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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ISDR(유엔 재해경감 국제전략기구) 사무소 개원 앞둔 소방방재청 최성룡 청장

    UNISDR(유엔 재해경감 국제전략기구) 사무소 개원 앞둔 소방방재청 최성룡 청장

    대규모 재해·재난에 대비하는 국제기구인 ‘유엔 재해경감국제전략기구(UNISDR)’의 동북아시아사무소가 다음달 11일 인천 송도에서 문을 연다. 개소식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제4차 재해위험 경감 아시아 각료회의’가 열린다. 또 전 세계의 방재전문가를 양성하게 될 최초의 ‘유엔 방재연수원’도 유치할 전망이다. 최성룡(59) 소방방재청장은 “국제기구 유치는 재해·재난에 대비하는 우리의 소방방재기술과 시스템 등이 국제 표준화 단계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나라가 재해·재난 관련 동북아 협조체제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0일 최 청장으로부터 UNISDR 유치 의의와 소방방재청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UNISDR는 어떤 기구입니까. -지구온난화 등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대규모 재해가 빈발함에 따라 국제협력과 공동대응을 위해 지난 1989년 발족됐습니다. ISDR는 유엔과 각국 정부, 학계, 연구소, 기업체, NGO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각종 정보교환, 세계 방재보고서 발간, 국가 대표자회의 개최 등을 통해 재해로부터 세계인을 지키는 유엔의 대표적인 기구입니다. →지역 사무소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우선 유엔의 재해경감 활동으로 한·중·일·러시아·몽골·북한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또 태풍, 황사, 지진, 가뭄 등 재해 공동예측 및 대응, 국가 방재기술 협력관계 구축, 취약요소 경감을 위한 예보·관측 기술 공유, 재해관련 방재 프로그램 지원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시아 각료회의에서는 무엇이 논의됩니까. -내년 10월 인천에서 개최되는 제4차 재해위험 경감 아시아 각료회의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대규모 재해가 빈발하는 아시아 지역의 재해위험경감 전략을 수립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기후변화적응을 위한 재해위험경감’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 62개국의 재난관리 장관급 등 대표단 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유엔 방재연수원 유치전망은 어떻습니까. -처음 설립되는 재해경감을 위한 국제 교육훈련기관인 만큼 각국의 유치전이 치열합니다. 우리는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아직은 국내외 홍보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UNISDR 지역사무소 유치와 각료회의 개최 등을 계기로 내년쯤 본격 유치활동에 나선다면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확신합니다. →방재연수원을 유치하면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무엇보다 우리의 재해예방 노하우가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또 방재관련 기술과 산업, 정보와 지식이 집결되고 IT기술을 활용한 선진 방재기술의 국외 전파로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해집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 황사문제도 유엔기구를 통해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임으로써 국가경쟁력의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안전한 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 소방방재청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오는 11월까지 동남아 국가의 방재 공무원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시범교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새로운 형태의 특수지원체계를 도입해 실용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특히 유엔 방재연수원 유치와 함께 우리의 방재 시스템과 기술 등을 기초로 국제인증평가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벌레들의 침공(상)] 벌레 왜 늘어나나

    벌레 급증의 주범은 지구온난화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철 온도가 상승하면서 추운 날씨에 맥을 못 추던 벌레들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가뭄이 장기화하고 있는 기후변화도 벌레가 늘어나는 데 한몫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이병석 지도관은 “국내 발견 초기에 30%밖에 안 되던 꽃매미 부화율이 90%로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나무와 잡초가 무성해진 것도 원인이다. 예전처럼 땔감 등으로 쓰지 않아 벌레 서식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잡초를 태우는 쥐불놀이도 하지 않는다. 요즘은 청보리 등 사료작물 재배까지 급증했다. 중국 저장성 등에서도 밀을 많이 심어 애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약을 치지 않는 유기농법은 역설적으로 벌레의 생존을 돕고 있다. 꽃매미 피해로 골치를 썩고 있는 충북 청원군 문의면 구룡2리 주민 최진원(57)씨는 “옛날과 달라진 것은 농사를 하며 농약을 적게 쓰는 것”이라며 “친환경농법이 벌레에게도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천적도 사라졌다. 일부 학자는 “농약치기가 천적을 죽였다.”고 주장한다. 갈색여치의 천적은 까치다. 2007년 충북 영동군 갈색여치 피해실태를 조사한 정명표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은 “과거에는 주민들이 과일을 쪼아먹는 까치를 대량 포획했지만, 까치가 갈색여치의 천적이란 사실을 알고 잡지 않았더니 여치 피해가 줄었다.”고 말했다. 김길하 충북대 식물의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철저한 방제와 검역, 천적을 찾아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글로벌 시대] 마이클 잭슨 有感 /정희섭 마크로젠 이사

    [글로벌 시대] 마이클 잭슨 有感 /정희섭 마크로젠 이사

    동남아 출장 중에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을 TV를 통해 봤다. 그런데 그의 장례식은 장례식이 아니라 기라성 같은 인기 연예인들이 모여 벌이는 세계 최대의 버라이어티 쇼와 같았다. 애도사를 하러 나온 사람들도 그의 죽음 자체에 대해서는 슬퍼했지만 그렇다고 엄숙한 이야기만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못내 아쉬워하고 비통해했지만 우리나라 식의 장송곡이 퍼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마치 그가 인류 음악사에 남긴 업적의 편린들을 정리하는 세션을 갖는 것 같았다. CNN에 의하면 전 세계 10억명의 인구가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을 시청했다고 하니 그의 인기와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한 사람의 죽음마저 상업적인 볼거리로 승화시켜 웃고 떠드는 미국 문화가 우리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생소하기까지 했다. 1958년에 태어나서 2009년 6월25일에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 51세의 젊은 나이에 고인이 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 공방과 조사가 아직도 뜨겁다. 이제 무르익은 중년의 나이에 우리를 떠나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한때는 극성팬이었던 나는 ‘타계’라는 말을 붙이고 싶어졌다. 타계란 인간계를 떠나 다른 세계로 간 귀한 사람의 죽음을 일컫는 말이 아니었던가.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7월6일자 특집 기사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그는 음악의 전설이었으며 또한 전설로 남을 만한 괴짜였다.” “이제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상황에서, 마침내 우리는 마이클 잭슨이 누구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허심탄회한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마이클 잭슨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는 프랭크 시내트라,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가 한 시대를 구가했다면, 잭슨의 시대가 시작된 이후로는 그에 필적한 만한 슈퍼스타를 꼽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남녀노소 및 인종을 초월한 진정한 우리 시대의 영웅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흑인으로서 현재 미국 사회에서 큰 성공을 이룩한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등을 논하기 이전에, 미국에서 이미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현재의 상황에서, ‘그가 흑인이었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전달해 주지 않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거의 30년 전에 그가 백인이 아닌 흑인 가수로서 전 세계를 오랜 기간에 걸쳐서가 아닌 순식간에 열광시켰다는 사실은 실로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백인 아티스트 사이에서 가뭄에 콩 나듯이 이름을 올렸던 레이 찰스나 루이 암스트롱, 제임스 브라운 같은 사람도 있었지만 이들을 팝의 황제라고 칭하지는 않는 것을 보면 마이클 잭슨은 세계 연예계의 판도를 바꾸고 지각을 변동시킨 흑인 혁신자임에 틀림이 없다. 음악사에 끼친 그의 영향력과 더불어, 그가 미국 내뿐 아니라 인도, 남아공, 체코, 루마니아,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수많은 나라를 돌며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한 금액도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이클 잭슨은 단순히 우리를 시청각적으로 즐겁게 만드는 엔터테이너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광고 촬영에서 입은 화상으로 고통 속의 나날을 보냈다는 사실과, 백인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인물이라는 오해 속에 감추어진 ‘백반증’이라는 병마와의 사투 등이 공개되면서 그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공교롭게도 나의 생일이 6월25일이다. 내가 열광했던 스타가 내 생일과 동일한 날에 세상을 떴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해졌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인종을 초월하여 전 세계를 열광시킬 대 스타의 탄생을 고대하는 날로 기억된 2009년의 아쉬운 생일이었다. 정희섭 마크로젠 이사
  • [도시와 산] (17) 울산 무룡산

    [도시와 산] (17) 울산 무룡산

    울산 시내에 있는 무룡산(舞龍山)은 해발 452m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울산의 진산(鎭山)으로 옛날부터 수호산으로 추앙받았다. 왜구로부터 울산을 지키는 천혜의 요새 역할을 했다. 동해와 연결된 정상에서의 경치는 일품이다. 정상에서 석유화학공단을 내려다보는 야경은 울산 12경에 포함될 정도로 빼어나다. 앞을 못 보는 슬픈 용과 산에 묘를 쓰면 가뭄이 든다는 등 많은 전설도 풀어낸다. ●용이 승천 산에 묘를 쓰면 ‘가뭄’ 무룡산은 앞을 보지 못하는 슬픈 용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옛날 무룡산 꼭대기 연못에는 일곱 마리의 용이 살았다. 어느 날 선녀 일곱이 내려와 용들과 어울려 논 뒤 함께 하늘로 올랐다. 그러나 용 가운데 앞을 못 보는 한 마리가 하늘로 오를 수 없어 마음씨 착한 한 선녀가 남았다. 옥황상제는 이 일로 진노했고, 선녀와 용들은 다시 무룡산 연못으로 귀양을 왔다. 얼마 뒤 옥황상제의 노여움이 풀려 선녀와 용들은 모두 승천했다. 그 후로 무룡산에는 연못이 없어졌다. 산 정상에 묘를 쓰면 울산에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무룡산에 몰래 묘를 쓰면 자손들이 발복한다는 풍수설이 있어 종종 사람들은 암장했다. 그때마다 크게 가뭄이 들어 주민들은 암장을 찾아냈다고 한다. 울산읍지에 따르면 1924년 여름 큰 가뭄이 계속돼 농작물이 말라죽어 먹을 게 없게 되자 주민들이 무룡산에 몰래 쓴 묘를 파헤쳤다. 이 때문에 묘 주인과 주민 간에 싸움이 발생해 20여명이 경찰에게 붙잡혀 갔다. 무룡산은 쓰시마섬과 가까워 왜구들과 관련된 각종 얘기가 전해온다. 신라 충신 박제상(363~419년)이 418년에 눌지왕의 아우 미사흔을 구하기 위해 왜국으로 출발한 곳이 무룡산 아래 바닷가에 있는 유포(柳浦)다. 현재 북구 강동동 판지마을에는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성터인 ‘유포석보’(柳浦石堡)가 있다. 유포석보는 조선 세조 5년(1459년) 축조된 이후 울산과 경주 등 10개 고을에서 징집된 300명의 장정이 3교대로 지켰다고 한다. 무룡산은 왜구들이 울산으로 숨어드는 것을 막는 천혜의 요새였다. 초창기 왜구들은 쓰시마섬을 출발, 유포에 상륙한 뒤 무룡산 고갯길을 이용해 울산에 잠입했다. 그러나 세조 이후 경상 좌병영(울산 병영)이 유포와 무룡산에 군사를 배치하면서 길이 완전히 차단됐다. 왜구들은 울산과 경북 경주의 경계지역으로 우회해야 했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무룡산 고갯길은 왜구들에게 내주지 않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통화 관문 무룡산 정상에 오르면 우리나라 통신발달사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통화시설이 무룡산 중계소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근대적인 국제통화방식인 지름 19m의 스캐터(전파를 바다를 향해 발사하는 방식) 통신용 안테나가 설치된 곳이다. 정부는 1968년 6월 일본 하마다(濱田)와 가장 가까운(270㎞) 무룡산에 중계소를 설치했다. 1980년 11월 한·일 간 해저케이블이 개통돼 국제통화가 이원화될 때까지 이곳은 우리나라 유일의 국제통화 관문이었다. 1991년 3월 해저 광케이블을 통한 국제통화가 일반화되면서 운영이 중단됐고, 같은 해 11월 한국통신 사적 제5호로 지정됐다. 2000년 12월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됐다. 무엇보다 이 안테나는 197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한·일 프로레슬링 경기를 TV로 볼 수 있게 해준 시설이다. 당시 국민들은 일본에서 열린 김일 선수와 안토니오 이노키(猪木?至) 간의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면서 열광, 또 열광했다. 지금은 초고속해저 광케이블에 일자리를 뺏긴 채 세월의 뒤안길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다. 등산객 김용수(53)씨는 “무룡산 중계소가 없었으면 아마 우리는 김일 선수와 이노키 선수의 한·일 프로레슬링 경기를 볼 수 없었을지 모른다.”면서 “스캐터 통신은 당시 프로레슬링의 인기만큼이나 한·일 전파교류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무룡산은 지역 주민들의 삶이 진하게 묻어 있다. 가난했던 옛날 인근 주민들은 무룡산에서 나물과 약초를 캐고, 땔감을 구했다. 칡이며, 각종 나무열매며, 가재와 물고기가 풍부해 주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었다. 집에서 기르던 가축들은 무룡산에서 풀을 뜯으며 농사일을 할 힘을 길렀다. 쉼터 역할을 하는 약수터도 있다. 무룡산의 산행길은 십수 군데가 있지만 컴퓨터과학고(구 화봉공고) 뒤편 화동저수지로 올라가는 코스가 완만하면서도 정겹다. 정상은 언제 와도 시원하다. 푸른 동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아득한 수평선 너머에서 달려온 바람이 휭휭 얼굴을 스쳐 달음질해간다. 정상에서 북쪽 능선을 바라보며 하산길을 택하면 쉽게 내려올 수 있다. 울산을 대표하는 노래인 ‘울산아리랑’에서도 무룡산의 기품이 잘 드러나 있다. ‘운무를 품에 안고 사랑 찾는 무룡산아….’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울산지역 노래방의 단골 레퍼토리가 될 정도로 시민의 가슴 속에 각인돼 있다. ‘울산아리랑’의 2절 중간쯤에 나오는 정자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울산의 동쪽에 있는 무룡산은 도심의 산답게 거미줄처럼 등산로가 뚫려 있어 울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많은 산꾼들도 즐겨 찾는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무룡산에서 본 야경, 마치 보석 뿌려놓은 듯… 울산 12경중 으뜸 “무룡산에서 관망하는 울산공단 야경은 마치 보석을 뿌려 놓은 것과 같이 아름다우며, 울산이 한국의 산업수도로서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역동성과 상징성이 있다.” 울산시가 무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석유화학공단의 아름다운 야경을 설명한 글이다. 무룡산은 울산 12경 중의 하나로 선정되면서 울산산업의 이미지와 연계돼 있다. 울산의 진산(鎭山)이 도시의 발전을 가져온 산업화와 연계돼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 있다. 최근 방학을 맞은 딸과 아내를 데리고 산행에 나섰다. 밤에 오른 무룡산은 하늘과 땅이 바뀌어 있었다.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웅장한 ‘불의 나라’는 별들로 이뤄진 우주. 땅에서 쏘아 올린 불빛에 가려 별이 보이지 않는 하늘에는 둥근 달이 망망대해로 흘러간다. 시간의 물줄기를 따라 둥근 달이 서쪽으로, 서쪽으로 흘러가지만 거대한 밤의 왕국은 불빛이 꺼질 줄 모른다. 여름밤. 야간산행은 이렇듯 한낮의 불볕더위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과 사방에서 심포니를 이루는 풀벌레 소리, 그리고 시골마을 유년의 기억이 가물가물한 한여름 밤의 수많은 별. ‘아빠, 너무 예뻐요!’라고 연신 외치는 딸의 목소리가 밤하늘에 흩어진다. “그래 예쁘다.”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맞장구를 친다. 무룡산 주변에는 수년 전의 산불로 나무가 없다. 민둥의 등산로는 공단의 불빛을 그대로 받아 대낮처럼 환하다. 찌르라기들의 합창과 등 뒤로 불어오는 솔바람을 친구삼아 공단 야경을 내려다보노라면 세상 어디에도 이런 ‘카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에는 둥근 달을 띄워놓은 망망대해를, 땅에는 불야성의 별천지를 갖춘 이런 카페가 또 어디에 있을까. 하물며 풀벌레들이 들려주는 생음악에, 적당하게 식은 산들바람은 어느 누가 만들 수 있을까. 정자 해변에서 떠오른 달은 여천공단 중천을 한참이나 노닐다가 마침내 시청 뒤 남산 너머로 사그라져 간다. 무룡산의 야간 산행은 어느 곳에서도 즐길 수 없는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어 준다. 석유화학공단의 웅장한 불길은 시민들에게 오늘의 삶이자 내일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피스컵코리아]울산, 제주 4-1로 대파 컵대회 가뿐히 4강 진출

    [피스컵코리아]울산, 제주 4-1로 대파 컵대회 가뿐히 4강 진출

    김호곤(58) 감독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옛 국가대표에서 뛴 미드필더 ‘오짱’ 오장은(24)의 빼어난 경기조율 덕을 톡톡히 봤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2일 피스컵코리아 8강 2차전에서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4-1 대승을 거뒀다. 1차전 1-0에 이어 2연승으로 준결승에 오른 울산은 2007년 이후 2년 만에 컵 대회 정상 탈환에 도전하게 됐다. 아울러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와 FA컵 32강에서 각각 탈락한 아쉬움을 이날 한판으로 날리며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의 상승세를 뽐냈다. 이날 오장은은 울산의 4골 가운데 3골을 어시스트하며 주연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8개째 공격 포인트(4골 4도움)를 올린 것. 그는 전반 18분 골 지역 오른쪽 엔드라인에서 문전으로 달려들던 조진수에게 공을 띄웠고, 조진수는 머리로 받아 첫 골을 뽑았다. 오장은은 후반 들어서자마자 26초 지나 페널티 지역에서 이진호에게 낮게 공을 깔아줬고, 이진호 역시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슈팅을 쏴 두번째이자 결승 골로 연결시켰다.후반 6분 ‘마케도니아 용병’ 슬라브코의 추가 골에 힘입어 3-1로 앞선 경기종료 2분 전엔 미드필드 왼쪽에서 찔러준 패스를 부상에서 돌아온 염기훈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장은으로선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세우는 순간이었다. 제주는 후반 39분 조형재의 어시스트를 받은 브라질 출신 히카도의 골로 따라붙었지만 속절없이 흐른 시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울산은 특히 제주전 5연승을 달려 유달리 천적의 면모를 보였다. 상대전적 7경기 연속 무패 (6승 1무)의 초강세를 한껏 자랑했다. 반면 제주는 최근 3경기 연속 1득점이라는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며 8강 진출에 만족해야만 했다. ‘파리아스 사단’은 다시 무서운 마법을 뽐냈다. 세르히우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수원과의 원정전을 1-0 승리로 마쳤다. 포항은 전반 41분에 터진 송창호의 골을 끝까지 지켜 1차전 3-0 완승에 이어 수원을 잇달아 격파했다. 포항은 통산 상대전적에서도 20승 19무 20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오늘의 눈] 어느 쪽이 더 절박한가/김학준 사회2부 차장

    [오늘의 눈] 어느 쪽이 더 절박한가/김학준 사회2부 차장

    중소 상인들의 반발로 인천 옥련동에 기업형 슈퍼(SSM) 개점이 보류된 직후 전국이 들끓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골목상권 잠식에 무기력했던 지역 상인들은 ‘가뭄 속의 단비’라도 만난 듯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와 동네가게의 관계는 일종의 ‘제로섬’이다. 손님이 한쪽으로 몰리면 다른 쪽은 파리를 날리게 돼 있다. 요즘 흔히 동원되는 ‘상생’ ‘윈-윈’이라는 수사(修辭)가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양쪽 모두 타당해 보이는 논리로 무장했다. 중소 상인들은 원초적 생존문제를 제기하고, 대형 유통업체는 거역하기 힘든 시대 담론인 자본주의와 소비자 편익을 들이댄다. 이쪽 얘기를 들어 보면 이쪽이 옳은 것 같고, 저쪽 얘기를 들어 보면 저쪽 얘기가 맞는 것 같다. 때문에 정책 담당자들이 문제 해결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갈등이 비등점에 다다른 현 상황은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다. 이 문제는 이해당사자 규모와 절박성 측면에서 바라봐야만 비로소 한쪽의 손을 들 용기가 생긴다. 대기업의 동네상권 잠식이 심각해진 지난 4년간 중소 유통업 매출은 9조 3000억원 감소했으며 가게 수도 6만여개나 줄었다. 대기업은 굳이 중소 유통이 아니더라도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만, 동네상권은 가게 문을 닫으면 전업이 쉽지 않다. 한 가정의 침몰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다른 중소 업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도미노현상을 방치한 채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치는 것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소비자 입장도 고려돼야 한다는 반론이 있지만, 중소 상인들이 문제로 삼는 것은 동네까지 침투한 기업형 슈퍼다. 기업형 슈퍼 문제가 더 이상 자본과 시장의 논리에 얽매여서는 곤란하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소외계층으로 전락하면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공동체 유지’라는 큰 틀이다. 김학준 사회2부 차장 kimhj@seoul.co.kr
  • “우리 골목 상권 지키자”… 조정신청 봇물

    인천 옥련동에 입주 예정이던 기업형 슈퍼마켓(SSM) 입점이 업계 최초로 저지된 직후 전국 지역상권이 아우성이다. 지역별로 구성된 슈퍼마켓협동조합은 회원들의 문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특히 인천 옥련동 SSM 입점 연기가 사업조정 신청 직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자 대형 유통업체 입점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지역에서 사업조정 신청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이 예정돼 있는 인천 부평구 갈산동 지역 중소상인들은 20일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평·안양 대형마트 입점 반대 추진 신현승 인천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인천 검단동과 동춘동 등 SSM이 예정된 모든 지역에서 사업조정을 신청할 것”이라며 “이 제도를 활용해 대기업의 횡포로부터 골목상권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전국 47개 지역 협동조합에 대형마트 및 SSM에 대항해 사업조정 신청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경기 안양 중앙시장 상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반대추진위원회’도 2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추진위는 “SSM이 들어서면 반경 2㎞내 상점은 매출의 30∼40%가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업조정 신청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충북 청주, 대전, 경남 창원·마산 등의 상인들도 사업조정 신청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미 대형 유통업체가 많이 자리잡은 지역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5개 대형마트와 5개 SSM이 있는 전주 슈퍼마켓협동조합 최진원 이사장은 “사업조정 신청제를 여태까지 몰랐다.”면서 “제도를 면밀히 검토한 뒤 이미 들어선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SSM이 지역 골목상권까지 위협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전국의 소상인들이 인천 옥련동의 케이스를 ‘가뭄 속의 단비’처럼 여기고 있어 파장이 상상 외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SSM 등록제→허가제로” 촉구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상인 간의 타협 가능성은 없을까. 인천 옥련동 지역 중소상인들은 중소기업청의 중재로 홈플러스와 자율조정에 들어갔지만 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SSM의 영업면적이나 시간, 품목 제한 내지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사업추진 방안 등이 제기되지만 중소상인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대형마트 규제와 소상공인 살리기 인천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진출하면 중소상인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면서 “SSM이 출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협상안”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가 SSM 개설시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꿔줄 것을 촉구했다. 서민대책의 일환으로 SSM 규제에 나선 당정은 이달 중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에만 적용해온 개설 등록제를 슈퍼마켓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新아시아시대-중국의 대변신] 금융위기때도 9% 성장… 세계시장 큰손으로 떠올라

    [新아시아시대-중국의 대변신] 금융위기때도 9% 성장… 세계시장 큰손으로 떠올라

    ‘중국을 얻지 않으면 도태된다.’ 세계 기업들의 중국 시장 쟁탈전이 한창이다. 더 이상 ‘세계의 공장’으로만 취급할 수 없다. 한때 “13억 중국 시장을 믿고 중국에 진출했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만큼 중국 시장은 만년 잠재시장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13억 시장’이 마침내 현실화됐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경제는 지금 대변신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표한 4조위안(약 72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자금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올 올 하반기 이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국민들의 지갑을 열어라” 중국 정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총리 체제가 등장한 2002년 이후 이른바 ‘과학발전관’을 내세우며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치중해 왔다. 지금까지의 성장을 견인해온 노후산업, 노동집약산업을 첨단산업,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신노동법 제정과 환경관련 법규의 강화 등을 통해 노후산업, 오염산업의 자연스런 도태를 유도해 왔다. 저렴한 인건비 등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 진출한 홍콩, 타이완, 한국 기업 등의 철수가 잇따랐다. 금융위기는 중국의 시장화를 더욱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에 빠졌을 때 중국은 9% 성장을 지켜냈다. 올 목표인 8% 성장 달성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바오바’(保八·8% 성장 달성)와 ‘내수확대’를 올해의 핵심 경제목표로 내세운 상태다. 특히 내수확대는 수출이 대폭 감소한 중국 입장에서 8%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버팀목이다. 농민 등의 가전제품과 자동차 구매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가전하향’ ‘자동차하향’에 이어 중고 가전제품 등을 신제품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등 다양한 보조금 정책을 통해 국민들의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베이징대표처는 이같은 진흥책에 힘입어 올해 중국 국민들의 소비총액이 전년보다 13% 증가한 122조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중국지역본부의 조중봉 총괄법인장은 “중국의 각종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시장 확대의 기회가 크게 열렸다.”며 “시장이 열린 만큼 적극적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조 위안 부양자금 기대감 효용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내년까지 투입할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 자금도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정부는 4조위안을 ▲철도·도로·공항 등 인프라건설(1조 5000억위안) ▲지진피해복구(1조위안) ▲영구임대주택건설(4000억위안) ▲농촌 인프라건설(3700억위안) ▲기술개발 및 산업구조조정(3700억위안) ▲에너지 효율화 및 환경보호(2100억위안) ▲의료, 교육, 문화발전(1500억위안) 등으로 나눠 집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사업주체가 중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한 조항 등을 놓고 ‘바이 차이니즈’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중국 경기부양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실제 굴삭기 등 건설용 중장비를 생산하는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의 두산인프라코어는 주문이 밀려들어 휴일에도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세계 각국 돌며 ‘통 큰’ 구매 지난 4월말 중국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기업인들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 무려 16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제품을 구매했다. 구매 품목은 항공 장비와 기계 및 전자장비부터 면화 등 농산물까지 다양했다. 앞서 천 부장을 대표로 한 중국 구매단은 올 초 독일, 영국, 스페인 등을 돌며 130억달러어치의 물품을 사들였으며 타이완에도 구매단을 보냈다. 경제위기로 수출이 급감한 세계 각국 입장에서는 중국 구매단의 방문이 ‘가뭄에 단비’와도 같기 때문에 반색하고 있다. 중국의 통 큰 해외구매 배경에는 자국 제품 수출을 늘리려는 노림수도 깔려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이제 세계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트라 조환익 사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한국상품전을 주최하며 “중국 내수 시장은 만년 잠재시장에서 현실적인 세계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꼼꼼한 진출 전략을 마련해 현실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메세나 특별법/김성호 논설위원

    기업은 이윤 창출을 궁극이자 원초적 목표로 삼는다. 그런 생래의 특성을 갖는 기업이 가시적 효과없는 투자와 비용을 꺼리는 건 당연하다. 은근하고 긴 터울의 속성을 갖는 문화예술에야 오죽할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화예술분야는 전통적으로 기업과는 별 인연이 없었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멀리했다.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진 건 즉각의 이윤을 넘는 특장을 뒤늦게 발견하고부터다. 시대의 보편정서와 공통가치를 담는 문화의 힘이 단기의 물리적 현실이익을 뛰어넘는다는 가치의 발견이다. 유무형 문화유산을 앞세운 강국들에서 시작된 문화산업이 굴뚝산업을 능가하는 고부가가치의 산업으로 각광받는 게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단기의 가시적 이윤보다 훨씬 소중한 인류보편의 미덕과 장기의 부가적 효과를 갖는다는 문화예술. 그리고 하이에나처럼 이익을 좇아 쉼 없이 움직여야 하는 기업.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처음 시작된 게 바로 메세나다. 1967년 미국에서 시작된 기업예술후원회가 효시로 한국에선 1994년 발족한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를 처음으로 삼는다. 150여개 기업들이 가입해 ‘1기업 1문화운동’이니 문화예술인 후원, 메세나대상 시상 등을 꾸준히 벌여왔고 이젠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액이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한국메세나협의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등 629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다. 전년도 대비 11.5%나 줄었다고 한다. 대기업이 출연한 문화재단 지원이 전체의 30%나 된다니 군소단체나 개인이 받는 지원혜택은 여전히 가뭄의 단비 격이다. 메세나의 지원이 없었다면 그나마도 기대하기 힘든 열악한 상황. 물론 경제불황 탓이 크다. 지금 추세라면 기업들의 지원이 더 위축될 게 뻔하다. 그런데도 정부의 간접지원보다 메세나협의회를 통한 기업의 도움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문화예술계는 입을 모은다.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준다면 문화예술계를 향한 기업의 기부와 지원은 훨씬 늘어날 것이다. 메세나협의회와 일부 국회의원들이 추진중인 메세나특별법(가칭) 제정에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인도는 가뭄난리…유명 수상 호텔 ‘울상’

    곳곳이 물에 잠겨 인명 및 재산피해가 난 우리나라와 달리 인도의 한 호텔은 가뭄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팝스타 마돈나와 영화감독 가이리치 등 유명인들도 방문한 적이 있는 우다이푸르 레이크 호텔은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야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 5월에는 니콜 키드먼이 여행 차 방문했으며 영화 ‘007’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 호텔은 호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관이 트레이드마크다. 그러나 최근 지속된 가뭄으로 수심 3m 가량의 호수가 모두 말라 푸석한 맨땅이 드러나자 일부 호텔 예약객과 투숙객이 이곳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 주민을 비롯해 미처 예약을 취소하지 못한 투숙객들은 ‘꿈에 그리던’ 배 대신 차를 타거나 걸어서 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대부분 여행업에 종사하는 우다이푸르 주민 250만 명은 말라버린 호수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호텔의 한 관계자는 “극심한 가뭄 때문에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가격을 낮춰 주겠다고 해도 발걸음을 돌리는 여행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우다이푸르 시티는 최근 한 여행업체가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세계 최고의 도시’로 꼽히기도 했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다시 시작된 엘니뇨 공포

    지구촌 기후 패턴에 큰 혼란을 초래하는 엘니뇨가 돌아왔다. 엘니뇨는 태평양 열대 해상의 수온이 상승하는 현상으로 전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 물가 상승, 사회적 불안정을 일으키고 있다고 더 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바닷물 온도 측정 결과, 태평양 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가량 올라갔으며 기온은 점점 더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해수면 150m 이하의 수온도 4℃ 정도 치솟았다. NOAA 날씨예보센터의 마이크 헬퍼트 예보관은 “지속적인 수온 상승은 엘니뇨의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음식과 식수, 다른 생필품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최악의 가뭄과 분투 중이고, 야자유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도 흉작에 시달리고 있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 생산지 인도에선 6월 초에 와야 할 몬순 강우가 지난주에야 시작되면서 설탕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량 부족과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은 2008년부터 서부 아프리카에서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아이티, 이집트 등 전세계에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에서도 소비자 운동이 벌어지는 등 식량 수입국에도 ‘패닉’을 가져왔다. 엘니뇨는 앞으로 몇개월간 세를 지속하며 북반구의 겨울 동안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997~98년에도 엘니뇨가 지구촌을 강타해 수십억달러의 재산피해를 내고 쌀, 밀 등 주요 작물 가격을 폭등시켰다. 미 기상 당국은 올해 6~8월 중 엘니뇨가 나타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형성돼 있다고 경고했었다. 그러나 엘니뇨의 발생 이유는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K-리그] ‘파리아스 매직’ 태풍으로 급부상

    [K-리그] ‘파리아스 매직’ 태풍으로 급부상

    ‘K-리그의 히딩크’ 세르히오 파리아스(42·브라질)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포항의 돌풍이 태풍으로 변모했다. 3주간의 K-리그 휴식기를 끝낸 뒤, 6월21일 정규리그 인천전(4-1)부터 6연승. 정규리그와 FA컵, 피스컵코리아대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성격이 다른 4개 대회를 동시에 소화하는 숨가쁜 일정 속에 거둔 놀라운 성적이다. 리그에서는 6위를 달리고 있고, AFC챔스리그와 FA컵·리그컵 모두 8강에 올랐다. 국내 클럽 최초의 4관왕에 대한 기대도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주에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에서 뽑는 ‘6월의 세계최고 클럽’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항은 최근 6경기에서 21골을 넣고 3골을 먹었다. 3실점 중 2골은 페널티킥. 경기당 3.5골의 화끈한 공격포에 촘촘한 수비그물망을 보고 있자면 얄미운 생각마저 든다. 포항이 이렇게 진화하는 비결은 뭘까. 먼저 전술이 다양해졌다. 2005년 포항 사령탑에 올라 4년간 스리백 시스템을 구사하던 파리아스 감독은 3주간의 휴식기를 이용, 포백 시스템을 가다듬었다.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빠른 공수전환을 익히는 데 중점을 뒀다. 포백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정착되자 득점원이 다양해졌다.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2선 침투와 수비의 공격 가담까지 늘어 누구든 골을 터뜨릴 수 있게 됐다. 또 신예들이 부쩍 성장했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면 아무리 강팀이라도 4개 대회를 동시에 치를 수 없는 법. 8일 피스컵 수원전에서 2골을 작렬한 유창현을 비롯, 조찬호·송창호·조홍규 등 신예급 선수들이 부지런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파리아스 감독은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을 1군으로 적극 불러들였다. 눈도장을 찍으려는 신예들의 악착 같은 뜀박질이 전체 경기력을 향상시켰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 몇 년간 베스트 멤버에 큰 변화가 없어 느슨한 분위기였던 포항은 최근 경쟁으로 긴장감이 흐른다. 포항은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나 보던 로테이션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사실상 2개의 팀이 번갈아 경기에 나서는 것. 6연승하는 동안 전 경기에 나선 선수는 수비수 김형일이 유일하다. 선발출전 선수는 21명. 거의 모든 등록선수가 경기를 뛴 셈. 어린 선수들은 “열심히만 하면 나도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고, 기존 고참 선수들은 “기회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한다. 일례로 시즌 초반 지독한 골가뭄에 시달렸던 스테보는 최근 6경기 3득점으로 득점력이 살아났다. ‘승부사’ 파리아스 감독은 새 공격수 보강까지 선언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수나 미드필더를 영입할 것 같다. 공격에서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선수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프로축구 최장수 외국인 감독인 파리아스의 ‘매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강원도 “소나무를 보호하라”

     ‘산림의 고장’ 강원도가 소나무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울산·전북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소나무 솔껍질깍지벌레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 이다.  강원도는 9일 솔껍질깍지벌레로 인해 피해가 부산·울산 전역에서 3000㏊, 400만 그루에 육박하는 등 내륙까지 계속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소나무 보호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특히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영동지역 해안가를 중심으로 예찰활동과 방제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솔껍질깍지벌레 피해가 많은 지역은 기온이 높고 해안가 소나무들이 집중적으로 피해가 커 온난화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소나무 방제주사를 하 더라도 날씨가 추워지는 9월 이후에야효과를 볼 수 있어 산림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더구나 강원지역에서 올 들어 각종 병해충으로 고사한 소나무는 인제 332그루, 정선 177그루, 영월 154그루, 양양 129그루, 강릉 107그루 등 5개 시·군에 모두 899그루인 것으로 조사돼 고사목과 솔껍질깍지벌레의 연관성에도 면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솔껍질깍지벌레는 유충이 소나무에서식하면서 가늘고 긴 입을 나무에 꽂아 소나무 수액을 빨아 먹는 벌레로 가지, 잎 등 소나무 전체를 적갈색으로 고사시키고 있다. 가뭄으로 수액이 부족하면 소나무 피해는 더욱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솔껍질깍지벌레는 지난 1963년전남 고흥에서 처음 발견된 뒤 1995년까지 서서히 퍼져 전국적으로 1만5000㏊의 소나무숲에 해를 끼쳤으며 2006년에는 짧은 기간에 급속히 확산돼 전국 51개 지자체에서 4만 5000㏊에 걸쳐 소나무 피해가 발생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시론] ‘4대강 살리기’로 가뭄·홍수 대비해야/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공학 교수

    [시론] ‘4대강 살리기’로 가뭄·홍수 대비해야/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공학 교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내용과 실행 방안을 담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이 지난달 발표됐다. 그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우선순위에서 뒤처져 있던 하천정비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우선 전체적으로 볼 때 충분치 않은 시간과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수자원 확보, 홍수 방어 및 하천 환경 살리기 측면에서 효과적인 방안들이 제시돼 있어 일단 합격점을 주고 싶다.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핵심은 수자원 확보와 홍수 방어능력 증대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해결돼야 생태적으로 건전한 하천 조성도, 수변 문화와 수상 레포츠 기반 조성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수자원 확보와 홍수 방어를 어느 정도 달성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살펴보면 장래 예상되는 물부족(2016년 10억㎥)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가뭄에 대비해 하도준설과 다기능보 건설, 중소규모 다목적댐 건설 등을 통해 지금보다 13억㎥의 수자원을 더 확보하도록 계획했다. 또한 홍수 방어를 위해서는 하도준설, 다목적댐 건설, 농업용 저수지 증고(曾高) 외에 홍수조절지와 강변저류지를 새로 건설해 홍수조절 용량을 9억 2000만㎥ 늘리고 노후 제방을 보강해 200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규모의 홍수에도 대비하도록 했다. 이번에 발표된 마스터플랜의 특징은 주로 하도를 이용해 수자원 확보와 홍수 방어능력 증대를 꾀했다는 것이다. 수자원 추가 확보량 중 하도준설과 다기능보가 8억㎥로 약 62%를 차지하고, 홍수조절 용량 증가분 중 하도준설이 5억 7000만㎥로 약 44%에 달한다. 전통적으로 수자원 확보에는 다목적댐을, 홍수관리에는 다목적댐과 제방을 주로 사용해 왔다. 특히 다목적댐은 수자원 확보와 홍수관리에 모두 쓰인다.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강수의 계절적 편차가 큰 지역에서는 홍수 때 물을 가두어서 홍수피해를 줄이고 이 물을 갈수기에 사용하는 물그릇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댐 건설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하도준설은 수자원 확보와 홍수 방어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다목적댐을 대신할 현실적 대안으로 판단된다. 하도를 이용한 수자원 확보와 홍수 저감 대책은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방법이 아닌 만큼 사전계획을 철저히 수립하고, 상·하류를 연계하는 효율적 운영방안이 수반돼야 기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마스터플랜에 제시된 내용만으로 우리나라 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는 없다. 전국적 수자원 확보량은 달성할 수 있더라도 지역적 불균형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본류뿐 아니라 지류의 홍수 문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서 제시한 수자원 확보와 홍수 저감 대책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효과도 분명히 있으리라 예상된다. 비록 완벽한 대책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우리나라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초석의 역할은 충분히 할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비한 대책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도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만큼 더 이상 운하 추진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은 자제하고, 우리도 이제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점점 심해지는 가뭄과 홍수에 대비해야 할 때이다. 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공학 교수
  • 대구 도심에 야외 물놀이장

    대구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신천에 야외 물놀이장이 조성된다. 대구시는 6일 신천 가창교와 상동교 사이에 3~4곳의 야외 물놀이장을 조성해 이달 중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에도 신천에 물놀이장 2곳을 조성해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선보였던 수성중학교와 파동초등학교 앞 용두교 아래 용두1보와 상류쪽 용두 잠수교 위 용두 2보 등 2곳을 포함해 추가로 1~2곳을 더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17일쯤 개장해 8월23일까지 무료로 운영한다. 물놀이를 1급수에서 즐길 수 있도록 운영 기간에는 가창댐에서 하루 5만t의 물을 방류할 예정이다. 올해는 심각한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방류수 확보가 관심사이다. 또 신천 바닥을 일부 정리해 수심을 60∼7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일반 수영장처럼 탈의실과 간이화장실은 물론 임시 주차장을 설치한다. 안전요원도 4명씩 배치한다. 시는 지난겨울에도 신천 대봉교 아래 둔치에 야외 스케이트장을 설치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도시와 산] 부산 금정산

    [도시와 산] 부산 금정산

    부산에서 산을 얘기할 때 금정산을 빼놓으면 안 된다. 금정산은 도심 한복판에 있어 부산시민들은 마치 앞동산 ‘마실’을 가듯 다녀온다. 늘 붐빈다. 부산사람에게 부산을 대표하는 산을 물으면 서슴지 않고 “금정산 아니냐.”며 핀잔 섞인 어투로 답한다. 별걸 다 물어 본다는 투다. 굳이 명산이니 진산이니 하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만큼 친숙한 공간이다. 금정산은 부산의 허파이기도 하다. 공해와 매연으로 찌든 시민들에게 맑고 시원한 바람을 안겨 주는 소중한 터다. ●부산을 병풍처럼 두른 금정산 금정산(井山)은 금물고기가 노닌 ‘금샘’의 산이란 뜻이다. 조선 성종 13년 양성지, 강희맹 등이 펴낸 동국여지승람에 “금정산은 동래헌 북쪽 10리에 있다. 산마루에 세 길(한 길은 사람 한 명의 키로 150~160㎝) 정도 높이의 돌이 있는데 이 위에 우물이 있다. 둘레가 10여척(1척은 30㎝)이며 높이는 7촌(20㎝)쯤 된다. 물이 항상 가득 차 있어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빛은 황금색이다. 한 마리 금빛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범천에서 내려와 이 속에서 놀았다고 해 금빛 우물이 있는 산이라는 금정산 이름과 ‘범천(梵天)의 고기’라고 하는 절 이름 ‘범어사’를 지었다.”고 기록돼 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금정산은 골짜기마다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절묘한 산세를 일궈 놓았다. 금정산 북쪽 장군봉에서 주봉인 고당봉을 거쳐 남쪽의 상계봉으로 이어지는 사이에는 원효봉, 의상봉, 대륙봉, 파류봉, 동제봉 등 준봉이 줄비하다. 산성마을의 한 식당 주인은 “주말과 휴일에는 단체 손님들로 가득찬다.”며 “금정산은 부산시민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발 801.5m인 고당봉(姑堂峰)은 백두대간이 동해를 따라 흘러와 세워 놓은 마지막 영봉이다. 봉우리에 서면 부산시가지는 물론 바다와 낙동강, 김해평야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고당봉은 범어사에서 산길을 따라 1시간 남짓 2.5㎞를 걸어 올라간다. 금정산성 북문에서는 0.9㎞ 거리라 빤히 올려다 보인다. 금정산보존회 허탁 단장은 “금정산은 역사적으로 나라를 지켜온 호국의 산이다. 이 산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호국사찰인 범어사와 금정산성이 있으며 계명대, 봉수대를 운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범어사는 임진왜란 승병 훈련 장소로, 서산대사가 사령부로 삼아 의병활동을 한 곳이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수련하던 학생들이 만해 한용운과 함께 ‘범어사학림의거’라는 독립만세운동을 펼치는 등 3·1운동 거점지의 하나였고, 암자에서 전국에서 쓸 태극기를 만들기도 했다. 여름철에는 부산시민들에게 무더위를 잊게 하는 곳이다. 금정산 최후의 비경인 사시골 계곡과 주변의 선경들은 바라만 보아도 더위가 가신다. ●집앞이 등산로 금정산에는 딱히 등산로가 따로 없다. 하나의 능선길에 무수한 가지 길이 얽혀 있어서다. 금정산의 또 다른 매력 가운데 하나다. 금정산은 고당봉을 제외한 주능선의 해발고도가 500~600m에 불과해 어느 곳에서 올라도 한두 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금정산관리팀 김인수(42)씨는 “금정산은 아무 곳에서나 출발해도 정상과 연결된다.”며 “평일에는 2만~3만명 주말에는 8만~9만명이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낮시간대의 번잡함과 더위를 피해 야간 산행도 성행하고 있다. 농협부산시청 신병용 지점장은 “가끔 직원 동료와 함께 금정산 야간산행을 하는데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등산로는 크게 남북방향과 동서방향으로 나뉜다. 남북방향은 금정산맥의 주 능선이 흐르는 방향이다. 산행코스는 성지곡수원지 또는 금정봉(금용산 또는 만덕고개)~제2망루(남문)~대륙봉~동문~제3망루~제4망루~의상봉~원효봉~북문~고당봉~장군봉~양산 동면(석산리)이 금정산 종주코스다. 만덕고개에서 양산 동면까지는 16㎞로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하산이 쉽게 동면 석산리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남북방향은 상계봉 코스가 주된 등산로다. 동서방향 등산로는 거미줄같이 이어져 있어 남북 코스의 단조로움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아기자기하다. 금강공원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능선과 계곡이 모조리 이어져 있다. 산 아래에는 신라 때부터 효험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최고 온천인 동래온천이 있다. 하산 후 피곤한 몸을 온천에 담그면 피로가 확 가신다. 고려 충렬왕 7년(128 1) 일연이 펴낸 삼국유사에 동래온천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신라 신문왕 2년(682) 충원공이라는 재상이 동래온천에서 목욕했다는 기록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동래온천에서 병자들이 목욕하면 치료가 돼 신라 때부터 왕들이 여러 차례 목욕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처럼 금정산이 부산시민에게 없어는 안될 휴식처로 자리 잡자 시는 2005년 금정산관리팀을 발족, 등산로 정비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천년고찰 범어사 국내최대 금정산성 금정산에는 천년고찰 범어사와 금정산성이 있다. 범어사는 1400여년 전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화엄 10찰로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송두리째 불탔으나 1602년 중건된 뒤 또 한 차례 화재로 소실됐다가 광해군 5년(1 613)에 다시 건립되는 등 오랜 세월만큼이나 험난한 과정을 겪었다. 임진왜란 등 재난으로 문화재의 유실은 물론 문헌 기록도 상당한 손실을 보았다. 범어사는 뛰어난 고승들을 배출했고 일제 강점기 때 선찰 대본산이 돼 민족사찰로서 불교를 수호하는 데 앞장섰다. 3층 석탑과 대웅전이 보물 제250호와 제434호로 지정돼 있으며, 일주문은 유형문화재 2호로, 원효암 3층 석탑은 제11호로 각각 지정됐다. 등나무 군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금정산성의 건립연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신라시대부터 있었다는 설이 있으며, 현존하는 산성은 1703년(숙종 29년)에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전에 성이 있었는데 재축조됐다는 의견도 있다. 산성은 총길이 1만 7337m에 성벽 높이는 평균 1.5~3m, 성내 총 면적은 8.2㎢이다. 주봉인 고당봉과 상계봉, 원효봉, 의상봉 등 봉우리들을 연결해 축조한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1972년 부산시 사적 제215호로 지정됐으며, 4대 성문인 동문·서문·남문·북문과 망루도 최근 복원됐다. 부산 금정구는 관광객들이 왜구 등 적들의 침입에 맞서 나라를 지키던 선열들의 혼을 느낄 수 있도록 성문에 군기(軍旗) 10종 24개를 최근 설치했다. 동서남북 및 중앙의 수호신을 상징하는 청룡기, 백호기, 주작기, 현무기, 등사기를 비롯해 장군이 군중을 순시할 때 사용하는 순시기, 군령을 전할 때 사용한 영자기(令字旗), 진퇴를 지휘하던 금고기(金鼓旗), 문 밖에 세운 호랑이 문양의 호기(虎旗), 행군할 때 앞에서 길을 치우는 데 쓰는 청도기(?道旗) 등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 [미래 성장 동력 찾기 나선 지자체들] 경남, 환경을 잡아라

    [미래 성장 동력 찾기 나선 지자체들] 경남, 환경을 잡아라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 총회를 대한민국 경남 창원에서” 경남도가 유엔 산하 환경협약으로 세계 193개 나라가 가입해 있는 사막화방지 협약 당사국 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산림청과 공동으로 전방위 유치활동에 돌입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10월, ‘환경올림픽’ 람사르 당사국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자신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막화 관련 국제 총회까지 잇따라 유치해 ‘환경’을 경남의 명실상부한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유치전망도 밝은 것으로 전해진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정기조로 삼는 우리나라의 국제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르헨티나서 10월 개최국 결정 유엔 사막화방지협약(UNCCD)은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과 함께 유엔 3대 환경협약이다. 1992년 브라질에서 열린 환경회의때 사막화 방지를 위한 지역적·국제적 협력을 결의하고 1994년 협약이 체결됐다. UNCCD는 모두 193개 나라가 가입돼 있다. 우리나라는 1999년 유엔사무국에 비준서를 내 156번째로 가입했다. 협약은 아프리카를 비롯해 심각한 가뭄 및 사막화를 겪는 국가에 재정적·기술적 국제 지원을 통해 사막화 방지와 가뭄 피해를 줄이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1차 당사국 총회는 1997년 이탈리아에서 열렸다. 2001년 이후부터는 2년마다 총회가 열린다. 경남은 당사국 총회를 창원에서 개최하겠다는 유치신청서를 2월16일 산림청에 제출, 국내 개최도시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도는 유치팀을 구성해 유치와 행사준비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산림청은 독일 본에 있는 사막화방지협약 사무국에 한국의 총회 유치에 협조를 계속 요청하고 있으며, 사무국측은 한국의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제10차 총회를 개최할 국가 선정은 오는 10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제9차 당사국 총회에서 결정된다. 경남도와 산림청은 한국은 개발도상국 당시 황폐한 산림을 가장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복원한 나라로 산림 녹화 기술 및 노하우를 세계가 인정하고 있어 이 부분도 개최국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에서는 한번도 개최된 적이 없었던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람사르 총회 성공 노하우… 유치 전망 밝아 한국에서 10차 당사국 총회 개최가 결정되면 2011년 10월24~11월4일까지 2주 동안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린다. 행사 경비는 9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도는 당사국 총회가 개최되면 193개 회원국 정상을 비롯해 장·차관급 등 정부 대표 1000여명, 국제 및 정부간 기구 500여명, 비정부기구 500여명 등 모두 2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관람객도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남발전연구원은 당사국총회가 열리면 생산유발 215억원, 부가가치유발 95억원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218명의 고용창출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경남도는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 분위기 조성과 세계사막화방지의 날(6월17일) 기념을 겸해 지난달 10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국내외 관련 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상원 경남도 사막화방지협약총회준비 총괄팀장은 “경남에서 총회가 개최되면 아시아 사막화와 산림황폐화 문제 해결에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씨줄날줄] 곤카쓰 열풍/김종면 논설위원

    요즘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곤카쓰(婚活)’ 바람이 거세다. 곤카쓰, 즉 혼활(결혼활동의 줄임말)이란 문자 그대로 결혼을 목표로 적극적인 준비활동을 펼치는 것을 가리킨다. 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가 지난해 펴낸 저서 ‘곤카쓰지다이(婚活時代)’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곤카쓰를 다룬 TV드라마도 만들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취업활동을 의미하는 ‘슈카쓰(就活)’에 빗댄 이 신조어가 일본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건 분명하다. 직장생활을 위해 혹은 경제사정상 결혼을 미루거나 피해오던 것은 이제 과거의 일인가. 지금 일본에선 젊은이들이 경기침체 속에 경제적 안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결혼사냥’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물론 한 극단엔 취미활동에 빠지거나 일에 지쳐 연애 DNA를 상실한 초식남(草食男)이나 건어물녀 같은 군상도 있다. 남녀 사랑에 별 관심없던 이런 부류의 인간조차 결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경제적 이유 때문만일까. 인간의 세계든 동물의 세계든 자신의 더 나은 반쪽을 찾기 위한 노력에는 처절한 데가 있다. 그것은 아름다운 본능이다. 밀랍 날개가 녹아내리는 줄도 모르고 아름다움의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는 성형중독 여성들은 우리를 얼마나 슬프게 하는가. 경제적 안정을 위해 결혼시장을 기웃거리는 곤카쓰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독설의 대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 떠오른다. “결혼의 유일한 매력은 양측에 다 필요한 속임수의 인생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자기 기만의 탐욕스러운 삶을 위한 결혼이라면 그것은 영혼을 도둑맞는 일이다. 그렇다면 결혼은 미친 짓이다. 혹자는 저출산이 국가적 어젠다로 떠오른 오늘날 곤카쓰가 진정 하나의 추세라면 권할 만한 일 아니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이해타산의 남녀 결합이 출산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곤카쓰 열풍이 한국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하는 젊은 여성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웨딩 플래너나 커플 매니저 같은 직종에 대한 관심도 높다. 곤카쓰가 한국에 상륙한다면 아무쪼록 선한 방편의 인간다운 삶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와인바에서 호주와인 추천해 준다면?

    와인바에서 호주와인 추천해 준다면?

    요즘 와인 바에서 소믈리에에게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해본 적이 있는가? 십중팔구 호주 와인을 거론할 것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유명 호텔과 대형 와인 바들은 호주 와인을 직접 수입한다. 일부는 하우스 와인으로, 일부는 직접 판다. 호주 와인 전문 수입업체들도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국내 와인 수입업체나 와인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한 호주 와인업체들의 마케팅도 격렬하다. 와인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호주 와인의 물량 공세를 최근 와인업계 최대의 이슈로 꼽는다. 주로 이탈리아 와인을 수입하던 한 와인 업체 관계자는 “호주 와인업체들이 워낙 좋은 조건을 제시해온다.”고 말한다. 이 업체도 최근 잇달아 호주 와인들을 수입해 시판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세계 4위의 와인 수출국인 호주가 이제 정상을 위한 막판 스퍼트를 하려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반대다. 지난 20년간 끊임없는 성장세를 보여 온 호주 와인은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이들이 선택한 마지막 돌파구가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저가 공세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호주 와인업체들의 주요 공략 대상이다. 그렇다면 호주 와인업체의 위기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일단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부터 이뤄져온 과잉 생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호주 와인 생산량의 약 25%가 실수요보다 과잉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기관은 지난 해 11월 말 호주 현지 언론과 와인업계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작성한 ‘과잉생산으로 위기 맞은 호주 와인산업’이라는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호주의 와인 과잉 생산 이유를 판단 착오와 과당 경쟁에서 찾고 있다. “호주 와인 산업에 대한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과 중소 와인업체들의 난립에 따른 과다한 경쟁이 (과잉 생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호주 와인 최대 수출처인 영국의 가격 파괴 현상도 위기를 부채질 하고 있다. 영국에서 호주 와인의 85%가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통해 유통된다. 대형 체인들은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공 같은 신대륙 와인들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호주 와인업체들은 원가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호주의 와인 생산비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뭄이 장기화 돼온 데다가 인건비는 치솟고, 주요 수출시장으로의 물류비도 큰 부담이다. 더욱이 호주 달러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점도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2007년 양과 금액 면에서 최고를 기록했던 호주 와인 수출은, 현재 물량 면에서는 당시의 9%, 금액 면에서는 30% 가까이 추락한 상황이다. 국내외 와인 전문가들은 호주 와인의 이미지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호주 와인, 그 가운데서도 南호주 지역의 시라즈 품종은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23일자 기사에서, 당시의 성공이 호주 업체들을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옐로우테일처럼 대중형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것이 실수였다는 주장도 소개했다. 호주 정부와 와인업계의 위기 타개책은 세 가지다. 과잉 생산에 대해서는 감산과 구조조정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 주도 하에 10% 가까운 감산을 계획중이다. 더욱이 중소 와인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있다. 이미지 개선책도 준비중이다. 다양한 가격과 품종의 호주 와인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전략이다. 당장은 남아도는 값싼 와인을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과 우리나라 등지에 소화하는 것이다. 그것이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는 호주 와인 물량 공세의 배경이다. 소믈리에로부터 호주 와인을 추천받게 되면, 감사 대신 먼저 연민의 축배를 들어야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무더위도 재앙… 폭염대책 급하다

    무더위도 재앙… 폭염대책 급하다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던 지난 24일. 경남 김해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오성산(29)씨는 평소와 다른 일과를 보냈다. 원래 오후 2~3시가 가장 붐비는 시간인데 이날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아이들이 학원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너무 더워서 선선해진 후에야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날 김해의 낮 최고기온은 33도였고 밤에도 20도를 웃돌았다. 이날 밤 남부 대부분 지방에는 밤에도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더위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폭염주의보가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앞당겨지는 등 예년보다 더 무더워지면서 폭염으로 인한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기온 32도 이상이면 뇌졸중 66% 급증 폭염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07년 내놓은 종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1906~2005년)간 지구 평균온도는 0.74도 상승했다.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폭염, 가뭄, 홍수 등 이상기후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년 열대야 발생 횟수가 증가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기후 양상을 보였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열대야는 1년에 2.9일(1973~80년)→3.3일(81~90년)→5일(91~2000년)→4.5일(01~08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이에 따른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10년(1997~2006년) 동안 폭염에 의한 사망자는 연평균 170명이다. 태풍 사망자 117명보다 많은 수치다. 2003년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던 유럽에서는 그해에만 7만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2004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94년 기록적인 무더위가 나타났을 때 서울지역 사망자는 전년도에 비해 18.1%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75.3%가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일사병·열사병·열경련 등 더위로 인해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4년 5339명에서 2005년 6452명, 2006년 7337명, 2007년 8508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폭염은 특히 심장질환 환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학계에는 기온이 32도 이상이면 뇌졸중 66%, 관상동맥질환은 20%가량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노인 등 더위 취약계층 대책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폭염대책이 홍수·태풍 못지않게 중요한 여름철 방재대책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노인·환자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신속한 서비스가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소방방재청이 유관기관과 함께 마련한 폭염대비 종합대책이 있지만 현장에서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 교수는 “소방방재청은 긴급재난을 담당하기 때문에 폭염과 관련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장맛비 수요일까지 전국이 30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계속됐지만 28일 밤부터 장맛비가 오면서 기온은 평년 수준을 되찾았다. 비는 새달 1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28일 “장마전선이 북상하며 서해안부터 비가 오겠고, 29일 새벽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29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40∼80㎜, 전라·경남 20∼60㎜, 강원영동과 울릉도·독도 5∼20㎜, 서울·경기를 포함한 그밖의 지방은 10∼40㎜ 등이다. 이로 인해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9~23도, 낮 최고기온은 24~29도의 분포를 보여 무더위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장맛비는 새달 1일까지 이어지겠으나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겠고, 강수량의 지역적 편차도 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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