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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격한 금리 인상 반발에 물러난 豪 중앙은행 총재 … 각국 중앙은행 ‘시험대’

    급격한 금리 인상 반발에 물러난 豪 중앙은행 총재 … 각국 중앙은행 ‘시험대’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에 따른 정교한 정책대응이 중요해졌으며, 그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한은 창립 73주년 기념사에서 강조한 이 발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연준)가 올해 한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한 뒤 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춰설 것이 기정 사실화된 가운데, 각국은 물가와 성장, 금융불안 등 자국의 상황에 맞춰 ‘각자도성’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그간 급격한 긴축을 이어갔던 각국 중앙은행은 이로 인한 부작용과 여론의 반발 등을 마주하며 가시밭길 행보를 밟고 있다. 일본은 주요국 중앙은행과 대비되는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왔으나 이를 수정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은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가계부채가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지만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처했다. “금리 안 올린다더니 12차례 올려” 비판에 연임 실패한 호주중앙은행 총재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시 인상하기 시작한 호주중앙은행(RBA)은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여론의 반발 끝에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되는 필립 로우 총재가 연임에 실패했다. 호주중앙은행 총재의 임기는 7년이며 연임도 가능하나, 총재가 연임에 실패한 것은 약 30년만에 처음이라고 영국 FT는 보도했다. 로우 총재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2021년 11월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면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로우 총재는 “2024년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 총 12번의 금리 인상 끝에 기준금리는 15개월동안 0.1%에서 4.1%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달에는 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에 대해 “호주인들은 대출 상환을 위해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써야 한다”고 말한 뒤 여론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호주 정부는 호주중앙은행에 금리 결정을 둘러싼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라는 숙제를 던졌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로우 총재의 후임으로 미셸 불럭 부총재를 지명했다. 불럭 부총재는 호주중앙은행 최초의 여성 총재로, 전문성과 경험 뿐 아니라, 로우 총재에 비해 시장과의 소통에도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 정부는 호주중앙은행에 지배구조와 소통 개선을 위한 50여개의 권고안을 제시했으며, 그 일환으로 기준금리 결정 후 기자회견을 실시하기로 했다. 캐나다은행, 22면만 최고 기준금리에 ‘K자형 회복’ 경고 호주와 함께 기준금리 ‘스탑 앤 고’ 행렬에 동참한 캐나다 역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5%로 결정했다. 10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으로 캐나다의 기준금리는 22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캐나다 CBC방송에 따르면 캐나다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후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과 과도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높은 대출 금리로 더 많은 고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 시기에 저축이 많은 사람들은 이자 수입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반면, 저축이 적고 대출이 많은 사람들은 대출 금리 압박에 시달리는 이른바 ‘K자 회복’을 시사한 것이다. 캐롤린 로저스 캐나다은행 부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취약한 캐나다인들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라면서 ‘K자 회복’으로 인한 불평등 심화를 사실상 인정했다. 日니혼게이자이 “일본은행, 금융완화 정책 수정 가능성” 일본은 대표적인 금융완화 정책인 장단기 금리조작(YCC·수익률곡선통제)을 수정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는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둔 일본은행이 장단기 금리조작 정책을 전면 수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장단기 금리조작은 일본이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 금리인 10년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금리를 0% 정도로 묶어두는 것이다. 우치다 부총재는 지난 7일 YCC에 대해 ”당분간 기존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YCC 정책이 시장 기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급속하고 일방적인 엔저는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 동향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해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우치다 부총재의 정책 수정 가능성이 커지면서 14일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39엔대에서 거래되며 지난달 16일 이후 약 1개월 만에 140엔 아래로 떨어졌다. 한은, ‘역대 최대’ 가계부채에도 기준금리 동결 금리 인상 사이클을 네 차례 멈춰 세운 한은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가계부채와의 싸움에 직면하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1062조 3000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라 한달 사이 7조원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이에 이 총재는 13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향후 금리 결정 변수로 가계부채를 언급했다. 이는 이 총재 취임 이래 처음이다. 가계부채를 둘러싼 한은과 이 총재의 입장은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를 오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재와 한은은 최근 수개월 간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피력해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2일 한은 창립 73주년 기념사를 통해 “가계부채의 완만한 디레버리징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달 8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영향으로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가계대출도 재차 증가함에 따라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연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13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에 대해 “여러 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했다”고 밝히면서도, 역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출 규제 완화가 한은의 긴축 기조와 상반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은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자금흐름의 물꼬를 뜨는 미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큰 비율로 올라간다면 과도하다 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이라면서 “예상 밖으로 급격히 늘어날 경우 금리나 거시건전성 규제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21년 3분기 108.4%에서 지난 1분기 102.2%로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증가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물가상승률이 상당 부분 잡힌 가운데 경기 둔화와 금융 불안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금리 인상은 더 이상 어렵게 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 없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당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이 겹치며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진경호 칼럼] 아기는 누가 죽였나/논설실장

    [진경호 칼럼] 아기는 누가 죽였나/논설실장

    버려져 죽고, 죽어 버려진 아기들 얘기가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아기 시신을 냉장고에 몇 년 동안 감춰 둔 엄마가 붙잡혔고, 아기를 야산에 묻은 아빠와 외할머니가 체포됐다. 어느 사실혼 부부는 아기를 하천에 버렸다. 종량제 쓰레기봉투에서 발견된 아기 시신도 있다. 지난 주말엔 텃밭에서 나은 아기를 바로 목졸라 죽이고 묻은 40대 엄마가 구속됐다. 2015년치부터 뒤져 보니 지난 8년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사라진 아기’가 2236명에 이르더라고 감사원이 밝혔다. 그나마 병원에다 탄생의 흔적을 남긴 아기들 얘기다. 야산에서, 화장실에서, 불 꺼진 방에서 태어나 하늘 한 번 못 보고 스러진 아기들은 이 축에 끼지도 못한다. 이런 죽음 앞에 널브러진 대개의 젊거나 어리거나 가난한 부모들의 처연할 사연과 삶도 이 숫자는 보여 주지 못한다. 새삼 놀랐다는 듯 여야가 황급히 출생통보제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했다.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이게 전부가 아니다, 보완 입법도 서두르겠다고도 했다. 제 할 도리 다 하고 있다는 표정들이다. 그러나 ‘사라지는 아기들’의 소리 없는 울음은 어제오늘의 것이 아니다. 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영아 실종 대책을 촉구한 게 2015년이다. 아기 실종을 줄일 출생통보제 법안만 해도 2017년 이후 10여건이 발의됐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정치는 이를 외면했다. 병의원이 출산 기록을 지자체 등 행정기관에 통보해 출생신고를 보완토록 하는 이 간단한 방안을 10년 가까이 뭉갰다. 낙태죄는 어떤가. 지난 문재인 정부가 외면한 국가 과제가 연금개혁 등 한둘이 아니지만 그 가운데 잊혀진 것 하나가 낙태죄 대체입법이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 말까지 관련 입법을 정비하라고 주문했으나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외면했다. 물론 입법 시도는 있었다. 2020년 하반기 추미애 법무부가 양성평등정책자문회의 권고에 맞춰 낙태 허용 주수(週數)와 임산부 지원 방안 등을 담은 입법안을 추진했다. 당시 논의엔 기자도 참여했다. 법무부의 입법안은 그러나 막판 청와대에 막혔다. 천주교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낙태에 부정적이라서라는 설이 돌았으나 확인한 바는 없다. 다만 당시 정치권 안팎에선 어이없게도 청와대의 제동을 “묘수”라고 반기는 반응이 나왔다. 낙태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인 판에 어느 편을 들어 매를 맞기보다는 그냥 헌법불합치 상태로 놔두는 게 낫다는 것이다. 낙태를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아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방기하고, 이로 인해 몰래 출산과 영아 유기가 빈번해질 게 뻔히 보이는데도 그들은 ‘묘수’ 운운했다. 여성의 자기 선택권을 그토록 강조했던 당시 여권의 인권운동가 출신 의원들조차 싹 입을 닫았다. 지금 터져 나오는 영아 살해유기의 참극은 이런 비겁하고 교활한 정치가 잉태한 것들이다. 우리 정치가 모든 일에 이처럼 굼뜬 게 아님은 우리 모두가 안다. 신속처리안건, 이른바 패스트트랙에 올려 후다닥 처리한 법안만도 한둘이 아니다. 2016년 세월호 관련 사회적참사특별법에서부터 2019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 2023년 이른바 화천대유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쌍특검 법안 등 대표적 패스트트랙 법안만 7건에 이른다. 사이사이 단식과 삭발, 철야 농성도 틈틈이 해 왔다. 우리 정치는 이렇게 선택적으로 반응한다. 표가 안 되는 목소리엔 귀를 닫는다. 일본 오염수 방류에 맞서 국회 본관에 자리 깔고 누운 이들이 “국민 안전”을 외치고 있다. 일부는 현해탄까지 건넜다. 오늘도 우주를 담은 생명 하나가 세상을 스쳐 간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치를 위한 국민이 존재하는 나라는 이렇게 슬프다.
  • 최태원 SK 회장 “OECD 원조국에서 유일 회원국 된 한국, 세계의 리더로”

    최태원 SK 회장 “OECD 원조국에서 유일 회원국 된 한국, 세계의 리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장학재단의 지원으로 해외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에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조를 받다가 회원국이 된 유일한 나라인 한국이 세계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1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 증서를 수여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최 회장 선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이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신념으로 1974년에 설립한 장학재단으로,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재단명에도 회사 이름을 넣지 않았다. 최 회장은 선대 회장에 이어 1998년부터 재단의 2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후 나라를 재건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로 SK그룹도 창립 70주년을 맞았다”라면서 “정전 이후 이만큼의 고도성장을 이룬 것은 인재 덕분이고, 재단을 세운 것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자성어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 근원을 생각하라)을 언급하며 “주변 사람과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잊지 않고, 이를 다시 사회에 환원할 방안을 고민해야 전정한 리더”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만드는 책무가 여러분 어깨에 걸려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에 매진하는 이유 역시 ‘음수사원’이라고 소개하면서 “가난했던 시절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기 위해 엑스포 유치에 나섰다”고 말했다.
  • “나토 사무총장은 바~보!”…호주 전 총리가 맹비난한 이유

    “나토 사무총장은 바~보!”…호주 전 총리가 맹비난한 이유

    호주 집권 노동당의 원로이자 전 총리가 공개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를 비난하고 나섰다.  호주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의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폴 키팅 호주 전 총리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최고의 바보(the supreme fool)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그는 “스톨텐베르그는 유럽 안보를 위한 지도자나 대변인이 아닌, 미국의 대리인처럼 행동한다”면서 “그는 유럽이 아니라 미국의 이해에 따라 아시아 지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키팅 전 총리는 1990년대 초반 호주 총리를 지낸 노동당 원로다. 그는 친미·반중이 아니라 미·중 간 중립 노선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키팅 전 총리의 발언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일본 도쿄에 나토 연락 사무소 개설을 제안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의 아시아 파트너인 일본에 나토 거점을 두고 한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민주주의 진영 국가와 안보 협력을 추진하고자 움직여 왔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의 도쿄 사무소 개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토 사무국에 전달하는 등 일부 나토 국가 사이에서 아시아 연락소 개설을 두고 이견이 쏟아졌다.  프랑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7일 기자들에게 “프랑스는 미국과 유럽을 집단 방위 대상으로 삼는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거점을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키팅 전 총리 역시 “아시아 국가들은 오랜 가난 끝에 최근 겨우 경제 발전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심어놓은 유럽의 군사주의와 얽힐 경우 미래 전망이 손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사무소 설치, 나토 내 온도차 존재하는 이유 나토 내에서 일본 연락 사무소 개설을 두고 온도차가 존재하는 배경에는 중국 위협에 대한 각기 다른 견해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군사력을 증강시키며 러시아와 한껏 밀착하는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중국에 대한 대처가 나토 안보 전략에 필수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일본과 나토의 협력 확대를 촉구해왔다. 11~12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초청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프랑스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은 중국과의 ‘다양한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된 뒤 에마뉘엘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유럽의 수장들이 잇따라 중국행을 선택했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자국의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지난 3월 “중국과 (유럽을) 분리하는 게 가능하지도, 유럽의 이익과 맞지도 않는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무역 규모는 8437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23%)과 수출(10%) 비중이 각각 1위, 2위를 차지한다. 유럽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만큼 중국의 값싼 공산품 수입을 필요로 하고, 중국인은 유럽 사치품과 여행업계에서 최대 고객으로 꼽힌다. 유럽 수장들이 앞다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손을 맞잡은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올해 초 “유럽에서 발생한 사건은 인도·태평양에도 중요하고 아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은 나토에도 중요하다. 안보 문제는 상호 연관돼 있다”면서 사실상 중국(인도‧태평양)의 위협을 안보 문제로 간주해 나토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본에 연락 사무소 개설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이에 에마뉘엘 대통령과 키팅 전 총리 등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나토의 범위와 역할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호주를 포함해 한국·일본·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은 오는 11∼12일 리투아니아에서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에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파트너 국가’로 초대받았다.  윤 대통령은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4박 6일 일정으로 10일 오후 출국했다.
  • [단독]안락사 희망자 20人, ‘나’ 그리고 ‘가족’ 외쳤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안락사 희망자 20人, ‘나’ 그리고 ‘가족’ 외쳤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

    디그니타스 회원 20명 인터뷰 형태소 분석 “투병한 지 20년이 넘었어요. 지칠 대로 지쳤죠. 낫지는 않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아프고 약도 잘 안 듣고….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매일 24시간 통증과 싸워야 하는데 마약성 진통제를 그렇게 먹어도 통증 조절이 안 돼요. 용량을 늘리고 싶어도 암 환자가 아니면 더는 처방이 안 된대요.” (척추질환을 앓는 디스니타스회원 이정인(53)씨 인터뷰 중) 서울신문은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한 총 20명과의 인터뷰 내용을 모아 형태소(의미가 있는 언어의 최소 단위) 분석을 진행했다. 인터뷰 과정에 등장하는 어휘의 빈도를 살펴, 내재해 있는 갈등과 고민을 찾기 위한 시도다. 한국인들은 왜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하고 어떤 이유로 조력사망을 원하는 지 등도 살펴보고 싶었다. 분석 결과 인터뷰 속 퍼즐은 ‘고민’, ‘절망’, ‘결핍’ ‘가족’ 등의 키워드로 귀결됐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말하는 이의 고민이 투영된 ‘생각’(239회)과 삶을 대변하는 ‘사람’(230회)이었다. ‘생각’이라는 단어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 앞에서 고민 중인 자신의 현실을 드러내는 단어로 쓰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다’. ‘고통 없이 죽는 것을 생각했다’, ‘비인권적이라는 생각이다’ ‘늘 생각해왔던 문제다’,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안락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으로 고민의 순간을 기록했다.사람이라는 단어는 화자인 ‘나’를 대신해 1인칭 대명사로 쓰이며 자신의 처지를 표현했다. 예를 들어 ‘식물인간처럼 살고 있는 사람’ ‘생을 마감할 사람’ ‘존엄사를 마음먹은 사람’ ‘가난으로 인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 등 인터뷰하는 이의 고단한 현실을 나타냈다. 그들의 몸과 마음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트린 원인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암(48회) 투석(47회) 말기(31회) 병(27회), 우울증(24회) 항암(21회), 공황장애(19회), 강박증(18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단어들은 ‘부정과 고립’, ‘분노’ 등 고통과 절망의 단어들과 연결되는 모습을 보였다. 결핍의 언어인 ‘없다’(26회)는 주로 ‘살아갈 이유’, ‘희망’, ‘치료법’, ‘미련‘, ‘의지’등의 단어들과 연결되며 스위스로 행을 고민 중인 그들의 삶을 대변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미련은 없어.…(중략) 내가 이 세상에 필요가 없을 때고, 또 내가 살아온 과정에 비해서 더 살아봤자, 뭐 득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러니까 살아온 괜찮은 날들을 까먹는 일 밖에 없는 거야, 까먹는 일. 그럴 바에야 굳이 연명할 필요가 뭐 있냐 싶어.” (말기 신부전 환자 고 남태순(가명)씨) 절망의 끝자락에서 있는 이들이 읊조린 이름은 결국 가족과 친구이었다. 가족(42회), 엄마(22회), 신랑(21회), 부모(16회), 아들(16회), 딸(15회) 등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 단어를 합친 숫자는 모두 132회, 친구라는 단어도 모두 56회에 달했다. “엄마, 아빠에게 울면서 말씀드렸어요. 근데 부모님은 더 우시죠. 근데 정말로 우울증에 빠져서 이 공황발작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진짜 죽을 것 같아요.”(공황장애를 앓는 정진경(가명)씨)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15년 간 200명 아이들의 아빠 된 베트남 60대 남성의 사연 [여기는 베트남]

    15년 간 200명 아이들의 아빠 된 베트남 60대 남성의 사연 [여기는 베트남]

    베트남 꽝남성에서 지난 15년간 200명의 고아와 가난한 아이들을 돌봐온 60대 남성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현 딴 흥(61,남)씨는 지난 1983년 베트남-캄보디아 전쟁에 의무병으로 5년 넘게 복무한 후 고향인푸닌현으로 돌아왔다. 당시 노숙자들을 위한 ‘사랑의 집’을 짓는데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 태어날 때부터 버려진 아이, 부모의 이혼으로 버려진 아이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2005년 흥 씨는 꽝남성 정부에 관련 계획서를 제출했고, 정부는 푸틴 지구에 있는 땅 1000평방미터를 제공했다. 흥 씨는 가족과 수녀원의 지원으로 10개의 방이 있는 4층짜리 집을 지었다. 이후 지금까지 약 400명의 아이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이 중 200명은 나중에 친인척들이 데리고 갔지만, 나머지 200명 이상의 아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일부 사람들은 “흥 씨가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이런 센터를 운영하는 것 아니냐”면서 의구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흥 씨는 “아내와 친자식들이 지지해 주기 때문에 주변의 말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별도의 회계사가 장부와 계좌를 관리하기 때문에 자금은 투명하게 운영된다. 센터를 운영하는 데 매달 최소 2500만동(약 137만원)이 든다. 수녀원과 지인들의 기부금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에 빠듯한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지원금이 줄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아이들이 찾아 오면 모두 가족으로 받아 들였다. 하지만 흥 씨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따로 있다. “내가 나이가 들면 더 이상 이곳을 운영하지 못하게 될 텐데, 누군가 이곳을 이어서 보살펴 주면 좋겠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아이들을 받아 주어 더 이상 불행한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 중에는 대학을 졸업해 어엿한 청년이 되어 다시 이곳을 찾아와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흥 씨는 “내가 바라는 한 가지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직업을 가지고, 가족을 가진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관할 지역의 사회부 담당자 르 탄 롱 씨는 “이 센터는 어려운 아이들의 불행을 행복으로 바꿔주는 매우 특별한 장소”라고 평가했다. 
  • 고제철 송원학원 설립자·이사장 별세

    고제철 송원학원 설립자·이사장 별세

    광주 송원대학교와 송원고등학교 등을 설립해 후학 양성에 평생을 헌신한 고제철 이사장이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9일 송원대에 따르면 고제철 학교법인 송원대학교·송원학원 설립자·이사장이 이날 오전 6시 30분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 이사장은 1929년 광주 북구 용두동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고 이사장은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전신인 광주공립농업학교를 1949년 9월 입학했다. 이후 2008년 9월에 명예졸업했으며 지난해 7월 전남대와 동문회로부터 명예졸업장·명예동문증서를 받았다. 송원그룹, 송원대학교, 송원학원 등을 설립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광주시교육청, 광주시와 함께 빛고을결식학생후원재단을 설립해 결식학생후원 사업이 전국에 확산하도록 지원했다. 공로를 인정받은 고 이사장은 국민훈장 무궁화장, 국민훈장 목련장, 대통령체육포장, 대통령표창, 우즈베키스탄공화국 문화포상, 석탑산업훈장, 대통령산업포장,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받았다. 백범 김구선생 기념사업회 고문,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고경주 어등산컨트리클럽 대표, 고혁주 광주컨트리클럽 대표, 3녀(경숙·경미·경희), 사위 정대훈 송원대 처장·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 원장·박석인 상무미르치과병원 원장 등이 있다. 장례는 학교법인 송원대학교·송원학원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송원대 학생회관 대강당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10시에 열리며 장지는 광산구 임곡동 가족묘원이다.
  • 김남국 “가난 코스프레 안했다… 대선자금 세탁 허위”

    김남국 “가난 코스프레 안했다… 대선자금 세탁 허위”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거래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8일 일각의 비판에 대해 “가난 코스프레한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슨 불법 자금 투자네, 미공개정보 투자네, 대선자금 세탁이네 하는 것들은 모두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고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더라도 상임위 시간에 가상화폐 투자를 한 것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가상화폐 투자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진심을 다해서 진정성 있게 일했다”며 “동네 주민 한분 한분 모두 본다는 생각을 부지런히 다녔다. 그냥 축사만 하고 형식적으로 인사하고 떠나는 정치인이 아니라 항상 한마디, 한마디 정성과 진심을 담고자 했다”고 했다. 그는 “결코 어떤 권력 욕심이나 자리 욕심으로 일하지는 않았다”며 “어떻게 해야지 제 진심이 온전히 전해질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돌아보고 더 낮은 자세로, 더 성실하게 일하겠다”고 밝혔다.
  • [세종로의 아침] 로세토 효과/임병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로세토 효과/임병선 국제부 선임기자

    여름휴가로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토스카나와 돌로미티, 베네치아를 돌아봤다. 대중교통으로만 돌아다녀 겉핥기이겠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어떻게 일상을 영위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돌로미티 동부의 명소 트레치메를 둘러보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숙소인 도비아코행이 맞는지 물어보려는데 버스 운전사와 차장은 이탈리아인 젊은 남녀와 수다를 떠느라 도무지 틈을 주지 않는다. 10분쯤 진득하게 기다렸으나 대화가 끝나지 않는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웃음소리가 왁자하다. 각국 여행객들이 네 사람을 에워싸고 이따금 질문을 던져 훼방(?)을 놓았지만 넷은 아랑곳 않고 웃으며 떠든다. 네 사람의 수다는 도비아코행 버스가 빈자리에 들어오고서야 멈췄다. 돌로미티의 식당이나 산장에 들르면 음식부터 시키는 한국인들을 보고 뜨악해하는 직원들 반응을 접하곤 한다. 음료나 술을 먼저 시키고 세 메뉴(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를 차례로 시켜야 하는데 뭐가 그리 바쁘냐는 것이다. 토스카나 지역 키우시란 마을의 한 식당 앞 도로를 지나치는 차량들은 모두 멈춰서 손님들에게 아는 척을 했다. 긴 행렬이 만들어지곤 하는데 누구도 경적을 울리지 않았다. 정말 떠들고 얘기하는 데 진심인 사람들이었다. 코르티나담페초의 한 바는 새벽 4시까지 와인을 마시며 떠드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혈통이 제각각인데도 그렇다. 수다를 떨기 위해 태어났다는 말이 떠올랐다. 키우시에서 몬테풀치아노로 갈 때였다. 어디쯤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지 묻자 한참 짧은 영어로 답하던 버스 운전사가 마침 등교하던 고교생들을 뒤돌아보며 소리쳤다. “너희 중에 영어 통역할 수 있는 사람이 나 좀 도와주지 않겠니?” 영어가 유창한 여고생이 우리를 이해시켰다. 그 운전사는 우리가 여고생이 알려 준 곳에서 내릴 준비를 하자, 가만 앉으라고 했다. 환승해야 할 버스가 바로 뒤쫓아오니 혹시 놓칠까 걱정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아예 종점까지 간 뒤 우리가 갈아타야 하는 버스 운전사에게 냅다 달려가 인계까지 해준 뒤에야 안심이 된다는 듯 눈부신 미소를 날렸다. 베네치아의 부속 섬 무라노의 쓰레기를 치우는 북아프리카계 사람에게 커다란 생수통을 건네는 할머니의 미소도 떠오른다.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야 ‘로세토 효과’란 것을 알게 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북부에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마을 이름을 딴 것이었다. 바로 옆 동네보다 현저히 심장병 발병률이 낮았다. 범죄도 없었고, 공공부조 신청자도 없었으며, 대학 진학률도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거나 좋은 식습관 덕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은 가난했고, 힘들게 노동했으며, 기름진 음식을 즐겼고, 담배를 연신 피워댔다. 술을 늘 홀짝인 것은 물론이었다. 이웃끼리 어울려 힘을 합치는 일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공동체가 비결인 것으로 조사됐다. 살 만한 곳이란 사실이 알려져 외지인들이 몰려들자 심장병이나 범죄 발생률이 미국 평균으로 수렴됐다. 로세토 효과는 이웃이나 공동체의 가치를 더 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이들이 한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며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육강식이나 적자생존에 집착하는 미국식 개인주의가 우리의 살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각자도생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도 말할 것이 없다.
  • 열심히 할수록 경쟁 심해진다… 15가지 역설의 사회학

    열심히 할수록 경쟁 심해진다… 15가지 역설의 사회학

    학생들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예습과 복습을 더 하고 사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 처지이기에, 열심히 하면 할수록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진다. 이른바 ‘경쟁의 역설’이다. 책은 마음, 돈, 투표·통계라는 3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15가지의 역설을 소개한다.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문장으로 잘 알려진 ‘거짓말쟁이의 역설’은 모든 역설의 원형으로 통한다. 하나가 진실이면 다른 하나는 진실일 수 없는 두 가지 주장이 동시에 진실이거나 거짓이라는 결론에 닿는 논리의 모순을 품고 있다. 상식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역설도 있다. 예컨대 새 도로를 추가로 만들었더니 오히려 교통 체증이 더 악화하거나 반대로 교통량이 많았던 길을 없앴더니 교통 체증이 완화되는 사례다. 상식에 반하는 상황에 역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브라에스의 역설’로 알 수 있다. 이 밖에 성공한 사람이 자신의 성공 요인에 안주해 버리면서 도리어 실패하는 ‘이카루스의 역설’, 이기심이나 사치 같은 개인의 사악함이 사회 발전과 번영의 원동력이 되고 반대로 애타심이나 선행 같은 미덕이 발전을 막아 사회를 가난하게 한다는 ‘맨더빌의 역설’ 등을 살핀다. 유명한 역설들을 소개하면서 우리 사회와 연결지어 생각할 점을 던진다. ‘경쟁의 역설’을 보면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언뜻 바람직해 보이지만, 역효과도 상당하다. 이기기 위해 과도한 시간을 투자하고 보람찬 학교생활을 하는 대신 경쟁에만 몰두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표면적인 것만 손대면 오히려 악영향을 부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을 줄여 사교육 집중을 완화하겠다고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경쟁의 뿌리부터 없애는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고 장기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단세포적인 대안만 내놓으면 별 효과 없이 역효과만 키울 것이라고 저자는 꼬집는다.
  • “죽기 전날도 수급 탈락 아쉬워해”… 가난은 죽음까지 가뒀다 [비수급 빈곤 리포트-3회]

    “죽기 전날도 수급 탈락 아쉬워해”… 가난은 죽음까지 가뒀다 [비수급 빈곤 리포트-3회]

    누구도 찾지 않는 쓸쓸한 죽음고시원 전전하던 60대 극단선택기초수급 탈락·구직난에 생활고 가족도 영정사진도 없는 장례식복지망 밖 죽음 뒤에 홀로 남겨져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고시원을 전전하던 60대 최순오(가명)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홀로 살았던 최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했지만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고립된 삶을 살았던 터라 최씨를 기억하는 이는 생전 마지막으로 생활했던 고시원 원장뿐이었다. 원장은 “죽기 전날에도 수급에서 탈락했다고 아쉬워했다. 일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았던 때라 많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지 못해 어려운 상황에 있다 죽음을 맞는 이들 중에는 유독 고독사와 무연고 사망자가 많다. 삶을 이어갈 때도 복지망에 편입되지 못한 채 자신의 힘만으로 버텨냈던 이들은 생을 마감할 때도, 그리고 죽은 이후에도 홀로 남겨진다는 얘기다. 고립과 빈곤이 뒤엉켜 빚어낸 비극적인 죽음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홀로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는 2017년 2412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별개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를 이가 아무도 없어 지방자치단체가 직권으로 사망신고를 해야 하는 ‘무연고 사망자’도 같은 기간 2008명에서 3603명으로 늘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동체 와해와 인간관계의 단절이 사회적 고립을 불러오고, 빈곤 문제와 맞물리면서 고독사와 무연고 사망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작년 서울에서만 1101명 공영 장례 지난달 2일 찾은 서울시립승화원 화장장 한쪽에 마련된 빈소에는 무연고 사망자인 김인철(가명)씨와 이상길(가명)씨의 위패가 각각 놓여 있었다. 장례 절차도 없이 바로 화장터로 인계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시민단체와 서울시는 2018년부터 약 6.6㎡(2평) 남짓한 이곳에서 마지막 애도를 담아 고인을 떠나보내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공영 장례 서비스 ‘그리다’ 빈소에도 무연고 사망자 3000여명의 위패가 있다. 서울에서만 지난해 1101명이 공영 장례를 치렀다. 같이 일하던 동료나 지인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을 기억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대부분 영정사진 하나 없이 위패만 놓여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김소진씨는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죽음을 애도하는 장례식”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장례에도 김씨와 이씨의 영정사진은 없었다. 시민단체 ‘나눔과나눔’ 관계자 2명, 자원봉사자 1명, 천주교 신부와 수녀, 장례업체 직원 2명 등 모두 7명이 두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두 사람의 유해는 무연고자 ‘추모의 집’으로 옮겨져 5년간 보관된다.●한 장 기록도 못 채우는 무연고 죽음 무연고 사망자들은 장례 이후 단 한 장의 기록으로 남는다. 지자체는 시신 처리 절차를 마친 후 보건복지부 e하늘장사정보 시스템에 고인의 정보 16개 항목을 기입한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사망 원인, 일시 및 장소 등 인적 사항, 사망 정보, 무연고 시신 처리과정 등이다. 그나마 고인의 생전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항목은 ‘시신의 발생 상황 및 특징’이지만 빈칸일 때가 많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한 공무원은 “고인이 생전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남긴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어 주로 빈칸으로 남는다”고 전했다. ‘1946년생, 김명식(가명), 병사, 화장 후 봉안.’●전입신고 못 해 아사 직전 발견도 지난해 코로나19로 생을 마감한 김명식(당시 76세)씨의 마지막 기록도 이렇게 남았다. 김씨는 2년 전인 2021년 5월 아사 직전에 발견됐다. 김씨를 찾아냈던 황미화 사회복지사는 “같은 건물에 사는 다른 사례자를 지원하러 갔더니 집주인이 ‘어르신 모습이 안 보이고, 문을 두드려도 기척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집 앞에는 건강보험료 연체 고지서, 가스와 수도요금 미납 고지서와 함께 며칠 뒤면 가스와 물이 끓긴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황 복지사와 동주민센터 복지담당 공무원이 경찰과 소방을 불러 현관문을 열었고, 침대에 누워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문을 두드려도 대답할 힘도, 현관까지 걸어 나올 수도 없었던 상태였다. 사람 사는 곳이라고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집 안 상태는 심각했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복지망에 편입되지 못했던 김씨는 같은 해 8월에야 뒤늦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제도권 지원을 받은 지 1년도 채 안 돼 세상을 떠났다. 김씨의 사망 이후 시신을 인도해 가는 친인척은 없었고, 김씨는 결국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됐다. ●쓸쓸한 죽음 맞는 비수급 빈곤 많아 김씨는 사망 직전에라도 수급 대상이 됐지만 홀로 사는 비(非)수급 빈곤층 가운데 일부는 외롭게 생을 마감한다. 고시원 단칸방에서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고, 이들의 죽음은 길게는 몇 달간 드러나지 않기도 한다는 게 복지 담당자들의 말이다. 나충열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1인 가구는 살아 있는 동안에도 무관심과 경제적 고통 속에서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다 사망할 때도, 장례를 치를 때도 혼자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또 구설…“술접대 강요, 인사 개입” 감찰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또 구설…“술접대 강요, 인사 개입” 감찰

    경찰이 이른바 ‘버닝썬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규근 총경을 대상으로 감찰에 착수했다고 5일 뉴스1이 전했다. 이날 경찰청은 시민단체가 경찰병원 총무과장으로 재직 중인 윤 총경을 직권남용, 강요, 공갈,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건과 관련해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윤 총경이 2021년 7월부터 총무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원들로부터 술 접대를 받고 여직원에게 노래방 모임에 동참하도록 강요하는 등 갑질을 했다며 지난달 12일 그를 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에 따르면 윤 총경은 직원의 인사 청탁을 받고 부서 이동도 막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현재 윤 총경은 일본에 출장 중(공무 국외여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고발된 총무팀장(경정급) A씨와 원무팀장(경정급) B씨에 대해서도 감찰에 착수했다. 서민위는 A씨 역시 출장을 빙자,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고 초과근무 사유가 없는데도 초과근무를 신청했다고 고발장에 적시했다. B씨는 “아빠 우리집 가난해”라는 딸의 카카오톡 메신저를 의도적으로 보여주며 직원들에게 술을 사라고 강요했고 “예쁜 간호원과 저녁을 먹고 싶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위는 B씨가 직원들에게 자신의 차량을 점검·검사하도록 하는 등 인사에도 관여했다고 지적했다.윤 총경은 일명 ‘버닝썬 사태’ 당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승리의 사업파트너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등과 유착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버닝썬 수사 중 승리가 포함된 연예인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윤 총경이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자본시장법 위반·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 총경은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2000만원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후 정직 3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당연퇴직 대상인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경우’에 해당되지 않아 경찰직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윤 총경은 당시 벌금형 확정 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클럽 버닝썬의 불법행위 수사로 시작됐지만 저는 전혀 다른 별건으로 재판받았다”며 “검찰이 별건 수사를 자행한 것은 제가 조국 전 수석과 함께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기 때문이다.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 [단독] ‘수급 퇴짜’ 75만 가구… 가난마저 부정당했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영상포함

    [단독] ‘수급 퇴짜’ 75만 가구… 가난마저 부정당했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영상포함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맞춤형 급여 도입 이후 201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7년여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10가구 중 4가구는 제도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신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단독 확보한 ‘기초생활보장 선정·탈락 현황’에 따르면 지난 7년여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총 193만 5499가구 가운데 75만 4453가구(39.0%)가 ‘부적합’으로 분류됐다. 이 기간 수급 신청 가구 탈락 비율은 매년 40%를 오르내렸다. 올해만 놓고 보면 10만 1307가구 중 4만 934가구(40.4%)가 제도권 편입에 실패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을 위한 최후의 복지망에 편입되는 과정은 여전히 어렵다는 얘기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한 가구는 2016년 15만 707가구에서 지난해 29만 9495가구로 매년 증가세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2021년에는 수급 신청 가구가 44만 2890가구로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부적합으로 분류돼 단 하나의 급여도 받지 못한 가구는 2016년 7만 2415가구에서 지난해 10만 9784가구로 늘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에서 탈락하는 이유는 다 쓰러져 가는 집을 소유하거나 생계용으로 끌고 다닌 자동차가 수급 기준을 넘어서, 연락이 끊긴 서류상 가족이 부양의무자로 남아 있어서다. 주로 소득인정액이나 소득인정액으로 환산되는 재산, 차량가액 등이 기준을 넘는 사례가 많았다.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집이나 차가 있으면 그걸 팔아 생활비로 쓰고 난 뒤에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해야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기초생활보장 신청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상담을 거쳐 이뤄진다. 신청 이후에는 신청자를 포함해 가족 구성원의 재산을 월소득으로 환산하고 근로소득과 합해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보장 정책의 취지에 맞게 재산에 대한 소득 환산 기준이라도 크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손녀 안혜영(13·가명)양과 44세 아들을 부양하는 최윤자(64·가명)씨도 20년 전 물려받은 낡은 빌라가 재산으로 잡힌 탓에 수급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수년 전 빚을 내 아들에게 개인택시를 구해 줬지만, 아들은 알코올중독 증세가 심해지면서 일을 못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목 디스크로 최씨마저 일자리를 잃었다. 가족 구성원 누구도 일을 하지 못하면서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1억원 넘게 대출을 끼고 있는 시세 2억 5000만원짜리 낡은 빌라와 방치된 택시가 월소득 약 290만원으로 환산돼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3인 가구가 생계급여를 받는 기준인 월 소득인정액(133만 445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허물어져 가는 낡은 집에서 숨진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기초생활수급 보장을 받지 못한 이유도 바로 ‘그 낡은 집 한 채’였다. 수급 신청 가구의 40%가량이 떨어지다 보니 긴급복지 지원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 서울신문이 확보한 ‘보건복지부의 보건복지상담센터 상담 현황’을 보면 2018년 5만 9344건이었던 긴급복지 지원, 복지 사각지대 관련 상담이 지난해 9만 4760건으로 4년 새 60%가량 급증했다. 전체 복지상담 건수 내 비중(긴급복지와 복지 사각지대 상담)도 같은 기간 3.6%에서 9.1%로 늘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아깝게 탈락한 빈곤층 대책 없어… 장기 추적·관리시스템 도입 시급[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아깝게 탈락한 빈곤층 대책 없어… 장기 추적·관리시스템 도입 시급[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에 편입되지 못한 ‘비(非)수급 빈곤층’을 위해 위기가구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제도권 편입을 위한 지원과 이들에 대한 장기 추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급 대상에서 아슬아슬하게 떨어진 경계선상 비수급 빈곤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경기도의 한 사회복지사는 “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이들의 경우 긴급복지 지원, 공공요금 감면 같은 일회성·단기간 지원책만 있을 뿐 자립을 위한 연속적이고 장기적인 추적·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비수급 빈곤층에 주어진 선택지는 좀더 가난해져 이를 증명함으로써 수급자가 되거나 비수급 상태에서 삶의 무게를 홀로 지는 것 두 가지인 셈이다. 정부는 일제조사 등을 통해 비수급 빈곤층을 수차례 파악하려 했으나 논란이 일었다. 비수급 빈곤층 명단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업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추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복지 전문가는 “정부가 비수급 빈곤층을 복지행정 개념으로만 인지했을 뿐 실질적인 복지 대상자로 포섭하진 못했다”고 꼬집었다. 공적 지원 간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제도권에 들어가지 못한 비수급 빈곤층의 삶의 질이 수급자보다 크게 떨어져서다. 2018년 보건복지부는 ‘중위소득 및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기초생활보장 혜택 여부에 따라 수급 가구와 비수급 가구 간 소득역전 현상이 크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결국 수급자들도 공적 지원을 계속 받으려고 소극적으로 경제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비수급 빈곤층을 실질적으로 도우려면 ‘발굴’에서 더 나아가 ‘추적 조사’와 ‘추가 지원’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복지단체 관계자는 “민간기관 연구자들이 비수급 빈곤층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논의하려 해도 정부가 ‘기초생활보장 선정 탈락 사유’ 같은 자료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실질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단독]공무원 1명당 5~7가구 할당… 빈곤층 찾아내도 방치되기 일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단독]공무원 1명당 5~7가구 할당… 빈곤층 찾아내도 방치되기 일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을 찾으면 뭐 합니까. 발굴하고 나서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해요. 그럴 땐 허무하죠.” 비(非)수급 빈곤층을 포함해 위기가구를 발로 뛰어 찾는 사회복지사와 통합사례관리사,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한 번 지원하면 끝나는’ 식의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인 관리보다 위기가구 발굴 숫자에 집중하는 규정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가족 분쟁이나 건강, 약물 의존, 정신 문제가 있는 ‘고난도 위기가구’나 이러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통합사례 위기가구’의 경우 삶의 질이 개선되기까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A씨는 “복합적 문제가 있는 위기가구는 단순 민간서비스 연계에서 그칠 게 아니라 자체적인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책 결정권자들은 ‘지원을 해준 곳에 또 주면 안 된다’는 식으로 자원 분배 기준에 대한 이해도가 현장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탁상행정만 하고 있다는 얘기다.현장을 누비는 복지 담당자들은 인력, 매뉴얼(지침), 권한 부족 등도 위기가구 발굴 한계의 원인으로 꼽았다. 담당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당사자의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북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B씨는 “위기 대상자가 체납 문제로 소유 계좌가 압류됐을 때 긴급생계비라도 확보하기 위해 압류 계좌 변경을 신청해야 할 때가 있다”며 “당사자가 소유한 계좌의 은행을 모두 방문해 잔액 증명서를 떼는절차를 밟아야 해 며칠간 다른 업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통합사례관리사로 10년 넘게 일한 공무직(무기계약직 신분으로 공무원을 보조하는 민간인 근로자) C씨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한 해에 발굴해야 하는 위기가구 할당량이 공무원 1명당 5~7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발굴을 넘어) 실제로 생계 문제를 해결해 줄지는 담당자 재량에 달린 셈”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D씨는 “한 사람을 설득하는 데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는데 할당에 묶여서 고난도 위기가구 사례자를 설득하고 깊이 있게 지원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당연히 현장에서 인력이 적으면 사례 관리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은둔형인 경우가 많아 찾아내더라도 지원까지 이뤄지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 설득에만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가구의 사례 관리 기간은 매뉴얼상 최대 3개월이고, 부득이한 경우 6개월로 규정돼 있다. 통합사례관리사 E씨는 “전형적인 책상머리 행정이 빚어낸,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규정”이라고 했다. 권한의 한계에 부딪힐 때도 많다. 예컨대 실제 소유하지 않지만 서류상 자기 명의의 재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때는 타인의 재산 문제이다 보니 도움 주고 싶어도 담당 공무원이 실체에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폭력 등 ‘안전위협’이나 ‘정신문제’로 연결되는 고난도 위기가구의 경우는 시간과 노력이 더 들지만 가산점을 포함해 인센티브 요인이 전혀 없다. 위기가구 발굴에 필요한 활동비 집행도 경직돼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2023년 희망복지지원단 업무 안내’를 보면 위기가구 사례 관리의 경비로 쓸 수 있는 항목은 외부 전문가 자문수당, 기타운영비, 교육훈련비, 교육출장여비, 의료비, 생활지원비 등으로 명시돼 있다. 현장에서는 활동비 항목을 ‘쓸 수 있는 항목’ 대신 ‘쓸 수 없는 항목’으로 정해 두는 게 위기가구 발굴과 관리 활성화에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더불어 정성평가를 늘려 현장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통합사례관리사와 사회복지사, 복지직 공무원 등 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의 낮은 처우는 수십 년째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통합사례관리사 F씨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 공무직이라 지자체별 예산에 따라 급여가 책정되는데 30년을 근무해도 280만원 수준일 정도로 급여가 낮고 전문직으로 인정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에 대한 민간기관의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통합사례관리사 G씨는 “긴급 위기가구 지원 대상 기준은 공공과 민간이 거의 유사하다”면서 “더 많은 비수급 빈곤층을 지원하려면 민간 기준과 공공기관 기준을 달리해 더 많은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 특별기획취재팀 (사회부)백민경·강병철·김헌주·홍인기·김지예·강윤혁·김주연·김소희·김중래·박상연·곽진웅 (전국부)임태환·명종원 기자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단독]“고난도 빈곤층, 장기관리 필요한데 한 번 지원하면 끝…방치되기 일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단독]“고난도 빈곤층, 장기관리 필요한데 한 번 지원하면 끝…방치되기 일쑤”[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을 찾으면 뭐 합니까. 발굴하고 나선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해요. 그럴 땐 허무하죠.” 비(非)수급 빈곤층을 포함해 위기가구를 발로 뛰어 찾는 사회복지사와 통합사례관리사,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한 번 지원하면 끝나는’ 식의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인 관리보다 위기가구 발굴 숫자에 집중하는 규정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가족 분쟁이나 건강, 약물 의존, 정신 문제가 있는 ‘고난도 위기가구’나 이러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통합사례 위기가구’의 경우 삶의 질이 개선되기까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약물의존, 정신문제 등 복합사례 빈곤층 장기적 대책없어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A씨는 “복합적 문제가 있는 위기가구는 단순 민간서비스 연계에서 그칠 게 아니라 자체적인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책 결정권자들은 ‘지원을 해준 곳에 또 주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자원 분배 기준에 대한 이해도가 현장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말 그대로 탁상행정만 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장을 누비는 복지 담당자들은 인력, 매뉴얼(지침), 권한 부족 등도 위기가구 발굴 한계의 원인으로 꼽았다. 담당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당사자의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북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B씨는 “위기 대상자가 체납 문제로 소유 계좌가 압류됐을 때 긴급생계비라도 확보하기 위해 압류 계좌 변경을 신청해야 할 때가 있다”며 “당사자가 소유한 계좌의 은행을 모두 방문해 잔액 증명서를 떼는절차를 밟아야 해 며칠간 다른 업무를 할 수 없다”고 전했다. 통합사례관리사로 10년 넘게 일한 공무직(무기계약직 신분으로 공무원을 보조하는 민간인 근로자) C씨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한 해에 발굴해야 하는 위기가구 할당량이 공무원 1명당 5~7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발굴을 넘어) 실제로 생계 문제를 해결해 줄지는 담당자 재량에 달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복지사 D씨는 “한 사람을 설득하는데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는데 할당에 묶여서 고난도 위기가구 사례자를 설득하고 깊이 있게 지원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당연히 현장에서 인력이 적으면 사례 관리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은둔형 빈곤층 설득에 장기간 걸리는데 매뉴얼상 3개월만 매달려 실제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은둔형인 경우가 많아 찾아내더라도 지원까지 이뤄지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 설득에만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가구의 사례 관리 기간은 매뉴얼상 최대 3개월이고, 부득이한 경우 6개월로 규정돼 있다. 통합사례관리사 E씨는 “전형적인 책상머리 행정이 빚어낸,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규정”이라고 꼬집었다. 권한의 한계에 부딪힐 때도 많다. 예컨대 실제 소유하지 않지만 서류상 자기 명의의 재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때는 타인의 재산 문제이다 보니 도움 주고 싶어도 담당 공무원이 실체에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폭력 등 ‘안전 위협’이나 ‘정신 문제’로 연결되는 고난도 위기가구의 경우는 시간과 노력이 더 들지만 가산점을 포함해 인센티브 요인이 전혀 없다. 위기가구 발굴에 필요한 활동비 집행도 경직돼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2023년 희망복지지원단 업무안내’를 보면 위기가구 사례 관리의 경비로 쓸 수 있는 항목은 외부 전문가 자문 수당, 기타 운영비, 교육 훈련비, 교육 출장 여비, 의료비, 생활지원비 등으로 명시돼 있다. 현장에서는 활동비 항목을 ‘쓸 수 있는 항목’ 대신 ‘쓸 수 없는 항목’으로 정해두는 게 위기가구 발굴과 관리 활성화에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더불어 정성평가를 늘려 현장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장서 발로 뛰는 공무직 30년 일해도 급여 280만원 뿐” 통합사례관리사와 사회복지사, 복지직 공무원 등 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의 낮은 처우는 수십년째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통합사례관리사 F씨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 공무직이라 지자체별 예산에 따라 급여가 책정되는데 30년을 근무해도 280만원 수준일 정도로 급여가 낮고 전문직으로 인정도 받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지원 대상에 대한 민간기관의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통합사례관리사 G씨는 “긴급 위기가구 지원 대상 기준은 공공과 민간이 거의 유사하다”면서 “더 많은 비수급 빈곤층을 지원하려면 민간 기준과 공공기관 기준을 달리해 더 많은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비수급 빈곤층, ‘발굴’은 했는데 ‘추적과 추가지원’은 부족[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영상포함

    비수급 빈곤층, ‘발굴’은 했는데 ‘추적과 추가지원’은 부족[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영상포함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에 편입되지 못한 ‘비(非)수급 빈곤층’을 위해 위기가구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제도권 편입을 위한 지원과 이들에 대한 장기 추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급 대상에서 아슬아슬하게 떨어진 경계선상 비수급 빈곤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수급 떨어진 빈곤층, 자립 위한 연속적인 추적·관리시스템 전무” 경기도의 한 사회복지사는 “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이들의 경우 긴급복지 지원, 공공요금 감면 같은 일회성·단기간 지원책만 있을 뿐, 자립을 위한 연속적이고 장기적인 추적·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비수급 빈곤층에 주어진 선택지는 좀 더 가난해지고 이를 증명해 수급자가 되거나, 비수급 상태에서 삶의 무게를 홀로 지는 것 두 가지인 셈이다. 정부는 일제조사 등을 통해 비수급 빈곤층을 수차례 파악하려 했으나 논란이 일었다. 비수급 빈곤층 명단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업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추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복지 전문가는 “정부가 비수급 빈곤층을 복지행정 개념으로만 인지했을 뿐 실질적인 복지 대상자로 포섭하진 못했다”고 꼬집었다. 비수급 빈곤층-기초수급자 간 소득 역전현상 공적 지원 간 형평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제도권에 들어가지 못한 비수급 빈곤층의 삶의 질이 수급자보다 크게 떨어져서다. 2018년 보건복지부는 ‘중위소득 및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기초생활보장 혜택 여부에 따라 수급 가구와 비수급 가구 간 소득역전 현상이 크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결국 수급자들도 공적 지원을 계속 받으려고 소극적으로 경제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비수급 빈곤층을 실질적으로 도우려면 ‘발굴’에서 더 나아가 ‘추적 조사’과 ‘추가 지원’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복지단체 관계자는 “민간기관 연구자들이 비수급 빈곤층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논의하려고 해도 정부가 ‘기초생활보장 선정 탈락 사유’ 같은 자료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실질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스즈메의 문단속’ 성우, ‘노숙자 신세’ 과거 공개

    ‘스즈메의 문단속’ 성우, ‘노숙자 신세’ 과거 공개

    ‘스즈메의 문단속’의 성우 이토 사이리(29)가 최근 닛폰 TV 네트워크의 ‘Talking 007’ 방송에 출연해 과거 가난했던 일화를 이야기했다.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는데 맞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이리는 “한동안 집이 없었다”면서 “아버지 일 때문에 우리 가족은 이모 집으로 갔다. (이후) 이모 집에서도 떠나야 했고 결국 집을 잃게 됐다”고 답했다. 사이리는 가족들 모두가 흩어졌고 노숙자 신세로 친구네 집에서 자기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사이리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꿈이었던 주택으로 이사했다. 사이리는 “처음으로 우리 집에 복도가 생겨 너무 행복했고, 우리 가족 모두 새로워진 환경에 흥분했다”고 전헀다. 한편 사이리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성우, ‘이십일세기 소녀’, ‘블루 아워’, ‘아사코’, ‘일주일간 친구’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딸 시집 보내고 기초생활 수급도 끊겨”…현실성 없는 기준에 발목잡힌 빈곤층[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딸 시집 보내고 기초생활 수급도 끊겨”…현실성 없는 기준에 발목잡힌 빈곤층[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허덕이다 스스로 삶을 마감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에도 엄격한 부양의무자·소득인정액 기준 등은 ‘비수급 빈곤층’이 제도적 안전망 안으로 진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현실과 동떨어진 복잡한 소득인정액 기준은 기초생활보장 탈락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신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확보한 ‘기초생활보장 신청 및 탈락 현황’을 보면,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7여년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75만 4453가구 중 68.3%인 51만 4979가구는 소득인정액 기준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7명가량은 소득인정액 탓에 복지망에 편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득인정액은 한 가구의 전체적인 생활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다. 근로소득 중 월소득평가액(실제 소득)에다 땅이나 집, 자동차와 같은 재산을 일정한 계산식에 따라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매긴 값이다. 이 때문에 실제 소득이 전혀 없다고 해도 부동산이나 차량 등 일정 자산이 있으면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준에서 단 100원만 초과돼도 복지혜택을 받지 못해 현장에서는 많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기초연금이 소득인정액에 100% 산입되는 것을 두고도 불만이 크다. 비수급 빈곤층들 사이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기초연금을 4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한 것을 두고도 기초연금 인상분 때문에 소득인정액 기준이 넘어설까봐 오히려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 남아 있는 부양의무자 기준도 문제로 지적된다. 빈곤층에게 일정한 소득과 재산을 가진 부모나 자녀, 배우자 등이 있으면 국가보다 그 가족이 먼저 부양책임을 진다. 특히 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일률적 기준으로만 따진다는 점도 비판 요소로 꼽힌다. 고공행진 중인 집값과 고물가 같은 경제 상황은 물론이고 부양의무자 가구의 자녀 여부, 가구원 수, 수급권자 이외의 다른 가족 부양 여부, 부채 정도 등 부양의무자 가구의 전반적인 처지가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만난 탈북민 박운병(74)씨도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다가 함께 살던 딸이 결혼해 맞벌이가 되면서 수급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위가 부양의무자에 포함돼서다. 박씨는 “딸이라도 시집 잘 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웬 날벼락이냐”고 하소연했다. 생계급여가 끊긴 박씨는 기초연금 30만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는 부양의무자 가구의 연 소득이 1억원을 넘거나 재산이 9억원을 넘으면, 수급자 본인의 소득·재산에 상관없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제도 탓이다. 박씨처럼 1촌 직계혈족인 딸의 소득과 자산에 그 배우자인 사위의 몫까지 합산하면 일부 지역의 경우 연 소득 1억을 넘기는 가구가 적잖아 탈락 원인이 되는 것이다. 실제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7여년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이들 중 7111가구(전체의 0.9%)가 이러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탈락 사유가 복합적인 경우가 많은 만큼 소득인정액 기준 초과나 기타 사유(전체의 30.8%)로 탈락한 경우에도 부양의무자의 재산·소득 증가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어 실제로 관련 사례가 더 많을 것이란 게 현장 복지 담당 공무원의 설명이다. 이들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으려면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가족관계가 해체돼 부양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도 가족관계 해체 여부를 단순히 ‘가족 간 단절 기간’으로 판단하려는 관행이 비수급 빈곤층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급자가 부양의무자가 몇년 만에 한번 전화 통화를 하거나 만났다는 이유로 수급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수급 중지·탈락 등을 결정하는 것은 1차적으로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수급자가 부양의무자의 부양 기피를 주장할 경우에는 지방생활보장위원회로 안건이 넘어가 심의를 받는 구조다. 지방생활보장위원회로 안건을 보낼지 말지도 지자체가 결정한다. 시·군·구별로 운영되는 위원회는 일선에서 넘긴 안건을 심의하면서 현장 사회복지사 의견과 수급자의 생활 실태, 통장 입금 내역 등을 감안해 수급 선정 또는 중도 탈락 등을 판단한다. 하지만 이 때도 결국은 공무원의 재량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적잖다. 전가영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소득 1억원, 재산 9억원 등의 수치에서 요건이 맞지 않아 탈락된 경우는 지자체에서 위원회로 안건을 대부분 보내지 않는다”며 “공무원이 탈락의 심증을 갖고 있는 경우 서류 역시 그렇게 꾸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번복이 될 여지도 적다”고 했다. ‘신청주의 방식’도 복지 사각지대를 키우는 대표 요인으로 꼽힌다. 수급자들이 수급 대상이 되기 위해선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고 준비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잘 몰라서’ 혹은 ‘알아도 안 될까봐’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예컨대 소득 관련 확인 서류를 받기 위해선 은행에, 임대차 계약서를 받기 위해선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의사 소견서를 떼기 위해선 병원 등을 일일이 방문해야 한다. 의료급여 심사시에는 특히 부양의무자 소득도 중요한 탓에 연락이 끊긴 자녀를 찾아내야 하는 수고까지 더해진다. 수년간 채무가 쌓이고, 건강보험료 및 각종 세금이 체납된 이들도 직접 구청 등을 찾아가지 않으면 복지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청주의에 기반하다보니 공적부조제도가 기본적으로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된다”며 “신청하려 해도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으니 한두번 해보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빈곤층의 죽음처럼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제조사를 반복하는 사후약방문식 처방에 대한 지적도 있다. 전 변호사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가 사망한 이들이 생기면, 지자체에서 ‘사례를 더 발굴하겠다’며 조사를 시작하지만 발굴돼도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그들은 또다시 탈락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리포트’ 기획 시리즈 기사는 아래 QR코드를 찍거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oor1
  • 장동민 “가난 트라우마” 상처 고백

    장동민 “가난 트라우마” 상처 고백

    방송인 장동민이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4일 방송되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짠당포’에는 100개에 달하는 PC방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연예계 대표 사업가’ 장동민, 인도와 한국을 오가며 20년째 참깨를 수입하는 ‘참깨 거상’ 럭키, 3000만원으로 시작해 200억원 치킨 브랜드를 만들어 낸 ‘장사의 신’ 은현장이 출연한다. ‘짠당포’에 맡겨놨던 담보물을 찾으러 온 이들은 각자의 사연부터 대박 난 사업의 노하우까지 대방출하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200억원에 치킨 브랜드를 매각해 화제가 된 ‘장사의 신’ 은현장은 이날 “언제적 200억이냐”며 자신의 현재 재산 상황을 공개해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야기를 이어가던 은현장은 본인 유튜브 채널 PD에게 월급으로 1억 5000만원을 준 적이 있다고 밝히며, MC 탁재훈에게 광고모델을 제안한다. ‘찐 재력가’의 제안에 광고모델에 진심인 MC들 사이의 때아닌 어필 경쟁이 벌어져 웃음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이어서 장동민은 물건을 공개하며 가난했던 어린 시절 상처로 남은 사건의 전말을 고백한다. 이 사건으로 정신적인 트라우마까지 얻었다는 장동민의 사연에 출연진들은 눈물까지 흘렸다고. 장동민은 “부모님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데도 판잣집에 살았다”고 밝히며, 집안을 일으켜야겠다고 결심했던 과거를 회상한다. 과연 장동민의 물건과 그에 담긴 사연은 무엇인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뒤이어 럭키는 2003년도에 맡긴 물건을 소개하며 드라마 ‘야인시대’ 캐스팅 비화와 출연 후 겪은 출연료 ‘먹튀’ 사건에 관해 이야기한다. 수개월간 ‘워태커’ 역으로 ‘야인시대’에 출연했던 럭키는 “(당시 매니저가) 2000만원 가까이 먹튀했다”며 인도에서 가지고 온 물건으로 생활고를 이겨냈다고 밝혀 그의 사연에 궁금증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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