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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식 흡수 통일은 쪽박”

    “독일식 흡수 통일은 쪽박”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발언한 이후 ‘한반도 통일론’을 놓고 백가쟁명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독일식 흡수통일은 쪽박이며 중국과 홍콩처럼 점진적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한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권구훈 전무는 18일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하는 ‘통일경제교실’ 특강에서 “(통일의) 대박과 쪽박의 차이는 독일처럼 국가의 보조금을 투입해 양측 소득을 균등화한 뒤 급속한 통일을 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독일식 흡수통일을 하면 거의 모든 통일 비용을 우리가 부담해야 해 ‘통일은 쪽박’이라는 표현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89년 독일 통일 당시 서·동독과 최근 남·북한의 경제 현황을 비교한 수치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1989년 동독 정부의 재정 규모는 서독의 59.1% 수준이었지만, 2008년 기준 북한의 재정 규모는 우리의 1.6%에 불과했다. 인구수에서도 동독은 서독의 4분의1(27.2%) 정도로 비교적 적었던 반면, 북한은 우리의 절반(48.0%)에 육박했다. 즉 북한은 동독보다 37배 가난하면서 인구수는 2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통일 비용 부담이 독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크다는 의미다. 권 전무는 이런 통계를 근거로 “일단 통일부터 하고 보자는 생각”을 경계했다. 그는 “경제·금융계 전문가들은 독일식 흡수통일을 아예 고려 대상에도 포함시키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어 “통일 비용은 통합의 속도와 정부 정책에 따라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25%까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중국과 홍콩처럼 점진적인 방향으로 통일 정책을 펼치면 통일 비용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보난자와 순교/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보난자와 순교/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요즘 세간에 가장 많이 회자하는 종교는 천주교다. 김수환-정진석을 잇는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의 한국 세 번째 추기경 서임에 얹혀 전해진 평신도 순교자 124위의 무더기 복자(福者)품 결정에 따른 관심의 폭발이다. 잇단 ‘대박’에 들떠 있는 한국천주교의 환희도 괜한 건 아닐 것이다. 주교회의가 연이은 낭보와 관련한 과열 반응과 소문을 겨냥해 자제요청을 하고 나선 게 무리가 아닐 듯싶다. 두 차례의 ‘대박 경사’에 맞물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신보도를 보면 교황의 8월 방한은 거의 굳어지는 추세다. 교황청 해외선교 매체인 아시아뉴스는 교황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약 1주일간에 걸친 교황의 구체적인 방한 일정과 시복식 집전 계획까지 명시하고 있다. 교황청과 한국천주교는 여전히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천주교계와 정부 관련 부처의 움직임을 보면 교황 방한은 이제 코앞의 현실이 아닐까 한다. 교황 방한과 관련해 ‘북한을 위한 특별미사’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 방한 의제가 ‘북한의 평화와 젊은이, 순교자’로 정해졌다는 외신보도가 있고 보면 교황 방한 중 남북관계와 관련한 메시지와 행보가 큰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실제로 추기경 서임식을 위해 16일 출국한 염수정 추기경은 함제도 신부며 황인국·최창화 몬시뇰 등 북한 관련 사목과 대북지원에 앞장섰던 성직자를 대거 대동했다. 교황의 방한과 미사에 큰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최근 해빙무드로 접어든 남북관계와 겹친다는 것이다. 남북 고위급회담 진척과 그에 따른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한반도와 주변 국가들의 큰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교황의 메시지와 행보는 우리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큰 사안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특히 ‘가난한 자들을 위한 청빈한 사목’을 우선 천명해 온 교황이 북한 주민들에 관심이 많고 보면 ‘북한 주민들을 위한 특별미사’에는 적지않은 반향이 예상된다. 한국천주교는 자생적인 신앙의 태동으로 해서 세계 천주교계의 각별한 주목을 받는다. 그 자생의 신앙은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의 순교자를 낳은 아픔과 희생의 점철이다. 그래서 한국 천주교 성인 103위의 시성식을 집전하기 위해 지난 1984년 방한한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 땅에 입을 맞추며 ‘순교의 땅’이라 외쳤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표현이 ‘잭팟’, ‘돌파구’, ‘보난자’등 다양하게 해석된다. 1970년대 초 국내에서도 큰 인기 속에 방영됐던 미국 서부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보난자’는 그나마 정이 간다. 서부개척시대 가족애와 정의감에 초점을 맞췄던 그 드라마 속의 ‘보난자’ 말이다. 한국 천주교는 교황청이 시복을 결정한 한국 순교자 124위를 이렇게 표현한다. “신분제도를 넘어 남녀평등과 인간적 권리 신장을 위해 헌신한 분들.” 교황 프란치스코도 방한하면 역시 보편적 차원에서 순교자의 정신을 우선 존중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 메시지를 놓고 아전인수식의 해석이 또 난무하지 않았으면 한다. 보수·진보의 충돌 같은 추태의 재연말이다. kimus@seoul.co.kr
  • 배우만 벗는다? 사회의 치부도 벗긴다

    배우만 벗는다? 사회의 치부도 벗긴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공연 게시판을 훑다 보면 ‘헉’ 소리가 절로 나는 지점이 있다. 반나체인 두 남자와 여성 여럿이 뒤엉켜 있는 포스터다. 여성들 표정이나 남자 손이 가 있는 위치를 보건대 필시 ‘성인물’이다. 고개를 돌리면 깜짝 놀랄 광고물이 또 있다. 이번에는 중요 부위를 제목으로 가린, 벌거벗은 여성의 상체다. 노출 수위는 ‘19금’이지만, 이것을 두고 ‘대학로에 성인연극이 판친다’고 단정해서는 곤란하다. 딴생각(?)을 하면서 극장을 찾는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다. 이 연극들, 매우 심오하다. 서울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헤르메스’(연출 김태웅)는 야하지만 ‘진지’하다. 주인공의 이름 남건은 ‘남조선노동당 건설 담당’의 줄임말이다. 한때 서울시청 앞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남건은 이제 성인연극을 제작하고 출연하면서 떼돈을 번다. 사는 곳도 서울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의 펜트하우스다. 모순된 삶과 사상을 가진 인물은 한국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상징적 캐릭터다. 극중에서는 성인연극과 관객에 대한 비아냥이 난무한다. “연기 보러 오는 거 아니잖아”라거나 “우리 연극 보러 오는 인간들 대부분 쓰레기야”라고 대놓고 이죽거린다. 남건은 여배우가 사랑을 갈구하고 출연료 인상을 요구해도 비웃으며 거절하고, 함께 노동운동을 했던 선배가 돈을 빌리고자 무릎 꿇고 애원해도 매몰차게 외면한다. 점차 돈의 노예가 돼 가는 자신을 비하하면서 ‘과격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출장 안마사 유정숙을 통해 순수를 경험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은 더 추악해 보이고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야한 장면, 물론 있다. 여배우가 속옷 차림으로 등장하거나 몸을 더듬는 장난을 한다. 대부분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암전(暗轉)해 소리로 전달한다. 남건이 더러워진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찾고자 배설을 요구하는 상황은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한데 이 장면이 자연스러운 건 배우들의 열연 덕인 듯하다. 극중에서는 “몸 쓰는 거 말고 무대에서 하는 게 없다”고 자조하지만, 이승훈·김영필·강말금·이안나·김유진·이한님·김문성 등 실제 출연 배우들은 연기파다. 또 하나의 ‘문제적 포스터’는 대학로 이랑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변태’(變態)의 광고물이다. 이 콘셉트는 멕시코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에서 비롯됐다. 칼로가 교통사고 후 6번이나 척추 수술을 받아야 했던 고통스러운 시기에 그린 자화상 ‘부러진 기둥’(1944년)이다. ‘변태’의 포스터는 여주인공이 겪는 고뇌를 의미한다. 최원석 연출은 “여주인공 한소영의 내면이 붕괴되는 모습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에서 작품을 인용했다”고 말했다. ‘변태’는 도서대여점을 운영하는 시인 민효석과 그의 부인이자 비정규직 강사인 한소영, 동네 정육점 주인 오동탁의 이야기다. 가난에 찌든 시인은 돈을 벌기 위해 오동탁에게 시를 가르치며 생계를 유지한다. 뒤늦게 시를 배운 오동탁이 등단을 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자 한소영은 모멸감을 느낀다. 한소영이 갖게 된 ‘가지지 못한 자’의 피해 의식은 자신을 극단적인 파괴로 내몬다. 제목 ‘변태’는 정상적이지 않은 성욕이나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극 속 인물들이 자신의 틀을 깨뜨리고 변화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할 수도 있다. 이유정·장용철·김귀선·전여빈이 열연한다. 두 작품 모두 다음 달 30일까지 이어진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왕가네 포상휴가, 제작사 측 “홍콩과 마카오로 떠났다” 시청률은?

    왕가네 포상휴가, 제작사 측 “홍콩과 마카오로 떠났다” 시청률은?

    왕가네 포상휴가가 화제다. 지난 16일 5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KBS 2TV 주말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배우들과 제작진이 포상 휴가를 떠났다. ’왕가네 식구들’ 제작사 관계자는 “홍콩과 마카오로 휴가를 떠났다. 홍콩에서 먼저 휴가를 즐긴 후 마카오로 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스케줄이 있는 배우들을 제외하고 ‘왕가네 식구들’ 출연진과 문영남 작가, 스태프, 제작사 관계자가 함께 포상 휴가를 간다”고 전했다. 한편 ‘왕가네 식구들’은 자체 최고 시청률 48.8%를 기록했고 마지막 회 역시 47.3%를 보이며 5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국민 드라마의 위력을 나타냈다. 한편, ‘왕가네 식구들’ 후속 작품으로 ‘참 좋은 시절’이 2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으며 가난한 소년이었던 한 남자가 검사로 성공한 뒤 15년 만에 떠나왔던 고향에 돌아오게 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의 가치와 사랑의 위대함, 내 이웃의 소중함과 사람의 따뜻함을 담아낸 드라마로 김희선, 이서진, 옥택연 등 출연을 알렸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왕가네 후속, 마지막회 오현경 조성하 포기 ‘반전 해피엔딩’

    왕가네 후속, 마지막회 오현경 조성하 포기 ‘반전 해피엔딩’

    왕가네 후속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 50회(마지막회)에서는 최대세(이병준 분)와 박살라(이보희 분), 고민중(조성하 분)과 오순정(김희정 분)의 결혼으로 모든 인물들이 한 가족이 됐다. 이날 방송에서 왕가네 사위들은 사기꾼 허우대(이상훈 분)를 잡고 처가를 되찾았다. 왕수박(오현경 분)은 죄책감을 벗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고, 왕가네 식구들이 원래 집으로 이사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최대세와 박살라는 결혼했고, 왕가네 두 사위 허세달(오만석 분)과 최상남(한주완 분)이 졸지에 형제가 됐다. 자매 왕호박(이태란 분)과 왕광박(이윤지 분) 역시 동서지간이 됐지만 복잡한 촌수를 따지지 않기로 했다. 왕돈(최대철 분)은 피자집을 차렸고, 왕봉(장용 분)은 달동네에 공부방을 열기로 했다. 왕해박(문가영 분)은 원하던 대로 선장이 되기 위해 해양대학교에 진학했다. 왕수박은 가방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했다. 고민중은 오순정의 딸 구미호(윤송이 분)가 제 자식임을 알고 떠나는 오순정을 잡으려 했지만, 오순정은 “나중에 미호 결혼할 때 연락하겠다”며 떠났다. 하지만 이날 방송말미 왕수박이 구미호 출생비밀을 알고 고민중과 오순정을 이어주며 마지막 반전을 선사했다. 또 최대세와 박살라, 고민중과 오순정의 결혼으로 모든 등장인물들이 왕가네 식구들이 됐다. 고민중과 오순정은 왕호박의 자식들을 키우며 한 가족처럼 지내 왕가네 식구가 됐다. 이날 방송 마지막 장면을 왕광박의 환갑잔치가 장식하며 왕가네 식구들 모두가 장수하는 모습에서 코믹한 해피엔딩이 완성됐다. 한편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는 이서진 김희선 옥택연 출연, 가난한 소년 강동석(이서진 분)이 검사가 돼 15년 만에 귀향하며 첫사랑 차해원(김희선 분)과 재회해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연출 김진원)이 22일 첫 방송된다. 사진 =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상봉 이벤트’에 그쳐선 이산가족 한 못푼다

    우리는 가끔 TV 특별프로그램 등을 통해 오랫동안 헤어졌던 가족들이 만나는 극적인 장면을 접하게 된다. 가난 때문이었든, 실수였든 수십년 ‘이산’ 끝에 그리운 가족을 ‘상봉’하는 그들에게는 모두 나름의 절절한 사연들이 숨어 있다. 그 애절한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코끝이 찡해지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이다. 관찰자인 제3자도 이럴진대 당사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더욱이 가난이나 실수가 아닌,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반평생을 훨씬 넘게 생이별의 고통을 감내해 온 남북 이산가족들에 이르러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겠다. 그들의 한 서린 이산사(史)는 그 자체로 민족사적 비극이다. 남북 당국은 어제 두 번째 고위급 접촉을 통해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번 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다 해도 수혜자는 남측 84명, 북측 88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는 일회성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있었던 2010년 추석 때까지 재회의 기쁨을 누린 사람들은 남측 1874명, 북측 1890명에 그쳤다. 우리 측은 상봉 신청자 12만 9264명 가운데 1.4%만이 북측의 그리운 가족·친척들을 만났다. 5만 7784명은 이미 고인이 됐다. 남아 있는 7만 10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80세 넘는 고령자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 가운데 누군가는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한적십자사 남북이산가족찾기 신청접수처 벽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듯이 이들에게는 정말 시간이 없다. 상봉이 어렵다면 생사라도 확인하거나 편지교환을 통해 최소한이나마 혈육의 정을 나누도록 해줘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금의 방식으로는 이산의 한을 영영 풀 길이 없다. 상봉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이 2007년 10·4 정상회담에서 “금강산 면회소에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한다”고 합의했지만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지 오래다. 지금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용도나 북한이 남측으로부터 경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지렛대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적 입장과 철저히 분리해 자유왕래를 성사시켰던 동서독 사례는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물론 동독에 대한 서독의 재정지원 등 ‘당근’이 있었지만 그들은 수시 상호방문을 통해 동서독 가족 간 재결합과 통독의 기초를 닦았다. 이번 고위급 접촉 결과를 출발점으로 이산상봉의 상시화를 넘어 자유왕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남북 간 신뢰를 쌓아야 한다. 특히 북측은 인도적 사안을 다른 정치·군사적 현안과 연계해선 안 된다.
  • [특파원 칼럼] 워싱턴을 떠나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워싱턴을 떠나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한국과 기후가 비슷한 미국 동부는 산이 별로 없고 드넓은 평지는 울창한 수목으로 덮여 있다. 인구밀도가 낮아 금싸라기 같은 땅이 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구태여 위태로운 비탈에 다닥다닥 집을 지을 필요도, 길을 내려고 힘들여 산맥을 뚫을 필요도 없다. 이웃나라에서 불어오는 황사 같은 것도 없어서 구름 없는 날엔 눈이 부시도록 햇살이 맑다. 그래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미국은 축복받은 땅”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미국은 이웃나라와 분쟁이 거의 없다. 국경을 접한 캐나다, 멕시코 등과 바다 이름이나 섬의 영유권을 놓고 다투거나 역사 문제로 시비가 붙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멕시코로부터의 마약 밀반입이나 불법 밀입국자 등의 문제가 상존하지만 외교 갈등이 될 만한 정도는 아니다.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논’에 있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기념관에는 워싱턴이 왕관을 쓴 모양의 밀랍 인형이 있다. 그 옆에 이런 문구가 씌어 있다. “그는 왕이 될 수도 있었다.” 왕이 될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높았지만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졌다는 얘기다. 워싱턴이 실제로 왕이 됐다면 미국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지난 3년간 축복받은 땅 미국을 취재하면 할수록 태평양 너머 동아시아 귀퉁이에 자리한 내 나라 대한민국의 고달픈 처지가 자꾸만 눈에 밟혔다. 워싱턴에서 한반도를 떠올리면 서울에서 독도를 바라보는 것처럼 애틋한 마음이 엄습했다. 미국에 비하면 한국은 축복받지 못한 땅이다. 1년 중 기후가 좋은 날은 손으로 꼽을 만한데 그나마도 황사 바람 때문에 고생하는 곳, 국토의 70%가 산으로 덮여 있어 많은 돈과 인력을 들여 길을 내고 닦아야 하는 곳, 자원이 빈약한 좁은 땅에 다닥다닥 몰려 사느라 죽어라고 일해야 먹고사는 곳이 내 나라 대한민국이다. 이웃 복도 지지리 없어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다 돼 가는 지금까지도 과거사 문제로 씨름하는 곳, 내로라하는 헤비급 나라들에 포위돼 있는 곳, 그럼에도 남북으로 분단돼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곳이 내 나라 대한민국이다. 정치 지도자들의 독재, 부패, 위선과 분열적 이데올로기 주입으로 온 국민이 존경할 만한 역대 대통령을 갖지 못한 곳, 그래서 화폐에 새겨진 인물은 옛날 조선시대 위인 일색인 곳이 내 나라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이 삼성 스마트폰과 LG전자 TV, 현대 자동차, 김연아의 고품격 피겨스케이팅,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에 열광하는 것을 볼 때 이런 초라함은 우월감으로 바뀐다. 기후·자원도 열악하고 이웃나라에 시달리고 정치 지도자들에 좌절하면서도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취를 이룬 것은 기적이라고 해야 한다. 체구도 왜소하고 잘 먹이지도 못한 가난한 집 아이가 운동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걸 보는 것처럼 코가 시큰해진다. 며칠 뒤면 특파원 임기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간다. 나는 환경이 좋고 조상을 잘 만나서 일을 조금하고도 풍요롭게 사는 미국보다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룬 대한민국이 좋다. 그래서 3년 만에 사랑하는 나의 조국을 부둥켜안고 볼을 부빌 생각을 하면 설레어 잠이 안 온다. 기다려라. 대한민국이여. 내가 간다. 당신의 아들이 지금 간다. carlos@seoul.co.kr
  • 새주말극 ‘참 좋은 시절’, ‘조아맘’이 공식 제작지원한다

    새주말극 ‘참 좋은 시절’, ‘조아맘’이 공식 제작지원한다

    여성의류 온라인 쇼핑몰 조아맘이 KBS2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 공식 제작지원에 나선다. 조아맘의 이번 제작지원은 온라인 쇼핑몰 사상 최초로 이뤄지는 것으로, 조아맘이 여성 패션 트렌드 리더로서의 자리 굳히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3040 세대 등 미시 여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브랜드라 그 파급력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50%에 가까운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후속으로 오는 2월 22일부터 방송하는 ‘참 좋은 시절’은 이서진 김희선 김지호 2PM택연 류승수 윤여정 등 신구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작품의 집필을 맡은 이경희 작가는 그동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고맙습니다’ ‘착한 남자’ 등 파격적이면서도 애절한 스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작품은 ‘착한 남자’를 함께 했던 김진원 PD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춰 이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진 상태. 김진원 PD는 ‘착한 남자’를 통해 처음 이경희 작가와 호흡을 맞추며 대본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잘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참 좋은 시절’은 가난한 소년에서 검사가 된 강동석(이서진)을 중심으로, 그의 첫사랑이자 대부업체 직원 차해원(김희선), 동석의 쌍둥이 누나 강동옥(김지호) 등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해 다시 한 번 이경희 작가만의 애틋한 스토리가 빛을 발할 전망이다. 이미 동영상 전문사이트 유튜브에 1차 티저가 공개된 후 단 3일만에 1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이번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 확인시켰다. 때문에 김지호 김희선 등 3040을 대표하는 패셔니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이번 작품에서 조아맘이 극중 어떤 포지션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지도 관심거리다. 조아맘 측 관계자는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여성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조아맘이 이번 ‘참 좋은 시절’ 제작지원을 통해 여성 패션 대표 브랜드로 한단계 더 올라서며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2004년 론칭한 조아맘은 여성의류 전문 쇼핑몰로 최근 여성들에게 가장 트렌디한 스타일을 제안하며 각광받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별그대 수지 카메오, 걸그룹 외모로 김수현에게 접근 ‘혀 짧은 소리?’

    별그대 수지 카메오, 걸그룹 외모로 김수현에게 접근 ‘혀 짧은 소리?’

    별그대 수지 카메오 출연이 화제다. 수지는 13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17회에 고혜미 역으로 깜짝 출연해 감초연기를 펼쳤다. 이날 고혜미(수지 분)는 한 달 시한부 연애 사실을 알고 화가난 천송이(전지현 분)을 달래기 위해 조깅에 나선 도민준(김수현 분)과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는 도민준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며 “저 모르세요? 저 고혜미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교수님 수업 계속 들었는데. 제가 교수님한테 엑스남친 삼동이랑 엄청 닮았다고 그랬는데. 재수강 들으려고 일부러 시험지 백지내고 에프 맞았는데 저 기억 안나세요”라고 물으며 당당한 매력을 과시했다. 도민준이 기억을 못하자 고혜미는 “섭섭해요. 에프 맞아 집에 쫓겨날 뻔했는데, 아마 제가 작년보다 조금 더 예뻐지고, 젖살도 빠지고 요새 성숙해졌거든요”라고 설명했다. 또한 도민준 손에 든 휴대전화를 본 고혜미는 도민준에게 전화번호까지 물어보는 등 적극적으로 대시하기도 했다. 별그대 수지 카메오 출연에 네티즌은 “별그대 수지 카메오 출연..수지 정말 예쁘다”, “별그대 수지 카메오 출연. 수지와 전지현의 경쟁..너무 웃겨”, “김수현 수지와도 잘 어울리네”, “별그대 수지 카메오 출연..너무 귀엽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 = SBS (별그대 수지 카메오 출연)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단독] “곡괭이로 때리던 생지옥… 도주 발각땐 뒷산에 묻혀”

    [단독] “곡괭이로 때리던 생지옥… 도주 발각땐 뒷산에 묻혀”

    “당시 형제복지원은 그냥 지옥이라고 보면 돼요. 인간이라면, 도덕이 세상에 있다면, 그렇게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죽기 전에 꼭 한마디를 하고 싶다”며 12일 힘겹게 입을 뗀 태장희(48)씨는 1975년부터 1987년까지 12년 동안 있었던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생존 피해자다. 대전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는 그는 뇌종양, 심부전증, 진폐증 등 중증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1977년 2월 11살의 어린 나이에 복지원으로 끌려갔다가 15개월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다 복지원 건물의 물받이 통로를 통해 극적으로 탈출했다. 그의 머리에는 아직도 곡괭이에 찍힌 자국이 선명하다. 태씨는 “하루 종일 흙벽돌을 날랐고, 벽돌이 부서지기라도 하면 무조건 곡괭이를 휘둘러 어린아이들은 7~8m씩 튕겨 날아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복지원 직원들은 어린이 수용 집단을 ‘어린이 소대’라고 불렀고 그 어린이들을 속칭 ‘꽁치’ ‘쭈쭈바’라고 했다. 건장한 체격의 그들에게 어린이들은 구강성교의 쾌락물에 불과했다. 복지원에서 도망치다 발각되면 시체가 돼 뒷산에 묻혔다”며 끔찍했던 시절을 털어놨다. 어린이 소대에서 가혹 행위에 시달렸던 정현수(43)씨 역시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20대 중반까지도 불을 끄고 자지 못할 정도로 구타 후유증을 겪었으며 두 차례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 김성환(49)씨는 어머니와 떨어져 이모할머니 밑에서 지내다가 13살 무렵 혼자 어머니를 만나러 가던 중 부산역 근처에서 강제로 끌려갔다. 김씨는 “멀쩡한 사람을 고아로, 정상인을 바지에 오줌을 지릴 정도의 바보로 만들곤 했다”며 “무를 소금물에 오래 담그면 시커멓게 곰팡이가 피는데 그런 국과 보리밥을 먹으며 강제 노동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우리를 부랑아로 알고 있는 일반 사람들의 편견을 감당하기 두려워 지금까지도 증언을 망설였다”면서 “피해자들에게 더 상처가 남지 않도록 이 사건을 국가 차원에서 다뤄 달라”고 읍소했다. 피해자 황송환(61)씨는 “복지원으로 끌려간 사람들은 그저 부모가 없거나 가난한 이들이었다”며 울먹였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3월 직원의 구타로 원생 1명이 사망하고 35명이 집단 탈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공개 27년 만에 정부가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안전행정부 주관으로 이날 정부서울청사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열린 관계 기관의 첫 회의에는 보건복지부, 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과거사지원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사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및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 등에 중지를 모았다. 이와 별도로 국가인권위원회는 대책위 관계자들과 첫 모임을 갖고 향후 인권위의 역할과 토론회 개최 등의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또 진선미 민주당 의원 등은 3~4월 중 이 사건에 대한 특별법 발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진 의원은 “이 사건은 한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책적으로 행해진 국가 폭력”이라면서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형제복지원 사건은

    역대 군사정권이 거리의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의 법령을 만들자, 민영 형제복지원이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의 복지원 건물에 무연고자를 불법 감금하고 강제 중노역을 시킨 인권 유린 사건이다. 복지원은 초창기 보육시설로 설립됐으나 1971년 12월 부랑인 보호시설로 바뀌었다. 1975년 12월 ‘부랑인의 신고·단속·수용·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이 내무부 훈령으로 제정되면서 폐쇄적 부랑인 수용시설로서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됐다. 정부는 86서울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부랑인 단속에 나섰다. 복지원은 수용인원에 따라 정부보조금이 나오는 점을 악용, 멀쩡하게 거리를 지나던 가난한 어린이 등을 마구잡이로 끌어와 강제로 수용했다. 심지어 기차역에서 혼자 TV를 보다가 끌려온 시민도 있다. 복지원의 수용자는 최대 3146명에 이르렀고, 정부보조금은 연간 20억원에 달했다. 복지원에 끌려온 이들은 군대처럼 소대별로 천막생활을 하며 하루 10시간 이상의 중노역과 끔찍한 구타, 성적 학대 등에 시달렸다. 반항할 경우 직원들은 잔인한 가학 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일부 탈출하다가 적발된 이들의 시체를 야산에 암매장하기도 했다. 일부 시체는 해부학 실습용으로 팔기도 했다.이로써 12년 동안 복지원의 공식 사망자 수만 513명에 달한다. 1986년 12월 울산지청 김용원 검사가 박인근 당시 형제복지원 원장 소유의 울주군 농장에서 노역하는 원생들을 목격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이듬해 3월에는 탈출을 시도한 원생 1명이 직원들의 구타로 사망하고 35명이 집단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 복지원의 만행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검찰의 수사로 직원 5명과 함께 구속된 박 원장은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을 뿐이고, 아직도 이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진상 규명과 피해자 구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영화 多樂房] ‘해피엔딩 네버엔딩’

    [영화 多樂房] ‘해피엔딩 네버엔딩’

    동화와 현실의 괴리감을 주제로 한 영화는 종종 만들어져 왔다. 동화의 클리셰들을 뒤집고 비틀면서 신선한 재미와 현실에 대한 교훈을 주는 작품들 말이다. ‘슈렉’(2001)은 바로 그런 코드를 앞세워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이다. 13일 개봉하는 ‘해피엔딩 네버엔딩’도 넓은 범주에서는 동화의 판타지에 찬물을 끼얹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미 현실의 냉정함을 혹독하게 경험한 어른들에게는 불필요한 이야기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신데렐라 콤플렉스 깨기’라는 테마를 넘어 인간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믿음’ 혹은 ‘신념’의 문제까지 건드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이 영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적어도 당신이 ‘운명’이나 ‘천국’을 믿을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해 본 적이 있다면 말이다. 좋은 집안에 미모까지 겸비한 로라는 파티에서 만난 산드로가 여러 정황상 자신의 꿈에 나타났던 왕자님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자정을 알리는 괘종시계가 울리자 구두 한 짝을 떨어뜨리고 사라진 사람은 산드로이다. 즉 ‘신데렐라’는 가난하고 우유부단하고 말도 더듬는 산드로였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남성의 판타지까지도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가벼운 역할의 전도(顚倒)로 시작된 이야기는 로라가 마성의 음악비평가 맥심에게 끌리면서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데, 운명적 사랑에 대한 그녀의 믿음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결국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인사불성이 된 그녀가 왕자의 키스가 아닌 바람둥이의 따귀로 깨어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싸늘하고 강렬한 대목이다. 로라와 산드로가 사랑의 실체를 절감하며 성장하는 중이라면, 주변 인물들은 저마다 자신의 신변과 관계된 믿음의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피에르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 무신론자이면서도 별점 치는 여자가 예언한 죽을 날짜가 다가오자 강박에 사로잡혀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어린 니나는 부모님의 이혼과 관련한 충격을 신앙심으로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마리안느는 온갖 점술과 꿈 이야기를 믿는 동시에 정신과 상담도 의지하는데, 그녀의 이러한 행동은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믿음, 즉 과학과 학문에 대한 신뢰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처럼 한편에서는 현실의 해피엔딩을 확신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의 촘촘한 에피소드가 개연성 있게 펼쳐진다. 데뷔작 ‘타인의 취향’(2000)으로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던 배우 겸 감독 아녜스 자우이는 이번 작품에서도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보여 준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다수의 등장인물이 실타래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풀어내는 내러티브는 전작들만큼이나 흥미롭고, 그들의 다층적 고민을 하나의 바늘로 꿰는 솜씨라든가 특유의 유머 감각도 여전히 즐겁다. 다만 로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이 짝을 (되)찾게 되는 결말부는 다소 낭만적이라는 인상도 남기는데, 인간에 대한 감독의 무한한 애정이 그 ‘쓴맛’은 희석시킨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것은 믿어도 좋다는 대사의 연장선에서 제시한 결말이니 크게 거슬릴 것은 없다. 영화가 아닌, 인생의 해피엔딩을 마다할 사람은 없지 않은가. 12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서울광장] 100년 정당의 위기의식/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100년 정당의 위기의식/박홍환 논설위원

    1921년 7월 23일 중국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에 마오쩌둥(毛澤東)을 비롯한 13인이 비밀리에 모여들었다. ‘망백’(望百)을 넘어 창당 100년을 앞두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태동이다. ‘그날’ 창당 선언 당시 57명에 불과했던 중국 공산당원은 2012년 말 현재 8512만 7000명으로 149만배 증가했다. 소득의 0.5~2%를 당비로 납부하는 진성 당원들이다. 세계 정당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머드급 성장이다. 한 해 200만명 이상씩 당원이 늘고 있다. 8500만 당원의 최고 수령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조차 10대 후반~20대 초반 11차례 도전해 가까스로 입당했을 정도로 입당 절차가 까다롭지만 여전히 연간 2000만명 이상이 공산당원이 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중국은 공산당이 국가보다 우위에 있는 ‘당국가’ 체제다. 시 주석의 첫 번째 공식 직함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다. 국가주석 호칭은 총서기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이어 세 번째에 등장한다. 그만큼 공산당의 위상과 역할이 막중하다는 얘기다. ‘공산당이 없었다면 지금의 중국은 존재할 수 없다’는 구호에는 공산당원들의 자부심이 흘러넘친다. 그런 중국에서 100년 정당, 공산당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그것도 공산당 1인자인 시 주석의 입을 통해서다. 집권 직전인 2012년 8월 보하이(渤海)만의 여름 휴양지인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린 전·현 공산당 지도부 연석회의에서 극심한 부패로 민심을 잃고 타이완으로 패퇴한 국민당의 전철을 거론하며 공산당에 대한 민심 이반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했다고 한다. 금기어인 ‘재스민 혁명’(아랍 민주화 혁명)까지 언급했다니 어지간히 심각한 모양이다. 망당망국(亡黨亡國)론도 인용됐음직하다. 1948년 국공내전의 와중에 국민당의 부패가 극에 달하자 국민당 지도자인 장제스(張介石)는 큰아들 장징궈(張慶國)와 부패척결 방안을 의논했다. 하지만 뿌리 깊은 부패는 이미 손쓸 도리가 없을 정도였다. 장제스는 “부패가 이미 뼛속 깊이 들어차 있다. 척결하자니 당이 망하고(亡黨), 그대로 두자니 국가가 무너지지 않겠는가(亡國). 실로 어려운 문제로구나”라고 탄식했다. 당내 반발에 부닥쳐 부패척결은 흐지부지됐고, 민심은 공산당으로 움직였다. 결국 1년 뒤 국민당은 공산당에 쫓겨 타이완으로 패퇴할 수밖에 없었다. 시 주석은 지금의 공산당이 당시의 국민당과 닮아 있다고 경계한 것이다. 민심이반에 대한 시 주석의 위기의식을 읽을 수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2011년 공산당 창당 90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부패를 척결하는 것이 당의 생사존망과 직결돼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의 허울 좋은 번창 이면에는 빈부격차의 확대와 만연한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끼는 민심이 확대되고 있다. 모두 다 가난할 때는 받아들일 만했지만 개혁·개방 이후 부(富)가 한쪽으로 편중되면서 불만이 곪아 가고 있는 것이다. 도려내기에는 그 불만의 종양이 너무 커졌고, 무엇보다 자그마한 자극에도 터져버릴 수 있다. 민심 이반의 결과는 아무리 100년을 앞두고 있는 독재정당이라도 감당해내기 어렵다는 점을 시 주석은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00년 정당도 이처럼 위기의식에 휩싸여 있는데 지금 우리 정당들은 어떤가. 국민들은 짓누르는 삶의 무게에 치여 아우성인데 정당들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들의 부도가 속출하고, 청년실업은 개선될 여지조차 없는데 정당들은 당리당략에 매몰돼 여전히 진흙탕 싸움이다. 정치 관련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정치와 정당 불신은 팽배해 있다. 민심과 이반된 정당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우리 정치사가 웅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위기의식이 다른 나라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stinger@seoul.co.kr
  • 유럽 정치 풍향계 ‘우향우’ 가속화

    유럽 정치 풍향계 ‘우향우’ 가속화

    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와 사민주의, 자유주의 사이를 오가는 ‘진자 운동’을 해 온 유럽의 정치가 오른쪽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다. 경제 위기에 따른 빈부 격차, 이민자 증가 등으로 유럽연합(EU) 해체와 이민 규제를 외치는 우파 및 극우 세력의 힘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에서는 9일(현지시간) EU 시민들의 이민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우파 정당인 스위스국민당(SVP)이 제안한 이 법안을 50.34%가 찬성했다. 유럽 보수화의 상징적인 투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SVP는 그동안 “우리 스스로 이민자 숫자와 질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통제되지 않은 이민은 부유한 스위스를 망가뜨린다”고 주장해 왔다. EU 시민권자의 취업 이민 입국 상한선을 설정하려는 스위스와 이를 금지하는 EU 사이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정부의 국민연금 관리 서비스 민영화 계획이 담긴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노동연금부가 마련한 이 문건은 1000억 파운드(약 176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을 관리하는 10개 센터를 민간에 파는 게 핵심이다. 한국으로 치면 국민연금공단을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다. 좌파가 집권한 프랑스도 ‘우향우’ 곡선을 그리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200억 유로(약 29조원) 감세에 이어 올해 300억 유로 추가 감세안을 발표했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던 그는 “나는 사회민주주의자”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사민주의자는 중도주의자와 비슷한 의미다. 독일 연립정부는 이민 규제를 놓고 삐걱거린다. 연정 내 보수당인 기독교사회당(CSU)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출신의 가난한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3개월간 육아보조금 등의 복지혜택을 제한하는 규제안을 추진하고 있고, 사회민주당(SPD)은 이에 반발한다. 우파의 지평이 넓어지면서 극우세력도 힘을 얻고 있다. 프랑스에선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1위를 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의 극우정당 영국독립당(UKIP)의 지지율도 보수당과 노동당을 육박한다. 네덜란드에서도 극우 자유당(PVV)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공조할 계획이다.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그리스와 스페인에선 ‘네오나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리스의 ‘황금새벽당’은 2012년 총선에서 18석을 차지한 데 힘입어 오는 5월 지방선거에서 아테네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스페인의 10개 네오나치 세력은 ‘스페인행군’이라는 동맹을 결성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대통령宮도 화염속으로 보스니아 폭력시위 격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1995년 내전이 종식된 후 최악의 유혈 폭력 시위가 발생, 수백명이 다쳤다. 정치 지도자들의 국가 운영 능력 부재로 사태가 악화할 수도 있다는 끔찍한 경고도 나온다고 AFP 등 외신들이 9일 전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동북부 산업도시 투즐라에서 발생한 시위가 5일째 계속되면서 수도 사라예보 등 33개 도시로 확산됐다. 시위대 200여명과 경찰 100여명이 대치 과정에서 다쳤고 사라예보의 대통령궁을 비롯한 정부 청사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시위의 배경에는 1992~95년 10만여명이 숨진 내전 이후 실시된 민영화에 있다. 투즐라에 있던 가구 및 세제 공장 등 4개 국영기업을 민영화했으나 새로운 기업주가 자산을 팔아치워 결국 파산했다. 이에 중산층이 와해되고 노동자들은 더욱 빈곤해진 반면 몇몇 재벌의 배만 불렸다는 인식이 팽배해 투즐라에서 노동자 시위가 발생했고, 다른 도시들이 연대하면서 확산됐다. 이 나라의 평균 실업률은 44%이지만 15~24세 청년 실업률은 57.5%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 또 국민의 20% 정도가 빈곤선 이하에서 살고 있다. 월평균 수입은 420유로(약 61만원)로 발칸 반도에서 가장 가난하다. 경제적 어려움에 따라 유럽연합(EU)이 재정지원을 위해 2012년 중반 고위급 회담을 시작했다. EU가 투명성을 담보할 개혁을 요구했지만 인종별 정치 시스템이 이를 가로막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내전 후 이 나라는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보스니아인(무슬림 세르비아인) 간의 권력 분점 시스템과 함께 인종적으로 보스니아·크로아티아 연방과 세르비아 공화국으로 쪼개져 있다. 각각은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대통령과 의회 등의 정부를 가지고 있다. 또 연방에서는 10개의 주가 비슷한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국민은 4개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중앙집권화는 자치를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비효율적인 이 제도를 지키고 있다. 수년 동안 정치적 무기력에서 비롯된 문제가 터져 나온 셈이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63빌딩 기둥부터 동해 가스전까지… “이 손에서 나왔소이다”

    [주말 인사이드] 63빌딩 기둥부터 동해 가스전까지… “이 손에서 나왔소이다”

    “청년들을 보면 ‘장이 정신’이 부족합니다.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이 아니라 무한한 도전이 가능한 세계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명장’인 이주형(54)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제관팀장의 목소리는 에너지로 가득했다. 제관은 도면을 보고 양복을 만드는 작업과 같다. 도면을 보고 철판에 그림을 그려 용접한 뒤 철 구조물을 만든다. 천 대신 철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손끝 기술’이 필수적이다. 명장의 반열에 오르기 힘든 이유다. 이 팀장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79년에 입사해 35년간 한 직장에서 같은 일을 했다. 그는 “중간에 일반직으로 전환해 설계실에서 근무하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있었지만 거절했다”며 “생산직으로 들어왔으니 한 우물만 파겠다는 결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경력은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산업 역사와 맥을 함께한다. 1980년대 미국 거대 정유사인 엑손이 발주한 ‘하모니 헤리티지 자케트’(해양 석유시추 구조물)에 참여했다. 102층 높이의 4만t짜리 구조물로 당시 세계 최고 규모였다. 이 팀장은 “고(故) 정주영 회장이 ‘해 봤어?’라고 묻는 광고에 나오는 배경이 바로 이 구조물”이라면서 “처음 입사해서는 20세기 최고 역사(役事)라 불리던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1985년에는 63빌딩의 기둥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1994년 붕괴된 성수대교를 복구하는 데 참여했고, 2002년에는 이어도 과학기지 및 동해 가스전의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에도 참여했다. 이후 대형 선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이 팀장은 2008년 대한민국 명장 칭호를 받았다. 그는 “1970~1980년대 오일달러를 많이 벌어들인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처음에는 제관 일을 배우기 위해 장비에 손을 댔다가 뺨을 맞기 일쑤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장이 근성’이라고 불렀다. 당시 선배들은 자신 이외에 그 누구도 기술을 가져가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출근 시간인 오전 8시보다 2시간 먼저 출근했다. 장비 청소를 하고, 끝나면 막걸리도 대접했다. 이 팀장은 “1년 정도를 이렇게 지내자 선배들이 마음의 문을 열었다”면서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왕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밤 10시에 회사 일을 마치면 바로 잔 뒤에 새벽 3~4시에 일어나 공부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대졸 중심인 사무직에 비해 생산직은 승진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금은 노사분규가 거의 없지만 1987년 노사분규가 터졌을 때는 조업파와 비조업파가 나뉘어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심했는데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요즘 이 팀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그는 “지금은 3D 업종이라고 해 조선업보다는 서비스업이나 정보기술(IT)로 많이 간다”면서 “하지만 힘든 일을 하며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장이 정신’을 갖추려는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팀장 같은 대한민국 명장은 96개 직종에 547명이다. 대한민국 명장은 숙련기술장려법에 따라 정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인정한 해당 분야 최고 권위자다. 해당 직종 경력이 15년 이상이어야 하고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대한민국 명장으로 뽑히면 일시장려금 2000만원이 지급된다. 계속 같은 직종에 근무할 경우 연수에 따라 계속종사장려금(연 167만~357만원)을 받는다. 기술 선진국 산업 시찰 기회가 주어지고 숙련 기술 관련 행사 심사위원 위촉, 산업 현장 교수단·청소년 직업진로지도 강사 초빙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 기업 내에서 먼저 명장 후보에 선발돼야 한다. 한 명장은 “2003년부터 도전했는데 다섯 번째인 2011년에야 명장에 선발될 수 있었다”며 “회사와의 관계도 선발에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대한민국 명장 설문 결과(2013년 8월 19일~9월 27일)에 따르면 213명의 대한민국 명장 중 남성이 91.5%(195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자기 사업을 하는 명장이 34.3%(73명), 기업 종사자가 65.7%(140명)였다. 명장들은 대부분 어려운 유년 시절의 경험을 갖고 있는 ‘자수성가형’이었다. 우선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전체 중 36.2%(77명)가 부모의 소득 수준이 하류층이었고 중하층이 29.6%(63명)으로 뒤를 이었다. 상류층이었다고 답한 이는 2.3%(5명)에 불과했다. 부모의 직업은 농업이 66.7%(142명)로 가장 많았다. 형제자매 수는 평균 5.3명이었다. 경쟁이 숙명이었던 셈이다. 남자 명장 중 장남이라고 답한 이는 46.1%였다. 집안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일을 시작한 나이는 10대 후반이 47.4%(101명)로 가장 많았다. 10대 초반에 일을 시작한 명장도 4.7%(10명)였다. 일을 시작할 당시 학력은 고졸이 53.1%(113명)로 절반을 넘었다. 중졸은 24.4%(52명)였다. 초졸 이하는 16%(34명)로 전문대졸 이상(6.6%·14명)보다 많았다. 거주지의 경우 직장에 근무하는 명장은 영남권 출신이 절반을 넘어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산업화 과정을 반영했다. 자기 사업을 하는 명장은 수도권 거주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기술은 바로 위 선배를 통해 배웠다는 이가 45.7%(64명)로 가장 많았지만, 스스로 익혔다는 사람도 35.7%(50명)로 꽤 많았다. 선배들이 후배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인식해 기술을 잘 가르쳐 주지 않던 1970~1980년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선진국 기술의 유입으로 혼자 습득해야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근무 명장과 자기 사업 명장 모두 기능을 배운 이들에게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손끝 기술’이었지만, ‘자세와 태도’가 뒤를 이어 기본 인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배에게 아쉬운 점은 작업에 임하는 태도나 자세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 가장 많았다. 기본 인성과 끈기 측면에서 요즘 젊은 세대가 미흡하다고 인식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명장들은 어떤 인성적 특질을 가지고 있을까. 첫째는 ‘꾸준한 학습과 부단한 노력’이다. 또 책임감과 자긍심이 강했다. 한 명장은 “다른 회사에서 3배의 봉급을 준다고 했지만 의리가 있어 안 간다고 했다”며 “내가 크고 가족을 먹여 살린 회사를 떠나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적주의도 이들의 특징이다. 남들과 다른 업적은 현장에서 학력과 신분의 장벽을 넘어서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또 승진을 위한 거의 유일한 발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명장들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것은 사실상 은퇴가 없다는 점이었다. 은퇴 후 평생 몸을 담은 회사의 계열사에 취직하거나 경력을 바탕으로 각종 강연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성재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 명장들의 경우 자기 사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후배에게 기술을 전수하거나 경력 개발 경로가 분명하지 않은 것, 장인적 기술을 이용한 작품의 상품화가 힘든 점 등을 어려움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소득 많을수록 운동 더 하고 날씬 ‘가난할수록 비만’ 충격 결과

    소득 많을수록 운동 더 하고 날씬 ‘가난할수록 비만’ 충격 결과

    ‘소득 많을수록 운동 더 하고 날씬’ 소득 많을수록 운동 더 하고 날씬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도 국민건강통계’ 자료에 따르면 19세 이상 5500여명을 월 가구 소득에 따라 4개 그룹(상·중상·중하·하)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소득 상위층의 신체활동 실천율이 22.2%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하위층의 실천율은 상위층보다 7.8% 낮은 14.4%에 그쳤다. 소득 많을수록 운동 더 하고 날씬하다는 것. 소득이 평균 정도인 중하위층은 17.3%, 중상위층은 16.4%로 운동 실천율도 상위와 하위 계층의 중간 수준이었다. 이 지표는 한 집단에서 최근 일주일 사이 격렬하거나 중간 정도의 신체 활동을 일정 기준(1회 10분이상 등)에 맞춰 실행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낸다. 소득 많을수록 운동 더 하고 비만율은 더 낮았다. 소득 상위층의 비만율은 29.5%이지만 하위층은 34.3%로 4.8%가 더 높았다. 소득 많을수록 운동 더 하고 비만율이 낮다는 것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건강 측면에서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경제 불평등 문제가 ‘건강 불평등’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진 = 강예빈 미투데이(소득 많을수록 운동 더 하고 날씬)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은하철도999’와 제3의 만능세포/문소영 논설위원

    일본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시간적 배경은 먼 미래의 지구. 돈 많은 사람들은 영원한 삶을 살고 있다. 수명이 다한 장기를 값비싼 기계로 교체하는 덕분이다. 그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공짜로 기계 인간을 만들어준다는 안드로메다 행성행 ‘은하철도 999’에 탑승할 승차권을 얻고자 필사적이다. 기계 백작에게 엄마를 잃은 땅꼬마 철이도 마찬가지다. ‘눈보라’라는 뜻의 러시아 이름을 가진 8등신의 미인 메텔의 도움으로 어렵게 은하철도999에 탑승한 철이는 죽지 않는 기계 인간이 돼 기계 백작에게 복수하기 위해 우주 항해를 떠난다. 어린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만화영화가 ‘유한한 인간의 삶을 영원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으니, 재미를 좇는 어린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다. 1970년대 일본 TV시리즈였던 ‘은하철도 999’는 증기기관에 이어 자동차, 세탁기, 냉장고가 개발되고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탐사한 1960년대를 통과하며 기계의 능력에 환호하던 근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심장박동을 도와주는 제동기를 단 사람들도 있으니 ‘터미네이터’까지는 아니지만 기계로 인간의 몸을 대체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겠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과학 발전은 인간수명을 연장하는 도구로 차가운 기계보다 더 좋은 대체재를 제시하고 있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의 물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들이다. 나중에 조작으로 밝혀졌지만 황우석 박사의 체세포 복제 방식이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또 최근 발견된 ‘제3의 만능세포(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자극야기성 다성능 획득)’ 등이다. 특히 ‘제3의 만능세포’는 초간단 조작으로 만들 수 있다. 일본 고베 소재 이화학연구소 여성 과학자 오보카타 하루코(30) 연구주임이 개발한 ‘STAP 세포’는 쥐의 비장에서 채취한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를 홍차 정도의 약산성 용액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배양했다. 수일 후 만들어진 만능세포는 근육, 신경, 피부, 내장 세포 등 어떤 세포로도 변한다는 것이다. 이는 피부세포에 바이러스를 이용해 유전자를 주입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에 비해 효율적이다.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데다 암 발생 우려도 적다. 다만 이 만능세포는 현재 쥐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으로, 인간의 세포도 똑같은 만능세포를 만들 수 있을지는 연구 과제다. 지난 1월 30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려 알려진 이 연구논문이 철회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로맨스가 필요해 3(tvN 밤 9시 40분) 주연이 태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먼저 눈치챈 완은 차라리 주연이 그 마음을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번도 울지 않던 주연이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모습에 완 역시도 마음이 아프다. 한편 주연은 회사에서 ‘분당 이십만 원’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긴 것도 모자라 세령이 선택한 상품까지 반품이 쇄도해 골머리를 앓는다. ■와타나베 건물탐방(홈스토리 밤 8시 30분) 도쿄에 있는 나카지마 댁을 찾아간다. 상자를 엇갈려 쌓아 올린 모양의 이 집은 양쪽 측면을 천장까지 뚫린 구조여서 훨씬 넓어 보인다. 또한 집안 곳곳에 있는 계단과 사다리, 테라스 덕분에 온 집안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둔갑했다. 엇갈려 쌓아 올린 모양 덕분에 생긴 방과 방 사이의 외부 공간은 채광과 통풍도 효과 만점인데…. ■아이엠스타(투니버스 오후 6시) 봄이 오고 새 학기가 되면서 라임은 2학년이 된다. 스트라이트 학교엔 신입생들이 들어오고, 2학년이 된 학생들은 신입생들의 멘토가 되어 이들을 지도하게 된다. 라임이 맡은 학생은 유명한 예술가 집안의 딸인 체리다. 하지만 체리의 실력은 예상외로 뛰어났고, 라임은 선배로서 도와줄 일이 별로 없자 주눅이 든다. ■기사 윌리엄(스크린 밤 11시) 운명을 바꾸는 자만이 세상을 움직이는 14세기 유럽. 가난한 지붕 수리공의 아들, 윌리엄(히스 레저)은 자신이 주인으로 모시던 기사가 어느 날 마창대회 도중 심장마비로 죽은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릴 적부터 기사가 꿈이었던 그는 귀족들에게만 참가 자격이 있던 대회의 규칙상 신분을 속이고 얼떨결에 대회에 참가해 우승한다. ■킬링 2(AXN 밤 9시) 로지가 사건 당일, 카지노에서 두려워했던 남자가 재스퍼의 아버지인 마이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두 형사는 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집중 수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윗선에서 이를 저지하고 나선다. 그럼에도 린든이 포기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자, 이제는 암흑의 그림자가 그녀까지 위협하기 시작한다. ■워킹데드 4(FX 밤 1시) 엄청나게 많이 늘어난 식구들. 그만큼 울타리 밖의 좀비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릭은 좀비를 죽이는 일에는 참여하지 않고 그저 돼지를 키우고 농사를 짓고, 덫에 짐승이 걸렸는지 확인하기만 한다. 한편 덫을 보러 나갔던 릭은 지나치려 했던 여자로부터 남편과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고, 릭은 남편을 만나 보기 위해 여자를 따라간다.
  • 30일(목) 케이블 하이라이트

    ■BONES(FOX 밤 11시) 폭파된 트럭 속에서 녹아내린 사람의 뼈가 발견된다.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찾아낸 것은 피해자 흉부에서 나온 총알과 턱뼈에 난 칼자국이다. 사인은 더욱 묘연해지기만 한다. 부스와 본즈는 죽은 남자의 부인을 찾아가 그녀가 남편이 죽기 일주일 전 생명보험을 든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부스는 여자친구 한나와 아들 파커를 소개하려 한다. ■차이니즈 조디악(CGV 밤 10시) 전설의 보물을 찾기 위해 전설들이 모였다. 국보급 보물을 도난당한 지 150여년이 흐른 현재. 전 세계 경매장에서 고액으로 거래되는 청동상 12개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모험가이자 보물 사냥꾼 JC와 사이먼이 고용된다. 이들은 아직도 행방을 확인할 수 없는 청동상 6개를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무대로 모험을 시작한다. ■모큐멘터리 진짜 사랑 시즌 3(채널 뷰 밤 11시) 지난해 두 시즌에 걸쳐 진정한 사랑과 가족애를 되새기게 했던 모큐멘터리 ‘진짜 사랑’이 세 번째 시즌을 맞아 더 새롭고 진한 감동으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첫 회에서는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모티브를 얻어, 8년간 아이가 뒤바뀐 채 살아온 두 가정의 안타까운 사연을 다룬다. ■레미제라블(캐치온 오전 9시 25분) 빵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휴 잭맨).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의 박해를 받던 장발장은 우연히 만난 신부의 손길 아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내던 장발장은 운명의 여인 판틴(앤 해서웨이)과 마주하며 또 다른 삶의 길로 들어선다. ■세계의 길거리 음식, 스트릿 푸드(내셔널지오그래픽 밤 8시) 선선한 날에도 3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기후처럼 화끈한 맛을 선사하는 방콕의 길거리 음식. 먹는 것을 즐기고 매운맛을 좋아하는 태국인들은 한국인과도 닮아 있다. 화끈한 맛의 세계에서 행복을 찾는 방콕의 길거리 음식을 맛본다. 또한 ‘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라 불리는 카오산 로드의 먹거리를 찾아 떠난다. ■폴리스 스토리(더 무비 밤 10시 20분) 홍콩 경찰청의 특수기동대 소속 진가구 순경은 낙천적인 성격과 뛰어난 능력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수 기동대 훈련을 마치고 본서로 돌아온 진가구는 동료와 함께 마약밀매 조직인 구탐파 일당을 일망타진하는 작전에 투입된다. 진가구는 범죄자들과 일대 격전을 벌인 끝에 두목인 구탐을 체포하여 일약 경찰의 영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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