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뭄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957
  • [사설] 이른 더위, 방역에 만전을

    지난 8일 춘천지방 수은주가 올들어 전국 최초로 30도를 넘어서는 등 때이른 더위가 찾아들더니 각종 전염병이 일찍부터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15일에는 경남 울주에서 발병한 사촌자매가 O-157로 추정되는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사실이 서울에서 확인됐다.앞서 14일에는 부산에서 일본뇌염 모기가 채집돼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는데,발견 시기가 지난해보다 3주나 빠르다고 한다.게다가 오랜 가뭄으로 중부지방 일부에서는 수돗물이 끊기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그 어느때보다 전염병 발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O-157은 장에서 출혈을 일으키는 대장균 중에서도 독성이가장 높아 유아나 노약자의 치사율이 10%에 가까운 무서운전염병이다.입원한 사촌자매 말고도 가족 3명이 설사 등 비슷한 증세를 보여 입원해 있다니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철저하게 해 O-157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조기에 적극차단해야 한다.아울러 국민 개개인도 물을 끓여 마시고 고기와 야채는 충분히 익혀 먹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일본뇌염 모기의 조기 발견도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다.올들어 전국적으로 가뭄이 두달째 계속됐고,특히 경기 북부 지역의 강수량은 예년의 20% 수준에 불과해 동두천시에서는 수돗물 공급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수돗물이 끊겨 식수가 부족해지고,화장실 등을 위생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전염병에 더욱 취약해지기 마련이다.행정당국은 비상급수를 차질 없이 시행해 주민불편 해소는 물론 방역에도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이밖에 지난해 창궐한 홍역도 최근 급속도로 번져 학부모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홍역환자는 지난해 3만2,000여명이 발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올들어 이미 1만8,000여 환자가 생겼다는 것이 당국의 집계다.이 추세대로라면 환자 수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수십명이 목숨을 잃을 위험성까지 있다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홍역이 지난해 그처럼 창궐한 까닭은 백신이 모자라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올해는 그같은 일이 결코 재발해서는 안된다.그리고 오는 21일부터 내달 말까지,초등학교 2학년에서 고교 1학년에 이르는 청소년·어린이 590여만명에 대한 예방접종 계획도 차질 없이 신속하게 마쳐야 할 것이다.방역당국은 하루빨리 방역체제를 점검·보완해 올해는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 없이 국민이 여름을 나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울 것을 당부한다.
  • 수돗물 공급중단 동두천시 르포

    상수도 급수중단 만 하루가 지난 14일 경기도 동두천시는 세탁,목욕물은 물론 식수마저 크게 부족해 일대 혼란에빠졌다. ◇주민생활불편=아파트단지에선 전날 물탱크에 채웠던 물이 대부분 바닥나 세면을 못한 주민들이 지하수를 사용하는 목욕탕으로 몰렸고 약수터에서 길어온 물로 간신히 아침을 해결했다. 화장실 변기에도 물을 채우지 못했고 기관이나 관공서 건물의 소변기에 설치된 물내림센서도 가동을 멈춰 악취가진동했다. 각급 학교에서는 급식이 모두 중단됐다.중앙동 동두천고교는 440여명의 급식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지급했다. 사동초등학교도 도시락을 싸가지고 온 학생들이 전혀 없어 700여명의 학생들에게 빵을 지급했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점,세탁소 대부분이 영업을 중단했고 동두천 피혁·염색단지 40여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가동을 중단했다. 음식점 가운데 지하수를 이용하는 곳은 때아닌 대목을 만나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떡갈비 전문점인 중앙동 S식당엔점심시간에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으나 중국집 대부분은 문을 닫아 배달해 주는 곳도 거의 없었다. 소용동에 자리한 사회복지시설 성경원의 김태진 원장(40)은 “대소변을 못가리는 치매노인들을 씻길 물이 없어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시의 대책=13일 오후부터 시내 전지역에 급수를 중단한동두천시는 이날 상오 8시 17시간만에 취수장에 고인 물 4만6,000여t을 채수,시내 중심가 저지대 중앙동,보산동 일대 7,000여가구에 공급했다. 시는 또 경기도와 인접 의정부,양주,고양,파주시와 군부대등의 지원을 받아 소방서와 군부대 급수차 74대를 동원,식수를 공급했다.동두천시 일원엔 연천·양주 취수장에서물을 채수해 오는 소방차와 군부대 급수차의 행렬이 줄을이었다. 시 관계자는 “15일 하루 다시 취수장 물을 저장했다가 16일 부분급수를 재개할 예정”이라며 “매일매일 한탄강수량이 줄어 장기대책이 못된다”고 말했다. ◇원인= 동두천 상수도 식수대란을 막지 못한 주요원인은지난해 6월말 취수장 상류 연천댐을 철거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동두천 상수도 취수장이 위치한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상류궁평리∼전곡읍 신답리 한탄강 상류를 가로질러 설치됐던 연천댐은 96년과 99년 집중호우로 댐 좌안과 우안 날개부분이 붕괴,수해원인이 됐다는 이유로 철거됐다. 한탄강은 원래 지반침식으로 형성된 현무암 주상절리지역이어서 하천물이 쉽게 지하로 스며드는 데다 올봄 이후 계속된 극심한 가뭄으로 수량마저 급감했고 상수원수를 가둘 댐마저 없어져 취수중단사태를 빚었다는 것이다. 경기도 제2청 김영석 치수계장은 “연천댐이 있었더라면이번 급수중단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두천 한만교기자 mghann@
  • 동두천 ‘식수 대란’ 모내기도 비상

    계속된 봄 가뭄으로 경기 북부와 강원 철원 등 한탄강 수계지역에서는 수돗물과 농업용수 공급이 중단되고,모내기에차질을 빚는 등 가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동두천시는 13일 오후 2시50분 한탄강 하류 연천군 청산면대전리 동두천취수장 수위가 0m를 기록하자 취수를 포기,중앙·보산·소요·생연2동 등 시 전역 7개동 2만2,000여 가구에 대한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세면과 취사용은 물론 식수마저 부족해진 주민들은 비상급수차 앞에 장사진을 치고 약수터를 찾아나서는등 큰 혼란을 빚고 있다. 동두천시의 급수 재개를 위해서는 최소 30㎜의 비가 와야하지만 일기예보는 15∼16일 한차례 10㎜의 강우만을 예보,급수 전면 중단이 다음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불편이 극심해질 전망이다.한탄강 일대는 물 줄기가상류 지역부터 메말라 모내기철을 맞은 농민들이 논에 물을대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하류 지역인 연천에서는 지난 7일부터 1,000여 농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고문리양수장의 수위가 3.9m(만수위 7m)까지떨어졌다.이에 따라 고문·통현·은대리 일대의 농업용수 공급이 10시간 동안 중단됐고 9일 오후부터는 양수작업마저 중단돼 농민들이 인근 지하수를 길어 공급하고 있다.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 파주취수장은 식수원 고갈이 우려되고 있으며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 나타난 민물참게도 거의자취를 감췄다. 연천군은 주변 지천에서 물을 구해다 모내기용 논물을 공급할 계획이며 소방차를 동원한 응급 급수와 소형 관정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상류인 강원 철원지역도 현무암 강바닥이 드러나 철원평야농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철원·김화지역의 주요 수원인남대천의 경우 상류 지역인 김화읍 생창리 용량보를 비롯해생창양수장,역전양수장, 신벌양수장, 승지골양수장과 신보(堡) 등의 물줄기가 끊어졌다. 이 때문에 김화읍 농민들이 논에 물을 대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으며 철원군은 예비비 6,300만원을 긴급 투입,87곳에 간이 용수원을 설치하고 소형 관정 30개를 파기로 하는한편 47곳에는 대형 암반 관정을 개발하기 위해 강원도에 14억여원의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철원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66㎜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1㎜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태다. 동두천 한만교·철원 조한종기자 mghann@
  • ‘흥청망청 지방살림’진단

    중앙정부의 예산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지방자치단체도 예산부족을 주장하지만 효율적 집행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높다.정부는 지자체에 대한 국고지원 제도를정비하는 등 지자체가 보다 효율적으로 재원을 사용할 수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앙정부는 돈가뭄,지방정부는 돈풍년(?)=지자체의 가용(可用)예산이 중앙정부보다 많게 된 것은 지난 91년부터다. 또 종전에는 내국세의 13.27%를 지방교부금으로 줬지만 지난해부터는 15%로 늘어났다.지난해까지는 내국세의 11.8%를 교육교부금 형태로 지방으로 지원했지만 올해부터는 13%로 높아졌다. 이래저래 지방으로 가는 돈만 많아진 셈이다.지방화시대를 맞아 지자체의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른 감이 없지 않다. 올해 실제로 쓸 수 있는 중앙정부의 가용재원은 53조9,000억원,지자체의 가용재원은 65조5,000억원이다.하지만 중앙정부는 국방비(18조4,000억원)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 또 외환위기 이후 새롭게 부담하게 된 것도 거의 대부분중앙정부의 몫이다.공적자금 및 국채발행에 따른 이자(8조5,000억원)를 전액 중앙정부가 떠안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지원(2조9,000억원)의 80%도 중앙정부의 부담이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중앙정부의 허리가 더 휜 꼴이다. ◇지자체,재원 효율적으로 써야=대부분의 지자체는 쓸 돈이 모자란다고 난리다.청사신축과 국제행사 등 급하지 않은 쪽에 돈을 펑펑 쏟아붓기 때문이라는 게 중앙정부의 시각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건물신축,국제행사,경기유치에 지나치게 투자하는 등 전시성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지자체들의 재원운용이방만하다는 점을 반증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지자체가 교육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지만 한국의 지자체는 중앙정부에만 손을 벌리고 있다. 지난 9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의 평균 교육(초·중·고등학교 지원)에 대한 지자체의 재원부담 비율은 46%이지만 한국은 5%에 불과하다. ◇지자체 재원효율화 방안=중앙정부가 지방에 지원하는 형태는 지방교부금,지방양여금,국고보조금이 주류다. 정부는 이 중특히 국고보조금을 대폭 정비하는 쪽으로가닥을 잡고 있다.지방문화재 정비,공립박물관 및 도서관건립,소규모 어항 등 현행 법률상 자치단체의 고유사무에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국고보조를 없애거나 지원규모를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또 유사하거나 영세한 보조금은 통폐합을 유도하기로 했다.올해 국고보조금은 10조원이다. 또 양여금 중 도로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수질개선(환경개선)쪽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지방양여금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현재 도로에 대한 투자는 거의 이뤄진 만큼 수질개선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게 보다 효율적인 재원배분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지자체가 교육에 대한 지원을 늘리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올해의 경우 지방교육재정 22조6,000억원 중 중앙정부의 지원이 89%나 되지만 지자체의 지원은 6%에 불과하다.지자체의 재정 건전화를 유도하기 위해 재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곳에는 교부금 인센티브를 주고 방만하게 쓰는 곳에는 벌칙을 가하는 등으로 지방재정법과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곽태헌기자 tiger@
  • [대한광장] 왕과 국회의원의 하루

    대의 민주주의란 국민의 권한을 의원에게 대신 사용하게하는 제도로서 의회민주주의라고도 불리는데 민주주의 실현의 한 척도이다.그러나 현재 우리 국회의 모습은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상실하게 할 정도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활동성적표라 할 의안처리율은 60%정도로 역대 국회 중최악의 성적이다.상시 국회를 표방하면서 국회문은 늘상열어놓고 있지만 사실은 회기내 의원불체포특권을 이용해범법 의원들을 보호하자는 속셈일 뿐이다.각종 개혁입법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들은 국회가 아니라 골프장에서 1,000만원 내기 운운하며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여당의 실책에 대변인 성명을 남발하던 야당이 이번 ‘골프 소동’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기이하지만야당도 다를 바 없는 그 속사정을 왜 모르랴. 정치가 다른 분야를 선도해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여타 분야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나라가 평안할 리 없다.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할 것이다. 정확한 비유는 못되겠지만 대의제도는 왕조국가 시절에도 있었다.차이가 있다면 지금의 대의제는 국민을 대신하는것이지만 과거의 대의제는 하늘을 대신하는 것이라는 점이다.임금을 천자(天子)라고 부르는 이유는 하늘로부터 정치를 위임받은 존재이기 때문이다.정치는 하늘로부터 위임받은 신성한 과업으로서 그 수행은 일종의 고행 같은 것이었다. 조선 국왕의 하루 일과는 놀기 좋아하는 우리 국회의원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임금의 기상시간은 해가 뜨기 전이므로 대략 5시쯤이 된다.첫 일과는 대비와 왕대비 등 웃어른에 대한 문안인사로시작된다.문안을 마치면 아침 경연인 조강(朝講)에 참석한다.경연이란 신료들과 더불어 경전에 대해 토론하면서 국사도 논의하는 자리로서 일종의 정치 토론장이다. 조강이 끝나면 비로소 아침식사를 하고 조회를 한다.조회에는 백관이 모두 참여하는 정식 조회인 조참(朝參)과 매일 시행하는 약식 조회인 상참(常參)이 있다.조회가 끝나면 신료들로부터 각종 업무보고가 이어지는데 이를 조계(朝啓)라 한다.조계가 끝나면 각 행정부서에서 파견한 윤대관(輪對官)들을 만나 정사를 논의한다.정오가 가까워오면간단한 점심을 들고 점심 경연인 주강(晝講)에 참석한다. 주강 이후에는 경향 각지에서 올라오는 상소문을 읽고 대신이나 승지들에게 그 대책을 논의하게 하고,지방으로 떠나는 신료나 중앙으로 올라오는 지방관들을 만나 지역 민원의 해결책 등을 논의한다. 다시 저녁 경연인 석강(夕講)에 참석해 학문과 정사를 토론하고 저녁을 든다.저녁식사가 끝났다고 곧바로 휴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낮에 밀린 업무가 있으면 야간업무를 보는데,왕의 야간업무를 밤 9시에서 11시 사이인 을야(乙夜)에 책을 열람한다는 의미의 을람(乙覽)이라 했다.결국 임금이 중전이나 후궁이 거처하는 처소로 들어가는 시간은 대개 밤 11시 넘어서였다.오후에 잠깐 짬이 나면 말을 타고 후원을 산책하거나 격구(擊毬)를 하는 것이 휴식의 전부였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런 고된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것은 정치란 하늘이 위임한 신성한 것으로서 항상 하늘이 내려다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그만큼 하늘을 두렵게여겼기에 가뭄이 들거나 흉년이 들면 하늘에 죄를 빌기 위해 사면령을 내렸던 것이다. 정치를 하늘로부터 위임받은 것으로 생각했던 과거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옛 임금들이 정치를 위임한 하늘을 두려워하던 마음의 반의 반만국민들을 두려워한다면 노는 국회니 방탄국회니 골프국회니 하는 용어들은 설 땅을 잃을 것이다. 이 덕 일 역사평론가
  • [대한광장] 희망의 傳令 아카시아꽃

    바야흐로 전국의 산과 들에는 향긋한 아카시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다.신록의 5월이 온 것이다. 아카시아꽃은 보는 이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한때 농림행정을 맡았던 나에게 있어 아주 특별한 의미와 사연이 있다. 지난해 5월 이맘쯤 때마침 부슬비가 내리던 홍릉의 임업연구원 숲 속에서는 산림청 소속 전국의 헬기 조종사와 정비사 가족들을 위로하는 조촐한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얀 장막 안에서 속삭이듯 흘러나오는 노영심의 연가와피아노 선율이 지난 봄 내내 강원도 등 전국을 휩쓸던 엄청난 산불을 진화하느라 애간장이 녹을 대로 녹은 조종사와정비사,그 가족들의 메마른 가슴들을 촉촉히 적셔 주었다. 장막 위의 큰 느티나무엔 ‘아카시아꽃이 피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한가로이 너울거리고,노영심의 잔잔한 속삭임은 산불 진화 관계자들 모두의 가슴을 한없이 평화롭게 어루만져 주었다. 그들에게 제공된 저녁식사는 ‘돈가스(포크 커틀릿)’,60여년 만에 처음 겪은 서해안 지역의 구제역 파동이 동해안의 산불과 동시에 발생해 우리나라 주력 수출 축산물이었던돼지고기의 수출 길이 막혀 있을 때였다.선물도 산불이 발생했던 지방 곳곳에서 보내온 돼지고기 세트,동해안 수산물,곶감,잣 등으로 마련됐다. 산불이 미친 듯이 동해안지역을 강타하던 어느날,경찰 헬기를 빌려 타고 현장을 방문하여 공중에서 지켜볼 기회가있었다.필자의 눈 앞에서 초속 20m의 강풍인데도 아랑곳않고 육중한 산불 진화용 헬기에 커다란 물탱크를 달고 깎아지른 불타는 산 정상을 향해 불 속을 뛰어들어 물을 퍼붓자마자 화염을 뚫고 수직으로 상승하는 산림청과 육군 헬기조종사들의 목숨을 건 곡예를 지켜보기만 했는데도 나는 온통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그 순간 나도 모르게 지상의 산림청 간부에게 “아카시아꽃이 피면 조종사와 정비사 가족들을 위한 위로 잔치를 열어 드리겠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그때의 약속을 지킨 행사였다.우리 국민의 공동 재산인 산림을 지키느라 목숨을 걸고 있는 이들의노고와 산림 감시원들의 애타는 심정을 누가 알아줄까.그리고 아카시아꽃이 피면 산불도 멎고구제역 바이러스도 사라진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을까. 아카시아꽃이 필 무렵이면 나무 밑의 풀과 관목이 부쩍 자라나 어지간한 불씨에도 산불이 나지 않는다.이때쯤에는 지상 온도가 24도 이상으로 올라가 구제역 바이러스들이 죽어간다.그래서 아카시아꽃은 농업인들에게는 희망의 전령사(傳令使)인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생 소비하는 종이와 목재 등의 수요량은 18㎥,30년생 소나무로 환산하면 237그루라고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이 평생 숨쉬면서 쏟아내는 탄산가스를 없애고 필요 산소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약 565그루가 필요하다고 한다.말하자면 국민 1인의 생존과 생활을 온전하게 유지하려면 800여 그루의 나무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듯 전국 643만㏊의 산림이 가져다주는 혜택은 대기정화 기능 이외에도 수원(水源) 함양,토사 유출 방지,야생조수 보호,산림 휴양 기능 등 우리가 깨닫지 못한 공익적 기능이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연간 50조원(GNP의 9.7%)어치나 된다.국민 1인당 연간 106만원의 혜택을 입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점과 6·25전쟁 이후 황폐화한 우리나라 산림을 이만큼 가꾸기 위해 50년에 걸쳐 민·관에 의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지난해보다는 덜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봄가뭄에 맞춰 산불이 전국에서 적잖이 일어났다. 선진국과는달리 산불 발생의 약 85%가 자연발화 때문이 아니라 등산객들이 무심히 버린 담배꽁초나 논불 놓기,군(軍) 실화 등인위적 실수로 인해 일어난다고 한다. 평생 한 그루 나무도제대로 심고 가꾸지 않은 사람일수록 ‘산림을 공짜로 즐기면서 불까지 내고 있는 현상’이 언제나 그쳐질 것인가. 그러면서 우리는 아카시아꽃이 피기만 기다리고 있다. 김성훈 중앙대 교수
  • 남부 단비 봄가뭄 해소

    28일부터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역에 내린 단비로 두달가까이 농민들을 애태워온 봄가뭄이 일부 해소됐다. 그러나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내렸을뿐 봄작물과 못자리 준비 등으로 비가 절실한 영·호남 내륙과 충청 이북지역에는 지역에 따라 10∼20㎜ 가량만 산발적으로 내려 완전해갈에는 크게 못미쳤다. 29일 오전을 기해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제주도에는 지역별로 최고 1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봄가뭄이 완전 해갈됐으며,완도·남해 등 남부 해안지역에도 40∼60㎜의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한반도 남서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29일에 이어 30일에도 전국에 비가 내린 뒤 오전 중부지방을 시작으로 차차 개겠다”고 예보했다. 전국 종합
  • 한탄강 상류 죽어간다

    서울의 구청들과 처리용역 계약을 맺은 쓰레기 처리업체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버려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의 상수원인 한탄강이 오염되고 있다. 25일 경기도 포천군 관인면 삼율리 상수원 보호구역인 건지천.한탄강 상류로 흘러드는 건지천은 한달이 넘게 계속된봄 가뭄으로 군데군데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건지천을 끼고 있는 마을 입구를 들어서자 음식물 썩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지난 2월 초부터 서울의 음식물 쓰레기가 삼율리와 초과리의 경계지점에 자리잡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J농장으로반입되면서 한폭의 그림과도 같았던 이곳은 악취가 진동하고 개천이 썩어가는 ‘죽음’의 마을로 변해버렸다. 돼지 800여마리를 키우는 J농장에는 매일 새벽 서울 중구청과 노원구청 등의 쓰레기 차량 2∼3대가 음식물 쓰레기를싣고 온다. 사료용으로 반입된 음식물 쓰레기는 농장 앞마당에 그대로방치되거나 농장 뒤 야산에 매립된다는게 주민들의 얘기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스며나온 오수(汚水)는 고스란히 건지천으로 유입된다. 관인면 삼율리 이장 이찬우(李燦雨·52)씨는 “인근 논에는 생명수와도 같았던 건지천이 짬뽕 국물처럼 혼탁해지면서 농업용수로서의 기능을 완전 상실했다”며 탄식했다. 건지천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염상태가 극에 달했다.악취와 함께 퍼런색의 부유물이 떠다니고 있었다.막대기로 바닥을 휘젓자 누런 침전물이 솟구쳤다.물고기는커녕,생명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이씨는 “두달 후 장마철이 닥치면 음식물 쓰레기와 썩은물은 주민들의 식수원인 한탄강 상류와 연결되는 금학산,지장산 계곡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포천군청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농장으로 반입된 음식물쓰레기량은 1,000여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올해초 서울의 구청들이 쓰레기를 사료용으로 바꾸는 처리시설을 설치해주고 t당 1만8,000원씩 처리비용을 주기로 농장측과 계약을 맺었으나 처리시설은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농장측은 처리비용을 꼬박꼬박 받는 만큼 쓰레기를 넘겨 받은 뒤‘적당히’ 처리해 버린다. 건지천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민연식(閔演植·68)씨의양어장에는 이날도 잉어 10여마리가 죽은 채 물위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농장 주인 장모씨에게 수차례 항의했으나 개선의기미를 보이지 않자 포천군청에 고발했다. 장씨는 지난 14일 경찰의 의해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혐의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최근 농장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을 보급했다”면서 “조만간 처리시설이 가동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관인면 주민 1,000명은 26일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장 앞으로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포천 박록삼기자 youngtan@
  • 北 식량배급 새달 중단위기

    북한의 식량사정에 다시 적신호가 켜졌다.지난해의 잇따른 홍수와 가뭄으로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올해 식량난이 악화될 조짐이다. WFP(세계식량계획)는 최근 펴낸 긴급 구호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배급이 다음달 중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지난달 미국이 WFP를 통해 밀 3만t과 콩 1만t을 지원했지만,여전히 35만t의 곡물이 부족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북한 당국이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각 국제기구나 민간단체들이 파악한 내용을 취합,추산할 뿐이다.우리 정부는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을 359만t정도로 추정하고 있다.이는 99년의422만t보다 15%가 줄어든 규모다.성인노동자 1명당 하루 700g 배급을 기준으로 할 때 북한의 한해 곡물 총 수요는 613만t에 이른다.결국 지난해 생산량은 수요보다 254만t이 부족한 셈이다.북한의 실제 배급량이 1일 547g(성인노동자 기준)을 기준으로 165만t이 모자란다는 계산이 나온다. 북한의 실제 상황은 그러나 이런 통계수치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것이 WFP 주장이다.“북한 당국이 지난달부터 성인 배급량을 하루 200g으로 줄였다”고 WFP는 전했다. 북한내 여러 지역에서 지원식량 배급실태를 감시하며 파악한 것인 만큼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식량사정이 어렵다는 데는 우리 정부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통일부 당국자는 “94년 이후 나타난 식량 암거래로 북한 주민들의 식량사정이 계층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못사는 주민들의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제2차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우리 정부는 차관 형태로 쌀 30만t과 옥수수 20만t을 북한에제공했다.다음달중 인도적 차원에서 무상지원되는 옥수수 10만t을 북송할 예정이다.민간단체들도 개별적으로 북한에식량을 지원하고 있다.일본도 쌀 50만t을 북한에 지원했다. 식량난 해소에 당장 효과는 없지만 정부는 26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열어 북한에 지원할 비료의 규모를 결정할예정이다.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국제사회의 지원규모를 감안해도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100만t안팎에 이른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이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북한 식량난해결의 관건인 셈이다.통일부 당국자는 “중국이 어느 정도 지원할지가 변수”라며 “다음달 틀을 갖추게 될 미국의대북정책에 올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 중·남부 봄가뭄 지속…목타는 대지

    경북,전남,충북 등 지방의 많은 지역에 봄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겨울 동안 눈이 많이 내려 저수 및 생활급수 등에는 문제가 없으나 밭 작물의 작황 부진이 우려된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 들어 도내 월 평균 강우량은 지난 1월 42.4㎜,2월 62.5㎜로 예년에 비해 다소 높았지만 3월 들어서는 4.9㎜로 급감했다.이는 예년 평균 강우량 49. 7㎜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또 4월 들어서도 지난 13일 하루 7.2㎜가 내린 것이 유일한 강우량이다. 이로 인해 마늘과 양파 등 밭작물 생육이 지장을 받고 있다.특히 지난 겨울 동해로 10%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마늘은 봄 가뭄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의 우려를 더해 주고 있다. 지난 겨울 폭설로 큰 피해를 봤던 충북 지역 농민들도 밭작물 한해를 걱정하고 있다.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18일 현재까지 도내 강수량은 21.3㎜로 예년 평균 127. 7㎜의 16.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겨울 내린 많은 눈으로 충북도 내 저수지들이 100% 가까운 저수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부분의밭은 심하게 메마른 상태다.일부 고지대의 경우 옮겨 심은 배추와 담배 모종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거나 아예 말라 죽기까지 한다. 전남 지역 역시 봄 가뭄으로 보리와 마늘,양파 등 월동작물의 작황이 부진하다.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광주·전남 지역에 내린 강우량은 32.6㎜로 예년 90㎜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까지 충분한 비가 오지 않으면 마늘과 양파 등이 알이 작고,수확량도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이같은봄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보리와 포도 등 성장 단계의 각종 농작물에도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충북 청주기상대 관계자는 “고기압의 영향권에 계속 머물고 있어 비가 내리지 않고 있으며 당분간 비가 오더라도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 한찬규 광주 최치봉 충주 김동진기자 cghan@
  • “북한 식량난 97년이래 최악”

    북한의 지난해 곡물수확량이 전체 필요량의 3분의 2에 불과, 올해에도 극심한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16일 밝혔다. WFP 북한 지부 데이비드 모튼 대표는 16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480만t의 식량이 필요한데 지난해가을 북한의 옥수수와 보리 수확량은 비료부족과 봄 가뭄등으로 인해 300만t에 그쳤다”며 “이에 따라 북한 몇몇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지난해보다 심각한 영양부족 상태가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수확량은 지난 1997년 이후가장 적은 수치다. 모튼은 현재 북한 성인들은 한국이 지원한 식량으로 하루에 200g의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계속되는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그는 “북한 내의 상황은 96년과 97년에비해서 다소 호전되고 있으나 북한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는계속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AP 연합특약
  • [굄돌] 나무에서 배운다

    며칠 벼르다가 집 근처 야산에 올랐다.아직 눈꼽만한 잎들을 가지 끝에 오종종 달고 있어서 산 속은 훤히 들여다보였다.그러나 풋풋한 봄기운이 온 산을 감싸고 있었다.전날 내린 비로 땅바닥은 축축히 젖어 먼지도 나지 않았고 발걸음은 부드러운 쿠션을 밟는 것처럼 경쾌하기만 했다.이따금옆을 스치는 사람들의 표정도 한결 넉넉해 보였다.풋풋한흙내음에 나도 모르게 힘이 솟았다.멀리서 볼 때는 드문드문 보이던 진달래가 여기 저기서 가지 끝에 진분홍 꽃을 잔뜩 피워 올리고 있었다.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꽃잎마다함초롬히 이슬방울을 머금고 있었다.수십 개의 이슬을 달고서도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이 그렇게 고울 수가 없었다.목련이나 개나리꽃보다 산 속에 숨어서 남몰래 핀 진달래가유난히도 순결해 보임은 웬일인지…. 눈여겨보니 소나무가 많았다.발 밑은 작년에 떨어진 솔잎으로 가득했다.새로 돋아난 소나무 새순은 만지면 바스라질까 염려될 정도로 여리디 여렸다.그런데 뜻밖에 잎들이 서로 한 몸으로 붙어있는 게 아닌가.침엽수라 당연히 새순부터 서로 갈라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원예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새로운 발견이자 놀라움이었다.그러면서 나는 문득 깨달았다.이 자연이 내가 모르는 그 무엇을 준비하고 있음을.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위해 지금 나무들이 한창 가지 끝으로 물을 길어 올리고 연초록의 오종종한새순을 준비하고 있음을 본 것이다.저 작고 여린 잎들이 자라서 크고 탐스런 잎으로 변모하고 다시 큰 숲을 이루고,가을이면 풍성한 열매를 맺으리라.그 과정에서 나무들은 비바람과 천둥 번개와 모진 가뭄과 온갖 벌레들의 시달림을받아야 하리라.이 모든 것을 견디어 낸 자에게 오는 넉넉함과 평화로움.아주 평범한 진리를 새삼 산에서 깨닫게 된 것이었다. 나무들은 특별히 누구의 보살핌도 없다.폭풍우에 가지가찢겨지면 찢겨진 채로,허리가 꺾이면 또 꺾인 채로 자신의삶을 꿋꿋이 지켜나간다.무성한 가지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해도 다투지도 성내지도 않는다.오히려 서로 얽혀 등 기대고 의지하며 사는 것이다.그런데 우리는 어떤가.자신만의영역을 지키기 위해 눈을홉뜨고 있지 않은가.아직은 여린잎으로 숲을 이루지 못하는 나무들을 보면서 문득 내 속이뭔가로 꽉 차 오르는 것을 느끼는 산행이었다. ▲박지현 시조 시인
  • 임진강 상류 물막이둑 마찰

    봄가뭄과 준설작업으로 수량이 크게 줄어든 임진강 상류에 보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농업기반공사와 어민들이마찰을 빚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연천·포천지부는 지난 6일부터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임진강에 길이 200m,높이 2.5m,폭 5m의 임시보 설치작업에 들어가 현재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15일 “임진강 수위가 낮아져 원당리 일대 농경지 272㏊에 대한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보를 설치중에 있으며 이 보는 오는 9월까지 한시적으로운용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진강 적성1선단 주민들은 주수입원인 황복과 쏘가리 조업시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는데 보 때문에 어로가 막혀 조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어민들은 “농업기반공사는 물론 임진강 관리주체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파주시,연천군 등이 어민들과 협의도 없이 보를 설치한 것은 이곳 어민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배와 물고기들이 다닐 수 있도록 최소한의 어로(漁路)라도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농업용수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어로를 개설하면 보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며 “지금 건설중인 양수장이 완성되면 보가 필요없게 되므로 그때까지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함양 임천강이 죽어간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북쪽 자락을 흐르는 임천강이 심하게 오염돼 녹조현상이 나타나 명산의 이미지를 망치고있다.이 곳에는 화공약품과 돌가루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추정되는 백화현상도 생겨 일부 바위나 돌들이 하얀색을띠고 있다.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임천강 상류인 전북 남원시 인월면에서 하류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에 이르는 20여㎞의 하천 곳곳에 지난 4일부터 녹조가 과다하게 번식,강물을 오염시키고 있다.특히 임천강의 지천인 아영천·만수천·임천천 등에서 녹색의 조류띠가 길게 발생해 있으며갈색의 부유물질과 덩어리가 2∼3㎞씩 군데군데 형성돼 있다. 12일 함양군에 따르면 임천강 일대 10개 지점을 대상으로진주산업대 환경공학과 이춘식 교수에 의뢰해 수질을 분석한 결과, 임천강의 상류 지천인 남원시 동면 람천 2개 지점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7ppm과 8.6ppm로 4,5급수로 나타났다.또 남원시 아영천과 운봉천이 5.2ppm과 4.2ppm을 기록,3급수(3∼6ppm)로 측정됐고, 남원시 실상사 앞과 함양군 마천면사무소 앞 측정 지점에서도 각 3.5ppm과4.1ppm으로 나타났다. 3∼5급수는 상수원수로 이용하기 어려우며 정화처리 뒤 농·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임천강 오염의 근본 원인으로 함양군은 우선 하천관리기관의 이원화를 들고 있다.지리산 자락을 따라 흐르는 낙동강 수계 임천강과 람천·아영천·산내천·만수천 등 4개하천에 대한 관리가 도를 경계로 나눠져 있다.함양군 임천강은 낙동강환경관리청,남원지역 4개 하천은 영산강환경관리청 산하 전주지방환경관리청 관할이다. 함양군은 상류지역인 남원시가 각종 산업·축산·생활·오·폐수를 임천강으로 흘려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원시에는 석재가공공장 등 20여개 환경오염업소가 입주한 농공단지와 300여개의 각종 음식점,6,000여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축산단지 등이 있어 오염물질을 쏟아내고 있다는 게 함양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남원시는 “매달 이 일대의 공장폐수 등을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해왔지만 별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하천의 녹조류와이끼류 등은 해마다 봄 갈수기 때 가뭄으로 수량이 크게줄어 발생하는 자연현상”이라고 반박했다. 함양 이정규기자 jeong@
  • 美경제 침체털고 일어서나

    뉴욕에 있는 민간조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3월 중 소비자 신뢰지수가 6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27일 발표했다. 뉴욕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민감하게 반응,즉각 2.68%와 2.8%씩 상승하며 각각 1만선과 2,0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폴오닐 재무장관도 “미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고 강조했다.과연 미국 경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일까. 최근 뉴욕증시의 폭락으로 미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던 터에 소비자 신뢰지수의 회복은 ‘가뭄 끝의 단비’로 작용하고 있다.6개월 뒤의 경기를 반영하는 이 지수가 상상 외의 큰 폭으로 호전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밝게하고 있다.일각에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세차례에걸친 금리인하가 비로소 효과를 보고 있다고 낙관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단정하기는 이르다.거시지표가 나아졌다고 경기가단번에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지표가 좋아지면서도 경기가 나빠지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다만 실업률이 4.2%로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자동차와 주택의 판매도 괜찮아 비관론을 제치고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는 정도다. 1·4분기 자동차 판매량은 1,700만대로 지난해 4·4분기1,630만대를 앞질렀다.1∼2월의 주택판매량도 520만가구로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0만가구 늘었다.2월 중 소비자 물가는 당초 예상한 0.2%보다 0.1%포인트 높은 0.3%로 나타나 수요가 꺼지지 않음을 반영했다. 그럼에도 많은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하락하던 소비자 신뢰지수가 2월 109.2에서 3월에도 104로하락할 것으로 점쳤다가 상승세로 나타나자 의외로 받아들였다.일부 증시전문가들은 뜻밖의 ‘호재’를 주가가 바닥을 친 것으로 해석했다.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소비심리만 회복되면 경기가 하반기부터 급물살을 탈것이라는 예상이다.그러나 일각에선 FRB가 소비자 신뢰의회복 때문에 금리를 더 내리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파이낸셜 옥시전의 경제분석가인 스티븐 우드는 “소비자신뢰지수의 회복이나 증시의 반등이 FRB의 금리인하와는관계가 없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고했다.대부분의 경제학자와 증시전문가들도 금리인하가 투자와 소비의 증대로나타나려면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린다며 현재 경제상황이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기업실적이 계속 악화되는데다 모토롤라와 디즈니사의 4,000명 이상 감원 등기업의 구조조정은 실업률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실업수당청구건수는 이미 주당 37만5,000건을 넘고 있다. 내구재 소비도 2월 중 0.2% 줄었으며 가계의 소비수준을반영하는 연쇄점 매출액도 3월들어 0.4% 감소했다.신·구경제를 가릴 것 없이 재고는 쌓여 당분간 신규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일본경제의 불안과 산유량 감산에 따른 유가상승 등 해외요인도 좋지 않다.기초가 튼튼하다고 ‘적신호’가 켜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다만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상당히 줄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백문일기자 mip@
  • 오늘 물의날…지구촌 실태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물이 남아돌던 시절,물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은 어찌보면 사기에 가까운 일이었다.그러나 그는 물이 금보다 귀한 날이 오리란 사실을 알고 있었던 선각자일지 모른다.실제 물부족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인구는 나날이 늘고 물은 점점 줄고 있다. 22일은 제9회 ‘세계 물의 날’이다.세계의 물부족 현황과우리의 실태,정부의 수자원 대책을 짚어본다. ◆심화되는 물 부족=지구상 물의 총량은 13억8,500만㎥.이 중 97.4%는 바닷물 등 짠물이고 담수는 2.6%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은 빙하나 지하수이고 호수나 하천 등 곧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담수는 지구상 전체 물의 0.0072%에 지나지 않는다. 이집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 전 세계 18개국이 물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쿠웨이트의 경우 이란으로부터 하루 20만t의 물을 수입하고 있다. 또 우즈베키스탄과 키르키즈스탄은 서로 물과 가스를 주고 받는다.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로부터 물을 수입하는 데공급량이 모자라 인도네시아와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우리나라를 비롯해 벨기에 남아공화국 등 12개국도 물 부족국가로 분류된다.우리도 이대로 가다간 중국 등지로부터 물을 사다 마셔야 할 날이 머지 않았다. ◆21세기는 물 분쟁 시대=유엔환경계획(UNEP)은 98년 말현재 전 세계 2,500만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물이없어 숨지는 어린이만도 하루 평균 5,000명을 웃돈다고 발표했다. 미국 중앙정보부(CIA) 산하 NIC도 ‘2000년 세계 물동향보고서’에서 2015년 지구 인구의 절반이 넘는 30억명 이상이 물 기근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NIC는 대다수 국가들이 수자원의 대부분을 농업생산에 이용하는 점을 감안할 때 물 부족은 곡물생산의 감소를 가져와 세계적 식량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세계은행은 “20세기 국가간 분쟁의 주원인이 석유였다면 21세기는 분쟁의 원인이 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659만명이 상수도 미혜택=우리나라는 이미 90년 UN이 분류한 물 부족국가로 전락했다.그동안 11개의 다목적댐을 비롯해 33개의 광역상수도 등을 건설했지만 아직도지역적으로 극심한물 부족을 겪고 있다.전 국민의 14%인659만명이 상수도 혜택을 보지 못하고 28개 시·군이 상습 가뭄에 시달린다. 물 부족은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현재의 인구증가율을감안할 때 오는 2011년 남한인구는 5,000만명을 웃돌고 상수도보급률은 9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따른 용수 수요는 연간 367억t인데 반해 공급은 347억t에 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연간 20억t의 물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물 부족은 2006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건설교통부는 오는 2006년 연간 4억t의 물이 모자란뒤 해마다 부족량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아끼는 게 상책=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평균 물소비량은 지난해말 기준 395ℓ다.프랑스 281ℓ,영국 323ℓ,일본 357ℓ에 비해 많다.이 가운데 25% 가량은 쓸데 없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추산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낭비 막게 수돗물값 단계 인상. 정부는 물 낭비를 막기 위해 수도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릴 방침이다.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정책도함께추진된다. 오는 2005년까지 9,1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수질을 개선하고 상수도 시설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하천 생태계를보전하고 해마다 겪는 홍수에 대비한 각종시설도 확충하기로 했다. ◆수도요금 단계적 현실화=원가의 75%인 원수(原水)요금이 올해 10% 가량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인상된다.연면적 6만㎡ 이상인 호텔·백화점과 하루 1,500t 이상 오수를 배출하는 공장을 대상으로 중수도 설치가 의무화된다. ◆수질 강화된다=먹는 물의 기준과 수질환경 기준이 강화된다.47개인 수질기준 항목이 올해부터 55개로 늘어나 2005년까지 85개로 확대된다.지역별 수질특성을 고려한 자체수질기준도 마련된다.저수지 및 지하수에 대한 수질개선사업도 추진된다.수도물 공급 전 과정에 대한 수질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결과를 인터넷으로 실시간 공개하는 ‘워터나우(Water Now)’정책도 추진된다.수도에 관한 민원을 24시간 처리하는 ‘수도물 서비스센터’도 운영된다. ◆상수도 보급률 93%로=낡은 수도관을 개량하고 시설을 늘려 상수도 보급률을 늘린다.맑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급수 취약지역을 해소하기 위한 예산도 집중 투입한다. 부산 덕산 등 5개 정수장에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되고 중소도시·농어촌·도서지역 상수도 시설도 확장된다.45% 수준인 광역상수도 보급률은 2011년까지 65%로 올라간다.단순 수력발전댐을 점차 다목적댐으로 전환해나간다.오래된 댐이나 퇴사가 많이 진행된 댐은 준설 등의 재개발을 거쳐 기능을 강화한다. ◆홍수대비 시설 강화된다=현재 5개 큰 하천과 8개 중소하천에만 설치돼 있는 홍수 예·경보시설을 7개 대하천까지확대된다.인천,경기 부천·김포시,서울 강서구 등에 걸쳐있는 굴포천 유역의 상습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굴포천 종합치수사업을 올해 상반기중 착공,내년 장마철 전에 마친다. ◆생태 물관리 추진한다=목재,석재 등 자연재료를 이용한자연형 하천정화사업을 추진한다.경기 오산천과 경안천(한강 지류),전남 경천(섬진강 지류) 정화사업에 591억원을투입한다.산,하천,바다를 3대 핵심생태축으로 하는 ‘자연생태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무분별한 개발행위를 억제한다.도심의 하수처리장을 체육공원으로 만들고 이미 환경친화시설이 돼 있는 곳은 올해안에 개방한다.나아가 정수장,하수처리장,환경모범업소 등 물 관련 시설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적극 개발,관광자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류찬희기자 chani@. *자자체 곳곳서 수자원 확보 전쟁. 우리나라에서도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전북과 충남·대전은 전주권(전주·익산·군산)에 생활및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곧 완공될 예정인 전북 진안군의 용담댐(총저수량 8억1,500만t)을 놓고 법적소송까지불사하며 치열한 수자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충청권은 용담댐으로 대청호 유입량이 줄었다며 분배량 확대를원하지만 전북은 이에 펄쩍 뛰고 있다.강원 춘천시와 수자원공사는 물값 논쟁을 벌이고 있다.춘천시는 자기지역을흐르는 하천에서의 취수는 상류에 댐이 있건 없건 과거로부터 내려온 관행이므로 댐건설 이전부터 사용해 온 하루2만t의 물값(연간 2억3,000만원)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인반면 수자원공사는 지자체가 물값을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와 부산·경남은 위천공단 개발을 둘러싸고 맞서고있다.대구시가 지역균형개발 및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낙동강에 위치한 대구 달성군 일대에 304만평 규모의 위천국가공단 조성을 추진하자 부산과 경남도는 낙동강 수질오염을 이유로 공단조성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 논의는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밖에 충북 제천시의 평창강 취수사업 추진을 놓고 강원도 영월군이 하천 유량감소와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면서 지역간 갈등을 빚는 등 크고 작은 물분쟁이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 [대한광장] 통일史에 무엇이라 쓸 것인가

    역사(History)란 단어는 ‘지배자(His Majesty)의 이야기(story)’를 기록했다는 데 뿌리를 둔다.지배계층인 그 분(들)의 이야기,즉 히스 스토리(His story)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사(正史)에 해당한다.신분계급이 엄격했던 근세전제주의시대까지만 해도 역사는 승리자와 지배자 중심의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제 시대와 사회는 바뀌어 풀뿌리 민초가 주인이고 다수결 원칙에 의해 권력과 정책의 향방이 결정되는 민주정체(政體) 하에서,역사(history)는 대다수 민초의 생각과 판단이 담긴 사회의 주된 사상과 정책과 문화와 행동들에 관한 기록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시나브로 이 지구상에 실질적으로 유일한 분단국이던 한반도에도 6·15 정상회담 이후 화해와 협력,평화와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두 정상의 만남에 이은 이산가족들의 극적인 해후는 반세기 넘게 둘로 갈라져 살아온 민초들로 하여금 한결같이 뜨거운 눈물에 적시게 했다.오랜 가뭄 끝의 시냇물처럼 끊겼다 살아났다 반복하면서 아슬아슬 실낱같이 이어져 온 남북간 교류와 협력의 전도에도 큰 봇물이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모두들 가슴 뿌듯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역사적 만남도 행복한 예감도, 국내외의 끈질긴 흠집내기·발목잡기·딴지걸기로 인해 크게 상처받고,퇴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인다.그 첫째 이유는 그동안 분단 조국에서 누려온 각종 기득권의 상실위기에 직면한 극우보수세력과,요즘 정치권에서 한창 회자되는 수구적 ‘주류세력’의 반격이 만만찮고 끈질기기 때문이다. 또다른 요인은 뭐니뭐니 해도 부시정권의 정리되지 못한 부실한 대북관(對北觀)과 전략적 미숙이다.한·미 정상회담을전후해 보여준 가장 큰 우방인 미국 지도자들의 머리와 꼬리가, 불분명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혼란스런 발언들로 인해 국내외 정경유착 세력이 준동해 자칫 해묵은 신사대주의논쟁마저 불러일으킬 조짐이다.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식의 감상적 통일론이 있는가 하면,지금 이 체제 이대로면 족하지 무슨 뚱딴지냐 하는식의 ‘현상유지’(status quo)고수파가 있다.반면 통일의이점과 순기능을 예지하며 단계적·점진적교류확대론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내심 ‘북진통일론’이나 다름없는 흡수통일을 고대하는 극단적인 통일주의자도있다. 이같이 상이한 통일론의 장단점을 따지는 것은 그 저변에깔린 정치적 저의가 이해와 사연이 얽혀 불투명하기 때문에거의 무의미하다.오히려 문제의 본질은 남북간에 오랜 세월내재해 온,그리고 국내외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확대재생산돼 온 상호불신의 장벽을 어떻게 하면 무리없이 낮출 수 있느냐다. 주지하다시피 남북한에 현존하는 이질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면 교류와 협력을 증대하는 방법밖에 없다.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분단 57년의 통일사에서 기념비적 이정표인 93·94년의 ‘남북한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를 충실히 실천하겠다는 양쪽의 의지와 노력이 기본이 돼야 한다.기본합의서 항목을 한꺼번에 실현하기에 너무 벅찰는지 모른다.현실적으로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뒤로 미루고,받아들이기 쉬운 일부터 실천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한간의 신뢰구축에는 정부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민초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정한 몫을 수행하는일이 아주 중요하다.괜한 정치적 트집과 국민적 에너지의 낭비를 줄이려면 종국적으로 통일의 주역은 민초와 민간조직들이 맡을 수밖에 없다.정부는 그 길을 열어주고 큰 틀을짜주는 데 주저해서는 아니 된다.현재와 미래의 역사는 바야흐로 민초들에 의해 쓰이고 증언되는 열린사회가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세상을 이 땅위에 실현하기 위해 민초들은 지금 각자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우리는 지금 통일할 자질을 갖추고 있는가.통일할 준비와 통일을 수용할 자세를 갖추고 있는가.” 우리 사회 정치지도자들 또한 겸허히 자문해보아야 한다.“우리의 통일사에 나는 무엇을 쓸 것이며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김성훈 중앙대교수·前 농림부장관]
  • [함께 사는 지구촌] (2)세계식량계획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삶에 필요한 음식을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세계식량계획(WFP:World Food Program)은 ‘기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유엔 산하기구다. 1963년 출범했다.르완다,보스니아처럼 자연재해나 전쟁의 피해를 입은 나라의 희생자와 방글라데시,인도처럼 가난한 나라의 빈민자를 찾아가 식량을 지원해 왔다.배고픔과 가난을뿌리뽑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WFP는 95년부터 5년간 북한에 최대 규모의 식량지원을 해온 단체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다.한국,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북한에 기증된 식량의 67%가WFP를 통해 전달됐다. WFP는 북한 현지조사를 통해 극심한 가뭄,태풍,취약한 생산기반과 경제 문제 등으로 7년째 기근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참상을 세계에 알리고 도움을 호소했다.또 인터넷 홈페이지의 ‘북한 소식’란을 통해 북한의 상황을 꾸준하게 보고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원조를 다각도로 이끌어 내고 있다. WFP는 지난달 발표한 북한의 ‘긴급구호활동 보고서’에서“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280여차례 가정방문을 한 결과 신선한 음식은 거의 없었고 주민들은 여름부터 저장해 놓았던김치 등의 채소에만 의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또 “북한주민들은 50년만에 찾아온 1월 중순 강추위와 눈으로 기근과연료부족으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어려움을 낱낱이 세계에 알렸다. WFP는 보고와 함께 전 세계 각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적극적인 원조를 이끌어내 올해 81만t의 식량으로 북한 주민 760만명을 지원할 계획이다.장기 계획인 취로사업과 영양강화곡물,비스켓,국수 구매 등 특별구호에 쓰일 9,300만달러도추가로 모금 중이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영양실조율을 보이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음식 공장도 세우고 있다.아기를 위한 이유식 공장,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을 위한 비스킷 공장,임신여성을 위한 영양국수공장 등이 그 것이다. 북한의 평양지부 이외에 세계 83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WFP는 다자 식량원조기구로는 세계 최대 규모.전 세계 식량원조의 36%를 제공한다.또 빈곤여성을 위한 개발사업,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대한 유엔체제의 지원과 환경보호 및 개선활동의 최대 지원자다. WFP는 아직도 세계 도처에는 도움이 필요한 곳이 증가하고있다고 말한다.지난해 가뭄으로 고통받은 나라는 모두 20여개국에 1억명을 넘었다.이 기구의 지원을 받는 연간 인구도1996년 300만명에서 지난해는 1,600만명으로 늘어났다. WFP는 ‘누군가가 굶주리고 있다면 지속적인 평화가 이뤄질수 없다’며 인터넷 홈페이지(www.wfp.org)를 통해 세계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진아기자 jlee@. *캐서린 베르티니 WFP사무국장. WFP의 캐서린 베르티니 사무국장은 ‘현대판 나이팅게일’로 불린다.굶주림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가 배고픈 사람들을 돌본다.그는 북한 구호의 주역이기도 하다. 베르티니 국장이 97년 2년 연속 수해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을 때 미국과 한국을제외한 다른 나라로부터는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했다.그러나 당시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 눈으로 확인한 주민들의 참상을 발표했을 때,국제사회는 서서히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 후 북한이 가뭄과 홍수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현지 조사를 벌이고 서방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여러외신들을 통해 북한의 실상이 호소력있게 전 세계로 전달됐음은 물론이다. 99년 북한이 미사일 문제로 국제사회의 외면을 받고 있을때도 기자회견을 통해 “미사일 때문에 북한에 대한 인도적지원을 줄이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는 사형선고와 같다”며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그의 노력으로 북한에 대한 지원은 95년 50만명을 위한 2만t의 식량에서 99년 800만명을 위한 87만t의 지원으로 그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현재 식량지원 외 공장건설 등 북한의자급자족을 위한 기반마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으로는 처음 지난 92년 WFP를 이끄는 핵심 인사가 됐다. 97년부터 5년 임기의 사무국장을 연임하고 있다.기아 구호와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함께 세움으로써 세계 오지나 낙후국가의 뿌리깊은 가난과 굶주림의 악순환을 극복하는데 크게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진아기자
  • [2001 남북한 주변 4강]러시아는 지금(4)첨단기술 활용

    러시아 사람들은 소련 공산정권의 잔재로 세가지를 꼽는다. 무능한 지도자,가난,부패다.그러나 군사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은 아직도 대단하다.특히 미국과 경쟁하면서 쌓은 우주개발및 무기관련 기술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지난해 10월 핵잠수함 쿠르스크호의 침몰과 최근 우주정거장 ‘미르’의 정전사고로 러시아의 자존심은 뭉개졌으나 기술 자체가 사라진것은 아니다. 지난 17일 우랄산맥 기지에서 캄차카 반도를향해 쏘아진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목표물을 명중시켰다.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망(NMD) 구축을 견제하려는 ‘전시용’ 훈련이었으나 러시아 군사기술의 정교함은 또한번 서방을 긴장시켰다. 러시아는 시장경제 도입 이후 군사기술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90년대 들어 1,700여개의 군수업체가 문을 닫았으나94년 17억달러에 그쳤던 무기수출은 99년 34억달러, 2000년37억달러로 수출증대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인도,중국,리비아,이란 등 기존의 수출시장 외에도 동남아시아와 유럽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2005년까지무기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 미그와 수호이,야코블레프 등 러시아의 3대 전투기 생산회사는 무기수출의 일등공신.미그는 지난주 오스트리아에서 최신형 전투기 ‘미그-29SMT’ 설명회를 가졌다.오스트리아가이 기종을 구입하면 옛 소련이 오스트리아에 빚진 25억달러의 부채로 상계하겠다고 제안했다.외채상환 방식으로 정부의재정지원이 요구되자 푸틴 대통령도 이를 보장했다. 현재 22개국에 ‘SU’ 시리즈 전투기를 수출하고 있는 수호이는 전투기 수입국에 생산면허권을 넘겨주는 새로운 판매시스템을 도입했다.러시아가 인도와 무기협정을 맺자 바로 ‘SU-30’ 140대를 수출했다.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작업에도 최신형 ‘SU-35’로 참여하고 있다. 알렉산더 크레멘티프 수호이 부사장은 “수호이 전투기의기술은 세계 최고인데도 한국측이 미국 전투기(F16) 기준을적용,협상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한국이 SU-35를 선정하면 기술지원과 함께 생산면허권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베르쿠트’의 개발에도착수,80차례의 실험을 거쳤다. 러시아 정부는 미그,수호이,야코블레프로 나뉜 전투기 생산업계를 하나로 통합할 생각이다.3사에 따로 지원할 예산이넉넉치 않은데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복투자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크레멘티프 부사장은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선결할 문제가 많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개발과 항공산업은 93년 설립된 러시아 항공우주국(RASA)이 총괄한다.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버금갈 만큼 인공위성 발사,우주비행 훈련,비행사 조련,우주기구 및 관련부품생산,미사일 개발과 발사,위성 정보사진 판매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산하에 350여개의 항공분야 공장과 102개의우주산업연구소를 거느리고 있다.지난해 50만달러의 예산으로 위성사진과 미사일 발사기 판매에 주력,10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세르게이 고르부노프 RASA 대변인은 “유엔(UN)의 블랙리스트에만 오르지 않았으면 어떤 나라에도 우주개발 기술을 제공하겠다”며 “올해부터는 첨단위성의 주문판매에도 힘쓸것”이라고 강조했다.한국에도 기술을제공할 용의가 있다고덧붙였다. RASA는 바다에서 쏘는 위성과 어떤 장소에서든 90분 이내에 발사할 수 있는 ‘제니트’ 미사일도 만들었다.지진과 가뭄,홍수,태풍 등을 예측하는 ‘재해위성’도 궤도에띄울 계획이다. 그는 “위성발사체를 한차례 쏘아올리는데 최소한 1억5,000만달러가 든다”며 “우주관련 기술을 처음부터 자체 개발하기 보다 선진기술을 도입한 뒤 차세대 기술에 몰두하는 게기술적·경제적으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나토 회원국인프랑스는 러시아와 제휴,소유즈 미사일을 생산하며 브라질은우크라이나와 함께 미사일 발사실험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의학산업의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게나지 제레셴코 산업과학기술부 차관 겸 한·러 과학기술위원회 러시아측 대표는 “면역력을 키우면서 최소한의 약으로 암이나 심장병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 생물학적 치료법을 개발했다”며 “현재유전인자와 인체의 단백질 정보를 연구하는 게놈분야에 집중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첨단 과학기술은 두가지 난관에 부딪혔다.첫째,‘두뇌유출’이다.예산 부족으로 연구비가 턱없이 낮게책정되자 첨단분야의 고급인력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러시아 정부가 젊은 학자들의 보수를 인상하고 아파트도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처우개선책을 마련했으나 연구환경이 좋은 유럽과 미국에는 비교가 안돼 인력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둘째,기초과학은 뛰어나지만 응용기술이 부족하다.대부분의연구활동이 정부 주도로 이뤄져 전자산업 등 민간부문의 역할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큰 성과가 없다.민간부문의 연구가 활성화하려면 외국과의 합작사업이 요구되지만 투자환경이 좋지 않아 외자도입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투자원금 보장과 금융시스템의 정상화 등으로 국내외 기업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첨단과학기술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다. 모스크바 백문일기자 mip@
  • [건설업이 사는길] (4)과다한 차입 자제

    ‘분수를 아는 정도 경영’요즘 은행 빚에 허덕이는 건설업체들이 부르짖는 구호다.그동안 건설업체는 은행돈을 빌리는 수완이 곧 사업능력이었다.은행돈을 멀리하면 ‘바보’소리를 들었다.그러나 요즘 건설업체들이 흔들리고 있는 원인은대부분 은행빚 때문이다. 눈앞에 펼쳐진 건설업체의 어려움은 여럿이다.업체수는 증가한 데 비해 일감이 크게 줄어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입찰제도가 미비돼있고 공사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힘든 것은 ‘돈 가뭄’이다.회사를 굴릴 현금은 바닥을 보인지 오래다.은행빚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은행돈을 끌어와 사업을 펼쳐놓고 이자도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이자 갚는데도 허덕인다=대우증권이 분석한 상장 건설업체 평가자료를 보면 건설업체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잘 나타나 있다.지난해 상반기 68개 상장 건설업체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이 1을 넘는 회사는 고작 31개에 불과했다.이자보상배율이 1이라면 영업이익으로 겨우 금융비용을 갚았다는 얘기다.따라서 절반은 장사해서 이자도 못갚는 경영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99년 말 건설교통부 통계연보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건설업체의 부채비율은 평균 650%.상위 80개 대기업의 자산 128조원 가운데 부채는 115조원이나 됐다.특히 건설업체의 단기 차입금은 36조원에 달해 금융비용에 얼마나 허덕이고 있는지 잘 보여줬다. ◆주택업체,은행돈 심각=용인시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한 대형 건설사는 고민이 많다.지방의 중견업체가 시공권을 주겠다며 땅을 사는데 필요한 자금을 요청해 오자 일감을 따낼욕심에 은행돈을 빌려 300여억원을 지원했다.경쟁적으로 수주하다보니 은행돈을 끌어올 수 밖에 없었다.그러나 주택경기 부진으로 사업을 중단하고 싶지만 선(先)투자 비용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중견 주택건설업체들도 요즘 자꾸만 늘어나는 은행빚때문에 사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회사 덩치는 생각하지 않고돈을 빌려 아파트를 공급했지만 주택경기 부진으로 돈 줄이막히고 줄도산으로이어지고 있다. ◆경쟁력은 분수를 지키는 일=건설업체의 경쟁력은 덩치를키우기보다는 분수에 맞는 사업을 펼칠 때 가능하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자금확보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운영자금과 개발자금을 잘 조달해야 만 살아남는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을 이끌었던 건설사들은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선투자가 따르는 개발사업에는 아예 손을 대지못하고 있다.현금이 있다면 은행빚을 한 푼이라도 갚아 부채비율을 낮춰가야 하기 때문이다.덩치를 줄이고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류찬희기자 chani@. * 동화종합건설 모범사례. 동화종합건설은 아파트 사업을 하면서 은행돈을 안 쓰는 업체로 소문나 있다.많은 건설업체들이 외환위기 이후 은행빚에 허덕이고 있을 때도 이 회사는 흔들림이 없었다. 동화종건은 경기도 양주군에 2,000여가구의 자체 아파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분양대금을 모두 은행에 맡겼다.돈은 은행과 입주 예정자들이 인정하는 공사진척도에 따라 인출토록 했다. 그러면서도 수요자들의 요구에 맞는 새 아파트 평면개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아파트에 안마당과 같은 공간을 마련,히트를 쳤다.은행빚이 없는 회사로 소문나면서 아파트 분양도 잘 됐다.입주 때까지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어 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탄탄한 회사로 알려지자 일감은 저절로 굴러들어오고 있다. 조합아파트,주상복합 건물을 지어달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서울의 한 재건축조합은 주민들이 시공사를 바꿔가면서찾아왔다.지금은 4곳의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은행도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돈을 갖다 쓰라고 할 정도다. 그렇다고 무조건 일을 벌이지 않는다.서석해(徐錫海) 회장은 “얼마전 3,000여가구의 아파트 사업제안이 들어왔는데미련없이 되돌렸다”고 말했다.전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은행돈 비중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이 회사를 벤치마킹하는 덩치 큰 건설업체도 있다.분수에맞는 알뜰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류찬희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