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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지구촌 식량대란 오나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지구촌 식량대란 오나

    ■ 유럽-바이오 연료 확대…곡물값 최대 25% 오를 듯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 맑음, 아프리카 흐림’ 유엔 농업식량기구(FAO) 분석에 따르면 올해 유럽 곡물 생산량은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아프리카 특히 북부 아프리카는 생산량이 급감해 식량 위기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올해 곡물 생산량은 4억 2230만t으로 지난해보다 4.3% 늘어날 전망이다. 재배면적이 2% 늘어났고 재배 조건이 점차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옥수수값 2배나 ‘껑충´ 그러나 변수도 있다. 예상대로 생산량이 증가하려면 북부·중부 유럽에서는 강수량이 더 필요하다. 지난 4월 한달여 계속된 고온으로 강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역내 주요 곡물 생산국가인 프랑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가뭄이 적었고 밀 재배면적이 소폭 늘어나 생산량이 늘어났다. 최근 2년 동안 가뭄으로 수확량이 줄었던 이탈리아의 경우도 저수 시설 개발과 경작지 비옥도 개선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부 유럽권도 가뭄이 심했던 헝가리·불가리아를 제외하면 평균 수확량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생산량이 소폭 늘어도 곡물 가격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에너지원 가운데 바이오 에너지 비율을 점차 늘린다는 EU방침 때문이다.EU는 2010년까지 수송연료의 5.75%를 에탄올 등 바이오연료로 대체하고 2030년에는 2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유채, 피마자 등 각종 식물의 씨앗을 연료로 하는 바이오디젤 생산이 향후 10년 동안 1000만t에서 2100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럽 농가들도 생산 곡물을 대량 바이오 에너지로 전용하고 있어서 가격 상승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영국 등 EU회원국 곡물가격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바이오 에너지용 원료로 각광받는 옥수수의 경우 지난해 2배나 인상됐다. 이밖에 우유(60%), 버터(40%), 돼지고기(20%), 밀(11%) 등의 가격도 상승했다. ●아프리카 생산량 급감 예상 반면 아프리카는 식량 수급상황이 전반적으로 심각해 곡물가격 상승이 겹칠 경우 ‘식량 대란’이 우려된다. 북부 아프리카의 경우 주요 생산지역의 가뭄과 홍수로 밀·보리·옥수수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밀의 경우 올해 예상 생산량이 1450만t인데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것이다. 보리도 320만t으로 2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모로코의 경우 밀 수확량이 50% 정도 감소할 전망으로 5년내 최소치다. 수확량 감소에 일부 지역은 내전이 겹쳐 식량위기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FAO가 진단한 원조 필요 국가 33개국 가운데 아프리카는 25개국이다. 수요 급증에다 바이오 에너지 개발 열기가 겹치면서 최근 곡물가격은 대폭 상승했다. 이런 추세가 향후 10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FAO·OECD의 분석 결과다. 이에 따르면 바이오 에너지원 개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곡식과 종자 등 곡물가격은 10년간 20∼25%까지 오를 전망이다. vielee@seoul.co.kr ■ 미국-내년부터 곡물수확량 30% 에탄올 생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세계 1위의 경제대국, 군사대국일 뿐만 아니라 농업·식량대국이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 단순한 식량 부족은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바이오 에너지 생산 증가와 기상악화로 인한 식량 생산 감소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식품의 안전성 ▲식품을 통한 테러 가능성 등이 식량과 관련한 현안이 되고 있다. ●식탁의 옥수수, 연료 공장으로 미국에서는 몇년전부터 농산물을 식용이 아니라 연료용으로 재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른바 바이오 에너지 열풍으로 옥수수와 콩, 사탕수수 등이 가솔린과 디젤에 첨가되는 바이오 연료로 가공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이런 흐름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은 내년부터 곡물 수확량 중 30%가량을 에탄올 생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식량 생산은 줄어들고 식품 가격은 오르고 있다. 미국의 식료품 물가는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에 6.7%나 올랐다. 지난해(2.1%)에 비해 상승폭이 세 배 이상 커졌다. 또 미국의 옥수수 생산지인 아이오와 주의 땅값이 지난해 35%나 오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미국의 식량 생산 감소에 대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환경프로그램(UNEP) 등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UNEP의 아킴 스타이너 행정책임자는 4일 기자회견에서 “식량 생산과 바이오에너지 생산이 경쟁하는 체제가 되면 매우 중대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기상악화로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올해 미 동남부 지역은 100여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농작물 수확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내 옥수수 재배면적의 88%, 콩의 85%, 목화의 74%가 발육이 부진한 상태로 파악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식품을 통한 테러’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인의 식수원인 저수지나 농장, 식품가공 공장 등에 테러리스트들이 대량의 독극물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이에 대비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대책팀을 만들고 웹사이트(www.foodsaftey.gov)까지 설치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dawn@seoul.co.kr ■ 파벨 바브라 OECD 농무국관 “연료용 곡물 신중한 접근 필요” |파리 이종수특파원|“올해는 물론 당분간 곡물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생산량과 곡물 비축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옥수수·사탕수수 같은 곡물이 바이오 에너지에 이용되는 것도 큰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4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함께 2007∼2017년 세계 농산물 가격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의 한 축을 맡은 OECD 농무국 무역 및 정책담당관 파벨 바브라(38)를 지난달 29일 파리 16구 농무국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곡물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바이오 에너지 개발의 ‘빛과 그림자’를 강조했다.“바이오 에너지용 농작물 사용 확대는 화석 연료를 대체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반면 국제 곡물값 인상이라는 역기능도 낳고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는 한 예로 최근 1년 동안 국제 곡물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이 60% 오른 것을 들었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현재 OECD나 FAO, 유럽연합(EU) 등은 당분간 바이오 에너지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그는 바이오 에너지용 곡물의 집중 재배에 따른 문제점을 연구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브라 담당관은 이어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 원인으로 바이오에너지 개발 열기 외에도 ▲곡물 재고량 감소 ▲오스트레일리아의 지난해 가뭄 ▲신흥 경제개발국의 식량 수요 급증 ▲달러화 약세 등을 꼽았다. 구체적 수치를 묻자 보고서 발표 예정인 4일 이후 보도를 전제로 “특히 브라질과 미국·중국의 바이오연료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인데 브라질은 10년 뒤 440억ℓ를 생산할 예정으로 현재보다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흥 경제개발국의 식량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곡물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중국·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물론 EU 회원국이 된 폴란드·헝가리 등은 빠른 경제발전으로 식량 수요가 늘어나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다.” 여기에 인구가 많은 중국·인도 두 나라의 인구 증가율이 급증해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적지 않은 요인으로 들었다.“중국 인구 증가로 돼지 수요가 늘어 지난해 가격이 20% 상승한 것이 한 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OECD 입장에서는 이런 곡물 가격 상승이 반드시 ‘부정적 현상’이 아니라고 귀띔했다. 지구촌 차원에서는 그늘이 드리우지만 OECD 입장에서는 곡물 가격이 낮은 경제개발 국가의 농가에 지원하던 보조금 부담이 덜어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제개발국가 농가는 수출 가격 인상으로 혜택을 본다는 논리다. 체코 프라하대학을 졸업한 그는 미국 몬태나 주립대학원에서 응용경제학을 전공하고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딴 뒤 6년 전부터 OECD에서 일하고 있다. vielee@seoul.co.kr ■ 일본-식량자급률 73%→40%… 새 보조금정책 ‘개혁’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은 지난 4월부터 농업·농촌 구조개혁의 하나로 새로운 농업보조금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모든 농가에 일률적으로 지급하던 생산가격 보조정책을 바꿔 일정 규모 이상의 농사를 짓는 농업경영인을 대상으로 한 소득보조정책인 ‘품목별 횡단적 경영안정대책’이다. 농업에 시장원리를 도입, 농업경영의 안정·집중·중점을 꾀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집중과 선택이다. 개인 및 법인은 경영면적이 4㏊ 이상, 집단영농은 20㏊ 이상을 기본으로 ‘의욕적인 농업인’이라는 조건을 달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당시 “농업인들의 적잖은 반발에도 불구, 생산의 효율성과 함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식량의 안정적인 확보 차원에서 ‘식량 안보’라는 용어를 곧잘 사용한다. 식량수급이 세계의 인구 증가와 더불어 지구 온난화 등의 기후 변화에 따라 불안정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에서의 식량은 쌀·밀·옥수수와 같은 주식용 곡물과 함께 가축 등의 사료도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농촌의 체질 개선에 우선 일본의 종합식량자급률은 1965년 73%에서 현재는 40%로 떨어졌다. 주요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다.8년째 40%에서 변함이 없는 상태다.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 중 25위,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 가운데 최하위다. 식생활 문화의 변화와 함께 농업의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농산물 수입액은 지난해 5조 41억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식량자급률을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농업 구조는 취약하다. 농업인의 감소와 고령화, 유휴지 증가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령별 농업인은 1990년 61.0%를 차지했던 40∼65세가 2005년에는 37.6%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이 90년 26.8%에서 57.4%로 두배 이상 늘었다. 경작을 포기한 농지도 90년 22만㏊에서 2005년 39만㏊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물론 총경지면적 역시 90년 524만㏊에서 469만㏊로 55만㏊나 줄었다. 결국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2005년 쌀의 자급률은 95%, 생선은 57%, 쇠고기는 43%, 돼지고기는 50%, 채소는 79%, 콩은 5%, 과일은 41% 등이다. 때문에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11월 경제재정자문회의 산하에 ‘경제연대협정(EPA)·농업 실무단’을 설치,‘21세기 신농정’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농업의 체질 강화에 나섰다.99년 제정된 ‘식료·농업·농촌기본법’을 기초로 한 ▲식량의 안정적 공급 확보 ▲농업의 지속적 발전 ▲농촌의 진흥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개방과 보호, 두 마리 토끼 쫓는다 일본은 ‘품목별 횡단적 경영안정대책’ 이외에 내년부터 ‘농업재생기구’를 설립해 대규모 농지를 조성한 뒤 효율적인 농업 경영을 위해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법인기업 등이 농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EPA와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식량자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와 멕시코·말레이시아·필리핀·칠레·태국 등과는 EPA 또는 FTA를 체결했으며, 베트남·인도·호주·스위스 등과는 협의 단계에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는 개방을 통한 식량의 안정적 확보에 더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 중국-1인당 농지 958㎡ 불과… 세계곡물시장 위협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개혁·개방이후 지속적으로 식량 증산에 힘써오던 중국은 마침내 지난 1998년 역사상 농산물이 가장 풍부한 시기를 맞게 된다(표 참조). 공급이 수요보다 많게 되는 경험을 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다. 기쁨도 잠시,1999년 이후 생산량은 하락을 시작해 2003년에는 1990년대 초기 수준까지 떨어진다.2000년 이전 1억 1000만㏊ 이상 수준으로 안정돼 있던 식량 파종면적도 계속 줄어들어 2003년에는 1억㏊ 아래로 떨어졌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2004년부터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정책을 시행, 지난해 2003년보다 6676만t을 증산하는 성과를 거두며 자신감을 다소 회복하게 된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누가 중국을 먹여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농경지 감소 등 몇 가지 요인들이 식량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줄어드는 농지, 더딘 증산속도 중국의 농경지는 1996년 1억 3000만㏊였던 것이 2003년에는 1억 2340㏊로 줄어들었다. 매년 평균 950만㏊씩 줄어든 셈이다. 과거 개간지를 다시 삼림 또는 초지로 환원하는 이른바 ‘생태 귀농’이 62%로 상당하긴 하지만 건설부지로 14%, 재해훼손으로 6%가 줄었다. 농업구조조정으로도 18%가 감소됐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전역의 1인당 평균 농경지는 958㎡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 평균의 45%에 불과하다. 더욱 큰 문제는 다른 용도로 전용된 농경지는 대부분 비옥한 것들인데, 보충된 농경지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변방지역이나 전혀 개간이 되지 않은 땅이 상당수다. 우량 농지의 전용 가속화가 중국의 실질적인 고민이다. 여기에 중국 농업은 식량 증산의 기술 능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뛰어난 식량증산 품종이 많지 않아 증산효과가 낮다. 중국은 농업기초시설이 빈약해 재해방지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중국의 식량 총수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020년이면 전체 인구는 14억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민수입이 증가, 농촌과 도시를 막론하고 육류·수산물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도시화가 소비구조를 변화시켜 식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식량증산, 산 넘어 산 현재 중국은 식량안보의 평가기준을 ‘식량자급률 95% 이상’으로 잡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90% 이상이면 안전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1인당 3개월 평균 식량 보유량이 400㎏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는 자체 기준도 있다.350㎏ 미만이면 식량위기가 도래한다. 중국은 현재 두 가지 기준을 간신히 유지하는 선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의 식량 증산은 앞으로 많은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식량을 많이 생산하는 지방 정부일수록 재정이 부족해 기초시설에 대한 투자가 부실한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식량 증산의 한계비용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구가 많고 경작지가 부족해 식량의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한 경제적 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다. 2004년 중국 정부는 전년도보다 2400만t의 식량을 증산하긴 했지만, 농가에 대한 직접 보조와 품종개발 보조 등 2가지 항목으로만 우리나라 돈으로 2조원을 훨씬 넘는 돈을 썼다.1t의 식량 증산에 8만원이 넘는 돈이 든 셈이다. 중국의 식량 안보가 흔들리면 국제 곡물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식량사정은 안정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중국 식량 위협론’ 주장이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jj@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 슈퍼 태풍이 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폐해는 한반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기온이 올라가 질병이 늘고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겨울 짧아지고 진해 벚꽃 8일 일찍 개화 최근 들어 기상청은 벚꽃 피는 시기를 전망하느라 애를 먹는다. 올해 진주 벚꽃 개화 시기는 3월24일이었다. 평년보다 11일, 지난해보다는 8일 정도 일찍 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지난해 12월, 올 1∼2월)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1904년 근대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했다. 겨우내 전국 평균 기온은 2.46도로 평년(최근 30년)0.43도보다 2.03도 높았다. 특히 2월 전국 평균 기온은 4.09도로 평년(0.75도)보다 3.34도 상승했다. 서울 한강은 1991년 겨울 이후 15년 만에 얼지 않았다.1850년 이래 가장 따뜻했던 12번 중 11번이 최근 12년 동안에 발생했다. 갈수록 한강이 어는 것을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룡 기후자료팀장은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 등에 따라 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한 날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과 재배 지역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 기온 상승은 한반도 식생 변화를 예고한다.‘대구 사과’는 이미 재배지가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했다. 조치원에서 농사를 짓는 임진수씨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병해충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복숭아 출하 시기도 10년 전보다 1주일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기 말에는 서울 남산 소나무도 모두 말라죽고 열대림이 그 자리를 메우지 않을까 걱정된다. 환경부는 “2080년쯤 한반도의 현존 산림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 상승, 재해 빈도 증가 기상청은 올해는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 태풍의 경고도 나오고 있다. 피해액이 4조원을 넘은 루사, 매미와 같은 대형 태풍은 모두 최근 5년간 집중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채여라 연구원은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2100년 한반도 기온은 3도 올라가고 연간 58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받은’ 케냐 피해 확산 케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케냐타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한눈에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 앞에서 연신 ‘원더풀’을 외친다. 적도 근처 아프리카 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초가을 같은 온화한 날씨와 손에 잡힐 듯한 푸른 하늘에 흠뻑 빠져든다. 그러나 감탄도 잠시, 아름답게만 보였던 케냐 자연이 지구온난화라는 덫에 걸려 돌이키기 어려운 길로 변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운트 케냐 만년설도 92% 녹아 내려 신이 선물한 아프리카의 자연 가운데 가장 신비하다고 하는 킬리만자로(해발 5896m). 킬리만자로를 덮었던 만년설(빙하)을 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만년설로 뒤덮였던 곳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눈이라곤 정상에만 조금 남아 있고 시커먼 돌덩어리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지질학자 로니 톰슨은 “킬리만자로 정상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녹는다면 2020년쯤에 정상의 눈이 사라져 암석만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운트 케냐(해발 5199m) 꼭대기 만년설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1800년대 말에 확인된 18개의 빙하 가운데 현재 12개만 남았다. 이들마저 빠르게 녹아내려 약 92%가 사라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케냐를 구성하는 70여개 부족 가운데 가장 큰 부족인 키쿠유(Kikuyu)족 사이에서 마운트 케냐는 세계의 창조주인 나가이가 이 땅 위에서 머무는 곳으로 전해져 왔다. 경외감을 일으키는 정상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나면 이제 그러한 문화적인 자산도 함께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고 말 것이다. 킬리만자로에서 시작하는 7개의 강가에는 수백만명이 살고 있는데 가뭄과 수량 고갈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삶의 터전을 버려야 할 위험에 처했다. ●사막화 확산으로 전통 생활양식 포기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를 가면 기린과 누 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크고 작은 호수로 둘러싸인 대규모 초원지대(리프트 밸리·Rift Valley)가 나온다. 이 가운데 나이바샤 호수로 흘러드는 하천 유역은 과거 물에 잠겼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강우량이 감소하고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던 에버데어 산악지대 숲이 파괴되면서 호수 물이 말라가고 있다. 케냐 국토의 88%는 건조 또는 반건조 지역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산림 파괴, 강우량 감소로 건조 지역이 늘어나면서 사막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물 부족은 농민뿐만 아니라 가축을 키우며 살고 있는 부족들의 삶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도 위협적이다. 케냐는 이미 1998년에 엘니뇨 현상으로 피해액이 170억실링(약 2400억원)에 이르는 홍수 피해를 입었다. 그런가 하면 2005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많은 가축들이 폐사했다. 가축이 폐사함에 따라 목축에 종사하던 가족들은 생계를 잃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가축에게 풀을 뜯길 곳이 사라지면서 50만명이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나이로비 등 대도시 주변 슬럼가로 모여들고 있다. 지구온난화 피해는 식물 생태계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야생 동·식물 갈수록 감소 건조한 초원과 사막지대, 고원지대, 인도양 및 빅토리아 호수 등 다양한 지형과 기후 특성으로 케냐는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야생 동·식물의 천국이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다. 특히 케냐의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 비율은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최고를 자랑한다. 암보셀리·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사파리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케냐를 관광대국으로 끌어올린 자원이다. 그만큼 케냐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최근 이곳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자산인 케냐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최근 큰 위험에 직면했다. 올해 4월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2.5도 상승할 경우 동·식물의 약 20∼30%가 멸종할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경고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우리가 텔레비전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야생동물의 천국이 케냐에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케냐 야생동물보호청 제임스 메턴지는 “기후 변화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특히 대형 포유류와 소형 포유류 및 식물 등에서 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질병 급증…두 달 만에 122명 사망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질병도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말라리아 등 열대성 질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케냐의 고원지대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금세기 후반부터는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징후는 벌써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케냐에서는 건조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리프트밸리 열병(Rift Valley Fever)’이라고 불리는 전염병이 발생했다. 올해 1월 말까지 불과 두 달 만에 환자가 414명으로 늘었고, 이들 가운데 무려 122명이 사망했다. 영양 상태와 위생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기온 상승은 주민들의 건강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케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케냐는 전력 공급의 대부분(60∼80%)을 수력발전에 의존한다. 수력 발전소가 있는 타나강 주변 하천은 마운트 케냐의 빙하에서 지속적으로 수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운트 케냐의 빙하가 녹으면 케냐의 전력 공급이 끊기고 산업 기반마저 무너뜨려 이 지역에 삶의 기반을 두고 있는 주민들 모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케냐 정부 온난화 대책 케냐의 지구 온난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있을까, 아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케냐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도 미미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국민 다수가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케냐 정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구 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 박사가 이끄는 그린벨트운동 등 민간단체들이 산림의 무분별한 파괴를 막고 대대적으로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기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빗물 저장시설의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전력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케냐발전회사의 피우스 코리코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은 수력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열·풍력 등을 이용, 발전 다원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서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가 열렸다. 세계의 환경장관, 민간 전문가 등이 모여 온실가스 감축 방안,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했다. 케냐 정부 관계자들은 산업화의 부산물로 야기된 기후변화가 산업화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아프리카 저개발국가들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과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선진국들의 지원은 미지근한 상태다.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자연의 목소리에, 가장 빈곤한 지역에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가족들의 목소리에 세계가 귀기울여야 할 때이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더위 먹은 지구 식혀주세요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달 환경의 날을 맞아 코앞에 닥친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직설적으로 경고했다.‘녹아내리는 빙하-위기 속의 지구’라는 주제를 통해 기후변화가 세계 전체에 끼치는 중요한 사실들을 사례를 들어 제시했다.UNEP 사무총장 아킴 슈타이너는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 중이고, 국제사회는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에 노출된 국가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UNEP의 경고를 재구성했다. ●북극곰의 SOS!… 우린 어디로 가란 말인가 북극곰은 바다 얼음 덩어리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북극곰은 바다사자를 사냥하고 빙하에서 빙하로 이동할 때 얼음 회랑을 이용한답니다. 임신한 암곰은 눈이 두껍게 쌓인 곳을 골라 굴을 만들고 새끼를 낳지요. 어미곰은 새끼와 함께 봄이 올 때까지 5∼7개월동안 굶은 채 얼음굴에서 견뎌야 합니다. 어미곰과 새끼곰들의 생존이 얼음 덩어리에 달려 있습니다. 곰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자꾸만 나빠지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몸무게와 출산율이 점점 떨어진답니다. 금세기가 끝나기 전에 여름 얼음 덩어리가 사라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 이렇게 되면 우리는 하나의 생물 종으로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극곰을 살려주세요,SOS! ●아프리카 농부·태평양 섬주민의 절규 기온이 올라가고 산악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대지는 가뭄으로 메말라 갈 것이 뻔합니다. 농지와 가축을 기르던 초원은 황량한 사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식량이 줄어들면서 함께 모여 살던 부족들도 하나둘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답니다. 선진국이 앞장서 대책을 세워주세요. 섬에 사는 사람들도 걱정이 태산이네요.100년동안 세계 해수면은 1∼2㎜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1992년부터 해수면 상승 속도가 1년에 2㎜씩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린란드의 빙원은 새로 생겨나는 빙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습니다. 빙하 두께가 얇아지는가 하면 남극의 큰 빙하 3개가 지난 11년동안 붕괴됐습니다. 섬과 해안도시에 사는 주민들도 어떻게 되나요.2005년 12월 태평양 바누아두섬 주민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범람의 위기를 맞아 주거지를 옮겼을 정도입니다. ●보험사도 망하기 일보직전 2005년 독일 뮌헨 파운데이션은 열대성 폭풍우와 산불 같은 날씨와 관련된 경제적 손실이 20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보험 피해는 700억달러가 넘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열대기후 지역이 늘어나고 전염병 또한 증가할 것은 뻔합니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곤충 매개성 질환이나 여름철 유행하는 음식 매개성 살모넬라균들이 늘어나겠지요. 빨간불은 이미 켜졌습니다.2003년에 프랑스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1만 5000명이 추가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 전체에서 3만 5000명이 죽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합니다. 이러다간 보험사 망하는 것 시간 문제이지요. ●당신과 정부에 묻습니다 기후변화의 재해를 막기 위해선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발생량을 줄여야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태양열·풍력·바이오·지열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이용을 위해 얼마나 실천하고 있나요. 일찍 눈을 뜬 유럽에서는 수백만의 가정이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난방을 해결하고 있지요. 아일랜드에서는 수력과 지열 에너지를 수소로 바꿔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답니다. 브라질에서 설탕에서 추출한 에탄올로 원유 사용량의 40%를 대체했습니다. UNEP의 ‘백만그루 나무심기’운동에 동참, 나무심기에 매달리는 나라도 많습니다. 나무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도를 낮추는가 하면 담수 저장과 토양 침식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CEO칼럼] ‘우리시대의 탱크’ 두 영웅이 아름답다/신상훈 신한은행장

    [CEO칼럼] ‘우리시대의 탱크’ 두 영웅이 아름답다/신상훈 신한은행장

    최근 나는 두 명의 아름다운 영웅들을 한꺼번에 접하는 행운을 가졌다. 첫번째 주인공은 ‘산악인 엄홍길’씨다. 지난 6월4일 새벽에 귀국한 뒤 인사차 들른 ‘2007년 한국 로체샤르 로체 남벽 원정대’ 속에 작은 거인, 그가 있었다. 엄홍길 대장을 비롯한 대원들의 검게 탄 얼굴이 반가웠고 까칠한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산사나이들의 감촉이 너무나 정겨웠다. 내가 엄 대장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지난 2005년에 있었던 ‘휴먼원정대’ 뉴스를 통해서다.2004년 에베레스트 등반에서 사고를 당해 당시 8750m의 설벽에 매달려 있던 동료의 시신을 77일간의 사투 끝에 수습하고 목놓아 울부짖던 엄대장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올 봄, 통합 1주년을 맞은 신한은행은 산악인들의 쉼 없는 도전정신과 끝없는 개척정신을 공유하고자 원정대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8일 열린 발대식 분위기는 실로 비장했다. 앞서 세차례 실패한 난공불락의 봉우리였기에 등정기간 내내 1만 3000여명의 임직원들은 등정 성공을 한결 같이 염원했다. 그런 만큼 25시간의 사투 끝에 이룬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16좌 완등 소식은 가뭄에 단비처럼 참으로 달콤했다.‘도대체 무엇이 167㎝의 이 작은 사나이로 하여금 그 극한 상황을 이겨내게 했을까?’ 궁금하여 물어보았을 때 그의 미소는 부드러웠으나 대답은 참으로 단호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이루겠다는 꿈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 때문에 가능했습니다.”,“우리 한국인에게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근성과 끈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한없는 겸손함, 치열한 승부근성과 솔선수범의 리더십 등 생사를 넘나들며 터득한 지고지순의 가치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장마와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해준 사람이 있다면 바로 ‘최경주 선수’가 아닐까 싶다. 그는 지난 9일, 신기의 벙커샷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후 여섯번째 우승을 일궈내며 세계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그가 정녕 아름다운 것은 단지 빛나는 승리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무대로 홀연히 나아갔듯 그는 늘 더 높은 곳을 향해 온몸을 던지는 도전정신의 소유자였다. 밥을 굶고 날을 새우더라도 하루의 목표연습량만은 반드시 달성하고야마는 끝없는 노력의 화신이기도 하다. 그는 “뒤를 돌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 여러가지 난관이 내 앞을 막았지만 매일매일 내 자신을 믿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최선수가 높이 치켜 올린 우승 트로피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끝없는 노력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흔히 사람들은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이들에게 “무모하다.”거나 “미쳤다.”고 말한다. 엄홍길과 최경주! 어찌 보면 그들은 미쳤기에 아름다운지 모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와 심각한 청년실업!우리는 큰 난관에 봉착했을 때 너무 쉽게 삶을 포기하고 꿈을 잃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나약해지기 쉬운 세상 사람들에게, 엄홍길과 최경주는 힘주어 말한다.“극한 상황에서도 꿈과 자신감을 잊지 말고 뚝심있게 한발 한발 걷다 보면 언제나 새 길은 열립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우리시대의 진정한 탱크, 엄홍길과 최경주! 그들이 아름답다. 신상훈 신한은행장
  • [시론] 한·미 FTA 졸속비준 안된다/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시론] 한·미 FTA 졸속비준 안된다/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6월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 A)이 조인되었다. 행정부로서는 여세를 몰아 올 정기국회에서 비준동의까지 마칠 태세다. 즉 민주당이 지배하는 미국 의회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 의회의 개입 차단을 이유로 재협상마저 졸속타결하더니, 같은 이유로 비준마저 졸속으로 하자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미·페루 FTA의 경우 페루측 비준이 종결되었음에도 미 의회의 요청으로 재협상해서 미국의 요구를 관철시킨 선례가 있는데도,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야 미 의회 개입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저 황당할 따름이다. 국회 비준동의가 되기 위해서는 엄밀하고 객관적인 국회검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4월1일 협상타결 직후 700여명의 민간자문위원들이 한달 가까이 협정문을 검증하였고, 그 결과가 공개되어 있다. 또 6월30일 정식조인 때까지 90일간 미 의회는 공청회 등을 통해 협상결과를 검증했다. 그리고 조인이 된 이후 미 의회는 법개정 사안을 심의하고, 또 미국제무역위(USITC)는 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결과를 재차 검증한다. 우리 국회의 실정은 어떤가.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의원들에게 한·미 FTA는 그저 어렵고 골치아픈 주제다. 그다지 실속없는 청문회가 일부 상임위에 한정해 개최되었지만, 별무 소득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정조사가 추진되고 있다고 하니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국회를 중심으로 한 검증은 다음 몇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국익에 보탬이 되는지 여부이다. 정부의 일방적 주장과는 달리 한·미 FTA는 심각한 이익의 불균형 협정이다. 미국 현지생산을 감안할 때, 자동차협상 역시 결코 잘된 협상이 아니다. 대미수출 주요품목의 관세철폐가 5년 뒤로 미루어진 섬유·의류협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에 비해 쇠고기 등을 포함한 농업, 의약품, 서비스, 지적재산권, 투자분야는 사실상 실패한 협상이다. 둘째, 투자챕터의 간접수용과 같은 조항은 위헌소지가 다분하다. 즉 한·미 FTA의 위헌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아가 한·미 FTA과정에서 드러난 행정부의 일방독주는 국회의 고유한 입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였다. 셋째, 한·미 FTA가 정부의 공공정책권과 나아가 주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넷째, 불평등 여부이다. 막판 재협상 과정을 보더라도 투자조항과 관련해 한·미 FTA 협정문의 전문에 미국의 요구를 굴욕적으로 수용, 미 국내법의 특정조항을 그대로 삽입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다. 이외에 우리만의 일방의무를 규정한 수많은 조항들이 검증되어야 한다. 다섯째, 특정계층, 산업, 지역에 일방적 희생을 강제하는 불공정 여부이다. 지구상 이른바 선진통상국가 어디도 농업을 포기한 나라는 없다. 나아가 노동자의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지렛대로 한·미 FTA가 남용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의 현행 법규상 한·미 FTA 협정문의 수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사 문제, 독소조항이 있더라도 국회의 비준동의는 오직 가부만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협상과정에서 국회의 민주적 통제가 극히 중요하다. 하지만 협상 전과정에서 국회의 개입은 사실상 차단되어 있었다. 명백히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정정할 수 없고, 가부만을 택해야 한다면 최선은 무엇일까.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프로야구] 두산 이대수 ‘결승 홈런포’… 현대 제압

    ‘서머리그, 하위권에 약될까.’올 시즌 처음 도입된 프로야구 서머리그가 초복인 15일부터 다음달 말복인 14일까지 열린다. 팀당 24경기씩 치른 뒤 이 성적만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 상금은 2억원에 이르고 성적은 페넌트레이스에 합산된다. 하위권 팀들은 서머리그를 대반전의 계기로 보고 있다. 특히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해 재정난을 겪는 현대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심정으로 방망이를 곧추세우고 있다. 상금으로 돈가뭄을 겪는 팀에 도움을 주고 지난 9일 현재 34승39패로 6위에 머문 팀 성적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날개 잃은 꼴찌 KIA는 현재 28승47패1무로 선두 SK와의 승차가 무려 19경기로, 당분간 중위권도 넘보지 못할 형편이다. 이런 수모를 잊고 선두의 여유를 잠깐이라도 맛본다면 하반기에 다시 한번 도약에 나설 수 있다. 서정환 감독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불운의 에이스 윤석민(4승12패·방어율 3.00)을 서머리그 개막일에 선발로 내세워 새 출발할 작정이다. 롯데도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연패를 거듭, 하위권으로 밀려나자 분위기가 흉흉하다. 사직에 날아드는 부산 갈매기도 급격하게 줄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일 사직 KIA전에는 겨우 3311명이 찾았다. 하루 평균 1만 5696명으로 관중몰이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으며 강병철 감독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롯데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기회로 서머리그를 겨냥했다. 승률이 .458(33승39패2무)로 서머리그에서 5할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가을에 야구할 가능성이 멀어지는 점도 의지를 다지게 한다. 한편 시즌 첫 홈런을 결승 홈런으로 장식한 이대수의 활약을 바탕으로 두산은 10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전에서 4-1로 이기며 2연승을 올렸다. 반면 현대는 2연패에 빠졌다. 롯데-LG(마산)·한화-SK(대전)·KIA-삼성(광주)전 등은 비 때문에 취소됐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스물과 쉰

    스물과 쉰

    글 장영희 | 그림 이종미 오후에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이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때는 어떤 개인 회사에서 인정받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친구는 벌써 5, 6년 전에 소위 ‘명퇴’를 당하고 그냥 이런저런 봉사활동을 하며 소일한다고 했다. “아직도 일하라면 잘할 수 있을 텐데 이제는 어디 가나 무용지물 퇴물내기니… 봉사 나가는 곳에서도 젊은 사람들을 더 좋아하더라구. 넌 젊은 애들 사이에서 살아서 모를 거야. 난 젊은 애들 앞에서 주눅 들어.” 허탈하게 말하는 친구에게 나는 대답했다. “얘, 주눅은 무슨 주눅! 죽자 사자 열심히 살았는데 무슨 죄 지었어?” 친구가 간 후 볼일이 있어 백화점에 들렀다가 배가 고파 지하 식품 매장에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1층을 가로질러 가는데 얼핏 화장품 카운터에 놓인 거울에 내 얼굴이 비쳤다. 오후가 되니 화장이 들떠 입가의 팔자주름은 마치 가뭄에 논 갈라지듯이 깊은 골짜기를 이루고 눈 밑 주름은 더욱 자글자글해 보였다. 나잇살인지 청승살인지, 젊을 때보다 더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날이 갈수록 몸무게가 더 늘더니 이제는 아예 얼굴이 어깨에 딱 붙은 듯, 목은 아주 없어 보였다. 게다가 나이 들수록 식탐은 더 심해지는지 늘 무얼 먹을까 생각하는 일은 행복한 고민이다. 냉면을 먹을까, 칼국수를 먹을까, 아니면 비빔밥? 이리저리 음식 부스를 기웃거리는데 유리 케이스 안에 먹음직스러운 마끼(일본식 김밥)들이 눈에 띄었다. 내가 다가가자 젊은 여종업원이 반갑게 인사했다. ‘무슨 마끼를 먹을까… 레인보우? 크런치?’난 여러 가지 색깔의 날치알과 야채로 화려하게 장식된 마끼들 중 ‘레인보우’라고 쓰인 것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것 맛있어요?” “그럼요, 맛있어요. 근데 그건요, 젊은 분들이 좋아하는 거예요. 나이 드신 분들은 그냥 프라이드를 많이들 드세요.” “그냥 프라이드 ?” 즉 괜히 새로운 것 먹으려는 당치 않은 생각 말고 구구스리 먹던 것이나 먹으라는 말로 들렸다. “늙으면 먹는 것도 다른가요?” 반기를 들려고 눈을 든 순간 나는 금방 꼬리를 내렸다. 야들야들하고 투명한 피부, 윤기 나는 검고 싱싱한 생머리, 탱탱한 가슴, 그리고 그렇게 작은 공간에 어떻게 내장이 다 들어 있을지 의심이 갈 정도의 가늘고 얇은 허리-아니 그보다 온몸으로 발산하고 있는 당당한 젊음의 위력에 나도 주눅 들었기 때문이다. 이 늘어진 뺨으로, 군살 붙은 아랫배로 언감생심 내가 젊은이들이 먹는 레인보우 마끼를 먹는 새로운 모험을 하려고 했다니…. “그럼 그냥 프라이드로 주세요….”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여름아! 반갑다] 계곡산행 베스트4

    [여름아! 반갑다] 계곡산행 베스트4

    여름 휴가때 바다로 떠나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깊은 산속의 계곡에서 느끼는 특별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맑은 물과 싱싱한 산소, 그리고 새들의 음악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디가 좋을까. 여름철 가볼 만한 계곡산행 4곳을 소개한다. ■ 대야산 용추계곡 # 경북 문경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 일대에 걸쳐 있는 대야산은 빼어난 암릉들이 이어져 조망이 좋고 특히 산의 동쪽과 서쪽으로 계곡이 깊어 여름산행에 제격이다. 널리 알려진 선유동 계곡에는 여름 피서객들이 붐비는 데 반해 산꾼들이 자주 찾는 코스는 계곡과 능선을 잇는 산길이 잘 정리된 용추계곡 코스. 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기우제를 지냈다는 용추폭포는 대야산의 명물로 밑에서 올려다 보면 하트모양을 하고 있다. 산행 코스는 문경 가은읍 완장리 벌바위마을에서 출발해 용추폭포를 거쳐 다래골∼밀재∼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피아골∼정상, 또는 피아골∼촛대봉∼정상으로 오르는 방법이 있다. 벌바위마을을 들머리로 용추계곡∼월영대∼다래골∼밀재∼정상으로 올라 피아골로 내려오는 약 9㎞의 코스가 적당하고 약 5시간 걸린다. ■ 석룡산 조무락골 # 경기 가평 명지산과 화악산의 명성에 가려져 이름이 덜 알려진 경기 가평의 석룡산은 차고 맑은 물이 콸콸 흘러넘치는 조무락(鳥舞樂·새들이 춤추고 논다 하여 붙여진 이름)골을 품고 있는 최적의 여름 산행지다. 약 6㎞에 이르는 조무락골은 소와 담, 폭포가 상류에서 하류까지 고르게 발달해 전체가 비경지대. 조무락골을 따라 계곡으로 올라 정상에 닿은 후 남서쪽 능선을 타다 다시 조무락골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는 총 11.4㎞로 6시간 소요된다. 이밖에 조무락골로 올라 정상을 지나 1103봉에서 고시피골로 내려오는 고시피골 코스, 조무락골로 올라 석룡산을 지나 도마치까지 능선을 타는 종주 코스가 있다. 조무락골에 가면 주등산로에서 50m쯤 비껴난 곳에 자리 잡은 복호동 폭포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정면에서 보면 폭이 좁고 보잘 것 없지만 왼쪽 이끼바위에 올라서면 높이 30m의 5단 폭포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맹렬하게 낙하하는 기막힌 장면을 만나게 된다. ■ 내연산 청하골 12폭포 # 경북 포항 경북 포항의 내연산에는 12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다. 상생폭, 보현폭, 삼보폭, 잠룡폭, 무풍폭, 관음폭, 연산폭, 은폭, 복호1·2폭, 실폭, 시명폭 등을 따라오르는 청하골 계곡 트레킹은 기본이고, 울창한 숲길을 걷는 능선종주도 가능하다. 게다가 7번 국도를 따라 화진, 월포, 칠포, 송도해수욕장 등이 가까이 있어 그야말로 피서를 겸한 산행지로 안성맞춤. 능선 대신 계곡산행만 원한다면 12개의 폭포가 시원스러운 물줄기를 쏟아내는 청하골 계곡을 왕복하면 된다. 계곡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연산폭포에서 회귀하지만 비하대 왼편으로 가파른 길을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시명리까지 시원하고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 방태산 조경동계곡 # 강원 인제 아침 한나절이면 밭갈이를 끝낼 정도로 좁은 골짜기 혹은 첩첩산중이라 아침 일찍 밭을 갈지 않으면 안 된다 하여 ‘아침가리’라는 이름이 붙은 방태산 조경동 계곡. 구룡덕봉·가칠봉 등 1200m가 넘는 준봉들이 둘러싼 깊은 골짜기는 백패킹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 조경동 계곡 하류 4㎞ 지점, 바위틈으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와 깊이 모를 검푸른 빛깔의 뚝발소 주변 경관이 특히 아름답다. 글 정수정(월간 MOUNTAIN 기자) 사진 월간 MOUNTAIN 사진부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4) 경북 봉화 반야마을·샘터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4) 경북 봉화 반야마을·샘터마을

    경상도에서 오지라면 단연 봉화다. 봉화에서도 산골 중의 산골로 꼽히는 석포면 반야마을과 샘터마을. 강원도 태백시를 지나 석포면 소재지에서 동쪽으로 7㎞쯤 들어가면 도 경계를 넘어 경상북도의 끝자락이다.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선 우선 나래기(날개의 방언)를 거쳐야 한다. 마을 모양이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과 산비탈 사잇길은 일방통행만 가능한 좁은 길이다. 화전으로 일군 비탈밭은 하늘에 닿아 있다. 고랭지 채소들의 초록빛과 하늘의 푸른색이 청량하다. 이른 아침부터 비탈밭에서 쟁기질을 하는 조상규(65)씨.“요새 채소값이 좋아. 오늘 안으로 저기 산밑에 있는 밭까지 다 갈아야 돼.”라며 아득한 산밑을 가리키며 소를 재촉한다. 나래기 마을을 지나 울창한 숲 사이로 난 가파른 노루목을 오르면 짙은 녹음 사이로 탁 트인 너른 들판이 나타난다. 반야계곡의 절경이다. 마을 모양이 소반같이 생겨서 넓은 들이라는 반야(盤野)마을이다. 예로부터 반야마을은 삼재(三災)가 들지 않는다고 전해 온다. 첫째는 들이 넓어 굶어죽을 염려가 없고, 둘째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니 전염병이 들 리 없고, 셋째 사방이 높은 산과 깊은 골이어서 전쟁의 피해가 없다는 것이다. 넓은 들에는 아침부터 아낙들이 줄지어 무씨를 심고 있다. 모자란 일손을 도우려 면에서 왔다는 아낙들은 부지런한 손놀림과 흥겨운 노래로 밭을 메워 나간다. 고랭지 채소를 대구와 부산으로 출하한다는 김진표(68)씨.“채소 농사는 로또와 같아. 온갖 정성을 다해 70일이나 키워. 그래도 폭락할 때는 그 자리에서 갈아 엎어.”라며 채소농사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이 마을은 춘양목으로 유명했다.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이 소나무는 건축재와 가구재로 많이 쓰여 전국 각지로 실려 나갔다. 그러나 지금은 1996년에 폐교된 반야 분교에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분교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200년 된 춘양목이 마을의 역사를 지키고 있다. 그나마 이마저도 윗부분은 말라 죽어가고 있다. 작년에 분교를 매입했다는 서양화가 황재형(56)씨는 반야마을에 푹 빠져 있다. 서울에서 태백으로 또다시 반야마을로 들어왔다는 황씨는 오염되지 않고, 자연이 살아 있고, 사람을 품듯이 다정한 지형이 마음에 들었단다. 그래서 춘양목 아래 놓여 있던 정자를 비롯해 자연을 거스르는 불필요한 치장과 시설물들을 제거했다. 반야마을을 지나면 샘터마을이 나온다. 가뭄이나 홍수 때나 마르지 않으면서 언제나 똑같은 물맛을 유지한다는 웅덩이가 있던 곳이다. 그러나 샘터는 찾을 수 없고 기도처가 자리잡고 있다. 농가 마루에서 오수(午睡)를 즐기던 김진복(70)씨는 “집이 석포면에 있지만 매일 여기에 와. 여기가 제일 편해.”라며 한평생을 지낸 옛집을 찾아 유유자적한다. 자연을 친구 삼아 산에서 약초도 캐고 밭에서 일도 하는 게 제일 좋단다. 해질 녘이면 오토바이로 집으로 돌아간다. 공영버스가 하루 한 편. 그나마 공휴일에는 차편이 없어진다. 그래도 집집마다 무쇠솥이 걸려 있고 담벼락엔 장작을 가득 쌓아 두는 마을이다. 수십년 된 흙벽과 나무로 만들어진 집들이 산길을 따라 드문드문 한가롭게 놓여 있다. 한때 100호가 넘게 사람들이 살았으나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어린이의 웃음이 사라졌다. 그러나 산비탈을 화전으로 개간한 억센 생명력의 주민들이 자연을 닮은 평화로운 얼굴로 살아가는 마을이다. 사진 글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녹색공간] 체니와 한국 정치인의 닮은 꼴/한면희 녹색대 녹색문화학과 교수

    2002년 9월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시민들이 경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주의 접경 지역을 흐르는 클래머스 강에 대략 3만 3000마리의 연어와 송어, 그리고 다른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멸종 위기에 내몰린 코호 연어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가뭄으로 강 수위가 낮은 상태였는데, 인간과 일부 어류 종에게 시련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이 때 인근의 대규모 기업농장주는 지하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강물을 사용하도록 수로 개방을 요구하고 있었다. 반면 그 지역의 인디언 원주민과 환경운동단체, 자연을 사랑하는 시민들은 멸종 위기에 내몰린 어류를 보호하기 위해 강 수위를 일정한 정도로 유지하여 수온이 높이 올라가는 것을 막는 데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연방정부도 멸종위기보호법에 등재된 코호 연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써 2001년 봄부터 수량유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태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정책 보고서가 나돌더니, 갑자기 수로개방 지시가 떨어졌다. 이로써 기업농은 풍작을 거둘 수 있었지만, 그것은 자연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 것이었다. 원주민 여성으로 강 보호에 앞장선 82세의 라라는 평생 동안 이같이 참담한 광경을 목격하기는 처음이라고 몹시 비통해 했다. 왜냐 하면 강둑 따라 40km이상 줄지어서 치누크 연어와 코호 연어, 옥새 송어 등 숱한 물고기가 배를 허옇게 드러낸 채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주무부서인 내무부의 정책이 바뀐 것일까. 그 베일이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딕 체니 부통령과 관련된 기사를 탐사보도 형태로 실었다. 이에 따르면 체니는 막강하고 은밀하게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국방장관 럼즈펠드와 함께 백악관의 네오콘을 대표하는 체니는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 대통령에게 영장 없이 도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자고 제안하였고, 외국인 테러 용의자에게는 기소 없이도 무기한 감금을 허용하자는 인권침해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네바다주 유카산에 핵·방사선 폐기물 저장소 설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성사시켰고, 연장선상에서 내무부의 클래머스 강 책임자를 압박해 기업농장주에게 물을 제공토록 수로를 열게 만든 장본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권력은 늘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방도를 도모한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방도는 다수 시민의 표를 얻는 것이고, 이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마련하고자 금력과 결탁하는 것이다. 제약회사 사장이던 럼즈펠드와 마찬가지로 거대 군수산업계의 임원을 역임한 체니 역시 부시를 재선시키기 위한 표와 자금을 의식하여 멸종 위기 종을 희생시키면서 농장주에게 물을 대준 것이다. 이런 구조는 한국의 정치권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자연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새만금 갯벌도 정치적 역학관계에 의해 희생된 대표적 사례다.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태우 후보가 호남 표를 얻고자 이곳 개발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뒤이어 불거진 보전과 개발의 논란 와중에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모른 척 방조했으며, 전라북도 지사는 사활을 걸고 간척 사업에 달려들었다. 모두가 돈과 선거구민의 표를 의식한 행보였다. 이제 또 구시대적 개발 열풍이 대형 허리케인처럼 다가오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대운하 공약이다. 그러나 이런 개발 역시 자연의 희생과 대규모 환경재앙을 부메랑처럼 자초하는 일일 뿐이다. 이제 시민이 녹색의 정신으로 깨어서 더 이상 권력이 분별없이 자연을 볼모로 잡는 일을 그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면희 녹색대 녹색문화학과 교수
  • [E1 매치] 베어벡호 ‘화력’ 살아났다

    9경기에서 15골. 베어벡호 출범 이후 한국축구대표팀의 득점 기록은 경기당 1.66골로 언뜻 보면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약체 타이완과의 아시안컵 예선 2경기에서 무려 11골이 나온 걸 빼면 나머지 7경기에서 넣은 골은 단 4골에 불과하다. 물론 상대가 네덜란드와 우루과이, 그리스, 가나, 이란 등 만만치 않았지만 이 수치는 공격력의 부재를 가감없이 반증해 주는 것.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중동의 복병 이라크와의 평가전에 나선 핌 베어벡 감독의 의중 역시 ‘빈공’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데 맞춰져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포함,6명의 교체선수 가운데 공격요원으로만 4명을 넣고 빼면서 거둔 결과는 흡족했다. 47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벼르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염기훈(전북)-이천수(울산)-이근호(대구)의 후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대승, 골 가뭄에서 벗어났다. 다득점은 물론이고,3골 모두 잘 만들어진 매끄러운 골이었다는 점에서 제주에서의 훈련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 부상의 공포에서 헤매다 전날 갑자기 선발로 낙점받은 이동국은 골이 아쉬웠지만 전반 45분 동안 유효슈팅 3개를 시도하는 등 펄펄 날았고, 특히 염기훈과 이근호는 A매치 데뷔골을 뽑아내며 젊은 피의 뜨거움을 실감케 했다. 전반 5분 이동국의 시원한 발리슛으로 다득점을 예감한 한국은 3명의 공격수 모두 서로 공간을 확보해 주며 파상공세로 이라크 골문을 두드렸지만 강하고 빠른 공격 전개가 눈에 띄었을 뿐 골은 좀체로 터지지 않았다. 후반 첫 골의 주인공은 전후반 ‘시간차 원톱’으로 나선 이동국, 우성용(울산)이 아니라 아시안게임의 한을 품고 나선 ‘왼발 전문가’ 염기훈이었다. 염기훈은 후반 6분 오범석(포항)이 오른쪽 코너 깊숙한 곳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 손에 스치고 나오자 왼쪽 골포스트 근처에서 왼발 인사이드킥,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그물을 흔들었다. 자신의 A매치 5경기 만에 올린 마수걸이골. 김두현과 교체해 들어간 이천수(울산)는 34분 역시 오범석이 배달한 크로스를 골마우스 중앙으로 몸을 날리며 머리로 꽂아넣어 두번째 골을 뽑아냈다. 지난해까지 K-리그 2군의 설움을 겪다 올해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근호는 이번에는 이천수가 올린 크로스를 왼발 낮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쐐기골이자 처음 나선 자신의 A매치에서 꿀 같은 데뷔골을 맛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열린세상] 날씨에 관한 담론/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날씨에 관한 담론/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이제 날씨 이야기는 예사로운 화젯거리가 아니다. 그저 웃으며 말하는 언소(言笑)의 테두리를 벗어나 제법 무게를 실어야 할 담론의 대상이 되었다. 이를 두고, 못하는 소리가 없다고 나무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온갖 기상 현상을 다 아우른 날씨는 이 시대의 화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날씨가 까탈을 부리는 원인은 바로 기상이변에 있다.1997년 교토의정서가 규정한 6가지 온실가스가 바로 날씨 변화의 주범이다. 이를 다시 걱정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패널(IPCC)’이 지난 2월 방콕에서 열렸다.120개국 2000명의 과학자들은 유엔이 창설한 이 모임에서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그대로 두었을 때 2030년에는 9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성 전망을 내놓았다. IPCC는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1∼3.5℃가 올라가고, 빙산이 녹을 것으로 예측한 보고서를 돌린 적도 있다. 그래서 ‘포천’지는 장래 미국과 러시아의 잠수함이 숨을 만한 얼음 그늘을 잃는 전략상 피해를 들추기도 했다. 자못 엉뚱한 기사이기는 했지만,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온실가스의 역기능 현상을 밝히기까지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컸거니와, 시간도 꽤나 걸렸다.1957년 레벨과 쉬스라는 두 과학자가 논문을 발표할 때 화석연료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1958년부터 마우나로아 섬에서 관측한 대기의 이산화탄소 함유량이 첫해에는 0.7이 늘었지만, 나중에는 두배인 1.5씩 증가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대해, 교토의정서에 이어 최근에 끝난 G8 정상회담에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오존 피해를 처음 증명한 과학자는 캘리포니아대의 셔우드 롤런드와 패서디나 제트추진연구소의 마리오 몰리나다.“겨드랑이에 뿌리는 탈취 스프레이어 때문에 세상의 종말이 올 것 같다.”는 말을 아내에게 지껄였다는 롤런드의 집념은 미국 정부가 프레온가스를 분사체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프레온가스 영향을 받은 오존층에 실제 구멍이 뚫렸다는 몇몇 관측소의 보고는 결국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를 이끌어낸 것이다. 프레온가스 역시 처음에는 야구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게 한 것이 고작 대비책이었다고 한다. 온실가스의 대기오염은 날씨를 변화시킨다. 또 기온과 강우량, 바람의 속도도 바꾸어 놓는다. 그리하여 어디는 긴 가뭄이 드는가 하면, 어떤 지역에서는 엄청난 장마가 진다.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3년 가뭄과 더위가 빚어낸 비극이다. 요즘은 계절이 돌아가는 사이클마저 깨지는 통에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더 더워지는 등 한랭(寒冷)과 온난(溫暖)의 리듬도 망가지고 있다. 고고학 연구와 맞물린 고기후(古氣候) 분석에 따르면, 기원전 1만년쯤의 빙하기를 정점으로 기원전 9000년쯤부터는 온난기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기는 대개 4만년 정도로 추산되지만, 내일 곧 닥칠 장래 상황은 예측이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어떻든 대기의 온실가스 측정은 지구를 유기체로 본 이른바 가이아 가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본 옛 그리스인들이 지구의 역사를 크립토조익 에온(숨겨둔 생명)과 파네로조익 에온(보이는 생명체) 따위로 나눈 이치와 별다름이 없다. 이 유기체(생명체)의 지구상 한 모퉁이 한반도에도 긴 장마가 지는 장림(長霖)의 계절이 찾아왔다. 아직은 생명이 보이는 시대를 사는 현생인류의 오늘이야말로 미네르바의 부엉이 같은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소나무류 가지마름병 확산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에서 잣나무 등 소나무류 가지마름병(가칭)이 확산되고 있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류 가지마름병 피해는 5개 시·도,38개 시·군·구의 159㏊에 달하며 잣나무 2만 4000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경기와 강원 충북 대구 등 피해지역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가지마름병은 ‘충’에 의해 감염되는 재선충병과 달리 ‘곰팡이’에 의한 피해로 가지가 말라 죽고 결국 나무까지 고사하게 만든다. 국내에서는 리기다 소나무에 푸사리움 가지마름병이 발생했지만 잣나무에 피해를 주는 가지마름병은 처음이다. 산림청이 긴급 방제에 나섰지만 국내에서 첫 발생한 병해충으로 병명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학계에서는 병의 증상을 들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큰 피해를 입힌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국립산림과학원은 피목 가지마름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가뭄과 올들어 이상고온 등 기상변화로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곰팡이 ‘불완전세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병원성이 강해 나무에 피해를 주는 스클레로데리스와 달리 피목 가지마름병은 피해를 주지 않지만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집단 발생한다. 현재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병원균의 분리·검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는 8월쯤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확산 방지를 위해 7월까지 산림부서에 완전 방제를 지시했고 고사목은 제거 후 소각토록 했다. 산림과학원 김경희 박사는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에 대비한 방제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상기후와 고온현상으로 그동안 없었던 병해충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예찰·진단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강운태 前민주당사무총장 조만간 열린우리당 입당

    강운태 前민주당사무총장 조만간 열린우리당 입당

    대선 도전을 선언한 강운태 전 민주당 사무총장이 조만간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강 전 총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 대통령에게 ‘개헌발의’를 촉구하면서 입당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이 탈당 도미노로 문패를 내릴 상황에서 강 전 총장이 과감히 ‘역주행’을 시도한 셈이어서 눈길을 끈다. 강 전 총장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민주당 지도부 출신이지만 최근 탄핵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친노’ 진영으로 급속히 편입하는 행보를 보였다. 범여권이 친노와 비노 구도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친노 진영은 ‘가뭄에 단비’를 맞은 분위기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전 의장의 탈당으로 비게 된 호남 출신 대선주자의 자리를 강 전 총장이 다시 채워주게 됐기 때문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은 시중 과잉유동성 흡수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7월1일부터 총액대출한도를 1조 5000억원 축소,6조 5000억원으로 설정하기로 21일 의결했다. 한은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1월 지급준비율 인상 등과 마찬가지로 시중 과잉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축소분 1조 5000억원을 시중에서 거둬들일 경우 이론적으로 광의통화(M2)가 약 30조원 이상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총액대출한도는 올해 1월부터 9조 6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축소됐으며, 다시 6개월 만에 6조 5000억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한은은 금융기관별 한도를 3조원에서 1조 5000억원으로 줄였지만, 지방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지역본부별 한도는 4조 9000억원으로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콜금리 인상 미뤄지나 시중에서는 한은이 이번 결정으로 하반기에 예정된 정책금리(콜금리) 인상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측에서 경기회복 지연을 이유로 강력하게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빠르면 7월부터 1∼2차례 콜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같은 분석에 대해 “이번 총액대출한도 축소 결정은 콜금리 조정과는 관련 없이 독립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총액대출한도 축소 조치가 콜금리 인상 요인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콜금리 인상이 가져오는 파급 효과에 비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총액한도대출 축소 조치를 먼저 취한 후 7월 이후 금통위에서 1∼2차례 콜금리를 인상해 시중유동성 증가세의 고삐를 확실히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은행들, 중소기업 대출 줄일까 최근 몇 달 동안 중소기업 대출이 매달 약 7조원씩 증가하던 추세가 꺾일까. 중소기업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자 금융감독당국이 경고하고, 은행들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일부 중소기업들은 ‘돈가뭄’을 호소한다. 한은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최근 대기업과 가계의 대출수요는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의 금융 이용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총액대출한도제도 1994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한국은행에서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실적(잔액기준)과 연계에 연간 2.75%의 금리로 자금을 배정해 주는 제도다.
  • [먹을거리 산책] 살구

    [먹을거리 산책] 살구

    ●살구는 이런 것 살구(殺狗)라는 이름에는 개의 독을 중화시킨다는 뜻이 담겨 있다. 보신탕집에서 살구 씨를 두고 사용하는 이유다. 살구의 과육에는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풍부하며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구연산과 사과산이 들어 있다. 기침, 천식을 다스리고 항암, 피부미용 작용을 하며 지방이 많아 변비의 치료에 좋다. 미국에서는 살구가 항암제로 쓰이기도 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 비행사들의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건강식으로도 유명하다. ●출하 시기는 보통 6월 초부터 약 1달 정도로, 다른 과일에 비해 비교적 짧은 편이다. 요즘은 대구 동촌 지역에서 주로 출하된다.6월 하순부터는 경북 김천·영천 지역 물량이 늘어나면서 7월 초까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황은 평년작 수준으로 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온과 가뭄의 여파로 열매 크기가 작은 물량이 많아 크기에 따른 시세 차이는 전년보다 다소 클 것으로 보인다. ●얼마에 살 수 있을까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에는 하루 10여t 정도의 살구가 거래된다. 열매 크기가 큰 상품을 기준으로 10㎏ 상자에 2만 3000∼3만 5000원을 형성했다. 최근 영천·진천쪽 상품성 좋은 제품이 많이 들어와 가격대가 1만원씩 뛰었다. 장마가 길어지면 당도 등 품질 유지가 어렵고,6월 말까지는 출하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세는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박종락 과장
  • “수단 다르푸르 참사 온난화도 요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003년 이후 20만명 이상이 숨진 수단 다르푸르 사태의 배후에는 전 세계적 기후변화가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유사한 사태의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반 총장은 16일자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다르푸르 사태는 생태학적 위기에서 시작됐다. 적어도 일부 측면에서는 기후변화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유엔 통계로 볼 때 인도양의 기후 상승은 계절풍에 영향을 미쳐 지난 20년간 강수량이 약 40% 감소했고 결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가뭄을 야기했으며 이러한 결과는 일정 부분 인간이 자초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 총장은 토양이 비옥했을 때 흑인 농민들은 아랍 목동들을 환영하고 물을 공유했지만 가뭄이 발생하자 너무 많은 가축 방목을 막기 위해 담을 치게 됐다면서 가뭄 때 다르푸르에서 폭력이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러한 문제가 단지 수단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소말리아나 코트디부아르, 부르키나파소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 총장은 다르푸르 사태의 진정한 해결책은 신기술이나 유전자변형(GM) 곡물, 관개시설을 이용한 ‘지속가능한 발전’과 함께 공중보건과 위생, 교육의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르푸르에서는 지역 무장세력이 수단 정부군에 반기를 들면서 지난 2003년 이후 2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통상적으로 그 원인을 흑인 무장세력과 아랍 세력 간 종족 갈등 등 정치적 문제로 손쉽게 분석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dawn@seoul.co.kr
  • [맑은 물 밝은세상] (8) 효율적 물관리체계 갖추자

    [맑은 물 밝은세상] (8) 효율적 물관리체계 갖추자

    2002년까지 금강 본류에는 다목적댐이 대청댐 밖에 없었다. 그래서 금강 상류에 비가 조금만 내려도 대청댐은 수문을 여닫기 바빴다.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어 하류에선 가뭄·홍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전북지역은 늘 금강 하류에서 퍼올린 더러운 물을 마셔야했다. 그러나 용담댐을 건설, 물을 전주쪽으로 흘려보내면서 이런 문제점은 싹 없어졌다. ●22㎞ 유역변경 터널… 하루 40만t 상수도 공급 용담댐은 전북 진안 금강 상류에 들어선 다목적댐이다. 골짜기를 막은 댐은 8억 1500만t의 물을 담을 수 있다. 소양강·충주댐 등과 비교하면 중규모 댐에 불과하지만 기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금강 수계 상류의 물은 용담댐이 건설되기 전까지는 대청댐을 거쳐 서해로 흘렀다. 지금은 용담댐 물을 21.9㎞의 지하 유로 변경 터널을 거쳐 완주 고산 정수장으로 보낸다. 하루 40만t의 물을 깨끗하게 소독해 금강 수계 밖의 전주·익산·군산, 충남 서천 등 전주권으로 공급, 이 지역의 물 부족과 상수도 품질을 한방에 해결해 줬다. 전주 상수도사업소 백종현 과장은 “용담댐이 들어서기까지는 수량확보에 급급, 금강 하류 부여에서 물을 받아 마셨는데 이젠 전북지역도 금강 최상류의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흡족해 했다. 전북 지역 추가 개발이 속력을 내도 물 걱정에서 자유롭다. 김원택 용담댐관리단장은 “하루 135만t의 공급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군산공단, 새만금, 혁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개발에도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청댐과 연계 운영해 금강 하류의 가뭄·홍수 피해를 막는 기능도 톡톡히 해낸다. 지난해 장마철때 이 지역에는 600㎜의 비가 내렸지만 용담댐에서 전량 잡아뒀다. 만약 이 댐이 없었더라면 대청댐은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유입돼 수문을 활짝 열어야 했을 것이다. 용담댐이 금강 상류 유역 면적의 30%를 차지, 대청댐과 함께 금강 중하류 지역의 홍수를 막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용담댐 건설 이후 장마철에 대청댐에서 아깝게 흘려보내는 물을 53%나 줄여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年 107억 발전수익 원유 32만배럴 효과 댐 건설, 그것도 유역을 변경할 경우 흔히 환경 파괴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용담댐은 오히려 유역 변경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과 함께 환경에 보탬이 되기도 한다. 전주권 용수 공급을 위해 유역을 변경한 물을 그냥 흘려 보내지 않고 도수터널에서 고산 정수장으로 떨어지는 높은 낙차를 이용, 발전을 일으킨다. 지난해 107억원의 수익을 올려 원유 32만배럴을 절감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뒀다. 발전소는 2만 62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고산 정수장에서는 생활 용수와 함께 하천유지·농업용수도 함께 흘려보낸다. 다른 지역 하천이 메마른 것과 달리 고산천은 미역을 감아도 될 정도의 물이 사시사철 흐르면서 하천 생태계를 유지한다. 이 물은 만경강으로 이어져 하천 수질을 개선하고 농업 용수로 이용된다. 대청댐쪽으로도 하루 5만∼10만t을 내려보낸다. 용담댐은 지역 환경개선사업 비용도 덜어주고 있다. 상수원 수질개선을 위해 댐 상류 지자체로부터 하수처리장 3곳과 마을 하수도 29곳 등 환경기초시설 운영권을 받아 관리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19개 시설을 추가로 인수해 관리할 계획이다. 수자원 확보-수질 개선-용수공급까지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수자원 효율관리 첨단 토목기술로 가능 다목적댐은 물의 효율적 이용을 가능케하는 첨단 토목기술이다. 용담댐과 같은 기능을 하는 댐으로 섬진강댐이 있다. 모두 남해안으로 흘러가는 물을 막아 일부를 동진강 유역으로 보내 전북 남부지역 상수도를 공급하고 하천 유지용수로 이용된다. 용담댐, 부안댐 상수도와 연계해 전북지역을 하나의 물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낙동강 상류 임하댐에서도 일부 물길을 바꿨다. 임하댐에서 영천댐까지 24㎞를 도수관로를 이어 물을 보낸다. 영천댐에서는 다시 34㎞에 이르는 도수터널을 통해 하루 40만 7000t을 금호강으로 보낼 수 있다. 금호강에서는 이 물을 포스코 등 포항지역 산업시설 생활·공업용수로 공급하고 일부는 금호강을 거치면서 하천 정화기능을 한다. 장흥댐과 주안댐도 일부 유역변경을 통해 광주·목포 일대의 상수도를 공급하고 있다. 북한강 상류의 임남댐(금강산댐)도 남쪽으로 흐르던 물을 가둬 북쪽으로 흘려보낸 뒤 다시 동해안으로 내려보내 전기를 일으키는 유역변경 댐이다. 진안 글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같은 수계 댐 관리 일원화 시급 홍수 등 재해를 막는 치수(治水)보다 한 단계 앞선 물관리가 이수(利水)이다. 물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안겨준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00㎜정도이고 수자원 총량은 1240억t에 이른다.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물이 풍족하다. 그러나 정작 물 이용률은 27%에 불과하다. 연간 337억t만 제대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그냥 흘려버리고 있다. 엄청난 자원을 앉아서 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름 장마철에 버리는 물은 522억t이나 된다. 연간 이용하는 물보다 많다. 수자원 총량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집중호우와 같은 이상기후 현상도 잦아지고 있어 물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북한 임남댐 건설에 따라 북한강 수계는 유입량 감소로 연간 36억t이 줄었다. 물 이용량은 댐건설 등 이수 시설 확충으로 1965년 이후 6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인구증가로 인한 생활용수 사용과 1인당 물 사용량이 늘어나 이용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선 수계 통합관리가 절실하다. 댐 이용 주체가 다목적댐은 수자원공사, 발전댐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으로 나눠졌다. 가뭄과 홍수 같은 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같은 수계에서는 댐의 연계 운영 및 통합관리가 요구된다. 광역상수도와 농업용수·공업용수를 연계하는 시설도 필요하다. 나아가 주요 하천 수계를 잇는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홍수와 같은 재해도 막을 수 있다. 효율적인 물관리 자체만으로도 대규모 댐 건설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군 작전 하듯 물 상황 24시간 감시 수도권 2000만 인구의 상수도는 어떻게 공급될까. 과천의 수자원공사 ‘수도권 광역상수도 통합운영센터’에 가면 실시간으로 수돗물 공급 및 수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군 작전 상황실을 떠오르게 하는 센터는 물 분석·이용·수질·재해방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곳이다. 전문가들이 24시간 상황판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감시하고 있다. 수도권 상수도는 크게 서울시와 수자원공사가 대준다.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한강물을 정수해 시민에게 공급한다. 나머지 수도권 시민이 이용하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은 수공이 팔당댐 물을 걸러낸 뒤 광역상수도로 공급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상수도는 급수 인구 1000만명, 하루 생산 능력만도 790만t에 이른다. 수돗물 공급지역이 넓다 보니 관로만 816km,24개 시설에서 나눠 운영해야 했다. 그런데 지난 2월부터는 수도권 수돗물의 생산·공급·수량조절 등을 한곳에서 자동으로 통제하는 센터가 마련됐다. 군대에 비유하면 사령부 작전 상황실과 같다. 최첨단 정보기술을 이용, 수돗물을 효율적으로 이용·관리하는 시설로 세계 최대 규모다. 예를 들어 수원 도로건설현장에서 대형 상수도관이 터졌다고 가정하자. 예전 같으면 며칠 동안 물난리를 겪고 수원 아래쪽 도시까지 상수도 공급이 끊긴다. 그러나 이젠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상수도관이 터지면 자동으로 중간에서 공급을 차단하고 복구공사를 벌인다. 동시에 화성쪽으로 지나는 상수도관으로 바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다. 수공이 운영하는 수도권 광역상수도는 47개의 비상연결밸브를 통해 관망들이 거미줄처럼 서로 연계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맑은 물 밝은 세상] (7) ‘홍수 파수꾼’ 다목적댐

    [맑은 물 밝은 세상] (7) ‘홍수 파수꾼’ 다목적댐

    기상청은 이달 중순쯤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예보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물난리가 벌써부터 걱정된다. 특히 기상이변으로 인한 돌발·집중호우는 물관리(治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15개 다목적댐이 있어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집중호우로 인해 다목적댐의 홍수조절능력에도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홍수 피해 예방은 다목적댐의 효율적인 물관리에 달려 있다. ●하천유량계수 400대1… 홍수·가뭄 되풀이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만 놓고 보면 홍수나 가뭄 피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인 데다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돼 수자원관리가 여간 어렵지 않다. 전체 강수량의 3분의2 이상이 6∼9월 홍수기에 집중해 내린다. 특히 기상이변에 따른 돌발강우와 특정 지역에 편중된 집중호우로 엄청난 홍수피해를 입고 있다. 하루 강수량이 80㎜이상 되는 호우가 연평균 25회,150㎜이상 내리는 비도 7회가량 된다. 홍수 때 넘쳐나는 물을 관리하는 데 진땀을 빼는 이유다. 국토의 3분의2 이상이 산지이고 대부분의 중소 하천은 급류가 많다. 대부분의 하천 흐름 방향도 남서쪽으로 몰린다. 흙으로 덮인 층이 얇아 가둘 수 있는 물의 양도 한정돼 있다. 때문에 호우 때는 연례행사처럼 물난리를 겪는다. 비가 그치고 나면 전국이 가물어 대지가 타들어가는 가뭄 피해에 시달린다. 우리나라 하천의 물관리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유량변동계수(최대유량과 최소유량의 비율)로 증명된다. 영국 템스강은 유량변동계수가 8대1이다. 미국 미시시피강은 3대1, 이집트 나일강은 30대1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 하천의 유량계수(댐 수량조절 이전)는 300∼400대1이나 된다. 문태완 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 실장은 “기상예측의 불확실성, 수량의 계절적 편차와 하천 유량 변동폭이 커 수자원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 강우·홍수 피해↑… 다목적댐 중요성↑ 홍수피해도 엄청나다.2002년 8월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의 위력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강릉에는 하루 870.5㎜가 내렸다. 피해는 사망 209명, 실종 37명,6조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입었고 8조원이 넘는 복구비를 쏟아부었다.2003년 태풍 매미도 큰 피해를 입혔다.1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도 4조 2000억원이나 됐고 복구에 6조 550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7월 태풍 에위니아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도 62명 사망,1조 8000억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왔고 피해복구에만 3조 5125억원을 들여야 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상기후 현상이 점차 증가한다는 데 있다.100년에 한번 내릴 수 있는 시간당 최다 강우량을 최근 10년 동안 6번이나 넘겼다. 피해액도 4.5배 증가했다. 최근의 기후 변화를 감안, 강우확률모델을 변경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도 물관리는 엉망이다. 예방 사업보다 복구비가 많은 비효율적인 투자를 되풀이하고 있다. 치수 관련 예산은 ‘치수사업비)홍수피해(감소추세))복구비’로 이뤄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예산은 ‘치수사업비(홍수피해(증가추세)(복구비’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상강우 현상을 인위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정확한 기후 예측과 사전 예방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홍수 피해를 막는 효자는 뭐니뭐니해도 다목적댐이다.4대강 유역에는 15개의 다목적댐이 건설돼 있다. 하지만 다목적댐 건설은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 수몰지역 재산권 행사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벽에 부딪치고 있다. 전경수 성균관대 교수는 “치수사업에는 게을리하고 엉뚱하게 피해 복구에만 예산을 쏟아붓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우(愚)를 범하고 있다.”며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만약 충주댐이 없었더라면… 만약 충주댐이 없었더라면…. 지난해 7월 한강수계 다목적댐(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유역의 평균 강우량은 898.8㎜로 예년(322.3㎜)에 비해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특히 7월10∼22일에 내린 비만 충주댐의 경우 619㎜로 예년대비 3.3배나 많았다.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강우량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강 유역은 국가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남한강 여주지역과 한강하류의 범람이 우려됐다. 특히 남한강 충주댐(저수용량 27억 5000만㎥)은 계획홍수위(145m)를 불과 0.1m 남겨두고 있었지만 비는 그칠 줄 몰랐다. 건설교통부 홍수통제소와 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 직원들 역시 피가 마르기 시작했다.24시간 15개 댐 수위를 분석하고 기상을 예측하느라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댐 상류인 충북 단양 주민들은 마을이 물에 잠긴다며 빨리 수문을 열라고 아우성쳤다. 반면 댐 하류인 경기 여주 주민들로부터는 시내가 잠긴다며 수문을 닫으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물관리센터는 그러나 수문을 모두 열지 않았다. 댐 운영 이후 최대인 2만 2650㎥/s가 유입됐지만 40%수준인 9050㎥/s만 조절 방류했다. 결국 충주댐이 여주 시내 범람을 막고 서울 지역 홍수 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계속 수문을 닫아둘 수는 없었다.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댐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상류지역 피해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센터는 잠수교 수위가 점차 내려가고 여주지역도 물이 빠진 것을 확인한 뒤 비로소 댐방류량을 3000㎥/s로 늘렸다. 댐은 곧 계획홍수위에서 0.9m의 여유를 보이면서 위급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충주댐으로 유입된 28억㎥의 물 가운데 13억㎥를 하류로 흘려 보내고,15억㎥를 가둠에 따라 하류 여주지점의 홍수위를 3.05m 낮출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충주댐 하류 하천변 378ha(100만평)의 침수를 막아 2조 1000억원의 홍수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정확한 홍수 조절은 수공이 자체 개발한 ‘K-water홍수분석모형’덕분에 가능했다. 댐 방류에 따른 하류 하천 수위와 홍수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자동 분석하는 첨단 기계다. 물관리센터 황필선 팀장은 “댐관리 전문가와 기상전문가, 전산·통계요원 50여명이 24시간 전국 15개 다목적댐과 용수댐을 지켜줘 홍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다목적댐 홍수관리 어떻게 우리나라 홍수관리는 원칙적으로 정부차원에서 이뤄진다. 전국 하천의 홍수관리를 총괄하는 곳은 4대강을 중심으로 설립·운영 중인 홍수통제소(Flood control office)다. 다목적댐은 대부분 하천의 상류에 건설되고 담수 용량이 커 홍수조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목적댐의 효과적인 홍수조절을 위해서는 댐 상·하류를 연계한 댐간, 댐∼하천간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에는 모두 15개의 다목적댐과 12개 용수전용댐이 있다. 댐 수량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곳은 한국수자원공사의 물관리센터다. 홍수 때 수문을 여닫는 의사 결정은 건설교통부 홍수통제소가 지휘한다. 홍수통제소의 의사결정은 그러나 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의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를 둔다. 물관리센터는 국내외 기상전문기관으로부터 각종 예보 기초자료를 실시간으로 받아 자체적으로 댐유역 국지 기상을 분석, 강우를 예측한다. 자동으로 지역별 댐별 홍수정보를 수집하고, 댐 상·하류 수위를 예측한 뒤 댐 방류 시기와 양을 정한다. 이를 홍수통제소에 보내면 수문을 열게 된다. 모든 자료는 1분 간격으로 생산된다. 주요 하천에 설치된 유량 측정기를 통해 수위 변화가 자동으로 센터로 들어온다. 운영자료는 무궁화2호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수신 처리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시간의 문화사/앤서니 애브리 지음

    우리는 시간이란 거스를 수 없고, 누구도 그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여긴다. 사람들은 시계와 달력이 자신의 생활을 통제하는 것을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그와는 다른 종류의 시간 개념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다. 그도 무리가 아닌 까닭은 우리의 근대사가 서구화의 역사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서양 문명의 소산인 서구적 시간관에 머리끝까지 물들어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그동안 시간을 다룬 많은 연구들이 소위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선형적(線形的) 시간관을 뒷받침하고 강화시킨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시간에 화살표를 부여하는 가장 확실한 과학적 근거로 열역학 제2법칙, 즉 엔트로피의 법칙이 꼽힌다. 엔트로피란 무질서의 정도를 뜻하며, 집이 오래되면 무너지듯 모든 것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이행한다. 비슷한 기반을 갖지만, 우주 탄생의 표준 가설로 받아들여지는 빅뱅 이론도 태초 이래 우주가 계속 팽창한다는 팽창 우주론으로 역시 시간에 거스를 수 없는 선형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천문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앤서니 애브니는 ‘시간의 문화사’(최광열 옮김, 북로드 펴냄)에서 이런 과학법칙들만으로 오늘날 세계를 단일한 척도로 지배하는 시간관을 모두 설명하거나 정당화할 수 없다는 신선한 주장을 펼친다. 이 책의 장점은 여러 가지이다. 고대 천문학과 고고학, 인류학에 대한 깊은 지식과 치밀한 설명은 우리에게 지금의 시간과는 다른 이른바 비서구적 시간과 그 기록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독자적인 궤적을 그려온 잉카, 아스텍, 그리고 중국 문명이 순환적 시간관과 선형적 시간관을 어떻게 접목시키면서 제각기 ‘시간의 제국’을 건설했는지 비교문명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애브니는 이 책의 원제인 ‘시간의 제국들’이 자신들의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시간의 정치성과 사회성, 문화성을 빚어냈다는 사실을 예리하게 들추어낸다. 우리를 지배하는 서구적 시간관도 그리스에 그 뿌리를 두면서 기독교를 거쳐 보편적인 법칙성을 강조하는 근대과학의 정량적·기계론적 세계관에 의해 기본 틀을 갖추고, 진화론의 영향을 받은 ‘진보의 사다리’라는 이념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 우리를 옭죄는 선진국병이나 ‘오늘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강박도 서구적 시간관과 그 속에 각인된 진보 이데올로기와 무관치 않은 셈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우리에게 열어주는 가장 깊숙한 창문은 시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나일강 상류에 거주하는 누에르족의 생활양식을 통해 ‘시간의 제국’을 벗어난 다른 종류의 시간이 있음을 보여준다. 누에르족은 자연의 주기와 인간의 활동을 조화시킨 생태적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생태적 시간은 그들의 생활에서 중심이 되는 비, 가뭄, 범람 등의 리듬과 연관된다. 그러나 이 시간은 자연의 주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의 인간 활동을 중심으로 삼는다. 그런 면에서 인간 활동과 동떨어져 그 자체가 실체인 서구적 시간과는 근본적 차이를 가진다. 또한 누에르족에게는 시간 간격이 일정하지 않다. 지루한 우기의 하루가 활동이 많은 건기와 같지 않다는 인식은 시간의 질을 배려한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양적 개념을 고집하는 서구 시간관에 비해 합리적이지 않은가? 결국 그는 서구적인 시간관만이 유일하게 과학적이지는 않으며, 똑같이 과학에 기반하는 다른 시간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동광 (과학저술가)
  • 中 강진으로 푸얼차 값 폭등할 듯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윈난(雲南)성 푸얼시에서 발생한 지진이 천정부지 뛰고 있는 푸얼차 가격을 더 올려놓을 전망이다. 4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6.5도의 강진으로 현재 300여명 사상에 18만여 주민이 대피한 상태이며, 이 때문에 생산이 더 줄 것으로 보인다. 푸얼차는 이미 지난 1년간 원료는 5배로, 완성차 가격은 3배로 폭등한 터다. 올들어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은 상승세다. 지진 피해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차밭의 지형이 뒤틀리며 손실이 생겼거나 차의 저장고 등이 붕괴됐을 가능성 등 여러 추측이 나돌고 매점매석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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