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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소녀가 6년째 용돈을 모으고 있는 사연

    “당신은 분명 전생에 어린 천사였을 겁니다.” 중국 대륙에 10대의 소녀가 돈을 자기 용돈을 절약해 돈을 모아 가난한 학생들을 남몰래 도와주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중국 성시쾌보(城市快報)는 한 여자 중학생이 6년째 용돈이나 세뱃돈 등을 아껴 쓰고 남은 돈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들에게 도와준 사실이 알려져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성시쾌보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한구(漢沽)제8중학교에 재학중인 올해 13살의 천한주(陳翰姝)양.그녀는 6년 동안 현금 4000위안(약 52만원)을 비롯해 책 1000여권 등을 간쑤(甘肅)성 충신(崇信)현 진핑(錦屛)초등학교 학생 200여명에게 보내 학업을 계속하도록 도와줬다. 천양의 선행이 알려진 것은 며칠 전 진핑초등학교 측이 그녀 이름 앞으로 ‘당신의 선행으로 여러 학생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공부하고 있다.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 한 통을 보낸 까닭이다. 지난 6일,한구 제8중학 교실에서 만난 천양은 쉬는 시간인 데도 아랑곳 없이 수학문제를 푸느라 여념이 없었다.잠시 얘기를 하자며 어깨를 가볍게 치자 깜짝 놀란 그녀는 양볼에 보조개가 깊게 패인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몹시 수줍어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이런 선행도 베풀고 있지만 학업성적도 우수한 학생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주위 학생들은 한결같이 “한주는 공부도 잘할 뿐 아니라,서예·미술·무용·낭송 등 모든 교과목이 우수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다른 학생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천양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무한한 행복”이라고 조용히 웃었다. 천양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선행을 베풀기 시작한 것은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그때 겨우 7살에 불과했던 그녀가 이웃에 살고 있던 왕푸즈(王福芝) 선생을 만났기 때문이다. 오지로 유명한 간쑤성에서 여러해 근무한 적이 있는 왕 선생은 천양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곳에는 너 또래의 아이들이 돈이 너무 없어 공부를 제대로 못해 너무 안타까웠다.”고 무심코 한만디 던졌다. 그녀는 이 한마디 말이 가슴속 깊이 박혀 자신의 작은 힘이지만 어려운 그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천양은 그 자리에서 왕 선생을 통해 간쑤성의 가난한 친구 리샤오룽(李小龍)의 주소를 알아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100권의 외국책과 용돈 300위안(4만 2000원)을 곧장 리샤오룽에게 보냈다.천양의 어머니 저우슈친(周秀芹)씨는 “그때만 해도 우리 애가 그런 선행을 베풀줄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천양과 리군은 아주 각별한 친구가 됐다.그녀는 리군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도와줬다.이 어린 소녀의 도움 덕분에 그는 중학교를 무사히 마쳤다. 이후부터 천양은 본격적으로 이곳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데 발벗고 나섰다.그녀의 얘기를 듣고 집안 식구들도 흔쾌히 동의하며 오지의 가난한 학생을 돕기 위해 동참했다. 그녀의 집이 그렇게 부유하지는 않았지만,천양은 근검절약해 한푼두푼 돈을 모았다.용돈은 말할 것도 없고,세뱃돈까지도 모두 이들에게 보냈다. 그 결과 6년동안 모두 200여명의 학생들이 그녀의 도움을 받았다.그중 어떤 학생의 경우 돈이 없어 학교를 그만뒀다가 다시 교정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천양의 훈훈한 선행의 손길이 알려지자,그녀의 친구들도 적극 동참하고 나서고 있는 등 이곳은 어느새 ‘어린 천사의 마을’로 변모했다. 온라인뉴스부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하면 빈털터리가 되나요?

    파산은 채무자가 가진 것을 모두 채권단에 넘기고 빚을 면제받는 제도라고 들었습니다. 빚을 1억원 지고 있는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월세보증금 1000만원과 당장 쓸 생활비 300만원이 전부입니다.1000만원 정도 하는 자투리 땅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전부 채권자에게 주면 노숙자가 될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명식(37)- 파산 신청을 받아들이면 채무자가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으로 파산재단을 구성합니다. 재단에는 부동산, 동산과 같은 유형자산 뿐 아니라 퇴직금 청구채권과 같이 장래에 행사할 채권도 포합됩니다. 이 재단을 금전적으로 바꿔 순위에 따라 채권자들 사이에 평등하게 나눠주는 게 파산절차라고 하겠습니다. 한명식씨의 경우 월세보증금, 생활비, 자투리 땅을 모두 합해 2300만원의 재산을 내놓고 1억원의 채무를 면제받으니 그것만으로도 채무자에게는 큰 이익입니다. 파산법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갑니다. 가난한 채무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우선변제되는 월세보증금과 1600만원까지의 전세보증금,720만원까지의 6개월간 생활비는 파산재단에서 제외되는 면제재산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면제재산은 채권자에게 내놓을 필요가 없고, 채무자는 파산절차 진행 여하에 불구하고 이를 보유할 수 있습니다. 또 법령에 의해 압류할 수 없는 재산도 면제재산에 해당됩니다. 민사집행법상으로 압류가 금지된 동산, 공무원과 군인, 사립학교 교원의 퇴직금 전액과 연금,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장적 급여가 이에 해당합니다. 파산재단의 제한을 한명식씨에게 적용하면 월세보증금 1000만원과 생활비로 갖고 있던 현금 300만원은 굳이 내놓을 필요가 없고, 시골 땅을 파산재단에 내놓는 것으로 파산절차가 진행될 것입니다. 이것은 파산관재인이라고 부르는 전문가들이 진행하는데, 절차의 신속을 기하기 위해 채무자가 스스로 판 뒤 채권자에게 평등변제하기도 합니다. 파산재단이 절차 비용을 충당하기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명식씨의 시골 땅이 100만원 정도로 파산관재인의 보수에도 못미칠 수 있습니다. 이 때 법원은 선고와 동시에 파산 절차 계속을 포기하고 파산 폐지를 결정합니다. 이럴 때는 면제재산이 아닌 재산이 남아 있더라도 그것은 채무자가 그대로 보유합니다. 파산관재인도 관리, 처분 비용이 많이 드는 재산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처분이익이 없는 오래된 차량을 채무자에게 남기는게 전형적인 예입니다. 이같은 면제재산과 포기재산은 채무자가 면책결정으로 얻은 인적 자본의 해방 이후에 벌어서 취득한 신득재산과 함께 채무자가 노숙자로 전락하지 않고 다시 중산층으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채무자는 과거로부터의 해방, 장래소득으로 사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하니 면제재산의 형식으로 채무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 현지 대담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 현지 대담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은 “한국은 인도의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면서 “포괄적 경제파트너 관계 등 기술·지식협력의 확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뉴델리 인도 대통령 궁 ‘라스파티 바반’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칼람 대통령은 지난 2월의 한국 방문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분단국가의 평화적 통일 노력에 지원을 보낸다고 밝혔다. 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교수(사회학)와의 대담을 간추린다. ▶지난 2월 초 눈발이 날리던 날 인도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눈 덮인 산야에서 한국인들이 흘린 땀방울(Sweat in the Snow)을 보았다. 연세대에서 만난 교수와 학생들, 대덕 연구단지의 과학자들, 기업인들. 그들에게서 열정과 헌신을 발견했다. 열정과 헌신이 있는 나라는 아름답다. 한국은 아름답고 위대한 나라였다. 내 자서전 ‘불의 날개’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청소년들에게 다가갔다고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설다.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만찬 때 많은 유익한 얘기를 나눴나. -노무현 대통령은 열정적이었다. 정말 얘기가 잘 통했다. 발전과 협력이란 주제를 놓고 두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전쟁 없는 상태를 이루기 위한 방안과 평화정착을 많이 강조했다. 우리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 신뢰와 협력관계를 정립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모든 나라가 발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뢰를 보여주면서 발전국가로 이끌어주는 신국제질서가 만들어지는 데 한국이 모범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도의 국제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북한을 방문해 남북관계에 대한 적극적인 평화매개자가 될 의향은. -평화를 세계화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 인도 건국의 아버지인 마하트마 간디의 정신은 바로 비폭력 정신이다. 아쇼카 대왕이 제국을 만들고 난 뒤의 깨달음도 바로 아힘사(평화)였다. 인도는 국가정신인 평화를 세계화하는 일을 담당할 것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나섰다. 인도의 입장은. -우리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만들어내는 사람, 평화를 가져올 능력이 있는 사람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인도간의 협력강화방안은. -인도의 지식기반 서비스산업과 한국의 제조기반산업의 결합은 유망하다. 역할이 커지는 지식과 기술협력의 강화를 희망한다. 인도의 주요 대학과 연구소를 한국의 대학·연구소와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각 분야별로 협력체제를 제도화하자는 의미에서 ‘지식 플랫폼’의 협력체계 수립도 희망한다. 실질적 진전을 기대한다. ▶한·인도의 협력관계 중 특별히 심화시키고 싶은 부분은. -인도가 한국에서 가져오고 싶은 것은 일에 대한 열정과 운명을 개척하는 정신이다. 한국인들이 경제발전과 민주화에서 흘린 땀과 어려운 조건 아래서도 좌절하지 않았던 그 정신을 공유하고 싶다. ▶‘인디아 비전 2020’을 직접 작성하고 인도 젊은이들의 마음에 비전을 심기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인도 전역을 다닌 것으로 안다. 대통령이 된 뒤 비전 실현을 위해 무엇에 가장 역점을 뒀나. -인도인의 가슴에 자신감과 발전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싶다. 국민들의 마음과 혼이 실릴 때 비로소 발전은 가능하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은 새가 나는 것을 가르쳐 주려고 나와 우리 반 친구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가서 설명해 주셨다.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그 꿈을 실현하려고 미사일을 만들었다. 나는 꿈을 품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교육에서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안다. ▶대통령으로서 고민은. -2억 7000만명의 인도인이 하루 1달러 미만을 버는 절대빈곤 상태에 있다. 이들이 발전의 햇볕을 쬐려면 지속적으로 연간 경제성장률 10%의 고속 성장엔진이 작동해야 한다. 고도성장을 강조하다 보면 잘 나가는 도시의 첨단 부문만 발전한다. 균형 발전을 이루려면 첨단 기술의 혜택이 농촌이나 낙후된 지역까지 미쳐야 하는데…. 의료·문화시설의 농촌보급을 위한 PURA시범단지를 운영 중이다. ▶직접 설립·경영에 참여한 비영리 공익기관 케어 파운데이션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이곳에선 컴퓨터를 이용한 화상진료 및 원격교육시스템을 통해 가난한 농촌 젊은이들이 교육받고, 환자들이 도시 의사들의 진료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넓혀 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정치·경제지도자들의 인도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인도 열기’이유는 무엇인가. -민주주의를 축으로 언어도, 종교도 다른 11억의 인도인들이 어떻게 성공적인 화합의 장을 펼치며 빠르게 발전하는지 직접 ‘보러’왔다고 생각한다. 다른 종교·문화를 가진 세계인들의 화합은 전 지구적 과제다. ▶내년 7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연임 추대분위기가 뜨거운데.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이다. 대학으로 돌아가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어떻게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가르치겠다. ▶수면시간이 하루평균 4시간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건강 비결은. -라메스와람 섬에서 아버지는 항상 아침 일찍 수㎞를 걸어 코코넛 밭에서 코코넛을 따다 집안 식구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나도 아버지의 아침 산책길에 동행하곤 했다. 이른 아침의 산책, 신선한 코코넛 주스, 그리고 시고 쓴 오렌지 덕분이라고나 할까. 나는 자연 속에서 신의 섭리를 느끼면서 무한한 힘을 느낀다. 은하수, 아름다운 꽃, 자라나는 청소년, 헬리콥터 추락 때 꿈에서 나타났던 간디·네루·아쇼카왕 등의 성인들. 그들이 항상 새로운 힘을 준다. 정리 뉴델리 이석우특파원 jun88@seoul.co.kr ■ 접견때 이런 대접을칼람 대통령과의 대담은 지난달 22일 오후 두 시간동안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책상과 소파 등이 놓여진 집무실 한편에는 간디 동상이 있었고 네루 등 역대 지도자들의 사진이 벽에 붙어 있었다. 창가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책들이 쌓여 있었다. 서울신문 100주년 기념 머그컵과 백제금동향로 사진집을 전하며 이야기의 문을 열었다. 이정옥 교수는 칼람 대통령의 자서전 ‘불의 날개’(Wings of fire)의 한국어판 번역자이다. 이 교수는 비영리 공익기관 케어 파운데이션에 관여하면서 대통령과 돈독한 친분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날 대담에서도 마치 친딸을 대하는 듯한 다정함이 묻어났다. 접객용 테이블이 아니라 직접 집무를 보는 책상에 둘러앉아 코코넛 주스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고, 무굴황제가 거닐던 집무실 옆 무굴 정원까지 나가 산책을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또 정원에서 대통령은 자신이 즐겨 먹는다는 작은 오렌지를 직접 따 주기도 했다. 대통령이 무굴 정원의 오렌지를 직접 따 대접하는 것은 방문객에 대한 최상의 다정함의 표시라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뉴델리 이석우특파원 jun88@seoul.co.kr ■ 칼람 대통령은 누구칼람 대통령은 그냥 한 사람의 정치지도자가 아니다. 인도를 이끌고 있는 ‘국민적 선생’이자 영적 지도자다.‘인디아 비전 2020’을 직접 수립, 비전을 제시하며 인도인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경건한 무슬림이면서도 다수가 힌두교인 인도사회에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인도 과학영웅이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재산도 없는 그의 청렴함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자서전 ‘불의 날개’를 통해 ‘알려진 비밀’이 됐다. 인도인들은 학창시절 그가 장학금을 얻기 위해 사흘 밤낮을 침식을 잊고 과제에 몰입했다는 이야기, 미사일 발사 성공 후 당시 인디라 간디 총리의 초청을 받았으나 입고 갈 옷이 없어 쩔쩔맨 일들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불의 신’의 이름을 딴 아그니 미사일은 단순한 미사일이 아니라 인도인의 가슴에 불꽃을 지폈다. 1931년 남부 인도 타밀나두주 어민의 아들로 태어나,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기술자로서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인도 우주연구소에서 일하며 인도 최초의 위성과 미사일 발사를 성공시키는 등 인도 과학기술의 오늘을 만들었다. 하늘을 날고 싶었던 가난한 무슬림 소년의 꿈은 이제 인도를 2020년까지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시키겠다는 현실적인 비전이 되고 있다. 뉴델리 이정옥교수
  • [05일 TV 하이라이트]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돈이 되는 자동차의 모든 것 제1탄, 자동차 구입에서 관리까지, 살림의 여왕 이숙희 주부의 알뜰살뜰 차테크 정보를 공개한다. 또 전문가와 함께 중고차를 구입하는 요령과 자동차세 줄이는 방법도 알아본다.‘주부생활백서’에서는 운전 중 일어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식목일 특집다큐(SBS 오후 3시) 나무의 나이테 수로 그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나이테의 간격은 일정하지가 않다. 그 해의 기후조건과 강수량에 따라 나이테의 간격은 차이가 난다. 한 해에 하나씩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진 나무 나이테의 비밀을 파헤친다.   ●클로즈업(YTN 오후 1시20분) 우리의 농업과 농촌이 어렵다는 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특히 이달부터 수입쌀 시판이 시작되고 미국과의 FTA협상으로 입게 될 농업부문 피해를 생각하면 이런 위기의식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농정 현안을 진단하면서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박홍수 농림부장관에게 들어본다.   ●김동률의 포유(MBC 밤 12시55분) 뮤지컬 알타보이즈에서 매튜역을 맡은 GOD의 김태우를 비롯, 주인공 5명이 출연해 신나는 노래와 현란한 춤을 자랑한다. 일본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겐타로 기하라가 그의 새 앨범 수록곡을 피아노 선율로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또 3집 앨범으로 미소년의 이미지를 벗고 돌아온 세븐이 무대를 장식한다.   ●낭독의 발견(KBS1 오후 11시40분) 코미디 ‘쓰리랑 부부’에서 귀여운 아내 순악질 여사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던 개그우먼 김미화씨. 지금은 시사·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 코미디언 시마다 요시치가 쓴 ‘대단한 우리 할머니’가운데 ‘가난’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보여준 할머니 부분을 낭독한다.   ●굿바이 솔로(KBS2 오후 9시55분) 호철과 헤어지기로 결심한 미리는 호철의 짐을 싼 후 호철에게 가져가라 전화를 한다. 전화를 받은 호철은 차라리 잘 됐다며 지수와의 일에만 전념하려고 한다. 한편 병원에 입원한 영숙은 딸 은미가 미국에서 귀국한다는 기대감으로 가득하고 그런 영숙을 찾은 수희와 미리는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 印대리모는 산업역군?

    인도 서부 아난드에 사는 레슈마는 출산을 1개월 앞둔 임신부다. 그러나 뱃속의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곁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영국 런던에서 온 부모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달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는 병원에는 레슈마 같은 처지의 임신부가 2명 더 있다. 대리모들이다. 이들이 건강한 자궁을 빌려주는 대가로 받는 돈은 고작 3000달러(약 300만원). 레슈마는 “이 돈이면 두 아이의 학비를 대고 새집을 구하기에 충분하다.”면서 “나처럼 못 배운 여자들이 어디서 이만한 액수를 만져 보겠는가.”라고 반문한다. 3일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따르면 인도의 대리모 시장 규모는 연간 약 4억 5000만달러(약 4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3년 사이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아기를 갖지 못하는 부부들이 몰려들면서 시술 건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인도 대리모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싼 시술비에 숙련된 의료인력, 느슨한 법조항 덕분이다. 미국에서 대리모를 구하려면 에이전트 비용 등 최소 4만 5000달러(약 4500만원)가 든다.하지만 인도에선 2500∼6000달러(약 250만∼600만원)면 충분하다. 최근엔 외국의 불임부부와 인도 대리모를 연결해 주는 웹사이트(www.1-in-6.com)까지 나왔다. 이들과 제휴를 맺은 아난드의 카이발 병원에는 매일 수십쌍의 외국인 불임부부들이 방문한다. 병원측은 20여명의 대리모 지원자들을 확보해 두고 있다. 대부분 가난한 기혼여성들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일본 女아나키스트

    한국인의 아내로 살며 조선을 사랑하다 숨진 일본여인의 묘지가 한국에 있어 일본인의 발길이 늘고 있다. 경북 문경시 마성면 오천리에 자리잡은 묘의 주인은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였던 박열(朴烈·1902∼1974)의사의 아내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1903∼1926). 일본 요코하마 출생인 가네코는 문경 출신인 박열 의사의 도쿄 유학시절인 1922년에 만나 일제에 항거하는 아나키스트의 길을 걷게 된다. 경찰이었던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가난에 찌든 어린시절, 신문을 팔며 힘든 생활을 했던 이력도 작용했다. 박 의사와 동거하던 1923년 9월1일 간토(關東)대지진 때 가네코는 천황을 암살하려 했다는 대역죄로 박 의사와 함께 검거돼 1926년 3월25일 둘다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일본 당국은 가네코가 그해 7월 우쓰노미야 형무소 여죄수 독방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수감생활 중 박열과 가네코가 옥중결혼을 했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옥중에서 임신까지 하게 돼 당국이 이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낙태수술을 하다가 숨졌다는 설도 있다. 이후 박 의사의 형이 일본으로 건너가 가네코의 시신을 수습해 집안 선영인 문경읍 팔령리에 안장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죽은 일본인이 한국에 묻히게 된 배경에는 조선의 남자를 사랑하고, 일본 제국주의를 반대했던 이력이 있었던 것이다. 박열의사기념사업회는 2003년 11월 마성면 박열 의사의 생가 뒤편으로 가네코의 묘를 이장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박열 의사는 경성고등보통학교 사범과에 입학했으며 1919년 3.1운동에 가담하기도 했다. 그해에 도쿄로 건너가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조선인 유학생들과 함께 아나키즘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친일파에 대한 테러활동도 전개했다. 한국전쟁 때 납북돼 북한에서 재북평화통일촉진협회장을 지낸 뒤 1974년 1월17일 사망했다. 일본 릿교(立敎)대 교수를 지낸 야마다 쇼지는 2003년 국내에서 발간된 ‘가네코 후미코: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일본제국의 아나키스트’에서 죽음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네코의 일생을 그렸다. 가네코의 짧지만 극적인 삶은 1972년 일본에서 일대기를 그린 ‘여백의 봄’이 출간된 뒤 일본에서 연구모임까지 결성될 정도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가네코의 고향인 야마나시현(山梨縣) 학습추진센터 회원들로 구성된 문인 14명은 3일 문경을 방문, 그의 삶을 기렸다.문경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태국 ‘반쪽 총선’

    부패와 권력남용 혐의로 두 달 넘게 시위대들의 사퇴 압력을 받아온 탁신 친나왓 총리의 요구로 2일 태국인들은 하원의원 500명을 뽑는 조기총선을 실시했다. 투표가 끝난 직후 남부 나라티와트주에 있는 투표소 3곳에서 폭탄이 잇따라 터져 군인과 경찰관 등 최소 9명이 다쳤다. 경찰은 무슬림 분리주의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티와트주에서 원격조종된 폭탄들이 잇따라 터진 점에 주시, 조기 총선에 불만을 품은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총선은 3대 야당이 보이콧함에 따라 탁신 총리가 이끄는 타이 락 타이당과 17개 군소정당만이 후보자를 냈다.3대 야당은 4500만명의 유권자들에게 탁신 반대 의견을 보여주기 위해 검은 옷을 입고 기권표를 찍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달 24일 도덕성 시비로 의회를 해산하고 3년이나 일찍 조기선거를 요구한 탁신 총리는 득표율 50%를 넘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재승인받고, 반대 시위를 잠재우는 것이 그의 목적이다. 400개의 지역구 가운데 타이 락 타이당이 단독후보를 내세운 곳이 265곳이고, 이중 100여곳은 ‘최소 20% 득표율’ 규정에 미달돼 당선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당선자가 안 나올 경우 이달 내로 재선거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선거에서는 출구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다.AFP통신은 가난한 시골지역에서의 탁신 지지세력이 확고부동한 만큼 득표율 50%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야권의 선거 보이콧 때문에 의회를 구성하기까지 여러 차례 재선거가 치러질 수도 있다. 반 탁신세력은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시위를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태국의 정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태국 중앙은행(BOT) 등도 정치 혼란이 계속되면 올해 성장률이 4% 이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삶을 돌아보게 하는 그림동화

    ■ 아이들 ‘사색의 키’가 쑤~욱 쑥 국내에도 적잖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의 인기 그림책 작가 존 무스. 레오 톨스토이의 단편을 각색한 ‘세가지 질문’ 등 사색의 여지가 많은 그림책으로 어른 독자들까지 매료시켜온 그의 새 책 2권이 나란히 선보였다. 그가 글과 그림을 도맡은 ‘달을 줄 걸 그랬어’(이현정 옮김, 달리 펴냄)와 담담해서 한결 더 돋보이는 그림 작업을 맡은 ‘잃어버린 진실 한조각’(더글러스 우드 글, 최지현 옮김, 보물창고 펴냄)이 그들이다. 이번에도 그림책에 대한 그만의 감식안이 여지없이 투영됐다. 어른들에게도 큼지막한 행간의 의미를 안겨주는 명상과 성찰의 글이자 초등생 독자들에겐 ‘사색의 키’를 훌쩍 키워줄 생각많은 그림책이다. ‘달을 줄 걸 그랬어’는 작가에게 올해 칼데콧 아너상을 안긴 화제작이다. 동양의 선(禪)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관심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동력이 됐다. 애디, 마이클, 칼 세 남매의 집 뒷마당으로 빨간 우산을 쓴 판다곰이 날아오면서 그림책은 운을 뗀다. 이웃집으로 이사온 이 판다곰의 이름은 한자어로 ‘평심’(平心). 아이들이 날마다 한 명씩 평심을 찾아가면, 평심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가 기다렸다는 듯 삶의 지혜 한 가지씩을 귀띔해 돌려보낸다. 세 남매에게 평심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옛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고요한 대화 속에 끼어드는 그 이야기들이 그대로 책의 고갱이가 됐다. 도둑에게 한 벌뿐인 옷을 선물하고도 모자라서 달을 따주고 싶었던 가난한 아저씨, 인생의 고비고비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농부, 작은 일에 노여워하지 않고 마음을 비울 줄 아는 수도승…. 평심이 들려주는 3편의 옛이야기들에 은근한 지혜의 향기가 스며 있다. 담담한 수채화와 잉크 스케치 덕분일까. 동양의 고전적 이야기 소재들이 고즈넉한 감상을 일깨워 명상의 즐거움까지 누리게 만드는 것은.9500원. 삶을 돌아보게 하는 넉넉한 시선은 ‘잃어버린 진실 한조각’에도 있다.“돌이 가르침을 주고 바람이 말이 되고, 강물이 거울이 되고 나무는 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되어주었던 옛날”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밤하늘에서 뚝 떨어져 두 조각이 나고만 진실. 조각난 진실 때문에 소란스러워진 세상을 경계하던 책은 한 소녀를 내세워 조용히 해법을 찾아나간다. 까마귀와 지혜로운 거북의 도움으로 깨진 진실조각을 맞추는 순간 세상은 다시 그 옛날처럼 평온해진다. 바람이 들려주는 음악에 모두들 귀기울이던 그 시절처럼…. 겸허함을 잃은 인간의 독선을 경계하는 메시지가 존 무스 특유의 담백한 붓터치 사이사이로 듬뿍 녹아들었다.1만 3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미있는 우리나라 별자리 이야기 어렵사리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볼 일이 있을지라도 요즘 아이들이 떠올리게 될 단상이란 서양신화에 나오는 별자리 이야기쯤이 아닐까. 그런 아이들에게 이건 어떨까. 우리 조상들 사이에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는 동양의 별자리를 귀띔해주는 것.‘까막나라의 도둑개’(장수하늘소 글, 강미영 그림, 고래실 펴냄)는 그런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는 교양서이다. “우리에게도 별자리가 있었어?” 뜨악한 표정으로 책장을 펼칠 아이들에게 책은 우리만의 독자적 별자리가 엄연히 존재했다는 사실을 살살 달래듯 일깨워준다. 예컨대 서양 별자리인 궁수자리의 여섯개 별로 이뤄진 남두육성. 북쪽 하늘의 북두칠성과 함께 인간의 생명과 운명을 관장한다고 여겨진 이 별을 옛사람은 ‘해치별’이라 불렀다. 서양의 별자리가 인간보다 힘세고 오만한 신들의 활동무대였던 반면, 동양의 별자리는 지상의 사람 사는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인간적’ 무대였음을 깨우치게 된다. 초등생.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02일 TV 하이라이트]

    ●미디어 바로보기(EBS 오후 8시20분) 최근 다니엘 헤니 등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지만, 이는 경제력을 갖춘 일부 스타에만 한정하여 인정하는 분위기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혼혈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적 인식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지 짚어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욱 수준 높은 사회보장을 위해 연금 정책을 개선한 칠레와 빈민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률을 감소시키고 있는 세네갈, 아주 가난한 지역이었지만 시민단체와 결연해 훌륭히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내고 있는 인도 뭄바이를 찾아가 본다. ●신돈(MBC 오후 9시40분) 공민왕은 신돈이 도술을 부려 노국공주의 혼이나마 만나게 해주겠다는 제의에 귀가 솔깃해진다. 하지만 신돈은 노국공주의 혼을 편안히 보내주라 청하며 공민왕과 반야가 마주치게 한다. 반야를 만난 뒤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 공민왕은 신돈의 개경천도를 지지한다. 한편, 반야는 공민왕의 아이를 가지고 입덧을 시작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11시55분) 선천적인 척추 기형으로 등을 대고 바로 누워서 자지 못하는 진학. 볼록 솟아오른 등 때문에 몸을 반쯤 일으킨 채 얼굴 한쪽을 벽에 붙이고 잠을 잔다. 일반중학교 특수반 수업을 받는 진학은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다. 다른 생김새에 신경도 많이 쓰이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기만 하다. ●도전, 골든벨(KBS1 오후 7시10분) 산 좋고 물 맑은 강원도에서 5개 학교 연합팀이 골든벨을 향해 도전한다. 강릉여고 한민지 학생은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부모님을 위해 손, 발이 되어드리는 효녀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애타는 응원에 힘입어 골든벨을 향해 달려 나간다. 민지 학생은 55대 골든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본다. ●비타민(KBS2 오후 10시5분) 사람 입보다 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턱관절. 입을 열고 닫을 때 이상한 소리와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과연 턱관절 장애로부터 벗어날 특별한 비법은 무엇일까. 봄의 불청객 황사가 극성을 부릴수록 고통받는 호흡기. 호흡기 보호는 물론 질병까지 막아줄 봄나물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 [열린세상] 기술개발에 올인하는 중국/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중국 신문을 읽다 보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단어 중 하나가 ‘科學發展觀’이다. 한마디로 독자기술 개발체제를 확립해 자기 기술과 상표로 세계 시장을 석권해보자는 것이다. 중국이 과거 개혁개방을 통해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났다면, 이제는 과학발전관을 통해 세계 초강대국으로 부상해 보자는 의미이다. 중국이 양적인 성장단계를 벗어나 이제는 질적인 성장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후진타오 주석 개인적으로도 개혁개방이 덩샤오핑을 역사적 인물로 만들었듯 과학발전관이 자신을 위대한 중국 지도자로 각인시켜 주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과학발전관은 중국이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성장전략과 기술개발정책에 대한 강한 자성에서부터 출발한다.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 즉 ‘시장과 기술 교환’ 전략이 겉만 화려했지 실속은 없는 외화내빈형 성장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중국 수출 중 58%를 외자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첨단산업에 있어 외자기업 수출 비중은 85% 이상이다. 수출을 통해 창출한 대부분의 부가가치를 외자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단지 토지와 노동력에 대한 몫만 챙기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기술개발을 최고 국정 목표로 설정하고 구체적 정책으로 ‘산업구조 고도화정책’과 ‘2020년 국가 중장기 기술개발전략’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최근 전인대에서 확정된 제11차 5개년 계획에서도 기술개발은 당연히 6대 핵심과제에 포함되어 있다. 중국정부의 기술정책 방향과 특징들을 살펴보면 첫째, 정책 목표가 단순한 기술입국이 아닌 초강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대상 업종이 제조업은 물론 농업, 국방, 과학을 망라한다. 제조업에서는 일본과 한국을 추월하기 위해 전통산업과 첨단기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공업화의 길이 모색되고 있다. 둘째, 기술개발에 있어 주체성 또는 독립성이 강조되고 있다. 당연히 외자기업보다는 중국 국내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독자 브랜드 개발이 최우선시되고 있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해외 M&A를 통해 기술을 통째로 사자는 구상도 포함되어 있다. 셋째, 통합의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우선 군과 민간의 통합 필요성을 역설한다. 개혁개방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군과 국방과학의 역할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통합의 개념에는 외자기업들로부터 입수한 조각조각 분산되어 있는 기술들을 퍼즐게임 맞추듯 재합성하여 최대한 재활용하자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정부의 기술개발 올인 정책이 우리에게 위기로 다가설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선 중국의 기술추격이 한층 빨라지면서 가뜩이나 구조조정에 숨 가쁜 우리 기업들을 더욱 몰아칠 것이다. 그러나 항상 위기는 기회를 수반한다. 중국이 우리를 추격하는 만큼, 우리의 시장을 잠식하는 만큼 우리도 기술개발을 통해 일본과의 경쟁 영역을 확대하고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또한 중국 기술개발은 결국 우리의 대중 수출구조 고도화를 요구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국이 단기간에 국산화하기 어려운 부품과 소재산업에서 승부수를 찾아야 한다. 기술집약형 중견기업 육성과 더불어 원천기술이 내재된 부품과 소재, 복사가 어려운 기술의 블랙박스화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유출되고 있는 우리 기술, 특히 인간에 체화되어 있는 노하우의 해외 유출 방지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 현지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중국정부의 정책변화에 좀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가전산업을 완전 평정한 중국 국내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와 휴대전화는 물론 심지어 자동차산업에서도 중국기업들의 추격이 매섭다. 인재와 브랜드, 연구개발의 현지화 등을 포함하여 중국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中 역도 금메달리스트 쩌우춘란 목욕탕서 때 밀며 비참한 나날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그녀는 오늘 3명의 손님에게 때를 밀어 줬다.4.5위안(약 580여원)의 수입이 생겼다.” 가난한 중국 농민공의 이야기라면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녀는 아시아의 대역사(大力士)로 불리던 역도 금메달리스트 쩌우춘란(鄒春蘭). 그녀는 60여개의 금메달을 땄다. 은퇴 이후의 비참한 생활상이 알려지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젊은 나이에 병사한 다른 아시안게임 역도 금메달리스트가 은퇴 후 건물 문지기로 일하며 병원비조차 없었던 사연도 중국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검색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만 관련 웹페이지가 3만여개나 연결되는 상황에 이르자, 급기야 최근 국무원이 주최한 한 기자회견장에서 이 이야기가 거론됐다. 펑젠중(馮建中) 국가체육총국 부국장은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라면서 “우리는 국가에 공헌한 체육공(體育工)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해야만 했다. 그는 “정부가 이 문제를 중시하고 있으며, 당과 국가 지도자들이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들은 2003년도 정치협상회의에서 전설의 탁구선수 덩야핑(鄧亞萍) 등이 제기한 문제들을 거론했다. 덩야핑 등은 “은퇴 선수들이 사회 정착에 실패한다면 중국 체육계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들은 “잦은 정책 변경 탓에 현재 중국에는 은퇴 선수의 사회 정착에 대한 통일된 지원책이 없으며 1회성 보상금이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은퇴 이후 대우가 인기·비인기 종목간의 격차가 심한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군 면제와 관련한 한국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불만과도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본질적으로는 ‘사회주의 엘리트 체육’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초등학교 이전에 선발돼 아무런 교양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한가지 기술만 훈련받는 시스템에 대한 반성인 셈이다. jj@seoul.co.kr
  • [주말탐방] 영어마을

    [주말탐방] 영어마을

    오는 3일 경기도 영어마을 파주캠프가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에서 마침내 문을 연다. 무려 850억원을 들여 만든 영어캠프는 43개의 건물이 들어서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을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다. 원어민 강사 100명과 한국인 강사 50명이 수업을 맡는다. 레스토랑, 편의점, 커피숍 등 상업시설에서도 원어민이 점원으로 일한다. 길거리에선 음악이 연주되고 연극공연이 펼쳐진다. 개장에 앞서 구리여중 2학년 200명이 지난달 20∼25일 5박6일간 시범수업에 참여했다. 영어회화학원도 다닌 적이 없는 토종 여중생 이준희(13)양의 체험일기를 통해 파주 영어마을을 미리 가봤다. ■ 구리여중2년 이준희양 체험기 ●프롤로그 첫 입소 학교로 뽑혔다. 기쁘고도 두렵다. 캠프에선 영어만 사용해야 한단다. 원어민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아이들에게 눌려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오면 어쩌나.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인지 반 41명 가운데 25명만 신청했다. 일단 부딪쳐 보자. #1일째:영어로만…일주일이 걱정이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캠프는 영국 궁전과 닮았다. 영화나 다른 나라로 여행온 듯싶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들어서니 원어민이 수첩을 주며 뭐라고 묻는다. 순간 당황했다. 어렵사리 여권이라는 걸 알았다. 여기서 일주일을 어떻게 살지 덜컥 겁부터 났다. 기숙사는 4명이 같은 방을 쓴다. 아래에 책상, 위에는 침대가 놓여 있다. 집보다 깨끗하다. 대학생이 된 기분이다. 전공과목인 과학·음악·드라마·오락 가운데 드라마를 선택했다. 우리 조는 5명, 담임은 ‘신시아’라는 한국인이다. 그러나 절대 한국어를 하지 않는다. 담임이 원어민인 조도 많다. 옷을 갈아입고 은행으로 갔다. 여권을 보여주니까 20달러를 준다.5박6일간 사용할 가짜돈이다. 이 돈으로 서점에서 교재를 샀다. 점원이 모두 원어민이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책장에 영어가 붙어 있어 어렵지 않았다. #2일째:말 안 통해 속상…집에 가고싶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손바닥만 한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고 컴퓨터로 편집하는 것이다. 작동방법이 간편하다. 감독, 카메라감독, 배우 역할을 나눠 돌아가며 촬영한다. 나는 학생 2명이 아침에 지각해 선생님에게 꾸중듣는 내용을 담았다. 영어 대사를 쓰면 선생님이 틀린 부분을 고쳐줬다. 몇몇 친구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영어로만 말하니까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할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하단다. #3일째:단어 더듬더듬, 그런데 말이 통했다 선생님들이 참 친절하다. 원어민들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Hi’하며 인사한다. 레게머리를 한 선생님이 있는데, 만져보며 어떻게 머리를 감느냐고 물어봤다. 화내지 않고 친절하게 답해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백인 선생님도 있다. 아프리카에는 모두 흑인만 사는 줄 알았는데. 정말 아프리카에서 왔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흑인 선생님들은 처음에 왠지 무서웠다. 그러나 이제 친근하다. 웃을 때도 귀엽고, 다정하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많이 한다. 학교에서는 틀릴까봐 가만히 있었다. 여기선 다들 어눌하니까 오히려 용기가 생긴다. 단어만 말하면 선생님이 문장으로 고쳐주고, 여러번 반복해서 말하도록 시킨다. 이해하지 못한 것은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서로 말을 맞춰 보면 다 알아들을 수 있다. #4일째:게임하다 보니 문장이 술술 저녁에는 게임을 많이 한다. 의자빼기가 가장 재미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면 벽에 붙어 있는 정답 종이를 찾아오는 게임도 하고, 허리를 뒤로 굽혀 낮은 봉을 지나가는 림보게임도 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알파벳으로 단어를 만들고, 영어문제를 듣고 화이트보드에 답을 적는 골든벨도 했다. 게임하며 반복해 듣는 문장들은 자연스레 외우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해 먹는 수업을 했다. 첫날 받은 돈으로 계산했다. 웨이터가 주문이 끝났는데도 가지 않고 계속 서 있었다. 친구들이 팁을 줘야 한다고 알려줘서 1달러를 줬다. 아침에는 빵과 주스, 점심에는 스파게티 등 서양음식, 저녁에는 한식이 나온다. 뷔페식이라 맘껏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서양음식이 맛있더니 점점 저녁이 기다려진다. 엄마가 해주던 반찬이 정말 그립다. #5일째:영어 수다가 자연스러워졌다 친구랑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늦잠을 잤다. 매일 오후 유니세프 회관에서 만들던 비누를 오늘 마무리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보내는 선물이다. 비누를 녹인 뒤에 향과 색깔을 첨가하고 별, 장미 등 예쁜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다. 포장한 뒤 만드는 방법 등을 영어로 적었다. #6일째:영어도 한국어 같은 그냥 말이다 선생님과 정이 들어서 헤어질 때 많이 울었다. 선생님이 안아주며 잘 가라고,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데 나도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일주일이 정말 빨리 갔다. 여름방학 캠프가 2주일에 60만원이라는데 친구들끼리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영어가 한국어처럼 그냥 말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더 이상 겁나지 않는다. ●에필로그 이제 영어시간에 시계를 보지 않는다. 더이상 지루하지 않다. 선생님이 단어나 문장을 설명하면 입으로 따라해 본다. 눈으로, 머리로 알아도 입 밖으로 말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으니까. 문법이 틀려도 괜찮다. 자신감이 생겼다. 열심히 영어를 익혀서 엄마랑 꼭 해외여행을 떠날 거다.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준희양은 - 성적 중상위권 영어 안 좋아해 이준희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 그러나 영어회화 학원에 다니며 공부한 적은 없다. 원어민과 대화를 나눈 경험은 인사동에서 우연히 길을 알려준 것뿐이다. 성적은 중상위권이지만, 영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입소 첫날 이양은 다소 의기소침했단다. 쏟아지는 영어에 당황한 것. 묻는 말에 간신히 대답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몰라보게 달라졌다. 수업시간 발표가 많아지고, 게임할 때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놀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 서울·경기 프로그램 차이 서울시와 경기도가 영어마을을 나란히 열었다. 서울시는 3월27일 강북구 수유동에, 경기도는 3일 파주시 탄현면에 개원한다.2004년에 시작한 송파구 풍납동 풍납캠프와 안산시 대부도 안산캠프까지 합치면 서울 주변에 영어마을이 4곳으로 늘었다. 영어마을의 특장점을 알아본다. 파주캠프가 건평 1만 1058평으로 최대 규모다. 교육생 550명을 한번에 수용한다. 시설은 놀이동산과 닮았다. 놀이기구 대신에 수영장, 축구장, 도서관, 공연장, 미술관, 경찰서, 우체국, 서점 등이 있다.43개 건물이 모두 따로 세워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건평 4397평인 안산캠프는 파주캠프가 완공될 때까지 영어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강사 57명, 교육생 200명이 수업한다. 반응이 좋아 캠프운영은 계속된다. 경기도는 2008년까지 양평군 용문면에 300명을 수용할 양평캠프를 세울 계획이다. 서울 수유캠프는 3760평, 풍납캠프는 3868평이다. 규모가 적어 공공·상업시설은 가상공간이다. 방을 호텔, 은행, 방송국, 우체국, 비행기로 꾸며 돌아다니며 체험하도록 했다. 수유캠프는 기숙사를 완공하지 못해 6월까지 통학해야 한다. 서울 영어마을은 위탁운영 체제다. 풍납캠프는 헤럴드미디어가, 수유캠프는 YBM에듀케이션이 맡고 있다. 경기 영어마을은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원이 운영한다. 그래서인지 참가비가 다소 싸다.5박6일 프로그램의 경우 서울은 16만원, 경기도는 8만원이다. 특히 경기 영어마을은 1박2일 주말 프로그램의 경우 도민은 3만원, 타 시·도민은 6만원으로 차등을 둔다. 캠프마다, 프로그램마다 참가대상이 다르다. 서울은 초등 5∼6년생이 대상인 반면 경기도는 중학 2년생이다. 자연히 수업방식도 달라진다. 중학생을 가르치는 경기도는 드라마, 음악, 오락, 과학 등 4가지 전공 중 한 가지를 골라 가르친다. 초등생이 대상인 서울은 상황별 체험학습 위주다. 서울, 경기 모두 평일에는 지자체에 속한 학교별로 단체를 받는다. 개인별 입소는 방학이나 주말만 가능하다. 주말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풍납캠프는 초등 3년∼중학 1년생, 수유캠프는 초등 5년∼중학 2년생이 대상이다. 반면 파주캠프는 초등 3∼6년생으로 제한했다. 가족 프로그램은 수유와 안산에서 진행한다. 등록은 선착순이다. 수유·안산·파주의 일일체험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파주캠프는 어린이 체험관에서 힙합댄스, 동화책 만들기를 진행한다. 어린이 영어 뮤지컬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성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경기도내 중등영어교사에게 4주간 영어 재교육을 무료로 해준다. 군 장병들도 1년에 두차례씩 중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입소한다. 선발은 국방부가 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원어민 강사는 원어민 강사는 300여명에 달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대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미국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등 6개국 출신이다. 실력이 뛰어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도 뽑았다. 한국인 입양아도 포함돼 있다. 수유캠프는 원어민 35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현재 16명만 확보했다.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다.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초등학생과 활발하게 움직이며 영어를 가르쳐야 하기에 나이 제한을 둔단다. 교사 2명이 학생 15명을 맡는데, 원어민과 내국인 각 한 명을 원칙으로 한다. 파주캠프는 원어민 강사 80명을 선발했다. 영어마을이 알려지지 않은데다 강사(교사 포함)경력과 국제영어교사 자격인증서(TESOL)를 가진 원어민을 뽑으려고 인사팀이 일부 국가에는 직접 찾아가 면접했다. 풍납캠프는 원어민 35명, 안산캠프는 원어민 31명을 고용하고 있다. 인적사항이 홈페이지에 자세히 적혀 있다. 월급은 원어민의 경력에 따라 220만∼320만원이나 수당 등을 합치면 연봉 평균 4600만원 수준. 모두 캠프 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계약은 1년마다 평가를 통해 갱신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구도의 길 인도로 떠나다

    구도의 길 인도로 떠나다

    맨발로 구도의 길을 떠나는 순례객처럼 마음을 착 가라 앉혀 보지만 그래도 인도의 땅을 밟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 최첨단 IT산업, 영어를 잘하는 고급 인재들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인도. 하지만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헤매는 무리들에게 인도는 삶의 원형질을 찾을 수 있는 점이 더 매력적이다. 가난과 부, 높은 신분과 불가촉 천민이 함께 공존하며 소리없이 움직이는 인도에서는 신과 비신(非神)으로 나뉠 뿐 신이 아닌 인간과 동물, 물질의 세계는 모두 하나의 범주에 속해 있는 듯하다. 집 없는 가난한 이들이 다름 아닌 검은 황소를 베개 삼아 고요하게 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갠지스 강가의 강아지도 명상의 시간을 품은 듯 점잖게 앉아 있다. 분명 인도는 꿈틀거리는 생명의 힘을 가진 나라로,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의 나라로 다가온다. 글 사진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만난 인연들 맛있는 것 먹고, 경치 좋은 데 둘러보는 여행지가 아닌데도 일행 60여명이 지난 6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뭉쳤다. 고도원(전 청와대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씨가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국의 회원 160여만명에게 보내는 마음의 ‘비타민’인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인연으로 만났다. 어느날 아침편지에서 ‘인도 명상체험 여행’ 깃발을 내걸었는데, 이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행운아들이다. 출발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뜬 표정은 찾을 길 없고 오히려 ‘마음을 활짝 열겠다’는 각오를 되새긴다. 목적지는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2박 3일)와 니케탄 명상요가센터(3박4일). #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 “아, 참 평화롭네요.”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에 도착하자 흘러 나오는 목소리에는 벌써 생기가 돈다. 인도의 최대 도시인 뭄바이공항에 도착, 버스로 3시간 정도 달려간 ‘푸네’에 위치한 오쇼 명상센터. 울창한 나무들로 싸여 있는 이곳은 마치 현실의 세계를 건너 뛰어 다다른 ‘천국’의 모습이다. 차창너머 바라본 가난과 궁핍이 서려 있는 인도인들과 마을들의 인상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어찌 울타리 하나 넘어 이렇게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싶다. 느릿느릿한 걸음걸이, 밝고 온화한 표정, 서로에게 존경을 보내는 웃음띤 눈길…. 차분하면서도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다. 오쇼 라즈니시가 깨달은 성자인지 철학자인지를 놓고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은 영적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찾아드는 명상객들의 메카임에는 분명했다. 지난 1990년 오쇼는 죽었지만 이곳은 그의 정신세계를 따르는 열정적인 추종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된다.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서구인들이어서 그런지 명상 프로그램을 비롯, 식당이용 등 모든 운영시스템이 효율적이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진행되는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 등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 니케탄 명상요가센터 목사님을 비롯. 퇴직한 교수·교사, 중소기업체 사장, 주부, 대학생 등 다양한 사연을 안고 명상에 임했던 이들이 며칠 지나면서 경계를 허물며 한 가족으로 따뜻하게 다가왔다. 니케탄 명상센터로 향하는 마음이 한결 가볍다. 문제는 다음. 중앙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에도 델리에서 리시케시의 니케탄 명상센터까지는 버스로 무려 10시간 걸렸다. 깜깜한 밤 농부가 끌고 가는 작은 수레에 가득 실린 사탕수수를 차창 너머 손을 뻗쳐 얻어 먹는 재미 외에는 지루함과 피곤함이 계속됐다. 히말라야산맥의 관문이자 전 세계 요가의 수도라고 불리는 리시케시. 힌두교의 성지로 그야말로 명상의 도시다. 히말라야산맥에서 명상을 하던 성자들이 여름철 이곳에 내려와 수행을 한다. 영국의 팝그룹 비틀스 멤버들이 스승 마하리시 마헤시(초월 명상법 전파)를 따라 이곳에 머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리시케시에 밤 12시가 돼서야 도착했지만 ‘니케탄 명상요가센터’는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락시만 줄라라’라는 다리를 건넌 뒤, 또 컴컴한 좁은 골목길까지 10∼15분정도 걸어야 했다. 삐쩍 말라 검은 눈동자만 보이는 짐꾼의 뒤를 따라 걷다 보면 골목길 상가앞에 쭈그리고 자는 사람들이 보인다. 놀랍게도 검은 황소나 개들과 함께 자고 있다. 마치 사랑하는 애인과의 동침을 하듯이. 가난의 그림으로 봐야 할지, 너와 나가 없는 불이(不二)의 세계로 이해해야 할지 여러가지 생각이 앞선다. 힌두교 신들의 조각상이 곳곳에 있는 이 명상센터의 아침은 인도인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갠지스강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오쇼 명상센터보다 더 여유로웠다. 요가홀에서의 요가수업, 갠지스의 강가와 동네를 산책하는 걷기 명상등이 이뤄졌다. 건물 사이로 난 길과 정원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 숙소에서 수업을 받으러 오고가는 길에도 늘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아름다운 정원에 핀 꽃들과 24시간 뿜어 낸다는 보리수나무(부처가 앉아 수행하며 깨달음을 얻었다는 나무)를 이정표 삼아 다니면 길 잃은 양들에게 도움이 된다. 사드릭 아바사르사 사르사바디(57·여)의 지도로 이뤄진 요가수업은 흥미롭다. 스트레칭 위주의 한국 요가와 다른 전통적인 아헹가 스타일의 요가다. 첫시간 그녀는 “에너지의 저장고인 단전에 오른손을 지긋이 누르고 ‘옴(om)’하고 소리를 내보세요.”라며 힌두교 기도문의 기본인 ‘옴’소리를 내는 것부터 가르쳤다. 단순히 소리를 냈을 뿐인데 소리의 울림을 통해 몸속으로 에너지가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느끼도록 했다. ‘신이여 우리를 도와주소서. 우리를 지혜롭게, 타인과 갈등없이 평화를’(기도문의 내용) 그녀가 ‘옴 샨티, 샨티’라고 기도문을 부를 때마다 마치 신과 우리를 연결 해 주는 메신저처럼 여겨진다. 요가가 육체적 움직임이 아닌 몸과 마음을 하나로 묶는 수행임을 알려준다. 두번째 수업 이후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을 강조하며 몸을 움직이는 간단한 요가 동작에 들어 갔다. 이곳에서 가장 뛰어난 제자로 하여금 시범을 보이게 했다. 거의 물구나무 서는 동작까지 해보는 묘기를 보여준다. 우리 일행이 오기 직전(3월1∼7일) 이곳에서 ‘요가페스티벌’이 열려 전세계 요가인들이 모였다니 아쉬웠다. 힌두교의 사원(아슈람)인 이곳에는 노란 옷을 입은 동자승들이 눈에 띈다. 인근의 부모 없는 가난한 아이들 150∼200명을 데려다 유치원에서 고교 교육까지 무료로 가르친다. 동자승에게 인도철학을 가르치는 교사 아카야 강가 람은 “이곳 학교에서는 인도 문화, 철학, 샨스크리트 언어, 과학, 요가 등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힌두교의 대표적인 의식인 ‘뿌자’에 직접 참석한 것은 행운이었다. 어둠이 내려앉는 저녁 6시 갠지스 강가.50여명의 동자승을 비롯해 힌두교 신도 500여명이 강가에 몰려 들어 여러가지 의식이 진행되자 아슈람의 스와미 치다만드 사라스와티 회장이 나타난다. 대통령 만나기보다 더 어렵다는 인물, 우리나라의 고 성철스님 같은 존재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에 불꽃 튀는 강렬한 눈의 성자, 스와미의 기도문이 한시간 넘게 갠지스 강가에 울려 퍼졌다. 정통 인도 음악가 3명의 연주에, 리듬감 있는 그의 기도문이 울려 퍼지면 모두들 함께 박수를 치며 기도문을 외웠다. 엄숙함보다는 흥겨움이 넘쳐나는 축제의 한 마당이다. 그의 목소리가 강하고 빠르게 고조됐다가 다시 조용해진다.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에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모습에 압도돼 한시간이 넘도록 갠지스 강가에 양말이 흥건히 젖은 것도 모른 채 의식에 빠져들었다. 저토록 절절하게 신을 부를 수 있을까? 분명 그들은 우리보다 신에 더 가까이에 있는 듯했다. # 오쇼의 주요 3대 명상 따라하기 다양한 오쇼 명상 가운데 매일 빠지지 않고 하는 주요 3대 명상을 소개한다. 직접 오쇼 명상센터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며 따라 해 보면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하다. (1) 다이너믹 명상: 아침에 이뤄지는 다이내믹 명상은 내내 눈을 감고 자신을 관(觀)한다.1단계(10분), 코로 거칠게 호흡한다.2단계(10분), 소리를 지르는 등 몸 전체를 움직이며 자신을 완전히 던져버린다.3단계(10분), 양팔을 들고 점프를 하며 후후후하고 가능한한 깊게 소리치며 자신을 완전히 탈진시킨다.4단계(15분), 춤을 추며 감사함을 표현한다. (2) 쿤달리니 명상: 1단계(15분), 몸을 흔들어 에너지가 발에서부터 올라가게 한다. 눈은 감아도, 떠도 된다.2단계(15분), 온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춤춘다.3단계(15분), 눈을 감고 앉거나 선 뒤 자신의 내면이나 외부에서 일어나는 것을 주시한다.4단계(15분), 눈을 감은 채 가만히 누워 있는다. (3) 저녁 명상: 하루의 하이라이트는 춤, 축제, 침묵으로 이어지는 명상이다. 음악이 흘러 나오면 춤을 추며 축제의 에너지가 내면에 쌓이도록 한다. 춤을 추는 동안 2∼3번 오쇼를 외치고, 마지막에는 하늘을 향해 팔을 올리며 3번의 오쇼를 외침으로 끝낸다. 이후 긴 침묵의 좌선으로 들어간다. # 오쇼명상센터를 가려면 가는 법: 중소도시 ‘푸네’에 자리잡고 있다. 뭄바이에서 170㎞ 떨어진 이곳까지 차로 3시간거리, 국내선으로 30분 소요. 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완전히 나가면 표를 구입해 타는 택시가 있다. 약 2000루피(약 4만 8000원). 버스는 500루피(1만 2000원) 이용절차: 1. 웰컴센터:오쇼 회원증을 위해 컴퓨터 등록을 한다. 에이즈 혈액 테스트를 받는다. 센터안에서 현금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 등을 살 수 있는 쿠폰을 구입한다. 출입증을 발부 받는다. 웰컴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다. 2. 드레스코드:자주색 명상복을 입는다. 다만 매일 저녁 6시4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되는 저녁명상 시간에는 하얀색 명상복을 입는다. 묵상(Silent Sitting)명상시간에는 하얀색 양말을 신는다. 3. 식사:3개의 식당이 있으며 쿠폰을 사용해 결제한다. 음식물은 뷔페식으로 원하는 것을 골라 계산을 하게 되는데 그릇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오쇼내의 시설안내: 1. 오쇼 오디토리엄(Osho Auditorium):피라미드형 1000여평 건물로 꾸미지 않고 상징물도 없이 대리석으로만 되어 있다. 어두운 조명의 큰 홀로 칸막이 친 부분을 열면 음악 공연도 할 수 있다. 바닥이 차 방석을 준비하면 좋다. 2. 부다 그로브(Buddha Grove):야외 명상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으로 무대 뒤로는 커다란 대나무 숲이 있고 모든 바닥은 하얀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3. 사마디(Samadhi):오쇼가 살아 생전에 머물던 숙소로 아담하지만 짜임새 있게 꾸며진 명상실이다. 묵상명상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명상 시작시간 1분도 늦으면 입장이 어렵다. 4. 플라자(Plaza):일반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각종 안내 책자 등을 얻을 수 있다. 마사지 강의도 진행된다. 5. 기본편의시설:도서관, 우체국, 인터넷카페, 서점, 여행사, 환전소 및 은행, 병원, 수영장, 테니스장, 탁구장, 스파, 사우나도 있다. # 니케탄 명상요가센터를 가려면 가는 법: 델리에서 약 265㎞정도 떨어진 ‘리시케시’라는 도시에 위치해있다. 차로 6∼8시간 정도. 델리의 버스터미널에서 리시케시로 가는 직행 버스와 기차가 가 있다. 가격은 약 200루피(4600원)정도. 이용절차: 오쇼처럼 복잡한 등록절차나 드레스 코드가 없다. 이곳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다만 사무실에 가서 기부금을 내면 숙식이 모두 해결된다. 하루 500(1만 2000원)~1000루피(2만 4000원)정도 내면 된다. 시설안내: 1000여개 룸의 숙소와 식당, 사무실, 요가를 배우는 요가홀, 마사지를 받는 마사지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국제전화는 숙소내에 있는 사무실에서 할 수 있다. 명상센터 밖을 나가면 상가 등이 있어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다.
  • 儒林(568)-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

    儒林(568)-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 유생의 말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 원래 이러한 모욕은 과하지욕(跨下之辱)이란 말에서 나온 것인데, 일찍이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였던 명장 한신(韓信)의 고사에서 비롯되었다. 천하제일의 한신이었으나 청년시절에는 비참하고 불우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워낙 집이 가난하여 동네에서 놀림감이 되었으며, 용모도 신통치 않아 남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고 있었다. 더욱이 그는 스스로의 손으로 농사를 짓지 않아 천하의 게으름뱅이로 손가락질까지 받고 있었다. ‘왜 가난하여도 농사를 짓지 않는가.’하고 사람들이 물으면 한신은 ‘농사를 짓는 일은 농부가 할 일이다.’라고 대답하고 천민의 신분으로는 어울리지 않게 허리에 칼을 차고 다녔다. 이를 불쌍히 여긴 빨래하던 노파가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 밥을 주자 한신은 사양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그 뒤부터 한신에게는 ‘노파에게 밥을 빌어먹은 한신’이란 별명이 붙어 더 한층 멸시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는 말이 밥을 얻어먹은 것이지, 실은 밥을 구걸한 거렁뱅이의 행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한신이 칼을 차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동네의 불량배들이 한신을 크게 조롱한다. 불량배 중의 우두머리가 한신이 거리를 지나가려하자 길을 막고 갈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히 가고 싶다면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지나가라고 명령하였던 것이었다. 그러자 한신은 태연한 얼굴로 몸을 굽히고 개처럼 기어서 무뢰배의 두 가랑이 사이로 기어갔던 것이다. 수과하욕.‘다리 사이를 기어가며 욕을 참는다.’는 뜻의 고사성어는 바로 천하의 명장 한신의 이러한 모습에서 탄생된 것. 과하지욕((跨下之辱)으로도 불리는 이 장면은 영원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한 순간의 치욕쯤은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한 한신의 깊은 야망을 엿볼 수 있는 명장면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율곡이 한신의 고사를 모방하여 유생의 명령대로 가랑이 사이를 기어갈 수는 없음이었다. 더구나 그 유생은 당대 제일의 세도가였던 동고(東皐) 이준경(李浚慶)의 아들. 이준경은 그 무렵 병조판서를 거쳐 우의정과 좌의정을 두루 제수하고 있었던 최고의 권신이었다. 언젠가는 영의정에 오를 만큼 명종으로부터 큰 신망을 얻고 있었던 원로대신으로 큰 명망이 있었으나 그 아들은 아버지와 달리 파락호(破落戶)였던 것이다. 율곡은 기세등등한 유생을 상대하지 않고 몸을 비켜 다른 길로 가려하였다. 그러자 선접꾼들이 재빠르게 율곡을 포위하였다. 선접꾼들은 자른 도포를 젖혀 매어 옷매무새를 단단히 하고 우산과 빈자리, 그리고 말뚝과 막대기 같은 도구들을 들고 과장이 열리면 쏜살같이 안으로 들어가 현제판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려는 왈패들이었다. 이들이 그러한 이상한 도구들을 들고 다닌 것은 쟁접(爭接)을 통해 자기가 차지한 자리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식을 하기 위함이었다. 왜냐하면 현제판 근처에 자리 잡으면 장막을 치고 자리를 깔고 우산을 씌움으로써 자신을 고용한 주인에게 좋은 자리를 선점하였음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따라서 숙연하여야 할 과거시험장은 이들에 의해서 삽시간에 난장판으로 변해 버리기 일쑤였다.
  • [시론] 부자 지자체가 가난한 지자체를 도와야/유경문 서경대 경제학 교수

    [시론] 부자 지자체가 가난한 지자체를 도와야/유경문 서경대 경제학 교수

    지방자치제도 하에서 지역 주민들은 대표자를 뽑아, 자신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며, 필요한 경비를 자체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최근 탄력세율을 이용한 재산세 인하 파동이 점차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5월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의 일부 자치구에서 경쟁적으로 주택분 재산세율을 20∼30% 내리려는 움직임이다. 지방세법상 기초자치단체의 세원인 재산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실정에 따라 표준세율을 중심으로 지방의회가 정하는 조례로 재산세 세율을 상하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실정에 따라 탄력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을 위하여 존중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서울시 일부 자치구의 움직임은 해당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전체, 나아가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행태는 아니다. 첫째,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산세 부과에 탄력세율을 적용하여 재산세를 20∼30% 인하하는 것은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기능을 하게 된다. 즉 상대적으로 더 비싼 부동산을 보유한 부유층에 재산세를 더 많이 깎아주게 된다. 둘째, 재산세는 자치구 세수입의 약 25%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산세를 20∼30% 인하해준다는 것은 해당 자치단체의 재정수입을 적게 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간에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불균형이 심하다.2005년도 기준으로 자치단체의 전국평균 재정자립도는 56.2%에 불과하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95.0%이지만, 전남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11.9%에 불과하다. 서울 강북지역은 재정자립도가 50%도 안 되는 자치구도 여럿 있다. 기초자치단체 중 무안군의 경우는 재정자립도가 6.9%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50개의 자치단체 중 84.4%인 211개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50% 미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자치구에서처럼 탄력세율을 적용하여 재산세의 20∼30%를 인하한다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는 더욱 재정력이 취약하게 된다. 이는 결국은 중앙정부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게 된다. 셋째, 탄력세율을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산세를 낮추어 준다는 것은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자치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웃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공동체정신이 요구된다. 독일은 부유한 지방자치단체가 가난한 지방자치단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지방자치단체간 그리고 지역주민들간의 세부담의 형평성을 향상시키고, 지방정부로부터의 행정 서비스를 일정 수준 이상 고르게 받게 함으로써 국가전체의 후생수준을 높일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도 재정력이 빈곤한 다른 자치단체를 지원할 수 있는 독일식 역교부세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비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위하여 탄력세율을 인상 적용하기보다는 세율을 인하하는 데만 사용한다면, 결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를 지원할 재원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진 탄력세율 적용의 자율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일부 자치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탄력세율을 이용한 재산세 인하조치는 여러 문제를 초래하므로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유경문 서경대 경제학 교수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은 인생의 무덤인가요

    Q직장에 다니다 IMF를 맞아 명예퇴직한 뒤 음식점을 차렸습니다. 처음에는 장사가 잘되다가 갈수록 기울어 1억원의 빚을 지게 됐습니다. 누군가가 파산해서 빚잔치를 하고 나머지 채무는 면제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변호사 친구에게 상담하니 “파산은 인생 종치는 것”이랍니다. 전문가에게 부정적인 말을 들으니 더 막막합니다. -이정수(50)- A우선 변호사라고 다 같은 전문가가 아닙니다. 조세·특허·파산과 같은 분야는 대학이나 사법연수원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사건을 취급해 보지 않았다면 변호사라고 해도 이정수씨의 친구분과 같은 무지함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사실 파산으로 채무를 면한다는 발상에 대해 최근까지 법원의 판사들도 잘 몰랐을 정도입니다. 변호사 친구는 파산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용법에 대해 혼란을 겪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이와 같은 오해를 깨닫지 못한 채 파산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돈과 관련된 세속적 의미에서 파산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용법으로 쓰입니다. 첫째는 통상 채무자의 지급불능일 경우에 개시되는 법적 절차입니다. 파산법원의 주재 하에 채무자 재산이 있으면 그것을 정리해서 채권자에게 배당하고, 정직한 채무자는 면책을 합니다. 채무자가 “나 어제 법원에 가서 파산했다.”고 말할 때 이 용법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파산을 통해 채무자가 재기할 수 있으니, 이것은 희망입니다. 둘째로 채무자가 돈이 없어 지급능력이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고스톱 게임의 참여자가 마지막 판에서 가진 돈이 없다며 “나 파산했다.”고 말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이 문맥을 고려해 여러 용법으로 쓰이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야 합니다.“파산은 인생의 끝이고 무덤이다.”라고 말할 때의 파산은 채무자가 돈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두 번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정수씨는 첫째 의미의 파산을 생각했는데, 친구인 변호사는 둘째 의미를 대입시켜 충고한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돈이 없고 채무만 있다면, 벌어서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하고 채권자에게 갖다 바쳐야 하니 실질적으로 노예상태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노예는 사회적 죽음의 한 형태입니다. 그렇다면 파산한 사람, 즉 돈이 없고 빚이 많은 사람은 인생의 끝에 이른 것입니다. 이정수씨도 이미 경제적으로 인생의 끝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파산하면 자식들도 지장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출발점이 다른 게 현실입니다. 돈이 있으면 자식을 몇 년 동안 외국에 유학보낼 수도 있고, 그 사이에 위장전입까지 시켜 부모 책임으로 별장과 농지를 마련해 줄 수도 있습니다. 없는 사람은 자식들 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합니다. 돈이 없으면 확실히 사는데 ‘지장’이 있습니다. 자식에게 가난을, 어떤 경우에는 빚을 물려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파산하면 자식들도 지장을 받는다고 하겠습니다. 이에 반해 법적 절차인 파산은 희망입니다. 채무자가 가진 것을 다 내놓고,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면 채권자도 빚잔치 이후에는 더 이상 받지 못합니다. 물론 예외가 있습니다. 어떤 재산은 채무자에게 남으며 또 파산절차에 가입하지 않는 채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원칙적으로 파산 절차는 재정적으로 과거 인생과의 단절을 뜻합니다. 즉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파산절차를 거친 사람은 더 이상 채무의 속박에 매여 있지 않으니 힘들기는 해도 돈을 조금이나마 모을 수 있고, 자식에게 빚을 물려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파산제도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집단은 파산을 부정적으로 묘사합니다. 사실 변호사 대부분은 채권자를 대변합니다. 그래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파산을 인생의 끝이라고 말하면서 두 번째 의미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언어의 용법상 적절한 사용이 아닙니다. 독재를 ‘민주적 집중제’라고 하는 어법은 마치 ‘사각형 같은 삼각형’처럼 모순된 어법입니다. 그러나 파산이라고 똑같이 발음되는 단어의 두 가지 의미, 즉 사회적인 죽음과 채무자가 새로 태어나는 법절차라는 상반되는 의미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정수씨와 같은 처지에 처한 많은 채무자가 이미 두 번째 의미의 파산을 해서 벌거벗고 있으면서, 첫 번째 의미의 파산을 하면 남들이 어떻게 볼까 걱정하는 실정입니다.
  • [나길회기자의 세상속으로] 소주 신제품개발 현장을 가다

    [나길회기자의 세상속으로] 소주 신제품개발 현장을 가다

    소주는 카멜레온이다. 겉보기엔 물과 별반 다를 바 없지만 그 맛은 무궁무진하다. 막 실험실에서 꺼내온 듯한 알코올처럼 혀를 찌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물처럼 목을 적신다. 비오는 날에도 맑은 날에도 어울리는 술 또한 소주다. 안주가 가난하든 풍족하든 소주는 탓하지 않는다. 처음엔 ‘이 쓴 걸 왜 마시지.’라고 생각하지만 점차 소주의 매력에 빠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2004년 기준으로 성인 1명이 1년간 소주 71.1병을 마셨다. 이쯤 되니 어지간한 술꾼들은 소주 박사를 자칭한다. 하지만 정작 소주를 어떻게 만드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독한 순수’로 국민의 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주, 그 맛의 비밀을 찾아 떠났다. ●맛보고 뱉고 하루에도 수십번 반복 “제가 1년이면 소주 100병 이상을 소비하는 VIP라고요. 소주 연구소 좀 보여 주세요.” 최근 출시된 소주 신제품간 경쟁이 뜨거워서일까. 국내 최대의 소주 메이커인 ㈜진로에 소주 개발 과정을 보여달라고 하자 보안상의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핵심 비밀은 누설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뒤에야 취재를 허락받고 21일 충북 청원에 있는 소주 연구소를 찾았다. 술병이 많다는 것 외에는 평범해 보이는 연구소 한쪽에서는 제품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다. 연구소는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 새 제품 연구에 착수했다. 직접 맛을 보는 테스트는 주로 오전 10∼11시 공복에 한다. 전날에는 과음을 피하고 테스트 몇 시간전에는 담배와 커피를 삼간다. 잔은 주문 제작된 것을 사용한다. 향까지 음미할 수 있도록 입구가 좁은, 와인잔과 흡사한 모양이다. 각 잔에 자사의 기존 제품과 새로 만든 제품을 넣고 번갈아 마시면서 비교한다. 와인을 시음하는 것처럼 입안에 머금고 10초 이상 맛을 본 뒤 뱉어낸다. 쓴맛이 입안에 감도는 것은 둘째치고 한두번만 해도 혀가 얼얼해진다. 한 제품당 이같은 과정은 수십번 반복한다. ●첨가물 단 10에 맛은 천지차이 18년째 소주 개발을 맡고 있는 소주 연구팀 김영근(44) 차장은 “술맛은 과학적 계량만으로 구분할 수 없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면서 “그래서 오감을 통해 맛을 평가하는 ‘관능검사’에 거의 의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연구소에서 만들어지는 시제품은 2∼3개. 이런 방식으로 200∼300개가 개발자의 입을 거쳐가야 새로운 제품이 탄생한다. “식염을 좀 줄이고 구연산을 조금 더 넣어보면 어떨까.” “그건 똑같이 넣고 다른 걸 좀 조절해 보면 어떨까요.” 테스트를 마친 후 연구원들끼리 소주에 넣는 첨가물의 양을 두고 토론을 한다. 도수를 유지하면서도 ‘카∼’ 소리가 나오게 하는 소주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고심 중이다. 소주는 크게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소주는 희석식이다. 고구마 등으로부터 전분을 발효시켜 만드는 주정(酒精)이라는 96% 알코올에 물을 넣어 원하는 도수를 맞추고 첨가물을 넣으면 소주가 완성된다. 예전에는 주정의 질이 소주 맛을 좌우했지만 지금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어떤 첨가물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같은 도수의 소주라도 맛이 180도로 달라진다. 미량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 10만으로도 전혀 다른 술이 돼 섞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작업이다. ●연구원이 꼽는 최고의 안주는 삼겹살 소주 맛의 비밀은 첨가물에 있다. 지금은 사용이 금지된 사카린 역시 한동안 소주의 맛을 내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아무거나 마음대로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술은 연구실을 벗어나 ‘현장 테스트’를 받는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뿐만 아니라 목으로 넘겼을 때 느낌, 안주와 어울리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스실린더에 담겨 있던 술을 빈 소주병에 옮겨 식당으로 향했다. “잔은 몇개나 드릴까요?”“1인당 3개씩 주세요.” 이날 연구실에서 식탁까지 ‘살아 남은’ 시제품은 2가지. 기존 제품과 비교하기 위해 개인별로 3개의 잔이 주어졌다. 연구원 조재희(31)씨는 “어떤 경우는 실험실에서의 판단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식당에서 실험은 필수 코스”라면서 “그동안 많은 안주를 테스트해 본 결과 그 어떤 비싼 안주보다 삼겹살이 어울렸다.”고 말했다. 연구실에서 막 만든 술이라 밍근하다는 생각이 들어 “차게 하면 더 맛있을 것 같다.”고 하자 “최종 테스트 때는 실제로 냉장고에 넣었다 빼서 맛을 본다.”는 답이 돌아왔다.1시간여 분석 후 2번 술은 통과,3번 술은 보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알코올 도수 20%의 고민 “이 소주 한번 드셔 보세요.” 정체 모를 병에 담긴 술은 마치 맹물 같았다. 웰빙 바람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술의 도수가 갈수록 낮아짐에 따라 현재 판매 중인 20도보다 낮은 술을 만들어 본 것이라고 했다. 술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게 바로 소주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알코올 도수가 20도 이하로 내려가면 거의 맹물 수준이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주라면 응당 쓴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알코올은 줄이고 맛은 지켜야하는 셈이다. kkirina@seoul.co.kr
  • 구로구, 복지대상자 보호시스템 마련

    명문대 입학을 앞두고 소아 당뇨병으로 안타깝게 숨진 소녀가장 문모(19·구로구 수궁동)양 사건을 계기로 서울 구로구가 저소득 단독가구의 응급상황 발생에 신속 대처할 수 있도록 복지대상자 집중보호 시스템을 마련했다. 구는 22일 문양과 같이 혼자 살면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숨지는 생활보호대상자가 없도록 복지대상자 집중관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집중관리 대상은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질병·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이다. 구는 관리카드 제도를 신설, 복지도우미와 자원봉사자 등이 이들의 병력과 약물투여 내역 등 건강상태와 생활실태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심 전화기 제도를 확대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인근 소방서와 연결돼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또 저소득 가구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운영해 갑자기 생활이 어려워진 가구에 생계비 최대 700만원, 의료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구 관계자는 “가난 때문에 불행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저소득 복지대상자들에 대한 집중 보호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美최하위 계층은 흑인+남성

    美최하위 계층은 흑인+남성

    미국 볼티모어에 사는 커티스 브래넌(28)은 우리의 고교 1학년에 해당하는 10학년 때 마약을 팔다 걸려 퇴학당했다. 그에게는 3명의 여자친구와 사이에 낳은 4명의 자녀들이 딸려 있다. 수년간 교도소를 들락거린 그는 현재 직업 교육은 물론, 인격 형성 훈련까지 하는 사설 직업훈련센터에 다니고 있다. 그는 “교도소 가는 일도 지긋지긋하다.”고 말한다. 브래넌처럼 고교를 중퇴한 20대 미국의 흑인 남성 가운데 실직자 비율이 2000년 65%에서 2004년 72%까지 치솟았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컬럼비아, 프린스턴, 하버드 대학 전문가들이 실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실 가난한 흑인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되는 것이 아니지만,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깜짝 놀랐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교를 중퇴한 백인과 히스패닉의 실직자 비율은 각각 34%와 19%에 그쳤다. 또 고교를 졸업했더라도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흑인의 실업률은 50%로 역시 백인(21%)과 히스패닉(19%)보다 훨씬 높았다. 이 통계에는 아예 구직을 포기한 경우나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은 제외돼 있어 실제 상황은 한층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로널드 민시 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1990년대 유례없는 경제 호황과 지난 20년 동안의 사회안전망 확충의 혜택을 흑인 여성과 히스패닉 등 다른 소수 인종이 누린 대신, 젊은 흑인 남성은 주류계층에서 점점 멀어져 겉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문제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도시 범죄 발생률이 낮아진 것과 달리, 흑인들의 수감률은 높아지는 상황에서 내륙 도시의 흑인 남성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합법적인 직업을 구하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이며 이들 젊은 흑인 남성에게 교도소행은 일상사가 되고 있다. 1995년 대학 진학에 실패한 20대 흑인 남성 가운데 수감자 비율은 16%에 머물렀으나 2004년에는 21%로 높아졌다.30대 중반까지 포함하면 이런 처지의 흑인 10명 가운데 6명은 시간을 학교 대신 교도소에서 보내는 셈이다. 해리 홀저 조지타운 대학 교수는 “1990년대의 노동시장은 30년 만의 좋은 상황이었지만 단순히 수치만 보면 젊은 흑인 남성에겐 가장 암울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신문은 젊은 흑인들의 악화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선 단순한 직업 교육을 뛰어넘어 자녀 양육, 갈등 해소와 인격 형성 등 삶의 기술을 가르치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언론인가,애국언론인가/김동률 KDI연구위원

    비록 결승진출은 실패했지만 모두가 야구 얘기로 지난 한 주를 보냈을 것이다. 신문, 방송 가릴 것 없이 언론은 미국팀을 격파하자 마치 우리가 미대륙을 점령하고, 또 준결승전에 앞서 일본을 연파하자 마치 일본을 꿇어앉히기라도 한 것처럼 보도했다. 시시콜콜한 낙수거리도 한껏 쏟아냈지만 불쑥 등장한 민감한 병역면제는 애써 외면했다. 이처럼 언론은 독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담기도 하고 알아야 하는 것을 담아내기도 한다. 지나치게 독자들이 원하는 것만 담아내다 보면 옐로 저널리즘쪽으로 기울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 지면이 고답적으로 변하면서 독자들이 외면하게 된다. 우리 언론은 참으로 묘한 전통이 하나 있다. 지나치게 우리 중심으로 모든 뉴스를 몰아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 면에서 모두가 붕어빵 신문이나 다름없다. 비록 일부 보수신문과 공중파 방송에 비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서울신문도 이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신문 역시 WBC 경기에서 한국이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물리치자 야단법석을 떨었다.15,17일자 등에서 “한국야구 美쳤다.”라는 재미있는 타이틀 등과 함께 1면 톱뉴스로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다뤘다. 지나치게 많은 지면 할당도 그렇지만 기사를 읽다보면 마치 미 본토 전체가, 또 일본 열도가 야구에 울고 웃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많은 부분 사실과 다르다. 작은 나라인 일본은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은 우리처럼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우리처럼 단일 민족도 아니고, 다인종 이민국가인 탓에 결집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신문만 보면 전체 미국인들이 한국에 패배한 것을 두고 야단일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일부 야구팬을 빼고는 한마디로 관심밖이다. 전통의 뉴욕 양키스가 졌다면 그네들도 발칵 뒤집혔겠지만 급조된 올스타 국가대표팀이 한국에 패했다고 놀랄 미국인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솔직히 그리 큰 관심도 없다. 필자가 유학시절,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CBS의 인기 퀴즈프로인 ‘제오파디’ 준결승전. 한국의 수도를 묻는 문제인데 놀랍게도 참가자 모두가 답하지 못했다.‘88올림픽’이라는 힌트까지 줬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무도 맞히지 못했다. 충격적이지만 사실이다. 한국에서 왔다면 평양에서 왔느냐는 질문도 심심찮게 받게 된다. 뉴욕이나 LA 등 대도시를 벗어나면 아직도 지독하게 가난한 나라인 줄 알고 불쌍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돌이켜보면 6년간의 유학기간동안 가끔씩 미국 언론에 등장하는 한국 관련 뉴스는 북핵관련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은 한국이 이미 세계 중심국가가 된 듯 떠든다. 물론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사의 중심에 한번 우뚝 서보자는 깊은 뜻이 있을 게다.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사의 주역이 되는 일이 그리 만만찮은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지나치게 민족주의적이고 우리 것만 침소봉대하는 ‘애국언론´이 활개치는 한 더욱 그러하다. 서울신문은 지난주 지면을 통해 한국야구에 대해 지나친 애정을 쏟아 부었다. 방송이 흥분해 오버한다고 냉정해야 하는 활자매체까지 그래서는 곤란하다. 설사 일본에 대한 보도는 이른바 ‘특수관계’로 인해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인들의 반응은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감이 크다. 국가간 시합은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보도가 필요하다. 전체 미국인들이 아니라, 미국 야구팬들이 한국전 패배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보다 정확하게 전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독자가 극적인 뉴스를 원하더라도 덩달아 따라하기보다 언론은 적당히 숨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우리 중심으로 몰아가는 언론의 보도태도는 자칫 자라나는 세대를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까 두렵다. 서울신문이, 나아가 한국언론이 한 단계 성숙하려면 지나친 민족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 언론이 의도적으로 몰아가지 않더라도 대한한국 스포츠는 이미 세계정상급이 아닌가. 김동률 KDI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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