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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김정은, 한밤중 시범운행 버스 탑승…“잘 만들었다” 흡족

    北김정은, 한밤중 시범운행 버스 탑승…“잘 만들었다” 흡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산용 새 모델의 트롤리버스와 전차를 직접 타보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국내 시찰은 지난달 26일 강원도 송도원종합식료공장과 원산영예군인가방공장을 시찰한 지 열흘 만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평안북도와 함경북도, 강원도에 이어 평양에서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먼저 평양무궤도전차(트롤리버스)공장에 둘러 새 모델의 트롤리버스를 보고 “전차의 질이 월등하게 개선됐다. 손색없이 잘 만들었다”고 흡족한 평가를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송산궤도전차사업소를 찾아 새로 만든 궤도전차를 살펴보고 대부분의 부속품을 국산화한 데 대해 만족하며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날 밤 시범운전 한 새 모델의 트롤리버스와 전차를 직접 탑승하고 “인민들이 낡아빠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며 불편을 느끼도록 하고 거리에는 택시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늘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는 전망이 보인다, 정말 만족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시찰에는 최룡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황병서·조용원 등이 동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입, 전과목 절대평가 유보…수능 정시 전형 확대“

    “대입, 전과목 절대평가 유보…수능 정시 전형 확대“

    현 중학교 3학년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 전형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은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49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은 지난달 2차례에 걸쳐 합숙하며 4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토론한 뒤 시나리오별로 점수를 매겼다. 각 시나리오들은 정시·수시 비율,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화 여부 등을 두고 교사, 대학 관계자, 학부모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 35명이 토론해 만든 것이다.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이 매긴 점수를 종합·분석한 결과 2022학년도 대입제도에서 수능위주전형을 확대해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일반대학의 현행 수능 전형 비율이 20.7%, 2020학년도 19.9%인 상황에서 수능위주전형의 적정 비율을 묻는 질문에 ▲20% 미만 의견은 9.1% ▲20% 이상 의견은 82.7%로 나타났다. 대입 시나리오 중 수능 위주 전형 선발 비율을 45%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1안이 3.40점(5점 척도)를 받아 가장 다수가 선호했지만 다른 안과의 선호도 격차가 유의미하게 벌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2안(학생부위주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으로 3.27점이었다. 또 수능 평가방법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절대평가 과목 확대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현재보다 절대평가 확대가 적절하다는 의견은 전과목 절대평가 의견과 절대평가 과목 확대 의견을 합해 53.7%인데 비해 현행 유지 의견은 11.5%, 상대평가 과목 확대 의견은 전과목 상대평가 의견과 상대평가 과목 확대 의견을 합해 34.8%였다.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는 이날 발표된 공론화 결과를 토대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7일 확정해 교육부에 넘길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과 2022학년도 수능 과목 구조 및 출제범위, 학생부 기재 개선안 등을 종합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열애설’ 후이 수진 데이트 사진 유포, 큐브 측 “이미 결별한 사이”

    ‘열애설’ 후이 수진 데이트 사진 유포, 큐브 측 “이미 결별한 사이”

    아이돌 그룹 펜타곤 후이와 (여자)아이들 수진이 데이트하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유포됐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룹 펜타곤 멤버 후이와 (여자)아이들 수진이 팔짱을 낀 채 쇼핑몰 데이트를 하는 사진이 공개됐다.네티즌은 사진 속 두 사람이 입은 옷과 신발, 가방 등을 보고 후이와 수진으로 추측하며 열애설을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자 두 사람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본인들에게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이미 결별한 사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오늘은 어디서 누가 얼마” 운전기사 12년 일기 때문에 아르헨 발칵

    “오늘은 어디서 누가 얼마” 운전기사 12년 일기 때문에 아르헨 발칵

    꼼꼼한 운전기사가 12년 동안 작성한 일기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발칵 뒤집혔다. 세상을 떠난 네스토르 키르쳐네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며 이 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었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재임했던 2003년부터 2015년까지 경제기획원 운전기사로 일했던 오스카르 센테노가 관료들이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뒷돈 가방을 챙기는지를 여덟 권의 일기에 꼼꼼하게 적어뒀다. 2015년 12월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전임 정부의 고위 관료 수십 명이 다양한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2년 반 넘게 이들을 옭아맬 결정적 증거가 없었는데 센테노의 일기가 그 역할을 해 수십 명이 체포됐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센테노는 기획원 고위직이었던 로베르토 바라타가 언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느 지역에서, 얼마의 현금을, 가방 무게는 어느 정도였는지, 바라타가 얼마나 자주 피트니스센터에 들르는지까지 기록했다. 바라타는 훌리오 드비도 기획원 장관이 수족처럼 부리던 인물이었다. 연초에 일간 라 나치오가 여덟 권이 일기를 입수해 기자들이 보충 취재를 한 뒤 사법 당국에 넘겼다. 이 신문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처음으로 특종 보도를 터뜨리며 전체 뇌물 액수가 56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고 체포 행렬이 이어졌다. 클라우디오 보나디오 판사는 부패 네트워크가 실체를 드러내면 전체 액수가 1억 6000만 달러로 늘 수도 있다고 봤다. 센테노 역시 체포돼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데 여러 기업의 유력 인사 등은 관련 의혹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뇌물로 의심할 만한 자금 수수가 있었는지 진술하기 위해 법원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앞서 그녀는 경제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려고 현 정부가 전직 정부를 박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인 중에는 건설 회사 Iecsa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하비에르 산체스 카발레로, 파타고니아 지역의 수력발전소 허가를 따낸 Electroingeniera의 게라르도 페레이라와 호르헤 기예르모 네이라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또 아르헨티나 건설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카를로스 바그너도 2일 체포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수학 노벨상’ 받은 난민

    ‘수학 노벨상’ 받은 난민

    시상 30분 만에 메달 도난당해 곤혹이란 출신의 쿠르드계 난민인 코체르 비르카르(40)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1일(현지시간)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 개막식에서 시상이 이뤄진 지 30분 만에 비르카르 교수가 메달을 도난당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국제수학연맹(IMU)은 4년마다 전 세계 수학자들의 학술대회인 ICM을 열고 필즈상 수상자들에게 메달과 함께 상금 1만 1400달러(약 1280만원)를 수여한다. 필즈상은 수학계에서 특출한 성과를 이룬 40세 이하 젊은 수학자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란 쿠르드 거주 지역 마리반에서 태어나 테헤란대를 졸업한 뒤 영국으로 이주한 비르카르 교수는 대수기하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비르카르 교수 이외에 인도계 호주인 악샤이 벤카테슈(36)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이탈리아 출신 알레시오 피갈리(34)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 교수, 페터 숄체(30) 독일 본대학 교수가 함께 선정됐다. 전 세계 2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날부터 9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순조롭게 시작했으나 비르카르 교수가 행사장 테이블에 올려놓은 서류가방이 통째로 사라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가방 속에는 그가 받은 필즈상 메달이 들어 있었다. 주최 측 보안팀이 즉각 수색에 나섰으나 끝내 메달은 찾지 못했다. 다만 폐쇄회로(CC)TV 영상에 누군가 가방을 훔쳐 가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14K 금으로 만들어진 필즈상 메달을 다시 제작하려면 약 700만원이 들어 IMU 측은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여성전용 피트니스 커브스, 친구추천 이벤트 ‘2018 해피투게더’ 진행

    여성전용 피트니스 커브스, 친구추천 이벤트 ‘2018 해피투게더’ 진행

    ‘혼밥’, ‘혼술’ 등 1인 문화 열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족, 친구 등 지인과 함께 운동을 통해 건강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이색적인 이벤트가 8월부터 시작된다. 여성전용 피트니스 ‘커브스’가 8, 9월 두 달간 친구추천 이벤트 ‘2018 해피투게더’를 진행하는 것. 가족, 친구 등 지인들이 모두 함께 커브스 30분 순환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해 운동과 건강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것은 물론, 경품 당첨의 기회를 제공해 이벤트 참여의 재미까지 누릴 수 있다. 커브스에게 ‘친구 추천’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커브스는 신규 회원의 약 60%가 기존 회원의 추천으로 가입하는 만큼 뛰어난 운동효과에 대한 ‘입소문’이 강한 곳이기 때문. 뿐만 아니라 꾸준한 운동과 건강관리가 필요한 중년여성들에게 자칫 낯설 수 있는 ‘근력운동’을 친숙하게 접하는 데 기존 회원들의 소개와 추천이 일조하고 있다. ‘2018 해피투게더’는 커브스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이벤트인 만큼 파격적인 경품도 눈길을 끈다. 총 2,200만원 상당의 상품 중 모두투어 여행상품권은 신규 회원을 추천한 기존 회원 당첨자에게 돌아간다. 1등(2명)은 100만 원 상당 여행상품권의 주인공이 된다. 추천을 받아 가입한 신규 회원도 경품 추첨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추천한 기존 회원과 추천받은 신규 회원 중 100명에게 근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커브스 프로틴을, 400명에게 커브스 스포츠 가방을 증정한다. 해당 이벤트의 경품 추첨 및 당첨자 발표는 2회에 나누어 진행, 발표된다. 1차는 8월 한 달간 진행 후 9월 7일 네이버 커브스 커뮤니티에서 당첨자를 확인할 수 있으며, 2차는 9월 한 달간 진행 후 10월 5일 당첨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 명품 브랜드들 ‘한국 남성 쟁탈전’

    해외 명품 브랜드들 ‘한국 남성 쟁탈전’

    의류·잡화 매출 비중 30대 남성 1위 브루넬로, 강남 신세계에 전문매장 루이비통·구찌는 여성매장과 독립국내 명품시장에서 남성 고객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전통적으로 명품시장은 여성 고객이 주된 타깃이었으나, 최근 나를 위해 투자하는 ‘가치소비’의 영향으로 남성 고객의 명품 구매력이 크게 증가하자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앞다퉈 남성 전문 매장을 열고 나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급 캐시미어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관에 국내 최초로 남성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이탈리아 솔로메오 지역을 재현해 소파, 카펫, 쿠션 등 매장을 구성하는 가구와 소품을 이탈리아에서 직접 제작 및 공수해 오는 등 공을 들였다. 지금까지는 남성과 여성 제품을 함께 판매했으나, 매장을 찾는 남성 고객들이 매년 증가하면서 쇼핑 편의를 높이고자 남성 전문 매장을 열게 됐다는 게 브루넬로 쿠치넬리 측의 설명이다. 앞서 구찌도 지난 6월 서울 중구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남성 전문 매장을 개장했다. 약 102㎡ 규모에 의류, 신발, 벨트,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품목의 남성 상품을 갖췄다. 루이비통도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매장을 여성과 남성 매장으로 분리해 선보였다. 루이비통이 남성과 여성 매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미국 뉴욕의 ‘삭스 피프스 애비뉴’, 영국 런던 ‘해러즈’, 중국 베이징 ‘신콩 플레이스’ 등 일부 매장에서만 선보인 이례적인 행보다. 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그동안 명품이나 패션, 잡화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남성 고객의 구매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의류 및 잡화 부문에서 처음으로 30대 남성의 매출 비중이 ‘부동의 1위’였던 30대 여성을 9.7% 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서울 강남점과 본점에서 명품을 구입한 30대 남성 고객 수는 전년 대비 14.1% 증가한 반면 여성 고객 수는 약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해 2000만원 이상을 구매한 VIP 고객 중 30대 남성의 비중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숲 거닐다 구름 보면 ‘내가 너구나’ 생각 들어···이게 걷는 거야” 上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숲 거닐다 구름 보면 ‘내가 너구나’ 생각 들어···이게 걷는 거야” 上

    죽음의 문턱서 돌아온 박상설씨가 들려주는 ‘걷기’란그를 4시간 넘게 인터뷰하고 회사로 돌아오는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 ‘사는 게 뭘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삶인가’ ‘왜 사는가’하는 문제를 곱씹어 보게 됐다. 정답은커녕 답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게 이런 문제 아닐까. 그래도 사람마다 제각각 해답을 품고 살고 있으리라. 박상설씨, 1928년에 태어났으니 올해 91세다. 그는 자신의 삶을 찾고자 가족을 ‘내팽개치고’ 혼자 청년의 삶을 살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을 보니 가장 번민하는 것이 돈이 아니라 가족이더라구요. 가족끼리도 많이 싸우고. 하지만 저는 가족에 대해 ‘초월적 사랑’을 하기에 혼자 나와 삽니다.” 기자는 지난 26일 승용차가 아니라 대중교통으로 오라는 그의 당부대로 1호선 양주역에서 내렸다. 그는 양주역에 내려 “중 같은 빡빡머리를 찾으라”고 했다.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가벼운 배낭과 작은 가방을 걸친 등산복 차림이었다. 91세라기엔 걸음걸이나 서 있는 자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곧았다. 말투는 빨랐고 목소리는 컸으며 거침이 없었다. 같이 버스를 타고 30분쯤 가니 그의 아파트가 나왔다. 집으로 가는 것이 폐를 끼치는 것 같아 근처 카페로 가자고 해도 박씨는 “집으로 가자”며 한사코 소매를 끌어당겼다. 그는 6·25 한국전쟁 때 공병 장교로 참전한 덕분에 임대주택에 산다고 귀띔했다. 배낭에는 원두커피와 루소의 에밀이 들어 있다고 했다. ●빡빡머리 박상설씨, 원두커피와 에밀이 든 배낭 메고 다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집안은 남자 노인네가 혼자 산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리가 잘 돼 있었다. 거실을 서재로 쓰는 듯 벽에는 인문학 서적과 지도, 사전과 등산 관련 책으로 가득 찼고 한쪽 벽에는 기사를 쓰기 위함인지 PC가 설치돼 있었다. 침실문을 열어 보여주기에 들여다보니 침대가 말끔히 정돈돼 있었다. 다른 한쪽 방은 ‘옷 방’으로 쓰는 듯 각종 옷이 반듯하게 걸려 있었다. 부엌은 설거지가 말끔히 돼 있었고, 세간은 깨끗하게 손질돼 있었다. 베란다에는 언제든지 나갈 수 있게끔 등산과 비박 장비들이 잘 꾸려져 한쪽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깔끔한 성격으로 보였다. 그에게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왜 가족과 같이 지내시지 않나요.☞ 건강을 크게 잃고 난 다음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혼자 살기로 했어. 가족회의에서 그렇게 결정한 거지. 그동안 살아보니 나머지 인생은 홀로 사는 게 옳다고 생각했지. 이렇게 혼자 산지가 30년이 넘었어. 혼자 사는 게 편해. 잔소리가 없잖아. 아들 하나, 딸 둘이 있는데 다 잘 지내. 막내딸이 서울 강남에 사는데 내가 딸네 집을 몰라.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거든. 집사람하고는 십수 년 전부터 연락을 안 하고 지내.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는데···(부인에겐 짠하고 시린 듯 말끝을 흐렸다.) 김치도 식혜도 혼자서 잘 담가 먹어(직접 만든 식혜를 자랑하듯 김치냉장고에서 꺼내 한 사발 권했는데 시원하고 은근한 단맛이 일품이었다.) 둘째 딸이 가끔 여기를 방문해. 딸이 친구들과 같이 와서 식혜를 먹고 가기도 하고. - 가족과 연락을 안 하는 건 너무 한 것 아닌가요.☞ 내가 생일이라고 미역국 한 그릇 얻어먹은 적이 없어. 생일날 오라고 하지만 가본 적이 없으니. 그리고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잖아. 대신에 내가 아이들에게 아프다고 신세 한번 진 적이 없어. 요새 보면 늙은 부모가 요양원에 가는 바람에 자녀들이 죽을 고생들 하잖아. 난 그런 게 없으니 아이들 고생시키지 않았지. 옛날에 탈장과 전립선 수술을 했는데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수술했지. 그래서 가족에겐 ‘냉정한 사랑’이랄까 ‘초월적 사랑’이랄까 뭐 그런 것을 주는 셈이지. “너무 하다”고 비판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사는 인생이 다른 사람들이 사는 삶과는 다르니깐. 그래도 애들이 미성년자일 때 부모 도리를 다 했지. 자식이 다 자라고나서 부부 간에 성격이 안 맞고 하니 내 성격대로 살고 싶었던거야. 집사람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사랑은 바라는 게 아니니깐.●“뇌졸중에 1년 시한부 선고···길에서 죽자고 걸어” - 이렇게 건강하지만 크게 앓았던 적이 있다던데.☞ 30년도 더 전에 쉰여덟 살 때(1987년)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지. 건설회사 임원이었는데 그때 하루 담배 두 갑씩 피웠고, 며칠씩 밤샘도 했고, 스트레스가 엄청났지. 그러다가 갑자기 쓰러진 거지. 목덜미와 손발이 마비되기 시작했지. 한국에서 병명을 찾지 못해 3년 뒤 지팡이를 짚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지. 미국서 ‘뇌간동맥경색(뇌졸중)’ 판정을 받았지. 길어야 1년밖에 못 산다고 했어. 죽음의 문턱에 섰던 거지. 수술을 못해 지금도 동맥이 막혀 있어(그는 컴퓨터를 켜서 목 부분의 뇌간동맥에 흰색이 선명한 MRI 촬영 사진을 보여줬다.) 대신에 모세혈관들이 피와 산소를 공급하고 있어. 그래서 살고 있는 거야. 의사가 아스피린 복용과 운동을 권했어. - 그래서 운동으로 등산을 시작한 건가요. ☞ 그땐, 등산보다는 생활 방식을 바꾸고 싶었던 거지. 1년밖에 못 산다기에 미국 간 김에 차를 렌터해서 종주를 한 거야. 길 위에서 죽자고 작정한 거지. 마비가 서서히 번져가고 있었지만 운전은 할 수 있으니.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미국 종주를 서부에서 동부로, 남쪽 마이애미까지 4번 했어. 멕시코 캐나다 알래스카도 가고, 유럽과 인도, 네팔 등을 쏘다닌 거야. 죽을려고 하루 일고여덟 시간씩 걸었어. 나무 지팡이를 짚고서. 미국선 인디언들과 같이 지내고, 인도에선 거지들과 같이 잠자고 했어. 굶어가면서 사막과 오지를 찾아다닐 때 한 번도 호텔에 들어가지 않고 텐트를 치고 살았지. 렌트카에서 숙식을 해결하고(그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듯 미국의 인디언과 인도 거지 소굴에서 지냈던 사진들을 찾아서 보여줬다.)- 사진을 보니 그때도 머리를 빡빡 미셨네요. ☞ 이러다가 길바닥에 쓰러져 죽을 텐데 멋있게 보이는 게 무슨 소용이야 싶어서 머리를 밀어버렸지. 그 뒤, 자연 속에 지내는데 꾸밈이 필요 없어 계속 머리를 밀고 다녔지. 황량한 사막, 북극 오로라, 빙하 탐험···. 나를 뒤돌아보게 하고, 사막의 무의미한 것들이 사방이 벽처럼 무섭게 느껴지더라고. 여행이 아니라 나를 버리러 간 것이지만 적막의 자유를 얻었지. 그걸 즐겼던 것 같애. 지금 생각해보면 엄두가 안 나. 늘 새로운 모험에 흥미를 건 만용이자 호기이지. ●“하루 7~8시간씩 서너달 걸으니 마비 풀려···지팡이 버려” - 환자가 그렇게 몸을 굴리면 건강이 더 나빠질 텐데.☞ 미국의 오지를 찾아 서너 달 다니니 마비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더라고. 지팡이 없이 다닐 수 있게 됐지. 아프다고 눕지 않고 떠돌아다닌 게 기적을 가져왔던 거지. 1년밖에 못 산다고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그 뒤로 유럽을 여행했어. 1년을 넘기자 이젠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 그 후 자연을 찾는 삶을 계속했어. 그래서 오지 체험, 등산, 자동차캠핑, 주말농원 등을 한 거야. 난 덤으로 사는 거야. 기적이지요. 건강은 발바닥에서 온다는 걸 깨달았지. 그걸 후학들에게 알려주고 있어(그는 요즘 공무원이나 기업 연수나 등산학교 등에 강사로 초청을 많아 받는다.)- 등산은 언제부터 했나요. ☞ 오지로 가는 게 등산이지. 숲 속에서 없는 길을 만들어 앞으로 갔지. 대학시절 불암산에 자주 갔어. 그때 서울대 공대가 공덕리(현재 공릉동)의 원자력병원 자리에 있었어. 30대 시절엔 화전민이 사는 곳을 찾아다녔지. 갇혀 사는 게 싫고 지시하고 지시받는 게 싫었지(그는 5·16쿠데타 직후 국토교통부 공무원을 지냈다고 한다.). 스무 네 살 때 부모와 일곱 식구를 먹여 살려야 했고, 서른한 살엔 열한 명의 가장이 됐지. 보릿고개 시절 죽기 살기로 일했고, 그때의 피난처가 산이었지. ☞ 하편 계속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숲 거닐다 구름 보면 ‘내가 너구나’ 생각 들어···이게 걷는 거야”-下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숲 거닐다 구름 보면 ‘내가 너구나’ 생각 들어···이게 걷는 거야”-下

    죽음의 문턱서 돌아온 박상설씨가 들려주는 ‘걷기’란박상설씨는 여전히 ‘현역’이라고 주장한다. “91세에 기사 쓰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걸, 내가 최고령 기자야. 그리고 오지도 탐험하지”. 이런 그에겐 별명이 많다.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 ‘책 읽는 농사꾼’ ‘오지 탐험가’ ‘오토캠핑 선구자’···. 그는 1928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6·25 한국전쟁에 공병 대위로 참전했다가 5·16쿠데타 직후엔 건설부 공무원으로 3년 남짓 근무했다. 1967년 기술사 자격증을, 1987년 심리상담자 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그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산행으로 극복해 냈다. 2001년 동아일보 투병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2014년엔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펴냈다. 인터넷 매체에 칼럼니스트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산이 내 직장이고, 숲이 내고향···걷다가 죽을 생각이야”   - 등산은 주로 어디로 다니셨나요. ☞ 가평, 원주, 춘천 등에 화전민들이 더러 있었지. 그런 데로 갔지. 그때는 등산이란 ‘단어’가 생기기 이전이었지. 우리나라엔 등산이란 개념도 없었어. 산을 좋아하는 유전자가 내 속에 있었나 봐요. 설악산은 한 100번쯤 갔을까, 덕유산도 많이 찾았지. (아파트 복도에서 한 야산을 가르키며) 요즘엔 저 산을 자주 가지. 이젠 나이가 드니 높은 산엔 못 가. 얉은 산에나 가고, 그래도 걷는 거지. 산이 내 직장이고, 숲이 내 고향이야. 걷다가 죽을 거야. - 걷다가 죽다니요.☞(그는 작은 가방에서 꼬깃꼬깃 접은 낡은 종이를 꺼내 펴보이며) 이건 내가 등산 다닐 때 메고 다니는 것인데, 여기에 현금 20만원하고 시신기증 등록증, 시신기증인 유언서를 넣고 다니지. 내가 죽고 누군가가 시신을 발견하면 처리하는데 드는 간단한 비용이야. 연세대 의과대학에 해부실습용으로 기증하라는 유서를 담은 거야. 병원 측에 실습 후엔 화장해 산에 뿌려주고, 뿌린 장소를 가족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당부한 거야. 가족들에겐 제사 지내지 말고, 외부에 사망 사실 알리지 말라고 했어. 죽음은 묵묵히 받아들여야 해. 우리는 자연을 거역할 수 없는 미미한 존재거든. 그래도 죽으면 물려줄 유산이 있어. (벽을 가르키며) 저 사진(덕유산 정상에 오른 모습)과 이 낡은 신발이야.●“물려줄 유산은 낡은 등산화 한 켤레···시신은 실습용 기증” - 홍천에서 캠프를 하신다고 했죠.☞ 오대산 아래 샘골에, 한강 발원지쯤에 있지. 주말 레저농원 ‘캠프 나비’라고. 말이 농원이지 비닐하우스 한 동뿐이고, 밭엔 더덕과 산풀이 같이 자라지. 주말농원을 한 지가 50년은 됐을 거야. 서른아흡살 때부터 했으니. 여기가 내 오토캠핑장이야. 책도 읽고.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에 음악도 듣고. 1990년대 후반 오토캠핑을 시작했어. 내가 우리나라 (오토캠핑) 1세대일 거야. 그러다 2002년부터 오토캠핑 강사도 했고. 그때 강연을 들었던 제자들이나 친구들이 주말에 더러 놀러 오기도 해. (동영상을 보여주며) 농원 옆 계곡에서 물에 빠져서 걷는 이런 탐방도 하고. 농원 이름 나비는 자연(Nature)과 존재(Being)를 합친 말이지. (예쁜 곤충 나비일 것이라는 기자의 추측은 빗나갔다.). 강남에 사는 막내딸이 와서 며칠씩 묵기도 해. 우연히 여기서 만나면 동해안으로 같이 드라이브 가기도 하고.- 최근 오토캠핑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요즘 야영장 가보면 말이야, 밤새 시끄러워요. 삼겹살 구워먹고, 막걸리 마시고, 고스톱 치고. 싸우기도 하고. 장비를 자랑하려는 듯 사치를 부리는 이들도 많아. 10만원대 장비면 충분한데 500만원, 천만원짜리 호화 장비를 갖고 오고. 텐트는 도심 아파트처럼 다닥다닥 붙여 치고 있어. 그런 게 싫고 마음이 편치 않아서 난 오토캠핑도 주말농장에서 하지. 조용히 책을 읽거나 별을 보고 생각에 잠겨야 하는데···. 요새 오토캠핑에는 오지 체험이랄까, 자연에 들어간다는 철학이나 인문학적 뜻은 없어. 오토캠핑을 난 주말농장에 접목했지. 홍천 주말농장에서 자연하고 사는 거지. 마음이 편하고 골치 아픈 게 없어졌지. - 건강을 위해 특별히 드시는 음식은.☞ 그런 것 없어. 보약은 한평생 먹어본 적이 없어. 3년 전인가 큰 삼을 받았는데, 700만원인가 한다는데 난 먹지를 않아 다른 사람 줬어.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양파와 파를 많이 먹는 편이야. 미역국, 아욱국 좋아하고 토속음식 좋아하지. 고기도 안 먹는 것은 아닌데 생선회와 개고기는 안 먹어. 미신이라기보다는 그냥 인문학적으로 싫어서 그래. 커피는 원두를 집에서 내려 하루 20잔쯤 마셔. 누가 불러 남의 사무실 갈 때 원두커피를 내려 보온통에 넣어서 배낭에 메고 가지. 가서 같이 따라 마시고. 산에서 캠핑할 때 누룽지를 끓여 먹지만 라면은 냄새가 싫어서 안 먹어.●“요즘 젊은이들, 5분만 얘기하면 할머니 할아버지 냄새가 나” -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라는 책을 내셨던데.☞ 아주 우연이 겹쳤지. 옛날에 인터넷이 생기기 전부터 주말농장 생활을 하면서 글을 썼지. 그때 쓴 글을 복사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줬지. 이게 모교로 흘러가 어느 날 동창회보 편집자손에 들어 갔더래요. 그때 기자가 찾아와 동창회보 신문에 올렸어. 그 기자가 수년 후에 창간되는 인터넷 매체 아시아N에 합류하더라고. 이를 계기로 인터넷에 십수년째 칼럼을 쓰고 있지. 칼럼 제목이 ‘박상설의 클래식’이거든. 이 기사를 보던 한 여성이 칼럼을 엮어 책으로 만들자며 쳐들어왔지. “창피하다”고 처음엔 거절했는데···. 아무튼 책이 나오게 됐지. - 거의 100년 사셨는데 요즘 젊은이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요즘 전철을 타면 젊은이들이 스마트폰만 쳐다보지 책을 안 봐. 젊은이들이 “IT가 어떻니”, “정보화가 어떻니” 하면서 그런 것에 물들어 회사에 나가 일하지만, 의식은 이네들 아버지 엄마의 감옥에 갇혔어. 젊은이들의 버릇도 그렇고. 그건 젊은이들이 문제가 아니고 그 뒤에 있는 부모들이 문제지. 부모들이 책을 안 읽고, 문화생활, 인문학적 생활은 안 하잖아. 그 부모가 젊은이들의 거울입니다. 20대 젊은이들과 한 5분 이야기하면 금방 할머니 할아버지 냄새가 나거든. 젊은이들이 자기 엄마 아버지 이외에는 세상을 모른다 이게 문제야. 젊은이들이 빨리 이를 깨고 나와야 하는데.- 하루 일상은 어떻게 되나요.☞ 보통 새벽 4시쯤 일어나서 두 시간씩 걷지. 뇌졸중이 오고 난 다음부터 완전히 그렇게 하지. 혼자 사니 밥하고 빨래하고, 보통 10시쯤 자. 칼럼이나 글을 쓸 때 읽어줄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이야. 새벽 두세 시까지도 하는데 이젠 무리하지 않으려고 해. 그리고 노래방, 카페, 사우나에는 안 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타락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서지. 가는 사람들을 욕하는 건 아니고, 그 사람들은 그런 생활에 젖어 있는 거야. 또 내가 심은 나무가 잘 자라는지, 봄에는 싹이 생기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병이 생겼지. 지금까지 20만그루 이상 심었어. 주로 잣나무와 금강송. 활엽수를 심었거든. 나무가 잘 자르는지, 싹이 잘 자라는지 보고 싶어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 나태해지지 않으려는 것이야. ●“시력이 나빠져 걱정···강아지 앞세우고 걸어야겠지” -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는데.☞ 황반변성이 와서 눈이 어두워, 한 5년 전부터 시작됐어. 칼럼을 쓰는 데 제일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에는 한 두어 시간이면 됐는데 요즘은 이틀에 걸쳐 쓰고 있어. 책 읽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어. 장애인 신청을 해 뒀지. 홍천 오토캠핑장 갈 때에는 멤버들이 서로 와서 운전을 해 데려다 주고 있어. 앞이 보이지 않으면 강아지를 앞세우고 걸어야겠지.- 걷는 것이 무슨 의미지요. ☞ 건강은 말할 필요가 없이 걷다가 죽는 것이 노인들의 바람이야. 병들고 노쇠해지면 걸을 수 없잖아. 그런 것 생각하면 끔찍해. 걷는다는 것, 한 발자국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소중한 증거지. 경사가 있는 곳에선 숨이 턱턱 막히지만 살아있음에 감사한 생각이 들지. 루소는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라고 말했어. 숲을 허허롭게 거닐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마음이 상쾌해져. 구름을 보면 ‘내가 너 같구나’란 말이 저절로 나와. 이게 걷기의 의미지. ▶“숲 거닐다 구름 보면 ‘내가 너구나’ 생각 들어···이게 걷는 거야” 上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씨줄날줄] ‘생리 공결’ 불씨/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생리 공결’ 불씨/황수정 논설위원

    여중·고 시절 가정 시간이면 생리대 에티켓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생리대 한두 개쯤은 늘 책가방에 넣고 다녀야 하며, 화장실에 갈 때도 종이에 꼭 싸서 보이지 않게 들고 다니라는 것이었다. “그래야 여학생다운 행동”이라는 요지의 교실 훈육은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생리대를 인식하는 기준이 됐다. 남자 선생님의 수업 시간에 누군가 생리통으로 책상에 엎드려 식은땀을 흘리고 있으면 우리끼리는 무언중 묘한 동지애가 샘솟곤 했다.생리는 큰소리로 발설하지 못하는 단어였다. 불편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날을 왜 ‘마법에 걸린 날’이라 통칭하는지 모두 궁금했지만 아무도 따져 묻지 않았던 시간들. 초·중·고교에는 생리일에 결석이 인정되는 생리공결제가 운영된다. 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시작됐으니 12년째다. 생리 때문에 등교나 수업이 불가능한데 병결이나 병 조퇴로 처리되는 것은 여학생 인권 침해라는 논리였다. 이제는 뿌리를 내릴 만도 하건만 번번이 논쟁의 불씨가 댕겨지는 것은 학교마다 제각각인 운영 방식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생리 결석이나 조퇴를 신청할 수 있으나 증빙서류는 둘쭉날쭉이다. 병원 진단서를 요구하는 학교가 대부분. 조퇴나 결석을 하고도 힘들게 내과를 찾아 사실상 소용없는 내복약을 형식적으로 처방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산부인과 진단서를 특정해 요구하는 학교도 있다. “생리통으로 힘든 학생은 굳이 산부인과를 가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현실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라고 학부모들은 꼬집는다. 생리공결제가 악용될 소지도 없지는 않다. 중간·기말 고사가 임박하면 자습시간을 확보하려고 생리 결석을 쓰는 편법이 학교 문제가 되고는 한다. 중·고교에 뜨뜻미지근하게 잠복해 있던 생리공결제 불씨가 대학으로 튀었다. 한국외대가 생리공결을 전산등록제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여학생들에게 월경 시작일을 전산망에 기록하게 한 탓이다. 학교와 학생회는 허위 신청 방지 및 편의 제공 차원이라지만 여학생들은 개인정보 침해라며 거세게 맞선다. 학교 측은 “정보를 유출할 것도 아닌데,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생리공결제는 잊힐 만하면 논란의 도마에 오른다. 얼마 전에는 학칙으로 제정했던 생리공결제를 편법 활용 등을 이유로 도로 없애려다 호된 역풍을 맞은 대학도 있었다. 이번 논란으로 엉뚱하게 ‘남혐’, ‘여혐’ 소모전이 또 시끄럽다. 생리결석 도입 및 운영 방식을 학교장과 대학 자율의 허울을 씌워 질끈 눈감아도 좋을 일인지. 자율의 범위를 이참에 아예 원점에서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지. sjh@seoul.co.kr
  • ‘팀 코리아’ AG를 부탁해

    ‘팀 코리아’ AG를 부탁해

    파란 단복에 자주색 짐가방으로 깔맞춤 개막 20일 앞두고 입국… 합동 훈련 돌입 女농구 4명·카누 18명· 조정 8명 등 합류2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푸른색 단복에 자주색 짐 가방을 맞춰 든 북측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장내가 일순 소란스러워졌다. 취재진과 체육단체 관계자, 경호 인력 등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선수들은 다소 피곤한 표정이었지만 침착하게 입국 절차를 마쳤다. 몇몇은 환영 꽃다발을 안고 있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진 ‘팀 코리아’가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8월 18일~9월 2일)에서 남북 단일팀을 이룰 북측 선수단이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남했다. 여자 농구 4명, 카누 18명, 조정 8명과 지원인력 4명 등 총 34명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남측 땅을 밟았다. 합동 훈련을 하기 위해 대회 개막 20일을 앞두고 남측을 찾은 것이다. 북측 선수단을 이끌고 방남한 한호철 조선올림픽위원회 사무국장은 소감을 묻자 밝은 표정으로 “반갑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가슴에 붉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착용한 선수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조현식 대한카누연맹 부회장은 “(북측 김광철 카누 대표팀 감독과) 함께 힘을 합해 좋은 성적을 거두자고 덕담을 나눴다”며 “북측 선수들이 훈련을 많이 했는지 얼굴이 까맣게 탔다. 늠름해 보여서 좋은 경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측 선수단은 곧바로 준비된 버스 두 대와 검은 승용차에 탑승해 충북 충주의 한 연수원으로 이동했다. 몇몇 선수들은 버스에 올라타서야 굳어 있던 표정을 풀고 창밖으로 보이는 남측 풍경을 구경하기도 했다. 단일팀 유니폼 제작을 위한 신체검사 등을 진행한 뒤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카누·조정 선수단은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하남시 미사리조정경기장과 충북 진천 초평카누경기장도 거론됐으나 훈련 여건이 조금 더 좋은 탄금호가 최종 낙점됐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카누 용선 대표팀은 북측과 합의해 구체적인 훈련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31일에는 카누 용선 진수식(배를 처음 물에 띄우는 행사)도 열린다. 당초 북측 여자 농구 선수단은 진천선수촌에 입촌할 계획이었지만 선수단 관리를 이유로 카누·조정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기로 했다. 북측 여자 농구 선수단은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에 참가한 남측 선수들이 귀국하기 전까지 연수원 내에 있는 실내 시설에서 자체 훈련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 훈련은 다음달 1일 이후에나 가능하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남측 여자 대표팀은 현재 12명으로 구성된 남측 선수 명단을 정리한 뒤 북측 선수 세 명이 합류한 남북 단일팀 명단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원시의 섬 태초의 힘

    원시의 섬 태초의 힘

    갈라파고스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출발지인 에콰도르 과야킬 공항에서부터 짐 검사가 까다로웠다. 비행기에 오르는 모든 승객들은 가방의 지퍼를 열어야 했다. 씨앗이나 과일은 섬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 백발의 외국인 아주머니는 말린 꽃차까지 빼앗아 간다며 화를 냈다. 게다가 지갑에서 돈도 쑥쑥 빠져나갔다. 입도 카드(TCT)가 무려 20달러. 여기에 입도비 100달러를 또 내야 했다. 자연에 해를 주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써야 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우리는 지금 갈라파고스에 가고 있잖아요.” 꽃차를 뺏겼던 백발의 아주머니는 티켓을 흔들며 웃음을 지었다.과야킬 공항을 이륙한 지 1시간쯤 지났을까, 승무원들이 수하물 선반을 모조리 열고는 소독약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착륙이 가까웠다는 신호였다. 갈라파고스의 산크리스토발섬에 착륙해서도 바다사자와의 만남은 잠시 더 시간을 미뤄야 했다. 가방 지퍼를 다시 열어젖히고 짐 검사를 다시 한 후, 탐지견이 한참 동안이나 코를 가방을 대고 킁킁거리다가 꼬리를 흔들고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갈라파고스의 흙을 밟을 수 있었다. 섬에서 가장 번화한 마을인 푸에르토바케리소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새 저녁이었다. 수평선 너머에서 노을이 번져 오고 있었다. 예약한 크루즈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가는 길, 여행자를 반기는 건 ‘끄으윽 끄으윽’ 하는 바다사자의 울음소리였다. 선착장 끝에는 마을 사람들과 바다사자들이 모여 보랏빛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 벤치에는 커다란 바다사자 한 마리가 누워 “어서 와, 갈라파고스는 처음이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콧수염을 찔금거렸다. 1835년 9월 15일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제도에 도착한 찰스 다윈은 제각기 부리가 다르게 생긴 새들이 모두 같은 핀치새라는 것을 알고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진화론을 세우게 된다. 에콰도르 해안에서 서쪽으로 약 1000㎞ 지점에 위치한 갈라파고스제도는 19개의 섬과 많은 암초로 이루어져 있다. 화산 폭발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정식명칭은 콜론제도다. 갈라파고스에는 산호초가 없다. 적도에 위치하지만 해저에서 솟아나는 차가운 물과 남미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한류의 영향으로 수온이 15℃ 정도로 낮기 때문이다. 연 강수량도 1000㎜가 채 되지 않아 야자수도 자라지 않는다. 갈라파고스만의 독특한 생물상은 이런 척박한 환경과 고립된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갈라파고스에 서식하는 포유류와 조류·파충류의 80%, 고등식물의 약 40%가 고유종이고 바닷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바다이구아나는 전 세계에서 오직 갈라파고스에서만 살고 있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 “노 의원, 우리 같은 꼴찌 위해 버티지”…6411번 버스는 웁니다

    “노 의원, 우리 같은 꼴찌 위해 버티지”…6411번 버스는 웁니다

    노회찬 2012년 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때 ‘6411번 버스’ 청소 노동자들의 삶 언급 그 후 6년…魯는 없지만 승객들 그대로 새벽 4시 첫 차… 출발 15분 만에 만석 서로 가방 들어주며 매일 출근길 눈인사 “노동자 살기 좋았던 때 있었나” 한탄도“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명연설’에 언급됐던 ‘6411번 버스’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2012년 10월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노 의원은 “6411번 버스는 매일 새벽 같은 시각, 같은 정류소에서 같은 사람이 탑니다. 누가 어느 정류소에서 타고 어디서 내릴지 모두가 알고 있는 매우 특이한 버스”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분들은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이라며 “한 달에 85만원 받는 이 분들은 ‘투명인간’이다. 존재하되 우리가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첫 버스를 타고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강남으로 가는 청소노동자의 삶을 보듬어 줘야 한다는 간절한 내용이었다.●“누가 노 의원만큼 우리 대변해줄지 걱정” 노 의원이 지난 23일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면서 버스 안 ‘투명인간들’도 깊은 슬픔에 잠겼다. 서울신문은 26일 새벽 4시 정각 구로동 영업소에서 출발하는 ‘6411번’ 첫 차와 3분 뒤 출발한 두 번째 버스에 올라 노 의원이 품으려 했던 청소노동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노 의원을 “우리 편에 섰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실제 버스에서 만난 승객 대부분은 노 의원의 연설대로 여성 청소노동자들이었다. 노 의원이 말한 것처럼 신기하게도 출발한 지 15분 만에 버스는 꽉 찼다. 구로동 영업소를 출발한 첫 버스는 첫 정류장인 거리공원에서 7명을 태웠다. 이 중 한 명인 강모(64)씨는 강남에서 빌딩을 청소한다. 강씨는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정치인은 노 의원이 유일했다”며 “노동자들이 이렇게 힘들게 살지 않고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하셨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구로구 남구로역 정류장에서 6411번 버스를 기다리던 서모(72)씨는 ‘노회찬’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금세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최근 5년 동안 강남구 선릉역 주변 빌딩을 청소하고 있는 서씨는 “노동자들 편에 섰던 좋은 분”이라면서 “노 의원은 하늘나라에서도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남구로역에 도착하니 남은 좌석이 없었다. 앞쪽에 앉아 있던 김모(65)씨도 강남의 한 빌딩을 청소하는 노동자였다. 김씨는 “매일 아침에 첫 차를 탄다”면서 “오전 6시까지 출근하게 돼 있지만 5시 20분까지는 도착해야 여유 있게 일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근무하는 21명의 동료는 노 의원의 비보를 접하고 “‘아무리 어려워도 죽으면 끝인데 왜 돌아가셨을까’라며 가슴 아파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약자 편에 서서 법도 많이 만들었는데, 하늘나라에서는 평안하길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버스 기사 윤모(56)씨는 “정치적인 적(敵)이 없는 것만 봐도 노 의원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면서 “앞으로 누가 노 의원처럼 노동자들을 속시원하게 대변해 주고 우리를 위해 힘써 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첫 번째 버스보다 3분 늦게 출발한 두 번째 버스에 탄 첫 승객도 강남구 학동에 있는 빌딩을 청소하는 노동자였다. 구로구 신도림역 정류장에서 탑승한 정모(54)씨는 “점점 살기가 절박해지는 것 같다”며 “최저임금이 올라도 용역회사는 오히려 식대를 줄여 임금이 지난해와 2만~3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강남구 선정릉역 인근의 빌딩 청소를 한 지 3개월 됐다는 김모(60)씨도 “오래 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최저임금이 오르자 용역회사에서 일하는 시간과 월급도 같이 줄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2년 정도 강남 빌딩에서 청소 일을 한 신모(68)씨는 “청소하는 사람들은 편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남편이 아파서 몇 년째 쉬고 있기 때문에 청소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청소하는 사람들이 만날 하는 소리가 ‘허리 아프다’, ‘손목 저린다’, ‘몸이 찌릿찌릿하다’ 이런 말들이다”고 덧붙였다. 6411번 버스 승객들 사이에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 서 있는 사람의 가방을 들어 준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서로 대화를 하고 내릴 때에는 눈인사를 하기도 했다. 10년 넘게 이 버스를 탔다는 신모(68)씨는 “다 똑같은 일을 하고, 매일 같은 버스를 타니까 서로 모르면서도 잘 안다”면서 “나이가 비슷하면 친구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버스의 좌석도 출발한 지 20분이 지나자 꽉 찼다. 뒷문으로 오르는 계단은 또 다른 의자가 됐다. 승객 4명은 미리 준비했다는 듯 가방에서 비닐 깔개를 꺼내 뒷문 계단에 깔더니 그 위에 앉았다. 그렇게 앉은 네 명의 승객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이야기를 나눴다. 곧이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찼고 앞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을 정도가 됐다. 청소노동자들은 동작구 노들역 정류장에서 5명 정도씩 내리기 시작했다. 강남구 구반포역 정류장에서부터는 10여명씩 한꺼번에 내렸다. 1시간 10여분이 지나 선릉역 정류장에 도착하자 승객 대부분이 하차했다. 오전 5시 10분, 이들은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빌딩으로 들어갔다. ●“형! 다음 생에서 만나요”… 울먹인 유시민 “회찬이 형! 형! 형! 다음 생에서 또 만나요.” 공동장례위원장으로 노 의원과 2012년 진보정의당을 창당하고 함께 팟캐스트에 출연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이어 왔던 유시민(58) 작가는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노 의원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다가 울먹였다. 유 작가는 “생전에 한 번도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다 오늘 처음 형이라고 부른다”며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어서 형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생에는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 더 자주, 멋지게 첼로를 켜고 아름다운 글을 더 많이 쓰고 (부인) 김지선님을 만나 더 크고 깊은 사랑을 나누세요”라며 “가끔은 물 맑은 호수로 저와 단둘이 낚시를 가자, 형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문화제는 연세대 이외에 노 의원 지역구인 경남 창원에서도 열렸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는 26일 오후까지 2만 8800여명의 추모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의 장례는 26일부터 국회장으로 승격됐다. 장례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영결식이 엄수된다. 이후 고인은 서초구에 있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돼 장지인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산산조각 난 ‘트럼프 별’...곡괭이로 훼손한 20대 남성 체포

    산산조각 난 ‘트럼프 별’...곡괭이로 훼손한 20대 남성 체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워크오브페임) 바닥에 새겨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판이 25일(현지시간) 산산조각 났다. 워크오브페임은 할리우드 대로 2㎞ 구간으로 1960년부터 배우, 가수 등 유명 스타 2600여명의 이름을 대리석과 청동으로 된 별 모양 바닥 조형물에 새긴 관광명소다. 연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7년 미 NBC방송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를 진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별판에 이름을 올렸다. LA경찰은 이날 새벽 3시 30분쯤 곡괭이로 트럼프 별을 파손했다며 자수한 남성 오스틴 클레이(25)를 체포해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부서진 별 조각을 경매에 부쳐 트럼프 대통령을 고발한 사람들의 변호사 비용으로 쓰려고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미 매체들은 전했다. 조너선 곤살레스 NBC 기자는 트위터로 “방금 일어난 일이다. 누군가 트럼프의 별을 부숴버렸다. 기타 가방을 멘 남성이 걸어와서 가방에서 곡괭이를 꺼내 들었다고 여러 명이 목격했다. 그는 스스로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오기 전에 현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별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잇달아 올라왔다. 할리우드 상공회의소 리런 거블러 의장은 성명을 내 “명예의 거리에 헌정된 사람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캘리포니아주의 랜드마크를 파괴하는 것보다는 보다 긍정적인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별판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미 대선 며칠 전에도 제임스 오티스라는 남성이 곡괭이와 망치로 파손했다. 그는 징역 3년형 집행유예와 함께 4400달러(약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앞서 같은 해 2월에는 별 위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이름에 스프레이 페인트가 뿌려지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의류 매장에서 옷 300여벌 훔친 베트남인 자매 구속, 돈벌려고 범행

    베트남인 자매가 한국에 관광을 하기 위해 들어온 뒤 의류매장 2곳에서 여성 옷 등 의류 300여벌을 훔쳤다가 구속됐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26일 의류 수백벌을 훔진 혐의(특수 절도)로 베트남 국적 A(30·여)와 여동생 B(29) 자매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 자매는 지난 17일 오후 4시쯤 김해시내에 있는 한 의류매장에서 여성 옷을 비롯한 의류 150여벌(450만원 상당)을 여행용 대형 가방에 몰래 담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3일 뒤인 지난 20일 오후 6시 30분쯤 부산시 남구 한 의류매장에도 여행용 대형 가방을 들고 들어가 의류 150여벌(550만원 상당)을 가방에 넣어 훔쳐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씨 자매의 얼굴 모습과 옷차림 등을 확인한 뒤 주변 가게 등을 상대로 탐문 조사를 하던 중 지난 23일 김해 지역 피해 옷가계 인근 식당에 있던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A씨 등이 “돈을 벌기 위해 옷을 훔쳤다”며 간단한 진술만 하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훔친 의류를 어떻게 했는지 등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자세한 범행 동기와 훔친 의류 처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자매는 관광 목적 한 달짜리 비자로 지난 15일 입국했으며 앞서 지난 4월과 5월에도 한국을 방문하는 등 올들어 3차례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김정은, 사흘째 강원도 공장 시찰…이번엔 리설주도 동행

    김정은, 사흘째 강원도 공장 시찰…이번엔 리설주도 동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흘째 강원도 일대 공장을 시찰하는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강원도 송도원종합식료공장과 원산영예군인(상이군인)가방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서 지난 24일 강원도 양묘장, 25일 인민군 제525호(식품)공장을 각각 시찰하며 주민 생활 향상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송도원종합식료공장을 둘러보고 “인민들 속에서 수요가 높고 좋은 평가를 받는 제품들을 꽝꽝 생산”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과 의약품인 경우 품질과 위생안전성을 철저히 담보하기 위한 제품검사제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앞으로 공장에서 모든 생산공정을 보다 완벽하게 자동화, 무인화, 무균화하기 위한 현대화를 우리의 기술 역량과 우리의 자재, 설비에 의거해 진행함으로써 공장을 국산화, 주체화된 생산기지로 꾸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원산영예군인가방공장을 둘러본 김 위원장은 “도들마다에 수십만 개의 학생가방들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기술적 토대가 원만히 갖추어진 만큼 이제는 가방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며 “각 도 가방공장들에서 가방의 질적 수준이 꼭같게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앙에서 가방천과 쟈크(지퍼), 테프(테이프), 합성가죽, 수지가공품을 비롯한 가방생산원료와 자재들을 계획화하여 책임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도들에 꾸려진 가방공장들에서 생산을 정상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시찰에는 한광상·조용원 노동당 간부들이 동행했으며, 박정남 강원도당 위원장이 현지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과 동행한 부인 리설주 여사를 기존의 ‘여사’ 대신 ‘동지’로 호칭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리설주 여사를 동지로 호칭해오던 북한 매체는 올 초부터 ‘여사’로 호칭하기 시작해 지난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의주화장품공장 현지지도 동행 때도 ‘여사’로 호칭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 대리, 해외로 휴가 간다며… 여행보험에 □□□ 넣었나?

    김 대리, 해외로 휴가 간다며… 여행보험에 □□□ 넣었나?

    항공·수하물 지연 20만~50만원 보상 휴대전화 등 고가 물품 1개당 20만원 ‘실손’ 있다면 ‘국내의료비 특약’ 삭제지난 3월 인천공항에서 미국 뉴올리언스 공항으로 출발한 신모(33)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현지시간으로 오전 6시 16분에 도착해야 할 짐이 오후 7시가 돼서야 공항에 도착한 것이다. 예정된 바이어와의 미팅을 위해 결국 자비로 옷을 산 신씨는 며칠 뒤 보험사로부터 옷값 비용 30만원을 돌려받았다. 보험이 없었다면 금전적인 부담까지 떠안을 뻔한 상황이었다. 올해 1월 프랑스 파리 여행 중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조모(41)씨도 출국 전 가입한 해외여행자보험 덕분에 보험사로부터 20만원을 보상받았다. 연간 해외여행객 수가 2500만명에 육박하면서 해외여행자보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2년 215만건 수준이던 해외여행자보험 가입도 2016년 520만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보험상품이 늘어나고 복잡해진 만큼 보장 내용을 신중히 살펴보고 가입해야 한다. ●툭하면 항공 지연… 주목받는 ‘지연 특약’ 대부분 해외여행자보험은 상해사망과 상해후유장해 보장을 기본계약으로 맺고 다양한 특약을 덧붙이는 형태로 이뤄진다. 최근 소비자들이 관심을 쏟는 특약 중 하나가 항공편(수하물 포함) 지연 보상 특약이다. 비행기가 4시간 이상 지연되거나 아예 취소가 될 경우 가입자가 불가피하게 쓴 숙박비, 식비, 교통비를 한도 내에서 보상해 준다. 한도는 20만~50만원 수준이다. 수하물은 예정 도착시간으로부터 6시간 이내에 도착하지 못했을 때 의복, 필수품 구입에 쓰인 비용이 지급된다. 보험금을 받을 확률이 적은 만큼 보험료도 싸다. 10만원 한도 시 약 340원, 20만원 한도 때는 690원만 더 내면 된다. 에이스손보와 삼성화재 두 곳이 지연 특약을 운용 중이다. 휴대품 손해 특약은 말 그대로 휴대전화, 노트북, 카메라, 가방 등 고가의 물건에 우연한 사고로 손해가 생겼을 때 보험금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단 도난, 파손이 아닌 단순 분실은 보상받을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난과 분실을 구분하기 어려워 현지경찰 확인서 등 사고 증명서가 있을 때에만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전했다. 휴대품 손해 특약이 알려지면서 보상 건수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보험개발원 통계를 보면 2012년 5052건에 불과하던 휴대품 보상 건수가 2016년에는 4만 4138건까지 치솟았다. 결국 대부분 보험사들은 휴대품 1개에 대해 20만원을 손해액 한도로 두고 있다. 또 비교적 사고확률이 높은 만큼 보험료도 2000~4000원(일주일 기준)으로 다소 비싸다. 반대로 휴대품 손해 특약을 없애면 보험료는 크게 낮아진다. 해외에서 상해나 질병을 얻어 국내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 이미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할 때 국내의료비 항목이 포함돼 있다면 특약을 지우는 것이 보험료 중복 납부를 막는 길이다. 각 보험사 약관을 보면 “동일하게 보장하는 다른 보험을 갖고 있는 경우 실제 손해액을 한도로 비례 보상된다”는 표현을 명시하고 있다. 통상 해외여행자보험 중 국내의료비 특약 보험료는 1500~3000원 수준이다. 반대로 실손보험에 가입을 안 했다면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귀국 후 병원비 부담에도 도움이 된다. 단 모든 보험사가 스카이다이빙이나 스쿠버다이빙, 수상보드, 빙벽 등반 등 다칠 위험이 큰 행위를 하다 상해를 입었을 때는 보상하지 않는다. 패키지여행 상품에는 여행자보험료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보장이 부실해 장기간 여행을 가거나 위험지역이 포함돼 있다면 따로 보험을 드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패키지 상품의 여행자보험은 상해 치료 시 현지 의료비 200만~300만원, 질병 치료 시 100만원 지급에 불과한 경우가 태반이다. 일반 손해보험사에서 1만원 안팎에 불과한 ‘실속’, ‘알뜰형’ 보험에만 가입해도 해외의료비는 상해·질병 모두 1000만~2000만원까지 보장된다. 이 밖에 공항 보험데스크가 아닌 인터넷·모바일로 미리 보험을 들면 10~40%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정원오 “한발 빠르게 학부모 불안 잠 재운다”

    정원오 “한발 빠르게 학부모 불안 잠 재운다”

    “사회적 약자들 소외없는 區가 목표”서울 성동구가 서울 자치구 최초로 지역 모든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슬리핑 차일드 체크)를 설치한다. 오는 30일 마무리한다. 연말까지 전체 차량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를 도입하겠다는 정부 조치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다른 자치구의 빠른 도입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25일 “최근 경기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 차량 안에서 네 살 어린이가 폭염 속에 방치돼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학부모들의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 정부보다 먼저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 장치는 크게 벨(Bell), 무선통신장치(NFC), 비컨(Beacon) 세 가지다. 벨 방식은 차량 운전자가 시동을 끈 뒤 맨 뒷자리 벨을 눌러야 차량 내·외부 경광등이 꺼지는 시스템으로, 광주교육청 583대, 용인시 200대, 교육부 500대 등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차량 1대당 설치비는 25만∼30만원이며, 유지비는 들지 않는다. NFC 방식은 스마트폰을 차량 내·외부 NFC 단말기에 ‘태그’해야 경보음이 해제되고, 동승 보호자 정보 입력 땐 학부모에게도 안전 하차를 알려준다. 1대당 설치비는 7만원이고, 유지비는 연 10만원이다. 비컨 방식은 근거리 무선통신기기인 비컨을 책가방 등에 부착한 후 통학차량 반경 10m에 접근하면 학부모 스마트폰으로 탑승·하차 정보를 알려준다. 1대당 설치비는 46만원, 유지비는 연 18만원이다. 비콘은 1개당 5500원이다. 성동구는 NFC 방식을 택했다. 정 구청장은 “현재 일부 지자체에 도입된 벨 방식은 학부모 알림 웹을 별도로 구축해야 하는데, NFC 방식은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태그하면 학부모·어린이집·구 관제센터에 하차 여부를 동시에 알려주고, 비용도 저렴하다”며 “단말기에 태그되지 않았을 땐 운전자·어린이집·구 관제센터에 1분 간격으로 경보음이 울려 차량 갇힘 사고를 이중·삼중으로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설치비와 매달 운영비도 전액 지원한다. 다음달부터 12월까지 예산 396만원을 편성, 관내 국공립·민간 어린이집 30곳 차량 33대를 지원한다. 정 구청장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어린이, 어르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는 ‘스마트 포용도시’ 구현이 민선 7기 핵심 목표”라며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 도입은 스마트 포용도시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노회찬이 재벌 노동운동가?…악의적 칼럼에 뒤늦은 공분

    노회찬이 재벌 노동운동가?…악의적 칼럼에 뒤늦은 공분

    “청렴한 삶을 산 고 노회찬 의원을 변절한 재벌노동운동가로 둔갑시켰다”(페이스북 유저 김모씨) “언론은 정의를 수호하라고 있는거지, 펜대 권력을 남용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 지금이라도 고인께 달려가 사죄해라”(네이버 댓글 tdok****)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충격적인 죽음 이후 일간지의 칼럼 하나가 온라인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자 조선일보 토요판에 실린 1단짜리 짧은 글이다. 제목은 ‘노동자 대변한다면서 아내의 운전기사는 웬일인가요’다. 칼럼은 노 의원이 ‘드루킹’ 김모씨 측근이자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도모 변호사에게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일로 지지자들이 배신감에 휩싸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첫 부분에 취재원의 말을 옮길 때 쓰는 큰따옴표로 “집안에 아내 전용 운전기사가 있을 정도면 재벌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노동자를 대변한다?”, “가증스럽다. 정의의 사도인 척 코스프레만 하고, 자기들도 똑같으면서.”라고 적었다. 누구의 말을 인용한 것인지는 언급이 없다. 마지막 문단에서도 “아내 운전기사까지 둔 원내대표의 당이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칼럼과 함께 풍자 삽화를 실었다. 노란 머리띠를 두르고 정의를 외치는 노 의원이 뒤로는 팔짱을 낀 채 누군가 건네는 돈뭉치 담긴 종이가방을 지그시 바라보는 그림이다. 정의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종이가방에는 5만원짜리 지폐 속 신사임당과 바를 정(正)자 대신 뜻 정(情)자를 그려넣었다. 정의당은 해당 칼럼이 사실이 아니며 악의적인 의도로 쓰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의당 원내대표였던 노 의원의 비서실장인 김종철씨는 같은날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해당 칼럼에 직접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았다. “아무리 견해가 다른 보수언론이라지만 팩트체크는 하고 기사를 쓰기 바랍니다. 노 원내대표의 부인은 운전기사가 없습니다. 위에 말한 운전기사는 2016년 총선 당시 노회찬 후보 부인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약 20일 정도 운전을 해준 사람입니다. 마치 평소에도 부인의 운전기사가 있는 것처럼 썼는데 기사를 수정하거나 내려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창원에서 돈을 수수한 일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 ‘돈을 전달한 경로도 화제’라니 기자의 기본이 돼 있는지 의문이군요. 조치를 바랍니다” 반론이 반영되지 않자 김 비서실장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칼럼을 작성한 기자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김 비서실장이 “자원봉사자가 잠시 노 의원 부인의 운전을 해준 것이고 돈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기자는 “어쨋든 전용기사 아니냐. 돈을 안 준 게 더 문제 아니냐”라고 우겼다고 한다. 김 비서실장은 “기자가 칼럼이라 자기 생각을 쓰는 건데 뭐가 문제냐고 한다. 조용히 문제제기하고 해당 부분만 수정하려고 했으나 언론중재위든 뭐든 조치를 취해봐야겠다. 생각나는대로 막 쓰는 게 기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하겠다”고 별렀다. 노 의원이 사망하기 이틀 전 이런 칼럼이 나왔다는 사실은 뒤늦게 소셜미디어(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파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매체와 기자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권영철 CBS 대기자도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집안에 아내 전용 운전기사가 있을 정도면 재벌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식의 기사가 하나 있었다. 사실과 다른 명백한 공격이다. 아니라고 확인했는데 그냥 기사가 나갔다. 이런 잘못된 보도들이 (노 의원) 마음의 부담을 얼마나 가중시켰겠는가”라며 안타까워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북한 대학생들 유행 아이템 백팩

    북한 대학생들 유행 아이템 백팩

    북한 대학생들 유행 아이템 백팩 북한 한덕수평양경공업종합대학 학생들이 세련된 디자인의 백팩을 메고 대화하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3일 북한 대학생들이 평양 가방공장에서 만든 백팩에 만족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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