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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인의 문화사/김원중 지음

    ‘동쪽 집에서 먹고, 서쪽 집에서 잔다.’는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은 보통 집도 절도 없는 떠돌이의 행태를 가리킨다. 하지만 본래는 동·서쪽 남자 모두에게 미련을 두는 처녀의 심정을 담은 표현이었다고 한다. 중국 제나라에 혼기가 찬 처녀가 있었는데, 동쪽 집안과 서쪽 집안에서 동시에 청혼이 들어왔다. 동쪽 집 아들은 못생겼지만 부자였고, 서쪽 집 아들은 가난했지만 ‘꽃미남’이었다. 부모는 궁리 끝에 딸의 뜻을 따르기로 하고 “동쪽 집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 어깨를 드러내고, 서쪽 집으로 가고 싶으면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라.”했다. 딸은 한동안 생각하더니 양쪽 어깨를 모두 끌어내렸다고 한다. ‘낮에는 부유한 동쪽 집에서 먹고, 밤에는 잘생긴 서쪽 남자와 자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처녀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 이야기로, 공자가 살던 무렵 일반 서민들의 자유연애 풍토는 오늘날과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혼인의 문화사’(김원중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는 중국 고대의 성(性)의 모습을 제시하며 혼인이 하나의 제도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국의 성과 결혼, 가족 문화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유교문화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결코 ‘남의 이야기’일 수 없다. 지은이는 ‘여자는 어려서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지아비를, 지아비가 죽으면 아들을 따라야 한다.’는 삼종지도(三從之道)와 처첩제도 등 전통적인 중국의 가족제도가 중국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유교문화권 여성을 억압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은이는 수천년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온 중국 혼인사에서 중심축이 되는 남녀의 관계에는 ‘동가식서가숙’의 고사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실제로 춘추시대나 위진남북조시대의 귀부인 사이에 보편화된 사통(私通)이나 성도덕의 문란, 절대권력을 휘두른 여제(女帝)의 남성 탐닉을 보면 고대 중국의 여성은 남성의 성적 노리개로만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대의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혼인의 예절을 갖추지 않고 이루어진 남녀의 성관계를 야합(野合)이라고 했는데, 공자 역시 야합으로 태어났다. 그럼에도 멸시를 받지 않은 것은, 공자를 잉태한 야합이 춘사(春社)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농사가 순조롭기를 땅의 신에게 비는 춘사에는 예외적으로 야합이 허용됐다고 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아버지라는 개념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는다. 모계사회의 단계에서는 아버지가 자기 자식을 확신하지 못하고, 어머니도 자식과 아버지의 필연적인 관계를 확신할 수 없는 ‘부계불확실성’이 지배했다. 한반도에서도 단군왕검과 박혁거세, 견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웅이 ‘아비 없는 자식’으로 태어났는데, 이런 현상은 남성 중심의 일부일처제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어원학적 측면에서도 성(姓)은 어머니의 혈통을 중심으로 삼는 개념이었다고 한다. 여자라는 뜻의 女(여)와 태어난다는 의미를 가진 生(생)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글자로 아버지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성의 결정이 모계로부터 비롯하고 있으며, 성의 주체가 여자였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1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 이호조 성동구청장 이호조 성동구청장은 화려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조용히 시스템의 개선에 집중하는 ‘정중동’의 행정전문가다. 그가 행한 각종 시책들은 항상 다른 구청의 본보기가 된다.40여년 행정경험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초 성수동에 투기바람이 불자 이 일대에 공동주택 사전 건축허가제를 도입, 투기를 잡았다. 공무원들이 5급 승진에 매달려 일은 뒷전이고 시험공부만 하자 승진자격시험인 ‘자격이수제’를 도입, 아무때나 시험을 치러 자격을 따둘 수 있도록 해 이런 폐단을 없앴다. 이들 두 제도는 다른 구청은 물론 서울시에서도 벤치마킹해갔다. 교육문제는 이 구청장의 최대 역점 사업이다. 그 자신이 학비 때문에 일반고등학교 대신 체신고등학교에 가야 했던 경험 때문에 가난의 대물림을 막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 이에 따라 공약으로 내건 것도 ‘교육성동’이었다. 특히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 학교는 그가 지난 1년간 거둔 최대 결실 가운데 하나다. 초기 공무원에 의존했던 방과후 학교는 이제 자원봉사자들이 가세하면서 학생도 늘고, 교육내용도 업그레이드됐다. 단순한 국어, 영어, 수학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현장교육과 인성교육도 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20개 동사무소에서 저소득층 학생 400여명이 ‘열공’중이다. 이 구청장이 ‘성수신도시’플랜을 내놨다. 공장지대인 성수동 일대를 2015년까지 첨단산업과 초고층 주거·상업단지가 어우러진 도심형 신도시로 바꾼다는 것이다. 치밀한 실사구시형인 이 구청장이 대한주택공사와 손잡고 내놓은 계획인 만큼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난제도 적지 않다.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는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이나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바꿔야 하는 난관이 버티고 있고, 앞으로 예상되는 부동산투기 바람을 잠재우는 것도 숙제다. 이 구청장은 “지난 1년간 기초를 닦은 만큼 이제는 속도를 내겠다.”면서 “성수신도시는 서울시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정송학 광진구청장 정송학 광진구청장은 CEO 출신의 초선 구청장이다. 그런 그에게 공무원은 ‘느슨하게 일하면서 권위만 앞세우는 집단’이라는 선입견이 강했을 것이다. 실제 구청장이 되고 보니까 문제점이 수두룩하게 눈에 밟혔다. 그래서 대기업의 효율성을 행정에 접목시키는데 주력했다.‘비전추진담당관’을 신설, 혁신 작업의 선발대를 맡겼다.5급 이상 간부에게는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정해 차근차근 실천하는 ‘직무목표관리제’를 도입했다.6급 이하 직원은 ‘창의적성과관리제’를 적용받도록 했다.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면서 목표달성을 묵묵하게 다그쳤다. 구청의 일하는 틀이 만들어지자 주민들과 맞닿는 민원행정에 눈을 돌렸다. 먼저 구청에 제출하는 구비서류를 크게 줄이고 민원 진척도를 알려 주는 ‘사전심사청구제’를 도입했다. 여차하면 몇개월씩 늦어지던 민원 112건의 처리기간이 최소 하루에서 최고 25일로 줄었다.‘스피드 행정’이라는 말이 구민들의 입에서 술술 나왔다. 구민들이 행정에 참여하는 ‘위원회관리제’를 구축했다. 각종 자문위원회를 통해 구민들이 원하는 일을 먼저 처리했다.‘어린이대공원 무료 개방’도 이런 맥락에서 환영을 받았다. 정 구청장은 “내가 잘하는 것부터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업인 출신답게 지역경제 활성화를 당면과제로 삼고 기업과 전담 직원을 묶어 기업활동을 도와 주는 ‘행정 멘토링’을 만들었다.‘기업애로 직소창구’를 개설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러 다녔다. 기업이 물건을 만들면 구청이 우선 구매하고, 재래시장에서 통용되는 쿠폰을 만드는 등의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소프트웨어에 치중하다 보니까 도시개발 등 하드웨어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곡지구 등 5개 지구단위 도시계획을 수립했지만 화려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 구청장은 앞으로 최대 11년(3회 연속 구청장 당선을 가정하면)을 재임할 수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차곡차곡 다져둔 틀이 허튼 노력으로 보이지 않는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슬럼, 지구를 뒤덮다/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슬럼, 지구를 뒤덮다/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슬럼. 짧게는 ‘도시의 빈민굴´, 길게는 ‘도시사회 병리현상의 하나로 빈민이 많거나 주택환경이 나쁜 지구´라 정의되는 곳. 경기 성남 건설에 ‘광주대단지 사건’(1971년)의 상흔은 왜 불가피했을까? 서울 신림동 난곡 주민들은 왜 ‘낙골(落骨)’이란 자조적인 별명을 지어 불렀을까? 88올림픽 유치와 동시에 상계동은 왜 철거됐고,2005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노숙인은 왜 격리수용돼야 했을까? 올해부터 추진되는 월 사용료 70만원짜리 ‘30평 임대주택’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2003년 이후 노숙인들을 기겁하게 만든 쪽방 월세의 상승 배경엔 정부의 영등포1가 철거정책이 있었다는 사실은 왜 뉴스조차 되지 못했을까? 화훼마을·구룡마을·포이마을·아래성뒤마을 등으로 대표되는 비닐하우스촌 사람들은 왜 주소 하나 부여받지 못해 ‘있어도 없는 사람’으로 살아왔을까? 물음표투성이다. 한국에서 슬럼은 분명 정치적 현상이라고 밖에 달리 말할 길이 없다. ‘슬럼, 지구를 뒤덮다’(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김정아 옮김, 돌베개 펴냄)는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 도시의 빈곤화 현상을 진단한 책이다. 용도변경 주택, 야영 및 노숙, 난민수용소, 무허가 토지개척, 해적형 분양지, 슬럼 지주들의 셋집 등 세계 곳곳의 슬럼을 유형별로 분류했다. 각 나라가 처한 정치·경제·사회적 상황이 슬럼 형태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도 분석했다. 미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 역사학 교수인 지은이는 전지구적 슬럼화 이면에 도사린,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정치’와 국경 안의 ‘국민국가 정치’의 상호공조를 폭로한다.1976∼1992년 사이에 19개 국제통화기금(IMF) 채무국에서 146건의 폭동이 일어났다는 지적이나, 국내 정치경제 엘리트들이 사회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은 슬럼화의 원인을 국경 안팎에서 동시에 찾는 지은이의 시각을 반영한다. 지은이의 지적은 한국 상황에 빗대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저자 또한 세계 슬럼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한국에 각별히 주목한다.“가난한 주택소유자·세입자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적 진압이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이루어진 것은 단연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거나 “한 가톨릭 NGO는 남한이야말로 ‘강제퇴거가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이루어지는 나라, 남아공보다 나을 것이 없는 나라’라고 했을 정도”라는 등의 서술은 한국의 슬럼화가 세계적인 수준임을 보여준다. 저자가 예견하는 슬럼화의 앞날은 가히 ‘묵시록적 미래’라 할 만하다.2030∼2040년이면 슬럼 인구가 20억에 육박하고,“경제적 지구화에 전지구적 공중보건 인프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파국이 닥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한다.“슬럼, 준슬럼, 슈퍼슬럼, 이것이 도시진화의 결과”라는 도시계획전문가 패트릭 게디스의 섬뜩한 말도 아예 책 첫 장에 인용했다. 2006년 연말 경남 함안에서 근무력증 독거 장애인 조모씨가 얼어 죽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단칸방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을 피하지 못해 꽁꽁 얼어버렸다는 소식에 평범한 장애인들은 ‘거리의 투사’가 됐다. 한국 철거민들이 왜 그토록 전투적인지도 저자의 지적 한 마디면 충분히 설명된다.“한 사람의 이데올로기적 관점은 그가 사는 주택의 위상에 따라 형성된다.” 슬럼화는 주거공간을 넘어 인간의 삶 전반을 파괴하고, 파괴된 삶 속엔 독기만 남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살인적 유가’ 정부·정유사 합작품?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는 너무 많이 들어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지만, 요즘도 뉴스는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소식을 매일같이 전하다시피하고 있다. KBS 2TV ‘추적 60분’은 이처럼 나날이 치솟는 기름값의 실체를 4일 오후 11시5분 ‘2007년 7월, 부자 정유사와 가난한 국민’편에서 파고든다. 화물 트레일러 운전기사 김기형씨는 매달 기름값으로 400만원을 쓴다. 트럭으로 과일 행상을 하는 이창기씨도 한 달 수입 200만원 가운데 50만원을 고스란히 기름값으로 쏟아 붓는다. 무엇이 사태를 이렇게까지 몰고 왔으며 정부와 정유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현재 국내 정유시장은 정유 4사의 독과점 체제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5년 전까지만 해도 석유 수입사가 수십 개에 이르렀고, 몇몇 회사는 정유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 많았던 석유 수입사들이 지금은 어떻게 된 것일까?‘추적 60분’이 산업자원부에 등록돼 있는 석유수입사를 추적해본 결과, 현재 운영 중인 곳은 단 2곳에 불과했다. 더욱 기가 찬 것은 석유수입사의 전 직원들이 밝힌 도산의 이유. 그들은 정부와 정유사의 횡포로, 석유수입사들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업체와 주유소들이 어떤 일을 겪어야 했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국내 정유사 CEO들을 만나 과연 높은 기름값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고, 낮출 수는 없는지도 직접 물어봤다. 또 규제는커녕 독과점 체제를 바라만 보고 있던 정부의 속셈은 무엇인지를 고발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노대통령 “평창유치땐 남북 단일팀 출전 가능”

    노대통령 “평창유치땐 남북 단일팀 출전 가능”

    |과테말라시티 박찬구특파원|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지원을 위해 과테말라를 방문 중인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2일(한국 시간) “(평창 유치에 성공하면)남북한이 공동입장뿐 아니라 단일팀으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과테말라시티 숙소인 티칼 푸투라호텔에서 AFP·AP·로이터 등 외신3사와 40분 남짓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단일팀이 남북관계 진전에 새로운 계기와 이정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2014년이 되면 남북관계가 상당히 안정된 토대 위에서 (평창 겨울올림픽)대회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남북간에 여러가지 협력이 이뤄질 것이고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를 대단히 빠르게 촉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좋은 계기가 되고 전 세계와 인류에게 아주 긍정적인 평화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남북 단일팀 구성이 남북 양쪽의 국민뿐만 아니라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성공적인 대회를 반드시 치러 내겠다는 국민의 약속을 올림픽 위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과테말라에) 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1948년 정부 수립 전 동계올림픽에 선수를 파견했고,3년간의 전쟁 중에도 올림픽 대표단이 출전했다.”면서 “하여튼 우리 한국 사람은 올림픽 하면 자다가도 일어난다.”며 평창 유치의 희망을 피력했다. “겨울 스포츠를 해 본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스케이트만…. 스케이트 신고 간신히 걸어 다닐 수 있다.”면서 “내가 자랄 때 한국은 가난해서 눈이나 얼음 위에서 하는 스포츠는 할 수 없었다.”고 받아 넘겼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유치지원 활동을 취재 중인 한국 기자단과 같은 숙소인 메리어트호텔에 3일 투숙, 본격 유치경쟁에 나섰다. ckpark@seoul.co.kr
  •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6) 환경보호위해 공적개발원조 늘려야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6) 환경보호위해 공적개발원조 늘려야

    예부터 콩 하나도 나눠 먹으라는 말이 있다. 농사철에 서로 돌아가면서 모내기를 도와주는 품앗이 풍습도 아름다운 미풍양속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형과 아우가 밤새도록 서로를 위해 몰래 쌀가마를 옮기다 보니 아침에는 결국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훈훈한 전래동화도 있다. 우리나라처럼 서로 돕고 사랑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좋은 전통을 가진 나라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나라가 서로 돕고 사랑하는 전통을 국내에서만 아니라 지구촌의 어려운 이들에게도 나눠줄 때가 되었다. 소위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어려운 나라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 원조로 가난 극복 공적개발원조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가장 큰 액수의 공적개발원조를 받은 국가로 꼽힌다. 해방에 이어 한국전쟁에 휘말려 스스로 일어설 힘조차 없었던 우리는 많은 나라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미국이 총 5조 5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도움을 줬고, 일본과 독일, 아랍제국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우리는 유·무상의 원조자금을 토대로 굶주림에서 벗어나 고속도로를 깔고, 항만을 건설하고, 공장을 지어 경제규모 세계 10위권 국가로 도약했다.1993년 세계은행의 차관 졸업국이 되어서 스스로 설 수 있는 나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공적개발원조에서 환경은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분야의 하나이다. 배고픈 아프리카 사람들은 지구온난화로 파괴되어 가는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만 하루하루 먹고살기에 급급하기만 하다. 선진국들이 몰래 버린 유해폐기물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개발도상국가들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채 사태를 방치해 매일같이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상하수도가 분리되지 않아 버린 물로 다시 음식물을 씻어 먹다 보니 수인성 전염병이 퍼져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지구사회가 함께 나서지 않으면 환경문제는 그들만의 문제를 넘어서 지구 전체의 환경에 그 파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환경분야 공적개발원조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여러 국가들의 환경분야 공적개발원조 정책을 통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물론 유엔도 새천년개발목표(MDG), 파리선언 등을 통해서 환경분야 공적개발원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로부터 받은 지원 이젠 되돌려줄 때 우리나라의 경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지구사회의 선도국가가 됐음에도 분야별 공적개발원조 액수가 국민총소득(GNI)의 0.1%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환경분야는 급속한 개발과정에서 대응했던 경험과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음에도 이것이 다른 개발도상국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정책 개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러한 무관심은 2004년까지 환경분야의 공적개발원조 총액이 고작 57억여원에 불과하다는 통계 수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무턱대고 높은 환경보호 수준을 요구하는 선진국보다 빈곤과 기아로부터 탈출하고 급속한 경제성장속에서 환경문제를 해결해온 우리나라가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개발도상국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공적개발원조 제도를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상부상조를 미덕으로 하는 우리나라가 지구사회로부터 가장 많은 공적자금원조 혜택을 받은 은혜를 갚는 길일 것이다. 명지대 교수(국제법), 바젤협약 이행준수위원회 위원
  • ‘슈퍼맨의 저주’ 근거 있나?

    ‘슈퍼맨의 저주’ 근거 있나?

    ‘슈퍼맨의 저주’ 근거있나? 헐리우드의 유명 괴담 중 하나인 ‘슈퍼맨의 저주’가 1일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 방송되며 국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슈퍼맨의 저주’란 미국에서 ‘슈퍼맨’과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했거나 제작에 관여했던 사람들에게 사고가 이어지면서 생긴 말이다. 세계적인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을 만큼 유명한 ‘저주’다. 위키피디아는 ‘슈퍼맨의 저주’가 캐릭터 제작 당시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퍼맨’이라는 전무후무한 영웅을 만든 원작자 제리 시겔과 조 슈스터가 캐릭터의 판권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가난한 여생을 보내야 했기 때문. 이후 ‘슈퍼맨의 저주’는 끊이지 않았다. TV시리즈 ‘슈퍼맨’의 주인공이었던 조지 리브스는 총상을 입은 채 변사체로 발견됐고 영화 ‘슈퍼맨’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크리스토퍼 리브는 낙마 사고로 전신 불구가 됐다. 또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마고 키더는 교통사고를 당했고 리처드 프라이어는 다변경화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위키피디아에 설명된 ‘슈퍼맨의 저주’와 관련있는 불행들은 이외에도 20여가지에 이른다. ‘슈퍼맨의 저주’는 지난해 영화전문지 ‘프리미어’가 “‘슈퍼맨 리턴즈’ 제작진들에게 ‘슈퍼맨의 저주’가 작용해 각종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하며 영화계에 알려졌다. 사진=위키피디아 나우뉴스 뉴스팀@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타이쿤/찰스 R 모리스 지음

    타이쿤(大君)이란 일본 도쿠가와(德川) 막부의 쇼군(將軍)에 대해 당시의 외국인이 붙인 칭호다. 여기서 유래돼 요즘은 기업군을 거느리는 거대 실업가를 의미하게 됐다.‘타이쿤’(찰스 R 모리스 지음, 강대은 옮김, 황금나침반 펴냄)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거대국가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의 오늘이 있게 한 원동력으로 네 명의 타이쿤을 소개한다. 19세기 말, 신생국 아메리카가 유럽을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으며 세계 경제의 새 주역으로 떠오르던 이 시기는 미국 경제성장사 중 가장 활기차고 종종 낭만적으로 그려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남북전쟁 후 40여년 간 지속된 미국의 장기적인 경제 붐은 20세기 말 동아시아 국가들이 급부상하기 전까지 역사상 최고였다. 이 책은 남북전쟁 후 변화와 혼란의 시기를 기회로 받아들인 네 명의 기업가들, 즉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주식과 철도의 달인 제이 굴드, 석유왕 존 D 록펠러, 전설적인 금융가 존 피어폰트 모건에 대한 이야기다. 은행가이자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미국 경제사 중 가장 떠들썩하고 때로는 잘못 이해되고 있는 한 시대에 관한 생생하고 예리한 이야기들 속에서 거물들의 삶과 비즈니스를 비롯한 다양한 면모를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누더기에서 부자로’라는 미국의 신화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수많은 기업가들은 무(無)에서 출발해 막대한 부(富)를 쌓아올렸다. 그 중에서도 이 네 사람은 언론에 의해 ‘강도 귀족들’이라고 불리며 가장 주목을 받는 그룹이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인 카네기, 록펠러, 굴드는 광대한 자원과 개개인에 대한 자유로 가능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끝없는 야망과 재능으로 전진해 거대한 기업제국을 이룩하고 부를 축적했다. 부유한 귀족 가문 출신인 모건은 이들과 처지가 달랐다. 카네기와 록펠러, 굴드 세 사람의 야망을 조율하며 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졌고, 세 사람의 부상과 함께 실업계의 지배적인 거물로 자리매김했다. 책은 네 거인이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이 처한 정치·경제·사회적인 배경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미국 역사상 가장 활기차고 떠들썩했던 시대를 수놓은 수많은 인물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호흡했던 거물들의 모습을 흡인력 있게 그려나간다. 카네기는 끝없는 탐욕에 불타는 냉혹한 승부사였고, 록펠러는 거대한 제국의 냉정하고 지적인 엔지니어였으며, 굴드는 시장조작의 달인이었다. 젊은 카네기는 철강으로 눈을 돌리기 전 철도회사 전신 기사로 일하며 천재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또 록펠러는 경쟁자들을 설득하고 회유해 스탠더드 오일에 기꺼이 합류하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횡령 혐의로 야음을 틈타 나룻배를 타고 허드슨 강을 건너는 굴드의 모험도 흥미롭다. 이 책은 거물들의 삶 속에 일어난 에피소드, 야심과 탐욕에 울고 웃는 삶의 모습들을 가감없이 전한다. 한 편의 대하 드라마이자, 미국 경제 성장사의 생생한 증언이라고 할 만하다. 그렇다면 서사 속에 드러나는 거물들의 면모는 어떠한가. 시대를 보는 예리한 눈, 빼어난 용병술과 창의성, 넘치는 활력과 열정 등 네 명의 타이쿤이 오늘날 기업가들이 갖추어야 할 많은 부분들을 갖추고 있음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사족 한마디. 남북전쟁으로 철저히 파괴된 미국을 오늘날 초강대국으로 건설한 네 명의 타이쿤은 탐욕적인 이윤추구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논란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미국 경제의 국부로 치켜세워지고 있다.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오늘날의 한국을 만든 ‘국부급’ 기업인들이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부정적인 측면에 치우쳐 긍정적인 측면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박태일(현대경제연구원 컨설팅본부장)
  • “박대통령이라면 대운하 찬성”vs“오염 우려에 말바꿔”

    “박대통령이라면 대운하 찬성”vs“오염 우려에 말바꿔”

    28일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 후보의 4차 토론회에서는 이명박-박근혜 후보간 물고 물리는 신경전이 긴박하게 펼쳐졌다. 앞서 3차례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를 통해 우회공격하던 전략과 대비됐다. 이 후보는 박 후보의 ‘16개 시·도 평준화 자율 선택’ 공약을 도마에 올렸고, 박 후보는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정책을 걸고 넘어졌다. 원희룡·홍준표·고진화 후보도 이·박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쟁점별 질의·응답을 정리해 본다. ●한반도 대운하 공방 ▶고 후보 대운하 정책 논란을 보면 지도자의 잘못된 정책 하나가 나라를 절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약을 철회할 생각 없나. -이 후보 같은 당 후보의 공약을 ‘몹쓸 공약’이라고 단정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국내외 현장을 가 보지도 않고 비판하는 태도 때문에 우리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적 절차를 거쳐 결정했다면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 후보 박 후보가 대운하 공약을 반대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찬성했을 것이다. 저는 정치인과 전문가, 국민이 반대했던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한 사람이다. 낙동강 수질이 오염됐는데, 대운하를 반대하는 박 후보는 개선책을 갖고 있나. -박 후보 낙동강 수질은 그동안 많이 개선됐다. 대운하 때문에 수질이 오염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수질이 살아난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10년 동안 운하를 연구했다는 이 후보가 식수오염 우려가 제기되자 말을 바꾸었다. 이중수로를 만든다고 했고, 그게 다시 문제가 되자 강변여과 방식을 내놓았다. 강변여과수는 건설 비용만 10조원으로 추산되는데도, 추진할 생각인가. 한강과 낙동강에 설치한 다리 철거비용은 계산에 넣었나. ▶이 후보 박 후보는 인터넷에서 저를 반대하려는 세력이 내놓은 자료를 보고 지적했다. 강변여과수에 10조원이 드는 것은 부지매입 비용 때문인데, 강변여과수 개발은 하천부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돈이 들지 않는다. 대통령이 되면 민자사업 받아서 정부가 검토하고, 국민 지지 받아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하겠다. ▶이 후보 홍 후보는 2005년 10월 운하야말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21세기 물류 정책이라고 하지 않았나. -홍 후보 직접 인터뷰를 했는지, 서면 인터뷰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느 주간신문에 그렇게 실렸다. 만약 내가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서울시장이 되고 싶어 시장님에게 잘 보이려고 했을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747’ 공약 ▶박 후보 정책의 기본은 신뢰와 약속이다. 이 후보는 747 공약, 북한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달성, 신혼부부 아파트 1채씩 공급 등의 공약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이 후보 7% 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세계 7대 강국 진입 등 (세 가지)공약 가운데 7대 강국 진입이 문제가 된다. 이탈리아가 1년에 0.5%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7%씩 성장하면,7대국이 될 수 있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검증논란 ▶홍 후보 97년 이회창 전 총재가 네거티브 공세를 받고 지지율이 떨어졌는데, 이 후보를 향한 공세에 대한 대비책이 있나. -이 후보 네거티브 공세는 부당하고 억울하지만, 해명할 자료와 법률적 문건을 갖고 있다. 일찍 제기돼서 해명할 수 있는 게 다행이다. ▶원 후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성공신화 주인공이라고 대통령이 될 이유는 없다. 이 후보의 모습은 너무 상류층 같다. 본인이 1등 부자이고 자녀들은 모두 위장전입해 사립초등학교를 갔다. 결혼도 재벌가와 했다. 우리는 87년이 아닌 2007년 대선을 준비한다. 개발시대 때 도덕성은 너무 낮았다. 혜택만 누린 이 후보가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나. -이 후보 어렵게 공부해 아이만은 고생 안 하고 공부하게 하고 싶어서 전입했던 것 같다. 그때 대통령이 될 생각이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시절에 도덕적으로 욕 먹을 일을 하지 않았다. 험한 세상 험하게 살면서 나름대로의 도덕적 기준은 지켜왔다고 말씀 드린다. 저는 서민,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2007년 대통령 되려고 나왔다. ●박 후보 지지율 ▶홍 후보 박 후보 지지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층이 대부분이다.21∼25% 사이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는데, 외연을 확대할 방안은 어떤 것인가. -박 후보 최근 조사에서 30%대 넘은 조사가 있었다.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다. 현 정권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만들어 탄생했지만, 국민에게 보여준 결과가 없다. ●과거사 인식 ▶고 후보 박 후보의 과거사 극복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박 후보는 자신이 ‘중도’라고 주장하지만 서울에서는 ‘중도’, 대구에서는 ‘보수’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박 후보 진실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권이 나서서 역사를 재단하겠다고 하면 정략적인 생각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과거사 문제는 국민과 역사에 맡겨야 한다. ●16개 시·도 평준화 자율결정 공약 ▶이 후보 16개 시·도가 투표해 자율적으로 평준화·비평준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투표하면 평준화하자는 의견이 60% 이상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오히려 후퇴하는 교육정책 아닌가. 철회할 것인가. -박 후보 중앙에서 획일적으로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평준화 존속 여부를 광역시·도에서 투표로 정할 수도 있고 교육감이 출마하며 공약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경남에서 평준화 존속 여부를 물을 때 전부 다 할 수도 있지만, 특히 마산이라는 곳에서 비평준화를 원한다면 그곳만 투표에 부칠 수도 있다. ▶이 후보 묻는 요점과 답변이 다르다. 공약집을 보면 16개 시·도에서 평준화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박 후보 말대로라면 서울시는 구별로 투표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박 후보 그럴 수 있는 권한을 교육자치 기본 단위인 광역시·도에 주겠다는 말이다. ●이라크 파병 연장 여부 ▶고 후보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이라크 철군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파병 연장안을 내면 어떻게 하겠는가. -박 후보 이라크 파병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였다. 이라크 평화를 재건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해 우리의 국익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이런 목표들이 어느 정도 달성됐는지 보고 판단하겠다. ●민주화 세력 탄압 공방 ▶원 후보 박 후보는 진정한 민주세력과 민주세력의 탈을 쓴 좌경세력이 있다고 했다. 이들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구분해야 한다면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박 후보 당연히 구별해야 한다. 그것은 법에서 가려야 할 것이다. 다만 부작용은 없도록 해야 한다. 정리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토론회 이모저모 ‘장외에선 몸싸움, 장내에선 말싸움’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 4차 토론회에서는 앞선 3차례의 토론회보다 훨씬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정 주제를 정하지 않고 종합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돼 후보간 공방전은 전방위로 펼쳐졌다. 특히 이명박 후보는 지난 3차례 토론과는 달리 작심한 듯 박근혜 후보를 몰아붙이는 등 공격적인 자세로 돌변했다. 행사 시작 전 두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화합을 강조하는 당 지도부의 의지를 무색케 했다. 행사시작 2시간 전인 낮 12시30분쯤 이 후보와 박 후보 지지자들은 후보가 입장할 위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멱살잡이까지 벌였다. 현수막으로 서로 경계를 정하는 것으로 몸싸움은 일단락됐다. 장내에서는 후보간 신경전이 뜨거웠다. 박 후보가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겨냥해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들도 전문가들이 다 연구한 결과이지 그냥 소설이 아니다.”라고 공격하자 이 후보는 “남의 공약에 대해 소설 같은 얘기라고 하면 되겠느냐. 만약 내가 박 후보의 공약을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하면 좋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박 후보는 “제 말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면서 “대운하 공약을 소설 같은 얘기라고 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등에서 비판하는 내용이 소설 같은 얘기가 아니라고 한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서는 이전 토론회에 비해 연호나 구호가 크게 줄어든 대신 트로트 응원가와 화려한 율동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MB 연대·명사랑 등 이 후보 지지자 500여명은 노래방 기계와 탬버린을 동원해 ‘트로트 응원’을 펼쳤다. 반면 박 후보 지지자들은 젊은 분위기의 응원을 선보였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70년대 멜로여왕’ 이효춘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70년대 멜로여왕’ 이효춘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 표지모델편 ⑩] 이효춘 그녀가 선데이서울의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1978년 10월. 가을이 왔지만 여름에 시작된 안방극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MBC 드라마 <청춘의 덫>(김수현 원작. 1978.6.22~11.3)이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주인공인 그녀 역시 ‘최고의 멜로여왕’이라는 찬사와 함께 인기의 정상을 달리고 있었다.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동거에 들어갔던 부부 아닌 부부. 그러나 돈에 눈이 어두워진 남자가 회사 오너의 딸과 결혼하여 배신하는 바람에 결국 미혼모가 되어야했던 비련의 여주인공 ‘윤희’.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라는 통속적인 주제를 다룬 이 드라마는 여주인공에 대한 동정이 인기로 바뀌어 쏟아지는 가운데, ‘비윤리적인 드라마’라는 당국의 압박이 이어져 안방극장의 세계는 정치판만큼이나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그 해 9월 칼을 빼어든 언론윤리위원회는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 채 동거, 5세 된 아이까지 두고 있는 등 무분별한 남녀관계를 다룸으로써 가정생활이나 혼인제도의 순결성을 해칠 우려가 많은 드라마”라고 단정 짓고 “남주인공이 가난하고 불쌍한 여주인공을 버리고 사장 딸에게 접근하는 등 배금사상을 자극하고 있다.”며 대본 수정을 요구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었더라면 당국의 홈페이지가 불이 났겠지만, 29년 전이라는 시대적 환경은 결국 드라마에 재갈을 물렸다. 세 차례나 결방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국 예정된 24회를 채우지 못하고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이효춘은 스무살이던 1970년 김형자, 박혜숙, 김성환 등과 함께 TBC 공채 10기로 선발됐다. 74년 KBS 드라마 <파도>의 주인공으로 데뷔할 때는 ‘중앙대 연극영화과 학사출신 신인 연기자, 주인공 파격 캐스팅’ 이라며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런데 그녀가 주인공으로 데뷔한 뒤에는 운명의 여신이 있었다. 녹화 전날 여주인공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조연출자가 학교 후배라고 데리고 온 이효춘이 발탁된 것이다. 결국 대타로 출연해 홈런을 날리긴 했는데,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대감 집에 하녀로 들어가는 역할을 맡았던 때문인지 그 후로 줄곧 가난하고 청순가련한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만 하게 되었다. 이런 그녀의 이미지는 94년 방송됐던 SBS 드라마 <이 여자가 사는 법>을 계기로 180도 달라진다. 공주병에 걸린 애교만점 아내 역할이었는데, 그 이미지가 강했는지 한동안 비슷한 캐릭터의 역할만 들어왔다. 요즘은 MBC 일일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에서 남편을 일찍 여의고 시어머니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홀로 아들을 키운 어머니로 등장하고 있다. 이혼 후 혼자 키운 딸이 하나 있는데 중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 갔다 지난해 말 귀국했다. 시카고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그녀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8년 만에 다시 진짜 엄마가 된 그녀. 드라마처럼 ‘외로움 끝 행복 가득’을 기대한다. 표지=통권 519호 (1978년 10월 29일) 박희석 전문위원 dr39306@seoul.co.kr
  • [문화마당] ‘6월 항쟁’ 이후/김태성 호서대 중어중국학과 겸임교수

    6월10일을 전후하여 모든 매체들이 일제히 6월 항쟁에 관한 보도를 쏟아냈다, 올해로 벌써 20주년이 된 데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터라 그 의미는 훨씬 더 새로웠을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불과 이틀이 지나면서 모든 매체에서 ‘6월 항쟁’ 관련 기사는 사라졌고 이와 동시에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민주운동의 열기는 이내 사라져 갔다.6월 항쟁의 본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규명과 사후처리는 올해도 변함없이 유보되었다. 사실,6월 항쟁뿐만 아니라 보다 철저한 규명과 정리가 필요한 대부분의 중요한 역사사건에 관한 기억이 일회성 연중행사로 그쳐버리면서 역사의 박제가 되고 있다. 일제 청산이 그랬고 박정희의 뒤를 이은 전두환, 노태우의 군부독재에 대한 처리가 그랬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진정한 역사 제자리 찾기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불의한 역사사건에 대한 평가에 사뭇 이상한 잣대를 사용해 왔다. 정치인들은 ‘화해’라는 이름으로 부도덕한 죄인들에게 면죄부를 주었고 민중은 정치인들이 떠들어대는 현실의 부분적인 개량에 너무 쉽게 분노를 잠재웠다. 조선시대였다면 구족(九族)을 멸해야 했을 대역죄가 ‘화해’의 이름으로 대충 처리되었고 자국 군대를 동원하여 무고한 백성들을 무수히 살상하고 총칼로 정권을 찬탈한, 말 그대로 ‘극악무도한’ 정권모리배들이 ‘성공한 쿠데타’라는 이상한 논리로 정당화되면서 면죄부를 얻었다. 이들에 대한 단죄는 이른바 정치 ‘보복’이라는 허구적 논리에 밀려 차단되고 말았다. 법치국가에서 사리사욕을 위해 무고한 살상을 통해 정권을 잡은 자들에 대한 단죄는 응당한 사법행위이다. 정당한 사법행위가 정치적 보복으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고 해서 이를 포기한다면, 사법권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불의한 권력과 야합하면서 이를 ‘화해’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이 위선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것이 위선이란 말인가? 이러한 정치적 왜곡의 결과 항상 정의와 평등이 부족했던 우리 사회에는 이미 도덕이란 것이 사라졌고 국민들은 가치관을 상실했다. 시비와 선악의 기준이 없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의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한 탕 잘해서 큰 돈을 버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는 이미 하나의 타성으로 굳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모두들 증권투자나 부동산투기, 복권 등으로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고 있고, 적은 수입에도 성실하게 일터를 지키는 사람들은 오히려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어떤 사회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언론의 자유와 예배의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와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누리며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우리 사회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인내와 투쟁을 통해 이제야 비로소 이 네 가지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형식 민주주의의 실현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형식으로 살아질 수 있는 것인가? 안타깝게도 정의와 평등이 부족한 우리 사회의 모습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독재권력 대신 자본이라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권력에 의해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고, 놀랍게도 이 나라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다 희생된 항일 투사들과 민주 인사들의 후손 및 가족들이 이 왜곡된 경제현실에 또다시 희생양이 되고 있다. 광주학살의 원흉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부정한 돈으로 부족함 없이 잘살고 있는 이 땅에서 자유와 독립을 위해 몸 바쳐 싸운 사람들과 그 가족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적절한 평가와 보상은커녕 지독한 가난과 상실감으로 분노하고 있다면 현실적 민주화, 진정한 역사정의의 실현은 언제나 가능할 것인가? 김태성 호서대 중어중국학과 겸임교수
  • ‘가난한 학생’ 대학문 넓어진다

    ‘가난한 학생’ 대학문 넓어진다

    가난해도 능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균등 할당전형’이 2009학년도부터 도입돼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자녀 등 7만 1000여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특별전형 3.9% → 11%로 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이런 내용의 ‘고등교육 전략적 발전방안’을 마련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방안을 보면 현재 전체 정원의 3.9%로 법정 모집비율인 11%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정원외 사회적배려 대상자 특별전형 비율을 정원내 사회적배려 대상자 특별전형(1.1%)과 합쳐 기회균등할당 전형으로 전환하고, 이 전형을 통해 전체 모집정원의 11%를 선발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현재 운영 중인 전문계고교 출신자와 농어촌학생은 물론 도시·농촌 빈민 등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자녀 등 사회적 소외계층이 모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정원내 7000여명, 정원외 6만 4000여명(4년제 3만 8000여명, 전문대 2만 6000여명) 등 모두 7만 1000여명의 사회적 소외계층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시험 성적보다는 개인 환경이나 잠재력,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발한다. 별도의 진학 경로를 통해 일반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해당 학생들끼리 경쟁해 입학하게 된다. ●입학후 2년동안 전액 장학금 소외 계층에 대한 교육지원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한다. 기회균등할당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입학 후 2년 동안 수학능력 향상을 위한 기초교육 프로그램을 받게 된다.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자녀에게는 입학 후 첫 2년 동안 전액 국고 장학금을 지급한다.3학년부터는 평균 B학점 이상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차상위계층 이상 저소득층 입학자에게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저소득층 등록금 면제 제도와 함께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성적 순으로 우선 배정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2만 6500여명과 무이자 대출 4만 4500여명 등 모두 7만 1000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김신일 부총리는 “고등교육이 계층 이동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짐에 따라 ‘학력의 대물림’과 이에 따른 ‘계층의 대물림’을 완화하기 위해 균등한 고등교육 접근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등교육 재정도 크게 늘린다. 현재 3조 7000억원에 불과한 예산을 내년부터 4조 8000억원으로 늘리고,2012년까지 2조∼2조 6000억원씩 모두 10조 3000억원을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고등교육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0.6%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1.1%의 절반 수준이다. 교육부는 또 대학이 저수익용 재산을 팔아 고수익용 재산을 취득할 때 내는 법인세의 납부 시한을 늦춰주고, 대학기부금 신탁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설] 대입 기회균등 확대 방향 옳다

    누구라도 대학교육을 원하면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회균등 할당제를 2009학년도부터 도입하겠다고 교육인적자원부가 어제 발표했다. 공부할 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돈이 없어 대학에 가지 못하는 소외계층 자녀들을 위한 배려를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서울대를 비롯한 각 대학들은 농어촌 학생이나 소외계층을 배려한 전형을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를 내후년부터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입학정원의 11%로 늘려 정원 외로 뽑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숫자로 보면 4년제는 3만 8000명, 전문대는 2만 6000명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부모의 소득이 자녀의 학력을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도 대학 가서 마음껏 공부할 수 있어야 희망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 기회균등 할당제는 갈수록 고착화하는 계층의 대물림을 어느 정도 끊을 수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성장과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그런 점에서 지역균형은 물론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으로 정원외 특별 전형의 문호를 넓히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에는 전액 장학금을 줌으로써 경제적 문제로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기회균등의 취지를 실질적으로 살리는 방안이다. 다만 기회균등 할당제가 던지는 몇가지 우려가 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고등교육의 질과 여건을 개선할 방안은 있는지 묻고 싶다. 명문대로만 대상자들이 몰릴 수 있다. 입학 후 드러날 수학능력 격차를 극복할 방법도 분명치 않다. 재정 문제도 있다. 입학 기회만 균등하게 부여한다고 해서 교육의 기회균등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우려를 해소하려면 시기를 다소 늦추거나 혹은 당초 예정대로 하되 할당 목표치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가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 [나를 움직인 한 마디] 외로이, 어리석게, 가난하게

    이 코너의 제목은 ‘나를 움직인 한마디’이지만 나는 원고 청탁을 받는 순간 ‘나를 움직이지 않게 하는’ 몇 마디를 퍼뜩 떠올렸다. ‘움직인다’는 말의 의미가 단순히 동작이나 상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떤 영향을 받아 변화를 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불혹의 나이가 가까워짐에도 여전히 세상의 미혹에 시달리는 내게는 나를 흔들리지 않게 지켜줄 그 무엇이 더 갈급하다. 작가라는 버거운 이름으로 살아온 지 어느덧 십오 년이다. 현대의 작가는 물신의 지배력이 인간의 감성과 상상까지도 장악하는 세상에서 지독히 고루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사양 산업에 종사하는 일꾼이다. 노동은 고되고, 아무리 해도 좀처럼 숙련되지 않으며, 일을 마치고 받아드는 품삯은 박하기만 하다. 짐짓 몸만큼 마음이 빈한해지려 할 때, <화수분>의 소설가 전영택의 금언 한 구절을 떠올린다. 외로이, 어리석게, 가난하게! 외롭지 않으면, 어리석지 않으면, 스스로 가난해지지 않으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 세상의 부와 명예와 화려한 가치에 홀린 채로는 나만의 세계를 축조할 수 없다. 그래도 가끔은 뒤통수를 치고 옆구리를 스쳐 앞질러가는 세상을 멀거니 바라보며 언제까지 견뎌 버틸 수 있을까 쓸쓸히 의심할 때가 있다. 그때 김소월의 스승으로 유명한 시인 김억의 한마디를 기억한다. “자기의 본분인 줄 알거든 그 길을 꾸준히 걸어나갈 것이요, 결코 여러 곳에 곁눈질할 것이 아닙니다. 눈을 딱 감고 귀는 꽉 틀어막고 바보처럼 그대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 고집스런 지침이 꼭 작가들만을 위한 금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신없이 변하는 세상, 가치가 혼돈된 사회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법은 거듭된 반성과 성찰과 다짐뿐이다. 나는 외롭다. 하지만 또다시 해야 할 일이 있어 외롭지만은 않다. 나는 어리석다. 그렇지만 내가 추구하는 가치 속에서 어리석지만은 않다. 그리고 나는 끝끝내 지키고픈 나만의 세계 속에서 누구보다 큰 부자다. 그렇게 나는 행복한 바보인 채로 살고 싶다. 김별아_ 소설가. 소설 <미실>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개인적 체험> <축구 전쟁> 등을 썼습니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월간샘터 2007년 6월호
  • “반기문 김치외교 맵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민감한 외교 현안들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김치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 주말매거진 퍼레이드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퍼레이드는 이날 ‘반기문은 유엔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커버스토리에서 스캔들과 회원국간 갈등, 전쟁 방지, 인권 증진 등의 난제를 떠맡은 반 총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반 총장은 “때로는 외교가 듣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견을 다룰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길은 외교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퍼레이드는 반 총장이 팔레스타인의 로켓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고,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에 반대하는 한편, 이란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프로그램 폐기 약속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매운 김치와 같은 외교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볼턴 유엔 주재 전 미국대사는 반 총장의 이같은 노력들을 “A+”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유엔 빌딩 내부에 있는 타성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퍼레이드는 반 총장이 유엔의 신뢰를 회복하고 수많은 빈민들의 가난 해결을 지원한 사무총장이 되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유엔을 구할 총장이 될지 여부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결론지었다.dawn@seoul.co.kr
  • [女談餘談] 서강대교 단상/구혜영 정치부 기자

    정당 출입기자 생활 3년이 넘도록 여의도를 벗어나 걸어본 기억이 드물다. 며칠 전 국회의사당 맞은편 길을 따라 무작정 서강대교로 향했다. 소설가 공선옥씨의 ‘마흔에 길을 나선’ 심정이 그랬을까, 설렘마저 느껴졌다. 제법 강바람이 찼다. 반바지를 입고 땀흘리며 달리는 부부, 종이컵에 담긴 떡볶이를 입에 넣어주며 까르르 까르르 웃어대는 여중생들, 하루 장사를 끝내고 가는 한 할머니의 채소 보따리와도 마주쳤다. 억척스럽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으랴. 말 한마디 섞지 않았는데도 ‘징한’ 사연들이 건네져 왔다. 방 한칸 마련 못해 다리 밑 무허가 건물에서 힘들게 살았던 초등학교 친구가 문득 떠올랐다. 옥미, 이옥미였다. 유난히 큰 눈에 항상 튼 손으로 일곱식구 빨래에 허리가 휘었던 친구.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어디론가 훌쩍 떠났다. 저 물살처럼 흐르고 흘러 가닿은 곳에서는 잘살고 있기를 바랐다. 다리 중간쯤 지나니 언제 생겼는지, 밤섬 한가운데에 호수가 보였다. 이름 모를 새 한마리만 호수 주변을 서성일 뿐이다. 어둠이 짙어졌다. 타박타박 걷던 발걸음이 빨라진다. 어느새 다리를 벗어나고 있었다. 다리 끝나는 지점에 나 있는 작은 계단으로 내려가니 포장마차가 보였다. 여태 먹어본 곰장어 중에 가장 맛없었지만 미지근한 소주에 한 접시를 ‘꾹 참고’ 비웠다. 주인 아저씨 말이 병든 아내 대신 10년째란다. 그러고선 물 길러 집에 다녀올 테니 포장마차 좀 지켜달란다. 아무도 오지 않는 포장마차에 앉아 서강대교를 쳐다봤다. 여의도쪽 입구에선 건설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외치며 극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입구에선 아내 머리맡에 약봉지를 놓아두고, 살기 위해 다시 다리를 건너는 포장마차 아저씨가 있다. 때 되면 강을 거슬러 모여드는 수많은 사연들. 일년 내내 농성과 플래카드로 넘쳐나는 다리가 또 있었던가. 상처뿐인 사람들의 가난과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주는 다리로 버텨줬으면 좋겠다. 정치의 계절에 정치부 기자를 다시 생각한다. 다른 어떤 부서 기자보다 세상 귀퉁이를 속속들이 알아야 하는데도 ‘섬’에만 갇혀 있으니 부끄러운 노릇이다. 밤 깊도록 달이 차지 않는다. 아무래도 비가 한바탕 쏟아질 모양이다.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박노해 시인의 눈을 통해 본 레바논

    작명자의 권력은 이름을 붙이는 순간부터 그 대상의 본질을 규정해 버린다는 데 있다. 국제사회가 헤즈볼라를 ‘무장테러조직’이라 부르는 순간, 헤즈볼라는 피도 눈물도 없는 평화의 파괴자로 굳어졌다. 레바논인들이 헤즈볼라를 ‘평화와 승리의 상징’으로 여기든, 조직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레바논의 체 게바라’로 평가하든 상관없다. 시인 박노해는 헤즈볼라를 다시 부른다. 헤즈볼라는 35명의 국회의원과 2명의 장관을 배출한 ‘합법정당’이고 ‘레바논 최대의 대중정당’이다. 일자리 창출과 국민 복지를 중시하는 정치가이고,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존경받는 기업의 경영자다. 성숙한 국제감각을 가진 레바논 ‘정부 안의 정부’이자 ‘레바논 유일의 정부’다. 지난해 7월13일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침공했다. 자국 병사 2명을 헤즈볼라가 납치했다는 이유였다. 박노해는 레바논으로 날아갔고, 폐허의 땅 구석구석을 밟으며 울고 있는 레바논인들의 삶을 기록했다. 박노해의 글과 사진으로 꾸며진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느린걸음 펴냄)엔 한국 언론이 접근하지 못했던 헤즈볼라의 면면이 담겨 있다. 2006년 8월, 박노해가 물었다.“쿠리아가 UN평화유지군으로 레바논에 전투병 파병요청을 받고 있다.” 헤즈볼라 나와프 무사위 국제국장이 대답했다.“레바논 땅에서 레바논 민중과 헤즈볼라의 평화의지를 거스르며 무장해제를 시도한다면 그 어떤 군대도 살아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2007년 7월19일, 한국은 레바논으로 군대를 파병한다. 한국군 파병에 대한 헤즈볼라 지도부의 답변은 참혹한 회고이자 끔찍한 예견이다. 이라크에서 사망한 김선일씨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은 윤장호 병장을 회고하게 만들고, 또 다른 김선일과 윤장호를 예견하게 만든다. 전쟁보다 무서운 것은 ‘전쟁 그 후’다. 고통과 슬픔은 전쟁 후부터 본격화되고, 죽은 자는 산 자의 가슴 속에서 매일매일 죽는다. 박노해는 “전쟁은 인간성의 좌표를 드러내고 우리의 인간성을 끊임없이 비춘다.”고 말한다. 레바논의 참혹함을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고 군대까지 보내는 잔혹한 ‘국가적’ 인간성은 ‘평화유지’란 이름으로 은폐되고 미화된다.“쿠리아 좌누비아?(남한) 쿠리아 샤말리아?(북한)”라 묻는 레바논인들에게, 박노해는 ‘좌누비아’라 답하며 그들의 눈을 마주보지 못한다. 전쟁은 불평등하고, 폭탄에도 눈이 있다. 박노해는 “이스라엘 폭탄은 참으로 정밀하게 기독교 마을과 부잣집들을 비껴갔다.”면서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은 것은 가난한 레바논 남부 무슬림의 집이었다.”고 말한다. 폭탄의 상흔 너머 보이는 부촌의 평화스러운 모습에 박노해는 “이것은 이스라엘의 선별적 자비인가, 레바논의 모순인가.”라며 자문한다. 열 살도 채 안 된 레바논 아이들의 입에서 ‘성전’‘순교’‘영원한 승리’란 말이 한국 아이들이 ‘스타크래프트’ 게임용어 읊듯 무심하게 흘러나오게 하는 전쟁. 박노해는 시로써 외친다.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다. 몸이 아플 때 아픈 곳이 중심이 된다. 가족의 중심은 아빠가 아니다. 아픈 사람이 가족의 중심이 된다. 총구 앞에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고 양심과 정의와 아이들이 학살되는 곳, 그곳이 세계의 중심이다.” 1만 3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줄 잇는 정규직 전환 더욱 확산돼야

    유통업계에 정규직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 이마트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파트타이머 5000여명 전원을 8월1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테스코와 롯데도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의 취지에 맞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서두르기로 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 노사도 사무 계약직 직원 36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3월 우리은행이 비정규직 3076명을 정규직으로 재채용하면서 시작된 비정규직 보호법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되더라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유예기간 2년이 남아 있다. 하지만 사용자는 경영여건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정규직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누차 지적했지만 지금까지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60% 남짓한 임금에 각종 사회보험과 복리후생 혜택에서도 제외되는 등 불합리한 차별을 받아왔다. 그러다 보니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정설로 통할 정도로 정규직으로의 신분 상승이 봉쇄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한 양극화와 빈부격차 심화, 가난의 고착화 등도 따지고 보면 그 근원은 비정규직 양산에 있다고 봐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비정규직 보호법을 피하려고 초단기 계약을 강요하거나 아웃소싱이라는 명목으로 비정규직의 일자리마저 박탈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편법으로 기업이 제대로 운영될 리가 없다. 산업화, 정보화 시대라고 하지만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사람이다. 노동계도 무작정 동등한 대우만 요구할 게 아니라 다양한 직군제 도입과 같은 기업의 경영합리화 노력에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 2050년 80세 이상 4배↑ 4억명

    ‘가난한 노인들의 시대’가 온다. 앞으로 40년 동안 노인 빈곤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2050년 전 세계 80세 이상의 초고령자는 현재보다 4배 이상 증가한 4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노동력이 급속히 고령화되는 가운데 60세 이상 인구의 80%가 개발도상국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유엔이 19일 발표한 ‘2007년 세계 경제·사회 조사보고서(WESS)’에 따르면 현재 6억 7000만명인 60세 이상 인구는 2050년 20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가장 급속히 증가하는 연령대는 80세 이상 인구로 2005년 현재 전 세계 80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5%인 9000만명이지만 2050년에는 4억명으로 급증한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빌 게이츠와 자크 아탈리

    [정종욱 월드포커스] 빌 게이츠와 자크 아탈리

    빌게이츠와 자크 아탈리는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얼핏 보기에는 현재 이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는 점을 빼면 별로 같은 점이 없어 보인다. 한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만들어 이를 세계 제일의 정보통신업체로 키운 전설적인 최고 경영자이고, 또 한 사람은 독창적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류 미래에 대한 탁월한 비전을 제시해온 당대 최고의 지식인으로 꼽힌다. 빌 게이츠가 한때 1000억달러 이상의 재산을 소유한 세계 제일의 부자라면 자크 아탈리는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600만부 이상이나 팔린 40권 이상의 저서를 낸 세계적 석학이다. 나이로 따지면 게이츠가 1955년생이고 아탈리는 1943년생으로 띠 동갑이다. 그러나 외면상의 공통점은 여기에서 끝난다. 먼저 학력부터 대조적이다.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을 3년 중퇴했다. 그냥 다녔으면 올해가 졸업 30주년이 된다. 그래서 지난 6월7일 이 대학 졸업식 때 명예학사 학위와 명예박사 학위를 동시에 받으면서 “나도 이제부터 이력서에 대학 졸업”이라고 쓸 수 있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했다. 이에 비해 아탈리는 프랑스에서 최고의 학력을 혼자 싹쓸이했다. 한 군데만 합격해도 수재 소리를 듣는다는 프랑스의 그랑제콜을 네 군데나 나왔고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래서 그에게는 세계적 석학, 문명비평가, 미래학자 등 여러 호칭이 붙어 다닌다. 직업도 게이츠는 평생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장과 회장을 지냈지만 아탈리는 대학교수, 미테랑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유럽부흥개발은행 초대 총재 등 학계와 정계, 국제기구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트랜스 휴먼’이라는 개념이다. 이 표현은 아탈리가 사용한 것이다. 아탈리는 자신뿐 아니라 동시대인과 그 후손의 운명에 대해 깊은 이해심을 갖고 고심하는 이타적인 시민을 트랜스 휴먼이라 부른다. 이들이 있기 때문에 이기적 시장경제의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고 민주주의의 지속이 가능해진다. 이들은 시장에서 낙오하는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민주제도 하에서 차별받는 불우한 계층을 구제해주는 창조적 계급이다. 이들이야말로 인류 최선의 제도인 자본주의를 지키는 첨병이라는 말이다. 게이츠에게 트랜스 휴먼은 아프리카와 그 밖의 지구상의 낙후된 지역에서 질병과 가난으로 생명을 잃어가는 불쌍한 동시대인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흔쾌히 나누는 진정한 휴머니스트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행한 그의 연설의 핵심은 세계에서 최고의 특권층에 해당하는 하버드 대학 졸업생들이 트랜스 휴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인류의 믿음과 지지를 확보하고 전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약속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자 자본주의가 존속할 수 있는 창조적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재단을 만들고 이미 자신의 재산 300억달러를 기금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앞으로 낸 만큼을 더 내겠다고 약속했다. 아탈리는 미래 역사의 주인공을 디지털 노마드족(normad族)이라 했다. 국경이나 민족을 초월해서 전 세계를 무대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디지털 혁명이 만들어 낸 미래 역사의 새로운 세력들이다. 그는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2050년이 되면 한국이 바로 그런 국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했다. 우리에게는 대단히 고무적인 말이다. 그러나 진정 우리에게 트랜스 휴먼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게이츠와 아탈리 같은 인물들이 몇 명이나 있는지, 오늘 우리가 처한 상황을 돌아보면서 깊이 반추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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