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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 윤슬 금빛 들판… 눈으로 담은 가을 보석

    은빛 윤슬 금빛 들판… 눈으로 담은 가을 보석

    가수 송창식은 노래 ‘고래사냥’에서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를 외쳤다. 동해는 바다를 뜻하지만 지명인 동해시도 있다. 안타깝게도 서해엔 서해시(군)가 없지만, 남해 바다에는 경남 남해군이 있다. 남해란 이름은 특별하다. 1980년대 생긴 지명인 동해시와 달리 신라 경덕왕 때부터 불린 이름이다. 남녘 바다를 지칭하는 이름처럼 영호남을 에워싼 남해 바다 중간에 떠 있는 섬이다. 지금이야 다리가 두 개나 놓여 육지와 연결됐지만 섬은 섬이다. 별칭은 보물섬이다. 보물이 많다. 마늘과 시금치(섬초), 유자, 죽방멸치 등 ‘먹는 보물’은 물론 아름다운 풍광의 ‘보는 보물’에다 문화재 등 ‘역사적 보물’까지, 진귀한 것들로 가득하다. 선선한 바람이 쪽빛 바다를 타고 불어 드는 가을에 보물섬을 다녀왔다. 동화를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로운 섬이지만, 외다리 존 실버 선장처럼 보물을 노리는 해적은 없다.●20년 전부터 조성된 남해 독일마을 ‘아우프비더젠’은 독일어로 또 만나자는 작별인사다. 필자는 고교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 ‘데어데스뎀덴 디데어데어디’ 하는 신라 향가 같은 관사와, 숨을 모았다 내쉬어야 제대로 나오는 이상한 발음의 전치사를 외우느라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대부분 학교의 독일어 선생님 별명은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였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에도 게슈타포가 한 분 계셨다. 그분은 독일어가 얼마나 과학적이며 매력적인 언어인지 늘 강조하셨고, 그 때문에 학생들이 이 위대한 언어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는 것을 용서치 않았다. 학력고사 20점에 해당하는 문제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그에 대한 학습효과를 ‘단호한’ 교편(敎鞭)으로 ‘친히’ 점검하셨다. 졸업한 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 필자가 수많은 독일어 주요 문법을 아직도 달달 외우는 이유다. 독일어의 추억이 대상포진처럼 문득 발진한 이유는 남해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독일마을에 갔기 때문이다.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언덕의 약 9만㎡ 너른 부지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조성한 지 올해로 딱 20년 됐다. 독일마을은 남해군이 독일 북부의 도시 노드프리슬란트와 1997년 자매결연을 맺으며 그 맹아가 텄다. 2001년 남해군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귀국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택지를 조성해 분양했다. 이에 관심을 가진 25가구 정도가 직접 독일로부터 건자재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 가옥을 짓고 이주하며 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교포들이 거주하는 집보다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상점, 식당, 카페 등이 더 많다.하지만 일부러 꾸민 ‘독일 테마파크’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독일에서 살아온 교포들의 실생활이 이뤄지던 곳으로, 그 진정성과 세밀함이 매력 포인트다. 집안의 소품 모두 재현품이 아닌 독일의 것이다. 호박색 기와를 올린 독일식 건축물과 외벽 장식, 정원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꾸며낸 것이 아니다. 가난한 시절 이역만리 독일 땅으로 떠났던 이들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파독 광부 전시관과 파독 근로자 전시관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주택가 진입로에는 독일 정통 수제 소시지와 햄, 족발 요리, 사우어크라우트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샤퀴테리아(가공육 공방)가 있고 바다를 조망하는 카페 역시 독일식 인테리어로 갖춰 놓았다. 언덕배기에 양쪽으로 펼쳐지는 거리 풍경이 하도 이국적이면서도 현실감 있어 마치 독일 북부 항구도시에 와 있는 듯하다. 물론 식사와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맥주도 곁들여 맛볼 수 있다.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며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아무렴, 발트해보다는 남해가 낫다. 풍광도 좋다. 언덕 아래로 물건 방조어부림(防潮魚付林)과 바다가 펼쳐지고, 해안을 옆에 두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물미해안도로도 있어 관광 코스를 짜기에도 딱이다. 천연기념물 제150호 방조어부림은 폭 30m에 길이 1500m에 이르는 해변의 숲이다. 바닷바람을 막는 방풍과 숲 그늘로 물고기를 꾀어내는 어부림 역할을 동시에 한다. 무려 400여년 전인 1640년쯤 조성했다고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1960년도 1인당 국민소득 79달러의 최빈국. 당시 한국은 가난했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룬 서독으로부터 차관을 받기 위해 ‘한독근로자채용협정’을 체결한다. 독일에서 기피업종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직종인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는 것이다. 이면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옹색한 국가신용등급 탓에 차관을 제공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해외근로자의 임금을 담보로 서독 은행으로부터 지불보증을 받아 내려는 전략이었다. 1963년부터 시작된 파독 근로자는 1970년대 중후반까지 2만여명에 이르렀다. 광부가 8395명, 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는 1만 371명이 서독으로 떠났다. 1인당 월급으로 100달러가 넘게 지급됐으니 차곡차곡 외화가 쌓였다. 덕분에 한국 정부는 서독으로부터 약 7000만 달러의 차관 도입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이 돈을 바탕으로 빈곤퇴치와 경제부흥 정책을 펼칠 수 있었다. 정말 ‘나라를 구한’ 열렬한 애국이었다. 파독 근로자들은 어려운 근무환경에 인종 차별을 견디며 특유의 뚝심과 근면으로 버텼다. “글뤽 아우프(무사하기를).” 고등학생 때 이 말을 배우지 않았던 것 같지만, 광부들이 아침저녁으로 이렇게 인사를 나눴다. 이것만 봐도 당시 갱 속의 위험한 근무여건을 알 수 있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 내며 밤낮을 지새웠다. 성공적으로 독일에 안착한 이들이 노년에 고국으로 돌아와 보금자리를 튼 곳이 바로 독일마을이다. 파독역사전시관에 이에 관한 상세한 자료가 남아 있다.●비단산 둘러싸고 도는 옥색바다 남해와 해남(전남)은 앞뒤 음절만 다른 게 아니라 이미지도 많이 다르다. 해남은 땅끝의 이미지로 왠지 육지 느낌이라면, 남해는 이상향 같은 심상을 준다. 남녘, 남촌, 남국 등 남(南) 자가 앞에 달려서 그럴 것이다. 아직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10월, 풍(楓) 내려오는 가을 복판이다. 들판과 바다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차례로 건너면 붉은 황토와 노랗게 물들어 가는 황금들판, 옥색 바다가 한눈에 든다. 남해의 산과 들, 바다가 잘 짜 놓은 유화 팔레트처럼 조화롭게 펼쳐진다. 남해는 사실 산이다. 욕탕에 물을 빼듯 바닷물을 비운다면 뾰족한 산이 나올 텐데, 그 산들이 바로 남해도, 창선도, 우도 등 남해군이 품은 섬이다. 실제 국내 섬 중 가장 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최고 786m(망운산) 등 기세 좋은 산들이 섬을 채운다. 왕이 되면 온 강토를 비단으로 두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선 태조가 이름을 붙였다는 금산(錦山). 무려 해발 700m에 이른다. 태조처럼 뭔가를 이루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전국 3대 기도 도량 보리암이 금산의 산마루에 있다. 관광객이야 좋은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니 어쨌든 그 소원 하나는 들어준다. 산은 좋지만 경작할 농토는 모자랐다. 이렇다 할 장비도 없이 ‘수금푸’(삽의 사투리)와 호미로 일일이 산을 깎아 경작지를 개간해야 했다. 남해에는 가천면 다랑이논 같은 노동의 유산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10여층 높이의 계단 같은 논밭이 산허리로부터 바다를 향해 가파르게 떨어진다. 피땀 흘려 개간한 노동의 현장이지만 조형미만큼은 가히 예술적이다. 유려한 곡선(사실은 직선화할 수 없어 그랬을 테지만)이 가파른 층을 이루며 첩첩 오른다. 밑에서 보자면 하늘 계단이며 위에서 보면 곡면으로 구성한 몬드리안의 추상화다. 벼가 무르익으면 여기에 황금색이 입혀진다. 가을 다랑이논이 사진가에게 사랑받는 이유다.남해가 보물섬이란 설정에는 특유의 목가적 분위기도 한몫한다. 설천면 구두산에는 유럽 초원을 닮은 양떼목장과 양모리학교가 있다. 푸른 언덕에 양들이 뛰어놀고 있다. 시간 맞춰 가면 양몰이 개 보더콜리가 뛰어다니며 어린 양떼를 통제하는 진풍경도 관람할 수 있다.남해는 바다다.(아깐 산이라더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 비옥한 바다다. 이 바다에 봄이면 플래티넘처럼 반짝이는 멸치떼가 돌아오고, 가을이면 전어와 우럭 등 싱싱한 횟감과 전복, 소라 등 맛난 먹거리가 넘쳐난다. 관음포는 고현면 북쪽에 있는 포구다. 노량 바다를 바라보는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있다. 이락포(李落浦)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순신 장군이 서거한 곳이란 뜻이다. 1598년 음력 11월 19일, 충무공은 관음포에서 왜란의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 중 장렬히 전사했다. 충무공의 뜻을 기리는 이락사 등 유적과 영상관, 다양한 조형물과 기념물이 이곳에 있다. 그 이전인 고려 때는 인근 선원사(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다)에서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을 판각했다. 이래저래 호국성지인 곳이다. 상주은모래해변도 남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다. 저물어 가는 가을볕을 받아 윤슬과 더불어 반짝이는 은싸라기 같은 모래밭을 바라보면 과연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이 외에도 멸치떼가 지나는 지족해협과 죽방렴, 남해안 특유의 청자색 계열을 색색별로 눈에 담아 올 수 있다. 산이 높아 길도 한참 올라가는 탓에 눈부신 바다는 어느 곳엘 가도 따라다닌다. 코로나로 ‘바다 결핍’에 시달린다면 당장 남해를 찾아야 한다.●보물섬의 숨은 보물찾기 엘림 마리나 앤드 리조트는 독일 마을 아래 물건항에 위치한 요트 리조트다. 요트 정박장과 편의시설동, 테라스와 월풀욕조 등을 갖춘 숙박동으로 구성됐다. 럭셔리 요트와 제트 보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빈티지 아날로그 오디오와 다양한 제조사의 중대형 바이크를 수십대 모아 둔 전시실도 갖췄다. 비 오는 날 등 야외 활동이 어려운 날에 찾아볼 만하다. 바닷가에 바로 접한 골든앵커 레스토랑에선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저녁 시간에는 새파란 하늘이 코발트 빛으로 저물어 가는 진풍경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난티 남해는 이미 유명한 곳. ‘물결’이 모티브로 녹아든 건물에 스위트룸 150개와 프라이빗 빌라 20개로 구성됐다. 리조트 조성 당시 5베이 구조를 채택해 어떤 객실에 묵어도 바다와 섬, 골프 코스를 볼 수 있다. 몇 년 전 힐튼 브랜드에서 아난티로 주인이 바뀌었다. ‘관광’보다는 ‘쉼’을 강조하며 콘셉트도 바꿨다. 어린이 섹션과 반려동물 동반, 서가 등 일상 속 ‘느림’을 표방하며 자연 속 휴식의 즐거움을 추구했다. 예술적 영감을 더한 굿즈와 식음료는 독특한 개성으로 채웠다. 아난티 남해는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낸다. 리조트 곳곳을 둘러보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조선시대 여행작가 류의양 ‘남해문견록’ 남겨 독서의 계절에 남해에 왔는데 유배문학관을 빼놓기도 뭐하다. 남해는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하지만 남해 풍광을 가만 떠올려 보면, 형벌이 아니라 인센티브 휴가에 가깝다. 워케이션처럼 남해에 유배 와서 교육과 저술활동을 한 선비들이 많았다. 가시나무 울타리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위리안치를 제외하면 집을 짓고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시를 쓰며 보냈다. 이때 유배문학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탄생했다. 유배형이 있던 외국에도 공통된 현상이 있었다. 일본의 스가와라노 마치자네, 중국의 이백, 소동파, 백거이 등 당대 최고 시인들은 물론이며 서양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후 1815년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섬으로 귀양을 가서 구술서 ‘세인트헬레나의 회상’을 남겼고 문호 빅토르 위고 역시 나폴레옹 3세에 의해 추방당한 후 영국 해협의 저지섬과 건지섬에서 살며 명작 ‘레미제라블’을 썼다. 러시아 푸시킨 역시 미하일로프 유배 생활 중 그 유명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썼다. 남해에는 ‘사친시’(思親詩)의 서포 김만중을 비롯해 이규보, 김굉필, 권근, 김정 등 수많은 문필가들이 유배 생활 중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 가운데 류의양(1718~미상)은 현대적 의미의 ‘여행작가’라 할 수 있다. 그림 같은 남해의 풍경과 생활상을 한글로 기록한 남해문견록을 남겼다. 류의양은 책에 풍경과 지리뿐 아니라 사투리 등 다양한 생활상까지 담아 국문학뿐 아니라 언어학에서도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가을날의 보물찾기. 보물섬 남해 땅에서 도전할 수 있다. 글 사진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BTS·콜드플레이, 우주급 협업 ‘마이 유니버스’ 빌보드 1위

    BTS·콜드플레이, 우주급 협업 ‘마이 유니버스’ 빌보드 1위

    그룹 함께 부른 곡 최초 ‘핫 100’ 정상1년 1개월 만에 BTS 여섯 번째 1위 곡1964~1966년 비틀스 이후 최단 기록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빌보드는 4일(현지시간) 지난달 24일 발매된 ‘마이 유니버스’가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마이 유니버스’는 앞서 1위를 한 영어 곡 ‘다이너마이트’·‘버터’·‘퍼미션 투 댄스’, 한국어 곡 ‘라이프 고스 온’,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 리믹스에 이어 여섯 번째 1위 곡이다. 지난해 9월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 1위를 차지한 이들은 1년 1개월 만에 6곡을 1위에 올렸다. 빌보드는 “이는 1964∼1966년 비틀스의 1년 2주 이후 최단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콜드플레이는 2008년 발매한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이후 13년 만에 ‘핫 100’ 1위를 달성했다. ‘마이 유니버스’는 오는 15일 발표하는 콜드플레이 정규 9집 수록곡으로, 보컬 크리스 마틴이 지난 4월 내한해 작업했다. 우주적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으며 BTS 멤버들이 쓴 한국어 가사도 포함됐다. 빌보드에 따르면 그룹끼리 함께 부른 곡이 ‘핫 100’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인 팬덤을 가지고 있는 두 팀의 시너지 효과다. ‘마이 유니버스’는 발매 후 1주일간 디지털 음원과 실물 싱글 CD를 합쳐 총 12만 7000건의 판매량을 올렸다. 스트리밍은 1150만회, 라디오 청취자 수는 550만명으로 집계됐다.
  • 희망·위로의 빛… 강남페스티벌 ON

    희망·위로의 빛… 강남페스티벌 ON

    강남 과거·현재·미래 담은 ‘전광판 쇼’ 시작해올해 첫 미디어아트展 10일엔 케이팝 콘서트실시간 동영상 무대로“역시 강남, 말 나올 것”“찬란한 역사의 도시 강남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담아냈습니다.”(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일대. 퇴근길 바쁘게 움직이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 불리는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 전광판’을 비롯해 11개 옥외전광판에서 펼쳐진 화려한 영상이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은 축제에 온 듯 흥겨워하며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온택트 2021 강남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는 ‘미디어쇼’가 10분여 동안 현란한 조명, 웅장한 음향과 함께 펼쳐진 것이다. 5일 강남구에 따르면 올해 10주년을 맞은 강남페스티벌이 오는 10일까지 ‘희망으로의 한걸음’이라는 주제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열린다. 이번 페스티벌은 지난해에 이어 7개의 비대면(온택트)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정 구청장은 그동안 강남페스티벌을 브랜드화하고 발전시켜 우리나라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축제로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방점을 뒀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미디어아트 특별전 ‘강남의 빛’은 6일부터 10일까지 코엑스 동측 광장 가설 전시관에서 펼쳐진다.강남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올해로 11주년을 맞는 ‘영동대로 케이팝 콘서트’다. 지난해 1200만명이 온라인으로 시청했던 케이팝 콘서트는 10일 오후 7시 코엑스 옥상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인기 가수 이특과 티파니의 사회로 비, NCT127, ITZY, 브레이브걸스, 라붐 등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출연한다. 증강현실(AR) 기술이 접목된 색다른 무대를 연출할 예정이다. 강남페스티벌은 프로그램에 따라 강남구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 네이버쇼핑, 케이팝 유튜브 채널(1theK)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 구는 강남페스티벌 기간 동안 코로나19 방역 관리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구에 따르면 행사를 주관하는 직원들 모두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정 구청장은 “모든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으며 현장에 거리두기 인력을 최대한 배치해 인력이 몰리지 않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도 품격 있는 문화프로그램들을 통해 ‘역시 강남은 다르다’라는 인식을 세계인에게 심어 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BTS·콜드플레이 ‘마이 유니버스‘, 빌보드 ‘핫 100’ 1위

    BTS·콜드플레이 ‘마이 유니버스‘, 빌보드 ‘핫 100’ 1위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합작한 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 1위로 진입했다. 빌보드는 4일(현지시간) 지난달 24일 발매된 ‘마이 유니버스’가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주까지 총 6주간 1위를 달렸던 ‘힙합 신성’ 더 키드 라로이와 저스틴 비버의 ‘스테이’를 2위로 눌렀다. 이로써 ‘마이 유니버스’는 BTS의 여섯 번째 ‘핫 100’ 1위 곡이 됐다. 영어 곡인 ‘다이너마이트’·‘버터’·‘퍼미션 투 댄스’, 한국어 곡 ‘라이프 고스 온’, 피처링으로 참여한 ‘새비지 러브’ 리믹스에 이어 컬래버레이션 곡으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 1위를 차지한 이들은 1년 1개월 만에 6곡을 내리 1위에 올렸다. 빌보드는 “이는 1964∼1966년 비틀스의 1년 2주 이후로 최단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핫 100’ 1위에 곧바로 진입한 것은 5번째로, 이는 ‘힙합의 제왕’ 드레이크,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와 똑같은 최다 기록이다. 콜드플레이는 2008년 발매한 메가 히트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이후 13년 만에 ‘핫 100’ 1위를 달성했다. ‘마이 유니버스’는 오는 15일 발표되는 콜드플레이 정규 9집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 수록곡으로, 보컬 크리스 마틴이 지난 4월 내한해 작업했다. 우주적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고 BTS 멤버들이 직접 쓴 한국어 가사도 포함됐다. 빌보드에 따르면 가수들의 협업곡이 1위에 오른 적은 많았지만, 그룹끼리 함께 부른 곡이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세계적인 팬덤을 가지고 있는 두 팀이 뭉치면서 흥행 효과도 컸다. BTS의 팬덤 ‘아미’는 세계적으로 강한 결집력과 규모를 자랑하고, 콜드플레이 역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 중 하나다. ‘마이 유니버스’는 발매 후 1주일간 디지털 음원과 실물 싱글 CD를 합쳐 총 12만 7000건의 판매량을 올렸다. 지난달 24일 발매된 원곡과 인스트루멘털 버전, 같은 달 27일 출시된 어쿠스틱 및 ‘수퍼노바 7’ 믹스 버전, 두 가지 종류의 싱글 CD 등이 집계에 반영됐다. 스트리밍은 1150만 회, 라디오 청취자 수는 550만 명으로 집계됐다. ‘마이 유니버스’는 미국 대중문화지 롤링스톤이 집계하는 주간 차트 ‘롤링스톤 톱 100 송스’(RS 100)에서도 한국 가수가 참여한 곡으로는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 한국가스공사, 대구 연고 프로농구단 창단 ‘지역 상생’

    한국가스공사, 대구 연고 프로농구단 창단 ‘지역 상생’

    한국가스공사는 본사가 위치한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농구단 창단으로 지역 상생에 나선다. 가스공사는 지난 27일 대구 수성구 호텔 인터불고에서 수소사업·신사업 비전 선포식과 함께 프로농구단 창단식을 개최했다. 채희봉 사장은 ‘어느 곳에서나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하며 사람 중심의 그린 라이프를 조성하는 기업’을 가스공사의 비전으로 선언했다. 가스공사는 이날 해외 그린 수소 생산과 도입, 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을 통한 2030년 수소 연 83만t 생산, 수소 충전소 152곳 구축 등 사업별 추진 전략을 공개하면서 “2030년에는 기존 사업과 수소·신사업 등을 포함해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비전 선포식에 이어 진행된 프로농구단 창단식에서는 프로농구단 이름인 ‘페가수스’, 선수 유니폼, 마스코트 등을 공개했다. 아울러 지역 농구 활성화와 인재 육성을 위해 대구경북 지역 중고등학교 농구부에 약 3000만원 상당의 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채 사장은 “농구단 창단을 계기로 고객과 함께하고 지역 상생에 적극적으로 공헌하는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며 “글로벌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수소 사업을 선도해 나갈 가스공사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 코로나19 속 등교 확대 쟁점과 과제는

    코로나19 속 등교 확대 쟁점과 과제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전면 등교 여부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학생들의 학습 격차를 줄이고 과밀 학급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등교 확대 정책과 함께 학급당 학생 수 등 과밀학급 기준을 정해 이를 초과한 학급이나 학교에 대해서는 법 개정을 통해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5일 “추석 연휴에 방역 고비를 잘 이겨낸다면 10월에는 전국 모든 학교의 전면 등교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9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등교 확대 정책의 주요 쟁점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학기 기준 전국 유·초·중·고교의 평균 등교율은 73.1% 수준이다. 유치원이 89.6%로 가장 높고 특수학교가 85.1%로 뒤를 이었다. 초등학교는 74.6%,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63.8%, 72.0%로 나타났다. 올들어 등교율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의 경우에는 초·중·고교의 평균 등교율이 법정 수업일수 190일의 절반에 가까운 94.8일에 그쳤다. 대면 등교수업이 대폭 줄고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한 비대면 원격수업이 늘면서 교육적·사회적 부담도 크게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우선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동시 실시에 따라 학생 교육에 대한 교원과 학부모의 부담은 늘었으나 원격 수업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학습 효과는 충분한 지에 대해서는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육 전문가들도 문제점을 지적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에 못미치는 중·고교생의 비율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위권은 줄고 최상위권은 증가하는 학습 격차 현상이 심해지고, 일반학교 장애학생 등 여건이 불리한 학생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코로나19 이후 단기간에 심해졌고 이에 따른 교육 격차는 대학 진학과 취업 등 인생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사회 통합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안전하고 질 좋은 수업을 제공함으로써 교육 격차 심화 현상을 막고 돌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등교확대 정책이 적절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도 전면등교를 권장하고 있으며 이를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에서도 안전한 등교를 위한 마스크 착용, 방역 수칙 준수, 교직원 등의 백신 접종, PCR 검사 등을 시행하고 있어 우리나라 방역 조치와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고서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의 협의로 등교확대 정책을 추진할 때 무엇보다 과밀학급 해소,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한 학급 시설을 제대로 확보하고 있는 지를 우선 파악해 등교 확대 정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원 확충을 위해 정원외 기간제 교사 외에 교원임용시험에 합격한 임용 후보자를 우선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반학교 특수교육대상자 등 불리한 여건에 놓인 학생에 대한 맞춤형 학습지원 정책을 별도로 마련하고, 긴급 돌봄 상황에서 원격수업을 이수해야 하는 학생들에 대한 수업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입법적으로는 시·도교육감이 학급당 학생 수 등 과밀학급 기준을 정하고, 이를 초과한 학급과 학교에 대해서는 개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일반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경우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소요 경비를 예산 범위 안에서 우선 지급하도록 특수교육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교원수급 계획을 세울 때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 추이 등을 반영하고 학교 통합운영·신설을 위한 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입법·정책 보고서는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의 이덕난·유지연 입법조사관과 최재은 입법조사관보가 펴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1977년 게이 찬가 부른 칼 빈과 2011년 레이디 가가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1977년 게이 찬가 부른 칼 빈과 2011년 레이디 가가

    1977년에 ‘아이 워즈 번 디스 웨이’란 제목의 디스코 노래를 모타운 레코드에서 발표한 칼 빈이 77세를 일기로 지난 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사망한 장소나 사인은 밝히지 않고 오랜 질환 끝에 숨졌다고만 했다. 레이디 가가의 2011년 노래 ‘번 디스 웨이’에 영감을 준 노래다. 가가는 빈의 노래가 “설교 강론처럼 들린다”고 했다. 눈치채셨겠지만 게이들에게 국가처럼 여겨지는 노래란다. 가사 후렴구를 보자.“난 행복해, 난 괜찮아, 난 이런 식으로 태어났어” 가가가 자신의 노래에 영감을 받은 노래를 발표했다는 소식에 “목숨을 살리는 일이 계속된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 노래는 내 인생에 은총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가가가 다시 만든 노래를 통해 다른 세대의 삶에 또다시 은총이 되고 있다”고 반겼다. 음악 경력의 최정점이었을 때 빈은 디온 워윅,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버트 바카락, 마일스 데이비스 등과 함께 작업할 정도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었다. 모타운 레코드 사는 그에게 상업적으로 달큰한 사랑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지만 대신 그는 에이즈 환자 권리 운동가로 나선 뒤 나중에 성적소수자(LGBT) 교회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유니티 펠로십 교회운동연합은 성명을 내 “빈 추기경은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LGBTQ의 해방을 위해 끊임없이 일했고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영혼과 믿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게 도왔다”고 밝혔다. 1944년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머니가 낙태 도중 세상을 뜨자 이웃집에 맡겨져 자라났다. 일찍이 교회 일을 열심히 했고, 흑인 민권운동에도 어린 나이에 참여했다. “난 예수를 일을 벌이는 민중 선동가로 소개받았다. 아웃사이더로서 예수의 이미지는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이어서 내게 뭐든 받아들이라는 교훈으로 다가왔다.” 10대 시절 이웃 소년들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후견인의 형제에게 겁탈을 당했다. 위탁 가정에 솔직히 두 사실을 털어놓았더니 오히려 쫓겨났다. 극단을 택했다가 실패해 큰 병원의 정신병동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병원은 전기충격 요법으로 그를 치유했다고 주장했지만 빈은 독일인 여성 상담의와 얘기를 나누며 성적 정체성을 확인했다. “그녀는 ‘너 같은 사람 많아. 네 부모들이 원하는 것처럼 널 이성애자로 만들 수는 없어. 하지만 네가 어떤 사람이고, 네 꿈을 좇을 수 있도록 받아들이게 도울 수는 있어’라고 말하더라”면서 “그 말은 내게 빛이 됐으며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기회가 됐다. 다른 의사를 만났더라면 난 아마도 다른 짐승이 됐을지 모른다.” 퇴원한 뒤 음악이 위안이 됐다. 볼티모어 일대의 가스펠 가수로 데뷔한 뒤 열여섯 살 때 뉴욕으로 이주해 할렘 교회들 무대에 섰다. 로스앤젤레스로 옮겨와선 그룹 ‘칼 빈과 유니버설 러브’를 결성했으나 얼마 안 있어 해체됐다. 그의 말마따나 “너무 시류를 앞서 있었다”. 그는 자서전에서 리듬 앤드 블루스와 가스펠의 경계를 허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 밴드의 1974년 노래 ‘갓타 비 섬 체인지’가 모타운 레코드의 프로듀서들 귀에 꽂혀 버니 존스가 가사를 붙인 ‘아이 워즈 번 디스 웨이’를 레코딩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프로듀서들은 가스펠 느낌을 살리고 싶어 빈을 떠올린 것인데 빈 역시 자신에게 완벽히 들어맞는다고 느꼈다. 가사는 요즘 들어도 뜨악할 수 있는데 얼마 뒤 빌리지 피플이 디스코를 동성애와 결부시키곤 했다. (그런데 동성애를 혐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빌리지 피플의 ‘YMCA’ 같은 노래에 맞춰 어색하게 몸을 흔드는 것 같은 웃기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모타운을 떠나 1982년부터 교회를 세우기 시작했다. 모토는 “하나님은 사랑이며 사랑은 모두에게 내려온다”였다. 미국 뿐만아니라 카리브해 연안에도 비슷한 교회를 세우자는 요청이 빗발쳤다. “그들에게 ‘열 명의 흑인 게이와 레즈비언만 모이고 커밍아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서 설교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몇년 동안 많은 도시들을 돌아다니느라 LA에는 1995년에야 돌아왔다.” 에이즈란 질병에 무지했던 흑인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단체를 1985년 만들어 활동한 것도 기억해야 할 일이다.
  • ‘보아 친오빠’ 권순욱 감독, 복막암 투병 중 39세로 세상 떠나

    ‘보아 친오빠’ 권순욱 감독, 복막암 투병 중 39세로 세상 떠나

    가수 보아(본명 권보아)의 친오빠이자 뮤직비디오 감독 권순욱(39)이 복막암으로 투병하다가 5일 세상을 떠났다. 권순욱의 친형 권순훤씨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코로나 확산 상황으로 친인척분들과 장례를 진행한다. 따뜻한 마음의 위로 부탁드리며,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란다”며 부고 소식을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권순욱은 인스타그램에 암 투병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당시 권순욱은 “기적에 모든 걸 걸어보려 하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기적이란 걸 꿈꿔보게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암의 첫 발병은 스트레스였다”며 “처음 발병했던 몇해 전 한 해 동안 (뮤직비디오) 70편을 제작하고 온갖 스트레스와 직원들과의 트러블, 지옥 같던 촬영장, 회사 운영과 개인적인 문제들 등이 피해갈 곳 없이 한 구간에 묶여 저를 괴롭힌 시기가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병에 걸리게 됐다”고 밝혔다. 또 권순욱은 “그리고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 한들 암 2기 이상인 경우에는 열에 아홉은 재발 예약이라고 한다. 왜 이런 사실을 나중에 알았는지”라고 후회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린다는 건 정말 치료 자체가 굉장히 어렵고 불과 며칠 만에 몇단 계씩 기수를 올릴 수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당시 권순욱은 장폐색으로 식사를 못해 체중이 36kg라고 밝혀 많은 이들의 걱정을 샀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치료는 계속해서 시도 중이고 매일매일 눈물을 흘리면서도 기약 없는 고통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해당 글에 보아는 “오빠야 사랑해! 우리 이겨낼 수 있어. 내가 꼭 라면 끓여줄 거야, 그거 같이 먹어야 해”라며 “오빠는 정말 강인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내 눈에 가장 멋지고 강한 사람, 매일매일 힘내줘서 고마워”라고 댓글을 남기며 응원했다. 권순욱은 2005년 팝핀현준 뮤직비디오 ‘사자후’로 데뷔했다. 이후 걸스데이 ‘반짝반짝’, ‘잘해줘 봐야’, 마마무 ‘피아노맨’ 레드벨벳 ‘비 내추럴(Be Natural)’ 등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또 웹드라마 ‘봉순이: 사랑하면 죽는 여자’, MBC 드라마넷 ‘연애 기다린 보람-내 사랑 울산 큰 애기’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3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7일 오전 7시 엄수될 예정이다. 장지는 여주 선산이다.
  • [금요칼럼] 이츠 오케이!/전민식 작가

    [금요칼럼] 이츠 오케이!/전민식 작가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시화방조제를 건너야 한다. 10㎞의 긴 방조제인 데다가 구간단속 구간이라 평균 시속 60㎞로 달려야 한다. 신나게 달릴 수 없다 보니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측에 화물선 접안 부두가 눈에 들어오고 좌측엔 시화호 위에 떠 있는 철탑과 느리게 날개를 돌리는 풍력발전기도 보인다. 한껏 음악에도 취해 보는데 어느 날 라디오 방송에서 ‘잇 이즈 오케이’(It is okay!)라는 노래를 듣게 됐다. 상대를 안심시킬 때 미안해하거나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의미가 변한 ‘괜찮아’라는 뜻의 노래였다. 그 노래는 내겐 좀 남다른 노래였다. 우리 부부는 아들을 학원에 보낼 여력이 없어 각자 공부해 아들을 가르쳐 왔는데 아내가 맡은 부분 중에(사실 아내가 교육을 거의 도맡아 왔지만) 영어 흘려듣기가 있었다. 재미있는 동영상을 자막 없이 오래 보다 보면 어느새 영어가 귀에 들어온다는 방법인데 나름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우리는 잠이 들 때 세 사람이 한 침대에 같이 누워 아들이 잠들 때까지 흘려듣기를 하며 잠자리 동행을 했다. 그 시절 자주 보던 영어 애니메이션의 배경 음악이 ‘잇 이즈 오케이’였다. 부모의 존재를 모르는 한 소녀와 역시 부모를 잃은 한 소년이 서로를 의지하는 내용이었는데 그들이 서로 이해하고 위로해 줄 때 흘러나오는 조금은 쓸쓸한 분위기의 노래였다. 잊고 있었는데 그 노래의 내력에 대해 알게 됐다. 살아날 가능성이 2%뿐인 한 여가수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불렀던 노래였던 것이다. 가능성 2%가 있다는 건 남은 인생에 뭔가가 있는 것과 같다는 말도 듣게 됐다. 여러 장기에 암이 퍼진 자신의 처지를 노래에 담았던 것인데 그래도 ‘괜찮다’고 말하는 그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서 인간이 지닌 말할 수 없는 어떤 숭고함 같은 걸 느꼈다. 노래를 잘하지도 못했고 뛰어난 목소리를 지닌 가수는 아니었지만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우리 모두는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고, 상흔이 남지만 결국 아물지 않던가. 전설 속 한 소년이 있었다. 신분의 차이 때문에 미래에 관리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시름시름 앓다 죽은 소년이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밤마다 울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꿈에 나타나 지체 높은 집안의 자식으로 다시 태어났으니 울지 말라고 했단다. 나는 이제 괜찮다고. 부산 동래부 유부사의 전설이다. 그는 다른 집의 아이로 태어나 성장해서 동래부의 부사로 부임해 오게 된다. 그는 꿈에서 보았던 한 초가집엘 가게 되는데 그 초가집이 자신이 전생에 살았던 집이었으며 거기서 만난 초로의 여인 역시 전생의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유부사는 전생의 어머니를 끌어안고 밤새 울었다. 전설은 고통과 상처는 언젠가는 치유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냥 흘러가고 말았을 그 노래가 요즘 내게 사무친다. 어떤 죽음이 억울하지 않고 슬프지 않겠는가. 주검 앞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억울해하고 슬퍼한다. 그들을 위로할 말은 딱히 없다. 그들의 눈물을 보면서 그들의 눈에 깃든 슬픔을 보면서 ‘잇 이즈 오케이’라고 말해 줄 뿐. 언젠가 비가 몹시 오던 날 안치를 하러 왔던 분들이 있었다. 억세기 비가 퍼붓는데 다가 너무 구슬프게 울어 위로의 말은 전하지 못했다. 다만 땅에 묻힌 이를 보며 언젠가 다시 태어나 당신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그들을 만나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세상을 등지지만 아주 먼 미래에 혹은 가까운 미래에 다시 만날 수도 있을 테니 ‘괜찮다’고 말이다. 노래를 부른 가수가 위대하다고 느껴진 건,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그 용기와 사랑 때문이다. 이 시절 사랑 때문에, 인연 때문에 슬프고 상처 입은 모든 사람에게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다.
  • “외국인도 한국서 활동하는데 왜 나만?”…유승준의 반론

    “외국인도 한국서 활동하는데 왜 나만?”…유승준의 반론

    ‘비자발급 거부 취소’ 소송 2차 공판 가수 유승준(45, 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측이 승소 후에도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은 LA총영사관에게 “비자발급 거부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2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정상규 부장판사)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 발급거부 처분 취소 청구 소송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 철회하라” 유승준 변호인은 “주 LA 총영사관의 비자발급 거부는 앞선 대법원의 판례에 반하는 취지에 해당한다.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 부분에서도 반하는 부분이다”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당시에 원고가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해서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그때 원고의 입장에서 국적을 취득한 것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지내려고 했던 것이다. 국적 취득에 있어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유승준 변호인은 “(피고 측이) 저희 케이스가 특별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왜 저희만 특별한 케이스인지 이해가 안 된다. 지금 재외동포가 아닌 외국인도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하지 않나“며 ”병역 기피를 이유로 입국 금지를 당한 것은 유일한 케이스다”며 주 LA 총영사관의 여권·사증 발급거부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LA총영사관 “법대로 처분”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있는 피고 LA총영사관은 “대법원에서는 우리에게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했어야 한다’라고 했을 뿐, 그 말이 유승준에게 비자 발급을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유승준은 장기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일본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비자 발급에 있어서는 사법적 판단을 제한하고, 행정적인 처분에 대해 재량권을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A총영사관은 강경한 목소리로 “유승준이 ‘왜 나만 갖고 그러냐’고 그러는데, 병역 회피 목적으로 국적을 바꾼사람에게 법 안에서 처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유승준은 1997년 데뷔 후 ‘가위’, ‘열정’, ‘나나나’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사랑 받았으나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됐다. 당시 여론은 병역기피가 강하게 의심되는 유승준을 비난했고 결국 유승준은 정부의 결정으로 입국이 금지돼 수년간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이후 2015년 유승준은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했다. 1, 2심 재판부는 ‘국군 장병의 사기 저하’, ‘병역 기피 풍조 만연 우려’ 등을 이유로 유승준의 입국을 허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9년 3심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단지 과거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고 판결한 뒤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보냈다. 이에 외교부는 대법원의 결정에 불복, 곧바로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결정으로 유승준의 최종 승소가 결정됐다. 이후 유승준은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후인 지난해 7월 로스엔젤레스총영사관에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또 다시 거부당했다. 당시 외교부는 “스티브 승준 유는 주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체류자격(F-4)의 사증발급을 신청했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사증발급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주LA총영사는 관련 법령·규정·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등 적법한 재량권 행사를 통해 신청인에 대한 사증발급을 거부했다”면서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신청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무조건 사증을 발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후 유승준은 지난해 10월 5일 서울행정법원에 비자발급거부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 머리띠 대신 ‘과잠’… 민중가요 대신 소녀시대

    머리띠 대신 ‘과잠’… 민중가요 대신 소녀시대

    24일 인천 미추홀구 소재 인하대 본관 2층 대강당, 500석의 좌석에 소속 학부와 동아리가 적힌 ‘과잠’(학교 점퍼)이 가득 걸려 있었다. 교육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서 인하대가 일반재정 지원대상에서 탈락하자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방학 중에도 항의의 뜻으로 보낸 옷이다. 과잠 시위는 지난 20일 이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코로나19와 방학으로 대규모 집회가 어렵지만 교육부에 인하대 학생들의 반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뜻에 많은 학생이 공감했다. 수도권 외에도 울릉도, 제주도 등 도서 산간 지역에서 방학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이 학교 점퍼를 보내면서 시위가 시작된 지 나흘 만에 750여벌이 모였다. 전승환(24)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24일 “지금도 학생들이 하루에 100벌이 넘는 과잠을 보내오고 있어 새 전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누군가 주도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자기 표현에 적극적인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의 시위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캠퍼스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며 투쟁가를 불렀던 586세대의 자녀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같은 대중가요를 부르며 항의 의사를 전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MZ세대에게 ‘해시태그 캠페인’은 가장 보편적인 방식의 시위다. 인하대와 마찬가지로 교육부의 재정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성신여대 학생들은 ‘성신은 (평가) 수정을 원한다’는 문구로 해시태그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임이 제한되는 상황을 고려한 시위 아이디어도 나왔다. 결혼식장 인원 규제를 규탄하는 전국신혼부부연합회 소속 예비부부들은 이날부터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등 정부 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여야 당사 팩스 번호를 공유하고 문서를 팩스로 보내는 시위를 진행한다. 다음주부터는 ‘버스래핑 시위’와 ‘주차시위’ 등 비대면으로 진행이 가능한 시위를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시위라고 꼭 진중한 것만은 아니다. MZ세대는 메시지에 그들만의 유쾌함과 날카로움을 동시에 더하기도 한다. 지난 3월에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TV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자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트럭시위가 진행됐다. 이들은 트럭 전광판에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예정 일자를 띄우는 등 보는 이들에게 웃음과 통쾌함을 이끌어 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MZ세대는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있어빌리티’(자신을 부각하는 능력)를 본능적으로 연출할 줄 안다”며 “시위는 당대의 문화를 표출하는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그들에게 익숙한 SNS 문화나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 자연스럽게 시위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동생 필을 따라 형 돈도, 에벌리 브라더스 하늘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동생 필을 따라 형 돈도, 에벌리 브라더스 하늘에

    천상의 하모니를 이뤘던 에벌리 브라더스의 형이 동생의 뒤를 따라가는 데는 7년 7개월이 걸렸다. 미국의 초기 로큰롤을 이끌었던 스타 듀오의 형 돈이 22일 내슈빌 자택에서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유족 대변인은 고인의 죽음을 일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에 알리면서도 사인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돈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들에 의존해 살았다. 꿈처럼 살아올 수 있었던 능력이 주어진 것과 영혼의 단짝인 아내 아델라와 함께 하고 에벌리 브라더로 만든 음악을 공유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동생 필이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것이 2014년 1월 3일이었으니 7년 7개월 만에 이제 천상에서 재회해 하모니를 들려주게 됐다. 1950년대 말과 1960년대 초에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듀오는 ‘바이 바이 러브’와 ‘올 아이 해브 투 두 이즈 드림’ 등의 히트 곡을 남겼다. 찰진 하모니로 유명해졌고 비틀스 같은 밴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들었다. 더 넓게는 밥 딜런, 더 버즈 등의 탄생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사이먼 앤드 가펑클, 비치 보이스 등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1973년 무대 위에서 갑자기 결별 선언을 했던 형제는 10년 넘게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나중에 필이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를 통해 형제의 우애를 회복했다고 털어놓았다. 듀오가 빌보드 차트 40위 안에 올린 노래는 26곡, 100위 안에는 35곡을 남겼다. 1986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이 설립된 첫 해에 헌정된 10개 팀 가운데 하나였다. 음악 잡지 롤링스톤은 엘비스 프레슬리보다 더 영향력이 강력했을지도 모른다며 ‘에벌리는 50년대의 로큰롤을 녹여 전국으로 떠오르게 한 장본인’이라고 추앙했다. 잡지가 조사한 ‘위대한 100인 아티스트’ 중 에벌리 브러더스는 33위에 자리했다. 1997년 그래미상 평생 공로상을 수여했다. 2001년 컨트리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미국 중서부의 컨트리 음악 스타였던 이케 에벌리와 마거릿 에벌리 부부의 아들로 형제는 태어났다. 돈은 켄터키주에서 태어났지만 필은 2년 뒤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나 1945년 부모와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면서 음악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54년 에벌리 브라더스를 결성했다. 이들을 발탁한 이가 기타리스트 겸 프로듀서 쳇 앳킨스였다. 1960년대 중반 영국 가수들의 미국 진출이 활발하던 시기에 몇몇 곡을 통해 비틀스 풍의 노래들을 선보였지만 과거의 명성에 못 미쳤다. 1968년 자신들의 음악적 뿌리인 컨트리 록을 강조한 ‘룻츠’가 평단의 호평을 들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필이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의 병원에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별세했을 때 이들의 ‘웬 윌 아이 비 러브드’를 1975년에 녹음한 린다 론스태트와 낸시 시나트라가 애도했다. 당시 돈은 “동생이 만든 노래를 듣던 중 동생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동생이 특별한 영혼의 메시지를 통해 작별 인사를 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는데 이제 천상에서 재회하게 됐다.
  • 케이팝 이어 케이드라마도 인기…자막봉사하는 미국인

    케이팝 이어 케이드라마도 인기…자막봉사하는 미국인

    세계 최대 통신사인 미국의 AP통신이 케이팝에 이은 케이드라마의 인기를 조명하며, 한국드라마에 무료로 영어 자막을 다는 이들을 소개했다. AP통신은 20일 대부분 가족이 잠자리에 드는 오후 10시면 캐롤 홀라데이는 컴퓨터를 켜고, 한국 드라마에 영어 자막을 다는 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주로 동영상 플랫폼 ‘라쿠텐 비키’에서 200개 이상 드라마의 자막 작업을 했다. 일본, 한국, 중국, 대만 등의 드라마를 소개하는 라쿠텐 비키의 주 시청자는 미국인이며 이들의 75%는 아시안이 아니다. 라쿠텐 비키에 자막을 다는 이들은 모두 기꺼이 자원봉사에 나선 케이드라마 팬들이다.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홀라데이는 영어 자막에 문법이나 철자 오류가 없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드라마에 더 좋은 영어 자막을 달기 위해 은퇴한 변호사가 하와이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경우도 있다.하와이대에 진학한 코니 메레디스는 “문법 구조가 영어와 달라 너무 어렵다”면서 10분짜리 영상의 자막을 완성하는데 약 두시간이 걸린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500개 이상 드라마 자막 작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취미로 자막작업을 하고 있으며, 한국어 번역이 뉴욕타임스 낱말퀴즈를 푸는 것처럼 가장 알차게 시간을 보내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라쿠텐 비키는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수록 더 좋은 영어 자막이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비키의 번역작업은 영어만이 아니어서 드라마 방영 뒤 24시간 안에 20개의 다른 언어 자막이 생산된다. 돈을 받는 번역가는 극소수며, 만약 자원하는 자막 봉사자가 없는 드라마일 경우 유료 번역가가 참여한다.애플티비는 현재 두 개의 한국어 드라마를 작업중이다. 한 편은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닥터 브레인’이며 또 한편은 배우 윤여정이 출연하는 ‘파친코’다. 파친코는 이민진씨의 소설이 원작으로 4세대에 걸친 한국 이민가족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올해 넷플릭스는 약 5억 달러(약 5900억원)를 한국어 콘텐츠 생산에 투자했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로는 ‘스타트업’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비서가 왜그럴까’ ‘사랑의 불시착’ 등이 있다. 해외 케이드라마 팬들은 한국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케이팝처럼 여러 장르를 혼합하는 것을 꼽는다. 공포물이나 로맨틱코미디로 시작하는 듯한 드라마가 실은 갱스터에 관한 이야기였으나 블랙 코미디로 끝난다고 한국 드라마에 대해 평가했다. 포브스지에서 한국 미디어를 취재하는 존 맥도날드는 “많은 케이팝 스타들이 드라마에도 출연하며,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이 가수로 활동하기도 한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차은우와 수지를 들었다.
  • 김태호 PD가 넷플릭스와 만든 첫 예능은 ‘먹보와 털보’

    김태호 PD가 넷플릭스와 만든 첫 예능은 ‘먹보와 털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MBC 김태호 PD와 손잡고 예능 시리즈 ‘먹보와 털보’를 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지상파 소속으로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를 연출하는 것은 김 PD가 처음이다. ‘먹보와 털보’는 맛에 진심인 ‘먹보’ 비(정지훈)와 노는 것이 진심인 ‘털보’ 노홍철이 서로의 유일한 공통점인 바이크를 타고 전국의 맛과 멋을 찾아 떠나는 로드 트립 버라이어티다. 또 김 PD가 연출하는 MBC TV ‘놀면 뭐하니?’에서 ‘다시 여기 바닷가’의 작곡가로 활약했던 가수 이상순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먹보와 털보’는 현재 주요 촬영을 모두 마치고 후반 작업에 한창이며 공개일은 미정이다.
  • [열린세상] 당신들, ‘쇼트커트’를 이길 수 없다/유정훈 변호사

    [열린세상] 당신들, ‘쇼트커트’를 이길 수 없다/유정훈 변호사

    도쿄올림픽 양궁 대표팀 안산 선수의 짧은 머리, ‘쇼트커트’가 화제다. 남초 커뮤니티에서 ‘쇼트커트는 페미’라며 안 선수를 비방하고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탓이다. 이는 한국 사회가 이들을 오랜 기간 방치한 결과다. 근거도 없이 특정 표현을 ‘페미’ 혹은 ‘남혐’으로 몰아 대기업과 공공기관까지 굴복시키며 승리(?)의 경험을 축적하도록 놓아 둔 것이 남초 커뮤니티를 기고만장하게 만들어 이 지경에 이르렀다. 그 연원은 2016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온라인 게임의 성우가 ‘Girls Do Not Need a Prince’(왕자는 필요 없다)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이용자들이 그의 교체를 요구해 게임 회사가 그 요구에 따른 사건이다. 비슷한 일이 조금씩 반복되다가 올해 5월 결정적인 사건이 터진다. GS25 편의점 포스터에 포함된 엄지와 검지를 모은 집게손, 이른바 ‘메갈 손가락’이 한국 남성의 성기 사이즈를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이유로 항의가 쏟아졌다. 결국 회사는 사과하고 포스터를 수정했다. 이들은 다른 기업 및 기관의 홍보물에 대해서도 시비를 걸기 시작했고, 여러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국방부, 경찰청 등 국가기관마저 사과하거나 디자인을 수정하며 굴복했다. 억지는 받아 주니까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이지 그 자체에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억지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의사 결정을 남초 커뮤니티의 검열에 노출 내지 종속시킨다는 점에서 공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애초에 그들의 생떼를 들어주지 않고 무시함으로써 ‘노란 싹’을 잘라 버렸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섰으니 더 힘을 들여 비판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런 행태를 ‘논란’ 혹은 ‘논쟁’으로 포장해 언론이 확대재생산하지 않아야 한다. 페미니즘과 연관된 흔적만 엿보여도 재갈을 물리려는 행태는 공론장을 파괴하고 민주주의 사회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평범한 2030세대 남성이 겪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정책 마련은 정치권의 의무다. 그러나 ‘이대남’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남초 커뮤니티의 왜곡된 인식에 귀를 기울인다면 이는 포퓰리즘이다. 머리 모양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여성 차별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뿌리 깊은 문제이며 페미니즘은 양성 평등을 헌법에 명시한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바라고, 이런 행동은 우리 사회를 해치는 것이라고 지금 당신들, 정치 리더들이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 로버트 케네디는 1968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 의과대학원 학생들을 만나 저소득층에게 기초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런 서비스를 위한 돈은 누가 내냐”는 회의적인 질문에 그는 강당에 모인 학생들을 지목하며 ‘당신들, 여기 있는 여러분이 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많은 미국인이 아직도 로버트 케네디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불편하지만 옳은 얘기를 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 중에 손가락 모양 가지고 ‘남혐’이라 문제 삼는 행태는 왜곡된 성차별주의라고, 여성의 외모를 타인의 시각과 남성의 기준으로 통제하려 들면 안 된다고, ‘혹시 페미냐’라고 사상 검증을 하려는 것은 그 자체가 잘못된 질문이라고 정면으로 지적하는 정치인이 있나. 우리에게는 남초 커뮤니티를 향해 당신들의 존재와 행동이 페미니즘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도쿄올림픽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은 성차별에 대항하기 위해 하반신 전체를 덮는 새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미국 선수는 “어떤 유니폼을 입을지는 우리가 정한다”는 메시지도 내놓았다. 노르웨이 여자 선수들은 얼마 전 유럽연맹 규정을 위반하며 비키니 하의가 아닌 반바지를 입고 유럽비치핸드볼대회에 출전했다. 이들은 1500유로의 벌금을 감수했고, 미국의 가수 ‘핑크’는 벌금을 대납하겠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런 전진 중에 한국 사회에 ‘쇼트커트 페미’ 같은 퇴행이 범람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성차별주의자들. 세상은 누가 뭐라 하든 변할 것이고, 이미 변하고 있다. 편하니까 쇼트커트를 했다는, 지금 세계에서 활을 가장 잘 쏘는 여성을 당신들은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 [김유민의 돋보기] 쇼트커트와 반바지, 그게 편하니까요

    [김유민의 돋보기] 쇼트커트와 반바지, 그게 편하니까요

    미용실을 갈 때마다 “저 쇼트커트 어울릴까요”라고 물어본다. 배우 틸다 스윈턴처럼 헐렁한 셔츠에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여성이고 싶어서다. 원체 두껍고 반곱슬인 나의 머리카락은 원하는 머리 모양이 나오기 힘들다기에 질끈 묶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지만, 더 늦기 전에 아주 짧게 머리를 자르고 싶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인 헤어스타일에 사회는 편견을 바른다. 신부에게는 긴 머리가 당연시되고, 나이 든 사람의 화려한 염색은 흉하다는 말을 듣는다. 남성이 머리를 기르면 ‘언제 자르냐’고, 삭발을 하면 ‘무슨 일 있냐’고 묻는다.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도쿄올림픽 양궁에서 금메달 2관왕을 달성한 안산 선수의 SNS 계정에는 찡그린 표정의 이모티콘과 “왜 머리를 자르냐”는 댓글이 달렸다. 안산 선수는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했다. 중계 영상에는 ‘쇼트커트하면 높은 확률로 페미니스트다. 쇼트커트한 여성은 걸러야 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 댓글은 쇼트커트는 남성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쇼트커트를 한 여성은 페미니스트이며, 페미니스트는 혐오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사실이 아닌 편견으로 너무도 당당하게 낙인을 찍고 혐오를 한다. 걸러야 할 것은 이것이다.최근 유럽비치핸드볼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노르웨이 여자 대표팀은 “불필요하게 성적인 느낌을 주고, 무엇보다 불편하다”며 규정인 비키니 대신 반바지를 입었다. 남성 선수들처럼 반바지로 경기를 하고 싶다는 선수들에게 유럽핸드볼연맹은 선수 1명당 150유로씩 1500유로(약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노르웨이핸드볼협회와 미국 가수 핑크는 벌금을 대신 내겠다고 나섰다. 핑크는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한 노르웨이 대표팀이 자랑스럽다”며 “유럽핸드볼연맹이야말로 성차별에 대한 벌금을 물어야 한다. 벌금을 대신 낼 테니 계속 싸워 달라”고 응원했다. 비치핸드볼을 비롯해 체조, 수영, 육상 등 노출 많은 경기복을 입는 여성 선수들이 성적 대상화되고 불법 촬영 피해를 입는다. 이번 올림픽에서 하반신 노출이 많은 기존 유니폼 대신 하반신을 덮는 ‘유니타드’를 입고 등장한 독일 여자체조 대표팀 엘리자베스 자이츠는 “기존 유니폼을 더는 입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우리는 모든 여성, 모든 사람들에게 무엇을 입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유니폼을 선택할지는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매일 바뀔 것이며, 경기 당일 무엇을 입을지는 그날 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의 말처럼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경기복을 선택할 수 있기를, 모든 사람들이 하고 싶은 대로 머리를 자르고 편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 [열린세상] 한반도 평화의 슈퍼밈/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열린세상] 한반도 평화의 슈퍼밈/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최근 ‘무야호’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과거 TV 예능 프로에서 나온 말을 기억해 합성영상 등 소위 ‘짤방’이 나오면서부터다. 발매 당시 혹평을 받았던 가수 비의 노래 ‘깡’이나 20년이나 지난 드라마 속 김두한 역할의 배우 김영철의 대사 “사딸라”도 인터넷 패러디물로 유행해 광고계를 휩쓸었다. 이를 ‘밈’(meme)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 또는 특정 유행을 통칭하는 단어다. 소셜미디어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탄 주식을 ‘밈 주식’이라고 한다. 밈 코인은 ‘도지코인’(DOGE)이 대표적이다. 각종 SNS 챌린지도 밈의 한 형태다. 이미 밈은 문화, 경제 등 사회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래 ‘밈’이 유행어나 SNS 패러디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밈은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에 저서 ‘이기적인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제시한 용어다. 도킨스는 문화가 모방을 통해 전달된다고 보았다. 모방의 뜻이 함축된 그리스어(mimeme)와 생물학적인 용어인 유전자의 발음 ‘진’(gene)에 빗대어 밈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문화 전달에도 유전자처럼 복제 역할을 하는 요소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밈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도 ‘밈’이 유전적 방법이 아닌 모방을 통해서 전해지는 것으로 여겨지는 문화의 요소라고 정의하고 있다. 밈은 한 사람이나 집단에게서 다른 집단으로 생각 혹은 믿음이 전해질 때 전달되는 모방 가능한 사회적 단위를 총칭한다. 밈은 상식이나 통념으로 존재할 수 있고,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주장이나 학설로 나타나기도 하고 캐치프레이즈나 슬로건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밈의 개념과 영역은 더 넓어지고 복잡해졌다. 도움이 되는 밈도 있고 해악을 끼치는 밈도 있다. 잠시 왔다 사라지는, 작은 영향력의 밈도 있고 세대가 바뀌어도 이어지는 강력하고 지배적인 소위 ‘슈퍼밈’(super meme)도 있다. 어떤 영역에서 슈퍼밈이 장악한 사회는 다른 믿음과 생각이 뿌리내리기 어렵다. 슈퍼밈이 잘못됐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어도 그들은 계속해서 그것을 사실로 믿는다. 순응은 전염되고 오래된 믿음이 주는 자기 위안 속에서 손에 쥔 부와 권력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남북 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슈퍼밈’이 존재하지 않나 상상해 본다. 그 모습은 북한을 악마화하며 북한 붕괴론을 신봉하고 한미동맹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믿음이 아닐까 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는 슈퍼밈도 존재한다. 이미 20년 전 영국의 헤이즐 스미스 교수는 ‘Bad, Mad, Sad or Rational Actor?’라는 논문에서 북한을 미쳤거나 악마로 보는 시각은 양립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6월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인용한 세계적인 평화학자 요한 칼퉁은 상대를 악마화하고 힘으로 대응하려는 것은 안보적 논리라고 설명한다. 반대로 세상 어디에든 갈등은 존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호 해결책을 만들고 실천한다면 평화를 얻어 낼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는 평화의 대안적 논리를 제시했다. 1953년 7월 27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이다. 68년 전 한국전쟁을 끝내지 못한 날로 기억하기보다 왜 평화를 시작하지 못했는지 전쟁에서 평화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보자. 2018년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전쟁에 대한 공포와 그 위협을 회피하려는 군사안보적 밈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안보라는 이름에 가려진 묵은 믿음이 한반도의 평화를 가로막아 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한다. 이젠 위협에 도전하는 평화적 접근의 용기가 필요한 때다. 우리는 이미 평화가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평화를 얻고자 꽤 훌륭한 많은 남북 간 합의도 했고, 이를 실천할 자원과 기술, 능력도 있다. 그렇지만 갈림길에 들어서고 하나하나의 장애물을 치울 때마다 우리의 용기가 번번이 우리의 앞을 가로막는다. 한반도 평화의 밈은 한 시대 유행어가 아니다.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준비하라”(Si vis pacem, para pactum)가 우리 사회에서 슈퍼밈이 되길 소망해 본다.
  • 국내 ‘부촌’ 강남구 내 복합시설 주목

    국내 ‘부촌’ 강남구 내 복합시설 주목

    청담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엘’프론트 청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엘’프론트 청담’은 서울시 강남구 일원에 지하 2층 ~ 지상 7층 규모로, 오피스 47실 및 근린생활시설 79실 등으로 구성된다. ‘엘’프론트 청담’ 이 들어서는 청담동은 ‘강남 위의 강남’ 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 부촌의 상징적인 지역으로 평가된다. ‘청담 린든그로브’ 를 비롯해 ‘상지리츠빌’ ∙ ‘상지카일룸’ 등 고가 주거시설이 밀집해 있고,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청담더원’ 도 분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상권 발달에 따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주거 선호도가 높다. 실제, 국내 정·재계 인사는 물론, 유명 연예인이나 셀럽 등이 다수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프론트 청담’ 은 청담동 내에서도 노른자위 입지로 주목된다. 인접해 있는 영동대로를 통해 업무지구인 삼성역 등지로 쉽게 도달 가능하고, 올림픽대로와 동부간선도로 이용 시 수도권 각지로의 접근성도 우수하다. 또한,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강남·북 지역으로 환승없이 한번에 이동할 수 있다. 비즈니스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차량 10분 거리에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테헤란로가 위치해 있다. 강남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테헤란로 일대는 IT기업은 물론, 금융회사·벤처기업 등이 집적된 국내 대표 업무지구로,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유관 업종의 입주 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를 확장시킬 호재도 다수 거론된다. 강남구 삼성동-송파구 잠실동 일원 192만 여㎡ 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 및 도심형 MICE 복합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이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을 필두로, GBC 건립 등 대규모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수요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도,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공간을 복합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도 논의 중이다. 개발 완료 시, 일대의 교통체증 완화 효과는 물론, 정주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업무 편의를 극대화하는 특화설계도 다수 적용된다. 뉴욕스타일의 커튼월 시공방식을 적용, 가시성과 심미성을 높였다. 층별로 공용테라스·전용테라스(4층)·전용발코니 설계 등을 통해 입주 기업 임직원들에게 색다른 힐링 공간을 선사할 방침이다. 옥상 수공간과 옥상정원이 조성되며, 한강 조망(일부 호실)도 가치를 더하는 요소다. 하층부에 함께 조성되는 상업시설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상층부 오피스 입주 기업체를 비롯, 바로 앞으로 청담 삼익아파트 재건축이 계획돼 있어, 총 1261가구 입주민을 도보권 고정 소비층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밖에, 일대의 2300여 가구 거주수요와 청담역 이용객 등 유동인구 역시 잠재수요로 거론된다. 아울러, 강남 최대 상권인 압구정 로데오·청담동 명품거리 등이 가까워, 인근 상권에서의 수요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인근에 한강·청담근린공원 등이 위치해 있어, 여가수요 흡수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 규제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려, 수익형 부동산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엘’프론트 청담’ 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며 “청담동의 인프라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입지에 들어서는데다, 각종 개발호재에 따른 미래가치도 기대되는 만큼, 투자 관심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덧붙였다.
  • 이현·존박·정인…‘7월 장마’ 적시는 발라더들

    이현·존박·정인…‘7월 장마’ 적시는 발라더들

    발라더들 여름철 속속 컴백정인·영준, ‘장마’ 리메이크도“비 안오면 발표 안해” 공약도사상 최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보된 7월 장마 시기, 발라드로 사랑받아 온 뮤지션들이 여름 감성을 담은 신곡으로 ‘장마송’을 노린다. 빅히트뮤직 ‘1호 가수’ 이현은 오는 17일 신곡으로 돌아온다. 12일 소속사에 따르면 이현은 17일 팝 장르의 곡 ‘바닷속의 달’을 발표한다. 이 곡은 세련된 팝 사운드의 곡으로 막스 울버, 안드레아스 링블럼 등 덴마크 출신 뮤지션들이 작곡했다. 소속사는 “신곡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이현의 트레이드 마크인 애절함을 덜어내는 대신 감성을 한껏 끌어올렸다”며 “넓어진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현의 신곡은 지난해 2월 그룹 에이트로 선보인 ‘또 사랑에 속다’ 이후 1년 5개월 만이고 올해 3월 빅히트뮤직과 재계약한 뒤 처음 발표하는 신곡이기도 하다. 시원한 가창력으로 사랑받는 가수 박혜원(HYNN)은 김재환과 듀엣곡을 통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소속사 뉴오더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오는 15일 박혜원이 김재환과 함께 부른 신곡 ‘주말이 싫어졌어’가 발매된다. 박혜원은 앞서 4월 김재환의 ‘그대가 없어도 난 살겠지’에서 듀엣 파트너로 인연을 맺었다. 떠나간 사람을 잊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별의 과정을 그린 발라드곡으로 “두 사람의 시원한 가창력과 공감할 수 있는 가사로 올여름 대중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라고 소속사는 소개했다. 가수 정인과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영준은 오는 13일 ‘장마’를 낸다. 2011년 장마철 감성을 담아 정인이 발매한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했다. “2011년의 감정을 더욱 아련하게 재해석해 리스너들의 마음까지 울릴 예정”이라고 소속사는 전했다. 2010년 엠넷 ‘슈퍼스타K 2’에서 준우승하며 얼굴을 알린 존박도 12일 두번째 미니앨범 ‘아웃박스’(outbox)를 공개한다. 2013년 7월 내놓은 정규 1집 이후 8년 만의 앨범이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나우, 어스, 히어’(now, us, here)를 비롯해 ‘그래왔던 것처럼’, ‘스트레인저’, ‘임시보관함’ 등 직접 작곡한 4곡이 실렸다. 앞서 그룹 에픽하이는 지난달 29일 곡 ‘비 오는날 듣기 좋은 노래’를 발표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발매 당일 비가 오지 않으면 곡 발표를 하지 않겠다는 이색적인 공약도 내세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에픽하이 측은 “앞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우산’, ‘춥다’를 잇는 에픽하이의 새로운 계절송”이라고 설명했다.
  • 가수 비, ‘강남역 초역세권’ 920억 건물주 됐다

    가수 비, ‘강남역 초역세권’ 920억 건물주 됐다

    기존 빌딩 팔아 300억 차익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가 서초동 건물주가 됐다. 배우 정지훈씨가 최근 900억대 빌딩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정씨는 500억원대에 빌딩 매각으로 300억원대 차익을 얻은 바 있다. 8일 연예계에 따르면 비는 서울 서초동 강남역 인근 한 건물을 920억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은 강남역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다. 대지면적은 147평(486m²), 건축 면적은 881평(2,904m²)로, 병원과 카페 등이 입주해 있으며 한달 임대료 수익이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 6월 청담동 빌딩을 495억원에 매각해 30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냈다. 한편 지난 1998년 가수로 데뷔한 비는 2017년 배우 김태희씨와 결혼했다. 김씨도 이보다 앞선 3월 역삼동 건물을 203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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