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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강남권 지점장 ‘女봐라’

    증권사 강남권 지점장 ‘女봐라’

    서울 강남지역의 증권사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여성 지점장은 ‘가뭄에 콩나듯’ 드문데 그나마 강남에 주로 모여있다. 강남이 프라이빗뱅킹(PB)의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PB업무에 강한 여성이 발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단돈 1원’이라도 꼼꼼하게 챙겨주거나 고객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면에서 여성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현재 지점장급들이 금융회사에 입사하던 무렵, 창구에서 수신업무를 맡은 사람들은 여성들이었다. 고객의 자산관리가 금융회사의 중요 업무가 되면서 수신업무를 맡았던 여성들이 자연스레 두각을 나타내는 셈이다. 대한투자증권은 얼마전 내방·잠원역에 BIB(Branch In Branch·기존 금융회사 점포에 다른 금융회사 점포가 들어가는 것)를 설치하면서 각각 이혜인·노미경 등 여성 지점장을 골랐다. 대투증권 관계자는 “BIB는 기존 점포장과의 협력 관계와 역할 설정이 중요한데, 이 점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77개 지점중 송파지점의 현주미 지점장만 여성이다. 입사 이후 계속 강남지역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4년 지점장이 됐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 꼼꼼한 고객관리로 고객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한 점이 평가돼 지점장이 됐다.”고 밝혔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채동순 올림픽지점장, 김행선 방배지점장도 같은 경우다. 강남에 새로 지점장을 임명하면서 경쟁 관계를 고려, 여성 지점장을 고르는 예도 있다. 강남에 여성 지점장이 처음으로, 그것도 여러명 등장한 시점은 2004년이다. 이후 다른 증권사들이 일부 강남 지점장에 여성을 투입하고 있다. 홍은미 한화증권 갤러리아 지점장은 “앞으로는 PB업무가 두각을 나타낼 지방의 대도시에도 여성 지점장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점수가 100개가 넘은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아직 여성 지점장이 없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우전차 따러 영암 덕진차밭 가다

    우전차 따러 영암 덕진차밭 가다

    파릇파릇한 보리밭을 바라보는 마을 뒷산에는 노랑, 빨강, 이름 모를 야생화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저마다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어 봄볕을 쬔다. 하얗게 수놓은 벚꽃과 연분홍 진달래도 더욱 화려함을 뽐낸다.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4월20일)를 앞두고 이들의 자태는 더욱 곱기만 하다. 곡우는 한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비를 내리는 절기. 따라서 농부들은 이날에 가뭄이 들면 농사 걱정으로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한 곡우가 녹차인들에겐 일년 중 가장 각별한 날이다. 곡우 전에 어린 잎을 따서 만든 녹차, 즉 우전차(雨前茶)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 우전차는 구수한 맛과 그윽한 향 때문에 녹차 중 으뜸으로 여긴다. 그래서 이맘때면 녹차 밭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다. 보성, 하동 등 지리산 자락에 유명한 차밭들이 많지만 달빛이 아름다운 월출산의 정기를 가득 받은 전남 영암의 덕진차밭은 이들보다 덜 알려진 셈. 곡우를 코 앞에 두고 덕진차밭을 다녀왔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월출산 자락에는 예로부터 형성된 야생차밭이 드문드문 있지만 규모가 큰 차밭은 영암군 덕진면 덕진차밭(061-471-7560)이 유일하다. 크기는 3만 5000평 규모로 그리 넓지 않지만 순수 재래종 차만을 27년째 가꾸고 있는 역사 깊은 차밭이다. 또한 야트막한 차밭 꼭대기에 서면 암봉으로 이루어진 월출산 정상의 모습이 파노라마 화면처럼 펼쳐진다. 특히 아침 햇살을 받은 차밭과 안개에 쌓인 월출산이 만들어 내는 풍광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산 너머 해가 떠오르니 월출산은 하얀 모자를 쓴 듯 둥근 안개가 드리워진다. 서쪽부터 황금빛으로 야금야금 물들이던 햇살이 차밭을 서서히 감싸안고 연녹색의 물감을 입혀가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아침 태양으로 영롱한 이슬방울이 손톱만한 파란 녹차의 새순에서 또로록 떨어질 때 나지막하게 노래소리가 들려온다.‘달이 뜬다. 달이 뜬다. 영암 고을에 둥근 달이 뜬다’ 하춘화의 ‘영암 아리랑’을 부르면서 할머니들이 찻잎을 따러 올라온다. “녹차는 지금이 최고랑께. 요놈 좀 봐. 여리디 여린 새순이 봄의 기운을 가득 머금고 있지 않은가. 이런 놈을 마셔야 녹차를 쪼께 안다고 허지.”라는 이순희(67)할머니. 덕진차밭이 생긴 1979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잎을 땄다고 한다. 할머니는 “우전은 곡우 전에 딴 찻잎으로 만든 것이고, 세작(細雀)은 곡우에서 입하사이인 4월20일에서 5월5일 전후에 딴 것으로 찻잎이 가늘고 무척 부드럽지라. 중작(中雀)은 5월 5일에서 6월 중순 사이에, 대작(大雀)은 6월 하순에 이후에 딴 놈을 말헌당께.”라고 했다. 어린 잎일수록 질소가 함유된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차의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잘 정돈된 녹색의 융단 위에 삐쭉삐쭉 고개를 내민 어린 녹차 잎을 한잎 한잎 정성스럽게 따서 바구니에 담는다. 이렇게 딴 잎을 무쇠솥에서 정성껏 덖어 내면 우전차가 된다. 녹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것은 기본. 녹차에는 레몬 8배 가량의 비타민C가 있어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그만이고 다량으로 포함된 비타민A는 피부세포나 점막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노화억제에도 한몫을 한다. 또한 녹차에 있는 카테틴 성분은 담배 니콘틴을 빨리 배출 시켜주어 애연가들에게 좋다. 봄 햇살 가득한 차밭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싱그러운 초록으로 물들어간다. 이번 주는 모든 것을 비우고 녹차 밭으로 떠나보자. ■ 혜우스님이 말하는 茶道 차와 율무염주. 스님들의 바랑속에 없어서는 안될 두가지다. 특히 차는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 수행하는 스님들에게는 필수품이다. 최근 ‘다반사(茶飯事)’란 책을 펴낸 혜우스님에게 차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우전차란 무엇인가. “첫물차라고도 합니다. 색(色)·향(香)·미(味)가 뛰어납니다. 요즘처럼 ‘차의 보릿고개’에 묵은 차만 마시다 접하게 되는 것이니 맛과 향이 더욱 각별하지요.” -어떻게 마셔야 하나. “좋은 물을 사용하세요. 물은 차의 몸이라고 할 만큼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칩니다. 수돗물은 항아리 등에 오래 두었다가 사용해야 합니다. 펄펄 끓는 물에 찻잎을 넣어서도 안됩니다. 한김 내보낸 따뜻한 물에 마셔야지요. 또 다구(茶具)를 따뜻하게 예열해 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구는 어떤 게 좋은가. “이웃나라에서 쓰는 것처럼 작은 잔은 무리가 있습니다. 향이 고일 자리가 없는 것이지요. 큰잔에 절반정도 따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찻잔의 반은 찻물자리요, 나머지 반은 향의 자리입니다.” -일상에서 차의 의미는. “차는 대화입니다. 다구를 앞에 놓고 마주앉아 차를 마신다는 것은 상대방이 편안하게 마실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는 것이지요. 이것은 곧 ‘난 당신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입니다. 내말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지요. 현대사회의 가장 큰 병은 대화의 단절입니다. 오직 차만이 이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약입니다. 가정은 물론, 직장이나 학교 등 어디에서도 차를 많이 마셔야 합니다.” -차의 효능은. “차를 마시다 보니 몸에 좋은 것이지요. 몸에 좋으니 차를 마신다면 그건 차가 아니고 약입니다. 일본에서는 차의 성분중에 카테킨이라는 물질만 따로 추출해 팔기도 한다지요. 효능으로만 따진다면 그 알약 한알먹는 것이 여러잔의 차를 마시는 것보다 낫겠지요. 차의 물질적인 효능만 강조하다보면 자칫 신비주의에 빠지거나, 차를 우상화 시키게 되죠.” -전통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가마솥에서 덖음이라는 제다(製茶)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차입니다. 가마솥에 열을 가해 찻잎이 가지고 있는 수분만으로 익히는 것을 덖는다고 합니다. 한의학에서 약재의 성질을 변화시키기 위해 반복해서 열을 가하는 ‘수치포제’와 같은 원리입니다. 즉 덖음을 통해 찻잎이 가진 차가운 성질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에 맞도록 변화시키는 것이지요.” -다도에 대해서. “요즘의 차문화를 보면 형식만 있고 차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차문화가 다도라는 까다로운 틀에 연연하다보니 사람들과 거리가 생겨버렸지요. 차는 편안하게 마셔야 하는 것입니다. 차에 대한 지나친 신비주의는 멀리해야 합니다.” -다반사란 책을 내신 이유는. “자신있게 말하건대, 중국차는 담백한 식생활을 위주로 하는 우리와는 맞지 않습니다. 제다법이 각 나라의 식생활에 맞게 변화해왔기 때문이죠. 지금 우리 전통차가 중국산 등 외제차에 밀려 고사될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제다법이 공유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요. 다반사는 차 만드는 비법을 공개한 책입니다. 제다법은 반드시 공유되어야 합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혜우스님은 전라남도 구례 섬진강변에 ‘제다 교육원’을 열어 농민들에게 무료로 차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승적은 대한불교 조계종 통도사. 세납 54세.
  • [월드컵 D-50] ★들 골 가뭄 극심 그러나 시간은 있다

    [월드컵 D-50] ★들 골 가뭄 극심 그러나 시간은 있다

    2006독일월드컵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32개 본선 진출국들은 최종엔트리 마무리작업과 함께 평가전 일정을 확정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프랑스 스위스 토고와 함께 G조에 속한 한국도 5월11일 엔트리를 발표한 뒤 세네갈(5월23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26일), 노르웨이(6월1일), 가나(4일)와 막바지 수능을 치른다. 16강 진출을 1차목표로 삼은 한국팀의 현재 가장 큰 걱정거리는 공격진의 부진이다. 부동의 중앙공격수 이동국(포항)이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데 이어 박주영(서울), 이천수(울산), 정경호(광주), 안정환(뒤스부르크),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설기현(울버햄프턴) 등 국내파와 유럽파 공격수들이 모두 슬럼프에 빠졌다. 얼마나 심각하고 해결책은 무엇일까. ●국내파, 점점 무뎌지는 칼날 K-리그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공격수들의 컨디션은 최정상이었다. 연일 골사냥에 성공하면서 월드컵 본선에서의 선전을 기대하는 시각이 강했다. 그러나 4월 접어들면서 이동국의 무릎 부상 시기를 전후로 전체 공격수들이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초반 4경기에서 3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박주영은 이후 5경기에서 골은 물론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급기야 자질논쟁에 이어 슬럼프 논쟁까지 불러왔다. 8경기에 출전해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천수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16일 제주전에서는 허벅지 타박상을 이유로 결장했다. 올 초 전지훈련에서 박주영과 함께 왼쪽 윙포워드 자리 다툼을 벌였던 정경호(광주)는 팀이 치른 9경기에서 4경기에만 출전했다. 지난달 25일 성남전에서 발목부상을 당한 탓이다. ●유럽파, 기나긴 어둠의 터널 K-리그와의 수준차를 인정한다고 하더라고 유럽파 공격진의 부진도 심각한 수준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2차례나 현지점검을 했지만 결장과 짧은 교체출장 등으로 실력을 확인할 기회마저 없었다. 이들의 3·4월 성적은 그야말로 엉망이다. 안정환(뒤스부르크)은 팀이 치른 7경기에서 6경기를 후반 교체투입돼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차두리(프랑크푸르트)도 선발 2차례, 교체투입 2차례 나섰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결장도 3경기나 됐다. 설기현(울버햄프턴)은 최악이었다. 피부발진과 컨디션 난조로 9경기를 결장하다 지난 8일 복귀전을 치렀지만 아직까지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조급함이 최대의 적 단시간에 슬럼프를 탈출할 비법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답이다.‘시간이 약’이라며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충고한다. 또 편안한 마음으로 1∼2경기를 쉬는 방안도 제시했다. 가벼운 부상이라도 그때그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영증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은 “5월 중순 대표팀이 소집된 이후 한달 가까이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때 전술훈련을 하면서 컨디션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유럽파들이 걱정인데 그러나 이들은 한·일월드컵 경험이 있는 만큼 컨디션 회복은 예상보다 빠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축구평론가 정윤수씨는 소속리그 경기에서 잠시 쉴 것을 주문했다. 정씨는 “컨디션과 체력이 나쁜 선수들을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소속팀에서는 전력손실이 되지만 잠시 휴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추스르라고 당부했다. 특히 가벼운 부상이라도 숨기지 말고 제때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천수가 최근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전지훈련기간 숨겼던 발목부상이 완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표팀 소집(5월15일) 이후 일정이 빡빡해 자칫 컨디션이 더욱 나빠질 수도 있는 만큼 선수 개개인도 6월13일 토고와의 첫 경기를 겨냥해 나름대로의 타임스케줄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MLB] 이치로와 본즈의 공통점은? 물방망이

    [MLB] 이치로와 본즈의 공통점은? 물방망이

    스즈키 이치로(33·시애틀 매리너스)는 한 시즌 메이저리그 최다안타(262안타·2004년) 기록보유자인 동시에 빅리그 데뷔 후 5년 연속 200안타 이상을 만들어낸 ‘히팅머신’이다. 약물복용에 얼룩지긴 했지만 베리 본즈의 업적을 부정할 순 없다.21시즌째를 맞은 본즈는 통산 708홈런(3위)을 뿜어내 올해 베이브 루스(714홈런)를 따돌릴 게 확실하고 행크 아론(755홈런)의 아성에도 도전해 볼 태세였다. 하지만 올시즌 뚜껑이 열리자 두 슈퍼스타는 나란히 ‘물방망이’로 전락했다. 이치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에 패한 뒤 “굴욕적”이라고 했지만, 현재 상황은 ‘치욕’에 가깝다.5경기 21타석 연속 무안타의 수모를 당했다. 그나마 13일 클리블랜드전에서 22타석 만에 안타 가뭄에서 벗어나 2할대(.237) 타율에 턱걸이했다.‘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타율 .406·1941년)에 도전하겠다던 기세는 찾을 수 없다. 이치로는 “이렇게 안 맞을 땐 자신감마저 흔들리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여유를 보이려고 애쓴다. 거듭된 무릎 수술과 재활로 지난 시즌 ‘개점휴업’했던 본즈에게 4월은 악몽이다.5경기에 출전,12타수 2안타(타율 .167)의 빈타에 허덕였고 트레이드마크인 홈런은 없다. 본즈는 여느 슬러거들과 달리 통산타율 .300에 이를 만큼 정교함까지 갖춘 타자임을 감안한다면 현재 그의 컨디션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타격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볼넷을 7개나 얻어낼 만큼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를 받다 보니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 본즈는 “전혀 개의치 않고 곧 좋아질 것”이라며 “내가 치지 못해도 팀이 승리하면 그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儒林(580)-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6)

    儒林(580)-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6)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6) 시험문제는 결론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은 천지자연의 운행과 그에 따른 인간관계를 묻는 것으로 대체로 농경사회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과 소비가 전적으로 농토에 의지하고 있던 농경사회에 있어서는 그 문화적인 소산물인 사상도 농민의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농업의 질서를 방해할 수 있는 천재지변인 가뭄, 홍수, 눈, 바람, 서리, 벼락, 혹은 비와 같은 자연현상을 어떻게 바로잡고 하늘의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가를 다음과 같이 최종적으로 묻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일식과 월식이 없을 것이며, 별들이 제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며, 우레와 벼락이 치지 않고, 서리가 여름에 내리지 아니하며, 눈과 우박이 재앙이 되지 아니하며, 모진 바람과 궂은비가 없이 각각 그 진리에 순응하여 마침내 천지가 제자리에 서고 만물이 잘 자라나게 할 것인가. 여러 수험생들은 여러 경전에 통달하였을 것이니, 이에 대해 잘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 마음을 다하여 대답하도록 하여라.” 율곡은 침착하게 종이 위에 시험문제를 모두 베낀 후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뜻밖의 문제가 출제되었으므로 유생들은 모두 술렁거리며 마음의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식의 철학적인 책문(策文)은 지금까지 한번도 과거시험에 등장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단골시험문제는 세시풍속이나 혹은 부(賦)와 같은 문학에 관한 것이었고, 임금이 직접 친림하여 스스로 시험문제를 내는 알성시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뜻밖의 문제였던 것이다. 알성시의 시험문제는 대부분 ‘임금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王若曰)’는 서두로 시작되는데, 이는 임금 스스로가 문제를 내고 거자들은 ‘시대의 물음에 대답하는’ 문답형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찍이 1515년 중종 10년. 임금이 직접 석전제(釋奠祭)에 거동하여 ‘공자께서 만일 누가 나에게 나라를 맡아 다스리게 한다면 1년이면 그런대로 실적을 낼 것이고,3년이면 반드시 정치적 이상을 성취할 것이다 하셨다. 성인께서 헛된 말씀을 하셨을 리는 없을 것이니, 아마도 공자께서는 정치를 하기 전에 반드시 정치의 규모와 시행하는 방법을 미리 정해 놓으셨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 방법을 하나하나 지적하여 말해 보라.’라는 내용으로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문에 조광조(趙光祖)는 ‘하늘과 사람은 근본이 같으므로 하늘의 이치가 사람에게 유행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또한 임금과 백성은 근본이 같으므로 임금이 다스리는 도가 백성에게 적용되지 않은 적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옛날 성인들은 하늘과 땅을 하나로 여기고 수많은 백성을 하나로 여겼습니다.’로 시작되는 그 유명한 문장으로 2등으로 합격함으로써 마침내 벼슬길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처럼 임금이 친림하는 알성시에서는 그때그때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질문을 던지는 책문이 대부분 출제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 儒林(578)-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4)

    儒林(578)-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4)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4) 이 글은 시험관인 집사(執事)가 질문하고 거자들이 대답하는 문답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른바 ‘천도책(天道策)’이라고 불리는 과거시험은 조선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시험문제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다. 그 질문의 요지는 대충 다음과 같다. “하늘의 도는 알기도 어렵고 또 말하기도 어렵다. 해와 달이 하늘에 걸려서 한번 낮이 되었다가 한번 밤이 되었다가 하는데, 더디기도 하고 빠르기도 한 것은 누가 그렇게 시키는 것인가. 간혹 해와 달이 한꺼번에 나와서 때로는 겹쳐서 일식과 월식이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오성(五星)이 씨줄(緯:가로)이 되고, 뭇별(衆星)이 날줄(經:세로)이 되는 것을 또한 자세히 설명할 수 있겠는가. 경성(景星)은 어떤 때에 나타나며 혜성(彗星)은 또한 어떤 시대에 보이는가. 혹은 말하기를 ‘만물의 정기가 하늘에 올라가면 별이 된다.’ 하였으니, 이 말은 또한 무엇에 근거하는 것인가. 바람이 일어나는 것은 어느 곳에서 시작하며, 어디로 돌아가는가. 어떤 때는 나무 가지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불기도하고, 어떤 때는 나무가 부러지고 지붕이 날아갈 정도로 불기도하여 잔잔한 바람(少女風)이 되기도 하고, 구모풍(颱風)이 되기도 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문제에 나오는 오성(五星)은 목성(木星), 화성(火星), 토성(土星), 금성(金星), 수성(水星)을 말하는 것으로 이 다섯별은 모두 하늘에서 오른쪽으로 운행하고 뭇별은 28수(宿)를 의미하는 것으로 하늘에 부착되어 움직이지 않는 붙박이 별로 알려져 있다. 이 구절이 나오는 것은 좌씨(左氏)의 ‘세재성기(歲在星紀)’에 나오는 말로 밤하늘에는 움직이는 5성의 씨줄과 28수의 날줄이 서로 교차되며, 운행하고 있음을 뜻하는 구절인 것이다. 또한 경성(景星)은 덕성(德星)을 가리키는 말로 사기의 ‘천관서(天官書)’에는 그 모양이 일정치 않고 도가 있는 나라에 나타난다고 알려진 상서로운 별을 가리키고 있다. 반면에 혜성(彗星)은 경성의 반대말로 요성(妖星)을 가리킨다. 태양을 중심으로 긴 꼬리에 광망(光芒)을 거느리고 쌍곡선의 궤도를 그리며 운행하는 꼬리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부터 중국을 비롯한 모든 왕조에서는 이 혜성이 나타나면 왕조가 바뀌는 재앙이나 천재지변이 일어난다고 불길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문제에 나오는 소녀풍은 ‘비가 오려고 할 때 솔솔 부는 미풍’을 가리킨다. 이처럼 인간에게 유익한 바람을 소녀풍이라고 부르게 된 데에는 유래가 있다. 일찍이 삼국시대 때 점을 잘 치는 관로(管輅)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때 위나라에 큰 가뭄이 들어 청하태수(淸河太守)가 관로를 찾아와 언제쯤 비가 오겠느냐고 묻는다. 이때 관로는 대답한다. “수상(樹上)에는 이미 소녀풍이 불고 있고, 수간(樹間)에는 음조(陰鳥)가 화락하게 울고 있으며, 또한 서남풍이 일어나고 뭇새가 함께 날고 있으니, 얼마 안 있어 반드시 비가 올 것입니다.”
  • [씨줄날줄] 王의 힘/한종태 논설위원

    태국을 여행하다 보면 중요한 장소에는 언제나 푸미폰 아둔야뎃(78) 국왕의 초상화가 걸려 있거나 관련 조형물이 설치돼 있는 것을 쉬이 알게 된다. 태국민들은 외국인들에게 통상 두 가지를 자랑한다. 하나는 1900년대 초반 서구열강의 아시아 침략때 태국은 한번도 식민통치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온 국민의 추앙을 받는 국왕의 존재다. 입헌군주제에 따라 군림은 하지만 통치하지 않는 국왕에 대한 태국민들의 존경심과 신뢰는 상상을 초월한다. 영향력 측면에선 왕정시대의 전제군주에 버금갈 정도로 푸미폰 국왕의 말 한마디는 법 이상의 효력을 발휘한다.2달여의 퇴진 시위와 정국 불안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던 탁신 치나왓 총리가 지난 4일 항복 선언을 한 것도 푸미폰 국왕을 알현한 직후였다. 그야말로 ‘왕(王)의 힘’이 발현된 것이다. 물론 푸미폰 국왕도 국민들의 무한한 신뢰를 받게끔 행동해왔다. 오는 6월 재위 60주년을 맞는 그이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부정부패나 스캔들과 연관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국왕뿐 아니라 왕실 가족 누구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하니 푸미폰 국왕의 높은 도덕성과 철저한 자기관리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으리라. 무엇보다 자신의 일가가 19억달러어치의 주식을 팔면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탁신과는 크게 대비된다 하겠다. 국민을 끔찍이 생각하는 푸미폰 국왕의 ‘위민부모(爲民父母)’ 사례는 숱하게 많다고 한다. 왕궁에서 각계각층 국민들을 두루 만나 어려움을 청취하는 것은 기본이고, 나라에 가뭄이 들면 백성과 고통을 함께한다며 아예 식음까지 전폐한다고 하니, 한 나라의 군주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어떤가. 엄청난 부정부패로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던 지난날 절대권력자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힘깨나 쓴다는 인물치고 ‘내가 그런 도덕성을 가졌소.’라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은 불행히도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브로커와 ‘게이트’가 난무하고 학연·지연과 같은 연줄이면 안 통하는 게 없는 사회….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 스스로 모든 국민의 좌표가 될 만한 ‘큰 어른’을 모시려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게 아닐까 싶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남해안 섬주민 수개월째 급수제한

    봄가뭄으로 다목적댐 바닥이 쩍쩍 갈라져 드러나고, 남해안 섬에서는 몇달째 제한급수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농사철이 다가오면서 농민들도 애를 태우기는 마찬가지다. 29일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에 따르면 전국 14개 대규모 다목적댐의 평균저수율은 40.6%로 예년(43.3%)에 비해 낮아졌다. 저수율은 한강수계인 소양강댐이 40.3%로 예년의 43.1%에 못 미치고 있다. 광주와 전남 9개 시·군에 먹는 물을 보내는 순천 주암댐은 저수율이 31.4%로 가장 낮았던 2002년(29.5%)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1∼3월 광주지역 평균강수량은 65㎜로 예년 평균의 72%선이다. 또 ‘산불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강원도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영동지방 강수량이 예년의 40∼70%선이고 강릉은 28%에 그치고 있다. 순천시에서는 주암댐 수위가 예년보다 7m가량 내려간 90.5m를 기록하면서 댐 일부바닥이 드러나자 범시민 물 절약운동과 함께 제한급수도 검토중이다. 주암댐 관리단 강점동 운영팀장은 “주암댐이 가뭄으로 저수율이 떨어졌지만 앞으로 식수와 공업용수 등으로 175일 동안 급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봄철 갈수기마다 물이 달려 애를 태우는 신안군 흑산면과 완도, 여수, 진도 섬지역 등 전남도내 4개 시·군의 14개 읍·면 2만 8000여명의 주민들은 2∼6개월째 제한 급수를 받고 있다. 특히 ‘먹는 물이 홍어보다 귀하다.’는 흑산면에서는 지난 9월부터 6개월째 7일제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흑산면 예리 안창우(63)씨는 “물을 공급하는 수원지 2개중 1개는 말랐고 나머지도 한달을 못 버틸 것으로 보여 주민들이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여수항에서 배로 2시간 남짓 거리인 섬지역은 7일제 급수로 먹는 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주민들은 “세숫물조차 아까워 버리지 않고 모아뒀다가 빨래할 때 쓴다.”고 전했다. 낙동강 수계인 안동 임하댐 인근인 임하면 임하1리 비닐하우스 경작 주민들도 지하수맥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물이 부족해 수박과 멜론·오이 등의 모종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습기 많은 저기압이 고기압에 막혀 우리나라를 통과하지 못해 가뭄이 이어지고 있으며,4월에도 기온과 강수량이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봐 당분간 봄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종합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日리그 ‘위기의 한국 슬러거들’] 승엽 ‘4번’ 지킬까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29)이 3경기 연속 무안타의 침묵에 빠지며 개막전 4번 타자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이승엽은 26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시범 경기 최종전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로써 이승엽은 14타수 2안타 타율 .143,3타점으로 시범 경기를 마감했다. 이승엽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팀에 복귀한 후 처음으로 출전했던 22일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을 휘둘렀으나 23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부터 이후 3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곤도 아키히토 요미우리 수석코치는 지난 25일 ‘요미우리의 개막전 4번 타자는 이승엽’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이승엽이 안타 가뭄에 시달리면서 향후 컨디션 조절 여부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이승엽이 개막전에 4번타자로 기용되면 지난 80년대 화이트, 크로마티에 이어 외국인으로선 세번째로 17년 만에 출장하게 된다. 요미우리는 31일 도쿄돔에서 요코하마와 정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오늘 ‘물의 날’] 가뭄에 흔들리는 ‘마사이 전통’

    가뭄이 아프리카인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파괴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냐의 마사이족은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의 부모에게 지참금으로 가축을 준다. 하지만 가뭄으로 가축들이 말라 죽으면서 지참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삶의 터전인 가축을 잃은 유목민족은 수도인 나이로비로 가지만 범죄와 에이즈가 창궐하는 도시에서 깊은 상처만을 맛보게 된다. 케냐의 유목민족 가운데 350만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가축 70%는 죽었다. 가뭄은 아프리카인들이 고유의 전통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했다. 지참금 제도를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도 많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화에 따라 지참금의 유용성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뭄으로 가축을 잃은 부모들은 지참금을 얻기 위해 강제로 딸을 조혼시키는 등 부작용도 늘고 있다. 지난달 유목지역인 삼부루에서는 교사가 조혼을 강요당한 여학생 20명을 구해냈다. 국제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서 일하는 마사이족 줄리우스 레만켄은 “가뭄과 도시화 때문에 우리의 문화가 짓밟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은행, 中企 신용대출 쉽지않네

    은행, 中企 신용대출 쉽지않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돕는 은행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하이테크론의 증가 속도가 더뎌 걱정입니다.” 지난 6일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월례조회에서 올해 초 혁신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하이테크론’의 실적이 예상만큼 크지 않은 게 고민이라고 밝혔다. 하이테크론은 기술력 평가를 통해 신용으로만 대출해주거나 산업기술평가원 등 외부 기관과 연계해 기술보증기금(기보)의 보증으로 대출을 일으키는 상품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돕는 은행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하이테크론의 증가 속도가 더뎌 걱정입니다.” 지난 6일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월례조회에서 올해 초 혁신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하이테크론’의 실적이 예상만큼 크지 않은 게 고민이라고 밝혔다. 하이테크론은 기술력 평가를 통해 신용으로만 대출해주거나 산업기술평가원 등 외부 기관과 연계해 기술보증기금(기보)의 보증으로 대출을 일으키는 상품이다. ●부실 면책에도 실적은 저조 우리은행은 20일 현재까지 32개 중소기업에 323억원의 하이테크론 대출을 실행했다. 이 가운데 담보 없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신용대출은 17건으로 금액은 116억원이었다. 행장까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리 만족할 만한 실적은 아니다. 하나은행도 지난 7일부터 기보와 제휴해 혁신형 중소기업에 기술평가보증만으로 3000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대출 실적은 없다. 기업은행도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혁신형 중소기업을 겨냥한 대출 상품을 내놓자 중과실이 없으면 취급자의 책임을 묻지 않는 ‘위너스론’을 출시했다. 중소기업 대출에 관한 한 최강의 지위를 지키고 있는 기업은행의 실적도 28개 업체,117억원에 그치고 있다. ●제대로 된 ‘혁신형 중기’ 가뭄에 콩나듯 여신 리스크(위험) 관리를 생명으로 하는 은행들이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면서까지 혁신형 중소기업에 목을 매는 이유는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중소기업대출도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개념은 명확치 않으나 대개 벤처·이노비즈와 같은 기술혁신형 기업이나 IT(기술정보) 등 차세대 성장산업에 관련된 기업을 말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2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무려 5조 6800억원으로 지난해 1년 동안 증가액(11조원)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중기대출 중 부동산 담보대출이 50%,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 대출이 37%나 되고, 신용대출은 13%에 그친다. 결국 담보나 보증 위주의 대출을 계속하다가는 기존 대출을 뺏고 빼앗기는 악순환만 계속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은행권에 팽배해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아직 기술력을 정확하게 심사하는 능력이 부족한데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기술력 이외의 변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대출이나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산업기술평가원이라는 기술력 평가 전문조직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초기 기술사업화기업 투자제도’를 도입했다. 대학연구소나 국책연구소의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조만간 제품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는 신생 기업에 직접 투자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는 이 제도의 첫 수혜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평가원 관계자는 “심사숙고 끝에 첫 지원 업체를 선정했지만 대표이사의 자질이 의심돼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무리 대출자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해도 영업 실적 등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기업에 대출해주는 것은 힘들다.”면서 “기술력뿐만 아니라 마케팅 능력, 업주의 사업의지도 면밀히 따지다 보니 대출 증가 속도가 느리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창업 2년을 넘기지 못하는 실정이라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기술력 평가를 통한 대출이 새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어 은행들은 앞으로도 계속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찾아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한국야구 “꿈은 계속된다”

    한국야구 “꿈은 계속된다”

    16일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조별리그(1조) 최종전에서 한국야구 ‘드림팀’이 일본에 2-1 승리를 거두고 4강 고지에 우뚝 섰다. 순간 에인절스타디움은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이 열렸던 광주경기장과 오버랩됐다. 마지막 페널티 키커 홍명보의 슛이 그물을 갈라 ‘4강 신화’가 완성된 순간처럼,3만 9000여명이 운집한 경기장은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한국이 종주국 미국에 이어 일본을 거푸 제압하리라 점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전문가와 야구팬들은 물론 대표 선수 스스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1월 초 김인식 감독은 “2라운드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며 타이완전을 걱정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은 아시아라운드 전승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멕시코, 미국, 일본을 줄줄이 사냥해 마침내 꿈을 일궈냈다.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미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4일 한국에 충격의 패배를 당해 벼랑끝에 섰던 미국의 벅 마르티네스 감독은 “내 생애 이렇게 마음을 졸이며 본 경기가 없었다. 정말 한국에 고맙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언론들의 반응도 한결 같았다.AP통신은 ‘한국 덕에 미국이 살아남았다.’고 타전했고,USA투데이도 ‘한국의 도움으로 미국이 체면치레를 할 기회를 잡았다.’고 전했다. 대회 흥행에 목을 멘 WBC 조직위원회에도 ‘가뭄끝에 단비’였다. 미국이 한국에 진 뒤 야후스포츠가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 ‘미국이 4강에 못 올라가면 WBC 경기를 더 이상 안 보겠다.’는 미국팬들이 51%에 이르렀기 때문. 반면 일본 열도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방송카메라는 9회말 패배가 확정되자 고개를 떨군 스즈키 이치로 등 일본 선수들의 모습과 넋을 잃은 응원단을 번갈아 비췄다. NHK가 전한 거리 표정은 보다 심각했다. 한 시민은 “70년 역사를 가진 일본프로야구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 다른 한편으론 한국의 저력을 새삼 평가하면서 실낱같은 기대도 놓지 않았다. 세구치 아사히TV 기자는 “한국은 정신력으로 무장된 팀이라서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며 “아시아를 대표해 잘 싸워달라.”고 주문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의 준결승 진출이 어려워졌지만 17일 멕시코가 미국을 잡아주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오아시스(KBS1 밤 12시30분) ‘박하사탕’의 이창동 감독의 2002년작. 대종상 작품상,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고, 여배우 문소리를 주목받게 했다. 사회에서 낙오된 전과자와 뇌성마비 장애인이라는 어려운 배역을 잘 소화한 설경구와 문소리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제목 ‘오아시스’는 여주인공 공주(문소리)의 방에 걸려 있는 액자 속 그림. 공주와 종두(설경구)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을 뜻한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를 ‘경계’에 관한 영화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와 우리가 배척하는 것과의 경계, 정상인과 장애인과의 경계, 사랑이란 판타지와 일상과의 경계에서 충돌을 경험하는 것은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과 3범인 종두는 뺑소니 치사로 복역하다 출소했다. 별 생각 없이 뺑소니 피해자 집에 찾아갔다가 빈집에 혼자 있는 공주를 만난다. 피해자의 딸인 공주는 뇌성마비 장애인. 가족들은 공주의 명의로 장애인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를 가면서 공주를 놔두고 간 것이다. 사회에서 버림받은 그들은 천천히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전화통화를 하고 자장면을 먹으며 서툴고 어설프게 연애를 시작한다. 환상 속에서 공주는 정상인처럼 걷고 말할 수 있고, 종두도 멋진 남자가 된다. 그러나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고 범죄자가 장애인을 농락하는 것으로 볼 뿐이다. 종두를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132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꿈꾸는 아프리카(SBS 밤 12시55분) ‘불의 전차’의 휴 허드슨 감독이 2000년 쿠키 갈만의 베스트셀러 논픽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생동감 넘치는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대자연과 함께 잔잔한 인간관계를 조명할 수 있다. 이혼녀 쿠키 갈만(킴 베이싱어)은 아들 엠마누엘과 평범한 삶을 산다.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한 후 비로소 쿠키는 살아갈 의미를 찾으려 한다. 그러던 중 파올로(뱅상 페레)를 만나 그를 따라 미지의 세계 아프리카로 떠난다.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대자연에 동화되면서 새 출발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지만 곧 현실은 꿈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프리카는 심한 기근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위험한 야생동물들, 영토를 위협하는 사막폭풍이 존재한다. 밀렵꾼들의 야만적인 도살 행위도 끊이지 않는 등 어려움이 많은데….114분.
  • 환갑맞은 윤복희 데뷔55주년 기념 콘서트

    가수 윤복희가 환갑과 데뷔 55주년을 맞아 4월26∼28일 ‘윤복희 60th Anniversary Concert-AGAIN’(가제) 콘서트를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연다. 그의 근황이 궁금했던 올드팬으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2시간 길이에 3부로 채워질 이번 공연은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살아온 윤복희를 조명하는 레퍼토리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후배 뮤지컬 배우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윤복희는 2002년 뮤지컬 배우 전수경과 워커힐 개관 45주년 기념공연을 가진 적이 있지만, 단독콘서트로는 2001년 데뷔 50주년 콘서트 ‘꾼’ 이래 5년만이다. 공연기획사측은 윤복희만의 폭발력 있는 가창력과 화끈한 무대매너는 물론, 독특한 컨셉트를 통해 재미까지 선보이겠다고 자신하고 있다.1951년 5살의 나이로 아버지이자 코미디언 배우 윤부길의 손에 끌려 무대에 선 윤복희는 1963년 워커힐 개관무대에 초청받은 루이 암스트롱 앞에서 그의 흉내를 낼 정도로 어릴 적부터 재능을 발휘했다.1967년 미니스커트와 함께 데뷔곡 ‘웃는 얼굴 다정해도’를 유행시켰고, 그 뒤 ‘이거야 정말’,‘노래하는 곳에’,‘여러분’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또 1977년 ‘빠담빠담빠담’을 시작으로 ‘피터팬’,‘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마리아 마리아’ 등 뮤지컬에도 출연해 가창력과 무대매너는 물론,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입장료는 6만 6000∼12만원. 문의 (02)3142-8262∼3.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겨울가뭄’ 속초 절수운동

    강원도 속초시가 계속되는 겨울가뭄으로 지난 15일부터 제한 급수에 돌입하자 관광숙박업소들이 ‘물 관리’에 비상을 걸었다. 17일 속초시에 따르면 시내 K호텔은 투숙객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제한 급수가 실시되는 시간대에는 109개 객실과 주방, 부대 사업장 등에 지하수를 자체 공급하고 있다. 60여개 시내 숙박업소들도 물 부족사태에 대비, 투숙객들에게 물 사용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저수조 시설이 없는 60여개 영세 숙박업소들은 대야와 양동이에 물을 받아 객실에 공급하고 있다. 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겨울 가뭄 시달린 강원 영동 ‘봄철 산불과의 전쟁’ 돌입

    강원도 영동지역 시·군이 예년보다 일찍 봄철 산불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15일 강원도 영동지역 일선 시·군은 이른 봄부터 건조한 날씨와 포근한 겨울, 강풍 등으로 올봄에는 대형산불이 우려된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선거가 있는 짝수해에는 대형 산불이 어김없이 발생했다는 징크스까지 겹쳐 지역 주민과 지자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들 지역 자치단체들은 사실상 지난 10일부터 5월15일까지를 봄철 산불 예방기간으로 정하고 예찰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올해는 적설량이 많지 않은데다 포근한 날씨 탓에 인근 야산의 눈이 대부분 녹았고 강한 바람이 불어 어느해보다 긴장하고 있다. 강릉시는 동해, 삼척시와 함께 오는 17일부터 민간 임차 헬기 1대를 투입해 공중 산불감시 활동에 돌입하고 산림과 인접한 골짜기, 논·밭두렁에서 산불요인 제거 및 예방 소각은 이달 말까지 모두 마치기로 했다. 특히 공무원이 주도하는 산불 예방 활동에서 벗어나 이·통장, 부녀회, 도시민 일일 자원 봉사자 등 민간 주도의 산불 예방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또 산불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중 진화 헬기를 증강 배치하고 산불 전문 예방 진화대와 기동 타격대에 의한 초동 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정된 산불 감시 예산 때문에 산림 감시원 배치는 3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한 상태다. 전찬균 강릉시 산림녹지과장은 “지난해에는 3월말까지 많은 눈·비가 내려 봄철 산불 예방 활동이 수월했는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시민 모두가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산불예방에 협조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14년만에 금 같은 동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14년만에 금 같은 동

    2차 레이스에서 맨 마지막 조에 편성돼 1차시기 1위 조이 칙(미국)과 나란히 출발선에 선 이강석(21·한국체대). 그는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을 느꼈다.8000여명의 관중이 지르는 함성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1차를 35초34,3위로 주파해 2차 시기에 따라 상위권 입상이 갈리는 상황. 출발 총성과 함께 용수철처럼 튕겨져나간 이강석은 혼신의 힘을 다해 얼음판을 지쳤다. 잠시 뒤 전광판에 표시된 35초09를 확인한 그는 두 팔을 번쩍 치켜올렸다. 자신의 최고기록(34초55)엔 못 미쳤지만, 칙에 이어 두번째 좋은 기록. ‘신세대 스프린터’ 이강석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14년 만에 올림픽 메달의 한을 풀었다. 이강석은 14일 오발링고토에서 열린 토리노동계올림픽 사흘째 남자 500m에서 1,2차시기 합계 70초43을 기록,2위 드미트리 도로폐예프(러시아)와 불과 0.02초차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금메달은 1,2차시기를 모두 1위로 질주한 조이 칙(69초76). 최재봉(26·동두천시청)은 8위, 이규혁(28·서울시청)은 17위에 그쳤고,1차시기에서 미끄러졌던 권순천(23·성남시청)은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92년 알베르빌대회 남자 1000m에서 김윤만이 은메달을 차지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솔트레이크시티대회까지 수확한 20개의 메달 가운데 19개가 쇼트트랙에 편중됐던 한국대표팀으로선 ‘편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뭄 끝에 단비인 셈. 한국은 이로써 금, 은, 동 각 1개씩을 기록하며 8년 만의 ‘톱10’ 복귀를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이강석이 14년 간의 숙원을 해소한 한국대표팀은 오는 19일(새벽 1시) 열리는 남자 1000m에서 또 한번 이변을 꿈꾼다. 김관규 감독은 “이규혁의 기록이 좋은 데다 4번째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라 유감없이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脫석유 바람’ 타고 설탕값 두배 껑충

    ‘脫석유 바람’ 타고 설탕값 두배 껑충

    탈(脫)석유·대체 에너지 개발 바람을 타고 국제 설탕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대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에탄올 수요가 크게 늘면서 설탕이 국제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까지 떠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설탕 가격이 뛰자 옥수수, 사탕무, 타피오카 등 바이오 연료의 원자재인 식용 작물도 덩달아 ‘뜨거운 상품’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탕 가격 급등에 더해 GM과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에탄올을 연료로 하는 자동차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어서 에탄올 확보를 위한 각국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초반 파운드(약 453g)당 45센트까지 치솟았던 국제 설탕 가격은 지난 2003년 6센트를 기록하는 등 10여년 동안 10센트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에탄올 개발을 강조한 국정연설 직후인 지난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BOT)에서 설탕 값은 19센트까지 올랐다.9일(현지시간)에는 18.45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의 중개인 마이클 오버랜더는 “현재 누구나 설탕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등의 매점(買占)이 늘고 있어 이런 추세가 굳어질 경우 45센트까지 치솟았던 25년여 전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 브라질은 사탕수수의 에탄올 전환 비율을 2003년 38%에서 지난해 52%로 늘렸다. 타이완 설탕 업계는 사탕수수 생산량을 4500만t에서 80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설탕 공급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세계 설탕 생산량은 연간 1억 4300만t 수준이지만 지난해 4대 수출국인 브라질과 태국이 가뭄 탓에 수확량이 크게 줄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설탕 값이 뛰면서 초콜릿 업체는 울상이다. 제조 원가의 상승으로 허시의 주가는 최근 3% 이상 떨어졌다. 시리얼 업체인 제너럴 밀스는 초과 비용만 2500만달러(약 250억원)를 잡아놓고 있다. 한편 ‘E85’라고 불리는 에탄올을 연료로 쓰는 자동차가 미국 업체들의 차세대 핵심 차종으로 등장할 전망이다.GM과 포드는 최근 시카고 자동차 쇼에서 “에탄올로 굴러가는 자동차를 올해 약 60만대 추가 생산할 예정”이라며 “연료를 쉽게 주입할 수 있도록 E85의 판매점을 늘리는 방안을 정유업계와 협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85는 미 중서부 지방에서 경작되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85%의 에탄올과 15%의 휘발유를 섞은 연료다. 미국 업체들은 이 연료로 운행되는 자동차를 상용화해 도요타, 혼다, 현대 등 아시아계 라이벌에 결정타를 날리겠다는 속셈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에탄올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인지는 의문이다. 국제설탕기구(ISO)의 레오나르도 비카라 로차는 현재의 가격 급등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분석했다. 에탄올의 시장성을 높이기 위해선 더 효율적인 가공 기술이 개발돼야 하고 가격도 떨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기고] 추락하는 독서/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시인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주도할 핵심 동력으로 독서를 꼽았다. 우리 사회 내면을 들여다보면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한국의 1가구가 책 신문 잡지 등 ‘읽을거리’에 쓴 지출액이 월평균 1만 397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액(204만 8902원)의 0.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4분의1, 캐나다의 2분의1에 불과하다. 오락이나 취미생활과 관련한 지출액(9만 7446원)에 비해 현격히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서적·인쇄물 구입비용 가운데 신문대금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책 구입비는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이는 열악한 독서문화를 감안했을 때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평일 독서시간은 하루 평균 8분으로,1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은 12.7%에 그쳤다. 더 심각한 것은 책을 가장 많이 읽어야 할 청소년들이 입시경쟁으로 인하여 갈수록 독서율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평균 97%대에 머물던 학생독서율도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80%대로 떨어져 학생 10명당 1명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관련 인프라도 심각한 것은 마찬가지다. 국민 1인당 도서관 장서수는 0.56권으로 핀란드(7.15권), 미국(2.59권), 일본(2.19권), 독일(1.82권)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물론이고, 독서의 요람으로 불리는 공공도서관 한 곳의 사용 인구도 핀란드(3200명), 독일(3900명), 덴마크(4500명), 미국(2만 6000명)에 비해 턱없이 많은(10만명)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학교에서도 독서삼매경에 빠진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교양도서를 읽는 학생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 한다. 정보화 시대로 나아갈수록 독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열악한 독서문화로는 세계화시대를 선도하는 중심국가로 성장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교역규모로 볼 때 세계 10위권에 근접하는 경제력을 갖춘 나라에서 개발도상국 수준에도 못 미치는 독서력을 지녔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역사가 증명하듯 세상은 책읽는 사람들이 지배하기 마련이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시인
  • [데스크시각] 저출산, 기업문화 바꿔야 풀린다/김균미 경제부 차장

    “보육료를 지원한다고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요. 출산비용 대준다고 누가 아이를 더 낳겠냐고요.”“유치원까지는 그럭저럭 다닌다 쳐요. 학교에 들어간 뒤가 걱정이죠. 사교육비 부담도 만만치 않지만, 일 때문에 제대로 뒷바라지 못한다는 자책감은 어떻고요.”“아이 키우랴, 일하랴 쩔쩔매는 선배들을 보면 아이 낳을 생각이 싹 사라져요.” 요즘 어느 자리를 가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있다. 정부의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실효성이 그것이다. 저출산 대책은 교육 문제 못지않게 국민들 저마다가 ‘전문가’여서 모두의 입맛에 꼭 맞는 대책을 내놓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부가 앞으로 5년간 19조 3000억원을 투입해 보육시설을 늘리고, 민간보육시설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자녀가 많은 가정에 주택·세제상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보육료 정부 지원 대상을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늘려나가겠다고도 한다. 만나는 사람들이 제한돼 회의적인 반응들이 주를 이뤘을 수도 있다. 한푼이 아쉬운 저소득층에 정부의 지원금이나 보육시설 지원은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양극화 대책과 맞물려 지원이 가장 시급한 저소득층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수긍하지 못하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중산층이 느낄 상대적 소외감이다. 정부의 정책 지원 대상에서도 비켜나 있고, 그렇다고 고소득층처럼 여유가 있지도 않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만 있다면 어느 정도의 경제적 부담은 감당할 각오가 돼 있을 뿐이다. 따라서 보육시설과 보육교사들 수준을 비롯한 보육의 질을 높이는 게 급선무다. 문제는 유치원 이후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교육비에 셋째는 차치하고 둘째도 머뭇거리게 되는 게 현실이다. 교육개혁을 떼놓고 저출산 대책을 논한다면 실효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번 대책이 주요 타깃인 20∼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쉽지 않아 보인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20∼30대 여성이 50%를 넘는다. 취업경쟁을 뚫고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계속 일하면서 승진도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러나 아직 우리 기업문화는 결혼한 여성, 특히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는 불리한 면이 많다. 취업에서부터 담당 업무, 승진에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는 게 사실이다.‘일과 아이’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부딪친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아이를 낳기란 쉽지 않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성공하려면 20∼30대 여성들에게 ‘일과 아이’가 양자택일의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공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친화적으로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지난 11일자 미국 경제잡지 포천에 발표된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00곳’의 평가 항목에는 육아지원 여부가 들어있다. 명단에 오른 100개 기업의 3분의1인 33개 기업이 회사내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보육료는 시중의 절반 수준이다. 가정친화적 기업으로 꼽히는 외국기업들 중에는 출산한 여성들에게 형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근무 형태를 제안한다.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득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도 ‘출산친화적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들어있다. 하지만 처벌이 수반되지 않는 제도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대표적 예가 사업장내 보육시설 설치 의무화다. 노동부에 따르면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의 84%가 직장 보육시설을 외면하고 있다. 어겼을 때 처벌 조항이 없기 문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표하는 출산장려책의 상당수는 이미 일본에서 시행중이거나 검토된 것들이다. 이런 일본의 저출산·고령화대책 총책임자인 이노구치 구니코 남녀공동참여담당성의 최근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다른 정책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문화를 가족친화적으로 바꿔 (회사가) 자녀양육을 지원해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남의 얘기로 흘려버려서는 안된다. 김균미 경제부 차장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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