜을 어기고 이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을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부부는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은 포천경찰서는 12일 이씨와 정씨 부부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두 자녀 살해범인 이들도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 아빠였다. 이씨는 전문대학과 같은 2년제 동국대 전산원을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했다. 집 전세금 전체를 털어 지인들과 함께 하던 사업이 잘못돼 누나 집에 얹혀살게 됐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만큼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에 나섰다. 국내 유명 아동학습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팀장직에 올랐다. 한 질에 70만~100만원 하는 교재를 팔면 13%의 판매 수수료가 수당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담에 쫓겨 허위 판매를 하고 허위 판매 대금을 입금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책값을 유용한 것이 화근이 됐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회사는 돈을 벌었지만 자신과 직원들의 빚은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민이와 영이는 교우 관계가 매우 좋았다.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다. 두 자매의 담임교사들은 “민이는 특히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다.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다른 엄마들보다 강했다”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를 맡은 포천경찰서 김중기 형사는 “이씨 부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엄마 아빠였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성탄절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진청색 중소형 승용차와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소녀의 사체가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반자살 하겠다”는 편지를 매형과 누나에게 각각 보낸 이모(46), 정모(37·여)씨 부부가 두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지난 10일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상은 이씨 부부가 천륜을 저버리고 몹쓸 짓을 했다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평범한 한 30~40대 젊은 부부가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두 딸을 목졸라 살해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는지를 심층취재했다.  동반 자살 배경  부인 정씨는 아동학습지 판매회사인 A사 경기 고양시내 모지점 영업팀장을 지내면서 1억 30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져 괴로워했다.  당시 1년간의 지역국 매출 6억원 가운데 4억 5000만원이 정씨 실적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빚은 늘어만 갔다. 급한 김에 책을 팔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현금으로 돌려막기를 한 사실이 회사에 적발돼 팀장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은 물론, 1000만원의 벌금까지 빚을 내 해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월급은 본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정씨는 고작 50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 빚은 매달 600만~700만원씩 상급자 신용카드를 빌려 상환해야 했으나 빚은 더욱 늘어만 갔고, 모든 짐은 정씨 책임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씨 부부가 얹혀 살고 있던 누나집도 몇 개월째 월세를 못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다음 달 중학생이 될 큰 딸(당시·12)의 교복은 아직도 구입하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곤궁한 처지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정씨는 2011년 2월 15일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주차장에서 남편 이씨의 누나에게 쓴 유서에서 당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형님’이라 불러 보네요(중략) 아이들을 키울 자신도, 미래도 보이지 않기에 이리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아 죄송합니다(중략)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제 욕심만 채우자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마지막 가족 여행  정씨는 옴짝달싹 못할 처지를 벗어 날 수 있는 길은 죽음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 이씨는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2011년 2월 14일 새벽 4시 고양시 일산 집을 나섰다. 누나와 매형에게는 “바람 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씨 부부는 집을 나선지 1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한 민박집 3호실에 투숙했다. 민이(가명·당시 12), 영이(가명·10)는 일찍 재우고, 이씨는 밤 새워가며 아내 정씨를 설득했지만, 정씨의 자살 의지는 확고했다. 이씨도 “차라리 함께 죽자”며 체념했다. 이튿날 오후 1시 20분쯤 이씨는 지인에게 21만원을 입금 받아 근처 편의점에서 유서를 작성하기 위해 편지지와 편지봉투, 그리고 볼펜을 구입해 민박집 주차장으로 돌아 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서 놀고 있었고, 부부는 주차장에 세워놓은 승용차 안에서 각자 유서를 써 내려 갔다 이씨는 매형에게, 정씨는 처음으로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에게 편지지를 한 장 가득 꾹꾹 눌러 썼다.  정씨는 유서에서 “잠시 후 저희 손으로 아이들 목을 졸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가 또 있을까요? 사는 것 보다 죽는 게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 이씨도 눈물로 매형에게 유서를 써 내려갔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남아서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너무 무섭습니다. 어제도 결정을 해서 행동으로 옮기려 했으나 아이들의 눈이 밟혀 못했습니다”  오후 5시쯤 근처 이동우체국에서 남편이 우표를 구입해 우체통에 넣고, 밤 11시쯤 다시 민박집에 투숙했다.  민이와 영이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이내 잠이 들었다. 이씨는 천천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LPG가스의 호스를 칼로 반 쯤 잘랐다. 정씨는 말 없이 옆에 서서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씨는 밖으로 나가 낮에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며 받은 번개탄 2장에 불을 붙였다. 냄비에 담겨진 번개탄을 방안 출입문 앞에 놓은 이씨 부부는 꼭 안고 자리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꽈당’ 냄비 부서지는 소리와 누가 넘어지는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깼다. 막내 민이가 화장실을 가던 중 그만 번개탄이 들어있는 냄비를 밟고 넘어진 것이다. 이씨는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즉시 창문을 열고 출입문을 열어 환기 시키고 번개탄을 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전 11시 민박 집을 나온 일가족은 일동면 화대리 제일유황온천 부근 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식사를 했다. 주차장으로 나온 정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죽기로 했으니 너희들은 보육원에 보내주겠다”며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 했다. 큰딸은 울면서 따라 죽겠다고 했고, 작은 딸은 울기만 했다.  오후 6시쯤 지인에게 빌린 돈 15만원을 근처 농협에서 찾아 산정호숫가에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 길가 마트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각각 2병 사고, 번개탄을 3장 구입했다. 새벽 2시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스로 다독여 차에 태우고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불붙은 번개탄 3장을 냄비에 담아 차량 안 정씨 다리 밑에 놓았다. 잠을 청한지 2시간쯤 지난 새벽 4시. 두 딸이 괴로워 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있는 뒷자리로 넘어가 작은 아이부터 목을 조르고, 정씨는 발버둥치는 아이들 다리를 잡았다.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 고요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 딸을 뒷자리와 그 밑에 각각 눕힌 이씨 부부는 차량을 추락시킬 장소를 찾아 1시간 여 동안 주위를 배회했다.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이 적당했다. 차량을 그대로 몰아 돌진했다. 70m 아래로 떨어진 자동차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지고, 두 딸의 사체는 차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안전띠를 맨 이씨 부부는 멀쩡했다. 가까스로 차량을 빠져 나온 부부는 소나무 가지에 줄을 걸어 나란히 목을 맸지만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체중을 견뎌내지 못했다. 2월 중순 여우재 계곡은 한 겨울 날씨 그대로였다. 가만히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질긴 목숨은 4~5일이 지나도 이상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계곡을 걸어 나와 산정호수로 걸어갔고, 화장실, 빈컨테이너 등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2월 25일 오후 1시40분쯤. 부부의 편지를 받은 매형 차모씨가 급히 일산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때 산정호수 부근 현금지급기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현금을 3회에 걸쳐 인출하자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자살 포기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부부는 3월 1일 버스를 이용해 의정부시내로 이동했다. 다시 지인들에게 소액을 통장으로 받아 인출한 다음 병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동상에 걸려 걷기가 어려웠다. 정씨는 상태는 덜했지만 치료가 필요했다. 열흘간 의정부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부부는 강릉 주문진으로 이동했다. 강릉에서도 이씨는 병원을 오가야 했다. 같은 달 23일까지 강릉을 배회하던 부부는 눈에 잘 안 띄는 시골로 도피하기로 하고 PC방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마침 충북 진천의 한 오이 재배농가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부부는 월 230만원을 받기로 했다. 3개월 후인 6월 30일 말 없이 편지만 한 통 써놓고 충남 보령(대천)으로 이동했다. 약 1주일간 모텔을 전전하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이후 경북 상주 버섯농장, 경북 청도 염색공장, 새마을 농장을 돌며 하루벌이를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다시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색해 7월 21일 경북 밀양의 한 펜션에서 둘이 2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과 마찰을 빚어 한 달을 겨우 채우고 경남 마산, 전남 여수, 충남 강경, 전남 해남을 떠돌았다. 9월 추석 명절 직전 부산의 한 농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명절연휴가 지난 뒤 오라고 했다. 부부는 220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 월급도 오르고 잘 지내는가 싶었지만 천륜을 어기고 이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을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부부는 사건 발생 2년 2개월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 받은 포천경찰서는 12일 이씨와 정씨 부부를 살인 및 사채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친자매 살해범도 평범한 엄마 아빠였다  부부는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 아빠였다. 이씨는 전문대학과 같은 2년제 동국대 전산원을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했다. 집 전세금 전체를 털어 지인들과 함께 하던 사업이 잘못돼 누나 매형집에 얹혀 살게 됐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만큼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에 나섰다. 국내 유명 아동학습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팀장직에 올랐다. 한 질에 70만~100만원 하는 교재를 팔면 13%의 판매수수료가 수당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담에 쫓겨 허위 판매를 하고, 허위 판매대금을 입금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책값을 유용한 것이 화근이 됐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회사는 돈을 벌었지만, 자신과 직원들의 빚은 줄기는 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민이와 영이도 교우 관계가 매우 좋았다.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다. 두 자매의 담임교사들은 “민이는 특히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다.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다른 엄마들 보다 강했다”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를 맡은 포천경찰서 김중기 형사는 “이씨 부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엄마 아빠였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DB를 열다] 1971년 성탄절 대연각호텔 화재

    [DB를 열다] 1971년 성탄절 대연각호텔 화재

    1971년 12월 25일 성탄절 아침의 고요를 깨뜨리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서울 충무로 22층짜리 대연각 호텔에 큰불이 난 것이다. 불은 이날 오전 9시 50분쯤 1층 커피숍에서 프로판가스가 폭발해 일어났고 2m쯤 떨어져 있던 가스레인지로 옮겨 붙으면서 삽시간에 번졌다. 소방차만으로 진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군 헬기와 미8군 헬기, 대통령 전용 헬기도 동원되었지만 건물 주변을 빙빙 돌기만 했을 뿐 구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호텔 안에는 스프링클러도 없었고 탈출용 밧줄도 없었다. 고가사다리차가 있었지만 겨우 8층까지밖에 닿지 않았다. 그러니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없었다. 전체 건물에 옮겨붙은 불은 10시간이 지나서야 꺼졌다. 사망자만 163명에 이르렀다. 대연각 화재는 세계 최대의 호텔 화재 사고로 기록돼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 사고를 모델로 삼아 ‘타워링’이라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타워’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가관인 것은 남의 집 불구경하듯 수만 명의 시민들이 호텔 주변에 모여 불이 옮겨붙고 투숙객들이 탈출하는 과정을 재미 삼아 구경한 것이다. 택시를 타고 현장으로 가서 불구경을 한 사람도 있었다. 사진은 질식 직전에 이른 투숙객이 매트리스를 들고 아래로 투신하는 모습을 당시 서울신문 사진부 김동준 기자가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은 제10회 보도사진전에서 특상을 받았다. 화재 사고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았고 호텔은 화재 후 수리해서 ‘고려 대연각타워’로 남아 있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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