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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위기 그후 10년] 외환위기 극복 주역들

    외환위기의 암운이 짙게 깔린 1997년 9월16일 런던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서유럽의 유력투자은행인 SBC워버그가 한국에 10억달러를 빌려주겠다고 발표한 것. 외환 곳간이 텅 비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던 한국에는 가뭄 끝의 단비와 같았다. 하지만 10억달러는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이 사건은 당시 외자투자 유치에 나섰던 정덕구 재정경제원 기획관리실장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해서라도 위기를 막으려 했던 정 실장은 산업자원부 장관을 거쳐 현재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같은 해 10월 말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극비리에 ‘프로젝트 화이트’에 사인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직행하기보다 외국의 메이저 은행들을 설득,200억달러의 크레디트(대출)를 받겠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화이트는 백의민족을 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얼마 안돼 중단됐다.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자칫 IMF의 지원규모를 격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강 부총리는 11월19일 임창열 부총리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강 부총리는 현재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과 동부그룹 고문을 맡고 있다. 임 부총리는 취임 첫날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2.25%에서 10%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15%로 돼있던 것을 임 부총리가 발표 직전 10%로 고쳤다. 환율 급등을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심사였으나 맥없이 무너지자 결국 이틀 뒤 IMF에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임 부총리는 경기도지사를 거쳐 현재 바이오 전문기업인 알앤엘바이오 회장으로 있다. IMF 체제에서 외환위기 극복의 발판은 이규성 재경원 장관을 중심으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과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이 ‘삼두마차’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규성 장관은 1년 3개월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건강상의 이유와 구조조정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후 청와대의 관심은 남북 문제에 쏠렸고 구조조정의 열기는 식어갔다. 이규성 장관은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의 회장으로 있으며 외환위기의 발생과 극복, 그 이후의 과정을 정리한 ‘한국의 외환위기’라는 책을 펴냈다. 강봉균 장관은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으로 여전히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의 해결사’라는 닉네임으로 외환위기 극복의 선봉장을 맡았던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재경부 장관으로 있다가 부동산 투기설에 휘말려 불명예 퇴진했다. 론스타 수사와 관련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기호 전 경제수석은 구조조정의 끝자락을 맡았다가 현대그룹의 대북 자금지원에 연계돼 옥고를 치른 뒤 현재 미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의 연구원으로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지구촌 기상재해 몸살

    새해를 목전에 둔 지구촌이 갖가지 기상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시아의 금융·통신망을 일거에 마비시킨 타이완 지진에 이어 27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강풍이 몰아쳐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페루에선 집중 호우로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새벽부터 시속 50마일(약 80㎞)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샌마테오카운티의 4만가구, 새네제이 지역 2만 3000가구를 포함한 10만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또 머린카운티 지역에선 강풍에 뿌리가 뽑힌 나무가 가정집으로 쓰러지면서 주민 1명이 숨졌다. 샌프란시스코 그레이트하이웨이는 바다에서 날리는 모래 등으로 7시간 동안 폐쇄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도 최대 시속 60마일(약 97㎞)의 강풍과 함께 지역에 따라 많은 비와 눈이 내렸다. 일부 산간 지방에서는 시속 80마일(약 128㎞)의 강풍이 측정되기도 했다. 국립기상대 옥스나드 사무소의 제이미 마이어는 “최근 10여년간 가장 강력한 바람으로 기록될 만하다.”며 강한 바람이 부는 지역의 가정에서는 창문을 모두 닫고 불씨 사용을 삼가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여름철인 남미 페루는 이날 집중 호우로 인한 하천 범람으로 어린이 7명이 실종되고,6000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페루 민방위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수도 리마 북동쪽 350㎞ 떨어진 우아누코 밀림지대에 쏟아진 폭우로 우아야가, 툴루마요, 티그레 등 5∼6개 하천의 강둑이 터지면서 강물이 범람해 주변 지역을 완전히 덮쳤다. 그런가 하면 호주 남동부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호주 국립과학산업연구원의 배리 헌트 연구원은 “현재의 가뭄이 8년 이상 계속될 수 있다.”면서 “지난 1만년 동안 추적한 결과 이런 가뭄은 호주에 30여차례 있었고, 가장 긴 것은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있었던 14년간의 가뭄”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외신종합 coral@seoul.co.kr
  • “탤런트 되려면 미쳐야해요”

    “탤런트 되려면 미쳐야해요”

    TV「탤런트」를 모집할 때마다 그야말로 구름처럼 모여드는 지망생들- 웬만큼 자신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탤런트」의 꿈을 키워보지만 막상 병아리「탤런트」들이 당해야 하는 설움을 맛보면 너무「탤런트」좋아하지 마시오다. 지난해 봄에 부푼 꿈을 안고「탤런트」의 문을 두드렸던 J양은 1년이 지난 지금 완전 실의에 빠져있다. 처음 그렸던「브라운」관 주인공에의 화려한 꿈이 산산조각이 난 것은 옛날이고 뒤숭숭한 대합실 같은「탤런트」실의 한구석에서 조그마한 단역이라도 떨어지지 않는가 하는 가냘픈 희망에 얽매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혼자말처럼 중얼거리고 있다.『「탤런트」가 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점심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고. 각 TV 방송국에서는 해마다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전속「탤런트」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모집인원은 대개 20명 정도. 이 20명안의 영광을 얻기 위해서 모여드는 지망생이 2천여명이 넘는다. 1백대1의 치열한 경쟁율이다. 이렇게 바늘구멍을 뚫고 합격한 사람들은『이제는 왔구나!』하는 감격을 안고 부푼 가슴으로 6개월의 교육에 들어가게 된다. 선배「탤런트」들의 눈부신 모습, 연출가들의 고맙기만 한 격려,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방송국 안의 신기한 물건들…. 그러나 이런 부푼 꿈을 안고 교육에 들어간지 채 한달도 안되어서부터 그들의 마음 속에는『이게 아닌데…』하는 회의와 함께 깨져 흩어지는 화려한「탤런트」의 꿈을 가눌 수없게 된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엄청난 실망만이 회오리바람처럼 그들의 가슴을 스치고 갈 뿐이다. 그들에 대한 방송국의 무관심 때문이다. 월급은 7천원부터 시작 2년되어야 1만5천원 6개월의 교육기간이 지나고 나면 벌써 성급한 낙오자들이 상당수 나온다. 20명중 실제로 남는 사람은 10명 정도. 나머지는 이름만 걸어 놓은 채 뿔뿔이 흩어져 거의 방송국에는 나오지 않게 되고 만다. 교육이 끝나면 일단 그들은 방송국과 전속계약을 맺게 된다. 말하자면 이제부터는 정식「탤런트」대접을 받는 셈이다. 6개월간의 전속계약을 맺는데 월급제와 출연료제의 두가지가 있다. TBC는 월급제이고 KBS와 MBC는 출연료제다. 월급제의 경우 초봉이 7천원. 6개월마다 승급을 하게 되는데 1만원, 1만2천원, 1만5천원으로 올라 간다. 1만5천원을 받으려면 2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출연료제의 경우 교육이 끝나면 1천원 고정. MBC는 3개월 뒤 부터 A B C급으로 등급을 두어 1회출연에 A급 2천5백원, B급 2천원, C급 1천5백원을 준다. 그런데 실제로 이들이 출연하는, 횟수는 1주에 평균 2편이 넘지 못하는 실정. 따라서 1개월 수입이 고작 2만원을 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그것도 1년이 넘은 A급의 얘기고 보면 그밖의 사람들은 월급제의 경우와 별로 차이가 없다. 동기(同期)인데도 등급을 두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경쟁심과 의욕을 북돋우자는 뜻에서라고 한다. 그래서 6개월 후 재계약 할 때에 C급이던 사람이 A급으로 뛰어 오를 수도있고 A급이 C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A급이나 C급이나 수입면에 있어서는 턱도 없는 액수이기 때문에 사기에만 영향을 줄 따름이라는 그들의 불평이다. 「프리」가 될 때까지 2년 넘어 그렇게 지내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도중하차」해버리고 만다. 배정된 역할도 없이 매일「탤런트」실에 나와서 빈둥거린다는 것은 웬만한 인내심이나 끈기로는 견딜 수없는 노릇이다. 장기나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다가 혹 재수가 좋아서 단역이라도 걸리면 다행이지만 그런 기회도 역시 가뭄에 콩나기 정도. 따라서 느지막에 얼굴만 비치고는 사라져버리는 명색만의「탤런트」가 대다수다. 끈기있게 견디는 사람은 20명중에서 2,3명정도 이렇게 해를 거듭하다가 보면 결국 남는 인원은 극소수. 1기에 2,3명 정도가 마지막까지「탤런트」의 자리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서 MBC-TV의 이기하(李基夏) 제작국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방송국 실정으로 보아서 교육시킬 만한 여력이 없다. 민방(民放)의 경우에는 더욱 곤란한 형편이다. 교육에 투자를 했다면 그만큼 건져야 되는 것인데 과연 그게 가능할는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외국에서는 극단이나 조합이 있어 거기에서「탤런트」를 양성하고 있다. 그래서 극단이나 조합과 방송국이 직접 계약을 해서 완전한「탤런트」로서의 「상품가치」를 구하고 있다. 「탤런트」들에 대한 시청자의 식상 역시「탤런트」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하루 아침에「스타」의 자리에 앉기를 꿈꾸는 망상이 그것이다. 『「탤런트」는 뭣보다 끈기와 인내 그리고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선배들이 하는 것을 부지런히 쫓아 다니며 배우고 혼자 연습해 보는, 말하자면 완전히 미쳐야 하는 것이다. 얼굴만 가지고 머리만 가지고 연기가 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역시 이기하씨의 말이다. 그러나「탤런트」들의 불만에도 충분한 근거는 있다. 『교육을 받는 동안 벌써 우리들은 꿈을 버린거예요. 모두가 다 실망하는 거죠. 뽑아 놓았다면 그만한 책임있는 교육이 있어야 할게 아니겠읍니까? 자기가 무슨 교육을 얼마나 받았는지 누구나 의심스러워 하고 있어요. 또 보수 문제도 그래요. 의상비는 커녕 교통비도 제대로 되지 않을 지경이에요』『』「탤런트」경력 2년인 K양의 불만이다. 어쨌든 안방극장의 화려한 주역을 꿈꾸며 하늘의 별따기로 합격한「탤런트」라는 직업은 바깥에서 생각하고 있듯이 그렇게 화려한 직업만도 아닌 모양이다. [선데이서울 70년 5월 3일호 제3권 18호 통권 제 83호]
  • 中 황허 오·폐수 몸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빨간색, 하얀색, 우윳빛…’ 중국의 황허(黃河)가 황토빛이 아닌 다양한 색을 연출하고 있다.24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간쑤(甘肅)성 성도 란저우(蘭州)시 일대 황허에 30㎞에 걸쳐 우윳빛 띠가 형성됐다. 근처 공장 등에서 유입된 오·폐수 때문이다. 이는 지난 두달새 4번째 일로 10월22일과 11월21에는 빨간색, 이달 7일에는 하얀색 포말띠가 수㎞씩 생겨났다. 앞서 2차례에 걸친 빨간색 띠는 난방용 온수를 공급하는 공장이 파이프에서 온수를 빼내 쓰는 것을 막기 위해 염료를 첨가한 것이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들은 황허 수자원관리위원회의 최근 연례 보고서를 인용, 적은 강우량과 폐수로 인한 오염 등으로 황허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황허에 유입된 폐수는 43억 5000만t으로 전년도에 비해 8800만t 늘었다. 폐수의 73% 이상은 공장에서 방류된 것으로 파악된다. 수자원의 과도한 사용도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황허의 수자원 이용률은 60%로 국제적으로 한계치로 알려진 40%를 크게 넘어섰다. 황허에서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물의 양은 40년 전의 10분의1로 줄었다. 중앙정부는 황허와 그 지류에 3000여개의 댐을 건설, 수자원 활용률을 높이고 있지만 가뭄과 퇴적현상으로 자정 능력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jj@seoul.co.kr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樂漁] 충남 보령 오포수로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樂漁] 충남 보령 오포수로

    한해 낚시를 마무리하는 납회도 거의 끝나가는 요즘, 대물낚시 출조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언제부터인가 대물낚시를 선호하는 낚시인이 늘어나면서 때를 잊은 출조도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물낚시 시기는 기온이 상승하는 3월부터 시작해 기온하락으로 살얼음이 물가에 잡힐 때 끝이 난다. 밤새 한번 있을까 말까한 입질을 기다리느라 밤을 지새워야 하는 대물낚시. 무엇이 많은 낚시인을 매료시키며 밤새 졸음과 추위와 싸우는 것일까. 한마디로 확실한 월척급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즉, 여러 마리의 붕어를 낚는 것이 아니라, 한마리의 붕어라도 큰 것을 낚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기본 채비구성을 살펴 보면, 경질 낚싯대를 사용하고, 원줄은 4∼ 5호 이상, 목줄도 3호 이상을 사용한다. 낚싯바늘은 지누 5∼6호(붕어14호이상) 외바늘을 사용하고 톱이 짧은 고부력찌를 사용해 봉돌을 무겁게 만드는 것이 요령이다. 미끼는 대표적인 것이 생새우와 참붕어, 메주콩, 옥수수. 그밖에도 납자루, 땅강아지, 산지렁이, 건탄 떡밥 등 여러 상황에 맞게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물낚시 미끼는 투박하고 거칠어 먹이섭취가 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작은붕어들이 미끼를 쉽게 먹지 못하도록 하고, 가능한 큰 붕어만을 선별하여 낚아 내고자 함이다. 낚싯대 편성도 다대편성을 주로 한다. 집어를 하는 낚시가 아닌 이유도 있지만, 잦은 입질을 볼 수 있는 낚시가 아니어서, 여러개의 낚싯대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떡붕어나 수입붕어를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오직 토종붕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낚시여서 수차례 출조를 해도 입질한번 못보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잡어나 잔씨알의 붕어 개체수가 많아 큰씨알의 붕어를 만나기 어려운 낚시터라면 대물낚시로 효과를 보기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대물낚시 출조지는 보령권. 지속되는 가뭄으로 저수율이 많이 내려간 데다, 기온하강으로 물색도 맑아 낚시여건은 좋지 못하다. 하루종일 보령권 대물터 몇곳을 돌아보며 적당한 포인트를 찾았지만, 여건은 비슷했다. 보령시 오천면의 오포수로를 찾았다. 오후로 접어든 시간임에도 해는 구름사이를 숨바꼭질하며 검뿌연 연무속에서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평일이라 그런지 수로가는 초겨울의 날씨만큼 썰렁하기만 하다. 하루전부터 이곳에서 낚시를 했다는 권창원(63·인천)씨는 “지난해 우연히 이곳을 찾았다가 뜻밖에 대박을 만났다.”며 “날씨도 춥지 않고 바람도 없어 낚시가 잘될 것 같은데, 생각과는 다르다.”며 6∼7치급 낱마리붕어가 들어 있는 살림망을 보여준다. 필자도 곧게 뻗어 올라간 갈대와 힘없이 꺾여버린 부들사이로 지렁이 미끼를 단 채비를 넣었다. 곧바로 입질이 시작되었다. 수로 수초낚시의 잔재미가 시작된 것이다. #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광천나들목→광천사거리→대천방향우회전(21번국도)→주포사거리→보령화력발전소방향 좌회전(구수지에서 5㎞직진) 글 사진 보령 김원기 낚시사랑 편집부장 (studozoom@naver.com)
  • [지금 대전청사에선…] “짝수해-선거철 대형산불 징크스 깨져”

    “선거철, 짝수해의 초대형 산불 징크스를 벗었다.” 산림청이 지난 15일 올해 산불조심기간이 종료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선거철 짝수해마다 발생했던 대형 산불(30㏊ 이상)이 단 한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예정된 짝수해인 데다 새해 들어 극심한 봄 가뭄이 이어지면서 초긴장 상태였다. 지방선거가 있었던 1998년 강릉(301㏊), 동해안(256㏊)산불이 발생했다. 총선이 실시된 2000년에는 2만 3974㏊라는 사상 최대 피해를 입은 동해안 산불이 덮쳤다.2002년 청양·예산(3095㏊)산불이 명맥을 유지하더니, 총선이 있던 2004년 여지없이 강릉(430㏊), 속초(180㏊), 포항(224㏊)이 화마에 휩싸였다. 올들어 가장 큰 피해는 칠곡(13㏊)산불로 기록됐다. 특히 산불 피해 면적이 248㏊로 10년 평균(4436㏊)의 7%에 불과한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통상 건조한 계절로 산불이 주로 많이 발생하는 한식, 식목일 등 3∼4월에, 그것도 휴일에 주로 비가 많이 내리는 등 기상 여건도 한몫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내년은 엘리뇨로 심한 가뭄이 예상돼 초대형 헬기를 전진배치하는 등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면서 “올해 성과가 자신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2)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당사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2)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당사도

    목포에서 직선거리로는 불과 20㎞이지만 뱃길로 2시간30분이 걸려 도착한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당사도. 겨울의 찬 바닷바람이 배에서 내린 몇 안 되는 방문객을 종종걸음치게 한다. 면적은 4.38㎢, 둘레라고 해봐야 채 9㎞가 안 된다. 그나마 최근에는 가구 수가 줄어 학생이 있는 가구가 이주해 오면 주택개량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할 만큼 작고 외로운 섬이다. 물이 귀하다 보니 식수도 마을 뒷산 정상부근에 파 놓은 인공저수시설에서 받은 빗물을 사흘에 한번 꼴로 공급받는다. 주요한 생업은 김 양식업. 일제 시대부터 시작한 김양식으로 한 때 “개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말이 돌 정도로 호시절을 구가했지만 다른 지방의 김양식업이 성행해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시세가 폭락했다. 그러다 보니 빈집들이 하나둘 늘어나 이제 60여호에 주민 120여명 정도만 남았다. 그래도 주소득원은 여전히 김 양식업. 섬 대부분이 김발로 둘러싸여 있다.35년째 김발을 손질하고 있는 이상백(53) 이장은 바닷가의 칼바람을 맞으면서도 김 자랑을 멈추지 않는다.“당사도 김은 전국에서 최고입니다. 다른 곳에선 김이 물에 잠겨서 자라는 부류식이지만, 여기서는 일정한 시간 햇볕을 받을 수 있는 지주식으로 재배해서 맛과 색깔에 있어서 비교가 안 됩니다.” 바닷가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암태 초등학교 당사도 분교에서는 섬에서 유일한 학생인 김정재(12)군이 선생님과 마주보며 대금 연주를 하고 있었다. 성만 알려줄 뿐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30대 초반의 오 교사는 “마을 사람들이 학교일에 적극적이고 애정과 관심이 높다. 무엇보다도 학교가 살아 남아야 섬도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교 발전을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오 교사는 정재군에게 사회성을 길러주고 어휘력을 늘려주기 위해 신문을 읽히고 운동도 함께 한다. 학교는 주민들의 복사나 팩스 이용 및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공동의 사무공간이다. 장래 꿈이 컴퓨터 기술자인 김군에겐 친구가 없다. 그래서 “한 달에 두 번씩 본교가 있는 암태도로 가서 받는 협동수업이 기다려진다.”며 외로움을 표현한다. 최근 신안군은 당사도 분교에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학생이 이주하는 가구에 주택개량 자금을 지원하고, 소득원개발을 위해 8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6가구가 지원을 하였고 지금도 계속 모집중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외지인의 발길이 잦아졌다. 마을의 반대편 방죽골에는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의 전함으로 명량해전을 치른 후 팠다는 우물이 있어서 가뭄에도 항상 샘물이 솟았다지만 이젠 제멋대로 자란 잡목으로 찾아갈 길조차 없다. 이름에 모래사(沙)가 들어 있을 정도도 모래가 많은 섬이었지만 과도한 모래채취로 검은 바위가 백사장 위로 흉칙하게 드러나 있어 당사도(唐沙島)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한다. 외로운 섬의 삶은 힘들고 척박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어 온기를 불어넣는다. 청각 장애인이면서도 ‘당사도의 맥가이버’인 부권수(45)씨다. 마을의 농기계나 선박, 가전제품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마을에서 김 양식에 사용하는 배도 부씨가 직접 만들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소소한 민원 때문에 농사와 김양식에 지장을 받지만 “그래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고맙기만 하다.”며 싱글벙글이다. 청각 장애인인 아내와 항상 웃는 얼굴로 사는 그는 나보다 이웃이 먼저이고, 없이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조만간 입주할 도회지 사람들과 당사도 개발계획이 주민들에게 진정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더욱이 내년말 목포∼압해도간 연륙교가 개통되면 20여분 만에 당사도에 이를 수 있다니 도시인들의 거친 발길에 자연 경관이 훼손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이 기우(杞憂)이기를 바라며 돌아오는 뱃길을 재촉했다. 사진 글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시론] ‘특수한’ 한국과 국제사회 리더십/차지훈 변호사

    [시론] ‘특수한’ 한국과 국제사회 리더십/차지훈 변호사

    최근 유엔 인권위원회는 우리 정부에 대해 종교적 신념과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행위를 처벌한 것은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인권규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침해를 당한 개인에 대한 효과적인 보상과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종교나 신념 때문에 병역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많은 이들에게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분단국가라는 안보현실의 특수성을 모르고 내린 잘못된 처사로서,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라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진정 유엔 인권위의 결정이 우리의 특수성을 무시한 것일까? 결정문을 보면 우리 정부가 안보현실과 병역의무의 특수성을 충분히 주장했으며, 인권위 위원들도 이에 대해 충분하고 면밀한 검토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 정부는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처벌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도 제출했을 것이다. 결국, 우리의 사법기관이나 유엔 인권위나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심리를 한 뒤, 각기 다른 결론을 내린 셈이다. 왜 그런가? 결론만 말한다면 문제를 보는 각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사법기관은 헌법적 해석에 매달리며,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을 중시한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의 인정은 적어도 국민들이 안보문제보다 양심이나 종교적 자유를 더 중시하기 전에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유엔 인권위는 국제사회의 관행에 주목하며, 사회의 다원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따라서 의무복무제를 시행중인 다른 국가들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그런 다원성 존중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하는 게 아니라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결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만이 ‘우리는 아니다.’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유엔 인권위의 결정과 우리 사회의 논의를 보면서 우리의 인권의식, 나아가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역할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과거 한국의 권위주의 정권은 국제사회로부터 인권탄압에 대한 많은 비난을 받았었다. 그때마다 항변은 ‘우리는 특수하다.’였다. 이제 우리는 경제적 발전 못지않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해 왔다. 그럼에도 국제인권기구에서 우리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우리는 여전히 특수성을 강변하며, 슬며시 꼬리를 내린다. 어떤 사회든 인권문제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와 씨름하며 성숙해간다. 최근 국제사회는 2008년을 목표로 ISO26000이라는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이는 인권·노동·환경을 포함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국제적 표준화해 사회적 가치실현을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권적 가치가 결코 빚 좋은 개살구와 같은 선언으로 끝나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IT산업은 우리가 자랑하는 분야의 하나다. 여기에 우리의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신장의 경험을 넣지 못할 이유가 없다. 최근 우리나라는 새로 출범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 선임됐으며,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했다. 국제인권기구의 권고에 대해 특수성을 외치며 무시할 게 아니라, 이것이 우리의 피와 살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리더십은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차지훈 변호사
  • [월드이슈] 식량대란 다가오나

    [월드이슈] 식량대란 다가오나

    |파리 이종수특파원|내년 곡물 가격 전망에 빨간불이 잇따라 켜지면서 식량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주요 곡물의 가격이 최근 10년이래 최고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낮아져 한숨 돌리는 지구촌 경제에 복병이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밀·옥수수 가격 급등 FAO 집계에 따르면 주요 곡물, 특히 밀·옥수수의 가격 상승이 가파르다. 지난 9월 기준 미국 밀의 수출가격은 1톤 당 208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4%나 올랐다. 아르헨티나 밀 수출가격도 25%나 올랐다. 옥수수 가격 상승도 만만치 않다.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수출 가격은 각각 1톤 당 119달러와 114달러로 1년 사이에 23%,18%씩 치솟았다. ●생산량 감소·수요 증가 가격 폭등 원인은 주요 곡물 생산국가의 작황 부진과 대체에너지 개발 열기에 따른 수요 증가. 밀 곡창지대인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은 고온건조한 날씨로 생산량이 줄었다. 유럽도 여름 가뭄이란 악재에 시달렸다. 그 결과 올 세계 곡물생산량이 전체적으로 1.6%, 밀은 4.6% 줄어들 것으로 FAO는 분석했다. 지역별로 호주가 지난해보다 31.1%로 급감할 전망이다. 유럽도 4.5%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견줘 곡물 소비량은 지난해 20억 3570만t보다 1.3%가 늘 전망이다. 인구 증가와 에탄올 생산용 옥수수 소비가 급증했고 가축사료용 곡물 소비량도 늘었기 때문이다. ●내년엔 더 악화 이런 추세는 내년에 더 심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또 재고량 급감이 식량 대란을 부추기는 요소다. 곡물 재고율은 심각하다. 올 9월 46억 8400만t에서 1년 뒤 42억 1700만t으로 재고량이 크게 줄 것이라는 게 FAO 분석이다. 밀은 12.4% 잡곡은 14.4%가 줄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지표인 주요 곡물수출국의 수요 대비 공급가능률도 22%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12∼14%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것도 악재다. 바이오 에탄올이 대체 에너지로 부상하면서 원료가 되는 옥수수, 사탕수수, 감자, 녹말 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시장 불안정 요인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투자 매력이 감소한 가운데 곡물 시장으로 자금이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 가격 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FAO는 내년에 ‘바이오 에너지’가 세계 곡물시장과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 논의과제로 정했다. vielee@seoul.co.kr ■ 주요국가 곡물시장 움직임과 대응책 ● 미국 - 메이저 곡물회사들 사재기 의혹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의 헤지펀드와 메이저 곡물회사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밀과 옥수수의 가격이 30%, 콩의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 이같은 곡물가격 상승에는 헤지펀드의 자금 유입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중순 원자재에 집중투자했던 미국의 헤지펀드 애머랜스 어드바이저가 파산하자 원유 등 원자재 시장에 몰렸던 투기자금들이 곡물시장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중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미국의 연기금들까지도 최근 곡물시장에 새로 뛰어들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는 지난달 분산 투자 차원에서 곡물 등 상품시장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초기 투자의 규모는 5억달러(약 5000억원) 정도로 많지는 않지만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의 메이저 곡물회사들의 사재기가 국제 곡물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의혹에 대해 일부 농업 전문가들은 동의하지 않는다.“CBOT에서는 주로 몇 년 뒤의 선물을 거래하기 때문에 최근의 식량 수급에 따라 단기적으로 사재기를 해도 큰 이익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란 이유다. dawn@seoul.co.kr ● 중국 - ‘5% 수입’ 마지노선 무너질듯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특정 곡물을 수입하기 시작하면 식량 대란이 시작된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중국은 쌀·옥수수·밀·콩등 식량 생산량을 5억t가량으로 유지하려 애쓰고 있으나 상황은 그리 여의치 않다. 중국은 2003년에는 생산량이 4억 3000만t까지 떨어지는 사태를 맞았다.1998∼1999년 품종 교체 작업이 진행됐고 곡물 수매가격을 낮춘 결과다. 이에 놀란 중국은 ‘3보(補)1감(減)1면(免)’으로 생산 하락을 극복했다. 생산·농기계·정부 보조를 추진하고 농업세, 농업특산세 등을 감면하거나 줄였다. 수매가도 수시로 올리는 등 탄력적인 대응을 보였다. 중국은 1996년 식량백서를 통해 제시한 ‘95% 자급,5% 수입’ 원칙을 아직까지 견지하고 있다.“그러나 향후 5∼10년후에는 이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예컨대 줄곧 수출을 해오던 옥수수는 수급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사료로 많이 쓰이고 있는 데다 정부의 바이오 연료 생산 확대 정책에 따라 옥수수가 에탄올 생산에 대량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jj@seoul.co.kr ● 일본 - 식량 자급률 45% 달성 ‘안간힘’ |도쿄 이춘규특파원|식량 자급률 40%인 일본이 ‘식량안보’를 현실 위기로 판단,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비상을 걸었다. 일본 정부는 2015년까지 식량자급률을 45%까지 끌어올리기로 하고, 현재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1960년도 식량자급률이 79%였지만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 식량문제는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 의한 ‘식량 대량소비’ 현상이 두드러지고 곡물 시장에서 세계적인 식량자원 쟁탈전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식량안보’문제에 대한 인식도 새롭다. 이런 판단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21세기 신농정-공격적인 농정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식료·농업·농촌 기본계획’을 세우는 등 식량문제 대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정전반의 대개혁을 가동한 것이다. 아울러 올들어 일본 농업체질 강화를 위해 식량의 안정공급 확보방안이나 농업과 농촌 발전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계 부처가 망라된 ‘21세기 신농정 2006’을 확실히 추진하기로 했다. taein@seoul.co.kr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수초 빽빽한 웅덩이가 포인트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수초 빽빽한 웅덩이가 포인트

    만추를 보내며 찬서리가 내리고 새벽 기온은 영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추위로 인해 밤낚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조과도 떨어지는 시기다. 하지만 열혈조사는 이 시기를 대물붕어를 만날 수 있는 호기로 생각한다. 갈대가 마르고 부들대가 꺾이면 어김없이 수로로 발길을 돌리는데…. 수온이 낮아지면 붕어들이 열을 발생하는 수초속에 몸을 숨긴다는 것은 상식. 수초가 잘 발달된 수로를 공략하는 것이 초겨울 대낚시의 기본이다. 필자도 모처럼 아내와 함께 만추의 정취를 느끼며 출조길에 나섰다. 가뭄 때문인가. 청남수로는 수량이 많이 줄어 있고 생각하던 부들대에는 물이 없다. 물흐름이 없고 버드나무가 물속으로 드리워진 포인트에 채비를 드리울 생각으로 서리에 풀대가 꺾인 곳을 골라 아내와 나란히 앉아 낚싯대를 드리웠다. 잔뜩 흐린 데다 햇살마저 없어 가늘게 불어대는 바람에도 옷깃을 여며야 했다. 몇시간 동안 채비를 드리웠지만 찌는 전혀 미동도 없다. 채비를 정리해 수온상승이 잘 되는 작은 둠벙에서 수초낚시를 시도했다. 나지막한 산을 돌아 은행잎이 노란 융단처럼 깔려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부터 이곳에서 수초낚시를 즐겼다는 지인을 만났다. 월척급은 못돼도 제법 큼직한 붕어를 보여주며 양지쪽 포인트를 추천했다. 긴 수초대를 꺼내 대여섯마리의 지렁이를 바늘에 달아 수초속으로 밀어 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초속에서 빨간 머리만 내밀고 있던 찌가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쉬∼익 챔질음과 동시에 묵직함이 손으로 전해지며 초릿대끝이 활처럼 휘어졌다. 수초속에서 끌려나온 것은 여덟치급 붕어. 검은 등에 누런 황금색을 칠해 놓은 듯한 체색에서 강인함을 느낄 수 있는 자연산 토종붕어였다. 올해도 가을은 저만치 물러나 있다. 곧 얼음이 얼어 붙고 산야는 하얀 눈속에 덮일 것이다. 만추의 정취 속에 수초낚시를 즐기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수초가 밀생한 수로나 둠벙 등이 올해 물낚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찾아가는길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남공주 나들목→탄천→부여방향직진→청남대교로 금강을 건너면 좌측이 청남수로. 글 사진 공주 김원기 낚시사랑 편집부장(studozoom@naver.com)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황금발’ 자신감

    [2006 도하 아시안게임] ‘황금발’ 자신감

    “20년 만의 금메달을 기대해도 좋다. 결승전 마지막 1분까지 선수들이 열심히 싸울 것이다.” 핌 베어벡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새벽 오랜 만에 꿀맛 승리를 맛보며 20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한국 아시안게임대표팀은 이날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치른 ‘중동 복병’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평가전에서 오장은(대구), 염기훈(전북)이 후반 연속골을 낚아 2-0으로 승리했다. 지난 9월 아시안컵 예선 타이완전 승리(8-0) 이후 3무2패에 그치며 맥이 빠졌던 베어벡호는 이로써 오는 27일 도하 입성을 앞두고 가뭄에 단비 같은 승전고를 울렸다. 베어벡 감독도 경기 후 이례적으로 “아주 잘 한 경기”라면서 “그동안 열심히 연습했고, 전체적으로 선수들 플레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황금빛 자신감을 부풀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국은 감독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훈련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앞둔 김두현(성남) 백지훈 조원희(이상 수원)를 비롯해 김동진 이호(이상 제니트) 김진규(이와타)를 제외하고 15명으로 간신히 치렀을 정도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천수(울산)도 벤치를 지켰으나, 한국은 UAE를 압도했다. 숱한 찬스에도 불구하고 전반 골 결정력 부족을 이어간 것은 흠. 하지만 세트피스에서 약속된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는 등 합격점을 받았다. 백지훈 등 주전 멤버들이 27일 합류하기 때문에 중동 전지훈련을 하던 선수들과 얼마나 유기적인 조화를 이룰지가 금맥 캐기의 관건이다. 한국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바레인과 함께 B조에 속했다. 대체로 약체여서 한국이 무난하게 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방글라데시 등이 밀집수비 뒤 역습으로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술·전략과 선수기용으로 뚫어야 한다. 약한 팀에 약한 징크스를 되풀이하지 않는 게 과제다. 조 1위로 8강에 오르면 대진에 따라 F조 1위와 4강행을 다투게 된다. 일본 또는 북한이 유력한 상대다. 이어 4강에서는 중동팀 가운데 한 팀과 맞닥뜨릴 전망이다. 통산 4회 우승을 자랑하며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난적’ 이란은 D조에 포함돼 한국과는 결승에서야 만나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1) 충북 단양군 피화기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1) 충북 단양군 피화기마을

    단양으로 들어가는 고개 위 국도변 휴게실에서 내려 보니 단양 읍내를 휘돌아 서쪽으로 흘러가는 남한강 줄기가 가을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가늘게 보인다. 강줄기를 따라 이어진 계곡엔 낮은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원색을 잃은 단풍이 겨울 초입으로 들어선 계절을 말해주고 있다. 읍내 다리를 건너 초겨울 바람에 요란하게 흔들리는 강변 갈대를 뒤로하고 영월 쪽으로 가다 가곡면을 지나 소백산 줄기 끝에 자리 잡은 용산봉으로 접어드니 하늘만 보이는 좁은 계곡 사이로 ‘피화기 마을 가는 길’ 표지판이 가파른 산면을 따라 난 콘크리트길 옆에 서있다.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 산 정상 가까이에 가니 조금 경사가 완만한 곳에 슬레이트를 얹은 작은 토담집 몇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가 나타난다. 어릴 적 서당에 다녀 동네 선비라 존경받는 김경호(88)할아버지에게 특이한 동네 이름 내력을 물어보니 동네가 산중에 깊이 있어 화(禍)를 피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피화기(避禍基)마을이라고 불리고 실제로 6·25전쟁 때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던 사람들은 조금 떨어진 가곡면소재지 옆 대대리에 많은 군대가 주둔했어도 군인 한 번 못보고 전쟁 소식도 모르고 살았단다. 지금도 근동 사람들에게 피화기 마을길을 물으면 정확하게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고 한다. 나뭇짐을 한 짐 지게에 지고 산을 내려오며 “어떻게 오셨드래요?” 하고 검은 눈동자를 굴리며 묻는 장태일(73)할머니 얼굴을 보니 말투하고 얼굴 표정이 어디선가 본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자동차를 몰고 나타난 외지 사람을 대하는 동네 분위기도 익숙하다는 생각에 기억을 더듬어 보니 ‘동막골’ 영화에서 봤던 동막골 사람들과 너무 비슷하다. 깊은 산중 짧은 초겨울 해가 일찍 넘어가니 외지 사람이 왔다는 소식에 한 둘씩 손에 주전부리 거리를 들고 김경호 할아버지 댁으로 모인다. 오랜 세월 닳고 닳아 종이처럼 얇아진 화롯가에 모여 앉아 소주가 한 순배 돌자 옛 얘기를 꺼낸다. 부끄럽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던 김종례(81)할머니가 말문을 연다. 어릴 적 일제 말기에 동원되어 서울 노량진 근처에 있던 방직공장에서 일하다, 해방되어 인천을 통해 들어온 미군을 보고 놀란 얘기를 꺼내며 피화기 마을에 시집와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편안했던 삶을 자랑한다.6·25전쟁 중 이곳으로 들어온 김경호, 정길녀 노부부는 일제 동원을 피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결혼해 평북 회천에 살다 전쟁 중 월남하여 이곳에 자리 잡고 십남매를 키운 얘기를 하며 눈가에 고운 미소를 짓는다. 한 참 동안 손가락을 움직이더니 외손과 친손자를 합치면 30명 정도 된단다. 마을 어른을 엄마, 아버지라 부르며 서울살이를 접고 귀향한 오석구(60)씨는 온갖 마을일을 돌보는 할아버지 마을청년이고 큰소리로 노래를 곧잘 불러 마을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는 귀염둥이(?)이다. 구성진 노래에 화롯가에 모인 노인들이 서툰 몸짓으로 어깨춤을 춘다. 깊은 초겨울 밤 산골 토담집 사랑방 화롯가에서 짙은 사랑과 인정이 흐른다. 하룻밤 인연으로 처음 만난 외지사람을 어느새 ‘동생’ ‘동생’ 부르는 사람 좋은 오석구 씨가 산을 내려가려는 기자에게 서울에선 양심을 지키며 솔직하게 살기에는 너무 살벌하다며 고운 마음으로 살라며 손을 꼭 잡는다. 내려오며 바라보니 산등성이 넘어 숨어 있는 피화기 마을이 영화 ‘동막골’에서 봤던 마을과 똑같다. 사진 글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겨울이 있는 열대

    겨울이 있는 열대

    글 황두진 건축가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이 막 지났다. 우리나라 가을 특유의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고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기조차 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비가 온 지도 한참 되어 오히려 농부들은 가을 가뭄을 걱정해야 할 듯하다. 비 피해가 심했던 강원도, 전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날씨에 대해서 다시 심드렁해졌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건축가가 고민해야 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기후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 해당한다. 열대 지방의 건축과 한대 지방의 건축이 다른 것은 문화적인 배경 이전에 기후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시대가 좀 달라졌다. 기후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또 무엇보다 그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더우면 에어컨 돌리고 추우면 보일러 켜는 것이 너무 당연한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결과 어떻게 하면 건물을 기후에 맞게 현명하게 지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그야말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 반바지를 입고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그런 태도가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이것은 단순히 에너지의 소비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점차로 비와 관련된 문제가 심각해져 가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반도에 비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오고 있다. 처음 몇 년간은 그저 예년에 비해 비가 좀 더 오나보다 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이것이 절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이 점차 명확해진다. 그러면서 여름은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덥고 습하다. 게다가 점차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니 결국 우리에게는 여름과 겨울만 남는 셈이다. 그래서 이렇게 변화는 한반도의 기후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결국 ‘겨울이 있는 열대(tropical with winters)’가 되는 셈이다. 매우 극단적인 기후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건축가들, 특히 기후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민감한 건축들에게 이것은 큰 도전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건물들은 다양한 종류의 기후 조건과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더위와 추위는 기본이고 이제 비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여름의 강우량, 특히 순간 강우량은 동남아시아 열대 지방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높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전에 비해 빗물을 효과적으로 흘려보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배수를 위한 파이프의 직경을 키우고 건물에서 방출된 물이 어떻게 배수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습도는 또 다른 적이다. 기온만으로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운 나라들은 많다. 남부 유럽은 여름에 종종 40도가 넘는다. 그러나 막상 가보면 그런대로 견딜 만한데 그 이유는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여름은 갈수록 견디기 어려워진다. 물론 일본이나 홍콩, 대만 등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 한여름, 특히 장마 중에는 정말 모든 것이 불편하고, 심지어 불쾌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저마다 에어컨을 돌리고 그러면 실외 기온에서 나오는 열이 도시의 건물들 사이에 갇혀 이른바 열섬 현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밤이 와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갈수록 늘어난다. 기후적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후 문제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해답, 적어도 훌륭한 참고자료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한옥이다. 한옥은 오랜 시간 동안 한반도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어 온 집단창작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자연적, 인문적 환경에 잘 적응해온 결과물이다. 비록 여러 가지 단점이 있고 오늘날 보편적 주거로서의 명맥이 매우 빈약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가치가 있는 건축이다. 특히 장마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한여름, 깊게 뻗은 처마가 비를 막아주고 열어젖힌 분합문을 통해 그나마 약간의 바람이 살랑거리는 것을 느낄 때면 도대체 이 시대에 무엇이 과연 첨단 건축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처마가 전혀 없어 비가 오면 창을 열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실내 습도가 더욱 올라가 결국 에어컨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대식 건물에서 지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들게 된다. 어쩌면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조차도 변해 가는 한반도의 기후 덕인지 모른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값폭락에 속타는 농·어민

    농·어업인들의 가슴이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타들어가고 있다. 15일 전남도와 시·군에 따르면 팔리지 않아 얼어죽을 위험에 놓인 전어와 새우를 비롯해 무·배추를 자치단체와 기업체에서 사주도록 운동을 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전남도와 신안군 공무원들은 4㎏들이 전어 432상자(664만원)를 상자당 2만원에 사줬다.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도 269상자(538만원)를 사들였다.그러나 양식장에는 전어 600여t(1200만마리)이 남아 있고 시중에서는 거의 팔리지 않아 동사가 우려된다. 새우는 ㎏당 2만원에 특산지인 신안·영광·무안군 등이 나서 자치단체와 기업체 등에 구매를 부탁했다. 양식장 667㏊에는 새우 520t이 들어 있다. 또한 전남도는 김장철 채소류 수급안정을 위해 농협 등과 함께 배추 667㏊, 무 123㏊ 등 790㏊를 지난 14일부터 해남·나주·영암 등 특산지에서 폐기하고 있다. 보상가는 10a(300평)에 무 40만 5000원, 배추 50만 5000원이다.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무 7%, 배추가 29%가량 늘었다. 이들 채소류는 생산비 이하로 값이 폭락했고 거래마저 끊긴 상태다. 전남도에서는 소비를 늘리기 위해 자치단체와 함께 채소류 사주기와 함께 김장 1포기 더 담기 운동을 펴고 있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용기

    [이현세 만화경]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용기

    올해는 더위가 오래가고 가뭄이 심했던 탓인지 단풍이 곱지 않다. 단풍이 채 물들기도 전에 잎이 말라 떨어진다. 그저께 비가 온 후 기온이 떨어지더니 어젯밤에는 춥고 바람이 거셌다. 끝나지도 않은 일을 남겨두고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친 좁은 아파트 허공에서는 낙엽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골목을 헤집고 미친 듯이 굴러다니는 낙엽은 젖은 도로 위에서 소리치며 뒹굴었다. 까닭없이 애잔한 마음이 들어 잠시 자동차를 멈추었더니 차가 금세 낙엽에 휩싸였다. 짙은 가을의 향기다. 어릴 적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때, 마른 낙엽보다 젖은 낙엽을 찔끔대는 눈물과 함께 태울 때가 더 가을 냄새가 났었다. 젖은 낙엽을 태우다 보면 문득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누군가에게 가슴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진다. 가을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가을은 충동의 계절이고 사랑을 털어놓고 싶은 계절이다. 남모르는 괴로움이 있으면 여자는 친구를 만나서 떠들고 남자는 골방에 처박혀서 혼자 뒹굴고 고민하다 지쳐서 쓰러진다. 그래서 여자의 우울은 슬프지만 남자의 우울은 괴롭다. 슬프고 괴로운 우울은 가을이 되면 특별한 충동이 된다. 가을의 충동이 시작되면, 바쁘고 힘겹게 하루하루 살아가느라 잊어버렸거나 빼앗긴 것들이 생각나 걷잡을 수 없이 서글프고 허전해진다. 가을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진다. 엊그제 문화콘텐츠진흥원 만화팀에서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박 대리와 이 대리를 만났다. 학생만화창작지원을 해달라는 부탁과 문화콘텐츠리더스클럽의 앞날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두 대리가 이번 주부터 주말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수줍게 얘기했다. 두 대리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미스다. 두 사람은 봉사활동을 결심하기까지 굉장히 망설였다고 토로했고, 나는 그들의 봉사정신에 감동했다. 주말이면 모든 고속도로가 꽉꽉 막히도록 제 즐기기도 바쁜 세상이다. 그런데 그 주말을 혼자서는 세상을 살아가기 힘든 이웃과 고통을 나눈다는 자기희생은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할까. 두 대리의 아름다운 용기 앞에 오로지 만화계의 걱정거리만 들고 방문한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나는 두 사람의 희생정신에 면죄부라도 구하듯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정작 두 사람에게 필요했던 용기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자기희생이 아니라 가진 것을 조금 나누어줄 뿐이라는 자신들의 생각이 행여 자신마저 속이는 치기어린 행동이거나 순간적인 충동이 아닐까라는 걱정도 있었고, 무엇보다 주변에서 자신들의 자원봉사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우려가 이들을 주눅들게 했다. 그것은 ‘자기들이 뭔데’라는 비웃음으로 자신을 위로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이다. 그러나 둘은 남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가을의 충동처럼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고 깔깔대며 웃었다. 그래, 순수한 사랑을 하는데도 눈치를 봐야 하는 세상이다. 내게도 용기를 잃었던 많은 기억들이 있다. 한적한 고개에서 차를 태워달라고 서 있던 어린 국군장병. 등산로 밑에 몇만원어치도 안 되는 푸성귀를 깔아놓고 그것만 팔리면 힘든 허리를 풀고 집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던 백발의 할머니. 식당마다 찾아오는 모금함과 해마다 찾아오는 수해까지. 의심의 눈으로 애써 외면해버렸던, 그 수많이 주저앉았던 용기에 대해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불현듯 찾아와 내 가슴을 헤집고 들어오면 다시 되돌릴 수 없어서 후회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눈치보고 할 수 없었던 크고작은 사랑의 행위들을 실천해보고 싶다면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지는 이 가을의 충동을 빌려도 좋겠다. 잘되는 일 하나 없는 요즘이라도 눈치보지 말고 용기있게 누군가를 사랑해보자.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어서 희로애락마저 없어진 무기력증 환자에겐 자기희생이 따르는 사회봉사사업만이 약이라는 보고서가 있다. 가슴에 담긴 채 실천되지 않은 뜨거운 사랑보다 생색내기라도 실천하는 사랑이 더욱 값진 가을이다. 괜히 으스스 추워지고 바스락대는 낙엽소리가 귀에 들리면 누군가와 밤새도록 얘기하고 싶어지고 누군가가 그리워진다. 그것은 사람이 그리워지면 눈치 보지 말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래,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다!’라고 껄껄 웃으며 자위해 보는 것이다. 만화가
  • 김장채소값 폭락

    김장용 채소값이 폭락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7일 전북도와 전주원협에 따르면 김장용 무, 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70∼80%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의 경우 최근 경락가격이 2.5㎏짜리 상품 1포기에 300원으로 지난해의 1600원에 비해 81% 1300원이나 떨어졌다. 무도 2㎏짜리 상품 1개에 300원으로 지난해 1100원보다 73% 800원이 폭락했다. 채소값이 폭락한 것은 늦더위와 가을가뭄으로 고랭지 채소가 뒤늦게 풍작을 이뤄 계속 출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장채소를 많이 생산하는 영남, 강원지역 출하량이 예년보다 30∼40% 늘어난 것도 주요인이다.전주 임송학기자shlim@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한반도, 고조되는 지진우려

    [세이프 코리아] 한반도, 고조되는 지진우려

    2004년 5월29일 오후 7시14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토요일 저녁이었다.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대부분의 국민들은 일순간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 경북 울진 동쪽 바다 80㎞에서 지진이 일어나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진도 5.2로 한반도 지진관측 100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지진 무풍지대’로 알려져 있던 한반도에 최근 들어 지진 발생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우려 또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지진도 지진이지만, 일본 서해안 지역의 대형 지진에 따라 동해안 지역까지 미칠 수 있는 지진해일에 대한 경각심도 증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지진 발생 급증 지진은 지구 내부의 암석판이 운동하거나 지구가 균형을 잡기 위해 일어나는 요동현상이다. 암석판은 한반도가 속한 유라시아판을 비롯, 태평양판, 호주-인도판 등 10여개에 이른다. 지진은 판과 판 사이의 경계면에서 많이 발생한다. 일본에서 지진이 잦은 것은 태평양판과 필리핀판,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안쪽에 속해 있어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되곤 했다. 기상대가 첨단 장비로 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모두 678차례, 연평균 24차례 발생했다.1905년 이후 진도 5.0 이상의 강한 지진은 모두 6차례 일어났다. 일본, 이란 등 지진이 빈번한 나라들보다는 적은 수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진의 빈도가 높아졌다.1980년대에 한해에 6∼26차례이던 지진은 1990년대 들어 15∼50차례로 대폭 늘었다. 일부가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유감지진은 규모 3.0 이상이다. 그러나 4.0이 넘으면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면서 위기감을 갖는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8년부터 2005년까지 규모 4.0 이상 지진은 모두 45차례, 연평균 2.5차례 발생했다. 소방방재청 재해경감팀 정길호 연구관은 “지진 측정 장비의 성능이 향상된 측면도 있지만 조선시대에 빈번했던 단층 운동이 최근 다시 활성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와 함께 유라시아판에 속한 일본 후쿠오카에 강진이 일어났다는 것도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의 경계면에 속한 동부와는 달리 후쿠오카 등 서남부 지역은 지진의 안전지대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진도 7.0의 대형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도 지진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백두산의 조짐도 심상치 않다.2004년 주변에서 진도 4.3,3.3의 지진이 거푸 일어나고, 백두산의 마그마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북한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한반도 주변에 불안정한 지각판 구조가 따로 존재한다는 학설도 제기되고 있다. ●지진보다 위협적인 지진해일 지진의 여파로 생기는 지진해일(쓰나미)은 지진보다 더 무서운 재앙이다. 지진에서 발생한 엄청난 에너지가 수백㎞에 이르는 물살에 실려 광범위한 지역에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미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안에서는 지진해일의 파고가 그리 높지 않은 것처럼 보여 일반 파도와 구별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순식간에 거대한 파도가 해안가를 덮치곤 한다.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해역을 강타한 ‘쓰나미 재앙’도 이런 이유로 피해가 컸다. 우리나라는 동해안이 지진해일의 사정권에 놓여 있다.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해일은 울릉도에는 50분, 동해안 전역에는 100분 뒤면 도달한다. 동해안의 어항과 해수욕장들이 10㎞ 정도의 좁은 간격으로 붙어 있다시피 한 상황에서 사람이나 배가 대피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내진성능을 규정한 법과 지진·지진해일 관측 및 예·경보시스템, 지진재해대응시스템 구축 등 지진방재종합대책을 담은 지진재해경감대책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의 비극이 재현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정확한 지진과 지진해일 예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과 함께 지진 등으로 인한 피해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진동 계속땐 엘리베이터 사용 ‘금물’ 우리나라에서 직접적인 인명피해를 수반하는 지진은 잦지 않다. 하지만 지진의 위협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만큼 지진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요령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진은 전쟁과 비슷한 비상 상황이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부상은 대부분 진동으로 떨어지는 물체 때문이다. 크고 무거운 물건은 높은 선반에 올려놓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국내 건축물에 내진 설계 기준이 적용된 것은 1988년. 이전에 지은 집은 지진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균열 조짐이 있으면 바로 조치하는 것이 현명하다. 지진으로 진동이 계속될 때는 섣불리 건물 밖에 나가지 않아야 한다. 유리 파편이나 간판 등 떨어지는 물체에 다칠 수 있다. 진동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 뒤 대피하는 것이 좋다. 정전으로 멈출 수 있는 만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을 때 진동을 느끼면 곧바로 정지시킨다. 여진은 진동은 작지만 지진으로 약해진 건물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건물을 점검하되, 붕괴 우려가 있는 만큼 최초 진단은 멀리서 한다. 지진으로 정전이 됐을 때는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양초나 라이터를 사용하면 폭발할 수 있다. 가스가 누출되면 가스 밸브를 잠근 뒤 관계기관에 신속히 신고한다. 대형·고층 건물에서는 벽 사이의 공간 등 견고한 구조물 아래로 피난하는 것이 현명하다. 목조건물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비교적 안전하다. 달리고 있는 자동차에서 지진을 만났다면 바로 멈춰 차 옆에 엎드리거나 앉아 있자. 대피장소로 고가도로 아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상판이 떨어지는 등 더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역사에 나타난 지진기록 우리나라의 지진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전해온다.‘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삼국통일을 이룩한 문무왕 때까지 지진이 일어난 기록은 모두 26건이다. 자연재해로는 가뭄에 이어 2위다. 대부분 “지진이 일어나 민가가 쓰러지고 죽은 사람이 있었다.”고만 기록되어 있다. 땅이 갈라진 지열(地裂)도 3차례나 있었다고 적었다. 같은 책의 고구려본기에는 19건, 백제본기에는 16건의 지진기록이 있다. 통일신라 시대에도 지진이 많았다. 땅이 흔들린 지동(地動)이 2건, 땅이 꺼진 지함(地陷)이 1건, 탑이 흔들린 탑동(塔動)이 5건, 돌이 무너진 석퇴(石頹)가 3건 등 모두 47건에 이른다. 특히 혜공왕 15년인 779년에는 100여명이 사망했다. 고려시대엔 모두 152차례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고려사’ 등에 나와있다. 기록 내용도 “집과 담이 무너졌다.”는 등의 표현으로 전 시대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고려시대에는 지진의 원인을 정치적인 데서 찾으려고 했다. 명종 14년인 1184년에 개경에서 지진이 일어나자 점을 쳤는데 ‘신하가 신하노릇을 안했다.’는 점괘가 나왔다. 명종 26년인 1196년에도 “나라의 모든 명령이 신하에게서 나오는 탓”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무신집권기로 지진의 원인을 무신의 정권 독점에서 찾으려고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진 예방방식도 특이했다. 고종 15년 1228년에 큰 지진이 일어나자 왕이 삼청(三淸)에 기도하여 지진이 없기를 빌었고, 공민왕 6년 1327년엔 지진을 이유로 참형·교형을 받을 중죄인 이외에는 모두 용서해주었다. 조선시대에는 지진기록이 훨씬 더 많다.1392년부터 1863년까지 모두 1500건의 지진이 기록되어 있다. 세종 때는 지진을 외적의 침입에 대한 경고로 인식하기도 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늦가을 산사에서 보낸 편지

    늦가을 산사에서 보낸 편지

    남쪽 지리산이 온통 붉게 물들고 있다.9월 말부터 반도 허리의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의 오색 물결이 백두대간의 봉우리를 징검다리 삼아 지리산까지 내려섰다. 성삼재와 정령치 등 높은 고갯마루를 건넌 단풍은 골 깊고 물 맑은 계곡까지 찾아왔다. 알다시피 지리산의 수많은 계곡에는 천년 사찰들이 자리잡고 있다. 오색의 파스텔 톤으로 색칠한 산사의 가을을 보고 있노라면 속세의 때에 찌든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깊은 계곡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산사의 모습에 눈이 시원해지고, 댕그렁 댕그렁 청아하게 울려대는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 가슴까지 맑게 흐르는 옥수(玉水) 한 모금에 마음의 때가 씻겨나간다. 자, 깊어가는 이 가을에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지리산의 산사로 훌쩍 떠나보자. 그리고 보고픈 사람에게 편지 한 장을 써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형,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아마 형에게 대학 2학년 때 편지를 써보고 첨이네. 가끔 메일이나 전화로 이야기하다 이렇게 펜을 드니 좀 어색하다. 참, 형이 그렇게 칭찬하던 가을 지리산에 다녀왔어. 생각나? 최루탄 가스로 매콤한 잔디밭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면서 “야, 가을 지리산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이야기 하지마.”라고 크게 외쳤던 것 말이야. 그래서 지리산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단풍도 보고 천년이 넘는 사찰을 돌아보았지. 너무 좋았어…. # 어머니의 가슴 같은 실상사 지리산 서쪽의 뱀사골 끝자락에 연꽃 모양의 산세가 둘러싸고 있고, 그 연꽃의 밥 즉 ‘연밥’에 해당되는 소중한 자리에 실상사(實相寺)가 위치해 있어. 한국 선문의 발상지인 실상사는 통일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증각대사 홍척(洪陟)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져. 우리나라 선문의 효시인 ‘구산선문’이 이곳 ‘실상산문’에서 출발한 우리나라 선풍(禪風)의 발상지이기도 해. 형, 근데 참 재미난 사찰이야. 이렇게 유서 깊고 오래된 절이 울창한 산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 한가운데 있어. 일주문도 없고 잘 꾸며져 돌담에 마치 오래된 한옥같은 느낌이라 마음이 너무 편안해져. 천왕문을 지나자 사찰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아담한 목조 건물이 몇 개, 빨간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에 외갓집에 온 듯 너무 마음이 푸근해져. 실상사에는 백장암과 서진암, 약수암 등의 암자가 여럿 있고 신라시대의 많은 문화유산들이 있어. 수철화상 능가보월탑(보물33호), 수철화상능가 보월탑비(보물34호), 석등(보물35호), 부도(보물36호), 삼층쌍탑(보물37호) 등 보물이 즐비해. 무심히 바라보면 사방이 터져있는 들판 한가운데에 멋쩍은 듯 엉거주춤 서 있어 볼품없지만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수 많은 국보와 보물뿐 아니라 지친 우리 마음을 감싸주는 어머니 가슴 같은 곳이야. # 불타버린 뱀사골과 피아골 정말 지리산의 날씨는 ‘여인의 마음’과 같다고 한 말이 실감나더라. 가을 햇살이 아름답던 날씨가 갑자기 흐리더니 비가 오기 시작하더라고. 그래서 더 좋았어. 부슬부슬 비 내리는 사찰의 처마 밑에 잠시 걸터앉아 한적한 경내에 울려 퍼지는 풍경의 아름다운 소리, 그 여운이 가슴 속에서 잔잔히 울려…. 차를 몰고 861번 도로로 노고단을 향해 가는 길은 정말 예술이야. 구불구불 위험하긴 하지만 지리산 봉우리를 타고 넘는 하얀 구름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 근데 좀 아쉽게도 올해는 가을 가뭄이 심해서인지 단풍이 좀 별로야. 노고단쪽은 이미 단풍이 들었는데 예년보다 덜하고 7부 능선 아래는 아직 단풍이 내려오지 않았더라고. 아마 형이 이 편지를 받는 주말쯤이 절정에 달할 것 같아. 수려한 단풍으로 유명한 남원 뱀사골로 들어서니 형의 이야기가 허풍이 아님이 실감나더라. 계곡 들머리의 수려한 바위들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와. 또 맑고 깨끗한 소·담을 물들인 붉은 물결에 지리산의 속살을 느꼈어. 이무기가 용이 됐다는 ‘탁용소’, 용이 못된 이무기가 살았다는 ‘뱀소’, 소금장수가 물에 빠져 이름이 붙은 ‘간장소’, 정진스님이 산신제를 올렸다는 ‘제승대’ 등 이번 주에 가려면 꼭 뱀사골로 가, 알았지? 참, 4일 뱀사골에서 단풍제례가 열려 볼거리를 더한대. 구름 낀 노고단을 넘어 구례 피아골로 향했어. 피아골은 예년에 비해 단풍이 좀 늦데. 아마 11월 초·중순이 절정일 것 같대. 그래서 연곡사에 들렀어. # 가을 길의 저 끝에 19번 국도에서 빠져 양편으로 황홀한 모습의 단풍나무 길을 달렸어. 아직 절정을 맞지 않았지만 굽이굽이 휘감아 도는 길가에 진하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서로의 모습을 뽐내는 여인의 자태처럼 농염한 모습이야. 연곡사는 신라 진흥왕 6년(545년)에 연기대사가 창건한 고찰인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어. 그 후 수 차례 증건과 소실을 되풀이하다 지금은 작은 법당이 초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야. 연곡사에 가면 꼭 보아야 할 두가지가 고려시대에 만든 ‘동부도’와 ‘북부도’란 석탑이야. 자세하게 봐. 그 단단한 재질인 화강암을 한땀 한땀 정으로 쪼아서 그린 운룡과 사자, 사천왕 등 그림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야. 아마 로마에 있는 라오콘 상이나 미켈란젤로의 조각상 그 이상이야. # 반달곰이 살고 있는 천년 고찰 형, 지리산 반달곰이 살고 있는 문수사라고 들어봤어? 나도 신기해서 안내판을 보고 핸들을 꺾어 들어갔어. 세상에 굽이굽이 험한 산길을 한 30분을 달렸나.1단을 놓고도 힘겹게 오른 산의 끝자락에 문수사가 있더라. 무려 해발 700m야.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런 사찰이야. 백제 성왕 25년(547년) 연기조사께서 창건했고 원효, 의상 대사를 비롯해 윤필, 서산, 소요, 부유, 사명대사 등 우리나라의 고승들이 수행 정진한 제일의 문수도량이래. 임진왜란 때 일부가 파괴됐고 6·25때 전소되었다가 1980년대에 새로 지어졌대. 3층 법당 대웅전(목탑)이 멋져. 또 문수사에 정말 반달곰이 있어. 비록 철창에 갇혀있지만 시커먼 곰의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진 하얀 V자가 예쁘더라. 원래 4마리였는데 두 마리는 방사를 하고 이젠 두 마리만 남았대. 이밖에 신라 진흥왕 5년(544년)에 지은 화엄사, 녹차의 시배지로 유명한 쌍계사, 작고 아담한 천은사 등도 가을에 꼭 한번 들러보면 좋은 절이야. 어때, 형. 지리산에 가본 지 오래지. 아이들과 형수님 손잡고 이번 주에 지리산의 고즈넉한 산사에 꼭 한번 다녀와. 마음이 넉넉해질 거야. # 단풍 구경도 식후경이래 참, 내가 맛있는 식당 몇 개 소개할게. 남원은 추어탕이 유명한 거 알지. 광한루옆 옛 육남시장터 천변에 있는 새집(063-625-2443)과 부산집(063-632-7823)이 유명해.6000~7000원선이야. 가족들과 좀 근사한데서 먹고 싶으면 남원 시내 청월장(063-633-7533)의 한정식 한번 먹어봐. 도미회, 대하, 육회, 삼합과 각종 나물 등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나와.1인분에 3만원인데 아이들이 어리니까 형수랑 2인분이면 충분히 먹을 거야. 또 뱀사골에는 그때 그 식당(063-625-3329)을 비롯해 산채백반집이 많아.15∼16가지나 되는 산나물이 푸짐해.7000원이야. 구례쪽에서는 화엄사 가는 길의 그 옛날 산채식당(061-782-4439)과 지리산식당(061-782-4054)이 유명해. 고기가 생각나면 이시돌(061-782-4015)의 한방 갈비도 강력추천해. 담백한 육질과 깔끔한 밑반찬에 정신을 못 차린다니까.
  • [씨줄날줄] 엘니뇨 경제

    기후가 역사를 바꿔 놓았다면 믿을 수 있을까.‘엘니뇨-역사와 기후의 충돌’의 저자인 로스쿠퍼 존스턴은 중국 명나라의 멸망은 1641년에 발생한 엘니뇨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당시 명나라에는 엘니뇨에 의한 혹독한 가뭄으로 굶어 죽는 백성이 속출하는 바람에 몰락의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이어 들어선 청나라의 멸망도 1878년에 발생한 엘니뇨가 대기근을 몰고 온 게 결정타였다고 한다.1812년과 1941년에 각각 러시아 원정에 나섰던 나폴레옹과 히틀러가 폭설과 혹한에 갇혀 참패한 원인도 결국 엘니뇨 탓이란다. 엘니뇨는 전 대륙에서 혁명·대이주·식량부족 등의 원인을 제공해 역사의 줄기를 바꿔놓았다는 존스턴의 주장은 그럴듯하며 상당한 근거도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페루 인근지역에서 주로 시작되며 바닷물의 온도가 0.5도 이상 높은 상태로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계절의 변화를 방해하고 생태계를 파괴한다.1973년에 발생한 엘니뇨는 세계 1위이던 페루의 수산업을 몰락시키고 이 나라 경제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페루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안초비(멸치류의 작은 물고기)는 가축의 사료용이었는데, 이게 떼죽음을 당하자 미국의 축산 농가들이 콩을 대체사료로 대거 사들이는 바람에 한국도 한바탕 콩값 파동을 겪었을 정도였다. 역사를 바꿀 만큼 무서운 엘니뇨가 올 연말과 내년 초 사이에 또 발생할 것이란 예보다. 그래서 나라마다 기상이변에 따른 재해는 물론이고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어서 벌써 투기자금은 국제곡물시장에 몰려들고, 밀과 옥수수 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한다. 당장 곡물 수입의존도(73%)가 높은 우리나라는 불황에다 물가까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까봐 걱정이다.1998년과 2003년에도 엘니뇨 때문에 경제가 고전한 터라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엘니뇨가 있었던 1998년에 GNP 9조달러의 11%인 1조달러가 날씨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산업의 70%가 날씨 영향권에 있다는데, 변변한 엘니뇨 전문연구기관 하나 없으니 올해도 꼼짝없이 당해야 할 신세다.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김종배의 미디어 세상] ‘일심회’ 보도 실체를 직시해야

    중앙정보부나 안기부가 발표하면 받아쓰던 때가 있었다. 간첩(단) 보도가 그랬다. 과거의 일이 된 줄 알았다. 가뭄에 콩 나듯 간첩 검거 소식이 전해졌지만 언론은 크게 다루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그 거친 맹목의 상태에서 깨어난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언론이 ‘일심회’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국정원의 발표를 근거로 386운동권 출신들이 결성한 고정간첩 조직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노동당에 가입해 충성서약까지 한 장모씨가 다른 386운동권들을 포섭해 베이징 등지에서 북한공작원과 접선케 했다고 전한다. 언론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충격적인’ 일은 일심회에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과 사무부총장이 끼어있다는 점이고,‘더욱 충격적인’ 일은 그 범위가 민노당을 넘어 여권 386정치인으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며,‘그 무엇보다 충격적인’ 일은 간첩단을 수사하는 와중에 김승규 국정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점이라고 한다. 독자들도 충격을 받는다. 북한 실상이나 한반도 정세를 애써 무시하는 ‘망동주의자’의 일탈이, 그 못잖게 ‘망동주의’를 전하는 언론의 보도는 충격적이다.‘망동주의자’의 ‘암약’을 전하는 언론 보도에는 ‘맹목주의’가 깔려있다. 장씨에게 포섭됐다는 이모씨의 행적을 전하면서 엉뚱한 사실을 끼워넣는 몽매함도 충격적이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사실관계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접촉’과 ‘접선’,‘교우’와 ‘포섭’을 가리지 않는 보도태도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충격적인 일은 김승규 국정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마구잡이로 추측하는 무모함이다. 간첩단 사건 수사를 지휘해야 할 국정원장이 돌연 사의한 배경에는 코드가 작용했다고 짚는다. 간첩단 사건 수사가 현 정부의 코드와 맞지 않았기 때문에 김 원장이 사퇴하게 됐다는 식이다. 여기서 오버랩 현상이 발생한다. 간첩단 수사를 불쾌하게 여긴 현 정부와 간첩단에 연루됐을지도 모를 여권의 386정치인들이 오버랩된다. 이런 묘사 끝에 현 정부는 국가안보에 구멍을 숭숭 뚫은 얼치기 정권, 정권 핵심부에 간첩의 마수를 뻗치게 만든 좌파정권이 된다. 종합하자면 ‘얼치기 좌파정권’쯤 될 것이다. 하지만 실체적 진실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지금, 이런 묘사는 이미지 조작으로 흐를 수 있다. 언론이 점치는 국정원장 사퇴 배경은 추정이다. 추정의 출발점은 김 원장의 ‘돌연 사의 표명’이다. 애초에는 사퇴 의사가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다는 데서 추정을 시작한다. 그럼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애초’와 ‘돌연’ 사이에 ‘일심회’ 수사가 있다. 그러니까 이것이 ‘돌연 사의표명’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추정의 골격은 이렇다. 하지만 김 원장의 사퇴 전망은 ‘일심회’ 사건이 불거지기 전부터 나왔다.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를 점치고, 후임 국정원장 하마평 보도까지 내놓은 언론이 적지 않았다. 그랬던 언론이 ‘돌연’ 보도태도를 바꿨다. 그 탓에 ‘일심회’ 사건은 정치성을 떠안게 됐다. 그것도 정권 핵심부의 ‘망동’이 묘사되는, 악성 정치사건이 됐다.미디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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