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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그렇구나]상상밴드 vs 미스터 펑키

    지난해 가요계는 하루 평균 발매된 신보가 1장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불황에 시달렸다. 새해에도 별반 달라지는 양상은 보이지 않는다. 기성 가수들도 아우성을 치는 판에 신인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한 일. 이런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신생 밴드가 있다. 미스터펑키와 상상밴드.‘불황의 늪’을 뚫고 나왔다는 것 말고도 공통점은 또 있다. 음악적 이력과 나이를 볼 때 ‘신인’이란 꼬리표가 머쓱하다. 만만찮은 내공을 지닌 두 팀을 만났다. ■ 상상밴드 ‘상상 그 이상의 만남’. 여성보컬을 앞세운 다른 밴드와의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 “나이가 많은 것”이라는 ‘생뚱맞은’ 대답이 돌아온다. 물론 탄탄한 음악성은 기본으로 하고 말이다. ‘관록’을 자랑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멤버 평균 나이 31세. 리더이자 베이스를 담당하는 쇼기부터 보컬의 베니, 기타의 무크, 드럼의 정상은 모두 ‘통뼈’를 자랑하는 가요계 실력파들이다. 쇼기는 닥터코어 911과 넥스트에 몸담았고 무크와 정상은 박완규, 강현민, 자두, 싸이, 모던주스 등 여러 가수와 밴드의 세션으로 활동해왔다. 저 자그마한 몸에서 어떻게 저렇게 시원한 소리가 나올까 싶은 베니는 ‘부업’으로 신인 가수들의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라이브 무대가 아니고 녹음실에서 제대로 된 연주를 하려면 26살 이상은 되야 한다.”는 게 정상의 생각이다. 상상밴드는 앨범 발매 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각종 이벤트로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왔다. 트럭을 타고 서울을 비롯한 7개 도시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열기도 했고,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엽기 캐럴송’을 만들어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기도 했다. 첫 앨범 ‘첫 번째 상상(First Imagination)’은 기대에 맞아떨어진다.‘톡’쏘는 맛이 강한 노래들은 탄산 음료처럼 중독성을 지녔다. 멜로디 못지않게 화끈한 가사도 매력 포인트. 여성적인 색깔이 짙은 가사는 거의 베니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실연 당한 여자의 절규를 담은 ‘버림’, 외모 컴플렉스를 귀엽게 노래한 ‘피너츠송’ 등은 독특한 노랫말로 귀를 잡아끈다. 백수의 하루를 경쾌한 사운드에 실은 타이틀곡 ‘훌라훌라’는 요즘 한창 뜨고 있다.“청양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성분이 기분을 ‘업’시킨대요. 우리 음악을 상상하면 즐거워지고 그랬으면 좋겠어요.(베니)” 먹을 만큼 먹어 서로 고집이 만만치 않을 텐데 한 식구로 묶인 이유가 뭘까. 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는 욕심 하나로 “인간적으로 뭉쳤다.”는 이들은 “이제부터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직접 소비하고 싶다.(정상)”고 했다.“제가 밴드 멤버끼리 싸우고 깨지는 거 한 200번 봤거든요. 그게 다 ‘타산지석’이 된거죠.(무크)”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미스터 펑키 미스터펑키라는 이름은 낯설어도 ‘떡볶이와 오뎅’이라는 노래는 한번 들어봤음 직하다. 일본어 ‘오뎅’이 문제가 돼 한 방송사 심의에 걸려 고초(?)를 겪었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명 ‘떡볶이송’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탔다. “떡볶이와 오뎅을 파는 아줌마/순대와 튀김은 팔지 않아요…사람들은 맛나는 떡볶이만 먹고/오뎅은 왜 그런지 팔리지 않아.”라는 코믹한 대사도 튀지만 그보다 더 재미났던 건 여성 보컬의 목소리였다. 그뿐인가 단골 떡볶이집 아줌마를 출연시킨 뮤직 비디오는 단연 압권이었다.99년 처음 결성된 미스터펑키는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 있는 명희, 다재다능한 리더 정환(기타·보컬), 뒤늦게 한 배에 올라탄 호야(드럼·퍼커션)로 이뤄져 있다.“재미있고 쉬운 음악을 하죠. 우리끼리 ‘퍼니 펑키’라고 이름 붙였어요.(정환)” 5년 만에 정규 앨범을 냈지만 언더 무대에서 400회 이상 라이브 공연을 펼쳐온 베테랑들. 또 국내보다 타이완에서 더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2000년과 2004년 타이완에서 열린 록페스티벌에 참가했고 지난 3∼5일 타이완 가오슝시에서 열린 글로벌 페스티벌에서 타이완 인기 여가수와 한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제 내실을 기하는 게 이들의 목표. 음악적으로 더욱 성숙해지는 동시에 자신들의 음악을 많이 알리고 싶다는 바람이다.“칭찬이든 욕이든 많이 들어야 업그레이드가 되겠죠.” 죽이 너무나 잘 맞는 이들이지만 한때 음악적 견해 차이로 서로 갈라서기도 했었다. 음악 생활을 접은 명희는 홍대 앞에서 1t 트럭을 개조해 ‘주스계의 샛별’이라는 간판을 달고 생과일 주스 장사를 하기도 했단다. 결과는?“쫄딱 망했죠. 뭐….” “서로 양보하고 맞춰가는 것도 재미예요. 이제 때려치고 장사할게 이런 얘기 절대 안 하죠.(웃음)”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눈물의 앨범”이지만 1집에는 이들 말대로 희망, 긍정, 새 시작의 메시지가 가득하다.‘다 잘될 거야’라는 의미의 타이틀곡 ‘Everything’s Gonna Be Alright!’은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멤버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며 단단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이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음악에 ‘뼈를 묻는다.’는 각오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기(KBS1 오후 10시)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을 위협하는 욕망과 소비의 도시에서 묵묵히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질적 가난에도 아랑곳없이 정신적 풍요를 추구하는 이 시대의 친환경 고수들. 이들의 생활을 통해 도시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세계적인 밀라노의 패션쇼 무대에 선 ‘비’의 모습과 MAA에서 한국 최고 가수상을 수상한 그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공개한다. 눈으로 뒤덮인 남극, 그곳에서 두 남자의 불꽃 튀는 결투가 벌어졌다. 한국 최고의 배우 송강호와 유지태, 과연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 정보 강국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부작용도 심각해 불법 유해 사이트가 범람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이 중요한 생활도구가 되면서 유해성에 빈번하게 노출되는 문제가 심각하다. 불법 유해사이트 범람의 부작용과 대책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부모의 도움없이 스스로 잠들며, 밤에도 깨지 않고 긴 시간을 잘 수 있는 아이. 이런 아이로 키우는 것이 소원인 초보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잘못 길들여진 아이의 수면 습관 때문에 고통받는 엄마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진단하고 이런 습관을 고치는 방법을 알아본다. ●와!e-멋진 세상(MBC 오후 7시20분) 번개를 맞고 인생이 바뀐 뒤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뜨거운 미국인 헤럴드 딜을 만나본다. 영하의 날씨에 즐기는 노천 온천은 어떤 느낌일까? 영하 30도에 노천온천을 즐기는 알래스카를 찾아간다. 알래스카의 특별한 신년 행사와 무스사냥까지 이색 겨울풍경을 볼 수 있다. ●용서(KBS2 오전 9시) 순복은 승주를 찾아와 수형이에 대해 말하라며 다그치고, 승주는 수형이는 형우의 아들이 아니고 단지 옛 여자의 아이여서 형우가 도와 준 것뿐이라고 말한다. 수민은 형우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수형을 두고 먼저 집으로 들어 가 버리고, 형우는 수형이와 레스토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 [生生인터뷰] 2집 앨범 ‘우츄프라카치야’로 컴백한 가수 테이

    [生生인터뷰] 2집 앨범 ‘우츄프라카치야’로 컴백한 가수 테이

    지난해 데뷔곡 ‘사랑은…향기를 남기고’로 단숨에 뜬 가수 테이(22).10개월 전 만났을 때 그는 갑작스러운 인기가 부담스러운 듯 “무섭다.”고 했었다. 결코 길지 않은 세월이었지만 스스로를 한 단계 성숙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 된 것일까.2집 앨범을 들고 돌아온 그는 이제서야 “설렌다.”라는 표현을 썼다. 새 앨범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100여곡 가까이 받아서 14곡을 추렸어요. 급하게 맘먹지 않고 신중하게 하느라 제작비도 시간도 많이 들였죠. 퀄리티면에서는 자신있어요.” 낯가림이 심해 첫 만남에서 기자를 무던히도 속끓게(?) 했던 그는 말도 술술 잘 풀어냈다. ●우츄프라카치야는 상상속의 식물 마음을 녹이는 부드러운 연가는 그의 장기.1집과 마찬가지로 2집에도 진한 사랑을 주제로 한 14곡의 노래가 담겨 있다. 앨범 타이틀 ‘우츄프라카치야’는 단 한 사람의 손길에 의해서만 생명을 이어간다는 상상 속의 식물. 히트 제조기 황세준과 조은희가 함께 만든 타이틀곡 ‘사랑은…하나다’는 바로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다. 한층 묵직해진 테이의 목소리는 더없이 절절하고 그 뒤로 울리는 32인조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사운드는 비장미를 더해준다. “(이번 앨범은)좀더 따뜻해졌어요. 가사도 시적이라서 생각을 많이 하게끔 만들고요.”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인 첫 곡 ‘어떤 날’은 그가 직접 노랫말을 붙인 곡.“피아노와 빗소리로만 엮어진 곡을 듣고 비에 관한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썼어요.” ‘아파도 슬퍼도’는 “가장 색깔이 독특한 곡”이란다. 비트가 강한 R&B곡으로 “남성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목소리를 더 걸걸하게 냈다.“코러스 해주시는 분이 ‘빠른 걸 불러도 슬퍼’라고 하시더라고요. 저에겐 칭찬이죠.” ●1집 때만큼만 사랑받으면 만족 마지막 트랙 ‘아프게 희망하기’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직접 곡을 쓰고 연주까지 했기 때문이다. 2집 앨범 내고 최근 500여명의 팬을 초청해 쇼케이스를 가졌다.“카메라가 그렇게 많이 온 건 처음 봤어요.” 지난해 17만장을 팔아치운 저력의 신인이 돌아왔으니 오죽할까. 본인은 “1집 때만큼만 알려지고 사랑받으면 된다.”고 소박한 바람을 말하지만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자신의 위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단다. ●조만간 정식 콘서트 계획 성대결절로 지난 연말 예정됐던 콘서트가 불발돼 그도 팬들도 아쉬움이 컸다. 조만간 정식 콘서트 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다.“이제 보여주고 들려줄 거리가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웃는다. 고등학교 때 록밴드 ‘청산가리’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그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로커로의 모습도 공개할 예정이다.“하드코어 밴드였는데요, 공연 끝나고 나서 목하고 허리에 항상 파스를 붙였어요.” 반듯하게 앉아 있는 그를 보니 도저히 상상이 안간다.“이름이 괜히 ‘청산가리’였겠어요?(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오빠부대와 함께 한 3일

    [안동환기자의 현장+] 오빠부대와 함께 한 3일

    “댁 같으면 이 추위에 저러고 있는 애들이 이해가 되슈? 내 딸 같으면 당장이라도….” 서울 청담동의 주택가. 소녀팬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록그룹 ‘더 트랙스’의 숙소 앞에는 10대들이 진을 치고 있다. 길건너 슈퍼의 50대 주인은 “애들 덕분에 매상은 많이 오른다.”면서도 머리를 흔들었다. 이른바 ‘빠순이’로 불리는 아이들이다. 스타의 공연장에서 열광하던 1980년대 ‘오빠부대’도 어른들에게는 철없는 아이들로 비쳤을 것이다. 하지만 방송국과 연예기획사, 숙소를 전전하며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뒤쫓는 요즘 아이들과 비교하면 오빠부대의 ‘충성심’은 턱없이 뒤진다. 하기는 오빠의 ‘빠’에 젊은 여성을 낮추어 부르는 어미 ‘순이’가 합쳐진 이름부터가 오빠부대보다는 점잖지 못하다. 이처럼 문제아나 불량소녀 같은 이미지를 지닌 이들은 누구인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법. 기자는 아이들이 ‘출몰’하는 장소를 사흘 동안 쫓아 다녔다. ■ 양말 4켤레 껴신고 밤샘도 즐거워 지난 3일 오전 1시 청담동에서 만난 트랙스의 팬 효선(18·가명)이는 숙소 현관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골목길에서 밤을 새우고 있었다. 낮에는 기획사 사무실과 미용실, 저녁에는 방송국을 찾아 나선다. 효선이의 일상은 트랙스의 동선과 일치한다. 트랙스의 모든 스케줄은 인터넷으로 공유된다. ●효선이의 일상은 스타의 동선과 일치 효선이는 가수의 사생활을 좇는 ‘사생파’와 공개방송만 따라다니는 ‘공방파’의 종합판이다. 그는 사흘째 영하의 밤공기에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담요 한 장으로 막아내고 있다. 대단한 인내가 필요하지만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이다. 현관에서 인기척이 날 때마다 효선이는 일어났다 앉기를 반복한다. 금방이라도 ‘오빠들’이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녀석의 얼굴은 빨갛게 텄고 입술도 갈라졌다. 이 골목에서 어른들은 반갑지 않은 존재다. 이해하려 하지 않고 훈계만 하려 드는 존재로 인식된다. 처음엔 기자를 노골적으로 불편해하던 효선이는 슈퍼에서 구해온 라면 박스와 뜨거운 녹차를 건네자 경계심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다.“친구집에 있다고 말했어요.TV에서 오빠들을 보는 것으론 부족해요. 오빠들 얼굴을 보면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에요.”효선이는 작정한 듯 말을 이어 갔다.“어른들 시선이 불편하지만 우리가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른들이 축구나 야구를 보며 열광하는 것과 뭐가 다르죠?” 효선이는 지난 1일 포항 집에서 가출 아닌 가출을 감행했다. 오빠들을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3이 되는 효선은 부쩍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눈치다. 학교 성적이 최상위권이라지만 대학으로 가는 길은 트랙스 오빠들을 만나는 길보다 더 험난하게 느끼는 듯했다. 이날 함께 밤을 새운 아이들은 5명. 담요를 두른 채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의 화제는 당연히 멤버들. 가족 관계부터 키, 몸무게, 성격, 말투, 좋아하는 음식까지 줄줄이 꿰고 있다. 아이들은 밤샘 경험을 ‘숙소 후기’로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또래집단에서는 남이 모르는 시시콜콜한 정보가 있거나, 스타와 말 한 마디라도 나눠본 경험이 있는 것 만으로도 ‘권력’이 된다. ●“어른들 축구 좋아하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이들도 스타를 영원한 존재로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지금 이 순간 만족해. 하지만 꿈은 엄연히 있어. 좀 더 나이를 먹거나 남자친구가 생기면 오빠들을 잊게 될지도 모르지.”효선이의 말에 다른 아이들은 “난 아니야.”하고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동감하는 표정이다. 보통 40∼50명이 몰려들지만 추운 날에는 ‘출석률’이 낮다. 개학을 하면 숫자는 더욱 줄어든다.30분 간격으로 경찰차가 무심한 듯 골목을 순찰한다. 오히려 소녀들 틈에 끼어 앉은 기자를 의심쩍게 살펴보곤 했다. 밤샘에도 노하우가 있다.20일 연속 밤을 새운 적이 있다는 윤아(15·가명)의 비법.“다 쓴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부어 안고 있으면 춥지 않아요. 편의점에 가면 뜨거운 물은 공짜로 얻을 수 있거든요. 많이 껴입어야 해요. 양말과 스타킹까지 보통 4켤레는 신지요. 담요는 필수죠.” 윤아의 말대로 더운 물을 담은 페트병을 안고 있었더니 몸이 따뜻해진다. 새벽이 되자 아이들은 골목길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효선이는 “우리 때문에 오빠들이 욕을 먹을까봐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전 6시20분 가까운 PC방 화장실에서 세수를 한 아이들은 총총히 오빠들이 머리를 단장하는 인근 미용실로 향한다. 이날 서울 강서구 88체육관의 공개방송 현장. 전날 일산의 야외 공개방송에서 만난 민지(15·가명)와 이슬(15·가명)이는 5시간이나 남았지만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가수 휘성의 팬클럽 회원들과 수다를 떨고 있다. 두 사람은 휘성의 데뷔 998일째인 지난달 19일 처음 만났다. 스타의 데뷔일이 이들에게는 기념일이다. 가수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우린 그런 꿈 안꿔요. 음악이 좋은 것뿐 얼굴도 안되고, 목소리도 안되잖아요.”요리를 좋아하는 민지의 장래 희망은 푸드스타일리스트, 슬이는 코디네이터이다. 슬이는 휘성과 친구처럼 통화하는 코디의 모습을 본 뒤 유치원 교사에서 꿈을 바꾸었다. ●스타만 좇는 게 아니라 미래도 준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미(13·가명)는 테마파크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거든다. 디즈니랜드가 있는 일본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경미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가수만 쫓아다니는 줄 알았더니 아이들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고교 때부터 기획사의 공식 팬클럽 임원으로 활동해 온 대학생 박모(23·여)씨도 기성세대의 시선에 불만이다. 박씨는 “대책없는 아이들로 보는 건 억울하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팬클럽은 더 이상 무대 밑에서 스타만 바라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팬클럽은 직접 콘서트를 기획하고 헌정 앨범을 제작하는 등 대중문화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의 팬클럽이란 아이들에게 사회적 관계를 체감케 하는 인생의 한 무대 장치는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사춘기를 졸업하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痛)이라면 더욱 다행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스타를 따르는 순수한 아이들을 상업적 측면에서 조직화하는 최근의 분위기가 심화된다면 성장통은 고질병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은 여전히 남았다. sunstory@seoul.co.kr ■ 국내 팬클럽 어떻게 변했나 국내 팬클럽은 1980년대 초반 가수 조용필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용필 오빠”를 외치며 따라다니던 소녀팬들은 이제 40대 어머니가 됐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1960년대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 공연에 열광했던 세대의 딸이 1980년대 조용필의 팬이 됐고, 그들의 딸이 다시 요즘의 10대가 된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에서 팬클럽이 용인되고 있는 데는 역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필에 앞서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는 남진과 나훈아가 있었다. 하지만 팬들의 열광은 가요계의 스타 등장에 따른 자연발생적인 현상에 머물렀다. 클리프 리처드 공연때 오빠부대가 장안의 화제를 모은 것은 폭발력있는 슈퍼스타를 가지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1990년대 초반 등장한 서태지의 팬클럽은 소수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컬트화’라는 현상에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 하이텔 등 컴퓨터 통신이 활발해지면서 통신을 통한 팬의 결집 현상도 처음 나타났다. 서태지 팬클럽은 스타가 사라져도 지속되는 특징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연예기획사가 주도하는 이른바 스타 시스템이 본격화하면서 조직화된 팬클럽이 등장한다. 기획사가 스타와 팬을 동시에 띄우면서 10대팬들을 가리키는 ‘빠순이’이라는 부정적 용어도 나타났다.H.O.T,SES, 젝스키스 등 아이돌 가수의 팬클럽은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또래집단으로 체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의 팬클럽은 인터넷을 매개로 한층 더 능동적이다. 기획사와 대립하기도 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 하지만 팬클럽과 기획사의 대립조차 내부적으로는 ‘기획사의 기획’일 때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팬클럽의 구성원은 순수하다고해도 팬클럽 자체는 고도의 상업주의에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sunstory@seoul.co.kr
  • 비·신화 등 日음반시장 한류 러시

    올 2,3월에는 일본 음악시장에 한국 가수들의 진출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16일 비의 정규 1집 음반 ‘It’s raining’과 슈가의 싱글음반 ‘Heartful’을 시작으로 23일에는 세븐의 데뷔 싱글 ‘히카리(光)’,3월 1일 ‘파리의 연인’의 사운드트랙이 발매된다. 또 3월 2일에는 그룹 쥬얼리가 정규 음반 ‘JEWELRY BOX’, 윤손하가 정규 음반 ‘song bird’을 선보이는 데 이어 8일 이정현의 정규 음반 ‘Wa Come on’,9일 신화의 스페셜 음반 ‘Winter Story 2004-2005’,16일 류시원의 정규 음반 ‘겨울의 꿈’,30일 신화의 ‘Shinwha Precious Essential Collection’을 내 3월까지 일본에는 한국 가수의 신보가 봇물터지듯 쏟아질 예정이다. 일본 최대 음반 체인인 HMV 공식 사이트(www.hmv.co.jp)에도 ‘발매 예정인 기대음반 순위 200’에 신화, 비, 세븐 등의 음반이 올라있다.
  • [어떻게 지내세요] 작사가 반야월

    [어떻게 지내세요] 작사가 반야월

    “박장대소 해야 해. 요새 신경통이 있긴 하지만 괜찮아. 지팡이 짚고 걸어다니고, 버스·전철 이용하고, 정신력으로 사는 것이 건강비결이야. 목숨 붙어 있을 때 후배들에게 잘 하려고 애를 쓰다 보면 보람도 느끼고 말야. 이렇게 사는 거지 뭐.” 원로 작사가 반야월(88)씨.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가장 많은 작품수를 발표한 작사가’ ‘가장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작사가’ ‘노래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작사가’ 등. 작곡가 박시춘, 가수 이난영과 함께 우리 가요계의 ‘3대 보물’로 일컬어진다. 설 연휴 직전 서울 종로3가에 있는 한국가요작가협회 사무실에서 반씨를 만났다. 그는 협회 회장이다. 악수를 하면서 그는 “이봐, 기자 양반. 나이가 내일 모레 아흔이지만 이렇게 건강해.”라며 활짝 웃는다. 그는 또 듣는 것이 약간 어둡지만 눈치코치로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금방 알아차린다며 이것저것 막 얘기를 한다. 일주일에 사흘 정도 사무실에 나와 후배들 얘기와 협회 일 등을 들으며 ‘교통정리’를 해준다고 했다. 그는 “나는 말야, 겉으로는 딱딱하게 여기지만 알고 보면 부드러운 사람이야.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혼자 외롭게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며 좋은 후배들과 자주 만나려고 하지. 가끔 동해안으로도 가. 거시기, 뭐야. 새파란 물과 공기가 폐에 썩 좋잖아.”하면서 비 안 오는 날은 있어도 술 안 마시는 날은 없다며 파안대소했다. 아직도 술을 마시냐고 거듭 물었더니 일제 때부터 맥주를 마신 기량이 어디가냐며 털털 웃음으로 답했다. 집에서는 신문 4,5개를 쭉 훑어본다고 했다. 그러다 보면 새벽 1시가 되는 날이 많단다. 사설이라든가 사회면도 빼놓지 않고 읽는다. 이는 후배들과 대화자료란다. 경남 마산 출신인 그는 1937년 태형레코드사가 주관했던 ‘전국가요음악 콩쿠르대회’에서 1등으로 당선돼 가수로 데뷔했다.38년에는 ‘불효자는 웁니다’를 발표했으며, 이듬해에는 가수 ‘진방남’이란 예명으로 ‘넋두리 20년’ ‘꽃마차’를 연달아 히트시켰다. 이어 ‘유정천리’ ‘울고 넘는 박달재’ ‘만리포사랑’ ‘산유화’ ‘소양강처녀’ 등 발표한 작품이 모두 5000여편에 이른다. “내가 발표한 거, 가사 다 외워. 아직 총기가 있어. 새 천년이 와도 나는 현역이야.” 본명 박창오에서 인생은 시작됐다. 그러다가 진방남이라는 예명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했고 반야월이라는 작사가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집에서 부인과 함께 지내고 있다. 자녀 여섯을 두었으며 둘은 잠시 가수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코미디 vs 공포’ 18일 개봉 한국영화 2편

    ‘코미디 vs 공포’ 18일 개봉 한국영화 2편

    ‘겨울에 즐기는 공포체험’(레드아이)과 ‘모정보다 진한 부정’(파송송 계란탁)을 내세운 두 편의 한국영화가 18일 나란히 개봉한다.‘말아톤’ ‘공공의 적2’의 흥행 호조로 모처럼 상승국면에 접어든 한국영화의 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리 엿본다. ●파송송 계란탁 한때 가수지망생이었으나 지금은 불법복제테이프를 만드는 일이 생업이고, 틈만 나면 여자 꼬시기에 여념이 없는 한심한 청춘 대규(임창정). 별다른 희망도, 대책도 없어보이는 그에게 어느날 난데없이 ‘아들’을 자칭하는 아홉살 사내아이 인권(이인성)이 나타난다. 이후 전개되는 스토리는 대충 짐작대로다.‘아들이네, 아니네’로 아웅다웅,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인권이 제안한 국토종단을 함께 하면서 점차 부자간의 애틋한 정을 느끼게 된다. ‘위대한 유산’의 오상훈 감독과 배우 임창정이 다시 호흡을 맞춘 ‘파송송 계란탁’(제작 굿플레이어)은 ‘철없는 아빠’와 ‘조숙한 아들’이 빚어내는 일탈적인 웃음의 코드 속에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감동의 메시지를 끼워넣은 코믹영화다. 하지만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야심은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듯하다. 발군의 코믹연기를 선보여온 임창정은 이 영화에서 한껏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했다. 당돌한 아들에게 번번이 당하는 순진한 아빠역을 과장된 제스처로 펼쳐낸 초반부는 그에게 맞춤옷처럼 잘 어울리는 대목. 하지만 아들의 병을 알게 되면서 웃음보다는 감정선을 살리는 장면이 많아지는 중반 이후부터 급격히 힘이 달린 점은 아쉽다. 제목 ‘파송송 계란탁’은 극중 인성이 라면을 끓이면서 부르는 노래에서 따온 것.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던 부자가 이 노래를 부르면서 교감을 느끼는 장면은 가슴 따뜻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레드아이 무슨 생각으로 겨울에 공포영화를 개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레드아이’(제작 태창엔터테인먼트)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 그게 바로 이 영화의 치명적인 약점 가운데 하나지만…. 열차 판매원 미선(장신영)은 여수행 마지막 열차에 올라탄다.15년 전 사상자가 100여명에 달했던 열차사고의 기관사였던 아버지의 기억을 떨쳐버리기 위해. 열차는 갑작스레 급정거를 하고 10분 뒤 운행을 재개하면서부터 서서히 낯선 공간으로 변모한다. 미선의 눈에 80년대의 열차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고 의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죽음의 공포가 승객들을 조여온다. 열차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호들갑스럽지 않게 스멀스멀 공포의 분위기를 피워올리는 초반부는 신선하다.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음산한 풍경이 어우러지면서 어두운 수채화 같은 느낌의 공포가 이내 가슴을 얼룩지게 하는 것. 하지만 뒤로 갈수록 내러티브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재미를 반감시킨다. 역에 서지도 않고 달리는데 왜 승무원들은 기관실로 달려가지 않는지, 왜 살인사건이 난 뒤 시체를 방치해두는지…. 그러나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모습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일상을 누렸던 자들이 갑작스럽게 어이없는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키며 슬픔을 자아낸다.‘레드아이’는 위험을 경고하는 붉은 점멸등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링’의 김영빈 감독이 연출했고, 송일국이 열차 차장으로 출연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상은·박기영등 새봄맞이 무대

    봄 기운이 완연한 요즘, 주말을 방 안에서만 보낸다면 좀 억울하지 않을까. 사랑과 열정이 넘치는 콘서트장으로 가보자.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상은이 11∼12일 오후 8시 정동극장 무대에 선다. 정동극장이 기획한 연작공연의 세 번째 주자인 그녀는 연인들을 위해 확실하게 로맨틱 무드를 만들어줄 계획. 피아노,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와 함께 ‘언젠가는’에서 ‘소울메이트’까지 자신 히트곡과 사랑 노래들을 선사한다.(02)751-1500. 김현철, 조규찬, 김형중, 장세용 등 남성가수 4명이 사랑을 위해 뭉친다.14일 오후 8시 세종대 대양홀에서 연인을 위한 황홀한 밤을 선사한다. 관객 15명을 선정해 영상으로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02)749-1300. 지난해 5집 ‘비 내추럴’로 3년만에 돌아온 박기영.19∼20일 홍대 롤링홀에서 그토록 목말랐던 라이브 무대를 연다. 타이틀곡 ‘나비’ 등 사랑을 얻고 있는 노래뿐 아니라 가슴 아팠던 사랑이야기도 기꺼이 털어놓을 예정.1544-0737.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2집 앨범 ‘하이 스쿨’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첫 콘서트 장소는 대학로 라이브극장.18∼19일 이틀 공연에 ‘안어벙’으로 한창 뜨고 있는 개그맨 안상태가 게스트로 나와 랩 실력과 함께 웃음을 선사한다.(02)518-5559. 26∼27일엔 한솥밥을 먹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하는 뜻한 파티 콘서트가 있다. 홍대 롤링홀에서 하루 두차례 공연이 열린다. 오후 4시 매력적인 보컬의 이승렬과 모던 록밴드 러브홀릭이 먼저 분위기를 띄우고 이어 오후 8시 클래지콰이와 신인가수 W가 나와 무대를 뜨겁게 달군다.1544-1555.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비 첫 단독콘서트… 어머니 생각에 눈물

    “어머니 사진 앞에서 노래하고 싶었지만…” 가수 비가 데뷔 3년 만의 첫 단독 콘서트에서 노래 도중 3년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얘기 하며 눈물을 쏟아 5000명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비는 29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1집 수록곡 ‘익숙지 않아서’를 부르며 “어머니 사진을 무대위에 걸어놓고 노래하고 싶었는데, 예전에 집에 불이 나 어머니 독사진이 한장도 남지 않았다.”면서 “지금 이 공연을 어머니도 하늘에서 보고 계실 것이다.”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비는 노래를 마치고 “오늘 집에 돌아가서 어머니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합시다. 부모님들도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비의 어머니는 당뇨합병증으로 오랫동안 투병하다 3년 전 세상을 등졌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비·에릭 MBC드라마 구원투수 될까

    비·에릭 MBC드라마 구원투수 될까

    ‘가수 출신 두 톱스타 비와 에릭이 위기의 MBC 드라마를 구할 수 있을까?’ 최근 방송된 드라마마다 부진한 시청률을 보여 ‘드라마 왕국’이라는 자부심이 여지없이 망가진 MBC가 가수 비와 그룹 신화의 멤버인 에릭 두 인기스타를 앞세워 옛 명성 회복에 나선다. MBC는 오는 3월 중순 방송될 미니시리즈 ‘신입사원’(극본 김기호·이선미, 연출 한희)에 지난해 ‘불새’를 통해 톱스타 반열에 오른 가수 에릭을 캐스팅했다. 에릭은 이 드라마에서 대책없는 백수에서 컴퓨터 오류로 대기업에 수석합격해 좌충우돌하는 신입사원 강호역을 맡았다. 얼마 전, 탤런트 연정훈과의 결혼 발표로 화제가 된 한가인, 오지호와 애정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에릭의 뒤를 이어 톱스타 비는 5월 방송 예정인 MBC 미니시리즈 ‘못된 사랑’(극본 이유진, 연출 박홍균)에 최고 대우를 약속받고 출연한다.‘상두야 학교가자’,‘풀하우스’ 에 이어 세번째 드라마에 출연하는 비는 거의 모든 조건을 더 갖췄지만, 가슴 한 구석이 늘 공허한 남자 강용기 역을 맡아 정통 멜로연기에 도전한다.‘못된 사랑’은 ‘고약한’ 사랑의 막다른 상황에 다다른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연출은 월·화드라마 ‘영웅시대’에 참여했던 MBC 박홍균 PD가, 극본은 ‘불새’의 이유진 작가가 맡았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경쟁사인 KBS·SBS 드라마에 모두 밀리고, 전체 드라마 시청률 순위에서도 10위 안에 고개를 내밀지 못하는 등 총체적인 부진의 늪에 빠진 MBC 드라마가 과연 두 가수를 앞세워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비내리는 호남선’ 작곡가 박춘석

    [어떻게 지내세요] ‘비내리는 호남선’ 작곡가 박춘석

    “와병 중이지요. 틈틈이 치료를 받고 있지만 썩 차도가 있는 편이 아닙니다.” 가요계의 거목 박춘석(본명 박의병·75)씨는 11년째 병마와 외롭게 싸우고 있다.20대 젊은이들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가수 이미자를 키워낸 작곡가로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일 것같다. 현재 박씨가 사는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20평짜리 주공아파트.24시간 간병인에 의지한 채 지낸다. 같은 작곡가이자 박씨의 동생인 박금석(73)씨가 바로 옆집에 살면서 주변을 관리하고 있다. 박금석씨는 전화통화에서 “친한 지인의 얼굴조차 못알아볼 정도이기 때문에 인터뷰는 불가능하다.”면서 “형님은 일주일에 두번씩 현대아산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리에 보조기계를 끼고 1시간30분 동안 걷기 운동을 한다는 것. 4년전에는 폐렴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다행스럽게 극복했다. 하지만 뇌졸중의 후유증은 여전하다. 또한 투병생활이 힘들고 안타깝다고 부연했다. 박금석씨는 “(형님의)저작권료로 병원비 내고 한달 생활비를 겨우 쓰고 있다.”면서 “요새는 병문안차 찾아오는 동료 작곡가나 가수들이 거의 없다.”고 쓸쓸한 처지를 대신 말했다. 박춘석씨가 평소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박금석씨는 “이미자의 ‘노래는 나의 인생’을 작곡하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쓰러졌다.”면서 “다 아끼는 곡들이지만 ‘가을을 남기고 산 사랑’이나 ‘가시나무 새’도 평소 애착이 많았다.”고 전했다. 박춘석은 ‘살아있는 트로트의 전설’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검은 테 안경을 쓰고 ‘음악과 결혼했다.’며 평생 독신으로 살아왔다.2700곡을 발표, 고 길옥윤씨와 더불어 가장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어릴 적 고무 공장을 하는 아버지 덕에 피아노와 오르간 앞에 앉아 자유자재로 화음을 생산해내기도 했다. 경기중학 5학년(고교 2년)인 1948년 당시 서울대에 다니던 길옥윤씨와 만나 음악활동을 함께 했다. 데뷔곡은 최양숙이 부른 ‘황혼의 엘레지’이다. ‘비내리는 호남선’은 손인호가 부른 공전의 히트곡.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 ‘기러기 아빠’ ,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 은방울 자매의 ‘마포종점’, 패티김의 ‘초우’ 등 다양한 노래풍을 만들어낸 작곡 천재이다. 김문기자 km@seoul.co.kr ‘어떻게 지내세요’ 는 독자와 함께합니다. 각계 명사는 물론 한때 스타였던 인물, 화제를 뿌렸던 사건 속 주인공들의 근황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추천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연락처 : km@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삼각지로터리 일대

    [뒷골목 맛세상] 삼각지로터리 일대

    남산타워에 올라 남산 기슭에서부터 비롯하여 한강에 이르기까지 푸르게 치달려 내려가는 호로병 형태의 드넓은 녹지대를 바라다보면, 무심코 어어! 하는 탄성을 지르게 된다. 눈앞에 펼쳐진 경관이 얼핏 사실로 믿기지 않아서이다. 서울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녹지공간이 있다니! 울창한 숲과 잔디밭 사이사이로 드문드문 서양식 가옥들이 들어선 이국적인 공원 같은 경관은 분명히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다운 녹지공간을 좀더 자세히 바라다보면, 시각적인 구도에 어딘지 모르게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다. 녹지공간을 둘러싼 주변의 모든 도로며 건물들이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것이 너무 쉽게 눈에 뜨인다. 남산 기슭을 입구로 하여 호로병 형상인 녹지공간을 빙 둘러싸고 있는 도로며 건물들은 어쩔 수 없이 초라하고 볼썽사납다. 가운데 있는 녹지공간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반대급부로 호로병 바깥 공간은 더욱 흉물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60·70년대식 후진 골목… 개발 바람도 잠잠 아름다운 녹지공간은 다름 아닌 미8군사령부다. 용산 동쪽의 대부분을 차지한 채 헬리콥터장이며 골프장까지 갖춘 미8군사령부의 녹지공간을 다치지 않기 위해, 잠수교나 동작대교 같이 한강을 건너 서울 중심부로 달리는 도로들은 왜곡되어 호로병 형상 바깥으로 빙 둘러간다. 어디 도로뿐이랴. 주변의 건물들마저도 군사상 고도제한지역으로 묶여 개발이 불가능하게 되는 바람에 오래된 일본식 적산가옥 따위들만이 호로병 바깥에 무슨 부스럼딱지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런 식이다 보니 삼각지 로터리 어름에 붙어 있는 국방부며 전쟁박물관도 어쩔 수 없이 미8군사령부의 그늘에 가린 것 같은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전쟁박물관은 육군본부가 들어서 있던 자리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녹지공간 바깥의 호로병 지역에서도 가장 흉물스러운 곳은 삼각지 로터리 부근이었다. 역시 군사상 고도제한에 묶인 데다 주변의 한남동이나 이태원 등은 주로 미8군 소속의 미군들이 즐겨 찾는데 반해, 삼각지 로터리 부근만은 주로 우리 육군본부 소속 군인들이 즐겨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거리며 건물 자체가 다른 곳보다 더 쇠락해진 것이다. 지하철 4호선의 삼각지역에서 내려 1번 출구를 빠져나와 단층짜리 우리은행 건물을 돌면, 바로 60,70년대식의 복고조 뒷골목이 나온다. 낡은 적산가옥 건물에 영빈관이라는 중국집이며 오래된 이발관이 있는 뒷골목의 어디에선가는 금방이라도 ‘친구’나 ‘효자동 이발사’ 시대의 주인공들이 뛰쳐나와 한판 싸움을 벌일 듯한 분위기인데, 여기가 바로 70년대 우리의 국민가수 배호가 낮고 흐느끼는 듯 특이한 음색으로 심금을 울린 ‘돌아가는 삼각지’의 본고향이다. 배호의 특이한 음색이 당장에 겨울바람을 타고 긴 꼬리처럼 귓바퀴에 맴돌 듯한 ‘돌아가는 삼각지’에만은 용산 일대에 거세게 불고 있는 개발 바람도 아직 다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여기가 또한 주민등록식 지번으로는 용산구 한강로 1가에 속하는 이른바 속칭 ‘대구탕골목’이다. 한때 육군본부나 국방부에 근무하는 장교들이며 사병들이 한번쯤은 들르지 않은 이가 없고 그렇게 이곳에 들렀다가 전후방으로 전출해 간 장·사병들 사이에 그 맛을 연연해한 끝에, 삼각지의 대구탕 골목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민간인들보다 군인들 사이에서 먼저 유명해진 골목이기도 하다. 얼핏 둘러보아도 원대구탕, 자원대구탕, 세창대구탕, 참원조대구탕, 등의 간판들이 골목 안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띈다. 그러나 대구탕 골목이라고 해서 딱히 대구탕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군데군데 양곱창이며 차돌박이를 주로 하는 평양집이며 봉산집이 있고, 이겹살이며 모소리살 같은 돼기고기 특수부위만을 전문으로 하는 삼각정이며 신가생태매운탕 같은 뛰어난 맛집들이 섞여 있다. 어떻게 보면, 고도제한이라는 불리한 지역적 특성이 오히려 서민적인 맛집들을 버려진 들판의 야생화처럼 아름답게 꽃피워낸 것인지도 모른다. ‘원대구탕’(02-717-8222)은 2001년에 작고한 손양원씨가 1979년에 이 골목에 처음으로 대구탕을 시작한 대구탕 골목의 원조격이다. 그러나 그이가 처음부터 이 골목에서 대구탕집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경북 의성 출신인 그이는 원래 같은 골목에 있는 이발소 주인이었고, 부인인 김명희씨가 지금의 ‘자원대구탕’ 자리에서 보신탕집을 했는데, 워낙에 장사가 안 되니까 대구요리로 메뉴를 바꾼 것이었다. 그런데 대구탕, 대구지리, 내장탕으로 대구요리 일색인 단순한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식당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싼 가격에 비해 양이 많으면서도 맛 또한 뛰어나서 주로 육군본부 소속 군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진 때문이었다. ●군데군데 양곱창·차돌박이 등 서민적인 맛집 손양원씨는 이발소마저 때려치우고 부인과 함께 식당일에 매달렸고, 가게는 날로 번성해갔다. 그러자 원래 중국집을 하던 집주인이 계약기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게를 비울 것을 통고해왔다. 그리고 가게가 비자마자 바로 ‘자원대구탕’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대구탕을 시작했다. 이를테면 간판에 ‘자’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쓰고 ‘원’자를 크게 쓰는 식이었다. 그이가 낙담하고 있을 때, 뜻밖에도 바로 옆 가게가 전세로 나왔다. 그이는 앞뒤 가릴 것 없이 있는 돈 없는 돈을 모조리 모아 전세를 얻어들었다. 그리고 다시 ‘원대구탕’이라는 간판을 내걸 수 있었다. 지금은 아들인 손석호씨가 원대구탕을 운영하고 있고, 딸인 손숙연씨는 금천구 시흥동에서 역시 같은 상호로 대구탕집을 운영하면서 2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양쪽 모두가 대구탕, 대구지리, 내장탕이 6000원씩인데, 대구탕이며 대구지리는 다 먹은 후 공기밥을 넣어 볶아먹을 수 있다. 지하철 삼각지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신아트와 원아트라는 그림재료를 파는 가게의 간판이 보인다. 그 사이로 겨우 리어카 한 대 지나다닐 만한 길이 나 있는데,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옛집’이라는 국수집을 찾을 수 있다. 탁자가 겨우 4개뿐인 서너 평의 좁고 허름한 공간이지만,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주인할머니 되는 배혜자씨나 그이의 따님 되는 김진숙씨와 눈빛을 마주치는 순간 뭔가 예사롭지 않은 느낌에 사로잡히고 만다. 세상에 이렇게 순하고 착한 눈빛을 지닌 이들이 또 있으랴. 그런 느낌으로 온국수를 시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국물과 함께 국수 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또 한번 예사롭지 않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세상에 이렇게 맑으면서도 진한 국물 맛이 또 있으랴. 결코 과장이 아니다. 고백하건대 취재를 갔다가 온국수 국물을 훌훌 마시면서, 나는 몇 번이고 까닭 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말하기 좋게 선의(善意)의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이렇듯 선의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선의의 음식을 맛본 적이 얼마만인가. 옛집의 두 모녀가 지닌 선의는, 음식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그 음식을 먹을 손님을 생각하고, 손님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손님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는 그런 선의이다. 나는 저녁이 늦어 이미 다른 집에서 식사를 한 후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 번이고 눈시울을 뜨겁게 하면서 온국수 한 그릇에다가 김밥 한 줄까지 꾸역꾸역 다 먹어냈다. 만일에 조금이라도 남긴다면 자칫 벌이라도 받을 것 같은 그런 마음이었다. ●손님의 입맛·주머니 사정부터 헤아려 원래 국수집을 하던 가게를 인수받아 배혜자씨가 1981년에 국수집을 하며 다시 24년이 지났다. 그동안에 단골손님들이 어떻게 하면 그렇듯 맛깔스러운 국물 맛을 낼 수 있는가에 대해, 무슨 비법이라도 있느냐고 물으면, 그이는 한 마디로 대답했다.“비법은 무슨 비법이 있겄다요?있다면 손님을 생각하는 정성이제라우.” 큰 들통에 멸치와 다시마, 양파 등을 넣고 4시간 동안 은은한 연탄불로 오래 끓여낸 다음에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하여 국물을 만들어 낸다. 비단 겨울뿐만이 아니라 한 여름에도 연탄불에 끓여내는 것은 변함이 없다. 언젠가는 이제는 편하게 장사를 하라는 자녀들의 등쌀에 못 이겨 가스불로 바꾸었지만, 국물 맛이 나지 않아 당장에 다시 연탄불로 바꾸었다. 국물에 넣는 다데기는 해남에 사는 시누이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무공해로 기른 청양고추를 오래 곰삭혀서 재료로 사용한다. 이 집의 주메뉴인 온국수는 2000원이고, 비빔국수가 2500원, 칼국수가 3000원, 수제비가 3000원, 김밥이 1500원, 여름에만 하는 콩국수가 5000원이다. 손님이 원하면 얼마든지 무료로 사리를 더 준다. 얼마 전에 한 가지 메뉴를 추가했다. 이른 아침에 오는 단골손님들이 아무리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는다지만 김밥을 먹는 것이 가슴 아파서,2000원짜리 우거지국을 팔게 된 것이다. 단 우거지국은 아침 9시까지만이다. 얼마 전에는 서울 시내에서 4식구의 일가족이 외식을 할 수 있는 식당 3곳을 뽑는데, 옛집이 당연히 들었다. ● 걸인도 다독이는 따스함 옛집의 벽에는 모 방송국 PD가 쓴 글이 걸려 있다. 그 글 중의 일부분을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삼각지 근처의 국수집 하나를 촬영했을 때의 일입니다. 멸치국물로 진하게 우려낸 국수와 속이 알차 보이는 김밥 정도가 메뉴의 전부이지만, 한 끼를 거뜬히 때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거기에 진짜 우리 할머니 같은 주인의 마음씨가 더해지면, 아무리 양이 많은 이도 그득해진 배와 벌어진 입을 추스르며 가게문을 나세게 되는 집이었습니다. 방송 다음날 무심코 제 앞의 전화가 울려서 받았습니다. 한 40대 정도의 남자가 간절한 목소리로 거기 갔다온 PD를 찾아서 당사자임을 밝혔더니 갑자기 귀가 따가워졌습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그 할머니 때문에 인생이 뒤바뀐 사람입니다.” 황당한 서두였습니다만, 그의 이야기는 길었습니다. 그는 15년쯤 전,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털어먹고 설상가상으로 아내마저 그의 곁을 떠나버리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요즘 말로 노숙자가 되어 용산역 앞을 배회하는 서글픈 인생이 된 거죠. 하루는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용산역 앞에 늘어선 식당들 앞에서 밥 한 술을 구걸했지만, 그는 어느 곳도 발을 들여놓지 못했답니다…. 박절한 세상인심에 그는 반미치광이가 되어갔습니다. 용산역 인근 식당을 일일이 다 들어갔으나 모든 곳에서 박대를 받고나오며 밤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버리겠다고 독한 마음을 먹었지요. 한 집 한 집 지나쳐가다가 작은 골목에 있는 할머니네 국수집까지 간 것입니다. 할머니는 그의 비루한 몰골을 보고도 환하게 웃으며 선선히 맞아주었습니다. 허겁지겁 국수를 퍼넣고 있는데, 할머니가 갑자기 그릇을 뺐었다네요. 그러더니 할머니는 삶은 국수와 국물을 한가득 다시 가져다주더랍니다. 거의 두 그릇 양은 됨직한 국수를 다 털어넣은 뒤에야 할머니께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 떠올랐습니다. 할머니가 국수를 삶는 틈을 타서, 그는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습니다. 그때 “그냥 가, 뛰지 말어, 다쳐요!”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자신을 속이기만 하던 세상, 자신을 버렸던 사람들이 쳐둔 얼음장 속에 숨막혀 가던 자신에게 할머니의 말 한 마디는 그야말로 따스한 불씨 한 조각이었다는 겁니다. 그는 얼마 뒤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파라과이로 혈혈단신 이민을 떠났습니다.
  • 방송3사 드라마 ‘을유 대전’

    방송3사 드라마 ‘을유 대전’

    올해는 어떤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찾을까. 지상파 방송 3사가 2005년 한해 동안 방송예정인 드라마들을 대작과 화제작 중심으로 살펴보자. ●선봉은 트렌디 드라마들이 우선 이달부터 10∼20대를 겨냥한 외주제작 트렌디 드라마들이 대거 시작하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KBS2 ‘쾌걸 춘향’,MBC ‘슬픈 연가’,SBS ‘봄날’,‘세잎클로버’,‘홍콩 익스프레스’ 등등. 먼저 지난 3일 방송을 시작한 KBS2 ‘쾌걸 춘향’은 고전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패러디한 작품. 전기상 PD가 연출하고 탤런트 한채영, 재희 등이 출연했다. 지난 5일 시작한 MBC ‘슬픈 연가’는 ‘올인’의 유철용 PD가 연출한 멜로물이다. 탤런트 권상우, 김희선이 오랜만에 TV에 얼굴을 비춘다.SBS도 탤런트 고현정의 10년만의 복귀작과 가수 이효리의 연기 데뷔작으로 각각 화제를 모았던 ‘봄날’과 ‘세잎클로버’를 이달중 방송한다. 또 2월에는 탤런트 김효진, 송윤아, 조재현, 차인표 등이 출연하는 ‘홍콩 익스프레스’를 ‘유리화’ 후속으로 방송한다. ●묵직한 한국 근현대사 배경극들로 이어지고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도 한창 준비중이다. 일단 MBC가 오는 3월부터 본격 정치 드라마 ‘제5공화국’을 방송한다. 탤런트 이덕화가 분한 전두환 전 대통령 등 현존하는 인물들을 ‘영웅시대’처럼 실명 그대로 등장시킬 예정이라 기획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모았다.SBS는 1970년대 한국 패션 산업계를 그린 ‘패숀70’을 5월부터 방송한다.‘다모’의 이재규 PD가 탤런트 주진모, 이요원을 캐스팅해 제작했다.KBS도 올해 하반기 중에 광복부터 한국전쟁까지 이념갈등이 극심했던 시대를 무대로 한 드라마를 방송한다. ●마무리는 역시 대작들이 방송사들의 자존심을 건 대작 사극 경쟁도 관심거리다.MBC는 이르면 8월부터 고려말을 배경으로 한 100부작 대하사극 ‘신돈’을 방송한다. 월탄 박종화의 ‘다정불심’을 원작으로 ‘왕과 비’의 정하연 작가가 집필한다.SBS도 9월 방송을 목표로 백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50부작 ‘서동요’(가제)를 준비하고 있다.‘대장금’의 이병훈 PD, 김영현 작가 콤비가 백제 무왕의 관련 설화를 모티프로 삼아 만든다. KBS는 일단은 새 기획 없이, 올해 하반기까지 방송 예정인 ‘해신’과 ‘불멸의 이순신’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아직 방송사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외주제작사 ‘에이트픽스’가 80억원을 들여 제작한 한·중 합작 무협 드라마 ‘비천무’(극본 강은경, 연출 윤상호)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치고 현재 방송일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 현지의 중국인 액션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심혈을 기울여 촬영한 액션 장면들이 특히 볼 만하다. 만화가 김혜린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탤런트 주진모, 가수 박지윤이 주연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2004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고품질 다기능’으로 불황타개

    ■ 특별상·본상 35개 선정 ‘2004년 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에 35개 제품이 선정됐다. 지난 13일까지 접수된 상품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 상품의 시장성, 마케팅 효율성 등을 평가해 뽑았다. 올 초 이슈로 등장했던 ‘웰빙’ 추세가 하반기 히트상품에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 주체의 중심인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다기능 제품·서비스도 대거 선보였다. 미래 경기가 불투명할수록 기업은 과감한 투자보다 내실있는 투자를 지향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번 히트상품 역시 효율적인 투자로 가격대비 높은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꾸준히 히트상품으로 군림하던 제품들은 고품질·성능을 가진 경쟁상품에 자리를 내줘, 장수상품의 세대교체를 엿볼 수 있다. 특별상은 올해 선보인 신상품이 대부분이다. KT가 독주하던 유선전화시장에 동참한 하나로텔레콤의 하나폰이 눈에 띈다. 자동차의 내수불황으로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만이 SUV부문에 선정됐다. LG전자는 휘센 투인원에어컨의 기능을 높인 투인원플러스를 출시, 겨울철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효자상품인 이동전화단말기는 삼성전자의 가로폰이 뽑혔다. 가로화면의 편리함을 독특한 광고로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건설부문의 침체에도 불구, 오벨리스크와 브라운스톤의 약진이 돋보였다. 식음료부문에선 간에 좋은 쿠퍼스, 비타민음료 비타500, 인삼이 들어있는 한뿌리 등 기능성을 높인 제품이 뽑혔다. 웅진코웨이의 룰루비데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상했으며 눈높이놀이수학, 기탄한글은 상품의 질을 높여 고객을 사로잡았다. 하이마트와 KT메가패스도 소비자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가 불황일 때 기업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보다 제품 기능을 향상시키고 알리는 것에 노력해야 한다. 또 소비자는 충동구매를 지양하고 상품의 질을 따져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기업들의 제품투자가 끊임없이 이뤄져 소비가 활성화될 때 불황의 끝은 보일 수 있다. kim@seoul.co.kr ■ 소비자만족상-하나로텔레콤 ‘하나폰’ ‘하나폰’은 하나로텔레콤이 지난 7월 선보인 유선전화서비스다. 시내전화뿐만 아니라 시외전화, 005국제전화에서 고객맞춤형 요금제 및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요금은 KT유선전화보다 최고 52%가 싸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고객만족도 제고에 노력한 결과, 지난 10월말에 5.8%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시외전화의 경우 통화가 많은 3개 전화번호를 사전등록하면 요금의 50%를 할인해주는 ‘패밀리요금제’, 통화량에 따라 요금을 최고 15% 할인해주는 ‘다량이용할인제’ 등의 서비스가 있다. 005국제전화의 서비스로는 국내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글로벌콜렉트콜’, 해외 이용자가 로컬번호를 통해 통화하고 요금은 국내 사전계약자가 부담하는 ‘글로벌로컬번호’, 사전에 지정한 유무선 전화에서 착발신한 국제통화요금을 할인해주는 ‘005패밀리’ 등이 있다. ■ 소비자인기상-삼성전자 ‘하우젠 김치냉장고’ 2005년형 하우젠 김치냉장고는 김치 맛을 지켜주는 능력이 강화됐다. 핵심 기술은 김치냉장고의 문에 있다. 연구진은 김치냉장고의 온도가 변해 김치 맛이 달라지는 이유가 문을 여닫는 행동 때문이라 판단하고, 문에서 직접 온도를 지키는 ‘디지털 온도과학’ 기술을 개발했다. 문을 여닫는 횟수는 물론 열어 놓은 시간까지 자동으로 감지, 저장실 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준다. 김치냉장고의 내·외부 및 문에서 총 3단계로 온도를 지켜준다. 회사 관계자는 “2002년 하우젠 김치냉장고 출시 후 경쟁사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짚어내고 일깨웠기 때문”이라며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과 품질 유지에 대한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하우젠 김치냉장고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고객만족상- KTF ‘굿타임 파티’ KTF는 지난해 하반기, 경영전략 정비에서부터 ‘Have a good time’으로의 슬로건 교체까지 변혁을 이루며 ‘고객만족’을 표방했다. 올해 초 번호이동제 실시를 앞두고 ‘굿타임 찬스’ 캠페인을 펼쳐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소비자의 입장에 섰다는 점이 공감대를 일으킨 것으로 평가된다. KTF는 올해 하반기 이후 고객만족의 기업각오를 업그레이드 한 ‘굿타임 파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고객들이 파티의 주인공으로 맘껏 즐기게 되며, KTF는 고객을 위해 배려와 대접을 하는 파티 플래너 역할을 한다. ‘KTF적 파티’는 파티의 주최자 및 주인공간의 격조있는 커뮤니케이션과 배려 및 만족감을 중시하는 파티의 근본 정신을 담고 있다. KTF는 단말기 안심서비스, 무료통화이월요금, 서치뮤직 서비스, 무제한 사진메일, 보이스엔, 300만화소 디카폰 등 ‘굿타임 파티’에 어울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마케팅상-팬택엔큐리텔 ‘큐리텔 PG-K6500’ 130만화소 디카폰 ‘PG-K6500’은 폴더를 닫았을 때 디지털카메라처럼 보인다. 뒷면의 외부 LCD를 보며 가로로 촬영할 수 있다. 주파수 검색으로 라디오(FM) 채널을 최대 10개까지 설정해 들을 수 있으며 모닝콜 기능이 있다. 직접 영어단어를 입력하면 뜻, 예문, 발음을 확인시켜 준다(저장 단어 2800여개). 단어의 뜻만 검색하는 차원을 넘어 예문과 발음까지 알 수 있다는 게 장점. 촬영한 사진, 동영상을 인화하고 PC에서 편집할 수 있다. 45가지 스티커사진, 디지털 4배줌, 9회 연속촬영, 9가지 액자꾸미기, 셀프타이머, 접사촬영(최대 7cm), 오토플래시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밖에 26만컬러 TFT LCD, 64화음 멜로디, GPS, 아바타 꾸미기, 폰트 설정, 무선인터넷 기능이 있다. 가격은 40만원대이며 이어폰, 접사렌즈가 함께 제공된다. ■ 뉴브랜드상-서울우유 ‘호두우유’ 우유에 국내산 호두, 땅콩, 잣 등을 넣어 맛과 영양을 살렸으며 호두의 텁텁한 맛과 우유의 밋밋한 맛을 없앴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B1·B2·E, 칼슘, 인, 철분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다. 많은 물량의 증정품과 사은품을 통해 소비자가 호두우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호두의 특이성을 나타내기 위한 유머성 광고를 신문, 잡지, TV의 3대 매체에 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지난 6월15일 판매를 시작해 현재 하루평균 25만팩을 판매하고 있다. 호두는 ‘삼과피(三果皮)’라 하여 밤, 잣, 은행 등과 함께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머리를 맑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180ml 500원, 900ml 1800원. ■ 본상 - 쌍용자동차 ‘로디우스’ 승용차의 승차감, SUV의 성능, 미니밴의 다용도성을 합친 MPV(Multi Purpose Vehicle·다목적 복합 자동차)이다. 2700cc 커먼레일 DI엔진, 수동겸용 5단 자동변속기 등을 갖췄으며 2개 유형(9·12인승)의 모델이 있다. C·D필러를 분리한 그린하우스(차체에서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부분), 유럽풍의 후면 디자인, 범퍼가드바, 세단형 스윙도어(양여닫이문), 큐빅 유형의 가니시, 패션 루프랙 등을 적용했다. 센터클러스터로 운전자의 넓은 시야를 확보했으며 4열시트는 다양한 배열이 가능하다. 후륜구동시스템 및 현가시스템으로 안전성과 승차감을 살렸다. 전후방 충격흡수프레임을 달았고 전차종 기본으로 EBD/ABS브레이크, 운전석 에어백을 장착했다. 수동 11.1km/ℓ, 자동 10.2km/ℓ의 1등급 공인연비를 자랑한다. ■ 본상-삼성전자 ‘파브 홈시어터’ 파브시스템을 구성하는 디지털TV(모델명 SVP-50L7HX·SVP-56L7HX)는 화질기술인 2004년형 ‘DNIe’를 적용했으며, 명암비 2500대 1이 자연에 가까운 화질을 느끼게 한다. 피부색, 잔디색, 하늘색 등을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는 ‘나만의 색상조정기능’이 있다. ‘sDSM’ 음향기술을 가진 홈시어터(HT-DS1100T)는 5.1채널 음향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파브는 개발단계부터 시스템형 출시를 고려해 TV와 홈시어터가 고품격으로 디자인됐다. 로켓용 엔진을 사용해 TV를 수직으로 세우고 두께(50inch 기준 화면부 두께 33cm)를 줄여 거실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세로 형태의 DVD플레이어와 함께 고급스러운 거실 인테리어를 연출한다. PC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고 램프 밝기를 조정할 수 있다. 가격은 50인치 TV와 홈시어터 시스템이 600만원대, 56인치 TV와 홈시어터 시스템이 700만원대. ■ 본상- LG전자 ‘휘센 투인원플러스’ 별도의 액자형 공기청정기가 ‘투인원 에어컨’과 연동해 집안을 골고루 빨리 시원하게 해준다. 가격부담을 줄였고 설치공간 활용의 장점이 있다. 스탠드형 에어컨과 액자형 에어컨, 액자형 공기청정기를 1대의 실외기와 함께 세트로 구입할 수 있고 나중에 액자형 에어컨 실내기나 벽걸이형 공기청정기만 구입할 수도 있다. 원하는 온도에 도달하면 2대의 압축기 중 1대만 가동하는 초절전 시스템(TPS)은 2대의 실외기를 사용할 때보다 전기료를 최대 65% 줄여준다. ‘플라즈마 크린 시스템’과 ‘나노 헤파 크린 시스템’이 미세 먼지 및 냄새를 제거해준다. 스탠드형 에어컨으로 액자형 공기청정기의 동시 제어가 가능하다. 스탠드형 15평형 모델, 액자형 5평형 모델, 공기청정기가 360만원선이나 현재 예약판매기간에 구입하면 3대를 240만원선에 살 수 있다. ■본상- 삼성전자 ‘애니콜 가로폰’ LCD 화면이 가로로 돌아간다. 그 모습이 영어 ‘T’ 와 흡사해 T타입이라 불린다. 이동전화단말기의 부가서비스를 받아즐기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사용 용도에 맞게 와이드형 LCD를 채용한 이동전화단말기가 없었다는 게 제품 제작의도. 이 제품의 광고는 이동전화단말기가 가로여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세로로 베는 베개, 세로 골대, 세로로 된 차 번호판, 세로 안경 등을 등장시켜 가로형태의 편리함을 역으로 생각하게 한다. 회사 관계자는 “애니콜 가로폰은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불리며 불경기에 판매가 주춤하는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며 “F-1을 닮은 디자인, 100만화소, MP3 기능을 갖춰 소비자를 흥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본상- 이수건설 ‘브라운스톤 천호’ 브랜드 마크는 삶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미지화했다. 중세 저택을 심볼화한 외곽형태에 네이밍을 푸른색톤으로 표현해 브라운스톤이 추구하는 ‘DIFFERENT LIVING’의 의미를 강조했다. 현재 이수건설은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주상복합 오피스텔 ‘브라운스톤 천호’의 상가를 분양한다. 지하 3~지상 6층이며 지하 3층은 지하철역과 연결된다. 지하 2·3층은 푸드코너, 문구, 전문식당가, 액세서리점, PC방으로 분양하며 평당분양가는 1000만~2000만원선. 지상 1층은 은행·패스트푸드·편의점, 2층은 레스토랑·대형 호프, 3·4층은 클리닉센터, 5층은 학원·스포츠센터, 6층은 증권·보험·금융사무실로 각각 분양한다. 평당분양가는 900만~5000만원선. 지하철 5·8호선 천호역과 직접 연결된 환승역세권을 갖췄으며 올림픽대로, 천호대로, 풍납로 등 강남북을 잇는 교통요충지다. (02) 472-6633. ■본상- 한화건설 ‘오벨리스크’ 오벨리스크는 40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원형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건축의 명품이다. 한화건설(대표이사 김현중)은 오벨리스크의 견고성과 건축미학을 추구한다. 한화건설의 심볼마크는 오벨리스크의 이미지를 형상화했고 황금색 서체로 컨셉트를 표현했다. 현재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주상복합아파트 ‘서강 한화 오벨리스크 스위트’ 192가구를 선착순 분양한다. 29·30·33·39·46·50평형 각각 10·4·150·11·16·1가구며 지하 3~지상 15층 3개동 규모. 계약금 5%, 중도금대출 40% 이자후불제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이 걸어서 1분거리. 내부순환도로, 강변북로, 마포·서강·양화대교 등의 교통망과 한강시민공원, 월드컵공원·경기장, 난지도 생태공원 등의 문화시설이 가깝다. 신촌 및 대학가(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가 인접했다. 입주는 2007년 4월. 모델하우스는 여의도 통일주차장에 있다. (02) 786-7100. ■본상- 삼성 ‘센스X15’ 센스X15는 ‘세상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노트북 센스X10’의 계보를 잇는 15인치 모델로 고해상도 그래픽을 제공한다. 센트리노를 채용했으며 ‘지포스 FX5200’의 그래픽 카드가 있다. CD 및 DVD데이터로 기록할 수 있는 ‘DVD-Multi’도 특징. 센스X15는 ‘성능과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및 모니터 기술이 총동원됐다. 현재 노트북 컴퓨팅은 센트리노 기술 및 무선랜의 보급으로 인터넷서핑, 음악감상, 영화감상,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개념으로 옮겨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5인치 LCD와 실감나는 그래픽 성능은 시대의 대세이자 소비자의 사용환경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필수 요소”라며 “센스X15는 노트북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대표브랜드로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상- LG전자 ‘Xfee’ 인코딩, 가사지원, 다국어지원, FM수신, 음성녹음, SRS음장효과 지원, 폴더 등의 기능이 있는 MP3다. 표면은 알루미늄 재질에 UV코팅으로 처리됐으며 크기가 작다. 조그다이얼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128·256·512MB의 메모리 용량이 있다. 실버, 티타늄, 블루, 핑크의 4가지 컬러가 있으며 AAA건전지 1개로 15시간이상 연속재생이 가능하다. USB2.0으로 파일 전송속도를 높였다. Xfree는 XCANVAS, XNOTE 등 LG전자 디지털제품군의 ‘X’ 컨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는 Xfree브랜드로, 해외에는 LG브랜드로 MP3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란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LG전자는 Xfree 전용 홈페이지(www.lgxfree.co.kr)를 개설하고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벤트 진행과 함께 음악가사 지원, 영어·중국어·일어 등의 어학 콘텐츠 다운로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본상- CJ’한뿌리’ 4년근 인삼 한뿌리를 통째로 사용했다. 꿀을 넣고 곱게 갈아 맛이 부드럽고 소화 흡수에 부담이 없다. 올해 1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 9개월 만에 300만병을 돌파, 9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일반 음료시장에 비해 판매량은 많지 않으나 주소비층이 30~50대에 한정돼 있어 하루에 한병씩 마시는 음료라는 빈도수를 감안하면 매출과 판매율이 높은 편이다. 이 제품이 단기간에 인기를 끈 것은 ‘웰빙’ 추세와 더불어 4년근 인삼을 통째로 넣었다는 것이 소비자에게 어필했기 때문. 회사 관계자는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효능이 인정된 인삼을 간편하게 먹고 싶어한다”며 “이런 소비 심리를 반영한 인삼 가공식품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120ml 한 병에 2950원, 4개들이 1만 1700원, 10·15개들이 선물세트는 각각 2만 9000원, 4만 3500원이다. 080-310-1010. ■본상- 한국야쿠르트 ‘쿠퍼스’ 지난 9월 출시된 ‘쿠퍼스’는 발효유의 기능을 간까지 넓힌 새로운 개념의 발효유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고 간기능을 활성화시키는 4종의 유산균과 기능성소재 Y-Mix와 LS, 간염 유발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하는 초유 항체가 들어있다. 또 베타인, 비타민 B군 6종, 항산화 비타민 2종 등의 영양소와 총 5종의 혼합과즙을 담고있다. 서울대 수의대 박재학 교수팀이 진행한 동물실험결과 이 제품을 2주간 먹이고 알코올을 투여한 동물이 대조군에 비해 간수치와 간손상 정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지난 3년간 5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이 제품은 간에 존재하는 면역관련 세포를 발견한 쿠퍼박사에 착안해 만들었다. 현재 하루 15만개를 생산하며 내년에는 하루 30만개 이상 판매, 연간 1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본상- 광동제약 ‘비타500’ ‘비타500’의 특징은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차별화된 맛과 향이다. 따라할 수 없는 맛과 향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게 된다. 둘째는 유통의 차별화다. 약국 판매에 의존해 온 드링크 시장을 슈퍼마켓, 편의점, 사우나, 골프장 등으로 확대해 어디서나 접할 수 있게 했다. 셋째는 차별화된 마케팅이다. 무카페인의 ‘마시는 비타민C 음료’라는 기능적 가치와 ‘웰빙(Well-Being)’이라는 정서적 가치를 동시에 노렸다. 또한 가수 ‘비’를 광고모델로 등장시켜 젊은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한층 높였다.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비타500’은 2001년 53억원, 2002년 98억원, 2003년 28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월평균 4000만병을 판매해 약 9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미국, 동남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본상- 남양유업 ‘남양맛있는우유GT’ 남양유업은 최근 우유 소비가 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우유를 마실 때 나는 ‘이취(異臭)’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에 따라 우유속 잡맛을 없애는 ‘GT(Good Taste)’ 신공법을 개발, 실용화했다. 이 공법은 우유를 생산할 때 생긴 목장 냄새나 사료취, 기타 이물질의 냄새를 제거한다. ‘남양맛있는 우유GT’는 우유 본래의 맛을 재현하는 데 성공해 냄새 때문에 기피해왔거나 기존 제품에 식상했던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지난 8월 출시돼 100일만에 1억개, 9월부터 하루평균 100만개 이상, 최고 150만개가 판매됐다. 남양유업은 GT공법을 모든 제품에 사용하기로 하고 신공법 기계를 외국에 발주하는 등 발빠른 후속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또 ‘GT 체험단’을 매주 1000명씩 선정해 GT우유를 평가하도록 하고있으며 유통매장, 학교 등에서 시음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본상- 웅진코웨이개발 ‘룰루비데’ 신제품 ‘BA06-A’는 분사되는 물줄기의 범위를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다. 곧은 분사에서 퍼지는 형태까지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은 나노 세라믹 정수용 필터’가 있으며 3중 필터가 세정수를 깨끗히 한다. 노즐팁의 교체가 편리하며 노즐 위치가 5단계로 조절된다. 착좌센서에 인체가 감지되지 않으면 자동절전기능에 의해 1분 후 절전모드로 전환된다. 자가진단기능이 있어 이상 발생 시 조작부의 램프가 깜빡인다. 저소음 분사 펌프를 설치해 수압이 낮아도 원활한 사용이 가능하며 노즐 강제 세척기능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에 사용된 와이드 세정 기능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보인 것으로 소비자 의견을 반영했다”며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렌탈 비용은 월 3만~1만 6500원. 구입가는 74만원. ■본상- 태평양 ‘헤라 루즈 홀릭’ ‘헤라 루즈 홀릭’은 지난 10월에 선보인 립스틱으로 컨셉트는 유혹적인 여성. 겉으로 강해 보이나 내면의 정열과 열정을 품은 여성을 표현했다. 용기의 불투명 검은색 부분은 강인함을, 투명 빨간색 부분은 부드러움을 나타낸다. 크림을 바른 것처럼 부드럽고 편안해 입술이 답답하거나 당기는 느낌이 없다. 지속성이 좋아 덧발라야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이 제품의 질감과 색감은 ‘립 홀릭 시스템’에 의해 탄생했다. 1단계는 ‘터치 홀릭 시스템’으로 홀릭 파우더에 의해 부드럽고 얇게 발리며 끈적이지 않는다. 2단계 ‘컬러 홀릭 시스템’은 한번의 터치로 색상이 눈에 보이는대로 표현된다. 3단계는 ‘컨디셔닝 홀릭 시스템’으로 비타민 E 등의 컨디셔닝 성분이 유해산소로부터 입술을 보호해준다. 사과, 은방울꽃, 와인 등의 향이 있다. 지난 10월부터 이달말까지 42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은 3만원대. ■본상- 롯데칠성음료 ‘스카치블루’ 스카치블루의 성공은 품질전략, 유통전략, 광고·판촉전략으로 압축할 수 있다. 품질전략에 있어 스카치위스키 21년산과 6년산 원액을 절묘하게 블렌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 숙성 기간보다 맛과 향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위스키 음용 및 구매행동 조사’ 결과 주위 사람의 권유로 위스키를 주문한다는 응답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주류판매업소 직원이 고객의 소비를 직접 유도하는 ‘pull전략’을 채택했다. 고객 밀착형 마케팅인 셈이다. 광고·판촉전략은 일관된 컨셉트를 유지해 타깃을 집중 공략했다. 스코틀랜드의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광고를 꾸준히 해 ‘스카치블루=스코틀랜드 고급위스키’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도록 했다. 또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무료시음회 및 제품증정을 통해 부드러운 맛을 알리는 데 노력했다. ■본상- 농협 ‘아름찬 김치’ 아름찬이란 ‘한아름 가득찬, 정갈한 찬거리’의 합성어로 아름답고 풍성한 식탁을 의미한다. 아름찬김치는 100% 국산농산물만을 사용하며 원료구입부터 제품출하까지 연구소의 철저한 품질검사를 거친다. 김치원료 표준배합비율에 따라 전통김치 제조방식으로 만들고 농협에서 생산하는 청결고춧가루와 정갈한 젓갈만을 사용한다. ISO9002와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으며 미국방성 위생검사에 합격했다. 시드니올림픽 공식김치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일본과 뉴질랜드 등에 아름찬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다. 포기·맛·깻잎·총각·열무김치 등이 있으며 포장규격은 80g~10kg. 인터넷 쇼핑몰(shopping.nonghyup.com)과 무료전화(080-399-9988, 080-456-7800)로도 구입할 수 있다. ■본상- 포스탑 ‘포스원’ (주)포스탑의 ‘포스원’은 냉방과 난방을 한대로 해결할 수 있다. 기름이나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와 공기를 열원으로 냉난방을 한다. 유해가스 배출을 차단했기 때문에 환경 친화적이며 열복사 방식의 난방으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다. 기존 냉난방기에 사용됐던 연료통, 오일호스, 가스라인 등의 설치가 필요없다. 4단계 사이클 방식보다 효율이 높은 6단계 사이클 방식을 사용해 성능이 좋고 전기 및 등유량을 각각 30%, 70%씩 줄여준다. 국내외 특허 10여종을 보유했으며 지난해 대통령 산업 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포스탑은 대우일렉트로닉스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가스보일러 생산 계약을 맺었으며 가정용뿐만 아니라 상업용도 생산하고 있다. 산업용 냉난방 온수 디지털 시스템 및 청정공조 시스템을 갖췄다. 1588-1357. ■본상- 대교 ‘눈높이놀이수학’ 총 60세트로 구성된 (주)대교(회장 송자)의 ‘눈높이놀이수학’은 하나에서 열까지 개수세기를 통해 양의 감각을 길러주고, 사물의 개수와 수의 연결을 통해 수 학습의 기초를 다져준다. 각 세트는 수학동화, 테마학습, 손놀이의 3가지 테마로 돼 있다. 수학동화는 ‘내가 갖고 싶은 곰 인형’, ‘공주를 구해 주세요’ 등의 동화로 구성됐으며 테마학습은 알아보기, 익히기, 적용하기의 3단계 과정으로 돼 있다. 손놀이는 본 학습과 연계된 내용으로 다양한 놀이기법을 통해 학습을 정리할 수 있다. ‘눈높이놀이수학’은 들춰보기, 펼쳐보기, 뜯어보기, 접어보기, 오려서 넘겨보기, 접어서 넘겨보기, 만들어보기, 색칠해보기, 끼워보기 등 다양하고 독특한 놀이기법을 배치했다. 앞으로 학습할 내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얌냐미의 테마놀이·손놀이·수놀이 등의 부교재가 있다. 080-222-0909. ■본상- 아울북 ‘마법천자문’ 한자능력검정시험에 나오는 한자 중 사용 빈도가 높은 한자를 뽑아 권당 20자의 새로운 한자로 엮었다. 한자의 모양, 뜻, 음을 이미지로 기억하게 하고 만화로 구성해 아이들이 쉽게 익힐 수 있다. 한자의 뜻과 소리를 주문처럼 외치며 한자를 써야 마법이 발휘된다는 내용. 한자를 외우려는 부담을 갖지 않아도 쉽게 외워지는 무의식의 학습을 경험하게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마법천자문’은 경영능력, 마케팅, 시장성, 기술력, 재무상태, 관련 분야 파급효과 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획득해 2003년 3차 문화산업진흥기금의 지원사업 대상 도서로 선정됐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선정하는 청소년 권장 도서 중에 아동 도서를 대표하는 도서로 뽑히기도 했다. 권당 8000원(총 6권). (031) 955-2171. ■본상- 웅진코웨이개발 ‘공기청정기’ 실내 공기의 오염물질을 흡입한 후 단계별 필터를 거쳐 청정화한다. ‘RBD(저항체 방전)플라즈마 항균촉매 시스템’을 통해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2단계필터를 통과시킨다. 정화된 공기는 부유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 터보팬을 통해 건강 클러스터 음이온과 함께 배출된다. 총 6단계 필터 방식이다. 이 제품의 특징은 ‘RBD플라즈마 촉매 시스템’. 플라즈마 발생기를 10W 이내 전압으로 낮추고 안정적인 전기 방전이 되도록 특수 반도체 장벽을 설치했다. 항균 촉매 필터는 물 세척이 가능하며 건강 클러스터 음이온은 공기 중에 존재하는 활성산소 및 정전기를 제거한다. 1단 기준으로 24시간 사용했을때 한달 전기료가 670원 정도며 소음이 작다.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이라 불리는 것으로 공기 중의 산소분자를 산소원자로 분리해 오염물질을 순간적으로 연소시킨다. 렌탈 비용은 월 3만 3000~3만 7000원. ■본상- 잔디로 ‘산야로’ 산야로(SANYARO)는 골프명가 (주)잔디로가 100년 전통의 영국 피타드사(PITTARDS)와 소재를 제휴해 만든 등산화다. 고어택스 기능보다 뛰어난 방발수 천연가죽 신소재(WR100)를 사용한 제품으로 일본수입 육성내피로 마감해 안정성, 편안함, 기능성을 살렸다. 발에 오는 충격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깔창(안창)은 땀 흡수, 항균, 향취 기능이 좋은 일본수입 천연소가죽을 사용했다. 발을 고정시키는 부분은 에어매시, 라텍스, EVA, 네오라이트의 5겹 기능적 구조로 돼 있어 장시간 산행해도 쾌적함을 유지시켜주며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관절을 보호해주는 산야로는 등산화를 한차원 업그레이드시킨 제품이다. (02) 2690-9000. ■본상- ING생명 ‘라이프인베스트 변액연금보험’ 실적 배당형 연금상품으로 노후 준비가 가능하다. 채권에 70% 이상 투자하는 국공채형, 채권 및 주식의 혼합 상품인 안정 혼합형, 안정 성장 혼합형, 시스템 주식형, 채권형 등 5가지 펀드 상품을 통해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고객의 투자 성향을 반영해 해마다 4회 이내로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연금 지급은 특별 개정 운용실적과 관계없이 이미 납입한 주계약 보험료의 70%(1종), 100%(2종)를 보장한다. 사망보험금이 주계약 납입 보험료보다 적은 경우 이미 납입한 주계약 납입 보험료를 지급한다. 연금 수령방법은 종신·확정·상속·실적 연금형 등이 있고 여러가지 특약으로 개개인에 적합한 연금 및 보장 설계가 가능하다. 10년 이상 유지 시 ‘만기 도래, 중도 인출 또는 해약’의 경우 발생하는 이자 소득(보험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다. ■본상- 현대카드 ‘현대카드S’ 카드 하나로 현대백화점의 우대서비스와 현대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이용 시 5% 할인쿠폰, 2·3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며 무료 주차권 쿠폰을 비롯해 ‘톱 클래스(TOP Class)’ 우대서비스를 받는다. 현대홈쇼핑과 Hmall을 이용할 경우 5% 추가 혜택(3% 할인, 2% 적립)이 있으며 헤어숍, 스파, 뷰티클리닉, 휘트니스, 명품점은 최고 20% 할인받는다. 영화예매(장당 2000원)와 항공권 구입(국내선 5%, 국제선 7%) 시에도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 이용 시 0.1%의 ‘백화점 포인트’가 적립되며 적립된 포인트는 현대백화점 상품권·사은품 교환 및 홈쇼핑·Hmall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을 이용할 경우 0.5%의 오토포인트가 별도로 적립돼 신차(현대·기아차) 구입 시 최고 200만원까지 할인받는다. 현대카드S와 현대백화점카드는 서로 전환이 가능하며 전국 13개 현대백화점, 현대카드 지점, 현대카드S 홈페이지(www.ehyundaicard.com), ARS(1577-6700)를 이용하면 된다. ■본상- 제일은행 ‘더블플러스통장’ 양도성예금증서(CD)를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처럼 통장으로 거래하도록 만든 통장식 CD상품이다. 예금에 가입하면 CD실물 대신 통장을 받게 된다. 따라서 CD가 갖는 증서식(유가증권)의 단점인 도난, 분실에 따른 위험이 없다.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통장식, 증서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예치기간 중에 예금주가 다치거나 사망하면 예금액의 2배 범위내에서 최고 10억원까지 보험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시장실세금리를 반영해 만기까지 확정금리를 지급하므로 일반정기예금 대비 0.1%의 우대금리가 있다. 예금만기 시에는 은행에서 자동으로 입출금식통장에 입금된다. 예치기간은 30일에서 1년까지 일단위로 가입할 수 있으며 법인도 가입이 가능하다. 더블플러스통장은 정기예금의 목돈운용 개념에서 탈피해 거래의 편리성 및 금리우대는 물론 거래기간 중에 발생하는 사고로부터 미래의 안심까지 담보하는 금리우대 방카슈랑스 상품이다. ■본상- 기탄교육 ‘기탄한글’ 출시 전 2000명의 학부모 고객평가단을 모집한 기탄교육(www.gitan.co.kr)은 주부모니터링을 통해 교재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한달 분량의 학습지 4권이 각각 표지를 달고 들어가 있는 ‘4in1’ 제본방식이다. 각 단계별로 인문, 사회, 과학, 문화, 예술의 4영역으로 구분돼 있어 체계적인 한글학습이 가능하다. 동요CD, 낱말카드, 낱자카드, 낱말 브로마이드 등의 부교재가 지루함을 덜어준다. ‘엄마는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교육비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기탄교육은 한달 한글교육비 9500원이라는 가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탄한글 고객평가단에 참여했던 한 주부는 “엄마가 직접 한글을 지도하기 때문에 자녀와의 유대감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자녀의 몰랐던 면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02) 586-1007. ■본상- 삼성생명 ‘삼성유니버설종신보험’ 보험료는 자유롭게 내면서 정해진 사망보장은 그대로 받을 수 있는 자유 입·출금식 종신보험이다. 최근 월평균 2만건, 출시 6개월 만에 12만건 판매로 납입보험료 4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적립액 증가 효과를 강조’하는 1종과 ‘사망보장을 강조’하는 2종으로 구분돼 있다. 1종은 보험료를 공시이율에 따라 적립하기 때문에 적립액 증가효과가 높아 목적자금 설계에 유리하고, 2종은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의 차이를 변동보험금으로 발생시켜 추가적인 사망보험금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망보장 니즈가 강한 고객에게 적합하다. 보험료의 자유납입은 가입 2년 후부터 할 수 있고 적립액의 중도인출은 2년 후부터 해약환급금의 50% 범위 내에서 1년에 4차례까지 가능하다. ■본상- 여행가는날 ‘유럽여행’ 여행가는날(www.gotourday.com)의 유럽상품은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을 12일 동안 둘러보는 상품이다. 주요 관광일정은 다음과 같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과 에펠탑, 샹제리제 거리 등을 보게된다. 스위스에서 등산열차를 타고 알프스 융프라우 3454m를 등정한 후 이탈리아에서 가장 비옥한 롬바르디아 주의 주도인 밀라노로 이동한다. 여행은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라스칼라좌, 피사의 사탑, 바티칸 박물관, 성베드로 성당,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트레비분수, 베네치아 광장, 원형 경기장 콜로세움 등을 거치게 된다.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나폴리, 화산재의 도시 폼페이, 노래의 도시 소렌토 관광을 마치고 꽃의 도시인 피렌체로 이동해 미켈란젤로 언덕, 천국의 문 등을 들러본 뒤 물의 도시 베니스로 이동한다. (02) 778-2700. ■본상- KT ‘메가패스’ 지난해 1월 가입자 500만명에 이어 지난 9월 6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 인터넷 가입자 1100여만명 중 76%에 해당한다. 2000년 5월 런칭된 이후 2개월 만에 선발업체를 역전시키기 시작해 업계 최초로 가입자 100만명 돌파에 이어 22개월 만에 가입자 400만명을 기록했다. 2002년에만 고객 100만명이 증가했다. 2002년 7월 VDSL(Very high bit rate DSL) 기술을 이용, 대도시 중심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VDSL서비스를 시작했다. VDSL은 업로드와 다운로드 시 13~50Mbps의 속도를 제공한다. 2002년 12월에 20Mbps급, 지난해 2월에는 50Mbps급의 VDSL을 선보였다. 현재 메가패스 VDSL은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KT는 24시간 고객상담센터, 메가매니아 24시간 지킴이 등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 ■본상- 하이마트 하이마트(www.himart.co.kr · 대표 선종구)는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매장규모는 평균 400~500평이다. 주차장, 휴게실, VIP상담실, 유아놀이방 등을 갖췄다. 현재 직원수 5000여명, 전국매장 250개, 물류 14개소, 서비스센터 11개를 보유했으며 2003년도에 매출액 1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협력사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소니, 브라운, 필립스 등 국내외 총 110여개로 취급하는 제품은 5000여종이다. 하이마트의 물류 및 전자제품 수리를 담당하는 하이로지텍(주)은 물류센터와 서비스센터가 전국에 각각 14, 11개소가 있다. 계열사 (주)HM투어는 여행사업과 여자프로골프단 사업을 한다. 하이마트는 인터넷 전자제품쇼핑몰(www.e-himart.co.kr)을 운영하고 있다. ■본상- 농협생명 ‘농협종신공제’ 출시 100일 만에 7만 4000건, 올해에만 15만 1000건을 판매하는 등 전년도 11월 대비 170% 증가했다. 신규수입보험료만 2000억원을 넘어섰다. 농협생명은 종신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지난 9월15일 이벤트 행사를 열어 해외 및 제주도 여행권을 전달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농협 보험사업 강화를 위해 금융연수원 주관하에 모집자격시험을 치뤄 직원 중에 92%가 자격증을 소지했다”며 “특히 종신, CI, 연금 보험상품은 은행업무외에 세무, 부동산, 증권 등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풍부한 실전경험이 필요한 맞춤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농협공제보험교육원을 통해 매년 240명의 NFC(Nong hyup Financial Consultant)를 배출해 현재 1000여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민작사가 양인자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민작사가 양인자씨

    연말연시, 모임과 회식이 잦아지면서 노래할 기회도 많아진다. 어떤 노래가 가장 많이 불려질까.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킬리만자로의 표범),‘바람속으로 걸어갔어요/이른 아침의 그 찻집/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외로움을 마셔요/아름다운 죄 사랑때문에/홀로 지샌 긴 밤이여‘(그 겨울의 찻집) 두 곡은 국민가수 조용필씨가 불러 공전의 히트를 쳤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애절한 목소리로 담아낸 두 노래는 듣는 이의 가슴을 친다. 얼마전 한 문학잡지에서 우리나라 시인 1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가요를 조사한 결과, 두 노래는 각각 2위와 9위에 올랐다. 또 중국 등 해외 교포사회에서도 애창곡 5위 안에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노래의 강한 생명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그 겨울의 찻집’등 300여곡 만들어 양인자(59)씨. 그는 ‘서울 서울 서울’‘립스틱 짙게 바르고’‘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타타타’‘우리도 접시를 깨트리자’ 등 주옥같은 300여곡의 노랫말을 만들어냈다. 노래방에서 양씨의 노래를 한번쯤 안불러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국민작사가’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지금까지 800여편의 TV드라마 각본을 썼다. 지난 1974년 MBC ‘부부만세’를 시작으로 ‘제3교실’,KBS ‘혼자사는 여자’‘하얀달’‘여고동창생’ 등 40대 이후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15살 때 ‘돌아온 미소’라는 장편소설을 쓴데 이어 고1때 단행본으로 발간, 일찌감치 대중들과 친숙해졌다. 이때 그가 받은 찬사가 바로 ‘한국의 사강’. 사강이 15살때 불후의 명작 ‘슬픔이여 안녕’을 쓴데 비견된 것. 이후 74년 단편소설 ‘외항선’을 ‘한국문학’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정식 데뷔했다. 양씨는 요즘 매우 뜻깊은 연말을 맞고 있다. 우선 올해가 방송작가와 문단데뷔를 한 지 꼭 30년째. 또 내년에는 자신의 회갑이자, 남편인 작곡가 김희갑씨의 고희를 맞는다. 김씨 역시 지금껏 3000여곡을 만든 ‘국민작곡가’. 이래저래 기념행사를 안할 수 없어 내년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아주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신춘문예 낙방으로 ‘킬리만자로의 표범’ 작사 양씨는 경기도 분당의 한 빌라에서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다. 초인종을 누르자 양씨가 ‘몸빼바지’를 연상케하는 편한 차림으로 맞는다. 해방둥이지만 소녀처럼 밝은 미소와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어 얼핏 40대후반으로 보였다.‘킬리만자로의 표범’이 걸맞지 않을 정도로. “대학시절 신춘문예에 낙방하자 한해가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길거리를 걷다가 무작정 초라한 다방에 들어가 구석진 곳에 앉았지요. 내년에는 반드시 당선할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걸면서 소감을 미리 써내려갔지요. 제목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고 했습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 등장하는 표범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얼어붙은 산꼭대기에서 표범은 왜 죽어 있을까.’라는 구절이 문득 생각난 것. 양씨는 녹음 과정에서 노랫말이 너무 길어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했다.‘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당시 유행가는 대개 3분20초 안팎이었는데 무려 6분을 넘겼기 때문이다. 조용필씨도 이를 소화해내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결국 이 노래로 조용필씨가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노래의 백미는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라는 대목. 젊은들의 가슴을 찡하게 후벼 판다. 양씨 자신도 좌절감을 느낄 때면 늘 이 노래를 연상한다고 고백했다. ‘그 겨울의 찻집’은 드라마 ‘사랑의 계절’ 주제가로 경복궁의 한 다원에 앉아 차를 마시며 30분동안 고민하며 적은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20대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가사 중 ‘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대목은 사람의 애간장을 그토록 녹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가장 아끼는 노랫말은 혜은이가 부른 ‘열정’이다.‘안개속에서 나는 울었어/외로워서 한참을 울었어/사랑하고 싶어서/사랑받고 싶어서∼’. 그는 잠시 회상에 빠지는 듯했다. 이어 중얼거린다. 만나고 차 마시는 사람이 아닌, 전화로 얘기하는 그런 사람이 아닌, 같이 있지 못하면 참을 수 없고, 보고 싶을 때 못보면 눈 멀고마는, 그런 사랑…. ●세 살 때 월남, 한국전쟁 겪어 그는 45년 북한 나진에서 태어났다. 부산에서 조그마한 사업을 하던 부친이 일제때 나진으로 이사했기 때문이다.48년 세 살 때 월남해 한국전쟁을 체험했다. 부친은 일찍 병사(病死)했다. 나름대로 문학적 토양을 쌓은 것은 중학교 때.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무작정 글쓰는 버릇이 생겼다. “첫장편 ‘돌아온 미소’는 부산여중에 다닐 때 선생님이 숙제로 낸 소설입니다. 초등학생들의 우정과 질투에 대한 내용이지요.15살 터울의 오빠가 그 책을 만들어서 팔아 어머니와 오빠 등 우리 세 식구가 밥 먹고 살았지요. 어머니가 콩나물 장사를 할 정도로 가난한 편이었습니다.” 고교를 졸업한 그는 학비가 적게 드는 서울대 사범대에 원서를 냈다. 하지만 시험보는 날 길을 잘 몰라 지각하는 바람에 낙방했다. 곧 방향을 돌려 서라벌 예술대학에 원서를 냈다. 문예창작과 수석. 교통비가 없어 집이 있는 마포에서 길음동에 위치한 대학까지 걸어서 다녔다. 대학때 임영조 시인, 이동하 소설가, 권오운 시인, 그리고 현 제주시장인 김영훈씨 등과 열심히 문학활동을 했다. 다들 가난했지만 낭만과 자존심만큼은 강했다. ●드라마작가 김수현씨와 같이 기자생활 대학 졸업식날,‘여학생’ 잡지사 사장이 학교로 찾아왔다. 사장은 ‘돌아온 미소’를 잘 읽었다며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 그래서 ‘여학생’ 기자가 됐다. 이곳에서 이때 드라마 작가로 유명한 김수현씨와 같이 기자생활을 하게 됐다. 그러던 김씨는 “돈은 방송쪽에 있다.”며 방송작가의 길로 돌아섰다.68년 라디오 공모에 ‘저 눈밭에 사슴이’가 당선됐던 것. 자극을 받은 양씨 역시 방향선회를 했다.74년 양씨는 소설과 방송으로 나란히 데뷔했다. 이후 85년 드라마 주제가 ‘우기의 여인’이란 노랫말을 처음 썼다.‘길떠나는 그대에게 무얼 전할까, 허허로운 마음이야 너나 없는데, 가는 그대 서러워라 나는 추워라, 남은 세상 울고 사는 것을 용서하시오.’2년 전 남편과의 사별의 아픔을 노래한 것. 이때 김희갑씨와 만난다. 처음에는 작사·작곡으로 편안하게 지냈으나 나중에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사랑으로 연결됐다. 결국 노래 ‘열정’이 나올 무렵인 87년 웨딩마치를 올렸다. ●내년 5월 ‘부부합작품’ 깜짝 공개 예정 “소재는 우리 생활주변에서 나옵니다. 가을단풍을 보다가도 문득 인생의 마지막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나면 그냥 몇자 적습니다. 또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자, 우리도 이제부터 접시를 깨트리자.’고 중얼거리면 남편이 곡을 만들어요.” 양씨의 노랫말은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불린다. 현란한 어휘와 비유법, 철학과 문학이 담긴 구절구절…. 그가 쓴 ‘타타타’(산스크리스트어로 ‘그래 맞아’라는 뜻)처럼.‘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한치 앞도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그런 거지 아 하하/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최근 양씨는 ‘내 아내가 되어주오’라는 노랫말을 써서 얼짱 아줌마 가수 이정순씨의 목소리로 새로 선보였다. 또 내년 5월에는 김희갑씨 고희기념때 새로운 곡을 ‘부부합작’으로 깜짝 공개할 예정이다. 양씨는 노래 부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대신 김희갑씨가 ‘갈대의 순정’으로 회식자리에서 ‘백기사’ 역할을 한다. 양씨는 1남1녀의 자녀를 두었다. 딸은 얼마전 결혼했고, 아들은 프로골퍼로 활동 중이다. km@seoul.co.kr
  • [깔깔깔]

    ●구내식당 메뉴 투쟁 결과 학교 구내식당 메뉴 중에 ‘비프스테이크’가 있었다. 그런데 말이 비프스테이크이지 내용물은 두부를 주재료로 한 모양만 스테이크였다. “고기는 한 조각도 안 갈아 넣고는 어떻게 이걸 비프스테이크라고 파느냐?” 당시 구내식당을 이용하던 학생들은 메뉴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던 터라 불매운동을 벌였다. 결국 구내식당 측은 정중한 사과와 함께 즉시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가! 그러나 며칠 뒤 구내식당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스테이크는 예전 그대로 팔리고 있었다. 그럼 뭘 시정한 걸까? 알고보니 메뉴판에 ‘두부 스테이크’가 추가된 것이었다. ●난센스 퀴즈 가수 비가 LA를 가려고 공항에 있었다. 이 상황을 4글자로 줄이면? 답 : LA갈비
  • ‘아침뉴스 타임’은 연예프로?

    ‘아침뉴스 타임’은 연예프로?

    “드라마 ‘해신’은 150여억원의 제작비, 중국 현지촬영, 당대 최고스타들의 열연으로 이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중략)오는 24일 밤 9시55분을 기대해주세요.”(11월15일 KBS2 ‘아침뉴스타임’의 ‘연예수첩’ 코너중) ‘새로운 형식의 뉴스 프로그램’인가,‘자사 홍보 프로그램’인가.KBS2의 신설 뉴스 프로 ‘아침뉴스타임’(진행 양영은·박태서)의 ‘연예수첩’ 코너’가 비판을 사고 있다.‘아침뉴스타임’은 KBS2가 이번 가을개편을 맞아 ‘주부들의 눈높이에 맞춘 뉴스 프로그램’을 주장하며 기존 교양 프로인 ‘세상의 아침’을 줄이고 오전 8시대에 대신 마련한 프로. 그러나 자사 프로 홍보 등 기존 연예 정보 프로들의 문제를 ‘간판’만 바꾼 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언련 방송모니터 위원회는 최근 지난 해당 프로를 모니터한 보고서를 내놓고,“노골적인 자사 프로 홍보, 연예인 신변잡기, 자막공해와 진행자들의 사적 대화 등 기존 연예 정보 프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아침 시간대 프로의 연성화만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측에 따르면 해당 코너는 지난 15일까지 방송된 전체 11건중 “자사 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의 인기비결을 알아본다.”(11월10일 방송분)는 식의 노골적인 자사 프로 홍보를 무려 4건이나 내보냈다. 나머지 내용도 연예인 신변잡기와 CF 현장 방문 등 기존 연예정보프로와 다를 바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민언련은 “기존 연예오락프로에서 남발되는 ‘자막공해’까지 반복되는 등 차별화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 “전체 방송시간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연예수첩’의 질이 연예가중계’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제작진들이 한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프로를 신설하며 “가수 ‘비’의 경제적 효과를 기획 취재하는 등 연예 정보를 뉴스의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해보겠다. 기존 연예 정보 프로와 접근을 완전히 달리하겠다.”고 약속했던 바 있다.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한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아트 & 이슈] 낙서도 이젠 당당한 예술?

    세계의 도시 특히 뉴욕의 지하철에서는 흔히 스프레이 물감을 이용한 낙서그림을 볼 수 있다.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 또는 스프레이캔 아트(spraycan art)라고 불리는 낙서미술이다. 이런 그래피티 미술이 ‘거리의 예술’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부터다. 경기장 벽이나 지하철, 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외되고 억눌린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예술. 도시의 골칫거리로 치부되던 그래피티가 현대미술로 인정받게 된 데는 무엇보다 ‘검은 피카소’ 장 미셸 바스키아와 80년대 거리문화를 이끈 키스 해링의 공이 크다. 낙서미술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들은 그러나 불행하게도 각각 마약중독과 에이즈로 요절하고 말았다. 미국에선 이미 1989년에 낙서미술관까지 문을 열었을 만큼 그래피티 아트가 자리를 잡았다. 이 자유분방한 영혼의 예술은 이제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서울 서교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스타일 큐브 잔다리에서 19일 동안 열린 ‘거리의 작가’전은 ‘한국적’ 낙서미술의 가능성을 보여준 하나의 시험무대였다. 전시에는 jnjcrew, day­z, wk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20대의 세 팀이 참가했다. 특히 가수 서태지와의 공동작업으로도 잘 알려진 day­z는 인간 내면에 잠재된 분노의 감정을 ‘악마’라는 소재를 통해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낙서미술가라 할 이들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기하학적 문양, 문자 등 다양한 형태를 통해 보여줬다. 90년대 초반부터 힙합문화와 함께 발전하기 시작한 한국의 그래피티 아트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외국의 경우 하나의 독립된 장르, 나아가 제3의 예술로 인정받고 있는 데 비해 우리는 여전히 ‘낙서’라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그림은 이렇게 그려야 한다.’는 박제된 미술교육을 받아온 이들에게 상상력의 물꼬를 터주는 계기가 됐다. 개막일에는 100여명의 그래피티 팬들이 전시장에 몰리는 등 우리 낙서미술 인구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번 ‘거리의 작가’전은 우리에게도 바스키아나 해링 같은 낙서미술의 대가가 나올 날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그래피티는 이제 ‘비(非)예술’‘반(反)예술’의 수모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그 자체 예술로서 당당히 심판받아야 한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5집 ‘비 내추럴’로 돌아온 박기영

    5집 ‘비 내추럴’로 돌아온 박기영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5집 앨범 ‘비 내추럴(be natural)’은 가수 박기영에게 특히 애착이 가는 앨범이다. 무려 3년의 공백을 깨뜨려준 고마운 앨범인데다 유독 힘들었던 세월의 흔적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숨을 끊고 싶을 만큼 아팠던” 사랑, 이별, 절망의 순간들을 되새기는 건 아물어가던 상처를 다시 덧나게 만드는 일일 테지만 “직접 겪은 일만을 노래에 담는다.”는 그녀는 덤덤하게 그 일을 해냈다.“때론 그런 감정들이 그립기도 해요. 그 때 제가 참 예뻤던 것 같거든요.(웃음)”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 그녀는 이번 앨범 수록곡중 7곡을 작곡하고 9곡의 노랫말을 썼다. ‘체념’‘날개’‘불면증’‘귀향’ 등 곡목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어떡해 어떡해 어떡해야 내 마음을…”이란 후렴구가 귀를 감미롭게 파고드는 타이틀곡 ‘나비’에서 “숨이 가빠와도 훨훨 날아 내 아픈 기억이 다신 널 찾지 않도록”이라는 노랫말은 아픈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비상하려는 다짐같이 들린다.“(고통으로)한동안 제가 뮤지션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음악을 멀리했던 적이 있었죠. 이제 뮤지션으로 다시 돌아와 지나간 시간을 정리하고 보니 자식하나 낳은 느낌이에요.” 호된 ‘성장통’을 앓은 그녀는 많이 변했다.“중간에 앨범이 하나 정도 있어야 되는데 갑자기 너무 달라져서 나오니까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겠죠?(웃음)음악적으로 좀더 여성스러워지고 섬세해졌어요. 유리상자의 이세준씨가 제 앨범을 듣더니 ‘옛날엔 안기고 싶은 여자였는데 지금은 안아주고 싶은 여자’라고 하던데요.” 울림이 큰 목소리는 이전에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무기였다. 이번에도 록과 팝 사이를 자유롭게 활보한다. 러브홀릭의 베이시스트 이재학이 프로듀서를 맡아 그녀의 변신에 날개를 달아줬다. 소속사와의 마찰은 그녀의 공백을 키운 요인. 앨범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이러다 잊혀지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에 시달렸고 동료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온 날은 무대에 대한 ‘향수병’이 더욱 깊어져 밤 늦도록 잠 못들고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힘든 시절, 버팀목이 돼 준 이가 바로 이재학이다. 이재학은 자비를 들여 박기영의 작업을 도울 정도로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결정적인 ‘산파’ 역할을 했다. 뛰어난 프로듀서를 만난 덕에 박기영은 음악적으로 기력을 보충할 수 있었다.‘piano 앞에서’‘my favorite song’에서 피아노, 기타, 첼로 반주에 기댄 그녀의 보컬은 여린 듯하면서도 힘을 잃지 않는다. 이승렬과의 함께한 첫 듀엣곡 ‘머시(mercy)’는 슬픈 노랫말과 비장한 멜로디가 강한 여운을 남기는 곡으로 필청 트랙. 불황의 골이 깊은 가요계로 돌아온 그녀는 당당했다.“댄스 음반쪽 거품이 빠져서 그렇지 (시장 상황이)좋을 때나 지금이나 저희 같은 가수들한테는 똑같아요.” 오히려 다양성이 추구되는 경향이 강해져 음악하는 사람들 설 자리가 생긴 것 같아 반갑단다. 그래서 그녀도 한몫 보태기로 했다.“2∼3년 안에 밴드를 만드는 것”이 그녀의 목표.“완전히 다른, 상상을 초월하는 음악을 선보일 거예요.”변신하지 않는 뮤지션은 유죄일 수밖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낙엽길따라 - 선암사 · 남이섬 · 상림

    낙엽길따라 - 선암사 · 남이섬 · 상림

    지는 가을을 만나러 길을 나섰습니다. 가을색 짙은 목소리가 매력 만점인 가수 최헌의 노래가사처럼 그리움이 눈처럼 쌓이는 곳으로 말입니다. 어디 그리움뿐이겠습니까. 그 곳에선 정말 새털처럼 가벼운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이 바싹 마른 이파리가 되어 팔랑팔랑 굴러다녔습니다. 삶의 무게가 버거운 양 애처롭게 처진 중년 남성의 서러움도, 야윈 늦가을 햇살을 쪼이는 노인의 쓸쓸함도 하나 둘 내려앉고 있었구요. 그래도 눈처럼 쏟아져 날리는 이파리들은 팍팍한 일상을 사느라 헛헛해진 가슴속을 푸근히 채워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소담스럽게 쌓인 샛노란 은행잎을 하늘 높이 뿌리며 동화를 꿈꾸고 있었지요. 호젓한 선암사 오솔길과 함양 상림, 그리고 춘천 남이섬. 지는 가을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세 곳으로 안내합니다. 글 사진 선암사·남이섬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선암사 11월 늦은 오후에 찾은 선암사엔 반쯤 진 가을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1500년 연륜의 고즈넉한 사찰 뒤로 얼기설기 난 오솔길은 아직 단풍 반 낙엽 반. 바람이 불 때마다 쏟아져 내리는 낙엽에 ‘어머 어머!’하고 여자들의 탄성이 터진다. 역시 남자보다는 여자의 감수성이 예민한가 보다. 선암사 뒤 낙엽 산책길은 대략 네 갈래다. 선암사∼운수암, 삼인당∼대승암, 매표소∼삼인당 그리고 선암사∼송광사 코스 등. 각각 독특한 운치를 지니고 있다. 우선 삼인당∼대승암 길로 가보자. 인공연못인 삼인당 갈림길에서 왼쪽의 대승암·송광사 길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삼인당(三印塘)은 길쭉한 알 모양의 인공연못이다. 신라 경문왕때 도선국사가 축조했다고 전해진다. 알속의 노른자처럼 연못 안에 작은 섬을 두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삼인당 주위의 붉게 물든 단풍, 그리고 낙엽이 수면을 덮은 풍광이 제법 화사하다. 부도탑을 지나 왼쪽으로 난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옹달샘과 함께 낙엽길로 들어선다. 여기서 직진하면 대승암, 오른쪽의 큰 길을 따라가면 송광사로 넘어가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대승암으로 이어지는 낙엽 오솔길은 약간의 오르막이다. 길 왼쪽으로 하늘 높이 솟은 삼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들리는 것은 사각사각 밟히는 낙엽소리뿐. 암자까지 외길인지라 등산객을 만나기 어려워 더욱 호젓하다. 선암사∼운수암길은 선암사 오른쪽으로 나 있다. 강선루를 막 지나면 나오는 첫번째 부도탑에서 오른쪽 오솔길을 따라가면 된다. 이미 황갈색 낙엽이 길을 뒤덮고 있다. 5분쯤 비탈길을 올라가니 운수암에 닿는다. 새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는 암자. 암자 마당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만추의 절정을 보여준다. 양지쪽이어선지 맞은편 산등성이는 아직 오색단풍이 한창이다. 암자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마치 불타는 단풍 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다. 매표소∼삼인당 길은 선암사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과해야 하는 곳으로 가장 널찍하다. 왼쪽 아래는 맑고 투명한 계곡. 조계산을 붉게 물들였던 가을이 계곡물을 타고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려간다. 발걸음은 승선교 앞에서 자연스럽게 멈춘다. 승선교는 선암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곳. 자연석을 이용해 만든 무지개 모양의 다리다. 다리 일부에 균열이 생겨 지난 1년여간의 해체 보수를 거쳐 최근 제모습을 찾았다. 승선교(昇仙橋)는 글자 그대로 신선이 하늘로 오를 때 발을 디딘다는 다리. 반대로 승선교 앞에 버티고 서 있는 2층 높이의 강선루(降仙樓)는 신선이 내려온 누각이라고 한다. 승선교 아래엔 항상 사진작가들이 다리 아래서 올려다보이는 선암사 풍광을 잡기 위해 진을 치고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조계산 능선을 넘어 송광사까지 가는 낙엽 트레킹에 도전해 보자. 선암사∼선암굴목재∼송광굴목재∼송광사 등의 순으로 대략 8.5㎞쯤 된다. 단풍과 낙엽의 운치를 즐기며 천천히 걸으면 3시간 정도 걸린다. 자동차를 가져왔다면 길을 되짚어 오거나 송광사에서 택시를 타고 선암사 주차장까지 와야 한다. 왕복 트레킹에 5시간은 족히 걸린다. 호남고속도로 승주IC에서 빠져 22번 국도와 857번 지방도를 차례로 탄 뒤 선암사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나들목에서 차로 10분 정도면 선암사 주차장에 닿는다. 열차를 이용할 경우 순천역에서 내려 1번 또는 100번 시내버스를 타면 선암사까지 갈 수 있다. 선암사 아래 길상식당(061-754-5599)의 한정식이 깔끔하고 맛도 괜찮다.3인 기준 1인 1만 2000원. 장원식당(754-6362)의 산채비빔밥도 유명하다.5000원. 주변에 새조계산장(751-9200), 산암장여관(754-5666) 등 여관이 많다. ■남이섬 이번이 세 번째다.20년 전 대학시절 여름 MT 왔던 게 첫번째, 지난 여름 확 달라졌다는 남이섬을 확인하러 온 게 두 번째다. 처음 왔을 때는 인공숲이 빈약해 그저 널찍한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막걸리를 마시던 생각밖에 안 난다. 지난 여름에 와선 거대한 숲의 섬으로 변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참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남이섬의 진수는 이번 세번째 나들이에서 본 것 같다. 단풍이 반쯤 진 남이섬. 연인들이 걷는 오솔길이든 아이들이 뛰노는 잔디밭이든 땅바닥은 그야말로 오색 도화지다. 나무를 떠난 이파리가 이토록 아름다운 줄 미처 몰랐다. 11월의 오후. 짧아진 가을햇살에 고목이 긴 그림자를 벗한다. 사각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살아온 날들을 반추하는 듯한 노부부, 날아갈 것처럼 숲길을 누비는 10대,20대 커플, 자전거를 타고 바람같이 내달으며 쌓인 낙엽을 날리는 아이들. 남이섬은 신기하게도 이처럼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품는다. 반달 모양의 남이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400여m의 잣나무 길. 늘푸른 잣나무는 녹슨 꼬마열차 궤도를 벗한 채 아직도 여름을 꿈꾼다. 잣나무 길 양쪽으로 널찍한 잔디밭이 이어지고, 그 너머엔 갖가지 단풍나무들이 오색찬란한 가을빛을 내뿜는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길은 잣나무 길과 연결되는 십자로의 오른쪽에 있다. 황갈색 옷으로 갈아입은 메타세쿼이아 터널 너머로 햇빛에 반사된 강물이 하얗게 넘실댄다.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은행나무와 잣나무길엔 ‘연인들의 산책로’란 이름이 붙었다.80년대 중반 젊은이들의 눈물샘을 꽤나 자극했던 영화 ‘겨울나그네’가 촬영된 곳. 추풍낙엽이라고 했던가. 느낄듯 말 듯한 가벼운 바람도 버티지 못하고 은행잎이 쏟아져 내린다. 햇살을 받으며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낙엽비.2인용 자전거를 타고 샛노란 비를 맞는 연인들의 연가가 아름답다. 섬 동쪽으로 이어지는 강변 산책로엔 튤립나무와 자작나무숲이 이국적 자태를 뽐낸다. 숲 사이로 자리잡은 삼각형 모양의 방갈로 지붕위로 단풍잎이 수북이 쌓여 있다. 간간이 놓인 나무벤치는 어김없이 연인들의 차 지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오솔길은 남이섬에서 가장 운치 있는 곳. 은행잎은 벌써 7할쯤, 단풍잎은 반쯤 졌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번쯤은 멈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숲속은 동물들의 세상이다. 아이들의 뜀박질에 화들짝 놀란 청설모들이 잽싸게 기어올라간다. 잿빛 토끼 한 마리는 멀찌감치서 잔뜩 긴장한 자세로 사람들을 주시한다. 국도 46번 경춘국도를 따라 달리다가 청평읍, 가평을 거쳐 경춘주유소 4거리에서 우회전해 2.4㎞ 정도 들어가면 남이섬 선착장이 나온다. 주차료는 4000원, 도선·입장료를 합해 왕복 5000원(어린이 2500원). 드라마카페 ‘戀家之家(연가지가)’의 ‘옛날 벤또 도시락’은 남녀노소, 특히 연인들이 좋아하는 메뉴. 양철 사각 도시락통에 밥을 담고, 그 위에 김치와 계란 프라이를 얹어 뚜껑을 덮은 뒤 연탄난로 위에서 데워 먹는다. 먹기 전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도시락을 들어 사정없이 흔드는 게 ‘요리’의 포인트.4000원. 문의 남이섬 관리사무소 서비스센터(031-582-5118). ■상림 경남 함양 상림(上林)은 ‘낙엽의 천국’이다. 산도 아닌 벌판 한 가운데를 크고 작은 활엽수들이 가득 덮고 있는 곳. 여름이면 하늘을 가려 한 줌 햇살도 허용치 않을 만큼 무성했던 이파리들이 지금은 반쯤 졌다. 숲 가운데의 큰 길은 물론 사이사이 난 오솔길은 온통 낙엽 천지. 길이 아닌 숲속으로 들어가니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더미가 부스럭거리며 낯선 손님을 경계한다. 상림은 1100여년 전 조성된 인공활엽수림이다. 통일신라 말 진성여왕 때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천령군(함양의 옛이름) 태수 부임후 조성했다고 한다. 마을을 가로지르던 위천(渭川) 범람을 막기 위한 호안림(護岸林)이다. 당시 심은 나무들이야 늙어 죽었지만 그들이 뿌린 씨앗은 대를 이어 10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귀중한 활엽수림으로 남았다. 상림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국내 유일의 활엽수림이다. 당시엔 상림과 하림을 합쳐 6만여평이었으나, 지금은 길이 1.4㎞, 폭 200m,2만 7000여평만 남아 있다. 상림엔 수십년에서 수백년 수령의 110여종 2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란다. 졸참나무, 느티나무, 팥배나무, 사람주나무, 감나무 등이 주요 수종. 나무의 종류가 다양하고 굵기도 제각각이어서 통일신라 때 조성됐던 숲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낙엽색깔도 조금씩 다르다. 참나무 계통은 떨어질 때부터 갈색이지만, 느티나무나 감나무 이파리는 떨어진 뒤에도 마르기 전까지는 붉거나 노란 색깔을 유지하고 있다. 인근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소풍을 나왔나보다. 어른들에겐 사색의 대상인 낙엽도 아이들에겐 그저 놀이의 수단일 뿐. 두 손 가득 낙엽을 집어 뿌려대는 아이들 표정에 천진함이 넘친다. 상림엔 숲을 가로지르는 실개울과 군데군데 세워진 함화루, 초선정, 화수정 등 정자들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숲 한편엔 최치원 신도비와 척화비 등 함양에서 선정을 베푼 위정관들을 기리는 비석들을 모아놓았다. 또 최치원을 비롯해 연암 박지원, 김종직 등 함양에서 태어났거나 살았던 대학자 11명의 흉상을 세워놓은 인물공원이 조성돼 있다.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88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함양IC 표지판이 보이면 빠져나와 우회전해 5분쯤 가면 함양읍이다. 가던 길로 직진해 읍내를 지나가면 위천이 나온다. 위천을 건너기 전 우회전해 천변 도로를 5분쯤 달리면 상림과 만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까지 고속버스가 5회 출발한다. 함양읍에서 택시를 타면 상림까지 기본요금에 간다. 상림 주변 및 함양읍내에 별궁장여관(055-963-9241∼3), 상림장여관(055-963-1170) 등 여관이 많다. 상림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거창 방면으로 가다 보면 안의면사무소 소재지가 나온다. 안의고추갈비찜으로 유명한 곳. 매콤달콤하면서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옛날할머니 갈비식당’(055-962-0163) 등 갈비찜을 내는 식당이 도로변에 늘어서 있다.1접시 2만 5000원(2인)∼3만 5000원(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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