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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생명] 남해안 벨트는 거대한 ‘소나무 무덤’

    [환경·생명] 남해안 벨트는 거대한 ‘소나무 무덤’

    정부대전청사를 이륙한 산림청의 재선충병 방제 헬기가 시내를 벗어나자 겨울을 견뎌낸 짙푸른색 솔숲 사이사이로 연녹색 봄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속 240㎞로 대전에서 통영을 잇는 고속도로를 따라 한시간쯤 날아간 헬기가 서부 경남 지역에 다다르자 상황은 달라졌다. 산중턱마다 늦가을 볏가리처럼 쌓아놓은 나무더미가 널려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를 잘라낸 뒤 훈증처리한 ‘소나무 무덤’이라고 했다. 사람이 오르기 어려운 깊은 산속은 물론 바닷가·등산로·도심·인가 주변 할 것없이 소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무덤이 만들어졌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 검정리 남해안고속도를 따라 있는 2㏊의 산림은 아예 ‘까까머리´였다. 울창했던 소나무숲은 이제 나무 밑둥만 남겨진 채 흔적을 찾을 수 없게 사라져버렸다. 사천 와룡산 들머리에서는 산불현장처럼 산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가까이 날아가 보니 재선충병에 걸려 벌목한 소나무를 소각처리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불구덩속으로 던져진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희뿌연 연기가 포연이 자욱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진주시에서는 방제단이 일정규격으로 피해목을 자른 뒤 연기로 재선충을 박멸한 뒤 비닐을 덮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비닐색깔이 흰색, 파란색, 녹색으로 갖가지였다. 벌목한 연도를 색깔로 구분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요즘에는 감염된 소나무뿐 아니라 재선충이 확산될 우려가 있는 지역의 소나무까지 톱날이 가해진다고 했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5∼7월 소나무, 전나무, 가문비나무, 삼나무 등의 새잎을 갉아먹을 때 상처부위를 통하여 전파 감염된다고 한다. 진주시 관계자가 “이유가 없다.”면서 “매개충의 유충이 성충이 되는 우화(羽化)시기 이전인 4월까지는 붉게 말라죽은 소나무를 모두 없애야 한다.”고 다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에는 재선충병의 최대 피해지인 부산으로 기수를 돌렸다. 사천에서 진주∼김해∼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벨트’는 어느 곳이나 전해듣기보다 훨씬 처참한 모습이었다.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은 더욱 심각했다. 구철웅 부산시 산림팀장은 “지난해 10월 부산지역의 산은 재선충 감염으로 내장산 단풍을 방불케 할 만큼 울긋불긋했다.”면서 “부산에서만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제거될 소나무가 76만여그루”라고 안타까워했다. 재선충병 발생 밀도가 30%가 넘으면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있는데, 이 때문에 민둥산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1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에서는 300년이 넘은 당산목 3그루가 베어졌다. 당연히 주민들은 벌목에 동의하지 않았다. 심지어 작업반조차 “당산목을 건드리면 다친다.”며 나서지 않았다. 결국 당산목에 제사를 지내고서야 베어낼 수 있었다. 오기표 산림청 재선충병방제과장은 2일 “재선충병은 다른 병해충과 달리 한 그루만 방제작업에서 누락되어도 피해가 급속히 번지는 암세포와 같다.”면서 “방제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올해와 내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산림청 헬기에서 글 사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5) 급훈과 화이트 칼라 범죄는 상관이 있을까?

    “공부해서 남 주냐.” “공장가서 미싱할래, 대학가서 미팅할래.” “10분 더 공부하면 마누라가 바뀐다.” “네 성적에 잠이 오냐.” 생각 열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3 급훈의 예이다. 이러한 급훈에 대해서 “학력주의와 학벌주의가 한 개인의 인생을 결정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과 “성적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반교육적인 가치를 학생들에게 주입한 것이다.”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이러한 급훈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생각에 날개달기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러한 급훈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학력주의와 학벌주의에 기인한다. 그 뿌리는 깊다. 조선시대에는 양반만이 대접받을 수 있었다. 양반으로 행세하려면 최소한 ‘생원’과 ‘진사’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소과시험이나 관직자로 진출할 수 있는 대과에 합격해야만 했다. 적어도 3대 내에 과거 합격자가 나와야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닐 수 있었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과거제도는 개인을 넘어 가문의 대리전이요 총력전이었다. 물론 관직에 연연해하지 않으면서 학문과 자연을 벗 삼던 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류는 아니었다. 조선시대에는 제도적으로 평민들도 과거시험을 볼 수는 있었지만 경제적인 뒷받침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무튼 과거 시험에 합격하면 일종의 양반 공인서를 취득한 셈이 되고, 결국 많은 사회적·정치적·경제적 권리를 독점할 수 있었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었고, 과거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초집’이라도 해서 일종의 족집게 예상문제집이 돌았다고 한다. 오늘날 사교육의 비대화와 공교육 부실화의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된 것처럼, 조선시대에도 관학에 비해 사학이 융성하여 대책 마련에 애쓰기도 하였다. 또한, 각 정치세력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과거시험 제도를 고치기 위해 피흘려 싸우기도 했다. 이 당시에도 돈주고 관직을 사거나 대리시험과 같은 과거 시험 부정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에도 이러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는지 모른다. 다만 조선시대가 거의 양반들만의 리그였다면, 지금은 모든 국민이 학벌주의와 학력주의 경쟁에 나서고 있기에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더욱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있는지 모른다. 사느냐 죽느냐의 입시 전쟁 속에서 일부 학생들은 정당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생존하는 법을 터득했고, 급기야 수능때 휴대전화로 부정 응시를 하거나 타 학생들의 인터넷 원서 접수를 방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해킹을 하는 범법 행위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화이트칼라 범죄’(white collar crime)라는 용어가 있다.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범하는 범죄로, 기업인의 허위 과장 광고, 증권 및 회계 조작, 공무원 또는 정치인의 뇌물수수, 의사의 의료비리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범죄에 대해 사실 우리 사회는 일반 범죄에 비해 비교적 관대한 경향이 있다. 심지어는 어쩔 수 없는 관습의 희생자로 동정을 받기도 한다. 화이트칼라 범죄는 그 범죄의 피해 규모와 영향력이 일반 범죄에 비해 크기 때문에 더욱 엄중히 다스려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위치에 오른 사람들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을까 못했을까? 또한, 이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공부를 했을까? 아마도 생존 경쟁에서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는 급훈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공부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지위를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열심히 공부를 했다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입시 경쟁 이전에 ‘내가 왜 무엇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남들보다 좋은 대학과 직장을 나와서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집과 자가용을 얻고 물질적으로 사회적으로 대접받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전공한 지식과 기술로 정당하게 노력하여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라면 적어도 수능 부정도, 입학 원서 해킹도, 화이트칼라 범죄도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 생각 주머니 넓히기 1. 내가 만약 교사라면 어떤 학급 급훈을 만들어 보고 싶은가? 그 급훈을 한번 적어 보자. 2. 우리 반 학급 급훈을 한번 생각해 보자. 어떤 의도와 가치가 담겨져 있다고 보는가. 3. 화이트칼라 범죄가 발생한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 보자. 이에 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다. 이 용어는 지위가 높고, 많은 것을 배우고, 경제적 수입이 높은 사람일수록 보다 많은 사회적 책무를 수행한다는 말이다.‘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이행된 사례를 찾아보자. 김성천 안양 충훈고 교사·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 [사고] 제5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서울신문사는 오는 5월2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일반시민과 공직자가 함께하는 ‘제5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를 개최합니다. 산과 들이 온통 푸른 빛을 띠는 아름다운 계절에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한강변을 끼고 도는 본 대회는 마라톤 마니아들 사이에 가장 참가하고 싶은 코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어린이를 위한 키즈마라톤을 추가함으로써 가족 축제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화창한 5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달리는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은 마라톤 애호가들의 많은 성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대회일시 및 장소 2006년 5월21일(일) 오전 8시50분, 상암동 월드컵공원 출발 ●참가부문 및 참가비 하프(3만원),10㎞단축(3만원),5㎞단축(2만원),2.5㎞키즈(5천원) ●참가자 지급품 코오롱HEAD기능성티셔츠(키즈 제외), 번호표, 안내책자, 완주메달, 기록증(하프,10㎞), 기록측정용 칩 등 ●신청방법 홈페이지(marathon.seoul.co.kr) 참조 ●참가문의 서울신문 마라톤사무국: ☎(02)521-1704~5 팩스(02)597-7427 ●후 원 행정자치부 스포츠서울 ●협 찬 POSCO HEAD
  • 재벌 경영 승계 수사 ‘재계 저승사자’ 훈수?

    대검 중수부는 왜 현대차그룹의 물류전문 계열사인 글로비스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고, 하루만에 이 회사 사장까지 체포했을까. 해답의 실마리가 27일 일부 드러났다. 내용은 SK분식회계 사건 수사 이후 재계에서 ‘저승사자’로 통하는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2004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재직시 내부 교육용으로 만든 ‘증권사범 수사 실무’라는 책에 담겨 있다. 이 차장은 이 책 101쪽 ‘비상장 주식의 평가문제’라는 부분에서 재벌들의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를 5단계로 분석했다. 글로비스의 경우 이중 2·3단계와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계열사들이 승계대상자 소유의 우량 비상장 계열사(글로비스)에 물량을 몰아줘 회사가치를 높이고, 이후 상장을 통해 생긴 차익으로 모기업(현대차 또는 기아차) 지분을 사들이거나 합병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실제 2001년 2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100% 출자해 설립한 글로비스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지난해 매출 1조 5408억원, 순이익 799억원을 기록했다.현재 정 회장 부자의 지분은 60%대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말 이 회사가 상장된 직후 정 사장의 주식 평가액만 1조원에 이르렀다. 재계에서는 정 사장이 글로비스 지분 일부를 팔아 기아차 지분 추가매입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사업을 전담한 글로비스는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이 가운데 수십억원을 김재록씨에게 로비자금으로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장이 제시한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는 내용 전개상 삼성그룹 사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대검 수사팀은 글로비스가 오너 소유의 비상장 계열사였다는 점에 주목했다.검찰은 이번 수사가 그룹 후계구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검찰 내부적으로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경영권 승계 수사에 관심이 있었던 만큼 불똥이 현대차 경영권 승계로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儒林(569)-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5)

    儒林(569)-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5)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5) 그러나 이번의 과거는 성균관 유생들만 치를 수 있는 별시문과. 따라서 이들은 부문 안으로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었으므로 그렇지 않아도 자신이 고용한 주인의 눈치를 보고 있었던 선접꾼들은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몽둥이를 들고 율곡을 당장이라도 난장질할 듯 포위하고 에워쌌던 것이다. 일촉즉발이었다. 그때였다. 지나가던 과유(科儒) 하나가 이를 보고 소리쳐 말하였다. “이 무슨 일인가.” 지나가던 유생은 선접꾼에게 포위된 율곡의 앞으로 뛰어들었다. “도대체 무슨 일들인가.” 뛰어든 유생은 율곡과 세도가의 아들도 잘 알고 있었던 송강(松江) 정철(鄭澈)이었다. 정철은 율곡과 동갑내기로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그러나 율곡이 몰락한 양반의 가문으로 시골출신의 서생인데 반해 정철은 집안도 좋은 편으로 그의 큰누이가 인종의 숙의(淑儀)여서 어릴 때부터 궁중에 자유롭게 출입하여 당시 대군으로 있던 명종과도 같이 놀며 친숙하게 지냈던 명문가의 출신이었다. 정철이 훗날 장원급제하자 명종은 크게 기뻐하며 특별히 주찬(酒饌)을 내려줄 만큼 임금과 가까운 사이였으므로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었던 신분이었던 것이다. “어서오시게나, 송강.” 율곡에게 가랑이 사이로 지나가라고 억지를 부렸던 유생이 거들먹거리며 말하였다. “저자가 한때 머리를 깎고 석씨의 문중에 들어가 사도에 빠졌었는데, 어느 안중이라고 성인들의 신위가 모셔진 문묘에 함부로 드나들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내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출입을 막고 있었네.” 순간 정철은 그 유생이 실은 율곡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과장에서는 너나할 것 없는 누구나 적수. 한 사람이라도 낙과할 수 있다면 그만큼 급제할 수 있는 확률은 높아지기 마련인 것이다. 더구나 온 나라에 천재로 익히 평판이 자자한 율곡이 아니었던가. 누구보다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던 정철이었으므로 그 자신도 율곡에게 호적수(好敵手)의 경쟁심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유생의 억지는 대의명분 때문이 아니라 실은 적개심에서 나온 행동임을 꿰뚫어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보시게나.” 정철이 만류하여 말하였다. “율곡이 한때 불문에 귀의하였다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제는 방향을 바꾸어 옛길로 돌아왔으니 그것이 무슨 허물이 될 수 있겠는가.” 정철은 율곡과는 달리 평소에 술을 좋아하고 여색을 가까이 하는 호방함이 있었다. 정철은 율곡을 쳐다보며 크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한번 유건을 벗어보시게나. 자네가 여전히 삭발하였다면 아직 사도에 있는 것이고, 유발하여 상투가 있다면 이미 궁향에서 벗어난 것이니, 자유롭게 문묘를 출입하여도 무방할 것이 아니겠는가.”
  • 정추기경 새문장 모자등 진홍색… 세개의 별 나라·서울·평양 상징

    24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거행된 서임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추기경에 서임된 정진석(75) 추기경의 문장(紋章)이 확정됐다. 문장의 디자인은 대주교 때 사용했던 것과 큰 차이는 없으나 기존의 연두색 모자와 좌우의 술이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으로 바뀌었고, 술도 종전 4단에서 추기경을 상징하는 5단으로 늘어났다. 문장 왼편에는 세 개의 별이 새겨졌는데 이 가운데 중심의 큰 별은 나라 전체, 좌우 별은 서울(남한)과 평양(북한)을 상징하며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나타낸다. 칼은 온갖 불의에 항거하는 정의를 나타내며, 비둘기는 성령의 상징으로 풀이된다. 문장은 중세 시대 유럽의 귀족들이 자신의 가문을 표시한 상징이었으나 당시 지방 영주를 겸했던 주교들이 800년 전부터 이 전통을 받아들여 사용해 왔다. 주교들의 신앙과 철학을 드러내는 상징물로 출신 지역이나 사목 지역, 사목 목표가 담겨 있다. 한편 정 추기경이 사목표어로 설정한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은 사도 바오로의 서한 중 한 대목으로 추기경의 사목 지침이 드러난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조선 최대 갑부 역관/이덕일 지음

    연암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거지 행색의 허생에게 선뜻 만 냥을 꾸어준 변 부자. 그의 직업은 역관(譯官)이었다. 조선 숙종연간 역시 역관 출신으로 도성 제일의 부자가 된 변승업의 할아버지가 바로 그다. 역관이 이처럼 갑부가 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불우비은(不虞備銀), 즉 관아의 예비은을 사용할 있었기 때문이다. 역관은 각 관아에서 필요로 하는 중국 물품이 있으면 대금을 미리 받아 구입해 관아에 넘겨주고 몇배의 이익을 남겼다. 나아가 자신의 신분을 빌미로 관아의 은을 빌려 무역자금으로 쓸 수 있었다. 엄청난 특혜였던 셈이다. 역관은 요즘으로 치면 ‘투잡스족’으로 실무외교관이자 국제무역상이었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이덕일의 여인열전’ 등 생존 당시 주목받지 못한 불운한 천재나 역사 속에서 잊혀져간 인물들을 복원해온 역사학자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씨가 이번엔 역관들의 세계를 다룬 ‘조선 최대 갑부 역관’(김영사 펴냄)을 내놓았다. 저자는 “역관은 조선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중인이라는 신분적 한계 때문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남아 있는 사료 또한 충분하지 않아 오늘날까지 그 위상과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한다. 외교관, 국제무역상, 무기수입상, 첩보원, 개화사상가, 독립운동가…. 조선의 역관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그러나 외국어에 능통했던 만큼 역관은 무엇보다 외교 전선에서 빛을 발했다. 조선 초기 역관은 통역과 실무만 맡은 게 아니라 공식 외교관인 사은사(謝恩使)의 자격으로 중국에 가 외교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예종 이후 사대부들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점점 본연의 업무인 통역만 담당하게 됐지만, 역관들은 종종 명분만을 중시하던 무능한 사대부들을 대신해 중국과 외교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 땅이 될 뻔한 우리 영토를 지켜낸 김지남·김경문 부자가 그 대표적인 예다. 김지남은 백두산정계비를 세울 때 청나라 오랄총관(烏喇摠管) 목극등과 다퉈가며 조선의 입장을 관철해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역관은 조선 실물경제의 큰 손이었다. 역관들은 조선의 귀한 약재였던 인삼을 중국이나 일본에 팔아 거액의 돈을 벌었다. 또 중국과 ‘여마(餘馬)무역’을 벌이기도 했다. 여마란 사행(使行) 도중에 말이 죽거나 병이 들까봐 예비로 데리고 다니는 말. 역관들은 이 여마에 추가로 물품을 싣고 가 물건을 사고 팔았다. 이들의 중개무역은 청나라의 해금(海禁)정책으로 중국이 일본과 직접 교역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서 저자가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중개무역을 통해 역관 자신이 누구보다 부자가 됐지만, 그들의 활발한 무역활동으로 말미암아 조선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당시 농업을 우대하고 상업을 천시한 농본상말(農本商末)사상에 젖어 있던 양반 사대부들은 역관을 ‘역상(譯商)’이라며 멸시했다. 역관 가문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장희빈이다. 대대로 유명한 역관을 배출한 집안의 서녀(庶女)인 장희빈은 숙종 15년(1689년) 서인정권을 무너뜨리고 남인들이 재집권한 기사환국의 주역이었다. 그 뒷배를 봐준 것은 물론 정치권력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 ‘역관 명가’ 인동 장씨 가문이었다. 숙종은 결국 인현왕후 민씨를 폐출하고 장씨를 왕비로 삼았다. 저자는 역관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명나라 홍등가에서 기녀를 구출해 준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은 ‘상도’의 임상옥이 아니라 역관 홍순언이라는 사실, 세계 최고(最古)의 중국어 학습서 ‘노걸대’를 쓴 사람은 조선의 역관이라는 이야기, 병인양요 때 뛰어난 첩보활동으로 프랑스의 막강 함대에 맞서 조선을 승리로 이끈 역관 오경석의 일화 등을 들려 준다. 또 역관들이 천주교 서적과 서양의 선진문물을 조선에 들여옴으로써 개화사상의 주역이 됐고, 이어 한말 애국운동의 한 갈래를 이뤘다는 점도 분명히 밝힌다. 이 책은 김영사가 ‘새로운 감각의 역사서 시리즈’를 표방하며 내놓은 ‘표정있는 역사’ 시리즈의 첫 권이다. 일방적인 ‘역관 예찬론’의 혐의가 없진 않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역관 집단의 다양한 역할과 의의를 입체적으로 살피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9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스코르타의 태양(로랑 고데 지음, 김민정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이탈리아 남부 작은 마을에서 5대째 살아가는 스코르타 일가의 이야기. 대대로 이어져온 가족의 거짓과 비밀로 온갖 비극적 사건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운명에 맞서 싸우는 스코르타 가문 사람들을 통해 삶의 진실을 드러낸다.2004년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작.9400원.●진짜와 가짜의 틈새에서(김광림 지음, 다시 펴냄)화가 이중섭의 50주기를 맞아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원로시인인 저자가 털어놓는 비화.‘내 그림은 가짜’라며 주변의 그림을 몽땅 불사르려는 이중섭을 가까스로 만류한 사연과 군보급품 박스에서 양담배 은박지를 수집해 이중섭에게 전해줬던 일화 등을 실었다.9000원.●기적 불 때(윤진현 책임편집·해설, 범우 펴냄)일제시대 극작가 겸 소설가이자 동아일보·시대일보 기자로 활동한 김정진(1886∼1936)의 작품집. 탄생 120주년을 맞아 ‘범우비평한국문학’시리즈의 하나로 출간된 책에는 ‘사인의 심리’‘십오분간’등 희곡 11편, 평론 3편, 장편소설 ‘독와사’등 대표작들이 실렸다.1만 8000원.●한 뙈기의 땅(엘리자베스 레어드 지음, 정병선 옮김, 밝은세상 펴냄)이스라엘 점령 치하에서 테러의 위험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비극을 묘사한 소설. 자유가 억압된 사회에서 맘껏 축구를 할 수 있는 ‘한 뙈기의 땅’을 갈망하는 아이들의 동심이 가슴을 울린다.9000원.●만인보 제21∼23권(고은 지음, 창비 펴냄)‘민족사의 거대한 벽화’를 목표로 1986년부터 내놓고 있는 연작시집.2004년 식민시대에서 한국전쟁 전후를 다룬 시 719편을 묶어 16∼20권을 낸 데 이어 4·19혁명과 5·16쿠데타를 배경으로 보통 사람들의 삶을 416편의 시에 담았다. 각권 8000원.
  • [데스크시각] 글 읽는 민족의 자존심/김종면 문화부 차장

    일본 유수의 한 신문사 사장은 언젠가 “한국이 일본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양국의 독서량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의 연간 도서발행 실적이 일본의 3분의1에 불과하고 특히 순수과학과 예술서적은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청 발표도 있고 보면, 이런 자존심 상하는 지적을 받아도 딱히 할 말이 없다. 글 읽는 선비의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온 우리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었을까. 우리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을 가진 문화강국이요, 안중근 의사의 말대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유구한 지적 전통을 지닌 민족 아닌가. 마침 한국독서학회가 3월 ‘이달의 독서인’으로 조선 중기의 대표적 시인 김득신을 선정, 피폐해진 우리 독서풍토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여기서 김득신은 물론 조선 후기 김홍도와 함께 활동한 풍속화가 긍재(兢齋) 김득신이 아니라 17세기 시단을 이끈 문인 백곡(柏谷) 김득신이다. 백곡에 관해서는 책읽기와 관련된 일화가 적잖이 전한다. 백곡은 부친이 감사를 지낸 명문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아니었다. 시가(詩家)로서의 싹은커녕 주위로부터 글공부를 포기하라는 권고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훌륭한 글들을 골라 읽고 또 읽어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책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란 말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백곡이 가장 즐겨 읽은 글은 사기의 ‘백이전’이다. 그는 이것을 무려 11만 3000번이나 읽었다고 ‘독수기(讀數記)’에 적고 있다. 부인의 상중에 일가 친척들이 ‘애고, 애고’ 곡을 하는 중에도 그는 곡소리에 맞춰 ‘백이전’의 구절을 읽었다는 일화도 있다. 한마디로 독서광이었다. 한국독서학회는 국민 독서운동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매달 ‘이달의 독서인’을 선정, 발표해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청장관 이덕무를,2월에는 퇴계 이황을 뽑았다. 간서치(看書痴, 책만 보는 바보)라는 자호를 쓸 정도로 책을 좋아한 이덕무, 끼니마저 거르면서 책을 읽었던 이황, 둔한 머리를 무릅쓰고 책읽기에 힘써 대시인이 된 김득신. 이들의 독서법은 한결같았다. 이덕무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그 뜻이 심오해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책장을 덮어두고 한참 쉬었다가 다시 읽을 것을 권했다. 일종의 ‘재충전형’ 숙독법이다. 이황 또한 빠르게 읽기보다는 천천히 생각하면서 글의 뜻을 음미하는 숙독과 정독을 바람직한 독서법으로 여겼다. 이황은 책을 다 읽으면 그것을 암송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삼았다. 숙독에 관한 한 김득신은 그 이상의 예를 찾기 힘들다. 책을 한 번 펼쳤다 하면 적어도 1000번을 읽었고, 좋아하는 책은 1만번 이상 읽었다고 하니 눈물겹기까지 하다. 요컨대 이들의 책읽기 코드는 숙독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권장도서 또는 필독도서 목록이 난무한다. 그러나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이다. 옛 선인들의 독서법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이달의 독서인’ 3인이 강조하듯, 속독은 ‘독서의 적’이다. 속독을 하면 옛것을 참고해 새것을 알기 어렵고 또 무르익은 생각을 하기 힘들어 마음이 급해지고 늘 쫓기게 된다는 게 이황의 말이다. 이런 옛 선인들의 독서법을 몸에 익힌다 해도 기본적으로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한다는 과제는 남는다. 다행히 최근 몇 년 새 작은도서관 만들기나 북스타트운동 같은 소리없는 독서혁명이 이뤄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조선시대 독서왕’ 김득신.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으로 꾸준히 책을 읽어 입신한 그는 이 땅의 ‘독서 둔재’들에게 하나의 희망이다. 이같은 독서전통을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 단순히 ‘이달의 독서인’을 선정하는데 그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아쉽게 막을 내린 문화관광부 ‘이달의 문화인’ 선정작업의 대안이 될 만한 구체적인 독서운동사업을 모색해야 할 때다. 김종면 문화부 차장 jmkim@seoul.co.kr
  • 행정도시 ‘200년 고문서’ 첫 기증

    행정도시 ‘200년 고문서’ 첫 기증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건설 예정지역인 충청남도 연기군 금난면 반곡리에 거주해온 여양(驪陽) 진씨(陳氏) 집안에 200여년간 전해 내려온 고서 및 문서 450점이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됐다. 특히 이들 고문서는 지역 환경사 및 상장례 등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어 지역 풍속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전망이다. 행복도시 예정지역 33개 마을을 대상으로 의식주·세시풍속·의례 등 현지 민속조사를 벌여온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은 행복도시 예정지에 포함된 반곡리 마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양 진씨 후손인 진병갑(73)·진병돈(57) 형제로부터 고문서 135건 450점 일체를 넘겨받았다고 20일 밝혔다. 행복도시 예정지에서 유물 기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역 식수조림 등 환경정비 과정을 담은 ‘반곡식목서’.200여년 전 특유의 식물집단이 파괴된 사실을 비롯, 환경보호지역과 대상, 나무를 잘랐을 때 받는 징벌 등도 자세히 담겨 있다. 지역의 상장례에 관한 다양한 내용도 고문서 여기저기에서 확인된다. 가문의 안장(安葬)과 관련된 풍수문서인 ‘장택지’30여점과 이장을 위한 매지문서도 다수 기증됐다. 장택지에는 당시 장례를 치를 때 풍수뿐 아니라 장지의 위치와 날짜·시간 등이 기록됐고, 하관을 직접 보면 안되는 자손들의 간지 등도 적혀 있다. 묘 위치와 시간, 사람관계 등이 조선후기 장례문화의 중요한 요소였음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반곡리 화산 아래 지은 정자인 ‘일행정’에 대한 기록을 담은 ‘일행정기’와 ‘중수일행정기’, 문중 묘실의 유래를 담은 ‘불목동여양진씨묘실신건기’, 조상의 지역사회 활동 등을 담은 문집인 ‘위정집’과 ‘위정집략초’,‘화잠소창’ 등도 기증됐다. 김시덕 학예연구관은 “행복도시 내 유물을 수집하려는 골동품상의 손에 넘어갔다면 흩어졌을 법한 가문의 유물 일체를 기증받아 한 세트로 연구, 보존할 수 있어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김홍남 관장은 “행복도시 민속조사 결과, 훼손·멸실 위기의 문화유산을 보존할 수 있는 ‘생태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면서 “생태박물관이 세워지면 기증받은 유물들도 그곳으로 옮겨져 고스란히 보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씨 형제는 21일 반곡리 진병갑 5대조 선영에서 조상이 물려준 유물을 잘 보존하기 위해 기증한 연유를 조상에 알리는 고유제를 지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家

    한때 18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30대 재벌그룹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외환위기(IMF)와 함께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벽산건설㈜,㈜벽산, 벽산페인트㈜,㈜인희, 동양물산 등 5개만 남은 미니그룹으로 축소된 게 오늘날의 벽산이다. 출자전환된 채권단의 주식을 되사들여 창업주 가문이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벽산의 주력사는 벽산건설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때문에 벽산 사람들은 그룹이라는 표현 대신 건설 전문업체라는 표현을 쓴다.3세 경영체제로 넘어가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GS가문·박정희 대통령 등과 혼맥 형성 고 김인득 창업주의 3남 2녀중 장남 김희철(69) 벽산건설 회장은 경기고 3학년이던 16세 때 미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15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한 달에 2∼3통씩 집으로 편지를 썼는데 아버지인 고 김인득 창업주는 틀린 한자를 교정해 보내주는 등 자식 교육에 애착을 보였다. 김희철 회장도 기대에 부응해 미국 퍼듀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영학 석사·MIT대와 퍼듀대에서 각각 원자력공학 석·박사학위를 땄다. 이어 미주리주 롤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1969년 정부의 해외우수인재 유치 계획에 따라 과학기술처 1급 연구관으로 초빙돼 귀국했다. 김희철 회장은 1965년 김인득 창업주의 3남이자 김 회장의 동생인 김희근(60) 벽산엔지니어링 명예회장과 김 명예회장의 경기고 동창인 허광수(60)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제의로 삼양통상 고 허정구 회장의 장녀 허영자(66)씨를 만났다. 허광수씨의 누나인 영자씨는 이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미 노스웨스턴대 불문학과 석사 과정을 밟다 다음해 시카고에서 김 회장과 결혼했다. 김희철 회장은 1971년 건축자재 생산업체였던 ㈜벽산의 전신인 제일스레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벽산 경영에 참여했고,1982년 그룹 부회장으로 오르면서 사실상 경영을 도맡았다. 하지만 김인득 창업주가 세상을 뜬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IMF 위기를 맞아 선친이 키운 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불운을 맞기도 했다. 벽산은 3세 경영 체제에 안착했다. 김희철 회장의 장남인 김성식(39) ㈜벽산 대표이사 사장은 ㈜벽산페인트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립대 마케팅 학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보스턴 컨설팅에서 일하다 2001년 1월 ㈜벽산 전무로 입사했다. 지금은 부도로 쓰러졌지만 80년대 말 주택사업을 활발히 펼쳤던 ㈜동신 박승훈 회장의 장녀 박성희(36)씨를 학교 선배의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 김희철 회장의 차남 김찬식(37)씨는 주력사인 ㈜벽산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중이다. 경영지원실장(전무)으로 내부 살림을 챙기고 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조지타운대에서 MBA를 땄다. 한 살 아래인 장현주(36)씨를 대학(이대 동양학과)시절 소개팅으로 만나 연애 결혼했다. 장씨의 아버지 장경환(74)씨는 포항제철 전무이사, 삼성중공업 사장 등을 거쳐 포항제철(현 포스코) 경영연구소 회장을 지냈다. 장녀 김은식(35)씨는 서울대 음대 기악과를 나온 바이올리니스트. 양해엽(77) 전 재불 한국문화원장의 차남인 첼리스트 양성원(39·연세대 기악과 조교수)씨와 결혼, 음악가 집안을 꾸렸다. 이들의 결혼은 양가 어머니들의 오랜 친분으로 맺어졌다. 김인득 창업주의 차남인 김희용(64) 동양물산 회장은 미 인디애나주립대 출신으로 1987년부터 그룹의 모태이자 농기계전문업체인 동양물산 사장으로 취임,2001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고 박상희씨의 딸 설자(61)씨와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설자씨는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의 처제이기도 하다. 이로써 벽산가 혼맥은 경제계 뿐 아니라 고위 정치권과 닿는 계기가 됐다. 장남 김희철 회장가와 차남 김희용 회장은 2004년 주식 교환을 통해 사실상 독립경영 체제를 갖췄다. 김희철 회장 집안이 벽산건설과 ㈜벽산 등을, 김희용 회장 집안이 동양물산 지분을 갖는 것으로 구도를 정리했다. 김희용 회장의 장남 김태식(33)씨는 동양물산 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딸 김소원(28)씨도 동양물산에 몸을 담고 있다. 셋째 아들인 김희근(60) 회장은 지금은 정리된 벽산건설의 해외부문을 담당하는 등 줄곧 건설을 책임지며 벽산건설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미 마이애미대 출신으로 IMF 위기를 맞아 건설에서 손을 뗐고 지금은 계열분리된 벽산엔지니어링 명예회장 직함만 갖고 있다. 벽산건설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재무제표를 조작한 사기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된 상태다. 미 LA에 살고 있지만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귀국해 수사를 받고 있다. 김희근 명예회장측은 당시 대출은 만기연장이 대부분이어서 사기 혐의는 터무니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고 이윤우 전 그린파크 회장의 4녀인 이소형(58)씨와 결혼했다. 고 김인득 창업주의 장녀인 김숙희(66)씨는 피혁전문 무역업체인 천마를 운영하는 정영현(72) 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막내 딸 김연숙(57)씨는 원영종(59) 화인계기주식회사 대표이사와 사이에 치성(28)·치열(26) 두 형제를 두고 있다. ●고 김인득 창업주…소문난 근검절약가 고 김인득 창업주는 경남 함안군 칠서면 무릉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4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농사를 지었지만 계절에 따라 포목상 일을 겸해 형편은 어렵지 않았다. 고향에서 보통학교(칠서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3수 끝에 열 네살이 되던 해에 마산상고에 입학했다. 성적이 좋아 우등생으로 졸업했고, 농구·탁구·축구 선수로 활약하는 등 운동도 잘했다. 남선주산대회에서 1등을 했고 서화전시회에 출품하면 항상 상을 받는 모범생이었다. 첫 직장은 1934년 봄 입사한 마산금융조합. 예금 권유부터 연체 독촉까지 항상 1등이란 팻말이 따라다녔다.‘남과 같이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는 철학은 이때부터 생겼다. 당시 월급 28원을 받던 그는 10년동안 1만원(현재 1억원)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워 9년간 8900원을 모았다. 이 돈을 모으기 위해 숙직을 자청, 숙직비를 모았고 출장 갈 때면 새벽에 일어나 목적지까지 걸어가면서 출장비를 아꼈다. 투철한 절약정신만큼 가족 사랑도 깊었다.“1932년 1월11일 양가 부모와 일가친척의 축복 속에서 17세 신랑과 18세 신부는 결혼을 했어요. 신랑이 장남이라 결혼시켜 어린 5남매와 큰 살림을 맡기실 작정을 하신 모양이었어요.17세 신랑은 키도 크고 헌칠했어요. 결혼후 남편은 3년을 학생 신랑으로 지내고 저는 신랑 없는 시집살이를 했어요.” 고 김인득 창업주의 부인 고 윤현의 여사는 김 창업주의 첫 인상을 ‘벽산 김인득 선생 회갑 기념-남보다 앞서는 사람이 되리라’란 책을 통해 이같이 회고했다. 고 김인득 창업주의 동생인 고 김재동씨도 같은 책에서 창업주를 두고 애처가 중의 애처가라고 평했다. 평상시에도 “부인이 무슨 낙이 있겠어. 내가 아내의 종이 돼야지…”라고 말하며 부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 김인득 창업주는 일제 치하였던 만큼 기술자나 사업가가 아니면 한국인은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1943년 진주상공회의소로 자리를 옮긴다.1949년 무역업을 하기 위해 상경했는데, 당시 외국 무역이나 한다는 사람들은 으레 호텔에 머물며 식사도 고급으로 하는 등 허세를 부리기 일쑤였지만 김인득 창업주는 삼류여관에 머물며 국밥 외엔 다른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택시는 타지 않았고 걷거나 전차·버스를 이용했다. 모두가 멋쟁이 양복을 빼고 다녔지만 농구화나 군화를 신고 다녔으며 그나마 구두 뒷굽이 빨리 닳는다며 바닥에 말발굽 ‘징’을 박아 신고 다녔다. 호주머니에 쓸데없이 돈을 넣고 다니지 않았으며 필요한 돈만 명함꽂이에 넣어 다닐 만큼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극장의 제왕’서 건자재·건설업으로 비약 부산 동아극장 지배인으로 일하다 6·25가 발발한 1950년 피란갔던 부산에서 오늘날 벽산의 효시인 동양흥산(현 동양물산주식회사)을 창업한다. 외국영화를 수입해 전국 영화관에 공급하는 일과 수입·무역업이 주종이다. 전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당시 오락시설로는 극장이 전부인 시절이었고 동양물산은 외화의 60%를 수입했다. 중앙극장, 단성사 등 서울 주요 극장을 비롯해 부산 대전 대구 진주 등 전국에 100여개에 달하는 극장 체인을 형성, 극장 재벌로 부상하며 50년대 말 흥행업 왕좌에 올랐다. 산업의 본질은 생산업이라 여긴 김인득 창업주는 60년대 들어 ‘사업보국’을 내걸며 흥행업에서 점차 손을 떼고 제조업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단성사와 반도극장(현 피카디리) 등을 판 돈으로 1962년 9월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현재 ㈜벽산)를 인수한 것은 제2의 도약기를 맞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일제 당시 일본 아사노 스레트의 서울 공장으로 1929년 출범했지만 당시 부실화되어 개점 휴업상태인 회사였다. 인수 직전 9개월까지 실적이 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주인이 바뀐 뒤 3개월간 60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어 60∼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시작된 전국적인 농어촌개량작업으로 슬레이트 사업은 번창일로를 맞는다. 이후 건자재 생산업체인 오늘날의 ㈜벽산으로 자라났다. 1964년 1월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에 건설사업부를 발족하면서 건설업을 본격화했다.1968년 시공능력 33위에서 1971년에는 11위에 오를 정도로 덩치가 커지면서 같은 해 1월 한국건업주식회사로 떨어져 나와 지금의 벽산건설로 성장했다. 그룹의 모태인 동양물산은 고구마 절단기 등 농기계 생산업체인 ‘한국이기공업주식회사’(1964년)와 한국경금속(1968년)을 인수하면서 새 전기를 맞는다. 동양물산은 지금도 경운기 등 농기계와 스푼 등 양식기를 만들면서 과거 명맥을 잇고 있다. 1973년 스레트공업사 내 페인트공장을 신규 착공하면서 시작한 페인트 사업도 그대로 있다.1999년 구조조정과 함께 벽산화학㈜에 합병됐다 2001년 벽산페인트로 거듭났다. 이로써 벽산그룹은 벽산건설,㈜벽산, 벽산페인트, 동양물산,㈜인희 등 5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IMF때 대대적인 구조조정 그룹명 벽산은 고 김인득 창업주의 아호를 따서 지은 것이다.60년대말부터 회사를 끊임없이 인수·합병하는 등 사세를 키워카며 통일성을 위해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유통 금융 방송 지하자원개발 등 전체 18개에 달하던 계열사는 IMF이후 구조조정을 겪으며 현재 5개로 줄었다. 1976년 설립한 건축내외장제 제조사 벽산산업개발㈜은 1998년 그룹 경영합리화 계획에 따라 ㈜인희에 합병됐다.㈜인희는 영화산업에 애착을 가졌던 김인득 창업주가 1952년 중앙극장을 세우면서 설립했던 회사. 영상산업회사로 키우기 위해 비서실내에 신규 영상 사업팀까지 두고 챙겼었지만 지금은 발코니 확장과 일부 건자재만 만들며 ㈜벽산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1985년 벽산쇼핑㈜을 통해 유통업에 진출했지만 1999년 3월 구조조정계획에 따라 매각했고,1989년 인수한 정우개발㈜,㈜동부해양도시가스 등 정우 계열사들 역시 1999년 정리했다.1991년 유신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금융업도 본격화했지만 1998년 대출금 마련을 위해 팔았고,㈜한국케이블TV 전남동부방송을 설립해 종합유선방송(SO)사업도 손을 댔지만 199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리했다. 대부분의 그룹 사옥도 처분했다. 그룹 40주년 출범과 함께 서울역 앞에 지었던 시가 1100억원 연건평 900평 규모의 그룹 사옥인 ‘벽산 125빌딩’을 포함해 퇴계로 ‘인희빌딩’ 등이 모두 넘어갔다. 벽산 125빌딩은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씨의 마지막 작픔으로 유명하다. 전주 백화점, 안양 벽산쇼핑, 부산 남포동 복합상가빌딩 등 유통 사업 관련 부동산도 함께 정리했다. ●3대를 잇는 기독교 사랑 고 김인득 창업주의 3남2녀중 막내딸 가족을 제외하면 지금도 매주 일요일 오전 고 김인득 창업주 때부터 다니던 인사동 승동교회에 나가 예배를 들이며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인득 창업주가 6·25때부터 승동교회에 나갔고 장남 김희철 회장도 같은 교회 장로를 지낸 바 있다.3세인 김성식 ㈜벽산 대표이사 사장도 술·담배를 일절하지 않고, 매사 성경이 판단의 기준이 될 만큼 신앙이 깊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벽산의 기독교 사랑은 가족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무식은 물론 창립기념식 등 모든 공식행사가 예배로 시작되는 ‘기독교문화’ 회사다. 국내 처음으로 직장예배를 도입한 기업으로 창립 초창기인 1956년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첫 직장예배 이후 매주 금요일 아침 8시30분(일부 계열사는 다름)부터 1시간은 본사와 각 공장, 지점, 현장별로 직장예배를 보고 있다. 기독교를 통해 임직원을 통합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이다. 벽산건설이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때에도 노사가 무분규로 일관, 회사 살리기에 힘을 합했던 것도 기독교 문화가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jhj@seoul.co.kr ■ 오뚝이 정신으로 일군 ‘벽산 56년’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한복음 16장33절) 고 김인득 창업주의 장손자인 김성식 사장이 맡고 있는 ㈜벽산은 최근 수년간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끊임없이 M&A 위협을 해온 창투사 아이베스트와 ‘적과의 동침’을 선언했다. 지난해 말 아이베스트가 구주 매출을 통해 벽산 주식 100만주를 주당 1만 5000원에에 팔고 나간 뒤 주가가 1만 1000원대까지 빠지면서 아이베스트는 시세 차익을 얻은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입어 벽산에 대한 개미들의 원성이 높았다. 특히 벽산은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아이베스트 보유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양측이 경영권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이처럼 수년간 벽산을 괴롭혀온 아이베스트가 최근 대주주의 우호 지분을 자청하면서 두 회사간 구원(仇怨)관계가 일단 봉합된 상태다. 벽산그룹은 56년을 헤쳐오면서 고난도 많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내실을 다져온 기업이다. 1998년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때에도 노사간 분규없이 한마음으로 대처했던 혼연일체는 지금도 업계의 귀감으로 회자된다. 벽산건설의 경우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과 맺은 목표보다 50%가량 많은 244명이 명퇴했다. 자진해 나간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남은 직원들은 상여를 전액 반납해 떠나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대주주도 4대1 감자를 단행하는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덕택에 2000년 회사가 흑자로 전환됐고 2002년 말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김희철 벽산건설 회장은 풋백옵션을 행사, 출자전환된 채권단 주식을 2004년 되사면서 회사를 되찾았다. 이에 앞선 지난 1992년 7월. 당시 재계 25위이던 벽산건설은 자사가 시공한 신행주대교가 준공 4개월을 앞두고 붕괴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부실공사가 원인으로 규명되면서 대대적인 이미지 실추와 함께 영업정지, 단자사 여신 동결 등 악재가 뒤따랐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인명 사고가 없어 복구공사비 200여억원 등을 전액 부담, 재공사를 맡아 결자해지로 매듭지었다. 여전히 우환은 끊이지 않는다. 벽산건설 임원 2명이 1999년부터 2005년까지 각각 회사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부동산 구입과 주식투자 등에 쓴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집안 단속 문제가 붉어져 조사 중이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주택 사업 이외에 토목공사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면서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위축됐던 직원들의 사기와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게 가장 큰 과제다.”고 말했다. 벽산그룹 5개 계열사의 2005년 기준 총 매출은 1조 2500억원이며, 이중 벽산건설의 매출이 전체의 61%를 차지한다. jhj@seoul.co.kr ■ 벽산을 만든 전문 경영인들 벽산그룹은 올해로 56년을 헤쳐오면서 가장 훌륭한 전문경영인으로 이 회사 부회장을 지낸 정종득(65) 목포 시장을 꼽고 있다. 워크아웃 조기졸업의 일등 공신으로 지목되는 정 사장은 서울대, 산업은행, 쌍용을 거쳐 1983년 벽산건설에 이사로 입사 1994년 사장이 되면서 워크아웃의 시작과 끝을 지키는 등 벽산과 고락을 함께해온 인물. 특유의 인화력과 결단력으로 조직을 이끌며 대주주인 김희철 벽산건설 회장과 호흡을 맞췄다는 평이다.2005년 5월 시장 출마를 위해 부회장으로 위촉된 뒤 당선과 함께 회사를 떠나 지금은 공직자로 일하고 있다. 김재우(62) 아주그룹 부회장은 1997년 2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에 앞서 ㈜벽산 사장에 취임해 3년 만에 경영을 정상화시킨 능력을 인정받아 아주그룹에 스카웃된 인물. 삼성물산 출신으로 2005년까지 ㈜벽산 부회장 등을 지내며 ‘누가 우리회사 망한다고!!’‘거봐!안 망한다고 했지!!’ 등 벽산 구조조정 성공사례들을 책으로 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광주고·건국대 출신의 신광웅(63) 신동아건설 사장도 벽산건설 출신이다. 한신공영을 거쳐 지난 1995년부터 2004년 6월까지 벽산에 적을 둔 바 있다. 벽산건설 부사장을 끝으로 회사를 떠났다. 한편 지난 2004년 뇌물수수죄 재판중 또다시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 감옥에서 자살했던 고 안상영 전 부산시장도 벽산건설에서 부회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클릭 정보방]

    ●키 클리닉(www.keyclinic.or.kr) 키가 작아서 고민이거나 자녀가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한 학부모들에게 길잡이가 될만한 곳이다.‘키클리닉 뉴스’에는 키와 관련된 뉴스와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성장 정보’ 메뉴에 들어가면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비롯해 올바른 키 측정법, 성장판, 뼈의 나이 등을 소개한다.‘저 신장 정보’ 코너에서는 키가 작은 원인과 종류는 물론 자가진단법까지 알려준다.‘키 크는 방법’은 실제 키를 키울 수 있는 성장호르몬 치료, 수술, 건강보조 식품 등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이 밖에 성장호르몬 치료 대상과 시기, 관련 병원 등 키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디지털 한국학(koreandb.kdaq.empas.com) 한국학 중앙연구원 한국학 정보센터가 엠파스 지식발전소와 협력해 만든 사이트다. 한국학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 점이 최대 장점. 메뉴로는 역사와 인물, 문학과 예술, 종교와 사상, 생활과 민속, 한국학 마당, 한국학 Q&A 등 다양하다.‘역사와 인물’ 코너에서는 고조선부터 현재까지 역사 속의 인물을 찾아볼 수 있으며, 성씨 가문별 인물 등도 검색할 수 있다.‘문학과 예술’에서는 옛 우리 그림에서부터 전통 음악 등을 소개한다. 명절과 24절기, 탈, 전통놀이 등을 소개한 ‘생활과 민속’, 고사성어와 명심보감, 조선의 왕과 궁중문화를 공부할 수 있는 ‘한국학 마당’도 볼 만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책꽂이]

    ●일본 전후 정치사(이시카와 마쓰미 지음, 박정진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일본의 비판적 지성 마루야마 마사오는 천황제를 넘어서지 못한 일본의 민주주의는 ‘불구’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국가가 “정신적 권위와 정치적 권력을 일원적으로 점유”하고, 개개인이 천황을 자신과 일체화했던 것이 일본 파시즘의 심리였다면 전후 민주주의의 건설은 천황제에 대한 문제제기부터 시작해야 했다.1만 5000원.●속마음을 들킨 위대한 예술가들(서지형 지음, 시공사 펴냄) 앤디 워홀은 히스테리 환자들이 빈번하게 강박적인 자위행위에 빠지듯 타인의 성기를 카메라에 담곤 했다. 그런가 하면 에곤 실레는 여성에게 남근이 없다는 사실을 부인, 여성의 음순은 언젠가는 자랄 남근 혹은 거세당한 흔적으로 여겼다. 위대한 예술가들의 성적 비밀과 환상은 우리를 종종 당혹스럽게 만든다.13인의 예술가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그들의 숨겨진 욕망을 읽는다.1만 3000원.●차이나 코드(프랑크 지렌 지음, 송재우 옮김, 미토 펴냄) 황제의 후궁들은 엄격한 서열 속에 산다. 가장 능력 있거나 총애를 받는 후궁은 특별 대접을 받는다. 후궁들은 황제, 하다못해 황태후의 총애라도 얻기 위해 경쟁한다. 총애받는 사람은 비록 서열이 바뀌지 않더라도 대우가 달라진다. 하지만 황제의 총애가 사라지면 후궁은 단지 시녀에 불과하다. 독일 주간지 중국 특파원을 지낸 저자는 중국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애쓰는 서구 국가와 기업들을 과거 황제의 총애를 받기 위해 경쟁한 후궁에 비유하며 중국경제를 ‘후궁경제’라 부른다.1만 5000원.●처음 읽는 일리아스(데이비드 보일 등 지음, 김성은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그리스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는 “내가 지은 시는 한낱 ‘호메로스의 잔치마당에 떨어진 부스러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파리스의 비극’이 빚어낸 트로야와 그리스의 10년전쟁 중 마지막 해에 일어난 전쟁을 다룬, 총 24권 1만 5000행의 방대한 서사시다. 호메로스는 아킬레우스의 절친한 친구인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에 의해 죽기 직전과 직후 50일간의 전쟁상황을 그렸다.‘일리아스’는 트로야의 옛 이름인 일리온, 즉 ‘일리온의 이야기’란 뜻.‘일리아스’를 현대인을 위해 새롭게 풀어썼다.1만 3000원.●마음의 진보(카렌 암스트롱 지음, 이희재 옮김, 교양인 펴냄) 영국 작가 E M 포스터의 소설 ‘인도로 가는 길’을 보면 무어 부인이 마라바르 동굴에서 메아리 소리를 들으면서 “나불거리기만 하는 딱하고 가소로운 기독교”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7년간 수녀 생활을 한 저자는 자신의 심정이 꼭 그랬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는 이내 신을 다시 찾게 된다. 이 자서전엔 그 지난한 깨달음의 흔적이 담겨 있다. 저자는 모든 종교의 윗자리에는 ‘아픔’이 있으며, 이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 종교의 근본적인 가르침이라고 역설한다.2만원.●다시 쓰는 동학농민혁명사(김기전 지음, 광명 펴냄) 동학혁명의 시발이 된 사발통문을 토대로 우리나라 최대의 민중항쟁인 동학농민혁명의 진실을 밝혔다. 항일가문 후손인 저자는 전봉준의 부친 전창혁을 구출하기 위해 명분상 전봉준을 내세웠고, 대접주인 김개남이 동학교도들을 대거 끌어들여 혁명을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한다.1만 4000원.
  • [토요영화]

    [토요영화]

    ●기나긴 이별(EBS 오후 11시)하드보일드 추리소설에 나오는 탐정 캐릭터는 대부분 말보다는 주먹이 앞선다. 머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 홈즈와는 거리가 멀다. 뒷골목을 누비며 몸으로 때워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것. 범죄자보다 심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하드보일드가 스크린으로 옮겨지며 누아르가 만들어졌다. ‘기나긴 이별’의 주인공 캐릭터 필립 말로는 샘 스페이드, 마이크 해머와 함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탐정이다. 하드보일드 대가 레이몬드 챈들러가 창조했다. 캐릭터 인기가 높아 말로를 등장시킨 영화 작품이 많다.‘말타의 매’(1941)에서 샘 스페이드로 나왔던 험프리 보가트는 ‘빅 슬립’(1946)에서는 말로를 연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기나긴 이별’을 연출한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말로를 유머러스하지만 어둡고, 어벙하지만 놀랄 만한 직감과 추리를 선보이는 캐릭터로 연출하며 고정관념을 비틀고 있다. 단역으로 나오는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 LA에서 활약하는 사설탐정 필립 말로(엘리엇 굴드)는 친구 테리 레녹스(짐 부톤)의 부탁으로 그를 멕시코까지 데려다 준다.LA로 돌아오니 레녹스의 부인은 살해된 상태였고, 경찰은 남편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에일린 웨이드(니나 반 팰런트)는 말로에게 애주가이자 소설가인 남편(스털링 헤이든)이 실종됐다며 사건을 의뢰하고, 폭력조직은 말로가 35만 달러를 빼돌렸다며 찾아오는 등 사건이 얽히고 설킨다. 레녹스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 말로는 모든 사건이 연결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데….1973년작.11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발리우드 할리우드(KBS2 밤 12시15분)제목에서 드러나듯 인도 발리우드의 춤과 노래, 할리우드의 로맨틱코미디를 섞으며 인도계 이민 가족이 타국에서 경험하는 전통과 현실 사이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인도계 캐나다 이민자이자 여성 감독인 디파 메타가 메가폰을 잡았다. 캐나다에 정착한 인도 귀족 가문 출신 라훌(라훌 칸나)은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결혼 문제로 고민이 많다. 가족들이 반대했던 백인 여자친구 킴벌리가 사고로 숨지자 크게 상심해 독신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어머니(모우셔미 샤터지)가 인도 여자를 신부감으로 데려오지 않으면 동생 트윈키(리슈미 말릭)의 결혼을 연기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라훌은 우연히 만난 수(리사 레이)에게 약혼녀 행세를 해달라고 하는데….2002년작.100분.
  • [가슴 속 그림 한 폭] 소진되지 않는 ‘빛의 마술’

    [가슴 속 그림 한 폭] 소진되지 않는 ‘빛의 마술’

    ‘돈이냐 자존심이냐.’ 출판인들이 태생적으로 갖는 고민이다. 돈을 많이 벌면서도 그럴 듯한 책을 끊임없이 내면 좋겠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홍지웅(52) 열린책들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돈과 자존심’을 다 챙길줄 아는 몇 안되는 출판인 중 한 사람이다. 거기에 상당한 미술적 소양을 갖추고 있는 점도 많은 출판인들이 부러워하는 대목. 홍 대표가 지향하는 현대미술 세계는 ‘관상하는’ 미술이 아닌 ‘체험하는’ 미술이다. 단순한 눈의 즐거움을 넘어 온몸으로 느끼고, 작품 속에 들어가 참여하는 게 진정한 현대미술이라고 믿는다. 그는 얼마전 일본 나오시마의 지추(地中)미술관에서 이같은 미술의 전형이 될 만한 작품을 발견했다. 땅속에 건설된 지추미술관은 ‘빛의 작가’로 알려진 미국의 제임스 버렐(66)과 월터 데 마리아, 모네 3인의 작가를 위한 미술관이다. 구리제련소 폐기물로 얼룩진 환경 복원사업의 하나로 후쿠다케 서점으로 유명한 후쿠다케 가문이 세웠다. 홍 대표는 이들 작품 중 버렐의 ‘Wide Out,1988’이 준 감흥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버렐은 빛을 예술로 연출하는 데 천부적 재능을 갖춘 작가입니다. 장식 하나 없는 공간에 조명이나 햇빛, 관람객의 위치 등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마술’에 넋이 나갈 지경이지요.” 만질 수 없으나 소진되지 않는 빛을 소재로 관람객에게 각기 다른 예술적 체험을 제시하는 것이 버렐 예술의 핵심이다. 홍 대표에게 있어 책과 미술은 실과 바늘과도 같은 관계다. 도스토예프스키전집이나 프로이트전집을 내면서 고낙범 선종훈 등 유명화가와 계약을 맺고 수십권의 표지에 쓸 작품을 일일이 제작케 했다. 최근엔 ‘미스터 노 세계문학’시리즈를 선보이면서 뉴욕 현대 산업디자인계를 대표하는 카림 라시드에게 독특한 색상과 모양의 서점 전시용 책장 디자인을 맡기기도 했다. 예술은 단순한 미적 가치를 넘어 사회와 대중을 움직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 이같은 예술론이 출판에도 스며들면서 그의 성공에 중요한 엔진으로 작동하지는 않았을까.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고] 제5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서울신문사는 오는 5월2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일반시민과 공직자가 함께하는 ‘제5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를 개최합니다. 본 대회는 해를 거듭하면서 마라톤 마니아들이 참가하고 싶은 대회 가운데 하나로 성장하였으며 공무원 사회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를 위한 키즈마라톤대회를 신설하여 더욱 흥겨운 가족축제의 장이 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대회일시 및 장소 2006년 5월21일(일)오전 8시50분, 상암동 월드컵공원 출발 ●참가부문 및 참가비 하프마라톤(3만원),10㎞단축마라톤(3만원),5㎞단축마라톤(2만원),2.5㎞키즈마라톤(5000원) ●참가자 지급품 기념품, 번호표, 안내책자, 완주메달, 기록증(하프,10㎞), 기록측정용 칩 등 ●신청방법 홈페이지(marathon.seoul.co.kr)에서 신청 ●참가문의 서울신문 마라톤사무국 ☎(02)521-1704~5 팩스 (02)597-7427 ●후원 행정자치부, 스포츠서울
  • [건강칼럼] 새콤 달콤 ‘노벨 요리’

    [건강칼럼] 새콤 달콤 ‘노벨 요리’

    지난달, 모방송국에서 새로 시작하는 ‘노벨의 부엌’이란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했다. 녹화시간이 다소 길었지만 스튜디오에서 직접 세가지 요리를 만들고, 감정단이 이 가운데서 가장 잘 된 요리에 ‘노벨 요리상’을 수상하는 방식이 재미있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식사 2인분의 재료비가 9800원을 넘으면 안 되고, 독창적이어야 하며,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맛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3가지 요리 중 특히 두 가지가 재미있었다. 한 가지는 ‘가문의 밥상’으로, 전원주씨의 어머니가 개성 본가에서 직접 배운 요리법으로 만든 ‘직화 섭선적’이었다. 다진 쇠고기에 배즙, 두부, 양념을 섞어 버무린 후 얇게 펴서 숯불화로에 석쇠를 얹어 구우면서 계속 양념장을 바르는 것이다. 소화효소가 많은 배즙이 육질도 부드럽게 해주고, 맛도 좋게 해주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성분이 있어 더욱 좋았다. 또 양념을 바르면서 구우면 겉이 덜 타고 육즙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아 맛이 좋아지고, 탄 부분이 적어 암 걱정도 덜 수 있었다. 두 번째 요리는 정말 특이했다. 콜라를 사용한 ‘봉다리찜’으로, 닭봉과 닭다리를 이용한 ‘아귀찜’ 대용식이었다. 한 주부가 자정이 넘어 찾아온 남편의 친구들 때문에 밤에 술안주로 아귀찜 대신 만든 것. 콩나물과 닭봉, 닭다리에다가 재밌게도 양념장에 집에 남아 있던 콜라를 넣어서 만들었다. 콜라를 요리에 이용할 경우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고 콜라색이 입혀져 입맛을 돋우며, 주부들이 신경쓰는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누린내까지 없애줬다. 어쨌거나 필자와 요리전문기자, 푸드 스타일리스트, 맛 컨설턴트와 다소마미 유경아씨가 맛 본 ‘봉다리 찜’은 진짜 아귀찜의 맛과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먹을 수 있는 건강에 좋고, 싸며, 간편하고, 맛있는 요리를 위한 ‘노벨 요리상’을 준비하는 ‘노벨의 부엌’을 모두가 한번 주목해 보자.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무슨영화 볼까]

    ■ 구세주 장르/등급 코미디/15세 감독/배우 김정우/최성국·신이·조상기·백일섭·박원숙 줄거리 바람둥이 남편을 정착시키려는 촌티 여검사의 좌충우돌. 20자평 오직 웃기기 위한 영화. 다른 점은 전부 생략. ■ 브로크백 마운틴 장르/등급 로맨스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안/제이크 질렌홀·히스 레저 줄거리 20여년에 걸친 두 카우보이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선을 그린 영화. 20자평 베니스영화제와 골든글로브를 휩쓴,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드라마. ■ 웨딩 크래셔 장르/등급 코믹 멜로/15세 감독/배우 데이비드 돕킨/오웬 윌슨·빈스 본 줄거리 엽기적 명문가문과 맞닥뜨린 결혼식 훼방꾼들, 어떤 사랑을 얻을까. 20자평 흥겹고 신나는 코미디가 지루한 멜로 공식을 뛰어넘을까. ■ 뮌헨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스티븐 스필버그/에릭 바나·다니엘 크레이그 줄거리 뮌헨올림픽의 이스라엘 선수단 피살 사건이 소재. 테러리즘과 응징, 그 악순환의 고리. 20자평 날선 다큐멘터리적 고발정신.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에 초점 맞춘 ‘장식없는’ 드라마. ■ 왕의 남자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이야기. 20자평 탄탄한 내러티브, 튼튼한 연기력, 자신감 충만한 연출력. ■ 음란서생 장르/등급 사극멜로/18세 감독/배우 김대우/한석규·이범수·김민정 줄거리 명망 높은 사대부 집안의 아들이 장안 제일의 음란소설 작가가 됐으니… 20자평 아찔하게 현란한 전통복식 패션쇼? 압축미 부족한 스토리텔링. ■ 언더월드2-에볼루션 장르/등급 팬터지 액션/18세 감독/배우 렌 와이즈먼/케이트 베킨세일 줄거리 불멸의 두 종족, 드라큐라와 늑대인간 간의 최후의 전쟁. 20자평 시원시원한 액션은 한결 진화했으나 이야기 구조는 글쎄….
  • 수단 접경 차드도 ‘무법천지’

    지금까지 민간인 20만여명이 학살된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 내전이 이웃나라 차드 접경에까지 번지는 바람에 최악의 난민 사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1년6개월을 끌어온 다르푸르 내전은 중앙정부의 차별에 항거하기 위해 수단해방군(SLA)과 정의와 평등운동(JEM) 등 2개 반군이 봉기를 일으키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반군 토벌을 위해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를 고용했지만, 이들은 살인과 성폭행, 가옥 파괴 등으로 세계인의 우려를 샀고 아프리카연맹(AU)이 파견한 평화유지군이 이 지역 치안을 맡아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취재진이 6일동안 돌아본 결과, 두 나라 접경 지대는 거의 무법천지였다.잔자위드 대원들은 사막을 가로질러 차드에 들어와 소떼를 훔치거나 작물에 불을 지르고 저항하는 이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잔자위드 습격으로 차드인 2만명이 집을 잃고 자기네 땅으로 탈출해온 수단인 20만여명처럼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아프리카 지부 사무총장인 피터 타키람부데는 “다르푸르보다 결코 나을 게 없는 상황”이라며 “수단이 민병대를 느슨하게 통제하는 바람에 다르푸르건 차드건 폭력 사태가 만연돼 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6월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결의했으나 아직 이 지역에 배치되려면 몇달을 기다려야 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으로 AU 평화유지군을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공포에 질린 수만명은 계속 국경을 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단과 마찬가지로 차드 역시 내전에 휩싸여 있다. 수단 정부는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 가문이 다르푸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차드 역시 수단 정부가 반군을 돕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이 신문 취재진이 돌아본 동안 아드레 근처에서 4명의 경찰관과 1명의 헌병이 AK소총으로 무장한 채 치안 활동을 벌인 것이 고작이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필리핀 내전비화 가능성”

    “필리핀 내전비화 가능성”

    국가 비상사태 선포 속에서도 필리핀 정국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쿠데타 시도 부대의 포위에도 불구, 군부 쿠데타설이 끊이지 않는 등 민심이 극도로 흉흉하다. ●미란다 해병대 사령관 사임 쿠데타 의혹을 받아온 인사 중 최고위직인 레나토 미란다 해병대 사령관의 26일 ‘사임’과 관련,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아리엘 쿠에르빈 해병대 대령은 “미란다 사령관이 스스로 물러났다는 발표는 믿을 수 없다.”면서 “400명의 해병 장교들은 우리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AP통신은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 사흘째를 맞아 건재를 과시했으며, 쿠데타 음모는 분쇄됐으나 군내 반역의 여진은 남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쿠데타 시도 혐의로 구금된 다닐로 림 준장의 예하 부대원 200여명은 포위됐다.“쿠데타를 위해 다른 부대와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반정부 인사 체포 기본권 침해” 반정부 인사 100여명도 무더기 체포됐다. 필리핀 경찰은 TV에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한 라몬 몬타뇨 예비역 장성을 전격 연행했다. 또 시위금지령을 어긴 필리핀대 교수와 전직 경찰청장 등을 잇따라 잡아갔다. 몬타뇨는 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지난해 아로요 탄핵에 반대했던 라모스는 “비상사태 선포는 마르코스의 전략과 같다.”면서 “경제불안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로요 정부에 비판 논조를 보여온 신문사 두 곳의 사무실과 인쇄소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언론통제 조짐도 보였다. 필리핀 의회는 무차별 체포가 “기본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마닐라 시내엔 경찰 병력이 증강 배치된 가운데 ‘피플파워(민중혁명)’ 20주년 집회가 취소되는 등 대규모 시위는 소강 상태다. 가톨릭 교계가 진정을 촉구한 점도 시위확산을 막는 데 작용했다. 한편 일간 필리핀 인콰이어러는 내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상사태 선포로 당장은 아로요 대통령이 실각 위기를 모면했지만 장차 정적들을 결집시켜 내전으로 치닫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 불안이유 가문들 경쟁 탓 정국 불안의 이유를 오랜 식민통치 기간 길들여진 유력 토호들의 지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필리핀 민주주의는 마르코스, 아키노, 아로요 등 특정 지방을 왕조처럼 지배하는 150여개 호족 가문들의 소유라고 워싱턴포스트가 분석했다. 필리핀을 40년간 통치한 미국은 겉만 민주주의를 이식했을 뿐 가문들의 지배권을 인정했다. 또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상당수 국민들이 정치 염증과 더불어 ‘마르코스 향수’까지 보이는 피플파워 피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박정경기자 외신종합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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