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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연가투쟁 교사 엄벌 지켜보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연가 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날이 오늘이다. 전교조의 예고대로라면 전국에서 올라온 교사 7000~8000명가량이 오후 1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교원평가 저지’‘차등성과급 폐지’‘한·미FTA 저지’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일 것이다. 참으로 갑갑한 노릇이다. 교사들이 하루 연가를 내 학교를 비운다면 전국 그 숫자만큼의 교실에서 학생들이 교사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할 터이다. 그런데도 명색이 교육자이면서 교육현장을 비우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니 그들의 속내가 어떠한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전교조 교사들의 연가투쟁에 국민 대다수가 얼마나 거부감을 갖고 있는지는 새삼 강조할 것도 없다. 게다가 법원이 전교조 연가투쟁에 적극 참여한 교사들을 징계한 교육청 처분에 대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사실이 어제 오늘 보도됐다. 재판부는 학교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임의로 근무지를 벗어난 경우 적법한 연가로 볼 수 없으며, 따라서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판시한 것이다. 전교조의 연가투쟁은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옳지 않다. 다만 문제는 교육부가 ‘연가투쟁 처벌 기준’을 진즉에 마련하고도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 왔다는 데 있다. 마침 김신일 교육부총리 주재로 어제 열린 시도 교육감 회의에서는 연가투쟁에 나선 교사는 단순가담자까지 엄정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엔 그같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교육 당국자들은 명심하기 바란다.
  • ‘상하이방’ 황쥐도 몰락?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당국이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서기 해임과 함께 상하이방(幇)의 좌장격인 황쥐(黃菊) 부총리의 부인과 천 서기 부인까지 비리 혐의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부가 지방 공안국에 보낸 내부통보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는 지난 25일 황 부총리의 부인 위후이원(余慧文) 상하이자선기금회 부회장과 천 전 서기의 부인 황이링(黃毅玲)에 대해 쌍규(雙規) 처분을 내렸다. 쌍규 처분은 비리 혐의자에 대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조사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는 28일 공안 당국자의 말을 인용, 두 여인이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한 사실이 아직 공표되진 않았지만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위 부회장은 남편과 떨어져 상하이 재계 및 사회사업계에서 활동하면서 90억위안 규모의 사회보장기금 비리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주식 투자를 좋아하는 황이링은 저우정이(周正毅)의 눙카이(農凱)그룹을 비롯한 상당수 상하이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장남인 54세의 상하이 과학원장도 비리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줄곧 부동산, 전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상하이 재계에서 활약해온 장 원장은 천 서기와 절친한 친구 사이로 기존 비리 가담자들보다 수수한 액수가 훨씬 더 많다는 소문이 전해지고 있다. 후 주석이 부패척결을 명분으로 장 원장에까지 손을 댈 경우엔 사실상 상하이방이 완전 와해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장 전 주석은 이번 상하이 사회보장기금 수사의 폭이 너무 넓은 데 대해 놀라 공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jj@seoul.co.kr
  • 정부 - 전공노 강수엔 강수로?

    정부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공노는 민주노총과 9일 경남 창원에서 2만명이 모이는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원천 봉쇄하는 한편 주동자는 파면·해임 등 ‘배제징계’하고, 단순가담자도 처벌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하다. 자칫 2004년 11월의 전공노 파업으로 2500여명이 징계된 것과 비슷한 대량 징계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전공노,“노조탄압 용납 못해” 전공노는 7일 예정대로 노조원 1만 8000명과 민주노총 소속 2000명 등 2만여명이 모여 창원 용지공원에서 ‘전국공무원노동자 결의대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낙삼 대변인은 “정부가 노조사무실을 폐쇄하고, 조합원의 노조탈퇴를 강요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노조원들이 창원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겠지만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 놓았다.”고 말했다. 전공노는 이번 집회에서 김태호 경남지사를 ‘노조탄압의 주역’으로 부각시켜 노조 사무실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을 차단하는 한편 공무원노조의 단체행동권을 확보하기 위한 분위기를 확신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정부,“지도부 해임·파면” 반면 행자부는 이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불법집회에 소속 공무원이 참가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길 바라며, 불법 집회를 주동하거나 참가한 직원은 신속하게 의법조치하는 등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요청했다. 행자부는 민주노총이 집회신고를 했다지만 집단행위가 금지된 공무원들의 참가는 불법인 만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각 지방 경찰청에는 출발지·경유지·집회장소에 걸쳐 공무원의 이동을 철저히 막도록 했다. 집회에 참가하려고 허위로 연가·병가·출장 등을 내는 일이 없도록 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집회 참가자를 처벌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사진 촬영으로 참여한 공무원을 확인한다지만 전국에서 몰려든 공무원들이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면 알아보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행자부는 “각 기관과 경찰의 협조를 얻으면 지도부의 처벌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포스코, 포항건설노조에 16억 손배소

    포스코가 25일 포항지역 건설노조를 상대로 16억 3278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포항지원에 제기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내 각종 공사의 준공지연으로 인한 영업이익 손실, 기업 이미지 훼손과 브랜드 가치 하락 등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나 본사건물 불법점거에 따른 시설물 파손 등의 직접적 피해액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구 대상 역시 이번 사태의 단순 가담자를 제외한 포항지역 건설노동조합과 사법처리 대상자 62명으로 한정했다.”고 밝혔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법원장급 고위법관 19명 인사

    대법원은 21일 대전고법원장에 오세빈 서울동부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에 이태운 의정부지법원장, 특허법원장에 박국수 서울남부지법원장을 임명하는 등 고법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법관 19명의 전보인사를 이달 24일자로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대법관 인사와 이달 17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내정 이후 생긴 법원장급 인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단행됐다. 법원행정처 차장에 차한성 청주지법원장, 수원지법원장에 신영철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 인천지법원장에 이인재 서울고법 부장판사, 창원지법원장에 최진갑 부산지법 동부지원장이 전보됐다. 서울중앙지법원장에는 이주흥 대전지법원장이 임명됐다. 서울행정법원장과 서울북부지법원장에는 손용근 춘천지법원장과 이윤승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전보됐다. 서울가정법원장과 서울서부지법원장은 각각 이호원 제주지법원장과 유원규 법원도서관장이 맡았다. 송진현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은 서울동부지법원장, 구욱서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서울남부지법원장으로 전보됐다. 서울고법의 김용균·최은수 부장판사는 의정부지법원장과 춘천지법원장, 같은 법원의 김진권·김이수 부장판사는 대전지법원장과 청주지법원장, 정갑주 광주고법 부장판사는 제주지법원장으로 옮겼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오세빈 대전고법원장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경쟁법을 연구한 기업법 전문가.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때 수백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삼성의 부당지원행위 사건을 맡아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을 취소하는 등 원칙이 뚜렷한 판결로 정평이 나있다. 부인 신은옥(53세)씨와 1남 2녀.▲충남 홍성(56세) ▲사시 15회 ▲광주지법 판사 ▲대전지법원장 ▲서울동부지법원장 이태운 광주고법원장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의 남편이다. 온후하면서 쾌활한 성품 때문에 선후배 법관들과 관계가 돈독하다.12·12사태 가담자에게 연금지급을 중단하도록 한 군인연금법 조항의 위헌 신청을 기각해 주목을 받았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1남1녀.▲전남 광양(58세) ▲사시 15회 ▲대전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의정부지법원장 박국수 특허법원장 소수자ㆍ약자 보호를 위한 판결을 많이 했다. 베트남 참전 장병의 자녀를 ‘고엽제 후유증 2세 환자’로 처음 인정해 줬고, 용역계약 직원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라며 산재보험 혜택을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부인 김희주(53)씨와 1남1녀.▲함남 북청(59세) ▲사시 15회 ▲서울민사지법 판사 ▲전주지법원장 ▲서울남부지법원장 차한성 법원행정처 차장 치밀한 법리 분석 능력과 뛰어난 행정 추진력을 갖추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수석부장판사로 있으면서 신용불량자들의 경제적 재기를 돕는 등 개인채무자 구제제도를 본 궤도에 올려 놨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부인 조근배(50)씨와 1남 1녀.▲대구(52세) ▲사시 17회 ▲서울민사지법 판사 ▲청주지법원장 이주흥 서울중앙지법원장 강직하고 소신 있는 법관으로 법조계 내의 신망이 두텁다. 국제거래 및 해상운송, 보험 등 상법ㆍ손해배상법과 관련한 수십 편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법원 안에서 손꼽히는 ‘학구파’로 통한다. 부인 김보영(53세)씨와 2남.▲경남 마산(54세) ▲사시 16회 ▲춘천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헌법재판소 파견 ▲대전지법원장
  • [월드이슈] 차별받는 이민 2·3세 ‘자생적 테러범’으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0일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음모는 겉으로는 유럽 사회에 동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민 2세들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의 변신을 꿈꾸며 끔찍한 계획을 모의했다는 점에서 지구촌의 공포를 더욱 키웠다.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축구 문화를 즐기는 것처럼 비치지만, 실제로 이들은 유럽 문화에 결코 동화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공격 같은 ‘순교의 길’을 걷고자 했다는 것이 영국 경찰이나 미국 국토안보부 등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음모 용의자들이 실제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었는지, 이들과 알카에다를 섣불리 연결지으려는 데 정치적 저의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실제로 테러를 저지르기 직전 단계에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물론 이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는 유럽과 미주 대륙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바꿔야만 이들을 근절할 수 있다는 반성과 교훈은 논란과는 별도의 몫으로 남는다. ●테러리스트는 이웃에 있다 런던 동부 외곽에 있는 퀸즈로드 104번지. 이슬람 모스크 맞은편의 허름한 벽돌집 앞을 경찰관 2명이 지키고 서 있다. 파키스탄인들이 드나드는 미장원 바로 옆의 이 집에서 런던발 항공기 폭파 음모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의과대학생 와히드 자만(22) 가족이 살고 있다. 와히드의 친구인 아민은 “어릴 때부터 줄곧 알고 지냈지만 그는 성실하고 조용하며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이라며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네 식품점 주인도 그에 대해 “정치에 별로 관심 없으며 다른 젊은이들을 잘 도와주던 착한 무슬림 청년’이라고 말했다. 와히드처럼 평범한 겉모습의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알카에다를 연결짓는 고리는 이들이 대부분 파키스탄계 이민 2세들이며 파키스탄으로부터 테러 실행 자금을 전달받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용의자 일부는 지난해 7·7 런던테러 실행범인 시디크 칸, 세자드 탄위르와 비슷한 시기에 파키스탄 종교학교 ‘마드라스’에 다닌 것으로 영국 경찰은 보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음모를 사전 분쇄하는 데 공이 큰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당국은 자신들이 직접 검거한 7명 중 이번 음모의 주동자격인 라시드 라우프(27)와 마티우 라만(29)이 알카에다 고위직과 연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라우프는 2004년 4월 영국 버밍엄에서 숙부가 피살된 사건 직후 출국했으며, 파키스탄에서 인터넷을 통해 영국의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 경찰은 테러범들을 급습한 현장에서 자살 공격을 다짐하는 ‘순교 테이프’를 발견했으며, 이같은 방식은 9·11과 비슷한 알카에다 특유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은 16일 이번 테러 음모의 실행 자금으로 지난해 파키스탄 지진 구호자금이 지원된 흔적이 발견됐다는 수사당국의 전언을 전하고 있다. ●종교적 극단과 정부에 대한 증오의 결합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라임 알라프 연구원은 “영국의 다문화 모델이 이제 이민 가정의 자녀에게도 정착됐음을 보여준다.”며 “모두 영국식 교육을 제대로 받았고, 사회 적응도 훌륭하게 하고 있던 젊은이들이 영국을 왜 공격하는지가 큰 의문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자생적 테러가 고착화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민 2,3세들이 느끼는 차별과 사회에서의 소외감을 들 수 있다. 런던 동부의 무슬림 거주지역인 월섬스토에 사는 이브라임은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곳에서 학교에 다녔고 영어도 완벽하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완전히 영국 사회에 동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내 무슬림 청년의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같은 또래의 영국 젊은이 실업률이 2.8%인데 비하면 매우 높다. 파키스탄 이민자들의 극단에 가까운 종교적 보수성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좇는 영국 정부에 대한 증오심도 자생적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파키스탄이나 카슈미르 출신 무슬림들의 경우, 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사원에도 출입할 수 없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젊은이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부시 행정부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혹은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점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 지난해 런던 7·7 테러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160만명의 영국내 무슬림 가운데 20%는 자폭 공격을 가하는 범인들의 심경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70%가 테러에 관한 정보를 경찰에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18%는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어떤 충성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슬람 학교의 한 교사는 “부모 세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영국에 이민와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것을 추구한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해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처럼 적(미국과 영국)을 상대하면 안된다고 결심한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성급한 연결은 잘못 그러나 알카에다와 이들을 연결짓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알카에다를 아프가니스탄에서 분쇄하기 전의 조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나아가 알카에다가 이미 국제적인 규모의 테러를 조직할 수 있는 힘을 잃고 사회운동의 ‘두뇌´로 전환했다는 분석으로 나아간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테러조직을 이해하며’라는 저서를 낸 마크 세이지먼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슬람식 사회운동에 뛰어들고 있으며 알카에다는 다만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역시 CIA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한 적이 있는 마이클 슈어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훈련이나 자금 모집을 통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관계가 지휘나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알카에다가 지휘계통을 갖춘 조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그러나 지휘도 없고 통제도 없는 맹목적인 모방자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논리다. lotus@seoul.co.kr ■ 인터넷서 모의·폭탄제조법까지 익혀 ▶자생(homegrown) 테러란. -2001년 미국의 쌍둥이 빌딩 등을 폭파한 9·11 테러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일어났다면 자생 테러는 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사람이 국제조직과 연계하거나 영향을 받아 자국민을 상대로 공격을 자행하는 경우다.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와 지난해 런던 7·7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활동 특징은. -인터넷 등으로 원활하게 정보를 주고받는다. 인터넷은 국제 정세를 배우고 폭탄 제조법까지 습득하는 총체적 학습장이다. 이들의 방에선 자살폭탄 ‘순교자’의 비디오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지난 6월 사전에 적발된 캐나다 테러처럼 토론토 교외에 군사훈련 캠프를 차리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훈련을 받고 오는 경우도 많다. 파키스탄 이슬람 학교 ‘마드라스’가 원리주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누가 테러리스트가 되나. -어려서 이민을 왔거나 태어난 이민 2세들이 정체성 위기를 겪다가 국내·외의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접촉,‘지하드(성전) 세대’가 된다. 일부는 유복한 가정의 자녀들로, 캐나다 테러의 경우 중산층 10대가 5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웃들은 이들이 원래 평범했다고 증언한다. 마드리드 테러의 한 가담자는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었고 거사일 직전에도 데이비드 베컴으로부터 사인을 받아낼 정도로 이슬람 원리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축구와 음주, 돈벌이를 싫어한다. ▶이들은 왜 테러에 가담하나. -전문가들은 무슬림 이민사회의 높은 실업률 등 ‘통합 실패’를 꼽는다. 무슬림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앵그리 영 무슬림’을 낳고 있다. 영국에선 ‘파키, 파키’라며 연거푸 말하는 것은 파키스탄 등 아시아계 이민자를 경멸하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등의 편향된 중동 정책이 기름을 붓는다. 이라크 전쟁은 테러 분쇄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바로 그 전쟁 때문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다시 과격 조직에 가담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국제조직과의 연계는. -알카에다는 더이상 단순한 테러조직이 아니다.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오사마 빈 라덴이 만든 알카에다는 이제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신 반미·반이스라엘·반서구·반세계화 등을 의미하는 넓은 의미의 사회운동 ‘카에디즘’이 더 무섭게 번지고 있다. 알카에다의 직접 지휘를 받지 않고도 카에디즘을 신봉하며 그들의 수법을 따라한다. ▶자생 테러의 심각성은 어디에. -미국과 그 우방국은 9·11 이후 테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자생 테러는 도처에서 터지고 있다. 나라 안에서 싹트는 ‘적’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기는 더 어렵다. 시민들의 공포감은 그만큼 더 커지고 이질적 사회집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따돌림도 자라난다. 서구의 무슬림 사회는 또다른 테러의 피해 집단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상대적으로 감시 소홀한 여성 가담늘어 ‘테러리스트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10일 영국에서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용의자 24명 가운데 3명의 여성과 어엿한 직업을 가진 중년 남성, 대학 교육까지 마친 청년이 포함돼 있어 이들이 어느 순간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지적했다. 이들은 극단주의자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쓰임새가 넓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여성이 테러에 관련된 것은 “우리들이 테러리스트에 대해 가졌던 기존 관념을 모두 내던지는 것”이라고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싱크탱크 란드 법인의 정책 분석가 파르하나 알리는 말했다. 런던 동부 월섬스토에서 체포된 코사르 알리(23)는 생후 8개월된 사내 아기를 둔 어머니였다. 영국은행은 지난주 그녀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그녀는 남편 아메드 압둘라 알리와 함께 구금됐다. 이들 부부는 액체 폭탄을 젖병에 넣어 기내에 들어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란드 법인의 알리는 “최소한 3명의 여성 자살폭탄 테러범이 이라크에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미군 호송대에 자폭공격을 가했던 벨기에 여성은 최초의 서양인 여성으로 성전이란 이름 아래 테러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여성도 남성처럼 분노하고 환멸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권력 기관의 감시를 덜 받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집단에게 “훌륭한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슬림 극단주의 집단에서 여성들은 보조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로 활동하기보다는 자금을 운반하거나 급사로 일하며 무기를 나르는 일 등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정보기관 요원들은 이번에 검거된 여성들이 항공기 테러 음모를 꾸민 조직의 일원일 것이라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 기술(IT)과 같은 보조 업무에 얼마든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기가 자폭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공항 보안요원들은 승객들이 갖고 오는 젖병에 폭발성 물질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맛보아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오늘 8·15 특사 발표…안희정·서청원 포함

    8·15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과 가석방이 11일 단행될 예정이다. 10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8·15광복절을 맞아 정치인과 경제인, 민생사범과 시위 가담자 등 140여명을 사면 또는 복권하고 800여명을 가석방하기로 결정,11일 국무회의를 거쳐 발표된다. 이번 특사에는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된 안희정씨가 복권되고 열린우리당 신계륜 전 의원, 여택수씨가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집행유예 중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원길 전 의원도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부 “법외 전공노 33명 징계·해임”

    정부가 합법노조 전환을 거부하고 있는 전국공무원노조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경남도는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25일 농촌진흥청 직급단일화에 따른 다면평가 저지시위 가담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해 왔다고 22일 밝혔다. 징계 대상자는 당시 시위과정에서 수원 중부경찰서에 연행된 노조원 중 가담 정도가 심한 것으로 분류된 39명. 이들 중 지도부 33명에 대해서는 ‘배제징계(파면·해임)’토록 통보했다. 경남의 경우 징계 대상자는 모두 11명이며, 배제징계 대상자는 정유근 전공노 경남본부장과 백승렬 사무처장, 시·군 지부장과 부지부장 등 7명이다. 도는 지난 13일 이들이 소속된 시·군에 징계절차를 밟으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시·군은 징계하기에는 사유가 미약하다며 자체 조사를 벌인 후 징계 수위를 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노도 “무리한 징계”라며 반발하고 있다. 당시 집회는 합법적이었고, 입건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징계하는 것은 절차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정유근 경남본부장은 “직무명령권이 없는 행자부가 명령불복종으로 징계를 요구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시·군이 징계를 강행할 경우 내년 주민소환제가 시행되면 해당 시장·군수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행자부의 태도는 확고하다. 징계대상자들의 행위는 공무원법상 집단행동 금지 규정을 위반했으며, 불법단체에 가입해 탈퇴권유를 무시한 것은 명백한 직무명령 불복종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징계요구에 미온적인 지자체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가한다는 방침이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美 양민학살 파문’ 확산

    “네살배기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에게도 총부리를…” 지난해 11월 미 해병대가 이라크 서부 하디타에서 민간인 24명을 보복 살해하는 과정에서 아기를 안은 여인까지 살해한 사실이 드러나 이번 사건이 아부 그라이브 포로 학대 파문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 의회에선 청문회를 벼르고 있고 지난 2월에야 뒤늦게 사건을 파악한 해병대 지휘부가 유족에게 희생자 1인당 2500달러를 지급, 진상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29일(현지시간) 제기돼 군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언론들은 군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청문회가 열릴 경우 미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전운동 진영은 이 사건을 ‘이라크판 미라이 학살’로 규정, 철군 여론몰이에 나섰다. 미국 내 1400여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정의평화연합(UFPJ)은 이날 성명을 내고 관련자 처벌과 점령 정책 포기를 촉구했다.이들은 “하디타에서 24명이 죽기 전인 2004년 팔루자에서는 600여명의 민간인이 살해됐다.”면서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베트남에서와 마찬가지로 ‘잔혹행위를 야기하는 상황’을 불가피하게 만들어낸다.”며 철군을 압박했다. 군당국은 가담자에 대한 살인혐의 적용을 시사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진상 규명과 은폐 여부 조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조사는 실질적으로 끝난 상태”라며 “조사단은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학살극의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9일 아침 7시15분쯤 동료 병사 한 명이 매설된 폭탄에 절명하자 미 해병대원들은 택시를 타고 지나가던 18세에서 25세까지의 학생 4명과 운전사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들 모두 사망했다. 그 뒤 해병대원들은 민가로 쳐들어가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던 시아버지(77)와 시어머니 등 일곱 식구를 차례로 살해했다. 시아버지는 코란을 든 채 가슴과 복부에, 시어머니는 기도를 하던 자세에서 등에 총을 맞았다. 생존자 히바 압둘라(여)는 남편이 사살되는 것을 본 시누이가 아이를 안은 채 실신하자 다섯살 아이를 데리고 피신해 화를 모면했다. 압둘라는 나중에 돌아와보니 시누이와 조카가 숨져 있었다고 몸서리를 쳤다. 존 머서 민주당 의원도 아이를 안은 어머니가 총격을 당했다는 얘기를 군 소식통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군인들은 곧바로 다른 민가에 들어가 3살부터 14살까지 아이들을 포함, 여성 6명 등 일가족 8명을 사살했으며 다른 집에선 20세에서 38세까지의 남성 4명을 살해했다. 한편 현장에서 참극을 목격한 일부 해병대원은 지금까지 심각한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대학생들 사회의식 부족”

    작가 조정래(63)씨가 25일 서울대 총학생회의 한총련 탈퇴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씨는 이날 서울대 기초교육원 주최 관악초청강좌에서 대학생의 52%가 ‘4·19가 다시 오면 나가 싸우지 않겠다.’고 응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최근 대학생들의 사회의식 부족을 개탄했다. 그는 “한 사회집단에서 혁명이 성공하려면 1%의 행동하는 사람과 10%의 지지자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일제 치하 우리나라에서 독립운동 가담자는 2400만명 중 10만명이 안 됐으며 우리는 이 때문에 독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전대협(한총련의 전신)을 탈퇴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총학생회가) 탈퇴했어도 여러분들 전체가 탈퇴한 것은 아니다. 나는 여기 1%,10%를 만들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평택 시위’ 영장 또 무더기 기각

    법원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와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또다시 무더기로 기각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9일 검찰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의 철조망을 뜯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침입한 혐의(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23명 중 6명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하고 17명은 기각했다. 평택지원 형사3단독 마성영 판사는 “철조망 안에 침입해 불법 시위를 벌인 사실은 인정되나 죽봉을 휘두르거나 철조망을 훼손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는 등 단순 가담자로 판단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이로써 검찰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60명 중 44명이 기각됐고 16명만 구속됐다. 이와 관련, 평택지청 최운식 부장검사는 “법원은 폭력시위 주동자들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죽봉을 들거나 철조망으로 침입한 단순 시위자들에 대해 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지만 이들을 구속해야 주동자 검거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영장이 기각된 사람들에 대한 폭력 채증자료 등을 정밀 분석한 뒤 대검과 협의해 영장 재청구 대상을 선별하겠다고 밝혔다.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평택 시위’ 10명 구속

    ‘평택 시위’ 10명 구속

    대검 공안부(부장 이귀남)는 7일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막기 위해 불법·폭력시위를 벌이는 적극적인 가담자들을 엄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5일 행정대집행 이후 군이 설치한 철조망을 뜯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침입한 혐의로 연행한 100명 중 23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로써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시위가담자는 60명에 이른다. 이 공안부장은 “기지 이전 반대 단체들이 우리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행위로 공권력에 정면도전해 엄정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 다만 사태가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시위대가 평화시위로 방침을 바꾼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평택 범대위 핵심 주동자 10여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을 전원 검거할 방침이다. 한편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지난 4일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인 경기 평택시 대추분교에 대한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37명 중 10명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평택에서는 7일 시민단체, 주민과 군·경의 대치가 나흘째 계속됐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수원 김병철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평택, 불법과 폭력 더이상 안된다

    미군기지 평택 이전을 둘러싼 당국과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대책위원회(범대위)’의 충돌 양상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군과 경찰을 동원해 설치한 철조망은 하루만에 뚫렸고 범대위 측 시위자들은 철조망 안쪽 구역에 난입, 방호장비 없이 경비를 서던 군인들에게 폭력을 가했다. 그 결과 장병 11명이 중상을 입고 후송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 군대가 민간인 활동지역과 구분 짓고자 설치한 철조망을 파괴하고, 경비 중인 군인들을 폭행한 범대위 측 행태는 우리사회가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검찰이 밝힌 대로 주동자와 적극 가담자에 대해 엄격하게 사법 처리를 해야 한다. 지난 4일 당국이 대추분교에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을 하고 철조망을 설치한 과정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를 되돌아보면 극렬한 시위를 이끈 주체는 현지에 남은 소수의 주민이 아니라 외부단체인 범대위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그들의 목표도 ‘주민 생존권 확보’가 아니라 ‘주한미군 철수’임이 분명해졌다. 주한미군 철수는 국민 대다수가 원치 않는 일이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도 ‘반미’를 내세운 과격 세력이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폭력 시위를 지속하는 것은 결국 민주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일 뿐이다. 우리는,‘평택 사태’가 큰 후유증 없이 수습돼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차질없이 마무리되려면, 대화를 통해 남은 주민들을 설득하고 그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과 위무·격려가 뒤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사태가 더욱 나빠지더라도 정부는 이같은 원칙을 꼭 지켜나가야 한다. 다만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면서 ‘평택 사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항간에는 공권력이 붕괴됐다는 우려가 심각하게 떠돌고 있다. 민주적 절차가 이끌어낸 국민 합의 사항을 그대로 실천하는 일은 정부의 책무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노조 교섭 배우는 공무원들

    노조 교섭 배우는 공무원들

    “잠정합의서라도 노조위원장과 지방자치단체장이 도장을 찍으면 바로 효력이 발생합니다.”“노조 총회 인준투표로 결정되는 것 아닙니까?”“인준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30일 ‘공무원단체 교섭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파장동 지방혁신인력개발원 대강의실.20평 남짓한 강의실은 강사와 40명의 수강생의 토론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강의 주제는 ‘노동조합의 운영’. 수강생은 ‘공무원노조 시대’의 출범으로 전혀 새로운 업무와 맞닥뜨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의 담당자들.30대 여성부터 희끗희끗한 머리의 50대 남성까지 연령과 성별도 다양했지만 ‘사용자’측으로 ‘어떻게 공무원 노조와 교섭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안고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공무원단체 교섭과정’의 목표는 노사 관련 법령을 이해하고, 단체교섭이나 협상·조정 등의 ‘노하우’를 습득해서 노사관계의 업무 능력을 높이는 것. 그렇다고 정부 입장만 주입하는 식으로 교육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인력개발원 조윤명 인력개발부장은 “일선 담당자들이 노조를 적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떻게 노조를 이해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갈 것인가가 교육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공무원단체 업무 매뉴얼 해설 ▲노사교섭의 특징과 절차 ▲갈등해결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윈윈 협상 시뮬레이션 등 현장에서 마주치는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직 노무사와 한국노동교육원 교수,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 등 다양한 성향의 강사들이 초빙됐다. 공무원노조와의 교섭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일 수밖에 없는 수강생들은 적극적이다. 김철수 강원 속초시 자치행정과장은 “일선에서는 공무원노조 관련 지식들이 전무한 상태”라면서 “내일이라도 시에 공무원노조가 출범하면 얼굴을 맞대고 대화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용행 경기 화성시 총무과장은 “몇몇 자치단체처럼 간부들과 노조 관계자들이 함께 교육에 참여하면 서로에 대한 공감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정부의 공무원노조 정책에는 비판적인 수강생도 많았다. 일선의 분위기는 아랑곳 않고 비현실적인 지침만 내려 보낸다는 것이다. 한 수강생은 “지난해 원주 등에서 정부 지침대로 공무원노조 가담자를 해고한 담당자들이 주위에서 ‘가정을 파괴한 X’라고 욕을 먹었다.”면서 “정부는 간부들이 노조원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탈퇴를 종용하거나 노조원을 내쫓는 지침을 내려 보내는 대신 노조를 포용하는 아량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노조원이나 담당자나 모두 협상장만 벗어나면 선후배, 동료인 만큼, 서로 존중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도 공무원의 노조 가입 범위를 넓히는 조치를 취하고, 노조도 강경 일변도에서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공무원단체 교섭과정’은 29∼31일을 1기로 6월 초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수원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화물연대 광주서 전격파업

    철도파업에 이어 28일부터 전국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전격 돌입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민주노총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가 이날 새벽 전날의 파업유보 발표를 뒤집고 파업에 돌입, 도로가 막힌 삼성 광주전자의 일부 납품업체가 원자재를 제때 공급하지 못했다. 또 경찰은 전국 조합원들이 몰고 온 트럭 760여대가 삼성 광주전자 진입로와 주변 하남산단 도로 등 4곳에 방치돼 차문을 따고 이들 차량을 처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 화물연대는 앞으로 냉연 및 압연코일을 생산하는 순천 현대하이스코의 농성 근로자들과 연대투쟁 방침을 밝혀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 화물연대 조합원 1200여명은 이날 조선대에 모여 ▲지난 7일 해고된 조합원 51명 복직 ▲운송료 현실화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의 단체협약 이행보증서 확약 등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가담자 전원에 대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 아래,11개 중대 1100여명의 경찰력을 삼성공장 주변에 배치했다. 앞서 이날 삼성전자 송신탑(높이 30m)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인 화물연대 광주지부장 김모씨 등 2명을 긴급체포했다. 광양컨테이너부두공단 관계자는 “삼성 광주전자 한 해 수출 물량이 4만 5000TEU(화물트럭 80대 분량)로 많지 않아 광양항 터미널 운영에는 별 영향이 없지만 파업이 오래갈 경우 화주들의 심리적 불안이 문제”라고 걱정했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군산항내 3대 하역회사인 한솔CSN 소속 화물트럭 40여대가 이날 오후부터 수출입 화물의 선적·하역 작업을 전면 거부, 펄프 등 500여t의 물량이 제때 처리되지 못했다. 파업에 동참한 차량은 군산항 내 전체 화물트럭 350여대 중 10∼20% 수준이다. 또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내 최대 운송업체인 ㈜세방은 하루 40∼50대씩 광양항과 부산항에 장거리 화물트럭을 운행했으나 파업 이후 절반으로 줄였다. 또한 울산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1200명 가운데 100여명도 광주 파업에 동참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민노총 “새달3일~14일 총파업”

    민주노총은 국회의 비정규직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을 새달 3일부터 14일까지 다시 벌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지난달 28일 총파업에 들어갔으나, 국회가 법안 처리를 4월로 넘기자 지난 3일 총파업을 일시 중단했다. 민주노총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긴급조정권과 직권중재를 남발하며 노동운동을 탄압하고 있다.”면서 “총파업으로 비정규직 법안은 물론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분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결정이 무효라는 내용의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철도노조는 오는 14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15일에는 중노위를 항의방문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철도공사는 직위해제한 노조원 2244명 가운데 노조 임원 등 불법파업을 주도한 900여명을 제외한 단순 가담자를 10일쯤 업무에 복귀시키기로 했다.이동구 박승기기자 yidonggu@seoul.co.kr
  • [염주영 칼럼] 소비자의 인내심은 미덕인가

    [염주영 칼럼] 소비자의 인내심은 미덕인가

    한국의 소비자들은 참으로 잘 참는다. 자신들의 권리가 무참히 짓밟히고 재산을 갈취당해도 묵묵히 참는다. 그들의 인내심은 미덕일까. 최근 미국에서 우리 기업들이 가담한 반도체 담합 사건이 터졌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서로 짜고 소비자들에게 D램반도체의 값을 올려 받았다가 적발된 것이다. 사건이 터지자 미국의 소비자들은 벌떼처럼 일어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두 기업은 소비자들과 타협해 모두 2270억원(삼성전자 1600억원, 하이닉스 670억원)을 물어주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의 사법당국은 우리 기업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4820억원(삼성전자 3000억원, 하이닉스 1820억원)의 벌금을 물렸다. 여기에 더해 담합에 가담한 하이닉스의 임직원 4명은 미국 교도소에서 징역을 살아야 한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밀가루 담합 사건이 일어났다. 밀가루를 만드는 8개 기업이 담합해 소비자들에게 밀가루값을 올려 받은 사건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으로 소비자들이 4000억원 정도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한다. 공정위는 관련 기업들에 대해 434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일부 가담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정작 피해 당사자인 소비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꾹 참기로 한 모양이다.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소비자보호원도 있고, 소비자 권익보호를 내세우는 수많은 NGO단체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들도 피해구제를 위해 나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 권익보호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도 소비자의 편에 서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밀가루 담합에 관련된 5명의 기업인들이 고발돼 있지만 과거의 예로 보건대 답은 뻔하다.‘기업활동의 위축’을 우려하면서 ‘개전의 정’과 ‘정상 참작’을 들먹인 뒤 관용을 베풀 것이다. 피해자들의 인자한 성품과 인내심은 법의 집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정말 4000억원 정도의 피해는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공정위는 지난 해 21건의 기업 담합행위를 적발했다. 소비자들은 이로 인해 997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 역시 공정위 추산이다. 실제로 적발되지 않은 경우가 적발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므로 기업들의 담합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더욱이 기업들이 담합을 했다가 당국에 적발된 건수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그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담합의 해악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심각하다. 담합은 수많은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허락 없이 돈을 꺼내 가는 것과 같다. 사업자들이 서로 짜고 값을 정상가 이상으로 올려 소비자들을 등쳐먹는 것이다. 경쟁을 회피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싼 값에 보다 나은 품질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그래서 담합이 성행하면 우량기업은 사라지고 불량기업들만 득시글거리게 된다. 담합은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갈취와 같고, 사회와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시장경제를 파괴하는 중대범죄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담합을 하는 기업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떤 기업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내 지갑을 훔치고 있을지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 도저히 알 길이 없다. 정부나 법원이나 소비자단체들 모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이젠 소비자들이 연대해 스스로 나서야 한다. 시장경제의 주권자로서 권리와 책임을 실천해야 한다. 그때까지 소비자는 왕이 아니라 봉으로 남을 것이다. 수석 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철도 정상화 또 난제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에 따라 직위해제된 노조원 2244명의 처리문제가 철도 정상화에 ‘난제’로 부상했다. 직위해제된 노조원의 절반에 이르는 1114명이 운전·운수 등 핵심 운행 인력이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로서는 정상 운행을 위해서 이들이 필요하지만, 이철 사장이 “법과 원칙, 사규에 따라 처리해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공언한 마당에 당장 직위해제를 풀고 복귀시킬 명분이 없다. 그렇다고 직위해제를 밀고가자니 초과 근무 및 휴일 근무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근무 형태가 3교대에서 맞교대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목소리를 죽이고 있는 노조가 조만간 다시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단순 가담한 직위해제자를 복귀시켜 달라는 요청이 현장에서 일부 있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면서 “형평성 문제가 또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철도공사는 일단 직위해제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사 지원인력을 현장에 잔류시키고, 근무체계를 일부 변경하는 등 비상운영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월 165시간인 총 근무시간 안에서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초과 근무는 수당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한 관계자는 “사람이 없으면 철도가 돌아가지 않는데 조만간 회사가 단순가담자의 직위해제를 풀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이철 사장도 6일 “어쩔 수 없이 복귀시간을 놓친 조합원들은 정상이 참작될 것이지만, 일단 불법에 가담한 책임은 묻겠다.”고 말했다. 주동자는 조기징계하고, 단순가담자는 하루빨리 업무에 복귀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주동자와 단순가담자를 나누는 기준을 세우기도 쉽지는 않다. 중징계할 주동자 숫자를 너무 줄이면 “결국 노조와 타협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우려된다. 반면 너무 많은 노조원을 중징계하면 철도 운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측 “파업손실 민형사 책임 고려”

    철도노조가 나흘 만에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한 것은 무엇보다 ‘출·퇴근 대란’으로 요약되는 국민 불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찰은 불법 파업 지도부의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한편 이른바 산개투쟁을 벌이는 노조원들을 ‘현행범’으로 연행하고, 회사는 회사대로 노조원 2244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전방위 압박’도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철도파업이 조기 종결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파업 첫날 밝혔듯 “애초부터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었던 파업”이었기 때문이다. 철도노조의 노사교섭은 시기적으로 비정규직법안의 국회 처리와 맞물려 있었다. 결국 지난달 27일 민주노총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비정규직법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자 철도노조가 파업으로 ‘총대’를 멘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이끌어야 할 민주노총이 지난달 28일부터 벌여온 ‘총파업 투쟁’을 지난 3일 급작스럽게 중단한다고 밝힌 것이 결정적으로 파업의지를 약화시켰다.결국 철도노조는 대량 징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파업 참가 노조원들의 희생을 줄일 수 있는 조기 현장 복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부터 이번 파업은 철도노조가 현실에 맞지 않는 과도한 요구를 내걸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노조는 결국 무리한 파업으로 얻은 것 없이 불법파업과 국민에게 고통과 불편을 준 책임만을 떠안게 됐다. 파업 참여 노조원의 징계를 놓고 이철 사장은 “파업에 가담한 모든 이들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한 만큼 규모는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라면서 “파업 손실은 가담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경 방침을 고수했다. 하지만 부담이 큰 불법 단체행동이었음에도 파업참가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1만 6897명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철도공사도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그만큼 현재의 경영 능력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파업은 노사 양쪽에 상처만 남겼다. 이번 파업사태는 정부의 노동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조성돼 왔던 노정간의 화해 분위기가 일순간 허물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철도노조에 대한 탄압은 노동계 전체에 대한 탄압”이라고 규정한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노사정 대화를 복원시키려던 정부 정책은 당분간 답보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동구 박승기기자yidonggu@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워드 기사 2% 부족했다/김동률 KDI 매체경영학 연구원

    무엇이 뉴스일까. 풋볼선수 하인스 워드가 10년전에 슈퍼볼 MVP에 뽑혔다면 국내언론들이 지금처럼 일주일 내내 도배하다시피 어마어마하게 다뤘을까? 이른바 국제화가 이뤄진 지금의 상황만큼 난리법석을 떨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뉴스의 가치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뉴스의 일반적인 가치기준은 여러가지가 있다. 영향성(consequence)도 있고 시의성(timeliness)도 있고 공간적, 정서적으로 가까이 있다고 느끼면 뉴스가 되는 근접성(proximity)도 있다. 그러나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은 역시 인간적인 흥미(human interest)다. 인간에 관한 뉴스는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불러일으키거나 정서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특히 비일상적인 (bizarre) 얘기는 굉장한 뉴스거리가 된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8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한 뉴스보다는 어떤 사람이 단돈 100만원이지만 삼성본관 옥상에 올라가서 현찰로 거리에 뿌렸다면 독자들은 이 회장보다 현찰을 뿌린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신문을 보게 된다. 이는 마치 목욕탕에서 벌거벗으면 뉴스가 되지 않지만 길거리에서 벗으면 뉴스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뉴스란 이처럼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인간적인 흥미, 인간에 관한 기사가 가장 환영받는다. 그래서 일부 언론학자는 뉴스의 절반은 인간의 얘기라고 잘라 말하기도 한다. 하인스 워드 얘기는 지난 한 주 한국언론을 달군, 올 들어 가장 큰 뉴스였다. 물론 지나치게 호들갑을 떤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긴 하지만 뉴스거리면에서 보자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갖춘 소재는 없었다. 흑인병사와의 결혼과 버림받음, 수십년만에 찾은 고국의 거리에서 뒤에 들리는 침뱉는 소리….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극적인 요소를 갖춘 뉴스거리다. 그래서 공중파들도 다투어 특집 방송을 편성하고 인쇄매체들도 호들갑을 떨었다. 워드에 관한 서울신문의 보도태도는 상대적으로 차분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같은 인간의 뉴스에 목말라 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신문이 보여준 워드 관련 기사는 ‘2% 부족한’, 아쉬움이 남는 보도였다. 경쟁 매체들이 엄청나게 호들갑을 떤 것을 시니컬하게 바라보기보다는 그렇게 한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매체간의 경쟁이 치열한 작금의 언론상황에서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만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 시장상황을 초월한 고고한 전략이 먹혀들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자존심 상하고 고통스럽지만 독자를 의식해야만 하고 그것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원서접수 사이트에 대한 일부 수험생의 사이버 테러 사태는 뉴스에 대한 가치를 곱씹어 보게 하는 좋은 사례다. 뉴스 가치에 대한 판단은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신문이 만드는 것이라는 데 이론은 없다. 좀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뉴스란 편집자가 뉴스라고 인정해 내보내야 뉴스가 된다. 뉴스 가치는 그것을 평가하는 마지막 사람, 즉 신문의 편집자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렸다는 의미다. 원서접수 사이버테러는 청소년까지 자기이익을 위해 서슴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우리 사회가 깊은 병에 들어있음을 웅변해 주고 있다.“경쟁률을 낮출 수 있어 재미삼아 접속했다.”는 진술에, 나이가 어리니까 이 정도쯤에서 넘어갈 상황인지 이제 신문은 판단해야 한다. 서울신문은 교육당국에 대해 나이어린 가담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빠져나가려는 자세를 비겁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좀더 깊이있는 보도가 필요하다. 뉴스의 가치는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언론인 스스로가 만들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동률 KDI 연구원 매체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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