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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가방 2개만 들고 떠납니다”

    “나의 짐은 오직 가방 2개뿐입니다. 하지만 인도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모습은 꼭 보고 싶습니다.” 인도 PTI통신은 19일(현지시간) 오는 25일 퇴임하는 과학자 출신 대통령 압둘 칼람의 소박한 퇴임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칼람 대통령은 인도이슬람문화센터에서 열린 강연에서 “25일이면 나는 5년간의 영광스런 날들을 마감하고 바시트라파티 바완(대통령궁)을 떠난다.”며 “내가 가지고 떠날 것들은 2개의 작은 가방뿐”이라고 말했다.그가 2개의 가방 외에 가지고 갈 짐은 그동안 모아왔던 많은 양의 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안나대학에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칼람은 인도를 과학기술 강국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그는 1982년에 인도 국방개발연구소(DRCL) 소장과 통합유도 미사일 프로그램(IGMDP)에 참가했으며, 특히 1998년에는 라자스탄주의 사막에서 실시된 인도의 2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지원했다. 청렴한 금욕주의자로 무슬림 규율을 철저히 지키는 생활을 통해 인도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2002년 7월 상·하 양원과 주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에서 90% 이상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젊은 시절 자신의 결혼식 날짜까지 잃어버릴 정도록 일에 열심이었던 그는 재임기간에도 인도가 당면한 여러 문제점을 극복하기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그는 자문회의에서 은퇴할 때 제공하는 최고급 빌라를 사양하고 오래전부터 살던 단칸방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겼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복거일이 본 ‘10년뒤 한국’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복거일이 본 ‘10년뒤 한국’

    요양원은 ‘현대적’이었다.‘로즈 가든’이라 쓰인 간판부터 산뜻했고, 널찍한 정원의 잔디는 잘 가꿔져 있었다. 담장을 덮은 덩굴장미도 이름 값을 했다. 휴대 전화가 울렸다. 구보 여사는 급히 가방에서 전화를 꺼내들었다. “여보세요?” “누나? 나 원영이야.” “응, 요양원에 방금 도착했다.” 그녀는 애써 쾌활한 목소리를 냈다. “그래? 엄마 어떠셔?”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 있었다. “뭐, 내내… 요양원에 들어가신다는 것도 모르시니…” 그녀는 말끝을 흐렸다. 동생이 한숨을 쉬었다.“알았어. 누나, 그럼 수고해.” “그래, 알았다. 들어가라.” 로비로 들어서자,‘현대적’이라는 느낌이 한결 짙어졌다. 밖에서 보기보다는 널찍한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밝고 환했다. 시설들과 장치들이 모두 새로 들여와서 손때가 묻을 새가 없었던 것처럼 보였는데도,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코에 닿는 공기에 옅게 섞인 소독제 냄새를 빼놓으면, 노인 요양 시설임을 일깨워줄 것은 없었다. 구보 여사는 현관 옆에 놓인 큰 화분의 동백을 조심스럽게 만졌다. 살아있는 나무임을 확인하고서, 그녀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과 함께 그녀 가슴에 묵직하게 고였던 죄의식이 밖으로 나간 듯, 문득 가슴이 가벼워졌다. ‘십년 동안에 많이 변했구나.’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는 큰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던 때를 떠올렸다. 휴전선 가까운 작은 도시에 있던 그 요양원은 정말로 초라했었다. 좁고 어둑했고 더러웠다. 창문을 막은 쇠창살이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텁텁한 실내엔 오줌 냄새가 어렸다.‘실버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이 초라함을 오히려 도드라지게 했다. 그 초라한 시설을 둘러보는 그녀 가슴에 죄의식이 고였다. 따지고 보면, 그녀가 미안해할 까닭은 없었다. 큰어머니는 자식들이 여럿이었고 효자, 효부 소리를 들을 처지는 아니었지만, 아들 셋과 며느리들이 사이 좋게 돌아가면서 어머니를 모셨다. 그러나 치매 증세가 심해지자, 번갈아 모시기가 어려워졌고, 가족회의 끝에 치매 환자들을 수용하는 요양 시설에 들어가시도록 한 터였다. 그래도 그 시설의 초라함이 마음에 아프게 닿아서, 그녀는 눈시울이 따가웠고 속으로 변명 아닌 변명을 찾았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이젠 이런 시설도 현대적이 되는 것이 당연하지.’ 동백 잎새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면서, 그녀는 고마운 마음으로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저기 있네, 접수대.” 진이가 한쪽의 접수대를 가리켰다. “응, 그렇구나.” 휠체어를 앞세운 딸을 따라, 그녀는 접수대로 향했다. 어머니는 휠체어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무슨 까닭인지, 어머니는 휠체어에 앉으면, 유난히 조용했다. 입원 수속은 이내 끝났다. 어저께 남동생 내외가 미리 수속을 밟은 것이었다. “여기 서명해주세요.” 환자와 보호자의 신원을 확인하자, 연분홍 가운을 입은 간호사가 서류를 앞으로 내밀었다. 서류 위에 놓인 검정 볼펜을 집어들면서, 그녀는 문득 목이 메었다.‘이제 내가 엄마를, 날 낳아 길러준 엄마를, 남에게 맡기는구나. 자신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는 엄마를 남에게’ 그녀가 서명을 하자, 간호원이 능숙한 솜씨로 휠체어를 밀면서 앞장을 섰다. 그 사소한 동작이 그녀 가슴에 뜻밖에도 아프게 닿았다. 이미 어머니는 가족의 품을 떠나 남에게, 아무런 혈연이 없는 사람들에게, 넘겨진 것이었다. “여깁니다,” 열쇠를 꺼내 들고 병실 번호를 다시 확인하면서, 간호원이 직업적으로 밝은 목소리를 냈다. “네” 진이가 따라서 밝은 목소리를 내고서 휠체어에 조상(彫像)처럼 조용히 앉은 제 외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다,“할머니, 여기가 할머니 방이래요.” 뜻밖에도 어머니가 진이 쪽으로 고개를 조금 돌렸다. 아직 병들지 않은 뇌의 부분이 외손녀 목소리에 담긴 무엇에 반응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숨을 멈추고 기다렸으나, 어머니의 반응은 더 나오지 않았다. 병실은 꽤 넓었다. 그리고 건물의 다른 부분들처럼 ‘현대적’이었다. 어지간한 호텔처럼 잘 꾸며져서, 구보 여사는 다시 안도의 한숨을 조용히 쉬었다. 간호사는 방 한구석으로 다가가더니 무슨 기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구보 여사는 그것이 ‘간호 로봇’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치매 환자들을 돌보는 일은 대부분 간호 로봇이 맡았다는 얘기는 이미 들어서 아는 터였다. 그녀는 목을 빼어 간호사가 조작하는 로봇을 살폈다. 언뜻 보면, 사람과 비슷했다.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두 팔로 일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얼굴도 사람처럼 보이도록 애쓴 듯했다. 그동안 로봇이 많이 발전되고 보급되어서, 로봇이 있는 병실은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준비가 되었는지, 로봇이 휠체어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잠시 휠체어에 탄 사람을 살피더니, 뜻밖에도 보드라운 여자 목소리로 말했다,“환자 이명인, 각인 과정 시작.” “환자의 모습을 각인하는 겁니다. 환자의 모습을 마음에 새기는 거죠.” 웃음 띤 얼굴로 간호원이 친절하게 설명했다.“저렇게 각인을 해야, 로봇이 환자를 잘 돌보아 줄 수 있습니다.” “로봇이 정말로 환자를 잘 돌보아주나요?” 이런 일에 대해선 잘 모르는 보통 시민 구보 여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요,” 간호사는 이내 대꾸했다. 그리고 밝은 웃음을 얼굴에 올렸다.“사람보다 나아요.” 간호사의 얘기가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어라 할 수도 없어서, 구보 여사는 어정쩡한 웃음으로 대꾸했다. “네에” “사람은 치매에 걸리신 분들을 돌보기가 어려워요. 지치니까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하루 스물 네 시간 환자 뒷바라지하려면, 지치죠. 그래서 ‘치매 환자에겐 효자 없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구보 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랬다. “로봇은 지치지 않거든요. 묵묵히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죠. 환자가 계속 방을 어지럽혀도, 불평하지 않고 계속 치우죠. 잠도 안 자고.” “월급을 달라고도 하지 않고요.” 진이가 날름 끼어들었다. 웃음이 터졌다. “그렇죠. 그래서 의료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었다고요. 전에는 치매 환자 한 사람에 들어가는 비용이 말도 못하게 많았어요. 요새는 로봇 유지비밖에 들지 않아요.” “저 로봇 가슴에 있는 건 이름인가요?” 로봇을 유심히 살피면서, 진이가 물었다. “네. 저 로봇은 ‘로빈’이라고 하죠.” 로봇이 주의를 끄는 소리를 내더니,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환자 이명인, 각인 과정 완료.” “이제부터 ‘로빈’이 환자분을 돌보아줄 겁니다. 보호자께선 안심하시고 돌아가셔도 됩니다.” 간호사의 얘기가 직업적으로 들려서, 구보 여사는 슬픔이 울컥 솟구쳤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다가서서 뒤에서 조심스럽게 안았다. 그리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엄마, 나 지금 가는데… 자주 찾아올게.” 절절한 마음이 담겼지만, 그녀 목소리는 그녀 귀에도 어쩐지 공허하게 들렸다. 어머니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 저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진이는 쾌활하게 말하고 고개를 까딱했다. 이어 로봇에게로 말을 건넸다.“우리 할머니 잘 돌보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로봇이 머뭇거림 없이 매끄럽게 대꾸했다. 이번에는 진이도 좀 놀란 듯했다. 그녀를 바라보던 간호사가 득의의 웃음을 머금었다. “이제 제가 이명진 씨에게 ‘잠자는 미녀’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보호자들께서도 들어주시면, 저로선 기쁨이겠습니다.” ●복거일은 1946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기업은행과 한국과학연구원 선박연구소 등의 직장생활을 거쳐 87년 가상역사소설 ‘비명(碑銘)을 찾아서’로 등단했다. 시인이자 사회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현재 뉴라이트재단 기관지 ‘시대정신’ 편집위원 등 보수논객으로 활동하며 활발한 논쟁적 글쓰기 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보수적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문화미래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대표작으로 ‘비명을 찾아서’ ‘역사 속의 나그네’ ‘그라운드 제로’ 등의 소설과 ‘五丈原의 가을’ ‘나이 들어가는 아내를 위한 자장가’ 등의 시,‘현실과 지향’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 등의 평론집이 있다.
  • ‘방수 백’으로 디카를 보호하라

    바캉스철이 왔다. 자연과 하나가 돼 일상의 피로를 훌훌 털어버리는 재충전의 시간. 하지만 며칠씩 ‘객지’ 생활을 하는 일이다 보니 집을 나서기 전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다.‘반드시’까지는 아니어도 하나쯤 챙겨두면 여러모로 좋을 법한 바캉스용품을 몇가지 소개한다. 여행에서 디지털 카메라(디카)는 필수. 하지만 바닷가나 강가에서 디카를 다루기는 좀 부담스럽다. 물속에 풍덩 빠뜨리지는 않더라도 정밀 전자제품인 디카와 물은 상극이다. 특히 바닷물의 소금기는 치명적이다.‘디카용 방수팩’을 활용하면 마음 놓고 물가에서 추억을 담아 올 수 있다. 방수팩을 살 때에는 카메라 크기를 고려하되 렌즈가 튀어나온 카메라는 방수팩도 앞이 돌출된 것을 고른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3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방수 백’도 하나쯤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물가에서 놀다 보면 수영복 등 옷과 소지품이 젖기 쉽다. 젖은 물건들을 그냥 넣었다가는 아까운 가방이 망가지기 쉽다. 방수 백은 물기가 스미지 않아 젖은 수영복 등을 넣어 다니기에 좋다. 무난한 디자인의 제품을 사면 휴가가 끝난 뒤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쓸 수 있다. 휴가를 떠날 때는 많은 음식을 준비하게 마련이다. 휴가지에서도 웬만한 건 다 살 수 있지만 여행의 가장 큰 묘미 중 하나는 뭐니뭐니 해도 먹거리 쇼핑이기 때문이다. 이 때 중요한 게 아이스박스 관리다. 통상 집에 있는 냉장고 얼음틀에서 얼린 각얼음을 많이 담지만 공기와 닿는 면적이 커서 쉽게 녹아버린다. 음식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통얼음을 사는 게 좋다. 아이스팩 형태로 대형마트에서 개당 4000∼5000원에 판다. 어차피 녹아버릴 얼음에 돈 쓰기가 아깝다면 2ℓ들이 페트병 생수를 사서 꽁꽁 얼렸다가 활용하면 시원한 물도 마실 수 있어 일석이조다. 소주는 유리병보다는 페트로 된 제품이 가볍고 휴대하기 편해서 좋다. 진로 ‘참이슬 후레시’ 페트 제품은 200㎖(출고가 797원)와 500㎖(1259원) 두 가지로 적은 냉기로도 시원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고기 먹을 때 필요한 고추장, 초고추장, 된장, 쌈장은 구색을 다 갖추려면 부피가 커진다. 먹고 남을 경우 버리기도 다시 가져오기도 어정쩡하다. 요즘에는 할인점 등에서 고추장, 초고추장, 쌈장 등을 하나로 묶은 ‘나들이 장류세트’를 판다. 이밖에 장시간 운전 때 엉덩이·허벅지에 땀이 차지 않도록 시트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쿨링 시트’(2만∼3만 5000원선), 에어컨과 함께 틀어 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차안에 퍼지는 ‘차량용 선풍기’(1만∼2만원선) 등도 생각해 볼 만하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일요영화] 밀리언즈

    ●밀리언즈(KBS1 명화극장 밤 12시50분) 영국에서 만든 ‘쉘로우 그레이브(1994)’와 ‘트레인스포팅(1996)’으로 호평받았던 대니 보일 감독은 할리우드로 건너간 뒤 슬럼프에 빠져든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28일후(2002)’로 명예 회복을 꾀하고 ‘밀리언즈(2004)’로는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한다. 어느 날 100만 파운드가 든 돈 가방이 아홉 살 앤서니(루이스 맥거본)와 일곱 살 데미안(알렉스 에텔), 형제 앞에 뚝 떨어진다. 아이들은 이 돈을 어디에 쓸까 고심하는데,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유로화 통합 전까지 열흘만이 남았다. 형인 앤서니는 이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재테크를 하고 친구들을 매수해 또래들의 우상이 된다. 반면 동생 데미안은 이 돈이 ‘선한 일에 쓰라고 하늘이 보내준 선물’이라며 자선 활동을 하는 데 힘쓴다. 그러던 그들 앞에 자신이 훔쳤던 돈가방을 찾는 은행강도가 나타나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까지 이 돈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두 형제의 돈벼락은 복잡한 행로에 빠져들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 대니 보일은 아이의 판타지를 드러내는 현란한 형식적 기법을 선보인다. 그러나 설득력 있는 형상화가 되지 못해 ‘형식을 위한 형식’이라거나 ‘형식에 대한 강박’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돈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각을 보여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듯하다. 돈벼락, 대박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물질에 대한 욕망을 아이들을 내세워 참신한 시각으로 표현하여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영화 개봉 당시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니 보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특별히 소년들의 모습에 나를 반영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릴 적을 생각하면 항상 나는 형 앤서니 같은 모습이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실 늘 엉뚱한 상상에 빠져 있었다는 점에선 데미안에 더 가까웠다.”고. 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력을 지닌 대니 보일 감독은 인간 내면의 섬세한 심리 표현과 스타일리시한 영상, 강렬한 음악 등으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SF액션 스릴러 ‘선샤인’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감독으로서 다시 한번 명성을 입증했다.94분. 전체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산자부, 비수도권 지방기업 지방대출신 채용때 1인당 2년동안 월 50만원 보조

    ‘폭력피해 여성을 위한 보금자리를 지원하고, 전국 국립공원에 지킴이를 배치하고, 사병들에게 외출용 배낭을 지급하겠다.’ 12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08년도 예산·기금 운용계획안’에 포함된 정부부처들이 요구한 색다른 예산들이다. ●체력은 국력, 국민 건강을 지켜라 각 부처가 제시한 내년도 신규사업 가운데는 국민 건강과 밀접한 내용이 상당수다. 보건복지부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모든 임산부를 대상으로 체조·태교·분만교실 등 산전·산후 관리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기 위해 35억원을 요구했다. 또 천식·아토피 질환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천식·아토피 친화학교, 천식환자 응급콜센터 등을 신설하기 위해 22억원을 신청했다. 환경부는 전국 18개 국립공원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공원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산악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킴이’ 600여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4억원을 요구했다. 환경부는 또 인체에 치명적인 발암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는 석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위해 기획예산처에 34억원을 신청했다. 소방방재청은 119 구조·구급서비스에 유비쿼터스 기술을 접목한 ‘U-119’ 시스템 구축을 위해 20억원을 편성했다.U-119는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생체신호나 영상정보를 병원에 미리 보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원격화상응급조치 시스템이다. ●양극화 해소, 균형발전 양극화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여성가족부는 다가구주택 50채를 매입해 가정·성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공동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는 기획예산처에 3억 9000만원을 신청했다. 농림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농가의 경영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124만 농가를 대상으로 ‘농업 경영체 등록제’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농가별 맞춤형 지원을 이끈다는 계획이며, 예산 요구액은 147억원이다. 또 산업자원부는 지방대생의 취업 확대 등을 목적으로 신규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비수도권 지방기업에 고용보조금을 지급한다. 고용보조금은 1인당 최대 2년 동안 월 50만원이다. 교육부도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지방대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50억원을 요구했다. ●높아진 국가 위상 반영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높아진 국가 위상에 걸맞은 사업도 눈에 띈다. 과학기술부는 내년 말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사상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 등 1222억원을, 미국·유럽연합(EU) 등과 공동 참여하고 있는 국제 핵융합실험로 건설사업에 590억원을 편성했다. 국방부는 사병들이 외출·외박·휴가를 나갈 때 개인 물품을 비닐·종이 가방을 이용, 품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배낭용 가방’을 지급한다. 전체 사병 수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6만개를 부대 단위로 보급하기 위해 5억원을 요구했다. 농림부는 198억원을 확보, 한식의 우수성을 해외에 홍보하고 외국인의 한식 체험기회를 확대한다. ●내년 공무원 임금 2.5% 오를 듯, 노조측 4.6% 요구… 진통 예상 내년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2.5% 안팎으로 전망됐다. 이는 정부측과 협상을 앞두고 공무원노조가 제시한 ‘4.6% 인상안’과 격차가 커 향후 단체교섭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08년도 예산·기금 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내년도 공무원 전체 인건비 증가율은 7%이다. 인건비 총액이 7% 증가하면 실제 임금 상승률은 올해와 비슷한 2.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저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삭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는 정부가 임금 인상률을 3.0%로 제시했지만, 국회에서 1.0%포인트 삭감한 2.0%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정부와 단체교섭을 벌이고 있는 공무원노조의 대응 여부가 관심이다. 앞서 노조측은 올해 예상경제성장률인 4.6%만큼 기본급을 인상해 주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프랑스의 ‘자전거 혁명’

    프랑스의 ‘자전거 혁명’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에 ‘벨로 뤼시옹’(자전거 혁명, 자전거를 뜻하는 벨로(Velo)와 레볼뤼시옹(Revolution, 혁명)의 합성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2005년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에서 자전거 혁명이 성공한 것을 거울 삼아 최근 주요 도시마다 곳곳에 자전거 정거장 및 대여소를 대폭 설치해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를레앙에서 ‘혁명의 페달’을 밟은 것을 시작으로 몽펠리에(28일), 액상프로방스(30일) 등 주요 도시가 혁명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마르세유(7월) 브장송(9월) 등도 가세한다. 거센 자전거 물결은 오는 15일부터 파리에도 몰아닥친다. 파리 시는 750곳에 정거장 겸 대여소를 마련하고 1만 648대의 자전거를 비치한다. 주요도로에 300m마다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필요할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내년에 대여소가 두배로 늘어나면 지하철역보다 더 많은 곳에서 자전거 대여소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올 고정 이용자 20만명 예상 ‘벨리브(자전거(velo)+자유(liberte))’라 명명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사람을 위한 시도로 차츰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올해 고정 이용자가 20만명쯤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에 대비해 9월까지 대여소는 1000곳, 대여 자전거는 1만 4000여대로 늘린 뒤 내년부터는 1451곳에 2만 600여대의 자전거를 비치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年 이용료 3만 6000원으로 저렴 이용 가격은 무료에 가까워 상징적인 수준이다. 파리시는 지난달 23일부터 회원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1년 동안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비용은 29유로(약 3만 6000원)로 저렴하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은 이용자는 자전거를 고른 다음에 신용카드로 대여료를 결제한 뒤 자물쇠를 풀고 나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30분 미만이면 무료이고 이후 30분마다 1유로씩 계산된다.1주일 대여료는 5유로다. 예약한 시간 내에 자전거를 반납하지 않으면 경보음이 울린다. 만약 잃어버리면 150유로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여왕’이라 이름 붙인 금회색빛 자전거는 3단 기어를 구비하고 있다. 안전을 고려, 무게는 22.5kg으로 약간 무거운 편이다. 자전거 앞에는 서류 가방 등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를 설치했고 도난 방지 장치도 갖췄다. 또 정거시 안전을 감안해 뒤에 브레이크 등이 달려있다.14세 이상, 키 150cm 이상의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과 맞먹는 속도 파리 시가 도입하는 자전거 혁명은 환경 친화적 요소 외에 다양한 이점이 있다. 먼저 다른 교통수단에 견줘도 결코 속도가 뒤지지 않는다. 파리 시측의 모의실험에 따르면 도심인 샤틀레 지하철역에서 남쪽 포르트 디탈리 역까지 자전거로 2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같은 구간을 지하철로 가면 22분 걸린다. 또 교통 체증때 차로 달리면 43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자전거의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처럼 정체되지 않고 주차 공간을 찾느라 이러저리 돌고 목적지에서 멀리 주차하는 불편함이 없다. 또 불규칙한 운행으로 악명 높은 버스보다 훨씬 편리한 것도 이점이다. 이 밖에 루브르 박물관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일부 명소 외에 대부분의 관광지 곁에 대여소를 설치해 접근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자전거 급증…혼란 예상” 우려도 파리시는 자전거 이용이 급증해도 모두 371㎞에 이르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혼란이 초래되고, 자전거 이용자에게 헬멧을 착용토록 한 법이 없어 사고가 예상된다고 우려한다. 또 음주 후 자전거를 탈 가능성이 많아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고업체 JC데코가 시내 곳곳에 회사 광고를 하는 조건으로 자전거를 제공한다. vielee@seoul.co.kr ■ 리옹시의 성공 비결 |파리 이종수특파원|파리 시가 자전거 혁명의 모델로 삼고 있는 도시는 프랑스 남부 리옹이다. 리옹 시는 2005년 5월부터 ‘자전거 혁명’을 점화했다.2년이 지난 현재 시민 6만여명이 정기 회원으로 가입해 대여소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시민 10명당 1명 꼴로 ‘자전거 혁명’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리옹의 성공 비결은 대여 장소가 많다는 데 있다. 시는 대여소 350곳을 마련하고 1만 4000여대의 자전거를 배치했다. 도시 곳곳에 평균 300m 간격으로 자전거 대여소를 설치한 셈이다. 시민들이 자전거가 필요한 공간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이용률이 늘어났다. 중도파 정당 민주운동의 시당 부대표인 질 베스코는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자전거 이용 확대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비결로는 공짜도 아니고 너무 비싸지도 않은 적절한 대여료를 꼽는다.1년에 10유로(약 1만 2400원)를 내면 회원이 될 수 있다.30분 미만을 빌리면 무료이고 이후 1시간당 0.5유로를 받는다. 그 결과 리옹시의 자전거 이용률은 10년 동안 4배나 늘어났다. 자전거 이용자 가운데 80%가 출퇴근에 이용한다. 이용자의 60%는 남성이다. 또 55%가 30대 미만이고 학생도 33%여서 앞으로 이용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대기업 간부도 23%나 된다. 평균 15분 동안 2.4km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여 횟수도 늘어나 하루 2만 6000여회에 이른다. 자전거 1대당 하루 평균 10명이 이용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리옹시의 자전거 이용이 늘면서 자동차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이용의 생활화로 도심 공기가 눈에 띄게 맑아졌다. 질 베스코는 “2005년 이후 자전거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지구와 달의 50배 거리인 2000만km 정도의 자동차 주행 거리가 줄었다.”며 “이는 36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라고 평가했다. vielee@seoul.co.kr ■ 유럽 주요도시의 ‘자전거 문화’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의 ‘자전거 혁명’은 1970년대 시작됐다. 급증한 자동차로 인한 심한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에 대한 거부감, 건강 증진에 대한 욕구 등이 어우러져 자전거 동호회를 중심으로 ‘페달’을 밟았다. 지금도 주요 도시에서 매달 한 차례 자전거 이용 캠페인을 벌인다. 그 결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몇몇 도시에서는 자전거를 주요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생활 패턴이 자리잡았다. 자전거 혁명이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는 인구 73만 5000여명의 암스테르담. 시민 40%가 자전거를 이용해 도심을 지나간다. 도심 곳곳에 만든 자전거 전용 도로에다 비교적 기복이 심하지 않은 도로, 거대한 면적의 자전거 전용 주차장 등이 자전거 혁명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시는 60만대의 대여소에 자전거를 배치해 하루 6∼10유로의 대여료를 받는다. 자전거 혁명의 선구자는 독일 베를린이다. 시는 7년 전부터 1350만 유로(약 17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했다. 그 결과 시민 10%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이 밖에 ‘벨로 택시’라 불리는 삼륜식 자전거도 인기다. 대여료는 10분당 160원정도다. 하루에는 1만 8600여원이다. 영국 런던은 아직 초보 단계다. 교통량이 많아 자전거를 이용하는 게 위험한 상황이다. 지난해 자전거로 이동하다가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이 300명일 정도다. 그러나 자전거 이용자가 차츰 늘고 있다.5년 전에 견주면 자전거로 이동하는 인구가 50%가 늘어났다. 현재 자전거 이용 횟수는 하루 45만건으로 집계된다. 런던시 교통당국은 2020년까지 자전거인구를 두배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도 자전거 이용률이 낮다. 수도인 마드리드는 0.1%에 불과하다. 대도시인 바르셀로나도 1% 정도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적고 구간도 짧다. 그러나 마드리드는 누드 자전거운동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지난달 9일에도 공해에 반대하는 누드 자전거족이 도심을 질주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vielee@seoul.co.kr
  • 활용도 높아진다 ‘다둥이 행복카드’

    서울시가 다자녀 가정에 발급하는 ‘다둥이 행복카드’가 신용카드 기능을 갖추는 등 업그레이드된다. 서울시는 10일 다둥이 행복카드에 대한 호응이 커짐에 따라 ▲대금 결제 ▲마일리지(포인트) 적립·제휴업체 할인 ▲협력업체 이용 때 수수료 10∼20% 감면 등 신용카드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참여 업체들이 직원 교육이나 홍보에 관심이 없어 카드를 발급받은 부모들만 골탕을 먹는 등 다둥이카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에 따른 보완대책이다. 이를 위해 사업에 참여할 신용카드사를 오는 18일까지 공모한다. 다둥이 카드는 국민·기업·우리 은행과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모아베이비, 아가방, 이에프이(해피랜드) 등 협력업체를 이용할 때 금리 우대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사가 정해지면 협력업체와 이용자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입자가 늘면 혜택이 그만큼 증가해 다둥이 카드가 할인매장, 문화시설에서도 통하는 ‘지갑 속 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휴를 희망하는 신용카드사는 18일까지 제안서를 서울시 저출산대책반(02-6321-4354)에 제출하면 된다. 서울시는 외부 심사를 통해 카드 발급의 편리성, 카드 기능 개선, 부가서비스 등을 따져 카드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34개 협력업체와 협약을 맺고 자녀를 둘 이상 둔 가정(단 막내가 만 13세 이하)을 대상으로 카드 발급을 신청한 2만 3000가구에 카드를 발급했다. 발급신청은 관할 동사무소에서 받는다. 자치구도 혜택의 질과 폭을 넓혀가고 있다. 성북구는 3자녀 이상을 둔 가정을 대상으로 구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헬스장, 골프연습장 등 공공시설 이용료를 50% 할인해 주기로 했다. 대상은 1만 9600여가구다. 또 중구는 3자녀 가정 가운데 2005년에 출생한 아기와 어머니를 대상으로 무료 검진을 실시한다. 검진은 제일병원에서 체성분 검사, 흉부촬영, 소변검사, 초음파 등이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새상품] 디자인 입은 여행용 가방

    GS홈쇼핑은 이노디자인과 함께 ‘이노디자인 여행용 가방’을 공동 개발해 판매한다. 모노톤을 기본으로 포인트 컬러를 가미했다. 대형 사이즈의 화물용 가방은 가벼운 옷가지와 정장을 따로 수납할 수 있다. 기내 반입용 가방 앞부분에 별도의 노트북 수납 공간도 있다. 가격은 24만 8000원. 방송은 7일 오후 1시20분부터.
  • “대단해요” 성폭행등 범죄 1백건 저지른 사내

    “3년새 성폭행을 비롯해 강·절도 등 강력 범죄를 무려 100건 이상이나 저질렀다구요? 정말 대단한 XX네요.” 중국 대륙에 불과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강·절도는 물론 성폭행 등 강력범죄 무려 100여건을 저지른 사내가 붙잡혀 경악케 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XX’는 중국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황구(皇姑)구에 사는 량더쥔(梁德軍).강·절도 등 강력 범죄를 저질러 11년간 옥살이를 한 그는 출옥한 뒤 3년동안 강·절도와 성폭행 등을 무려 100건 이상 저지른 혐의로 다시 공안(경찰)당국에 붙잡혀 주변 사람들을 충격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심양만보(沈陽晩報)가 4일 보도했다. 1995년 강·절도 혐의로 11년동안 철창 속에서 살았던 량은 출옥하자마자 또다시 못된 ‘버릇’이 도졌다.그는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 일어나 강·절도 일을 재개한 것이다. 지난 5월20일 오후 황구구 파출소에 전화 제보를 받았다.량이라고 불리는 사내가 황구구 일대에서 강절도와 성폭행을 저지르고 다닌다는 내용이었다.파출소는 즉각 량의 사건 파일 검색해보니 강·절도로 11년동안 옥살이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05년 어느날 밤,량은 우연히 길거리서 감방 친구인 장강(張剛)을 만나 술을 거나하게 걸쳤다.기분이 좋아진 그는 자신의 집 인근의 한 20대 젊은 여성의 집에 짓쳐 들어가 성폭행을 하는 것도 모자라 800위안(약 9만 6000원)과 휴대전화 등을 몽땅 털고 나오는 몹쓸 짓을 저질렀다. 그의 범죄 파일을 확인한 파출소는 즉각 량의 집 인근에 물샐 틈 없이 포위망을 구축했다.이어 5월24일,황구구 파출소 주이(朱毅) 부소장은 민경(民警)과 함께 량의 집을 ‘급습’했다.량의 집에는 훔친 디지털카메라·노트북 컴퓨터·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는 물론 명품 가방 등이 방안에 가득 차 있어 주 부소장과 민경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공안당국은 현장에서 량을 체포한 뒤 장물들을 압수했다.현장에서 체포된 량은 “출옥 후 별로 할일이 없어 곧바로 강·절도와 성폭행 등 수십건을 저질렀다.”며 “올들어서는 하룻밤에 7곳을 턴적이 있는데,그중 한 집에서는 빳빳한 현금 1만위안(약 120만원)도 나왔다.”고 ‘당당하게’ 털어놨다. 공안당국의 조사결과 량은 강·절도와 성폭행 등 강력 범죄를 무려 100여건 이상 저질렀다.량은 “내가 성폭행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반항하는 여성들이 별로 없었다.”며 “무엇보다 내가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이유는 반항도 하지 않고 경계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뻔뻔하게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끝없는 내신 조작, 그래도 믿어야 하나

    서울의 한 고교 교사 3명이 학부모에게서 돈을 받고 학생의 조기 졸업을 도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교사들은 정답을 보여주는 등의 방법으로 문제 학생이 높은 성적을 받도록 했다는 것이다. 해당 학생은 조기졸업 후 올해 명문대에 입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선고교의 내신 비리를 단적으로 확인시켜 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비슷한 종류의 비리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일선학교 곳곳에서 저질러지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일선고교가 학생들의 내신 성적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집단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도록 하기 위해 부정행위 묵인 등 비교육적 방법까지 동원되는 사례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 것으로 치부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이 뒷돈 거래까지 하면서 내신조작의 공범이 되는 상황이라면, 내신은 더이상 학생 평가방법으로서 기능을 하기 어렵다. 학교 스스로 공교육의 신뢰를 포기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지금 그러잖아도 대학입시의 내신 성적 반영비율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일선대학간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대학들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정부와 대학, 어느 한쪽의 입장을 옳다고 하기에 앞서, 내신 불신을 재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신 신뢰는 일선고교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일부의 탈선으로 치부하기에 앞서 뼈아픈 반성과 책임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 49회 사시 2차 출제경향

    49회 사시 2차 출제경향

    지난주 치러진 제49회 사법 2차시험은 ‘시사+사례+논리’로 특징지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시사성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논리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사례 중심의 시험문제는 최근 4∼5년 동안 지속된 경향이다. 그러나 올해는 매년 4분의 1가량 출제됐던 약술형 문제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이런 경향은 단순지식을 묻는 평가방식에서 종합적이고 깊이있는 지식을 묻기 위한 출제위원들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워서 답을 쓰는 공부방법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통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시사적인 문제가 다수 등장한 것도 이번 시험의 특징이다. 헌법 과목에서 성폭력범 전자팔찌, 남북합의서 관련 문제가 출제됐고, 행정법에서는 관광형 레저도시, 형사소송법에서는 론스타 수사 관련 영장기각, 검·경 수사권 지휘논란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다. 그러나 시사적인 사례 가운데서도 일반적으로 논쟁이 되고 있는 관점이 아닌 각각 다른 논점에서 접근하고 있어 순발력에다, 깊이있는 이해가 동시에 요구됐다. 예를 들어 성폭력범의 전자팔찌 문제는 일반적으로 인권침해를 떠올리기 쉽지만 문제에서 요구한 것은 ‘재범방지 차원에서 보안처분’이었다. 때문에 지식은 풍부하지만 논점을 빠르게 잡아내는 순발력이 떨어지는 나이든 수험생이나 장수생들에게 불리했다는 평이다. 올해 출제 경향에 대해 연세대 법학과 한상훈 교수는 “사례형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한 추세”라면서 “시사적인 문제라고 해서 기존 교과서에 없는 내용은 아니다. 수험생들도 어느 정도 시사적인 문제도 알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출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 법학과 이준일 교수는 그러나 “시사성 있는 문제가 출제되는 경향이 내년에도 계속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는 결론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과목별 총평. ●헌법 기본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는 경향을 보였다.1번 문제가 50점짜리로 통째로 나와 목차를 잡아 서술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주어진 사례의 내용이 정당한지 묻는 문제로 2∼3년 전 출제 유형이다. 논점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다소 당황했을 수 있다.(류수영 강사·46회 합격) ●행정법 ‘유흥주점에서 미성년을 고용한 경우’라는 큰 주제를 주고 각기 논점이 다른 4문제가 출제됐다. 내용은 어렵지 않지만 각각 어떻게 적용하는지, 구체적 사안에서 정확히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조현 강사) ●상법 최근 기출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본적이고 전형적인 문제가 출제됐다. 지난해 ‘불의 타’처럼 당황스러운 문제는 없었다. 다만 제2문의 경우는 암기식 공부를 지양하고자 정형화된 논점에 다소의 변수를 포함시켜 변형을 줬다.(황의영 강사) ●민사소송법 제1문이 생소해서 약간 어려웠을 수 있다. 최근 판례중에서 생소했기 때문에 교과서에서도 부각이 안됐던 부분이다. 나머지는 평이했다.(이창한 강사) ●형사소송법 출제패턴이나 경향이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기존 시험에 비해서 비교적 실무적이고 시사적인 문제가 많이 나왔다. 교과서에는 자세히 언급이 안돼 있기 때문에 언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답을 써내지 못했을 것이다.(김경민 변호사) ●민법 올해부터 150점이 되면서 특정 분야 없이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출제됐다. 문제 주제는 소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주제였다. 그러나 학원에서 배운 쟁점과 다른 쟁점을 물어 논리적으로 전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윤동환 강사) ●형법 다양한 쟁점들이 적절히 분배됐다. 일부 문제는 교과서에 평면적으로 기술된 문제가 아니어서 조금은 난이도가 있었다. 특히 사례의 쟁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논리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판례를 외우는 게 아니라 기본 이론도 철저히 이해해야 답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이재철 강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해외명품 몰려온다

    해외명품 몰려온다

    국내 명품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의류·시계·자동차 등 해외 호화 브랜드들이 앞다퉈 들어오고 있다. 1000만원대 정장,3억원대 시계,5억원대 자동차 등 어지간한 재력으로는 만져보기 힘든 명품들이다. 이런 물건들이 지금까지 국내에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수입업자를 통해 일부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수입상을 통해 제한적으로 파는 게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전문딜러와 계약해 직접 한국내 매장을 차리고 있다. ●한국, 아시아 테스트마켓으로 부상 그만큼 한국시장에서의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이다. 중국 등지로 진출하기 위한 아시아의 테스트마켓으로 한국을 활용하는 목적도 있다. 이탈리아 최고급 정장브랜드 ‘키톤´은 다음달 코너스톤씨아이지를 통해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 아케이드에 입점한다. 코너스톤씨아이지는 우선 여성복으로 시작해 한달 뒤쯤 백화점 명품관에 남성복 매장도 낼 계획이다. 수공으로 만들어지는 키톤 한 벌은 남성복은 800만∼1200만원대, 여성복은 400만∼1200만원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로 통하는 ‘블랑팡´과 ‘오드마 피게´는 올가을 롯데 에비뉴엘에 입점한다. 블랑팡 매장 공사는 거의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 이로써 기존에 들어와 있는 ‘바셰론 콘스탄틴´,‘파텍 필립´,‘브레게´와 더불어 국내에 세계 5대 명품시계가 모두 직접 들어오는 셈이다. 블랑팡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가 브랜드로 고급형의 경우 100만달러(약 9억 3000만원)에 이른다. 오드마 피게도 30만달러짜리까지 있다. ●‘페라리´ 등 최고급 수입차 진출 잇따라 명품 자동차들의 직접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람보르기니´가 올가을 참존임포트를 통해 정식으로 수입된다. 참존임포트는 영국의 최고급 세단 ‘벤틀리´의 딜러로 3억원대의 가야르도 쿠페, 가야르도 스파이더, 가야르도 슈퍼레제라 등과 4억원대의 무르시엘라고 등 5개 모델을 들여올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페라리´도 국내 운산그룹을 통해 하반기에 612스카글리에티,599GTB피오라노 등으로 한국에 들어온다. 로터스 역시 LK모터스를 통해 엘리제, 엑시즈S, 유로파S 등을 판매한다. 의류에서도 ‘중가명품´인 ‘갭´ ‘바나나리퍼블릭´ ‘55DSL´ ‘루츠캐나다´ ‘DKNY진´ ‘자라´ 등이 국내 백화점 등에 정식으로 입점한다. 올 3월 명품가방 ‘투미(TUMI)´를 처음으로 신세계 본점에 입점시킨 본사 로렌스 프랭클린 대표는 26일 “한국은 떠오르는 글로벌 명품시장 중 하나로 소비자들의 수준이 세계 일류급”이라고 한국시장 진출배경을 설명했다. 투미는 앞으로 5년 내에 백화점 매장 15개, 면세점 8개 등을 열 계획이다. ●백화점 명품매출 작년보다 15.3% 늘어 국내 명품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는 최근 유통업체들의 매출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달 전체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1%가 줄었지만 명품 매출은 오히려 15.3%가 늘었다. 특히 명품 매출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中서 ‘하이서울 브랜드 로드쇼’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은 ‘하이서울 브랜드 기업’ 12개사가 참여하는 ‘하이서울 브랜드 비즈니스 로드쇼’를 25일부터 29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연다. 하이서울 브랜드 기업은 기술력, 상품 개발능력 등이 우수한 기업으로 서울시와 SBA로부터 인증받아 하이서울 브랜드를 부여받은 회사다. 이번 로드쇼에서는 서울시와 SBA로부터 지원을 받아 외국 기업과 수출상담,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 등의 활동을 편다. 참여업체는 생체인식보안기기 전문업체 ㈜케이코하이텍, 휴대용 RFID(전파식별) 리더기 업체 ㈜인트정보시스템, 고급 패션가방 제조업체 ㈜가인엔터프라이즈 등이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너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

    너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

    글 정희재 모든 것은 완벽한 시간에 완벽한 방식으로 온다. 그 만남이 내 생애 몇 번째 면접이었을까? 학교를 졸업한 뒤 처음 가지는 자리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직장 생활을 하다 또래들보다 2년 늦게 대학에 들어가, 1년의 휴학을 거쳐 졸업했으니 그해 봄 나는 나이가 어정쩡한 중고 사회 초년생이었다. 때때로 가슴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열기가 솟구쳤으나, 해질녘이면 막 진흙 반죽에 손을 담근 도예가처럼 난감하고 외로웠다. 내 손에 와 닿는 진흙의 감촉이 너무나 부드러워서 오히려 내가 빚어야 할 삶을 망쳐버릴 것 같아 불안했다. 그해 봄 어느 날, <샘이 깊은 물>이란 잡지에 인터뷰 기사를 써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졸업하고 처음 들어온 일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할 유명인사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단체의 수장이었다. 사진을 찍기로 한 최광호 선생님과 그날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눈 뒤 약속 장소로 향했다. 비서의 안내를 받아 사무실로 들어설 때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에 찐득한 땀이 배어나던 기억이 난다. 단체의 수장이었던 분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이른바 ‘얼음깨기’라고 부르는 대화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나는 가방에서 녹음기를 꺼내고 수첩을 무릎 위에 펼쳐 놓은 채 질문할 기회를 엿보았다. 그 분은 자신이 수학한 학교와 그 동안 사회에서 이룬 성취, 그리고 그 단체가 이룬 성과들을 들려주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단체를 성공적으로 이끌 만한 화려한 경력을 지닌 분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인터뷰 내용의 일부인지, 어떤 맥락에서 나오는 말들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해 수첩을 바투 끌어당기며 막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그 분의 질문이 나를 향했다. “그런데 ○○씨는 어떤 글들을 썼죠?” 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젊은이의 천진함을 담아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럼 이게 ○○씨의 첫 인터뷰인가요?” 내가 그렇다고 답하자 실내에 정적이 흘렀다. 그 분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책장에서 지금까지 자신의 기사가 실렸던 잡지를 몇 권 꺼내 해당 페이지를 펼쳐 보였다. 모두 이 나라를 대표할 만한 매체들이었다. 잡지를 뒤적이는 그 분의 손길이 친절함을 담고 있지 않다는 건 아무리 눈치 없는 나라고 해도 알 수 있었다. 그 분은 잡지를 탁, 소리나게 덮더니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인터뷰는 할 수 없어요.” 나보다 더 당황한 사람은 최광호 선생님이었다. “경험은 없지만 잘하는 친구입니다. 한 번 기회를 줘보시죠.”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이기에 나는 마음이 얼어붙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분의 마음은 끝내 돌아서지 않았고, 이렇게 해서 나의 첫 사회 진입은 문턱을 넘기도 전에 좌절됐다. “선생님,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나이보다 앳된 얼굴에 경험도 미미한 나야 그렇다 쳐도 최광호 선생님은 그런 홀대를 받을 분이 아니었다. 이미 일본과 미국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돌아와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가진 사진가로 자리잡은 분이었으니까. 선생님은 자신도 몹시 언짢을 텐데 내 어깨를 툭툭 두들기더니 광화문의 한 찻집으로 데려가서 커피를 사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잊히지 않는 질문을 던졌다. “문학을 공부했다고 했죠?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어요?” 선생님은 정말 궁금하다는 듯 몸을 약간 기울여 내 대답을 기다렸다. 나는 고통이나 구원 같은 당시 몰두하던 문제들에 대해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따뜻하고 진지하게 한 젊은이의 말을 듣고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꼭 쓸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믿어요.” 그날 나는 두 사람에게 질문을 받았다. “그동안 어떤 글을 써왔죠?”와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어요?” 라는 질문을. 비슷한 단어들의 조합인데도 그처럼 다른 에너지를 지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한쪽이 과거와 성취 중심이라면 다른 한쪽은 미래와 기대가 담겨 있었다. 사무실에서 퇴짜를 맞고 나와 바로 헤어지지 않고 커피숍으로 함께 가서 진심을 담아 물어주었던 일은, 과연 인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작업으로 유명한 최광호 선생님다운 배려였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이의 얼굴은 환하다. 그날 나는 최 선생님을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갈림길이 될 만한 ‘결정적 순간’이 존재한다는 오해를 풀었다. 인생이란 어느 한 순간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다림이며, 가장 나다운 나와 만나는 먼 여정임을 이해한 것이다. 면접만 해도 그렇다. 면접장에 앉기까지 서류를 접수시킨 뒤 연락을 기다리고, 면접 날짜를 기다리고, 긴장한 대기자들과 함께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설사 탈락하더라도 ‘완벽한 순간에 완벽한 방식’으로 다가올 기회를 기다릴 것. 새로운 것이 오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니까. 최 선생님과의 만남이 준 선물 덕분에 그날의 일은 내 마음에 오래 그늘을 드리우지 않았다. 면접장. 그 장소만큼 우리가 간절히 뭔가를 얻기 위해 집중하는 곳이 있을까. 그곳처럼 내가 살아온 인생을 요약하기 쉬운 순간이 또 있을까. 선택과 배제의 권력을 가진 면접관 앞에서 나는 어느 하늘 밑에서나 있을 수 있으며, 내일은 내일 몫의 햇살이 비출 것이라고 믿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허점투성이 같은 내 자신을 사랑하기란 더더욱. 나의 스승은 말씀하셨다. 나에게서 받는 사랑이야말로 가장 크고 깊은 사랑이라고. 누군가에게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인정받아야 ‘쓸모’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확신이 있어야 ‘잘 쓰이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그 확신은 내 자신을 믿고, 재능이 꽃필 시간을 기꺼이 기다려주는 일부터 시작된다고. 이제는 면접장에 들어설 기회가 점점 드물어지겠지만, 꽃 피는 나무와 마주서거나, 몸을 부풀렸다 사라지는 구름장을 보거나, 누군가를 만나서 한 끼의 식사를 나누거나, 버스나 지하철에서 서로 발을 좁혀 설 때 나는 좀 더 확장된 면접장에 들어선 것임을 안다. 일상의 면접관들이 무엇보다 보고 싶은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이의 환한 얼굴이 아닐까. 자신에게 불친절한 순간과 마주칠 때마다 나는 면접관이 되어 묻는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어떤 삶을 살고 싶었는가.” 정희재 _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티베트인들과의 감동적인 만남을 경험한 후에 <티베트의 아이들>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 <당신의 행운을 빕니다> 등을 펴냈습니다. 월간샘터 2007년 6월호
  • [서울광장] 상하이, 왠지 어설픈 미래의 중국/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상하이, 왠지 어설픈 미래의 중국/함혜리 논설위원

    “중국의 과거를 알려면 시안으로, 현재를 보려면 베이징으로, 그리고 미래를 보려면 상하이로 가라.”라고 한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국제화 물결을 탔던 상하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로 재부상했다. 중국의 경제 발전을 대변하는 국제도시, 세계 초일류 다국적 기업들의 자본과 기술을 무섭게 빨아들이는 ‘블랙홀’ 등 상하이를 수식하는 문구들은 너무나 화려하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했다. 제2의 천지개벽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상하이의 실체가 궁금하던 차에 지난 주말 상하이에 여행을 다녀왔다.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듣던 대로 상하이는 엄청났다. 초고층 빌딩과 맨션아파트, 거대한 쇼핑센터, 특급 호텔들이 도시에 그득했다. 푸둥 지역의 화려한 야경은 마치 미래의 도시를 보는 것 같았다. 중국 최대의 소비시장답게 패스트푸드점, 유명 럭셔리브랜드숍 등 없는 게 없었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그득한 신톈지는 유럽 도시에 와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은 이 도시가 얼마나 관심을 끌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호텔에서 만난 한 프랑스 여성은 “외국이라는 느낌이 안들 때가 많다.”고 했다. 상하이는 활기에 넘쳤다. 그런데 무언가 어설픔이 느껴졌다. 왜일까? 무엇 때문일까? 짧은 여행으로 깊이 있는 분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나름대로 ‘부조화와 불균형’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경제적 급성장의 부작용일 것이다. 불균형과 부조화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도시의 인프라는 첨단을 달리는데 사람들은 미처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무심하고, 불친절했다. 외국인들의 파트너가 되어 데이트하는 중국 여성들이 자주 눈에 띄고, 식당이나 상점의 점원들은 서양식 이름을 자랑스럽게 명패에 새겨 달고 있었지만 영어로 의사 소통이 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자본주의는 받아들였지만 인적자원의 국제적 경쟁력은 별개였다. 뒷골목으로 들어가 보았다. 풍경이 금세 바뀐다. 낡은 아파트 베란다로 기다란 대나무에 옷가지들이 지친 듯 걸려 있다. 건물 입구에는 자전거들이 줄지어 있다. 계단 구석에 거울을 걸고 그 앞에 의자 하나를 놓고 소년의 머리를 깎고 있는 이발사 할아버지, 부채로 파리를 쫓고 있는 만물상 주인 등 뒷골목 풍경은 15년전 중국에서 보았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푸둥의 야경을 찍으려고 밤에 황푸강변으로 갔다. 택시에서 내리는데 할머니 거지가 구걸을 한다. 잔돈을 건넸더니 어느새 거지들이 떼로 몰려와 매달린다. 뿌리치고 오면서 카메라를 꺼내려는데 낯선 손이 가방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귀국길에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공항의 검색대 앞에 있던 요원이 물병을 가리키면서 한국말로 “안돼!”하는 것이다. 눈깜짝하지 않고 반말을 하는데 무척 불쾌했다. 끝에 ‘요’자 하나 더 붙이면 될 것을…. 비행기 안에서 한국신문을 펼치니 산시성과 허난성 벽돌공장의 현대판 노예사건으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중국 경제를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달리는 자동차’로 비유한다. 공평한 복지분배를 내세우는 사회주의 경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를 지향한다는 것이다.13억 중국인들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가 되려면 아직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희귀 명품 브랜드의 신비주의 마케팅

    어디서 본 것도 같고 들은 것도 같은데 막상 사려고 하면 살 수 없는 제품들이 있다. 업체들이 특정한 장소에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 고급제품들이다.‘신비주의’ 마케팅의 산물이기도 하다. 회사원 장모(33·경기도 일산)씨는 얼마 전 100% 순쌀 증류주 ‘일품진로’를 사려고 집 근처 할인점과 편의점을 돌아다녀봤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시중 소매점에서는 일품진로가 유통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진로가 내놓은 일품진로는 고급 한식당·일식당·호텔 등에 월 8500상자만 공급되는 상품이다. 김정수 진로 마케팅담당 상무는 “최고급 음식점을 엄선해 제품을 공급해 왔는데 점점 일품진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우리가 특화한 고급 소주가 값비싼 위스키, 와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명품 마니아들에겐 샤넬, 루이뷔통, 구치 등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명품에 깊은 식견이 있는 사람들은 희귀 명품 브랜드를 찾아 다닌다.153년 전통의 프랑스 명품 가방 브랜드 ‘고야드’는 국내 유일하게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해 있다. 고야드는 전 세계를 통틀어 5개국에서 9개 매장만을 갖고 있다. 유명 명품 브랜드와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희소가치와 소장가치가 뛰어나다. 명품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브랜드이다. 현대백화점에만 입점한 구두·핸드백 브랜드 ‘토즈’, 롯데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명품의류 ‘데렉 램’도 고객을 잡아끄는 힘을 발휘한다. 명품 제품을 많이 갖고 있다는 주부 김민정(30·서울 압구정동)씨는 “명품이 점점 일반화되면서 비슷한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같은 값이면 남들이 갖지 않은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새들도 나무로 착각하고 앉는다는 광고로 화제에 오른 LG전자 PDP TV ‘엑스캔버스 갤러리’도 일반 매장에서는 구입할 수 없다. 진열된 상품을 보고 별도 주문해야만 제작에 들어간다. 이탈리아산 최고급 나무 소재로 주문 후 거실에 걸리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제품 가격만 990만원에 이르지만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입산 미네랄 워터 제품 사이에서 선전하는 고급 국산 물도 있다. 철저한 회원제를 통해 주문 배송만 하는 ‘약산 게르마늄 샘물’이다. 강원도 홍천 지역 지하 암반수에서 퍼 올린 이 물은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 성분 함유 생수로 고혈압과 위궤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청와대로 배달시켜 마신 것으로 알려져 명성을 얻기도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최고의 특공대는 바로 우리”

    국내 최고의 특공대(SWAT)를 선발하는 ‘제1회 경찰특공대 전술평가대회’가 2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울경찰특공대에서 열렸다. 오는 11월4∼9일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리는 제24회 세계전술평가대회(SRI)에 출전할 대표 선수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7개 지방경찰청 소속 11개 팀 71명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뤘다. 첫 번째 종목으로 치러진 ‘타워 스크램블(고층건물 침투)’은 P7권총을 소지한 공격수 3명과 AW-308 저격용 소총을 짊어진 저격수 1명이 한 조가 돼 타워를 중심으로 그물망을 타고 올라 건물 안에 들어가 임무를 수행하는 경기. 대원들은 18㎏의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타워에서 레펠 하강(몸에 줄을 달고 내려오는 것)을 한 뒤 공격 지점으로 이동해 사격을 하고 장애물을 통과했다. 이 종목에서는 11개 참가팀 중 장성칠 경장·조상희·김태경·이희원 순경으로 구성된 서울경찰특공대 제1제대가 2분26초20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세계대회 우승기록이 2분42초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 선전한 셈이다. 탐지견과 조가 숨겨진 폭발물을 찾아내는 ‘가방 및 차량 탐지’에서는 서울경찰특공대 김민섭 경장 조가 우승했고,‘시한폭탄 처리’ 종목에서는 서울경찰특공대 김성민 경사·박성규 경장 조가 9개조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개인전 1종목(장애물 경기)에서는 서울경찰특공대 조종화 경장이 22명 중 1위를 차지했다. 조 경장 등 개인전 1∼5위 입상자는 세계전술평가대회에 대표 선수로 참가한다. 이날 대회를 참관한 미 국방부 소속 케네스 존슨 대령은 “선수들을 보니 미 연방수사국(FBI)대테러학교의 경찰기동대 수준과 대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세계전술평가대회에 처음 참가한 대한민국 경찰은 69개 팀 중 단체전 종합성적 42위를 차지했으며, 서울경찰특공대 권인중 경장은 ‘슈퍼 스왓 캅(Super SWAT COP)’ 부문에서 참가자 34명 중 2위에 올랐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섹스 걱정하는 섹스업자들

    섹스 걱정하는 섹스업자들

    춘화도가 판을 치고「섹스」에 관한 갖가지 인쇄물이 범람한다. 매춘부가 득실거리고「섹스」 영화가 흥미를 돋우며 오가는 행인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어디가나「스트립·쇼」요, 음탕한 요지경이 즐비하다. 이 모든 것이 부족하다면 출연한 배우들이 벌이는 실제의「섹스」장면을 구경할 수도 있다. 세계 최대의 도시「뉴요크」의 일면이다. 세계적 적선 지대로 각종「에로」물 범람 42번가. 이곳은 한때 미국 연극 음악의 중심을 이루었던 문화의 거리였지만 지금은 음탕하고 선정적인「섹스」장사의 소굴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지금 이곳엔 유명한 미국의 연극연출가「지그필드」의 연극도,「거슈윈」의 음악도,「프레드·애스테어」의 노래도 없다. 미국의 매춘과 변태성「섹스」각종「에로」물의 중심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추악하게 생긴 암소지만 젖이 풍부하다』- 누군가 부동산「브로커」가 이 지역을 두고한 말이다. 정화되어야할 사회적 적선 지대이면서도 좀처럼 정화시키기 힘드는 이곳의 생리를 풍자한 말이다. 거리는 24시간 쉴새없이 살아움직인다. 24시간을 쉴새없이 살아 움직이는 거리 영화관은 단지 4시간을 쉴 뿐이고 거리의 음식점은 문을 닫는일이 없다.「타임즈」 광장 주변엔 세계적 구미에 맞추는 각종 값싼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화려한「네온·사인」불빛에 진열된 갖가지 상품들은 어수룩한 손님, 관광객들의 손을 기다리고「레코드」점에선 쉴새없이 광란의 음악을 거리로 쏟아낸다. 창녀며 주정뱅이 거지 소매치기들이 어슬렁거린다.「뉴요크」에서 가장 노련한 경찰관들의 순찰이 쉴새없이 오간다. 득실거리는 매춘부「섹스」영화 번창하고 이곳을 번창하게 하는 최대의 물주는 3「달러」이상으로 팔리는 노골적인「섹스」사진을 수록한 20~30「페이지」짜리「에로」잡지. 그보다는 훨씬 비싼「핍·쇼」(도색물 구경거리), 훌렁 훌렁 벗어 제치는「스트립·쇼」 전문「클럽」과 소위「성인 영화」라고 하는「섹스」영화 등이다. 매춘부 손가방을 든「샐러리맨」관광객 등의 단골이 붐비며 이 거리는「뉴요크」에서도 가장 비싼 부동산(땅·건물)에 대한 사용료를 부담하고도 남을만큼 강한「섹스·붐」을 탄다. 대부분의 고객은 남자들이며 근무시간이 끝나고 퇴근의「러시·아워」가 시작되면 손님은 쏟아져 들어오고 밤이 되면 흥청대기 시작한다. 인쇄된「섹스」물과 함께 번창하고 있는 것은 각종「섹스」의 실연이다. 「섹스」극을 실연하는 외설 스타도 등장해 유서깊은 극장가였던 이곳의 새로운「스타」로 등장한 것은「버니」와 「클로드」라는 이름의 젊은 한쌍. 「버니」는 19살,「클로드」는 23살. 2개의「클럽」에서 각각 하루 8회씩「쇼」를 한다. 그들이 엮어내는「쇼」의 내용은 언제나「아파트」에 돌아온 직업여성이 도둑에게「섹스」를 강요당하는 내용. 복면을 한 도둑은 그녀에게 권총을 들이대고 옷을 벗으라고 위협하며 벗은 몸으로 춤을 추게하고 마침내는 그에게 사랑을 바치도록하는 일종의 변태적인「섹스」도둑극이다. 그래도 현재의 규제법을 얼마간 지켜 실제로 성관계를 갖는 것까지는 연출하지 않지만 그대신 성관계 과정을 묘사하는 신음소리와「모션」은 취한다. 『우리는 이것이 현대 풍자극의 전통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클로드」의 말이다. 「브로드웨이」가 가지를 뻗고 새끼를 쳐나가듯 42번가도 번식을 하고있다. 24번가「클럽 ·오기」는 어떤 면에서는 42번가의「섹스·무드」를 앞지르고 있다. 성교를 포함하는 실연의「섹스·쇼」를 보여준다. 이곳은 생긴지 14주 간만에 14번이나 경찰의 단속을 받아 문을 닫았었다. 4가지의「섹스」극을 공연하는데 경찰의 제재가 있으면 문제가 된, 지나치게 노골적인 것 한편만 잠정적으로 중지시키고는 재빨리 다시 문을 연다. 현행 미국법의 맹점을 최대로 이용하고 있다. 도색물에 관한 대통령직속위원회의 건의대로 성인들에 관한 도색물규제를 완전히 철폐한다면 42번가의 면모는 급격히 달라질지도 모른다. 현재 이곳의「섹스」장사꾼들은 그렇게 된다면 각종「섹스」인쇄물이나「쇼」등의 값이 싸질 것이고 또 신비감이라든가 외설물을 읽고 본다는「드릴」감이 없어져 지금처럼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珍> [선데이서울 70년 10월 25일호 제3권 43호 통권 제 108호]
  • 트렁크는 패션을 싣고~

    여행용 트렁크가 화려해지고 있다. 트렁크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검정색 일변도에서 벗어나 알록달록하거나 디자인이 가미된 제품들이 인기다. 15일 신세계몰에 따르면 올해 1∼5월 여행용 트렁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많아진 3190개(20인치 기내용 사이즈 기준)로 집계됐다. 신세계몰에서는 팀버랜드 UPR55모델은 36만원, 천연가죽과 원색의 컬러로 만든 타임워커 제품은 15만원, 오뚜기 모양의 디자인과 커다란 꽃 이미지가 원색과 함께 묘한 분위기를 내는 크루저의 레드멈 여행가방은 5만 9000원이다. 엠플에서는 ‘여행가방 패션시대, 미리미리 준비하자.’ 기획전을 열고 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훈민정음 25인치 트렁크’는 4만 9900원, 유럽 복고 스타일의 헤베스런던 17인치+22인치 여행가방세트는 8만 7000원,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하드케이스 트렁크는 8만 8900원, 바비인형이나 헬로키티 등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 트렁크 제품은 4만 8000원이다. 아이를 태울 수 있는 승용 트렁크인 ‘트렁키’는 인기 만점의 아이디어 제품. 아이가 혼자 타고 놀거나 어른이 끌어줄 수 있다. 가격은 3만 9800원.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토요영화]

    ●가문의 영광(KBS2 밤 12시35분) 스트레스가 쌓일 땐 집에서 코미디 영화 한 편 보며 맥주 한 잔 들이켜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여기 ‘대국민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라 불러도 좋을 작품이 있으니 바로 ‘가문의 영광’시리즈다. 정흥순 감독, 정준호·김정은 주연의 ‘가문의 영광’은 ‘주먹계의 전설’로 통하는 집안의 딸과 서울대 법대 출신 벤처기업 CEO의 좌충우돌 결혼기를 다룬 코미디다.2002년 개봉 당시 전국적으로 5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의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그해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영화 ‘집으로’가 세운 405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돈과 권력의 방석 위에 앉아 남부러울 것이 없는 호남주먹계의 신화 ‘3J’가문의 유일한 콤플렉스는 학력. 이런 3J가는 ‘가방끈 긴’ 사위를 보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다. 이들은 딸 진경(김정은)을 학벌이 좋은 남자와 결혼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골몰한다. 한편 서울대 법대 출신 대서(정준호)는 테헤란밸리에서 벤처 기업을 운영하는 유망한 CEO. 어느날 대서는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자기 옆에 어떤 여자가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다. 그 여자는 바로 진경. 아무것도 모르는 채 하룻밤을 같이 보낸 둘은 황망해한다. 그리고 대서는 곧 진경의 세 오빠 ‘공갈협박브라더스(유동근·성지루·박상욱)’로부터 “진경과 결혼하라.”는 협박을 듣게 된다. 공갈협박브라더스의 ‘진경과 대서 결혼시키기’ 작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내용은 진부하고 유치하기 그지없지만, 주·조연 배우들의 살아 있는 코믹 연기가 이 영화를 볼 만한 것으로 만들었다. 김정은이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하고 ‘나 항상 그대를’을 직접 부르는 등 열연을 했으며, 사극으로 권위있는 권력자의 이미지를 쌓아 왔던 유동근은 철저하게 망가진다. 정준호는 이 영화를 찍은 뒤 코믹한 CF에 단골 손님으로 초빙받기에 이르렀을 정도다. 전체적으로 ‘조폭 코미디’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에 딱 맞는 유쾌한 영화다.115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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