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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무주에선] “태권도공원 조성 세계무술문화 메카로”

    [지금 무주에선] “태권도공원 조성 세계무술문화 메카로”

    산간오지의 대명사 전북 무주가 세계적인 스포츠·관광·레저·휴양지로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다. 무주는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천혜의 아름다운 지역이지만 그동안 국토균형 발전의 혜택에서 소외됐었다. 그러나 무주는 이제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을 떨쳐버리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전세계 179개국 6000만 태권도인들의 성지를 조성한다는 꿈과 자긍심에 부풀어 있다. 최근에는 관광·레저에 의료서비스가 가미된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했다. 태권도공원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무주리조트를 하나로 묶는 삼각벨트를 구축해 무주군 전역을 사계절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청사진도 확정됐다. 한때 무주는 가난하고 가망이 없어서 ‘떠나는 무주’였지만 이제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밀려오는 ‘돌아오는 무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반딧불이 축제등 청정경관 마케팅 성공 무주의 면적은 631.84㎢지만 인구는 2만 6000명으로 도시지역 한 개 동(洞)보다 적다. 더구나 산이 전체 면적의 82%를 차지해 발전 전망이 보이지 않는 개발 사각지대였다. 하지만 무주는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버려진 땅이라고 쳐다보지도 않았던 이곳에 21세기형 새로운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때묻지 않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내세워 지역발전의 새로운 도약대를 마련한 것이다. 무주군은 9년 전부터 청정환경 지표 곤충인 반딧불이를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워 환경을 강조하는 특색있는 관광개발사업에 착수했다. 국내 최초의 환경 축제인 ‘반딧불이 축제’를 개최해 청정지역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때마침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웰빙 바람까지 가세해 무주군의 환경·생태 마케팅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무주 구천동 33경과 덕유산 국립공원, 적상산, 백운산 등 천혜의 자연경관은 자연스럽게 관심과 사랑의 대상으로 변했다. 경상, 전라, 충청 등 5개 도 7개 시·군이 함께 만나는 국토의 중심이요 내륙교통의 중심지라는 지리적 특색도 부각시켰다. 무주군의 이같은 전략은 적중해 국내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연간 관광객수가 1997년 240만여명에서 2000년에는 298만여명, 지난해에는 438만여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호두, 옥수수, 표고버섯, 마늘, 수박 등 지역 특산품도 청정 농산물이라는 이미지가 심어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산품이 됐고 주민들에게는 높은 소득원이 됐다. 이같은 무주군의 지역발전 전략은 태권도공원을 유치함으로써 절정에 이르렀다. ●태권도 관련 영상산업등 육성 지난해 말 무주군은 태권도 공원 후보지로 최종 확정됐다.2000년 5월부터 김세웅 군수와 400여 공무원, 무주 군민이 하나로 뭉쳐 4년간 피땀으로 일궈낸 감동의 드라마였다. 처음에는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태권도공원 유치에 성공, 낙후와 소외의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설천면 소천리 일대 20만평에 조성될 태권도공원은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사업비 1644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1단계 사업으로 2008년까지 명예의 전당, 종주국 도장, 종합수련원, 생활관, 다목적 운동장, 상징광장 등이 조성된다.2단계 사업으로는 민자유치와 지방비를 투입해 정신문화원, 야영장, 극기훈련장, 국궁장, 미래태권도연구소, 세계문화촌, 숙박촌, 전통한방요양원, 산림욕장 등 보조시설 위주의 사업이 추진된다. 그러나 무주군은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위상에 맞는 태권도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사업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업비 1조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태권도 성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세계태권도협회를 이전하고 태권도사관학교, 태권도 실버타운, 태권도 문화마을, 태권도 추모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태권도와 관련된 애니메이션사업, 영상산업, 캐릭터사업, 용구사업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세계무술축제개최, 영화세트장 건립 등 대단위 문화사업도 추진된다. 태권도 등 전 세계의 무술을 집약·정리하고 중국 소림사, 태국 무에타이 등과 연계해 세계무술문화의 중심지로 우뚝 서겠다는 장기발전계획도 추진 중이다. ●메디컬웰빙센터… 휴양·레저 도시로 무주군은 태권도공원 유치에 만족하지 않고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유치한다는 원대한 계획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무주군은 무주리조트를 운영하는 ㈜대한전선과 함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유치 신청서를 문화관광부에 제출했다. 오는 2015년까지 총사업비 1조 5000억원을 투입해 안성면 공정리와 금평리, 덕산리 일대 248만평에 레저와 휴양을 즐기면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업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도시 공간별 개발방향은 ▲상업, 업무, 관광의 중심단지인 중앙광장과 공예공방촌 조성 ▲건강, 요양, 미용, 휴양을 겸할수 있는 메디컬 웰빙센터 ▲장기 체류형 관광객과 해외관광객을 위한 레포츠 에어리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파크 에어리어 ▲특화된 교육을 하는 교육·연구 에어리어 등이다. 지역특화산업 지원을 위한 농산물 가공시설과 전시판매장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무주군은 태권도공원-기업도시-무주리조트를 연계한 삼각벨트를 구축한다는 장기발전계획도 수립했다. ●2013년까지 2조 1138억 생산유발 효과 태권도공원이 완성되고 관광레저 기업도시가 유치되면 지역개발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주는 소외된 낙후지역이라는 불명예를 훌훌 털고 레포츠문화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된다. 또 이미 관광휴양시설로 명성이 높은 무주리조트와 함께 군 전역이 사계절 관광지로 발돋움하게 된다. 태권도 성지를 방문하는 세계 태권도인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의 레포츠, 휴양 욕구를 두루 충족시켜주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타 지역과 달리 테마가 있고 지역특색이 강해 국제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발전효과는 무주에 한정되지 않고 인접 시·군과 광역단체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관광연구원은 오는 2010년 무주군을 찾는 관광객이 10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태권도 공원 조성으로 150만명, 기업도시 조성으로 100만명이 각각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숙박관광객이 369만명이나 돼 스쳐가는 관광지에서 쉬어가는 관광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대 지방자치연구소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으로 발생하는 생산유발액은 2조 1138억원에 이르고 총부가가치는 9748억원, 고용유발효과는 4만 6400명으로 전망했다. 무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한류열풍 원조 태권도 스포츠 대표 브랜드로” 김세웅 무주군수 “태권도 공원이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드높일 수 있는 성지가 되도록 열과 성을 다 바치겠습니다.” 김세웅 전북 무주군수는 “태권도 공원을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은 물론 세계적인 테마관광지의 성공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태권도는 한류의 원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 문화 브랜드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김 군수는 태권도공원이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에 걸맞고 세계적인 테마파크가 되도록 원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치단체간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산규모가 대폭 줄었지만 1조원이 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었던 본래의 구상대로 사업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것. 또 세계 각국에서 찾아오는 태권도인과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위해 도로망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권도공원을 성공적으로 세계화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무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입니다.” 그는 태권도공원과 기업도시는 시너지효과가 매우 커 함께하면 반드시 성공적 모델이 될 것이라며 유치 당위성을 주장했다. “무주는 이제 산간오지의 대명사가 아닙니다. 국내 최고의 청정환경을 자랑하는 생태도시 무주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김 군수는 “앞으로 10년 후에는 무주가 웅비의 나래를 활짝 펴고 중부 내륙지역 거점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광주아파트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1일 경기 광주시 아파트 건설 사업 인허가와 관련, 건설교통부 등 정·관계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건설업자에게서 2억원대를 챙긴 이모(53)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지난해 7∼12월 광주시 오포읍 고산지구 아파트 건설 추진 과정에서 “지구단위 계획을 변경시켜 주겠다.”면서 시행사인 J건설 대표 이모씨로부터 6차례에 걸쳐 2억 6000만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대규모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J사가 담당한 아파트 개발사업이 허가난 사실에 주목하고 로비 여부를 캐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아파트 개발의 허가 과정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녹색공간] 아까시꽃 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조연환 산림청장

    토머스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잔인한 4월이 속히 가고 아까시꽃이 흐드러지게 피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산림 공직자들이다. 진달래꽃이 필 때면 봄철 가뭄은 계속되고, 이 산 저 골짜기에 산불이 발생한다. 불은 매캐한 냄새와 연기를 흩날리며 온 산을 헤집고 다니며 나무와 풀을 닥치는 대로 삼켜 버린다. 자연히 산림 공직자들은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주먹밥 하나 달랑 차고 산마루나 능선에서 밤을 지새며 산불과의 전쟁을 벌인다.‘말리는 시누이’와도 같은 바람이 저도 한몫하겠다고 거들 때면, 산림 공직자의 애간장은 아랑곳없이 산불은 능선을 날아다닌다. 간절히 바라는 비는 내리지 않고 바람만 보내 주는 하늘이 원망스럽고,4월을 잔인한 달이라 노래한 시인까지 미워진다. 진달래꽃이 지고 봄비가 내리고, 또 5월도 중순에 들어 하얀 아까시꽃이 눈처럼 나무를 뒤덮으면 다른 나무들도 저마다 초록잎으로 단장을 한다. 비로소 산림 공직자들은 지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휴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아까시꽃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어디 산림 공직자만이랴. 아까시꽃을 따라 꿀을 따는 양봉업자들도 꽃이 피기만을 기다리며 1년 농사를 준비하지 않는가. 그리고 아까시잎을 따는 놀이를 하고 아까시꽃을 따먹으며 뛰놀던, 어릴 적 고향의 그 정취를 떠올리며 향수에 젖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까시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아까시꽃이 피는 5월이면 “왜 아까시나무를 모두 베어버리지 않느냐.”는 항의를 받곤 한다. 아까시나무가 우리 산림을 다 망치는데도 산림청에서는 이를 방치한다는 것이다. 아까시나무를 왜 베어버려야 하느냐고 물으면 아무 쓸모없는 나무라는 것이다. 정말 쓸모없는 나무일까? 쓸모없는 사람이 없듯 쓸모없는 나무는 없다. 사람에 따라 재능과 성격이 다르듯이 나무도 재질과 용도가 다를 뿐이다. 아까시나무는 중국을 거쳐 우리 땅에 들어와 척박한 우리 산림을 기름지게 한 나무다. 땔감이 없던 시절 우리는 아까시나무의 줄기와 가지는 물론 뿌리까지 캐어서 땔감으로 사용하였으며 잎은 가축 사료로 이용했다. 아까시나무의 목재는 질기고 단단하며 색상과 무늬가 곱고 향기가 있어 고급 목재로 쓰인다. 또 아까시꽃에서는 매년 배·감귤 등에 버금가는 주요 농산촌 소득원인 꿀을 채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까시나무는 이름이 제대로 불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라는 나무는 ‘아카시아’(열대지방에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아까시’나무이다. 아까시나무는 심어 놓고 잘 돌보아 주면 올곧게 자라지만, 묏자리를 망친다고 베어내면 더 많은 움싹이 돋아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베어내도 자꾸 번성하니 몹쓸 나무라고들 하는데, 이것이 아까시나무 탓은 아니지 않은가. 아까시나무가 귀가 있어 들을 수 있고 입이 있어 말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할까? 아까시나무를 볼 때면 어머님 생각이 난다. 가난한 집안에 시집와 9남매를 길러 놓고도 한평생 제 이름 석자를 제대로 들어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와 어쩌면 그리도 닮은 점이 많은지…. 그렇다고 아까시나무가 가장 좋은 나무라거나 아까시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유별나게 산불 때문에 고생한 잔인한 4월이 가고,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까시꽃 향기 속에 아까시나무의 한이 묻어 나는 것 같아 오늘은 아까시나무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나무가 어찌 아까시나무뿐이겠는가. 그래도 나무는 누구를 원망하거나 변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맡은 자리에서 한평생 제 역할만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을 뿐이다. 산불로 까맣게 타버린 산골짝에도 아까시꽃들이 만발하였다. 아까시꽃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는 이 5월에 다시 한번 아까시나무의 고마움을 아니, 그동안 홀대했던 나무들의 고마움을 생각해 보는 계절이 됐으면 한다. 조연환 산림청장
  • 외국인노동자 보따리상 ‘기승’

    외국인노동자 보따리상 ‘기승’

    “아저씨, 우리…우리들 나쁜 사람 아닙니다. 이것들 한국에 있는 친구들 주려고 가져 온 거예요.” 지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세관검색대. 세관원들이 커다란 여행가방을 열자 파키스탄인 S 형제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2개의 여행용 가방에서는 파키스탄 노래 CD 500장,‘골드리프’란 이름의 현지 담배 10보루가 쏟아져 나왔다. 가방 맨밑에서 1000여개의 정체 모를 작은 쑥색 고체(가로·세로 4㎝ 크기)가 나오자 형제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이거 절대로 마약 아닙니다.‘나스와르’라는 건데 담배 냄새 나는 껌 같은 거예요.” 형제는 묻지도 않았는데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는다. 그러다 엉겁결에 튀어나온 ‘담배’라는 말에 다시 한번 아차 싶은 표정이다. 담배로 분류되면 40%의 관세를 물어야 하는 탓이다. ●외국인 보따리상 적발 100건 이상 국내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현지물건을 공급하는 외국인 보따리상들이 급증, 세관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문적인 ‘보따리꾼’에서부터 잠깐 본국에 다녀가는 틈에 몇푼 벌 요량으로 많은 물건을 사오는 ‘노동자’까지 부류도 다양하다. 인천공항세관 휴대품 유치창고 한쪽에는 신고 없이 들여오다 압수된 외국인 보따리상의 물건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세관 관계자는 “비행기 한 대에서 많게는 10명 이상의 보따리상이 적발되기도 한다.”면서 “현재 세관창고에 있는 1800여건(11t)의 유치품 중 10%가 외국인노동자 관련 물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인천공항 세관에서만 한 달에 100명 이상의 보따리상이 적발될 정도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삭힌 오리알부터 쌀, 고추 없는 게 없어 외국인 보따리상은 대개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내 이주노동자가 많은 나라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들여오는 물건도 국내에서 좀체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오리알을 삭힌 피단, 태국고추인 삐끼뉴, 절인 생선 등 전통 음식재료부터 각종 향신료와 소스류, 담배, 쌀, 라면, 의약품, 샴푸, 가짜 청바지 등 없는 게 없을 정도. 세관은 이런 물건들이 외국인 이주노동자 밀집지역내 식료품가게나 상점들을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식품과 잡화류를 파는 이모(43)씨는 “정식으로 수입하면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가격이 뛰기 때문에 보따리상 물건이 많이 돌고 있다.”면서 “과거 어렵던 시절 한국인들이 외국으로 돈벌러 나갈 때 된장, 고추장 등을 들고 갔다가 당했던 설움과 비슷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단속하는 입장도 곤란 밀수된 현지 물건은 물 설고 낯선 땅에서 고된 타향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절실한 것들이지만 관세법상으로는 엄연한 불법이다. 담배는 2보루까지, 농산물은 통상 5㎏까지 신고 없이 들여올 수 있다. 그 이상이 되면 관세를 내야 한다. 별뜻 없이 많은 물건을 사오다 적발되는 사람들을 보면 세관측도 마음이 편치 않다. 인천공항 세관 검사담당자 김종필(43)씨는 “자기가 쓸 정도의 현지 물건을 통관기준에 맞춰 들여오는 것은 문제삼을 수 없지만 판매를 목적으로 많은 물건들을 들여오면 세금을 물릴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어려운 사정을 아는 입장에서 적발돼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 측은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세관측은 “특히 농산물과 축산류 등은 전염병 유입 등 검역문제 때문에 현지로 바로 반송하는 일도 많다.”면서 “공연히 밀수범으로 몰릴 수 있는 만큼 외국인 노동자의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섬바람되어 평안하시길…

    20년 넘게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온 사진작가 김영갑(48·남제주군 성산읍 삼달1리)씨가 29일 타계했다. 김씨는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이날 오전 9시30분쯤 제주시 ‘한마음병원’에 도착했으나 끝내 별세했다. 7년째 원인 불명의 난치병인 루게릭병을 앓아온 그는 최근 들어 온 몸이 마비되고 바짝 말라 전화조차 받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씨는 제주에서 살아보지 않고는 제주의 본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지난 1985년 이곳으로 내려와, 제주 풍광을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 그에게 지난 99년 루게릭병이 찾아왔다. 김씨는 거동조차 어려운 속에서도 제주도의 서정적 이미지와 섬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 병마와 투쟁하는 자신의 이야기 등을 엮은 포토 에세이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펴내기도 했다.2002년에는 폐교된 삼달분교를 개조해 사진 전문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열었다. 그동안 17차례나 개인전을 열었지만 누구를 초대한 적도 없고 사진을 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김씨는 제주에서 한때 동굴같은 곳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할 정도로 신산한 삶을 살았다. 루게릭병이 발병해 처음 병석에 누웠을 때 형제와 가족들이 찾아와 서울에서 치료를 받자고 제의했지만 끝내 이를 물리쳤다. 그는 “시작이 혼자였으니 끝도 혼자다.”라는 생각을 끝내 가지고 간 외로운 사람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투병중인 그를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김씨의 타계 소식에 그동안 그를 도와왔던 ‘김영갑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그와 마주앉아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의 장례 일정은 그의 가족들이 제주에 도착한 이후 결정된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서울국제문학포럼 서울평화선언 채택

    고은 시인, 일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 영국 작가 마거릿 드래블, 소설가 황석영(앞줄 왼쪽부터)씨 등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참가자들이 27일 한반도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했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평화를 위한 글쓰기’를 주제로 다양한 토론을 벌인 이들은 판문점 방문 직후 경기도 파주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국제정치의 도구로서의 전쟁 종식’ 등을 포함한 7개 조항의 서울평화선언을 채택했다. 한국전 때 북측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헝가리 작가 티보 머레이의 제안으로 작성된 서울평화선언은 ▲핵 확산 금지와 전지구적 무장해제를 위한 노력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더 많은 지원 ▲모든 소수인종들에 대한 권리의 존중 등을 담고 있다. 서울평화선언은 포럼에 참가한 국내외 작가 81명 가운데 78명의 서명으로 이뤄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공초문학상] 수상 천양희 시인

    [공초문학상] 수상 천양희 시인

    며칠 지독하게 감기를 앓았다는 시인의 얼굴은 청정하게 맑았다. 새 시집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문단 후배들이 마련한 조촐한 모임에 나선 길. 서둘러 심신을 추스린 시인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천양희(63)시인. 온몸으로 삶의 통증을 앓아본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깊은 통찰로 섬세하게 빚은 그의 시들이 저절로 그 미소에 포개졌다. “공초 선생님을 직접 뵌 적은 없습니다. 그분의 작품세계를 접할 기회도 의외로 많지 않았지요. 요즘 서점에서 공초 선생님의 시집을 보기 어려운데 명성에 비해 작품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듯해 안타깝습니다.” 때문에 공초문학상 수상 소식이 뜻밖이었다는 시인. 하지만 무욕·무소유의 시심으로 평생을 살다간 공초의 정신은 절제와 결핍을 시인의 운명으로 여기는 천양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시를 쓰지 못하던 시절이 가장 불행” 수상작 ‘마음의 달’은 이달 초 세상에 나온 여섯번째 시집 ‘너무 많은 입’(창비)에 수록된 작품이다.“달을 좋아합니다. 밤에만 뜨는 달은 어둠과 고통, 가난을 대변하지요. 초승에서 보름, 그믐으로 이어지는 달의 순환은 우리 인생과 비슷합니다. 달이 한번 꺾이듯 우리 인생이 꺾일 때 마음에 둥근 달을 품고 있으면 힘든 일도 견뎌내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화여대 국문과 재학 중이던 1965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등단한 지 40년. 하지만 개인적인 아픔으로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하지 못하다 1983년에서야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으로 시작(詩作)을 재개했다. 등단 18년 만에 첫 시집을 내던 당시를 떠올리며 시인은 “시를 쓰지 못하던 시절이 가장 불행했다. 시가 고통에 함몰된 나를 구원했다.”고 말했다. 시를 못 쓰던 회한의 세월이 응어리져서일까. 그는 시만 써서 생활하는 전업시인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시인은 치열해야 합니다. 적당히 글써서 시인입네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늘 자신을 비탈에 세워야 합니다.” 컴퓨터가 일상화된 요즘, 아직도 원고지에 시를 쓴다는 그는 때때로 원고지 사각모서리가 벼랑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거기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안간힘이 시인으로 하여금 멈추지 않고 시를 쓰게 하는 추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시가 곧 생활’이라고 한 예이츠와 ‘시는 숨을 쉬는 것과 같다’고 말한 네루다처럼 항상 시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속으로 돌아가 시상 얻어” 그의 시는 자연에서 나온다. 이번 시집의 표제작 ‘너무 많은 입’도 청계산을 오르내리며 썼다.“다릅나무의 촘촘한 잎들이 바람에 마구 떨리는 모습이 마치 저마다 앞다퉈 얘기하는 사람들 입처럼 보였어요. 말이 많으면 참말은 줄고 헛말이 많아지지요.” 시인은 고요가 없는 시대, 저마다 잘난 척 말 많은 세태를 빗대 ‘재잘나무 잎들이 촘촘하다 나무 사이로 새들이/재잘댄다 잎들이 많고 입들이 너무 많다’고 한탄한다. 그리고 ‘쉰살이 되어도 나의 입은/문득 사라지지 않고/목쉰 나팔이 되어버렸다/어쩌면 좋담?’이라고 자책한다. “모든 자연은 스승이에요. 산을 오를 때와 내려올 때 그 풍경은 다릅니다. 그처럼 언제나 새로운 모습이 시인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또 나무의 영원한 초록빛처럼 시인의 정신도 늘 살아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지칠 때 그는 훌쩍 여행을 떠난다. 밭갈이를 하듯 ‘정신갈이’를 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바다로, 산으로 정처없이 떠돌다 서울로 돌아오면 온몸에 박인 산새소리, 파도소리가 몇달을 새 기운으로 살게 한다고 했다. 시인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직소포에 들다’와 ‘마음의 수수밭’도 그렇게 여행길에서 추스린 시들이다. ●“읽을때 정신이 번쩍 들면 좋은 시” 커다란 가방에 늘 책과 메모지를 넣어다닌다는 그에게 창작 원칙을 물었다.“시인은 타고난 재능이 7할이고, 노력이 3할이에요. 하지만 3할의 노력이 없으면 결코 좋은 시를 쓸 수 없지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은 파지를 내야 합니다.” ‘낮에 산문은 써지지만 시는 도통 안 써진다.’는 그는 주로 밤늦은 시각 글을 쓴다.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어 6시에 기상한다는 시인. 남보다 덜 자고, 덜 쓰고, 덜 말하는 절제와 결핍은 그의 생활원칙이자 창작의 토대다. 그는 “마음에 절 한채 짓는 수행자의 용맹정진을 닮아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시란 어떤 건지 물었다.“읽을 때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시, 속이 꽉 찬 시, 여운이 여백을 메우는 시, 울림이 있는 시가 좋은 시이지요. 시는 읽고, 느끼고, 그 다음에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고교에서 입시용으로 달달 외우게 하고, 분석부터 하려드니 어떻게 시와 친해질 수 있겠어요.” 그의 목소리에 안타까움이 잔뜩 묻어났다. ‘돈도, 밥도 안되는’시를 붙잡고 놓지 않는 후배들을 그는 참 예뻐한다. 신인 작가들의 시집도 잘썼든 못썼든 빼놓지 않고 읽는다.“어떻게 해야 시를 잘 쓰냐고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그러면 ‘시를 쓰지 않으면 살아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때 시를 써라’는 릴케의 말을 들려줍니다.” “좋은 시와 만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시인은 “시가 안써지면 밤잠을 못자도록 괴롭지만 내 마음이 살아 있는 한 시는 죽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양희 시인은 ▲42년 부산 출생 ▲65년 박두진 추천 시 ‘정원(庭園) 한때’로 ‘현대문학’등단 ▲66년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83년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으로 작품활동 재개 ▲96년 소월시문학상 수상 ▲98년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 -시집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사람 그리운 도시’‘하루치의 희망’‘마음의 수수밭’‘오래된 골목’‘너무 많은 입’ -산문집 ‘직소포에 들다’ ■수상작 심사평 1965년에 등단한 천양희 시인은 1969년부터 1982년까지 아픈 침묵 뒤 1983년 작품 활동을 재개, 쌓인 분노를 하소연처럼 토해냈으나,1990년대를 전후하여 그 고뇌를 도리어 새로운 삶의 원동력으로 바꿨다. 공초문학상 수상작이 실린 시집 ‘너무 많은 입’(창비) 후기에서 그녀는 “시 생각만 하다가 세상에 시달릴 힘이 생겼다.”며 시와 삶과 인간을 변증법적으로 일체화시켰다. 밖을 향한 증오와 염세의 기개를 내면을 향한 사랑과 위안의 정서로 바꾼 이 경이로움은 오상순 시인의 관조와 달관의 미학이 느껴진다. “작은 꽃이 언제 다른 꽃이 크다고 다투어 피겠습니까/새들이 언제 허공에 길 있다고 발자국 남기겠습니까/바람이 언제 정처 없다고 머물겠습니까”(‘좋은 날’)라는 구절에서 우리는 각자의 운명을 보듬을 수밖에 없는 하잘 것 없는 인생살이의 실체를 만난다. 그 삶이란 “오르고 또 올라도 하늘 밑이다”(‘목이 긴 새’)는 한계 인식과 벗어날 길 없는 백팔번뇌의 굴레이기에,“생은 왜 눈물로 단련되나”(‘마음의 경계’)는 위안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 슬픔의 심연에서 이 시인은 “절망만한 희망이 어디 있으랴”(‘희망이 완창이다’)라며 염세적인 낙천주의자로 변모한다. “나는 부지런히 내 색깔을 바꾸었소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변신의 명수라 하오 변신 잘 하는 나를 변질 잘 하는 놈이라 착각은 마오(중략)/나는 잘 살 수 있소 나는 평생 변신하고 변모하면서 살려 하오”(‘카멜레온’)라는 새 다짐. 그러나 정작 그녀는 모나게 살 줄밖에 몰라 “구르는 것들은 모서리가 없어 모서리/없는 것들이 나는 무섭다 이리저리 구르는 것들이 더 무섭다”(‘구르는 돌은 둥글다’)고 말한다. 변질이 둥근 것이라면 변모는 모난 것이란 은유에서 시인의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마음의 달’)라는 절창의 의미가 밝혀진다. 사회를 혼탁하게 만드는 변질이 얼마나 호사스러운가를 절감하면서도 “발 빠른 세상에서 게으름과 느림을 찬양하면서”(‘시인은 시적으로 지상에 산다’) 고요한 자태로 자신을 제어하는 자세가 얼마나 소중한가. 뻔질난 변질로 잘나가는 사람들에게 짓밟히면서도 변모는 거듭하지만 여전히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 달에게 계속 빌어야 할 사항만 늘어나는 사람들에게 천양희의 시는 큰 위안이다. 심사위원 이근배·임헌영·정현종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뜰아래 반짝이는 햇살전 6월20일까지 울산 현대예술관. 현대예술관 개관 7주년 기념전. 이승환 임병남 진원장 3인의 작가가 눈부신 햇살을 가득 맞은 붉고 노오란 꽃과 푸른 산을 풍경으로 한 자연 소재를 해학적 서정적으로 표현한 유화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052)235-2143. ■ 마상원 개인전 6월14일까지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서호미술관.(031)592-1864. 살아 움직이는 것과 그에 관련한 생명력에 대한 추상적, 구상적 이미지들을 다양하면서도 화사한 색상을 통해 표현했다. ■ 라틴아메리카 미술의 오늘 29일까지 종로구 사간동 화랑 베아르떼.(02)739-4333.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 전시한다. 플로라 훵, 호세 안토니오 다빌라, 클라우디아 바르다사노, 라몬 치리노스, 알후레도 소사브라노 등 10명의 작가가 출품했다. ■ 2005 김곤 6월6일까지 강남구 도곡동 한우리 미술관.(011)239-8545. 전통 서예와 문인화에 현대성을 녹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수묵화를 통한 문인화만을 주장하지 않고 채색을 사용하면서도 서정적이며 시의성을 연출함으로써 문인화의 근본정신을 살렸다. 뮤지컬 ■ 리틀 숍 오브 호러스 27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이항나 연출, 김학준 양소민 박지일 출연. 식인식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풍자하는 코믹호러극. 시간이 흐를수록 거대해지는 식인식물의 외양과 ‘미녀와 야수’‘인어공주’의 작곡가 앨런 맨켄의 주옥 같은 선율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02)556-8556. ■ 로미오와 줄리엣 29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23-0986. 유희성 연출. 조정은 민영기 출연.2003년 한국뮤지컬대상 5개 부문을 수상한 화제의 뮤지컬. ■ 틱틱붐 29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1588-7890. 조너선 라슨 작, 심재찬 연출, 이석준 배해선 출연.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를 꿈꾸는 가난한 뮤지컬 작곡가의 꿈과 좌절. ■ 백조의 호수 29일까지 LG아트센터(02)2005-0114. 매튜 본 안무·연출,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재창작. 남성백조의 힘이 무대를 장악한다. ■ 인당수 사랑가 무기한 발렌타인극장 3관(02)741-9120. 박새봄 작·최성신 연출, 서정금 강은경 김준원 김도현 장재용 출연. 우리 가락에 전통의 소리를 접목해 창작한 한국형 뮤지컬. ■ 달고나 31일까지 PMC자유극장(02)739-8288. 오은희 작·이현규 연출, 정의욱 임진아 이장훈 출연. 추억의 가요로 엮은 옛이야기. 연극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지중해 여행을 통해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 감자 튀김을 요리하고, 수영복 차림으로 말을 건네는 손숙의 모습을 볼 수 있다.(02)334-5915. ■ 산불 28일∼6월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80-4115. 차범석 작·임영웅 연출, 강부자 이승옥 출연. 한국전 당시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극사실주의 연극. ■ 짬뽕 7월3일까지 인아소극장(02)2266-0867. 윤정환 작·연출, 윤영걸 공상아 출연.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 ■ 위트 7월10일까지 정미소(02)3672-3001. 마가렛 에든슨 작.‘죽음조차 나를 죽일 수 없다’는 배우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 용띠위에 개띠 이만희 작·이도경 연출, 이동경 백채연 출연. 용띠 남편과 개띠 아내의 별난 사랑이야기. 어린이 ■ 돌아온 리틀 드래곤 7월3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어린이 영어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리틀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 ■ 잠자는 숲속의 공주 6월12일까지 두레홀(02)741-5970.고전 동화를 각색한 가족뮤지컬.라이브 음악이 흥을 돋운다. ■ 노노 이야기 6월19일까지 상상나눔시어터(02)741-2323.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뮤지컬. ■ 흥부와 놀부 6월30일까지 전쟁기념관문화극장(02)3676-5551.고전소설을 참여마당놀이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족극. 무용 ■ 2005 의정부 국제음악극 축제 폐막작 ‘와유’(WAHYU) 28일 오후 7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031)836-1566. ■ 국제현대무용제-야스민 고더 ‘두개의 웃기는 핑크’ 28일 오후 5시 서강대 메리홀(02)738-3931. ■ 국제현대무용제-알코 렌즈 ‘헤로인’ 29일 오후 5시 서강대 메리홀(02)738-3931. ■ 국제현대무용제-사사 ‘‘쑈쑈쑈:쑈는 계속되어야 한다’를 재활용하다’ 30일 오후 8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02)738-3931. 콘서트 ■ 산울림 음악연-29년 동안의 설레임 28일 오후 7시 장충체육관 (02)322-7221. ■ 5060 효 콘서트 추억의 가요무대 27일 오후 5시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1544-1555. ■ 2005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반쪽이전 27일 오전 11시, 오후 5시, 28일 오후 2시, 오후 5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031)828-5841∼2.
  • [김영만칼럼] 참여정부의 禁忌들은 유효한가

    [김영만칼럼] 참여정부의 禁忌들은 유효한가

    광화문 정보통신부 건물에 ‘정보화미래전시관’이란 게 있다. 미래 삶의 편리성을 보여주면서, 빈부격차 심화도 예고하는 곳이다. 이곳의 빛나는 상상들 중에는 ‘쇼핑시스템’도 있다. 안내 여직원은 “물건을 하나씩 바코드에 찍지만 3∼4년 뒤에는 쇼핑카터가 계산대를 지나기만 하면 계산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르게 표현해보자.“전국의 쇼핑센터 계산대에서 일하는 수만명의 점원들은 3∼4년 뒤 해고된다.” 미래가 아니다.10년 전부터 우리사회의 빈부격차는 커지고만 있는데 대책은 모두 어긋나고 있다. 기술발전이 새 일자리를 만들어 모두가 잘살게 된다고들 했지만, 현실은 배신했다. 지난 1분기 빈부격차는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였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처럼 분배를 강조할수록 빈부격차는 커지는 기현상을 겪고 있다. 대기업들은 수출호조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데, 서민의 삶은 더 곤궁해지기만 하는가. 연구기관들은 중산층의 몰락으로, 수출호조가 내수로 연결되던 우리경제의 성장공식이 깨져서라고 한다.‘소득보전보다 성장엔진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허망하다. 중산층의 몰락은 이미 대세가 된지 오래다. 현재의 한국 대기업이나 수출증가율보다 더 빨리 성장할 방법도 없을 테니, 성장엔진 운운도 가슴에 닿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확실한 것은 ‘동반성장정책’들이 효과가 없거나 실패했다는 사실뿐이다. 그러니 기존의 경제사회정책들을 해체해 재조립해 볼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의 정책강령 속에 들어 있는 ‘평등과 인권을 위한 금기(禁忌)들’에 오류는 없는가부터 보자. 이들이 실제 평등을 가져오고,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런 금기들이 실제로는 정책목표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자들은 고액연봉자들과, 재산가들이 수입의 상당부분을 외국에 있는 자녀들의 학비로 쓰지 않는가하는 기초적인 질문부터 답해야 한다. 연초에 지급된 엄청난 성과급은 자녀들을 둘러보기 위한 그들 부인들의 해외여행 경비로 쓰이지는 않았는가. 알부자들이 국내에서는 금지된 은밀한 즐거움을 위해 중국으로, 동남아로 가는 비행기의 편수를 늘리고 있지는 않은가. 이게 사실이라면 기업이 암만 이익을 내도 국내 서민들에게 옮겨질 온기는 없다. 또한 그들이 국내에서 교육과 소비를 하게 하는 것 외에 유효한 동반성장정책도 없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 대학입시의 3불정책은 교육기회를 균등히하고, 학력세습을 통한 계급세습을 막는 역할을 하는가. 혹 기여입학제로 부자학생들의 돈을 받아 가난한 학생들에게 충분한 장학금을 준다면 그게 더 계층이동을 돕는 것은 아닐까. 접대비 규제로 기업경영이 투명하게 되었다는데 이익을 많이 낸 기업이 돈을 많이 쓰는 것은 나라경제를 위해 나쁜 것일까. 최소한, 접대비를 규제하지 않는다고 해서 미래의 성장동력까지 접대비로 소비하는 바보 기업인은 없을 것이다. 섹스 관련 산업의 규제는 인간의 존엄을 높이는 것인가. 경제적 희망이 없어 이혼하고, 생활고로 자살하는 한국경제에서 이런 산업의 봉쇄가 모두의 존엄을 지켜주는가. 밥은 언제나 있는 것으로 아는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기준으로 서민의 생과 도덕을 재단하는 결과는 아닌지 살펴보자. 로스쿨 제도와 입학정원 축소도, 참여정부의 정책목표와는 맞지 않는다. 현재보다 서민들의 신분상승 기회를 줄이게 될 것이다. 상고를 나와 독학으로 사법시험으로 입신한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경우가 법률전문대학원제도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빈부격차를 확대시키고 있다면 난감하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나라가 사는 길이고, 부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서민을 즐겁게 한다는 공식은 틀린 모양이다.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이사·논설실장 sangchon@seoul.co.kr
  • [사설] 광진구민, 무의탁 노인 비행기 태웠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중 1위로 추정될 정도로 자살률이 높다. 가히 ‘우울증 사회’라 할 만하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시험성적이 떨어져서, 가족이 해체되어, 외롭고 병들어서 등 자살의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크게 보면 이 사회의 문제는 한 가지다. 타인에 대한 살핌의 부족이다. 나만 편안하면 된다는 식의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이웃의 고통과 외로움에 눈을 감는다. 조금만 마음을 주면 함께 위로받고 행복할 것을 소통 부재의 사회는 살가워야 할 이웃들을 절망의 늪에 버려두곤 했다. 그러나 서울 광진구 주민들의 사례는 그래도 우리 사회에 희망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주민들은 돌봐줄 가족 없이 외롭고 가난하게 사는 노인들의 소박한 소원 한마디를 흘려듣지 않았다.‘죽기 전에 꼭 한번 남들처럼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가보고 싶다.’는 한 할머니의 말씀에 소원을 풀어드리고자 나선 것이다. 광장동·구의동 주민 210명이 뜻을 모았다. 많게는 20만원, 적게는 3000원 성금도 있었다니 이웃 살피기에 많은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민들의 선의에 사회복지관도 감복해 무의탁 노인 38명의 제주도 여행 경비는 거뜬히 마련되었다. ‘비행기를 타면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기분이 좋을 것’이라던 한 할머니의 상상을 떠올려 본다. 노인들은 비행기 안에서 실제 구름위에 떠 있는 상태와 함께 비록 자식은 없어도 세상에 혼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광진구민들은 그래도 ‘이땅은 살 만한 곳’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제2, 제3의 광진구민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 중·고교생 “가장 못 믿을 사람은 국회의원”

    우리나라 중·고교생들은 국회의원을 가장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차별은 학벌과 빈부, 성, 출신지 순으로 심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사)한국사회조사연구소가 지난해 9∼12월 전국 467개 초·중·고생 2만 7650명을 대상으로 실시, 23일 발표한 ‘한국 청소년의 삶과 의식구조’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학생들이 매긴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38.8점이었다. 특히 ‘0점’을 준 학생도 12.8%나 돼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 각 층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항목에 국회의원이 8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상품광고 73.9%, 대통령 61.6%, 언론 53.6% 등의 순이었다. 사회적 차별이 심하다고 여기는 항목에서는 학벌(학력)이 75.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빈부 68.2%, 남녀 35.9%, 출생지역 34.4% 의 순이었다.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71%가 ‘심하다.’고 답했다. 16.7%는 ‘심하지는 않지만 심하다고 하는 것 같다.’고 했으며,3.1%는 ‘심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또 ‘가난한 사람은 필요한 것은 훔쳐도 된다.’는 항목에 7%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부자는 도둑맞아도 된다.’는 항목에는 30.3%가 ‘그렇다.’고 응답, 부(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盧대통령 “은퇴후 시골서 살까 궁리중”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1일 주말을 맞아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농촌체험 관광을 떠났다. 노 대통령은 충북 단양군 한드미 마을을 찾아 경로당·전통체험관 등을 둘러본 뒤 “자랄 때 고향 같은 포근한 마음이 든다.”면서 “어릴 때 농토를 다 팔아서 가난해 어머니가 고구마 순을 심어 내다팔아 학비를 댔기 때문에, 고구마 순만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말한 뒤 목이 메인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 고구마순 팔아 학비 마련” 노 대통령은 “오랜만에 고향을 뭉클하게 느꼈다.”면서 “은퇴하면 내 아이들이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올 수 있는 농촌, 시골에 가서 터잡고 살면 어떨까 궁리 중”이라고 속내를 털어왔다. 이어 “은퇴한 사람이 돌아와 나와 남의 자식과 어울려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책으로 궁리 중”이라면서 “도시인의 여유로운 삶을 위해 전국토를 재편성, 농촌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전 문제로 참여정부 신뢰 타격” 한편 노 대통령은 전날 각 부처 정책홍보관리실장과 홍보관리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문제를 거론하면서 “그 때문에 참여정부의 신뢰가 타격을 받았다.”고 언급하면서 정책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평소에 잘하더라도 한번 잘못하면 국민의 지지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언급이 여권 내 특정인물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것을 염려한 듯 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의 신뢰가 결딴났다.’ ‘언젠가는 누가 그랬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진짜 이중섭, 眞作 드로잉서 만나다

    진짜 이중섭, 眞作 드로잉서 만나다

    ‘소도둑‘으로 몰렸던 천재화가 이중섭. 소를 뚫어지게 오랫동안 관찰하는 이중섭을 수상히 여긴 소주인은 그를 소도둑으로 몰 수밖에…. 역동적인 모습으로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소. 소는 내면세계를 그린 이중섭의 얼굴이자, 일제 시대 우리 민족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중섭 화백의 작품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이중섭 화백의 전시회가 열려 화제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올 첫 기획전시로 마련한 ‘이중섭 드로잉, 그리움의 편린들’에서 이중섭의 새로운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리움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미묘한 시기에 오히려 ‘진품’이중섭 작품으로 전시회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그것도 연필소묘, 엽서화, 은지화 등 다양한 성격의 드로잉 작품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완성도 높은 드로잉 작품을 통해 그의 천재성을 또 한번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그의 소는 때론 에로티시즘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소와 여인’은 발버둥치며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있는 소와 한 여인을 그린 작품이다. 소는 이중섭 자신이고 긴머리와 큰손·큰발을 가진 여인은 바로 부인 마사코다.20대 이중섭이 한창 연애하던 시절의 관능미 넘치는 그림이다. 이준 학예실장은 “그의 작품에 나타난 뛰어난 형태의 묘사력과 선의 유연성은 사전에 계획된 밑그림과 최종단계에서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정신의 합작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을 보면 희미하게 그려진 연필선들이 보인다. 지독한 가난, 가족과의 생이별,40세 요절. 드라마틱한 삶의 주인공인 그는 우리 미술계의 신화이지만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떨어져 있는 부인과 아들들에게 한없는 그리움을 보낸 따스한 한 남자일 뿐이다. “감기는 나았냐?감기 걸려 무척 아팠겠구나?”하는 내용의 편지지에는 아들 둘과 부인이 탄 소 달구지를 신나게 끌고 가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그림 ‘길 떠나는 가족’을 그려 놓았다. 담배종이, 편지지, 관제엽서 등 손닿는 어떤 것에나 틈만 나면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의 분리되지 않았던 삶과 예술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는 8월28일까지 (02)2014-6901.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나눔/데이브 토이센 지음

    ‘아무 것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 것도 받지 않을 만큼 부자인 사람도 없습니다.’ 세계적인 구호단체 ‘월드비전 캐나다’의 데이브 토이센 회장이 쓴 책 ‘나눔’(윤길순 옮김, 해냄 펴냄)의 한 구절.‘나와 우리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힘’이란 부제가 책의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낸다. 지난 30년간 르완다·에티오피아·이라크·코소보·수단·잠비아 등 전세계 분쟁지역과 재난현장을 누비며 구호활동을 펼쳐온 토이센 회장. 그는 스스로를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세상 곳곳에서 나눔과 관용, 너그러움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만나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들과 구호현장에서 함께한 가슴 뭉클한 일화들을 통해 나눔의 힘과 중요성에 대한 소중한 깨달음을 잔잔하게 전한다. 지은이는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기꺼이 주려는 마음, 남을 보살피고 이해하는 단순하고 따뜻한 마음과 실천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나눔으로 이 험한 세상을 구하고 내 삶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지은이는 삶에 대한 한줄기 기대마저 짓밟힌 참혹한 구호현장에서 쓰러진 이들을 다시 일으키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놀라운 힘을 목격한다. 가장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도 오히려 먼저 따뜻한 미소를 건네는 너그러운 사람들도 만난다. 코소보 내전이 드리운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지은이에게 초콜릿을 건네던 상처투성이 소녀, 아들을 죽인 젊은 군인을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아 르완다에 화해의 물꼬를 튼 어머니 등. 이 놀라운 기적들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나눔의 마음이다. 물론 나눔이 세상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진정한 정의와 평화,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라는 것. 특히 자신의 시간과 돈을 기꺼이 나누는 평범한 ‘영웅’들을 통해 나눔이 비범한 이들만의 전유물이거나 거창한 실천이 아님을, 이미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일 숨을 쉬듯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저 이상적인 이야기로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지은이는 나눔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갈등에 대한 지혜를 알려주고,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해마다 번 돈의 10%를 교회 등에 기부하는 행위인 ‘십일조’가 나눔을 실천하는 좋은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인이 아닌 사람들이 나타내는 거부반응에 대해 지은이는 “지역사회나 국가, 세계의 고통을 덜기 위해 노력하는 자산단체들에 기부해 십일조를 실천하자.”고 조언한다. 책 말미에 실린 2가지 ‘부록’도 눈에 띈다.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4가지 ‘비법’과, 훌륭한 자선단체를 선택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5가지 요소를 통해 지은이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얼마나 현실적인 고민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자원봉사와 나눔활동 등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 누군가에게 기꺼이 손 내밀 수 있는 용기를 일깨워주고 좀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만들어주는 책.9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5%의 자부심’ 서울토박이

    ‘5%의 자부심’ 서울토박이

    “낚싯대가 따로 없어 나무막대 끝에 끈 매달아 쇠로 만든 낚싯바늘을 묶었어. 반세기 전만 해도 청계천에서 가물치도 건져올렸지, 아∼암.” 청계천 쪽인 서울 중구 장교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순형(69·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전 서울의대 학장은 청계천 얘기가 나오자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이렇게 지난 날을 돌아봤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부회장인 그는 할아버지 세대 이전부터 서울에만 살아온 그야말로 진짜 토박이다. 뿐만 아니라 1960년 신도시로 개발됐던 불광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청계천 근처에만 살아온 ‘청계천 토박이’이니 청계천 복원공사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눈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처음만나 사랑맺은, 내 고향 서울은 아름답고 건강한 도시 ‘눈 뜨고도 코 베어간다.’는 곳이기도 하지만, 서울은 회원들에게 가슴 뭉클한 그 무엇을 안겨주는, 어머니 품속과 같은 고향인 것이다. 이 속담 아닌 속담도 “600여년 전부터 타향에서 몰려든 8도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고향을 지키려는 방어의식으로 생긴 얌체짓 탓”이라고 회원들은 그럴 듯한 해석을 내놓는다. 역시 서울토박이인 강동구 김종구(58) 기획재정국장은 “어릴 적 한강에서는 뜰채로 참복어도 엄청 많이 걸려 올라왔다.”면서 “그 맛이 요즈음 말로 짱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국장은 “이따금씩 강물 위로 시체가 떠내려왔는데, 미군부대 꿀꿀이죽이나 기껏해야 수제비국으로 연명했을 정도로 너무나 가난했던 시절에 생긴 변고였다.”며 사연을 들려줬다. “불그런 색깔을 띤 복어 알이 둥둥 떠내려오면 가뜩이나 굶주린 눈에 얼마나 먹음직스러웠는지 모른다.”면서 “복어 알인 줄 꿈에도 모르고 뜰채로 덥석 건져올려 먹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것”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 고향은 지금 국립현충원이 있는 자리인데 현충원 분수대 쪽은 당시 콩밭이었다.”면서 “50년 전만 해도 50가구 남짓 모여 살았다.”고 덧붙였다. 동작동 248번지라는 사실도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고향에 대한 흔적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 한강으로 다이빙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필 바위에 닿는 바람에 생긴 상처라고 왼쪽 다리를 보여줬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임기완(65) 상임부회장은 “7대째 210여년이나 서울에만 살고 있다.”면서 “현재의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터가 바로 선조들이 처음으로 둥지를 튼 고향마을이었다.”고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소개했다. 사도세자 생모인 영빈 이씨의 무덤도 이 자리에 있었는데, 참봉(종9품·무덤 관리자) 벼슬을 지낸 증조부 이래 1969년 세브란스병원이 증축될 무렵 무덤을 다른 곳으로 옮겨갔으나 비석은 아직 백양로에 남았다고 집안 내력을 보탰다. ●“서울을 노래하자.”…판박이 활동 벗어나 야심찬 회원 배가운동 임 부회장은 “토박이 모임은 인증서까지 주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현재 ‘선조가 1930년 이전부터 현 서울시 행정구역내에 정착한 시민으로, 서울시 행정구역 안에서 계속 주거해온 사람과 신청 1세대의 자손’이라는 가입자격 규정을 뒀다. 현재 인증받은 사람은 2500여가구에 1만여명. 3대 이상 거주자 5만가구 20만명으로 늘리는 게 1차 목표다. 어느 시민은 최근 “제가 충북에서 태어난 것으로 돼 있으나 출생 1년 전후로 서울에 올라와 할머니, 아버지와 40년 가까이 살았는데 토박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해왔다. 서울토박이 중앙회는 가입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신청서 1부와 부친, 또는 조부의 재적등본 1부(자치구 발행), 반명함판 사진 2매를 내면 심사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란, 서울을 고향으로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슬로건처럼 젊은이들도 많이 들어와 서울 가꾸기에 동참할 것을 바라고 있다. 서울을 아끼는 만큼이나 수도이전 등 삶의 구조를 크게 바꿔놓을 사안에는 어느 모임에 못잖게 똘똘 뭉친다. “모이자, 서울광장으로…. 깨자, 우리 고향을 깨려는 검은 무리들….” 지난해 6월 29일 수도이전반대 범시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토박이들은 이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중앙회는 수도이전 반대 성명서까지 냈다. 최근 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 발표 때 한 회원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는데도 혈세 10조원 이상을 들여 서울을 여기저기 분산시키려 한다.”면서 “12부,4처,3청을 옮긴다는데 토박이들이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중앙회에는 초등학생부터 90세가 넘은 장성기(95·성북구 정릉2동)옹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가입해 있다. 중앙회 산하에는 중랑·서대문·강북·송파·관악·중구지회가 따로 짜여졌다. 이 부회장은 “전해 내려오는 선조들 말씀에 따르면 족보가 불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최소한 10대까지는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되뇌었다.“한국전쟁이 끝나고 몇해 뒤인 1950년대 중반에만 해도 지금의 수색 근처에 조상들의 묘가 위로 10대까지 있었다.”고 했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02)2274-3291.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3대이상 거주해야 ‘성골’ 대접 3대째 내리 서울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는 100명 중 5명 정도로 추산된다. 또 서울에서 태어난 시민 가운데 31%는 서울을 고향으로 여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 가운데 조부모 세대부터 서울에서 살아온 서울토박이는 2004년 말 현재 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말 조사된 6.5%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시정연은 시내 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4년 서울 서베이’ 결과 시민들 가운데 63.9%가 본인 세대부터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부모 세대부터 거주한 비율은 30.9%로 나타났다.2003년 본인 세대부터 57.2%, 부모 세대부터 33.6%와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토박이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전년과 같이 종로구(8.1%)로 나타났다. 원남동, 안국동, 궁동, 청운동, 삼청동 등 비교적 전통적인 가옥구조를 보이는 탓도 있다. 반면 서울토박이가 가장 적은 곳은 광진구(2.8%)로 조사됐다. 서울시민 전체에서 서울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67%, 고향으로 생각하지 않는 시민은 33%였다. 서울시민 고향인식도는 2003년도 63%보다 상승한 수치다. 서울을 고향으로 여기는 비율을 권역별로 보면 도심권(종로·용산·중구)이 75.9%로 가장 높았다. 자치구별로는 용산 81.6%, 광진 77.2%, 중구 75.4%, 강동 72.4%, 동대문 70.9%, 성북 70.5%였다. 반면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 지역인 도봉구(58.4%)와 금천구(59.6%)는 매우 낮아 정체성 확립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원조토박이들이 말하는 서울사람 “우리 토박이들을 업신여기니 청계천 사고가 일어나지….” 18일 서울 중구 수표동 56의 17 청계천 3가 골목길에 자리한 건물 4층 서울토박이 중앙회 사무실에서 만난 자칭 ‘4대문 원조 토박이’ 10명은 고향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참된 서울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은데 끼워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사뭇 배어 나왔다. “프랑스에선 파리지앵, 일본에서는 에도코(江戶)라고 불리는 수도의 토박이들이 있습니다. 이들 도시에서는 도심 건물을 헐 때나 나무 한 그루를 잘라낼 때도 토박이들과 의논합니다.” “서울시가 서울만의 문화를 보존한다, 수도를 지킨다느니 하면서 토박이들에겐 관심도 없는데, 일을 잘못하면 우리가 나서서 혼쭐을 내야 합니다.” 이날 모임에는 회장단 13명 가운데 일정이 겹친 3명을 빼고 모두 찾아와 모처럼 얘기꽃을 피웠다. “그런데, 전통음식 등 서울문화를 들먹거리면서도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몰라도 정작 대대로 살아온 우리들 말은 듣지도 않고 활약하는 단체도 더러 눈에 띄더라고요, 참….” 각 지방 사람들의 성격이 식습관에서 유래한다며 음식 얘기로 돌아갔다. 서울 사람들은 맵고 짠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이는 음식을 만들 때 실고추를 위에 얹는 관습에 잘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고춧가루 쓰는 일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타난 성격이 악착같지 않다는 점이다. 원래 살던 고향이라고 당연히 여기다 보니 아등바등 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고의구(71) 부회장은 “내 분수만큼만 행세하지, 절대 남의 것은 쳐다보지 않는 성격”이라면서 “서울 깍쟁이라는 말도 남들에게 불필요하게 손을 벌리지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면 주지도 않는 성격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사람들이 자존심 강하기로 치면 어느 정도냐 하면 말이지.‘맹추’라는 소리를 들었지. 예를 들어 일본인들이 광복 뒤 헐값에 처분하거나 버리고 도망간 집이 많았는데, 셋방에서 버틸지언정 들어가 살지는 않았어.” 그는 서울사람 대신 발빠른 외지인들이 집을 차지해 내로라하는 부자로 성장한 사례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나서려고 하지 않는 특유의 성격 때문에, 가뭄에 콩 나듯 하는 부자 가운데서도 섣불리 모임에 나타나지 않으려고 한다.”는 하소연도 쏟아졌다.“다른 향우회에서는 서로 나서지 못해 안달인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오후 2시 시작해 6시까지 이어진 이날 자리에서 그들은 서울토박이로서의 자랑 아닌 자랑도 늘어놓았다. “산업화 물결로 갑자기 서울 인구가 엄청 늘면서 누구나 사투리를 쓰지 않으면 서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서울 사투리도 있어서 누가 토박이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했걸랑요’ 등 ‘요’로 끝나는 말을 많이 쓴단다.‘다’로 마치는 말과 달리 여성스러운 말투여서 다른 지방 사람들로부터 ‘간지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웃었다. 중앙회 출범 10주년이던 지난해 11월에는 효재학교 동창인 이원임(여), 이상용, 박영한(이상 81) 회원들이 70여년 만에 우연히 한 자리에 모여 추억을 되새기는 뜻 깊은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토박이 모임을 만든 덕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 술 ■ 이만의 개인전 6월30일까지 세오갤러리. 우리 민족의 심성과 사랑을 따뜻한 가족애로 표현하는 작품들로 꾸며져. 소박한 가족도와 민족의 전통 설화, 역사화 등 3가지 주제로 40여점이 출품. 이 화백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한 영상물을 상영, 노 화백의 작품 감상에 도움.(02)522-5618. ■ 스케이프-코드:주관적 지형도전 6월25일까지. 종로구 화동 pkm 갤러리.(02)734-9467. 코엔 반덴브룩, 자네이나 샤페, 아오야마 사토루, 김형태, 김상길, 이누리, 이상원 등 국내외 젊은 작가 7인의 20여점이 출품. 유랑하는 현대인들의 정체성을 회화와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음. ■ 남궁문의 외출금지전(No Exit) 20일부터 6월26일까지 세종로의 일민미술관.(02)2020-2069. 자신의 내면에 담긴 자폐적 감정을 화면에 담아낸 작품 전시.150점 가까운 출품작들은 그의 일상에서부터 내면 세계까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는 마치 일기를 쓰듯이 그의 생활을 드로잉한다. ■ 5월 문화축제 20일부터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온가족이 함께하는 축제.(02)2188-6000.‘자연. 예술. 사람’을 주제로 미술관 관람, 닥종이를 이용해 한지를 만들고 염색해 꽃을 만들어 보는 등의 미술체험 프로그램과 야외 음악공연이 펼쳐진다. 뮤지컬 ■ 로미오와 줄리엣 29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셰익스피어 원작, 데니악 바르탁 작곡, 유희성 연출. 조정은 민영기 출연.2003년 한국뮤지컬대상 5개 부문을 수상한 화제의 뮤지컬.‘태풍’‘크리스마스 캐럴’의 체코 작곡가 데니악 바르탁의 감미로운 선율과 발레 무용수 제임스 전이 안무한 춤이 비극적 러브스토리의 매력을 빛낸다.(02)523-0986. ■ 틱틱붐 29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1588-7890. 조너선 라슨 작, 심재찬 연출, 이석준 배해선 출연.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를 꿈꾸는 가난한 뮤지컬 작곡가의 꿈과 좌절. ■ 백조의 호수 29일까지 LG아트센터(02)2005-0114. 매튜 본 안무·연출,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재창작. 남성백조의 힘이 무대를 장악한다. ■ 인당수 사랑가 무기한 발렌타인극장3관(02)741-9120. 박새봄 작·최성신 연출, 서정금 강은경 김준원 김도현 장재용 출연. 우리 가락에 전통의 소리를 접목해 창작한 한국형 뮤지컬. ■ 달고나 31일까지 PMC자유극장(02)739-8288. 오은희 작·이현규 연출, 정의욱 임진아 이장훈 출연. 추억의 가요로 엮은 옛이야기. ■ 아이 러브 유 6월26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연 극 ■ 소풍 22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 김청조 작·양정웅 연출, 정규수 박선희 출연.‘귀천’의 시인 천상병의 애절한 삶이 라이브 재즈 선율과 만난다. 지난 2월 의정부예술의전당 초연 당시 기립박수를 받았던 작품으로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에 뽑혔다.(02)3673-1392. ■ 청혼하려다 죽음을 강요당한 사내 22일까지 블랙박스시어터(02)744-0300. 김수정 작·박정희 연출, 권오수 김정호 출연. 결혼에 대한 위선을 까발리는 코믹풍자극. ■ 그린 벤치 22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소극장(02)745-0308. 유미리 작·이성열 연출, 예수정 이지하 출연. 해체된 가정의 모습을 통해 되돌아보는 가족의 의미. ■ 게팅 아웃 22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3444-0651. 마샤 노먼 작·문삼화 연출, 지대한 길해연 출연.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한 여인의 심리.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02)334-5915.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 ■ 짬뽕 7월3일까지 인아소극장(02)2266-0867. 윤정환 작·연출, 윤영걸 공상아 출연.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 어린이 ■ 제로공주 실종사건 31일까지 웅진씽크빅 아트홀(02)569-0696. 까다로운 수학을 뮤지컬로. ■ 노노 이야기 6월19일까지 상상나눔시어터(02)741-2323. 국내 최초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뮤지컬. ■ 흥부와 놀부 6월30일까지 전쟁기념관문화극장(02)3676-5551. 고전소설을 참여마당놀이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족극. 클래식 ■ 잘츠부르크 오페라 페스티벌 6월14∼30일 올림픽 공원내 올림픽 홀. 213년 전통의 세계 최정상급 루마니아 오페라단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3대 오페라인 라트라비아타, 카르멘, 토스카 등을 무대에 올림. 이어 우크라이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7번, 멘델스존의 이탈리아 교향곡,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 등도 선보여.(02)1544-7920. ■ 서울바로크합주단 창단 40주년 특별정기연주회 6월2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02)1588-7890. ■ 덴마크 국립교향악단 첫 내한공연 6월3일 오후 7시30분(02)3774-2500. 콘서트 ■ SEOUL JAZZ CT Festival 21∼22일 오후 2∼11시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02)3445-2813. ■ 이승환 음악회 20∼22일,27∼29일 금 오후 7시45분, 토·일 오후6시 백암아트홀 1544-1555. ■ 조규찬 ‘Guitology ’콘서트 조규찬 8집앨범 발매기념 콘서트 21∼22일 오후 8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02)749-1300.
  • [문화마당] 스승의 날을 보내면서/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다. 강의실을 오색 풍선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한 학생들과 함께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자신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모두에게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주고,“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로 시작되는 감사의 노래도 불렀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가르쳐 주신 모든 선생님들의 고마운 모습이 떠올랐다. 가난해서 점심을 굶고 있을 때 당신의 도시락을 건네주시던 선생님,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시던 선생님, 한 달에 한번씩 우리들을 데리고 등산을 하면서 문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시던 선생님, 그 모든 선생님들의 인자한 모습이 또렷하게 되살아났다.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스승의 은혜는 하늘보다 더 높고 깊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늘 스스로 사표로 여기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시다. 한 분은 대학 때의 은사이시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엄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사전에 미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을 하여 우리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다. 그런 선생님이 무서워 어떻게 하면 피할까 하는 궁리만을 했다. 그러다가 선생님께서 늘 밤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다가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 귀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선생님을 모시면서 훗날 강단에 서게 되면 선생님처럼 학생들을 혹독하게 가르치고, 또 열심히 연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박사학위를 받고 시간강사를 하면서 견디기에 무척 힘든 일을 겪을 때이다. 선생님은 여러 문인들과 함께 보길도로 여행을 갔다 오자고 하였다. 선생님과 함께 한 보길도 밤바다는 장관이었다. 윤후명의 소설을 보면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구절처럼 밤하늘의 별들은 ‘쏟아진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찬란한 빛을 밤바다에 퍼부으면서 반짝이고 있었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 별빛과 음악에 가슴속에 맺혀 있던 괴롭고 힘든 일들이 깨끗이 씻겨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그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가슴 깊이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 다른 한 분은 대학원 때의 은사이시다. 혹독한 공부를 해야 하던 시절, 선생님은 학문은 물론이고 삶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특히 선생님은 제자 사랑이 유별나, 제자들이 힘들어하는 일이 있으면 늘 인자한 얼굴로 제자를 다독거리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었다. 두해 전 정년퇴임을 하였지만, 지금도 수시로 힘든 일은 없느냐, 건강은 어떠냐 하고 물으면서 제자들 걱정만 하고 계신다. 스승은 제자가 올바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환하게 밝혀 주는 등불과 같은 분이다. 그리고 그런 스승의 뜻을 받드는 것이 제자의 도리이다. 하지만 요즘 스승과 제자의 돈독한 관계가 흔들리는 듯하다. 초, 중, 고 교육 일선에 계시는 이 땅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위대하고 훌륭한 분들이다. 그 분들은 제자가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모든 것을 바쳐 가르치고, 나무라고, 감싸 안으면서 평생을 보낸다. 그런 스승께 제자로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할 시간조차 가질 수 없다니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머지않아 스승의 날도, 사제지간이라는 소중한 단어도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왜일까. 진정한 스승이 되기도 어렵고, 진정한 제자가 되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 까닭인지 정성 드려 스승의 날 행사를 마련한 우리 학생들이 마냥 예쁘기만 하다. 그런데 학생들로부터 꽃을 받기 전에 두 분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순서일 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음 한 구석이 영 개운치 않다. 하루라도 빨리 선생님을 모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라는 마음의 신호인 것 같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성북구 “미아리 이름 바꾸자”

    “못 참겠다 개명(改名)하자.” 서울 성북구(구청장 서찬교)가 집창촌·한(恨)·가난 등을 연상시키는 ‘미아리’란 이름을 바꾸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행정구역상 ‘미아동’이 이웃 강북구에 속해 있다는 사실도 개명을 추진하는 주된 이유다. 구는 새달 10일까지 미아로, 미아리고개 등 ‘미아(彌阿)’란 단어가 들어가는 지명에 대해 새 명칭을 공모하고, 학교명과 일반사업체 등에도 이름에서 ‘미아’란 단어를 바꿔 주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구는 우선 미아로·미아리고개·미아리구름다리·미아사거리 등 4곳의 지명을 바꿀 방침이다. 지명개선을 위해 구는 새달 10일까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명칭을 공모한 뒤, 유관기관인 종암·성북경찰서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지명개선 우선대상 4곳 가운데 미아사거리의 경우 도로명이나 도로시설물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널리 불려지는 이름이기 때문에 구 지명위원회 심의의결만으로 개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나머지 3곳은 구 지명위원회의 심의 후, 시 도로계획과의 검토를 거쳐 시 지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구는 개명이 최종 결정되기까지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메일(pure3333@seongbuk.go.kr)과 우편(서울시 성북구 삼선동5가 411 성북구청 자치행정과 도로명개명담당자 앞)을 이용하거나 구청 자치행정과·동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지명개선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 문의 02-920-3030. ‘미아(彌阿)’란 뜻은 ‘너른 언덕’이란 의미로 지금의 ‘미아리고개’를 가리키고 있다. 이 지명은 서울 강북구 미아 7동에 있는 ‘미아사’란 절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한편 속칭 미아리 텍사스(하월곡동 집결지)는 성북구에 속해 있으며, 미아동은 행정구역상 강북구에 속해 있다. 강북구 미아동 주민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주민자치연합회를 구성해 ‘미아리 텍사스’라는 이름을 쓰지 말자는 내용으로 10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각 언론사에 전달한 바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사설] SK의 ‘사회적 약자’ 특채 기대 크다

    지난해 노동계가 임단협의 주요 의제로 ‘사회공헌기금’ 조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뒤 소외계층을 배려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대기업 임직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무료급식 현장에서 자원봉사하는가 하면, 경제단체장들은 쪽방을 찾아 양극화 그늘에 가려진 불우이웃들을 위로했다. 또 사회단체나 대학에 대한 기부활동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사회적으로 공헌하는 기업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SK가 발표한 ‘사회공헌 로드맵’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내용면에서 앞으로 3년간 3100억원을 투입해 4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도 눈길을 끌지만, 전체 채용인원의 일정비율을 장애인과 소년소녀 가장, 기초생활보장 수급권 자녀 등 대학 특별전형 합격자 중에서 특채하겠다는 것은 신선한 시도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제시했던 소외층 지원 프로그램이 일회성, 전시성 성격이 짙었다면 SK의 로드맵은 일부이기는 하나 안정적 일자리 공급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기술 습득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기술을 습득하더라도 안정된 직장을 잡기란 극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부가 고용의무제나 각종 지원금제도 등을 통해 소외층 구제에 나서고 있으나 기업이 자발적으로 호응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다. 따라서 기업도 기부식 사회공헌 방식을 뛰어넘어 SK처럼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외계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제도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기업들은 지금 66조원이 넘는 현금을 쌓아둔 채 투자할 곳이 없다고 푸념한다. 자신만을 위한 투자로 시선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주변의 불우이웃으로 눈길을 돌려 더불어 사는 길을 모색할 때다.
  • “中현대사 관통하는 삶을 소설로”

    최근 국내 출간된 장편소설 ‘굶주린 여자’와 ‘영국 연인’(한길사)의 저자 훙잉(43)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가중 한명이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만보가 선정한 10대 인기작가에 뽑힐 만큼 대중적인 명성을 누리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각종 소송이 끊이지 않는 ‘문제작가’이다. 런던대 교수인 남편과 함께 영국에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중인 그녀가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다.17일 만난 그는 “나는 소설속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대표작 ‘굶주린 여자’는 100% 자전소설이다. 가난한 집 사생아로 태어나 길거리에서 잠을 자야 했던 힘겨운 유년시절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은 문화대혁명과 기아의 시대, 톈안먼사태라는 중국의 첨예한 현대사를 정면으로 관통하고 있다. 그는 “내 또래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인생 역경과 그런 삶을 살게 했던 왜곡된 시대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 소설”이라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개인의 운명과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996년 타이완에서 출판된 ‘굶주린 여자’는 25개국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정작 중국 본토에서는 3만자가 삭제된 채로 출판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영국 연인’은 촉망받는 영국 청년시인과 중국 여인의 비극적인 사랑을 진한 에로티시즘으로 묘사해 화제를 모은 책. 여주인공을 실존인물에 빗대 음란하게 묘사했다는 죄목(음란죄)으로 4년간의 지루한 법적공방 끝에 향후 100년간 중국내 출판 금지와 공개사과라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동서양 문화의 차이를 연구하는 과정의 중간 결산같은 작품”이라며 “성애의 갈망, 즐거움, 사랑하고 사랑받는 권리를 다룬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스스로를 “글쓰는 사람보다는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사투리를 섞어가며 맛깔나게 이야기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던 그녀는 유럽 독자들이 자신의 소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루쉰 문학원과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문학수업을 받은 그는 1980년부터 창작을 시작해 ‘굶주린 여자’‘영국연인’‘아난’ 등의 베스트셀러를 잇달아 발표했다. 현재 ‘상하이왕’ 3부작을 집필중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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