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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거스타 초대장은 가문의 영광”

    올해에도 오거스타에는 어김없이 ‘메이저 시즌’이 찾아왔다. 미국 조지아주의 주도(州都) 애틀랜타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두 시간 남짓 거리. 그곳으로 통하는 85번 고속도로는 일찌감치 ‘명인’들의 플레이를 보기 위한 차량들로 넘쳐나고 있다.●그린재킷 노리는 93명의 골프명인들며칠 전 셸휴스턴오픈 첫 승 보너스로 마스터스 출전권을 손에 쥔 존슨 와그너(미국)는 “이틀간 90대타를 치고 탈락해도 좋다. 출전만으로도 흥분이 된다.”고 생애 첫 출전하는 마스터스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왜 마스터스일까? 미국프로골프(PGA)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시즌 첫 대회인 마스터스 출전 자격은 극히 제한된다. 전년도 메이저 성적과 세계 랭킹, 상금 랭킹 등에 따라 자동으로 출전 자격을 얻지 않으면 까다롭기로 소문난 지역 예선과 최종 예선 등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올해에는 ‘새내기’ 18명을 포함해 ‘골프 명인’ 93명만 오거스타에 초청됐다.●우즈의 그랜드슬램 첫 시험대이들이 하나같이 원하는 건 ‘그린 재킷’. 마스터스의 상징이자 명인 중의 명인만 입을 수 있는 단 한 벌뿐인 옷이다.10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압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며 필드를 지배해온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그랜드슬램’ 첫 시험대다.지금까지 단 한 명도 일궈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잭 니클러스와 아널드 파머, 개리 플레이어, 톰 왓슨 등 ‘살아 있는 전설’ 4명도 “타이거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탱크, 우승확률 공동 8위 세계 6위로 한 계단 뛰어오른 최경주(38·나이키골프) 역시 무시 못할 우승 후보다. 세계적인 도박업체 레드브록스가 예상한 최경주의 우승 확률 순위는 공동8위.“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첫 무대는 마스터스가 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최경주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누구도 두렵지 않다.”는 강한 자신감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6) 유화적인 대일정책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66) 유화적인 대일정책Ⅰ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직전인 1635년 후반 무렵, 조선은 또 다른 난제를 안고 있었다. 다름 아닌 ‘일본 문제’였다. 조선은 갈수록 높아지는 후금의 군사적 위협과 명의 요구를 감당하기에도 버거운 처지였다. 당연히 일본과의 관계 안정이 절실했다. 그런데 당시 일본의 바쿠후(幕府)와 쓰시마(對馬島)에서는 이른바 ‘야나가와 이켄(柳川一件)’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파장은 당연히 조선에도 영향을 미쳤고, 조선은 ‘서북(西北) 방면의 난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도 일본을 다독이는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야나가와 이켄’의 발생 ‘야나가와 이켄’은 1633년(인조 11), 쓰시마의 가로(家老) 야나가와 시게오키(柳川調興)가 자신의 주군(主君)인 쓰시마 도주(島主) 소오 요시나리(宗義成)의 비리를 바쿠후에 폭로하면서 비롯되었다. 그 ‘비리’의 핵심은 소오가 1621년과 1629년 조선에 보내는 사신을 자기 휘하의 사람으로 멋대로 파견하고 그 과정에서 바쿠후의 국서(國書)까지 바꿔치기했다는 내용이었다.1629년에 조선에 보낸 사신이란 겐포(玄方)를 가리킨다. 이미 언급한 바 있듯이 그는 조선이 정묘호란으로 수세에 처해 있던 상황을 교묘히 이용하여 서울까지 상경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실제 쓰시마 도주는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의 교역을 재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과정에서 사절 명칭을 과장하거나 문서를 위조하는 일을 다반사로 저질렀다. 쓰시마 차원에서 조선에 보내는 사절을 국왕사(國王使, 바쿠후 장군이 보내는 사절)라고 가장하거나 아예 조선이 내려준 도장을 위조하여 사용하기도 했다. 시게오키는 왜 요시나리의 ‘비리’를 폭로했을까? 쓰시마 내부의 관계와 서열을 보면 그는 분명 요시나리의 부하이자 집사(執事)였다. 더욱이 그는 요시나리의 이복 여동생과 결혼하여 혼인 관계로도 연결되어 있었다. 그런 그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시게오키가 자신의 주군을 고발하는 ‘배신’을 저지른 것은 잘 납득되지 않는 일이다. 그런데 ‘야나가와 이켄’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시게오키는 기본적으로 요시나리에게 미묘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요시나리에 대한 우월감이기도 했고, 경쟁심이기도 했다. 시게오키는 요시나리보다 한 살이 많은데다, 에도(江戶)에서 태어난 이후 쇼군(將軍) 주변에서 생활했다는 자부심이 컸다. 권력의 중심지인 에도에서 잔뼈가 굵었고 쇼군의 측근들과도 친하다는 자부심이, 궁벽한 쓰시마의 연소한 주군을 가볍게 보는 자세를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시게오키는 바쿠후와의 관계, 조선과의 무역 문제 등을 놓고 요시나리와 갈등을 빚게 되었고 궁극에는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지경까지 치달았다. ●‘야나가와 이켄’의 결말 양자의 갈등이 극에 이르자 시게오키는 급기야 소오의 집사 역할을 그만두겠다는 의향을 비쳤고, 끝내는 요시나리의 ‘비리’를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시게오키의 폭로 내용에 놀란 바쿠후는 1633년 5월부터 ‘야나가와 이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요시나리와 시게오키는 각각 에도로 불려가 국서 위조와 국왕사 파견 건에 관련하여 심문을 받았다. 바쿠후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쓰시마에도 중신들을 파견하여 두 사람과 관련된 인물들을 수사했다. 그리고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증인들을 에도로 연행했다. 바쿠후는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쇼군의 권위와 관련된 문제이자 조선과의 외교 문제와도 연결된 중대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바쿠후는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쓰시마에서 조선으로 가는 무역선의 파견을 중지시켰다. 뿐만 아니라 쓰시마의 어선들이 조선 근해로 나아가 조업하는 것도 중지시켰다. 그 같은 상황에서 두 사람에 대한 바쿠후의 조사는 2년 가까이나 계속되었다. 1635년 3월, 쇼군의 판결이 내려졌다. 판결은 일반의 예상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쇼군은 요시나리의 손을 들어주었다. 쇼군은 ‘국서 위조’와 관련하여 요시나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쓰시마의 영주(領主)이자 다이묘(大名)로서 요시나리의 위치를 다시 인정하고, 당시까지 해오던 것처럼 조선과의 외교도 계속 담당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쇼군은 또한 요시나리에게 이듬해까지 조선으로부터 통신사를 초치하라는 명령도 아울러 내렸다. 국서 위조와 관련된 모든 죄는 시게오키의 것으로 판결되었다. 쇼군은 시게오키의 모든 재산을 몰수하고 유배에 처한다고 선고했다. 그에게 유리한 증언을 했던 측근들의 일부는 사형에 처해졌다. 당시 쇼군 주변의 바쿠후 실력자들 대부분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었음에도 시게오키는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바쿠후는 왜 ‘국서 위조’와 관련된 최고 책임자인 요시나리 대신 ‘고발자’인 시게오키를 처벌하는 조처를 취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그것은 소오 가문을 매개로 이어져온 조선과의 기존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국서를 제멋대로 뜯어고친 것은 분명 커다란 허물이었지만, 중세 이래로 조선과의 관계를 능숙하고 원만하게 이끌어온 소오 가문의 노련한 능력까지 부정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바쿠후가 ‘야나가와 이켄’과 관련하여 소오 요시나리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그렇다고 요시나리가 완전한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었다. 바쿠후는, 요시나리의 측근이자 외교승(外交僧)으로서 조선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담당했던 겐포를 유배에 처하는 조처를 내렸던 것이다. 요시나리에게는 조선과의 관계에서 ‘외교 참모’를 잃는 아픔이었다. 바쿠후는 겐포를 제거한 후 대신 교토(京都)의 다섯 사찰(五山)들로부터 승려들을 쓰시마에 파견하여 외교문서의 작성과 감독을 맡기는 조처를 취했다. 소오가 외교문서를 위조하는 것을 막고 조선과의 외교를 직접 감독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야나가와 이켄’과 조선의 고민 ‘야나가와 이켄’이 요시나리의 승리로 귀결되었지만 그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서 조선은 상당히 긴장했다. 사건이 조선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조선은 일찍부터 쓰시마 내부에서 소오 요시나리와 야나가와 시게오키 사이에 알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1617년(광해군 9) 일본에 다녀왔던 이경직(李景稷)은 ‘시게오키는 교활하고 민첩한데 요시나리는 우직하나 기력이 없어 보인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1624년 일본에 회답사(回答使)로 다녀온 강홍중(姜弘重) 또한 쓰시마에 머물면서 양자를 관찰했다. 그는 조선 사절단을 접대하는 요시나리와 시게오키의 선단 규모까지 비교할 정도로 세심하게 양자를 살폈다.1632년에도 양자가 서로 싸운다는 소문이 들려오자 조선은 왜역(倭譯) 최의길(崔義吉)을 보내 상황을 탐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결국 ‘야나가와 이켄’이 터지고, 바쿠후가 사건의 전말을 수사하면서 조선으로 오는 무역선과 어선들의 출항을 금지시키자 조선의 의혹은 더 증폭되었다. 조선은 당시 명과 후금으로부터 전선(戰船)을 빌려달라는 요구에 시달리고 있었던 데다,‘공경(孔耿) 사건’과 관련하여 서북변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었다. 바로 이 때 쓰시마로부터 와야 할 세견선(歲遣船)이 오지 않자 조선은 일본과 쓰시마 내부에 중대한 변고가 일어났다고 여기게 되었다. 자연히 남방 지역의 해방(海防)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쓰시마와 에도의 사정을 탐문하고 일본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문이 줄을 이었다. 정묘호란 이후 ‘후금 문제’에만 주로 매달려왔던 상황에 또 다른 난제가 추가된 것이다. 인조와 조정의 당국자들은 서북과 동남, 양쪽에서 위협받고 있는 조선의 냉혹한 현실을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서북으로부터의 위협이 더 급박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일본에 대한 조선의 대응은 유화적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경축! 우리 사랑’서 첫 주연 맡은 김해숙

    ‘경축! 우리 사랑’서 첫 주연 맡은 김해숙

    ‘국민 엄마 배우’ 김해숙(53)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영화 ‘무방비도시’에선 소매치기 대모로 면도날을 씹더니,‘경축!우리 사랑’(제작 아이비픽처스·9일 개봉)에서는 21살 연하남과 사랑에 빠지는 주인공 캐릭터를 꿰찼다. 차기작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 뱀파이어와 불륜에 빠진 며느리의 시어머니로 출연한다. 안방극장의 온갖 채널들을 섭렵하며 팔색조 모성을 펼쳐온 중견배우 김해숙.‘어머니’의 익숙한 이미지를 호기롭게 털고 지천명이 넘어 스크린에서 파격적 캐릭터를 구사한 배우에겐 짙푸른 욕심이 돋아나고 있었다. ● “저보고 산삼 먹냐고들 해요” 1974년 MBC 공채 탤런트 4기로 연기에 입문한 그는 안방극장에 주로 머물렀다.1980∼90년대의 영화이력은 그래서 가난하다. 스크린에서 다시 그를 보기 시작한 것은 2002년 ‘가문의 영광’ 이후부터. “저희 땐 드라마가 더 활성화돼 있었어요.‘벗는 영화’도 많았고요. 아이도 어리고 나이도 젊어 제약이 많았는데 지금은 달라졌죠. 드라마에서는 중견 배우가 폭발적인 열정을 보여 주기엔 한정된 역할이 많은데 영화로 와보니 우리도 앞장설 수 있는 캐릭터가 있더라고요.” 지난 1일 새벽 5시까지 드라마 촬영을 하고 그가 인터뷰 자리에 나왔다. 하루 일정을 묻자 가는 한숨부터 새어 나왔다.“사람들이 주위에서 물어본대요. 쟤는 뭘 먹냐고. 산삼 먹냐고.”(웃음) 드라마에 영화 일정이 겹치는 요즘 같은 때는 하루에 한두시간 눈을 붙인다. 뒤늦게 발동 걸린 연기사랑이 그에겐 원동력. 드라마는 시즌이 바뀔 때마다 6∼7편씩 제의가 들어오고, 영화 시나리오도 4∼5편씩 받아 두고 있지만 이번 영화는 ‘이유 있는 선택’이었다. ● “시나리오 받은건 3년 전… 한국판 ‘데미지´라고 생각했죠” ‘경축!우리 사랑’의 봉숙씨는 전형적인 대한민국 엄마다. 노래방과 하숙집을 하는 중산층 가정. 남편(기주봉)은 동네 미용실 여자랑 바람이 났고, 백수 딸은 하숙하는 청년 구상(김영민)과 연애질이다. 퉁퉁 불어터진 얼굴로 엎어진 밥상처럼 너절한 일상을 이어가던 엄마 봉숙. 여기까지는 ‘왼발’로도 할 수 있을 익숙한 역할이다. 그를 사로잡은 건 이쯤해서 불쑥 틈입한 황당한 설정. 딸이 결혼하려던 애인을 두고 가출을 한다. 술에 취해 동네 전봇대에 토하는 청년을 엄마는 들쳐 업는다. 그런데 업힌 청년의 입김에서 그만 가슴이 떨리고 만다. “충격적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한번도 다뤄 보지 않은 소재였고, 시나리오를 받은 건 3년 전이라 ‘가족의 탄생’이 나오기도 전이었거든요. 발상 자체가 신선했죠. 한국판 ‘데미지’가 아닌가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읽고는 바로 해볼 만한 역이다 생각했지요.” 그러나 그의 결심을 듣고 28·29살인 두 딸은 막 웃더란다.“엄마, 미쳤어?” 그런 반응에 더 오기가 났다. 하지만 문제는 촬영에 들어가면서부터였다.“딸들의 얘기를 듣고선 이게 보통 사람의 시선이라 생각하니 ‘아, 이제부터는 내 책임이구나.’ 싶었어요. 추한 욕정으로 비춰질까봐 굉장히 조심스러웠죠.” 촬영 중 그는 상대 배우 김영민을 15번이나 업었다. 온통 구토물로 얼룩진 옷을 벗기다 설렘을 느끼고, 사랑에 빠진 후에는 붕어빵을 사들고 청년의 손에 쥐어 준다. 아이스크림을 ‘너 한입, 나 한입’ 나눠 먹으며 봄바람결에 수줍게 웃어도 본다.“아이스크림 나눠 먹는 게 얼마나 닭살스럽고 웃겨요. 그렇지만 만약 지금 그런 사랑이 온다면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러다 아기까지 가지는 봉순. 굳은살 배긴 아줌마의 얼굴에 평온한 미소가 번진다. 그때부터는 남편도 딸도 보이지 않는다. 봉순이 그렇게 필사적이었던 이유는 뭘까. “굳이 딸과 연적이 되면서까지 아기를 지키려는 부분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봉순이를 생각해 보니 이 여자는 사랑보다도 자신이 여자라는 걸 잊고 있다가 그때 처음 여자라고 느낀 거였어요. 아이를 지키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것이었죠.” ● 박찬욱 감독 ‘박쥐’출연…“꿈에도 박쥐가 날아 다녀요”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세상 엄마들을 위한 응원가다. 구상은 남편의 사주를 받은 동네 아저씨들에게 두들겨 맞으며 외친다.“저는 봉순씨를 사랑합니다.” 일순, 아저씨들 눈이 커진다. “뭐?봉순이가 누구야?” 웃음과 눈물이 뒤섞일 페이소스 넘치는 이 장면은 이름을 잃어 버린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요즘 세상이 변해서 여자들이 편해졌다곤 하지만 엄마들은 아직도 똑같아요. 가족, 아이들을 위해 사랑은 사치나 꿈인 채 살아 가잖아요. 여자이기를 포기하지 마세요. 영화 속 초반 봉순이처럼 사셨던 분들이라면 여자임을 다시 확인하세요.” 그는 두달 전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에 캐스팅됐다. “원래 박 감독님의 팬이에요. 정말 존경하는 감독인데 캐스팅 소식에 멍해 있었더니 딸이 왜 그러냐고 묻대요. 그 박쥐가 내 박쥐가 될 줄은 몰랐지. 꿈에도 박쥐가 날아 다녀요.” 다시, 국민엄마로 돌아온 그의 웃음이 화사했다. 엄마의 파격은 대체 어디쯤에서 멈출까.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보보스는 파라다이스에 산다/김소희 옮김

    보보스는 파라다이스에 산다/김소희 옮김

    에릭 시걸의 소설을 바탕으로 아서 힐러 감독이 1970년에 만든 미국 영화 ‘러브 스토리’는 국내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고, 그 여운은 아직도 남아 있다. 이 영화는 잘 알려진 대로, 라이언 오닐이 연기한 보스턴의 명문재력가 아들 올리버와 알리 맥그로가 맡은 평범한 이탈리아 이민의 딸 제니가 그려낸 슬픈 사랑 이야기이다. 신분제의 억압에 오랫동안 시달린 한국사회에서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룬다는 줄거리는 매우 감동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저항·창조적 특성 함께 지닌 주도세력 한국만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이 영화가 만들어진 것도 원작소설부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무려 7개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미국인들에게도 결코 진부하지 않은 현실이었기 때문이다.‘환경’이 다르다고 사랑하는 청춘남녀를 떼어놓는 신파 같은 일이 당시엔 ‘자유와 기회의 나라’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지고 있었다. 2000년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보보스(Bobos)’라는 낱말을 만들어냈다. 부르주아(Bourgeois)의 야망과 성공에 대한 집착과 보헤미안(Bohemian)의 저항과 창조성이라는 특성을 동시에 지닌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미국의 기존 엘리트 계층이 관습·제도·가문 같은 주변 환경의 도움으로 성공한 것과는 달리 높은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스스로 성공한 신흥 엘리트 계층이다. 쉽게 말하면 ‘러브 스토리’와 같은 구식 멜로드라마가 여전히 존재하던 사회에서 미국이 완전히 벗어나 ‘쿨’한 주도세력이 새롭게 등장했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보보스는 파라다이스에 산다’(원제 ‘On Paradise Drive’, 김소희 옮김, 리더스북 펴냄)는 데이비드 브룩스가 ‘보보스’라는 낱말을 처음 제시한 ‘보보스-디지털 시대의 엘리트’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보보스’가 21세기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을 주도할 엘리트 계층이라는 자부심은 전편보다 한층 강화되었다. 지은이는 미국이 ‘파라다이스’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역사에서부터 찾는다. 미국은 열정적인 상상력 속에서 태어났는데,1497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자 유럽인들은 희망과 유토피아에 대한 꿈, 그리고 천국을 이곳에 구현하려 했다는 것이다. ●풍요 속에 태어났지만 끝 모르는 경쟁 여기에 오늘날 세계의 경제·사회·문화를 이끌고 있는 미국의 ‘보보스’는 풍요로움 속에서 태어나 다양한 기회를 통하여 동기를 부여받으며, 상상력이라는 영양분을 공급받은 존재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미국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경쟁에 내맡겨져 첫숨을 들이쉬는 순간부터 자극받고, 간섭받고, 측정되고, 평가받고, 비교된다. 고등학교에서는 법대·의대·비즈니스스쿨 진학을 목표로, 대학에서는 변호사·의사·중역이 되고자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느라 때로는 인생 전반에 대한 상상력을 펼칠 여유가 없다. 나아가 미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민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시각으로 이 책을 읽다 보면 ‘보보스’는 미국의 엘리트 계층을 가리킬 뿐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가질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에는 신문기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인터넷 시대에 등장한 환경친화적 사고의 고학력 소비계층을 가리키는 ‘에코 보보스’ 같은 표현도 이제는 어색하게 들린다. 미국의 발전에 기여하지 않는 ‘보보스’는 ‘보보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굳이 수입할 필요없이 미국 땅에 그냥 놔두면 될 것 같다.1만 35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조선시대 전주판관 집무실 전주부 동헌 74년만에 복원

    일제에 의해 매각됐던 조선시대 전주판관의 집무실인 전주부 동헌(東軒)이 전주로 다시 돌아온다.1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에 있는 옛 동헌의 소유주 류인수(74)씨가 이 건물을 시에 기부함에 따라 한옥마을 전주향교 인근에 이 건물을 이전, 연말까지 복원하기로 했다.전주시내에 있었던 이 건물은 일제시대인 1934년 전주 류씨에게 매각돼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로 옮겨진 뒤 제각으로 사용되다 74년만에 다시 전주로 돌아오게 됐다.동헌은 애초 7칸이었으나 전주 류씨 가문에서 제각으로 이축하는 과정에서 6칸으로 축소됐고 내부 공간이 제실 용도로 개조돼 아쉬움이 남는다.동헌은 전라 감영의 현존하는 유일한 건축물이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일요영화]어깨동무

    [일요영화]어깨동무

    ●어깨동무(SBS 시네클럽 밤 1시5분) 지난 2001년 영화 ‘조폭 마누라’로 한국 코미디의 흥행사를 다시 썼던 조진규 감독의 2004년 작. 어설픈 조직폭력배 두목 태식(유동근)과 그의 똘마니 꼴통(이문식), 쌍칼(최령) 등이 대기업 회장의 의뢰를 받아 뇌물수수 현장이 포착된 비디오테이프를 손에 넣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그리고 있다. 얼떨결에 형사신분증과 문제의 테이프까지 손에 넣는 태식 일당. 풍부한 현장(?)경험과 음지의 생리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는 이들은 웬만한 형사 못지않은 성과를 올린다. 가끔씩 꼴통과 쌍칼 때문에 위기를 겪지만 태식 일당 앞에 문제될 일은 아무 것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태식의 애인이 운영하던 비디오 대여점에서 소동이 일어나 테이프를 분실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비디오물은 엉뚱하게도 동네 백수 나동무(이성진)의 손에 들어갔던 것. 동무는 그것이 검사인 형이 찾고 있던 뇌물 수수 현장이 담긴 테이프라는 것을 알게 된다. 태식 일당은 문제의 비디오가 대여점에서 잘못 빌려간 동무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회수하기 위해 형사를 사칭해 동무를 공갈협박하기에 이른다. 태식 일당과 동무는 얼떨결에 한 배를 타고 골칫거리 비디오 테이프를 찾아 사방팔방 헤매며 쫓고 쫓기는 동고동락의 신세가 된다. 이 영화에서 웃음을 일구는 포인트는 ‘가짜 형사’ 태식 일당이 각종 범행현장을 지나치면서 진짜 형사 못지않은 수완을 발휘한다는 아이러니에 있다. 주인공들의 좌충우돌 코미디는 한편의 TV 시추에이션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가문의 영광’‘할렐루야’ 등의 시나리오를 썼던 김영찬 작가의 이력 덕분에 영화는 코믹 드라마의 기본요소를 충실히 갖췄다. 그러나 여느 코미디물들에서 그대로 차용한 듯 익숙한 소재와 다소 산만한 스토리가 지루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다수 코미디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도 캐릭터의 질감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감상하는 재미는 쏠쏠하다.‘역전에 산다’‘황산벌’‘달마야, 서울 가자’ 등에서 인상적인 코믹 연기로 강렬한 이미지를 심은 이문식은 이 작품에서도 ‘몸개그’를 마다하지 않는 생생한 연기를 구사했다.TV사극에서 왕으로 단골 출연해온 유동근의 연기변신도 볼 만하다.‘가문의 영광’(2002)이나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003) 등 그의 전작들 속 캐릭터와 나란히 비교감상해 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그룹 NRG 출신 이성진은 이 영화에서 처음 주인공을 꿰찼다.‘미녀는 괴로워’의 흥행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라선 김아중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009 수능 영역별 출제 방향은

    2009 수능 영역별 출제 방향은

    올해 수능시험은 고등학교 2·3학년 심화선택 과목 중심으로 출제된다. 단순한 암기와 기억력에 의존하는 평가가 아니라 문제 해결력과 추리, 분석 등 탐구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언어와 외국어(영어) 영역은 교과서 밖의 소재가 많이 활용된다. ●출제원칙 문항 형태는 5지 선다형이다. 수리 영역에서는 단답형 문항이 30% 포함된다.EBS 수능 교재에 수록돼 있는 문항 중에서 교육과정의 중요한 학습 내용은 변형해 출제 가능하다. ●언어영역 사실적 사고, 추론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등 고등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지만 어휘와 어법 관련 내용도 들어간다. 지문은 인문·사회, 과학·기술, 문학·예술, 생활·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뽑아 독서 체험의 폭과 깊이를 테스트한다. 평소 수업에 충실하고 독서 체험이 풍부한 수험생이라면 충분히 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리영역 단순 암기에 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나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 위주의 문항은 나오지 않는다. 계산 능력, 이해 능력, 추론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이 적절하게 평가된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초등 1학년에서 고교 1학년까지)에 속하는 내용은 간접적으로 관련된다. 수리 가형의 선택과목 문항은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내용뿐만 아니라 수학 1 또는 수학 2의 내용과도 통합해 출제가 가능하다. ●외국어(영어)영역 듣기는 원어민의 대화·담화를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기는 불완전한 대화·담화를 듣고 적절한 의사 소통 기능을 적용해 이를 완성하는 능력을 간접 측정한다. 읽기는 배경 지식 및 글의 단서를 활용해 의미를 이해하는 상호작용적 독해 능력을 다룬다. 대학 수학에 필요한 독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길이의 지문을 사용하고 어휘 및 문법 문항도 포함된다. 어휘는 고교수준이지만, 지문은 교과서 밖에서 출제될 수 있다. ●사회탐구영역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 및 시사성이 있는 교과서 이외의 소재나 내용도 출제에 포함된다. 문항당 평균 1.5분, 과목당 30분의 소요 시간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난이도와 길이를 조절한다. 자료는 표·글·그림자료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제시한다. ●과학탐구영역 과학 개념의 이해, 적용 및 과학적 사고력을 고르게 측정하되 과학 개념의 이해 및 적용과 관련된 문항은 전체 문항수의 40%를 넘지 않도록 한다. ●직업탐구영역 관련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 학습 내용 중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 현실적인 문제 및 시사성 있는 내용 등이 나온다. ●제2외국어·한문영역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문법중심의 측정을 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생활 외국어의 언어 사용측면이 강조된 평가문항이 출제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현대家 제2 전성시대

    현대家 제2 전성시대

    고(故) 정주영(2001년 별세) 명예회장을 정점으로 한 ‘범(汎) 현대’ 가문이 과거 영화를 재현하며 제2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맞수인 삼성그룹이 비자금 사태 등으로 휘청거리는 상황이어서 현대가(家)의 약진은 더욱 돋보인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인수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름에만 ‘현대’가 남아 있을 뿐 1999년 매각돼 중동 기업 소유였다. 현대중공업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 IPIC에 대해 ‘주식매입권리’를 행사하기로 결의했다.IPIC의 거부에 대비해 국제 중재판정도 신청했다.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보유한 IPIC는 주식을 팔 경우 현대중공업과 우선 협상을 하도록 돼 있다. 채권단 관리에 놓여있는 현대건설도 어디가 됐든 현대의 품으로 되돌아갈 게 확실시된다.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이 강력한 인수의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가를 일궈낸 가문의 뿌리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정몽준 대주주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간 격돌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비슷한 관점에서 곧 매각절차가 시작될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LG반도체)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시장에는 현대중공업이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의 종합물류회사인 글로비스도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을 시작한다. 지난 25일 해상운송업체 유코카캐리어스와 1억 160만달러에 자동차 운반 전용선 3척(선적량 4212대급 2척,6037대급 1척)을 구매하는 계약을 했다. 이 또한 실지(失地) 회복의 의미가 있다. 현대그룹은 2002년 자금난을 겪으면서 현대상선의 알짜배기 사업이었던 자동차 운반선 부문을 노르웨이 빌헬름센 등에 1조 8000억원애 매각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회사가 이번에 구매계약을 한 유코카캐리어스였다. 올 1월에는 고 정인영(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 명예회장이 일군 한라그룹 계열 한라건설이 과거 그룹의 상징이었던 자동차부품업체 만도를 되찾았다. 고 정인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한라그룹의 모(母)기업이었던 만도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부품 업체였으나 99년 그룹이 위기에 빠지면서 외국기업에 팔렸다.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한 세력 결집의 기운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20일 고 정 명예회장의 7주기 때 정 회장이 6년 만에 제사에 참석, 범 현대가 단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의 재계내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012년 여수 엑스포 유치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 유치성공에 큰 역할을 했던 정 회장은 26일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의 명예위원장에 위촉됐다. 지난 13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동에서 만찬을 주재하기도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모국어에 능통해야 외국어도 잘해”

    “성공적인 외국어 교육을 위해선 먼저 학생들이 모국어에 능통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입니다.” 서울외국인학교 할란 리소(61·미국) 총감(총괄 교장)은 25일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강화 방침에 대한 견해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다국어를 구사하긴 하지만 제대로 할 줄 아는 언어가 하나도 없었던 한 학생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그는 영어로 하는 수업에 대한 견해를 묻자 “어릴 때 외국어를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건 맞지만 캐나다처럼 다언어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1988년 서울외국인학교에 부임한 리소 박사는 유치원부터 초중고교를 관리하는 총감으로 20년간 재직하다 오는 6월 한국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리소 총감은 연세대의 모태인 연희전문학교를 세운 언더우드 가문 출신의 리처드 언더우드 총감에 이어 96년의 역사를 지닌 서울외국인학교에서 최장기간 총감을 지냈다. 나이지리아와 인도네시아 외국인학교에서도 재직한 리소 총감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세계 4000여개의 영어권 외국인학교 모임인 AAIE에서 ‘올해의 총감상’을 받았다. 그는 “한국 정부가 외국인학교의 잠재적 공급부족 현상에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외국인학교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라도 기꺼이 노하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한국이 제2의 고향”이라는 그는 한국인들의 투철한 직업 의식와 성실성을 극찬하며 한국인의 높은 교육열을 한국의 최고 자산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지식 습득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암기식 교육을 경계하면서 “교과서에서 벗어나 창의적 사고력과 경험을 중시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한국도 많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석영중 지음

    19세기 러시아 작가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그의 이름 앞에는 ‘세계적인 대문호’‘위대한 천재’‘영혼의 선견자’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 속내를 알고 보면 그도 역시 어쩔 수 없는 ‘인간’임을 알 수 있다. 위대한 대문호인 그도 죽을 때까지 샐닢의 돈에 웃고 운, 돈을 벌기 위해 밤새 노심초사한 보통 사람이었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석영중 지음, 예담 펴냄)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돈’에 초점을 맞춰 살핀 책이다. 저자(고려대 노문과 교수)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작품을 쓴 것은 러시아의 민중을 교화하고 신의 섭리를 전달하기 위한 거룩한 목적을 위해서였다기보다는 당장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한 호구지책, 남의 빚을 갚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고전이면서도 현대성을 가지는 것은 귀족가문 출신인 톨스토이·투르게네프 등 동시대 대문호들과는 달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돈을 정확하게 읽어냈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떻게 가장 속물적인 소재인 돈과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결합시켜 시공을 초월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지를 파헤친다. 그렇다고 도스토예프스키가 돈밝힘증에만 사로잡힌 것은 아니다. 저자는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을 잘 이해했고 돈을 읽었으며 절실히 돈을 필요로 했지만 돈을 원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결론짓는다.1만 3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원작만 한 할리우드판 나올까

    원작만 한 할리우드판 나올까

    ‘추격자’‘친절한 금자씨’ 등 최근 국내 영화의 잇단 할리우드 판권 판매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무로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내내 ‘트랜스포머’‘캐리비안의 해적3’‘황금나침반’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총공세에 시달렸던 한국 영화계는 ‘디워’ 등을 제외하곤 흥행에 실패, 투자가 급감해 제작편수가 줄어드는 등 위축된 양상을 보였다. 그나마 2008년에 접어들어 연초 비수기 영화시장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추격자’가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 ‘추격자’의 리메이크 판권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워너브러더스에 100만달러에 팔린 것이나, 할리우드의 톱스타 샤를리즈 테론이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의 제작과 주연을 맡는다는 소식은 국내 영화시장에 낭보일 수밖에 없다. 국내 영화의 리메이크 1호작은 이정재, 전지현 주연의 ‘시월애’로 키아누 리브스와 샌드라 불럭이 주연을 맡아 지난 2006년 북미 지역에서 개봉했다. 한편 오는 28일에는 이병헌, 이미연이 주연을 맡았던 ‘중독’(Possession)이 할리우드 리메이크 2호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다. 뿐만 아니라 ‘엽기적인 그녀’의 리메이크작인 ‘마이 새시 걸’(My Sassy Girl)과 ‘장화, 홍련’을 리메이크한 ‘어 테일 오브 투 시스터스’(A Tale Of Two Sisters)도 연내 미국에서 개봉하며,‘세븐데이즈´ ‘괴물´ ‘올드보이’ ‘301,302´ ‘달마야 놀자’ ‘가문의 영광´ ‘광복절 특사’‘학생부군신위’등 10여편의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서 제작 대기중이다. 이에 대해 일단 충무로는 한국영화의 자신감 회복 측면에서라도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영화 콘텐츠의 수출은 부가판권 수입 등 위축된 한국 영화시장에 새로운 활로가 될 뿐 아니라 공동 제작의 형태를 통해 영화 시스템의 교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추격자’의 제작사인 비단길의 김수진 대표는 “그동안 한국 영화의 침체 원인 중 하나로 창작력 부재가 꼽혀 왔는데, 스릴러의 본고장인 할리우드에서 영화의 소재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는 데 충무로의 영화인들이 무척 고무되어 있다.”면서 “그동안 한류가 시들해지면서 한국영화 수출이 줄어들었는데 우리가 만든 스토리도 국제 영화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판권이 팔렸다고 무조건 영화화되는 것도 아니고 기획개발 단계에서 제작이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무 CJ엔터테인먼트 부장은 “리메이크 판권 계약 성사는 기간도 오래 걸리고, 설사 소재가 팔렸다 하더라도 수많은 기획안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면서 “영화의 부가판권이 수익의 일부가 될 수는 있지만 이것이 영화제작의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로 비쳐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로 만나다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로 만나다

    국립발레단은 다음달 16∼19일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서 제121회 정기공연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린다. 얼마 전 급작스러운 부인의 사망으로 국내외 발레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 다른 ‘로미오와 줄리엣’ 레퍼토리와는 달리 유리 그리가로비치 특유의 힘과 에너지가 차별화된 독특한 무대이다. 남성 무용수를 적극 활용해 역동적인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극적인 드라마를 강조해 무용수들의 동작과 표정에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케 하는, 섬세하고 내면적인 연기의 무대로 특징지어진다. 공연은 셰익스피어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원작을 충실하게 따른다. 대를 이어 원한이 쌓여온 베로나 두 가문의 갈등과 싸움, 원수지간인 두 가문 사이에서 싹트는 두 연인의 절명, 연인의 죽음으로 종지부를 찍는 두 집안의 원한. 이 가운데서도 역시 연인의 슬픈 사랑이 담긴 전설에 포커스를 맞춰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주축으로 다양한 볼거리들을 선사한다.‘현존하는 최고의 안무자’로 평가받는 유리 그리가로비치 안무에 맞춘 모든 의상과 무대장치 소품을 러시아 현지에서 직접 제작해 들여왔다. 공연 레퍼토리에 얹혀 부인과 사별한 안무자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애틋한 사연도 화젯거리.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이번 공연을 위해 6주간의 일정으로 방한해 국립발레단원들을 지도하던 중 서둘러 귀국했지만 부인 나탈리아 베스메르트노바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발레단 대표 스타 김주원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의 ‘줄리엣’ 연기 대결도 주목할 대목.2005년 해적공연 이후 3년 만에 고국무대에 서는 김지영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리이다.16·17·18일 오후 7시30분,19일 오후 3시.(02)587-6181.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최태환칼럼] 공천혁명 완성 국민 몫이다

    [최태환칼럼] 공천혁명 완성 국민 몫이다

    지난 정권 초반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곧잘 “구시대 정치의 막내가 되겠다.”고 했다. 완곡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3김(金) 유산의 청산 다짐이었다. 그는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깨려 했다. 고비용·저효율의 정치 구조를 타파하려는 노력도 남달랐다. 대통령 중임제 도입, 연립정부 제안도 다름아니었다. 정치개혁 구상의 연장이었다. 그는 DJ 정치가문의 서자였다. 비주류였다. 동교동계 적자그룹의 위세에 눌렸다. 때론 범동교동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끝자리에서 눈치를 살피는 처지였다.2002년 가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까지도 그랬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켰다. 노사모 바람을 타고 대통령에 올랐다. 그는 미래 가치, 새 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어했다.3김의 그림자를 걷어내길 원했다. 노대통령은 좌고우면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다. 자신을 권좌에 앉힌 민주당을 내쳤다. 새로운 정치, 전국정당 추구가 명분이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17대 총선 이후 선거 때마다 참패했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협량의 국정운영, 경제 실정은 정치개혁의 덫이었다. 지난 대선은 그를 더욱 초라하게 했다.DJ가 부활했다. 다시 범여권의 대부로 나섰다. 후보단일화와 반한나당 연합을 끊임없이 주문했다. 오로지 대선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명분 없는 통합·단일화를 반대한 노 대통령이었다. 굴욕이었다. 그의 말대로 우리 정당정치의 후퇴였다. 다시 정치권이 요동이다.10년만의 정권교체가 준 충격파는 예상보다 컸다.4월 총선을 향한 폭발음이 정가를 흔들고 있다. 정권을 내준 뒤 지리멸렬 위기를 맞았던 구 여권이다. 다시 하나가 됐지만 앞날은 험하기만 하다. 환골탈태의 기회이기도 하다. 박재승발 민주당 공천쿠데타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나왔다. 호남의 수술이 관전 포인트다. 구시대 인물들은 이미 벼랑으로 내몰렸다. 의도했든 안 했든, 동교동계는 고사 직전이다.DJ의 침묵이 위기의 정도를 대변한다. 그는 호남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공천개혁의 바람이 그를 호남과 떼어 놓으려 하고 있다.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을 연상시킨다. 김윤환, 이기택, 신상우 등 거물들을 내쫓았다. 이회창 총재의 칼바람이었다.YS그림자 지우기의 완결편이었다. 한나라당이라고 지금 속이 편할 리 없다. 공천 광풍이 당사 주변을 휘감고 있다. 총선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옛 얘기가 됐다. 불과 몇 주 사이다. 완승·독주는 달콤했던 꿈이었다. 이제 야당에 가위 눌리는 악몽으로 변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텃밭 물갈이가 포인트다. 경상도 개혁이 당의 미래를 좌우한다. 이명박 정권의 승패와 관련이 있다. 집권연장 가능성도 점칠 수 있는 단초다. 국민들의 선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정치지형은 어떤 모습일까. 지역주의 정당구도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까. 민주당, 자유선진당, 진보정당의 입지 역시 관심이다. 누구도 점치기 어렵다. 공천탈락 정치인들의 재기 여부도 향후 정국의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10년만의 정권교체가 노도와 같은 물갈이 요구의 동인이 됐다. 그것만으로도 희망이다. 이제 다시 유권자 차례다. 정당의 진보, 정치의 진화, 새 정치 패러다임의 진척은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3김의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내도록 한 민심이다. 국민 뜻이 모아진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있을까.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공직자 자세만 바꿔도 규제 50% 줄여”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공직자 자세만 바꿔도 규제 50% 줄여”

    “국민이 힘들어도 월급은 받잖아요?공직자 자세만 바꿔도 규제 절반은 줄일걸요?”(이명박 대통령) “한쪽에선 없애고 다른 쪽에선 슬쩍 새 규제를 만드는 게 현실이죠.”(육동한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10일 오전 기획재정부 업무보고가 진행된 과천정부청사 1동 8층 국무회의실. 이명박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경제살리기’ 해결책을 뽑아내느라 분위기는 뜨거웠다. 틀에 박힌 형식에서 벗어나 규제완화, 물가안정, 감세 등 국정과제 현안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 기강잡기’의 고삐는 더 바짝 당겼다. 모두 발언의 대부분을 공직자의 안일한 자세에 대한 매서운 질타로 채웠다. 특유의 유머 뒤로 송곳 같은 지적을 쏟아내는 ‘이명박식 화법’에 공무원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오전 7시30분부터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우며 시작한 회의는 3시간 가까이 ‘토론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허심탄회한 의견 개진을 당부하며 “상의를 벗자.”고 제의했다. 치솟는 ‘물가문제’가 첫 번째 화두였다. 강만수 장관이 “서민들의 체감 물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김동수 차관보는 “피부 물가와 지수 물가에 다소 차이가 있다.”며 보완책을 마련 필요성을 보고했다. 규제 완화를 놓고도 허심탄회한 의견이 오갔다. 강 장관은 “기업들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이유가 뭔지 고민해야 한다.”고 발제했고, 육동한 정책조정국장은 “한쪽에서는 규제를 없애고 다른 쪽에서는 슬그머니 규제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법 핑계 대지 말고 공직자 자세만 달라져도 규제의 50%는 줄일 수 있다.”며 공직사회의 개혁과 변화를 촉구했다. 여행수지 적자와 관련해서는 최근 지방공항에서 골프관광객들의 짐이 많아 항공기가 제때 이륙하지 못했던 일을 소개하면서 “해외 토픽감”이라고 지적했다. 지방 고속도로 톨게이트 방문 경험을 들며 “하루 오가는 차량이 220대인데 사무실에 직원까지 근무하더라. 차라리 무료로 통과시켜 주면 사무실 유지비나 직원 급여는 절약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의 ‘철밥통’ 인식도 정조준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은 잘못되면 부도가 나고 직원들에게 봉급을 못 준다.”고 빗대면서 기업 최고경영자(CEO)형 사고를 주문했다. 이영표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시론] 성장,물가,경상수지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성장,물가,경상수지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도 5%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성장, 물가, 경상수지라는 세 마리 토끼가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은 상당 부분 유가상승에 기인한다. 고유가는 수출액보다 수입액을 더 크게 늘려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면서 물가를 밀어 올리고, 비용 상승을 초래해 성장도 둔화시킨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성장, 물가, 경상수지 모두를 개선할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기만을 기다리기도 어려울 것이다. 한 마리 토끼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 마리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는 당장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지, 또 다 잡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경제 불확실성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미국경제만 해도 2001년 경기침체 때 감세와 저금리라는 강력한 처방을 썼다가 지금 재정과 경상수지의 쌍둥이 적자, 그리고 부동산 거품에 뒤이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1980년대 일본도 좋은 예이다.1985년 플라자 합의로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엔화가치가 급등하면서 순수출이 크게 둔화되고 경기위축 조짐이 보이자 일본은 1986년부터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성장률과 경상수지를 모두 개선했다. 때마침 물가도 안정되어 실로 눈부신 거시경제 성과를 거두었지만 저금리라는 씨앗은 이후 부동산가격의 급등과 붕괴를 낳으면서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여기서 프린스턴대학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블라인더 교수의 지적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그는 실질금리를 거시경제에 무리를 주지 않는 ‘중립적 실질금리’와 같게 하는 중립적 통화정책만이 장기적으로 실행 가능한 유일한 정책방향이라고 했는데, 앞의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에서는 실질금리가 중립적 수준 밑에서 지나치게 오래 유지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환율정책도 마찬가지다. 경상수지 적자나 흑자폭이 상당히 크고 오래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여 순수출에 영향을 주고자 할 때에는 환투기를 조장하고 투기세력에 국부를 퍼주는 결과만을 초래하기가 쉽다. 결국 세 마리 토끼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되도록 무리없이 집으로 돌아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서 지나치게 멀어져 경착륙이 일어나지 않게 하되 잠재성장률 자체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만약 감세가 필요하다면 부유층보다는 소비진작 효과가 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 물가상승률은,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사회적으로 용인된 수준, 예컨대 한국은행의 목표 범위를 넘어서지 않도록 통화정책을 중립적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하되 불합리한 시장구조로 인한 물가문제는 미시적 수단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경상수지도 환율 개입보다는 ‘시장친화적’으로 균형이 찾아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력하지만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혹을 떨쳐내지 못했을 때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 경주 양동마을 화재보험 가입 주체 논란

    경주 양동마을 화재보험 가입 주체 논란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경북 경주시 ‘양동민속마을’의 화재보험 가입 문제를 놓고 수년째 논란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뉘늦게 알려졌다. ●500여년 된 조선시대 가옥 150여채·지정문화재 23점 산재 이 마을 주민들은 정부와 경주시가 화재 등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시 등은 제도적 지원 근거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양동마을의 전통 가옥은 개인 소유로, 이같은 논란이 처음이어서 안동 하회마을 등 전국 8개의 중요민속문화재의 보험 가입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가지정 문화재에는 문화재관리법 3조에 보물과 국보(보물 중 희소가치가 있는 문화재), 중요민속자료 등이 있다. 하지만 기준이 두루뭉술해 보물과 중요민속자료 간의 중요도를 따지기 쉽지 않다. 15일 양동민속마을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과 시측에 보험 가입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보존회는 양동마을이 500여년 된 조선시대 전통 가옥 150여채와 문화를 그대로 간직해 마을 전체가 소중한 민속자료이며 국보 1점과 보물 4점 등 모두 23점의 지정문화재가 산재해 보험 가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20억원 들인 소화전 작동 안돼 초가 목조주택 전소도 또 양동마을에는 대부분 노인이 살고 있고 관광객이 많이 찾아 1∼2년 간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달 18일 양동마을의 목조 주택에서 불이 나 초가 목조주택 33㎡가 전소됐다. 당시 화재현장 인근에는 20여억원을 들여 설치한 실외 소화전이 있었으나 작동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수년 전부터 양동마을의 보험 가입을 지원할 제도적 근거 등이 없다며 주민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시 관계자는 “중요민속자료이고, 마을 전체 보험료가 최소 3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정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예산·문화재청은 시에 가입 권유했다” 타령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마을의 가옥과 문화재가 사유재산이어서 정부 차원의 보험 가입은 불가능하다.”면서 “수년 전부터 경주시에 마을 등 문화재에 대한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양동마을보존회 이명환(60) 총무는 “정부와 시가 마을을 문화재로 지정만 해 놓은 채 보험가입 등 관리는 주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관련 제도를 신속히 정비해 보험가입 등 종합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양동마을은 15∼16세기 이후 월성 손씨, 여강 이씨 등 두 가문이 대대로 살고 있다. 지난 1984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으며,2003년부터 10년 계획으로 595억원을 투입하는 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주시는 양동마을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오는 9월쯤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서 초안을 보낸 뒤 2009년 1월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 [단독]경주 양동마을 화재보험 가입 주체 논란

    [단독]경주 양동마을 화재보험 가입 주체 논란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중요 민속자료 제189호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경북 경주시 양동민속마을의 화재보험 가입 문제를 놓고 마을 주민과 경주시 등이 수년째 논란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00여년 된 조선시대 가옥 150여채·지정문화재 23점 산재 현재 양동마을 주민들은 정부와 경주시가 마을의 화재 등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반면 시 등은 제도적 지원 근거 등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15일 양동민속마을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과 시측에 보험 가입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보존회는 양동마을은 500여년 된 조선시대 전통 가옥 150여채와 문화를 그대로 간직해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고 국보 1점과 보물 4점 등 모두 23점의 지정문화재가 산재해 보험 가입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주장한다. 또 양동마을에는 대부분 노인들이 살고 있고 연중 관광객들이 찾고 있어 1∼2년 간격으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20억원 들인 소화전 작동 안돼 초가 목조주택 전소도 실제로 지난달 18일 양동마을의 목조 주택에서 불이 나 초가 목조주택 33㎡가 전소해 156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당시 화재현장 인근에는 20여억원을 들여 설치한 실외소화전이 있었으나 작동이 되지 않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과 시는 수년 전부터 지금까지 양동마을에 대한 보험가입을 지원할 제도적 근거 등이 없다며 주민들의 요구를 계속 거절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부가 양동마을을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한 만큼 보험 가입 문제도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양동마을 전체에 대한 보험료가 최소 3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돼 시의 열악한 재정으로는 자체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시는 예산·문화재청은 시에 가입 권유했다” 타령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양동마을의 가옥과 문화재가 공유재산이 아닌 사유재산인 관계로 정부 차원의 보험 가입은 불가능하다.”면서 “수년 전부터 경주시에 양동마을 등 문화재에 대한 보험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양동마을보존회 이명환(60) 총무는 “정부와 시가 마을을 문화재로 지정만 해 놓은 채 보험가입 등 관리는 주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관련 제도를 신속히 정비해 보험가입 등 종합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양동마을은 15∼16세기 이후 월성 손씨, 여강 이씨 등 두 가문이 대대로 살고 있다. 지난 1984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으며,2003년부터 10년 계획으로 595억원을 투입하는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주시는 양동마을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오는 9월쯤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서 초안을 보낸 뒤 2009년 1월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 ‘가문의 영광’ 이으려는 2세들

    5일 마감된 한나라당 18대 총선 공천신청에는 ‘정치 명가(名家)’를 꿈꾸는 정치인 2세들도 줄을 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끝내 당규 3조 2항의 덫에 걸려 출마의 뜻을 접었지만 금배지에 도전하는 다른 2세 정치인들은 적지 않다.‘세습 정치’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검증된 핏줄’이라는 옹호논리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세습정치 vs 검증된 핏줄 엇갈려 우선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김성동씨가 눈에 띈다. 김성동씨는 서울 관악을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 출마를 준비해 왔다. 또 다른 ‘국회의장의 아들’로는 박재우(40)씨가 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그는 방송기자 출신으로, 박 전 의장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했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의 차남 제완(38)씨는 부산 연제구에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해 왔다.2005년 작고한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 김세연(36) 동일고무벨트 대표도 부친의 지역구였던 부산 금정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김 대표는 한승수 국무총리 지명자의 사위이기도 하다.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장제원(41) 경남정보대학장은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뛰고 있다. 이미 대를 이어 ‘금배지’를 단 현역 의원들도 가문의 영광을 계속 잇기 위해 나섰다. 남평우 전 의원의 장남인 남경필 의원은 40대에 ‘4선 의원’이라는 기록에 도전한다. 정진석 의원은 정석모 전 의원의 차남이고 이종구 의원은 이중재 전 의원의 장남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유수호 전 의원 차남이다. 역시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혜훈 의원은 한나라당 사무총장 출신인 김태호 전 의원의 며느리다. 정재철 전 의원의 장남인 정문헌 의원도 금배지 수성에 나선다. ●기업인 공천신청도 줄이어 한편 최고 경영자(CEO)출신 대통령 탄생에 맞춰 기업인들의 공천신청도 두드러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친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그룹 회장은 선친의 고향인 충남 천안을에 공천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정욱 헤럴드미디어 회장도 출마를 위해 헤럴드미디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과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도 공천신청 대열에 합류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국·내외 화제의 영화 총출동

    국·내외 화제의 영화 총출동

    안방극장도 다채로운 영화들로 시청자들의 눈길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놓치고 지나가버려 아쉬웠던 한국영화에서부터 전작이 궁금했던 외화 시리즈물까지. 설연휴에 방송되는 TV영화를 올가이드 한다.KBS는 1TV에 독립영화와 아시아영화를 주로 편성하는 한편 2TV에는 한국영화 화제작을 대거 포진시켰다.6일 방송되는 ‘못말리는 결혼’은 유진, 하석진, 김수미, 임채무 등 신구 연기자들의 코믹 연기 조화로 지난해 봄 극장가 비수기에도 100만여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송강호 주연의 ‘우아한 세계’(8일)와 ‘극락도 살인사건’(9일)은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독특한 소재 및 구성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했다.10일 오후 방송되는 한석규, 이범수, 김민정 주연의 ‘음란서생’은 조선시대 ‘음란소설 창작에 빠진 명문가 사대부’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로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MBC는 상대적으로 놓치기 쉬운 외화와 조폭코미디 시리즈에 힘을 줬다. 지난해 추석 극장가를 평정한 본얼티메이텀의 1,2편인 ‘본 아이덴티티’(7일)와 ‘본 슈프리머시’(9일) 도 안방극장을 찾는다. 전직 CIA요원인 맷데이면이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을 되찾으려 노력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스릴러물이다. 한국영화 시리즈물도 다수 편성됐다. 명절이면 빠질 수 없는 장르는 뭐니뭐니해도 조폭코미디.‘가문의 영광’ 3편인 ‘가문의 부활’(6일)은 전라도 조폭명가 ‘백호파’가 조직 생활 대신 김치 사업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두사부일체’의 후속작인 ‘상사부일체’(8일)는 조직의 글로벌화를 위해 대기업에 입사한 계두식의 좌충우돌 코미디를 담았다. 서기·이범수 주연의 ‘조폭마누라3’(10일)도 홍콩 명문 조폭가의 후계자와 그를 보호하는 한국 조폭의 액션 코미디. 개봉 당시 16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인기작이다. 지난해 추석 ‘미녀는 괴로워’로 안방극장 시청률 정상을 차지했던 SBS는 인기검증된 작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간판급 외화는 올해 속편이 개봉될 예정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6일)를 비롯해 ‘해리포터와 불의 잔’(8일), 워쇼스키 형제감독의 ‘매트릭스3’(9일) 등이 있다. 한국영화로는 송일국·손예진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물 ‘작업의 정석’(6일)과 류승범·신민아의 ‘야수와 미녀’(6일)가 주목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케네디家 슈라이버 “오바마에 한표”

    “정치에도 남편은 남편, 나는 나…. 오바마를 밀겠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질녀이자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부인인 마리아 슈라이버(52)가 미 대통령선거 양당 경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지지를 선언했다고 시카고트리뷴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치적 영향력이 큰 케네디 가문의 유력 인사들로부터 잇달아 지지를 이끌어낸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의 당내 양강 구도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이같은 케네디 집안의 오바마 지원은 ‘슈퍼 화요일’인 5일 최대 격전지 매사추세츠주 경선에서 오바마에게 큰 힘을 보태줄 뿐만 아니라, 나머지 21개주 경선에도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오바마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방송인 겸 작가인 슈라이버의 어머니 유니스 케네디는 케네디 전 대통령과 남매 사이다. 슈라이버는 이날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에서 열린, 오바마를 지지하는 모임에 참석해 “오바마는 꿈을 불어넣고 있고, 열린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가수 스티비 원더,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 등이 함께했다. 앞서 슈라이버의 남편 슈워제네거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 지지를 발표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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