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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고립도 33%…영국·일본 이어 한국도 ‘외로움 차관’ 띄웠다

    사회적 고립도 33%…영국·일본 이어 한국도 ‘외로움 차관’ 띄웠다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한국의 초대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으로 지정돼 고독사와 사회적 고립 문제 대응을 총괄하게 된다.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한 영국, 2021년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신설한 일본에 이어 한국도 차관급 전담 사령탑을 세워 사회적 고립을 국가적 과제로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복지부는 13일 서울스퀘어에서 올해 첫 고독사 예방 협의회를 열어 이스란 복지부 1차관을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처 내에 고독사·사회적 고립 대응을 전담하는 조직을 새로 만들고 그간 지역복지과 소수 인력이 맡아오던 업무를 범정부 차원의 핵심 과제로 격상하기로 했다. 관계 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사후 수습’ 넘어 ‘선제적 예방’으로… 패러다임 대전환 정부는 우선 현행 ‘고독사 예방법’을 ‘사회적 고립 예방법’으로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이미 발생한 죽음에 대응하는 사후 수습 중심에서 벗어나 고독사의 원인인 사회적 고립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책 전환이다. 조만간 대대적인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도 실시한다. 이를 토대로 범정부 차원의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청년·중장년·노년 등 생애주기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은 것은 벼랑 끝에 내몰린 고립 가구의 현실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보다 263명(7.2%) 증가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5년 연속 증가세다. 사회적 고립도 역시 2025년 기준 33% 수준이다. 고독사 사망자 5년 연속 증가…중장년은 병사·청년은 자살고독사 증가는 1인 가구 확대, 사회적 고립 심화와 맞물려 있다.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2023년 35.5%에서 2024년 36.1%로 늘었고, 경기·서울·부산 등 1인 가구 밀집 지역에서 고독사가 집중되는 경향도 뚜렷했다. 특히 50·60대 중장년 남성이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일자리를 잃고 관계 단절과 가족 갈등, 가난, 건강 악화가 겹치며 병사로 이어지는 것이 중장년 고독사의 전형적 경로다. 실제 고독사 사망자 10명 중 4명은 사망 전 1년 동안 생계·의료급여 등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청년층은 자살 비중이 높았다. 20대 이하 고독사의 57.4%, 30대의 43.3%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나 연령대별 맞춤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단절된 주거 환경과 지역 공동체 붕괴,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노동 확대 등 사회 구조 변화가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란 전담 차관은 부처별로 흩어진 고립 지원 서비스를 통합 플랫폼으로 연계하고 서울의 ‘서울 잇다 플레이스’나 부산의 ‘마음점빵’ 같은 지역 거점 소통 공간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사회적 연결의 날’ 지정, 관계망 복원 주력 이 차관은 “새 조직을 거창하게 만드는 것보다 지방자치단체와 해외에서 이미 효과가 입증된 모델을 연결하고 제도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미 ‘외로움 국장’을 두고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인 서울·인천·부산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 개정을 통해 ‘사회적 연결의 날’을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차관은 “고립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낙인을 걷어내고 누구나 힘들 때 손을 내밀면 사회가 다시 연결해준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며 “특히 청년 고립 문제에 집중하려 한다. 사회적 지지와 연결망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라면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AI 국민배당금

    [씨줄날줄] AI 국민배당금

    지난해 테슬라 주주들은 일론 머스크에게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성과 보상안을 승인했다. 약 1500조원, 한국 정부 1년 예산을 두 번 쓰고도 남는 돈이다. 인공지능(AI)이 창출할 미래의 부가 한 사람에게 천문학적으로 몰릴 수 있음을 보여 준 상징적 장면이다. 양극화를 넘어 ‘일극화’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일극화의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가 ‘엘리시움’이다. 부자들은 하늘 위 우주정거장에서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황폐한 지상에 남겨진다. 모두를 구원할 듯했던 기술은 소수에게만 닿아 분리의 장벽이 됐다. 유발 하라리는 AI 혁명으로 ‘무용 계급’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고리즘과 기계가 사회의 핵심 기능을 맡을수록 시장과 정치에서 쓸모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AI 배당’은 낯선 공상이 아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조차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공공기금 구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부의 쏠림을 제도 바깥에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이 커지는 셈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꺼낸 ‘국민배당금’도 이런 불안과 닿아 있다. 그는 AI 인프라 시대의 성과 일부가 전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시장은 달리 반응했다. 어제 코스피가 급락한 것을 두고 외신은 김 실장의 발언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재분배 압력으로 읽힌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들 기업이 이미 막대한 설비투자와 세금을 부담하는 데다 메모리반도체는 경기 변동이 큰 산업인데, 그 이익을 배당 재원처럼 보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AI로 만들어진 부가 사회에 폭넓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은 언젠가는 필요한 과제다. 하지만 국민배당금이 구호처럼 던져지는 순간, 이 정책 조급증은 포퓰리즘 논란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번질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위의 배 가르기보다 황금알을 계속 낳게 할 환경과 정책이다.
  • 74세, 영화감독 데뷔하기에 딱 좋은 나이 [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본 영화]

    74세, 영화감독 데뷔하기에 딱 좋은 나이 [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본 영화]

    “저는 74세에 감독 데뷔를 했고 올해 75세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난 한 감독은 무대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그는 영화 ‘총알이 박힌 앙상한 나무들’(원제 枯れ木に銃弾, 2025)을 연출한 쓰카사 신이치로 감독이다. 쓰카사 감독의 작품을 본 다음날 우연히 다른 작품 상영회에서 그를 만났다. 전주비빔밥으로 점심을 같이 하고, 처음 가 본다는 한옥마을로 안내해 반나절을 함께 보내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했고, 고등학생 때부터 감독을 꿈꿨다. 학생 시절 만든 단편영화 ‘제로의 기록’(ゼロの手記)은 감독 데라야마 슈지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을 휩쓸던 격렬한 학생운동 물결에 동참하면서 강의실보다 거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영화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야 오랜 꿈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영화에 투자하거나 제작에 관여하다 마침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그의 데뷔작인 ‘총알이 박힌 앙상한 나무들’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가능한 영화’ 부문에 초청도 받았다. 74세의 가이치로와 62세의 아카네는 가난하지만 서로 의지하며 도쿄 빈민가에서 살고 있다. 힘들지만 계속 노동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저축은 거의 치료비로 나가고 생활비를 감당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디지털화 등 새롭게 도입되는 신문물은 이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이에 힘든 생활을 벗어날 파격적인 방법을 찾아낸 부부의 이야기를 영화는 담고 있다. 단순히 고령의 연출자라서 화제가 된 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령의 감독이라면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내 이름은’을 연출한 정지영(80) 감독도 있다. 하지만 74세에 첫 번째 장편영화를 연출한 사례는 세계를 둘러봐도 흔치 않은 사례다. 우리가 ‘실버영화’라 부르는 것은 흔히 노인의 삶이나 생각 등의 내용을 담은 작품을 일컫는다. 여기에 노령의 감독이나 스태프들이 주를 이뤄 만들어진 작품을 말하기도 하고, 젊은 감독이나 스태프들이 연출했거나 제작했더라도 노인의 이야기를 담았거나 주제로 삼았다면 ‘실버영화’라 한다. 여러 작품들이 독립예술영화로 분류되지만 일반 상업영화로도 제법 만들어진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 영화로는 양종현 감독의 ‘사람과 고기’(2025), 민규동 감독의 ‘허스토리’(2018),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2015), 추창민 감독의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와 ‘마파도’(2005) 등을 들을 수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최종태 감독의 ‘해로’(2012)를 으뜸으로 꼽는다. 영화 ‘해로’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찾아온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로 40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부부 민호(주현)와 희정(예수정)의 마지막을 담은 작품이다. 비극적인 엔딩으로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지만, 노년의 삶 그리고 이들의 생각과 서로에 대한 배려를 잘 담아낸 수작이다. 이전에도 여러 실버영화들이 있었지만 노인의 시선에서 노인들의 삶과 생각을 오롯이 담아낸,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실버영화라고 손꼽을 만한 작품이다. 현재 유튜브에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노인들을 위한 영화가 부족하다면, 노인들을 위한 영화 상영관은 어떨까?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에 있는 ‘실버영화관’은 2009년 ‘허리우드극장’ 자리에 마련됐다. 관람 요금 2000원에 추억의 작품들을 선정해 상영한다. 이따금 근처에 가면 만족스레 영화 관람을 마친 어르신들의 무용담 같은 이야기를 듣곤 한다. 서울국제노인영화제도 눈여겨볼 만하다. 2008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18회를 맞는다. ‘다양한 세대가 영화를 매개로 노년의 삶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글로벌 세대공감 영화축제’라는 슬로건처럼 노인 감독이 만들거나 청년 감독이 만든 작품 등이 다양하게 모여 상영되는 영화제다. 다시 쓰카사 감독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를 만들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닥친다. 영화 속 노부부가 도망치는 장면에서 아내가 모는 자전거 뒷좌석에 남편이 앉아 있다. 남편이 자전거를 몰 것 같은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르다. 이 장면은 촬영 당일에서야 남편이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고, 감독의 번뜩이는 지혜로 두 사람의 역할을 바꿨다. 이런 돌발상황이 오히려 극 중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발전되며 쏠쏠한 즐거움을 안겨 준다. 그는 현재 다음 작품 준비로 바쁜 와중에 전주를 방문했다고 한다. 스스로 ‘시니어 누아르’라고 이름 붙인 장르의 영화를 매년 한 작품씩 연출하겠다는 포부를 들려줘 전주를 찾은 젊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지금 준비하는 작품은 가을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총알이 박힌 앙상한 나무들’을 재미있게 본 평론가의 입장에서 적잖이 기대가 된다.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고령층 인구에 대한 고민이 많다. 올해 60대에 들어선 필자도 청년문화와의 교류 등 여러 측면에서 이를 살피고 있다. 이런 시점에 실버영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단초를 전주에서 선물받은 셈이다. 가능하다면 더 많은 실버영화를 나도 관람하고, 어르신들뿐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이근화의 말하자면] 무장단체의 두 얼굴

    [이근화의 말하자면] 무장단체의 두 얼굴

    “정의가 부정되고, 빈곤이 강요되며, 무지가 판치고, 어느 한 계층이 사회가 자신들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위한 조직적 음모라는 느낌을 받는 곳에서는, 사람도 재산도 안전할 수 없다.”(프레드릭 더글러스, 1886) 한국인에게 ‘무장’이라는 단어는 본능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당장이라도 무장 공비들이 나타나 가족들에게 총구를 들이밀 듯한 두려움을 안겨 주었던 말이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 잔존하는 무장단체 역시 서방 국가들에는 민주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테러 집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진영 논리를 떠나 제3세계의 시각으로 바라본 무장단체는 그 결이 조금 다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서방의 침략에 맞서 정체성을 수호하거나 부패 정권 치하 가난과 소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일방적인 잣대로만 평가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일 수 있다. 이들이 ‘총을 들었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그 총을 들게 만든 배경과 맥락을 살펴야 한다. 생존의 벼랑 끝에 몰린 이들에게 제도와 규범은 사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무장단체들도 국가의 공백을 메우며 세력을 확장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학교와 병원을 세워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며 남부 시아파 공동체 내에서 국가를 대신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는 이스라엘 봉쇄로 공공 서비스가 마비된 가자 지구에서 학교와 복지 시설을 운영했다. 이처럼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무장단체는 지역 공동체의 보호자 노릇을 자임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적 자선의 이면에는 냉혹한 계산이 숨어 있다. 이들은 시민을 인질화해 무장 공격의 방패로 삼거나, 내부 결속을 위해 외부인을 가혹하게 탄압하며 폭력을 정당화한다.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유혈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공권력의 보호를 받지 못할 때,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물리력에 의탁하게 된다. 총을 든 자들만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그들을 그 자리로 몰아간 사회 시스템을 살펴야 한다. 물론 폭력은 빈곤과 차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폭력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원한과 보복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구조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북아일랜드 협정과 콜롬비아 평화협정 사례는 정치적 화해가 폭력의 고리를 끊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다만 남아공의 ‘진실과화해위원회’는 정치적 화해 면에서는 성과를 거뒀으나, 아파르트헤이트가 남긴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한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진정한 평화를 위해 정치적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며 경제적 분배와 사회적 포용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정치적 화해와 통합이 늘 강조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평화를 위해서는 기득권층의 지갑이 가벼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함이 멀어질 때 폭력은 가까워진다. 이근화 시인
  • [기고] 인공지능이 바꾸는 진료 현장

    [기고] 인공지능이 바꾸는 진료 현장

    인류는 250년 전 증기기관의 발명과 1차 산업혁명으로 근육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지금 진행되는 인공지능(AI) 혁명을 통해 처음으로 뇌를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인간 생명을 다루는 의료는 AI 기술 활용이 절실한 분야다. 구글 딥마인드가 2016년 AI를 이용해 안과 전문의 수준으로 당뇨망막병증의 진단 능력을 입증했으며 2020년에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의사의 최종 판독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최초의 자율형 AI 의료기기를 승인했다. 현재는 인간의 마음을 읽고 위로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마음속 고민이나, 누군가에게 말하기 힘든 답답한 이야기를 듣고 진정시키는 능력까지 뛰어나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환자들에게 인지행동 치료를 하는 디지털 치료제, 독거노인의 말동무가 되는 노인 돌봄 로봇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상 진단 분야도 두드러진다. 미 미시간대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수초 만에 분석해 신경 질환을 97.5%의 정확도로 진단한다. 기존 데이터와 환자 병력을 분석해 신속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긴급 치료가 필요하면 의료진에게 즉각적으로 경고를 보낸다. 웨어러블 기기와 의료 사물인터넷(IoMT)을 통해 생체 신호가 실시간으로 병원에 전송돼 만성질환자의 관리를 더 정밀하게 할 수 있다.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생활 습관에 맞춘 초개인화 의료도 가능해졌다. 과거 몇 주 걸리던 유전체 분석이 AI 덕분에 몇 시간 만에 완료되고 있다. 수술실에서도 AI의 발전이 눈부시다. AI는 환자의 장기를 가상으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수술 경로를 시뮬레이션하고, 가장 안전한 방법을 제안한다. 전공의들을 교육하는 용도로도 유익하다. AI 기반 수술 로봇은 의사의 손기술에 AI의 정밀함을 더해 출혈과 합병증을 줄이고 있다. 구글 알파고는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바둑에서 1패를 당하면서 기보로 남은 74번의 대결에서 73승 1패를 거뒀다. 그러나 2017년 발표된 알파고 제로는 72시간 독학 뒤 기존 알파고와 대결해 100전 100승을 기록했다. 알파고 제로가 한 수에 0.4초 걸리는 초속기 바둑으로 490만판을 혼자 두며 연구한 결과다. 기존 알파고는 수많은 바둑 대국의 기록을 학습시켜서 나온 결과인 데 반해 알파고 제로는 바둑의 규칙을 가르쳐 준 후에 스스로 학습했다. 기존 AI 로봇 수술은 수많은 수술 기록을 입력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개발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AI에게 해부학적인 구조와 수술의 원리만 가르쳐 주면 스스로 학습해 뛰어난 성적의 수술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빌 게이츠는 2015년 방한에서 AI는 의료 부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하며 가장 가난한 사람이 AI의 혜택을 보는 데 20년 정도 늦어진다고 했다. 빌 게이츠 재단의 목적은 가난한 계층이 동등하거나 또는 먼저 AI의 혜택을 보게 하는 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이 AI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와 정확히 일치한다. 의료 서비스의 거의 전부를 공공의료에 의존하는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1000개 가까운 산하 병원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종류의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팔란티어 제품을 도입했다. 우리도 서울의료원을 시작으로 공공병원의 AI 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상호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이현석 서울의료원장
  • “배움 놓친 여성의 참스승” 이선재 교장 별세

    “배움 놓친 여성의 참스승” 이선재 교장 별세

    배움의 기회를 놓친 여성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이선재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교장이 지난 10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교장은 1936년 개성에서 태어나 1·4 후퇴 때 서울로 피란을 온 실향민이다. 10대 시절 주변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간 그는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으로 배움을 놓친 이들을 돕겠다는 뜻을 품었다. 이후 1963년 당시 야학이던 일성고등공민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고, 1972년부터 교장을 맡았다. 이 교장은 일성고등공민학교를 양원주부학교와 일성여자중고등학교로 키워냈다. 일성여중고는 40~80대 여성 만학도들이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과정을 2년 만에 이수할 수 있는 학력인정 평생학교다. 올해 2월까지 이곳을 거쳐 간 만학도는 6만명이 넘는다. 일성여중고 홈페이지에 남긴 학교장 인사말에는 “가난한 살림 때문에 또는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배움의 때를 놓친 여성들에게 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글이 적혔다. 유족으로는 아들 이원준 세종대 교수, 이혁준 일성여중고 행정실장, 딸 이승은씨, 사위 김성실 전남대 교수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 “성폭행 당하는 여성 수감자들 비명 끊이지 않았다”…이란의 ‘인권 유린 실체’ 폭로 [핫이슈]

    “성폭행 당하는 여성 수감자들 비명 끊이지 않았다”…이란의 ‘인권 유린 실체’ 폭로 [핫이슈]

    이란에서 정권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했던 여성이 이란 ‘고문 감옥’의 실체를 폭로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샤브남 마다자네(38)는 21살이던 2009년 당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독방에 수감됐다. 마다자네는 “수감되자마자 모든 소지품을 압수당했고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생활했다”면서 “내가 수감됐던 에빈 교도소에서는 구타와 성폭행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 수감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울고 애원했다. 때로는 그 목소리가 내 가족이 아닐까 생각했다”면서 “이란 수용소의 교도관들은 그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다른 수감자들이 무너지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 마다자네 역시 끔찍한 폭력에 시달렸다. 심문관들은 그를 구타하며 “우리는 네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고 아무도 너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그들은 마다자네에게 반정부 단체와의 연계를 자백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다자네가 자백을 거부하자 심문관들은 그의 친오빠를 데리고 와 협박했다. 그들은 마다자네와 오빠를 모두 처형하겠다고 위협했고 눈앞에서 잔혹한 폭력을 휘둘렀다. 그가 이란의 잔혹한 수용소에서 풀려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수감 시절 목격했던 일들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다자네는 “다른 수감자들로부터 심문 과정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었다. 정치사범이 아닌 일반 범죄로 구금된 여성들도 피해를 입었다”면서 “아무도 피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았다. 상당수는 보호해 줄 사람이 없는 가난한 여성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5년의 수감 생활 동안 여러 교도소를 전전했다. 대부분의 교도소 내 의료 서비스는 전무했고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은 수감자들에게 가해지는 또 다른 고의적인 처벌이었다. “이 정권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일들”그는 자신이 국가가 저지르는 끔찍한 폭력의 첫 피해자가 아니며 이 정권이 존재하는 한 자신이 마지막 사람도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다자네는 끊임없는 감시에도 불구하고 교도소 내부에서 목격한 것들을 비밀리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편지와 증언을 외부로 빼돌렸고 이중 일부가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인권 단체에 닿았다. 그는 “석방되던 날 정말 힘들었다. 감옥을 떠난다는 것은 내가 아끼는 많은 사람을 두고 나가야 한다는 의미였다. 다른 수감자들의 가족, 특히 엄마가 아직 감옥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야 했던 순간이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더 나은 삶이 아니라 내가 보고 겪은 일들을 알리기 위해 이란을 떠났고, 이란 정권의 실체를 알리며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마다자네는 스위스에 거주하며 유엔을 비롯한 여러 단체와 협력해 이란 내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란에게 트럼프는 해결책이 될까데일리메일이 이란 전쟁을 언급하며 내부 혁명이 가능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력을 동원한 개입만이 유일한 해결책인지 묻자 마다자네는 “이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누구도 자신의 나라가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지난 몇 달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요 인물 몇 명이 사망했지만 정권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변화는 이란 내부 즉 국민과 조직적인 저항 세력에서 나올 것이라 믿는다”며 미국의 개입이 정답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또 “국제사회가 이란에서 끊임없이 자행되는 처형, 체포, 인터넷 정보 차단 등을 규탄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국제사회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협상에 인권 문제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성낙인 칼럼] 여야 합의 개헌이 헌법 정신

    [성낙인 칼럼] 여야 합의 개헌이 헌법 정신

    1987년 헌법은 1948년 제헌 이후 39년간 9차례 개헌으로 만들어진 10번째 헌법이다. 헌법의 불안정을 명징하게 보여 준다. 87년 헌법은 39년째 유지되며 헌법의 안정을 구가한다. 하지만 5차례의 정권 교체를 이뤄낸 민주 여정에도 불구하고 헌정의 불안정은 계속된다. 헌법 안정기에 개헌 논의가 봇물을 이룬다. 국회의장이 교체될 때마다 개헌 논의기구가 작동한다. 국회, 정부, 학계, 시민사회에서 수많은 개헌안이 제시된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개헌 논의를 배척하다가 임기 말 스스로 개헌 논의를 촉발했다. 개헌안 발의는 이론적·학술적 논의 차원을 넘어 헌법이 마련한 개헌 절차의 공식적인 실행이다. 개헌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헌법 제128조 제1항) 2018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야당 반대로 국회에서 투표 불성립이 됐다. 2026년 범여권 의원들이 발의한 개헌안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투표 불성립에 그쳤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제130조 제1항) 야당과 합의가 안 되면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헌법 규범을 외면한 채 개헌안을 상정한 그 자체가 불통의 산물이다. 이번에 발의된 개헌안의 주요 내용은 헌법 전문에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 요건의 엄격한 제한 등을 담는 것이다. 야당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 필요한 핵심적인 개헌 논의가 빠진 채 여야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87년 헌법은 대통령 직선 쟁취라는 명분 하에 ‘여야 8인 정치회담’의 산물이다. 집권 야욕에 사로잡힌 여야 정치인이 주도한 개헌안은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정치적 개헌’이었다. 이승만·박정희의 1인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전두환이 주도한 5공 헌법의 대통령 7년 단임 간선제를 5년 단임 직선제로 개정했다. 그간 5년 단임제는 9차례의 대통령직 교체로 그 소임을 다한 것 같다. 작금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실존적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개헌은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정치제도 작동의 기본 원리인 ‘견제와 균형’이 상실된 상태에서 이를 교정하려는 노력이 없는 개헌은 무의미하다. 대통령 재임 중 의회 권력의 정치적 양극화 현상을 총선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계엄이라는 우를 범한 정권, 대통령과 의회의 절대 권력을 장악한 정부·여당의 독주에 합리적 대안이 없는 개헌은 허구다.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개헌의 화두는 권력 분산이다. 전직 국회의원들의 법정단체인 대한민국헌정회(회장 정대철)는 ‘권력 분산적 대통령제’를 제시한다. 집행부 내에서 대통령과 총리가 이끄는 내각의 균형적 작동과 더불어 내각은 대통령과 의회 사이의 균형추가 되어야 한다. 국회 다수파의 일방통행을 합리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주요 선진국처럼 의회에 새로운 균형추로서의 양원제 도입이 필요하다. ‘빨리빨리’ 정신에 입각한 단원제는 이제 그 역사적 사명을 다했다. 현행 헌법의 위헌 조항도 삭제돼야 한다. 197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위헌 판결이 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군인·군무원에 대한 이중배상금지 조항’이 72년 유신헌법에 삽입된 이후 5공 헌법을 거쳐 현행 헌법 제29조 제2항에 버젓이 살아 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가로막는 악법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에 어울리지 않는다. 과거 국가가 가난하던 시절에 군인·군무원에게 희생을 강요한 대표적 악법이다. 현행 헌법은 개헌에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성(硬性)헌법이다.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반드시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향후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더라도 국회 재적의원 4분의3 이상의 찬성으로 개헌이 가능한 연성(軟性)헌법도 고려해 보자. 독일은 통일된 그날 새 헌법을 제정하겠다고 하면서 ‘법률 중에서 기본 법률’인 기본법(Grundgesetz)이라고 했다. 하지만 통일 후 이 기본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30여년간 거의 매년 30회 이상 개헌으로 통일독일의 국가적 통합을 이뤘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부모 세대 헌신과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 존재”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부모 세대 헌신과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 존재”

    이중근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어버이날은 단순한 감사의 표현을 넘어 세대 간 존중과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라며 “우리 사회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 더욱 따뜻한 사회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4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은 결코 저절로 이뤄진 것이 아니며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며 산업화와 국가 발전을 이끌어 오신 부모 세대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그러기에 어버이날은 특정 세대만의 날이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책임을 이어가는 ‘모두의 날’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어버이! 그 사랑의 날개로, 우리라는 꽃을 피웠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안귀령 부대변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 전국 16개 시도연합회장, 시군구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가정의 달을 맞아 어버이를 공경하고 효를 적극 실천한 유공자와 함께 경북 문경과 전북 김제 화재 등 사고 수습 과정에서 안타깝게 순직한 경찰·소방 공무원의 부모님을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던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부모님의 마음을 위로하며 “국가가 자식된 도리를 다하고 이분들을 잊지 않겠다”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효행 실천 유공자로는 가난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다리를 절단한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며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도 40여년간 매일 묘소에 들러 안부를 전하며 효를 실천한 박재두 씨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박씨는 동해 유교대학을 설립해 매년 5000여명의 학생과 군인, 외국인 등에게 효 교육을 시행하는 등 전통적인 효 문화 확산에 앞장서기도 했다. 또 국민포장 1명, 대통령 표창 10명, 국무총리 표창 10명 등 총 22명이 수훈자로 선정됐다. 정부는 순직하신 분들에 대한 예우와 함께 어버이를 공경하는 아름다운 문화를 지켜나가고,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든든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추진한다고 대한노인회는 전했다. 지난 3월부터 전국에서 시행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통해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맞춤형으로 돌봄·의료·요양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노인 일자리를 115만 명으로 확대하며, 국민연금 소득 활동 감액 제도를 개선하고,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등 어르신 정책의 체감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87년 6월에 바랐던 세상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87년 6월에 바랐던 세상

    1987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한 필자는 한 학기를 쉬고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때 6월 민주항쟁을 만났고, 쉬고 있을 때니 매일 거리에 나가도 마음이 편했다. 당시 거리는 ‘유인물의 바다’였다. 각종 단체가 밤새 준비해 나눠 준 유인물은 훌륭한 ‘미래 비전’이었다.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민주화를 이루자, 그래서 모두가 살 만한 이러저러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아름다운 내용이 많았다. 후대의 학자들은 당시의 민주화 요구를 ‘대통령 직선제’로 단순화한다. ‘형식적 민주주의’나 ‘절차적 민주주의’로 규정하면서 ‘87년 체제의 한계’를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필자는 그런 역사 해석에 동의가 안 된다. ‘87년 체제 극복론’ 같은 주장에는 반감이 든다. 상투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당시의 현실과 거리가 멀게 여겨져서다. 그때 거리에서 읽은 유인물 가운데 기억나는 게 여럿이다. 문화예술단체의 성명서가 특히 그랬는데, 민주화를 통해 이루고 싶은 사회의 모습이 가슴에 와닿았다. 그들은 행복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땀 흘려 일한 만큼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 국가 폭력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사회를 말했다. 논리적인 내용의 유인물도 많았다. 크게 보면 자유롭게 참여하고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서로 돕고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당시 필자는 ‘자유, 평등, 우애’라는 프랑스혁명의 3대 이상이 시대나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참으로 보편적임을 느꼈다. 실제로 민주화 이후 한 10년 정도는 바람대로 변화가 이루어지는 듯했다. 자유가 왜 중요한지를 필자는 그때 경험했다. 민주주의를 곧 “자유 결사체들이 만들어 내는 예술”로 보았던 알렉시 드 토크빌의 묘사가 실감이 나던 때였다. 평등화의 효과도 뚜렷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자본·노동 분배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나날이 낮아졌다. 단순히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평등만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사람들이 바랐던 평등은 협동의 의미에 가까웠다. 나누고 돕는 윤리적 공동체에 대한 바람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했다. 다정한 공동체에 대한 지향도 확고했다. 우정과 동료애가 무엇보다 존중되던 때였다. 거의 모든 일에는 동료와 선후배가 함께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를 생각하면 민주화 40년째를 맞는 오늘의 일상이 낯설다. 그때와 비교하면 달라진 게 너무 많다. 당시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평균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일본과 이탈리아 수준이다. 우리는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물질의 차원에서 대한민국만큼 ‘편리한’ 사회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심적으로 ‘편안한’ 사회는 아니다. 삶이 공허하고 허무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합계출산율은 인류가 평시에 기록한 수치 중 가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졸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지만 교육적 성취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된다는 믿음은 깨진 지 오래다. 중위소득 50% 미만 빈곤층 비율은 줄기보다 늘었다. 자살률은 1987년에 비해 3배가 늘었다. 아프간전쟁의 사망자 숫자보다 같은 기간 한국의 자살자가 더 많았다. 전쟁보다 더 많이 죽게 만드는 사회다.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서유럽의 복지국가는 공적 이전을 통해 노인 빈곤을 60% 정도 줄이는 데 반해 우리에겐 그런 재분배 혜택이 없다. 노인에게 복지국가란 없다. 월 100만 원 미만 소득을 가진 노인들은 새벽부터 일해야 산다. 삶은 힘들고 가족과 사회로부터의 지지대는 연약하다. 그러는 동안 이른바 ‘86세력’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 엘리트 집단이 되었다. 그들이 주도하는 국회에 대해 시민 4명 중 3명이 불신한다. 1990년대 초반까지 3명 중 2명이 국회를 신뢰했던 때와는 딴판이다. 이 모든 것이 진정 87년 체제의 한계 때문일까. 혐오의 팬덤 정치에서 쾌락을 느끼고, 법을 권력의 발밑에 두려 하며, 대통령 혼자만 자유로운 민주주의를 원하는 그들은 대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 걸까. 필자는 힘없어도 자유롭고 가난해도 평등하며 서로에게 다정한 공동체에 책임성을 갖는 정치가를 원한다. 박상훈 정치학자
  • 김경수 “경남형 공정수당 도입·생활임금 수준 향상”…노동 공약 발표

    김경수 “경남형 공정수당 도입·생활임금 수준 향상”…노동 공약 발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136주년 세계 노동절과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노동·언론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경남 노동 대전환 3대 패키지’를 공개하며 “많은 노동자가 여전히 불안정한 고용과 저임금,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을 해도 가난해지고 아파도 쉴 수 없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 정책의 전면 전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노동 공약의 첫 번째 축은 실질 소득과 삶의 질 보장이다. 불안정하고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에게 위험수당과 고용불안정 수당을 추가 지급하는 ‘경남형 공정수당’ 제도를 도입한다. 공공 부문에서 우선 시행한 뒤 민간 영역으로 확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65세 이상 노동자가 3개월 이상 근속할 경우 퇴직수당을 지원하는 ‘청춘 퇴직수당’도 신설한다. 비정규직과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 유급병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돕고자 ‘경남형 상병수당’을 마련한다. 질병으로 일하지 못할 때도 생계 걱정 없이 입원과 검진을 받도록 생활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김 후보는 저임금 구조 개선을 위해 생활임금 산입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조례 개정을 통해 민간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수혜 대상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또한 노후 산단을 청년 친화 공간으로 재편하고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정기 실태조사와 3년 단위 종합계획을 수립해 필수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두 번째 축은 고용 안정과 일터 안전 확보다. 노·사·정이 함께 참여하는 ‘경남형 상생 전환협약’을 추진해 인공지능(AI) 도입과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도 고용 안정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 해고 대신 직무 전환과 고용 유지로 이어지는 산업별 교섭 체계도 구축한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현재 24명 수준인 노동안전보건지킴이단을 100명 규모의 ‘고위험 일터 현장지원단’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위험 진단부터 사후관리까지 현장 밀착형 예방 행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세 번째 축은 노동의 위상 강화다. 도지사가 양대 노총·산업별 단체와 직접 교섭하는 ‘노정 교섭’을 정례화한다. 현 도정에서 통폐합된 노동정책 전담 부서를 복원하고 원·하청 교섭을 지원하는 ‘경남 노사교섭 지원센터’도 설치한다. 김 후보는 “노동을 비용이 아닌 경남의 미래로 보겠다”며 “노동 정책은 행정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노동자와 함께 결정하며 바꿔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 진흥을 위한 공약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고사 위기에 처한 지역 언론을 돕기 위해 지역신문·지역방송 발전기금을 확대한다. 공모와 기획 취재, 청년 언론인 인턴 사업, 신문방송 공동 취재 등 지원 범위도 넓힌다. 마을 공동체 라디오와 마을 신문 등 풀뿌리 언론은 물론 재정 독립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 언론도 신규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김 후보는 “지역 언론이 소멸하면 지방자치의 뿌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원은 충분히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고히 지키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 “이란, 돼지처럼 질식할 것”…전쟁 길어지게 할 트럼프의 새 작전 공개 [핫이슈]

    “이란, 돼지처럼 질식할 것”…전쟁 길어지게 할 트럼프의 새 작전 공개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2개월 만에 새로운 작전에 돌입했다. 그는 29일 악시오스에 “이란과 핵 프로그램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계속하겠다”면서 “봉쇄가 폭격보다 다소 더 효과적이다. 그들은 ‘숨이 막힌 돼지’처럼 압박받고 있으며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해결을 원하고 나는 봉쇄를 계속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봉쇄를) 해제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이란 전쟁 승리를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는 대신 경제적 압박을 가해 내부로부터 이란을 말라붙게 만드는 ‘고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핵 협상은 미루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란의 ‘중간 합의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에 이란 협상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다음 목적지는 140번 도로”라는 글을 올리며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한 국제유가가 조만간 140달러를 넘어설 거라고 경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돼지처럼 질식할 이란’이라고 받아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가안보팀과의 회의에서 (합의 대신)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로 이란 경제와 석유 수출을 압박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회의 당시 이란의 이른바 ‘선(先)개방 후(後)핵협상’ 제안을 수용할지를 고민했지만, 전쟁 재개나 철수 결정이 압박을 지속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을 수반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이번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교착 상태가 수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란 실업자 100만 명, 살인적 물가까지트럼프 대통령의 새 작전은 이미 이란 내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에서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약 100만명에 달하며 추가로 100만명이 전쟁의 간접 영향으로 실업자인 상태다. 이란 고용인구가 2500만명 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규모다. 물가도 천정부지로 올라 4월 중순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전년 동기 대비 67%에 달했다. 그간 이란은 수많은 식품과 의약품, 원자재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했는데 전쟁으로 각종 물품 수입이 막혔다. 아울러 각종 제조업체와 소매업자들이 모두 영업을 중단하며 이란 국민은 생필품을 손쉽게 구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란 정권은 미국이 먼저 봉쇄를 풀고 세계 시장이 진정되면 조만간 고통이 끝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임금 인상, 생필품 보조, 현금 지급 등 가용할 수 있는 대책을 총동원 중이다. 자바드 살레히 이스파히니 미국 버지니아공대 경제학 교수는 “이란 정부는 전쟁 종식을 실망과 가난에 빠진 국민에 대처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착한 남자 없다”…국제 유가 최고치 경신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고사’라는 새로운 작전을 시작한 동시에 협상력 유지를 위해 제한된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중부사령부가 협상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 이란에 단기적이고 강력한 공습을 준비 중”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이란의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제한적 타격으로 이란이 요구안을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시나리오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에 “현재까지는 군사 행동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다”라고 말했지만, SNS에는 총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함께 “더 이상 착한 남자는 없다”는 문구가 적힌 합성 사진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중간 합의안’을 거절한 뒤 국제 유가는 최고치를 경신했다. 29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장중 배럴당 119.76달러로 고점을 높이며 2022년 6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약 7% 상승한 배럴당 106.88달러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고사 작전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이란의 경고대로 국제 유가가 14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 통신에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공급량이 늘어도 갈 곳이 없다. 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학도 포기, 동생 6명 부양하는 21세男…부모는 “더 낳을래” 논란

    대학도 포기, 동생 6명 부양하는 21세男…부모는 “더 낳을래” 논란

    중국에서 6명의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대학 진학까지 포기한 채 돼지고기 장사에 나선 21세 청년의 사연이 알려지며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사오양시에 거주하는 춘판(21)씨는 매일 오전 2시부터 일어나 가축 도축과 육류 판매를 맡으며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춘씨의 가족은 부모와 거동이 불편한 조부모, 그리고 6명의 동생 등 총 11명에 달한다. 특히 둘째 여동생은 어린 시절 사고로 오른팔이 불편하며, 올해 태어난 막내 남동생은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입 시험(가오카오)에 낙방한 후 재수를 포기하고 가업인 정육업을 이어받은 춘씨는 하루 평균 18시간을 일하고 있다. 그는 이른 아침 도축 업무가 끝나면 장애가 있는 여동생을 데리고 시장에 나가 고기를 팔고, 오후에는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생활용품을 판매하며 생계를 짊어지고 있다. 그가 하루에 벌어들이는 수익은 약 700위안(약 15만원) 수준이다. 그는 “또래처럼 대학에 가거나 내 미래를 위한 직업을 갖고 싶지만, 당장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다”며 “막대한 경제적 압박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각각 48세와 44세인 부모는 “자녀가 많을수록 미래에 성공할 기회가 늘어나고, 대가족이 자신감을 북돋아 준다”며 여전히 출산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다자녀를 번영의 상징으로 여기는 중국의 전통적 가치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춘씨는 “부모님이 제발 아이를 그만 낳았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이미 태어난 동생들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많은 누리꾼은 “부모가 장남에게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가난의 대물림일 뿐”이라며 춘씨를 동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춘씨 가족이 여러 개의 상가를 소유하고 있으며, 부친이 정부 보조금마저 거절할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부 누리꾼은 “1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춘씨가 동정심을 유발해 라이브 커머스 매출을 올리려는 마케팅 전략이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부자아빠 “2026~2027년 대공황 올 수도”…‘시장 붕괴’ 경고

    부자아빠 “2026~2027년 대공황 올 수도”…‘시장 붕괴’ 경고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2026~2027년 대형 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요사키는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다가오는 이번 폭락은 어쩌면 또 다른 대공황이 될 수 있다”며 “당신은 완전히 망할 것인가, 아니면 운 좋게 기회를 잡을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1987년, 2000년, 2008년, 2015년, 2019년, 2022년의 시장 붕괴 때마다 나는 더 가난해진 것이 아니라 더 부자가 됐다”고 했다. 이어 “다가올 2026~2027년의 거대한 폭락에서도 나는 더 부자가 될 계획이다”며 “같은 일이 당신에게도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락, 경기침체, 대공황 상황에서는 훌륭한 자산들이 ‘할인’ 상태로 나온다”며 “떨어진 자산을 사서 더 부자가 돼라. 망가지지 말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앞서 기요사키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올 수 있다며 금·은·비트코인 등 실물 및 대체 자산 보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행보를 예로 들면서 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실제 버핏 이사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식 시장 붕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기준 3700억 달러(약 560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수호성인 5명’ 확정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수호성인 5명’ 확정

    천주교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수호성인을 확정, 발표했다. 교황청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는 26일 성 요한 바오로 2세·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성 프란체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성 요세피나 바키타·성 가롤로(카를로) 아쿠티스 등 5명을 이 대회 수호 성인으로 공식 선정, 발표했다. 폴란드·이탈리아·수단·영국 등 다양한 국적과 15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르는 시대를 아우르는 구성이 눈길을 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폴란드·1920~2005)는 세계청년대회 창설자로, 청년 사목과 가정·생명의 가치를 강조한 교황이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는 동료 순교자들과 함께 신앙을 증거하며 한국 교회의 기초를 세운 인물, 성 프란체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이탈리아·1850~1917)는 이민자와 가난한 이들을 돌본 선교사다. 성 요세피나 바키타(수단·1869~1947)는 노예 출신 수도자로 고통을 신앙으로 승화한 희망과 자유의 증거자, 성 가롤로(카를로) 아쿠티스(영국·1991~2006)는 디지털 시대의 젊은 성인으로 온라인을 통한 복음 선포의 모범으로 꼽힌다.
  • 얼굴, 말을 걸다 [으른들의 미술사]

    얼굴, 말을 걸다 [으른들의 미술사]

    ●돌아본 얼굴, 멈춘 시간 고개를 돌린 순간, 반쯤 열린 입, 그리고 앞을 향한 시선. 이 얼굴은 완성된 표정이 아니라 돌아본 순간의 표정이다. 보통 초상화가 실제 사람의 직업, 나이, 지위, 신분 등을 알려준다면 이 얼굴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이름도 모르고 신분도 모르고, 심지어 실존 인물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그림은 초상이 아니라 ‘트로니’, 즉 얼굴과 표정, 인상을 연습하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녀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 상상 속 허구의 인물이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는 인물을 그리지 않고, 얼굴이 얼마나 많은 표정을 만들 수 있는가를 시험했다. 누군가 말을 건 순간, 혹은 비밀을 들킨 순간. 호기심 많은 소녀가 뒤돌아보는 표정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거짓을 말하는 영화 그러나 사실을 보여준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이미지는 미술사를 넘어 문학에서 인기를 얻었는데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인터뷰에서 어렸을 적 이 그림 속 소녀가 말을 거는 것처럼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슈발리에는 이 소녀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소녀를 화가의 집에 들어온 하녀 ‘그리트’로 설정했다. 이 소설의 목적은 소녀의 모델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도 아니고 역사적 사실을 복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호기심 많은 소녀의 표정이 궁금했을 뿐이다. 가난한 그리트는 입 하나 덜 예정으로 남의 집 하녀 생활을 자청했다.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글은 물론 그림도 배우지 못한 그리트는 우연히 주인의 작업실을 정리하다 색을 나누어 배열하며 빛과 색의 관계를 직감적으로 이해한다. 이를 우연히 본 주인은 무엇을 보았는지 물었다. 소녀는 창가의 빛이 사물의 색을 바꾼다는 사실을 스스로 발견하고, 이를 조심스럽게 설명한다. 이 말을 들은 페르메이르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림을 전혀 배운 적 없는 소녀가 자신의 회화 원리를 꿰뚫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 순간 그리트의 얼굴은 더 이상 하녀가 아니라 보는 사람으로 바뀌고, 자신의 작품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다. 페르메이르는 처음으로 그녀를 모델이자 관람자로 인식하게 된다. 까막눈의 소녀가 화가의 그림을 본능적으로 이해한 것이다. 영화는 이 소녀와 화가의 미묘한 감정과 긴장을 보여준다. 사실 이 이야기는 슈발리에가 만들어낸 상상 속 이야기이지만 영화가 너무 그럴듯해 우린 믿어버렸다. 화가 페르메이르에 대한 기록은 너무 없었으나 영화는 17세기 중반 네덜란드를 너무도 정확히 묘사했기 때문이다. ●지금, 그 얼굴이 일본으로 간다 이 조용한 소녀의 스케줄이 올 여름 꽤 바쁘다. 2026년 8월부터 약 한 달 동안 이 작품은 네덜란드를 떠나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떠난다. 오사카 나카노시마 미술관에서 전시될 예정인데, 이 그림이 해외로 나오는 일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다. 사실 이 그림은 원래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거의 붙박이처럼 걸려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올 8월 미술관이 한 달 간의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단순한 순회전이 아니라, 소녀의 마지막 여행일 수도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이름도 없고, 누구인지도 모르고, 실존했는지 조차 모르는 한 소녀의 얼굴이 350년이 지나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낸다. 결국 호기심 많은 소녀의 얼굴은 많은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얼굴이다. 정작 호기심 많은 쪽은 우리였다.
  • [씨줄날줄] 엥겔계수 30.4%

    [씨줄날줄] 엥겔계수 30.4%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지도 사이트 ‘거지맵’이 인기다. 위치 정보를 허용하면 주변 식당과 가격 정보가 뜬다. 이용자들이 직접 식당을 등록하고 후기를 남긴다. 지난달 20일 처음 소개됐는데 누적 사용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집단 지성을 활용해 외식비를 최대한 줄여 보려는 노력이다.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엥겔계수’라고 한다. 독일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이 1857년 저소득 가계일수록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엥겔의 법칙’을 발표한 이후 생활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돼 왔다. 최근에는 식료품비에 외식비를 더해 계산한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엥겔계수가 높고 선진국일수록 낮다. 선진국이 된다고 계속 낮아지지는 않는다. 고령화가 되면 가구·자동차 등 다른 소비는 줄여도 식비 지출은 줄이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엥겔계수가 서서히 오르더니 지난해 30.4%를 기록했다. 식료품비는 물론 외식 물가가 함께 올라서다. 밥을 사 먹거나 배달시키면 식재료 말고도 식당 인건비와 배달비 등도 식비에 포함된다. 먹거리에 미치는 물가의 영향력이 전보다 커졌다. 먹고사는 데 쓰는 돈이 늘어나면 다른 지출을 늘리기 어렵다. 내수 회복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은 ‘보이지 않는 도둑’이라고 불린다. 취약계층에 더 가혹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어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신 총재는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와 성장 간 정책 목표가 충돌하면 물가 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했다.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인플레이션부터 진정시켜야 한다. 한번 오른 가격은 잘 떨어지지 않는 속성이 있다. 장기간에 걸친 유통 구조 개선도 필요하지만 손에 잡히는 먹거리 물가 대책도 내놓아야 할 때다. 식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누그러져야 소비도, 미래에 대한 투자도 가능해진다.
  • 약 3400명 죽었는데…“미국인들, 이란 전쟁 잘 몰라” 조사 결과 충격 [핫이슈]

    약 3400명 죽었는데…“미국인들, 이란 전쟁 잘 몰라” 조사 결과 충격 [핫이슈]

    수천 명이 사망한 이란 전쟁에 대해 미국인의 절반은 “조금” 들어봤거나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최근 1021명을 대상으로 한 입소스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시작한 이란 전쟁에 대해 미국인 응답자의 44%는 전쟁에 대해 “조금 들어 봤다”고 답했다. 심지어 6%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여론 조사 기관인 갤럽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이 가장 우려하는 국내 문제로 이란 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아니라 의료 접근권을 꼽았다. 미국의 유력 국제문제 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20일 “미국인 열 명 중 여섯 명은 대이란 전쟁을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 전쟁에 대한 분노가 크게 표출되지 않는 이유는 국제 정세에 대한 낮은 관심과 상대적으로 적은 경제적 타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지오폴이 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케냐·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반구 6개국 37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89%에 달했다. “조금 들어봤다”는 사람은 11%에 불과했다.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또 10명 중 7명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생활 물가 상승을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전쟁 대가 더 많이 치러야남아시아·아프리카·중동 등 남반구 국가에선 약 90%가 이란 전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반면 미국이 시작한 전쟁임에도 미국인은 잘 알지 못하는 이러한 상황은 전쟁의 대가를 가난한 남반구 국가가 더 많이 치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고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으로 주식시장이 활황인 데다, 강달러의 혜택 등으로 경제적 여건이 좋은 상황에서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반면 남반구 국가 대다수는 에너지 순 수입국인 데다 에너지 보조금을 지급할 재정 여력이 부족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에너지의 80%를 걸프 지역에서 수입한다. 현재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는 파키스탄은 주 4일제를 도입하고 내각 각료에게는 2개월 치 급여 지급도 중단했다. 공무원 절반은 교통비 절감을 위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학교도 2주간 휴교에 들어갔다. 에너지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방글라데시 사정도 만만치 않다. 방글라데시는 취사용 연료로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50% 이상 급등했다. 유가 상승 직격탄까지 이어지면서 주유소 수천 곳에서는 매일 공격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달 말 서부 나라이일 지역에서는 트럭 운전사가 주유소 관리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사건 당시를 담은 보안 카메라를 보면 트럭 운전사가 주유 거절을 당한 뒤 주유소 관리자가 근무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트럭으로 그를 치어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필리핀은 지난 3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베트남은 항공 노선 감축을 지시했다. 남수단, 모리셔스 등 전력의 90% 이상을 석유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계속되는 정전으로 기업 활동마저 마비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하루 12시간씩 전력이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린폴리시는 “통화 가치가 약한 국가일수록 전쟁 비용을 더 많이 치르는 반면 부유한 국가들은 예외 없이 피해를 덜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국인이 겪을 고통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전쟁 사망자 약 3400명한편 지난 12일 기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3375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19~40세 청·장년층이 1761명(52.2%)으로 가장 많았고, 41~60세 906명(26.9%), 61세 이상 고령층 223명(6.6%) 순이었다. 미성년자의 피해도 두드러졌다. 1세 미만 영아 7명을 포함해 12세 이하 어린이가 262명(7.7%), 13~18세 청소년이 121명(3.6%)으로 집계됐다. 확인된 희생자 중에는 이란인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시리아·터키·파키스탄·중국·이라크·레바논 국적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비발디, 피카소, 마이클 잭슨… 스크린에 옮긴 ‘불꽃 같은 삶’

    비발디, 피카소, 마이클 잭슨… 스크린에 옮긴 ‘불꽃 같은 삶’

    진정한 예술에는 인생이 담기는 법이다. 예술가의 불꽃 같은 삶은 굳이 극적인 연출 없이도 한 편의 영화가 되기 충분하다. 찬란해 보이는 그들의 일상에는 어떤 희로애락이 담겨 있었을까. ●작곡가의 삶 입체적 조명 ‘비발디와 나’ 바로크 시대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삶을 조명한 영화 ‘비발디와 나’①가 오는 29일 개봉한다. 역사적 사실에 허구적 상상력을 더했다. 국내에도 소개된 이탈리아 작가 티치아노 스카르파의 소설 ‘어머니 왜 나를 버렸나요’를 원작으로 한다. 비발디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피에타 보육원에 음악 교사로 부임한다. 그곳에서 한 천재 소녀 체칠리아를 만나게 된다. 영화는 바이올린 연주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체칠리아의 성장과 혼란을 그린다. ‘니시 도미우스’, ‘유디트의 승리’, ‘사계’ 등 비발디를 대표하는 음악을 화려한 연주와 함께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가 예술의 순간을 좇을 때, 스크린은 화폭이 되기도 한다. 영화 거장 빔 벤더스가 조명한 독일 미술 거장 안젤름 키퍼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안젤름’이 다음 달 13일 개봉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어두운 역사를 주제로 작품 세계를 펼쳤던 키퍼의 예술적 여정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감독이 2년에 걸쳐 기록했다는 영화는 키퍼가 통과해 온 시간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며 기억과 예술의 관계를 성찰케 한다. ●현대무용의 거장 포착한 ‘피나’ 벤더스 감독이 포착한 또 다른 예술적 순간. 현대 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슈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피나’가 개봉 15주년을 맞아 다음 달 6일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 ‘탄츠테아터’라는 장르를 개척한 바우슈는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허문 안무가로 평가된다. 바우슈가 평생을 함께한 탄츠테아터 부퍼탈 단원들과 함께 펼쳤던 ‘봄의 제전’, ‘카페 뮐러’, ‘콘탁트호프’ 등의 무대를 영화로 포착했다. ●화가보다 인간적 면모 집중 ‘피카소…’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파블로 피카소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피카소. 파리에서의 반란’②은 29일 개봉한다. 1881년 스페인에서 태어난 피카소는 1901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다. 가난한 이민자였던 피카소는 초기에는 난방도 되지 않는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려야 했다. 성공을 거둔 뒤 점차 파리에 깊숙이 스며 들어갔던 피카소의 일상을 그의 작품과 함께 번갈아 가면서 보여준다. 공연 실황 영화 ‘퀸 락 몬트리올’은 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뜨거웠던 전성기를 현재로 소환한다. 지난 15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는 영화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하기 10년 전인 1981년 캐나다 몬트리올 포럼 공연장에서 펼쳐진 퀸의 콘서트 현장을 고스란히 복원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마이클’③도 다음 달 13일 개봉한다. 어린 나이에 형제들과 함께 ‘잭슨 파이브’로 데뷔하자마자 세계적 스타가 된 그의 영광과 고뇌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던 압도적인 무대를 스크린으로 만나 볼 수 있다.
  • 50만원 벌면 32만원 수급비 깎여… 일해도 가난한 장애인

    50만원 벌면 32만원 수급비 깎여… 일해도 가난한 장애인

    작년 생계급여 감액 규모 10% 증가소득 늘면 복지 줄어 사회 진출 ‘머뭇’“일 그만두면 세상과 단절되는 느낌”‘비장애인 차명 취업’ 편법 노동 유발 뇌병변 장애인 김길영(58)씨는 지난해 서울 노원구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하루 3시간씩 청소 일을 했다. 한 달 급여는 50만원. 그러나 이 월급은 결과적으로 온전히 김씨의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면서 기초생활수급비 82만원 중 32만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일을 많이 할수록 수급비가 깎이는 걸 감수해야 한다”며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면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근로소득이 늘수록 생계급여가 그만큼 줄어드는 제도 탓에 장애인이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든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근로 유인을 저해하는 복지 구조가 장애인의 사회 진출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이 있는 생계급여 수급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지만 생계급여 감액분도 10.4% 늘었다. 지난해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인 92만 1004원 중 절반 이상(56.3%)인 51만 8128원이 생계 급여에서 깎였다. 근로소득이 월 50만원 미만이 안 되는 장애인은 근로소득 대비 생계급여 감액 비율이 94.1%에 달했다. 일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이 거의 늘지 않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편법 노동을 낳기도 한다. 장애인 이모(66)씨는 과거 장애인단체 사무직으로 일할 때 비장애인 동생 명의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본인 이름으로 취업 사실이 등록되면 수급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는 “주변에도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장애인들은 노동이 단순한 생계 유지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김경나(66)씨는 “최저시급도 못 받는 장애인이 많지만 장애인들은 사회에 나가 사람을 만나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토로했다. 입법조사처는 소득이 발생하면 생계급여가 즉각 삭감되는 구조가 장애인의 근로 의욕을 꺾고 빈곤의 악순환을 고착화한다고 지적했다. 또 근로소득 증가로 의료급여 수급 자격을 상실하면 의료비 본인 부담금이 급격히 늘어나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정용제 국회입법조사관은 “의료비 부담이 번 돈보다 커지는 구조에서 오히려 빈곤 상태를 유지하려는 선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프랑스의 경우 취업 초기 6개월 동안 장애인 수당을 전액 지급하고, 이후에도 소득에 비례해 수당을 점진적으로 줄여 충격을 완화한다. 미국은 장애인이 근로소득 증가로 현금 수당이 끊겨도 필수 의료보장 자격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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