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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TV 하이라이트]

    ●일요 다큐 산(KBS1 오전 7시) 산스크리트어로 하얗고 깨끗한 눈이 머문다는 뜻이라는 히말라야. 그러나 세계 등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히말라야는 원정대와 트레커들이 버린 쓰레기로 갈수록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다행히 2003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청소한 것을 시작으로 클린 마운틴 운동이 4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TV탐험 멋진 친구들(KBS2 오전 9시55분) 일주일 동안 방송된 KBS 드라마의 알짜배기 NG를 쏙쏙 모았다. 또 ‘TV 타임머신 (신고합니다!)’에서는 이휘재, 차인표 주연의 KBS 미니시리즈 ‘신고합니다’를 다시 감상한다.1996년 방송 당시 43.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군인 드라마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세기 프랑스 시골마을에 평범한 우체부가 한 사람 있었다. 그는 자신의 평생을 다 바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냈고, 그가 만들어낸 이 마법과도 같은 기적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데…. 평범한 우체부가 사람들의 칭송을 받으며 존경의 대상이 된 기적의 정체는 무엇일까. ●칼잡이 오수정(SBS 오후 9시45분) 승규와 공항에서 만수를 기다리던 만수 아버지는 만수가 나타나지 않자 승규를 앞세워 수정의 집을 찾아간다. 만수 아버지는 8년 전 결혼식에서 수정이 도망친 일을 들먹이며 수정모와 옥신각신한다. 만수는 술에 취한 채 노래를 부르고 수화기 너머로 만수의 노래소리를 듣던 수정은 옛 추억을 생각한다. ●‘EBS스페이스-공감’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EBS 오후 10시) ‘스끼다시 내 인생’ 등 솔직하고 도발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주목받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그가 2003년에 자체 제작한 앨범 ‘Infield Fly’는 입소문을 타면서 매진되기도 했다.7월 새로운 싱글 앨범을 발표한 그의 진솔하고도 도발적인 음악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동 아프리카는 지금 유례없는 최악의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숲이 많은 탄자니아 북부는 보통 가뭄이 와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탄자니아 북부의 우삼바라 산은 숲의 4분의1이 사라졌고 탄자니아 국민들에게 수원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스턴 아크의 물도 메마르고 있다.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사회주의권 시장의 붕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대북한 고립정책으로 경제난에 직면한 북한은 1990년대 이후 ‘해외에서의 외화벌이 사업’을 경제활동의 과제로 설정했다. 가장 중요한 부문이 단순 노동인력 송출이다. 북한은 현재 세계 45개국에 최소 2만∼3만명의 노동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40분) 내가 있는 이곳에서 정신적 해방감을 맛보길 원하는 그린노마드(Green-Nomad)족이 늘고 있다. 베란다에 정원을 꾸미고 집안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에코인테리어가 뜨고 있다. 나무 모양의 냉장고 같은 자연을 닮은 가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 “개도국 식품값 치솟아 사회 불안”

    전세계적으로 곡물 및 식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치솟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개발도상국들은 심각한 사회 불안을 맞게 될 수 있다고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경고했다. 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은 6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밀, 옥수수, 우유 같은 기본 곡물 및 낙농제품의 수입 가격이 계속 뛰어오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에 대한 지출 비중이 높은 개도국에서 곡물 및 식품 가격 상승은 사회적 긴장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정치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경고다. 이번 주 밀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부셸(35ℓ)당 8.89달러를 기록, 지난 1월에 비해 60%나 뛰어올랐다. 우유 등 낙농제품 가격과 옥수수와 콩류 등도 근년들어 최고가격을 기록했다. 최근 국제 밀가격의 급등은 재고를 늘리려는 인도와 이집트 등 개도국들의 사재기를 촉발시키면서 식품 수입액을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나게 했다. 이같은 사재기 움직임은 국제 곡물시장의 불안정을 자극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사회 불안의 징후는 최근 멕시코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옥수수 가격이 가파르게 뛰어오르자 곳곳에서 이를 규탄하는 대중집회가 열렸다. 다우프 사무총장은 “개도국에서 식료품 수입액과 소비자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진국의 경우 소비자 지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에 불과하지만 개도국에서는 최대 65%에 달하는 점도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디우프 사무총장은 세계 인구의 증가와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잦아진 홍수와 가뭄의 영향, 그리고 바이오연료 업계의 곡물수요 확대 등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식품 가격의 상승세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에도 밀과 옥수수, 귀리 등 주요 곡물의 선물가격은 전년도에 비해 70∼30%가량 오름세를 보였었다. 미국 농무부도 지난해 말 전세계 밀 재고량이 전년도에 비해 19% 감소한 1억 1930만t으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옥수수 재고량도 28% 감소한 8950만t으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반도 겨울 사라진다

    지구 온난화로 2090년대부터 수도권 이북을 빼고는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동해는 평균 수온이 지금보다 4.1도 올라 탁월(많이 잡히는)어종이 아열대성에서 열대성으로 바뀌고, 해류도 난류로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운영하는 한국기후변화협의체가 30일 개최하는 ‘기후변화 전문가 워크숍’ 주제발표에서 권원태 기상청 기후연구팀장은 “2090년대 서울의 겨울은 1920년대와 비교해 36일 짧아지고 여름은 20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이같은 주장은 1910∼2000년까지 서울·부산 등 6곳 기상관측 지점의 계절 시작·종료일과 계절 길이 변화, 앞으로 계절 길이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른 조사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12월 초에서 3월 초까지 이어졌던 서울 겨울은 2090년대에 들어서면 12월 하순에 시작,2월 중순이면 끝난다. 부산은 6월 들어 시작되던 여름이 5월 초부터 시작돼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반면 한 달가량 이어졌던 겨울은 아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 목포, 강릉 지역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바닷물 온도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경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071∼2100년 동해 바닷물은 20세기에 비해 평균 4.1도 상승하고 난류가 북쪽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이 강해지고 해일 빈도가 높아지며 수량 변화 폭이 커져 극심한 물난리·가뭄이 자주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배덕효 세종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한반도 기온이 1도 상승하면 강수량은 ±10% 변화하며 낙동강 수량은 최대 21%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화마에 휩싸인 神들의 땅

    그리스 국토 절반을 잿더미로 바꾼 최악의 산불이 아폴로 신전 등 고대 유적을 위협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잇달아 보도했다. 화재 나흘째인 27일 현재 사망자는 63명으로 늘었다. abc 방송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최대의 문화유적지 인근에 있는 올림피아 마을까지 불길이 접근했다. 그러나 고대 올림피아의 기오르고스 아이도니스 시장은 “유물을 긴급대피, 현재로서는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게오르게 불가라키스 문화부 장관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유적지의 화재 손실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산불은 강한 편서풍과 고온건조한 기후에 영향을 받아 계속 번지고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고 나면 불이 새로 생긴다고 표현할 정도다. 신들은 산불이 고대 그리스 문명을 파괴할 지 모른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2500년 전 펠로폰네소스 문명의 중심지인 그리스 남서부 안드리차니아의 트리폰 아타나소파울로스 시장은 “아폴로 신전을 보호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노스 언덕 아래 국제올림픽아카데미(IOA) 앞뜰과 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의 무덤이 있는 숲도 재로 변했다. 교사 게라시모스 카프로울리아스는 “그리스에서 가장 완벽하게 보호되고 있다던 유적지들이 이렇게 속수무책일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스 정부는 올 여름 내내 이어진 가뭄과 폭염이 재앙을 불러왔지만 불과 나흘이라는 짧은 기간에 170여곳이나 산불이 일어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며, 방화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개발업자의 소행일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세계야생기금(WWF) 그리스 사무소의 니코스 게오르기아디스 박사는 “방화 동기는 산림 지역에 건물을 짓거나 목초지, 개간지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그리스에서 방화가 횡행하는 데는 빈약한 환경보호 의식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 등 이 나라에서 두드러진 문제점들이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환경론자들은 그리스에서는 이런 유형의 방화범을 체포해 처벌해본 적이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환경보호 의식이 없다 보니 산불 진화에 대한 조치마저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반발도 거세다. 지난 6∼7월 그리스 파르니타산 등지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한 뒤 아테네에서는 수천명의 시민이 정부의 신속하지 못한 대응을 비난하고 화마가 휩쓴 지역에 나무를 새로 심으라고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반면 이번 재앙을 계기로 환경 문제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다음달 16일로 예정된 조기총선 결과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테네 뉴스의 편집장 존 프사로풀로스는 “지금 우리는 균열의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분명코 큰 문제가 될 것이며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특별 긴급자금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열받는 지구에 ‘해열제’ 없나

    어느덧 8월의 마지막 주다. 여름의 끝자락을 지나며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불 때도 됐건만, 한껏 데워진 지구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올여름도 어지간히 더웠다. 비도 많았다. 마치 열대성 스콜처럼 몇 주일을 거의 매일 비가 쏟아지기도 했고 비가 그치자 찾아온 무더위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몸살을 겪기도 했다. 점점 더워지는 지구, 게릴라성 호우에 기상청을 곤란하게 만드는 예측불허의 날씨는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영화에서처럼 온실가스 배출로 점점 뜨거워져 가는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 수는 없는 것일까. 무더위에 잠 못 드는 밤, 지구온난화에 관한 영화나 소설을 보면서 상식도 쌓고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러다 보면 지구를 지킬 묘안이 떠오르지 않을까. 영화 ‘불편한 진실’은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앨 고어는 미국대통령 선거에서 부시에게 아깝게 패한 뒤 정치를 접고 환경운동의 길로 나섰다. 이 영화는 앨 고어의 강연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풍부한 영상과 과학적 근거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진실을 전한다. ●바다 산호 백화현상·잦은 태풍 발생 등 지구온난화 때문 지구온난화로 곳곳에서 빙하가 녹는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바다에서는 산호의 백화현상이 일어난다. 수온 상승으로 증발하는 수증기 양이 늘어 강력한 태풍이 자주 발생한다. 많은 지역에서 기온이 오르면서 아열대에서 나타나는 벌레와 질병이 새롭게 등장한다.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이 빈발하고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된다. 빙하가 녹으면 해류 순환을 멈추게 할 수 있다. 활동할 빙하를 잃은 북극곰이 익사하는 사고가 늘어난다.‘불편한 진실’이 밝히는 내용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샹그릴라’같은 SF소설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까운 미래에 지구는 지구온난화로 위기에 처하고 세계경제는 탄소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탄소를 기준치 이상 배출하는 모든 나라에 탄소세가 부과되고 탄소를 효율적으로 줄이는 곳에는 이익이 창출된다. 탄소시장이 형성돼 탄소를 주식처럼 사고 파는 ‘카보니스트(Carbonist)’들이 세계경제를 좌우한다. 도쿄는 아틀란티스라는 인공도시를 만들어 주민을 이주시키고 모든 도심을 숲으로 만들어버리는데, 아틀란티스에 들어가지 못한 지상의 난민들이 게릴라가 돼 정부군과 싸운다. 유전자 조작으로 이상하게 변해버린 숲은 환경을 정화하는 대신 재앙으로 변한다. ●온난화 문제 경제 개념으로 풀어야 인류는 교토의정서 등 더 이상 지구온난화 문제를 윤리적 노력만으로 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환경문제에 경제개념을 도입했다.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게 하고, 신재생에너지나 탄소저감기술을 개발하면 배출권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탄소시장이 형성돼 탄소펀드가 조성됐으며, 우리나라도 최초의 탄소펀드 조성 계획이 발표된 것을 보면 머지않아 소설 속의 설정처럼 탄소시장이 세계 경제를 바꿀 날이 올 수도 있다.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위험을 감지하고 뛰쳐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미처 변화의 조짐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물속에 있다 죽는다고 한다. 어리석은 개구리 같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지구를 보존하는 길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
  • 지금 지구의 기후 확실히 이상하다

    인류의 문명을 ‘역사발전의 과정’이 아니라 ‘취약성을 키워온 과정’이라고 정의하는 학자가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고고학과 인류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 교수를 역임한 선사시대학자 브라이언 페이건이 그 사람이다. 페이건은 마야문명을 예로 든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뛰어난 건축술과 농경술로 놀라운 문명을 구축한 마야의 흥망성쇠는 바로 취약성이 증가하는 과정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지구 기온 오르면서 한 곳에 머물기 시작 페이건에 따르면 마야문명이 형성기에 있던 BC 457∼250년에 발생한 큰 가뭄은 커다란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수렵 및 채집사회의 유연성과 기동성으로 가뭄을 피해갈 수 있었다. 도시국가를 이루고 있던 BC 125∼210년에 있었던 가뭄으로 도시는 와해되었으나 사람들은 그대로 흩어져서 목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기 750∼1025년에 있었던 가뭄은 달랐다. 이미 농업 생산성이 조금만 줄어도 심각한 타격을 받는 구조에 접어든 상황에서 많은 마야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페이건의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남경태 옮김, 예지 펴냄)는 현재 지구의 기후는 이상징후를 보인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마야의 멸망과 같은 상황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제는 한 문명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라고 페이건은 강조한다. 페이건은 지금 지구의 상태는 확실히 정상이 아니라고 지적한다.1900∼1990년까지 지표면의 평균온도는 0.6도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태양복사열에 의한 상승은 0.25도도 채 되지 않는다. 무분별한 토지개간과 산업화된 농경, 화석연료의 사용 증가 등 인간 활동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비난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페이건은 기후의 변동을 펌프와 컨베이어 벨트의 작용으로 단순화하여 설명한다. 염분과 온도 차이로 일어나는 대양의 순환은 열기와 비를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다. 이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은 지구 궤도의 변수에 따라 극심하게 변했으며, 이에 따라 일어나는 기후의 변화는 마치 펌프처럼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를 빨아들이거나 뿜어내면서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한 인류는 기후의 펌프 작용에 따라 나일강 유역으로, 서남아시아로, 서남아시아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동북아시아로, 아메리카로 퍼져나갔다. 수렵 및 채집문화였던 인류는 어느 한 곳에 얽매여 있지 않았던 만큼 기동성이 뛰어났다. 따라서 가뭄이 들거나 홍수가 지면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면 그만이었다. ●기후에 대한 인류의 취약성이 문제 1만 5000년 전부터 지구의 기온이 오르면서 강우량이 증가해 인류는 한 곳에서 머물기 시작한다. 처음의 정주 생활은 농경화의 결과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식량이었던 도토리는 끓이거나 물에 걸러내 타닌 성분을 제거해야 했고, 독성이 있는 다른 채소나 견과류도 비슷한 처리가 필요했다. 인류는 서서히 기동성을 잃었다. 그럼에도 단순 농경사회에서는 유연성이라는 무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가 생겨나면서 그 양상은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페이건의 설명이다. 도시가 노동력을 통제하고 안정된 공급 체제를 구축하여 식량 생산을 증대시켰을지는 모르지만 대규모의 단기 기후 변동에는 훨씬 취약해졌고 이런 양상은 오늘날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건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서 진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산업화나 자본주의의 죄과가 아니라 기후에 대한 인류의 취약성”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높아지는 파도, 도망가는 바닷새, 모여드는 구름 등 기상이변의 양상은 우리 모두에게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현재의 인류에게는 10명 가운데 1명 정도에게만 구명정이 돌아간다는 사실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1만 85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양주 불곡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양주 불곡산

    대동여지도에 경기도 양주의 진산이라 되어 있는 불곡산(佛谷山·465m)은 한북정맥이 도봉산으로 연결되기 직전에 솟아난 암봉이다. 웅장한 도봉산의 자태에 비해 자칫 낮고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암릉과 능선, 탁월한 조망 등 근교산행지로 부족함 없는 조건을 갖췄다. 특히 주말이면 인파로 들끓는 도봉산, 북한산에 비해 제법 한산한 편이라 조용한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장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서울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불곡산에서 호젓한 산행을 만끽할 수 있다. ●남·북쪽으로 백화암·부흥사 불곡산은 ‘불국산(佛國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불곡산이든 불국산이든 부처의 자비로운 기운이 골골이 배어 있다는 한뜻이리라. 이름값을 하듯 산의 남쪽과 북쪽에는 각각 백화암과 부흥사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 때인 898년(효공왕 2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화암은 창건 당시에는 불곡사(佛谷寺)라 불렀으나 이후 재난과 중건을 거듭하다 1956년 복원되면서 절 이름이 백화암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절 앞마당에는 수백년 된 느티나무가 있어 사찰의 역사를 실감나게 한다. 또 백화암 아래에 있는 약수터는 가뭄에도 물이 줄지 않고 혹한에도 얼지 않는다고 전한다. 불곡산 산행 들머리는 크게 양주시청, 유양리 공단 입구(채석장)와 백화암 입구, 산북리 등 4군데로 나뉜다.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3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볼거리가 많은 백화암, 정상부, 임꺽정봉을 중심에 놓고 교통편을 참고하면서 적절하게 등산 코스를 잡으면 편리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코스는 백화암 입구∼시멘트길∼백화암∼십자고개∼정상∼불무리 쉼터∼420봉(무덤)∼임꺽정봉∼유양리 공단 입구. 이 코스는 임꺽정봉까지 올라가 전망을 감상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임꺽정봉 직전 안부까지 되돌아 내려와 남쪽계곡으로 내려서는 것이 좋다.3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두 번째 코스는 백화암에서 부흥사를 거쳐 산북리로 넘어가는 코스. 백화암 입구에서 출발해 시멘트길∼백화암∼십자고개∼정상을 거쳐 불무리 쉼터∼부흥사∼산북리로 이어지는 이 코스는 백화암과 부흥사 두 절집을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불무리 쉼터에서 임꺽정봉을 거쳐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더 타고 올라가다 부흥사로 내려설 수도 있다. 반대로 산북리 샘내 정류소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거쳐 백화암으로 내려오는 역코스도 3시간 정도 걸린다. 세 번째 코스는 양주시청 뒤 현충탑에서 출발해 십자고개∼정상∼불무리 쉼터∼임꺽정봉을 거쳐 유양리 공단 입구로 내려오는 코스로 주능선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잇는 방법이다. ●정상에 서면 도봉산·북한산 ‘한눈에´ 불곡산 주능선은 온통 암릉으로 되어 있으며, 구간구간 아찔한 곳이 있으나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정상에서 임꺽정봉까지 암릉 구간이 특히 재미있다. 화강암과 소나무가 조화로운 불곡산 정상에 서면, 사방이 활짝 열린다. 시원스레 뻗은 산줄기들 중에서 특히 남서쪽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도봉산과 북한산 능선의 흐름이 압권이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19일 TV 하이라이트]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소나무와 학은 물론, 나비, 잉어까지 다양한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 여덟 폭 병풍. 이 그림 속에 저마다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고서 석 점. 여러 인물의 이름이 적혀 있는 듯하다. 이 안에 남인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담겨 있다는데, 이 고서 석 점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최강! 울엄마(KBS2 오전 8시55분) 생리불순으로 챙겨먹던 피임약이 오해를 사며 채린과 최강은 반친구들의 놀림감이 된다. 강과의 연애로 피곤한 일들이 자꾸 생겨나자 채린은 만남의 횟수를 줄이자고 한다. 하지만 최강은 차라리 헤어지자고 소리친다. 채린에게 보내온 메일로 훈의 진심을 알아버린 은기는 채린과 훈의 다정한 모습을 목격하고는 폭발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29년 터키 이스탄불의 토카피 박물관에서 발견된 한 장의 고대지도에 그려진 미지의 대륙은 바로 남극대륙이었다. 그런데, 이는 인류가 남극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시기보다 훨씬 앞서 빙하기 이전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고대 남극지도 속에 감춰진 미스터리를 따라가 본다. ●얼쑤! 일요일 고향 愛(SBS 오전 6시50분) 강원도 정선의 이모저모를 소개하고, 닭 방사 농법으로 유기농 농사를 짓는 이천 복숭아, 제철을 맞은 순천만 짱뚱어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예전에 어머님이 해주시던 장떡이나 호박부침.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 간절해지는 추억의 음식들이다.4대가 함께 사는 충북 괴산 이장님 댁으로 추억의 맛을 찾아 떠난다. ●스페이스 공감(EBS 오후 10시) ‘It’s You’,‘내게 다시’,‘Delight’ 등으로 국내에 모던 록 바람을 일으킨 4인조 더더밴드가 5집 발표와 함께 스페이스를 찾아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1집에서 5집 수록곡을 모두 아우르며 ‘더더밴드’가 한국 모던 록의 선두주자로 지금까지 다져온 길을 조명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국토의 3분의2가 사막인 니제르는 1973년 가뭄 때부터 사막화가 시작돼 국경 지대에서만 이미 100여개의 마을이 사라졌을 만큼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덴사가 지역의 몇몇 마을에서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작지만 성과를 이룬 곳도 있다. 어떤 노력으로 어떤 결과를 일구어냈는지 알아본다. ●퀴즈! 육감대결(SBS 오전 10시50분) 거침없는 독설의 대마왕 신해철, 초지일관 무표정을 자랑하는 김C, 비정한 로커 김종서, 꽃미남 뮤지션 오종혁, 하자특집 육감왕 출신 뮤지션 김종민, 데뷔 13년차 중견가수 신정환이 출연한다. 여섯 스타들의 지식수준이 낱낱이 밝혀진다. 출연자 가운데 뮤지션이 아닌, 무지션으로 추락하는 사람은 누구일지 살펴본다. ●TV탐험 멋진 친구들(KBS2 오전 9시45분) KBS의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 반가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무려 19년 동안 MC자리를 지키고 있는 송해. 매주 일요일 오락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지켜오고 있다.MC 전현무와 ‘전국 노래자랑’의 촬영 현장 속으로 출발한다.
  • 고든 감독 다큐물 ‘푸른 눈의 평양시민’

    고든 감독 다큐물 ‘푸른 눈의 평양시민’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위험한 나라로 여겨지는 북한. 자유를 만끽하며 사는 이들에겐 도저히 사람 살 곳으로 취급되지 못하는 그곳에서 평안과 안식을 찾은 기구한 운명의 사람이 있다. 그는 푸른 눈에 금발을 지녔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 육군 사병이었다. 한반도가 전쟁으로 갈라진 뒤 냉전이 한창이던 1962년, 그 살벌한 시기에 그는 휴전선을 넘어 제 발로 북한으로 걸어 들어갔다. 당시 나이 23살, 이름은 제임스 조지프 드레스녹. 영국의 대니얼 고든 감독이 세 번째로 들고 온 북한 다큐멘터리 ‘푸른 눈의 평양시민’의 주인공이다.2004년 5월 촬영을 시작한 이 영화는 그가 왜 북으로 갔으며,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드레스녹과 그를 기억하는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보여준다. 고든 감독은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월드컵 8강에 오른 북한 축구선수들을 다룬 ‘천리마 축구단’, 매스게임에 참가하는 소녀들의 일화를 담은 ‘어떤 나라’ 등을 통해 북한의 면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 호평을 받아왔다. 그는 전작에서처럼 어떤 입장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드레스녹의 삶을 추적한다. 드레스녹과 비슷한 시기에 망명한 미군은 세 명이 더 있었다. 두 명은 병사했고, 가장 계급이 높았던 찰스 젠킨스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부인을 따라 일본으로 갔다. 현재 평양에는 드레스녹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월북 미군 네 명 모두가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으며, 이들의 삶은 성인이 되어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지옥 같은 유년생활´을 보낸 드레스녹은 첫 결혼에 실패했고 도피하듯 군에 들어간 사회 부적응자였다. 그는 ‘그때(어린시절) 배운 게 어딜 가든 똑같다.´고 고백한다.‘삶이 대수롭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벌건 대낮에 다들 점심 먹고 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선을 넘었다. 영화는 이들의 존재를 알려줄 뿐 아니라 편견도 깼다. 이들의 월북에 이데올로기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이들이 북한에서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받으며 안정된 삶을 영위했다는 점은 놀랍다. 물론 ‘선전 가치’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적국에서 온 외국인으로서 특혜를 톡톡히 누렸다. 월북 미군들은 영화에 미제국주의 악당으로 출연하며 한때 은막의 스타로 대접받기까지 했다. 북한이 극심한 기아와 가뭄으로 허덕이던 때도 드레스녹은 “북한에 온 뒤 한번도 내 삶은 바뀌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40여년간을 북에서 보낸 그는 이제 고희를 바라본다. 못 배운 자신과 달리 평양외국어대학에 다니는 큰아들이 외교관이 되겠다고 하자 감격해한다. 그에게 북한은 정권의 선전문구처럼 ‘지상낙원’일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드레스녹이 김일성 광장에 서서 말한다.“죽는 날까지 나라에서 지켜줄 거야.” 주체할 수 없었던 자유를 포기하고 일정량의 행복을 얻은 그의 모습을 보는 건 혼란스러웠다.23일 개봉.15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오늘의 눈] ‘우리는 만나야 한다’/송한수 국제부 차장

    뭐래도 평양 정상회담 소식은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 같다. 일각에서 언뜻언뜻 내비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만남 자체에 뜻이 담겼다. 특히 아프간에 붙잡혀 있는 우리나라 핏줄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은 벌써 한달째로 치닫고 있는 인질사태가 빅뉴스에 휩쓸려 묻혀버리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두 역사적(?) 사건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 또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평화를 향한 노력의 정당성과 얽혔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는 이달 말 남북 수뇌가 만난다. 어언 7년 만에 이뤘다. 그 세월은 자리를 함께하기까지 온갖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당사자끼리 만나야 문제해결의 길이 열린다는 점은 인질사태에도 들어맞지 않을까. 싸우더라도 만나서 싸우는 게 낫다. 상대방 속내를 제대로 알 수 있어서다. 부부가 설사 다투더라도 한 이불을 덮어야 한다는 속담도 있다. 이번 사건의 초기에 현장을 취재한 한 외신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 협상단이 기민하게 움직였으나,1∼3일 안에 탈레반을 만났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눈치를 보는 아프간 정부가 꺼려 성사되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탈레반이 유엔에 안전보장을 요구, 더 어렵게 됐다는 견해도 많다. 반면 탈레반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요구라는 점을 모를 리 없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따라서 이래저래 장소를 따지지 말고 탈레반 뜻에 따라주는 방법도 생각해 봄직하다. 그들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눈은 싸늘하지만, 직접 대면협상이 위험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탈레반이 협상단을 인질로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무르익은 한반도의 해빙 분위기는 국제사회에 평화를 염원하는 인상을 심어주고, 이런 움직임은 인질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다시 말하지만 그러려면 당사자끼리 만나야 한다. 나아가 인질들이 가족 품에 안기도록 해야 한다.“세상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한다지만 정원의 법칙도 있다.”는 어느 순례자의 말을 떠올려 본다. 송한수 국제부 차장 onekor@seoul.co.kr
  • 할리우드 스타들, 일본 오면서 한국은 왜 안와?

    할리우드 스타들, 일본 오면서 한국은 왜 안와?

    할리우드 스타들이 줄줄히 한국을 지나치고 있다. 문화 강국이라 자부하지만 세계적인 스타들에게는 여전히 외면의 대상이다. 지난 봄부터 할리우드 섹시스타 제시카 알바가 온다 만다는 소식에 연예가는 술렁였다. 세계 최고의 섹시스타를 만난다는 생각에 팬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알바의 방문은 무산되고 말았다. 공식적인 이유는 스케쥴 조정의 어려움 때문. 그러나 1시간 거리의 일본과 중국 방문은 예정돼 있어 팬들의 배신감은 크다. 이렇게 한국을 무시한(?) 스타는 비단 알바 뿐 아니다. 모델 출신 배우 밀라 요보비치도 만삭의 몸을 이끌고 새영화 홍보차 일본을 방문했지만 그의 일정에 한국은 없었다. 지난 6월 방문했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경우 비록 한국을 찾았지만 일본과 중국에서 보여 준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실제로 그 흔한 팬미팅 한번 없이 공연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으로 떠났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내한활동에 소극적인 이유, 스포츠서울닷컴에서 짚었다. ◆ 팝스타가 한국을 외면하는 이유? 팝스타의 경우 의도적으로 한국을 무시하진 않는다. 감당할 수 없는 몸값 때문에 ‘안’부르는 게 아니라 ‘못’부는 경우가 더 많다. 실례로 세계적인 록그룹 에어로 스미스의 내한공연 개런티는 회당 70~75만 달러다. 한화 약 7억원 정도. 여기에 음향, 조명, 세트 설비 등의 테크니컬 라이더 비용과 대관료, 마케팅비 등을 합하면 내한공연을 추진하는 데 적어도 14억원 이상이 든다. 하지만 국내 공연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실내 공연장 중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이 1만 2,000석. 10만원 짜리 티켓을 전부 팔아야 12억원이다. 그렇다고 잠실 운동장이나 상암 경기장을 덜컥 대관할 수도 없다. 티켓판매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한공연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한 국내 프로모터는 “적자가 눈에 보이니 부르고 싶어도 못 부를 때가 많다”며 “비욘세나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내한공연도 추진중이지만 솔직히 흥행을 장담하긴 힘들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팝시장 규모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턱없이 작은 것도 한 요인”이라며 “특히 새앨범 프로모션 때 한국이 소외당하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배우들이 한국을 외면하는 이유? ”일본은 자주 방문했는데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지난 5월 한국을 찾은 톱스타 카메론 디아즈의 첫인사다. 디아즈의 말에는 그동안 소외받던 한국의 현실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일본을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든 반면, 한국을 ‘가뭄에 콩 나듯’ 찾은 게 사실이다. 물론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영화 ‘트랜스 포머’의 아시아 정킷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다수의 영화 팬들은 섭섭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올해 들어 일본을 방문한 할리우드 스타 대부분이 한국을 따돌렸기 때문이다. 알바 역시 마찬가지. 이번 ‘판타스틱 4’ 신작 프로모션에 한국을 제외시켰다. 이유가 뭘까. 배우의 방한이 영화의 흥행과 무관하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영화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경우 르네 젤위거가 방한했던 2편과 방한하지 않았던 1편의 관객수가 별 차이 없었다. ‘슈렉’ 시리즈는 디아즈가 방한했던 3편의 관객수가 가장 저조했다”며 “한국의 경우 스타는 주목받지만 영화는 소외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시장규모가 작아 한국이 소외됐지만, 요즘은 방한효과가 없어 한국이 제외된다”며 주판알만 튕기는 현지 제작사를 비난했다. ◆ 한국은 옵션…돈에 움직이는 할리우드 스타 한국인 아내와 함께 방한한 니콜라스 케이지나 웨슬리 스나입스, 국내 CF 촬영차 내한한 웬트워스 밀러 등 ‘사연’있는 스타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한국을 옵션 정도로 여긴다. 방한이 이루어져도 거의가 벼락치기다. 길어야 2박 3일. 대개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간다. 지난 6월 내한한 아길레라 역시 마찬가지. 공연 당일날 빠듯하게 입국해 다음날 쏜살같이 내뺐다. 일본에서 일주일간 머물며 쇼핑을 즐기던 여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외스타들이 국내에서 앨범이나 영화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시장이 열악하다는 반증. 굳이 시간을 쪼개 방한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특히 음반시장은 사상 최악의 불황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의 팝스타가 새 앨범을 들고 찾아온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신보 프로모션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앨범소비가 없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철저히 돈에 따라 움직인다. 돈이 되는 곳이라면 천하 먼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국을 외면한다고 섭섭해 할 필요는 없다. 한국의 무시한다고 분노할 필요도 없다. 문화 컨텐츠 강국이 되면 오지 말라고 말려도 오겠다고 기를 쓸 그들이다. 게다가 까다로운 요구조건 또한 느슨하게 풀 것이다. 문화의 규모를 키우는 게 우선이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 임근호·송은주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성화호 ‘공격축구’ 걱정되네

    ‘박성화호’로 새롭게 출범한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코칭스태프가 수비수 출신 일색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7일 코칭스태프에 강철(36) 전 전남 드래곤즈 코치를 합류시키고 베어벡호에서 일했던 브라질 출신의 코사(43) 골키퍼 코치를 잔류시켰다.이로써 박성화호는 국가대표선수 시절 부동의 중앙 수비수로 활약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수석코치를 비롯해 측면 수비수 출신인 강철 코치와 코사 골키퍼 코치 등 코칭스태프 3명 모두 수비수 출신으로 채워졌다. 강철 코치는 1991년 청소년축구 남북단일팀 대표를 시작으로 2001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1993∼2004년 프로축구 부천 SK와 전남에서 뛰었다. 강 코치는 2005년부터 친정팀 전남 코치를 맡아오다 지난해 말 계약이 만료됐고 최근엔 잉글랜드 연수를 다녀왔다. 코사 코치는 2000년부터 수원 삼성과 전남에서 골키퍼들을 길러 오다 지난해 8월부터 대표팀에 합류했으며,‘베어벡호’의 외국인 코치진 가운데 유일하게 ‘박성화호’에 남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골 결정력 부재 등 공격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특히 박성화 감독부터 “수비 위주로 팀을 운용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터다. 박 감독은 취임 직후 “포백의 측면 수비수에게 오버래핑을 주문하는 등 수비수의 공격 가담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편향된 코칭스태프 구성을 감안할 때 올림픽축구에서 또다시 골 가뭄에 허덕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몽골 출신 日스모왕 ‘중징계’

    |도쿄 박홍기특파원|몽골 출신의 일본 스모왕(요코즈나) 아사쇼류(25)가 꾀병 논란으로 두 대회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당하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일본 스모는 아사쇼류와 하쿠호 등 몽골 출신의 선수 2명이 요코즈나다. 둘이 2개월마다 열리는 스모대회에서 우승을 주고받고 있다. 반면 일본 선수의 우승은 가뭄에 콩나듯해 일본 팬들의 심사가 편치만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본 스모협회가 1일 아사쇼류에 대해 꾀병으로 스모를 모독한 혐의를 적용,9·11월의 2개 대회 연속 출장정지 및 30% 감봉 처분을 내렸다. 또 병원과 집 이외의 외출도 금지했다. 요코즈나에 오른 선수가 출장정지 등의 명령을 받기는 처음이다. 아사쇼류는 프로입문 4년만인 지난 2003년 3월 제68대 요코즈나에 올랐다. 그러면서 역대 연속 최다승, 연속 최다 우승, 연간 6개 대회 석권 등의 숱한 기록을 세웠다. 아사쇼류는 지난달 23일 통산 21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허리·무릎의 부상을 이유로 진단서를 제출,8월3일부터 시작되는 여름철 지방 순회 스모행사에 빠지기로 했다. 그런데 아사쇼류가 지난달 25일 고향인 몽골 울란바토르의 한 축구장에서 거구를 날려 헤딩슛을 하는 등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이 일본 TV에 잡혔다. 아사쇼류는 “몽골 팬들의 요청이 있어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혔지만, 일본 팬들은 “팬에 대한 배신”이라는 등 평소 쌓인 불만들을 쏟아냈다. 아사쇼류의 정밀 검진 결과 꾀병은 아니지만 수술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아사쇼류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치료를 하면서 12월의 순회대회나 내년의 첫 대회에 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hkpark@seoul.co.kr
  • [우리지역 명물] 도봉구 방학동 은행나무

    [우리지역 명물] 도봉구 방학동 은행나무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 아파트단지 안에는 주민들이 영물로 떠받드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수령 869년으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시 보호수 1호다. 높이 25m, 둘레 10.7m의 거목이 아파트 단지 안에 우뚝 서 가지와 잎을 부채꼴로 펼치고 있다.100m쯤 북서쪽에는 묻힌 지 494년이 지난 비운의 왕 연산군 묘가 있다. 근처에 파평 윤씨 일가가 600여년 전부터 먹었다는 ‘원당샘’이 있다. 가뭄에 마르지 않고 겨울에도 얼지 않아 은행나무의 수맥을 이룬다. 은행나무는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1.2m 길이의 하지(下枝)를 지녀 예부터 나무에 빌면 아들을 낳게 해주는 신령수로 통한다.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가지에 불이 붙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에도 갑자기 불이 났다고 한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해가 바뀌면 나무에 제사를 지내오다 1960년대 정부 방침 때문에 제사를 그만 두었다가 10여년 전부터 다시 정월대보름이면 경로잔치를 겸한 축원 행사를 연다. 그러나 영험한 나무에 시련이 닥쳤다.1990년대 주변에 아파트 대단지와 빌라촌이 들어서면서 생육에 지장을 받았다. 처진 나뭇가지에 지지대를 세우고 병충해 부위를 도려내는 수술을 4차례나 받았다. 도봉구는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나뭇가지를 가로막던 빌라 2동(12가구)을 매입하고 철거를 마쳤다. 이어 은행나무 주변에 정자마당을 꾸미고 연산군 묘를 포함한 일대를 근린공원으로 꾸밀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예산지원이 관건이다. 도봉구 관계자는 “주민들은 은행나무 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데, 구청만의 힘으론 버거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다시 뛰자 한국 축구] (2) ‘대형 골잡이’가 없다

    ‘원샷 원킬, 스트라이커 육성이 시급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가장 심각하게 드러난 한국 축구의 숙제는 골 결정력 부족이다.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여느 때보다 정도가 심했다.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한 16개 팀 가운데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한국은 3골을 기록했다. 한국보다 득점이 낮은 팀은 오만과 말레이시아(이상 1골)밖에 없었다. 가장 득점력이 좋았던 팀은 우즈베키스탄으로 9골. 8강 토너먼트에선 더 심각해졌다.8·4강에서 떨어진 팀을 제외하고 토너먼트 3경기를 치른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한국 가운데 무득점을 기록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120분 혈투 및 승부차기를 3경기 연속 감내해야 했다. 반면 사우디는 5골, 이라크와 일본은 3골을 넣었다. 축구는 골을 내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2004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4)에서 우승, 돌풍을 일으킨 그리스는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선택해 ‘재미가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원샷 원킬’의 탁월한 골 결정력이 있었기에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공격진은 여러모로 무뎠다. 조재진 이동국 우성용 등 공격을 완성해야 하는 원톱은 득점이 없었다. 김두현 김정우 등 공격형 미드필더진이 2골, 측면 공격수인 최성국이 1골을 기록했을 뿐이다. 또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에선 정확도가 떨어져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핌 베어벡 감독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상대에게 읽혀 원톱의 고립을 자초하기도 했다. 또 상대 밀집수비에 맞선 원톱의 해결 능력이 크게 부족했다는 지적도 많다. 상대 수비를 제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달 초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청소년대표팀이 조별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고도 갈채를 받았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골 결정력과 수비 조직력이 빼어났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앙 공격수가 4골 가운데 3골을 책임지는 한편, 중원 패싱 게임에서 성공해 전방에서 번뜩이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냈다. 중원 패싱 게임의 실패, 단조로운 전술, 공격수 해결 능력 부족 등이 맞물린 한국 축구의 골 가뭄은 단시일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킬러의 부재’는 외국 선수에게 공격을 의존하는 K-리그의 구조적인 상황과도 뗄 수 없다. 외국인 선수에게 골밑을 맡기다 보니 토종 센터가 사라져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농구의 현실과 맥을 같이한다. 한국 축구계가 공격 재능이 있는 ‘젊은 피’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할 시점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맑은물 밝은세상] (10) 지방 상수도운영 효율화

    [맑은물 밝은세상] (10) 지방 상수도운영 효율화

    정부가 최근 물 산업 육성책을 내놨다. 큰 갈래는 지자체가 맡고 있는 상수도 공급을 전문 기업에 맡겨 경쟁력과 서비스 향상을 꾀하고 수에즈·베올리아와 같은 물 전문 기업을 키우자는 것이다. 지자체가 쥐고 있는 상수도 사업을 공사나 민간에 맡기면 물값이 오르고 돈 되는 곳에만 투자하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으로는 지방상수도 운영 효율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비전문가가 시민의 젖줄 책임 우리나라 수도사업은 옆으로는 164개 행정구역, 위아래로는 광역상수도(도매)와 지방상수도(소매)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서비스 대상 1000만명)는 그래도 전문화된 조직에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중소도시 상수도 사업은 영세하기 짝이 없다. 윤웅로 환경부 물산업육성과 서기관은 “지자체들은 재정 능력이 취약해 노후관 교체 등 투자는 손도 대지 못하는 실정이다. 잦은 인사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비전문가가 시민의 젖줄을 책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계를 따라 수돗물을 공급하기보다는 지자체별로 수원을 확보하고 별도의 수도관을 묻고 있다. 중복 투자가 이뤄지고 하수처리와 연계되지 않으니 당연히 효율성은 떨어진다. 사업 규모가 작아 담당 공무원의 생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도 사업과 감독을 같은 지자체가 맡고 있어 객관적인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따른다. 세계적으로 수도사업은 전문화·대형화·개방화 추세다. 누구에게나 골고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공공재 성격을 띠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돗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겪는 어려움을 겪던 시대는 지났다. 어떻게 하면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에 눈을 돌려야할 때이다. 또 시장개방 압력이 계속되는 마당에 외국 기업과 경쟁 체제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인천시가 프랑스 다국적 물 전문기업 베올리아와 상수도 관리 협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자체 고집 꺾어야 서비스 개선 정부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지자체 조직으로는 수돗물 공급에 있어 공사·민간 기업과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돗물을 경제재로 인식하고 효율성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전문 기관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지자체 공무원의 무능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사업도 서비스 산업이라는 점에서 비전문가가 움켜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004년부터 논산·정읍·동두천 등 9개 지자체는 수돗물 공급·기술·서비스 업무에서 손을 뗐다. 대신 수자원공사에 맡기고 지자체는 요금 결정과 같은 관리 감독만 맡고 있다. 지자체는 새는 수돗물을 잡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하는 부담을 덜고 수돗물 품질 서비스를 크게 개선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남연 수자원공사 동두천수도서비스센터 단장은 지난해 말까지 동두천시 상수도사업소장으로 근무하다가 올 1월 센터 단장으로 옮겼다. 수도사업을 지자체가 직접 운영할 때와 비교해 전문 기관이 맡으면 무엇이 유리한지 몸소 느끼고 있다. 이 단장은 “불과 6개월 만에 유수율을 59%에서 63%로 올렸다.”고 자랑했다. 그는 “상수원 확보를 한탄강에만 매달리다 보니 갈수기 때에는 물이 부족하고 수질도 엉망이었는데 팔당댐 물을 끌어와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요금 수납도 반드시 은행에 나가야 하는 지로용지에서 인터넷뱅킹 등으로 확대했다. ●사업자 감독기능은 지자체에 지자체가 쥐고 있는 수도 서비스를 공사나 민간에 맡기는데 대해 일부 시민단체는 반발한다. 국민 건강과 일상 생활에 밀접한 수도사업을 내놓을 경우 자칫 물값 인상과 보편적 서비스 부재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공사·민영화를 추진한다고 지자체가 수도사업을 나몰라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자에 대한 감독 기능은 지금처럼 지자체가 갖는 시스템이다. 포괄적인 수도 행정과 요금 결정권 등 주요한 사항은 지자체가 계속 담당하게 된다. 가령 사업자가 투자는 뒷전으로 미루고 물값을 터무니없이 올린다거나 서비스가 엉망이라면 사업자를 바꿀 수 있다. 때문에 공사에 수도 사업을 맡기는 것은 ‘경영위탁’ 개념으로 봐야 한다. 손진식 국민대교수는 “완전 민영화는 요금 결정 등 수돗물 공급 전반에 대한 책임이 민간에 이전되어 공공성 확보가 용이하지 않을 수 있지만, 위탁경영 등 부분 민영화는 공공성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수돗물 위탁운영 효과 수돗물 위탁경영 이후 유수율(정수장에서 가정까지 물이 손실없이 가는 비율)과 품질 향상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수공에 위탁한 9개 지자체 가운데 1년 이상 운영사업 실적이 나타난 논산·정읍·사천·예천의 경우 1∼2년 만에 유수율이 47%에서 57%로 10%포인트 올랐다. 물이 새지 않아 원가를 19억원 줄였다.91㎞에 이르는 노후관로 교체와 과학적인 유수율 관리를 위한 관망 압력통제·누수탐사 복구 등 전문 기술 관리가 뒤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수돗물도 깨끗해졌다. 정읍의 경우 지자체가 관리할 때는 탁도가 0.24NTU였으나 위탁한 뒤로는 0.05NTU로 낮아졌다. 논산에서는 수탁 전 망간 농도가 0.018㎎/ℓ이었으나 지금은 검출되지 않고 있다. 작은 규모의 지방 상수도를 광역상수도로 대체, 수량 및 수질 안정성을 확보한 것도 도움이 됐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는 평균 64.6점에서 69.1점으로 향상됐다. 논산은 무려 10점이나 올랐다. 공무원 근무 시간에만 제공되던 수도 민원 서비스가 24시간 대기하는 고객 콜센터로 바뀐 것이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민원업무를 처리한 뒤 일일이 전화로 확인해 주는 해피콜 제도, 단수·운영정보에 따른 불편을 줄이기 위한 크로샷(Xroshot·문자 음성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단수·가뭄 등에 신속하게 급수차를 지원하는가 하면 수도 계량기를 밖에 설치, 검침 신뢰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배수지·가압장 설비를 현대화하고 정보통신 기반의 통합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원격 무인운전으로 인력을 줄인 것도 원가 절감에 큰 보탬이 됐다. 논산시 수도사업소는 위탁 전 65명이던 인원을 16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상수도 위탁운영 논산시 사례 “녹물이 나오지 않고 수압이 높아졌습니다.” 충남 논산시가 상수도 사업경영을 수자원공사에 맡긴 이후 시민들은 대부분 “서비스 질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김완중 강경읍 대흥1리 이장은 “수돗물을 받아 놓아도 녹이 쌓이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바로 달려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만족해했다. 논산시와 수자원공사가 상수도 위수탁계약을 맺은 것은 2004년. 수공이 30년 간 2926억원을 투자하는 조건이다. 시설 소유권은 논산시가 갖고 수공에는 운영관리권만 주어졌다. 인구 7만 8000명에 하루 4만 5000t을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공이 사업을 맡은 뒤 맨 먼저 시작한 것은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 지난해까지 31㎞를 뜯어내고 새 관을 묻었다. 올해는 모두 92㎞를 걷어내고 새로 깐다.30년 동안 548㎞의 상수도관을 교체할 계획이다. 작은 지자체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투자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수공은 수탁운영 전 54%에 불과했던 유수율을 2년 만에 65%로 끌어올렸다. 줄줄 새던 물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녹물이 나오던 수돗물도 깨끗해졌다. 하지만 아직 물값은 그대로 받고 있다. 수도사업 위수탁 경영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신송운 수자원공사 논산 수도서비스센터 단장은 “낡은 수도관을 교체하고 24시간 서비스를 공급하면서도 물값은 올리지 않았다.”며 비결을 전문화된 경영 노하우에서 찾았다. 누수율을 줄여 원가를 절감한 것이 물값 안정을 가져오고 결국은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이다.2년 뒤에는 수질이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지금은 금강 하구 부여 석성 정수장 물을 끌어와 공급하지만 충청권 광역상수도 공사가 끝나면 아예 대청댐 물을 바로 공급한다. 상수도 경영을 맡긴 논산시도 만족해 한다. 김치응 논산시 수도사업소장은 “재정 부족으로 상수도 투자는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는데 전문 기관에 맡기고 난 뒤로는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비 전문가들이 맡아 관리에 어려움도 많았고 즉각 대응 서비스가 부족했는데 이젠 걱정을 덜었다.”고 덧붙였다. 시로서는 재정을 줄일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위탁전 수도사업소 인력을 65명에서 16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36명은 수공이 고용승계했다. 보수는 퇴직 당시 급여 대비 10% 상향 조정해 줬다. 논산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올 하반기 라니냐 피해 우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라니냐 현상이 최근들어 태평양에서 형성되고 있어 올 하반기 큰 규모의 대서양 허리케인과 강력한 아시아의 몬순이 우려된다고 발표했다.WMO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2007년 7월 라니냐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라니냐가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태평양 상공의 열대성 바람과 중남미 태평양 해안선 부근의 평소보다 낮은 기온이 합쳐져 지구에 전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라니냐가 형성되어 몬순성 기후로 홍수를 일으키고 잦은 허리케인으로 미국 등지에 피해를 줄 것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WMO는 북대서양의 해수 온도 이상고온과 아프리카 남쪽 대서양 연안의 이상 난류, 인도양 서부의 이상 고온 난류 등 심상치 않은 기후 조건이 앞으로 몇개월 간 국지적인 날씨 변화로 강력한 파괴력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9∼12개월 간 지속되는 라니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호주에 폭우를 퍼붓고 남아메리카 일부 지역에 가뭄을 몰고 오며 대서양 적도대에 잦은 폭풍우를 일으키는가 하면 북미에는 한파를, 아프리카 동남부에는 강우량을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끼친다. 미국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해 허리케인이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9∼10개 정도의 허리케인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라니냐현상 엘니뇨와는 반대 현상으로 동태평양에서 평년보다 0.5도 낮은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는 이상해류현상. 이 현상이 발생하면 원래 찬 동태평양의 바닷물은 더욱 차가워져 서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 “지구온도 6도 오르면 95% 멸종”

    지구 온난화를 방치해 지금보다 온도가 6도 가량 상승하면 지구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겸 저널리스트인 마크 라이너스는 지난 4월 영국의 가디언지에 ‘지옥으로 가는 여섯 단계(Six steps to hell)’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마크 라이너스는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하면 네브래스카 등 미대륙 서부는 가뭄이 극심해져 사하라 사막과 유사한 환경이 되고 인구 대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킬리만자로 만년설은 모두 녹아 아프리카에서는 더 이상 얼음을 볼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2도 올라가면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서 평균 해수면이 7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날씨가 중동처럼 변해 폭서현상으로 수십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산불 위험도 커질 것으로 경고했다. 산호초가 사라지는 등 현존하는 생물의 3분의 1이 멸종하게 된다. 3도 올라가면 아프리카 남부지역 사막화와 슈퍼태풍으로 수십억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북유럽과 영국에서는 여름철 가뭄과 겨울철 홍수가 번갈아 발생한다. 아마존 일대 가뭄이 악화되면서 거대한 화재가 발생하는 사태도 예견했다. 4도 상승하면 북극 시베리아 얼음이 녹아 수천억t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북극곰도 사라지고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5m 상승, 섬국가들은 물에 잠기게 된다. 5도 올라가면 지구는 5500만년 전 상태로 돌아가 캐나다에서도 아열대종인 악어와 거북이가 발견되고, 남극 중앙에 숲이 생긴다. 6도까지 상승하면 지구는 2억 5100만년전 페름기 말과 비슷해져 현존하는 생물종 95%가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씨줄날줄] 메가박스/육철수 논설위원

    1960년대 시골에서 자란 세대는 가설극장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여름날, 트럭에 대형 스피커를 달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동민 여러분….”이라는 가두 홍보방송을 시작하면 영화에 대한 기대감에 어린 마음은 설레었다. 당시만 해도 읍소재지에 극장이 하나 있을까 말까 하던 시절이었기에 가설극장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 네 귀퉁이에 기다란 장대를 꽂고 광목 천막을 휙 둘러치면 훌륭한 극장이 완성됐다. 필름은 얼마나 돌렸는지 긁힌 자국투성이였고, 그 때문에 화면 속엔 늘 비가 내렸다. 상영중 필름이 끊어지기 일쑤였지만, 밤하늘 별빛 아래서 본 영화들은 지금도 희미한 잔영으로 다가온다. 모두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 가설극장은 그렇게 가뭄의 단비처럼 시골 사람들에게 ‘문화’와 ‘예술’을 심어주곤 했다. 지금이야 어딜 가나 극장이 있고, 마음만 먹으면 영화를 볼 수 있어 가설극장은 이제 전설이 됐다. 그랬는데,10여년 전 국내에 처음 등장한 멀티플렉스(복합영화관)는 제법 근대식이던 극장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그 옛날 가설극장을 떠올리면 말그대로 천지개벽이다. 여러 개의 상영관을 갖춘 극장의 주변에 쇼핑·레저·음식시설을 겸비했으니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영화 관객이 해마다 수백만명씩 폭증한 것은 실로 영화산업의 환골탈태라 일컬을 만하다. 2000년 5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 문을 연 메가박스가 외국자본에 팔렸다는 소식이다. 멀티플렉스로 관객을 모으고, 한국 영화의 든든한 배급망 역할을 했던 점을 생각하면 무척 아쉽다. 메가박스의 모(母)회사인 ㈜미디어플렉스는 “소프트웨어(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하드웨어(영화관)를 매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영화산업과는 무관한 외국의 은행자본이 사들였다는 게 영 개운치 않다. 미디어플렉스가 당분간 위탁경영을 맡는다지만, 호주자본 뒤에 도사린 실체가 궁금하다. 그 배후가 할리우드 영화의 직배사라면, 스크린쿼터 축소와 대작 기근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영화엔 치명타다. 팔고 안 팔고는 회사측 마음이겠지만, 거대 자본에 우리 국민의 ‘문화’와 ‘예술’마저 휘둘릴까 걱정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고흥 천등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고흥 천등산

    전라남도 동남단에 위치한 한반도 속 또 하나의 반도 고흥.172개의 작은 부속섬을 가진 고흥에서 세 번째로 높은 천등산(天燈山·553.5m)은 남쪽 바다를 향해 활짝 열린 바위산이다.‘봉우리가 하늘에 닿을 듯하다.’ 혹은 ‘스님들이 정상에 자주 올라 밤이면 수많은 등불이 켜져 있었다.’ 하여 ‘천등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등산 정상에는 마복산과 연락을 주고받던 봉수대와 가뭄 때 기우제를 지냈다는 제단이 있다. 정상 아래 금탑사가 내려다보이는 너럭바위는 먼 옛날 신선이 내려와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신선대(선인대)라 불린다. 바위에 새겨진 바둑판 모양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는 의미일 것이다. 천등산과 임도로 갈린 남쪽의 딸각산(429m)은 바위를 밟고 오를 때마다 ‘딸각딸각’ 소리가 난다 하여 붙은 이름인데 월각산이라는 다른 이름도 있다. 천등산과 딸각산은 겨우 2㎞ 거리, 천등산 산행 코스를 잡을 때 딸각산과 이어보는 것도 좋다. 온통 바위더미로 이뤄진 딸각산에 서면 한적한 풍남항과 성벽처럼 견고한 천등산의 바위벽들이 잘 보인다. 두 산을 잇는 대표적인 코스는 송정마을∼딸각산∼천등산∼임도∼천등마을로 3시간쯤 걸린다. 두 산 사이 임도가 있어 차량 접근은 쉽지만 산행의 재미는 그만큼 덜하다는 단점이 있다. 임도를 거치지 않으려면 사동마을∼천등산∼헬기장∼딸각산∼송정마을 코스를 택하면 된다. 자가용을 가지고 갈 경우 원점회귀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사동마을에서 출발해 천등산과 딸각산을 거쳐 다시 사동마을로 내려오는 코스가 적당하다. 대신 딸각산 갈림길에서 사동마을까지 약 4.5㎞의 임도를 지루하게 내려서야 한다. ‘뱀처럼 생긴 계곡’ 사동마을의 사동저수지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저수지를 지나면 바로 천등산 산행 안내판이 나오고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의 좁은 흙길은 안지재를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 오른쪽 시멘트 도로는 정상 턱밑까지 이어지는 임도다. 어떻게든 정상에만 가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임도로 갈 이유는 없다. 사실 퍽퍽하게 임도를 따라 걷는 일도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등 뒤로 따라오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걷노라면 산행 초입부터 높고 우거진 수풀이 앞을 가로막지만, 그쯤은 기꺼이 즐거운 푸념으로 넘겨야 한다. 인적 드문 천등산, 자연이 주는 천혜의 선물이니 말이다.30분 남짓 오르면 안지재에 닿고 이제 길은 나긋해진다. 안지재 지나 얼마 안 가 숨이 멎을 거처럼 빼곡한 숲에서 모처럼 시야가 트이고 뒤돌아보면 사동저수지 곁으로 벼락산(343.8m)이 보인다. 덩굴 무성한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서면 펼쳐지는 본격적인 바윗길. 정상까지 이어지는 바위 능선에 올라서면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선계가 따로 없다. 특히 정상에서 5분 거리 신선대에 서면 동쪽 비자나무숲 아래 금탑사와 남쪽으로 이어지는 안장바위능선이 장관이다. 딸각산으로 선을 잇기 위해서는 철쭉공원을 지나 내려선 임도를 20여분 따라 걷는 방법과 헬기장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양천잇재 임도에서 곧바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임도에서 겨우 15분, 딸각딸각 바위를 딛고 다다른 딸각산 정상은 자칫 다녀가지 않았으면 크게 후회할 만큼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사방으로 펼쳐진 신록의 세상, 삐죽삐죽 솟은 바위와 남쪽으로 활짝 열린 남해바다 정경에 한여름 더위도, 일상의 시름도 싹 잊게 된다. 글 정수정 사진 진우석(월간 MOUNTAIN 기자) # 가볼 만한 곳 나로도 우주센터를 건립 중인 고흥에서는 7월28일∼8월6일 10일 동안 ‘2007 고흥우주항공체험전’을 연다. 블랙홀 체험, 우주인 훈련코스, 남극체험 등 우주항공 관련 체험행사와 자연사박물관 전시, 우주곤충 전시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된다. 우주캠프, 물로켓 발사대회 등 청소년 관련 행사가 많으니 자녀들과 함께 산행 후 들러보면 제격이다(www.spacegoheung.co.kr). 고흥에는 19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도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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