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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물 8잔, 억지로 안 마셔도 된다…80년 전 연구 잘못 해석”

    “하루 물 8잔, 억지로 안 마셔도 된다…80년 전 연구 잘못 해석”

    하루 물 권장량이 8잔(약 2ℓ)이라는 것은 약 80년 전 연구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들은 하루에 물을 8컵까지 마실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음식이나 커피, 차 등 음료를 통해서도 물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목이 마를 때 마시면 된다”고 권고했다. 최근 듀크대학교 허만 폰처 박사와 연구원들이 진행한 연구에서 물 필요량이 사람마다 다르며 나이, 성별, 신체 사이즈, 신체 활동 수준, 사는 환경의 기후 등과 같은 요인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루 물 권장량은 8잔’이라는 말은 1945년 전미연구평의회(NRC)의 식품영양위원회에서 처음 제시됐다. 여기서 성인들로 하여금 하루에 약 2ℓ의 물을 섭취하도록 권했다. 이 권장량은 모든 음식과 음료에서 얻을 수 있는 물까지 포함해서 한 사람의 하루 총 물 섭취량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에 물 8잔씩 매일 마셔야 한다는 것으로 잘못 해석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널리 알려진 이 속설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883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매일 6잔 미만의 물을 마신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227명이었다. 연구진은 이들 중 탈수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하루에 물 8잔을 마시는 것이 노인의 건강을 개선시킨다는 근거가 나올 때까지 개인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액체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폰처 박사와 연구원들은 사람들이 정말로 얼마나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태어난 지 8일 된 아기부터 96세 사이의 26개국에서 온 5600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농장 노동자들, 운동선수들과 비운동선수들, 앉아서 일하는 유럽과 미국의 회사원들, 그리고 남미와 아프리카의 농업과 수렵채집 사회의 사람들 등 가지각색이었다. 연구에서는 몸의 이산화탄소 생산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추적기가 달린 물을 사용하는 ‘이중표식수법(double labeled water)’이라는 방식을 사용했다. 폰처는 “매일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지 측정하는 것은 물론 얼마나 많은 물을 섭취하고 배출하는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체지방 적고 신체활동 많을 수록 물 많이 마셔야 연구진들은 체내 물 순환율을 파악해 참가자들의 물 섭취량과 손실량을 평가한 결과, 사람의 하루 체내 물 순환율은 체지방의 크기 및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체지방이 적을수록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밝혀졌다. 남성은 대부분 여성에 비해 몸집이 크고 체지방이 적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물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가 두 가지 더 있다. 기후와 앉아서 생활하는지 여부다. 더운 기후에 살고 더 많은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더 높은 물 순환율을 가진다. 또한 저개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선진국 사람들보다 더 높은 물 순환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폰처는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면, 매일 야외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으며 많은 신체 활동을 요구하는 일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활동량이 많은 20~50세의 물 섭취량이 높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면 된다”고 했다. 물 대신 커피나 차도 괜찮지만 설탕이 든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WP는 “카페인은 배뇨량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카페인 섭취량이 400㎎ 미만일 경우 수분 공급의 역할을 한다”며 “음료 외에도 과일, 야채, 콩, 요구르트, 현미, 수프 등을 통해서도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이범수, 갑질 논란에 “차별·폭언 사실무근…학생들과 소통 미진 반성”

    이범수, 갑질 논란에 “차별·폭언 사실무근…학생들과 소통 미진 반성”

    배우 이범수 측이 신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로서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빅펀치엔터테인먼트는 7일 오후 “좋지 않은 이야기로 입장을 밝히게 돼 송구하다”라면서 이날 불거진 갑질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전했다. 빅펀치는 “이범수는 2014년부터 교단에 서왔고, 8년여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수업 일정과 관련해 학교 측과 논의를 거친 결과, 평일이 아닌 주말 등에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학교 측의 답변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올해는 드라마 한 편과 영화 한 편의 촬영 일정으로 평일에 수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갑작스러운 촬영 일정 변경으로 인해 교무처에 사전에 일정을 통보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며 “이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양해를 구했고, 이후 보충 수업 등을 통해 성실히 수업을 해왔다. 학생들의 개별 학습 일정에 맞추지 못한 점은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과 관련해 학생들과의 소통이 미진했다면, 그 점은 반성하며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학생 차별 논란에 대해서는 “학생들을 차별했다거나, 폭언을 가한 적은 없다. 이 밖에 다른 의혹 또한 사실무근”이라며 “이범수는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학교 측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 이미 조사를 통해 소명했으며, 이후에도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범수 배우에 관한 허위 사실 유포, 확산에는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이범수는 학생들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그의 제자라고 밝힌 A씨는 돈이 많은 학생들과 가난한 학생들을 A, B반으로 나눠 차별하는 등 갑질을 했다면서 이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휴학을 하거나 자퇴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하 빅펀치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소속사 빅펀치엔터테인먼트입니다. 이범수 배우의 교수 활동과 관련해, 뜻하지 않은 논란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려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오해를 만든 것에 관해서도 사과드립니다. 또한, 좋지 않은 이야기로 입장을 밝히게 돼 송구합니다. 오해를 명확히 바로잡고자, 사실 관계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씀드립니다. 이범수 배우는 2014년부터 교단에 서왔고, 8년여간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수업 일정과 관련해 학교 측과 논의를 거친 결과, 평일이 아닌 주말 등에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학교 측의 답변을 받은 바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드라마 한 편과 영화 한 편의 촬영 일정으로 평일에 수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갑작스러운 촬영 일정 변경으로 인해 교무처에 사전에 일정을 통보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양해를 구했고, 이후 보충 수업 등을 통해 성실히 수업을 해왔습니다. 학생들의 개별 학습 일정에 맞추지 못한 점은 사과드립니다. 또한, 이 부분과 관련해 학생들과의 소통이 미진했다면, 그 점은 반성하며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을 차별했다거나, 폭언을 가한 적은 없습니다. 이 밖에 다른 의혹 또한 사실무근입니다. 이범수 배우는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학교 측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습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 이미 조사를 통해 소명했으며, 이후에도 성실히 협조할 것입니다. 이후 이범수 배우에 관한 허위 사실 유포, 확산에는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입니다.
  • “이범수 갑질에 학생들 휴학·자퇴” 글에 소속사 “확인 어려워”

    “이범수 갑질에 학생들 휴학·자퇴” 글에 소속사 “확인 어려워”

    배우 이범수가 자신이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소속사 빅펀치엔터테인먼트는 7일 “이범수는 오랜 시간 교단에 섰다”면서도 “배우의 개인적인 일이라서 교수 업무는 잘 알지 못한다. 회사와 계약하기 전의 일이라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범수는 2014년부터 신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학부장을 맡고 있다. 최근 재학생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범수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범수가 부자 학생을 A반, 가난한 학생을 B반으로 나눠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조교는 이범수에게 욕설을 들었고, 일부 학생은 정신병원에 다닌다고 덧붙였다. A씨는 “불면증과 극단적 선택의 충동·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이범수 교수 눈에 들기 위해 시키는 대로 하고 노예가 돼야 했다. 학생들끼리 개인 사찰을 시켜 숨도 못 쉬게 했다. 이런 상황에 불만을 가진 1학년 절반은 휴학·자퇴했다”고 주장했다. 유튜버 구제역은 이날 ‘이범수의 제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이범수 교수에 대한 많은 제보를 받은 가운데 한 학생을 인터뷰 했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학생은 이범수 교수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 차별이 심하다. 자신의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하면 무시한다”, “수업 스케줄이 변동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들이 ‘알바’로 수업에 빠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자퇴나 휴학도 못 하게 한다”고 말했다. 구제역은 “학생들 제보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범수의 교습 태도에 대해 수년 전부터 비슷한 많은 제보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이범수의 한 측근은 JTBC엔터뉴스팀에 “이범수 교수는 돈으로 학생을 판단하지 않는다. 성실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범수 본인의 열정과 기준치가 너무 높아 일부 학생들에겐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열정이 ‘갑질’이라는 단어로 호도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 [특파원 칼럼] 중국은 왜 축구를 못할까/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은 왜 축구를 못할까/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누구나 잘 아는 축구광이다. 국가부주석이던 2011년에는 “중국의 월드컵 개최와 본선 진출, 우승이 세 가지 꿈”이라고 밝혔고, 주석 시절인 2016년에는 “2030년까지 아시아 축구를 제패하고 2050년에 세계 1위로 오른다”는 시간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 축구는 시 주석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0년간 단 한 번도 본선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올해 2월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중국은 그룹 최하위 베트남에도 1대3으로 패했다. 중국인들도 축구 얘기만 나오면 얼굴이 흐려지며 “백약이 무효”라고 손사래를 친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이번 월드컵에 중국 기업과 제품, 기술이 다 나오지만 정작 축구 팀이 없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쏟아진다. ‘중국 축구는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말까지 나온다. 중국이 유독 축구에 약한 이유를 두고 여러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중국이 미국처럼 ‘종합스포츠 대국’이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유력하게 회자된다. 유럽이나 남미 국가에서 운동에 소질을 보이는 어린이들은 십중팔구 축구에 발을 들인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 도쿄하계올림픽 2위, 올해 베이징동계올림픽 3위를 차지한 스포츠 강국이다. ‘세계 1위’를 지키는 종목이 워낙 많다 보니 스포츠 영재들이 여러 종목으로 퍼져 나간다. 상대적으로 축구를 선택하는 아이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자녀 정책’의 부작용으로 평가받는 개인주의도 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이유로 꼽힌다. 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소황제(小皇帝)들은 체조나 수영, 쇼트트랙 등 철저하게 개인 기량만으로 평가받는 스포츠에 적합할 뿐 ‘팀 승리를 위해 자신에게 온 기회를 양보해야 하는’ 축구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국 축구 리그의 지나친 거품이 세계화를 방해했다는 주장도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뿌려 해외 유명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바람에 중국 토종 선수들도 실력에 비해 과한 대우를 받았고, 이것이 중국 축구의 해외 도전 의욕을 꺾었다는 판단이다. 그런데 기자가 들었던 가장 합리적인 분석은 베이징에서 만난 한 중국인 사업가의 경험이었다. 학창 시절 내내 축구 선수로 지냈다는 그는 “선수 육성 시스템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일갈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여기서도 축구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다. 선수가 되려면 부모의 헌신적인 경제적·정서적 지원이 필수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재능이 있어도 축구판에 뛰어들기 힘들다. 어렵게 축구를 시작해도 중국 특유의 관시(關係) 문화에 곧 가로막힌다. 실력이 떨어져도 연줄과 인연을 강조하며 감독과 코치에게 뇌물을 주는 부모의 아이가 주전으로 뛰는 악습이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져서다. 누군가 전폭적으로 뒤를 밀어주는 선수가 끝까지 살아남고, 능력이 출중해도 돈이 없는 ‘미래의 메시·호날두’는 경쟁에서 도태돼 조용히 사라진다.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의 지휘봉을 잡았던 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이 “중국 내 권력과 관시가 축구 발전까지 저해한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게 과연 중국만의 현실일까. 부모의 도움 없이는 좋은 대학에 가기도 힘들어진 한국에서 이걸 남의 일로 웃어 넘길 수 있을까. ‘내 자녀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필연적으로 국가 경쟁력까지 떨어뜨린다는 ‘불편한 진실’을 중국 축구는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 사회문제 담은 ‘에세이·소설’ 계간지 발행

    사회문제 담은 ‘에세이·소설’ 계간지 발행

    이음출판사는 사회문제를 반영한 에세이와 소설을 수록한 계간지 ‘긋닛’ 1, 2호를 최근 발행했다. 긋닛은 ‘끊겼다가 이어진다’는 뜻의 옛말로, 온 힘을 다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하는 잡지라는 의미를 담았다. 잡지는 1편의 주제 에세이와 3편의 단편소설을 매호 선보인다. 1호 주제는 ‘비대면’이다. 전치형 카이스트 교수가 에세이 ‘비대면의 방법들’에서 비대면이 비동시, 과대면, 비인간이라는 세 가지 형태로 구현되는 점을 짚고, 대면의 위험을 안은 인간을 처리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고 강조한다. 이어 구병모 작가의 ‘있을 법한 모든 것’, 이상우 작가의 ‘졸려요 자기’, 정용준 작가의 ‘일요일 아침’ 등 3편의 단편소설도 수록했다. 긋닛은 “‘팬데믹으로 인해 시작된 비대면’이라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현상이 세 작가의 손끝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 펼쳐진다”고 소개했다.2호 주제는 기후위기다. 김홍중 작가가 에세이 ‘기후의 느낌’에서 호우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 작가는 “저지대에 사는 가난한 자들, 약자들, 소외된 자들이 비의 속절없는 먹이가 된다.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여름이면 저 비가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밖에 최진영의 단편소설 ‘썸머의 마술과학’, 우다영의 ‘기도는 기적의 일부’, 정지돈의 ‘자가 수술을 위한 구부러진 공간에서’를 함께 실었다. 긋닛은 3호 노동, 4호 지방소멸, 5호 빚까지 주제를 정했다. 3호부터는 주제를 미리 공지하고 등단이나 미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응모 원고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송혜교, 미혼모 딸로 태어나 모진 학폭 당해”…‘더 글로리’ 시놉시스 공개

    “송혜교, 미혼모 딸로 태어나 모진 학폭 당해”…‘더 글로리’ 시놉시스 공개

    넷플릭스가 김은숙 작가가 직접 적어 내려간 ‘더 글로리’의 시놉시스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가 김은숙 작가가 직접 작성한 시놉시스를 공개했다.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더 킹: 영원의 군주’ 등 수많은 히트작으로 전 세계적 사랑을 받은 김은숙 작가가 ‘더 글로리’를 통해 차갑고 진한 복수를 담은 장르물에 도전한다. 김은숙 작가는 “대표작들이 알콩달콩했기에 조금 다르게 느껴지실 것이다. 그동안에도 드라마의 변주를 끊임없이 해오고 있었기에 ‘더 글로리’의 복수극도 그런 도전의 일환”이라며 그녀의 첫 장르극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다. 최대치를 거듭 갱신해가며 완벽을 향하는 김은숙 작가의 필력은 공개된 ‘더 글로리’의 시놉시스를 통해 예측해 볼 수 있다. 문동은(송혜교), 주여정(이도현), 박연진(임지연), 강현남(염혜란), 하도영(정성일), 전재준(박성훈)까지 여섯 인물의 소개를 바탕으로 작성된 시놉시스는 인물이 가진 목표와 결핍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신선함과 궁금증을 동시에 자극한다. 안개, 난동, 백야, 너울, 바둑판, 갑 등 너무 다른 삶을 살아온 각 캐릭터의 삶이 얽혀들어 만드는 처연하고 처절한 복수의 세계를 기대하게 만든다. ‘더 글로리’ 시놉시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가난했으므로 모진 학교 폭력을 당한 동은. 웃음을 잃었고 영혼은 가루처럼 부서졌다. 죽기 좋은 날씨여서 죽으러 갔었다. 그날 동은을 살린 건 어쩌면 안개였다. 짙은 농무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축축한 옷 속에서 팔과 다리의 흉들이 가려웠다. 날을 잘못 골랐다고 울다가 그런 스스로가 너무 불쌍해서, 외려 웃고 말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왜 나만 죽어야 하지? 용서는 없다. 그 누구도 천국에 들지 못하겠지만. 온실 속의 화초란 말은 아마도 여정을 두고 만든 말일지도 모른다. 싱그럽게 웃고 때때로 하늘거리며 달콤한 향기를 가졌다. 평생이 난동(煖冬)이라 밖이 그리 추운지 몰랐던 여정은 악몽 같은 사건을 겪고 난 후 지독한 겨울을 버텨내고 있었다. 그리고 동은의 팔과 다리의 흉을 보고 여정은 결심한다. 동은의 왕자님이 아닌 칼춤을 추는 망나니가 되기로. 그래서 손에 든 메스를 조금 다르게 써 보기로 한다. 원래의 계절에 맞게 이제부터 아주 차가워질 작정이다. 태어나 보니 세상은 이미 연진의 편이었다. 하물며 끔찍한 학교폭력을 저지르고도 부모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 덕에 잘못에 대해 반성하려는 그 어떤 노력조차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연진은 일생이 백야였다. 하지만 연진은 알지 못했다. 백야가 있는 동안 그 반대의 반구에서는 극야(極夜)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걸. 극야(極夜)의 시간을 견딘 동은이 연진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는 중이란 걸. 처음엔 내 잘못인 줄 알았다. 사람들도 그렇다고 했다. 참으면 되는 줄 알았다. 버티면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현남은 결심했다. 너울이 무서운 이유는 예측이 어렵고 파고가 낮아지는 물결이라 잔물결도 없이 잠잠하다 일순간에 모든 걸 삼켜버리기 때문이다. 어쩐지 문동은이란 저 여자가 그 방법이 될 것 같다. 도영에게 삶은 바둑판처럼 선명했다. 아군과 적군. 내 식구와 남의 식구. 예스 아니면 노. 흐릿한 것이 끼어들 수 없는 흑과 백의 세상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안개처럼 흐릿한 한 여자가 자꾸만 궁금해지더니, 급기야 태양을 따라 도는 해바라기처럼 그 여자를 쫓고 있었다. 도영은 안다. 인생에서도 대국에서도, 백보단 흑이 유리하단 걸. 평생 흑만 잡아 왔었는데 지금 도영은 백을 잡고 있다. 가는 곳마다 눈에 띄고, 눈에 띄는 모든 순간 ‘갑’으로 살고 있는 재준. 술 아니면 여자, 여자 아니면 도박, 도박 아니면 폭행으로 변호사와 만나는 시간이 더 많지만 그렇게 살아도 부는 매일매일 쌓여간다. 그런 재준이 미치도록 가지고 싶은 것이 생겼다. 그것이 동은이 계획한 덫이라는 것을 알지만 멈추기에는 이미 늦어 버렸다. 김은숙 작가의 마성의 필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시놉시스를 공개하며 기대를 끌어올린 ‘더 글로리’는 오는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 사회 반영한 에세이·소설 선보이는 계간지 ‘긋닛’

    사회 반영한 에세이·소설 선보이는 계간지 ‘긋닛’

    사회 문제를 반영한 에세이와 소설을 수록한 계간지가 나온다. 이음출판사는 계간지 ‘긋닛’ 1·2호를 최근 발행했다고 6일 밝혔다. 긋닛은 ‘끊겼다가 이어진다’는 뜻의 옛말로, 온 힘을 다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하는 잡지라는 의미를 담았다. 잡지는 1편의 주제 에세이와 3편의 단편소설을 매호 선보인다. 1호(왼쪽) 주제는 ‘비대면’이다. 전치형 작가가 에세이 ‘비대면의 방법들’에서 비대면이 비동시, 과대면, 비인간이라는 3가지 형태로 구현되는 점을 짚고, 대면의 위험을 안은 인간을 처리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고 강조한다. 이어 구병모 작가의 ‘있을 법한 모든 것’, 이상우 작가의 ‘졸려요 자기’, 정용준 작가의 ‘일요일 아침’ 등 3편의 단편소설도 수록했다. 긋닛은 “‘팬데믹으로 인해 시작된 비대면’이라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현상이 세 작가의 손끝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2호(오른쪽) 주제는 기후위기다. 김홍중 작가가 에세이 ‘기후의 느낌’에서 호우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 작가는 “저지대에 사는 가난한 자들, 약자들, 소외된 자들의 비의 속절없는 먹이가 된다.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여름이면 저 비가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밖에 최진영의 단편소설 ‘썸머의 마술과학’, 우다영의 ‘기도는 기적의 일부’, 정지돈의 ‘자가 수술을 위한 구부러진 공간에서’를 함께 실었다. 긋닛은 3호 노동, 4호 지방소멸, 5호 빚까지 주제를 정했다. 3호부터는 주제를 미리 공지하고 등단이나 미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응모원고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순수익 1300만원” 30세 카페 사장에 서장훈 ‘일침’

    “순수익 1300만원” 30세 카페 사장에 서장훈 ‘일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월 순수익 1300만원의 카페 사장이 등장해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경남 밀양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이성훈씨가 출연해 이수근, 서장훈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고민남으로 출연한 이성훈씨는 30세로 경남 밀양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월 순수익이 1300만원에서 1400만원 정도 된다”라며 “카페를 오픈하기 위해서 처음에 자본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20세 초반부터 지금까지 한 달에 두 번 이상 쉬어 본 적이 없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10년 가까이 365일 일하다 보니깐 현타가 오기 시작했다”라고 고민을 밝혔다. 지난해 11월에 카페를 오픈했다는 이성훈씨. 이에 이수근은 “이제 1년 했는데 현타가 오면 어떡하냐”라고 했고, 서장훈은 “처음으로 얘기하는 거야, 들어가”라고 말했다. 이성훈씨는 “어렸을 때 가난하게 살았다”라며 “초가집에 살면서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고 싶은데 데려올 수 없더라, 아파트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다”라고 이렇게 열심히 살게 된 이유를 얘기했다. 이어 “어머니 아버지가 돈 때문에 싸우는 걸 많이 봤다”라며 “내가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면 우리 집안이 힘들지 않겠다라는 생각으로 살아서 막연하게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성훈씨는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생각해서 골프장 캐디를 시작했다”라며 “캐디는 안 쉬고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더라, 그때는 진짜 안 쉬고 다른 사람 일까지 받아서 근무했다”라고 했다. 이어 “시간이 남으면 다른 데에 돈을 쓸 수 있으니 돈 쓸 시간 없이 살자고 했다”라며 “그래서 스무살 때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라고 얘기했다. 너무 바쁘게 산 나머지 연애도 못 하고, 친구의 결혼식을 가지 못해 절교까지 했다는 고민남. 카페 순수익을 늘리기 위해 아르바이트생도 추가로 뽑지 않고 있다는 이성훈씨는 현재 전셋집 하나와 1억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연에 서장훈은 “(지금 이런 얘기를) 남들이 들으면 뭐라고 그런다”라며 “다른 사람들도 열심히 하는데 그 사람들 중에 너만큼 효율이 나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수근도 “지금의 현타로 다른 걸 하면서 잠깐은 즐거울 수 있다”라며 “연애도 하고 친구들 관계 회복한다고 쉬면 돈 다 빠져나가잖아? 그때 드는 현타는 지금 몇 배라고 생각한다”라고 첨언하기도. 그러면서 당장 현타가 온다고 일을 그만둘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을 더 고용해서 여유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장훈은 “네가 체력적으로 열심히 한 건 힘들었을 거다”라며 “근데 내가 볼 때 이제 막 출발선에 선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성훈이가 맨몸으로 부딪혀서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면 지금부터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어서, 어떻게 하면 휴식도 할 수 있으면서 가게를 잘 운영할 수 있을지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 [2030 세대] 남자의 권력/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2030 세대] 남자의 권력/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텃밭에서 자라는 채소는 배신을 모른다. 사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는 주인을 떠나지 않는다. 내가 실수를 저지르길 기대하는 나무도 없다. ‘자연’ 안에서 나는 권력자이다. 스탠퍼드대 생물학 교수 로버트 새폴스키는 다른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그의 서열을 가늠하는, 권력에 민감한 동물이 인간이라 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떤 사람의 인상이 지배적인지(시선이 흔들리지 않는다) 혹은 종속적인지(눈길을 돌리고 눈썹이 내려가 있다) 0.04초 만에 파악한다고 한다. 지위가 높으면 행복하고, 낮으면 불행하다는 단순한 얘기는 아니다. 인간에게 권력과 구속의 무게는 분명 절박한, 떨쳐 버릴 수 없는 관심이다. 원숭이도 자신보다 더 낮은 서열의 원숭이에게 ‘전위 공격성’(displaced aggression)을 풀 수 있을 때 건강하다고 한다. 서열이 낮은 원숭이는 털 손질해 줄 동무도, 멸시할 상대도 없으며 옆에서 낮잠을 자는 원숭이를 보고도 위협을 느낀다. 이들은 대부분 혈압이 높고 면역력은 떨어져 있다. ‘피로사회’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너나 할 것 없이 같다. 거주지와 삶의 방식이 달라져도 변화의 중심에 있는 마음은 그대로다. 권력에 대한 욕망은 변하지 않고 다만 대상을 달리한다. 고성 같은 저택에서 실크로브를 걸치고 큰 개 여러 마리를 거느린 나이 든 이탈리아 남자를 영화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플랫캡을 멋지게 쓰고 한 무리 개를 이끌고 사냥하는 영국 남자도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남자는 외롭다. 커리어를 뒤돌아보는 나이가 되면 더 외롭다. 아내도 자식도 직원도 더이상 그의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늙은 남자의 저택 넓은 거실은 복종밖에 모르는 개들이 채운다. 젊은 남자들은 큰 개, 특히 핏불테리어 같은 맹견을 끌고 다닌다. 아직은 젊다는 것 이외의 권력은 모른다. 개 목줄도 단단하다. 주인은 존중받는다고 착각한다. 진정한 ‘자연인’이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건너서 듣기로는 여러 해 전 맨발로 시골길을 누비고 다니는 남자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했다고 한다. 움막집에서 살며 평생 숙제라고는 해 본 적도 없고 준비물을 챙긴 적도 없었다. 중학교를 겨우 졸업했다. 서울로 올라와 몇 년 고생하다 고향으로 다시 내려갔다. 바람의 무게도 무겁다며 얇은 옷 하나 걸치고 떠돌아 다녔다. 어느 날 심장마비였는지 동사였는지 그만 객사하고 말았다. 대화 한번 해 보지 않고 그의 삶과 생각을 헤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닌 듯하다. 다만 하나 알 수 있는 것은 빛이 어둠에게 자리를 내어 주듯이 권력에 대한 소원은 사라지는 게 아니고 자리를 옆으로 옮길 뿐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모든 것을 욕망할 능력은 있고 가질 수 있는 능력은 없다’고 마키아벨리가 말했다. 이 끔찍한 격차를 어떻게 채울까.
  • “55년간 무료 예식 봉사” 백낙삼 할아버지, 뇌출혈로 전신마비

    “55년간 무료 예식 봉사” 백낙삼 할아버지, 뇌출혈로 전신마비

    55년간 형편이 어려운 1만 5000쌍 부부에게 무료 예식을 지원한 백낙삼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1일 MBN ‘특종세상’은 55년간 무료 예식을 진행한 백낙삼(91) 최필순(81) 부부의 사연을 방송했다. 하지만 최씨 옆에 백낙삼 할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최씨는 지난 4월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말했다. “남편이 아침 6시쯤 옥상에 올라가셨다. 난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7시가 다 돼 가는데 안 내려오셨다. 가보니까 쓰러져 계셨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최씨는 “옷이 다 젖어 있어 너무 놀라 고함을 질렀다”며 “앞집 새댁이 그 소리를 듣고 119에 전화해줬다. 남편이 1시간 만에 깨어났다. 안 깨어났으면 나도 세상에 없었을 것”이라고 눈물을 보였다. 최씨는 이날 방송에서 아들과 함께 남편이 입원한 요양병원을 찾았는다. 백씨는 의식은 회복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최씨는 그런 남편을 보고 또 눈물을 훔쳤다. 최씨는 “당신 보고 싶으니까 또 올 거야. 사랑해요. 빨리 나아서 집에 오세요. 모시러 올게요. 우리 할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서 그래요. 깨어나서 좀 살다가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최씨는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진 후에도 아들과 함께 무료 예식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를 대신해 주례와 사진을 담당한다. 최씨는 드레스와 턱시도를 수선했다. 백씨는 1967년부터 경남 마산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며 형편이 어려운 예비 부부들의 무료 결혼식을 진행했다. 20대부터 10년 넘게 전문 사진사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1967년 3층짜리 건물을 샀고 예식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난 때문에 결혼식을 미뤘던 자신을 돌아보며 돈이 없어 식을 올리지 못하는 예비 부부들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았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LG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최씨는 “우리도 너무 못살다 보니까 드레스, 턱시도 무료로 드리고 사진값만 받고 해보자 하고 시작한 것”이라며 “결혼식 한 쌍 하는 데 사진값만 6000원 받았다. 구두, 드레스, 턱시도, 화장, 꽃, 장갑 다 무료로 해줬다”고 밝혔다. 아들 역시 “여긴 아버지의 땀과 꿈, 철학이 담겨 있는 곳이라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있지만, 소홀히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은 이유를 전했다. 백씨는 지난해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돈이 없어서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기본적인 사진값만 받고 커플들에게 예식을 올려준다고 밝혀 감동을 안긴 바 있다.
  • 태국 산간마을에 ‘아리랑초등학교’ 세웠다

    태국 산간마을에 ‘아리랑초등학교’ 세웠다

    미얀마 국경과 가까운 태국 칸차나부리 한 산간마을에 ‘아리랑초등학교’가 생겨났다. 국내 대표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서울 한강남쪽) 회원들이 50만 달러를 후원해 지은 지 40년이 넘어 낡고 비좁은 반후야이콥 스쿨을 현대식 건물로 증축했다. 칸차나부리 주정부는 고마운 마음에 학교 이름을 아리랑초등학교로 바꿨다. 지난 29일 오후 이 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오팟 톤똥 주정부 교육감 등 지역 인사 50여명이 참석해 한국에서 온 68명의 ‘라이온’들을 뜨겁게 환영했다. D지구 2020~2021회기연도 양주환(65) 총재는 “우리나라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국제라이온스협회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도움으로 교육에 최우선 순위를 둔 결과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리랑초등학교 학생들도 이곳에서 밝고 건강하게 성장해 장차 태국의 발전과 국제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로 성장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오팟 톤똥 교육감은 환영사에서 “산간 오지마을 특성상 학생수가 매년 감소했는데 한국 라이온들의 관심과 학교건물 증축 덕택에 다시 늘고 있다”면서 “우리 학생들이 자라서 한국과 좋은 관계를 이어 가길 소망한다”고 화답했다. 학생 대표 다운(6학년)양은 “대학까지 공부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한국 라이온스 회원들의 격려가 큰 용기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건물은 지은 지 40년이 넘어 비가 새고 학생수에 비해 교실이 부족해 창고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많았다. 양 총재 등은 2020년 12월 칸차나부리 주정부와 화상회의를 갖고 소수민족 어린이 390여명이 재학 중인 반후야이콥 스쿨을 이듬해 4월까지 증개축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비가 새던 교실과 창고는 말끔한 11개 교실과 강당, 컴퓨터실, 음악실 등으로 재탄생했다. 집이 멀어 통학이 불가능했던 100여명의 어린이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고무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소득이 한국 돈으로 56만원에 불과하다. 학생 대부분은 산속에서 생활하는 소수민족 자녀들이라 등하교 여건이 매우 어렵다.
  •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독수리들아[권다현의 童行]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독수리들아[권다현의 童行]

    추억의 어린이 모험극 ‘파워레인저’ 시리즈가 동물 캐릭터를 선보였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인물은 독수리를 모티브로 한 리더인데 날쌔고 용감하다. 새만 보면 “저 새가 독수리예요?”라고 묻는 아이를 위해 동물원을 찾았지만 오히려 실망만 하고 돌아섰다. 횃대에 앉아 날개 한번 펴 보지 못하는 독수리는 동경하던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이에게 멋진 야생 독수리를 보여 줄 기회를 벼르다 경남 고성까지 차를 몰았다. 겨울을 나기 위해 몽골에서 날아온 독수리가 바로 눈앞에서 커다란 날개를 휘적이는 순간 아이는 손뼉까지 치며 좋아했다. 멀리 달려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파워레인저’에서는 용맹한 전사의 이미지로 그려졌지만 실제 독수리는 사냥을 하지 못한다. 1~1.5m에 달하는 몸길이와 널찍한 날개가 살아 있는 동물을 포획하기에는 너무 크고 둔한 탓이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부리는 사냥 대신 짐승의 시체나 병든 동물을 먹을 때 사용한다. 보이는 것과 달리 독수리가 ‘생태계의 청소부’로 불리는 이유다. 동물의 사체 폐기물은 각종 병균의 온상이다. 이들을 먹어치움으로써 다른 동물은 물론 인간에게도 질병 예방 효과가 있다. 다른 의미에서 우리에게 영웅인 셈이다. 영화 ‘라이온 킹’에서 비열한 존재로 그려졌던 하이에나도 같은 역할을 한다. 새삼 인간의 시선이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하는지 아이와 함께 엄마도 배워 간다.●멸종위기 2급… 전 세계 최다 서식 안타깝게도 현재 독수리는 전 세계에 2만여 개체만 남았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우리나라에선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 중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농약이나 의약품 따위가 독수리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인도에선 가축용 소염제 때문에 독수리 개체가 97%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매년 겨울 몽골에서 북한을 지나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독수리는 2000여 마리 정도다. 그중 600~700마리가 고성에서 월동한다. 단일 지역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수리가 겨울을 나는 셈이다. ●환경오염 걱정한 미술교사가 시작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독수리가 고성을 찾았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만 해도 대부분 비무장지대(DMZ) 근처에 머물렀고, 여기까지 날아오는 건 100여 마리 정도였다. 그런데 이들 중 몇 마리가 농약에 오염돼 죽은 것을 근처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던 김덕성 선생이 발견했다. 무려 3000㎞를 날아와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한 독수리라니. 선생은 마음이 아팠다. 그 길로 동네 정육점을 돌아다니며 고기 부산물과 비곗덩어리 따위를 얻었다. 학교 앞 넓은 들판에 먹이를 던져 두자 독수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독수리 먹이 주기는 24년째 이어지고 있다. 독수리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난 걸까. 매년 고성을 찾는 개체가 늘어나더니 600~700마리에 이르렀다. 선생 혼자서는 먹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지역 환경단체들이 손을 거들었다. 논밭에 죽은 고기를 던져 두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주민들도 차츰 마음을 보탰다. 야생 독수리 수백 마리가 먹이를 먹는 장관이 입소문을 타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조류 전문가들도 찾아왔다. 이제 김덕성 선생은 ‘독수리 할아버지’로 불리고, 고성은 우리나라 유일의 독수리 생태체험 프로그램 ‘날아라 고성 독수리’를 운영 중이다. 티켓 오픈일에 맞춰 예약했더니 체험장 위치를 상세하게 안내한 문자가 도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선생이 매년 먹이를 던져 주던 학교 앞 논이 주요 장소라 상세 주소를 모르면 찾아가기 어렵다. 일부 내비게이션에서는 ‘고성독수리생태체험관’으로 검색 가능하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달려 고성군 내에 접어들자 ‘독수리 식당’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은 그 기발한 이름이 재미있는지 킥킥거렸다. 독수리 식당이 가까워진 것은 하늘을 맴도는 수십 마리 독수리로 가늠할 수 있다. 체험장 입구에는 몽골 전통가옥 게르가 설치돼 전시관으로 쓰인다. 어쩌면 독수리들도 이 게르를 보고 친근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우리나라 유일 독수리 생태체험장 본격적인 탐조에 앞서 독수리가 고성을 찾아온 이유와 생태적 특징을 흥미롭게 다룬 교육이 먼저 이뤄졌다. 독수리가 실제로는 사냥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성격이 온순하고 겁도 많다는 이야기에 아이는 실망스런 표정이다. 하지만 생태계 청소부로서의 중요한 역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금세 고개까지 끄덕이며 호응했다. 독수리 날개에 매달아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윙태그(wing tag·인식표)에 대해서도 배웠다. 고성군에서 윙태그를 붙인 것을 기념해 ‘고성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 독수리도 있다. 봄이 찾아와 몽골로 떠날 때에는 시민들이 나서 환송회까지 열어 줬단다. 고성이는 북한 평양을 거쳐 보름 만에 몽골 홍고르에 도착했다. 지난해 탈진한 상태로 발견돼 극진한 치료를 받고 회복한 또 다른 독수리에겐 ‘몽골이’란 이름을 붙였다. 고성이와 달리 북한 원산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갔던 몽골이는 올해 건강한 모습으로 불과 9일 만에 고성까지 날아왔다. 처음엔 심드렁한 표정이었던 아이들도 조금씩 독수리 이야기에 빠져들었다.●봄이면 북한 거쳐 몽골까지 여행 망원경을 나눠 받고 탐조대로 향했다. 농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독수리들이 먹이를 먹는 데 한창이었다. 방금 설명을 들은 윙태그가 육안으로도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독수리뿐 아니라 까마귀 떼도 찾아와 먹이를 탐냈다. 혹여 고기를 뺏어 먹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아이에게 해설사 선생님이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독수리에게 제공되는 먹이는 냉동한 상태라 까마귀 부리로는 깨어서 먹기 어렵다. 하지만 독수리 부리는 꽁꽁 언 고기도 쉽게 해체할 수 있어 까마귀들은 흩어진 고기 몇 점을 얻어먹는 게 전부다. 망원경으로 독수리 부리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본 아이는 “정말 멋지게 생겼다”며 감탄했다. 독수리는 수리류 중 가장 큰 몸집을 가진 데다 양쪽 날개를 펼치면 3m에 달한다. 무기력한 동물원 독수리와 달리 웅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모습은 엄마에게도 큰 감동이었다. ●날개 펼치면 3m… 감동적인 비행 탐조를 마친 후에는 직접 찍은 독수리 사진을 출력해 앨범으로 간직했다. 독수리 모양의 나무피리도 만들었는데 투박한 손길에도 제법 시원스런 소리가 나서 아이는 여행 내내 신나게 불었다. 유치원에도 가져가겠다는 걸 겨우 말렸다. 독수리 날개와 똑같은 사이즈로 제작된 종이 날개는 기념사진을 찍을 때 유용했다. 제 키의 두 배가 훌쩍 넘는 날개를 메고 아이는 한참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날아라 고성 독수리’ 생태탐조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1시 30분에 진행된다. 홈페이지에 예약 가능일이 미리 공지되기 때문에 해당 날짜와 시간을 맞춰 신청해야 한다. 체험금액은 1인당 1만원인데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주변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할 때 사용하기 좋다.●송학동고분군, 소가야 역사 보여 줘 체험장에서 불과 650m 거리에 송학동고분군이 자리한다. 가야시대, 그중에서도 고성군 일대에 번성했던 소가야 지배층의 고분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모두 6기가 분포한다. 삼국시대 고분 중 처음 발견된 굴식돌방무덤에 내부가 모두 채색된 형태라 귀중한 역사 자료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부장된 유물에서는 신라, 일본과의 활발한 교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산 자와 죽은 자 평화롭게 공존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조차 본 적 없는 낯선 나라인지라 아이에게 설명을 해 주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 모습이 아이 눈에 좋아 보였나 보다. 무덤인데도 무섭지 않고 오히려 예쁘다며 저만의 인상을 전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이토록 평화롭게 공존하다니, 아이의 시선에서 또 하나 배워 간다. 고분군 뒤편으로는 고성박물관이 위치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선사시대부터 고성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해 둔 것은 물론 송학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소가야의 흔적도 되짚어 볼 수 있다. 아이는 방금 걸었던 고분 내부를 재현한 모형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 부장품 중 하나인 목걸이를 보고는 엄마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는 영상관은 감각적인 실감 콘텐츠로 채워져 흥미로웠다. 1층에는 어린이 체험학습실이 마련돼 전시실에서 봤던 내용을 놀이처럼 익히도록 했다.●대가저수지·제정구센터도 볼거리 아이가 조류 탐조에 관심을 보인다면 근처 대가저수지로 가 보자. 여름이면 화사한 연꽃이 만발하는 이곳은 겨울 동안 고성을 대표하는 철새 도래지로 역할한다. 청둥오리와 도요새, 원앙 등 수백 마리 철새가 어우러진 풍광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저수지 둘레에 탐방로가 놓여 느긋하게 걷기에도 제격이다. 저수지 입구에는 제정구커뮤니티센터가 볼거리를 더한다. 고성 출신의 빈민운동가인 제정구는 평생을 가난한 사람들 곁에서 함께 싸우며 ‘가짐 없는 자유’를 실천했다. 지난해 문을 연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했고, 곳곳에 세워진 동상은 예술가 임옥상이 제작했다. 내부에는 작은 전시 공간과 북카페가 자리해 걸음을 쉬어 가기 좋다.●공룡박물관에는 실물 크기 화석 전시 아이들과 고성을 찾았을 때 실패 없는 여행지를 꼽으라면 단연 공룡박물관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룡 전문 박물관으로 오비랍토르와 프로토케라톱스 진품 화석을 비롯해 세계 다양한 공룡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먼저 제1전시실에서는 실물 크기의 공룡골격화석이 압도적인 몸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어 제2전시실에서는 고성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의 종류와 형태, 크기를 통해 당시 공룡의 생태를 알아본다. 백악기 공룡들의 삶을 디오라마로 재현한 제3전시실 입구는 커다란 공룡 입 모양이다. 제법 사실적인 모습에 살짝 겁을 냈던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몇 번이나 입구를 들락거리며 깔깔댔다. 일종의 체험 공간인 제4전시실에서는 공룡과 달리기를 하거나 각종 퀴즈를 통해 공룡의 특징을 알아보는 재미가 특별하다. 마지막으로 제5전시실에는 지구에 살았던 다양한 고대 생물들의 화석이 전시돼 있다. ●티라노사우르스 재현… 아이에게 인기 실외 전시도 풍성하다. 육식공룡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티라노사우르스와 세 개의 뿔을 가진 초식공룡 트리케라톱스 등 20여종의 공룡이 관람로를 따라 이어진다. 공룡 형태의 놀이터도 곳곳에 자리해 햇살 따스한 낮이라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날 만큼 아이들이 좋아한다. 카페에서 맛보는 귀여운 공룡빵도 공룡박물관의 이색 먹거리다.●상족암 발자국 화석만 3800개 발견 후문 너머에는 상족암군립공원이 펼쳐진다. 세계적인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꼽히는 이곳은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됐다. 이 일대는 1억 5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서식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무려 3800여개의 공룡 발자국과 450여개의 보행렬이 발견됐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새 발자국 화석도 자리한다. 아이는 제 얼굴만 한 공룡 발자국을 한참 들여다보며 신기한 표정이다. 해안 절벽이 빚어내는 절경도 황홀하다. 물이 빠지면 멋스런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동굴도 인기다. 시간을 잘 맞춘 덕분에 정다운 형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밥상 다리 모양의 기둥 앞에 앉아 발아래로 찰박이는 파도를 바라보는 아이들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풍경이 됐다. 여행작가
  • [사람들] 태국 산간마을에 ‘아리랑초등학교’ 세웠다

    [사람들] 태국 산간마을에 ‘아리랑초등학교’ 세웠다

    미얀마 국경과 가까운 태국 칸차나부리 한 산간마을에 ‘아리랑초등학교’가 생겨났다. 국내 대표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서울 한강남쪽) 회원들이 50만 달러를 후원해 지은 지 40년이 넘어 낡고 비좁은 반후야이콥 스쿨을 현대식 건물로 증축했다. 칸차나부리 주정부는 고마운 마음에 학교 이름을 아리랑초등학교로 바꿨다.지난 29일 오후 이 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오팟 톤똥 주정부 교육감 등 지역 인사 50여명이 참석해 한국에서 온 68명의 ‘라이온’들을 뜨겁게 환영했다. D지구 2020~2021회기연도 양주환(65) 총재는 “우리나라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국제라이온스협회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도움으로 교육에 최우선 순위를 둔 결과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리랑초등학교 학생들도 이곳에서 밝고 건강하게 성장해 장차 태국의 발전과 국제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로 성장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오팟 톤똥 교육감은 환영사에서 “산간 오지마을 특성상 학생수가 매년 감소했는데 한국 라이온들의 관심과 학교건물 증축 덕택에 다시 늘고 있다”면서 “우리 학생들이 자라서 한국과 좋은 관계를 이어 가길 소망한다”고 화답했다. 학생 대표 다운(6학년)양은 “대학까지 공부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한국 라이온스 회원들의 격려가 큰 용기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이 학교 건물은 지은 지 40년이 넘어 비가 새고 학생수에 비해 교실이 부족해 창고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많았다. 양 총재 등은 2020년 12월 칸차나부리 주정부와 화상회의를 갖고 소수민족 어린이 390여명이 재학 중인 반후야이콥 스쿨을 이듬해 4월까지 증개축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비가 새던 교실과 창고는 말끔한 11개 교실과 강당, 컴퓨터실, 음악실 등으로 재탄생했다. 집이 멀어 통학이 불가능했던 100여명의 어린이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고무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소득이 한국 돈으로 56만원에 불과하다. 학생 대부분은 산속에서 생활하는 소수민족 자녀들이라 등하교 여건이 매우 어렵다.
  • 가난한 청춘의 사랑 슬퍼서 더 아름다운 ‘라 보엠’

    가난한 청춘의 사랑 슬퍼서 더 아름다운 ‘라 보엠’

    “학생이 하든 진짜 잘하는 사람이 하든 작품이 주는 힘이 굉장한 오페라거든요. 저희가 2년 동안 갈고닦아 온 걸 보고 더 깊은 감동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가난한 청춘들의 사랑은 서로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더 아프다. 모든 가능성이 열린 시기지만 사랑만으로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걸 절절히 경험하는 청춘은 예나 지금이나 가슴을 쿡쿡 찌른다. 1830년대 프랑스 파리의 젊은이들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이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이유다.‘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 꼽히는 ‘라 보엠’이 국립오페라단의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라 보엠’은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들의 인생풍경’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로 파리 라탱(Latin) 지구에 사는 가난한 시인 로돌포와 여인 미미, 그리고 마르첼로와 무제타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12월 1~4일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9~10일은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볼 수 있다.이번 공연에서 A팀 주연으로 로돌포는 테너 강요셉(44), 미미는 소프라노 서선영(38)이 맡았다. 지난 24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강요셉은 “처음 만든 이메일 주소가 로돌포강이었을 정도로 ‘라 보엠’을 좋아한다”면서 “2013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대타로 로돌포를 맡은 걸 계기로 커리어가 업그레이드된 경험도 있어 더 특별하다”고 소개했다. 서선영은 “타고난 신체 조건과 성격상 푸치니의 음악과 가장 잘 맞는데, 푸치니 작품의 첫 캐릭터가 미미였다”고 말했다.두 사람은 2년 전 ‘라 보엠’ 전국 투어를 진행했지만 서울 공연은 코로나19로 취소됐다. 그만큼 이번 공연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 특히 서선영은 지난 7월 아버지를 여읜 후의 공연이라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처음 경험하고 객석에서 ‘라 보엠’을 본 후 서선영은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그는 “푸치니가 누구를 간호해 봤나 할 정도로 대사도 그렇고, 제가 아버지를 보며 느꼈던 무능력함이 떠올랐다”며 이날도 눈물을 글썽였다.크리스마스이브에 사랑이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은 ‘라 보엠’은 겨울을 대표하는 오페라로 내용이 어렵지 않아 관객들도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서선영은 4막에서 돌아온 미미가 로돌포와 이야기하고 싶어 친구들을 내보내려 자는 척할 때 흐르는 음악이 특별히 좋다고 추천했다. 강요셉은 “1막이 잘되면 2막부터는 연기에 빠져서 쭉 갈 수 있어서 1막을 특별히 신경 쓴다”면서도 “저한텐 어려운 부분이라 관객들은 신경 많이 안 써 주셨으면 한다”며 웃었다.2019년 처음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오페라 팬들 사이에서 믿고 보는 조합으로 통한다. 지난 6월 국립오페라단 60주년 기념작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에서도 환상의 호흡으로 찬사를 받았다. 서선영은 “다른 오페라에 비해 숨겨진 의미 같은 게 없어서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감동을 많이 받을 작품”이라며 관객들을 초대했다. 강요셉은 “저희를 식상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식상하지 않게 느낄 수 있도록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자 한다”면서 “이 정도 수준의 ‘라 보엠’은 없을 거라 단언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日응원단 경기장 청소는 노예근성 때문”...일본내 ‘가혹 평가’ 논란

    “日응원단 경기장 청소는 노예근성 때문”...일본내 ‘가혹 평가’ 논란

    일본 축구팬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경기후 관중석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은 가운데 정작 일본에서는 이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응원단은 지난 23일 카타르 도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자국 대표팀이 우승 후보인 독일을 2대 1로 꺾자 승리의 기쁨에 도취된 가운데서도 경기 종료후 관중석에 남아 있는 음식 쓰레기 등을 치웠다. 이에 현지 및 각국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공식 트위터에 청소하는 일본 응원단의 사진을 게재했고, 대회 조직원회는 별도로 표창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내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이가와 모토타카(58) 다이오제지 전 회장이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카타르 현지 청소 관련 보도를 언급하면서 “이런 일은 기분 나쁘니 그만두라”고 자국 응원단을 비난했다. 그는 “쓰레기 줍기로 칭찬받고 기뻐하는 노예근성이 싫다”고까지 표현했다. “단적으로 말해 축구장의 쓰레기를 주운 것으로 칭찬받고 기뻐하는 정도 외에는 자존감을 채울 게 없을 만큼 일본이 자랑할 것 없고 가난한 나라가 됐다는 것”이라고도 했다.마스조에 요이치(73) 전 도쿄도 시장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쓰레기 줍기를 하는 일본 응원단의 동영상이 올라와 칭찬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해 “일본 응원단이 경기장 청소를 하고 돌아간 것을 세계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지만, 이는 한쪽 측면만 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관객이 청소까지 하게 되면 청소를 생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는다”며 “문화나 사회 구성의 차이에서 오는 가치관의 다름에 주의해야 한다. 일본의 문명만이 세계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터넷에서는 열띤 논란이 불붙었다. 소셜미디어나 관련기사 댓글 등에는 “다른 관객들이 기분 좋게 응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를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매도한 것”, “이가와씨나 마스조에씨나 자기 스스로 청소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 응원단의 소중한 행위를 이해하지 못한다” 등 이가와 전 회장 등에 대한 반박이 주류를 이뤘다.그러나 “외부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쓰는 국민성이 드러난 것”이라는 의견들도 잇따라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분명 ‘우리는 청소를 하고 있어요’라고 알리고 싶어서 청소를 했다는 느낌이어서 싫다”고 했다. “어지럽혀졌으면 청소하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그럼 쓰레기 투성이인 도쿄 시부야(할로윈 인파 집결지)의 할로윈은 어떠한가. 우선은 일본 국내를 깨끗이 하는 게 먼저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 갓 쓰고 미국 갔던 외교관들의 고군분투… 한미수교 140주년 특별전

    갓 쓰고 미국 갔던 외교관들의 고군분투… 한미수교 140주년 특별전

    “한 번이라도 연회를 열려고 하면 우리나라 돈으로 2, 3만 냥 정도의 돈이 드니 연회를 할 마음을 내기가 어찌 쉽겠습니까. 우리나라의 재정 상황으로 볼 때에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독립운동가 월남(月南) 이상재(1850∼1927)는 1888년 4월 23일(양력 6월 2일) 가족들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편지를 남긴다. 1887년 미국 주재 외교 사절로 파견됐던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1841~1905)을 수행했던 그가 당시 주미조선공사관에서의 업무와 생활에 대해 기록했던 자료는 갓 쓰고 미국에 갔던 이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미 수교 14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오는 12월 13일까지 진행하는 ‘갓 쓰고 미국에 공사 갓든 이약이’ 특별전은 머나먼 낯선 땅에서 조국의 자주 외교를 위해 노력한 옛 외교관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지난 5월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미국공사왕복수록’과 ‘미국서간’을 중심으로 35건의 유물로 전시가 구성됐다.조선은 1882년 5월 22일 서양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국과 외교 협정을 맺었다. 서울 정동에 미국공사관이, 워싱턴에 주미조선공사관이 세워졌다. 1887년 11월 조선을 떠나 배를 탄 외교관들은 일본과 홍콩, 하와이를 거쳐 1888년 1월 드디어 미국 땅을 밟았다. 대륙 횡단 철도를 타고 한참을 달려 수도 워싱턴 D.C에 도착하기까지 59일 동안 약 1만 5400㎞를 이동했다. 그러나 가난한 약소국의 외교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청나라의 간섭이 심했고 다른 나라보다 궁핍했다. 이상재는 “청국 공사는 틈만 나면 허다하게 트집을 잡아댄다”, “각국 공사는 대략 30여국인데 그들 나라는 모두 부강하지만 우리나라만 가난하고 국력이 약하다”고 털어놓는다. 어려운 와중에도 주미공사관원 일행은 조선공사관에 국기를 내걸어 조선이 독립국임을 대외적으로 알렸고, 미국 정부과 끊임없이 교류를 시도했다.전시관은 당시 공사관의 실내 분위기를 연출해 옛 외교관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게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공포에 질린 이야기나, 낯선 모습에 미국인들이 같이 사진 찍고 싶어했다는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낸다. 기술과 결합한 ‘초대 주미공사관원 일행’ 사진은 인물들이 표정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 주며 눈길을 사로잡았고, 버튼을 누르면 사진에 불이 들어와 당시 전등이 들어온 서울의 모습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140년 전 조미수호통상조약으로 공식 수교한 이후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확대된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한미동맹은 어떤 도전 과제에도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양국의 관계를 강조했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다양한 서적과 신문 기사로 전시를 구성했다”면서 “기초자료를 보여주기만 해서는 전시 구성 어려워 영상과 애니매이션 등 세련된 전시 기법으로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전했다.
  • 혐오·복수심 앞세운 소수 지배체제, 민주주의 가장한 전체주의 우려[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혐오·복수심 앞세운 소수 지배체제, 민주주의 가장한 전체주의 우려[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1.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듯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당원 직접투표로 당의 결정을 내려야 민주주의라는 주장도 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맞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민주주의론도 있다는 것이고, 틀린 것은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그런 단순한 민주주의가 낳은 문제를 개선하면서 그와 다르게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현대민주주의를 개척한 사람들은 그 단순한 민주주의를 순수민주주의(pure democracy)라고 불렀고, 선동에 취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래서 순수한 금속보다 합금이 더 강하고 견고하듯 순수민주주의를 다양한 요소로 보강하려 했다. 안정된 정부 조직, 경쟁하는 복수의 정당, 다양한 이익결사체와 사회운동, 책임 있는 정치가의 역할 등을 통해 더 평화롭고 더 오래가는 민주주의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현대민주주의는 민주주의와 민주주의가 아닌 것들의 혼합체제이며 이를 구성하는 여러 부분 체제들이 상호 견제하는 동시에 균형을 이뤄 사회 전체를 잘 질서 잡힌(well-ordered) 공동체로 발전시킬 때 가치를 갖는다. 2. 순수한 민주주의론은 너무나 단순해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데는 효과적이나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실제의 민주주의를 오해하게 만든다. 한번 생각해 보자. 독자가 주인이라며 신문사 사장과 편집국장 인선은 물론 기자 선발을 독자들의 직접투표로 결정하면 어떨까. 새로운 시민 정치의 길을 열겠다며 시민단체들이 회원들의 의사를 직접 확인해 대표를 뽑고 사무국장을 선출하면 어떻게 될까.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독자나 회원, 후원자에서 활동가, 기자, 운영진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책임을 공유할 수 있는 체제를 복원하지 못하면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자칫 외부자의 손에 조직의 운명을 맡겨야 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에 대해 국민소환을 한다고 해 보자. 누가 소환 대상이 될까. 소수자를 대표하는 의원들이다.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의원들부터 줄줄이 대상자에 오를 것이다. 누가 소환 운동을 주도할까. 대형 교회나 극단적 지지자 단체들이 나서겠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 그들에 반대하는 또 다른 집단, 또 다른 극단적 지지자들의 소환 운동이 맞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익과 관련된 사안이 등장하면 국민소환을 비즈니스로 삼는 정치기획사들의 출현도 보게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소환까지 가는 사례는 거의 없는 반면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할 갈등과 적대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진다는 데 있다. 그간 있었던 100여건 가까운 주민소환의 사례가 지역 사회 내부에 해소되기 어려운 분열과 소송의 상처를 남긴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3. 주민의 직접 참여로 예산을 결정하면 어떨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업이나 재분배 예산이 늘어날까. 그 반대다. 그보다는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개발이나 공원 조성, 폐쇄회로(CC)TV 설치 등에 예산이 집중된다. 누가 참여하고, 누가 결정을 주도하기에 이렇게 될까. 지역 내 교육받은 중산층이나 지역 명사들이고 공무원들이다. 회의록도 제대로 남기지 않는 주민참여예산위원회보다는 지방의회에서 장애인과 가난한 주민을 위한 예산이 훨씬 더 많이 결정된다. 국민청원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 지난 정부의 ‘청와대 국민청원’처럼 20만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한 청원대로 하면 새로운 민주주의가 되지 않을까. 정당을 해산시키라는 청원, 대통령을 파면하라는 청원, 장관을 쫓아내라는 청원, 형기를 마친 죄수를 나오지 못하게 하라는 청원이 그대로 집행되면 어떻게 될까. 하지도 못할뿐더러 해서도 안 되고 만약 한다면 민주주의는 붕괴될 것이다. 내친김에 정당의 국민경선도 생각해 보자. 민주주의에서 유권자·시민은 각 정당이 내세운 공직 후보자들 가운데 누구에게 주권을 위임할지를 결정하는 최종 심판자다. 이를 위해 정당은 공직 후보자를 양성하고 공천해 시민·유권자에게 그 명단을 제출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특정 정당의 공직 후보 경선에 해당 정당 소속이 아닌 사람이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해도 좋을까.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것이 이상하듯 국민 참여 경선 역시 불합리한 일이고 결국 정당 정치를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만 낳았다. 4. 주권자란 누구인가. 그 집단의 공적 결정에 구속되는 자다. 미국 선거에 영국인의 투표권은 주어지지 않는다. 캐나다 시민이 미국 의회의 결정에 따를 이유는 없다. 각자의 정부가 내린 결정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정부를 운영할 대표를 뽑는다. 그렇듯 정당의 후보를 뽑는 일은 그 정당의 일이지 국민의 일이 아니다. 심판도 경기에 뛰려면 팀에 소속된 선수여야 하고 그 팀의 경기에서는 심판을 볼 수 없듯이 국민이라고 해서 이 정당, 저 정당에 무분별하게 관여할 수는 없다. 주권은 기본권과 다른 원리로 작동한다. 기본권은 시민 개개인이 갖는 ‘침해할 수 없는 권리’를 뜻하며, 이는 자유주의의 핵심 원리다. 반면 통치권의 기초를 세우는 주권은 오로지 시민 전체 총회(총선·대선·지방선거)에서만 발생하는 집합적 권리다. 주권이 분열되거나 약해지면 사회 속 강자 집단이 가진 불평등한 영향력이 커진다. 4000만명의 시민·유권자가 주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는 제아무리 강한 집단도 지배력을 쉽게 관철하지 못한다. 하지만 20만명의 국민청원이나 40만명의 국민소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익, 정념, 혐오, 적대, 복수심 같은 인간의 나약한 측면을 부각하는 것만으로도 몇십만명을 동원할 수 있는 강자 집단은 많다. 이들이 주권적 결정 사항을 함부로 변경할 수 있게 하면 민주주의는 순식간에 열정적 소수에 의한 지배체제로 전락하고 만다. 물론 시민총회 이후에도 집단을 조직해 요구를 표출할 수 있고 항의할 수 있고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며, 그것으로 주권의 향방을 쉽게 바꾸게 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투입 지향적인(input-oriented) 체제다. 가난한 시민이든 좋은 대학을 나왔든 안 나왔든 지방에 살든 서울에 살든 상관없이 모두의 목소리, 모두의 선호, 모두의 요구가 평등하게 투입되는 것을 존중해야 민주주의다. 그렇지 않고 그 결정을 사후에 소수가 뒤집을 수 있고, 그들이 인간의 나약함을 악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면 세상은 목소리 큰 사나운 시민 집단들의 놀이터가 된다. 5. 신문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있고, 그것이 구성원들 사이의 오랜 합의나 전통으로 자리잡으면 사시(社是)라고 하듯 정당도 정견(政見)이라고 하는 안정된 정체성과 오랜 전통을 필요로 한다. 신문이 하나일 수 없고 정당이 일당제로 운영될 수 없듯 우리 인간이 서로 다르고 달라서 발전시키게 된 것이 오늘날과 같은 민주주의다. 우리는 달라서 싸울 수 있고 달라서 대립할 수 있다. 반대로 달라서 더 풍부한 생각과 더 다양한 취향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 달라서 문제가 아니라 다름을 다루는 방법에서 인간 사회의 민주적 성취는 갈린다. 신문의 사시나 정당의 정견은 수많은 갈등적 요구에 대해 인류가 오랜 시간 효과적으로 대응해 온 결과다. 그것이 안정적일수록 시민과 독자의 다양한 요구에 책임 있게 대응하는 질 높은 민주주의, 질 높은 시민사회가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렇지 않고 독자나 지지자들의 댓글과 문자에 따라 정견과 사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언론 자유도 민주 정치도 흔들리게 된다. 투입이 아니라 피드백이 신문과 정당의 의사 결정을 지배하면 시민 주권이 아니라 소비자 주권, 그것도 소수 악성 소비자들의 권리만 강해진다. 게이트키핑도 지나치면 정당과 언론을 편협하게 만들지만 게이트오프닝이나 피드백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부실한 잇몸에 붙어 있는 치아처럼 토대의 단단함을 상실한 조직이 된다. 사시나 정견에 맞는 역할 대신 누가 더 많은 피드백을 얻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되면 구성원들은 외부자의 허망한 반응에 굴종적이게 된다. 우리는 다르게 가치 있는 존재여야 한다. 사회는 다원적이어야 하고 각자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서로 다르게 존중될 때 더 평화로울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정당과 언론을 외부자의 변덕과 협박에 취약한 조직이 되게 하는 것만큼 민주주의나 시민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것도 없다. 6. 정당은 자율적 결사체다. 임의 조직이다. 이 점에서 국가나 정부와 다르다. 국가나 정부는 강제 조직이다. 국민이나 시민의 지위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도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다. 그렇기에 국가와 정부는 반드시 민주화돼야 하고, 입헌적으로 통제돼야 한다. 반면 정당은 강제 조직이 아니기에 원하면 소속되고자 할 수도 있고, 원하지 않으면 소속감을 버릴 수도 있다. 무국가나 무정부, 무국적은 감수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당적이 없는 무당파는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적대하는 국가나 정부에 속할 수는 없겠으나 지지했던 정당을 버리고 다른 정당에 가입할 수는 있다. 국가나 정부와 달리 자율적 결사체는 특정의 가치 지향을 매개로 사람들에게 참여를 권유한다. 그에 대한 기대와 공급이 상호 만족될 때만 정당과 당원의 관계는 유지된다. 마음대로 선택할 수도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는 강제 조직이기에 국가와 정부는 반드시 민주화돼야 하고, 시민 전체의 의사를 물어 적법하게 주권을 위임해야 하나 정당은 그럴 수 없다. 정당은 자신이 발전시켜 온 정견이 생명이다. 그러한 정견을 당의 문화와 전통으로 지키고 유지하고 발전시켜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속에서 성장해 온 당의 활동가와 당직자, 대의원의 역할이 안정돼야 한다. 당의 오래된 이들 구성원이 자부심을 갖지 못하면 정당은 누가 운영해도 상관없이 이익만 챙기면 되는 사기업에 가까워진다. 당의 풀뿌리 기반으로서 지역위원회와 직능위원회가 활력 있는 역할을 해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그들의 대의기구인 전당대회, 즉 전국대의원대회가 최종적 주권 기관이 돼야 한다. 그게 아니고 갓 들어온 당원들, 매집된 당원들, 동원된 당원들이 모든 것을 당원에게 넘기라고 하고, 누구는 쫓아내고 누구는 일하게 하고, 자신들과 자신들이 지지하는 대표가 마음대로 정당을 이끌게 하는 것은 전체주의라고 하지 민주주의라 하지는 않는다. 7. 시민과 국민이 직접 마음대로 하는 민주주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각오해야 한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무례한 소수가 세상을 지배한다. 민주주의도 침착한 시민, 책임 있는 국민을 필요로 한다. 의견이 다르다고 타인에게 폭군이 돼도 좋다는 시민이나 국민을 위한 체제가 아니다. 독자가 편집국장을 뽑고 회원이 사무국장을 선출할 수 있을지 모른다. 정당의 공직 후보 결정을 여론조사나 국민선거인단에 맡길 수도 있고, 국민소환제나 국민참여예산제를 실시할 수도 있다. 단, 이를 민주주의에 맞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오해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작동하는 게 아니다. 공직 후보자를 책임 있게 양성하고 공천하는 것이 정당의 역할이듯 부적격한 후보자를 소환하고 제명하는 것 역시 정당이 할 일이다. 서로 다른 집단의 이해를 공정하게 대변해 정책과 예산을 운영하라고 의회가 있고 행정부가 있는 것이지 국민이나 시민에게 직접 예산도 작성하고 공권력도 집행하라고 할 수는 없다. 좋은 냉장고를 원한다고 냉장고 회사에 쳐들어가 설계와 공정을 우리 마음대로 바꾸자고 할 수 없듯 정당에 쳐들어가 국민 마음대로 당원 마음대로 하자고 할 수는 없다. 나쁜 냉장고의 구매를 거부하고 그렇지 않은 회사의 냉장고를 구매하고 추천하는 방법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듯 시민도 현대민주주의를 구성하는 다원적 주체들의 역할을 존중하고 자신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오해한 조급한 시민들이 흥분하고 화내는 방식으로 정치를 지배하도록 방치하면 남는 것은 지금같이 기이한 팬덤 정치뿐이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답게 해야 한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김동현 기자의 하야 월드컵]매값이 2억이라고? 카타르 ‘매’ 전문 병원… 매야 행복하니?

    [김동현 기자의 하야 월드컵]매값이 2억이라고? 카타르 ‘매’ 전문 병원… 매야 행복하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보기 위해 카타르에 온 관광객이라면 필수 코스인 관광지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남대문 혹은 동대문과 같은 곳인 ‘수크 와키프’(Souq Waqif)다. 수크는 아랍어로 ‘시장’이라는 뜻이니 결국 와키프 시장이라는 뜻이다. 카타르 수도 도하의 중심가 코니시로드(해변도로) 한쪽에 있는 이 전통시장은 사막 모래 색깔로 지어진 낮은 건물들 사이로 미로 같은 시장이 숨어 있다. 건물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독특한 냄새의 향신료와 시샤(물담배), 수공예품, 카펫, 전통의상, 스카프, 월드컵 관련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들이 있다. 우리나라 남대문처럼 흥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다른 외국인들은 부르는 가격에 덜컥덜컥 물건을 사지만 ‘개성상인’의 후예인 한국인들은 실크로드를 휘어 잡았던 ‘아랍상인’들과 얼마 안되는 금액을 놓고 한판 흥정을 벌이기도 한다.그런데 수크 와키프에는 한국인들이 좀처럼 찾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매(Falcon)시장’과 ‘수크 와키프 매 병원(SWFH)’이다. 병원 옆에 늘어선 ‘매 가게’에는 수십 마리의 매들이 눈가리개를 하고, 줄지어 서서 자신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매는 보통 15년 정도를 사는데 이곳에서 판매되는 매는 1~2세의 어린매다. 카타르에서 태어난 것도 있지만, 파키스탄이나 시리아, 이란 등에서 들어온 매이 대부분이다. 주인에게 매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2000 카타르리알(약 74만원)부터 20만 카타르리알(약 7400만원)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가격은 농장에서 키운 매가 싸고, 자연에서 잡은 매가 비싸다. 가끔 자연산 희귀종은 2억~3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중동에서 매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사막생활을 할 때부터 중동에서 매는 사람에게 고기를 잡아다주는 짐승이었다. 매가 사냥해 온 토끼와 비둘기는 중요한 식량이 됐다. 아랍어에는 매와 관련된 용어가 최소 1500개나 된다고 하니 얼마나 생활에서 가까운 동물이었는 가를 알 수 있다. 이런 연유로 매는 과거에는 자연과 힘의 상징으로, 현재에는 부와 권력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특히 카타르 정부가 운영하는 매 병원은 한마디로 요지경이다. 의료진만 40명이 넘고, 매의 습성과 번식, 질병에 관한 연구도 한다.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내시경과 유전자검사도 할 수 있다. SWFH 관리인은 자신들의 현재 중동에 있는 매 병원 중 두 번째로 크다고 소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아부다비에도 이런 대형 매 병원이 있다.현재 카타르에서 매를 기르고 사냥하는 것은 왕족과 부자들이 할 수 있는 취미다. 중동 산유국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카타르, 쿠웨이트, UAE 등에서 많이 한다. 전통문화를 지킨다는 의미도 있지만, 자신의 권력과 부를 자랑하기 위해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좋은 매를 얻기 위해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2020년 영국 BBC는 한 마리 2억원이 넘는 사냥용 매 74마리가 파키스탄에서 중동의 부호들에게 밀반출 되다가 구조됐다는 보도를 했다. 구조된 새들은 모두 멸종위기종이자 희귀종으로 거래가 엄격히 금지돼 있는 것들이었다. 결국 넘쳐나는 오일머니가 카타르 도하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아부다비로 자연에서 날라다닐 매를 잡아오고 있는 것이다. 매의 입장에선 가난한 나라의 자연에서 부잣집 새장 안으로 거주지가 바뀐 것이다. 최첨단 의료시설에 먹거리 걱정도 안 하고 살겠지만, ‘매가 과연 행복할까’ 궁금했다.
  • “아버지가 내 몸에 사는 듯” 대통령 부친의 꿈 대신 이룬 티머시 웨아

    “아버지가 내 몸에 사는 듯” 대통령 부친의 꿈 대신 이룬 티머시 웨아

    “우리 아버지는 자신의 조국을 위해 뛰고 싶어했지만 그럴 기회를 갖지 못했다. 지금은 아버지가 내 몸을 통해 사는 느낌이다. 이건 복받은 일이다. 월드컵 무대에서 가족을 대표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미국 대표팀의 공격수 티머시 웨아(22)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며칠 앞두고 한 발언이다. 그의 아버지는 웬만한 축구팬들은 이름을 들어본 레전드 조지 웨아(56)다.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불운의 스타로 늘 거론되는 인물이다.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 AC밀란(이탈리아) 등에서 13시즌을 뛰며 478경기 193골을 넣은 특급 스트라이커였다. 1995년에 발롱도르를 수상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선수로도 뽑혔는데 유럽이나 남미 출신이 아닌 선수가 한 해에 둘을 모두 차지한 것은 지금까지도 그가 유일하다. 하지만 축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서 라이베리아의 월드컵 본선행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월드컵에 배가 고팠던 그는 라이베리아축구협회가 아프리카축구연맹(CAF)과 FIFA에 진 빚 5000 파운드를 대신 갚아주고 대표팀도 후원하고 청소년팀도 지원했다. 하지만 끝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03년 은퇴했다. 2018년 라이베리아 13대 대통령에 취임한 그에겐 축구를 잘하는 두 아들이 있다. 맏이 조지 웨아 주니어(37)도 축구선수였다. 둘째 티머시는 21일(현지시간) 알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 전반 36분 헤딩 선제골을 넣어 월드컵 첫 득점의 쾌거를 이뤘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아버지와 자메이카 출신 어머니 클라르의 한을 대신 풀어줬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티머시는 프랑스 등 4개 국적을 갖고 있었다. 프랑스축구협회가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지만 응하지 않고 미국 대표팀을 고수했다. 미국은 웨일스의 슈퍼스타 개러스 베일에게 후반 37분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줘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웨아 부자의 기쁨은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티머시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어릴 적 난 늘 프로 팀에는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월드컵에 나가 나라를 대표하는 일은 미친 일 같았다. 내 말은 꿈은 이뤄진다는 것이다. 많은 좋은 선수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내 이름이 대단하다. 축복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예전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배가 고프다”고도 했다. 젊은 나이인데도 티머시는 프랑스 1부리그 우승을 벌써 세 차례 경험했다. 두 번은 아버지의 대를 이어 PSG에서, 한 차례는 릴에서였는데 대부분 벤치에서 맛본 것이었다. 아버지가 2018년 라이베리아 대표팀의 시범경기에 깜짝 출전한 적이 있는데 티머시도 A매치에 나선 적이 있다. 한 해에 국가대표 경기에 부자가 뛴 이색 기록이다. 한편 아프리카 중서부 대서양 연안의 라이베리아는 지독히 가난한 나라다. 일인당 국민총소득(GDP)이 2019년 세계은행 추계로 622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밀림 밖에 없다. 한반도 절반의 면적에 500만명남짓이 모여 산다. 2005년 11월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여성 대통령 엘렌 존슨서리프를 배출한 나라로도 우리에게 낯익다.
  •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조명’ 장경태 법적 조치 검토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조명’ 장경태 법적 조치 검토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조명 사용 의혹’을 제기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법적 조치 검토에 착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장 최고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루 이틀 안에 어떤 방안이 적정한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은 김 여사 사진이 자연스러운 봉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해 사실상 현장 스튜디오를 차려 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당 사진을 ‘빈곤 포르노’로 규정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전날 “장 최고위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거짓 주장을 반복하며 국격과 국익을 훼손한 데 대해 장 최고위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 드린다”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시 촬영·수행 인원과 조명 개수 등을 공개하면 될 일 아니냐”고 밝혔다. 그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도 “야당 정치인으로서 국민을 대신해 진실을 묻고 의혹을 밝히며 권력에 강력하게 맞서는 데 주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아동을 이용해 가난과 아픔을 홍보 수단으로 삼은 점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빈곤 포르노 발언과 김건희 조명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경태 최고위원은 함구령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장 의원의 발언을 “스토킹”,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김 여사 스토킹이 거의 범죄 수준에 이르고 있다”면서 “장 의원이 앞장서 있다. 며칠 전에는 ‘빈곤 포르노 촬영’을 운운하더니 이제는 조명까지 사용해 화보를 촬영했다는 거짓 주장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페미니즘 정당을 자처해 왔다. 반(反)여성적 페미니즘이 있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를 폄하하고 전 세계적 구호활동 자체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가짜뉴스까지 퍼뜨렸다”며 “매일매일 터져 나오는 민주당발 가짜뉴스와 국민선동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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