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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내 면역력 좀먹는 불평등 사회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내 면역력 좀먹는 불평등 사회

    이번 주가 지나면 2016년도 한 달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올해는 정말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해로 기억될 듯싶습니다. 연말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캠페인들이 많이 진행됩니다. 연말에만 ‘반짝 관심’은 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하층 원숭이 면역체계 1600개 변화 지난 25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실렸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면역시스템이 취약해 질병에 쉽게 걸리는 등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미국 듀크대, 에모리대 국립영장류센터와 의대,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웨인주립대, 캐나다 몬트리올대 의대, 세인트저스틴 대학병원 연구센터, 케냐 국립박물관 영장류연구센터가 국제공동연구팀을 꾸려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전에 만난 적이 없는 히말라야 원숭이 암컷 45마리를 골라 5마리씩 9개 그룹으로 나눠 실험했습니다. 한 그룹에 새로운 그룹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이들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어떻게 형성하는지와 신체적 변화를 1년 동안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새로 투입되는 원숭이들은 기존 원숭이들에게서 친근감의 표시인 털 고르기 대신 다양한 형태의 차별과 텃세를 받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혈액 검사결과입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원숭이와 최하층의 원숭이 사이에서 면역체계에 관여하는 유전자 1600개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중에는 외부에서 병균이 침입하면 제일 먼저 대응하는 백혈구와 관련한 유전자도 포함돼 있었다고 합니다. ●가난한 지역이 평균 수명도 짧아 재미있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최고위층 원숭이를 최하층으로 배치하고, 최하층을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르도록 사회적 지위를 조정한 겁니다. 이후 변화를 확인했더니 놀랍게도 최하층의 취약한 면역체계는 상류층이 되면서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연구를 주도한 듀크대 진화인류학과 노아 신더마클러 박사는 “건강과 공중보건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진화적 관점에서 원숭이는 인간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불평등 경험이 질병에 영향 몇 년 전 영국 런던대 공중보건학과 마이클 마멋 교수도 약 30년에 걸쳐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린 적 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이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지위 신드롬’(Status syndrome)입니다. 미국 워싱턴이나 뉴욕 등 대도시에 사는 가난한 흑인들의 평균 수명은 같은 지역에 사는 부유한 백인들보다 20년 정도 짧고 각종 질병에 많이 걸린다는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두 연구의 공통된 결론은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심리적 경험이 신체기관에 영향을 미쳐 질병을 일으키고 건강과 장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사회적 불평등은 삶에 대한 지배력과 사회 참여의 정도로 표현될 수 있다고 합니다. 비교적 단순한 사회체계를 갖고 있는 원숭이 집단은 지위체계의 전면적 변동이 가능하지만, 인간사회는 훨씬 복잡한 집단형태라 개편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도록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불평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해졌다는 현재 우리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edmondy@seoul.co.kr
  • 미-쿠바 ‘해빙모드’ 먹구름?

    피델 카스트로를 잃은 쿠바와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새로 맞이하는 미국 사이의 ‘해빙 모드’가 예측불허다.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의 대쿠바 정책에 반감을 보이는 까닭에 두 국가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판단을 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 카스트로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밤 타계하면서 오랜 대립을 벗어나 반세기 만에 국교를 정상화한 미국과 쿠바 관계의 앞날이 양국 국민 사이에서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중요한 관심거리가 됐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내정된 라인스 프리버스는 2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쿠바가 사상·종교의 자유 등 민주주의 가치를 수용하지 않으면 적어도 트럼프 정부가 나서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주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프리버스는 “쿠바 정부 내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지금처럼) 일방적인 거래를 가지고 갈 순 없다”며 쿠바 내 변화를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 9월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대선 유세에서 쿠바가 민주주의 가치 수호와 정치범 석방 등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유화정책을 이전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언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4년 12월 쿠바와 관계 복원을 선언하면서 해빙 분위기의 물꼬를 텄다.지난해 7월엔 1961년 외교단절 이후 54년 만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을 열었다.미국과 쿠바를 오가는 상업용 정기 항공편 운항도 반세기 만에 재개됐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후에도 쿠바를 바라보는 트럼프의 시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카스트로의 타계 이후 내놓은 성명에서 전 세계가 “야만적인 독재자”의 죽음을 목격했다며 “피델 카스트로의 유산은 총살형과 절도,상상할 수 없는 고통,가난,기본적인 인권의 부정이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는 아직 쿠바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인수위에 쿠바 정권에 비판적인 모리시오 클래버캐런 ‘쿠바 민주주의 정치활동위원회’ 위원장이 들어가면서 앞으로 미국의 쿠바 정책이 강경해질 것을 예고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다져놓은 양국의 긴장완화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AP통신은 미국에 적대적이었던 피델 카스트로의 타계로 “미국과 쿠바 사이에 놓인 가장 큰 심리적인 장벽이 걷혔지만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정권이 넘어가기에 앞서 (양국 관계의) 불확실성이 추가됐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990년대에 트럼프가 당시 불법이던 쿠바에서의 사업 기회를 일축했던 일화를 전하면서 “미국과 쿠바의 데탕트(긴장완화)가 트럼프 정권 아래에선 불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욱동 창문을 열며] 이삭 줍는 여인들

    [김욱동 창문을 열며] 이삭 줍는 여인들

    지난달 말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전(展)’이 열리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프랑스 정부에서 좀처럼 해외 반출을 허락하지 않는 국보급 작품이지만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과 오르세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특별히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게 됐다. 오르세미술관을 떠나 한번 외부에 전시되면 앞으로 몇 년 동안 빛이 완전히 차단된 창고에 보관할 만큼 프랑스 정부가 무척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작품들이다. 장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기’를 포함해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 등 오르세미술관을 대표하는 회화, 데생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폴 세잔, 에드가르 드가, 외젠 들라크루아 등 19세기 서양 미술을 빛낸 거장들의 작품이 예술사조별로 다섯 주제로 묶여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 대해 자비에 레 오르세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19세기 펼쳐졌던 아름다움의 세계가 예술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보여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아카데미즘과 후기 인상파 작품까지를 소개하면서 19세기에서 20세기로 연결되는 미(美)의 세계에 대한 전반적 흐름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역시 프랑스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작가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시골 이발소나 미장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이 그림은 한국 사람들에게 무척 큰 사랑을 받았다. 추수가 끝난 가을 저녁 무렵 들판을 배경으로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이 우리네 농경생활과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중 한 사람인 박수근은 밀레의 그림을 보며 열두 살 때 화가의 꿈을 키웠다고 전해진다. 얼핏 보면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이 목가적이고 평화스럽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좀더 찬찬히 뜯어보면 가난한 농민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이 짙게 배어 있다. 농장 주인이 곡식을 거두고 난 뒤 땅에 떨어진 이삭을 줍기 위해 등을 굽히고 있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여간 안쓰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밀레의 이 그림에서는 19세기 중엽 먹을 것이 없어 떨어진 이삭이라도 주워 모아야 했던 소작농들의 고단하고 피폐한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림 속에서는 저 멀리 이미 거둬들인 곡식더미가 언덕을 이루며 높이 쌓여 있고 추수단을 쌓느라 바쁜 사람들, 추수한 곡식 일부를 마차에 실어 나르는 모습은 등을 굽혀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과는 자못 큰 대조를 이룬다. 그런 모습과 비교해 보면 아낙네들의 모습은 한없이 초라해 보일지 모른다. 옷에서는 땀 냄새가 나고 입에서는 한숨 소리마저 들리는 듯하다. 모든 것이 궁핍하던 일제강점기 정지용이 ‘향수’에서 노래한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과 그리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몇몇 비평가들은 밀레의 이 그림에서 저마다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가령 힘들게 이삭을 줍는 여인을 두고 ‘빈곤을 주재하는 운명의 세 여인’이라고 비아냥거렸는가 하면, ‘마치 프랑스 혁명군을 닮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삭 줍는 여인들’에서 밀레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운명도 혁명도 아니다. 고단한 삶일망정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건강한 농부의 모습이다. 이 여인들을 일부러 지평선 아래에 배치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대지는 정직하고 노동은 신성하며 농부들의 삶은 지평선처럼 영원무궁하다. 인간이 비루해지는 것은 땀 흘려 노동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땀을 흘리지 않고서 노동의 대가를 얻으려 할 때다. 그러고 보니 17세기 초엽 유럽을 떠나 신대륙에 정착한 청교도들이 왜 밀레의 ‘만종’과 함께 ‘이삭 줍는 여인들’을 좋아했는지 알 만하다. 노동과 근면 그리고 성실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생각한 개신교 윤리에서 보면 그들의 태도가 쉽게 이해가 간다. 청교도들은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에 옮기며 살아가지 않았던가. 문학평론가·UNIST 초빙교수
  • “시대의 상징” vs “야만적 독재자”… 엇갈린 평가도 역사 속으로

    “시대의 상징” vs “야만적 독재자”… 엇갈린 평가도 역사 속으로

    애도기간 9일… 새달 4일 장례식 시진핑 “위대한 지도자 잃었다” 트럼프 “남긴 유산은 가난” 혹평 美이민 쿠바인들은 축제 분위기 ‘쿠바 공산주의 대부’ 피델 카스트로가 90세를 일기로 타계한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세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AP는 수도 아바나의 식당이 모두 문을 닫고, 평소 크게 울리던 번화가 음악소리도 사라지는 등 쿠바 전역이 애도 분위기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기관지들은 검은색 잉크로만 지면을 제작해 그를 추모했다. 아바나대학 학생 수백명도 캠퍼스에서 쿠바 깃발을 흔들며 “피델 만세”를 외쳤다. 하지만 쿠바에서 불과 300여㎞ 떨어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리틀 아바나’(쿠바인 거주지역)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공산독재를 피해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탈출한 쿠바인들은 그의 사망 소식에 서로 얼싸안으며 폭죽을 터뜨렸다. 쿠바계 버지니아 페레스 누네스는 USA투데이에 “우리는 한 사람의 죽음을 기뻐하는 게 아니고 독재의 종말, 학살의 종말을 기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서구 국가들은 그를 ‘독재자’로 비난했지만, 과거 사회주의권 국가들은 ‘시대의 상징’으로 칭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야만적 독재자였던 그가 남긴 유산은 총살형과 절도, 상상할 수 없는 고통, 가난 그리고 기본권의 부정이었다”고 혹평했다.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이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성명을 통해 “역사는 그가 전 세계에 미친 엄청난 영향을 기록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바계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은 “역사가 카스트로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바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 대표 베르타 솔레르도 라울 카스트로(85)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형 피델만큼이나 나쁘다며 “좋은 소식은 독재자가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든 것뿐”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그를 “전설적 지도자”로 평가한 성명을 발표했다 ‘그의 독재자 면모를 무시했다’는 안팎의 비난에 시달렸다고 소개했다. 반면 쿠바의 최우방이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라울 의장에게 조전을 보내 “이 위대한 국가 지도자의 이름은 현대 세계사의 상징”이라고 애도했다. 소련 해체 주역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도 “카스트로는 20세기 식민지 체제를 파괴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은 쿠바 사회주의 창시자이자 쿠바 인민의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고 말했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사회주의와 정의를 위한 반제 자주 위업 수행에 특출한 공헌을 한 정치활동가”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에 대한 개인적 친밀함을 표하기 위해 교황청 명의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전보를 보내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편 쿠바 정부는 9일간의 애도 기간을 거쳐 다음달 4일 장례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그의 유언에 따라 유골을 화장한 뒤 동남부 산티아고 데 쿠바의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 안치할 예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 창업자, 고향 주민에 2480억 유산 배분”기사는 오보

    “코로나 창업자, 고향 주민에 2480억 유산 배분”기사는 오보

     코로나 맥주 회사를 창업한 기업인이 가난한 고향 마을 주민들에게 거액의 유산을 남겼다는 기사는 오보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디펜던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 언론들이 해당 기사를 삭제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북서부 레온 주의 작은 마을 세레잘레스 델 콘다도 주민들은 코로나 창업자 고(故) 안토니오 페르난데스에게서 받은 돈이 없다고 말했다.  마을의 유일한 술집을 운영하는 막시미노 산체스는 가디언에 “모든 마을 주민이 (페르난데스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가족 재단의 대변인도 “그는 유언에 따라 가족들에게 돈을 남겼다”며 “마을의 어떤 사람에게도 유산을 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매체를 중심으로 언론들은 지난 24일자 기사에서 올해 8월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페르난데스가 1억 6900만 파운드(약 2480억 원)에 달하는 유산을 자신의 고향 마을 주민들에게 남겼다고 보도했다.  인구 80명에 불과한 마을의 주민은 한 명당 200만 파운드(약 29억 4000만원)씩 받아 하룻밤 사이에 백만장자가 됐다는 내용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재단의 대변인은 “우리도 기사를 봤는데 어떻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며 페르난데스가 죽고 2억 유로(약 2493억 원)를 친척들에게 남겼다는 얘기를 담은 보도가 오보 해프닝의 출발점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인디펜던트는 “자녀가 없었던 페르난데스는 친척들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며 잘못된 정보를 가진 사람의 얘기가 점점 살이 붙어 마을 주민이 백만장자가 됐다는 얘기로 번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다만 페르난데스가 고향 마을의 발전을 위해 애쓴 점에 감사했다.  그는 생전 가난한 마을의 도로 정비와 교회 재건축 등에 많은 돈을 기부했다. 페르난데스는 1917년 이 마을의 가난한 집안에서 13명의 형제 중 11번째로 태어났다.  그는 32살이던 1949년 유명 맥주 공장인 그루포 모델로를 소유한 처가 친척의 초청을 받아 멕시코로 이주했다. 공장 창고에서 일을 시작한 페르난데스는 결국 1971년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올랐다.  그동안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코로나를 만들었으며 2005년 이사장 자리를 조카에게 물려주고 현업에서 물러났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빈곤은 몸속 유전자까지 병들게 한다(연구)

    빈곤은 몸속 유전자까지 병들게 한다(연구)

    가난이 당신을 더 병들게 한다는 '불편한 진실'이 유전적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최근 미국 듀크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으면 면역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쳐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가난과 질병의 연관 관계를 사회적 시스템 만의 문제가 아닌 몸 자체에서도 찾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부자는 가난한 사람보다 더 좋은 환경 속에 살며 수준 높은 의료, 좋은 식단, 운동, 금연을 통해 상대적으로 장수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자가 갖는 혜택은 이것이 다가 아니다. 사회 경제적 위치가 면역세포 안에 있는 특정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곧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은 신체 내 면역 시스템의 기능도 떨어져 외부 병균으로부터 그만큼 더 취약해진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실험동물로 널리 사용되는 암컷 붉은털원숭이 총 45마리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 원숭이들을 처음 본 새로운 원숭이 그룹에 집어넣어 자체 서열을 형성케 한 것. 자연스럽게 기존에 살던 원숭이들은 텃세를 부리기 시작했고 늦게 투입된 원숭이들은 그만큼 낮은 서열에 위치됐다. 다시 연구팀은 원숭이들의 면역 세포를 채취해 9000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하위 계급에 속하는 원숭이의 경우 높은 계급보다 1600종의 유전자가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이중에는 최일선에서 우리 몸에 침입한 '적'과 맞서 싸우는 백혈구의 유전자도 포함돼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원숭이 그룹을 새롭게 설정해 기존 서열을 바꾸는 실험결과다. 연구를 이끈 제니 퉁 교수는 "기존 하위 계급에 위치한 원숭이가 높은 계급이 되면 스트레스가 떨어지면서 유전자에도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이는 사회 경제적 지위가 면역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숭이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 결과를 우리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가난해도 밝은 아이였는데…8살 ‘리틀 마윈’ 뒤틀린 삶

    [World 특파원 블로그] 가난해도 밝은 아이였는데…8살 ‘리틀 마윈’ 뒤틀린 삶

    중국 최고 부자인 마윈(馬云) 알리바바 회장은 “내 외모는 내가 봐도 별로”라고 말하곤 한다. 젊었을 때 KFC 점원이 되기 위해 면접을 봤는데, 24명 중 본인만 떨어진 이유도 ‘비호감’ 외모 때문일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런 마윈과 똑 닮은 8세 어린이 판샤오친(范小勤)이 장시성 융펑현의 농촌 마을에 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그의 얼굴이 인터넷에 올라온 이후 ‘리틀 마윈’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마윈도 “우리 가족이 내 어릴 때 사진을 올린 줄 알았다”며 감탄했다. 샤오친이 다시 인터넷에 등장한 것은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세계 최대 할인판매 행사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때였다. 한 자선사업가가 샤오친의 집을 찾아가 가난에 찌든 가족들의 삶을 소개했다. 샤오친의 아버지는 어릴 적에 뱀에 물려 왼쪽 다리를 잘라 냈다. 어머니는 지적 장애인이다.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다. 온 가족이 정부가 지원하는 최저생계비 월 180위안(약 3만원)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광군제 하루 동안 1207억 위안(약 20조 6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마윈과 샤오친의 가난이 대비돼 큰 반향을 불러왔다. 마윈은 “이 소년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비 등 모든 비용을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윈의 지원 소식에 샤오친은 순식간에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이 됐다. 신경보에 따르면 샤오친과 ‘인증샷’을 찍기 위해 하루에 40~50명이 찾아온다. 융펑현 서기도 방문해 “당은 절대로 가난한 인민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며 500위안을 쥐여 줬다. 방문객 대다수는 샤오친의 얼굴을 이용해 사업을 하려는 이들이다. 인터넷 방송 업체는 “오늘부터 샤오친과 생방송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댔다. 회사 간판에 샤오친의 얼굴을 넣겠다는 사람, 공익모금회의 모델로 삼겠다는 사람, 영화를 찍겠다는 사람, 인민대회당으로 데려가 국가 지도자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사람….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면서 개구쟁이 샤오친의 얼굴엔 웃음기가 사라졌다. 샤오친은 형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지만 외지인들은 형을 카메라 밖으로 밀쳐낸다. “이젠 걱정 없이 살게 됐다”며 부러워하던 주민들은 샤오친 가족이 걱정돼 한 명씩 번갈아 가며 샤오친 집에서 불침번을 서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독재정권 시퍼런 서슬…남산골 곳곳 인권 옥죈 사슬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독재정권 시퍼런 서슬…남산골 곳곳 인권 옥죈 사슬

    서울신문은 ‘서울미래유산’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오는 26일 19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세종대로 일대를 전상봉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설명으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살펴본다. 이 지역은 최근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에 분노한 100만 시민이 모여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민주주의 새 성지로 떠오른 곳이다. 6개월 전 기획한 코스가 우연치 않게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이다 보니 답사가 숙연히 기다려진다.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세종대로 일대에 역대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모인다고 하니, 이번 답사는 사상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광화문광장은 이런 국민들의 공통의 기억 속에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한 곳으로 향후 서울미래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가 서울미래유산을 지정하는 이유는 급속한 사회 변화로 인해 근현대 서울 시민의 생활상이 담긴 문화유산이 사라지거나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했다. 미래세대에 물려줄 문화유산을 시민 스스로 보전하는 사업이 서울미래유산 지정·보존 사업이다. 이 사업은 문화유산의 획일적 보전을 위한 규제가 아니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유연한 보전 방식을 강조한다. 서울에는 현재 372개의 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11월 초입 남산골 한옥마을은 가을 한가운데 푹 빠져 있었다. 오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울긋불긋한 단풍과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는 푸름이 어울려 도심 한가운데서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했다. 지난 5일 16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인권’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시작해 한양공원비까지 이필용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역사 공부와 남산 일대 단풍 구경까지 일거양득이었다. 그러나 이날 우리가 맞닥뜨린 역사는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이 해설사는 “남산 둘레길은 두 개의 역사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하나는 일제가 할퀸 역사의 생채기이고, 또 하나는 분단의 비극이 가져온 ‘반공’이 국시(國是)이던 시절 유린된 인권”이라고 말했다. ‘딸깍발이’ 서생 모여 살던 남산골 조선통감부 관저·일본인 집단 거주촌 생겨나 남산은 국권을 일본에 빼앗긴 경술국치의 현장이자 일제강점기 무단통치의 전초기지였고 ‘인권의 블랙홀’ 중앙정보부와 부속 건물들이 진을 치고 있던 곳이다. 한옥마을 언저리는 필동으로, 원래는 부동(部洞)이었던 곳이 붓동으로 불리다 와전돼 정착된 이름이다. 조선시대에는 서울을 수비하는 금위영의 별영인 남별영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집단 거주촌인 왜성대(倭城臺)와 조선통감부(후일 조선총독부), 통감(총독) 관저가 자리잡고, 경복궁을 내려다보며 민족 정기를 짓눌렀다. 조선에 대한 무단통치와 독립운동 탄압에 혈안이 됐던 일본군의 조선헌병사령부도 남산에 있었다. 이같이 짙게 드리운 ‘억압의 그림자’가 후일 중앙정보부가 남산에 자리잡는 단초를 제공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해방 후에는 국군 수도경비사령부, 헌병사령부 등이 있다가 각각 남태령(1991년)과 용산(1972년)으로 이전했다. 합동참모본부 역시 이 동네에 있었고 1965년 주월한국군사령부가 이곳에서 창설됐다. 옛날엔 가난한 ‘딸깍발이’ 서생들이 모여 살았던 남산이 총포가 난무하는 무력 기지로 변한 것이다. 딸깍발이는 청렴과 결백을 생명으로 삼는 선비를 상징하는 우리말이다. 한옥마을 한쪽에는 국어학자 일석 이희승 선생의 추모비가 있다. 일석이 생전에 남산골 선비를 ‘딸깍발이’라고 했다. 한옥마을 안에는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와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부마도위 박영효, 오위장 김춘영, 도편수 이승업 가옥을 옮겨다 놨다. 순종비인 순정효황후는 1910년 친일파들이 순종에게 한일합병 날인을 강요하는 것을 엿듣게 되고 옥새를 치마에 숨겨 내주지 않았다. 끝내 백부인 친일파 윤덕영(벽수산장 주인)에게 빼앗겼다는 일화가 전한다. 한옥마을 전통정원 남쪽에는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이 있다. 이 해설사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4년 11월 29일 지하 15m 지점에 타임캡슐을 묻었는데, 보신각종 모형의 캡슐 안에는 서울의 도시 모습, 시민생활사회문화를 대표하는 각종 문물 600점을 넣었다”며 “400년 뒤인 2394년 11월 29일에 후손들에게 공개된다”고 말했다. 교통방송,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소방방재본부 등이 있는 곳은 예장동으로 불린다. 조선시대 5군영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이 있던 곳을 줄여서 예장이라고 한 것이 지명으로 이어졌다. 경복궁이 내려다보인다고 해서 백성들이 살지 않고 공터로 남아 있던 것을 일제가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쓰나미처럼 밀려들면서 이곳을 장악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장 마스타 나카모리가 진을 쳐서 왜장대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긴또강’(김두한)과 세력을 다퉜던 일본 건달들이 살았던 곳도 이곳이다. 정부는 1946년 일본식 동명 정리 작업을 하면서 왜색을 지우기 위해 이곳 도로 이름을 충무로로 했다. 남산에 안중근 의사 동상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애니메이션센터 앞 통감부 표지석총독부에 폭탄 던진 김익상 의사 표지석도 남산을 본거지로 삼았던 일제는 예장동에 경성신사(대성궁)를 세우고 근처에는 일본군 헌병사령부를 지었다. 또 한양공원을 조성하고 조선신궁도 지었다. 조선통감부는 현재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앞에 표지석으로 남아 있다. 일제는 처음에는 광화문 육조거리의 대한제국 외부(外部) 청사를 통감부 건물로 사용하다가 1907년 2월 28일 예장동 8번지 일대 남산 왜성대에 르네상스 양식의 2층 목조 건물로 신청사를 건립했다. 신청사는 1910년 8월 29일 을사늑약 후에는 조선총독부 청사로 사용됐다. 1920년 조선 총독과 총독부를 암살·파괴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미수에 그쳤고, 1921년에는 의열단 김익상이 전기수리공으로 위장해 총독부 청사에 들어가 폭탄을 던진 사건이 있었다. 김익상 의사의 의거를 기리기 위한 표지석이 통감부 표지석 옆에 나란히 서 있다. 이 건물은 조선총독부가 이전하자 광복 전후 과학관으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통감부 관저는 현재 서울종합방재센터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다목적 광장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유스호스텔 오른쪽 동산에 있는 통감관저 표지석에는 ‘일제침략기 통감 관저가 있던 곳으로, 1910년 8월 22일 3대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와 총리대신 이완용이 강제병합 조약을 조인한 경술국치 현장이다’라고 새겨져 있다. 글씨는 고 신영복 선생이 경술국치 100주년이 되던 2010년에 쓴 것이다. 이곳에는 또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기억의 터’ 조형물이 있고, 고종을 겁박해 을사늑약을 강요한 하야시 곤스케의 동상 잔해를 거꾸로 처박아 놓은 ‘거꾸로 세운 동상’도 놓여 있다. 이날 답사에 나온 방송통신대 국문학과 동기 오남희(69)·황정례(65)·장종영(59)씨는 “서울 시내 한복판이지만 그동안 말로만 들었지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었다”며 “이곳에 남겨진 가슴 아픈 조선의 역사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심우용(47) 서울대병원 복지팀장은 “구한말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인터넷 검색 중 이번 답사를 알게 됐다”며 “해설사 설명을 들으며 답사를 하는 게 재밌고 유익해서 주위에도 많이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의 블랙홀’ 중앙정보부지금은 유스호스텔·종합방재센터 등 활용 명동에서 바라본 남산 북쪽 기슭은 대공 수사의 본실인 옛 중앙정보부 본관과 부속 건물이 두루 포진한 곳이다. 음습한 북쪽 기슭, 설계자인 건축가 김수근식의 작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다람쥐 꼬리만 한 햇볕 한줌에 끌려온 이들이 목숨을 부지했던 엄혹한 시절이 있었다. 1961년부터 1995년까지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란 이름으로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된 인권 유린의 시대가 얼마 전이다. 한옥마을을 벗어나자 소릿길이 나왔다. 길이 84m의 터널로 시내에서 옛 중정 제5별관(대공수사국)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였다. 영문도 모르고 두 눈을 가리운 채 이곳을 지났던 이들은 얼마나 큰 두려움에 떨었을까. 환청처럼 들렸던 철문 소리, 타자기 소리, 물소리, 발걸음 소리, 노랫소리가 지금도 들린다. 이는 ‘네 개의 문’이란 서울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작품으로 버튼을 누르면 여러 가지 소리가 뒤섞여 나온다. 터널을 지나면 지금은 서울시청 남산별관으로 쓰이던 중정 제5별관이 나온다. 멀쩡한 사람도 간첩단에 엮여서 산 송장이 돼 나왔던 곳이 이곳이다. 서울종합방재센터는 옛 중정 제6별관이다. 지상 구조물이 없고 지하 3층으로 이뤄진 ‘지하고문실’이다. 이 해설사는 “1973년 서울대 최종길 교수는 이곳에서 고문을 받던 중 사망했으나 투신 자살한 것으로 조작됐고, 1974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들도 이곳에서 무지막지한 고문을 당하는 등 1970~1980년대 수많은 간첩 사건들이 이곳에서 조작됐다”며 “특히 많은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끌려와 모진 고초를 당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제6별관은 옛 중정 본관(서울유스호스텔)과 지하로 연결돼 있다. 중정 본관은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가 유스호스텔로 변신했다. 유스호스텔 오른편 문학의 집은 중앙정보부장(안기부장)의 공관이었다. 1961년부터 1981년까지 이곳을 관저로 사용했던 중앙정보부장은 모두 11명이다. 그 옆 산림문학관은 경호원 숙소였다. 문학의 집에서 명동 쪽으로 내려오면 ‘주자파출서 터’가 있다. 이 파출서는 안기부에 끌려온 이들의 가족들이 소재 파악을 위해 몸부림치던 곳으로 극소수 시민들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숭의여대 한편엔 경성신사 참배 터1938년 신사 참배 거부·자진 폐교 역사 서울시청 남산별관, 서울유스호스텔, 교통방송, 문학의 집 등이 모두 서울미래유산이다. 2009년 서울시가 이 일대 국가안전기획부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려 했으나 통감부 터가 발견되면서 무산됐다. 지난 8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교통방송청사·남산2청사 등 건물 4개 동 철거를 시작으로 남산 예장 자락 2만 2833㎡를 도심공원으로 종합 재생하는 ‘남산 예장 자락 재생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코스 후반부인 리라초등학교를 지나 숭의여대에 다다랐다. 운동장 한쪽에는 1898년 경성신사 참배 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경성신사는 서울의 일본 거류민단이 주도해 남산 왜성대에 세운 신사다. 1903년 평양에 세워진 전신 숭의여학교는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1938년 자진 폐교를 했다. 해방 후 정부로부터 경성신사 부지를 불하받아 재개교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을 따라 나왔다는 민병홍(54)씨는 “오늘 걸었던 길은 생전 처음 걸어 본 길이어서 첫사랑으로 기억될 어느 가을날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해설사는 “남산 둘레길은 일제와 국가 폭력이 민중을 어떻게 유린했는지 극명하게 보여 주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남산을 오르내릴 때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 보시라”고 마무리했다. 한양공원비 앞에서 답사 마무리를 하는 도중에도 관광객을 태운 삭도(케이블카)는 쉼 없이 오가고 있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이러려고 청약했나…강남 3채 중 1채는 ‘부정당첨’

    이러려고 청약했나…강남 3채 중 1채는 ‘부정당첨’

    전매제한 前 분양권 불법 매입 교수·변호사 등 108명도 적발 서울 강남 세곡지구의 보금자리아파트 2곳에서 3채 중 1채꼴로 불법전매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청약통장을 사들여 분양권을 받은 뒤 프리미엄(웃돈)을 붙여 되파는 방법으로 이득을 챙긴 일당을 구속했다. 가난한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이들에게 청약통장을 넘겼고 의사, 변호사, 대학교수 등 사회지도층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이들로부터 통장을 샀다. 경찰은 강남권 아파트 분양이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불법전매 때문이라며, 떴다방 등이 여러 단계에서 수익을 챙기면서 실거래가도 부풀려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주택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부동산중개업자 등 234명을 붙잡아 청약통장 작업자 고모(48)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일명 ‘청약통장 작업자’ 역할을 한 고씨 등 5명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접근해 200만∼1000만원을 주고 청약통장을 사들였다. 고씨 등은 빈곤층이고 부양가족이 있으면 보금자리아파트의 분양 당첨 확률이 높다는 점을 악용해 청약통장 판매자들을 인근 지역에 위장 전입시키거나, 다른 청약통장 명의자와 위장 결혼시켰다. 특히 한 자매는 돈을 벌기 위해 서류상으로 5명의 남자와 7번이나 위장 결혼을 했다. ‘떴다방’을 운영하는 분양권 업자 장모(53)씨 등 29명은 고씨 등이 작업한 통장을 사거나, “프리미엄을 나눠 주겠다”며 직접 청약 업무를 위임받아 세곡지구의 H아파트와 P아파트를 분양받았다. 2014년 7월부터 10월까지 분양된 599가구 중 193가구(32%)가 불법전매됐다. 분양가가 8억∼12억원이던 두 아파트의 시세는 불법전매 이후 10억∼15억원까지 올랐고 H아파트는 1억 5000만원, P아파트는 2억 5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분양권 업자들은 프리미엄의 50∼90%가량을 수익으로 챙긴 점에 비춰 이들이 최소한 수백억원을 챙겼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 분양권 업자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수요자를 연결해 준 부동산 업자들은 건당 500만~700만원을 받았다. 경찰은 전매제한 기간이 남은 것을 알고도 분양권 업자에게서 불법으로 분양권을 사들인 뒤, 전매제한 이후 명의를 변경한 108명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이 중에는 의사, 변호사, 대학교수, 목사 등이 포함돼 있었다. 위장결혼 등으로 불법 분양에 참여한 56명, 실제 아파트 분양에 당첨됐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지키지 않고 분양권을 되판 14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불법 전매가 확인된 가구 전체를 강남구청에 통보하고, 이중 위장 결혼이나 위장 전입 등이 확인된 부정당첨 56건을 취소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분양권이 여러 단계에 걸쳐 거래되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이 부풀려져 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며 “수도권 내 불법전매 의혹이 있는 1000여 가구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불야성 유이, ‘욕망 흙수저’ 변신 “300만원이면 되겠니?” 이요원 미끼 ‘덥석’

    불야성 유이, ‘욕망 흙수저’ 변신 “300만원이면 되겠니?” 이요원 미끼 ‘덥석’

    배우 유이가 드라마 ‘불야성’ 첫 등장부터 강렬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이는 지난 21일 밤 10시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불야성’(연출 이재동, 극본 한지훈)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몰입도 넘치는 연기력으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불야성’에서 유이가 맡은 역할인 이세진은 서이경(이요원 분)의 페르소나로 탐욕의 세계로 뛰어든 욕망 덩어리 흙수저 여주인공이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첫 등장한 세진은 이경과 맞닥뜨리며 누구도 예상치 못할 워맨스를 예고했다. 이어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 세진과 이경의 첫 만남이 그려지며 이 둘의 운명적 만남이 소개됐다. 흙수저 세진이 재벌 2세 여자친구 대역을 맡으며 이경의 흥미를 사로잡았고, 그 뒤로 이 둘의 운명이 시작됐다. 여자친구 대역과 이후 이경의 의뢰로 손마리(이호정 분)의 핸드폰 복제까지 세진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전부 뛰어들며 가난의 굴레에서 필사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였다. 돈이 급했던 세진은 이경이 대가로 3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에 “그 돈이면 깔끔하게 마무리까지 되겠어요?”라며 받아들였다. 세진은 이후에도 “한 시간만 내가 돼 줘요”라며 대만 미술상을 만나달라는 이경의 제안도 수락했다. 세진이 이경의 대역을 맡게 되는 모습을 끝으로 1회가 마무리 됐다. 완벽한 재벌 여자친구의 대역과 흙수저 삶에 놓인 세진의 모습, 그리고 그에게 흥미를 느끼고 그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 이경과의 불꽃 튀는 모습까지 유이는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불야성’은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中 ‘허삼관 매혈기’ 마을에 감도는 떼죽음의 공포

    中 ‘허삼관 매혈기’ 마을에 감도는 떼죽음의 공포

    최근 중국의 한 시골마을에서는 과거 피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 오던 마을 사람들이 집단으로 C형 간염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3년에는 중국 허난성과 허베이성에서 매혈 과정에서 수십만 명이 에이즈에 집단으로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과거 생계 유지를 위해 피를 팔았던 하층민들은 ‘에이즈’ 혹은 ‘C형 간염’으로 ‘피 같은 돈’을 모두 잃고, 생명마저 잃을 위기에 놓였다. 공식 조사 결과, 이곳의 집단 C형 간염은 70~80년대 ‘집단 매혈’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궈잉(郭瑛) 따징진 위생원 원장은 “과거 위생기술 조건이 열악했고, 헌혈 시 C형 간염을 파악하지 못한 채 헌혈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C형 간염자가 사용했던 주사 바늘을 다른 사람에게 재사용하면서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왕칸랑(王侃良)씨는 아내와 같이 3년 전부터 간경화를 앓고 있다. 그는 산시성(陕西省) 상뤄시(商洛市) 상저우구(商州区)의 한 외진 농촌마을 난완촌(南湾村)에 살고 있다.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이미 간경화로 악화됐다. 부부는 이미 본인들이 묻힐 묏자리 준비를 마치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곳은 가난해 그 당시(70~80년대) 많은 사람들이 시안, 간쑤 등지로 피를 팔러 나갔다”면서 “당시 무리를 지어 매주 피를 팔러 나갔는데, 1인당 300ml의 피를 팔아 36위안(약 6200원)을 벌어왔다”고 전했다. 일부 농민들은 매혈로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마을 루수샤(卢淑侠·57)씨 역시 C형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5년 전 그녀의 남편도 C형 간염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약물 치료로 버티고 있다. 부부는 전신무기력증과 간 통증으로 더 이상 농사일을 할 수 없다. 루수창(罗书强)씨는 부친과 4형제 모두 C형 간염을 앓고 있다.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해 오던 가족은 치료비로 가산을 탕진하고,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화상보(华商报)가 최근 탐방 취재한 농촌마을 난완촌(南湾村)에는 이렇듯 수많은 마을사람들이 C형 간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치료비가 없어 각혈 끝에 숨을 거두기도 했고, 일부 사람들은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1995년 이전까지 중국 곳곳에는 ‘유상매혈’이 공공연하게 시행되었다. 가난한 하층민의 피를 사들여 제약회사에 되파는 ‘피장사’를 해왔다. 하지만 당시 매혈 과정에서 오염된 주사바늘을 사용하면서 에이즈, 매독, C형 간염 등의 질병이 전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부터 중국에서는 매혈 행위가 공식 금지되었다. 중국 유명 작가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에서 주인공은 “피를 팔아야지. 식구들 맛있는 밥 한 끼 먹게 해줘야지”라고 말한다. 인생의 모든 위기를 자신의 피를 판 돈으로 해결한다. 작가 위화는 “매혈은 중국에서 벌써 반세기 동안 존재했다”고 밝힌다. 중국의 고도 성장 이면에 감추어진 시대적 병폐가 평범했던 마을을 ‘죽음의 마을’로 몰아가고 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박사모’ 회원들이 지난 ‘맞불 집회’ 때 노숙인에게 한 행동

    ‘박사모’ 회원들이 지난 ‘맞불 집회’ 때 노숙인에게 한 행동

    “박사모는 사랑과 평화라는 것을 제1회칙으로 내건 단체입니다.” 서울역 광장에서의 집회를 하루 앞둔 지난 18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정광용 중앙회장은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한 말이다. 그러나 박사모 등 극우 성향의 단체들이 모인 지난 19일 참가자 일부는 JTBC 중계진에 폭력을 행사했다. 이들은 JTBC가 최순실(60·구속기소) 국정 농단 관련 보도를 이어온 데 대해 “좌경 세력의 주장” 이라며 비판하면서 촬영 장비를 파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랑과 평화라는 말이 무색하게 박사모 회원들은 서울역 광장에 있던 노숙자와 충돌하는 문제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모 회원들이 노숙자와 충돌한 이유에 대해 한 누리꾼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당시 사건을 알리는 사진과 글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서울역 광장에서 잠을 자고 있는 노숙인의 이불 위에 ‘강제 하야 절대 반대’, ‘대통령님 사랑해요’, ‘법치주의 수호’라는 등의 글자가 적힌 피켓을 여러 장 흩뿌려놨다. 뿐만 아니라 손글씨로 ‘하야 반대 단식중 20일째 주한 열사’라는 글자를 적은 종이까지 이불 위에 올려놨다. 이 누리꾼은 박사모 회원들이 노숙인들을 조롱했기 때문에 싸움이 벌어졌다면서 아래와 같은 말을 전했다. “정말 심란합니다. (중략) 잔악한 세력들이 이런 일에까지 (노숙인들을) 이용을 하는군요. 그들의 가난과 추위, 그리고 아픔을.”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작가 김진석씨는 “자고 있는 노숙자에게 이짓거리를 하고 싶을까”라는 말로 박사모 회원들의 잘못된 행동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박사모 등 극우 단체 회원들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에 맞서 경찰 추산 약 1만 명이 집회에 참석해 남대문까지 행진한 뒤 다시 서울역 광장으로 돌아온 다음 해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자치광장] 나눔, ‘9988’을 지킨다/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자치광장] 나눔, ‘9988’을 지킨다/조길형 영등포구청장

    ‘9988하게’라는 구호가 있다. ‘99세까지 88(팔팔)하게’ 살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어르신들이 종종 언급한다. 백수(白壽)를 이야기하는 게 더는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온 것이다. 장수(長壽)의 흐름은 의료기술의 발달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엔인구기금(UNFPA)과 인구보건협회가 발표한 ‘2016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0년 태어나는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86세로 세계 4위, 남성은 79세로 10위에 이른다. 하지만 가난한 노인에게 늘어난 수명이 반갑지만은 않다. 노인 빈곤율이 48.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4배에 달하는 한국은 더욱 그렇다. 이를 해결하려고 정부에서도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감당이 힘들어 보인다. 기초연금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올해 영등포구 내 기초연금 수령자는 2만 2000명이 넘었다. 시행 2년 만에 10%가 늘었다. 지급액도 매년 불어나 올해는 전체 세출의 10%가 넘는 510여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의 빈곤 문제를 공적부조(公的扶助)로 해결하기에는 한계에 달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처럼 정부의 지원에만 의지하기보다는 민간 자원의 발굴을 통해 어르신들의 노후를 가꿔야 한다. 한 방편으로 영등포구는 지난달 어르신 전용 할인카드 ‘백세카드’를 출시했다. 어르신들이 백세까지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백세카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카드는 65세 이상 어르신이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다. 식당이나 병원, 미용실, 안경점 등 450여개의 가맹점에서 서비스와 상품을 5~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한 달 만에 발급 카드 수가 5000장을 넘길 정도로 반응도 좋다. 어르신들의 실질 구매력을 높여 생활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소비 장려활동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현재 영등포구의 100세 어르신은 17명, 90세가 넘는 분들은 1200명 정도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출범 이후 영등포구는 각 동주민센터마다 분주하게 지역 자원을 활용해 복지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많은 사람이 노인의 빈곤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의 해결책도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다. 결국 노인의 빈곤 문제는 우리의 일이다. 이는 민간이 활발하게 참여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르신들의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기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고 베푸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 中 문혁은 진행형… “20세기 냉전사의 일부”

    中 문혁은 진행형… “20세기 냉전사의 일부”

    혁명후기/한사오궁 지음/백지운 옮김/글항아리/ 408쪽/2만원 1966년 8월 8일. 중국공산당 1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에 관한 결의’(약칭 ‘16조’)를 통과시켰다. ‘16조’는 이렇게 규정한다. “우리 목적은 자본주의의 길을 걷는 당권파를 무너뜨리고 자산계급의 반동적 학술 권위주의를 비판하며 자산계급과 모든 착취계급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것이다.” 본격적인 문화대혁명의 시작이었다. 중국공산당에 의해 정치적 과오로 규명됐으며 ‘10년 대동란’, ‘좌경적 오류의 극치’로 불리는 문화대혁명이 종결된 지 40년이 지난 지금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문혁을 악인들의 소행이라거나 일종의 비이성적 정치 광란으로 간주하지만 중국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한사오궁은 ‘혁명후기’에서 문혁을 역사적 복합성 속에서 불가피하게 도출된 현상으로 바라본다. 한사오궁은 책에서 서구 ‘문혁학’의 오류들을 지적한다. 맥파거 하버드대 종신교수는 문혁을 마오쩌둥 개인 책략의 결과라며 그의 범상치 않은 권위의식, 포퓰리즘 등이 이 운동의 방법과 성격 그리고 모든 과정을 결정했다고 결론 짓는다. 그러나 한사오궁은 마오쩌둥이 가장 영향력 있고 가시성이 큰 인물로 주요한 책임이 있지만 지나치게 화려한 궁정 이야기와 우연한 계기로 가득찬 이 역사는 제도와 문화를 검토하는 것을 잊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문화혁명이 마오가 권력을 탈환하려고 발동한 운동에 불과하다고 본 시몬 레이스의 분석도 당시의 중국 정치 상황에 대한 무지에서 온 견해라고 지적한다. 앤드루 월더의 책 ‘베이징 홍위병 운동’이 온갖 정치적 입장이 당사자의 사회적 이익의 제약을 받았다고 한 점은 장족의 발전이지만 역시 상대적, 동태적, 다양한 시각이 결핍돼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이같이 비판을 하는 이유를 “‘문혁학’이라는 흙탕물을 여과하고 궁정화, 도덕화, 하소연하기 같은 서사의 거품을 걷어내어 국민에게 정치권력 및 이익의 분포와 그 유동에 대한 약도, 조금이라도 알기 쉬운 생활의 실상을 돌려주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문화혁명은 불가해한 광기의 분출이 아니라 20세기 냉전사의 지극히 정상적인 일부이며 나아가 전체 자본주의 역사의 불가피한 이면”이라고 평한다. 문화혁명을 생생하게 경험한 그에 따르면 도시와 농촌, 부자와 가난한 자, 농민·노동자·관료와 지식인 등 복잡하게 얽힌 이익관계 속에서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문혁’을 방치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광기와 폭력을 경계한다”는 그는 “문혁은 회고적 화제라기보다 미래에 관한 의제이며 중국에 국한된 화제라기보다 인류의 현대 역사 경험에 전적으로 열려 있는 광범한 시야”라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위대한 논쟁(유벌 레빈 지음, 조미현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진 미국 현대 정치 지형의 기원을 다룬 책. 프랑스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두 정치사상가의 논쟁을 조망한다. 저자는 경제·사회 정책에서부터 환경과 문화 이슈에 이르기까 폭넓은 주제에 대한 양분된 시각이 ‘인간의 삶에서 진실하고 중요하다고 믿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심층적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갈린다고 본다. 버크는 아일랜드 출신의 정치가이자 문필가로 프랑스혁명의 급진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고, 영국 태생의 페인은 계몽주의적 자유주의를 믿으며 식민지 독립을 위해 싸웠다. 한마디로 버크와 페인은 각각 우파와 좌파의 태동이다. 352쪽. 1만 8500원. 비참한 대학생활(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 지음, 민유기 옮김, 책세상 펴냄)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된 조직 ‘상황주의 인터내셔널’이 스트라스부르대 총학생회와 함께 1966년 11월 발표한 이 책은 68혁명의 촉매제가 됐다. 책은 가난하고 멸시받는 프랑스 대학생들의 현실을 지적한다. 저자들은 유럽과 미국, 소련, 일본에서 펼쳐진 청년 저항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뒤 “대학생의 극단적 소외에 대한 저항은 오직 사회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총체적 해방과 삶의 자유로운 구성에 저해되는 장애물인 상품 물신화(物神化)를 뛰어넘어 인간이 노동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172쪽. 9800원. 죽음에 대하여(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지음, 변진경 옮김, 돌베개 펴냄) 프랑스 철학계의 독창적 아웃사이더 장켈레비츠의 죽음에 대한 사유의 정수다. 그는 ‘시간성’, ‘아이러니’, ‘죽음’, ‘용서’, ‘사랑’ 등의 주제에 천착해 독자적 사유를 전개했다. 이 책은 장켈레비치가 죽음에 대해 담론한 대담 네 개를 발굴해 그의 사후 10주년에 출간한 책이다. 그는 죽음을 1인칭, 2인칭, 3인칭으로 구분한다. 나의 죽음은 1인층으로 알 수 없는 것이며, 2인칭 죽음은 진지하게 인식하는 단계, 3인층은 타인의 것으로 취급되는 죽음이다. 경험과 인식의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그래서 신비로운 죽음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부정하는 비의미로 성찰한다. 210쪽. 1만 2000원.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임무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임무

    임무(Commission)-에즈라 파운드 가라 내 노래여, 외로운 사람과 불만으로 가득한 사람들에게,신경쇠약에 걸린 사람, 인습의 노예가 된 사람들에게도,가서 내가 그들을 억압하는 자를 경멸한다고 전해다오,차갑고 도도한 물결처럼 가라,내가 폭군을 경멸한다고 전해다오, 의식하지 못하는 억압에 반대하라,상상력이 부족한 폭군에게 반항하라,속박을 물리치라고 말하라,지루해 죽을 지경인 부르조아지에게 가라,교외에 사는 부인들에게 가라,어쩔 수 없이 부부가 된 이들에게 가라,자신의 실패를 몰래 숨긴 이들에게 가라,불운하게도 짝을 잘못 만난 이들에게,팔려온 아내에게,한정 상속을 받은 여인에게 가라. 미묘한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가라,미묘한 욕망이 좌절된 이들에게 가라,…(중략)…자유로운 마음과 정신의 유대를 옹호하라,가서, 모든 형태의 억압에 반대하라. * Go, my songs, to the lonely and the unsatisfied,Go also to the nerve-racked, go to the enslaved-by-convention,Bear to them my contempt for their oppressors.Go as a great wave of cool water,Bear my contempt of oppressors. Speak against unconscious oppression,Speak against the tyranny of the unimaginative,Speak against bonds.Go to the bourgeoise who is dying of her ennuis,Go to the women in suburbs.Go to the hideously wedded,Go to them whose failure is concealed,Go to the unluckily mated,Go to the bought wife,Go to the woman entailed. Go to those who have delicate lust,Go to those whose delicate desires are thwarted,.........Speak for the free kinship of the mind and spirit.Go, against all forms of oppression. * 파운드가 이처럼 선동적인 시를 썼어? 의아해할 사람들이 많을 게다. 오래전, 나의 난삽한 독서 편력 중에 ‘가라, 내 노래여’를 발견하고 나도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한국에서 에즈라 파운드(1884~1972)는 20세기 초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 이미지즘 운동을 이끌었던 시인이며 문예비평가로 알려져 있다. 현대 시의 개척자, 탐미적인 개인주의자이며 나치에 협력했던 시인이 ‘임무’처럼 도발적인 시를? 믿기지 않았지만 인터넷이 없을 때라 진위를 확인하지 못해 답답했었다. ‘임무’는 파운드가 시 잡지 ‘Poetry’에 1913년 발표한 시이다. 그즈음 파운드와 그의 친구들은 이미지즘을 선언했다. 오로지 언어와 재현에만 관심을 두겠다. 낭만주의의 애매한 표현, 형용사의 과도한 사용에 반대한다. 뻔한 상투어를 피하며 현대적인 목소리를 지닌 시각적인 시를 옹호한다. 그가 1912년에 발표한 이미지즘의 세 가지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대상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2. 표현에 기여하지 않는 단어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3. 리듬에 대하여: 메트로놈에 의지하지 않고, 음악적인 시구의 연속에 따라 시를 구성하기. ‘이미지즘 시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라는 글에서 그는 이미지를 “순간에 지적이며 감성적인 복잡성을 전달하는 무엇”이라고 정의했다. 이러저러한 문학적 업적보다 나는 파운드의 사람됨을 더 높이 평가하며 존경한다. 그는 동시대의 중요한 작가들-예이츠, 프로스트, 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 그리고 TS 엘리엇-의 재능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데 자신의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파운드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작품은 더 훌륭하게 변모했다. 파운드의 인간성에 대해, 그의 관대함과 친절한 마음을 헤밍웨이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친구들이 공격당하면 그들을 변호했고, 그들을 감옥에서 꺼내고 잡지에 글을 실어주었다.…그는 그들에게 (가난한 문인들에게) 부유한 여인들을 소개했다. 그는 그들의 책을 펴낼 출판업자들을 대주었다. 사경을 헤매는 친구가 있으면 밤새 앉아서 그의 곁을 지켰다.… 그는 그들의 병원비를 대신 내주었고, 누군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 그를 설득해 살게 했다.” 파운드는 1885년 미국 아이다호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2년 공부한 뒤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여행하고 1908년 영국으로 건너갔다. 시인 예이츠의 연인이었던 소설가 올리비아 셰익스피어의 딸 도러시와 결혼하고, 문예잡지의 편집자로 일하며 영국과 미국의 문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외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파운드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과 중국의 한시를 영어로 번역했다. 1924년에 영국을 떠나 이탈리아로 이주한 파운드는 2차 세계대전 중에 파시스트에 동조해 미국을 비난하는 라디오 연설을 한 반역죄로 1945년 미군에 의해 체포됐다. 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이 이상해진 그는 미국으로 압송돼 워싱턴DC의 정신병원에서 12년을 보낸 뒤에 헤밍웨이를 비롯한 친구들의 탄원으로 1958년 석방됐다. 이탈리아로 돌아간 파운드는 1972년 죽을 때까지 베네치아에서 살았다. 엘리엇은 그의 야심작 ‘황무지’(원본은 약 800행이었는데 파운드가 433행으로 줄여 주었다)를 ‘나보다 나은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에게’ 바쳤다. 한 시인이 다른 시인에게 바치는 최고의 찬사였다.
  • 오만 어부들 ‘바다 로또’ 용연향 발견해 30억원 대박

    오만 어부들 ‘바다 로또’ 용연향 발견해 30억원 대박

    중동 국가인 오만의 한 어부가 일명 '바다의 로또'에 '당첨'돼 일약 거부가 됐다. 최근 걸프뉴스 등 중동언론은 가난한 어부인 칼리드 알 시나니와 2명의 친구가 용연향을 주워 일약 백만장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간혹 해외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용연향(龍涎香)은 언뜻 냄새나는 돌처럼 보이지만 '억소리' 나는 가치 때문에 바다의 로또로 불린다. 이는 용연향이 향수를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될 재료이기 때문이다. 용연향은 향유고래가 정기적으로 토해낸 것으로 대왕오징어 등을 먹고 소화하지 못한 것을 장에서 다시 바다에 게워낸 것이다. 처음에는 대변과 같은 악취를 풍기지만, 바다 위를 수십 년간 부유하며 햇빛에 의해 형태와 성분이 변하면서 달콤하고 사향 같은 냄새를 갖게 된다. 이번에 시나니와 2명의 친구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나갔다가 우연히 약 80kg에 달하는 용연향을 건져올렸다. 시나니는 "처음에는 돌 덩어리 같은 것이 둥둥 떠다니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로프로 건져올려 보니 용연향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놀라워했다. 이같은 사실은 곧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인근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개인이 구매에 나섰다. 시나니는 "사우디 중개인은 kg당 1만3500오만리얄(약 4000만원)을 제시했다"면서 "총 100만 오만리얄(약 30억원) 이상에 팔아 친구들과 나눠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구원·희망의 종교 위한 ‘내부자’들의 진단

    구원·희망의 종교 위한 ‘내부자’들의 진단

    지금, 한국의 종교/김근수, 김진호, 조성택, 박병기 성해영, 정경일 지음/메디치미디어/348쪽/1만 8000원 오늘날 종교는 믿음보다 불신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뉴스에는 종교와 관련해 눈살 찌푸려지거나 귀를 막고 싶은, 때로는 욕을 하게 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넘쳐난다. 길을 가다 이따금 맞닥뜨리던 ‘불신지옥’의 구호는 혐오·극우 집회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온 세상의 전쟁의 70~80%가 종교 전쟁이라는 말이 나온다. 바야흐로 종교의 위기다. 화쟁아카데미 대표인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종교의 현주소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종교가 사람들에게 구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 자체가 사회적 정의의 실현과 화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교회와 사찰의 대형화, 신앙의 상업화, 종교적 권위를 빙자한 권력의 사유화는 오늘날 한국 종교의 민낯이다. 세습과 파벌, 그로 인한 갈등과 분쟁은 종교계의 일상이다. 보시와 헌금은 세상과 공동체를 위한 나눔이 아니라 개인적 욕망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부추겨지고 있다.” 이 책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열렸던 포럼 ‘종교를 걱정하는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대화’의 결과물이다. 중견 학자들이 자신의 종교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내부자 시선’으로 진단한다. 조 교수는 지나친 깨달음 지상주의를 오늘날 한국 불교의 큰 문제로 지적한다. 불교가 사회 문제에 대해 방관자나 관전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며 한국 불교는 도인 불교가 아니라 사회적 실천의 불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개신교가 사랑의 종교가 아닌 증오의 종교로 퇴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해방 정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개신교의 배타적 공격성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미시적 영역에서 여러 적그리스도(악마)를 만들어내 공격을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 소장은 일부 사제와 신자들의 공헌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난한 민중들의 삶이나 고통과 별로 관계없는 길을 걸어온 한국 가톨릭 교회가 잘못된 권위주의를 버리고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각 종교는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저마다의 옳음이 있다. 서로의 경계를 넘어 각자의 옳음을 모아서 전체를 이루려는 화쟁(和諍)적 대화가 방법으로 제시된다. 이에 대해 김경재 목사는 함석헌 선생의 말을 빌려 “현대 사회에선 언론이 옛날의 종교 제사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화쟁론으로 갈등적 사회 문제를 풀려면 바른 언론과 열린 광장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총평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준석, ‘충성’ 이정현 문자에 ‘불쾌감’…“진박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이준석, ‘충성’ 이정현 문자에 ‘불쾌감’…“진박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보낸 “충성충성충성”이라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가운데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불쾌감을 표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진박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사태수습을 위해 사퇴하지 않고 있다는 현 지도부의 사태수습 방식이 이런 읍소나 야합이라면 없던 기대치가 더 사라진다”고 비난하며 ‘화가난다’는 상태메시지를 덧붙였다. 이날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이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가운데, 박지원 위원장이 이정현 대표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내용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제가 존경하는 것 아시죠”라는 말로 시작된 이정현 대표의 문자는 공당의 대표인 자신에게 ‘비서’ 운운하는 것이 속이 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비서 소리 이제 그만 하시라. 부족한 제가 자꾸 인내의 한계를 넘으려고 한다”며 “이해하려고 해도 이렇게 반복해서 비서 운운하시니까 정말 속이 상한다. 아무리 아래지만 공당의 장수인데 견디기가 힘들어진다”는 장문의 문자로 서운함을 표했다. “그러니까 잘하라. 이해하고 알았다”는 박지원 위원장의 답장이 이어지자 “충성충성충성 사랑합니다 충성”이라는 문자로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 보니…김기춘 “5.16, 구국의 일념”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 보니…김기춘 “5.16, 구국의 일념”

    2014년 6월부터 210일 동안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던 고 김영한 전 수석의 비망록이 공개된 가운데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5.16과 유신헌법에 대해 청와대 수석들과 총리, 장관 들에게 공통된 인식을 주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TV조선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의 노트에는 월별 일정과 날짜별로 매일 해야할 일, 그리고 수석회의 내용을 기록돼 있는 가운데 특히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관련된 내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에는 김 전 비서실장이 5.16과 유신헌법에 대해 “5.16 에 대한 평가는 공통된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애국심 가진 군인의 구국의 일념”이었다고 표현한 것으로 적혀 있다. “당시 우리나라가 북한보다 가난했고 안보 위기 상황”이었다는 이유도 적혀 있다. 김 전 실장은 “역사적 평가에 맡길 일이긴 하지만 현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은 알아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회에서 5.16에 대한 질문을 받은 각료들은 김 전 실장의 지시와 거의 비슷한 대답을 했다. 지난 8월 인사청문회에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저는 5.16 공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역사적 평가가 계속 된다고...”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정부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도 “(5.16이 쿠데타냐 혁명이냐)그 부분에 관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걸 말씀을 드렸는데”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실장은 유신 헌법에 대해서도 “국력 결집과 남북 대결”을 이유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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