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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산지, 할머니로 분장해 피신…출생 비밀…37개 학교 전학”

    “어산지, 할머니로 분장해 피신…출생 비밀…37개 학교 전학”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폭로의 ‘주인공’에서 폭로의 ‘대상’으로 전락, 전 세계 유력지들로부터 낱낱이 까발려지기 시작했다. 지난주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빌 켈러 편집장과 기자들이 ‘공개된 비밀: 위키리크스, 전쟁과 미국외교’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위키리크스와의 관계와 어산지에 대한 개인적 평가를 가감없이 밝힌 데 이어 영국 가디언까지 그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나섰다. 가디언 기자인 데이비드 리와 루크 하딩이 31일(현지시간) 펴낸 어산지의 새 전기 ‘위키리크스: 줄리언 어산지의 비밀과의 전쟁 속으로’에 따르면 영국에 살고 있는 어산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자신을 추적한다고 생각해 할머니로 분장을 하고 다녔다. 그의 백금색 머리칼은 가발에 감춰져 있었지만, 키가 180㎝를 훌쩍 넘는 만큼 여자라고 설득하기엔 어려운 외모였다는 후문이다. 위키리크스의 일원인 제임스 볼은 저자들에게 “그게 얼마나 웃겼는지 상상도 못 할 것”이라면서 “그는 두 시간도 넘게 할머니로 차려 입곤 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그러면서 “(CIA가 어산지를) 추적한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렇게 공을 들여 미국 정보당국의 감시망을 피했다며 어산지의 과도한 경계심을 조롱하기도 했다. 전기에는 어산지의 평범하지 않은 어린 시절과 복잡한 부모와의 관계도 노출됐다. “그는 27살이 되도록 생부(生父)가 누구인지 몰랐고, 생부인 존 십톤에 대한 기록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책은 밝혔다. 또 그의 어머니 크리스틴이 17살에 가출해 그의 아버지와 사랑에 빠졌으며, 십톤은 1970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에 나선 반항적인 기질의 젊은이였다는 설명도 나와 있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가 끝나면서 어산지의 삶에 아버지의 역할은 없었다. 어산지가 25살이 되던 해까지 아버지와 아무런 접촉도 없다가 나중에 부자가 만났을 때 어산지는 자신의 논리적이고 냉철한 지성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산지의 친구는 그의 아버지를 가리켜 ‘어산지의 뒤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 도메인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등록한 것이다. 학창 시절에 어산지는 37개의 다른 학교를 옮겨 다녀야 했다. 어산지는 훗날 “사람들이 ‘가엾은 것’이라며 끔찍하게 굴기도 했지만 사실, 나는 그 시절을 진심으로 즐겼다.”고 회고했다. 1991년쯤 그는 호주에서 가장 성공한 해커였지만, 처음 법정에 선 것은 1994년이었다. 미국의 군사용 기밀 네트워크인 밀넷을 포함, 24건의 해킹 혐의를 받고 있던 그에게 담당 판사는 ‘지적인 호기심이 많아 일으킨 행동’이라며 관대한 판결을 내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땋은 머리’ 당신 귀여운 센스쟁이

    한복에는 올림머리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면 이번 설에는 편견을 깨 보자. 헤어 스타일링기 로벤타의 고주현 과장은 “머리가 묶이지 않는 어중간한 길이라면 가발이나 젤을 사용해 억지로 올림머리를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풍성함을 살린 단발머리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귀여운 이미지를 살리고 싶다면 양옆의 머리를 한두 가닥 땋아 뒤로 묶으면 좋다. 최근 유행하기도 한 양 갈래로 땋은 머리는 소녀처럼 순수한 느낌을 낼 뿐 아니라 한복과도 잘 어울린다. 한복에 땋은 머리를 할 때는 너무 촘촘히 땋으면 자칫 촌스러워질 수 있으므로 느슨하게 묶어 준다. 드라이어나 헤어 스타일링기로 머리를 곱슬곱슬하게 만 다음 땋으면 더욱 자연스러운 머리 모양을 연출할 수 있다. 한복은 평소 입는 옷보다 화려하고 밝은 색이 많으므로 화장은 너무 진하지 않은 것이 좋다. 맥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변명숙씨는 “눈썹과 잔털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도자기처럼 매끈한 피부 표현을 하는 것만으로도 한복과 어울리는 화장이 된다.”고 조언했다. 삶은 달걀처럼 윤기 있으면서도 잡티 없는 피부를 만들고 싶다면 손이나 스펀지보다 털이 가늘고 촘촘한 화장용 붓을 이용해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것이 좋다고 변씨는 설명했다. 미세한 털이 모공을 메우면서 파운데이션을 균일하게 발라 한복에 잘 어울리는 도자기 피부를 만들 수 있다. 눈 화장에서는 연한 분홍색이 한복에는 물론이고, 연령대를 불문하고 가장 잘 어울리는 색깔이다. 입술은 한복 색깔과 가장 유사한 색으로 발라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나라 새달 8일 의원총회 앞두고 ‘본격 행보’

    한나라 새달 8일 의원총회 앞두고 ‘본격 행보’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개헌 의원총회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세 결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친이계 의원모임인 ‘함께내일로’는 의총을 이틀 앞둔 다음 달 6일 개헌 논의를 위한 회의를 갖는다. 70명 가까운 친이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며 김영우·박준선·권택기·장제원 의원 등이 발제를 맡는다. 함께내일로는 26일 오전 정종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초청해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정 교수가 ‘21세기 국가발전 전략을 위한 바람직한 권력구조’를 주제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고, 의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간담회에는 대표인 안경률 의원을 비롯해 운영위원 14명이 참석했다. 또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군현 의원은 27일 ‘동아시아 중심시대의 국가비전을 위한 개헌 토론회’를 연다. 여기에는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이재오 특임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주 이재오 장관과 친이계 의원 40여명이 한 차례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잇따라 개헌 논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개헌 공론화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국회나 당내 개헌특위를 구성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표’를 모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상수 대표는 개헌 의총에 대해 “당내 특위를 구성하거나 정책위의장 산하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문제가 결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의총에서 다수가 찬성하면 만들 수 있을 것이며, 의총에서 충분히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설명했다. 함께내일로 간사를 맡고 있는 임해규 의원도 “의총을 하기 전 서로의 의견을 나눠보자는 차원이지만 진행이 잘되면 공동의 입장을 정해놓고 의총에 참석하지 않겠느냐.”면서 “분권형 대통령제라든지 권력구조 형태 등의 내용까지는 의견을 모으기 어렵겠지만 국회나 당내 특위를 구성하자는 등 방법론에서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친박계를 비롯한 당 안팎에서는 친이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빌미로 친이계의 이탈을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표결에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구분이 명확하게 드러났듯이 개헌 논의과정에서 친이계의 결집을 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소수 지도자들이 주장하는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시기적, 내용적으로 반대한다.”면서 “분권형 대통령제를 밀어붙이는 힘이 느껴지는데, 분명히 정략적인 생각이 있고 다른 숨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홍준표 최고위원은 친이계의 군불떼기 움직임을 놓고 “꽃잎과 열매는 때가 되면 가지를 떠난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홍 최고위원은 “정권 말기로 갈수록 원심력은 발휘되지만 구심력은 발휘될 수 없다.”면서 “세종시보다 어려운 개헌 문제로 친이계의 결집이 과연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달인사회를 꿈꾸며/박현갑 정책뉴스 부장

    [데스크 시각] 달인사회를 꿈꾸며/박현갑 정책뉴스 부장

    행복한 사람과의 따뜻한 만남은 삶을 윤택하게 한다. 이런 만남이 일년 내내 지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주 서울신문과 행정안전부가 공동주최한 ‘지방행정의 달인’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참여한 달인 공무원들과의 만남이 그러했다. 지방행정의 달인은 27만명에 달하는 지방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바람직한 공직자 상을 정립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각 시·군·구별로 자체 심사를 거쳐 1차 후보를 뽑았다. 이어 광역시·도 선정위원회에서 2차 후보자를 가려냈다. 최종적으로는 중앙선정위원회가 29명으로 확정했다. 2차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현지실사, 서면심사, 최종심사 등을 거쳤다. 직급·직군·직렬과 관계없이 탁월하게 일하거나 지역산업 진흥, 일자리 창출 등 지역과 국가발전에 특별히 기여한 일등 공무원들이다. 대부분 실무직들이다. 1시간여 이들의 얘기를 들은 게 전부다. 하지만 업무 전문성과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 등 맡은 바 직분에 대한 열정은 장·차관 못지않게 대단했다. 구제역 살처분 현장에서 일하면서 3200마리를 살처분해 ‘백정’이라는 별칭을 받았다는 달인,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학의 겸임교수로 모시겠다는 연락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자신을 달인으로 뽑아준 중앙부처에 대한 건의를 거리낌 없이 하는 등 주장도 당당했다. 과거 김대중 정부시절 신지식 공무원으로 선정됐다는 달인은 지방행정의 달인제도도 몇년 뒤 사라지는 일과성 정책은 아닌지 꼬집기도 했다. 이들의 순수함과 열정이 있기에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있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이처럼 칭찬하고픈 공직자와 달리 꾸짖고 싶은 공직자들도 많다. 최근 신문지상에 거론된 상습도박 공직자 370명이 대표적이다. 같은 공직자이면서도 참으로 대비되는 사람들이다. 3000만원 이상을 지녀야 출입이 가능하다는 강원랜드 카지노 VIP고객에 이름을 올린 공직자도 10여명이나 된다. 공무원 봉급은 박봉이라는 볼멘소리를 심심찮게 들었다. 이들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 그 많은 돈을 다 어디서 조달했을까? 근무시간에 카지노를 들락거린 이들도 있었다. 해당 기관의 감사부서에서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 함바집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전 경찰총수나 인사청문회에서 국민들의 눈살을 지푸리게 하는 일부 장관 내정자 등은 또 어떤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나 다름없다. 부정 비리가 끊이질 않는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사회 저변에 깔린 부정비리를 유발하는 온정주의와 연고주의 문화, 공직자의 부정비리에 대한 미흡한 처벌문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다. 역대 정부마다 이를 최소화하려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혁신’이 그 방안이었다. 행정혁신, 국가관리 혁신 등 국정운영의 핵심 화두로 혁신이 윗자리를 차지했다. 지금은 ‘선진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문화 선진화 방안, 법령 선진화 방안 ,노동시장 선진화위원회 출범 등… 취지는 같지만 이를 표현하는 양식이 바뀐 셈이다. 혁신에 선진화까지 나오면서 국민들 기대 수준은 높아졌다. 하지만 고위공직자 행태는 바뀐 게 별로 없다. 인사청문회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전관예우, 투기의혹 등은 그만큼 국민의 공직자에 대한 잣대가 구체적이고 세밀해졌음을 보여준다. 선문답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공정한 사회를 위한 가치 모색보다는 구체적 실천방안 마련이 더 중요하다. 법과 원칙 준수,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 사회적 약자 배려, 특권 배제와 기회균등, 상생과 소통 등 미사여구는 정치권 주장만으로도 넘친다. 이제는 이를 실행에 옮길 행동강령 확산이 필요하다. 사회지도층의 반칙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하기, 초·중·고 시절부터 철저한 윤리 및 준법교육 실시하기, 교원평가법 등 민생법안 통과시키기, 부조리한 법령 정비 등이 요구된다. 29명의 열정 바이러스가 370명의 비리 바이러스를 치료하고 이기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eagleduo@seoul.co.kr
  • “자전거 30분 타면 휴대전화 충전 OK”

    “자전거 운동기구 30분만 타면 휴대전화가 충전되네~.” 강남구 개포동 학여울공원에 설치된 ‘자가발전 운동기구’가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구는 최근 공원에 자전거 운동기구와 허리돌리기·근육풀기·줄당기기 기구 등 5대의 자가발전 운동기구를 설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자가발전 운동기구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고성능 발전기를 부착해 휴대전화 충전이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가능하도록 한 미래형 운동기구이다. 자전거 운동기구를 기준으로 30분 정도 운동하면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하며, 남은 전기로는 야간에 공원의 LED 조명도 밝힐 수 있다. 자전거 운동기구 1대로 1시간을 운동할 경우 중급자의 경우 110Wh(와트)를 만들 수 있는데 이는 14인치 텔레비전을 1시간 시청하거나 형광등을 2~4시간 켤 수 있는 전력이다. 구는 설치비용을 2009년 서울시 대기질 개선 인센티브에서 받은 최우수 포상금으로 충당했다. 신연희 구청장은 “앞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中 28 억명 설 대이동 시작

    중국의 춘제(春節·설) 대이동이 시작됐다. 설이 아직 2주 남았지만 일찌감치 귀성과 여행에 나서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40일간을 춘제운송기간으로 정하고, 귀성객 수송대책에 나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예상하는 올 춘제 예상 이동인원은 지난해보다 11.6% 증가한 28억 5300만명. 교통수단별로는 승용차와 버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25억 5600만명으로 가장 많고, 철도 2억 3000만명, 선박 3500만명, 항공기 3220만명으로 예상됐다. 올해는 특히 후난, 구이저우, 윈난, 쓰촨성, 광시좡족자치구, 충칭시 등 남서부 6개 성·시·자치구에 몰아닥친 한파로 인해 2008년 춘제 때처럼 교통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귀성행렬도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이번 주말까지 전국 각지로 향하는 기차의 침대칸 표가 이미 매진됐다.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일용직 근로자)들이 많은 광둥성과 저장성, 상하이 등의 주요 역에도 서둘러 고향을 찾는 농민공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춘제 연휴는 공식적으로 7일이지만 모처럼 고향을 찾은 근로자들은 최대 한달 이상 머물며 춘제를 즐긴다. 많은 귀성객들이 기차를 이용하길 원하지만 기차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 매년 암표상이 극성이고, 가짜 기차표도 흔하게 발견된다. 중국 철도부가 최근 전화예매, 실명구매 같은 제도를 도입해 공정성을 높였다고는 하지만 귀성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오늘 美·中 정상회담] 왕치산·다이빙궈 등 정책사령탑 총출동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의 이번 미국 국빈방문을 40년 교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방문으로 규정하고 빈틈없이 준비해 왔다. 미·중 관계의 틀을 새로 짜는 역사적 행보라는 것이다. 최고, 최대 규모의 수행단을 꾸렸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의 경제정책 실무책임자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외교 사령탑인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이 수행단의 선두에 섰다. 후 주석의 ‘책사’들로 외유 때마다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닝지화(寧計劃) 중앙판공청 주임과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도 빼놓을 수 없다. 닝 주임은 20년 넘게 후 주석을 ‘모시고’ 있는 오른팔이고, 상하이 푸단(復旦)대 교수 출신인 왕 주임은 후 주석의 ‘조화세계론’ ‘과학발전관’ 등의 이론적 토대를 만든 핵심 브레인이다. 외교부에서는 양제츠 부장과 미주 담당 추이톈카이(崔天凱) 부부장이 동행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핑(張平) 주임과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이 위안화 절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지적재산권 보호 등 경제·통상 쟁점 협상에 나선다. 후 주석이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천스쥐(陳世炬) 주석판공실 주임(비서실장)도 ‘후 주석의 집사’ 자격으로 밀착수행하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러우지웨이(樓繼偉) 회장 등 최대 500명의 기업인이 후 주석과 함께 ‘선물 보따리’를 들고 나섰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禁女의 영역은 구시대 유물이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열린세상] 禁女의 영역은 구시대 유물이다/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지난주 과학기술총연합회가 주체하는 과학기술인 신년회에 참석했다. 대통령과 한국의 과학기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년 인사를 하는 자리인데 참석자 대부분이 남성과학자였다. 여성과학자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소수를 대변하는 여성 과학자로서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초대받은 다른 남성과학자에 비해 사회적 지위도 낮고 구색을 맞추기 위해 초청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지난해 행정고시 여성합격자 수가 전체의 47.7%(127명), 사법고시 합격자 중 여성이 35.6%(355명)이고, 외무고시는 2차 합격자 전체의 60%에 육박했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 여성쿼터제라는 것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과학기술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들에게 유리천장(glass ceiling) 또는 유리벽(glass wall)이 두껍게 존재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왜 우리 사회는 지위가 높은 여성의 수가 적을까. 삼국시대에 여성은 사회적 및 정치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다 조선시대에 칠거지악, 삼종지도를 중요시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낮아졌다. 지식 습득 및 사회 활동도 제한되었다. 자녀도 많이 출산하고 몇 대가 한곳에 모여 사는 한옥 구조에서는 처리해야 할 집안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 역할을 여성인 우리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맡았다. 여성들의 역할이 시부모 존중, 자녀출산 및 육아, 그리고 남편 내조로 국한되었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가치가 다양해 졌으며 생활방식도 현대화되었다. 여성의 가사부담은 많이 감소했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통계연보에서 보여주듯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08년 1.19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집계되고 있다. 출산 및 양육이 여성의 사회진출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제 여성들이 스스로 인식을 철저히 변화시켜야 할 때이다. 여성들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해 낼 때, 비로소 인류는 번영할 수 있다. 가정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기여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 여성들은 더 이상 가사도우미가 아니다. 기업의 임원에 여성 비율이 높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영업 성과가 더 높다거나 경제가 발전한 국가일수록 여성의 사회 참여가 높다는 보고서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여성을 사회로 끌어들이지 않는다면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실증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적 요구와 함께 여성 노동력을 활용하려는 노력들이 사회 제 영역에서 계속되어야만 한다. 국가적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력, 언어능력 및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높은 여성들을 활용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의 여성지원 정책은 아직까지는 생색내기식 경향이 짙다.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차별 없이 경제활동을 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사회 제반 영역에서 여성들이 더 이상 유리벽과 유리천장이 두껍게 존재한다고 느끼지 않게 만들어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높아진다면 이러한 문제도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 문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그 사회에 내재된 문화적 문제로 처방되어야 한다. 문화적 변화와 개선은 시간을 요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초·중등학교나 대학에서부터 여성지위와 사회적 역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정부차원에서도 여성들에게 아직까지 폐쇄적인 영역으로 간주되는 부문에 대해 문호를 개척하고 탐색하는 예산사업이나 정책 개발을 적극적으로 선도할 필요가 있다. 삼국시대 여성들이 말을 타고 무술도 익히고 전쟁에도 참여해 혁혁한 공을 세우고 국가 발전에 기여했듯이 오늘날 우리 여성들도 할 수 있다. 인류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이 사회에 나아가지 않는다면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창의적이고 능력 있는 인재 채용이 어려워지며 한국 경제의 발전은 지체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 더 이상 금녀(禁女)의 영역이 존재할 수는 없다. 여성들이 개인의 발전과 가정, 국가의 미래를 위해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힘차게 활보하길 기대한다.
  • “함바게이트 등 국가발전에 심각한 장애”

    “함바게이트 등 국가발전에 심각한 장애”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은 13일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비리사건은 국가발전에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면서 “고위 공직자들의 청탁 수수행위 근절을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전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열린 ‘반부패 청렴정책 추진지침 전달회의’에서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반부패 라운드가 가속화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다양한 부패방지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력 규모에 비춰 부끄러울 만큼 청렴도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행사는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취임한 뒤 처음 가진 공식활동으로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교육단체·공직유관단체 등 958개 각급 공공기관의 감사관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함바게이트’ 등 공직자들의 비리 의혹을 염두에 둔 듯 “올해는 연초부터 공직자들의 기강해이 문제와 더불어 고위 공직자들이 연루된 각종 비리사건이 연일 언론에 보도돼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부패는 청탁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청탁을 과감하게 뿌리치는 심리적인 무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패행위자는 일벌백계로 처벌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고 권익위는 청탁 근절을 위한 행위규범을 마련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의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 청렴정책 추진방향이 논의됐고, 참석자들은 ‘반부패·청렴 결의’를 했다. 권익위는 내부직원에 의한 평가·외부 업무관계인에 의한 평가·자기기술식 평가 등 다양한 평가지표를 발굴해 2월 중 ‘고위공직자 청렴도 평가 표준 모형’을 개발, 각급 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에로 가족?”…심슨가족 ‘성인판 버전’ 논란

    “에로 가족?”…심슨가족 ‘성인판 버전’ 논란

    미국에서 20여 년 간 사랑받은 애니메이션이자 국내에서도 방영돼 큰 인기를 끈 ‘심슨 가족’이 최근 포르노 버전으로 패러디돼 원작 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 ‘배트맨’, ‘스타워즈’ 등을 성인버전으로 제작해온 성인 콘텐츠 업체 ‘허슬러 비디오’는 최근 ‘심슨가족’을 포르노물로 패러디한 ‘심슨가족 XXX’를 제작해 최근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1분 여 성인버전 ‘심슨가족’의 트레일러에는 유명 포르노 배우 브리아나 블레어, 에반 스톤 등이 심슨과 마지 등 만화 캐릭터로 변신한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가발을 쓰고 몸에 노란색 분장을 하고 만화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등 원작을 패러디 했다. 하지만 원작의 허를 찌르는 농담이나 풍자, 블랙코미디를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이 조잡한 구성에 상당한 수위의 베드신이 주를 이루는 게 사실이다. 포르노 산업계는 성인영화의 배경이 점차 확대, 새로운 잠재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환영했지만 ‘심슨가족 XXX’를 본 많은 이들은 원작의 유명세로 호기심만 자극할 뿐 ‘심슨가족’의 명성을 훼손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1987년 4월 미국에서 첫 방영된 ‘심슨 가족’은 작가 맷 그레이닝이 성장해온 오레건 주 스프링필드를 배경으로 미국 전통과 대중문화 등을 다양하게 풍자해 인기를 끌었다. 2007년에는 극장판인 ‘심슨가족, 더 무비’가 전 세계에 개봉돼 약 5억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사진=트레일러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마광수 “산다라박 사자머리 인공미의 승리”

    마광수 “산다라박 사자머리 인공미의 승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마광수 교수가 지은 ‘가수 산다라박의 사자 머리’라는 시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마 교수가 영감을 얻게 된 계기는 투애니원(2NE1)이 지난 해 발표한 1집 앨범의 ‘아파’ 뮤직비디오 속 산다라박의 사자머리. 당시 그는 머리카락을 밝은 갈색으로 탈색한 뒤 허리까지 내려오는 부스스한 사자머리스타일을 선보였다. 산다라박은 마치 그림형제의 동화집에 수록된 라푼젤(Rapunzel)을 연상시키는 몽환적인 모습으로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연기를 매력적으로 소화했다. 이 뮤직비디오를 인상 깊게 본 마 교수는 ‘가수 산다라박의 사자 머리’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시를 썼다. ‘가수 산다라 박…// 머리를 묶어 위로 올리거나/ 짧게 커트했을 때는/ 그저 그런/ 아주 못생기지는 않은/ 평범한 외모의 여자로 보였는데//허리까지 내려오게/ 머리를 길게 기르고/ 게다가 머리카락들을 부풀려/ 수사자 머리처럼 볼륨을 주니까/ 무지막지하게 섹시해 보이네//역시 인공미(人工美)의 승리/ 진짜 머리면 어떻고/ 가발이면 어때/ 너, 꼭 명심해 둬// 자연미인의 시대는 이미 갔다는 걸’이라는 내용의 시를 썼다. 한편 앞서 유명은 시인은 지난 해 12월 25일 발간한 시집 ‘아무 곳에도 없는 시간’에 JYJ 멤버인 박유천에 대한 애정을 담은 ‘고맙네 박유천’이란 시를 수록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사진 = 2NE1 ‘아파’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탈모 미녀’ 사상 첫 ‘미스 아메리카’ 출전 화제

    사상 첫 머리카락 없는 미스아메리카가 탄생할까. 7세부터 시작된 심각한 탈모로 머리카락이 거의 다 빠진 미국의 20대 여성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스아메리카 결선에 출전할 예정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스 델라웨어 주로 뽑힌 카일라 마텔(22).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아름다운 몸매까지 갖춘 그녀는 자신의 유일한 신체적 약점인 탈모를 가졌다. 희귀질병인 자가면역질환으로 원형탈모증이 생기면서 머리카락을 거의 잃은 것. 마텔은 미스아메리카 대회의 예선인 미스 델라웨어 주 선발대회에서 3번이나 가발을 쓰지 않고 출전했다. 하지만 계속 대회에서 탈락했고 가장 자연스러운 가발을 쓰고 4번째로 출전해서야 결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3세부터 미스아메리카를 꿈꿨다는 마텔에게 이번 대회는 더 없이 중요하다. 마텔은 결선에서 민머리를 드러내려고 했으나 협회 측의 조언으로 가발을 쓰고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그녀는 “가발을 쓰지 않은 나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징그럽다.’ 혹은 ‘항암치료 중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뒤 “탈모는 전 세계 인구의 20%이상이 고민하는 문제다. 탈모에 대한 편견을 이겨내고 미국의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숨기지 않은 나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평가받고 싶다.”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시론] LH 경영 정상화, 새 발전패러다임 계기로/김용창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시론] LH 경영 정상화, 새 발전패러다임 계기로/김용창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출범 후 1년여 만에 사업조정과 자구노력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앞으로 LH의 재무 개선과 지속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다. 공익사업에 대한 정부의 손실보전으로 재원 조달에 숨통은 트였지만 118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와 하루 1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가채무의 30% 수준을 넘어선 LH의 부채는 국가적으로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LH는 그동안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여 인사, 조직 혁신, 자산매각, 전사적 판매촉진 활동, 입찰시스템 전면개혁 등의 노력을 추진해 왔다. 이번 발표에서는 24%의 인력 감축, 비리 연루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모든 임직원의 급여 10% 반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집단에너지, PF사업, 중대형 분양 등 그동안 민간과 경합하던 사업에서도 과감히 철수하고, 공익사업에 대한 구분회계제도를 도입하여 사업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하였다. 정상화를 위한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정상화 방안을 지금의 급박한 재무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에 그치지 말고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실 LH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무엇보다도 통합 이전의 무분별한 사업영역 확장 경쟁 등 그 원인은 LH 자체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클 것이다. 이외에도 공공임대주택사업이나 공익사업과 같은 복지사업에 국가재정을 적절하게 투입하지 않고 자체 토지개발이나 주택사업을 통해서 수행하려는 사업방식도 한 원인이다. 아울러 각종 선거공약을 손쉽게 이행하려는 정치권의 개발지상주의 성향, 개발에 따른 불로소득을 향유하려는 일반 국민의 행태도 한몫 했다고 봐야 한다. 총체적으로는 한국사회 발전전략으로서 대규모 개발지상주의가 가져온 결과이기도 하다. 그 결과 LH의 사업영역은 끝없이 넓어지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LH가 현재 공사 중이거나 검토 중인 사업장은 총 414개나 되며, 이들 사업에 들어가는 돈도 무려 425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재원 조달이 다소 개선되었다고 해서 이들 사업을 과거와 같은 패러다임으로 수행해서는 부실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인구·가구 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다. 올해 인구·주택총조사 잠정집계 결과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나홀로’ 가구는 5년 전보다 27.4%나 증가하여 이미 전체 가구의 23.3%를 차지하고 있다. 국토개발에서 기후변화체제에 적응하기 위한 과제도 급박하며, 스마트워킹시대의 도래에 따른 도시공간의 변화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사회경제 환경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단순히 과거의 건설주도형 개발체제를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은 국가발전과 후속세대를 위한 미래형 국토공간을 만드는 데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 따라서 사업영역이나 사업지구의 조정은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이러한 미래지향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사업조정은 지역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에 구체적인 조정대상을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알맹이가 빠진 대책이라는 비판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특히나 지역주민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와 LH가 키운 부실을 더는 지역주민이 떠안지 않도록 충분하게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 전문가나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모쪼록 이번 경영 정상화 방안을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패러다임 구축의 발판으로 삼기 바란다.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아빠들의 소꿉놀이/오세혁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아빠들의 소꿉놀이/오세혁

    ●등장인물 꾸부정 지금 막 해고된 초보 해고자. 40대 후반. 키 크고 꾸부정하다. 대머리 해고된 지 1년이 넘은 베테랑 해고자. 40대 후반. 키 작고 대머리다. 단발 꾸부정의 아내. 40대 초반 파마 대머리의 아내. 40대 중반 *연출에 따라 남편들이 부인들의 역할을 겸하는 2인극이 가능하다. ●시 간 현대 ●무 대 놀이터. 놀이터를 구체적으로 꾸밀 필요는 없다. 그네 두 개만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으면 좋다. #1 해가 질 무렵의 저녁, 놀이터. 양복 차림의 남자가 힘없이 놀이터로 걸어 들어온다. 고개를 푹 숙이고 꾸부정한 모습으로 보아 무언가 고민이 있는 듯하다. 꾸부정한 이 남자, 그네에 주저앉는다. 멍하니 한참을 앉아 있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어색하게) 여…… 여보… … 나 오늘, 해, 해, 해고……. 고개를 흔들며 그네에 주저앉는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여보, 훌쩍, 나 오늘 해고당했어. 머리통을 때리며 그네에 주저앉는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호탕하게 웃으며) 사랑하는 여보! 나! 오늘 짤렸어! 멋지지? 하하하! 머리를 쥐어뜯으며 주저앉는다. 한참을 그렇게 쥐어뜯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결연히 일어나 열정적인 독백을 시작한다. 꾸부정이 열심히 말하는 동안, 양복 차림의 대머리가 천천히 걸어 들어와 옆에 있는 그네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본다. 자기 상상에 빠진 꾸부정은 대머리를 눈치채지 못한다. 꾸부정 여보. 우리가 결혼한 지 이십 년이 넘었구나. 단칸방으로 시작해서 전세를 거쳐서 우리 집을 갖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어. 비록 평수는 작지만 우리 집이라는 게 중요하지. 애들도 건강하게 잘 컸어. 얼마 안 있으면 큰애는 대학에, 작은애는 고등학교에 가겠지. 이 정도면 우린 잘 산 거야 그렇지? 당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아니? 뭐라고? 내가 제일 고생 많았다고? 십오 년을 변함없이 회사에 다녀주어서 고맙다고? 때론 가기 싫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했을 텐데 가족을 위해서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아이, 당신도 참 부끄럽게…… 뭐라고? 이제 나이도 먹고 간도 안 좋을 텐데 생각 같아서는 한 몇 년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이럴 수가, 당신이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 정말 고마워 여보! 하하하하……말이 나와서 말인데 여보……사실……내가……오늘……회사에서. 대머리 (불쑥) 소용없을 겁니다. 꾸부정 (화들짝)네 넷? (돌아본다) 아니, 언제부터 거기? 대머리 죄송하군요.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닙니다만. 꾸부정 괘 괜찮습니다. 그런데 방금……소용없다고……. 대머리 (단호) 네, 소용없습니다. 불쌍하게 말하든 호탕하게 말하든 부드럽게 말하든 소용없습니다. 해고라는 단어가 입에서 나오는 순간 부인께서는 엄청난 쇼크를 받으실 겁니다. 부인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휘청거리거나 털썩 주저앉거나 뒤로 넘어가게 될 겁니다. 부인이 건강하신가요? 꾸부정 아……아니요, 혈압이 조금. 대머리 혈압이라, 뒤로 넘어가겠군. 꾸부정 새……생각해보니 골다공증도. 대머리 뒤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겠군. 꾸부정 얼마 전부턴 심장이 답답하다고. 대머리 뒤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진 다음 호흡 곤란을 일으키겠군. 꾸부정 뭐……뭐라구요! 대머리 집이 몇 층이죠? 꾸부정 시……십오층인데? 대머리 완벽하군요. 해고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선생의 부인은 혈압이 높아져서 뒤로 넘어지고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진 다음, 심장 이상으로 호흡 곤란을 일으킬 겁니다. 놀란 선생은 어떻게든 해보려 하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혈압과 뼈와 심장이 동시에 문제를 일으켰거든요. 우물쭈물하다가 선생님은 119에 전화를 하겠죠. 119 요원들은 잽싸게 아파트에 도착하지만 선생님의 집은 십오층입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맨 꼭대기 층에 있군요. 요원들이 계단을 뛰어올라 옵니다. 일층 이층 삼층 사층 선생의 부인은 점점 호흡이 가빠집니다. 오층 육층 칠층 더더욱 가빠집니다. 팔층 구층 부인의 의식이 점점 없어집니다. 십층 십일층 선생이 말합니다. 여보, 조금만 참아. 십이층 십삼층 선생이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여보, 제발 조금만 더 참아. 그렇게 십사층을 지나고 십오층에 도착해 마침내 선생의 집으로 왔을 때 선생의 부인은 이미……. 꾸부정 (이야기에 몰입해 있다가)아……안 돼! 안 돼! 여보오! 꾸부정, 털썩 쓰러진다. 대머리 그렇다고 말을 안 할 수는 없겠죠. 해고는 해고니까요. 이왕이면 부인의 컨디션이 최상일 때, 119가 바로 올 수 있는, 뒤로 넘어가도 뼈가 부러지지 않을만한 장소에서 하시죠. 부드러운 모래라든가……이 놀이터가 딱이로군요. (다시 그네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본다) 한참의 정적. 꾸부정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죠? 대머리 사실 저도 해고잡니다. 꾸부정 동업자…… 아니…… 동반자셨군요. 대머리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꾸부정 고참…… 이시네요. 혹시……선생님 부인께서도 뒤로? 대머리 아니요. 꾸부정 뼈가? 대머리 전혀. 꾸부정 호흡 곤란이라든가. 대머리 천만에요. 멀쩡합니다. 멀쩡함을 넘어 건강하죠. 김치찌개에다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운 다음, 남은 찌개를 밥통에 넣고 비벼먹으니까요. 꾸부정 ……대단하군요. 대체……비결이……. 대머리 간단합니다. 해고됐단 얘기를 안했으니까요. 꾸부정 그, 그럼? 대머리 계속 다니는 줄 압니다. 꾸부정 아니 그게 일 년 넘게 가능한가요? 대머리 보통 사람은 불가능합니다. 꾸부정 하지만 선생님은? 대머리 전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영특, 기특,똑똑, 비범이란 말을 달고 다녔으니까요. 한마디로 머리가 좋았죠. 꾸부정 (대머리의 머리를 한참 쳐다본다) 대머리 지금, 대머리 주제에 머리가 좋아봤자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 대머리 어쨌든, 저 정도의 두뇌라면 충분히 속이는 게 가능합니다. 분명한 원칙 규칙 법칙만 확립한다면 말이죠. (시계를 가리키며) 이 시계도 그런 원칙 중의 하납니다. 퇴근시간 여섯시, 전철 타고 내리면 여섯시 삼십분, 역 앞에서 버스 타고 동네까지 오면 여섯시 오십분, 동네에서 아파트까지 오는 데 여섯시 오십오분, 아파트에서 우리 집까지 오면 딱 일곱시, 그렇지만 시간을 너무 딱 맞춰 오면 이상하니까 적당하게 일곱시 삼분 정도……마침 지금이 일곱시 삼분이군요. 더 늦으면 어색합니다. 그럼 이만. 대머리, 일어나서 가려고 한다. 꾸부정 (벌떡 일어나며) 자……잠시만요. 대머리 ……. 꾸부정 저한테도 그……원칙 규칙 법칙을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대머리 (위아래로 훑어보며) 딱 보니 보통 사람이시군요. 불가능합니다. 꾸부정 (앞을 막아서며) 부탁드립니다. 대머리 일반인이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꾸부정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대머리 미안합니다. 늦으면 의심합니다. (가려고 한다) 꾸부정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며) 제발요, 제발. 이렇게 빕니다. 우리 집사람이 뒤로 넘어가고 뼈가 부러지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 사람은 저 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랑……결혼을 해준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그렇게 되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조금이라도, 일분일초라도 더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무릎 꿇으며) 허락하실 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겠습니다. 무릎 꿇은 꾸부정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대머리. 꾸부정, 점점 다리가 저려온다. 대머리 다리 저리죠? 꾸부정 ……조금. 대머리 이쯤 되면 좀 봐주지 저 대머리 진짜 독한 놈이다,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요? 대머리 다리 저리면, 꼼지락하세요. 꾸부정 아……아닙니다. 약속은 약속이니까. 대머리 괜찮습니다. 꼼지락하세요. 꾸부정 그럼……조금만 꼼지락을. 꾸부정, 슬며시 꼼지락거린다. 대머리 (시계를 들여다본다) 시간이 꽤 지났군요. 어중간한 시간입니다. 지금 들어가면 뭔가 부조리합니다. 이럴 때는 회식을 한 것처럼 아예 늦게 들어가는 게 좋은 방법이죠. (전화를 건다) 나야, 별일 없지? 부장님이 딱 한잔만 하자고 하시네. 당신도 알잖아 부장님이 회사일 힘들면 나한테 털어놓는 거. 일찍 갈 테니까 밥은 먼저 먹어. (전화 끊자마자 가방에서 반병 정도 남은 소주를 꺼내 한 모금 마신다) 회식이라고 했기 때문에 입에서 술 냄새가 나야 됩니다. (오징어 다리를 꺼내 우물우물 씹는다) 술 냄새만 나면 이상하니까요. 자, 그럼, 훈련을 시작해 볼까요? 꾸부정 (기쁨) 저……정말이십니까? 대머리 시간이 없으니까 3단계로 요약 학습을 하죠.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꾸부정 (차렷 자세로) 옛! 대머리 가장 중요한 1단계는, 변화입니다. 꾸부정 변화? 대머리 많은 해고자들이 그 사실을 숨기려고 하지만 대부분 들킵니다. 왜일까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떠한 행동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한숨을 쉰다든가, 소파에 푹 주저앉는다든가, 밥 먹다가 숟가락을 멈추고 한참을 멍하니 있는다든가, 밤이 깊도록 식탁에서 소주를 마신다든가, 아들한테 사립대 말고 국립대로 가는 건 어떠냐고 한다든가, 잠자리에서 등을 돌린 후 웅크리고 잔다든가, 자다가 자기도 모르게 흐느낀다든가. 이런 변화들이 해고를 들키는 가장 큰 이유죠. 꾸부정 (감탄) 그렇군요. 대머리 변화되지 않는 것. 일상적인 평범함을 유지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꾸부정 (감탄의 연속) 으음……. 대머리 이론만 가지고는 감이 안 옵니다. 실전훈련을 해보죠. 이 놀이터가 집이고 제가 부인이라고 설정을 해봅시다. 선생은 회사 일을 마치고 막 퇴근한 상탭니다. 바깥에서 벨을 눌러보세요. (꾸부정이 멍하니 있자) 시간 없습니다. 빨리. 꾸부정 (얼떨결에) 예…… 옛! (바깥으로 달려 나가) 띵동! 대머리 (부인 흉내)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대머리를 한참 바라보다가) 풉……. 대머리 ……. 꾸부정 그게……집사람이 대머리라고 생각을 하니까 너무 웃겨서……. 대머리 ……. 꾸부정 죄……죄송합니다. 제대로 하겠습니다. 띵동! 대머리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아, 먹었어. 대머리 (손을 잡으며) 고생 많았지? 꾸부정 …… 흐흑. (흐느낀다) 대머리 뭡니까? 왜 울죠? 꾸부정 (흐느끼며) 집사람이 손을 잡아주니까 갑자기 미안하고, 고생만 시킨 것 같고, 젖은 손이 애처롭고……. 대머리 어허, 이러니까 들키는 겁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으세요. 돌부처처럼! 꾸부정 네……넷! 돌부처! 다시 하겠습니다. 띵동! 대머리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과장되게) 밥? 먹었지! 아주 많이! 대머리 (손을 잡으며) 별일은 없었어? 꾸부정 (더더욱 과장되게) 별일은 무슨, 평소랑 또오오옥 같았어 하하하하! 대머리 잠깐, 왜 이렇게 들떠 있죠? 회사에서 좋은 일이 있었나요? 꾸부정 아니요. 대머리 월급날입니까? 꾸부정 아니요. 대머리 부인 생일인가요? 꾸부정 아니요……별일 없었는데 대머리 그런데 왜 그렇게 오버를 합니까? 별일 없었는데 그렇게 오버 하면서 별일 없었다고 하니까 마치 별일이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꾸부정 아……거기까지는 차마. 대머리 자, 눈을 감으세요. 상상을 해봅시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고 반복적인 회사의 하루, 위에서 눌리고 밑에서 치이고 정리해고의 소문이 뒤숭숭하게 들려오고, 선생은 그 틈바구니에서 간신히 하루를 버티고 퇴근을 합니다. 지하철이 붐빕니다. 버스가 막힙니다. 심신이 지쳐있습니다. 터덜터덜 걸어옵니다. 그 상황에서 초인종을 누릅니다. 띵동! (부인 목소리) 당신 왔어? 별일 없었지? 꾸부정 (상상하다가 정말 지친 듯, 무심하게) 뭐, 똑같지 뭐. 대머리 나이스! 그겁니다! 하니까 되잖아요? 꾸부정 아? 정말? 정말 되네? 환호하는 꾸부정. 대견한 듯 지켜보는 대머리. 대머리 (느닷없이)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재빨리) 뭐, 똑같지 뭐. 하이파이브 대머리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능숙하게) 뭐, 똑같지 뭐. 하이파이브 대머리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완전 능숙) 뭐, 똑같지 뭐.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대머리. 대머리를 부둥켜 안는 꾸부정.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2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초조한 듯 그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상하게도 잠옷 차림. 그의 발밑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들. 대머리가 체육복 가방을 들고 놀이터로 들어온다. 그네에 타고 있는 꾸부정을 의식 못한 채 양복바지와 윗도리를 벗는다. 아아, 그 속에 입고 있는 축구 유니폼. 대머리 (부인에게 전화하는 듯) 나야. 사내 축구대회가 이제 끝났어. 오늘은 두골밖에 못 넣었어. 부장님은 후보였지 뭐. 밥?……부장님이 같이 먹자고는 했는데…… 정 그렇다면 집에서 먹지 뭐. 금방 갈게.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모래밭에 뒹굴며 유니폼을 더럽히는 대머리. 만족한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꾸부정을 발견하고는 놀란다. 대머리 뭐……뭡니까? 꾸부정 오랜만……입니다 스승님. 대머리가 꾸부정을 잡아채어 그네 밑으로 숨는다.(숨어질 리가 없으니 웃기다) 대머리 오랜만? 헤어진 지 하루 만에 만났는데 오랜만이라구요? 꾸부정 오랜만은……아니네요. 대머리 이 놀이터는 제가 찜했으니까 다른 놀이터에서 시간을 때우라고 몇 번을 말했습니까? 꾸부정 그건……알지만. 대머리 대체, 40대의 못생긴 남자 둘이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다는 게 주민들이 봤을 때 얼마나 평범하지 않은 일인지 모르시는 겁니까? 꾸부정 ……. 대머리 방금, 솔직히 이 대머리보다는 내가 더 잘생겼는데 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 대머리 (쌓여있는 담배를 본다) 맙소사, 이 아까운 담배. 이 담배값이면 김밥이 두 줄이거늘…… 왜 이런 비행을 일삼는 겁니까? 혹시…… 걸린 겁니까? 꾸부정 ……. 대머리 세상에, 하루 만에 걸리다니……시키는 대로 안 했죠? 꾸부정 아…… 아닙니다. 배운 그대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변수가 있었어요. 대머리 변수라니요? 꾸부정 스승님께 배운 1단계를 계속 되뇌면서, 심호흡을 하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대머리 순간? 꾸부정 첫째 둘째가 쪼르륵 달려오더라구요. 그러고는 갑자기……. 대머리 갑자기? 꾸부정 아빠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첫째 놈이 어깨를 주무르고 둘째 놈이 노래를 부르는 거예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이러면서 .(갑자기 목이 멘다) 대머리 세상에……본인 생일인지도 몰랐나요? 꾸부정 저는 집사람이랑 애들이랑 부모님이랑 장인 장모랑 부장님 상무님 전무님 사장님 생일밖에 모릅니다. 대머리 ……. 꾸부정 자식들이 생일노래를 불러주는데 어떤 아빠가 목이 안 멥니까. (흐느낀다) 대머리 잠깐, 이상하군요. 선생 말대로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은 자녀들이 생일을 챙겨줄 때 웁니다. 자녀들의 생일 축하에 감동한 아버지가 고개를 돌리고 조용히 운다. 이건 튀는 게 아닌데? 평범한 건데? 꾸부정 조용히 운 게 아니라……. (갑자기 바닥에 뒹굴며 통곡한다) 대머리 음 ……그렇게 울었군요. 꾸부정 (끄덕이며 계속 통곡) 대머리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나 할 법한 울음을 생일 축하를 받는 자리에서. 꾸부정 (더 크게 통곡) 대머리 가족들은 가장의 뜬금없는 대성통곡에 당황했을 테고. 꾸부정 (그야말로 대성통곡) 대머리 그래서……그 다음 행동은? 꾸부정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도망치듯 안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대머리 도망치듯 이라, 이런. 꾸부정 그러고는 저도 모르게 안방 문을 잠그고. 대머리 맙소사. 꾸부정 밖에서 두들겨도 열어주지 않다가 . 대머리 하느님. 꾸부정 눈을 떠보니 아침이더군요. 대머리 ……부인은? 꾸부정 ……거실에서. 대머리 ……. 꾸부정 눈을 뜨자마자 너무 당황스러워서……몰래 집을 나왔습니다. 대머리 씻지도 않고, 드라이도 안 하고, 더군다나……잠옷 차림. 꾸부정 공원에 계속 숨어 있다가 시간 맞춰서 나온 겁니다. 스승님…… 저 어쩌죠? 대머리 일반인이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했거늘. 꾸부정, 흐느낀다. 대머리, 눈을 감은 채 한참을 말없이 서 있다가 천천히 축구 유니폼을 벗는다. 속옷 차림으로, 꾸부정에게 축구 유니폼을 건네는 대머리. 대머리 회사원인 남자가, 씻지도 않고 드라이도 안 하고 나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러나 체육대회를 했다면 알리바이가 생기죠. 입으세요. 꾸부정 ……하지만……스승님도……. 대머리 저는…… 심판 봤다고 하겠습니다. (가방에서 호루라기를 꺼내 목에 걸며) 이건……다음 달에 쓸 거였는데……. 꾸부정 이 은혜……잊지 않겠습니다. 스승님. 대머리 들어가자마자 아버님 사진을 꺼내세요. 꺼내자마자 사진 부여잡고 우세요. 어제 선생은, 돌아가신 아버님 때문에 울었던 겁니다. 꾸부정 (경이로움) 과연……스승님은……. 대머리 이제, 뒹구세요! 꾸부정, 열심히 모래바닥에 몸을 뒹군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3 불이 켜지면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놀이터에 서 있다. 그녀는 양손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다. 단발 (냉랭하게) 여보, 솔직히 말 안 하면 나, 집 나갈 거야…… 짤렸지? 그네 위에 주저앉는다. 다시 벌떡 일어난다. 단발 (울먹이며) 당신 나 죽는 꼴 보고 싶어? 빨리 말해? 짤렸지? 그네 위에 주저앉는다. 다시 벌떡 일어난다. 단발 (화통하게) 호호호호! 괜찮아 여보! 딱 보니까, 짤렸네? 호호호호!! 힘없이 주저앉는 단발머리.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천천히 일어나 차분하게 독백을 시작한다. 단발머리가 독백을 하는 동안 파마머리를 한 여성이 조용히 들어온다. 그러고는 옆 그네에 앉아 벼룩신문을 보기 시작한다. 단발 (이성적으로) 여보, 나 당신과 지금까지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거야. 당신도 알겠지만 우린 부부야. 부부가 뭔데? 비밀이 없는 게 부부야. 내가 열을 셀 동안 당신이 끝까지 비밀을 말 안 해준다면 나……집 나갈 거야. 이게 당신의 마지막 기회야. (눈을 감고) 하나, 둘, 셋, 넷……. 파마 (불쑥) 대답 안 할 거예요. 단발 (화들짝) 네 넷? 파마 그쪽 아저씨한테 짤렸냐고 추궁해도 대답 안 할거라구요. 단발 ……. 파마 오히려 추궁하면 추궁할수록 그쪽 아저씨는 위험해질 거예요. 단발 위험해……진다구요? 파마 남편 성격이? 단발 조금……소심해요. 파마 소심하다라……열을 세자마자 바로 집을 뛰쳐나가겠네. 단발 약간 다혈질이기도. 파마 다혈질이라……바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뛰어내릴 수도 있겠네. 단발 조금 고전적인 면도. 파마 고전적이라……고전적으로 약국마다 돌면서 수면제를 살 수도 있겠네. 단발머리, 비틀거리다가 그네에 주저앉는다. 파마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뛰쳐나가면 잡으면 되고 옥상 문은 잠가놓으면 되고 약 먹어도 응급실이 있으니까. 그래도……상처는 남겠죠. 돈 없어도 살지만 자존심 없으면 못사는 게 남자니까. (일어나며)그럼 이만. 단발 저……저기……. 파마 ……. 단발 어떻게……그렇게……잘……. 파마 우리 아저씨도 짤렸거든요. 그것도 1년째. 단발 그쪽 아저씨가 혹시……뛰쳐나가셨나요? 파마 전혀. 단발 혹시 옥상에서? 파마 전혀. 단발 혹시 약을? 파마 전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건조하고, 재미없고, 대머리고. 단발 그게 어떻게 …… 가능하죠? 파마 모르는 척 했거든요, 해고당한 걸. 단발 모르는 척……그게……그렇게 쉽게……. 파마 평범한 주부들은 안 돼요. 어느 정도 비범해야만 가능하죠.(시계 본다)늦었네요. 잠시 후면 우리 아저씨가 이 놀이터로 올 거예요. 항상 여기 들렀다가 시간을 맞춰서 퇴근한 척하거든요. 파마머리, 벼룩시장을 챙겨서 집으로 걸어가는데. 단발 사모님! 파마 ……. 단발 저도……저도 비범하게 만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파마 일반 주부가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에요.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단발 (무릎 꿇으며) 부탁이에요, 사모님. 저희 남편이 때때로 소심하고 때때로 한심하고 때때로 답답하기는 하지만……좋은 사람이에요. 오로지 집이랑 애들이랑 저밖에 모르는……그 사람이 옥상으로 올라가거나 약을 사러 돌아다니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그 사람이 계속해서 맘 편히 집으로 오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무릎 꿇으며) 부탁드려요! 한동안의 정적. 파마 제자로 받아주면……가끔 소금 설탕 간장 같은 거 빌려줄 수 있어요? 단발 그럼요! 파마 맛있는 반찬 하면 나눠줄 수도 있고? 단발 그럼요! 파마 그쪽 애들 통닭이나 피자 시켜주면 우리 애들도 불러 먹일 수 있고? 단발 그럼요! 파마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제자님이 그렇게 해주면 나도 제자님한테 그렇게 해주겠어요. 서로 서로 나눔으로써 감소된 경제력을 최대한 이겨내는 거예요. 단발 방금, 제자라고? 파마 그래요. 제자로 받아주겠어요. 단발 (큰절) 스승님! 파마 (대머리에게 전화하는 것일까) 여보, 퇴근하는 중이지? 미안한데 올 때 계란 좀 사다줘요. 동네 슈퍼 말고 꼭 유기농 파는 데로 가서, 그래 큰길가에 있는, 고마워요. (전화 끊는다) 우리 아저씨가 놀이터로 오는 시간을 지연시킨 거예요. 수업을 해야 하니까 단발 그런 깊은 뜻이! 그럼 저도 전화할까요? 파마 비싼 거 말고, 계란이나 당근처럼, 싸면서도 깐깐하게 골라야 하는 걸로, 그래야 남편에게 부담이 안 가면서 시간도 벌어지니까. 단발, 꾸부정에게 열심히 전화한다. 파마, 대견하게 지켜본다. 통화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는 두 사람. 파마 상태 체크부터 해보죠. 그쪽 아저씨가 해고당했을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된 이유는? 단발 그게……집에 왔을 때만 해도 평소랑 똑같았어요. 별일 없었냐고 물어보니까. 파마 “뭐, 똑같지 뭐.” 라고 했죠? 단발 (놀란다) 그걸 어떻게? 파마 그게 1단계니까요. 단발 그런데 그날이……남편 생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애들이 노래를 불러줬어요. 그런데. 파마 그쪽 아저씨가 한참을 가만있다가 대성통곡을 한 거죠? 단발 맞아요! 파마 그러다 울먹이면서 안방으로 뛰쳐들어갔을 테고. 단발 맞아요! 파마 문을 잠가놓고 밤새 안 열어주다가 다음 날 아침에 잠옷 바람으로 나갔는데 들어올 때는 축구 유니폼을 입고 들어오더니 아버님 사진을 꺼내놓고 울지는 않던가요? 단발 맞아요! 그것도 멀쩡히 살아계신 아버님을……. (흐느낀다) 파마 분석을 해보니, 짤린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나오는 증상이네요. 지금이 가장 위험할 때에요. 걸릴까 말까 말할까 말까 집에 들어올까 말까를 가장 고민할 때죠. 단발 그……그러면……어떻게? 파마 제자님이 실력을 발휘할 때인 거예요 일명 ‘모른 척’의 실력을. 단발 모른 척의 실력? 파마 생각해봐요. 남편들이 “아, 걸릴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을 언제 하게 될까요? 단발 글쎄……. 파마 바로 ‘눈빛’이에요. 단발 눈빛? 파마 가장들이 고달프고 괴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힘이 뭘까요? 그건 바로 가족들의 눈빛이에요. 힘들게 일을 마치고 돌아 왔을 때,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가족들의 애정 어린 눈빛. 그럴 때 가장들은 힘을 얻는 거예요. 단발 아! 그렇다면, 앞으로 그 눈빛을 더 열심히 보내주면 되겠네요? 파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요. 그건 그 사람들이 ‘일’을 할 때잖아요. 단발 ……. 파마 지금은 일을 못 하고 있는 상태죠. 일을 못 구해서 미안하고 돈을 못 버니까 미안하고, 그런 가슴 아픈 상태에서 집에 들어왔는데 가족들이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낸다고 생각해봐요. 어떻겠어요? 단발 (서서히 깨달음을 얻는다) 아아……. 파마 애들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쪽 아저씨가 왜 대성통곡을 했는지 알겠죠? 단발 (깨달음) 이제야 알겠습니다. 스승님. 파마 그렇기 때문에 그 1단계가 바로 ‘눈빛 돌리기’ 인 거예요. 단발 눈빛 돌리기! 파마 시간이 없으니 바로 실전으로 들어가 봐요. 남편이 퇴근한 척하고 집에 들어왔어요. 대꾸를 해 보세요. “여보, 나 왔어.” 단발 (눈빛을 의도적으로 피하며) 으……응……별일 없었어? 파마 그렇게 어색하게 눈빛을 돌리면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느낌이 바로 오잖아요. 단발 그렇네요. 파마 다시 한 번 해봐요. “여보, 나 왔어.” 단발 (처음부터 딴 데를 보며) 응, 별일 없었지? 파마 그렇게 처음부터 딴 데를 보면서 얘기하면 냉랭해져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단발 아아…… 어렵네요. 파마 눈빛을 피하되, 의도적이지도 냉랭하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피해야 되는 거예요. 상상을 해봐요. 남편이 집에 왔을 때 눈빛을 돌리고 있을만한 자연스러운 무엇. 단발 자연스러운 무엇이라……. 파마 시범을 보여주죠. 역할을 바꿔 봐요. 단발 (남편 흉내) 여보, 나 왔어. 파마 (뒤돌아 요리하는 척) 왔어? 계란 사왔어? 단발 (계란 건네주는 척) 응, 여기. 파마 (계란 받자마자, 다른 곳으로 가며) 빨래가 다 됐나? 당신은 빨리 씻어. 단발 (씻으러 가는 척) 응, 그래. (씻으러 들어갔다 나온 듯) 다 씻었는데? 파마 (식탁을 가리키는 듯) 밥 차려놨어. 단발 당신은? 파마 당신 기다리다 배고파서 먹었어. 아이고, 내 정신? 드라마 녹화해 놨는데. (거실로 달려가는 시늉) 단발 (껄껄 웃는다) 허허 당신도 참! (편하게 밥을 먹는 시늉을 하다가) ……어머? 한 번도 안 마주쳤어요! 파마 그리고 자연스럽죠? 단발 남편 입장에서도 정말 자연스럽고 편하겠어요! 파마 이 1단계를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써먹으세요. 요리-빨래-드라마, 드라마-요리-빨래 같은 식으로. 여기서 중요한 건, 요리가 맨 마지막에 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밥을 같이 먹게 되고, 같이 먹게 되면 눈이 마주치게 되니까. 단발 (경이로움) 스승님……. 파마 통닭 시키면, 꼭 우리 애들 불러줘요. 단발이 파마를 껴안는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4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대머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머리가 생일 때 쓰는 고깔모자를 쓰고 천천히 걸어온다. 꾸부정 스승님! 대머리 (고깔모자가 부끄러운 듯) 오늘, 생일이거든요. 오늘 컨셉은 직원들이 해준 생일파티 컨셉입니다. 1년에 한번밖에 못 써먹는 게 아쉽긴 하지만…… (꾸부정의 상태를 보고) 좋아 보이는군요. 꾸부정 그럼요! 집사람이 완전히 속아 넘어갔습니다.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집에 갈 때마다 빨래를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드라마를 보고 있더라구요. 눈이 안 마주치니까 더더욱 마음이 편합니다. 하하하하! 대머리 참으로……대단한 우연의 일치로군요. 꾸부정 네? 대머리 아닙니다. 그런 우연이 겹칠 때가 있죠……저도 그랬으니까. 어쨌든 다행입니다. 꾸부정 (비닐봉지를 내밀며) 저어……이거……. 대머리 이건? 꾸부정 스승님 생신 선물입니다. 대머리 ……해고자들끼리는……경조사를 모른 척 하는 게 불문율인데……. 꾸부정 그건 알지만, 스승님의 생신이니까요. 자판기 커피를 서울역에서 영등포 쪽으로 옮기니까 50원이 절약되더라구요. 그걸 두 달 동안 모아서 산 겁니다. 대머리, 천천히 봉지를 열어본다. 그 안에는 소주 한 병이 들어있다. 꾸부정 한 달 치 회식 아이템입니다. 대머리 ……직원들도……챙겨준 적 없었는데……선물……. 꾸부정 ……약소합니다. 한동안 말없이, 소주병을 만지작거리는 대머리. 대머리 (분위기 전환) 흠흠, 두 달이 지났으니 2단계로 들어갈 차례로군요. 꾸부정 그 생각을 하니까 두근거려서 잠이 안 왔습니다. 대머리 배우고 익히면 때때로 즐겁지 아니하죠. (선물 받은 소주를 따서 권하며) 일단, 한 모금 하시죠. 꾸부정 하지만……이건 스승님의 대머리 오늘은 제 생일이니까 특별히 보름치만 마시죠 (오징어 다리 네 개를 꺼내며) 안주도 사치스럽게 1인당 무려 두 개씩. 소주병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맛있게 소주를 마시는 두 남자. 대머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뭐라 생각하십니까? 꾸부정 글쎄요, 명함? 대머리 (고개 흔든다) 꾸부정 그럼, 양복이나 작업복? 대머리 이렇게 물어보죠. 직장에 다니는 이유가 뭡니까? 자아실현 같은 뻔한 답 말고. 꾸부정 돈을 벌기 위해서죠. 돈을 벌어야 가족들 먹여 살리고 집도 사고. 대머리 그렇습니다. 돈, 바로 월급이죠. 직장을 다닌다는 가장 큰 증거는 바로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입니다. 꾸부정 (이마를 치며) 아아 그렇구나. 대머리 선생이 그 어떤 실수나 튀는 행동을 하더라도 월급을 꼬박꼬박 가져다주는 한 쉽게 의심받지 않습니다. 1단계보다 더 강력한 2단계는 바로 ‘월급’입니다. 꾸부정 월급이라……무슨 수로 월급을……. 대머리 퇴직금과 저축과 비자금을 포함하면 얼마나 됩니까? 꾸부정 한……삼천 정도……. 대머리 적군요. 꾸부정 당겨쓰는 바람에……. 대머리 월급은? 꾸부정 이백이 조금……. 대머리 적군요. 꾸부정 성과급제 인지라……. 대머리 봅시다, 재취업의 목표를 일 년으로 잡았을 때, 총자본 삼천에서 하루 용돈 만원 곱하기 365해서 빼면 2635만원. 중간 중간 부인과 아이들 생일 선물 챙겨주고, 가끔 부모님 외식도 시켜드리고, 아프면 병원 가야되고, 친구 만나면 술 한잔도 해야 되니까 100만원 빼면 2535만원. 이걸 열두 달로 나누면 211. 25만원. 딱 맞아떨어지는군요. 꾸부정 이럴 수가! 이토록 맞아 떨어지다니! 대머리 아직 감탄은 일러요. 변수를 따져봅시다. 올해 안에 큰돈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 뭐가 있죠? 꾸부정 음……올해 봄에 어머니 금니를 해드리기로. 대머리 돈 더 모아서 내년에 임플란트 해드린다고 하세요. 꾸부정 음……올해 여름에 가족들하고 제주도를. 대머리 돈 더 모아서 내년에 하와이 가자고 하세요. 꾸부정 처제가 연애를 하는데 가을쯤 결혼하고 싶다고. 대머리 어떻게든 둘이 깨지게 만드세요. 꾸부정 겨울에 큰애가 수능을 보는데 그럼 대학 등록금을. 대머리 어떻게든 재수하게 만드세요. 꾸부정 이럴 수가! 이토록 쉽게 해결되다니! 선생님은 천재예요! 대머리 지금 당장, 은행으로 가서, 입금 하세요. 꾸부정, 대머리를 부둥켜안는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5 불이 켜지면, 단발과 파마가 그네에 앉아있다. 단발은 통닭을, 파마는 장조림 통을 들고 있다. 그들의 발밑에는 반쯤 남은 소주병(남자들이 마신)이 남아있다. 단발 다 먹으면 살찐다고 애들한테 강제로 뺏어 온 통닭이에요. 파마 우리 애들 좋아하겠네. 이건 우리 엄마가 보내준 장조림이야. 단발 이 귀한 걸. 파마 미국산일 거야. 단발 찬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죠. 두 여자, 웃는다. 단발 (소주병을 내려다보며) 회식을 보름치나 빠뜨려놓고 갔네요. 불쌍한 그이. 파마 남은 보름은 축구대회로 때우겠지. 모래판에 뒹굴고 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파. 단발 이번 달엔 월급을 두 번이나 입금했더라구요. 파마 우리 아저씨는 실수로 우리 딸한테 입금한 적도 있어. 두 여자, 웃는다. 파마 월급날이니까 당당하게 들어오겠네. 오랜만에……하자고 할지도 몰라. 단발 어머, 스승님도. 파마 안 좋아도……좋은 척해 줘야지 뭐. 단발 난 그냥……좋은데. 파마 역시, 젊구나. 두 여자, 웃는다. 파마 (소주병 집으며) 이 회식 보름치는, 우리가 마시자구. 곗날이었다고 하지 뭐. 단발 곗날이라……짤린 지 1년 넘은 곗날. 파마 난 2년. 두 여자, 한참을 웃다가, 사이좋게 소주를 나눠 마신다. 파마 그 아저씨들…… 앞으로 1년 버티기도 간당간당할 거야. 퇴직금은 한계가 있지. 단발 우리 남편은…… 당겨썼을 텐데. 파마 중간에 큰돈 들어갈 일 있으면 알아서 짤라줘. 어머니 금니라든가 제주도로 떠나는 가족 여행이라든가 자식들 학자금이라든가 동생 결혼식 같은 것들 있잖아. 단발 어머?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파마 사는 게 비슷비슷하니까 돈 들어가는 것도 비슷비슷하겠지 뭐. 단발 정말이지……스승님은. 파마 대놓고 짜르면 의심하니까 자연스러워야 돼. 나 같은 경우는 뉴스를 많이 활용해. 요즘 뉴스에 경제 어렵다는 얘기 많이 나오잖아. 등록금에 목숨 끊고 효도 못 해 목숨 끊고 결혼 못 시켜줘서 목숨 끊고……그런 뉴스 나올 때마다 호들갑을 떠는 거야. “어머머머, 저걸 어떡해? 우리라고 안심하면 안 되겠네. 여보, 경제도 어려운데 당분간 허리띠 좀 졸라맵시다.” 그럼 남편이 그러겠지. “그래도……할 건 해야 되잖아?” 그럼 이러는 거지. “그거 안 한다고 당장 죽어? 다 내년에 합시다. 금니는 임플란트로, 제주도는 하와이로, 그리고 첫째 너는 조금만 더 공부하면 ‘인 서울’ 가능해. 그냥 재수해. 그리고 동생 결혼식은……으이그 나 그 남자 맘에 안 들어!” 두 여자, 배꼽을 잡다가, 다시 기분 좋게 마시는 소주. 파마 자기도…… 빨리 일을 구해야 돼. 단발 ……그래야죠. 파마 일을 구할 때도 튀지 말아야 돼. 집에만 있으니까 갑갑하다, 옆집 엄마들이 마트에 가서 일하니까 돈도 벌어 좋고 심심하지도 않아서 좋지 않느냐, 일도 엄청 편하다더라…… 물론 편하지는 않지……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단발 ……. 파마 그래도 마트를 구하면 다행이야. 술집을 돌면서 전병을 파는 아줌마들도 있어. 단발 ……. 파마 더 심하면……도우미로 나서는 거지. 단발 ……. 파마 남자들도 마찬가지야……일을 도저히 못 구하면 아빠방 같은 데로 가기도 하거든. 알지? 그, 남자 도우미 같은……. 단발 ……. 파마 대단한 거야……그렇게 해서 가족이 유지되니까. 단발 대단하네요……저로서는 엄두도 못 낼……. 파마 더 지나면……엄두가 날 거야……. 단발 ……. 파마 ‘뭐든’이라는 단어가 중요해. 뭐든. 단발 ……뭐든. 파마 2단계가 바로 그 ‘뭐든’ 이야. 단발 ……. 파마 (벼룩시장을 건넨다) 생일 축하해. 선물이야. 단발 ……고마워요. 파마 꼼꼼히 읽어 보면 일을 구할 수 있을 거야. (소주병을 들고) 마시자고……곗날인데 말없이, 소주를 마시는 여자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6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축구 유니폼 차림으로 모래판에 열심히 뒹굴고 있다. 잠시 후,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대머리. 그러나, 대머리가 아니다. 윤기 흐르는 리젠트 헤어스타일에 삐까번쩍한 양복, 광나는 구두. 그러나, 왠지 어색한.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꾸부정 스승님! …… 머리가? 대머리 가발입니다. 꾸부정 결혼식이라도? 대머리 (대답 없는 미소) ……이제, 완벽하게 홀로서기를 하셨군요. 꾸부정 스승님 덕분이죠……덕분에 집사람이 뒤로 자빠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네요.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어머니 금니도 가족들 여행도 다 내년으로 미뤄졌어요. 처제는 결혼 상대가 갑자기 마음에 안 들고 아들놈은 갑자기 ‘인 서울’을 노리겠다더군요. 4년제도 힘든 놈이……. 대머리 그건 정말로……완벽한 행운이군요. 꾸부정 예……그야말로 완벽한……. 대머리 ……. 꾸부정 집사람이 일을 시작했어요. 집에만 있으니까 심심하다면서. 대머리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겠군요. 꾸부정 전병을 팔고 있더라구요……술집을 돌아다니면서. 대머리 ……. 꾸부정 심심하다고 할 만할 일일까요……전병을 파는 게……. 대머리 ……. 꾸부정 ……심심해서겠죠……분명……. 좋은 건지, 씁쓸한 건지 모를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네를 타는 두 남자. 대머리 마지막 3단계를 배울 차례로군요. (양주를 꺼낸다) 양주 한잔 하시죠. 꾸부정 양주가……어디서? 대머리 (대답 없는 미소) 졸업 선물입니다. 어떠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양주를 받아 마시는 꾸부정. 대머리 3단계는 ……시간입니다. 꾸부정 ……시간. 대머리, 그네에서 일어나 놀이터를 천천히 거닌다. 대머리 어릴 때 놀이터에서 소꿉놀이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꾸부정 ……. 대머리 의사도 됐다가 선생님도 됐다가 과학자, 대통령, 경찰관, 소방관, 백화점 사장, 옷가게 사장, 슈퍼마켓 사장……그렇게 소꿉놀이를 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시간이 더 많으면 나는 더 많이 놀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생각했죠. 시간이 많다는 게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는 걸……이제야 깨닫게 되는군요. 꾸부정 ……. 대머리 선생님이 해고된 순간부터 선생님에게는 엄청난 시간이 생겼습니다. 이제 선생님은 직장을 구할 때까지 평범함을 연기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시간과 싸워야 합니다. 늦잠을 잘 수 없습니다. 출근 하는 척해야 되니까요. 밖에서 시간을 때워야 합니다. 퇴근 시간이 되어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밥도 혼자 먹어야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직장에서 먹으니까요. 비싼 걸 먹으면 안 됩니다. 돈이 없으니까요. 꾸부정 ……. 대머리 동네 주변에 있으면 안 됩니다. 아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극장도 있고 피씨방도 있고 커피숍도 있지만 갈 수 없습니다. 돈이 드니까요. 아침이 되면 꾸역꾸역 밖으로 나가서 저녁이 될 때까지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돈 안 드는 방법을 택해서 시간을 죽여야 됩니다. 시간이 많다고 책을 읽어서도 안 됩니다. 취직을 위해서 교차로 벼룩시장 가로수만 죽어라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그런 시간과 싸워야 됩니다. 그게……마지막 3단계입니다. 꾸부정 ……. 대머리 (놀이터를 둘러 본 후) 어릴 때는 이 놀이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습니다. 놀이터에서 대머리의 어른이 미끄럼틀을 타고 있으면 웃기잖아요……어른이니까……. 꾸부정 ……. 대머리 (시계를 본다) 이제 가야겠군요. 저도 오늘은 축구대회라고 한지라 ……. 대머리, 가발을 벗고, 비까번쩍한 양복을 벗으면, 그 안에 입혀져 있는 유니폼. 그 상태로 모래바닥에 사정없이 뒹굴고, 꾸부정도 말없이 뒹굴고. 꾸부정 (뒹굴면서) 스승님……우리…… 소꿉놀이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어릴 때처럼? 대머리 (역시 뒹굴면서) 우리 같은 중년의 가장에겐……조금은 괴로운 소꿉놀이군요. 그런데……어릴 때 소꿉놀이 할 때는 왜 한번도……회사원 역할을 안 했을까요. 꾸부정 ……. 대머리 시시해서였을까요? 꾸부정, 말없이 더욱 열심히 뒹굴고, 대머리도 그런 꾸부정을 보며 더더욱 열심히 뒹굴고……. 암전. 잠시 후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 그리고, 동시에 들려오는 두 남자의 목소리. 목소리 나 왔어…… 별일은 무슨…… (심호흡을 한번 하고) 뭐, 똑같지 뭐. 작은 멜로디. -막-
  • [신년사설] 신묘년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신묘년의 첫 아침을 맞는 마음이 새롭다. 지난해 피원조국에서 원조수여국으로 국격 상승, G20 서울 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반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태 등 어려움도 극심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비록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럴수록 희망을 일구는 자세가 긴요함을 새삼 느낀다. 올해 우리는 지난 세월을 다시 한번 돌아볼 계기를 맞았다.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50년 전인 1961년쯤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의 여건은 열악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1960년 국내총생산(GDP)은 20억 달러로 1인당 GNI는 고작 79달러였다. 초근목피의 시절은 상전벽해로 달라졌다. 1차 경제개발이 끝난 1966년에는 36억 달러에 125달러로 그해 성장률은 무려 12.2%에 이르렀다. 1980년 -1.5%, 98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때 -9.8%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 외에 줄기차게 성장가도를 달렸다. IMF에서 올해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이 꿈의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볼 정도가 됐다. 50년 전에 비해 경제규모는 무려 450배, 1인당 소득은 25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그럼에도 우리를 위협하는 요인은 한층 많아지고 있다. 주변국인 중국은 지난해 4조 9847억 달러의 국내총생산(IMF 자료)을 기록했다. 200년 만에 세계 중심으로 위치를 되찾고 있다. 도광양회의 시대를 접고 사실상 팍스 차이나를 선언, 돌돌핍인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100년 전부터 강대국의 반열에 오른 일본은 경제규모가 2008년 4조 3000억달러(OECD 자료)에 이른다. 중국과 한국을 비교하면 1995년 중국 경제는 한국보다 1.5배가 컸으나 15년 만에 6배로 격차를 벌렸다. 일본은 1968년 독일을 제친 이후 40년가량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지켰으나 중국에 근소한 차로 밀려났다. 지역에서 한 국가세력의 굴기는 필연적으로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한국이 안주해서는 안 될 이유를 경제규모의 변모상이 알려준다. 한국은 과연 새롭게 제기되는 도전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가. 걱정스럽다. 경제당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재정의 상반기 조기집행 방침을 천명했다.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음을 시사한다. 특히 무상급식 등 이념색채가 짙은 정책이 백화제방해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 대치상태가 더욱 첨예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폭력 등으로 세계적으로 망신을 산 국회이지만 상태가 개선될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의 폐해 역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현실이 힘들다고 소 닭보듯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결코 없다. 우리는 저력을 되살리고 불살라야 한다. 위험이 닥칠수록, 어려움에 직면할수록 힘을 내고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국가발전의 장을 열었던 저력을 발휘할 시점이다. 먼저 국민 개개인이 상호 이해에 바탕을 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박칼린의 조율을 통한 리더십에 쏟아진 관심을 보면 국민들이 원하는 리더십의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 1인의 상의하달 방식에서 벗어나 구성원이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며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리더십을 국민은 바란다. 이런 리더십을 바탕으로 서민을 따뜻이 보듬되, 공정한 원칙을 세워 적절하게 경쟁할 때 국가적 에너지가 재충전될 것이다. 특히 복지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가의 복지정책은 모든 국민들에게 예산을 골고루 나눠주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국가 공동체의 건강성을 확보하고 실패와 좌절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복지여야 한다. 복지를 무차별로 늘리면 그 짐은 전부 우리들의 자식들이 짊어진다. 나중에 원망 듣는 부모가 되려는가. 그리고 모처럼 전국적 규모의 선거가 없는 올해는 국가의 기틀을 다지는 기회가 돼야 한다. 내년 총선·대선 등 선거의 전초전으로 소용돌이가 일지 않도록 각 정치적 주체의 절제가 필요하다. 미구에 닥칠 숱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의 장을 열기 위해 서울신문은 좀 더 따뜻한 나라, 서로를 아끼는 사회를 신년 화두로 던진다. 지난해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현실적인 국력상승으로 이끌어야 한다. 4강의 틈바구니에서 국가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국력이 한 단계 신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 단합이 절실하다. 온기를 나눠 상생과 도약을 이룸으로써 2011년을 후대에 희망을 복원한 한해로 기록되게 하자.
  • “5% 성장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 중요”

    “5% 성장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 중요”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정부부처 새해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29일까지 1주일에 2∼3일에 걸쳐 20개 정부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청취했고, 이날은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 부처 장·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종합 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에서는 2011년 국정 목표가 제시됐고, 이와 관련된 장·차관 종합토론도 이뤄졌다. 이동우 정책기획관은 새해 국정목표로서 ▲5% 성장과 3% 물가 ▲포퓰리즘 방지와 공정사회 구현 ▲청년실업과 고령화 대비 ▲일과 여가 조화 ▲선진국과 후진국의 가교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투기자본 규제 등을 제시했다. 향후 10년 동안의 장기과제로는 남북 문제 해결과 중국 등 관련국 관계 정립, 고령화·다문화 등 인구구조 변화대책, 스마트시대 직접민주주의 요구 증대와 정치환경 다변화 등을 꼽았다. ●“소수 정책 선택과 집중 필요” 중앙대 장훈 교수는 ‘2011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한 제언’을 통해 집권 4년차로 접어든 만큼 소수의 정책 목표를 정해 이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공정사회 정착을 강조했다. 이어서 ‘5% 경제성장과 3% 물가안정’을 주제로 장·차관들이 토론을 벌였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서울대가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는데, 다른 대학 총장들과도 협력해 대학등록금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가계 부채를 관리해야 5%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서 내수 관리를 강조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내수에 있어 외국인 투자가 10년 만에 최고치”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수출에 대해 언급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직업능력향상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경제는 심리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긍정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했고,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수산물 물가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병일 FTA교수연구회 회장이 ‘FTA와 국가발전’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하고, 토론이 계속됐다. 이 토론에서는 개방의 효과를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신흥국 시장 선점을 위한 한국형 FTA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치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경제=심리… 긍정마인드 중요” 마지막으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발제로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 민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제조업은 노동생산성이 높지만, 서비스업은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해 의료서비스 산업 부문, 문화여가서비스 산업 부문, 고등교육시장 개방 부문 등에 대해 세부적인 논의가 있었다. 특히 해외 환자 유치와 우리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등에 대한 내용들이 언급됐다. 하지만 의료법인 민영화와 관련된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어제 우연히 자료를 보다가 세계 정상들이 지금 이 시간에 뭘 하는지 알아보니 여러 나라 정상들은 휴가를 갔더라.”면서 “그런데 나만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연말을 보내고 있어서 참 불공정한 사회”라고 농담을 던졌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위기를 잘 극복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5~10년 뒤에는 세계 정상들과 똑같이 한국 대통령도 휴가를 가고, 장관들도 그렇게 휴가를 즐기는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우리가 좀 희생하면 그런 세월이 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을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간전문가 토론 많아 생생”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내내 토론을 경청하면서, 각 토론 마무리에 간단하게 마무리 발언만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토론이 모두 끝난 뒤 장·차관들을 둘러보면서 “후련하시죠? 나는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업무보고에 참석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관계부처가 한꺼번에 업무보고를 했는데, 그러다 보니 여러 부처를 하루에 해도 주제를 보다 포괄적으로 하고 시간상 요약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세 부처씩 하다 보니까 훨씬 더 일정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여담을 하자면, 보고하는 관계자들은 화장실도 가고, 물 마실 틈도 있었지만 대통령께서는 세 부처 보고를 받는 내내 집중해서 듣느라 매우 힘드셨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마지막에 ‘나도 힘들었습니다’라는 대통령의 말이 매우 솔직하게 들렸다.”고 전했다. 2011년 업무보고와 관련해서는 “올해 업무보고는 지난해보다 훨씬 심도 깊었고, 부처별로 초빙한 민간 전문가도 다양화됐다. 실제로 시간 배분도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것보다 민간 전문가에게 듣는 토론 시간이 훨씬 길었다.”면서 “그래서 더욱 생생하게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관광특수 맞은 제주, 구제역 차단 비상

    “요즘은 솔직히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이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제주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제주 섬은 그동안 단 한 차례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구제역 청정섬이다. 그러나 구제역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바다 건너 제주 섬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전국에서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이들에 의해 구제역이 유입될 가능성에 방역당국은 초 비상상태다. 연말연시 제주행 항공권은 대부분 동이 났고 6만여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관광을 오지 말라고 할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한 상태”라며 “제주공항과 제주항에서 불편하지만 관광객 개개인에 대한 소독 방역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어소독기의 강도를 대폭 높이자 일부 관광객들이 가발이 벗겨졌다며 강하게 항의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제주는 한라산과 중산간에 서식하는 노루, 멧돼지 등이 구제역에 감염되면 방역도 어렵고, 통제가 불가능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제주와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를 모두 살처분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22개 제주올레 코스 가운데 가축농장이 인접한 1·2·9코스는 전면 폐쇄 조치한 상태다. 또 전국의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제주에 들어올 가능성도 높아 모든 축산농가에 외국인 근로자의 신규 채용을 금지하도록 했다. 제주 흑돼지, 흑우 등 향토 종축 보호를 위해 종축 분양과 동결 정액의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노루 등이 서식하는 한라산 산행도 등산로를 이탈하지 말아 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영구라 쓰고 심형래라 읽는다

    영구라 쓰고 심형래라 읽는다

     ■영구라 쓰고 심형래라 읽는다  심형래는 1980~90년대 코미디언으로서 단연코 최고였다. 시쳇말로 주름잡았다. 그가 연기한 바보 캐릭터 ‘영구’는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우리에겐 심형래가 영구고, 영구가 곧 심형래였다.  그 ‘바보’가 언젠가부터 영화를 만든다고 했다.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도 선정됐고,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라 안해서 못하는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하지만 사람들은 멀쩡한 모습의 심형래를 낯설어 했다. 가발을 뒤집어 쓴 영구가 왜 저리 됐냐고 성화였다. 욕도 많이 먹었다. 무슨 영화냐고. 그냥 코미디나 하라고.  그래도 심형래는 꿋꿋했다. SF물 ‘디워’로 할리우드의 타이타닉과 맞먹겠다고 했다. 또 비난을 받았다. 내용이 없다고,애국심 마케팅으로 돈벌이한다고….  그 후 3년이 지났다. 이번에도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며 자신의 분신인 ‘영구’로 변신했다. 익숙한 땜빵과 고무신은 없어졌다. 대신 미국으로 건너가 양복을 입었다. 마피아 보스의 숨겨진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이다. 마피아 대부의 덜 떨어진 후계자로 좌충우돌하며, 결국은 조직에서 인정받는다는 내용이다.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고군분투하는 영구의 모습이,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며 할리우드에 뛰어든 심형래와 닮은 듯 보였다. 그래서 영화 ‘라스트 갓파더’는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 ‘라스트 갓파더’가 개봉한 지난 29일 심형래 감독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마피아 보스의 숨겨진 아들 ‘영구’  ▲ 심형래에게서 영구는 어떤 존재인가요?  - 제 분신이죠. 지금까지 저를 있게 한 캐릭터구요. 사실 덜 떨어져 보여도 알게 모르게 영구가 지구도 지키고 귀신도 물리치면서 세계 평화를 유지해 왔어요. 영구는 모두에게 소중한 존재인 거죠.  ▲ 영구는 미국에 왜 간 건가요?  - 미국 마피아 보스의 숨겨진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입니다. 고아원에서 자란 영구도 아버지가 보고 싶으니까, 혈육을 처음 만난 거니까, 어떤 분일까 궁금하니까 그 먼 길을 달려간 거구요.  ▲ 심 감독은 왜 미국시장을 공략하는 건가요?  -우리나라 영화인,코미디언들한테 용기를 주고 싶어요. 지금 둘 다 안좋은 상황인데, 세계로 눈을 돌리자고…. 서울·대전·대구·부산을 찍는 게 아니라 LA·뉴욕·런던·파리를 노리자는 거죠. 영화로 관객수 1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케이블TV,유료 콘텐츠,캐릭터 상품 등으로 두루 쓰이게 만들어 더 넓은 시장을 공략하면 좋지 않겠어요.  ▲ 영구 혼자라 힘들었을텐데요?  - 영구는 알고 보면 외로운 애죠. 미국에서 제대로 얘기할 사람도 없고, 의지할 사람도 거의 없고…. 아버지 하나 믿고 간 거죠.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 선보였던 영구보다 덜 ‘오버’하죠. 적응을 해야 하니까 자기도 모르게 좀 자제한 거죠.  ▲ 심 감독도 미국 시장에서 고생을 많이 했을텐데요?  - 할리우드가 굉장히 벽이 높은 곳이에요.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죠. 숱한 설움을 겪었는데 그걸 다 말로 하긴 어렵죠. 문전박대도 당해보고…그래도 꿈 하나 실현하려고 계속 노력하는 겁니다.    ■얌전해진 영구 ‘오버’가 줄어  ▲ 그 꿈이 뭐죠?  - 전 진짜로 미국에 가고 싶어요. 전 세계에서 아바타를 이기고 싶어요. 어느 나라 비행기를 타든지 우리나라 영화가 나오게 만들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시작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 첫발을 내딘 거라고 생각해요.  ▲ 그럼 영구의 꿈은요?  - 가족을 이루는 거에요.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는 거죠. 그래서 나중에 상인들한테 보호비도 스스로 걷으러 다니게 되죠. 물론 뜻대론 되지 않지만….  ▲ 예전 영구와 지금 영구가 달라진 것은요?  - 좀 얌전해졌죠. 오버하는 게 줄었어요. 태권도 발차기를 예로 든다면 예전 같으면 앞차기·옆차기·돌려차기·2단옆차기를 다 했겠죠. 하지만 이번엔 딱 두번 앞차기만 하다가 말죠. 피자에 케첩을 뿌려 먹는 것도 예전 같으면 남한테 뿌리고 난리도 아니었을 건데 그냥 적당량(?)만 뿌려요. 얌전히.  ▲ ‘디워’ 때에 비해 감독으로서 달라진 점은?  - 우선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이나 현지 환경을 더 잘 알게 됐습니다. 또 연출과 연기를 겸해야 했기 때문에 더 바쁘게 움직였지만 큰 틀을 보는 눈도 가졌구요..    ■“미스터빈과 공동작업 제안도”  ▲ 이번에 미스터빈·찰리 채플린 얘기를 곧잘 하던데요?  - 전부 상태 안 좋은 캐릭터 잖아요. 그래서 슬랩스틱이 되는 거고. 셋 다 혼자만의 세계를 가지고 순수하게 사는 사람들이에요. 이번 영화 찍을 때 미국 사람들이 “오랜만에 보는 채플린식 영화다.”라고 되게 반가워했어요.  ▲ 찰리 채플린은 미국 경제공황때 소시민의 삶을 그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는데, 영구의 공감대는?  - 그게 제일 고민했던 건데, 이번 영화가 ‘가족의 정’을 얘기하는 영화에요. 가족의 정은 누구나 다 소중하게 생각하니까요. 또 미국 특성에 맞추려고 마피아란 소재를 썼죠.  ▲ 마피아가 요즘에도 ‘먹히는’ 소재인가요?  - 코미디에서 가장 좋은 소재가 마피아에요. 험악하고 음침한 배경인데 웃기는 애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더 재미있어 하는 거죠. 슈퍼맨 영구, 폴리스 영구, 007 영구 아이템은 되게 많았어요.  ▲ 그럼 시리즈를 기대해도 되는 건가요?  -이미 얘기가 오가고 있어요. (애쉬튼 커처 주연의) 킬러스를 제작한 ‘마이키’(마이크 카즈)라는 프로듀서가 영국 코미디물 ‘미스터빈’하고 영구하고 붙어서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 성룡·이연걸·이병헌 등은 조연부터 시작하며 미국에서 영역을 넓힌 반면 영구는 전면에 나섰죠. 왜 이런 전략을 쓴거죠?  - 처음엔 영구 비중을 줄여서 다른 캐릭터를 살리려고 했었는데 미국 스태프들이 영구가 재미있으니 더 살려보자고 얘기가 나왔어요. 또 토종 캐릭터인 영구가 다른 미국 작품에 들어가면 조화가 안 될 거 같았구요. 그래서 직접 만든 거죠.  ▲ 관객은 어느 정도 예상하나요?  - 그건 정말 하늘의 뜻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죠. 다만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요. (라스트 갓파더는 개봉 첫날 전국 450개 상영관에서 12만 9899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5년내 오스카상이 목표”  ▲ 미국 개봉 일정과 상영관 수가 궁금한데요?  - 내년 봄에 개봉할 예정이구요. 상영관 수는 정확히 말할 단계가 아니네요. 디워 때(2500개 상영관)보다 적은 수로 내실있게 갈 수도 있고요…. 또 많을 수도 있고요.  ▲ 수상하고 싶은 영화제가 있나요?  - (쑥스럽게 웃으며) 오스카(아카데미상)이죠. 당연히! 오스카 외에는 관심없어요. 진짜로 우리 한국영화가 당당하게 상을 받는 걸 꼭 보여줄 겁니다.  ▲ 언제쯤으로 예상하세요?  - 한 5년쯤? 예측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1960년대 배경인 3D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이 내년에 개봉하고, ‘디워2’가 내후년 겨울에 선보일 예정이니까요. 이렇게 하나씩 차근차근 밟아가다 보면 그 꿈을 이룰 수 있겠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오스카상을 노린다는 그의 말에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에선 비웃음을 살 수도 있는 말이다. 심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얘기를 들었을 때도 같은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해냈다. 다시 한번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라, 안해서 못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을 새겨본다. 오스카를 높이 든 그의 모습이 현실이 되길 상상하며….  글 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서울신문 서울신문 나우뉴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 親李, 잠룡들 ‘함께 내일로’ 맞불

    親李, 잠룡들 ‘함께 내일로’ 맞불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29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화두로 세를 결집했다.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송년회에는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특임장관 등 ‘잠룡’들을 비롯해 친이계 의원 3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함께 내일로의 전신은 이재오계가 중심이었던 ‘국가발전연구회’였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정책 구상을 밝히고 싱크탱크를 출범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시작하자 친이계가 김 지사와 이 장관을 중심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가 됐다. 이 장관은 축사를 통해 “집권당 안에 또 다른 어떤 것이 있어서 정부나 당이 잘못하면 책임을 더 지고 덜 지고 하는 게 아니고 이명박 정부가 끝나는 날까지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와 함께 국민에게 모든 공과에 대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그것이 정치의 도리이고 국민들에 대한 신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은 2년 동안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고 국민들에게 ‘그래도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정권이 참 잘했다, 대통령도 잘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고, 국민들이 여당을 믿고 표를 준다.”면서 “다 잘못해 놓고 다시 잘할 테니 표를 달라고 하면 국민들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송년회가 끝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 “대권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 정도 논할 수는 있지만 너무 조기에 과열되면 국가적 리더십에 혼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정책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우리는 정책 연구기관이 도내에 자체 기관으로 많이 있어서 특별히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없다.”면서 “크게 나쁘다고는 보지 않지만 대권과 너무 과하게 연결시키면 연구 활동 자체도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의원들은 ‘정권 재창출’을 화두로 입을 모았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줄을 잘서자.”는 건배사를 제의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경기도, 통일·안보교육 팔 걷었다

    경기도가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안보교육을 강화하고, 통일부와 함께 2013년 말까지 연천에 남북 청소년 교류센터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남북 관계 악화로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이 철수할 경우 경기북부지역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도 담당부서가 29일 오전 김문수 지사 주재로 열린 실국장 회의에서 보고한 안보·통일 대비태세 확립 방안에 따르면 도는 통일부·연천군과 협의해 2013년 말까지 연천군에 남북 청소년 교류센터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는 이 센터 내에 회의시설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조성, 남북 청소년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남북통일과 관련한 회의 등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도는 또 통일역량 강화를 위해 시·군과 함께 통일전문 요원을 육성하고, 도민 통일 안보교육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통일부 및 북부지역 대학과 협조해 ‘경기북부지역 통일교육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에는 지역통일 교육센터가 19개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도내에는 경인교대 1곳이 지정돼 있다. 도는 이와 함께 남북관계 악화 때 국방부, 통일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파주의료원 및 소방서 등과 공조해 개성공단 체류자 등 도민 안전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특히 개성공단 철수기업이 발생하면 경기북부지역 산업단지 입주를 지원할 계획이다. 도는 북부지역의 대피시설 확충을 위해 앞으로 건축되는 공공시설물 설계 때 대피시설 설치를 유도하고, 특히 북부 접경지역 지원사업의 공공시설물 건축 시 대피시설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7월까지 접경지역 기업유치 및 투자 촉진을 위한 신 발전지역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국토해양부에 승인을 신청하고, 주민대피 시설을 국가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는 안보의식을 고취하고자 공직자 대상 안보교육을 강화하고, 육군 3군사령부 및 미2사단과 정책협의를 통한 공조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 도는 용적률 인센티브 부여 등의 내용으로 주택 관련 규정을 개정해 공동주택 및 업무시설 등 고층 건축물 지하층에 방화셔터와 간이 화장실, 통신·방송시설, 비상급수시설, 자가발전기 등을 갖춘 대피시설을 확보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접경지역 내 소형 건축물에는 지하층 건축을 의무화하거나 인센티브 부여를 통한 지하층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을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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