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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조련과·테마파크디자인과 ‘눈에 띄네’

    동물조련 이벤트사, 하이브리드차 전문가, 테마파크 디자이너…. 이름도 생소한 개성 넘치는 이색 학과가 2007학년도 전문대 정시모집에서도 속속 신설돼 수험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동물조련과나 애완동물과 등을 노려볼 만하다. 대경대는 각종 테마파크와 동물원, 수족관 등의 동물조련사를 보다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동물조련 이벤트과를 국내에서 처음 개설했다. 서정대, 대구산업정보대, 동아인재대의 애완동물과나 애완동물 관리과, 공주영상정보대의 애완동물 코디과도 나날이 시장이 커지고 있는 애완산업의 일꾼을 키워낸다. 문경대의 테마파크 디자인과 역시 주5일제에 따른 여가시대를 맞아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전주기전대는 승마가 점차 대중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국내 처음으로 마사과를 신설했다. 마필 관리와 번식(혈통보존)·장제(裝蹄·발굽에 편자를 박는 일) 등을 가르친다. 청강문화산업대는 꽃으로 색다른 공간을 연출하는 플로랄디자인과를, 문경대학은 재테크 전문 상담가를 길러내는 재테크 정보관리과를 새로 만들었다. 제주관광대의 국제소믈리에과는 국제 자격증을 가진 소믈리에(와인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를 기르는 학과로는 주성대의 e-스포츠게임과가 있다. 프로게이머를 비롯해 게임테스터, 게임대회 기획자, 게임매니저, 게임해설자 등을 집중 양성한다. 새로 등장하는 신기술 관련 학과로는 현대제철과의 협약인 신성대 제철산업과가 있다. 두원공과대는 LG필립스 LCD와의 산학협약을 바탕으로 협약을 맺은 5개교 학생 40명을 LCD 장비전공 신입생으로 뽑는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전주비전대의 신재생에너지과, 차세대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제작ㆍ정비하는 아주자동차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과가 대표적이다. 벽성대의 군특수 가상현실과와 경북과학대의 이종격투기 전공, 동아인재대의 마술 전공도 눈에 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6년간 한국문학 번역한 영국인 안선재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6년간 한국문학 번역한 영국인 안선재 교수

    “선생님, 된장찌개를 어떻게 영역해야 하나요?” “….” “그러면, 사랑채는요?” “….”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선뜻 대답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터. 영어에 어느정도 실력이 있다 하더라도 특유의 구수하고 감칠맛나는 우리의 전통음식이나 민족적 한(恨)과 정서를 그때그때 똑 떨어지는 말로 찾기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같은 ‘흥’과 ‘한’이 시나 소설, 우리 문학의 행간 깊숙이에 촘촘하게 엮어져 있어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결정될 무렵이면 영역 문제에 대해 새삼 거론되곤 한다. 그렇다면 대안은? 한국을 가장 잘 알고, 또 한국 문학을 충분히 이해하는 외국인 교수면 어떨까. 물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 출신은 당연지사여야 하겠지. 지난 주(11월27일~12월1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도서관에서는 흔치 않은 전시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한국 문학을 16년째 번역해온 서강대 안선재(64·영국명 브라더 안토니) 영문과 교수가 그동안 한국문학을 영역한 책 26권을 모아 선보였던 것. 특히 이 전시는 내년 2월 안 교수의 정년퇴임을 앞둔 행사여서 김광규 시인 등 많은 문인들이 찾아와 축하와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특유의 능숙한 표현력으로 그가 영역한 책을 얼핏 보면 이렇다. 천상병의 ‘귀천’(Back to Heaven), 고은의 ‘화엄경’(Little Pilgrim), 김광규의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Faint Shadows of Love), 김영무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고은의 ‘만인보’(Ten Thousand Lives), 서정주의 ‘밤이 깊으면’(The Early Lyrics)…. 올해에만 마종기의 ‘이슬의 눈’(Eyes of Dew), 고은의 ‘내일의 노래’(Songs for Tomorrow) 등 4권을 펴냈다. 안 교수는 1991년 대한민국 문학상 번역상을, 그리고 1995년에는 이문열의 ‘시인’(The Poet) 영역판으로 대산문학상 번역상을 각각 받아 그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고은의 선시(禪詩) ‘뭐냐’를 영역한 ‘Beyond Self’를 읽은 미국 비트세대의 대표적 시인 앨런 긴즈버그는 안 교수의 번역솜씨에 대해 “번역이 뛰어나다. 미국 시인들에 좋은 귀감이 된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쯤되면 우리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데 많은 공헌을 한 셈이다. 그가 한국문학의 해외전도사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11월28일 서강대 인문관 안 교수의 연구실에서 한시간 동안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국적 냄새가 코끝에 물씬 풍겨온다. 가득한 책장 사이로 불교관련 그림들이 군데군데 보였고 녹차 마시는 다기(茶器)들도 눈에 많이 띈다. 의아한 표정에 눈치를 챘는지 “1990년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나가 틈틈이 다기를 구입했고 1994년에는 녹차 만드는 사람들을 알게 돼 지리산을 가끔 찾기도 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는 1980년에 한국에 처음 온 뒤 서강대에서 강의를 맡던 1994년 한국인으로 완전히 귀화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한국적인 것에 흠뻑 빠진 까닭이 아니겠느냐고 웃는다. 한국문학을 번역해오면서 느낀 소감을 물었다.“프랑스에 있을 때 시를 영역한 경험이 있다.”면서 “한국문학은 전통적 재미와 여유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어와 비교할 때 문법과 스타일이 다르고 특히 한국적인 ‘맛’을 번역하기가 힘들다고 부연했다. 예를 들어 ‘안성댁’‘보릿고개’‘된장찌개’‘사랑채’ 등을 번역하려면 고민이 많이 된단다.‘된장찌개’와 ‘사랑채’를 어떻게 번역하느냐고 했더니 “된장찌개는 Bean Paste Soup, 사랑채는 Men’s Court정도면 되지 않겠느냐.”며 슬그머니 미소를 짓는다.(일부 인터넷 상에는 사랑채를 ‘Love House’ 개념으로 잘못 번역된 곳도 있다.) 우리나라 번역문학의 문제점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많이 번역해내는 것보다는 국제적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헝가리나 불가리아 등 유럽쪽에서도 1년에 외국어로 번역되는 게 고작 10여권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2005년에만 영어로 30권이 출간됐다고 했다. 따라서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 또한 다량의 번역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200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헝가리의 임레 케르테스의 경우 작은 소설을 불과 2권정도 번역됐는데 그나마 팔리지도 않았다고 했다. 올해 노벨상 후보로 올랐던 고은씨에 대해서는 “다음 노벨상 수상자로 분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제한 뒤.“그의 시는 그냥 보여주기 위한 시가 아니라 압축된 인생이 꾹꾹 담겨 있으며 그동안 9개국어로 25권정도 번역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의 작품 중 ‘만인보’는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고은 시인과는 1991년 그의 시선집을 번역하면서 알게 됐다. 이어 한국문학의 문제점도 날카롭게 지적한다.“최근 세계문학의 흐름이 잘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문학은 세계의 흐름과 동떨져 있다.TV드라마같은 작품이 너무 많으며 한국문학은 이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면서 세계 작가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인들은 요즘 전통문화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어느날부터인가 된장보다는 스시(壽司)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옛날 왕궁음식 등을 프로모션하는 일이 여전히 부족하고,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젊은 부부들은 맞벌이와 집값 걱정 때문에 전통음식을 준비할 시간이 점점 없어지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의 전통음식은 정말이지 건강을 유지시켜줍니다. 특히 외국에서는 한국의 발효음식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있지요. 다시 찾아야 합니다.” 안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을 자주 펼쳐 주위에서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옛날 고시나 한시는 물론 공자와 맹자 등도 자주 읽어 한자에도 어느정도 익숙하다.“한자를 모르면 한국 문학의 깊이를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춘향가나 판소리는 중국과 다른 고귀함이 있는데 젊은이들은 잘 모르기도 하고 또 재미없어 외면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1940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테제(Taize) 공동체 수사(修士)인 안 교수는 잉글랜드 지방 출신으로 필리핀 빈민촌에 머물던 중 김수환 추기경의 초청으로 26년 전 한국에 오게 됐고 1985년부터 서강대 영문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영국에는 현재 사촌 등의 친척이 산다. 서울 화곡동에서 프랑스와 스위스 출신 수사 3명과 함께 지내는 그는 홍어찜과 산채비빔밥을 좋아한다. 가끔 지리산으로 떠나 현지에서 나는 싱싱한 산나물을 먹고 물소리를 들으며 녹차를 마실 때가 더없는 평화를 느낀다고 했다. 당연히 독신이기에 눈치봐야 할 가족도 없다. 휴일 인사동에 나갈 때면 고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 여사를 꼭 만나 정담을 나눈다. 목 여사의 수필집 ‘날개없는 새’(The Poet´s Wife)를 번역한 인연도 있다. 정년 퇴임 후의 계획을 묻자 “지금과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강의하고 책을 보고 번역을 하고, 차마시고….”라며 활짝 웃는다. km@seoul.co.kr
  • 최재경 장편소설 ‘플레이어’

    네덜란드 문화사학자 호이징거에 따르면 인간은 ‘노는 존재(호모 루덴스)’다. 굳이 학문적 이론을 꺼낼 필요도 없이 이 시대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자. 아마 열에 아홉은 똑같은 답을 들려줄 것이다. 놀면서 월급받는 것. 물론 이때의 ‘논다.’는 적극적인 유희의 개념이 아니라 ‘일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의미이긴 하지만 말이다. 최재경(35)의 장편소설 ‘플레이어’(민음사)는 밥벌이와 놀이가 양립하기 힘든 자본주의 시스템을 교묘하게 비튼다. 돈받고 놀아주는 신종 직업 ‘플레이어(PL)’를 통해서다. 촉망받는 직장인이었으나 한순간의 업무 실수로 회사에서 쫓겨난 유노는 우연한 계기로 대기업의 사회환원사업인 ‘축복의 섬’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의뢰인을 대신해서 놀아주고 돈을 받는 직업인 ‘PL’은 이를 테면 맹인을 위해 영화나 아름다운 경치를 대신 봐주고 경험을 들려주는 일을 한다는 것. 유노는 뒤가 개운치 않으면서도 최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두배나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유혹을 거절하지 못한다. 놀이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게임은 그러나 예상치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감수성 부족으로 CEO후보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대기업의 상무가 유노에게 불륜 체험을 의뢰하면서 소설은 현실과 놀이의 경계, 실존과 정체성에 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감정을 연기하고, 심지어 성별을 바꾸는 PL들의 삶을 통해 어쩌면 우리 모두 가상현실을 사는 플레이어일지 모른다는 섬뜩한 자각을 느끼게 한다. 소설은 ‘축복의 섬’프로젝트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소설 형식을 띠고 있어 술술 읽힌다.1995년 ‘상상’에 ‘살아있는 죽은 여인’으로 등단한 작가는 첫 장편 ‘반복’과 소설집 ‘숨쉬는 새우깡’에서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영화적 상상력으로 주목받았다.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맞춤형 산업인력 양성

    2007학년도 전문대 입시부터는 실업계고와 전문대, 산업체, 지방자치단체가 진학에서 교육·취학까지 책임지는 협약학과 프로그램이 새로 선보인다. 지역별로 협약을 맺어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력을 키우기 위해 교육과정부터 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전문대를 졸업하면 곧바로 해당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실업계고를 졸업한 뒤 산업체 취업과 동시에 전문대에 진학하는 1모형과, 실업계고를 졸업한 뒤 전문대 졸업과 동시에 산업체에 취업하는 2모형 등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경기도 파주의 두원공과대의 LCD장비 전공은 ㈜LG필립스 LCD와 파주공고, 시화공고 등 인근 5개 실업계고와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40명을 뽑는다. 충남 당진의 신성대학 제철산업과는 지역 기업체인 현대제철㈜과 합덕산업고, 논산공고와 협약을 맺고 80명을 모집한다. 이 밖에 가톨릭상지대의 인터넷 상거래과를 비롯, 대경대 바이오식품조리과, 명지전문대 정보통신과, 안산1대 국제비서사무과, 부산여대 관광경영 전공, 익산대 목조건축인테리어과 등도 협약학과로 운영된다. 새로운 이색학과도 등장했다. 극동정보대 전산공무원양성과, 강원전문대의 해양경찰과, 대경대의 동물조련이벤트과, 대덕대의 관광항공철도승무과, 문경대의 재테크정보관리과, 벽성대의 군특수가상현실과, 아주자동차대의 하이브리드자동차 전공, 주성대의 e스포츠게임과, 청강문화산업대의 플로랄디자인과 등이 새로 선보였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실적 재현미술 ‘여섯개 방의 진실’전

    장르간 구분이 모호해진 현대미술의 한 쪽에서 ‘재현미술’이 각광받는 현상은 얼핏 역설적으로 보인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가상현실 이미지들의 범람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진짜’에 대한 열망, 잃어버린 예술가들의 ‘손맛’에 대한 갈망이 이같은 현상을 불러오지 않았을까.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여섯개 방의 진실’전은 최근 주목받는 사실적인 재현미술의 전모를 조망해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에 초대된 22명의 작가들은 실물처럼 똑같은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만들고 공간을 연출한다. 일상의 사물을 모티프로 하여 시대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을 특정 상황의 세밀한 묘사를 롱해 담는 등 작가들은 각자 사실적인 재현에 기초를 둔 조형법으로 색다른 시각 이미지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는 즐거움의 묘미를 더하고 관람 동선을 고려하여 여섯개의 테마별로 전시를 구성했다.‘주부 L씨의 배고픈 식탁’(101호)을 보자. 사과가 담긴 궤짝들을 그린 윤병락의 ‘가을향기’는 거친 나무궤짝에 담긴 반들거리는 사과 이미지들이 서정성 짙은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준다. 밥상판 위에 곡식 씨앗과 물 담긴 그릇, 칼을 얹어놓듯 묘사한 이종구의 ‘식량’은 우리가 잊고 사는 삶의 근원과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새삼 이야기하려고 한다. ‘새로 이사 온 화가 S씨의 방’(102호)에선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물질적 이상과 허상을 이야기하려 한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통해 현실에서 느끼는 허구와 실제를 표현한 김기남의 ‘부재의 공간-모델하우스4’, 오래된 구치백을 똑같이 모방해 만들어 작가 이름의 이니셜을 박아 놓은 오귀원의 ‘구찌와 귀원’, 창문과 거울테, 유리 등의 이미지를 통해 재현과 환영적 효과를 보여주는 김홍주의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큐레이터 P씨의 컬렉션’(201호)에선 박미현의 ‘수박씨’, 정명국의 ‘78포니1’ 등 한국의 70년대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현기법을 모색한 작품들을 선보이며,‘사진작가 H씨의 스튜디오’(202호)에선 김상우의 ‘See the Sea’ 등 실내정경과 자연풍경, 인물 등을 묘사한 사진같은 그림들을 보여준다. 이밖에도 흰 벽면에 검정색 테이프 라인만으로 공간의 환영을 일으키는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여대생 Y씨의 깨끗한 방’(B101호), 건물장식 오브제와 사진을 이용한 입체작품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건축가 W씨의 차가운 거실’(B102호)이 꾸며져 있다. 전시는 8월30일까지. 전시기간중 토·일요일엔 어린이들을 위해 작품 감상 및 스케치, 작가들의 독특한 기법 따라해보기 등 ‘미술 속 마술찾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02)736-4371.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3차원 영상’ 우리 곁으로

    ‘3차원 영상’ 우리 곁으로

    #1: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는 허공에 입체적으로 나타나는 스크린상에서 손을 현란하게 움직여 범인의 정보를 탐색한다. 옛 집에 도착해서는 허공에 레이저를 쏘아 만든 죽은 아들의 입체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2:영화 ‘토탈 리콜’에서 샤론 스톤은 입체 텔레비전을 보면서 실감나게 에어로빅을 배운다. 적진 깊숙이 침투한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자신의 ‘가짜’ 모습을 공중에 비춰 적군을 감쪽같이 속이며 무찌른다. SF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같은 입체 영상 기술은 ‘홀로그래피(Holography)’이다.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3차원 입체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하지만 영화속에서나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이같은 장면이 이제 우리 코앞에 있다. 과연 3차원 입체 영상 기술은 어떠한 원리로 가능한 것일까?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빛의 간섭’이용한 홀로그래피 호수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동심원을 그리면서 바깥으로 전달돼 나간다. 전자기파의 일종인 빛도 이와 같은 형태로 서로 부딛혀 굴절돼 ‘간섭 현상’을 일으키면서 파동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빛은 더 밝아지거나 더 어두워지거나 하는 간섭무늬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물체가 반사한 빛이 간섭을 통해 나타내는 파장과 진폭 등에 대한 정보를 인식해 3차원 입체 영상으로 구현하는 것이 홀로그래피 기술이다. 파장은 색깔을 나타내고 진폭은 명암을, 위치 차이는 올록볼록한 입체감으로 구현된다. 우리가 보통 찍는 일반 사진은 빛의 파장과 진폭만 기록한다. 때문에 2차원의 평면으로 보인다. 만약 위치 차이까지 기록할 수 있는 카메라를 개발한다면 사진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홀로그래피 기술이며,‘제품화’한 것이 ‘홀로그램(Hologram)´이다. ●미래에는 ‘오감만족’입체 영상까지 텔레비전을 켰을때 멋진 배우가 입체 홀로그래피 영상으로 툭 튀어나와 연기를 한다면 얼마나 재미있고 감동적일까. 하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신용카드 등에 삽입된 ‘정지 영상’의 홀로그램이 아닌 ‘동영상’ 홀로그램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홀로그래피를 촬영·재생하는 광학기술, 홀로그램을 기록·저장하는 기술 등이 실용화할 단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레이저를 이용하는 홀로그래피 기술의 한계를 자연광으로 극복해낸 입체 영상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 자연광을 통해 간섭 현상을 일으켜 평면 영상을 입체 영상으로 도드라지게 보이게 만드는 원리다. 기술을 개발한 광운대 ‘차세대 3D 디스플레이 연구센터’ 김은수 교수는 “레이저를 쏘아 빛의 간섭을 만드는 ‘순수한’ 홀로그램은 디스플레이 장치 등이 개발되지 못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신 자연광을 이용해 평면 영상을 공중에 띄워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대체 기술이 개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공중 부유 기술은 TV, 영화, 애니메이션은 물론 게임과 가상현실 등에 두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머지 않아 홀로그래피 원리를 활용한 다양한 3차원 입체 영상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 등지에서는 안경을 쓰지 않고도 눈앞에서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도 맡을 수 있는 오감만족 입체영상 디스플레이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자칫하면 당첨 취소 돌다리도 두들겨라

    자칫하면 당첨 취소 돌다리도 두들겨라

    판교 신도시 아파트 청약자격·일정이 최종 확정됐다. 무조건 청약했다가는 당첨되더라도 당첨이 취소되고 청약통장 자격을 잃을 수 있다. 청약자격, 무주택자 여부, 재당첨금지조항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청약에 임해야 한다. 또 인터넷 청약이 원칙인 만큼 미리 인터넷뱅킹을 신청, 공인인증을 받아야 청약 혼란을 막을 수 있다. 민간 분양·임대 아파트와 주공 분양·임대 아파트 청약일정과 주의점을 소개한다. ●모델하우스 사이버·케이블TV 공개 대한주택공사 사이버모델하우스는 지난 24일부터 개관했고,10개 민간건설업체의 사이버모델하우스는 29일부터 열었다. 그러나 당첨자 발표 이전까지는 일반인 관람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야후 등 대용량 포털사이트에서 동영상, 가상현실영상(VR) 등을 볼 수 있으며, 부동산정보업체 홈페이지 및 해당 건설회사 홈페이지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24일부터는 mbn과 한국경제TV(wow) 등 케이블TV로도 볼 수 있다. 이번에 확정된 청약일정, 분양가 등 정보도 추가돼 방영될 예정이다. ●바뀐 일정·조건 주의해야 주공 분양 및 임대아파트 청약일정과 조건이 변경됐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예전에 발표됐던 청약일정에 따라 청약했다가는 당첨되더라도 ‘부적격자’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약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 동일 주민등록표상 직계존·비속 가구원 가운데 한 명이라도 과거 5년내 아파트 당첨 사실이 있으면 1순위 자격을 잃게 된다. 따라서 청약 전 금융결제원(www.apt2you.com) 홈페이지에서 과거 5년 내 당첨 사실을, 대한민국 전자정부(www.egov.go.kr)에서 가구주 기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금출처 조사대비 조달계획 꼼꼼하게 정부가 당첨자 전원에 대해 자금출처 조사를 벌이기로 한 만큼 자금마련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주공은 분양가의 15%를 계약금,50%를 중도금,35%를 잔금으로 받는다. 중도금 납입은 12.5%씩 내년 1월부터 7개월 간격으로 네 차례다. 민간 분양아파트는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 조건 등으로 정해졌다. 업체마다 착공 시기가 달라 중도금 납부일이 서로 다른 만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인인증서 발급받아 모의 청약해 보도록 인터넷청약을 하려면 미리 인터넷뱅킹에 가입하고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또 각 청약 사이트에서 모의청약을 해 보면 청약 과정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궁금한 사항은 건교부 판교종합상황실(전화 1577-8982)로 문의하면 된다. 국민은행도 인터넷 청약 관련 인터넷뱅킹 및 공인인증서 안내를 해주고 있다.(www.kbstar.com,1588-9999)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4) 한국의 다도철학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4) 한국의 다도철학

    해가 길어졌다. 꽃피는 3월 버들가지에도 봄이 오고 새들이 맑은소리로 미친듯이 여기저기서 울어댄다. 차밭의 묵은 풀들을 정리하는 일에 흥이 돋는다. 해가 뉘엿뉘엿 산봉우리를 돌아 집으로 돌아간다. 푸르디 푸른 봄 하늘은 마치 뜬구름이 사라진 허공처럼 무량한 넓이를 보여준다. 삶이란, 차인의 길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삶과 차, 삶과 차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차의 길이라는 것이 새삼 세월속에서 묻어난다. 서산 청허 스님은 그같은 차인의 삶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금생의 한길로 다닌 지 벌써 몇 년이며/현기를 헤아리는가 후도생(後道生)아/산 밖에서 인간 세상의 변화를 알지 못하고/베갯머리가에서 시냇물 소리를 듣네/꽃 밟고 돌아오는 길 봄 구름이 습하고/계수나무로 차 달이는데 저녁노을이 맑다/숲의 학과 야생 고라니가 서로 믿으니 이미 후덕한데/붉은 문에 하필 수놓은 옷이 빛나겠는가” 참으로 소박한 차의 살림살이가 묻어난다. 저녁노을을 벗삼아 계수나무로 달여먹는 차는 얼마나 풍요롭고 또 풍요롭겠는가. 사람들은 이같은 차의 미학을 음풍농월의 단절적인 삶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한폭의 수묵화 같은 차의 살림살이는 단지 삶의 멋을 부리기 위한 겉치장이 아니다. 관념과 현실을 투과한 깨달음의 삶속에서 펼쳐지는 우주적인 삶은 곧 현실일 수 있으며 충만한 내면의 동화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차를 접하며 가장 많이 듣는 것은 바로 ‘다도(茶道)’라는 말이다. 조금 풀어서 해석한다면 차의 길 즉 차의 정신성과 물신성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는 말이라고 본다.‘다도’는 크게 2가지 뜻을 지닌다. 먼저 차를 다루고 끓이고 마시는 바른 방법이다. 이같은 것은 무척 현상적인 것으로 차를 다루고 끓여내는 모든 행위를 원만자적하게 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하나는 위에서 지적했듯이 정신성의 획득이다. 차 즉 다법을 통해 얻어지는 내면의 깨달음이다. 옛 성인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모든 것은 하나의 길로 통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즉 차의 내외적인 조건을 충족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진리의 당체를 얻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성인 초의 스님이 처음으로 ‘다도’라는 말을 언급했다. 초의 스님은 “다도를 설명하기 위해서 동다송을 썼다. 조주풍의 다도가 없어져버려 알지 못하므로 다신전을 쓴다.”고 말씀했다. 초의 스님은 또 김명희에게 “수체(水體)와 다신(茶神)이 열리어 정기가 들어오니 곧 대도를 이루게 된다.”고 했다. 초의 스님은 올바른 다법 안에는 차의 물신성과 정신성을 동시에 투과해야 한다는 다도론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도철학을 도대체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 것인가. 다도철학이란 차를 다루고 끓이고 마시는 일에서 자연과 인간의 삶을 깨닫게 되는 진리나 이념의 총체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도철학은 단순한 차를 벗어나 당시대를 함께 관통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사상과 연관을 가지며 그것은 다도사상 다도정신 다인정신 다도관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을 갖는 것이다. 우리의 다도사상은 ‘정(正)’과 ‘중(中)’으로 요약할 수 있다.‘정’과 ‘중’은 불·유·선 등 우리선조들의 정신적 사상사적 철학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보편적인 개념이다.‘정’과 ‘중’의 개념을 고전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먼저 유가에서는 ‘정’을 통한 ‘중’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정’은 무사(無邪)이며 본래의 ‘성(性)’이자 진리이다. 이에 반해 ‘중’은 중용이고 화(和)이다. 이것을 불교에서 보면 ‘정’은 팔정도며,‘중’은 ‘중도’다. 이것을 도가적으로 본다면 ‘정’은 심재와 전일이며,‘중’은 망형일 수 있다. 정과 중은 다사(茶事)와 행다례의 원리가 된다. 포법에 있어서 ‘정’은 정갈한 차, 깨끗한 차를 알맞은 분량으로 열을 제대로 익혀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을 뜻한다.‘중’은 이러한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어울려 본래의 모습으로 탄생하게 하는 역동적인 관계를 ‘기’와 시간으로 잘 다스려 조화롭게 그 내용을 얻는 것이다. 행다례에서 ‘정’은 올바른 자세이며 ‘중’은 온화한 부드러움이다. 찻자리에서 ‘정’은 차를 접대하는 팽주인 주인과, 손님의 기본 예의범절이며,‘중’은 깍듯하고 예의범절을 지키나 조금은 여유가 있는 상대적인 예절을 뜻한다. 한발짝 더 나아간다면 찻자리부터 차를 우려내는 것까지 주인의 빈틈없는 세밀한 정성이 ‘정’이 될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접대받는 손님이 주인과 하나가 되어 온화하고 편안한 마음이 되는 것이 ‘중’에 해당된다. ‘정’과 ‘중’은 또한 차실 등 찻자리를 꾸밀 때 기준이 되는 중요한 미의식이기도 하다. 먼저 다실이다. 다실에 있어서 ‘정’은 자연과 일체가 되어 있는, 아니면 현대인들의 삶속에 녹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라야 한다.‘중’은 편안하게 손님을 맞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고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차 핵심인 다완을 만드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최고의 ‘다완’으로 불리는 ‘이도다완’은 먼저 다구를 쓰는 사람이 쓰기에 편하고 개성이 있게 만들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자연을 닮은 것처럼 넓고 담백한 의연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다완에서 ‘정’은 자연을 닮은 담백함이요,‘중’은 다구가 쓰기에 편하나 개성이 있다는 점이다. 다도에서 ‘정’과 ‘중’은 한발짝 더 나아가 차인의 사회 문화, 윤리적인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것은 어쩌면 현대 차인들의 삶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차인의 사회 문화적인 삶속에서 ‘정’은 자신의 실체를 거짓없이 있는 대로 꿰뚫어보고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만큼 내적 성찰이 이루어졌으며 그에 맞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안분자족’의 삶을 있는 그대로 살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자신이 지닌 능력의 최상과 최하가 어디에 있음을 알고 삶을 열심히 영위해갈 수 있는 성실한 노력이다. 차인의 삶속에서 ‘중’은 부족한 자신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따스한 마음인 ‘자비’다. 차에는 또한 자신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는 실천적인 철학이 숨겨져 있다. 먼저 차는 사회적 구조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 해준다. 분노도 탐욕도 모두 생각에서 나온다. 꾸준한 음다생활을 통해 가벼운 살림살이로 급진전하고 있는 자신의 살림살이를 깊고 넓게 할 수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성하는 삶이 매우 중요하다. 다산 정약용은 자신의 그릇된 점을 깨달아가는 것을 공부라고 했다. 또한 옛 다인인 목은 이색은 자신의 차실에 가만히 정좌해 하루생활을 반성하는 차생활을 하며 탐욕에 물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차는 또 현대인들의 가장 큰 적이라고 부르는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 있다. 옛 차인들은 차의 고유한 기능중 한가운데에 근심을 없애는 것을 들었다. 음다는 신체의 오관을 즐겁게 해준다. 코로는 향기를 맡고 혀로는 맛을 보고, 눈으로는 찻물과 차싹과 다구를 보며, 손으로는 따스한 찻잔의 촉감을 느끼고, 귀로는 찻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편안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 지금은 그같은 호사를 누릴 수 없지만 땔나무를 사용했던 옛 차인들은 찻물 끓는 소리를 유난히 사랑했다. 찻물 끓는 소리를 소나무에 스치는 바람, 비오는 소리, 봄 강물소리 등 천지만물을 그대로 보듬어안는 자연의 소리로 들으며 사랑했다. 뿐만 아니다. 물은 인간의 몸을 이루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물을 대하는 인간은 가장 편안하게 그것을 흡수한다. 그같은 물의 친연성은 정신적 신체적 긴장을 이완함으로써 뇌파를 쉽게 안정시켜 일상생활의 안정화를 가져다준다. 우리 주변에 중요한 일을 앞두거나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꼭 차를 먹는 습관을 지닌 다인들이 많다는 것이 그것을 입증한다. 차생활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정신건강을 유지시킨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음다생활은 또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간 대화의 통로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대인들의 주요한 삶의 문화적 터전은 가상공간에 있는 가상현실이다. 가상의 공간은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보다는 지극히 개별화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비인간화의 길을 걷게 하는 ‘쿨 컬처’ 즉 차가운 문화로 상징된다. 차는 이같은 차가운 문화를 훈훈한 문화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차를 함께 마시면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본원적인 감정들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차를 끓여 마시는 과정에서 굳었던 감정들은 서서히 풀릴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조건마저 형성되기 때문이다. 차는 가족과 가족, 조직과 조직, 더 나아가 인간과 신이 영혼을 나눌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차는 또 인간과 인간의 도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예의를 갖출 수 있는 기본자세를 만든다. 음다생활은 인내심과 질서를 갖춘 예의바른 행동에서 시작하고 끝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차는 젊을 때뿐만 아니라 중년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체를 가꿀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물의 진리를 통해 자연을 사랑하게 되는 우주적인 눈을 갖추게 한다는 점에서 삶의 실천철학으로서도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대흥사 제11대 종사인 함월 해원선사는 차가 가진 삶의 실천철학을 이렇게 시로 노래하고 있다. “갑술년 봄 온갖 꽃 감상하는데/청암스님은 회를 돕느라 사무가 번다하네/편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어 걱정스럽더니/다행히 직접 만나니 즐거움이 끝이 없네/쌍계의 물 가득하니 선차(仙茶)로 족하고/칠불의 바람 불어와 손님의 흥을 더하네/멀리 낙동강 향해 돌아가야 하나니/헤어짐에 이르러 뜻이 어떠한가 묻지 마라.” <일지암 암주> ■ 中·日의 다도철학 중국에서 다도란 말에 대한 기록은 8세기말 당나라 사람 봉연이 썼다. 봉연은 그의 글에서 “이로부터 다도가 크게 성행했다.”고 적고 있다. 그 후 ‘다록’을 썼던 장원이 그의 저서에서 “차를 정성들여 만들고 건조하게 저장하며 깨끗하게 우리면 다도를 다한 것이다.”고 차를 다루는 법에 대한 다도를 적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다도정신의 근원은 육우가 쓴 ‘다경’에서부터 비롯됐다. 육우는 다도의 근원을 ‘검덕’으로 보고 그것을 숭상해야 한다고 했다. 북송의 휘종황제는 ‘대관다론’에서 “청(淸)·화(和)·정(靜)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저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중국의 다도정신은 ‘검(儉)·청·화·정’으로 집약된다.‘검’은 검소,‘청’은 청렴결백,‘화’는 화목,‘정’은 고요한 경지를 의미한다. 근대의 차인인 장만방은 “중국의 다덕은 염(廉)·미(美)·화(和)·경(敬)이다. 염은 맑은 차를 마심으로써 청렴하고 근검하게 하며, 미는 명품차에서 아름다운 맛과 향기를 음미하며 우정을 서로 나누고 건강하게 장수를 누릴 수 있다. 화는 다례를 중시하는 덕을 지녀 화합하고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경은 남을 존경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다른 사람이 즐거워할 수 있도록 정갈한 다기와 좋은 물을 쓴다는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의 다도철학은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투철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차’는 곧 ‘도’요 정신이며 삶으로까지 여겨지고 있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다도는 철학적 의미가 매우 깊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다도철학은 앞서 살펴봤지만 ‘와비’정신이 그 핵심이다. 와비는 원래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허전함’‘은자의 생활철학’등에서 보여지듯 인간의 삶속에 근원적으로 투영된, 완전한 탐욕을 벗어난 깨달음의 경지를 상징한다. ‘달님도 구름 사이가 아니라면 싫습니다.’고 했던 센리휴의 말은 이같은 와비정신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와비사상은 또 다구를 평가하는 기준에서도 볼 수 있다. 와비차에 어울리는 차그릇들은 완전한 상태의 차그릇에 손질을 가해 불완전하고 불균형적인 ‘초(草)’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래서 센리휴는 다실에 놓인 멀쩡한 꽃병 귀를 한쪽만 망치로 떼어냈다고 한다. 이같은 와비정신은 다회에서 내놓은 식사에서도 드러난다. 밥 한 그릇에 반찬 두세 가지, 가벼운 술 등 간단하고 소박한 식사가 기본이었다. 일본의 다도는 센리휴의 사규(四規)로 압축된다. ‘화·경·청·적’이 그것이다.‘화’란 찻자리에 참석한 사람들과 주인이 하나가 되는 것이고, 경은 주인과 손님 모두가 각기 불성을 지닌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청’은 물질적 정신적인 욕심을 떨쳐낸 맑은 마음을 통해 자유롭게 되는 것이며,‘적’은 공간적 고요함과 그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열반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뜻한다. 위에서 살폈듯 중국과 일본 등도 차에 대한 형식과 내용을 벗어나 국가와 개인의 삶의 철학으로서 ‘차’의 길을 가꾸어왔음을 알 수 있다.
  • 꿈꾸듯 가상현실 세계로

    3차원 가상현실과 인터랙티브를 주제로 첨단 미디어 작품을 선보여온 안광준 작가의 7번째 개인전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Mixed Reality’전이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4월9일까지. 작가의 다양한 꿈 이미지를 모티프로 특수 입체 안경을 착용하고, 조이스틱을 조종하며 관람하는 적극적 형태의 체험전시 작품 10여점을 선보인다.(02)736-4371.
  • [유망자격증 20선] 멀티미디어 콘텐츠제작전문가

    [유망자격증 20선] 멀티미디어 콘텐츠제작전문가

    영화나 TV 드라마의 경우 제작 과정을 총지휘하는 감독이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이같은 감독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멀티미디어콘텐츠제작전문가이다. 아직까지는 신설 국가기술자격증에 불과하지만, 멀티미디어 및 첨단정보화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를 주도한다 멀티미디어는 음성·문자·그림·동영상 등이 혼합된 매체를 가리키며, 이러한 멀티미디어의 내용물이 콘텐츠이다. 멀티미디어는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방대하고, 처리과정 또한 복잡하다. 또 영상회의·전자출판·가상현실·오락·의료·교육·방송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처리기술 및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다. 멀티미디어콘텐츠제작전문가는 멀티미디어의 내용을 제작하고, 기본적인 프로그래밍과 디자인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쉽게 얘기하면 영화나 TV 드라마의 감독처럼 멀티미디어 전반을 다루는 것이다. 때문에 멀티미디어콘텐츠전문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지식과 기술은 물론, 치밀한 기획력과 표현력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개인용 멀티미디어의 꽃’으로 불리며 올해 월드컵 특수와 함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차를 타거나 걸어다니면서도 정보검색·쇼핑·주식거래 등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WiBro·무선광대역인터넷) 등은 멀티미디어 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갖도록 만든다. 또 안방이나 거실 등 집안 곳곳에 흩어져 있는 디지털TV, 오디오,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 등의 기기를 유·무선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도 멀티미디어와 무관치 않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멀티미디어콘텐츠제작전문가 자격은 지난 2002년 국가기술자격으로 채택됐다. ●멀티미디어 분야는 ‘블루오션’ 시험은 현재 매년 2차례 실시되고 있다. 필기시험의 경우 시험과목은 ▲멀티미디어개론 ▲멀티미디어기획 및 디자인 멀티미디어저작 ▲멀티미디어 제작기술 등이며, 과목당 4지선다형 25문제가 출제된다. 과목당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얻어야 합격이다. 실기시험에서는 4시간 동안 멀티미디어 웹 콘텐츠 제작실무를 통해 60점 이상을 득점해야 한다. 대학의 멀티미디어 관련학과나 직업전문학교 등에서 지식을 쌓을 수 있으나 응시자격에 제한은 없다. 다만 지원자 대비 합격자 비율은 낮은 편이어서 녹록지 않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03년 1차 필기시험의 경우 모두 1798명이 지원, 이중 23.5%인 422명이 합격했다. 같은 해 2차 실기시험까지 통과해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125명으로 전체 지원자의 6.9%에 불과했다. 또 2004년에는 지원자 1323명 중 61명(4.6%), 지난해에는 지원자 1544명 중 166명(10.7%)만이 각각 자격증을 손에 쥐었을 뿐이다. 자격을 취득하면 멀티미디어 프로듀서, 아트디렉터, 웹프로그래머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멀티미디어 제작분야는 아직 미개척지라고 할 수 있지만, 관련산업이 팽창하고 있어 전문인력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17개 사이버대 2만3550명 모집] ‘교수확보율 1위’ 풍부한 콘텐츠

    ‘캠퍼스가 있는 명문,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대학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서울사이버대학교는 2001년 국내 첫 사이버대학으로 개교해 지난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가장 큰 자랑은 ‘교수확보율 1위’로 대표되는 풍부한 교육 콘텐츠. 여기에 교수와 학생이 마주앉아 수업하는 듯한 ‘크로마 강의’,3D영화처럼 강의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는 느낌의 ‘가상현실 언어모델 강의’ 등 최첨단 멀티미디어 활용 콘텐츠에 연간 100억원을 투자한다. 첫 졸업생 가운데 100여명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대학원에 합격했고,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오프라인 캠퍼스도 자랑거리다. 장학금 수혜율도 전체 학생의 34% 이상으로 최고 수준이다. 가족 2인 이상 재학시 가족장학금, 직업군인은 국방장학금, 전업주부·직장인·장애인·농어촌거주자 등에게도 특별전형 장학금과 학비 감면 혜택이 있다. 2006학년도 신·편입생은 금융보험학과, 중국통상학과, 게임애니메이션학과, 부동산학과 등 13개 학과에서 2932명을 모집한다. 다음달 18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한다.2학년 편입학은 대학 또는 전문대에서 35학점 이상,3학년은 70학점 이상 취득자면 지원할 수 있다. 단 유아교육학과 3학년 편입학은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1·2급)이 있어야 가능하다.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이런전공] 미디어공학

    문화영상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갈 고급 인력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둔다. 인터넷 및 디지털 방송 시대에 적합한 첨단 미디어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영상공학 지식을 배운다. 컴퓨터 그래픽, 애니매이션, 인터넷·데이터방송 분야를 주로 배운다. 주요 교과목으로는 멀티미디어 개론, 컴퓨터 프로그래밍, 영상처리 개론, 캐릭터 애니메이션, 멀티미디어 저작도구, 인터넷 응용, 오디오 기획 및 제작, 화상처리 특론, 컴퓨터 네트워크, 영상압축, 가상현실, 데이터베이스 실무 등 이론과 실습과목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졸업하면 게임 제작이나 영화 및 TV의 특수효과,3D애니메이션 제작, 데이터 방송기획,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관련 분야, 공중파 및 케이블TV 방송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전공이 개설돼 있는 곳은 숭실대의 미디어학부가 대표적이다. 비슷한 전공으로는 안양대(안양) 디지털미디어학부의 디지털미디어공학 전공이나 동서대(부산) 디지털영상매스컴학부의 미디어장학 전공, 강남대(용인) 컴퓨터미디어공학부의 미디어정보공학 전공, 한양대(서울) 정보통신학부(인문·자연계) 미디어통신공학 전공 등이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오늘의 눈] ‘장애인 性문제’ 이제 고민을 / 이효용 사회부 기자

    “우리 정서에 맞는 성 생활보조제도를 만들자.”“가상현실을 이용한 사이버섹스 지원은 어떨까.” 지난 12일 서울 국립재활원에서 열린 ‘미혼 장애인의 성 문제’ 세미나에서는 의료인, 사회복지사, 장애인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갖가지 의견을 쏟아냈다. 공통된 얘기는 이 문제가 금기시되던 것이고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공론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장애인의 성 문제를 제대로 보려면 비장애인의 인식부터 바꿔야할 것 같다. 지난 11일 장애인의 성과 결혼 문제를 다룬 서울신문의 기사가 나간 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반응을 보고는 당혹스러웠다. 네티즌들도 장애인과 성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듯했다.“제2의 정신대라도 만들자는 거냐.”“기자 마누라부터 섹스자원봉사 시켜라.”는 비난부터 “사지 멀쩡한 사람도 성욕 참고 사는데 장애인 따위가 감히…”“먹여 주고 입혀 주니 별걸 다 바란다.”는 식의 비하까지 서슴지 않았다. 반면 서울신문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척수장애인을 위한 섹스자원봉사 도입’ 찬반 여론조사에서는 55.6%가 ‘공감한다’,34.6%가 ‘반대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본질은 ‘섹스’ 자원봉사를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본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고,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장애인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단체를 만드는 방안 같은 것이다.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가로막는 이동권 문제 해결이 근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장애인의 성 문제가 그렇게 시급하냐는 반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서 토론을 거쳐 합의에 이르러야 하는 것은 장애인의 성 문제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장애인의 성문제에도 마음을 열 때가 됐다.“대안이 없다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대안 찾기의 시작”이라는 한 참가자의 말이 설득력있게 느껴졌다. 이효용 사회부 기자 utility@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인류의 역사에서 깨닫는 교훈/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오랜 옛적, 사람들은 한 두 가족, 두 세 세대가 모여 살았다. 일가친척끼리 한 곳에서 자급자족하는 점의 무리들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무리를 이루는 숫자가 점점 많아지자 이들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살던 곳에서 갈라져 나왔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면서 호박길이 열리고 비단길이 깔렸다. 고립된 점의 상태로 0차원의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길을 이용해 사회적 교제를 나누는 1차원의 세계로 도약했다. 넓은 세계를 알게 되면서 바깥 세상에 눈을 돌렸다. 길을 따라 지식과 기술이 전파되자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종이와 잉크, 대수학과 기하학, 아마포와 유리가 세상에 알려졌다. 하나하나의 점, 하나하나의 문화가 모여 선을 이루기 시작했다. 길이 길을 낳으면서 선과 선이 이어졌고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 중국, 몽골에 제국이 등장했다.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에도 제국이 들어섰다. 왕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길이 중요함을 잘 알았다. 늪과 강과 숲과 절벽을 뚫고 일직선의 길을 놓았다.2차원의 세계에서는 길만 놓이면 군사들이 그 길을 따라 신속히 영토를 넓혔다. 도로망의 발달과 더불어 세계지도가 나왔다.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항해술의 발달은 바다를 건너 인류가 지구 어디든지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2차원의 세계를 완성했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널 수 있게 됨으로 장소의 제약을 벗어난 인류는 이제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꿨다.18세기에 기구를 이용해 하늘을 날게 되었고, 글라이더가 구름을 가르기 시작했다.20세기에 들어서자마자 3년도 안 되어 비행기가 하늘을 날았다. 하늘이란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공간의 제약과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새로운 국제질서, 다국적 기업이 생겼다. 하룻밤 사이에 인력과 부품과 완제품을 세계 어느 곳으로나 옮길 수 있게 되었다.3차원, 공간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지구의 반대편에 자리한 두 초강대국이 이 3차원 세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진정한 의미의 3차원이랄 수 있는 우주공간에다 우주정거장까지 만들어 놓았다. 문제는 그 변화의 속도이다. 점으로 모여 살던 0차원의 세계에서 길과 길로 이어지는 1차원의 세계는 수천년, 지속되었다. 바다를 정복하면서 시작된 2차원의 세계는 500년간 이어졌다. 그런데 하늘을 정복하며 등장한 3차원의 세계는 겨우 50년간 지속됐을 뿐이다. 이제 그 어느 시기보다 빠른, 그 어느 시기에서도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21세기,4차원의 세계에 접어들었다. 알라딘의 램프처럼 순식간에 힘도 안들이고 아무 곳에나 사물, 지식, 정보를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가상현실’,‘사이버스페이스’ 시대가 열렸다.‘어느 곳에서나 무엇이든지 가능한 시대’로 진입하였다. 이에 따라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생활이 더욱 편리해졌으나 현대인의 삶은 무언가가 불안하다. 모든 것이 차고 넘치는 것 같은 데 목이 마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가치관의 혼돈, 문화 차의 극대화 때문에 자꾸만 조급해진다. 그래서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조금도 참지 못한다.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아들이 아버지의 가슴에 칼을 꽂고, 애인이 변심했다고 지나가는 여대생을 살해하며, 군대생활이 힘들다고 동료가 잠든 막사에 수류탄을 터뜨리며 총기를 난사한다. 오래 전에 선지자 아모스는 이런 현상을 예언했다.“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그 어느 시기에 비해 변화의 속도가 빠른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지혜’임을 깨우쳐 주는 말씀이다. 그동안 인류가 걸어 온 발자취, 인류의 역사에서 깨닫는 소중한 교훈이 아닌가.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코믹액션 ‘천군’ 쑥대머리 이순신 영웅만들기

    14일 개봉한 ‘천군’(제작 싸이더스픽쳐스)은 시공(時空)을 독특하게 칵테일한 접근방식으로 일찍부터 관심을 끌어온 코믹액션이다. 남북한 젊은 병사들이 순식간에 과거로 빠져들어 스물여덟살의 청년 이순신을 만난다는 이야기 설정은 과감하고 독창적인 국산SF 소재로 인정받을 만하다. 남북한이 손을 잡고 극비리에 핵무기 ‘비격진천뢰’를 개발한 가상의 시간대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외교적 문제로 이를 미국측에 넘겨줘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북한 장교 강민길(김승우)은 핵무기를 빼돌리려 핵물리학자 김수연(공효진)을 납치해 탈출한다. 남한 장교 박정우(황정민)는 군의 명령으로 강민길 일행을 뒤쫓고, 그 와중에 433년만에 지구를 지나는 혜성의 신비한 힘에 이끌려 모두들 청년 이순신이 살던 1572년 조선의 변방마을에 떨어진다. 남북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가상현실을 스크린 너머로 즐겨보는 맛이 꽤나 쏠쏠하다 싶은데, 영화는 재빨리 과거로 공간이동해 본론을 꺼낸다. 여진족이 침입해 양민 학살을 일삼는 역사현장에 떨어진 박·강 일행이 만난 이순신은 무과에 낙방해 무기력하게 세월만 보내고 있는 쑥대머리 청년이다. 한동안 영화는 낯선 시간대에 툭 떨어진 이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을 코믹터치로 이어나가는 듯싶다. 사용처도 모른 채 비격진천뢰와 초코바를 훔쳐 달아나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영웅 이전의 ‘인간’ 이순신을 넘겨짚는 장면들은 유쾌하다. 하지만 인물들의 내면 심리와 갈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며 영화는 갈수록 진지하고 묵직한 뉘앙스의 서사기둥을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신들을 하늘이 내린 군대(天軍)라고 환대하는 양민들 사이에서 강민길과 박정우는 상반된 캐릭터로 번번이 부딪친다. 이순신과 양민들을 도와 오랑캐에 맞서려는 강민길, 이순신의 안전을 도모한 뒤 비격진천뢰만 찾아 현재로 복귀하려는 박정우, 그들 사이에 끼어 답답한 현실을 실존적으로 고민하는 이순신. 포스터만 보고 ‘황산벌’류의 코미디 강도를 기대하는 건 그래서 금물이다. 탄환과 손도끼가 뒤섞여 날아다니는 ‘퓨전’ 전투현장, 엄연한 역사를 뒤집어 재구성한 기발한 상상력 등 소소한 구성요소들을 음미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쿨’한 사극액션을 원한다면 께름칙한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한 법. 기승전결 구도를 제대로 못 갖춘 채 장황하게 늘어지는 이야기 짜임새,‘민족’ 운운하며 쉼없이 감정과잉을 부추기는 순진한(?) 대사들, 비장감을 강요하는 과장된 음향효과 등이 요즘 관객들의 입맛 수준에 맞을지 의문이다. 민준기 감독 데뷔작. 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실감공간기술 “진짜처럼 生生”

    실감공간기술 “진짜처럼 生生”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나 애인과 악수나 포옹을 실감나게 할 수 없을까?금전적·시간적으로 빠듯한 직장인이 안방에서 카리브해변에 누워 있는 듯한 느낌을 가져볼 수 없을까?선뜻 구매를 결정하기에는 미덥지 못한 인터넷 쇼핑몰 상품을 매장에서처럼 만져 보고 써본 뒤 살 수 없을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사람들이 원하는 어떤 장소에 언제든지 가서 원하는 행동이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수단이 바로 ‘실감공간’(Tangible Space) 기술이다. 이는 현재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가상현실이나 화상통신 등의 기술을 통합,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에서 꿈같은 일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극복한다 실감공간과 비슷한 개념을 가진 기술로는 ‘원격존재’(Tele-Presence) 기술과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원격존재 기술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영상을 보여주는 가상현실 기술을 발전시킨 것으로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 등 5대 감각 가운데 시각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인간이 실제감을 얻으려면 여러 감각이 동시에 융합되어야 하는데 이처럼 가상현실에서 시각 이외의 감각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HCI이다.HCI는 주로 인간과 컴퓨터의 통합에 주력하고 있다. 실감공간 기술은 여기서 더 나아가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가상공간과 인간이 생활하는 실제공간을 포함하는 실감공간을 구성한다. 이같은 실감공간에서 시·공간적 제약 등 물리적 한계 때문에 일어날 수 없었던 모든 상황을 가능케 한다.KIST 하성도 영상미디어연구센터장은 “실감공간 기술은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장치들이 인간의 감정과 동작 등을 인식해 반응하거나 인간의 오감을 살려 실물과 거의 똑같은 느낌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서 “원격존재 및 HCI와 기술적 차이는 크지 않지만 실감공간 기술이 각각의 분야를 아우르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핵심기술 확보, 질적 개선이 숙제 KIST는 지난 2002년 실감공간 기술개발에 나서 핵심기술의 상당부분을 확보했다. 이는 ▲실감만남기술(Tangible Interface) ▲몰입형 실감공간기술(Tangible Agent) ▲지능형 반응공간기술(Responsive Cyber Space) 등 3가지 기술분야로 나뉜다. 먼저 실감만남기술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기 위해 필요하다. 이중 시각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3차원 대화면 디스플레이 장치가 필수적이다. 사람이 눈을 움직이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범위, 즉 시야는 좌우 200도, 상하 130도로 화면의 크기가 시야보다 커야 몰입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KIST가 개발한 대화면 디스플레이 장치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2.6m인 실내공간 전체이다. KIST는 각각의 상황에 맞는 소리를 낼 수 있는 실시간 음향재구성 장치, 물체를 만져 보고 느끼는 질감이나 그 물체로부터 받는 역각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착용형 촉감 구현장치도 개발했다. 또 몰입형 실감공간기술로는 가장 먼저 3차원공간 재구성 장치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주어진 환경을 자동인식한 뒤 관련정보를 통합해 표현하거나 인간이 감각을 통해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하게 된다. 특정 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존재인 ‘물리적 아바타’(Physical Avatar)도 개발이 완료됐다. 아울러 공간에 지능을 부여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반응공간기술로는 가상공간과 실제공간이 차이가 없도록 자연스러움을 부여하기 위한 3차원 영상합성기술이 대표적이다. ●상용화 첫 단계 시기는 2007년 KIST는 올해부터 세부적인 기술이 아닌 실감공간 구현이라는 목표 위주로 본격적인 연구사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07년까지 1단계 사업에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인간과 정보가 만나는 실감공간 구현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이 단계가 마무리되면 외국에 사는 친구와 함께 차를 마시며 웃음꽃을 피울 수 있고, 안방에서 화성이나 목성 등 우주로 여행하는 느낌도 얻을 수 있다. 이어 2010년까지 2단계 사업에서는 각각의 실감공간 기술을 통합하고,2014년까지 3단계 사업에서는 개별 실감공간 자체를 연결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2단계가 끝나면 텔레쇼핑을 통해 상품을 거래할 수 있고,3단계가 마무리되면 한 장소에 모이지 않아도 동창회나 회의 등 각종 모임을 열고 영화에서처럼 과거나 미래의 특정 환경 속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 센터장은 “실감공간 기술은 미래 생활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부분기술이 아닌 통합기술 개발에 나선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해 세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라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당게낭인/우득정 논설위원

    인터넷 사용인구 3000여만명. 인터넷이 보급된 지 불과 10년만에 가상현실이 또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자리잡았다.1970,80년대 향락산업이 급속히 번창하면서 대한민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낮의 산업활동에서 절반, 밤 문화에서 절반이 만들어진다고 했던 것과 흡사하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비롯된 인터넷 열풍은 ‘외계어’ ‘폐인’ ‘싸이질’ 등 수많은 신조어를 양산하며 지금도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그래서 “가상의 공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인지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인간의 지적인 진화 속도가 인터넷 발달 및 정보 전달 속도를 따르지 못하면서 미지의 또 다른 우주공간을 상정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공간에서는 효율성과 경제성이 중시되는 현실 세계와는 달리 방문자 수나 집단문화가 주도권을 행사한다. 자주 출몰할수록 영향력이 커진다. 사이버 공간의 ‘영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이버 중독자 150만명도 이래서 생겨났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의 당원게시판이 ‘12인의 당게낭인’으로 시끌벅쩍하다. 지난 16일 한 당원이 보름 동안 당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24%에 이르는 485건이 12인의 낭인에 의해 자행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욕설과 비방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익명의 가학성’이 폭로된 데 대한 분노에서 핵심 당직자에 대한 저주에 이르기까지 당원게시판과 회원게시판은 인터넷 폭력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하다.‘당원의 권리를 지키고 의무를 다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라는 게시판 개설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최전방 총기 난사사건이나 땅값, 집값 폭등과 같은 현안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어느 조직의 홈페이지도 마찬가지지만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자기 주장을 펴는 사람은 극히 한정돼 있다. 게시판의 글은 기록으로 남지 않는 말보다 전파속도나 영향력이 월등히 크다. 이것이 인터넷의 매력이다. 그래서 하부 조직원들은 익명성을, 상급자들은 실명제를 요구한다.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의 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가상의 공간에서마저 신분증을 제시하라는 요구에 거부감을 갖는다. 하지만 거부감에 앞서 가학적 유희본능을 제어하려는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삼성 ‘커뮤케이션 디자인’ 석권

    ‘디자인 경영’에 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외관 디자인뿐 아니라 제품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한 디자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일 국제디자인포럼이 주관하는 국제디자인공모전 ‘iF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어워드 2005’에서 6개 제품이 상을 받는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에는 31개국에서 총 1211개 작품이 출품됐으며 삼성전자가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제품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알파파를 통해 사용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휴대전화,TV를 중심으로 캠코더·오디오·DVD·HDD·셋톱박스 등을 TV 리모컨 하나로 조작이 가능한 D-Net, 사용자가 포장을 열 때 감성적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책상서랍’ 개념의 포토프린터 패키지, 음식물 포장에 붙어 있는 바코드에 입력된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조리해 주는 ‘스마트 오븐’, 가상의 전시공간에서 3차원적으로 이동하면서 제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 체험 웹 사이트, 가상현실을 실제공간에서 표현한 월드 사이버 게임(WCG) 유럽 챔피언십 대회 전시부스 등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자인 전공뿐만 아니라 음대나 철학과 출신들이 디자인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앞으로 고객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쪽으로 디자인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

    “현대엔 다양한 가상현실이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합니다. 전통적 역사개념, 즉 한 개의 현실이 보다 나은 현실을 향해 나간다는 개념의 역사는 정지 또는 단절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이 꼭 비관적이지만은 않지만 마르크스적 낙관론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1982년 저작 ‘시뮬라시옹’에서 현대를 ‘시뮬라시옹(모사)의 시대’로 규정했던 장 보드리야르(76)는 24일 인터뷰에서 “현대 사회에서 현실이란 없다. 진실이나 원본도 없고 그 모사물(시뮬라크르)이나 모사물의 모사물만이 존재한다.”며 특유의 시뮬라시옹 이론을 전개했다. 그는 또 이같은 동시다발적 가상현실이 ‘예측불가능한 현실이면서 두려운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보드리야르는 ‘인간의 삶 자체가 변화·발전의 이어짐 아닌가.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각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 “점진적 변화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더 나은 것으로의 변화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또 “진실과 그 모사물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인위적 가상현실만 존재하면서 분열과 분절이 일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해 무조건적 거부와 비관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분단상황에 대해 그는 “한반도 분단상황은 분명 낡은 개념이고 삘리 해소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그러나 분단이 사라진다고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베를린 장벽의 예에서 보듯 동일화로 인해 예전에 겪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대의 트렌드인 세계화는 부와 재화, 인력 교류를 통해 국경과 분단을 무너뜨리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빈자와 부자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룹간 종교간 등에서 보이지 않는 다양한 차별이 생기면서 테러리즘이 파생되고 있다.”고 세계화의 부작용을 경계했다. ‘시뮬라시옹’이란 독특한 현실인식 이론을 만든 장 보드리야르는 프랑스의 현존 최고의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으며,‘사물의 체계’(1968),‘생산의 체계’(1975),‘완전범죄’(1995) 등의 저서를 통해 현대문명의 가상성과 기술문명의 폐해를 비판해 왔다. 글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2030년 한국의 미래상] 로봇과 말동무…바캉스는 우주호텔에서

    [2030년 한국의 미래상] 로봇과 말동무…바캉스는 우주호텔에서

    오는 2011년 우리나라는 40억t의 물이 부족하고,2026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4600만명 가운데 노령인구 비율이 20%에 육박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에너지 수요는 향후 30년간 매년 2.3%씩 증가,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 2100년쯤엔 한반도의 기온이 지금보다 섭씨 2도 상승해 극심한 환경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총 8개 분야로 구성된 ‘과학기술 예측조사’를 17일 제시한 것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는 ‘주어지는’ 것이 아닌 ‘선택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총망라하고 있어 우리의 일상생활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2030년 한국의 모습을 가상해 본다. ●우주·지구 2018년 곤충이나 새처럼 나는 소형비행체가 개발되고,100m급 혜성과 소행성 등 지구접근 천체를 탐사하는 기술이 실용화된다.2019년엔 디지털화된 전지구의 기상자료를 분석,‘빗나가지 않는’ 기상예보가 이뤄진다. 또 2022년에는 소음이 거의 없고 활주로가 필요없는 ‘회전익기’가 상용화돼 도심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게 된다. 이어 2024년에는 지구궤도 또는 달에 우주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 지구로 에너지를 보내는 기술이 실용화된다. 특히 2025년에는 우리 기술로 자체 제작한 우주선을 타고 우주관광에 나설 수 있고 달이나 우주에 건설될 우주호텔이나 우주도시로의 우주관광상품도 등장한다.2027년엔 자원개발, 우주탐사 등의 기능을 수행할 국제공동 달(月)기지 및 우주공장이 개발된다. ●식량·생물자원 오는 2009년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동결 및 해동기술이 실용화되고 식품의 안전성 유지를 위한 저비용 저장·유통·관리기술도 보급된다. 2012년에는 농수산물 검역, 변별을 위해 손바닥 크기의 DNA칩이 개발된다.2013년에는 생물자원의 장·단기 보존기술이 실용화된 데 이어 2014년엔 해로운 해양 외래종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탐색하고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2016년에는 인체에 무해한 질병퇴치 천연물질과 미생물을 활용한 농약 등도 보급된다. 게다가 2017년에는 사람의 대체장기를 생산하기 위한 동물을 맞춤생산할 수 있는 대량사육기술이 실용화된다. 또 2022년에는 식물처럼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동물도 개발될 것으로 예측됐다. ●정보·지구 먼저 2009년 가상현실 및 네트워크를 활용한 게임이 보급된다. 2011년에는 투명한 유리 형태의 디스플레이가,2012년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자동 신원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이,2013년엔 환경오염 요인을 분석해 생태계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각각 등장하게 된다.2014년에는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지능형 로봇, 원하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목표 지점까지 운전이 가능한 자동운전시스템 등도 갖춰진다. 이어 대화 상대방의 언어를 통역하면서 표정을 간접적으로 나타내주는 통역 및 이미지 투사기술이 2015년 개발된다. 오감을 표현·전달할 수 있는 기술은 2016년,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로봇은 2018년 상용화된다. 원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2019년에 보급된다. ●생명·건강 원스톱 의료 서비스가 2012년 실현된다. 2013년에는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집에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재택의료시스템도 보급된다. 이듬해에는 난치병, 성인병 환자의 국가적인 통합관리시스템이 갖춰진다. 범세계적으로 발생한 급성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에 대처할 수 있는 방어시스템은 2015년쯤 가능해진다. 이어 2016년에는 고혈압과 당뇨병의 발생원인이 규명돼, 이들 질병 치료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이며 생명정보학을 이용한 질병예측시스템도 2017년 실용화된다. 생체시계를 이용한 노화방지 메커니즘은 2020년 규명될 전망이다. ●소재·생산 2011년 발광층이 유기물질로 이루어진 대형 접이식(flexible) 디스플레이가 기존 반도체를 대체하게 된다. 충전시간이 3분 이내인 휴대용 배터리는 2012년에, 이른바 ‘는 플라스틱’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2013년에, 완전 컬러가 가능한 ‘전자종이’(e-paper)는 2014년에 각각 상용화된다. 이어 2018년엔 생산설비를 포함,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설비들이 자체적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능동적,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인공 인지기능이 실용화된다. 2020년엔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혈관 청소용 로봇(나노로봇)’이 등장, 사람의 몸속 혈관에서 혈관을 깨끗이 청소하고 손상된 부위를 치료한다. 또 상온 초전도체를 이용한 자기부상열차가 철로 위를 달린다.2021년엔 인간에 가까운 지능과 행동능력을 가진 로봇이 실용화된다. ●에너지·환경 2011년 대체에너지원과 기존 전력선 연계기술이 개발된다.2013년에는 연료전지 자동차가,2014년에는 대체에너지 하이브리드형 발전 시스템이 실생활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또 2018년에는 독도 주변에 대량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개발,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실용화된다. 2020년에는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경제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초고온 가스냉각 원자로가 실용화될 것으로 보인다.2년 뒤인 2022년에는 생물체에서 직접 에너지를 변환시킬 수 있는 생체 광합성 기술도 규명된다.2026년엔 수소동위원소 플라스마의 핵융합 반응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고 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관리·사회인프라 2010년 도로안내, 교통혼잡안내, 기타 도로교통관련 정보를 보행자와 운전자에게 실시간 입체형으로 전달하는 홀로그램 네비게이터가 실용화된다. 2012년에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독거 노인을 위한 사이버 의사, 쌍방향 간호 등의 기능을 갖춘 ‘실버케어 타운’이 등장한다. 같은 해에 자재나 인력에 센서를 부착, 공정·자재 관리가 가능한 유비쿼터스 건설현장 작업관리 기술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2013년 건물 에너지를 50% 절감할 수 있는 건물 외장재 개 발 등 초저에너지 건축 설계기술이 개발되고 대규모 지하 저온 저장시설(농축수산물,LNG 등)의 설계 및 시공기술이 실용화된다. 2014년에는 차량주행소음을 흡수해 도로 주행차량이 유발하는 소음공해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흡음 포장재료가 보급될 예정이다. 2019년에는 한반도, 일본, 중국 그리고 동남아를 잇는 해저터널망 구축기술이 개발될 전망이다. ●안전 오는 2009년 전자투표, 전자화폐, 전자결제 등을 위한 전자상거래용 보안기술이 보급된다.2010년에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한 과적차량 탐지 및 통보 시스템이 개발돼, 이들 차량에 대한 단속이 사라질 전망이다. 2012년에는 지하 복합변전소, 원자력발전소 등 전력기반시설내 방재시스템이 구축되고 대형복합용도 건축물 재난 발생시 비상대응계획 구축 시스템도 개발된다. 이듬해에는 시설물의 안전성을 장기 연속 모니터링하기 위한 소형 매설이 가능한 첨단 센서들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에는 위성에 의한 특정지역 홍수, 가뭄 등 수·재해 집중감시체계가 실용화되고 수소자동차 설비 안전 기술이 개발된다.2017년 꿀벌·나비 등 곤충을 이용한 폭발물 추적기술이 선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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