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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일 TV 하이라이트]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어족 자원이 고갈 위기에 처하면서 전세계 어업의 절반 이상이 어획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는 어족 자원을 보호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가지 대안 어업을 개발하여 실행하고 있는데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본다. ●칭기즈칸, 그는 누구인가(EBS 오후 1시30분) 칭기즈칸의 생애를 알려주는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그 드문 기록 중에서도 그의 양자 시키-쿠두쿠가 칭기즈칸의 죽음 직후에 쓴 ‘몽골비사’다. 칭기즈칸의 영웅적 면모와 생애의 어두운 면까지 엿볼 수 있는 이 책의 기록을 바탕으로 생생한 드라마 재연 방식을 통해 칭기즈칸의 삶에 접근해본다. ●순간포착 스페셜(SBS 오후 4시30분) 악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남자, 학교가는 고양이, 숫자 천재 개 ‘후아’, 장난감 이름 다 외우고 알파벳 아는 천재 개 ‘벤지’등 동물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세상을 놀라게 했던 동물들. 이 세상 별별 동물들이 다 모였다. 해외편 세계에서 유별나게 사랑받는 동물들의 맹활약을 전격 공개한다. ●추석특집 김미경의 부메랑(MBC 오전 9시50분) 가족을 위한 행복의 조건. 라이프 코치로 인정 받고 있는 김미경이 총 3편의 강의 시리즈를 통해 나의 남편, 아내, 자녀를 온전히 이해하는 길이 가족 행복의 첫 단추임을 인식하고,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협력체로서 온 가족이 행복하고 화목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사랑해요 한국의 맛(KBS2 오전 8시) 웰빙식으로 인정받은 한식. 세계 속 한식의 위상과 그 의미를 찾아 미국, 프랑스, 일본으로 떠나본다. 미국인들의 미각을 사로잡은 우리의 맛은 무엇일까?프랑스인들이 본 한식의 매력은?한류 열풍에 이어 한식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 일본. 그들이 우리 음식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연들을 들어본다. ●HD TV문학관<달의 제단>(KBS1 오후 10시20분) 군에서 제대한 상룡에게 할아버지는 봉분을 이장하다가 발견한 안동 김씨의 언간의 해석을 맡기게 된다. 할아버지는 이를 통해 가문의 영광을 높이고자 한다. 상룡은 효계당의 살림을 꾸리는 달실댁에게는 어머니같은 포근함을, 그녀의 다리병신 딸인 정실에게는 혐오감을 느끼는데….
  •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 흥행한 한국영화들 쭉~ 볼까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 흥행한 한국영화들 쭉~ 볼까

    고만고만한 액션 코미디 외화는 다 가라. 이제는 한국영화다. 설·추석 명절의 단골손님 격인 액션·코미디 외화가 올 추석에는 지상파방송에서 거의 사라졌다. 그 빈자리를 한국영화가 꿰차고 앉았다. 아주 없지는 않다.MBC가 3·4·6일 점심시간대에 ‘상하이나이츠’와 ‘신화’ 같은 청룽 영화를 편성했다. 또 KBS는 5∼7일 점심시간에 스타워스 시리즈(3·4·8편)를 편성했다. 그래도 대세는 한국영화다. 먼저 KBS2가 가장 공들인 티가 난다.4·5·7·8일 오후11∼12시 시간대에 ‘너는 내 운명’,‘마파도’,‘음란서생’,‘친절한 금자씨’를 줄줄이 편성했다. 모두 작품성과 대중성을 어느 정도 갖췄다고 평가받는 작품들이다.‘마파도’는 작품성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김수미 등 나이든 여배우들을 대거 출연시키고 이문식 같은 조연배우를 주연급으로 발탁했음에도 흥행에 성공, 대작·스타 위주로 굴러가던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품이다. KBS1은 KBS2와의 차별화 때문에 영화보다는 기획물에 치중한 듯한 인상이다. 대신 KBS가 내건 모토 ‘아시아의 창’에 어울리게 5∼7일 밤 12시30분 ‘아시아영화 걸작선’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워터보이즈’(일본)·‘나의 발리우드 신부’(인도·영국 합작) 등 그 나라 사람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들도 준비했다. 미녀들의 시원한 액션을 첨가한 ‘챠이라이특공대’는 요즘 들어 부쩍 눈길을 끄는 태국 영화다. MBC는 밤12시를 전후해 5·6일에는 ‘댄서의 순정’,‘싸움의 기술’,‘공공의 적2’를 배치했고,7일에는 오후 9시40분부터 ‘광식이 동생 광태’·‘야수’를 잇따라 방영하고 8일에도 ‘웰컴 투 동막골’·‘몽정기’를 연이어 편성했다. 그러나 ‘싸움의 기술’ 외에는 이렇다 할 최신작이 보이지 않는다. SBS는 4일 오후 9시45분부터 ‘작업의 정석’,‘조폭마누라2’를 연달아 방송하고 5일에는 ‘가문의 위기’,7일에는 다시 ‘투사부일체’·‘색즉시공’을 방영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영화 편성이 적고, 가벼운 코미디물을 배치하는 데 그쳤다. 한국영화가 크게 늘었지만 관건은 결국 어느 정도까지 원작에 충실할 수 있을까이다. 지상파방송이라는 이유 때문에 노출이나 폭력을 사실적으로 그린 장면은 잘리고 적나라한 대사는 묵음처리되기 일쑤여서 시청자들의 항의가 줄잇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추석연휴 눈길끄는 드라마] 소외된 이웃 ‘코시안’ 이야기

    [추석연휴 눈길끄는 드라마] 소외된 이웃 ‘코시안’ 이야기

    ‘추석특집 드라마, 편견을 버려’ 해마다 방송되는 추석특집 드라마는 재미없다는 소리들을 한다. 그래서일까. 올해는 방송사들이 신경을 쓴 듯, 볼 만한 작품들이 더러 있다. SBS는 추석특집극 ‘내 사랑 달자씨!’와 ‘깜끈이 엄마’를 각각 5일 오전 10시∼낮 12시10분과 7일 오전 10∼낮 12시 2부씩 방송한다.‘내 사랑’은 오늘날 부모에게 자식이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인지를, 배운 건 없지만 따뜻한 가슴을 가진 오달자(김해숙 분)를 통해 보여준다. 어느날 새엄마로 들어온 달자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들과 두 딸. 그러나 아버지(박근형 분)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새엄마의 진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화해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코시안(코리안+아시안) 명근의 이야기를 다룬 ‘깜끈이’는 추석을 맞아 내 이웃,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는 혼혈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도순(견미리 분)은 상목(이원종 분)과 결혼하지만 그와 필리핀으로 도망가버린 전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명근이 눈엣가시다. 도순은 명근을 친엄마에게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학교에서 명근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 연민을 느끼는데…. 명근을 연기한 실제 혼혈인 김지한(9)군의 열연이 돋보인다. KBS는 1TV에서 6∼8일 밤 10시부터 ‘HDTV문학관’ 3편을 100분씩 방영한다. 첫날 전파를 타는 ‘등신불’은 주인공 ‘나’와 천년 등신불이 된 만적선사 이원적 이야기를 통해 동양적인 휴머니즘을 담았다.7일 방송되는 ‘나쁜 소설’은 계간지에 실린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인간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를 다룬다. 마지막날 방송되는 ‘달의 제단’은 가문을 지키려는 할아버지와 서자이지만 유일한 혈육인 손자와의 갈등을 통해 남성우월주의의 빛과 그늘을 들여다본다. 또 KBS 2TV가 5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하는 ‘선량한 시민들’은 윤문식·이한위·권해효·김국진 등 서민을 대변하는 탤런트들이 대거 출연, 선량한 시민들의 힘든 삶에 대한 반란을 해학적으로 보여준다. 외화시리즈 마니아라면 액션 어드벤처 위성채널 AXN이 마련한 ‘CSI 마라톤’과 ‘슈퍼내추럴 마라톤’을 기대해도 좋다.5∼7일에는 하루 10시간씩 CSI 시즌1·2를 볼 수 있으며,5월 독점방영한 슈퍼내추럴 시즌1은 4∼7일 매일 3편씩 방송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儒林속 한자이야기] (141) 安心法門(안심법문)

    儒林(677)에는 ‘安心法門’(편안할 안/마음 심/법 법/문 문)이 나온다. 중국에 禪宗(선종)을 일으킨 達磨(달마)의 禪思想(선사상)중 하나로 ‘절대적인 마음의 안정을 추구하는 敎法(교법)’을 이른다. ‘安’은 집과 여자의 상형을 합한 會意字(희의자). 여자는 집에 있으면서 밖으로 露出(노출)되지 않아야 안전하다는 데 착안하여 ‘편안하다’는 뜻이 생겼다고 한다.用例(용례)로 ‘保安(보안:안전을 유지함.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함),安堵(안도:어떤 일이 잘 진행되어 마음을 놓음),安分知足(안분지족: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앎)’등이 있다. ‘心’은 ‘짐승의 심장’을 象形(상형)한 글자.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여긴 데서 ‘마음’‘가슴’‘가운데’‘근본’같은 뜻이 派生(파생)하였다.‘勞心焦思(노심초사: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움),銘心(명심:잊지 않도록 마음에 깊이 새겨 둠) 등에 쓰인다. ‘法’의 원 字形(자형)은 중국 고대의 法官(법관)들이 복잡한 訟事(송사)가 생기면 神獸(신수)인 해태를 데려와 죄 있는 자를 들이받아 공평하게 처결한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用例(용례)에는 法古創新(법고창신: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法語(법어:정법을 설하는 말이나 불교에 관한 글),便法(편법:간편하고 손쉬운 방법)‘ 등이 있다. ‘門’자는 ‘양쪽의 여닫이 문’을 나타내기 위해서 그러한 대문 모양을 본뜬 것. 어떤 글자의 의미요소로 쓰이는 경우, 관청 같은 큰 집을 가리키는 예가 많다.用例로 ‘登龍門(등용문: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크게 출세하게 됨),門閥(문벌:가문이 대대로 내려오는 지위),門前成市(문전성시:사람이 많이 찾아옴의 형용)’등이 있다. ‘安心法門’은 달마가 주장한 선사상의 原形(원형)중 하나로, 중국 남송(南宋)의 선승(禪僧) 무문혜개(無門慧開)가 지은 불서인 無門關(무문관) 제41칙에 실려 있으며 話頭(화두)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祖堂集(조당집)에 다음의 逸話(일화)가 전한다. 달마는 梁(양) 나라 武帝(무제) 때 중국으로 건너와 因緣(인연)의 到來(도래)를 기다리며 숭산(崇山)의 소림사(少林寺)에서 面壁(면벽) 修道(수도)에 정진하였다.9년째 되던 날,嚴冬雪寒(엄동설한)에 神光(신광)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弟子(제자)의 인연을 맺게 해달라고 懇請(간청)하였다. 눈밭에서 하룻밤을 지샌 신광에게 돌아온 것은 ‘하룻밤의 얄팍한 덕으로 큰 지혜를 얻으려 하느냐.’는 싸늘한 꾸지람뿐이었다. 신광은 求道(구도)의 意志(의지)를 꺾지 않고 칼을 빼어 자신의 왼팔을 잘랐다. 달마는 비로소 혜가(慧可)라는 法名(법명)을 내려 제자의 인연을 허락했다. 어느날 혜가는 달마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마음의 平和(평화)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스승께서 마음의 평화를 열어 주십시오.” 달마는 “그대의 그 불안한 마음을 내게 가져오라. 마음의 평화를 주리라.”라고 하였다. 혜가의 ‘마음을 찾을 수 없다’는 하소연에 ‘찾을 수 있다면 어찌 그것이 그대의 마음이겠는가? 나는 벌써 그대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었느니라.’라고 말하였다. 김석제 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추석 극장가 ‘대박 이벤트’

    추석 극장가 ‘대박 이벤트’

    최장 9일간의 연휴, 이 시기를 겨냥한 영화 9편,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다양한 이벤트, 이번 추석은 어디로 보나 ‘대박’이다. 그리고 각 지역 극장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를 아는 사람이 이 대박 행운의 ‘임자’다. CGV는 30일부터 10월8일까지 ‘보름달愛,CGV愛’를 진행한다.2회 이상 같은 CGV를 방문하면 멤버십 더블 포인트를 적립하고, 다른 CGV에서 영화를 보면 추첨을 통해 CJ상품권(10만∼100만원)을 준다.5∼8일 오후 9시 이후 영화를 본 관객 300명(선착순)에게 ‘타짜’ ‘라디오스타’ 등의 영화 마그네틱 콜렉션을 증정한다. 추석기간 동안 아이맥스 입체영화 ‘앤트 불리’를 CGV홈페이지에서 예매한 고객을 위해 2000원 할인 혜택, 캐릭터 제품, 워너브라더스픽쳐스에서 만든 10가지 캐릭터 세트 등을 마련했다. 롯데시네마는 10월5∼7일까지 ‘잘 살아보세’를 주제로 이색 윷놀이판을 벌인다. 상대방보다 높은 점수를 얻으면 영화무료관람권,‘가을로’ 비닐폴더 등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일부 극장제외). 한복을 입은 관객에게는 지역에 따라 즉석 사진촬영, 팝콘·음료, 주중관람권 등의 혜택이 있다. 안양관, 대구관은 지역 테마파크 할인권이나 자유이용권을 준다. 연휴 기간동안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면 옥션 3000원 할인쿠폰이 생긴다. 목동점에서는 10월1일까지 오후 11시10분에 ‘라디오 스타’와 ‘가문의 부활’ 두편을 1만원에 볼 수 있다.OK캐시백,GS칼텍스 보너스포인트도 사용가능하다. 삼성동 메가박스에 마련된 ‘구미호 가족’ ‘라디오 스타’ ‘야연’ 등의 영화 포토존에서 멋진 사진을 찍는 것은 덤이다. 프리머스시네마는 10월1∼8일 연휴 기간동안 3회 이상 영화를 관람하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아이스테이션PMP,DVD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영화관람권 등을 주는 이벤트를 펼친다. 프리머스 서포터스에 가입하면 참여할 수 있다. 또 전국 상영관과 홈페이지에서 감동적인 사연을 적은 고객 5명을 선정해 소원을 이루어주는 ‘한가위, 너의 소원이 무엇인고’ 이벤트를 연다. 당첨자 발표는 10월20일.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콕 찍은 영화 9편 “안보곤 못배길걸”

    콕 찍은 영화 9편 “안보곤 못배길걸”

    마음만 먹으면 9일간의 긴 휴식에 빠질 수도 있는, 올 추석은 말 그대로 ‘황금’연휴. 영화계가 일찌감치 이 황금시장에 눈독을 들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추석 연휴에 각축하는 한국영화만도 무려 6편. 융단 폭소탄을 내장한 코미디에서부터 대규모 스케일의 액션, 눈물을 훔치게 만드는 감동드라마까지. 골라보는 즐거움에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감독/배우/장르/관람등급) 황수정 최여경기자 sjh@seoul.co.kr (1) 타짜 최동훈/조승우·김혜수·백윤식·유해진/드라마/18세 이상 허영만의 인기만화가 음모와 배신이 녹아든 드라마로 스크린에 옮겨졌다. 도박판에 인생의 전부를 걸어버린 젊은 타짜(속임수를 잘 쓰는 전문도박꾼)의 이야기. 조승우의 밀도있는 연기, 여유있는 카리스마의 진맛을 보여주는 백윤식, 화투판을 떡주무르듯 하는 ‘악녀’ 김혜수 등 이보다 더 완벽한 캐스팅은 없다. 방대한 원작을 최대한 쓸어담은 드라마가 지루할 때도 있으나,‘범죄의 재구성’의 그 치밀함을 다시 확인시키는 최동훈 감독! (2) 라디오 스타 이준익/안성기·박중훈·최정윤·정규수/드라마/12세 이상 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의 건재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웃음과 감동이 반반씩 사이좋게 손잡은 휴먼드라마.‘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물흐르는 듯한 연출력이 돋보이고, 국민배우 안성기의 연륜이 그 어떤 영화에서보다 편안해 보인다. 지방도시의 라디오 DJ로 전전하는 왕년의 사고뭉치 가수왕과, 그를 변함없이 응원하고 보듬어주는 속깊은 매니저 이야기. (3)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Ⅲ 정용기/김수미·신현준·김원희·탁재훈·공형진·신이/코미디/15세 이상 조폭가문 백호파, 업계 1위 김치회사 ‘엄니손김치’로 거듭나다! 그들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가는 전직검사와 한판 승부. 세련된 현재의 모습과 ‘유치찬란’한 과거 행적을 번갈아 더듬으며 드라마의 강약을 조절해 간다. 전편의 캐릭터에 배우의 개인기를 제대로 버무렸다. 특히 구수하고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김수미의 홈쇼핑 출연 장면이 압권. 한바탕 웃기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다. (4) 잘 살아보세 안진우/이범수·김정은·전미선·변희봉/코미디/12세 이상 1970년대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을 둘러싸고 시골마을에서 빚어지는 코믹 해프닝. 김정은·이범수가 엮는 환상의 복식 코미디에 전미선 변희봉 등 연기력 탄탄한 조연들 가세. 산아제한이라는 참신한 시대적 소재를 완성도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흐지부지 주저앉은 후반부가 아쉽다. (5) 구미호 가족 이형곤/주현·박준규·박시연·하정우·고주연/뮤지컬 코미디/15세 이상 가족을 깊이 사랑하는 아버지, 남자 밝힘증이 있는 섹시한 첫째딸, 단순무식한 아들, 귀엽지만 엽기적인 막내딸. 단란한(?) 구미호 가족과 죄질 나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인간 되기. 서커스장을 배경으로 한 구미호 가족의 ‘생쇼’, 배우들의 캐릭터, 간간히 삽입한 뮤지컬 장면이 적절하게 녹아있다. 배우의 재발견이 가장 눈에 띄는 영화. 박장대소 없이 잔웃음으로만 이끌어가는 것이 살짝 아쉽네∼. (6) 무도리 이형선/서영희·박인환·최주봉·서희승/코미디/15세 이상 자살명당으로 소문난 강원도 산골짜기, 무도리. 세 노인과 방송작가, 자살동호회 회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동이 자잘하게 이어지다가 막판에 살짝 감동을 주는 소박한 이야기. 폭소보다는 독특한 소재에서 나오는 낯설고 다소 당황스러운 냉소가 튀어나오는 코미디 영화라고나 할까. 끈질기게 들이대는 철지난 유머는 난감하다. 노장의 힘으로 극복하려나. (7) 야연 펑 샤오강/장쯔이·대니얼 우·저우쉰/무협액션/15세 이상 10세기 중국을 배경으로 황실의 로맨스와 음모, 권력을 향한 욕망 등이 얽히고 설킨 서사무협. 화려하되 고즈넉한 색감, 잔인하되 부드러운 액션 등 대비와 강약을 거듭하는 화면의 균형미가 훌륭하다. 화려하게 스케일 큰 액션 화면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장쯔이의 매혹적인 카리스마가 빛을 발한다. (8) 앤트 불리 존 A. 데이비스/줄리아 로버츠·니컬러스 케이지·메릴 스트립(목소리)/애니메이션/전체 ‘왕따’ 꼬마가 개미를 괴롭히다 마법사의 주술에 걸려 개미만큼 작아진 뒤 겪는 모험과 화해의 과정.‘폴라 익스프레스’로 3D 아이맥스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톰 행크스가 자신의 아들에게 원작 그림책을 읽어주다 제작을 결심하게 된 작품이라고. 폭력의 부당함, 약자에 대한 배려 등 교훈적 메시지가 뚜렷하다. (9) BB프로젝트 진목승/성룡·고천관/액션/12세 이상 눈이 즐거운 ‘성룡표’ 액션물. 개운하고 유쾌하며 코믹한 천연 액션 퍼레이드를 별 생각없이 즐기면 되는 팝콘무비. 두 명의 절도범이 어쩌다가 납치한 아기가 ‘빌리언달러 베이비’일 줄이야. 천진한 아기를 다시 엄마에게 돌려주기 위한 고군분투가 아찔하면서도 신명난다.6개월된 아기 매튜의 귀여운 ‘연기’가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 儒林(698)-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4)

    儒林(698)-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4)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4) 주자가 유학에 있어서 최고의 집대성자가 된 것은 이처럼 ‘절대원리’에 목마른 수많은 걸출한 신유학자들을 배출한 송 대의 시대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았다. 그뿐인가. 주자에게는 훌륭한 스승이었던 이연평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송 대의 초기 성리학자들이었던 정호, 정이의 성리론은 물론 주돈이의 음양론을 배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막역한 친구인 장식과 여조겸과도 친교를 맺는 인덕이 있었다. 주자 자신은 원만한 성격을 지니지 못한 태양인(太陽人)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주자 스스로 편찬해낸 문집 속에서 ‘태양인’으로서의 자신의 거친 성정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는 구절에서 드러나고 있다. “평상시에 성정이 강직해서 저는 은미한 말과 광범위한 비유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을 선(善)에 이끌려는 까닭에 사람들에게 있는 누구나의 작은 오류까지 보게 됩니다. 매번 참고서 말하려고 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말하게 되면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거침없이 말해서 반드시 일을 망치고 난 후에야 그만두게 됩니다. 이것이 또한 제가 태양인이라는 증거일 것입니다.” 태양인. 주자 자신이 고백하였듯 주자는 사상(四象)체질로 용맹스럽고 적극적이며 남성다운 성격이지만 독선에 빠지기 쉬운 태양인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독선적인 주자가 인복이 있었던 것은 당시 재상이었던 장준의 아들 장식과 우정을 맺고 호남학풍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었으며, 또한 여공저(呂公著) 이래 7대 17명이나 ‘성원학안’에 실릴 정도로 거족이었던 여조겸과도 친교를 맺을 수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주자는 막역한 친구인 장식이 주자의 나이 불과 51세에 숨을 거두자 몹시 애통해하면서 다음과 같은 제문을 쓴다. “그대와 나는 비록 서로 다른 견해를 지니기도 했었지만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늘 의견을 같이했었지. 그대는 관직에서 맡은 바 임무를 최선을 다하고자 했었고, 나는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었지. 그대는 저명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나는 지체 낮은 가문에서 태어났지. 그대는 온후하고 너그러웠지만 나는 엄격하고 완고했었지.” 여조겸 역시 주자에겐 최고의 단짝 친구였다. 주자와는 달리 거족 출신이자 인간관계도 원만한 여조겸은 주자와 더불어 ‘근사록(近思錄)’을 편찬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자에게 있어 평생의 논적인 육구연과 진량(陳亮)을 소개해 주었던 것이다. 육구연과 진량은 주자 일생일대에 있어 최고의 라이벌. 훗날 양명학을 낳은 왕양명의 정신적 지주였던 육구연과는 아호지회(鵝湖之會)를 열어 공개적으로 사상적 차이를 토론할 만큼 호적수였으며, 진량과는 또한 ‘의리왕패(義利王覇)’논쟁을 벌일 만큼 불꽃 튀는 경쟁자였던 것이다.
  • 美 400대 부호 모두 ‘억만장자’

    올해 미국의 400대 부자들 모두 재산규모가 1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미 경제전문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들 400명의 재산 총계는 1조 2500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1200만달러 늘어난 액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가 530억달러로 13년째 부동의 1위를 지켰다.2위는 460억달러를 기록한 투자가 워런 버핏.2000년을 제외하고 1994년 이후 꾸준히 2위 자리를 유지했다. 3위에는 카지노·호텔 재벌인 셸든 애덜슨이 차지했다. 지난해 15위에서 순위가 급등했다.2년 전 마카오에 카지노를 세워 대박을 터뜨린 게 주효했다.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뒤 독립해 투자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폴 앨런은 160억달러로 5위에 올랐다.월마트 가문에선 4명이 11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델 컴퓨터 창업자 마이클 델은 155억달러로 공동 9위에 올랐다.연합뉴스
  • 영화 ‘가문의 영광-가문의 부활’ 주연 탁재훈

    영화 ‘가문의 영광-가문의 부활’ 주연 탁재훈

    지칠대로 지친 모습으로 그가 나타났다. 감기까지 걸려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한껏 들떠있으면서, 능청스럽게 유머를 던지던 그가 이렇게 가라앉아있다니, 의외다. 새벽까지 계속된 방송 녹화로 눈 한번 붙이지 못하고 바로 달려왔다고 했다. 그래도 역시 탁재훈이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유쾌한 그의 모습이 조금씩 엿보이기 시작한다. 영화 ‘가문의 영광-가문의 부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개봉(21일)을 앞두고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탁재훈(38)은 이날처럼 바쁜 스케줄이 줄줄이 이어지지만 마냥 행복한 모습이다.2편 ‘가문의 위기’에서 쫀쫀한 주연을 맡다가 당당히 주연을 꿰찼으니 어련하랴. “해병대 다녀온 느낌이에요.” 영화 촬영 시작에서 종료까지 모든 과정을 그는 이렇게 돌이켰다.2편 ‘가문의 위기’보다 몇 배 많아진 분량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스스로 기특함마저 든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이자 절친한 신현준은 “이번 영화 잘 안되면 모두 탁재훈씨 탓”이라고도 했을 만큼 비중이 커진 것이 그는 즐겁다. “원래 영화 스태프로 먼저 이 바닥에 들어와서 연기에 대한 미련이나 갈증이 항상 있었어요. 방송프로그램 사회자나 가수로서 정점과 바닥을 모두 느껴봤지만 영화에서는 아직이거든요. 그 느낌을 모두 가져보고 싶어서 요즘은 더없이 즐겁게 현장을 만끽하고 있죠.” 물론 지난 11일 있었던 기자시사회 이후 독창성, 완성도 등에 대해 회의를 품은 기사들이 많이 나온 것에 대해 약간의 불안함도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배우 인생의 약으로 안고 가기로 했다.“전편에 이미 노출된 이미지인 터라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어야 하고, 속편이 더 재미있어야 한다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있죠. 다 좋으면 좋겠지만, 안그럴 수도 있는 거고, 그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죠.” 영화 얘기를 하면서 새초롬하면서도 진지해지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보낸다. 많은 표정과 말투, 생각을 안고 있는,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사람인 듯한 그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배우 탁재훈과 인간 배성우(그의 본명이다.)가 공존하며 서로를 컨트롤해주고 있다고나 할까요.(웃음)사실은 타고난 끼를 가진 것 같아요.” 배드민턴 경기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경기를 보면서 승패보다는 선수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죠. 그게 실제 몸동작으로 나와요. 짧게 끊어치는 서브나 스냅 등. 다른 운동을 할 때도 그래요. 한마디로 폼은 굉장히 좋은거지.” 연기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그게 단순히 흉내라고 말해도, 그 자신은 배우가 되기 위한 큰 밑거름이라고 믿고 있다.“연기 자체가 흉내 아닌가요.‘맨발의 기봉이’에서는 이장 아버지를 둔 철부지 청년 흉내고,‘가문의’에서는 바람끼 있는 건달 흉내죠. 영화 속 캐릭터에 감정을 몰입하면서 연기하는 느낌을 주지 않고 제대로 흉내낼 줄 아는 것이 연기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내 기준이죠.”(웃음) 여기에 대중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코드를 녹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것을 ‘코미디’로 삼았다. 한창 촬영중인 ‘내 생애 최악의 남자’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정극에 가깝다. 그래도 코믹한 요소를 배제하지는 않는다.“속 시원하게 한바탕 웃겨주는 코미디영화도, 진지함 속에서 한순간 웃음을 내뱉을 수 있는 휴먼드라마도, 모두 매력적이잖아요.”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儒林(695)-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41)

    儒林(695)-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41)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41) 그러나 이연평이 1162년 10월15일 복주(福州)에서 71세의 나이로 별세하자 주자는 불과 34세의 나이에 스승을 잃어버린 사상적 고아가 되어 버린다.24세에 처음으로 이연평을 만났으므로 10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스승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던 주자는 이후부터 어쩔 수 없이 자립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후부터 6년 동안 주자는 스승이 없는 상태에서 홀로서기를 단행하였는데, 그의 나이 40세 때에 이르러 마침내 자신만의 독자적인 철학체계를 갖추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추정의 근거는 1172년 그의 나이 43세 때에 작성한 ‘중화구설서(中和舊說序)’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연평 선생한테 배웠는데, 선생님으로부터 ‘중용’이란 책을 받았다. 그러나 희로애락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때의 기상을 구하는 것에 대해 채 이해하고 있지 못했을 때 선생님이 돌아가시게 되었다. 나는 나 자신의 명민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했으나 그 당시 나의 처지는 마치 돌아갈 곳이 없는 궁핍한 사람과도 같았다.” 이처럼 주자는 스승 이연평이 죽자 자신의 처지를 ‘돌아갈 곳이 없는 궁핍한 사람(若窮人之無歸)’의 신세였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주자는 다시 다음과 같이 말을 잇고 있다. “장식(張)이 호남학(湖南學)을 배웠다는 것을 듣고 그에게 가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1169년 봄 친구 채원정(蔡元定)과 이야기를 했는데, 대화 도중 나는 갑자기 호남학의 이론에 의구심이 들었다.…다시 정호와 정이의 책을 잡고 마음을 비우고, 기운을 안정시키며 읽었는데, 몇 줄 읽지 않아서 마음이 얼음 녹듯 풀어지며 감정과 본성의 본래 모습과 성현들의 오묘한 가르침이 이와 같이 평이하고 명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단지 내가 깨달은 것을 이연평 선생님에게 물어볼 수 없는 것이 한이 될 뿐이다. 그렇지만 이미 선생님이 하신 말씀에 근거해서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아직 하지 않으신 말씀도 아마 나의 생각과 그리 다르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자가 그의 나이 43세 때 작성한 그 유명한 ‘중화구설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자는 스승 이연평이 갑자기 돌아가시자 고아처럼 궁인(窮人)이 되었으며, 그 후부터는 어쩔 수 없이 떠돌이 학자가 되어 방황하다가 장식을 만나서 호남학의 학맥과 연결되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장식은 재상이었던 장준(張浚)의 아들로 좋은 가문의 출신이었으나 무엇보다도 주자가 장식을 만남으로써 자신의 독특한 철학체계를 정립하게 된 것은 장식을 통해 호남학의 신유학을 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유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정호(程顥)와 정이(程 ) 두형제(二程子)의 제자 중 철학적으로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었던 양대 제자는 바로 양시와 사량좌(謝良佐)였다. 정호는 제자인 양시가 학업을 마치고 남쪽으로 떠나는 것을 보고 ‘내 도가 남쪽으로 간다.(吾道南矣)’라고 말함으로써 양시계열의 신유학을 이로 인해 ‘도남학’이라고 부르고, 이에 대비하여 사량좌로 흘러내린 신유학을 ‘호남학’이라고 구분해서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11) 충주길(하)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11) 충주길(하)

    마당바위를 지나쳐 달리던 영남대로는 국도 3호선과 갈라져 충주시내로 접어든다. 달천(달래강) 오른쪽에 길이 나 있다. 지금은 시가지가 발달돼 있지만 험준한 산들이 없고 널따란 평야지대가 펼쳐져 예전에는 여기부터 행인의 발걸음이 훨씬 빨라졌을 듯하다.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에서 국도와 잠시 결별한 옛길을 따라 300m쯤 올라가면 대림산성이 나온다. 단월동 창골을 둘러싸고 있는 이 성은 둘레 4906m의 토석혼축이다. 높이 4∼6m로 충북도기념물 110호이다. 충주박물관 길경택 학예연구실장은 “신라말·고려초 지은 성으로 앞에 달천이 해자(垓字·성 밖으로 둘러판 못) 역할을 하는 ‘천혜의 요새’”라고 말했다. ●임장군, 이심바위 전설로 이 성에 조선 선조 때 지어진 ‘정심사’라는 절이 있고 그 앞을 ‘삼초대’라고 부른다. 작은 산이나 골이 깊고 경사가 크게 져 있다. 입석 안내판에는 ‘임경업(1594∼1646) 장군이 대림산에서 태어나 학문을 닦고 3단계로 석축을 쌓아 무술을 연마했다.’고 써있다. 건너편 산 밑에 장군의 묘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있다. 달천을 건너 임경업 장군의 묘가 있는 풍동에서 만난 주민 김희순(73)씨는 “이 마을에 임장군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다 매년 시제에 전국에서 임씨들이 와 제사를 지낸다.”고 전했다. 달천을 따라 삼초대를 거쳐 1㎞남짓 가던 길은 유주막 마을에서 시내 도로와 합쳐진다. 단월역이 있었던 곳으로, 예전에는 주막촌이 형성됐었다. 조선조 학자인 유영길과 동생인 영의정 유영록 등 유씨 가문 사람이 많이 왕래한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유주막에서 풍동으로 가는 달천변 절벽에 이심바위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도로확장 공사로 사라지고 없다. 이 바위는 임장군이 새벽 훈련을 하고 달천 물을 떠마시려는 순간, 강 속에서 이무기가 나타나자 꼬리를 잡고 내동댕이치자 바위가 움푹 파이며 이무기가 죽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옛길은 시 외곽을 흐르는 달천을 따라 가다 임경업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렬사와 철불좌상(보물 512호)이 있는 단호사를 지나 달천교에 다다른다. 이 철불좌상은 충주가 예전에는 주요 철 생산지였음을 방증하고 있다. 현재 달천교는 두개가 있다. 모두 2차선으로 서울쪽으로 가는 다리는 1990년에 건설됐고 시내쪽으로 들어오는 것은 1999년에 바로 옆에 만들어졌다. 충주문화원 김영대 사무국장은 “일제시대 초까지 이곳에 나루터가 있고 부근에 뱃사공촌과 주막촌이 발달했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피눈물 흘린 당간지주 달천교를 건넌 옛길은 국도 3호선과 겹치면서 충주시 주덕읍까지 한참을 내달린 뒤 신니면 방면으로 방향을 튼다. 3호선을 타고 5∼6분간 달리다 군도 27호로 빠져 면사무소 앞을 지나쳐 다시 그만큼을 달리면 신덕저수지에 도착한다. 널따랗고 시원하게 펼쳐진 저수지 곳곳에 낚시꾼들이 보인다. 당초 군도 27호가 국도 3호선이었으나 몇년 전 국도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이전 길이 군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길에서 오른쪽으로 저수지를 끼고 돌아 깊숙이 들어가면 ‘숭선마을’이 있다. 행정구역은 신니면 문숭리에 해당한다. 이 마을회관 앞에 높이 4.2m에 이르는 사찰의 당간지주가 서 있다. 당초 숭선사에서 기를 꽂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당간지주만 남아 있는 것이다. 숭선사는 고려 광종이 954년에 어머니인 신명순성 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절이다. 마을이름도 이 절에서 따와 내려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명순성 왕후는 고려 태조의 비(妃)로 충주유씨 유긍달의 딸이다. 정종과 광종 등 5남2녀를 낳았다. 당간지주 앞에 있는 안내판에는 ‘당간지주는 동서 한 쌍이 서 있었으나 일제가 신덕저수지를 만들 때 석재로 쓰기 위해 동쪽 지주를 잘랐다. 하지만 이를 자른 사람이 화를 입어 서쪽 지주가 보존됐다.’고 써 있다. 주민 정건양(88·여)씨는 “일본 사람이 수놈을 가져가 저수지 만드는데 쓰고 암놈을 더 자르려는 데 이 징대(지주)에서 피가 나 못 가져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주의 무릎 부근에 주먹 크기로 파인 흔적이 남아 있다. 현재 지주는 검은 이끼에 덮인 채 볏가마니를 쌓아두는 기둥으로 쓰이고 있었다. 되돌아 나오면 저수지 바로 위에 동락초등학교가 나타난다. 한국전쟁에서 첫 승리를 거둔 곳이 이 학교이다. ●전쟁과 여교사 학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김재옥 교사 기념관’이다. 김 교사는 이 학교에 재직하던 한국전쟁 때 승리의 주역이었다.6·25가 터진 1950년 7월7일. 이 학교를 점령 중이던 북한군의 정보를 국군 6사단 7연대 1·2대대에 알려줘 저녁식사 때 기습적으로 공격, 전쟁후 첫 승리를 거두게 한다. 이튿날까지 계속된 소탕작전으로 북한군 800명이 사살되고 90여명이 포로로 잡혔다. 장갑차 3대와 각종 총기를 포획하고 ‘소련제’임을 알리는 총기 1점을 유엔에 보내 참전을 이끌어내는 데 힘이 됐다. 이 전투에서 국군은 1명만 경상을 입는 완승을 거뒀다. 김 교사는 이 부대 소대장과 결혼, 남편을 따라 강원도 인제에서 학교 설립에 힘을 보태며 단란하게 지내다 1963년 10월 ‘고재봉사건’ 때 원한대상으로 오인받아 일가족이 몰살되며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국방부는 김 교사의 반공정신을 알리기 위해 ‘전쟁과 여교사’라는 영화를 만들어 전국에 상영하기도 했다. 교정에는 ‘김재옥 여교사 충혼탑’이 있고 200여m 전방에 별도로 ‘동락전승비’를 세워 김 교사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곳에서 얼마 안 가면 신니면 모남리가 나온다.‘모도원’이란 돌팻말만 남아 있는 이 마을은 조선조 나그네들이 쉬었다 가던 길로 주막이 많았다. 주민 김성숙(66·여)씨는 “30년전 이사왔을 때는 70가구가 넘었는데 지금은 20가구도 안 된다.”면서 갈수록 작아지는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폐가도 더러 보이고 길 건너에는 폐가조차 한 채도 없어 썰렁했다. 이 마을을 넘자마자 충북 음성군 생극면으로 빠지고 군도나 지방도를 따라 옛길은 경기도 용인으로 들어간다. 글 사진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달래강 전설과 문학 옛날 충주 달래강변에 오누이가 있었다. 오누이는 강 건너편에 있는 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다. 어느 날 오누이는 평소처럼 일을 끝내고 강을 건너고 있었다. 강은 소나기가 퍼부은 뒤라 많이 불어 있었다. 앞서 강을 건너던 여동생의 옷이 불어난 물에 흠뻑 젖으면서 속살이 훤히 내비쳤다. 여체가 아름답게 드러났다. 오빠는 욕정이 솟구쳤다. 죄의식에 사로잡힌 오빠는 들고 있던 낫으로 자기의 성기를 찍었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러자 누이가 통곡하면서 말했다. “달래나 보지. 달래나 보지…” 했다고 한다. 이 말에서 ‘달래강’이란 강 이름이 생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전설은 ‘달래’라는 지명이 있는 다른 지방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떠돌고 있다. 오빠인지 남동생인지, 낫으로 찍었는지 돌로 찍었는지 명확하지 않게 뒤섞여 내려오는 것을 보면 부풀려져 오랫동안 생명을 이어온 듯하다. 더구나 충주 달래강은 영남대로를 따라 흘러 행인들이 쉴 새 없이 오가던 곳이 아니던가. 호기심이 동할 ‘근친상간’ 내용을 담은데다 내용도 애달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딱 좋은 전설이다. 충주에서 태어난 ‘농무’의 시인 신경림은 ‘달래강 옛나루에’ 시에서 ‘달래강 옛나루에 목을 잡고/이렁저렁 한세월 녹두적이나 구웠지/여름도 유월 진종일 돌개바람 일고/돌개바람 일어 모래기둥 올리고/어리석은 길손들만 찾아 들더라’고 노래하고 있다. 달래강은 속리산에서 발원해 탄금대까지 120여㎞를 달리는 조그만 천이다. 임진왜란 때 중국의 한 명장이 달래강 물을 떠먹은 뒤 “명나라에서 유명한 여산의 약수보다 낫다.”고 칭송했다고 한다. 이런 일로 맛이 단 냇물이라고 해 단냇물이 됐다.‘달다’의 달냇물로 변했으며 한자로 바뀌어 지금의 ‘달천’이 됐다는 설도 있다. ‘저 건너…억새꽃 무더기여, 그걸 보고가면 제일 얕은 여울이여’ 등 달래강을 시로 노래해온 향토시인 임연규(52)씨는 “어릴 적 놀이터인 달래강이 버릴 것 같아 남들에게 자랑도 하지 않는다.”고 애틋함을 내보였다. 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 엄인순 사무국장은 “충주에서 태어난 문인치고 달래강을 노래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美 ‘엘리스섬의 애니’ 족보 잘못 꿰맞췄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전설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892년부터 약 60년에 걸쳐 모두 1200만명이 유럽 등에서 이주해 오면서 본격적인 이민이 시작됐다. 자유의 여신상이 자리한 리버티섬과 맨해튼 사이에 있는 엘리스섬이 무대가 됐다. 이민자들이 이곳 이민국 건물에서 입국 심사를 받기 위해 첫발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이들 1200만명 가운데 가장 먼저 신대륙에 발을 디딘 아일랜드계 이민 여성 애니 무어가 미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며 ‘엘리스섬의 애니’라는 전설로 포장했다. 그런데 이 애니가 전혀 엉뚱한 인물임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레이디 퍼스트’로 먼저 발 디뎌 당시 15세의 애니는 1892년 1월1일 아침 증기선 네바다호를 타고 엘리스섬에 왔다. 건장한 독일인이 먼저 내리려 했지만 두 남동생이 “레이디 퍼스트!”라고 외친 덕에 가장 먼저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그 뒤 애니는 서부 텍사스주에 정착해 아일랜드의 독립 영웅 대니얼 오코넬 가문의 자손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누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국에서 기념품으로 건네받은 10달러짜리 금화가 요술을 부렸다는 에피소드까지 곁들여졌다. 그녀는 46세에 자동차 사고로 죽은 것으로 기록됐다. 그런데 족보학자인 메건 스몰리냐크 교수는 15일 뉴욕시 족보학회 회의에서 “애니는 텍사스로 가지 않고 맨해튼 남동구역의 빵집 점원과 결혼해 자녀 11명을 낳고 평생 가난하게 살았다.”고 발표했다. 스몰리냐크 교수가 추적에 나서게 된 것은 4년 전 이민자 기록영화를 연구하면서였다. 그는 텍사스에 정착한 이 애니가 사실은 이민자 출신이 아니며 1923년 교통사고를 당한 애니 무어는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다른 여성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진짜 애니가 누구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인터넷 힘이 엘리스섬 애니 찾아내 스몰리냐크 교수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해 뉴욕시 기록담당관 브라이언 안데르손으로부터 그녀 가족에 대한 기록이 보관돼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록을 통해 엘리스섬에 함께 왔던 남동생 필립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그녀가 진짜 애니임을 확인했다. 맨해튼 빈민가의 5층짜리 벽돌집에 기거했던 애니 가족은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는 전형적인 이민 1세대 가정이었다. 자녀 11명 가운데 5명만 어른으로 성장할 정도로 혹독한 삶을 견뎌내야 했다. 그녀는 47세 때인 1924년 심장질환으로 숨을 거두고 퀸스의 공동묘지에 묻혔다. ‘텍사스 애니’ 후손으로 전설만 믿고 식구들과 함께 엘리스섬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석해온 에드워드 우드는 “실망스럽지만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그녀의 동상은 뉴욕항과 아일랜드에 각각 세워져 있다. 스몰리냐크 교수는 “진짜 애니는 미래 세대를 위해 희생했다.”며 “우리는 그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본인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지 못했지만 후손 가운데는 투자상담가, 박사로 출세한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위기의 가문’ 개인기로 일으킨다?

    참신함이나 작품성을 찾기는 어렵다. 배우의 개인기, 말투, 변신 등에 중점을 둔 코미디영화로만 대한다면 오는 21일 개봉할 ‘가문의 부활’에서 한바탕 시원하게 웃을 수 있겠다. 시리즈물의 새로운 모델을 만든 ‘가문 시리즈’의 세 번째 버전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Ⅲ’(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이 전작의 출연진을 그대로 살려 돌아왔다. 다만 신분이 바뀌고, 비중이 달라졌다.지역을 주름잡던 홍덕자 회장(김수미)은 손을 씻고 솜씨를 살려 김치회사 ‘엄니손김치’를 차린다. 빨간 선혈 대신 뻘건 김칫국물을 묻힌다. 상대 조직의 일당 대신 김치를 ‘썰고 담그고 묻는’ 게 일이다. 업계 1위로 탄탄대로를 걷는 중에 백호파를 향한 복수의 칼을 갈던 전직검사 명필(공형진)이 출소하고, 회사는 부도 위기까지 몰린다. 2편과 확연히 다른 참신함, 독창성을 기대한다면 실망이 클 수도 있다. 큰 그림은 달라진 것이 없다. 애정전선의 중심이 큰 아들 인재(신현준)와 열혈 검사 진경(김원희) 커플에서 둘째아들 석재(탁재훈)와 순남(신이)으로 옮겨온 것과 주요 활동무대가 보다 밝고 투명해진 정도. 한창 웃겨주다가도 감정을 추스르는 진지한 장면을 보여주고, 세련된 현재의 모습과 ‘유치찬란’한 과거 행적을 번갈아 더듬으며 감정의 강약을 조절해 지루하지 않다. 촘촘한 얼개보다는 배우 자체에 웃음 포인트가 있다. 구수하고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끊임없이 뱉어내는 김수미의 홈쇼핑 출연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배우들이 복고풍으로 무척 촌스럽게 차려입고 망가질대로 망가지는 것이나, 비중이 커진 탁재훈의 뻔뻔한 말투도 웃음 포인트로 손색이 없다. 2편 ‘가문의 위기’(2005년) 내용을 모른다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겠다.15세 이상 관람가.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Local]항저우시 ‘춘천의 날’ 만든다

    강원도 ‘춘천의 날’이 일본에 이어 중국 항저우시에도 생긴다. 중국 항저우시는 다음달 15일 예정된 제9회 항저우 월드레저총회 개막일을 ‘춘천시의 날’로 정하고 각종 기념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지난해 1월 양 도시가 맺은 ‘여가문화산업 교류의향서’ 조인에 따른 것으로 기념식과 문화예술공연, 행사장내 마련된 춘천시관 관람행사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해외에서 춘천을 기념하는 것은 일본 기후현 가가미가하라시가 드라마 ‘겨울연가’의 인기와 한류열풍에 따라 2004년 12월14일을 ‘춘천시의 날’로 제정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 “미디어 다양성은 꼭 지켜야 할 가치”

    “미디어 다양성은 꼭 지켜야 할 가치”

    “미디어의 다양성이야말로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발행인이자 주필인 이냐시오 라모네(64)의 말이다.61개국에 200만부가 팔리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주로 지식인층을 겨냥한 국제문제 전문월간지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자회사 격이다. 라모네 주필이 한국어판 발행 기념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오늘날 매체들이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그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각기 개성있는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비슷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똑같기까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신껏 ‘독창’하지 않고 모두 ‘합창’하고 있는 상황인 것. 그 배후에는 거대미디어재벌이 놓여 있다.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프랑스 언론들도 전투기나 미사일을 생각하는 다소 같은 거대 군수기업이나 로스차일드가문 같은 거대자본이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당연히 대외관계 등에 있어서 호전적인 성향을 드러낼 수밖에 없겠지요.” 평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우려는 심각하고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르몽드, 그리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라는 두 매체 자체가 1·2차세계대전으로 인한 충격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라모네 주필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그리고 비판정신의 회복을 언급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1대 주주는 51%의 지분을 가진 르몽드 편집인 200여명이 모인 단체이고 독자조합(25%)과 직원조합(24%)이 2·3대 주주다.“이런 게 편집자와 독자가 함께 소유한 이상적인 모델이지요.” 뉴미디어의 높은 파고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었다.“월간지는 일간지와는 달라요. 폭 넓고 깊이 있는 정보와 분석이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지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은 기존 신문보다 조금 작은 베를리너판형으로 월1회 40면씩 발행되고 1부당 가격은 7000원이다. 번역기사 70%, 한국판 편집진의 취재기사 30%가 실린다. 또 인터넷 서비스는 조만간 유료화해 인쇄매체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고급독자를 겨냥한 월간지가, 그것도 유럽식 모델이라면 쳐다보지도 말아야 할 것처럼 여기는 한국 풍토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성곤家’ 3代 11명 모두 현역복무

    ‘김성곤家’ 3代 11명 모두 현역복무

    입으로는 번드르르하게 애국을 말하면서 뒤로는 병역 의무를 피하는 비(非)애국자보다는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애국자들이 더 많기에 이 나라가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강국이자 8대 군사강국의 자리로 도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병무청은 8일 ‘2006년도 병역이행 명문가(名門家)’에 총 92개 가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병역회피자에게는 부끄러움을, 평범한 국민에게는 놀라움을 줄 만큼 이들의 나라사랑 족적은 기념비적이다. 최고의 병역이행 명문가인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성곤(37·경기도 하남시)씨 가문은 무려 3대 가족 11명이 현역 복무를 마쳤다. 김씨 가족의 경우 1대인 김인석(90)씨가 6·25전쟁 중인 1951년 입대해 같은 해 12월 일병으로 제대한 것을 비롯해 그의 아들 4명과 손자 6명도 현역병 출신이다. 금상(국무총리상)을 받은 윤희철(26)씨 가문도 조부 윤용진(87)씨가 1949년 9월 입영,6·25 참전을 거쳐 1970년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이후 그의 아들 3형제와 손자 4명 등 모두 8명이 현역복무를 마쳤다. 병무청은 이날 서울 공군회관에서 윤광웅 국방장관과 강광석 병무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병역이행 명문가 시상식을 가졌다. 수상자들은 상금(대상 300만원, 금상 200만원 등)과 함께 이름이 병무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영구 등재되는 영예를 누린다. 또 국군의 날 계룡대에서 열리는 대통령 참석 행사에 초대된다. 시상식에서는 또 신체검사에서 불합격판정으로 제2국민역에 편입됐지만 질병을 치유한 뒤 자진 입대한 윤성재 일병과 국외 영주권자로 병역의무를 면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진 입대해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박명균 상병 등 총 10명의 병사가 모범병사로 선정돼 병무청장 표창을 받았다. 이들에게는 상금 20만원이 수여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책꽂이]

    ●일본의 대미 무역협상(다니구치 마사키 지음, 차재훈 옮김, 한울아카데미 펴냄) 미국과의 통상마찰에 관한 경험이 많기로는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1950년대 섬유마찰에서 시작해 철강, 컬러 텔레비전, 자동차, 반도체, 공작기계, 유통산업 등 일본은 그동안 미국과 온갖 부문에서 크고 작은 통상마찰을 겪었다. 이 책은 1970년대 이래 미국과 일본의 통상마찰 문제를 이론과 사례분석을 통해 꼼꼼히 다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골머리를 앓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책.2만 5000원.●한국유학통사(최영성 지음, 심산 펴냄) 유교 또는 유학은 공자를 중심으로 한 교학사상이다. 이 두 용어는 혼용되고 있지만 굳이 구분한다면 유교는 하ㆍ은ㆍ주 삼대의 선왕으로부터 공자에 전승돼 정립된 유가의 ‘가르침’을, 유학은 유교의 ‘학’으로 유교사상의 체계가 학문적으로 정립된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가 1990년대 펴낸 ‘한국유학사상사’의 개정판. 순수학술적인 면에 치중해온 기존의 유학사 서술방식에서 탈피, 사회사상사로서의 유학의 기능과 역할을 살핀 점이 눈에 띈다.전3권 각권 4만원.●나는 소세키로소이다(고모리 요이치 지음, 한일문학연구회 옮김, 이매진 펴냄) 근대 일본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 그는 어릴 때 친부모와 양부모에게 버림받은 기억, 런던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동안 고향에서 죽어가는 친구 시키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죄책감, 평생에 걸친 다섯 번의 전쟁 때문에 외상을 안고 살았다. 이런 ‘신경쇠약 직전’의 남자가 내뱉는 냉소는 첫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부터 마지막 장편 ‘한눈팔기’, 필생의 역작 ‘문학론’, 자기본위란 말로 유명한 강연 ‘나의 개인주의’에 까지 이어진다. 소세키의 사고와 소설의 세부까지 아우른 완성도 높은 평론.1만원.●불꽃(최승희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친일예술가, 월북예술가라는 꼬리표로 인해 그동안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던 신무용 창시자 최승희(1911∼1969) 자서전. 직접 쓴 9편의 수필과 친오빠이자 자신을 무용으로 이끈 정신적 지주 최승일과 주고받은 편지 3통이 실렸다. 최승희는 “군함은 나라를 위해 싸웁니다. 그러나 나는 조선의 리듬, 더 크게 말하면 동양의 리듬을 갖고 서양으로 싸우러 건너갑니다…어떤 경우에라도 민족은 망하지 아니하고 그 민족의 예술도 결단코 망하지 않는다고요.”라고 적고 있다.1만 1000원.●히포크라테스 선서(반덕진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히포크라테스가 속한 가문의 시조인 아스클레피오스는 기원전 13세기의 인물. 그의 후손들은 그를 의술의 수호신으로 삼아 대대로 의술을 전승해왔다. 아스클레피오스의 19대(혹은 18대) 후손으로 전해지는 히포크라테스 역시 가문의 전통에 따라 의사가 됐다. 히포크라테스의 시대에 와서 의사가 부족해지자 가문 내에서만 전수되던 의학교육이 외부 학생들에게도 개방됐고 이 과정에서 가문 외부의 학생들에게 요구된 것이 바로 히포크라테스 선서다. 국내 첫 완역본.1만 5000원.
  • [이 한권의 책] ‘혼세의 삼국’ 균형을 잡다

    요즘 TV사극들의 턱없는 민족주의와 사실왜곡에 황당한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김춘추-외교의 승부사’(박순교 지음, 푸른역사 펴냄)는 영웅을 그리되, 어깨에서 힘을 뺀 담백한 서술이 돋보이는 책이다. 문장이 밋밋하고 재미없다는 뜻이 아니다. 저자는 김춘추의 집권과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역사학자다. 그만큼 사실(Fact)과 상상(Fiction)을 구분해 보이고 있다. 과장과 오류로 독자를 오도하는 흔한 팩션(Faction)이 아니라, 독자에게 생각할 여백을 돌려주고 있다는 뜻이다. 책은 얼핏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외교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비친다. 김춘추는 약소국 신라가 백제·고구려를 제압하고 통일대업을 달성하는 밑거름이 됐던 당(唐)과의 연합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고구려와 왜(倭)를 방문해 외교담판을 시도하고 당 태종을 찾아 나당동맹을 완성해 내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오직 생존만이 지상과제였던 당시 상황에서 실리주의 외교는 유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외교관으로서 김춘추 조명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진골에 속해 숨을 죽이며 살아야 했던 한맺힌 가족사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마침내 왕위에 오르고 통일의 초석을 놓는 인간 김춘추의 모습에 더 많은 애정을 보인다. 책은 김춘추의 인간적 고뇌와 열정을 사랑하는 딸의 죽음 장면에서부터 풀어나간다. 문희와의 숙명적 인연의 결과 출생한 딸 고타소는 백제 의자왕이 일으킨 침략군에 의해 일가가 몰살한다. 수급(首級)이 잘려나간 처참한 주검 앞에 격분한 김춘추는 고구려행을 결심하며 통일의 의지를 불태운다. 조부 진지왕의 폐위와 가문의 몰락, 아버지 비형의 아들을 위한 희생 또한 김춘추가 절치부심하는 배경이 됐다. 비형은 아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고 신라와 왜의 당 유학생을 집안에 초치하여 국제감각을 키워주는 데 전력하는 ‘선진적’ 인물이었다. 진지왕과 유부녀 미도부인의 사랑, 집권 후 소원해진 김유신을 회유하기 위해 예순이 넘은 그와 어린딸을 혼인시키는 장면 등은 제도와 권력의 모순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는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비견되기도 하지만, 개별 국가의 내부사정 또한 물고 물리는 권력다툼의 연속이었다. 동생과 아비를 죽이고 집권하는 당태종, 쿠데타를 일으켜 영류왕을 죽이고 보장왕을 옹립한 연개소문, 친백제 정부를 제거하고 개혁을 추구하던 중대형 등이 모두 김춘추의 협상 상대자였다. 이들과의 조우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국 이야기도 대중에겐 새롭다. 전반을 통하여 적절히 삽입되는 당시의 생활상은 배경에 불과한 듯싶지만 현대 역사학이 추구하는 중요한 탐구 목표이기도 하다. 대략의 둘레만 1023보에 이르렀다는 왕궁 월성의 풍경과 신라군단의 직능·계급별 군장 묘사, 온돌과 바둑·공차기가 등장하는 고구려 풍속 묘사 등은 당시 사람들이 눈앞에 오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삼국사기’‘삼국유사’‘송서’‘양서’‘구당서’‘일본서기’‘동경잡기’ 등 사료를 인용한 각주 때문에 무조건적 몰입보다는 거리두기가 유지된다. 까다로운 문장과 어려운 단어들이 눈에 띄지만 이는 지식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또한 고대 분위기 재현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김춘추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그의 죽음과 함께 삼국통일의 여정이 끝나버리는 것은 조금 아쉽다. 에필로그 하나쯤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1만 5000원.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조선 족보’ 콜로키움 내일 개최

    한림대 한림과학원 한국학연구소(소장 한영우)는 6일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를 초빙,‘조선시대의 족보’를 주제로 19회 콜로키움을 연다. 미야지마 교수는 안동 권씨 가문의 족보를 분석한 ‘양반’이라는 저서를 통해, 상식과 달리 조선후기 양반층은 몰락한 게 아니라 소농층이 편입하면서 대거 확대됐으며 양반층의 몰락은 산업화가 시작된 60년대에나 이뤄졌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 [주말탐방] 엑스트라의 세계

    [주말탐방] 엑스트라의 세계

    자, 이제 이쪽 줄은 저리로 옮겨 주시고…. 빨리빨리들 움직여 주세요. 다음 장면 들어갑니다!” 지난 27일 자정이 가까워가는 시각 서울 등촌동 SBS스튜디오. 김아중·주진모 주연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제작 KM컬쳐·감독 김용화) 촬영이 한창인 스튜디오 안은 200여명의 여고생 방청객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렸다. 이날 촬영분은 극중 신인가수를 연기하는 김아중이 첫 생방송 무대에 올라 방청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장면. 뜨악한 반응을 보이다 이내 열렬히 환호하는 방청석의 교복 부대는 영화사가 동원한, 이름하여 ‘엑스트라’.5분 남짓한 편집 분량의 두 신(scene)을 찍느라 교복 차림의 보조출연자들은 밤을 꼴딱 새웠다. 1000만 관객 퍼레이드를 꿈꾸는 건 명감독, 스타배우의 몫만은 아니다. 적어도 촬영현장에서만큼은 엑스트라도 똑같이 흥행의 꿈을 꾼다. # ‘보조출연자’라 불러주면 안 되겠니? 엑스트라를 업(業)으로 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진 최근에는 젊은 ‘투잡족’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영화 속 대규모 군중신이 많아지고 그들이 주로 야간에 촬영된다는 이 점을 십분 활용하는 올빼미족이 많아졌다. 낮시간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이진성(23)씨는 “사정에 맞춰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일감이라 전일제 직장으로 옮기더라도 야간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해볼 생각”이라며 “‘가문의 부활’ 등 최근 두달여 동안 친구들과 함께 5편의 영화에 참여했는데, 덕분에 올여름은 열대야를 잊고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상황을 전혀 귀띔받지 못한 채 감독의 슛 사인이 떨어지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일인 사람들.“거두절미하고 소품취급하는 듯한 ‘엑스트라’란 용어 대신에 이왕이면 ‘보조출연자’라고 호칭 대접이나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이씨 같은 이들의 희망사항이다. # 보조출연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씀! 주인공을 떠받쳐주는 ‘오브제’ 역할의 엑스트라에도 알고 보면 엄연한 등급이 있다. 가장 아랫단계 그러니까 대사 한마디 없이 여백을 채워주는 이들이 보조출연자들이다. 예컨대 TV사극에서 창칼을 들고 주인공을 뒤따르는 대열 등 보통의 군중신이 이들 몫이다. 다음 단계가 한두마디 짧은 대사를 쳐야 하는 보조연기자(일명 ‘보 단역’). 그 다음이 TV 재연드라마나 홈쇼핑 채널에 출연하는 단역인데, 기본적인 대사와 표정연기가 요구된다. 보 단역의 몸값은 15만∼30만원. 한두 마디나마 대사연기가 가능하냐에 따라 수당이 곱절로 뛰는 셈이다. 업계에 통용되는 단역의 하루 출연료는 보통 50만원선. 연기내공이 전혀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엑스트라의 몸값은 뚝 떨어진다. 영화의 경우 낮 촬영(오전 6시∼오후 7시)에서의 기본 출연료는 3만원. 오후 7시 이후부터 자정까지는 기본요금의 50%가 추가되고, 다음날 새벽 4시30분을 넘어서면 기본의 두 배에 교통비 5000원이 추가되는 식이다. 기본출연료는 드라마(3만 7000∼4만 2000원)가 영화(3만원)보다 더 많다. # 엑스트라도 지역분권시대…처우개선은 감감 엑스트라를 소비하는 환경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지방 올로케 촬영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엑스트라 현지공급은 기본. 지역 영상위원회의 지원으로 영화 올로케 촬영이 줄잇는 부산 전주 등 주요 지방도시들에는 보조출연자 공급업체들이 몇년새 눈에 띄게 늘었다.‘아이스케키’‘열혈남아’ 등 지방색을 강하게 드러내는 최근 작품들의 경우 촬영현장에는 지역 출신 엑스트라가 아니고선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방권역별로 세분화될 만큼 수요가 늘고 있는데도 이들에 대한 처우는 몇년째 제자리걸음. 한 공급업체의 대표는 “최근 몇년새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신생업체들이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 처우개선은 갈수록 더 요원한 일이 됐다.”고 토로했다. # 엑스트라, 나도 해볼 수 있다! 연기에 대한 최소한의 호기심만으로도 엑스트라는 특별한 준비없이도 도전해볼 수가 있다.‘얼꽝’‘몸꽝’이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음은 물론이다.‘얼짱’‘몸짱’ 연기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선 엑스트라의 조건으로는 오히려 그들이 더 경쟁력(?) 있다. 촬영장 집결시간을 엄수하고, 현장 스태프의 지시를 귀담아들을 것이며, 몇시간씩 무조건 대기상태를 견딜 수만 있으면 엑스트라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셈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 회원가입한 뒤 연락처를 남겨놓으면 등록절차는 끝. 사진을 함께 올려놓거나 더 빠른 방법은 업체를 직접 방문해 면담접수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엑스트라서 엑스트라매니저 변신 백호씨 보조연기자 캐스팅 대행업체 P&M의 백호(36)실장은 그야말로 24시간 대기조이다. 잠자리에 들어서까지 손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놓을 수 없는 직업병(?)에 걸린 지 3년째. 영화사에서 언제 어떤 유형의 엑스트라를 요구해 오더라도 초스피드로 맞춤서비스를 해줄 수 있어야 하는,‘엑스트라 매니저’인 셈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서 3년 전인 2003년 7월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엑스트라가 엑스트라 캐스팅 회사를 차린 것”이라며 멋쩍게 웃는 그는 그러나 “나름의 프로정신이 없으면 이 일은 단 하루도 할 수 없다.”며 정색했다. 유도를 전공했지만 마땅히 전공을 살려서 살아갈 형편이 못 됐다.“목구멍에 풀칠이나 하자고 시작”한 게 엑스트라 출연이었다.“처음엔 단돈 몇푼이 아쉬워서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점점 대사 한마디라도 있는 보조연기가 욕심나고 그러다가 단역으로 뛰어봤음 싶어지고….” 하지만 한달 30만원쯤의 수입으로 딸아이 분유값조차 댈 수 없는 현실 앞에선 더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다. 학교 앞을 전전하는 이동 꽃장수로 나선 그를 ‘태극기 휘날리며’가 다시 촬영장으로 불렀다. 친분이 있던 스태프가 경남 합천 로케이션 현장으로 급히 사람(보조출연자)들을 모아달라고 도움을 청해왔고 그걸 계기로 큰 맘 먹고 회사를 차린 것. 직접 엑스트라로 뛰면서 동시에 촬영장 분위기가 낯선 보조출연자들에게 이것저것 지도해주는 ‘현장팀장’도 그의 몫이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영화만도 박용우·남궁민 주연의 ‘뷰티플 선데이’를 비롯해 ‘이대근, 이댁은’‘파란자전거’‘일번가의 기적’ 등 12편. 엑스트라 매니저로서 그가 귀띔하는 ‘잘 나갈 수 있는’ 엑스트라의 필요조건. 몸짱이 넘쳐나는 세상인 만큼 ‘몸꽝’남녀라면 짭짤한 아르바이트 거리로 엑스트라가 그만이란다. 실제로 “몸꽝인 덕분에” 그 자신 보조연기자로 출연했던 화제작들이 꽤 있다.‘야수와 미녀’에서 주인공 신민아의 붕대를 벗겨주는 의사,‘주먹이 운다’에서 최민식의 극중 부인이 만나고 다니는 ‘느끼남’이 그였다. 엑스트라 희망자들에게 귀띔 하나 더. 한 건이라도 더 많이 뛰고 싶으면 인터넷이 아닌 방문접수를 하라는 것.“얼굴사진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직접 찾아가서 실물을 보여주면 대기자 명단에서 우선순위로 확 올라갈 겁니다.(웃음)”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힘만 드는 사극 속 엑스트라 CG활용도 높아져 입지 약화 “사극 엑스트라, 힘드네 힘들어∼.” 보조출연자(엑스트라)들은 규모나 활동 면에서 볼 때 사극이나 시대극 등 TV 대하 드라마에서 많이 부각된다. 최근 KBS ‘서울 1945’,MBC ‘주몽’,SBS ‘연개소문’에 이어 KBS ‘대조영’,MBC ‘태왕사신기’,KBS ‘황진이’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출연하는 엑스트라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반 드라마에 비해 사극은 엑스트라들의 시간이나 분장 등이 더 요구되지만 대우는 다르지 않고, 요즘에는 사극 장면들을 더욱 웅장하게 보이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CG)을 많이 이용, 엑스트라들의 입지가 예전 같지는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하 드라마는 많은 엑스트라를 한꺼번에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노하우를 갖춘 엑스트라 공급업체를 통해 인력이 제공된다. 현재 한국예술·월드캐스팅 등 3∼4개 업체들이 사극 엑스트라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몽’‘대조영’ 등의 엑스트라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예술 관계자는 “전쟁신 등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장면이 많아 그만큼 인원을 동원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전쟁이나 즉위식 등에는 한꺼번에 300∼400명 이상씩 동원된다.”고 말했다. 특히 오랫동안 직업적으로 출연해온 50∼60대 엑스트라들과 달리 젊은 사람들은 사극 출연을 꺼려 인력 동원이 쉽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사극 촬영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무더위 속에 갑옷이나 수염을 갖춰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아 ‘다음에는 현대극에 나가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사극에 출연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경비 절감을 위해 엑스트라 출연을 줄이고 CG 처리를 하는 장면들이 늘어나면서 엑스트라 업체들과 방송사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SBS 관계자는 “‘연개소문’의 경우, 엑스트라 동원을 최소화하고 CG를 활용,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엑스트라 인건비가 예전보다 많이 올라간 상황에서 일정 규모 이상이나 촬영 분량, 움직임 여부 등에 따라 엑스트라와 CG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엑스트라 동원업체 관계자는 “엑스트라 인건비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방송사들이 예산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엑스트라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면서 “CG 처리도 단가가 만만치 않은 만큼 엑스트라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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