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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률의 아포리즘] 동행, 함께 가야 멀리 간다/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동행, 함께 가야 멀리 간다/서강대 교수(매체경영)

    맥주병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한국, 일본, 중국의 맥주병은 전통적으로 두서너 명이 나눠 마실 수 있는 크기다. 하지만 서양 맥주병은 딱 한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사이즈다. 동양은 ‘우리’를 최소 단위로 여기고 서양은 비록 여럿이 있더라도 ‘나’, 즉 개인을 최소 단위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 준다.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한국인은 우리나라, 우리 집, 우리 회사와 같이 ‘우리’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심지어 ‘우리 남편’, ‘우리 마누라’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번역할 경우 정말 황당한 표현이 된다. 이처럼 서양과 동양은 여러 면에서 다른 길을 걸어왔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서양의 경우 내가 부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동양은 나라가 잘되고, 내가 다니는 회사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공동체적인 사고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등 서구 선진국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공동체 자본주의를 동경해 오던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시장주의를 따를 것을 강권해 왔다. 서구 중심의 신자유주의 담론이 바로 그것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미국 조야는 아시아 각국에 영미식 주주 중심 모델, 또는 워싱턴 컨센서스에 기초한 신자유주의 담론을 적극적으로 전파했다. 당시 외환위기에 처한 김대중 정부도 시장주의, 신자유주의를 주저없이 도입했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하면서 동아시아적 가치인 ‘우리’를 배려한 공동체 자본주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커뮤니티를 배려한 기업경영이라는 화두가 곧 공동체 자본주의의 진화된 모습이다. 실제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성장은 모든 사람을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금과옥조로 여기던 이른바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소외계층을 껴안지 못하는, 이른바 공동체성이 약한 국가는 사회적 자본과 신뢰의 결여로 인해 정책 추진이 어렵고 위기를 극복하는 대응력도 떨어진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는 이유가 된다. 1953년 하워드 보언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개념을 처음 들고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CSR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는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를 전제로 한 경쟁과 효율성 원리가 지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개인이나 집단은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일찌감치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방치할 경우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낙오자들이 늘어나고 이로 인한 사회불안은 계속된다. 우리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개방화, 자유화에 이어 지식기반 경제로의 급격한 전이로 인해 양극화 현상이 하루가 다르게 심화하고 있다. 정말 열심히 일을 하지만 절대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젊은층의 워킹푸어는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더 많은 예산을 분배, 일자리 정책에 투입하고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 앞다투어 낙오된 개인의 삶을 위한 대책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보듯이 절대가난은 이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소로 자리를 굳힌 지 오래다. 노인빈곤율 1위, 자살률 1위가 대한민국이다. 서울시청을 지나다가 문득 보았다. ‘동행 매력 특별시 서울’이라고 써 붙여 놓았다. 시대정신(Zeitgeist)을 반영한 적절한 슬로건쯤 된다. 문제는 실천이다. 가난한 자와 함께해야 매력적인 도시가 된다.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말이다. 가난한 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도 듣지 못하게 된다. 시청 앞 차가운 지하도에 웅크리고 있는 노숙자를 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 바이든·트럼프 격전지 충돌… 공화당 우세에 오바마·클린턴도 등판

    바이든·트럼프 격전지 충돌… 공화당 우세에 오바마·클린턴도 등판

    ●바이든 “공화가 이기면 부익부 빈익빈” 8일 미국 중간선거의 분수령인 직전 토요일 저녁(5일·현지시간) 민주당을 이끄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을 이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표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맞붙었다. 상원(100명 중 35명 선출)·하원(435명 전원 선출) 판세에서 모두 공화당 우세로 평가되는 가운데 민주당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등판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를 2년 남긴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 추진력을 새로 얻을지, 레임덕 세션으로 진입할지 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적을 상기시키려는 듯 바이든 대통령은 5일 미 민주주의 발상지인 필라델피아 템플대에서 “(이번 선거는) 매우 다른 미국의 두 비전 사이의 선택”이라며 “(공화당이 승리하면) 부자는 부를 얻고 중산층은 경직되고 빈자는 더 가난해진다. 그들은 강간의 경우까지 포함해 낙태권을 폐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같은 무대에서 자신의 집권기인 2010년 중간선거에서 역대 최고의 참패를 당한 것을 언급하고 “당시 금융위기 중이었고 우리는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리려 옳은 일을 했지만 (공화당의 비협조로) 느렸고 사람들은 좌절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진정한 민주주의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펜실베이니아에선 존 페터먼 민주당 후보와 메메트 오즈 공화당 후보가 상원 의석을 놓고 오차범위 내 초접전 중이다.●트럼프 “美 파괴 막게 붉은 물결 돼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권의 경제 실정을 조준해 ‘러스트벨트’(사양화된 공업지대)인 피츠버그 외곽 라트롭을 유세지로 골랐다. 그는 “미국은 쇠퇴하는 나라”라며 “미국의 파괴를 막고 아메리칸 드림을 지키려면 거대한 붉은 물결(Red Wave·공화당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정부가 이민자를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의 핵심 의제는 민주당에 유리한 낙태권·민주주의 이슈보다 공화당에 유리한 인플레이션에 쏠린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218석을 차지하면 다수당이 되는 하원(총 435석)에서 공화당 228석, 민주당 174석을 전망했다. 당초 민주당 우세가 점쳐졌던 상원(총 100석) 의석도 공화당 48석, 민주당 44석으로 전망해 공화당은 8곳의 격전지 중 3곳을 이기면 다수당이 된다. 위기감을 느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6일간 뉴욕, 플로리다,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 등 6개주를 도는 강행군을 벌였다. 질 바이든 여사도 위스콘신·조지아·로드아일랜드·뉴햄프셔주 등 격전지를 돌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캐시 호철 주지사를 지원했다. ●한국계 5명 하원 출마, 앤디 김 3선 도전 특히 선거에 나선 연방하원 후보 한국계 5명 중 앤디 김(민주·뉴저지주 3지구)은 1996년 김창준 전 의원에 이어 26년 만에 한국계 3선 의원을 겨냥해 눈길을 끈다.
  • 바이든·트럼프, 마지막 주말 격전지는 ‘민주주의 대 러스트벨트’

    바이든·트럼프, 마지막 주말 격전지는 ‘민주주의 대 러스트벨트’

    [美 중간선거 직전 마지막 토요일]바이든·트럼프 펜실베이니아주 격돌바이든, 민주주의 발상지 필라델피아서오바마 대동해 “두가지 미래 중 선택”트럼프, 러스트밸트 라트롭에서 “아메리칸 드림 지키려면 붉은물결을”경제이슈 몰이에 공화당 상하원 우세 민주당 전직 대통령, 영부인 등 총출동오는 8일 미국 중간선거의 분수령인 직전 토요일 저녁(5일·현지시간) 민주당을 이끄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을 이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표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맞붙었다. 상원(100명 중 35명 선출)·하원(435명 전원 선출) 판세 모두 공화당이 우세로 평가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민주당 역대 대통령이 줄줄이 등판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가 2년 남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 추진력을 새로 얻게 될지 아니면 레임덕 세견으로 진입할 지 판가름 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적을 상기시키려는 듯 바이든 대통령은 5일 미 민주주의 발상지인 필라델피아 템플대에서 “(이번 선거는) 매우 다른 미국의 두 비전 사이에 선택”이라며 “(공화당이 승리하면) 부자는 부를 얻고 중산층은 경직되고 빈자는 더 가난해진다. 그들은 강간의 경우까지 포함해 낙태권을 폐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같은 무대에서 자신이 집권했던 2010년 중간선거에서 역대 최고의 참패를 당한 것을 언급하고 “당시 금융위기 중이었고 우리는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리려 옳은 일을 했지만 (공화당의 비협조로) 느렸고 사람들은 좌절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진정한 민주주의가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존 페터만 민주당 후보와 메메트 오즈 공화당 후보가 상원 의석을 놓고 오차범위 내 초접전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권의 경제 실정을 조준하며 ‘러스트벨트’(사양화된 공업지대)인 피츠버그 외곽 라트롭을 유세지로 골랐다. 그는 “미국은 쇠퇴하는 나라”라며 “미국의 파괴를 막고 아메리칸 드림을 지키려면 거대한 붉은 물결(Red Wave·공화당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이민자를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의 핵심의제는 민주당에 유리한 낙태권·민주주의 이슈보다 공화당에 유리한 인플레이션에 쏠린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218석을 차지하면 다수당이 되는 하원(총 435석)에서 공화당 228석, 민주당 174석을 전망했다. 당초 민주당 우세가 점쳐졌던 상원(총 100석) 의석도 공화당 48석, 민주당 44석으로 전망해, 공화당은 8곳의 격전지 중 3곳을 이기면 다수당이 된다.위기감을 느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6일간 뉴욕, 플로리다,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 등 6개주를 도는 강행군을 벌였다.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위스콘신·조지아·로드아일랜드·뉴햄프셔·애리조나주 등 격전지를 돌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캐시 호철 주지사를 지원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한국계 3선 의원 배출 여부도 관심사다. 연방하원에 도전한 한국계 5명 후보 중 앤디 김(민주·뉴저지주 3지구)은 당선시 1996년 김창준 전 의원에 이어 26년만에 한국계 3선 의원이 된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 투표에서 주마다 다른 선거법으로 인해 다수당이 바로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 직전인 2020년 중간선거의 경우 조지아주에서 2석의 상원의원 선거 모두 한쪽이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했고, 주선거법에 따라 결선투표를 치러 이듬해 1월 6일 민주당이 둘다 이기면서 상원 다수당을 확정했었다.
  • ‘금수저’ 육성재, 결국 재벌 후계자로

    ‘금수저’ 육성재, 결국 재벌 후계자로

    아버지의 희생으로 결국 재벌이 될까.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의 지난 5일 방영분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겨졌다. 이철(최대철)은 아들 황태용(육성재)을 살리기 위해 대신 서준태(장률)의 칼을 맞고 쓰러졌다. 황태용으로 살아가게 된 이승천은 재벌 도신그룹의 후계자 자리에 올랐다. 이날 황현도(최원영)의 젊은 시절을 통해 그 역시 금수저를 이용해 부잣집 친구 황현도의 자리를 빼앗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황태용으로 살고 있던 이승천이 생일날 친아버지 이철을 만나며 다시 이승천으로 돌아왔다. 해당 드라마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판타지 드라마다. 그룹 비투비 소속의 배우 육성재가 황태용, 이승천을 오가며 주연으로 열연하고 있다. 
  • 김병조 교수 ‘명심보감’ 인문학 특강 성황

    김병조 교수 ‘명심보감’ 인문학 특강 성황

    최근 광주광역시 동구에 있는 소비자교육중앙회 광주시지부 강의실에서 조선대평생교육원 김병조 교수가 ‘명심보감’에 관해 강의했다. 김 교수는 1980년대에 “나가 놀아라” “지구를 떠나거라”는 말로 유명한 개그맨 출신이다. 전남 장성 출신으로 광주고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김 교수는 어릴 적부터 늘 ‘미안하다’는 말을 했던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 가난한 환경 속에서 동생들을 위해 희생하며 많은 것을 포기했던 누나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야기까지 자신이 지나온 길과 그 과정에서 겪은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줬다.김 교수는 “선을 행하는 자는 하늘이 복으로 갚고, 선을 행하지 않는 자는 하늘이 재앙으로 갚는다”는 명심보감 첫 구절을 소개하고 착한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지도자는 항상 자신을 탓하며 아랫사람을 배려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지녀야한다”고 설명했다. “내 아버지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시자 이를 아신 할머니께서는 보름 만에 아버지의 뒤를 따르셨다. 어머니란 평생 스스로를 낮추고 자식만 염려하는 존재다. 어떤 자식도 이런 어머니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어머니는 늘 자녀 앞에서 겸손하셨다. 배려하시고, 모범을 보이시며 만족해 하셨다. 어머니를 닮은 지도자 뒤에 좋은 조직원이 따라오고, 멋진 조직이 생겨난다. 지도자가 민심을 잃으면 다 잃은 것이다”고 말했다. 요즘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 언행을 되새겨 볼 만 한 대목이다. 김 교수는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냐?”라는 질문에 “아름다운 삶을 살다가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고 했다. “지식은 앞장서라고 가르치고, 지혜는 양보하라고 가르친다. 지식은 이기라고 가르치고, 지혜는 져주라고 가르친다. 지식은 주인공이 되라고 가르치고, 지혜는 조연이 아름답다고 가르친다. 어머니는 늘 조연이었고 조연은 매우 아름답다”고 설명했다.이날 강의실에는 소비자교육회원과 웰다잉 상담사와 시민 등 6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소비자교육중앙회 광주시지부 박영희 회장은 “분야별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좌를 들으면서 그들로부터 삶의 지혜와 교훈을 배우고 함께 공유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김병조 교수의 ‘명심보감’ 강의를 듣고 삶을 더욱 풍부하게 살고 자기계발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천원짜리 변호사’ 오늘도 결방, 아예 주 1회 편성 굳힌 듯

    ‘천원짜리 변호사’ 오늘도 결방, 아예 주 1회 편성 굳힌 듯

    드라마의 높은 인기에도 잦은 결방과 편성 푸대접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극본 최수진·연출 김재현)가 4일에도 방영되지 않는다. 포털에 게재된 SBS 편성표를 보면 이날 낮 12시 40분 ‘천원짜리 변호사’ 10회가 재방송되고, 본방송 시간인 밤 10시 30분에는 ‘지선씨네마인드’가 편성돼 있다. 당초 SBS의 사회공헌 지식나눔 프로젝트인 ‘2022 D포럼’ 중계가 편성돼 있었는데 이 중계가 취소됐는데도 대신 ‘지선씨네마인드’가 방영된다. 이 드라마의 편성 푸대접은 지난달 21일 시작됐다.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1~8회 내용을 간추린 ‘천원짜리 변호사-인터미션’을 대체 편성해 원성을 샀다. 지난달 28일에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중계 때문에 결방됐고, 다음날 10회가 방송됐다. 또 4일도 쉬고 다음날 밤 10시 11회가 방송된다. 이어 11일 최종회를 내보낸다. 결방 논란이 이어지자 아예 주 1회 편성이라고 답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20%대 시청률을 넘볼 수 있다는 평가를 듣는 이 드라마를 12회로 축소하는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누구 하나 속시원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단돈 천원을 받고 가난하고 힘없는 의뢰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천지훈(남궁민) 변호사가 시보 백마리(김지은), 사무장(박진우)과 어울려 펼치는 코믹 활극에 많은 시청자들이 시원하고 통렬하다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현실에 그런 변호사는 진정 없는가 묻는 드라마다. 천지훈이 왜 천원만 받는 싸구려 변호사를 자처하는지 그 이유를 드러내고 이주영(이청아)을 살해하고 아버지의 죽음에 원인을 규명하는 데 관심이 쏠리고 있었는데 잦은 결방으로 흐름을 뚝뚝 끊고 축소 편성으로 황급히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 방송사가 속시원히 이유를 밝히지 않으니 시청자들이 여러 갈래 추측을 내놓는 상황이다. 첫째 천 변호사의 아버지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신이 모두 뒤집어쓰게 되자 극단의 선택을 한 것이 검찰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추측이다. 물론 법조계 전반에 이 드라마가 좋게 비칠 리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둘째 천 변호사 등이 중간광고를 하면서 의도적으로 센 멘트(광고주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 같지만 아예 싸구려 약장수 같은 태도를 보인 것)를 해 광고주나 방송사 윗선의 심기를 거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셋째 다른 드라마의 제작을 총괄하던 PD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제작이 중단되는 바람에 드라마 편성이 전체적으로 꼬였는데 그 파장이 ‘천원짜리 변호사’에 집중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렇게 여러 논란이 거듭되는데도 방송사는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 북 도발·한미연합훈련 ‘강대강’ 대치… 보이지 않는 해법

    북 도발·한미연합훈련 ‘강대강’ 대치… 보이지 않는 해법

    한미 국방 “北 도발에 연합훈련 확대 필요성 동의”北 “비질런트스톰 연장은 잘못” 언급뒤 SRBM 도발한미, 한반도 전술핵·상시 전략자산 배치 등 일축북 핵보유국 인정 및 핵군축 협상 주장에 대해서도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및 윤 정부 ‘담대한 구상’ 강조 한미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한미연합군사훈련 확대와 확장억제 강화를 강조했다. 반면 북한은 최근 연이은 도발의 이유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지목하면서, 강대강 대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SCM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안보환경을 고려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연합연습 및 훈련의 확대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어적이고 억제를 목적으로 한 훈련이 (한미) 동맹의 준비태세 유지에 핵심요소임에 주목하면서 2023년에는 연합연습과 연계하여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전날 한미 공군이 4일 종료 예정이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을 연장한 것도 재확인했다. 반면 북한은 3일(한국시간) 오전에 이어 밤에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재차 발사했다. 앞서 박정천 북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비질런트 스톰 연장은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북한의 도발이 끝을 보이지 않으면서 한미 일각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을 넘어서는 수위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상시적 미군 전략자산 배치’ 등 강수를 두자는 주장이 나온다. 또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수 없는 목표라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군축 협상에 나서자는 주장도 있다. 우선 이날 한미 국방장관은 전술핵 재배치나 상시적 전략자산 배치 가능성은 일축하고 확장억제 강화를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정부는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핵 사용 땐 “(한미) 동맹의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으로 김정은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도 “현재 한반도에 상시적 전략자산 배치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새로운 상시 전략자산 배치는 현재로서는 없지만 알다시피 자산은 정례적으로 순환 배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은 불가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미 국방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북한이 비핵화와 더 밝은 미래를 향한 길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공조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오스틴 장관은 한국의 ‘담대한 구상’이 북한을 비핵화로 견인하기 위한 유용한 접근법이라고 환영했다”고 명시했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핵보유국 인정이 한국, 일본, 대만 등의 핵보유 가능성을 높이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너뜨리며, 북한 사람들의 가난·인권 등을 무시한 핵개발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분위기가 더 많은 상황이다.
  • 권력을 위해… 그녀, 가족도 버렸다 [OTT 언박싱]

    권력을 위해… 그녀, 가족도 버렸다 [OTT 언박싱]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슈룹’은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을 보여 주며 조선판 ‘SKY 캐슬’로 불리고 있다. 중전 임화령은 세자가 죽으면서 뒤를 잇기 위해 남은 아들들을 필사적으로 교육시킨다. 세자 자리를 다른 왕자가 차지하는 순간 가족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시대극의 매력은 권력의 찬탈에 있다. 승자는 모든 것을 가지지만 패자는 전부를 잃는다. 오직 승리만이 미래를 그리는 방법이기에 궁궐 안에는 암투와 권모술수가 판을 친다. ‘슈룹’처럼 여성 주인공이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드라마를 원하는 분들에게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 두 편의 시대극을 추천한다. 첫 번째 작품은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도미나’다. 이 드라마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살해당한 이후 혼란에 빠진 로마를 배경으로 한다. 카이사르의 양아들인 옥타비아누스는 권력을 잡으면서 반대파를 숙청한다. 명문가의 딸이었던 리비아 드루실라는 그로 인해 로마 시민 자격을 박탈당한다. 최고 권력의 반대파의 딸로 로마에서 살아가기 위해 리비아가 택한 방법은 적과의 동침이다. 그는 아버지를 자결하게 만들고 자신의 모든 걸 앗아 간 옥타비아누스와 결혼하기 위해 남편 클라우디우스와 이혼한다. 당시 둘째 아들을 임신하고 있었던 리비아는 남편과 첫째 아들을 뒤로하고 떠난다.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 ‘로마(ROME)’ 등 이 시기를 다룬 창작물에서 리비아는 권력욕의 화신으로 묘사된다. 남편을 아우구스투스(황제)로 만들고, 두 아들을 입적시켜 공식 후계자로 만들었으며, 장남 티베리우스와 권력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리비아가 옥타비아누스를 독살했다는 소문도 있었기에 희대의 악녀로 묘사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도미나’는 이 이미지에 파묻혀 버린 리비아의 두 가지 면모에 주목한다. 첫 번째는 어머니다. 옥타비아누스가 황제의 자리에 오른 뒤 리비아는 존경받는 어머니상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았다. 학식과 교양이 뛰어났던 그녀는 자식 교육에 열성적이며 이들이 율리우스 카이사르 가문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두 번째는 정치적 역량이다. 리비아는 아내이자 정치적인 파트너로 활약한다. 특히 가문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녀가 배신자라는 손가락질을 당하면서 권력을 택한 이유는 공화정을 부활시키기 위해서다. 이 마음이 어떻게 제정을 향하게 되는지 보는 것 또한 매력 포인트다.또 하나의 작품은 ‘캐서린 더 그레이트’다. 미국 드라마 ‘더 그레이트’로 유명한 표트르 3세(카를)와 예카테리나 2세(소피)의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은 러시아의 시점에서 이들의 관계를 바라봤다는 점이 흥미를 자극한다. 프로이센의 가난한 귀족 딸인 소피는 우연한 기회로 러시아 제국의 후계자로 지목된 카를과 혼인하게 된다. 열정적인 어머니 아래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총명한 소녀는 인생 역전을 꿈꾸지만 정신적인 결함이 있는 남편은 그녀를 못살게 군다. 이들의 관계는 애증에 가깝다. 표현이 서툴고 삐뚤어진 카를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피를 대하며 혼자 좋아하고 실망한다. 소피는 남편이기에 애정을 지니려 하지만 이런 카를의 결함이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연고 하나 없는 러시아 황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피가 자기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로맨스릴러를 형성한다. 달달함보다는 목숨을 건 긴장감이 더 우선을 이루지만 말이다.표트르 3세는 러시아 역사상 최악으로 뽑히는 황제다. 그는 경악스러운 선택을 반복하며 모든 계층에서 분노를 샀고 근위대의 반란으로 실각한다. 놀랍게도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인물은 아내이자 러시아의 마지막 여제인 예카테리나 2세다. 혈혈단신으로 치열한 권력 다툼에서 살아남으며 끝내 남편을 몰아내고 정상에 선 그의 모습은 결말을 두 눈으로 보고 싶은 흥미를 선사한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차이나런’ 달래기 나선 中 “더 나은 경제와 지속가능 발전 촉진”

    ‘차이나런’ 달래기 나선 中 “더 나은 경제와 지속가능 발전 촉진”

    ‘집권 3기’를 시작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공식화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금이 중국을 떠나는 ‘차이나 런’ 현상이 나타나자 중국 정부가 ‘달래기’에 나섰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중국은 더 나은 경제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관변학자도 “현 단계에서는 나눌 ‘파이’를 더 크고 좋게 만드는 ‘성장’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상하이협력기구 회의에서 “중국은 더 나은 경제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안정적이고 건강한 지속가능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올해 초 예상하지 못한 역풍(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맞서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 효과가 나타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의 언급은 현 지도부와 차기 지도부의 경제 목표를 동시에 언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4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속내다.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잡았지만 1분기 4.8%를 기록한 뒤 2분기 0.4%로 급전 직하했고 3분기 3.9%를 기록했다. 현 상태로는 목표 달성이 힘들어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3.2%, 세계은행은 2.8%를 제시하고 있다. 일부의 우려에도 ‘중국은 성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차오리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도 1일 베이징 국제구락부에서 열린 20차 당대회 관련 언론 설명회에서 “공동부유는 부자에게서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계속해서 파이를 크고 좋게 만드는 것부터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오 교수는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이제 갓 1만 2000달러를 넘어섰다.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파이를 더 크고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부유는 발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성장을 이어가면서 빈부 차이를 축소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공동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 요구이자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 특징”이라며 “시 주석이 최근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기고에서 밝혔듯 공동부유는 지금 당장 (부를)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나눠 점진적으로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에 중국 경제의 실무 사령탑으로 통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1일 미국의 다국적 기업 고위층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다고 중국신문 등이 밝혔다. 미 상공회의소 외 60개가 넘는 첨단 제조업·제약·화학·자동차·금융 분야의 미 기업 고위급 인사를 초청했다. 이런 신속한 설명회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일이다. 대체적인 지적이다. 시진핑 3기 집권 세력이 ’반(反)시장주의‘ 집단으로 인식되는 걸 희석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에서 시진핑 집권 3기가 확정되자 해외 투자자들이 그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에 공포를 느껴 시장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인재들이 대거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상하이 등 부자도시의 고급 주택 월세 가격도 20%가량 떨어졌다. 이에 공산당이 시 주석의 경제 기조 및 공동부유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여러 통로를 동시다발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서 ‘당장 크게 바뀌는 것은 없으니 안심하라’는 뜻이다. 현재 중국은 10월 민간 제조업 지표가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석달째 위축 국면을 이어가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 경제매체 차이신이 시장조사업체 IHS마킷과 발표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49.0과 전월 수치 48.1을 넘어섰다. 차이신 제조업 PMI는 올해 8월부터 석달째 기준선(50)을 밑돌고 있다. 50을 넘으면 경기확대, 넘지 못하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공식 제조업 PMI도 49.2로 시장 예상치(50)를 밑돌았다. 정부 PMI는 7~8월 기준선을 밑돌다가 9월 반등했지만 10월 다시 내려갔다. 블룸버그는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로 중국 경제가 앞으로도 수개월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예술이냐 사회 고발이냐/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예술이냐 사회 고발이냐/미술평론가

    세탁은 전통적으로 여자들 일로 여겨졌다. 세탁 노동은 여성의 직종이었다. 19세기 여성 노동자들은 남자들의 반밖에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세탁물을 삶아 빨고, 풀을 먹이고, 다림질하는 중노동을 했다. 여름에는 특히 힘들었다. 에밀 졸라는 ‘목로주점’에 세탁소의 모습을 여실히 재현해 놓았다. 빨래 삶는 가마솥의 열기, 이글거리는 다리미 난로, 그 둘레에 죽 놓인 달구어진 다리미, 땀을 뻘뻘 흘리고 얼굴이 시뻘겋게 돼서 거의 벌거벗고 일하는 세탁부들. 19세기 후반은 여성의 삶과 노동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때였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비판할 점이 많지만, 역사학자 쥘 미슐레는 ‘여성’(1860년)을 펴내 여성에 대한 부당한 대우, 불평등한 삶의 조건을 이슈화했다. 문학과 미술도 이에 호응했다. 드가의 세탁부 그림을 보고 공쿠르 형제는 드가가 자신들이 쓴 ‘마네트 살로몽’(1867년)을 읽었다고 생각했다. 졸라는 반대로 드가의 그림에서 소설의 몇 장면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이 그림은 줄에 널어놓은 세탁물이 배경을 이루고 있고 앳된 세탁부가 흰 오간자 커튼을 다림질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여성은 다림질을 하다 말고 초점 잃은 시선을 들어 관객을 바라본다. 속옷 차림인 게 작업장의 더위를 암시한다. 여성의 뺨은 발그레하고 드러낸 팔과 목덜미는 건강해 보인다. 같은 여성 노동자를 묘사했어도 이 지점에서 드가와 동시대의 사실주의 화가가 갈라진다. 이를테면 가난한 사람들을 자주 묘사해 ‘빈자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은 페르낭 펠레즈가 그린 재봉사는 폐병으로 뀅한 눈, 창백한 얼굴을 하고 힘없이 의자에 기대 앉아 죽어 가고 있다. 드가는 노동자의 비참함을 부각하기보다는 노동자들이 일하거나 잠시 휴식하는 순간의 동작과 표정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색채의 혼합, 빛의 효과 같은 문제를 중시했다. 이데올로기가 앞서면 예술이 죽고 미학적 관심이 우세하면 예술을 위한 예술이 되면서 현실이 사라진다. 예술사는 드가의 손을 들어 주지만, 드가는 여전히 비판과 옹호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다. 드가가 생생한 이유다.
  • 中 관변학자 “공동부유, 파이부터 키우는 게 먼저”

    中 관변학자 “공동부유, 파이부터 키우는 게 먼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폐막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공동부유’(모두가 잘 사는 사회)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해외 투자자금이 중국에서 빠져 나가는 ‘차이나 런’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중국 관변학자가 “현 단계에서는 나눌 ‘파이’를 더 크고 좋게 만드는 ‘성장’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차오리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1일 베이징 국제구락부에서 열린 20차 당대회 관련 언론 설명회에서 “공동부유는 부자에게서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계속해서 파이를 크고 좋게 만드는 것부터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오 교수는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이제 갓 1만 2000 달러를 넘어섰다.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파이를 더 크고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부유는 발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성장을 이어가면서 빈부 차이를 축소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공동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 요구이자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 특징”이라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근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기고에서 밝혔듯이 공동부유는 지금 당장 (부를)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나눠 점진적으로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시진핑 집권 3기가 확정되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에 공포를 느껴 시장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인재들이 대거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상하이 등 부자도시의 고급 주택 월세 가격도 20%가량 떨어졌다. 이에 공산당이 시 주석의 경제 기조 및 공동부유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서 ‘당장 크게 바뀌는 것은 없으니 안심하라’는 신호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16일 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공동부유를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분배제도 개선과 노동량에 비례한 분배, 근면한 노동을 통한 부의 축적 격려, 기회의 공정성 촉진, 중산층 확대, 취업 우선 정책 강화, 재산 축적 메커니즘의 규범화, 사회보장 시스템 보완 등을 방법론으로 내놨다.
  • ‘첫 3선’ 부활한 룰라… 분열된 브라질 통합·경제위기 극복 과제

    ‘첫 3선’ 부활한 룰라… 분열된 브라질 통합·경제위기 극복 과제

    남미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전 브라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초박빙 접전 끝에 브라질 사상 첫 3선 대통령의 역사를 썼다. 현직 대통령을 꺾은 것도 브라질에서 처음이다. 룰라 당선인은 개표율 99.99% 시점에서 50.9%로, 49.1%를 득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을 1.8%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도 개표율이 98.91%가 돼서야 당선을 공식 발표했다. 1989년 브라질 직선제 도입 이후 최저 표차로, 좌우 이념 간 브라질의 극심한 분열상을 방증한다. 룰라 당선인은 극적인 재기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는 2003~2010년 연임 이후 측근 비리와 뇌물수수·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대법원의 수감 위헌 판결로 580일간의 옥고 끝에 석방된 뒤 지난해 3월 1·2심 무효 판결로 기사회생해 대선에 다시 도전했다. 인구 2억 1000만명의 남미 대국을 세 번째 이끌게 된 그가 마주할 만만찮은 국정 과제로 극단적 국가 분열의 통합과 경제 위기 극복이 제시된다. 내년 1월 1일 임기를 시작하는 룰라 당선인은 이날 당선 확정 기자회견에서 “두 개의 브라질은 없다. 증오로 물든 시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국민 통합부터 호소했다. 민주주의가 다시 서는 브라질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룰라 당선인은 가난과 기아 퇴치를 골자로 한 공공부문 개혁을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며 완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경제 성장, 차별·불평등 극복, 여성 안전과 노동권 보장, 아마존을 비롯한 환경과 원주민 보호 등도 차례로 언급했다. 좌우 1대1 구도의 이념 대결이 극심했던 이번 대선에서의 정치적 대립은 지역·세대 갈등을 부추겼다.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남부 인구 밀집 도심 지역에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나스제라이스와 페르남부쿠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룰라 당선인이 우위를 보이는 등 양분됐다. 룰라 당선인으로선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 상파울루 인스페르대학교의 카를루 멜루 정치학 교수는 “룰라는 의제 설정에 있어 적대적인 의회와의 힘든 싸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우소나루의 자유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상태다. 국제사회의 시선은 이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선거 승복 여부에 쏠렸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려 온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지금까지 전자투표기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의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미국의 2020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패배 후 나타난 혼란상이 브라질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밤 룰라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하거나 입장 표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대선 패배로 면책특권을 잃게 돼 공금 횡령과 코로나19 부실 대응 등에 대한 수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 ‘좌파 대부‘ 룰라, 초박빙 대선 끝에 첫 3선 대통령…브라질 분열 통합·경제위기 극복 과제

    ‘좌파 대부‘ 룰라, 초박빙 대선 끝에 첫 3선 대통령…브라질 분열 통합·경제위기 극복 과제

    남미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7) 전 브라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초박빙 접전 끝에 브라질 사상 첫 3선 대통령의 역사를 썼다. 현직 대통령을 꺾은 것도 브라질에서 처음이다. 룰라 당선인은 이날 개표를 99.99% 끝낸시점에서 50.9%로, 49.1%를 득표한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을 1.8%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도 개표율이 98.91%가 돼서야 당선을 공식 발표했다. 1989년 브라질 직선제 도입 이후 최저 표차로, 좌우 이념간 브라질의 극심한 분열상을 방증한다. 룰라 당선인은 극적인 재기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는 2003~2010년 연임 이후 측근 비리와 뇌물수수·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대법원의 수감 위헌 판결로 580일간의 옥고 끝에 석방된 뒤 지난해 3월 1·2심 무효 판결로 기사회생해 대선에 다시 도전했다. 인구 2억 1000만명의 남미 대국을 세번째 이끌게 된 그가 마주할 만만찮은 국정 과제로 극단적 국가 분열의 통합과 경제 위기 극복이 제시된다. 내년 1월 1일 임기를 시작하는 룰라 당선인은 이날 당선 확정 기자회견에서 “두 개의 브라질은 없다”면서 ”증오로 물든 시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국민 통합부터 호소했다. 민주주의가 다시 서는 브라질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룰라 당선인은 “내게 주어진 소명”이라며 가난과 기아 퇴치를 골자로 한 공공부문 개혁도 완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경제 성장, 차별·불평등 극복, 여성 안전과 노동권 보장, 아마존을 비롯한 환경과 원주민 보호 등도 차례로 언급했다. 좌·우 1대1 구도의 이념 대결이 극심했던 이번 대선에서의 정치적 대립은 지역·세대 갈등을 부추겼다.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남부 인구 밀집 도심 지역에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나스제라이스와 페르남부쿠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룰라 당선인이 우위를 보이는 등 양분됐다.룰라 당선인으로선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 상파울루 인스페르대학교의 카를로 멜로 정치학 교수는 “룰라는 의제 설정에 있어 적대적인 의회와의 힘든 싸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우소나루의 자유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상태이다. 국제 사회의 시선은 이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선거 승복 여부에 쏠리고 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려온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그간 전자투표기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의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미국의 2020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패배 후 나타난 혼란상이 브라질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밤 룰라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하거나, 입장 표명도 내놓지 않았다. 그는 대선 패배로 면책 특권을 잃게 돼 공금 횡령과 코로나19 부실 대응 등에 대한 수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 美 국무부 ‘대북 군축 협상론’ 일축… “한반도 비핵화가 원칙”

    美 국무부 ‘대북 군축 협상론’ 일축… “한반도 비핵화가 원칙”

    美 차관 “군축 언제나 선택지 될수 있다”대북 ‘군축 가능성’ vs 발언 곡해 지적  핵군축 지칭 안 했고 대북 대화에 방점 미국 워싱턴DC 외교가에서 대북 군축협상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여전히 대북정책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일축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차관이 전날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콘퍼런스에서 대북 군축협상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 “매우 명확하게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대북 정책 목표로 강조했고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전날 젠킨스 차관은 “(북미) 양국이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군축은 언제든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만약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화기를 들고 ‘군축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안 된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핵무기를 감축하는 군축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일부 미 전문가들의 견해와 일치한다. 하지만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젠킨스 차관의 발언이 곡해됐다는 지적이 많다. 젠킨스 차관은 재래식 무기 등의 군축을 중심으로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지, 핵군축에 방점을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젠킨스 차관은 “단지 군축 뿐 아니라 위협 감소, 전통적인 군축 조약으로 이어지는 모든 것, 군축의 모든 다른 요소들에 대해 그들(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대북 핵군축은 한국, 일본, 대만 등의 핵보유 가능성을 높이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으며, 북한 사람들의 가난과 인권 등을 무시한 ‘무조건 핵개발’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날 38노스는 영변 핵시설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해 5MW급 원자로가 1년 넘게 가동 중이며, 원자로 등 핵심 시설 주변에서 보조시설 확장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분석가 중 한 명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이런 움직임이 “핵무기 소형화를 목표로 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38노스는 원자로에서 핵연료봉을 빼내거나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연료봉을 방사화학실험실(RCL)로 옮긴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 글로벌 프랜드와 IBK기업은행 베트남 하장성 봉사활동

    글로벌 프랜드와 IBK기업은행 베트남 하장성 봉사활동

    2006년부터 베트남전쟁 희생자와 후손들을 돕는 봉사활동으로 한 우물을 파 온 글로벌 프랜드(최규택 대표)가 16주년이 되는 올해도 우물 뚫기 봉사를 펼쳤다. 이 조그만 봉사단체는 생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보태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는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전쟁 피해자를 위한 의료봉사와 함께 컴퓨터, 장학금, 재활 의지를 북돋는 새끼돼지 제공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베트남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 풀 사그라들어 IBK기업은행 하노이 지점(박경일 지점장)과 글로벌 프랜드 베트남 지부, 국영 베트남통신사가 힘을 합쳐 28일 식수로 늘 어려움을 겪는 하장성의 훙 안 유치원과 탐 손 초등학교를 찾아 우물 파기와 함께 11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학용품과 생활필수품을 전달했다. 하장성은 중국과의 국경에서 멀지 않은 고산지대로 베트남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소수민족 타이족과 멍족이 어울려 사는 곳이기도 하다. 2005년부터 베트남에 진출해 하노이와 호치민 두 지점을 두고 있는 IBK기업은행은 농촌 봉사활동, 사랑의 집짓기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왔고, 글로벌 프랜드와는 2018년 푸토 성을 시작으로, 이듬해 옌바이 성,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쉬었다가, 지난해 탄 트리 성에서 봉사 활동을 함께 했다. 박경일 지점장은 “팬데믹 상황이 호전되면 예전처럼 본사에서 직접 봉사단을 파견해 소외 지역에 대한 봉사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 도안 티 응가는 “부족한 식수로 어려움을 겪던 어린 학생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행복하다. 베트남에서 의미있는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은행 직원으로서 매우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글로벌 플랜드는 아울러 다음달 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이 단체와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송기영 충주 온빛밝은 안과 원장을 비롯한 의료 봉사반이 하이퐁시 농촌 지역의 안과 환자 및 독거노인 등을 찾아 700만원어치의 의약품 전달과 시술 등을 펼친다. 글로벌 프랜드의 최규택 대표는 내년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소수민족들을 찾아 컴퓨터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난치병 환자들을 국내에 초청해 수술받게 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면서 베트남과 미얀마의 소수민족 학생들의 한국 유학을 주선하고 국내 다문화 가족과의 연계 활동 및 자녀 지원 프로그램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라진 판자촌, 가난은 더 가난해졌다

    사라진 판자촌, 가난은 더 가난해졌다

    전 세계 도시 인구의 4분의1은 판자촌에서 산다고 한다. 숫자로 따지면 10억명이 넘는다. 유엔에 따르면 2035년이 되면 이 숫자는 두 배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은 ‘다행스럽게도’ 유엔 국가별 통계에서 빠졌을 정도로 판자촌이 없는 나라다. 그렇다고 가난이 없는 건 아니다. 형태를 달리했을 뿐이다. ‘가난이 사는 집’은 한국 도시 주거 형태의 큰 축을 담당했던 판자촌 형성과 소멸 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1980년대 초 서울 시민 10% 이상이 거주하던 판자촌은 10년 만에 2~3%가 사는 곳으로 줄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는 줄잡아 70만명 이상이 판자촌을 떠나야 했다. 제주도 전체 인구(올해 8월 기준)보다 많은 이들이 대이주에 나섰던 것이다. 이들은 영구임대주택, 반지하방, 쪽방 등으로 스며들었다. 이런 연쇄 이동은 임대료 인상이란 폭탄을 불러왔다. 결국 재개발은 가난에 대한 착시현상만 가져왔을 뿐 가난한 이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사업에 지나지 않았단 말이다. 한국 판자촌은 다른 나라와 많이 달랐다. ‘모두가 희망을 갖고 살던 곳’이었다. 판자촌은 직업소개소였고 직업훈련원이었으며, 협동조합이자 어린이집이었다. 그런 공간을 밀어버린다고 가난의 본질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저자는 “모두가 좋은 집에서 살 수는 없지만 최대한 가난한 사람들이 쫓겨나지 않는 개발 정책을 세우고, 개발이익은 도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듯하다. 하나는 공동체의 회복이다. 판자촌이 사라지면 가난은 영구임대주택 같은 엉뚱한 곳으로 집결한다. 두꺼운 벽 너머에서 일가족이 가난으로 스러져도, 아동학대가 빚어져도 알아채지 못하는 비극이 반복되게 둬서는 안 된다. 또 하나는 더불어 살기다. 저자는 “지금 한국 사회가 누리고 있는 번영의 상당 부분은 판자촌과 그곳에 살던 분들에게 빚지고 있다”고 했다. 나만 잘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웃도 잘살아야 내가 더 안전하고 편안해질 수 있다. 싫건 좋건 모두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다.  
  • “식민사관 바로 잡자” 가난하지만 뜨거웠던 역사학자들의 고군분투

    “식민사관 바로 잡자” 가난하지만 뜨거웠던 역사학자들의 고군분투

    광복 이후 한국 역사학자들은 일제가 남긴 식민사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학회를 만들고 학회지를 발간하면 됐다. 그러나 현실은 간단하지 않았다. 돈이 없었고, 전쟁이 터졌고, 자료가 부족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역사학자들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조국이 전화(戰火)에 휩쓸려 지대(至大)의 환난(患難)가운데 있는 오늘날 앞날의 한국을 위한 역사학의 재건이야말로 당면초미(當面焦眉)의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라고 고민한 그들은 6·25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1952년 부산에 있던 서울대 문리과대학 임시교장에서 역사학회를 창립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투한 역사학자들의 열정과 소명 의식을 회고하는 ‘광복 이후, 역사학계의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의 변천’이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에서 전시되고 있다. 관람객들은 창간호 실물(9점)과 53개 창간호(제본), 역사학계 총 255개 창간호 총괄목록표를 통해 1940∼1950년대 역사 연구의 흐름과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다.광복을 맞아 역사학자들은 활발한 활동을 통해 ‘식민사관’에서 벗어난 새로운 역사학 연구방법론을 모색했다. 1945년 12월 조선사연구회와 역사학회가 창립돼 ‘사해’(1948), ‘역사학연구’(1949) 등이 발간됐다. 그러나 이들의 역사 연구도 6·25 전쟁 앞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전쟁이 진행 중이었지만 역사학자들은 나라를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했다. 연구 의지를 불타올랐지만 문제는 활동에 필요한 돈이 없었다는 점이다. 고민하던 이들에게 천운이 찾아온다. 역사학회 발기인 중 한명인 김철준 교수의 친형이 일본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고, 김 교수가 일본에 갔다가 미국공보원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 미국공보원은 김 교수의 친형과 친분이 두터웠고, 무엇이든 돕겠다고 나서 학회 창립에 필요한 자금을 보태줬다.역사학회의 창립 이후 역사학계는 활발하게 세부 연구가 진행됐다. 첫 분류사 학회지인 ‘역사교육’(1956), 첫 지역사 학술지인 ‘향토서울’(1957), 첫 분과 학회지인 ‘서양사론’(1958) 등은 역사학계가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살피게 한다. 실물 전시가 10건이고 나머지는 키오스크를 통해 볼 수 있는 작은 전시지만 강연과 함께 알찬 행사가 준비됐다. 28일에는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가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사 관련 학회지의 흐름을 짚는다. 다음 달 4일과 11일에는 도현철 연세대 사학과 교수, 노관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가 각각 강연자로 나선다. 남희숙 관장은 “마침 금년이 역사학회 창립과 창간호 발간 70주년이며 전국역사학대회 개최 65회째인 뜻깊은 해”라며 “광복 이후 초창기 역사학자들의 열정과 역사적 소명을 본받아 사실(史實)에 기초한 균형잡힌 국립근현대사박물관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11월 22일까지.
  • “우크라에 평화를”… 전 세계 종교지도자들 한자리에

    “우크라에 평화를”… 전 세계 종교지도자들 한자리에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제36차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전 세계 종교지도자들이 함께 앉아 있다.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은 산에지디오 공동체 주관으로 전 세계 종교지도자가 참가하는 연례 국제 콘퍼런스다. 이번 모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환경 및 인도주의 위기 등이 논의됐다. 산에지디오는 1968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가톨릭 평신도 연합 단체로 70개국 이상으로 널리 퍼져 있으며 노숙자, 이민자, 수감자 등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로마 EPA 연합뉴스
  • 고우림父 축사 공개 “김연아 시아버지 감당 힘들어”

    고우림父 축사 공개 “김연아 시아버지 감당 힘들어”

    ‘피겨여왕’ 김연아의 결혼식에서 남편 고우림의 부친인 고경수 목사가 남긴 축사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연아와 고우림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가운데, 당시 고우림의 부친인 고경수 목사가 남긴 축사가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됐다. 결혼식에서 고경수 목사는 “이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고 축복하기 위해 찾아주신 양가 친척분들, 친구분들, 내빈 여러분들, 그리고 오늘 사회를 맡아주신 신동엽님과 축가를 준비해 주신 우리 포레스텔라에게 양가 혼주와 또 결혼한 두 사람을 대신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일평생 딸을 위해 가슴 졸이며 뒷바라지하고, 또 눈물로 자신의 삶을 바치셨는데, 아직도 어리고 부족한 저희 아들에게 선뜻 따님을 허락해 주신 사돈어른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고 목사는 “두 사람이 지난 3개월 전 결혼 발표를 했는데, 그때부터 저의 호칭이 ‘우림이 아빠’에서 ‘연아 시아버지’로 불려지고 있다”며 “감당하기 힘들었고,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고 목사는 “이름조차 부르기 아까운 국민의 딸, 아니 동·서양의 모든 경계를 넘어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 여인을 며느리로 맞이하는 것은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이고, 감사한 일이기도 하지만, 여왕님을 며느리로 맞이하는 것이 아들 부모로서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저는 그동안 두 사람이 각자 걸어왔던 삶의 경험들이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라며 “어린 시절 가난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했고, 또 실패의 아픔과 좌절도 느끼며 스스로 이겨나가는 지혜도 체험했고, 목표를 이루고 또 승리의 기쁨도 누렸지만 승리한 사람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미 경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지금의 자신들의 삶이 자신들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력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기에 앞으로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고 각자의 경험을 하나로 모으면 더 멋지고 더 예쁘고 더 사랑스러운 삶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전했다.고 목사는 “저의 친구가 저에게 읽어보라고 친구 누나이신 이화여대 장미영 교수님의 논문을 보내왔다”라며 “시아버지가 며느리에 대한 논문을 읽고 축사를 준비하는 것도 참 희귀한 일일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 목사는 “논문의 제목은 ‘탈경계 인문학의 관점에서 본 김연아 신드롬’”이라면서 “그 논문에서 프랑스 배우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배우와 운동선수는 몇 가지 경험을 공유하는데 초기에는 청중 앞에서 긴장감에 시달리지만 경력을 쌓아갈수록 관객의 힘을 오히려 자신의 예술을 완성하는데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김연아가 밴쿠버올림픽에서 그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그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두 사람이 이루어갈 가정 또한 처음에는 이 가정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긴장할 수 있겠지만 이웃들을 통해서 또 이웃들과 함께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갈 때 더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또 이웃들에게 더 큰 희망과 용기를 주는 완성된 가정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 목사는 “두 사람에게 한마디만 하겠다”라며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 우림아, 그리고 세상에서 최고 이쁜 우리 며느리 스텔라(세례명) 연아야, 너희들의 앞 이름의 뜻처럼 이 세상의 빛으로 태어나고 또 그렇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전해 감동을 안겼다. 한편 김연아와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 고우림은 2018년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에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 “박정희 , 오직 나라와 국민만 생각”

    이철우 경북도지사, “박정희 , 오직 나라와 국민만 생각”

    박정희 전 대통령 43주기 추도식이 26일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거행됐다. 구미시와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구자근·김영식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파독 광부·간호사협회 관계자 17명,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추모 제례에 이어 추도식, 박정희 전 대통령 생전 육성 청취, 진혼곡, 묵념, 헌화 및 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추도사에서 “나라 경제와 서민 살림살이가 어렵고 국민의 희망이 자꾸 움츠러드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대통령님의 청렴하고 검소했던 삶과 오직 나라와 국민만 생각했던 빛나는 리더십, 뜨거운 애국심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낙동강의 기적과 동해안의 기적을 일궈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오직 민족중흥과 부국강병 일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뤄냈다”면서 “반도체,방산,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해 님이 사랑한 고향 구미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첨단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헌화와 분향을 마친 뒤 주변 역사기념관, 보릿고개 체험장,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등을 둘러봤다. 이날 오전 11시 문경시 문경읍 청운각에서도 ‘제43주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이 열렸다. 청운각은 박 전 대통령이 4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하숙한 집이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은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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