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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 「연방형태」 절충 실패/고르비·연방회의

    ◎물가문제도 이견 못좁혀 【모스크바 AFP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일 최고 정책결정기관인 연방회의와 회담을 갖고 앞으로의 연방 형태를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하고 급박한 의제인 물가 앙등문제의 해결책도 마련하지 못한채 폐회했다. 타스통신은 이날의 회의가 아무런 합의없이 끝났다고 보도했으며 라디오 모스크바는 회의가 『사무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돼 새 연방조약 및 발트공화국들의 상황이 논의됐다고 보도했으나 앞서 31일 확대 당 전체회의에서 제기된 물가문제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타스통신은 라피크 니샤노프 최고회의 민족회의 의장의 말을 인용,참가자들은 지난 한달동안 유혈 시위진압으로 20명의 사망자를 낸 발트공화국들의 상황을 논의한 뒤 『긴장의 도가 아무리 높다하더라도 지역문제는 무력에 의해 해결될 수 없다』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그러나 연방헌법에 위배되는 일부 공화국의회의 결정은 연방정부와 민족주의 지도자들간의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유예할 것을 주장했다고니샤노프는 전했다. 한편 노조 기관지 트루드지는 2일 알렉세이 크라스 노리프초프 국가 물가위원회 부회장의 말을 인용,식품 및 소비제품 가격을 인상키로 하는 결정이 『연방회의의 논의를 거쳐 집단적으로』 내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 정책전환없이 물가 못잡는다(사설)

    우리 경제가 고물가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 새해 연휴가 끝나자마자 들먹이던 공공요금과 서비스요금이 인상의 악순환을 일으킨 나머지 1월중 소비자 물가를 2.1%나 치켜올려 놓았다. 월간 상승률도 10년 이래 최고치여서 그 충격파가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정부의 물가정책이 있느냐는 반문과 질타가 시중을 메우고 있다. 이 물가비상사태 속에서 경제기획원은 또 버스요금을 설날 전후 인상하고 걸프전쟁의 전비지원을 위하여 추경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높은 물가상승과는 관계없이 올려주어야 할 요금은 인상하고 돈쓸 일이 생기면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여 정부지출을 늘리겠다는 발상으로 물가정책의 부재정도가 아닌 포기로 비쳐지기도 한다. 우리는 현 경제내각에 대해 누차에 걸쳐 안정우선의 경제정책을 추진하기를 촉구해 왔고 이제는 그 이상 권고할 기력을 잃었다는 게 솔직한 표현이다. 경제내각의 두뇌에는 성장없는 분배가 있을 수 없다는 사고가 뿌리깊이 박혀있고 그로 인해 물가정책을 경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최근 몇년동안의 경제환경은 안정없는 분배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근로자의 명목소득이 늘었어도 전세값 등 물가가 크게 올라 실제소득이 저하되어 왔다. 그로 인해 노조는 임금과 물가의 연동제를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권위주위시대 같으면 『파이를 키워서 나눠 갖자』는 논리와 물리적 힘으로 임금인상을 억제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가 못하다. 현재는 안정을 통하여 실질적인 소득보장,즉 분배의 공정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성장보다 안정위주의 정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걸프전쟁을 비롯하여 지자제선거와 임금협상의 불투명 등 물가복병이 전례가 없이 산재해 있다. 시대적으로 다르고 전쟁이란 특수상황이 발생한 시점에서 과거의 사고와 발상을 갖고 물가문제를 대처해서야 되겠는가. 경제내각이 경제철학 내지는 경도된 성장지향성에서 탈피하는 게 문제해결의 시발이 된다. 그렇지 않고 물가각 약간 누그러지면 성장우선으로 회귀했다가 물가사태가 악화되면다시 물가잡기에 나서는 일관성없는 정책이 지속될 뿐이다. 지난해 3월 입각한 현 경제팀의 성장과 안정사이의 숨바꼭질이 오늘 물가비상사태를 야기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물가안정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분명한 의지표명과 함게 명실상부한 정책추진이 있어야 한다. 또 그 안정정책이 최소한 1년 이상 지속되어야 하고 그동안 물가안정을 해치는 정책은 설사 미시적으로 긴급히 요구된다 해도 유보하는 결단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점에서 걸핏하면 추경예산을 편성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지난해 발생한 3조원이 넘는 세계잉여금으로 추경예산을 편성할 게 아니라 한은차입금 상환에 돌려 통화증발에 의한 인플레를 차단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정부가 물가문제에 안이하게 대처했다가 진작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서면 우리국민이 최소한 3년 이상 고통을 당해야 한다.
  • 「기부금 입학」 적극 검토할 때/김용운(서울시론)

    ◎과외비·「뇌물」로 쓰는 돈 교육투자 유도를 어떤 면에 있어서도 장점은 항상 단점을 내재하고 있으며 거꾸로 어떤 단점일지라도 때로는 장점일 수 있다. 그러므로 불행한 일을 범했다하여 스스로에게 자학적인 매질을 가하는 일은 금물이다. 한국인의 국민성에도 장단점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는데,대체로 다음과 같이 우리의 특성을 제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1) 강한 생명력으로,그속에는 끈질긴 집요함이 내재되어 있다. 이 강한 생명력은 세계적인 경제성장력을 과시하여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아래 불과 30년만에 GNP를 80배나 성장시켰다. (2) 철저한 평등정신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보편사상도 여기에서 나왔다.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로 일컬어지고 있는 영국에서도 귀족과 평민 사이에는 엄연한 구분이 있다. 심지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계급에 따라 다르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음식점의 출입문까지 다를 정도였었으니 귀족학교와 평민학교의 구별이 있는 것은 당연했었다. 한국인의 철저한 평등의식은 마침내 한국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균질적인 사회로 만들어 낸것이다. 7천만이 넘는 인구인데도 성씨의 개수는 겨우 2백60개 정도이며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김,이,박씨로 임금의 성씨를 사용하고 있다. 서양인의 성씨에 스미스(Smith 대장장이),위버(Weaver 직인),스튜어드(Steward 집사)와 같은 직종의 성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것과 일본이 무목이니 견총과 같은 하찮은 이름을 성씨로 삼는 것과 크게 다르다. 한국인의 교육관은 오늘날에도 지난달 과거시험용의 학문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 우리에게 있어서의 교육은 오직 출세와 가문의 성장에 있으며,서울대에 일등으로 입학하면 마치 조선시대의 장원급제와 같은 일로 여겨 신문,TV 등이 온통 떠들썩하다. 평등의식이 강하기에 누구나가 대학에 가야하며,강한 생명력이 있기에 출세욕이 왕성하며 대학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교육열을 자아낸 것이다. 해방이후 6·25라는 민족적 수난을 당하면서도 한국이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활력의 원천은 교육열 때문이었다. 농사일에 빼놓을수 없는 소까지도 팔아서 공부를 시킨다하여 상아탑이 아니라 우골탑이라는 부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산업화사회로 돌입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히 높은 교육열과 억척스럽게 일하는 자세는 한국인의 장점이다. 그 자체만을 생각한다면 아무도 그 사실을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지나치자 엉뚱한 부작용을 나타냄으로써 오늘날 사회악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과도한 입시경쟁은 수험사업이라는 기현상을 낳았다. 80만 대학수험생만을 대상으로 해도 이들이 개인당 1년간 소비하는 수업비용(과외비·학원비 등)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비싼 과외일수록 효과가 있다는 미신도 있어 과외비는 더욱 높아진다. 돈만 쓰면 합격이 가능하다는 풍조는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의 상식이 되어 갔다. 그간 「잘 살아보세」의 구호에 도취해온 국민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생긴 돈을 어딘가에 써야만 했다. 잘 사는 것이 목적이기에 잘 사는 것을 남에게 보여야만 한다. 이것이 한쪽에서는 과소비현상으로 나타나고 또한 고액 과외를 상식화하게 했다. 돈이 많아 그 돈으로 입학할일이 있다면 누가 그 유혹을 물리칠 수 있을까? 요즘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부정입학사건도 이러한 사회적인 구조에서 잉태한 병폐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적발된 부정입학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여론이 많다. 근본적인 병인이 엄존하는 만큼 실제로 그럴 수도 있다. 지금까지 으레 문제가 제기되면 일벌백계주의로 몇사람 노출된 자만을 엄벌하고 병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었던 것이 상례였다. 때문에 걸린 자는 재수가 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당한 자는 권력·금력의 부족함을 한탄할 뿐이다(나보다 더한 일을 한 사람도 많은데 오로지 「백」이 없어서 적발당했다는 넋두리를 한다). 그리하여 마치 자리가 일시적으로 목을 움츠리는 분위기만 생길 뿐 근본적인 대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특히 염려스러운 일은 모처럼 학원의 자율화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여 입시정책이 보다 경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 부정입학은 평등의식이 강한 국민감정을 충분히 자극하여 감정적인 여론이 대두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학원과 입시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싼 과외는 과소비와 같은 차원의 것이다. 돈은 많은데 그 돈을 적절하게 쓸 줄 모르는 데에서 나온 현상이다. 수험공부란 아무리해도 톱밥에 톱질하는 비생산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과외비용은 세계제일인데 비해 각종 교육부문에 정식으로 투입되는 액수는 매우 적다. 실제로 한국의 대학에 투자되는 금액은 후진국 수준이고 학교의 지적분위기도 매우 낮다. 신학기에는 으레 「등록금 인상」시비가 학원의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등록금 인하하여 부모님께 효도하자」라는 웃지못할 구호는 있어도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들고 나오는 예는 별로 없다. 레슨이나 과외와 부정입학에 투자되는 금액은 세계제일의 수준인데 학교에 투자되는 돈은 그에 반비례한다는 사실은 바로 한국민의 경직화된 형식주의의 소산인 것이다. 요컨대 오늘날 우리가 앓고 있는 학원문제는 한국적 원형을 교육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승화시키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교육에 투자하는 돈은 아무리 고액일지라도 정당하게 쓰이기만 하면 결코 과소비는 아닐 것이다. 생명력이 강하여 향상심이 교육에 결부되어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돈으로 간판을 사고 형식적으로 하는 교육에 있다. 눈 가리고 아옹 식의 일시적 대응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부정입학의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부금 입학제도 또는 예·체능계의 특별학교 창설과 같은 제도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입학이 곧 졸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어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 한양·금성투금 합병/은행으로 업종 전환

    한양투자금융과 금성투자금융이 합병을 통해 은행으로 전환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 한양투자금융의 대주주인 두산그룹의 박용곤회장과 코오롱그룹 이동찬회장,금성투자금융의 대주주인 럭키금성의 구자경회장은 23일 하오 시내 음식점에서 만나 계열단자사를 합병,은행으로 업종을 전환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그룹회장들은 이날 회동에서 합병비율,합병후 경영권문제,자산 재평가문제를 논의한 끝에 한양과 금성투자금융이 1대 1로 합병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단자사는 자산가치를 고려,합병전에 무상증자를 각각 실시할 계획이며 자산액이 많은 한양투자금융의 무상증자비율을 더 높게 책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 94 대입 적성시험/오지선다·다답형 출제

    ◎영어선 「듣기평가」 나올듯/중교심 심의/대학별 본고사 2과목 이내로 올 고교신입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94학년도 대학입시의 대학교육 적성시험에는 5지선다형의 객관식문제와 정답이 2∼3개가 되는 다답형 문제도 나오며 영어문제에서는 대입사상 처음으로 듣기평가문제가 출제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3일 교육부장관 자문기구인 중앙교육심의회 전체회의를 열고 94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을 심의에 부치면서 적성시험의 형태를 이같이 할 것임을 밝혔다. 교육부가 이날 내놓은 적성시험 문제의 형태는 중앙교육평가원이 대학교수 31명과 고교교사 10명에게 출제를 의뢰해 지난해 12월19일 서울 등 15개 고교평준화 지역에서 남녀고교 하나씩을 선정,모두 1천6백1명의 2학년생을 대상으로 연습시험을 치른 것이다. 이같은 적성시험의 형태를 포함한 새 대입제도 개선안은 이날 중교심 전체회의를 거쳐 25일 열리는 중교심 소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린 뒤 오는 2월 대학교육심의회가 구성되는 대로 최종 심의를 받아 교육부가 새달안으로 최종적으로 확정,발표하게 된다. 그러나 최종 확정때까지 현재의 시안이 거의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올해에도 이번 시험을 좀더 보완,비평준화 시도까지 확대해 연습시험을 2∼3차례 치를 예정』이라면서 『최종 확정때까지 여러차례 수정보완 과정을 거칠 계획이나 현재의 형태와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연습시험 문제는 개선안이 나오기 전부터 출제작업이 시작되어 객관식 1백30문항에다 주관식 17개문항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앞으로의 연습시험에는 개선안에 따라 객관식으로만 출제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습시험은 객관식 1백60점에 주관식 40점으로 배점됐으나 앞으로는 객관식 2백점 만점으로 될 전망이며 영역별 배점은 이번과 같이 언어 60점,수리 탐구 1백점,외국어 40점의 비율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교수·공부방법 변화예고/새 대입적성시험 출제경향 분석/문법제외 독해력 측정 중점/언어/원리적용·문제해결력 측정/수리 탐구/독해력 70%·듣기능력 15%/외국어 23일 교육부 중앙교육심의회가대입제도 개선안을 심의하면서 공개한 대학교육 적성시험의 형태는 현행 학력고사와는 근본적으로 달라 고교교육에서의 교수방법·공부방법을 크게 변모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출제 형태만 보더라도 4지선다형이 아닌 5지선다형에 정답이 2∼3개인 다답형으로 되어 있다. 또 과목구성도 언어·수리 탐구·외국어로 구성되어 있어 현행 학력고사의 국어·영어·수학식의 구분과는 달리 통합교과적으로 되어 있다. 문제지문의 구성도 언어영역에 음악·미술·실생활에 관한 지문이 나오며,수리탐구 영역에서도 사회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외국어는 현행 영어와 크게 차이가 없으나 듣기평가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교과서 안에서만 지문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소설·실용문·신문·잡지 등에서 응용한 지문이 나올수 있도록 돼 있어 지금처럼 과목별로 집중공부하는 수험준비 방법은 바뀌어야 될 것 같다. 중앙교육평가원이 밝힌 각 영역별 출제방향 및 내용,앞으로의 전망 등을 살펴본다. ▷언어◁ 현행 학력고사의 국어시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국문학사,국문학이론 국문법 등은 제외됐으며 대신 사회·국사·음악·미술 등과 관련된 지문도 많이 나왔다. 특히 모든 지문들이 길어 독서량에 따른 독해력 측정과 논리적 사고훈련 정도를 재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또 단어의 적절한 구사,단어간의 상관관계 이해,문장의 연결,요지의 적절한 축략을 측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글의 제목으로 적당한 것은?」 「이 글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은?」 「빈칸에 알맞는 말은?」 「윗글의 목적을 잘 설명한 것은?」 등의 질문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에따라 배점은 대체로 어휘력 20%,문장독해력 65%,언어추리력 15%가 되도록 했다. ▷수리·탐구◁ 현행 학력고사의 수학문제에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탐구능력(연구 및 추론·추정능력 등)을 측정하는 문제를 내려고 했다. 수학분야도 숫자로 나오는 답을 구하는 문제보다 원리·증명 등을 이용,가설을 주고 답을 구하는 문제가 많았다. 그리고 사회나 과학분야의 문제도 그래프·도표 등을 예시하고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그리고이 표를 어떠한 경우에 잘 이용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문제가 대종이다. 모든 문제가 가설이나 예시·표를 주고 1∼3개 정도씩 질문하는 형태였다. 특히 사회과목 분야의 가설·예시·표 등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우유·공해분야 등에서 나왔다. 배점은 기본개념 이해력 30%,문제해결력 40%,해석 추리력 30%였다. ▷외국어◁ 발음·액센트위치 찾기 문제는 완전히 배제됐다. 문법문제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독해력 중심으로 출제됐는데 의사소통능력·단어선택능력·독해력이 대부분이었고 순수한 문법문제는 객관식 32문제중 3문제 뿐이었다. 3문제도 모두 어법에 맞는 문장을 고르는 것이었다. 때문에 「윗글 내용과 일치 또는 일치하지 않는 것은?」 「빈칸에 들어갈 적절한 말은?」 「윗글이 의도하는 것은?」 등이 90% 정도였으며 6문제가 출제된 듣기문제도 이해력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배점은 독해력 및 어휘력 70%,문법 15%,듣기능력 15%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 “선진의술 펴 조국명예 높일터”/국군 의료지원단장 최명규대령

    ◎사막전 대비 화생방 훈련등 받아/우리 병사들처럼 성의다해 치료 『국운상승기를 맞아 자랑스러운 국군의 일원으로 세계평화 질서를 유지하며 인도적 차원에서 인술을 펴러 간다는데 긍지를 느낍니다. 이번 기회에 단원들과 합심해서 선진국군의 의술을 펴 우리국군의 명예를 드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군 의료지원단장 최명규대령(43·일반외과)은 이치우 의무사령관으로부터 부대기를 수여받은 뒤 이번 국군 의료지원단장으로서의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조선대 의대출신으로 가정의와 일반외과 등 2개의 전문의 자격을 갖고있는 그는 올해가 군생활 16년째로 의료지원단에 선발되기 전에는 야전군의 병원장을 맡았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은 제가 국군 의료지원단 단장으로 선임되어 파견되는 것에 대해 「가문의 영광」이라며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이 때문에 용기 백배했죠. 아내도 집걱정은 말고 국위선양을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말해서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키 1백79㎝,몸무게 80㎏의 거구인 최대령은 지난14일부터 특전사 교육단에서 사막전에 대비한 기초훈련과 응급조치,화생방훈련 등을 받아왔으며 지원대·간호대·진료부·행정부 등으로 구성된 팀워크훈련도 같이 받았다고 전했다. 『당초 2월 초순에 출발키로 했던 의료진이 10여일 앞당겨 23일 출발하기 때문에 준비관계로 우려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의료진의 대부분이 모두 10여년간 같은 일만해온 베테랑이어서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최대령은 6·25때 선진국의 의료지원을 받아 신세를 졌으니 적십자정신에 따라 비록 인종이 달라도 자국병사들처럼 성실히 치료해 주겠다고 했다. 『세계 30여개국의 군인들이 모여있는 곳이니 만큼 국민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과 성의를 다해 복무,국위를 선양하겠다』고 다짐했다.
  • 이라크반격 왜 더딘가/4가지의 수수께끼

    ◎“후세인,대책없이 은둔”설/공습에 무방비… 전력 큰타격/지휘계통에도 혼란 있는듯 이라크에 대한 다국적군의 대규모 공습이 강행되는 동안 호언장담하던 후세인은 과연 무얼했는가. 페르시아만 전쟁개시와 함께 이라크의 이해할 수 없는 4가지 수수께끼를 추적해 본다. ▲후세인은 어디 있었을까=바그다드 공습이 시작된 것은 17일 상오2시40분쯤이었지만 정작 후세인 대통령의 성명이 이라크 국영방송을 통해 나가기는 이날 아침6시. 3시간반 가까이 이라크방송은 코란을 계속 내보내고 있었다. 더구나 대통령 자신이 TV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성명발표 3시간 후인 상오9시. 『개전의 준비는 모두 갖추었다』고 가슴을 폈던 후세인은 바그다드의 관저에 폭탄이 날아들었을 때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궁금한 점이 후세인의 소재다. 측근들은 그가 관저에도 사저에도 없다고 말하는 데 그렇다면 어디에 있을까. 가장 유력한 설은 군사공항 가까운 별저에 피란하고 있으리라는 것. 위험할 경우 이 공항으로 통하는 비밀지하도를 거쳐 전용헬리콥터로 탈출이 가능하며 이곳에는 거대한 지하사령부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심야의 공습이 한바탕 지나가고 난 뒤 후세인은 국영방송을 통해 「철저항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그를 직접 목격했다는 서방측 기자의 얘기도 있고 보면 혹시 그가 「가짜 인물」을 내세워 양동작전을 폈을 가능성도 없지않다. 카이로의 한 군사소식통은 귀에 거슬리지 않는 정보만 보고해온 후세인 주변 참모들의 구성으로 보아 지휘계통에 모종의 혼란이 개재돼있을 것으로 풀이한다. 후세인은 그동안 여러차례 암살기도의 표적이 돼왔다. 지난 83년 후세인의 의붓동생 바르 잔 타크리티가 출간한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암살기도」란 책에 따르면 후세인의 목숨을 노린 암살기도가 7번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에 대한 암살기도가 3차례 있었는데 한번은 그의 경호대에 의한 무차별 처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후세인을 만났다는 이라크의 이름난 가문의 한 여인은 이 전직 SIS 요원에게 그녀를 태운 자동차가 3일 동안이나 바그다드를 이리저리 우회한 끝에 후세인에게 안내되었다고 귀띔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안정을 위해 내각과 경호실을 측근들로 구성해 놓고 있다. 경호실장은 장남,차장은 사위,정보총책은 동생,전용기 조종사는 매제다. 이라크는 후세인 가족 왕국인 셈이다. ▲무방비의 전략거점=이라크의 일부 공격기지는 반지하요새화 되어있고 공항 활주로는 두께 7m의 콘크리트로 상당한 저항력을 갖고 있다. 이라크는 프랑스제 대공 미사일인 로랑 1,2 등 3천개의 유도탄과 적외선 추적 소련제 샘7미사일 4천개외에 대공 기관포와 고사포 수천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군이 첫날 공습에서 불과 2,3대의 항공기를 잃었다는 점에서 이라크의 방공체제가 클로즈업되고 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무방비 보다는 미군의 공격이 극히 정확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미국방부 소식통은 약3시간에 걸친 제1차 공습에서 1만8천t의 폭탄이 투하됐다고 밝혔다. ▲미치지 못한 미사일=후세인은 쿠웨이트 철수시한 하루전인 지난 14일 미군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치겠다고 호언했다. 이라크는 현재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사정 6백50㎞의 알 후세인과 9백㎞의 알 압바스를 보유중이다. 이라크는 이번 개전에서 스커드 미사일 5기를 사우디에 발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어느것 하나 목표에 도달했다는 얘기가 없다. ▲전쟁목적의 차이=우선 제1라운드에서 미군이 「성공」했다면 이라크측은 「오산」으로 크게 당했다. 개전단계에서 이라크측 반응은 너무나 느려 한심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애초 대미항전에서 승산이 희박한 것으로 본 이라크는 이를 「성전」으로 치부,아랍권 전체의 단결을 노렸다. 『신은 위해하다』는 외침이 유일한 방패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전쟁이란 힘있는 자가 이기는 「합리적인 행위」이고 보면 민족의 차이보다는 승패관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 우려되는 올해 노사관계/노사정의 협력이 절실하다(사설)

    올해 우리경제의 최대 난제는 물가와 노사문제라는 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새해 초부터 각종 공공요금과 서비스 요금이 큰 폭으로 올라 물가문제가 심상치 않음을 이미 예고해 주고 있다. 이러한 인상 러시는 올해 노사협상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나 움직임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전국 16개 대기업노조가 「연대회의」를 출범시킨 바 있다. 대기업노조의 결속은 올해 노동운동을 강성으로 몰아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우리 노동계는 체제내의 합법투쟁을 표방해 온 노총과 재야 노동세력으로 대별되어 있다. 지금까지 재야 노동계를 대변해온 중소기업 중심의 전노협과 화이트칼러 중심의 업종별 회의에다가 대기업 노조의 연대회의가 새로 탄생,올해 봄철 임금교섭기에 이 3대세력이 연대 투쟁을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야 노동계의 강경투쟁 활동은 상대적으로 온건노선을 견지해온 노총의 투쟁방향을 강경으로 선회시킬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올해 임금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노동계자체의 움직임 이외에도 임금협상의 주요지표가 되는 물가가 몹시 불안정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9.4% 올랐으나 근로자들은 체감가로 따져 20∼30% 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월세가격 폭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지표상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1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한데다가 올해 연초부터 공공요금과 각종 서비스요금,그리고 유가인상 등 물가상승행진이 잇따르고 있다. 물가불안정이 바로 노사협상의 불확실성을 예고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올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노조의 정치참여 움직임과 지자제 실시를 노조의 정치참여의 시발점으로 보고 노조활동 방향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정치참여는 노사간의 갈등뿐 아니라 노정간의 대립을 불러 일으킬 소지마저 있다. 노사문제가 이처럼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노사안정대책은 한자리수 임금인상이다. 정부는 내년도 기본임금이 한자리수 내에서 타결되도록 유도하고 임금안정에 대응하여 근로자복지증진시책을 병행하여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자리수 인상방침에 대한 노동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해말 이승윤 부총리와 노총산하 20개 산별노조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근로자측은 국회의원 세비를 23%나 올리면서 근로자 임금은 한자리수 내에서 억제하라고 하느냐며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물가안정을 위하여 근로자만이 희생해야 하느냐는 강한 불안을 표출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올해 노사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제반여건으로 미루어 볼때 우리는 노사문제가 올해 경제현안중에서 최대 난제라는 판단에 이르게된다. 바꿔말해 임금협상이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할 책무를 부여받고 있는 셈이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노·사·정의 시각과 사고에 일대 변혁이 있어야 함은 물론 실질적인 협력을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먼저 정부의 선언적인 한자리수 임금유도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마땅하다. 일방적인 한자리수내 억제라는 소득정책은 지양되어야 한다. 고임금 업종과 저임금 업종을 구분하여 임금인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 현재 임금수준이 높은 업종과 직종은 고율인상이 억제되도록 유도하고 대신 중소하청·협력기업 등 저임금부문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로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정부는 노사문제에 있어 사쪽 편향적이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절대로 안되며 불법행동에 대해서 공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사용자 또한 책임전가식 사고나 발상을 불식할 때가 되었다. 경영자측의 대응 미숙이나 과오로 빚어진 대외경쟁력 약화의 몫까지를 모두 노동의 생산성저하나 고임금 탓으로 돌리는 잘못된 사고는 시정되어야 한다. 노사문제에 있어 사용자의 정부의존적인 성향도 아울러 불식되어야 할 것이다. 노사간 대립이 격화되면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하여 해결해 줄 것이라는 정부의존의식에서 탈피할 때도 되었다.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율의 원칙이 존중되는 풍토조성에 앞장서야 할 주체가 바로 사용자이다. 그 풍토조성을 위해서절대로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경영의 민주화라고 생각한다. 근로자들의 의식 및 인식 전환은 사·정의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약자이기 때문에 불법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조합이 이제 막강한 사회세력으로 부상해 있는 이상 국민경제를 외면하고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워서는 곤란하다. 임금협상에서 자제하고 양보하는 대신 복지 등 다른 형태의 소득보상방안을 사용자와 함께 협의하는 전향적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일,오늘 대폭 개각/나카야마 외무·가지야마 법무 경질예상

    【도쿄 로이터AP 교도연합】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는 집권 자민당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신의 허약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9일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고 자민당의 한 고위간부가 28일 밝혔다.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개각과 관련,가이후총리를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내년도 예산승인 등의 시급한 정치 현안들이 대부분 마무리됐기 때문에 개각을 단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일본 의회 소식통들은 이번 개각을 통해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외무장관,무토가분(무등가문) 통산장관,가지야마 세이로쿠 법무장관 등이 경질될 것으로 보이나 개각에 따른 대내외 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민당 소식통들은 가이후총리가 불과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제2차 내각을 내년 1월4일이나 5일쯤 개편하려 했으나 당내 원로들의 거센 개각 압력을 감안하고 취약한 자신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조기 개각을 단행하게 됐으나 오자와 간사장,니시오카 다케오(서강무부) 총무회장,가토 무스키(가등륙월) 정조회장 등의 당 3역은 유임시킬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높아진 대외위상 내치로 연결”/새총리의 새국정 포부

    ◎창의적 행정 바탕,위정 참모습 보일터/“성장도모냐,물가안정이냐” 택일할때 「12·27개각」으로 헌정사상 처음 대통령비서실장에서 총리로 임명된 노재봉 신임 총리서리는 27일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에 들러 『세계적으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내치로 연결시키는 총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국정수행 방향을 밝혔다. 전날 밤 총리임명 통보를 받고 거의 잠을 이루지 못 했다는 노 총리서리는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이념을 차질없이 수행해 흔들림 없는 내각을 이끌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물가안정 ▲치안확보 ▲새생활 새질서 확립 ▲국민정서함양 등에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소감을 밝혀주십시오. 『현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에게 중책을 믿고 맡겨주신 대통령의 의지에 존경을 표하며 개인적으로는 대단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전환기의 많은 과제들을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지만 아낌없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모자라는 힘은 국민들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국정참여를 통해 해결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정치·경제적으로 한단계를 뛰어넘어 세계사의 주류에 위치해 있는만큼 국가를 새로운 차원으로 올려놓아야 하는 임무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국정의 상당부분을 정상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의 4대 국정지표인 정치권력의 비집권화,경제력의 비집중화,행정권한의 대폭적인 민간 이양,국민정서의 함양 등을 바탕으로 노 대통령 보좌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 국민의 새로운 사고가 없으면 사회의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사고의 종결점은 현 경제구조를 새로운 차원으로 높여놓아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당면 국정 현안은 어떻게 대처해나가겠습니까. 『물가·치안·새로운 생활의 질서·교육 및 환경문제·여성을 포함한 유휴인력문제 등을 해결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여망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문제가 대전환기적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정부의 통상적인 임무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모아 해결해나가겠습니다. 우선 물가문제는 경제현실과 인식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임금도 많이 올랐고 돈도 많이 풀려 물가가 올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국민들도 물가상승을 택할 것인지 안정을 택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치안문제는 우리 사회가 도시화하는 과정에서 범죄가 많이 발생한 것이며 국제적인 범죄발생률과 비교하면 그리 높은 것은 아니지만 과거 경험에 비해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범죄와의 전쟁,새생활새질서운동 등 기존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교육문제는 21세기를 대비한 새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체제로 강력히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민정서의 함양입니다. 우리 국민은 정서면에서 상당히 고갈되어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문제나 치안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비서실장이 총리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렇습니다. 바로 그 점이 의미를갖는다고 봅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과 행정부간에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마련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통치의지와 행정부 이해를 밀착시켜 국민과 더불어 국정을 수행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집권후반기의 권력누수현상과 지자제선거 등에 대처하는 방안은. 『총리는 위정을 맡은 것이지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조직 자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공직자들이 정상적 자세로 임무를 수행해나가도록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또 지자제선거 등이 곧 닥치지만 민주주의는 모든 권리와 책임이 국민에게 돌아가는 제도인만큼 철저한 공정선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남북회담 등 남북관계는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남북문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남북간 긴장완화와 교류촉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노 총리는 6·29선언 이후부터 노 대통령과 깊숙한 관계를 맺어왔고 취임준비위에서는 자문역을 맡아 그의 중용은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다. 특히 88년 6월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시절 구민정당 의원연수회에서 『김대중씨의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정치기술 때문에 광주사태가 발생했다』고 발언,정가에 파문을 던지기도 했으며 21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국제정치학계의 한 맥을 이뤘다. 나전모방 창업주의 장남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 암스트롱주립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직접 피아노를 치며 부르는 노래가 수준급이라는 평. 부인 지연월씨(55)와 1남1녀
  • 민방 최대쟁점… 「태영 감사」 방불/오늘 막내리는 국정감사 결산

    ◎물증없이 한건주의식 「설 감사」로 일관/추곡수매·UR협상엔 여·야 “한목소리”/민자/“자료등 성실했다” 평가/평민/상임위서 계속 추궁 검토 ○…지난 26일부터 시작,3일 종료되는 금년 국정감사는 민방문제를 최대쟁점으로 부각시킨다는 야당측의 전략에 따라 마치 「태영 감사」인 것처럼 진행된 것이 특징. 지난달 19일 갑자기 등원해 국정감사에의 준비가 부족했던 평민당측은 이미 일부 언론사에 의해 정치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던 민방문제를 대정부 공세의 호재라 생각,주무 상위인 문공위는 물론 재무·경과·건설·행정·내무·국방·교체위 등에서 민방 지배주주 선정과 관련한 파상공세를 전개. 그러나 대부분 「설」에 의존함으로써 의욕과 달리 확실한 「비리물증」은 건져내지 못했다는 평가이며 평민당측의 민방 위주 감사전략 때문에 민방과 관련없는 상위에서 의원들의 이석이 잦은 등 감사 분위기가 전체적으로는 침체되었다는 평가도 대두. 부활 3년째가 되는 이번 국감은 5공비리관련 메가톤급 폭로가 잇따랐던 지난해까지의 감사와는달리 민방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정치적 이슈가 별로 제기되지 않았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문제,골프장 허가문제 등 「재탕성」 단골메뉴도 다수 등장. 역으로 정치적 관심은 덜했지만 환경오염·국민의료보험(보사위) 부동산투기 억제(건설위) 근로자 복지(노동위) 등 민생문제에 대한 조용한 정책감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는 긍정적 지적도 있으며 민방문제를 제외하고는 야당측의 한건주의식 폭로공세도 줄었다는 분석. 20일간의 법정 감사기간을 9일로 단축실시한 까닭에 고도로 전문화된 행정기관을 상대로 심도있는 감사 진행이 당초부터 의심스러웠지만 국감이 이 정도 수준에서 끝날 수 있었던 것은 3당통합으로 인한 거여의 대정부 지원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 이를 증명하듯 야당이 요구한 증인채택은 태영의 윤세영 회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예년과 달리 감사와 관련한 고발건수가 하나도 없는 실정. ○…민자당은 이번 국감에서도 야당측의 근거없는 폭로공세가 벌어지는 등 문제점이 노출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성실한 감사가 이뤄졌다고 평가. 그러나 김덕룡(재무위·민주계) 김인곤(문공위·공화계) 의원 등이 『태영은 새 민방 지배주주로 선정되기에 많은 의혹과 도덕적 결함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는 등 민자당내에서도 민정계를 제외한 타계파 소속 일부 의원들이 야당 성향의 대정부 공격에 가세,손발이 맞지 않는 일면도 노출. 평민당측은 이번 국감을 통해 민방의혹을 증폭시킴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고 자위하면서 김대중 총재의 언론통폐합청문회 주장 등 그 결실획득에 주력하고 있으나 민방 이외의 쟁점 부각에 미흡했다는 것이 자체 반성. 평민당측은 특히 정부측의 늑장 자료제출 및 자료미흡에다 여야 의원들의 고의적 감사방해로 내실있는 감사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실질적으로 국감이 종료되는 3일 이후에도 일부 상위에서 감사를 계속하는 방안도 검토중. 민방 이외의 주요 현안을 상임위별로 살펴보면 농림수산위에서는 추고수매 문제·우루과이라운드협상 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한 목소리로 정부측을 질타했으나 질의 수준이 상임위 활동을 넘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 지적. 국방위에서는 무기구매관련 의혹·안기부 예산문제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으며 큰 이슈가 없었던 경과위의 과기처 감사가 최근 발생한 안면도 핵폐기물처리장 사태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해마다 폭로성 한건주의가 빈발했던 행정위의 서울시 감사는 교통·공해·재개발문제 등 민생 위주의 정책감사로 변모해가는 일면을 보여줬다는 게 중평이며 재무위의 방만한 금융운영 문제,내무위의 민생치안대책 등의 단골메뉴도 모두 거론. 국감 마지막날인 3일에는 문공위의 윤세영 태영회장의 참고인 진술,국방위의 보안사 감사,운영위의 청와대비서실 및 경호실 감사 등이 남아 있어 주목. ○…이번 국감의 주를 이뤘던 민방문제는 감사 첫날인 26일 재무위의 한국은행 감사에서 평민당의 임춘원 의원이 『신한은행이 태영에 대해 22억4천만원의 담보를 잡고 그 13배인 2백89억원에 이르는 회사채 지급보증을 해주었다』는 「특혜대출설」을 터뜨리면서 부각되기 시작. 정부측은 금융관행상 하자가 없는 것이라고 특혜대출 의혹을 반박했으나 이어 경과·행정·건설위 등에서 야당 의원들은 태영의 관급·군납공사 수주시 제한경쟁 등 특혜입찰설을 계속 주장. 김대중 총재의 격려 속에 평민당 의원들은 약방의 감초격으로 태영문제를 거론했고 지난 28일 주관부서인 공보처에 대한 문공위 감사에서는 태영의 지배주주 선정 배후에 청와대·안기부 혹은 재벌그룹이 간여했다는 주장까지 제기. 그러나 야당측 의원들은 물증이나 자료제시 없이 「누구와 누구는 학교 동문이다」 「어느 재벌은 방송에 관심이 있었다」는 등 「설」로 일관해 효율적 추궁에는 한계가 있었던 셈. 이에 최병렬 공보처 장관은 『민방 지배주주 선정과정에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이 없다』면서 『배라도 갈라 진실을 보이고 싶다』고 맞서 민방 공방은 「설」로 시작해 「설」로 끝난 셈. ○…국방위는 이번 감사에서도 역시 외국 무기 및 군장비 도입 등과 관련한 의혹 및 국고손실 등이 단골메뉴로 제기됐으나 의혹제기 수준 이상의 뚜렷한 증거를 찾아내거나 물증을 내놓지 못해 「한건주의」의 대표적 상위로 분류. 감사 첫날 평민당측은 CH47헬기 도입과 관련,대리상을 통해 구입함으로써 커미션으로 지급된 7백35만달러의 국고를 손실했다며 이상훈 전 국방장관 등 13명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청하는 등 기세를 올렸으나 정부측이 『외자조달 규정에 따라 미국 보잉사와 직거래했고 거래 커미션은 보잉사가 대리상에게 지급한 것』이라는 해명과 함께 일부 질의내용의 통계상 문제점을 지적하자 흐지부지 일과성으로 종료. 또 해군본부 및 육군본부에 대한 감사에서도 잠수함 도입 추진과 관련한 국고손실여부,한국군의 장성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점 등이 지적됐으나 루머성 의혹 확인 및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한 질의 등으로 판명돼 핵심의 접근에 실패. 또 외무통일위에서는 민자당내 민주계의 권헌성 의원이 기회있을 때마다 민정계의 박철언 의원을 간접공격,민자당내 계파간의 알력을 거듭 확인. 권 의원은 통일원에 대한 감사에서 통일원 장관의 부총리 격상문제를 놓고 박 의원을 겨냥,『통일원 관의 부총리 격상이 특정 인물을 위한 위인설관이 아니냐』 『박 의원의 방북과 임수경양의 밀입북의 차이가 무엇이냐』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자 박 의원이 즉각 반격에 나서 한차례 정회소동을 겪는 촌극을 연출. ○…이번 감사에서는 민자당내 민주계 의원들이 강도높게 피감기관을 공격하고 나서 여당은 당연히 정부를 감싸준다는 도식을 타파한 것도 3당합당 이후의 새로운 모습. 재무위의 김덕룡 의원(민자)은 민주계 출신답게 감사기간 동안 지구당 사무실 주변에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플래카드까지 내걸어 자료부족의 핸디캡을 메워가며 민방의혹 등과 관련,「수위조절」 없이 정부측을 몰아세웠고 역시 민주계인 송두호 이원도 환경처에 대한 감사에서 환경관리공단 온산사업소측이 유해폐기물을 무단매립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측이 적당히 넘어가려 하자 『관계자들을 위증으로 고발하겠다』며 현장조사자료를 사진으로 제시,평민당측으로부터 격려를 받는 진풍경. 그러나 3당합당으로 여대야소구조가 된 데 고무된 듯 건설위의 도로공사에 대한 감사에서는 피감기관장인 윤태균 도로공사 사장이 평민당측으로부터 끈질긴 추궁을 받자 『성실한 답변을 하고 있는데도 너무하다. 고발하려면 고발하십시오』라며 고함을 질러 주객이 전도된 모습. 또 짧은 기간 동안 갑작스럽게 감사가 이뤄진 탓인지 의원들의 준비부족도 두드러졌지만 일부 피감기관 관계자들도 동일사안에 대해 손발이 맞지 않아 피감기관의 수감준비도 소홀했던 것으로 지적. 경과위의 원자력연구소에 대한 감사에서 핵폐기물처리장건설계획 등과 관련,한필순 연구소장이 안면도 부근 무인도에 영구처분장을 건설하려 했다고 말하자 최영환 차관이 의원들이 듣고 있는데도 『왜 시인했느냐』고 나무랐고 이에 대해 한 소장은 『당신이 연구소를 맡아서 하라』며 응수,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 90송년통일음악회/내일 실무접촉 제의/황병기대표

    서울전통음악연주단 황병기 대표(이화여대 교수)는 24일 상오 북한의 조선음악가동맹 중앙위원장 김원균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 90송년통일음악회에 북한 음악인 참가문제와 관련,실무대표 접촉을 26일 갖자는 북측 제의를 수락한다고 통보했다.
  • 유가와 공공요금의 조정(사설)

    국내 유가와 상수도 및 철도여객 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의 연내 인상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국내 도입 원유단가가 배럴당 25달러 수준에 이르자 정부는 국내유가의 인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에 이르렀고 현재 분위기로서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연내에 20% 정도 올린 후 내년에 15∼20% 정도 추가인상하는 안이 우세한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월말쯤 유가를 인상하면서 연말 한자리 수 물가유지 범위내에서 물가파급 효과가 비교적 적은 상수도와 철도여객요금 등 공공요금도 연내 올린다는 방침 아래 계수조정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가와 공공요금의 가격조정은 필연적으로 다른 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내년도 임금조정에도 파급을 미치어 고물가·고임금의 악순환을 초래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그런 이유로 정책당국이 국내유가 인상요인을 연내에 전부 반영치 않고 일부를 내년으로 이월하려는 것에 대해 일응 납득이 가기도 한다. 또 공공요금의 경우 물가에 파급효과가 적은 것을 골라 연내에 인상하려는 점에 대해서는 이해가 간다. 특히 유가문제는 그동안 국제유가 폭등에 대비하여 비축해놓은 석유사업기금을 제대로 활용치도 않고 유가를 올리는 데 강한 비판과 반발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석유사업기금을 활용하여 국내유가 인상을 유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미 9월부터 석유사업기금으로 도입원유에 대해 손실보전을 해주고 있고 10월분 보전이 끝나면 향후 두 달 남짓 정도밖에는 유가인상을 지연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가인상이 불가피한데 연말 물가가 한자리 수를 넘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두 차례로 나누어 유가를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엄밀히 말해서 인위적인 물가조정에 불과하다. 한두 달 동안 인상요인의 일부를 거치함으로써 물가지표상 한자리 수를 유지한다고 해서 물가가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지표관리 위주의 전시적 행정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뿐이다. 유가인상의 억제는 오히려 소비를 조장하여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유가인상설이 나돌면서 정유사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원유사재기도 하나의 부작용에 속한다. 정유사들은 국내유가가 오르기 전에 원유를 들여올 경우 정부로부터 손실보전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유가가 오르면 오른 값으로 판매,그 만큼 이득을 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반면에 비싼 가격으로 원유를 매점함으로써 국민경제면에서는 귀중한 외화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유가 인상의 무리한 억제는 원유수입의 절감을 저해하고 향후 유가인상폭을 확대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온다. 공공요금의 인상억제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공공요금의 인상요인을 경영합리화 등을 통해서 흡수할 수 없을 때에 인상을 유보하게 되면 공공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게 된다. 또한 요금인상을 유보했다가 일시에 대폭 인상하게 되면 충격이 한결 높아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형식상의 물가지수관리에 급급하지 말고 가격이나 요금은 그때그때 조정해야 한다. 정책당국은 실질적인 물가안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지수관리의 미망에서 헤어나야 할 것이다.
  • 상업주의가 주도하는 입시(사설)

    대학입시의 계절이다. 지푸라기라도 위안이 된다면 잡고 싶은 것이 수험생들과 그 학부모들의 초조한 심경이다. 이맘때가 되면 황금기를 맞는 것이 입시상업주의다. 예상커트라인을 만들어 각종 매체와 합작하면 수험생들이 그걸 그대로 공신력있는 자료인 양 의지하여 일생일대의 진로를 결정한다. 또 학력고사가 치러지고 나면 학원 강사들이 「초빙」되어 출제 해설을 하고 평가하는 프로그램들이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예상커트라인이 또다시 펼쳐질 것이다. 공교육을 담당한 사람들은 침묵하는 가운데 입시상인들이 이렇게 주도권을 행사하고 나면 다음 학년도 입시를 위한 과외상업에 크게 도움이 된다. 그들이 혈안이 되어 이 황금기를 잡는 것은 그때문이다. 입시가 이렇게 상업주의에 자악되어 있는 것은 잘못이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서울의 한 대학의 학보사가,대학신문에 입시전문지들의 조작가능성을 폭로하는 기사를 싣고 있는 것은,입시상업주의가 저지를 수 있는 비리의 하나를 집중취재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학원과 일부 대학의 홍보실이 짜고합격선을 높여 발표함으로써 어떤 종류의 계략을 성취시킨다는 것이 이 기사의 지적인 듯하다. 이런 혐의는 이미 항간에 나도는 소문이기도 했었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비리가 점점 발전하면 공교육을 학원상업주의가 좌지우지하면서 조정하는 결과를 가져올 시기도 멀지 않을 듯하다. 이런 가시적인 부조리현상이 아니라도 이미 상당히 많은 부정적 영향을 입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입시를 전후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들 학원 및 잡지상인들의 활약은 은연중 입시의 권위가 그들에게 있는 것으로 비춰져서 신뢰도도 높여주고 의존도도 높여준다. 학교교육이나 교사들은 불신하고 상업적 기관에 훨씬 강력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학교교육을 바로잡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결과적으로 학원과 학원 교사들은 점점 비대해지고,상대적으로 위축된 학교 교사들은 자꾸만 좌절하게 될 수밖에 없다. 기회만 있으면 정규교육이 아닌 학원 강사로의 전향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실력있고 잘 가르치는 인력은 비정규교육 교육 쪽으로 스카우트되고 거기서 처진 사람이 공교육 현장에 남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우려가 다분히 있다. 어떤 과목에 따라서는 지식의 체계적 학습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주면서 단지 과외의 수요를 유발시키기 위해 입시평가문항이 개발된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이런 혐의도,입시상업주의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입시수험생들이 겪는 일시적 피해도 문제지만 그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이들 상업주의에 의해 교육 그 자체가 끌려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데 있다. 시장경제의 속성상 상업주의의 개입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이처럼 무방비상태로,속수무책이 되는 것은 곤란한 일이다. 대학·문교당국·고등학교들이 모두 본래의 역할을 방기하고,학원의 기능에 자신들의 기능을 위탁관리하는 형국에 이르러 있다. 정 그럴 양이면 학원에 차라리 공교육기능을 부여하여 철저하게 감시 감독하고 순화시켜야 한다는 역설이 설득력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유흥가 한복판에 밀집되어 교육적 여건은 갖추지 않은 채 날로 비대해지는 입시상업주의가 걱정스럽다.
  • 지자제·민생치안 공방 치열할 듯/여야 국회대표연설 뭘 담을까

    ◎민자 파행국회·내분 사과… 개혁의지 강조/평민 UR·추곡가 등 농정현안 집중 추구 국회가 19일 평민당의 등원으로 정상화함에 따라 여야는 향후정국의 바로미터가 될 대표연설 작성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대표연설은 단순히 한달여를 남겨 놓은 정기국회 회기 동안의 당의 기본전략을 담는 외에 내년 정국에 대한 각 당의 기본구상을 담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는 20일쯤으로 예상되는 민자당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평민당 김대중 총재의 대표연설 준비작업에는 이러한 중요성을 감안,각 당의 브레인들이 모두 참여,또 하나의 여야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민자당◁ 「파행국회」 「민자당 내분」 후의 정기국회에 임하는 민자당은 정국에 대한 국민불안해소 및 집권당의 개혁의지와 정국주도의 청사진을 김 대표의 대표연설에서 부각시킨다는 입장. 따라서 민자당은 그동안 김 대표의 연설문을 김 대표 측근들이 작성해 왔던 관습에서 탈피,당내 3계파 중진들로 대규모 연설문작성 소위를 구성해 정치 경제 사회 통일 분야 등 국정전반에 걸친 집권당의책임과 의무를 강조할 방침이다. 나웅배 국책연구원장을 소위 위원장으로 민정계의 남재희 한승수 서상목 손주환 의원,민주계의 강인섭 당무위원 강삼재 의원,공화계의 최각규 정책의장,신오철 의원 등으로 구성된 9인 소위는 17일 김 대표와 회동,연설 내용의 방향을 정한 뒤 청와대와 정부측과도 협의를 계속하는 등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의 연설내용은 「국정불안에 대한 대국민 사과」 「국정전반에 관한 집권당의 비전 제시 및 개혁추진」 「국정의 파트너로서 야당의 역할 강조」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대국민 사과 부분에서 파행국회에 대한 거듭 사죄와 아울러 내분 과정을 거쳐 새로 태어난 민자당의 책임을 강조할 예정. 김 대표는 「집권여당이 지자제를 실시할 의사가 없다」는 항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히 『노태우 대통령의 임기중 지방의회 및 자치단체장선거를 실시하겠다』며 노 대통령의 공약을 뒷받침할 예정. 또 지자제 실시를 위한 입법에 있어서도 『이번 정기국회 회기중 반드시 통과시켜 내년상반기 지방의회선거 일정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는 국가보안법 안기부법개정 등 개혁입법조치와 관련,『정기국회 회기중 불가능하면 내년 1월 임시국회를 소집해서라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혀 야당의 선제공격 봉쇄 및 집권당의 개혁의지를 강조할 방침. ▷평민당◁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평민당 없이는 국정의 정상화는 불가능하다』라는 기조 위에서 여권에 대해 지자제문제 등에 대한 여야협상 합의사항의 조속한 이행을 강력히 촉구할 전망이다. 김 총재는 특히 지자제선거법을 이번 정기국회내에 처리키로 한 여야 합의를 상기시키고 여권의 기피 또는 지연 가능성에 대한 경고와 함께 『지자제선거법 처리를 예산안 처리와 연계시키겠다』는 평민당의 기본원칙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맥락에서 3당 통합 이후 계속된 민자당 내분과 이에 따른 정국불안,그리고 UR협상과 추곡가문제 등 당면한 민생현안 등은 정국의 흐름을 김 총재의 구도대로 꿰맞추기 위한 대여 공세의 우선적인 호재로 손꼽히고 있다. 3당통합은 정당사상 유례 없는 무원칙한 야합이었으며 오늘날 정치혼란과 국민적 불신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이번에도 되풀이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민자당 해체와 13대 국회 해산 주장은 이같은 논조에서 빠뜨릴 수 없는 메뉴로 보인다. 물가·주택·환경·교통·치안 등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야 합의대로 공동대책기구의 조속한 설치를 강조하고 이에 대한 초당적인 협조의사를 강조하리라는 전망이다. 또 현정권이 북방외교와 남북문제를 독점해 국내 정치에서의 실정을 호도하는데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방북인사를 포함한 수감중인 시국사범의 전면 석방을 주장할 것으로 여겨진다.
  • 교포 1ㆍ2세 지문 계속/일 정부 방침/재입국ㆍ강제퇴거는 완화

    【도쿄 연합】 일본정부는 한일 양국의 현안이 되고 있는 재일 한국인 1ㆍ2세의 법적 지위문제와 관련,지문날인 의무를 지속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법무부 소식통을 인용,보도했다. 법무부는 재일 한국인 1ㆍ2세의 지문날인 문제에 대해 일본인과 같이 가족관계로부터 본인을 확인하는 제도를 중심으로 대체방안을 검토해왔으나 아직 도입단계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재입국 허가문제,강제퇴거 문제는 1ㆍ2세에게 적용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3세와 같은 수준으로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일 정부는 오는 19일 개최될 한일간 국장급 비공식 3세문제 협의석상에서 이같은 방침을 한국측에 제시하고 오는 26일과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정기각료회담에서 이같은 방향으로 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 UR 연내타결/EC­일본 합의

    【도쿄ㆍ본 AFP 로이터 연합】 프란스 안드리에센 유럽위원회 부의장과 무토 가분(무등가문) 일본 통산장관이 오는 12월까지 끝내야 하는 우루과이 협상 마감시한을 지키기로 9일 합의했다고 유럽위원회의 한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가트(관세무역일반협정)가 주관하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유럽공동체(EC)측을 대표하고 있는 안드리에센 부의장이 이날 무토 장관과의 회담에서 농업문제를 포함, UR협상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범위의 사안들을 거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측이 최근 위축되고 있는 상호 무역 및 경제관계 결속강화에 합의하고 오는 93년 EEC가 역내 관세장벽을 제거했을 때 「호혜주의 기반에 입각한 무역 및 경제분야에서」 일본측의 입장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비롯,일제 자동차의 EEC지역 수출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산성 관리들은 경색상태에 빠진 자동차 수출문제에 대한 진전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 “일 자위대 유엔군참가 불가” 판정/「평화협력법안」 의회심의 결론

    ◎반대여론 드높자 정부서 「헌법 신해석」 자진 철회/“문제제기만도 큰 성과”… 자민 수뇌부,법안수정 시사 자위대 해외파병에 집착해오던 일본 가이후(해부)내각이 강력한 국민적 역반응에 부딪쳐 이 문제로부터 서서히 명예롭게 손을 뺄 궁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ㆍ25일 이틀간에 걸친 중의원 유엔평화협력 특별위원회는 『자위대의 유엔군 참가는 현 유엔헌장 아래서는 불가능하다』는 정부의 최종 견해를 끌어냈다. 이 문제에 관해 구토 아쓰오(공등돈부)내각 법제국장관은 24일 공명당의 이치가와 유이치(시천웅일)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유엔헌장 제42ㆍ43조의 변경없이 조문 그대로 해석한다면 자위대의 참가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구토장관의 이같은 답변은 현 상태에서는 무력행사를 수반하는 유엔군에의 자위대 참가는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명확히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해 외무성 수뇌는 『자위대가 유엔군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이 이 답변으로 분명해졌다』고 강조,정부로서는 당분간 이 문제를 둘러싼 논의를 진정시키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구토장관은 지난 19일의 예산위원회에서는 일본헌법 제9조가 인정하지 않는 집단적 자위권행사에 관련된다는 관점에서 『헌법상 문제가 남는다』는 취지로 답변했으나,이날은 집단적 자위권 문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위대 참가에는 유엔헌장 자체의 개정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자위대의 유엔군 참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더 한층 선명히 밝힌 것이다. 구토장관의 견해에 대해 외무성측은 『정부내에서 토의한 결과이며,가이후총리도 양해했다. 이로써 이 문제는 해결됐다. 이것은 유엔군 참가문제와 유엔평화협력법안과의 관계가 분명해진 것으로 앞으로는 법안심의에 집중적으로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본정부의 자세전환은 유엔평화협력법안에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민사당과 이 법안 통과여부에 열쇠를 쥐고 있는 공명당측의 반발을 무마,법안통과에 우선적인 목표를 둔 결과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현상태에서의 이 법안의 국회통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여ㆍ야가 역전되어 있는 참의원에서는 물론 중의원에서 조차 무망한 상태이다. 이 법안에 대한 국민적 반응이 부정적이며 정부내의 준비부족,자민당내 불만도 크기 때문이다. 일본 국회에서는 예산안을 제외하고는 특정 법안의 단독강행통과는 정치도의상의 이유로 피하고 있다. 문제는 공명당의 제안대로 법안내용을 획기적인 내용으로 탈바꿈시켜 통과시키든과,아니면 이 법안을 「계속 심의」 형식으로 계류시켜 두느냐에 달려 있다. 가이후 정권의 체면유지를 위해서는 계속 심의형식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법안내용의 수정,또는 재제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자위대 해외파병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경제대국이면서도 군사력이 없는 일본의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차세대 지도자」의 기수인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자민당 간사장은 24일 밤 TBS­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가능성을 비쳤다. 그는 『여러가지 의론 가운데 더욱 더 좋은 안이 나올지 모른다. 그것은 그것대로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국회에서의 논의등을 통해 문제점이 부각된다면 반드시 현재 정부안 및견해에 구애받지 않고 법안수정 및 다음 국회에의 재제출을 포함한 유연한 대응자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위대의 해외파병에 강경론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오자와 간사장의 이같은 유연발언은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오는 11월4일의 아이치(애지) 현 보궐선거에서의 야당측 공세를 누그러뜨리자는 단기적 계산이며,둘째는 자신의 「집권 스케줄」과 관련된 장기적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일본의 정계소식통들은 내년 10월까지는 가이후총리가 계속 정권을 맡고 그 이후는 하시모토 류타오(교본용태랑) 현 대장상이 집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동시에 아직 50이 안된 오자와 간사장(42년생)의 정권수임까지에는 4∼5년의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미국의 압력을 구실로 오자와 간사장을 중심으로한 자민당 우파가 이 시점에서 자위대 파병문제를 꺼낸 사실 자체가 가이후 총리처럼 정치적 뿌리가 없는 내각이 정권을 담당하고 있을 때 논의를 불러일으켜야 자신의 집권에 손실이 적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나마 이슈화 시켰다는 사실을 큰 성과라고 자민당 수뇌부는 평가한다. 그러나 가이후총리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만 집착할 수 없는 사정은 다른데 있다. 최근 일본 각 매스컴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이후 내각의 지지율은 급격히 「실속」하고 있다. 여론의 지지만이 정권기반을 지탱해주는 기둥인 그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이후총리는 내각지지율에 관한 조사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하고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유엔평화협력법안이 마치 일본의 무장협력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 대해 이제부터 성심성의껏 설명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권적 「적신호」를 감지했다는 분위기였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 「일벌레」는 옛말… 사라진 게르만 근면성(통일독일의 과제:하)

    ◎「라인강 기적」이후 “즐기자”풍조 서독인/의타심ㆍ시간때우기 등 체질화 동독인/“일터 잃을라”… 국내 외국인에도 배타적 근면ㆍ검소ㆍ신뢰성 등으로 표현되던 독일인들의 기질이 분단 45년만에 크게 바뀌었다. 이제 서독지역이건 동독지역이건 독일국민들은 노동만 하는 「일벌레」는 아니다. 전 서독 주민들이 전후 폐허속에서 경제부흥에 전념했던 50,60년대에는 근면 검소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70년대 경제의 기반이 닦이고 여유가 생기자 편안하고 즐거운 생활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전후 커피가 부족해 보리차로 대신하던 경험을 겪은 50대 이상 장ㆍ노년층은 이제 값비싼 포도주를 선호하며 틈틈이 해외여행을 하는가 하면 화려한 옷차림으로 외식하기를 즐긴다. 근로자들은 1주일에 44시간하던 노동시간이 40시간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이를 32∼36시간으로 더 단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하오 6시만 되면 상가문을 닫고 생활을 즐긴다. 전 서독 주민들이 풍요로운 생활을 즐기는데 열중하고 생활방식이 미국화 되었다면 전 동독 사람들은 사회주의체제 아래서 명령체계에 무조건 따르는 복종형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전 동독지역 국민들은 사회주의체제속에서 국가에서 계획한 생산활동에 종사하다 보니 근면ㆍ성실성의 기질이 퇴색되고 시간때우기ㆍ의타심이 높아지고 게을러졌다는 지적이다. 전 서독 국민들이 자본주의체제 아래서 쾌락지향적이고 자유분방한 기질로 바뀌었다면 전 동독 국민들은 소시민적인 기질이 몸에 밴듯한 느낌이다. 베를린에서 만난 한 동독 청년은 『이제 어디나 갈 수 있고 무엇이나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막상 어디에 가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할 뿐』이라며 이지적인 서베를린 분위기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동서독 국민들이 반세기동안의 다른체제에서 생활해 오는 과정에서 게르만민족의 근면ㆍ검소ㆍ신뢰성 등의 특성이 사라지고 양쪽 국민들끼리도 서로 다른 기질을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상이한 국민성이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독일통일 후 자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거부적인 태도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통일 후 독일에 거주하는 외국인수는 서독지역 4백여만명 동독지역 2백여만명 등 6백여만명으로 늘어나 전체독일인 8천여만명의 7.5%에 이르고 있다. 서독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60년대 부흥기에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들어온 터키인 1백50여만명,유고인 80여만명 등 근로자들이 대부분. 동독지역은 또 앙골라 등 동독과 관계를 맺고 있던 사회주의국가들이 정변을 겪을 때 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들어온 난민과 망명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서독지역은 고도의 경제부흥이 끝나고 70년대들어 안정기에 들어가면서 외국인 노동력이 필요없게 돼 이들 노동자들에게 보조금을 주면서 귀국장려책을 쓰고 있다. 통일독일은 동독지역 국민들까지 합쳐 자국민의 실업자가 2백15만명(8.2%)이나 되자 전 동독정부가 허가한 외국인의 체류허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귀국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에서 이미 생활의 터전을 잡은 외국 노동자나 난민들은 본국으로 귀국한다 해도 생활보장이 안돼 그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극우단체들의 외국인에 대한 테러행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국민들이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친절하고 예의바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말썽이 되고 있는 것은 스킨헤드족(빡빡머리),네오나치즘족 등 이른바 극우파들의 세력도 만만치 않아 독일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폭력행위가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이들의 행동은 독일의 통일과 더불어 더욱 과격해질 우려도 있어 불안감을 더해 주고 있다. 이달 초순 서독지역의 한 공동묘지에서는 한 극우단체의 20대 전후 10여명이 외국인 묘비 1백여개를 쓰러뜨리고 그 위에 스프레이로 나치 친위대의 「SS」표시를 해 놓았다가 이중 5명이 경찰에 검거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자칭 자유독일노동당(FAP) 소속원들로 네오나치즘 회원들과 접촉을 갖고 『독일에서 유태자본과 노동자들을 몰아내자』며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묘비훼손 사건은 독일 남부지역에서 최근 14번째 발생했으며 치안상태가 극히 양호하면서도 극렬주의자들의 파괴행위,국수주의적인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전 동독지역에서 만난 한 음식점 주인은 처음에 『일본인이냐,중국인이냐』고 물어 『아니다』라고 했더니 곧이어 『서울에서 왔냐』고 물었다. 그는 서울올림픽으로 한국에 관해 알게 되었다며 『한국이 서독과 같이 경제부흥에 성공한 나라』라고 부러움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동독지역 국민들은 북한보다는 남한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전 동독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활보다 전 서독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이 더 잘 사는데 대해 『우리들이 누려야 할 몫을 외국인들이 차지했다』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분단의 긴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서로 각기 형성된 국민성을 융화시키고 분단의 유산인 국내거주 외국인 집단과 자국민들과의 조화로운 생활을 유도하는 문제가 통일독일이 안고 있는 또하나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 내년 영 총선을 전망해보면(특파원수첩)

    ◎대처수상 4선 고지가 보인다/페만사태 강경대처로 국민인기 되찾아/지지율,4월 23%서 9월엔 33%로 상승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철의 여인」답게 불굴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바닥세를 면치 못하던 대처의 인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달했던 지난 4월의 국내인기도는 23%. 그러던 것이 7월에는 30%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다시 3%포인트 높여 33%를 기록했다. 집권 10년(89년 5월)을 넘기면서 대처의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대부분의 정치평론가들은 권불십년을 내세우면서 대처리즘의 종말을 예고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나 요즘 그들은 다시 대처의 4선 재집권의 가능성을 서슴지 않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이는 대처가 내년 가을로 예정되어 있는 총선에서 라이벌인 노동당의 닐 키노크 당수를 이미 제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단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대처의 앞날에 대한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쓰러질 듯하면서도 오뚝이 같이 다시 곧추서곤 하는 그녀의 위기극복 능력과 정치적 이력이 밑받침 되고 있다. 79년에 영국 최초의 여재상이 된 대처는 그동안 3선의 관록을 쌓으면서도 매집권시기마다 큰 정치적 위기를 만나고는 했으나 그럴 때마다 놀라울 정도의 복원력을 발휘,무난히 넘겨왔다. 첫 집권한지 2년을 갓 넘긴 81년 가을 총리로서 대처의 인기는 갤럽여론조사가 영국에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집권초기보다 두배로 늘었고 생산은 줄었으며 지방도시에서는 거친 소요가 잇따랐다. 한마디로 뭣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책을 굽히기를 거절한 대처는 대신 내각을 해산시켰고 『영국을 맡겼으면 내 말을 믿어달라』고 여론을 설득했다. 그렇게 하여 대처는 포클랜드 전쟁에서의 승리에 따른 인기상승이 보태져 83년 선거에서 어려움 없이 재집권에 성공했다. 두번째 임기중인 86년 4월의 여론조사는 대처의 인기가 다시 28%로 급락했음을 보여 주었다.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영국교회는 대처 행정부가 새로운 도시빈민층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공개비난하고 나섰으며 노동자들의 소란스러운 데모는 날마다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대처는 87년의 선거에서 다시 승리했다. 인플레를 2.4%까지 잡았고 수입은 줄였다. 고르바초프와의 회동 등으로 해서 대처의 국제적 이미지가 고양되었고 무엇보다 야당인 노동당이 분열상을 보임에 따라 여론이 등을 돌리게 된 것 등이 3선 고지의 점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집권 11년째이며 세번째 임기중인 지난 봄 대처는 또다시 인기하락의 수렁에 빠졌다. 4월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23%로 83년보다 3%포인트가 낮았고 87년 보다는 5%포인트가 떨어졌다. 게다가 대처 개인에 대한 인기하락 뿐만이 아니라 집권 보수당에 대한 지지율도 바닥을 맴돌고 있다. 재기불능이라는 진단이 내려졌고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는 커녕 앞으로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분석들이 그녀를 괴롭혔다. 보수당측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유권자의 38%를 점하고 있는 숙련노동자층과 젊은층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87년의 총선에서는 이들 계층의지지율이 노동당보다 7%포인트나 앞섰으나 지난 5월의 조사에서는 오히려 노동당이 34%포인트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대처리즘에 대한 실망분위기는 젊은층에 더욱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18세부터 24세의 연령층에서 대처에 대해 만족을 나타내는 사람은 89년 초에는 44%에 달했으나 지난 5월에는 15.5%에 불과했다. 이와 같이 봄까지만 해도 인기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던 대처가 다시 재기의 날개짓을 힘차게 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의 지지율 상승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처가 인기를 회복해 가고 있는 것은 국내적 요인보다는 국제적 여건과 그에 따른 영국과 대처의 역할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금년도 국제정치의 최대 이슈였던 동서독의 통일문제 논의에서 대처는 전승국으로서의 영국의 발언권을 유감없이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고르바초프나 부시ㆍ미테랑 대통령 또는 콜 총리 등과 대등한 위치의 협의상대로서 국제적 이미지를 한껏 높여온 게 사실이다. 대처는 또한 EC(구공체)통합 문제 논의에 있어서도 주권보호론을 내세우며 부분적인 반대 또는 제동장치의 역할을 혼자 담당해와 상대적으로 그녀의 행동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사태도 대처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쿠웨이트사태가 발생하자 영국은 미국에 이어 즉각적으로 군대를 보냈고 무력공격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강경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으며 이같은 단호한 자세가 「강국영국」에의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영국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 작용을 하고 있어 대처의 인기회복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10%를 웃도는 인플레ㆍ실업증가문제,반대여론이 들끓던 지방세제 개혁 강행 등의 문제점이 산적돼 있다. 인기순환 곡선의 상승기에 접어든 노련한 대처가 4선의 역사적 기록에의 도전과 승리를 위해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까지 이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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