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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국가공원·국제업무지구 조성 ‘글로벌 용산시대’ 연다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국가공원·국제업무지구 조성 ‘글로벌 용산시대’ 연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15일 “용산을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성 구청장은 이날 용산구청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용산은 지금 최초의 국가공원 조성 사업과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바람이 폭발적으로 일고 있다”면서 “서울시와 협력해 민선 7기에는 용산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강북에서는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성 구청장은 진보 진영 후보로 4선 고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당선 소감은. -이번 지방선거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2010년도 지방선거보다 2014년도 선거에서 표를 많이 받았고 이번에는 더 많이 받았다. 용산은 진보 측 후보가 보수한테 이길 수 없는 지역이었다. 그랬던 곳에서 가장 표를 많이 받았고 상대 후보와 표 차이도 많이 났다. 결국 민심인 것 같다.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진영 논리나 고향, 당 등과 같은 요인이 앞으로 상당히 희석되고 후보에 대한 검증이 중요해지고 있다. 일시적인 바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승리 요인은. -선출직에 나오는 사람들은 역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당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가 나를 4년 동안 행정은 안 하고 선거 운동만 했다고 공격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청장은 4년 동안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바른 방향으로 행정을 이끌고 주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성과를 평가받는 것이다. 구청장실에 앉아서 결재만 잘하고 행정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용산구는 육교마다 엘리베이터가 다 설치됐다. 노인 인구가 많은 용산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또 서울시 자치구에서 최초로 어르신의 날을 제정해 어르신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했다. 그런 것들이 선거 때 모여서 민심이 된다고 본다. →향후 4년 발전 구상에 대해. -우선 가장 중요한 게 서울시가 곧 용산마스터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용산 전체 틀이 바뀌는 플랜이 될 것이다. 경부선 지하화를 비롯해서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국가공원 조성 사업 등 큰 사업들이 산적해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중앙정부와 잘 협의해서 제대로 만들어 보도록 하겠다.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를 꼽는다면. -국가공원인 용산공원은 정말로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공원이 돼야 한다. 국가공원이더라도 용산 안에 있는 만큼 손 놓고 불구경하고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제대로 성사되게 기초부터 튼튼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구민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자 용산공원 협력단 활동을 강화하겠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용산구를 박물관 특구로 만드는 것이다. 용산에 등록된 박물관만 11개다. 용산 향토박물관과 다문화박물관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모든 박물관을 망라해 용산구가 중앙정부로부터 박물관 특구로 지정받도록 하겠다. 옛 양주휴양소 부지에 치매안심마을을 만드는 것도 올해 해야 할 일이다.→용산공원 조성은 어떤 점이 중요할까. -용산공원 조성은 정부의 한 부처가 맡아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다른 부처들과의 이해관계, 힘의 논리가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다. 최소 국무총리실 산하에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청와대에서 공동으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힘 있는 곳에서 직접 지시를 내리고 예산도 내리고 해야 사업이 속도감 있고 체계적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와 개선책은. -지난 8년 동안 구청장을 하면서 우려할만한 민원도 없었고,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큰 안전사고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 기간에 용산구에서 4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 선거 기간이라 후보 신분으로 대책을 내놓을 수 없었다. 다시는 이 같은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 재건축, 재개발 미착공 정비구역 내 노후·위험건축물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와 합동 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안전사고 없는 용산을 만들고자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다. →지방자치분권에 대한 생각은. -지방분권에 대한 개헌은 계속해서 추진해야 한다.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개헌이 안 됐다고 해서 지방에 권한을 이양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개헌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을 행정안전부에서 지방정부로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 서울시부터 지방정부에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한다. 세제개편에서부터 치안, 교통, 생활 질서에 이르기까지 지방정부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빠른 시일 내에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 →어떤 구청장이 되고 싶은지. -조상인 성삼문 할아버지께서 생을 마감하신 곳이 용산 새남터 성지이다. 성삼문 할아버지는 조선시대 사육신의 한 사람이다. 저는 40년 전 용산에 정착해서 두 아이를 낳아 길렀고 이제는 손주들의 고향이기도 한 용산에서 구청장을 하고 있다. 우연치고는 참으로 운명 같은 이끌림이라고 생각한다. 성삼문 할아버지께서 탄생하신 지 600년이 되는 올해 또다시 용산구청장으로 당선돼서 의미가 뜻깊다. 할아버지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구청장, 생을 다하고 나서도 용산에서 살아갈 손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역사 앞에 떳떳한 구청장이 되겠다. →구민에게 하고 남기고 싶은 말은. -구민들에게 참 감사하다. 제가 평상시에 새벽 5시 30분 늦어도 6시에 집에서 나와서 밤에 11시에 들어가고는 했다. 제가 구청장을 맡은 이후 다른 사람보다는 잘하지 못한다고 해도 결코 편안함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온몸으로 걷고 뛰고 했는데 구민들이 그것을 다 기억해 주셨다. 구민들 믿음에 보답하고자 ‘처음처럼’을 가슴에 품고 민선 7기에 임하도록 하겠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성장현 구청장은 웅변학원 강사 이색 경력… 1998년 서울시 최연소 구청장 당선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온 후 차비만 들고 서울에 올라와 막노동부터 시작해서 보험 판매, 학원 강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돈이 없어 3일 동안 굶어 본 적이 있을 정도였다. 그는 고등학생 때 웅변대회에 출전해서 입상했던 경력을 살려 웅변학원 강사로 일하게 됐다. 이후 보광동에서 웅변학원을 인수해 교육사업에 발을 들여놓으며 용산구에 터를 잡았다. 그런 그의 가슴속에는 항상 정치인으로서의 꿈이 자리잡고 있었다. 17세 산골 소년이었던 청소년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을 보고 완전히 매료됐던 때부터였다. 그는 결국 1991년 3월 용산구 구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만 36세로 용산구 구의원 중 최연소였다. 이후 구의원 재선을 거쳐 1998년 43세의 나이로 서울시 최연소 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2년 만에 선거법 위반 판결로 낙마하는 수난을 겪었다. 그는 구청을 떠나면서 마음속으로 ‘반드시 다시 돌아와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는 구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다짐대로 그는 2010년 민선 5기, 6기 용산구청장에 내리 당선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 당선으로 용산 최초 ‘4선’ 고지에 오르는 영광을 거머쥐었다. 민선 7기에 임하면서 그는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구청장, 구민께서 기억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먼 훗날에도 일 참 잘한 구청장으로 역사에 기억되고 싶다’는 각오다. 국가공원인 용산공원 조성 사업부터 국제업무 지구 개발 사업까지 대형 사업들을 성공시키고, ‘더불어 잘사는 용산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실화 영화로 고발한 ‘의료현실’…대륙을 울리다

    [특파원 생생 리포트] 실화 영화로 고발한 ‘의료현실’…대륙을 울리다

    영화 ‘나는 약신이 아니다’ 흥행 돌풍 복제약 밀수로 가난한 환자 도와 감동중국의 의료현실을 생생하게 담은 실화 영화 ‘나는 약의 신이 아니다’(我不是藥神)가 대륙을 울리고 있다. 지난 6일 개봉한 ‘나는 약의 신이 아니다’는 나흘간 사전 개봉에서만 1억 1500만 위안(약 193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중국 전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기적이고 평범한 남성이 이웃의 아픔에 눈을 뜨면서 의도하지 않은 시민 영웅이 된다는 내용 때문에 한국 영화 ‘변호인’이나 ‘택시운전사’가 주는 감동을 받았다는 평이 적지 않다. 융거(勇哥)라 불리는 주인공은 상하이에서 인도산 오일이나 약재를 파는 상점을 운영하는 남성이다. 아내로부터 이혼당하고 아픈 아버지의 병원비도 제대로 못 내던 용거에게 한 백혈병 환자가 인도산 복제약을 사 달라고 제안한다. 한국에서도 비싼 약값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골수암 치료제 ‘글리벡’의 복제약이 인도에서 개발된 것이다. 하루에 한 알만 먹어도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을 치료할 수 있는 글리벡의 가격은 한 병에 2만 위안(약 335만원)이지만 인도 복제약은 5000위안에 불과하다. 융거는 제약회사의 로비로 중국에서 불법으로 규정된 인도 복제약 밀수 제안을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아버지의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인도로 떠난다. 화물선의 음식 자재 보관창고에 실려 밀수된 기적의 암 치료제를 판매하기 위해 백혈병 환자인 신부, 딸이 백혈병을 앓는 엄마 스트리퍼, 도축공장에서 일하는 20살 청년 등이 뭉친다. 하지만 융거는 끊임없이 죄어오는 경찰의 위협에 결국 인도 복제약 판매 경로를 다른 가짜약 판매상에게 넘기고 만다. 1년 뒤 같이 복제약을 팔았던 동료가 오른 약값을 견디지 못해 죽음에 이르자 융거는 이번에는 한 병에 500위안에 암 치료제를 판매한다. 비밀리에 팔았지만 제약회사와 경찰의 추적에 융거는 체포되고 감옥으로 향하는 그에게 수많은 백혈병 환자들이 감사를 전한다. 죽었던 동료들이 나타나 마스크를 벗고 융거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장면에서 극장 안의 관객들은 숨죽여 눈물을 흘린다. 영화에서 융거는 백혈병 환자가 아니지만 실화의 주인공 루융은 2002년 34살의 나이에 백혈병 진단을 받는다. 글리벡 약값을 대다가 파산 상태에 이른 루는 인도 복제약 ‘비낫’을 직접 복용하고 메신저를 통해 수백 명의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2015년 위조약을 조장한 혐의로 체포된 루는 1000명 이상의 청원 덕에 결국 기소가 면제된다. 루는 영화 개봉 행사에 참석해 “돈을 벌고자 약을 수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영화를 통해 잘 전해졌다”며 “2015년 이후 중국 의약 시장도 많은 변화가 생겼고 현재는 글리벡이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영화시장에서는 ‘전랑2’, ‘홍해행동’ 등과 같은 애국심을 조장하는 영화들이 각광받았지만 실화에 기반한 ‘나는 약의 신이 아니다’는 관객과 평단 모두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비 맞으며 공부하는 노숙 아동 ‘뭉클’

    비 맞으며 공부하는 노숙 아동 ‘뭉클’

    노숙 생활을 하는 여자 아이가 비를 맞아가며 공부를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누리꾼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영상은 이달 초 필리핀 마닐라의 한 도로에서 촬영됐다. 영상에는 도로 한구석에서 담요를 뒤집어쓴 채 학교 숙제를 하는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그런 아이 옆에는 함께 노숙하는 엄마와 여동생의 모습도 보인다. 영상을 촬영한 로란도 비야누에바씨는 깜짝 놀라 아이와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가족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고 비야누에바씨는 전했다. 해당 영상은 일주일 만에 6만여 건이 공유되며 509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누리꾼들은 “가족을 축복한다”, “아이를 돕고 싶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175억 물량투입’ 뮤지컬 ‘웃는남자’ , 스펙터클 장관 연출

    ‘175억 물량투입’ 뮤지컬 ‘웃는남자’ , 스펙터클 장관 연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는 낙원과 지옥이 동시에 문을 연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같은 건물의 CJ토월극장에서는 화려한 군무로 유명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지난달부터 공연 중이고, 그 아래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부자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라고 외치는 뮤지컬 ‘웃는남자’가 10일부터 첫 공연을 시작했다. 상반된 이미지의 두 작품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웃는남자’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더욱 부각됐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창작뮤지컬 ‘웃는남자’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7세기 영국, 아이들을 납치해 기형적인 괴물을 만드는 인신매매단에 의해 기이하게 찢긴 입을 갖게 된 주인공 ‘그윈플렌’(박효신·박강현·수호 분) 을 통해 계급사회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존엄성을 조명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웃는남자’는 ‘브로드웨이 42번가’와 견줄 수 있는 화려한 연출을 선보이며 175억원의 제작비와 5년여의 제작과정을 실감하게 했다. 1부 시작과 함께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가 그윈플렌을 버리고 배를 타고 가다 풍랑을 만나는 장면은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를 연상케 하는 스펙터클한 장관을 연출했다. 이어 빈민 유랑단과 귀족사회의 무대가 각각 밤낮이 바뀌듯 절묘하게 전환되며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야기의 전환점은 1부 마지막에서 그윈플렌의 출생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이다. 2부는 자신의 출생 비화를 알게 된 그윈플렌이 귀족사회에 저항하며 이야기 전체를 주도하기 된다. 1부에서 다양한 캐릭터가 함께 이야기를 이끌었다면 2부는 그윈플렌에게 모든 포커스가 집중된다. 초연에서 그윈플렌 역을 맡은 박효신은 정상급 가수다운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각각 전혀 다른 음색의 ‘데아’(민경아·이수빈 분)와 공작부인 ‘조시아나’(신영숙·정선아 분) 사이를 오가며 듀엣곡을 선보인 박효신의 목소리는 무대 위를 어루만지듯이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1·2부 전체를 조명해보면 무대 위의 긴장감을 적절히 풀 수 있는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웬만한 영화제작비를 넘는 물량이 투입됐고, 향후 해외진출을 목표로 하는 대형 뮤지컬답게 무대 위에 모든 것을 쏟아 낸 작품이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오히려 적절한 긴장 이완이 아쉽게 됐다는 의미다. 그윈플렌이 부르는 ‘캔 잇 비’(Can it be), ‘나무 위의 천사’ 등이 뮤지컬의 흥행공식과도 같은 ‘넘버’(곡)로 오래 기억될 수 있는지도 관건으로 보인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유명 뮤지컬들도 초연 이후 수없이 작품을 수정해서 완성된다”면서 “앞으로 ‘가지치기’하듯이 이야기와 등장인물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8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고, 9월 4일~10월 28일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유동균 마포구청장, 지역 인재 위해 축하 화분 판매 수익금 기부

    유동균 마포구청장, 지역 인재 위해 축하 화분 판매 수익금 기부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취임 후 받은 축하 화분을 저렴하게 판매해 수익금을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에 기부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2일 민선7기 마포구청장으로 취임한 유 구청장은 전국 각지의 기관 및 단체, 지인들에게 축하 화분 약 50점을 선물 받았다. 5만원 미만에 해당되는 것들이다. 평소 화초에 관심 있는 직원들에게 2만~3만원 정도의 저렴한 금액으로 판매한 뒤 수익금은 전액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에 기탁한다. 유 구청장은 민선 7기 첫 행보로 마포 청소년들을 위해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기탁식을 가졌다. 일일 택시업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수익금과 함께 장학금 정기 기부를 약정했다. 그는 이미 2015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장학금을 기탁해 오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1000만원 이상 기부하는 재단 고액기부자 모임인 마포드림즈에 가입했다. 유 구청장은 “학비 낼 돈이 없을 만큼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나처럼 생계문제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기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남촌 ‘다크투어’… 일제·독재의 잊고 싶은 기억을 기억하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남촌 ‘다크투어’… 일제·독재의 잊고 싶은 기억을 기억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9회 서울사방 남촌 편이 지난 7일 중구 필동과 예장동, 회현동 일대 남산 아랫마을에서 진행됐다.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소서(小暑) 무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뤘다. 인터넷 예약에 실패한 네댓 분이 “신문 보고 왔다”며 즉석 합류를 요청해 운영진을 곤혹스럽게 했다. 준비한 오디오 가이드 시스템 40개가 동나는 바람에 진행자용 기기를 양보했다. 많은 인원이 시원한 그늘을 찾아다니다 보니 행렬이 길어지고 시간이 지체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서울미래유산이 비록 국가공인 지정 및 등록문화재는 아니지만, 참가자 본인이 직접 겪고 들은 유형과 무형의 소중한 미래유산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실감했다.남산은 서울의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 코스이다. 다크투어란 인간이나 자연이 저지른 어두운 현장을 찾는 역사교훈관광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남산골한옥마을(청학동, 조선헌병대사령부)을 출발, 필동 예술통(남학당)~서울소방재난본부(중앙정보부 유치장)~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녹천정, 통감관저·총독관저)~문학의 집(중앙정보부장 공관)~서울유스호스텔(중앙정보부 남산본관)~서울애니메이션센터(통감부·총독부)~남산원(노기신사)~한양공원비(왜성대공원)~백범광장(조선신궁)~안중근의사기념관(조선신궁)까지 빡빡한 코스를 2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김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독창적인 관점의 해설을 열정적으로 들려줘 호응을 얻었다. 투어가 끝난 뒤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21명 중 6명이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면서 해설시간 연장이나 코스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참가자는 늘 걷던 남산 길의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남산은 상념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서울 어디서나 고개만 들면 보이는 누이 같은 산이고, 서울 바깥에서 봤을 때 서울 진입을 상징하는 표상이다. 서울이 사대문 안을 벗어나 10배 이상 확장되면서 옛 서울의 남쪽 경계였던 남산과 한강이 서울의 중심부가 됐다. 조선 말 고종이 종로구 인사동 194(하나로빌딩)에 세운 서울중심점 표식이 지금은 남산 정상으로 남하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울의 관문 노릇을 하던 한강 또한 서울의 강남과 강북을 관통하는 도심 속 하천이 됐다. 남산은 광화문네거리에 솟아 있던 황토마루(黃土峴) 역할을 하는 중앙산이 됐고, 한강은 사대문을 북촌과 남촌으로 나눈 청계천처럼 서울의 강남과 강북 사이 중앙천이 됐다. 한강이 허리띠처럼 감싼 남산은 명실공히 서울을 대표하는 자연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서울의 북쪽을 병풍처럼 두른 삼각산(북한산)이 왕조와 왕을 지키는 장풍(藏風)의 산이라면 남산은 백성과 함께 즐기는 득수(得水)의 산이다. 신라의 고도 경주의 남산, 고려 개성의 자남산에 이어 서울 남산은 한반도를 지배하는 왕조가 백성에게 내준 어울림의 영역이다. 태조 이성계가 경복궁 뒤 백악산(북악산)에 여신 진국백(鎭國伯)을 둔 반면 남산에는 목멱대왕(木覓大王)이라는 남신을 모신 국사당을 세운 데서 나타난다. 남산은 국가의 제례 공간이자 민간신앙의 터전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세워진 삼국지의 영웅 관우를 모신 관왕묘 중 남관묘가 남산에 가장 먼저 건립됐고 제갈공명을 모신 와룡묘도 따라 들어섰다. 남산 범바위를 중심으로 한 무속신앙이 성행한 이유도 남산을 한양도성의 수호신 목멱대왕이 깃든 신성한 산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팔도에서 올라오는 봉수대의 종착 지점을 남산에 둔 까닭이기도 하다. 제왕은 남면(南面)하는 법이다. 남산은 왕이 바라보는 산이다. 이를 쫓아 옛사람들은 마을의 앞산을 남산이라고 불렀다. 남산의 남(南)자는 ‘남녘 남’ 자가 아니라 ‘앞 남’ 자를 썼다. 남산의 다른 이름 ‘마뫼’는 우리 말 ‘앞산’과 동의어다. 목멱이란 마뫼의 이두식 표기다. 남산=마뫼=목멱 등식이다. 남산은 소나무를 베거나 돌을 캐거나 무덤을 두지 못하게 엄히 규제한 사산금표(四山禁標)의 금역이기도 했다. 남산에 소나무를 심었다는 실록 기록이 자주 등장한다. 애국가 가사 중 ‘남산 위에 저 소나무’는 서울사람이 늘 보는 일상 풍경이었다. 남산을 그린 옛 그림 ‘목멱산도’와 ‘은암등록’, ‘장안연우’ 속 큰 소나무 한 그루일 수도 있다. 서울에 사는 남인 양반촌의 시대는 옛 노랫가락처럼 흘러갔지만 남산만큼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 칠정(七情)을 제대로 겪은 산이 또 있을까. 남산 아랫마을 중 회현동(호현동)과 필동, 충무로 일대에는 본래 경주 이씨, 동래 정씨, 안동 김씨, 풍산 홍씨 같은 경화사족(京華士族)이 살았다. 서울에 기반이 없던 다산 정약용 같은 ‘남산골샌님’이나 ‘딸깍발이’ 신세의 남인 선비들도 산등성이와 계곡에 초가를 지었다. 연암 박지원이 지은 ‘허생전’의 주인공 허생이 살던 가난한 동네였다. 남산산록을 수놓은 귀록정, 노인정, 청학동, 녹천정, 천우각, 쌍회정은 남산풍류의 본거지였다. 한양의 대표적 경관시 중 하나인 정이오의 ‘남산팔영’은 사실상 한양팔경가였다. ‘장소의 윤회’인가. 조선 건국 초 왜국사신 숙소 동평관을 지금의 인현동에 둔 게 화근이 돼 200년 뒤인 1592년 임진왜란 때 서울을 점령한 왜군이 진을 친 곳이 예장동(왜장대)이다. 또 300년이 흐른 1885년 일본공사관이 녹천정(통감관저 터)으로 틈입하면서 남산은 수난의 그림자에 덮였다. 황현은 “녹천정을 빼앗아 일본공사관으로 삼은 후로 야금야금 주동, 나동, 호위동, 남산동, 난동과 종현, 저동을 가로지르는 진고개 일대를 점거하여 남촌 50개 동 가운데 30개 동이 일본인 촌이 됐다”고 ‘매천야록’에서 절규했다.남촌은 일제강점기 식민통치의 심장부였다. 통감부를 중심으로 통감관저, 헌병대사령부, 정무총감 관저(필동 한국의 집)가 집결했다. 명동과 충무로에 화려한 상가가 들어서고 조선은행과 식산은행, 동양척식회사 등 경제수탈기구가 남대문에 집결했다. 벚꽃 묘목 1500그루를 들여와 왜성대공원(한양공원)에 심은 게 1907년이었다. 한양도성의 수호신 남산은 일본 국교 신도(神道)에 무참히 유린당했다. 1925년 조선신궁이 세워지면서 남산은 정치와 종교, 문화의 지배공간이 됐다. 1932년 남산기슭 장충단 자리는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는 박문사로 둔갑했다. 남산은 식민지배의 상처를 씻어내지 못한 채 광복과 한국전쟁 그리고 분단, 산업화 과정에서 훼손됐다. 경성호국신사(용산동 2가) 자리에 해방촌이 들어선 데 이어 적산 처리 과정에서 동국대, 서울중앙방송국, 숭의학원, 미군 통신부대, 외인주택 등 각종 정부기관과 학교, 군 및 종교단체가 파고들어 잠식당했다. 동상과 기념물 그리고 터널과 타워는 남북 체제 경쟁과 정치이데올로기 홍보의 상징물이다. 개발독재와 권위주의 시대 중앙정보부는 ‘남산’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예장자락에 무려 41개의 건물을 차지하고 정권의 홍위병 역할을 했다. 그 상처를 씻어내는 진혼곡이 이제야 연주되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홍릉산책(홍릉수목원) ●일시: 7월 14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장소: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3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여기는 인도] 열차로 인신매매…승객 트윗이 소녀 26명 구해

    [여기는 인도] 열차로 인신매매…승객 트윗이 소녀 26명 구해

    최근 인도의 한 열차 안에서 한 남성 승객이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옮겨지고 있던 소녀 26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져 영웅으로 떠올랐다. 6일 인도 뉴델리방송(NDTV)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5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의 한 열차에 타고 있던 남성 승객 아다쉬 슈리바스타바는 트위터를 통해 인신매매 현장을 신고했다. 그는 열차 한 칸에 적게는 10세부터 많게는 14세까지 어린 소녀가, 그것도 20여 명이 함께 타고 있는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 들어온 소녀들의 모습은 하나 같이 절망적인 표정이었으며 심지어 일부 소녀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이에 따라 그는 무언가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에 제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트위터를 열고 “아바드 급행열차(19040호) s5 칸에 타고 있다. 같은 칸에는 25명의 소녀들이 있는데 모두 불안한 모습이며 일부는 심지어 울고 있다”는 글을 여러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했다. 참고로 남성 승객의 자리에서는 소녀가 25명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나중에 구조된 소녀는 총 26명이었다. 또 이 남성은 곧바로 “인신매매로 보인다. 현재 내가 있는 역은 하리나가르이며 다음 역은 아가하, 고라크푸르 순이다. 제발 소녀들을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트윗은 곧바로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30분쯤 지난 뒤 그는 인도철도(IR) 승객 지원 서비스 트위터 계정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 내용은 철도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으며 정차한 역에서 경찰들이 탑승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 트윗은 인도 철도위원회의 아슈와니 로하니 위원장(차관급)이 직접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 소녀를 데리고 가던 용의자 22세와 55세 남성 두 사람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구조된 소녀 26명은 모두 웨스트 참파란 지방의 마을 나르카티카간즈에서 이드가라는 마을로 끌려가던 길이었으며, 모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소녀를 구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남성 승객에게는 트위터를 통해 “당신 같은 사람이 더 필요하다”, “당신을 본받겠다”, “인류의 희망이다”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한편 인도에서는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에만 9000명이 넘는 미성년자가 인신매매로 팔려갔다. 이들은 가난한 시골 마을 출신으로 일자리가 있다는 말에 현혹돼 도시로 끌려가 노예 생활을 하는 일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현지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국암협회 “학력 수준 따라 암 사망률 격차 크다”?

    미국암협회(ACS)는 학력 수준에 따라 암사망률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티스 브롤리 미국암협회 의료총책임자는 이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지난 25년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사회경제적 요인의 불평등은 암 사망률에 매우 큰 변수로 작용했다”면서 “특히 대학을 졸업한 미국인의 암 사망률은 고졸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고 밝혔다. 브롤리가 언급한 사회경제적 요인에는 가난, 인종, 식습관, 운동량, 학력 등이 포함됐다. 그는 “이에 따른 건강 관리의 격차가 좁혀지면 올해 예상되는 미 내 암사망자 수인 61만명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15만명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이날 발간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미국인들의 건강 관리 수준을 2035년까지 전 국민에 적용할 때 예상되는 암 사망률을 발표했다. 폐암에 의한 사망률은 59%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장암과 췌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각각 32%, 19%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간암에 의한 사망률은 50%가 떨어질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앞서 협회는 지난 24년간 미 내 암환자 사망률이 26% 줄었다고 발표했다. 1991년 215.1명(인구 10만명당 암환자 사망률)에서 2015년 158.6명으로 약 56명이 감소한 것이다. 암 조기진단 기술의 발달을 비롯해 생환습관의 교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선교사 알렌 콜렉션, 반환 위해 긴밀 협의 중”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선교사 알렌 콜렉션, 반환 위해 긴밀 협의 중”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이 말하는 불법 문화재 환수운동이란 ···●사무실 한쪽 벽에는 환수 대상의 문화재 사진 빼곡 도배 “문화재는 그동안 소수 엘리트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권력이나 학문, 부를 가진 이들만 향유했죠. 이 굴레를 벗겨 모두에게 돌려주는 게 무엇보다 큰 문화유산 회복 운동입니다. 문화유산 회복 운동은 이야기의 주인공을 찾아가는 과정이죠.”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만난 이상근(55)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시간을 초월한 가치를 지닌 문화재를 모두에게 돌려준다는 것은 문화유산의 이야기 즉 스토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의 한 빌딩 10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문화재 관련 책들과 함께 그가 반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부여 금동관음보살입상(일명 백제 미소불), 정조의 해시계와 간평의(별자리 관측기구), 태종의 혼일강리역대국도(세계지도), 세종의 원각경 변상도(불경) 등의 사진들이 벽에 도배되다시피 촘촘하게 붙어 있었다. 이들은 일본의 기업인과 대학, 프랑스 파리 천문대와 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외국에 불법적으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를 환수해오고자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어떤 일을 주로 하느냐’고 묻자 이 이사장은 기대했던 문화재 환수 운동보다는 ‘수집’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거북 등 껍질만 모으는 사람, 도장만 모으는 사람, 병 뚜껑만 모으는 사람, 가짜 금제만 모으는 사람 등 별의별 사람이 다 있습니다”며 “이들을 한데 모으는 작업 즉 ‘별의별 이야기 마을’을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근황을 말했다. ●“문화재는 소수 엘리트 전유물 아냐···모두의 것” 이 이사장은 이런 수집가들이 평생 애써 모은 것들에 대해 부인이나 자녀 등 가족들이 무시하거나 그 가치를 등한시한다며 “이들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런 것들이 역사의 기록이고 가치를 만들어줍니다”. 10여 개의 작은 박물관이 있는 스페인 그라나다 박물관 마을을 모델로 삼은 듯 여러 차례 강조하며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도 17개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연합해서 하나의 ‘박물관 마을’을 만든 것도 예를 들었다. 그는 이를 위해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요즘 그가 환수에 애쓰는 것은 선교사를 겸했던 미국 외교관 호러스 뉴턴 알렌(1858~1932)의 수집품이다. 그의 후손들이 현재 소장한 문화재는 50여 점으로 추정된다. 당시 알렌이 주고받은 편지 100여 통도 갖고 있다. 그의 후손들은 미국 오하이오주 버펄로라는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단다. “작년에 황사손(이원·고종의 증손자로 제5대 대한제국의 황실 수장)과 같이 가보니 저녁 7시만 되면 마을 전체가 불이 꺼져 컴컴하고, 기름 한번 넣으려면 5km 떨어진 주유소를 가야 했습니다.” “알렌이 나름대로 한국 독립을 위해 일하다 1905년 본국으로 송환됐습니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몰랐던 그가 한국 독립에 관한 글과 편지를 자꾸 쓰자 당시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1858~1919)에게 미운 살이 박혀 어떤 직책도 받지 못했죠. 알렌은 여생을 가난하게 보냈고, 그 후손들도 궁핍하게 살아 시골마을을 벗어나지 못했지요. 그 후손들이 수집품 150여 점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가난했던 알렌, 친구들에게 고려청사 팔려고 편지도” 이 이사장은 그러면서 100여쪽의 복사 묶음인 ‘알렌 콜렉션 목록’을 내밀어 보여줬다. A4용지 크기의 종이에는 그림과 도자기, 의상 등의 흑백 사진과 함께 영어로 적힌 손편지들과 명성황후와 관련된 자료들이 복사돼 있었다. “알렌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일본의 내정 간섭에 관한 편지, 친구들에게 ‘생활비가 없다’며 고려 청자를 사달라고 부탁하는 편지 등이 있습니다” 그는 이 편지들을 통해 당시 시대상과 대한제국의 역사를 새롭게 써 볼 대목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음달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후손들과 반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할 계획입니다. 그때는 전문 감정사와 같이 가서 알렌 수집품을 평가할 것입니다.” 그는 “필요하다면 그 후손들에게 적절한 보상도 해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반환 후 서울역사박물관이나 조선 왕실 전문인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하는 문제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문화재 환수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6년 조선왕실의궤 환수운동을 하면서부터다. 2010년 당시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왕실의궤 1205권을 반환했다. 일본 왕실 궁내청 서능부에는 조선에서 약탈해간 서책 5만여권의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본 당국이 서고의 문을 열어주지 않아 뭐가 있는지 제대로 조사가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환국한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 환수에도 그가 간여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조선왕실의궤 환수였죠. 당시 일본 총리가 사과도 했고···요즘엔 당연히 부석사의 금동보살좌상 환수 문제죠” 이는 일본 쓰시마 관음사에 있던 불상으로, 일본이 반환을 요구하면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문화재 왜 환수하냐’ 도발에 “과거 상처 치유 과정” 이 이사장에게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 굳이 환수해야 하나요’라고 도발성 질문에 “우리의 ‘고아 문화재’를 되찾는 것은 과거 나라를 잃은 아픔의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체의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문화재가 해외 현지에 있음으로 해서 우리 역사와 문화를 더 잘 알리는 측면이 분명히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것도 어디 있는지 알아야 가능하다 “고 설명했다. 우리 문화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거나, 녹슬거나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고 중국이나 일본 문화재로 잘못 표기돼 있기도 하다며 이런 오류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잘못을 모르고 지나가면 결국 훼손되고 망실된다는 것이다. 이는 문화재가 돈으로 치환되는 ‘괜찮은 물건’이거나 공동체의 기억 즉 역사를 삭제당하는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유산 회복 운동은 이야기 주인공 찾는 일” 이 이사장은 해외에서 우리 문화재를 보유한 상당수 소장가는 수집가의 손자쯤 된다. 그리고 이들 소장가의 나이도 70~80대로 연로하다. “수집가의 후손들이 (우리 문화재에 대해)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일부는 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하고, 또 일부 후손들은 되돌려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재들이 돌아오면 ‘보물급이다, 아니다’의 가치를 논하기 이전에 우리의 역사와 시간을 담고 있기에 돌아올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고가 쳐박아두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전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소장가가 마음 놓고 신탁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조선을 수집한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마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정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 문화재는 20개 국가의 582곳에 흩어져 있다. 한국의 학자나 전문가들이 일일이 나가 확인하는데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문화재 회복 네트워크 설립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현지의 교민이나 유학생, 한국 교수들을 중심으로 우리 문화재의 전수조사를 하고, 추적하는 것이지요. 현지를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출 계획입니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아야 환수운동을 펼치든 현지 활용을 하든 하지요” 그의 사무실 한켠에는 ‘야전 침대’가 놓여 있었다. ‘야전침대가 왜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이상근 이사장은 “해외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연락을 위해서죠. 시차가 안 맞으니 여기 사무실서 잠자며 기다리는 날도 많거든요. 간혹 밤새워 원고도 쓰고···”라며 책상에 도로 앉았다. 사진 김명국선임기자 daunso@seoul.co.kr글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책뿐 아니라 빵도 드릴 것… 지역 살리는 ‘경제구청장’ 자신”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책뿐 아니라 빵도 드릴 것… 지역 살리는 ‘경제구청장’ 자신”

    “책도 드리고 빵도 드리겠습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9일 구청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임 유종필 구청장이 추진했던 인문학 도시, 평생학습도시(책으로 비유) 정책을 발전시키면서 지역 경제(빵으로 비유)까지 살리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악구가 강남구 테헤란밸리와 구로구 G밸리에 낀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있도록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경제구청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선거에 관한 소회가 있다면. -구의원 8년, 시의원 8년, 16년 동안 지역 정치를 꾸려 오면서 바라본 관악은 강남구의 테헤란밸리, 구로구의 G밸리에 끼어서 베드타운으로 전락, 경제적으로는 멈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살기 좋은 공동체로 바뀔 것인가’ 고민하고 이 부분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분명히 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역시 주민을 만나 보니 지역 경제를 살려 달라는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가령 사법시험 제도가 바뀌면서 고시촌이 있던 대학동, 삼성동 일대는 가게 문을 닫는 소상공인들이 속출했다. 선거 운동 중 한 주민이 “당선되면 책을 줄 거냐 빵을 줄 거냐”라고 물었다. 전임 구청장이 이뤄 놓은 인문학 도시 정책 등에 계속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 경제를 살릴 것인지를 비유해 묻는 것이었다. 나는 책도 주고 빵도 주겠다고 답변했다. (선거의) 승리 요인은 임대료 걱정 없는 골목 상권, 대학캠퍼스타운 조성 등 주민과 상생하는 관악의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핵심 공약을 주민들이 높이 평가한 덕이라고 생각한다. →선거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당내 경선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다. 함께 출마한 예비 후보들이 그동안 잘 지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모두 다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그중에 한 사람만 후보가 돼야 하니까 치열하게 경쟁할 때 가슴이 아팠다. 경선 이후 그분들과 뭉쳐야 본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함께했다. 그중 신언근 의원은 민선 7기 구청장직인수위원회 인수부위원장으로 함께하기도 했다. →향후 4년간 관악구 발전 구상은. -관악의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과거 미국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를 견학한 적이 있다. 관악구에도 서울대라는 우수 자원이 있지만 서울대생들이 졸업하고 나면 지역을 떠나버리는 실정이다. 졸업한 서울대생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꿈틀대는 대학캠퍼스타운을 만들겠다. 또 미국 시애틀의 골목상권에서 세계적인 기업 스 타벅스가 탄생했듯 관악의 전통시장, 골목상권과 연대해 제2의 스타벅스를 만들겠다. 용적률 완화 등을 인센티브로 임대료 안정 협약을 체결하고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입점을 제한해 지역주민이 상생하는 골목상권을 만들겠다. →경제 분야 외 핵심 공약과 주요 사업이 있다면. -6대 전략과 50대 과제를 만들었다. 6대 전략을 소개하자면 ‘더불어 경제’, ‘으뜸 교통’, ‘청정 삶터’, ‘으뜸 교육문화’, ‘더불어 복지’, ‘혁신관악청’이다. 경제 분야는 앞서 설명했고 으뜸 교통 분야에서는 신림선(샛강역~서울대 경전철) 조기 완공, 서부선(새절역~서울대입구역 경전철) 조기 착공, 난곡선(보라매공원~난향동 경전철) 조기 착공 등을 추진하려 한다. 청정 삶터 분야에서는 낙성대에서 보라매공원에 이르는 봉천천을 복원해 친수공간을 주민에게 제공하겠다. 으뜸 교육문화 분야에서는 서울대 멘토링 사업 확대, 방과후 교육지원센터 설립 등을 추진한다. 더불어 복지 분야에서는 육아하는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복합문화 휴게공간인 마더센터 건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관악청 분야와 관련해서는 주민들이 청사에 모여 수시로 현안을 논의하고 구청장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선거 기간 중 한 주민으로부터 “구청장이 되면 만나기 어려운 거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언제든 구청을 찾아오면 주민이 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현재 5층에 있는 구청장실을 1층으로 옮길 계획이다. 또 ‘더불어으뜸관악협치위원회’를 둘 것이다. 관악구 관계자, 시민사회 단체, 서울대 교수 중에 협치 조정 능력이 있는 분들, 당에서도 책임을 가지고 참여할 몇 분 등과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그 위원회가 전적으로 구정 의제를 설정할 계획이다.→지방분권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추진해 나갈 생각인가. -당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선거가 끝났으니까 지방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다시 한번 개헌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생각한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 가속화될 것이고 차기 당대표 역시 개헌 모드로 분위기를 잡아 갈 것이다. 지방분권이 안착할 수 있는 그런 정국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본다.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재정 문제다. 국가 전체 세수입 가운데 지방세 비중이 20% 남짓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상급 자치단체에 재원을 의존하다 보니 창의적 사업을 펴나가기 힘들다. 적어도 지방세 비중이 40%는 돼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구현은 재정분권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 개헌과 함께 관련 세법을 개정해 국세와 지방세 간 세목 조정을 통해 자주 재정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명칭도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로 부르는 게 맞다. →어떤 구청장이 되려 하는가. -지역 경제만큼은 반드시 살려 놓는 ‘경제구청장’이 되고 싶고 구정 운영은 소통과 협치를 중심으로 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렴과 겸손이다. 58.9%라는 높은 지지율을 보낸 주민들께 감사드리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6대 전략과 50대 실천과제를 가지고 착실하게 구청장직을 수행하고 싶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박준희 구청장은 구·시의원 16년 몸에 밴 생활 정치…사람 위한 정책 올인 지난달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관악구민의 선택을 받은 박준희 구청장은 관악구와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40년이 다 돼 간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왔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아 싼 방을 구하기 위해 서울시내를 전전하다 관악과 인연을 맺었다. 이웃들은 가난했고 그들과 생활하면서 봉천동 달동네 생활에 익숙해졌다. 그 속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웠다. 고향은 전남 완도다. 어려서는 커서 정치를 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반장을 하고 학생회장을 하면서 리더십을 키웠다. 1998년 제3대 관악구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제4대 관악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정치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생활밀착형 정치를 지향했다. 당시 자녀들이 어렸기 때문에 육아와 교육에 관심이 컸고 아이 키우기 좋은 관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성실한 의정 활동 결과로 구의원 시절 의정대상을 받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시의원 당선이 정치활동에 있어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2010년 제8대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됐고 이어 제9대까지 시의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주민들에게 서민일자리를 확실히 살리고 교통·주거환경을 멋지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4년을 꼬박 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관악주민의 숙원 사업인 경전철 사업을 위해 뛰어다녔고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에도 역할을 했다. 시의원 재선 당시에는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고 사람을 보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대료 걱정 없는 골목상권 조성,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 구성, 대학캠퍼스타운 조성, 유아 자연배움터 확대, 복합문화공간 마더센터 설립 등 민선 7기 주요 공약에도 사람에 대한 정이 가득 담겼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조윤제 주미대사, ‘북한, 경제 위기로 비핵화에 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의 길로 나선 이유가 ‘경제 성장’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학자이기도 한 조윤제 주미 대사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지인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목표는 체제 보장과 경제 발전에 있고, 그도 미국과 관계개선 없이는 두 가지 목표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연내에 남·북·미가 비핵화의 최종 단계에 체결될 공식적인 평화협정의 잠정단계인 ‘종전 선언’에 나선다면 북한은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재직할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소련의 붕괴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소련과 교역하던 공산주의 국가들은 세계 자유시장경제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혹독한 고통을 겪었다”면서 “당시 김일성 전 주석, 이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권력상실을 두려워한 나머지 경제전환을 거부했고, 경제적 궁핍 상황에서 체제 생존을 위한 핵무기 개발에 올인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가난과 핵무기를 물렸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제 김 위원장은 핵무기를 버리고 ‘경제 성장’을 택했다고 조 대사는 주장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가 북한을 옥죄기 시작하면서 김 위원장의 생각이 바꿨을 것이라는 것이 조 대사의 지적이다. 조 대사는 “북한 생존의 핵심은 ‘경제적 번영’에 있는데 이것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끝나지 않는 한 실현될 수 없고, 이는 다시 북·미 관계의 영구적 개선 없이는 달성될 수 없으며, 북미 관계 개선은 비핵화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서둘러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사회와 그가 헤쳐나가는 세상은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 시대와 다르다”면서 “김 위원장은 이미 수백 개의 장마당을 만들고 국가집단 농업체제를 가족 농업체제로 전환하는 경제규제 완화작업을 시작했고, 이런 개혁은 되돌리기가 어렵다”며 비핵화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조 대사는 “13세기 동안 단일국가였던 남·북과 달리 미국과 북한은 지난 70년간 신뢰에 기반을 둔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어서 남북 관계처럼 쉽게 진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미국 측에 조언했다. 이어 “지난 10년 간 남북 간, 미·북 간에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면서 “우리는 이제 굳건한 대화 기반을 최고위급 차원에서 구축했고, 이런 측면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뉴스쇼’ 정우성 “난민 발언에 원색적 욕설” 악플 2번씩 읽은 이유

    ‘뉴스쇼’ 정우성 “난민 발언에 원색적 욕설” 악플 2번씩 읽은 이유

    배우 정우성이 ‘뉴스쇼’에서 난민 문제와 관련한 여러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정우성은 5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난민 문제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앞서 세계 난민의 날인 지난달 20일 정우성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난민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호소했다. 이에 만화가 윤서인은 “왜 남보고 희망이 되어 달래. 자기는 희망이 안 되어주면서. 최소 몇 명이라도 좀 데리고 살면서 이딴 소리를 하세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공개한 만화에는 한 남성이 호화로운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이날 김현정 앵커는 정우성에게 “이런 반론이 있다. ‘정우성은 부자니까 치안 걱정이 없겠지만 서민들, 특히 가난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난민들과 계속 부딪히며 살아야 한다’라는. 이런 말들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이에 정우성은 “글쎄다. 현실과 많이 멀어진 정우성이라는 거냐, 내가 가난을 모른다는 얘기는 잘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가 가난을 잊었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내 어린 시절은 산동네 철거촌을 전전하던 삶이었다”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그렇지만 아무튼 그건 지나간 얘기다. 이걸 강조하면서 ‘저는 여러분의 삶을 잘 압니다’라고 얘기하는 것도 웃긴 것 같다”라며 “난 단지 사회적 관심을 얘기하는 거다. 이 난민 문제는 한 개인이나 한 국가가 책임질 수 없고 전세계적으로 책임을 동반해야 하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책임을 지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문제를 같이 공감하고 가져가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는 거다”라며 “절대 여러분의 삶의 질과 풍요를 뺏고자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우리 사회는 늘 불평등 불합리했고 상처 치유가 힘들었다. 이런 사회 문제가 있어서 난민 문제가 커진 것 같다. 우리 사회가 가진 갈등을 잘 해결할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성숙한 대한민국으로서 국제적으로도 소외된 계층을 돌보는 성숙한 사회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개인 SNS를 통해서 걱정의 목소리 원색적인 욕설을 남기시더라. 댓글 잘 안 보는데 이번처럼 여러분들이 보내주는 걸 2번씩 읽고 왜 이런 목소리를 낼까. 그분들의 감정을 보려고 한 건 처음이다. 비판의 목소리 뒤에 있는 감정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우리 세대가 중요한 나이대 같다. 다음 세대에 건강한 대한민국을 주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고 목소리 내는지가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는 거냐는 얘기를 듣는다. 충분히 이해하는데 전 정말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우리 아이들을 정말 사랑한다.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진심어린 마음을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보리의 가능성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보리의 가능성

    지난해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보리 하나를 그렸다. 육성한 지 몇 년 안 된 신품종이었고, 알이 새까만 흑누리라는 이름의 보리였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신문에서 광고 하나를 보았다. 새로 출시된 보리 음료 광고였는데, 내가 이 광고를 유심히 본 건 이것의 원료가 우리 땅에서 난 까만 보리라는 카피 때문이었다. 광고를 보자마자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역시나 그 원료는 지난해 내가 그렸던 흑누리 보리였고, 그 음료는 농촌진흥청과 음료 회사가 합작해 만든 것이었다.나는 어쩐지 충만한 마음이 들었다. 훌륭한 청년이 돼버린 어린아이를 여기에 빗댈 수 있을까? 신종이나 신품종, 사람들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식물의 형태를 그리다 보면 이들이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어떤 존재로 살게 될지, 혹여 증식돼 도시에서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게 된다. 식물을 다 그리고 나서 논문으로 발표되거나, 인쇄물에 실리거나, 전시를 하거나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순간, 나의 일은 끝이지만 다시 언젠가 어디에서 이 식물과 마주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늘 품고 있다. 식물의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각각의 능력과 역할을 부여받고 도시의 화훼식물로 꽃집이나 공원의 정원에서, 마트의 과수와 채소 매대에서, 혹은 더 가공된 형태로 화장품이나 약, 혹은 이 흑누리처럼 음료로 만날 수도 있는 일이다. 흑누리를 그리는 동안에도 고대했다. 들판에 펼쳐진 이 까맣고 기다란 풀을 언제쯤 어떤 형태로 도시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흑누리 보리차나 빵 등을 상상할 수 있었다. 지금껏 내가 보리를 접할 수 있었던 건 기껏 어렸을 적 냉침 해 먹던 보리차와 아주 가끔 엄마가 해주던 보리밥 정도였기 때문이다.그러다 문득 보리는 쌀과 밀에 비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왔다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실제 보리는 1만여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 지내온 주요 식용작물이다. 탄수화물 함량이 많아 사람들에게 좋은 영양 공급원이었는데, 다만 이들은 같은 화본과 작물인 밀과 쌀만큼 맛있지 않고 적게 자라기 때문에 보통 가난한 사람들은 보리를, 부유한 사람들은 밀과 쌀을 많이 먹었다. ‘보릿고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우리가 경제적으로 힘들던 시절에 식량문제를 해결해준 것도 보리였다. 보리는 죽과 수프, 빵의 원료로도, 그리고 맥주의 원료로도 재배돼 왔으나, 이들은 늘 밀과 쌀 다음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보리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비만과 당뇨와 같은 질병이 늘어가며 보리의 식이섬유 함량과 비타민1, 2, 나이아신, 칼륨, 철분, 엽산 등의 성분이 장운동과 소화를 도와주고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연구진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보리 품종을 육성해 왔고, 이런 노력이 바로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신품종이자 내가 그렸던 흑누리는 일반 보리보다 안토시아닌이 4배 이상 많고 활용 영역이 넓어 외국에 수출하기도 하는 효자 품종이다. 조아찰과 베타원은 베타글루간 함량이 높고, 대안찰은 눈의 크기가 커서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다. 녹색의 강호청부터 흑색의 흑광, 흑누리, 보라색의 보석찰까지 색도 다양하다. 연구진은 다양한 색과 영양분을 가진 보리뿐만 아니라 보리밥으로 만들면 변색과 냄새가 적은 영백찰과 한백처럼 기존 보리의 단점을 보완한, 사람들이 더 좋아할 만한 다양한 보리 품종을 육성하기도 한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보리로 만든 빵과 디저트, 차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최근에는 흑보리와 커피를 섞은 보리 커피가 개발됐고, 커피를 좋아하지만 카페인 성분 때문에 먹기를 꺼리던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품종의 개발만큼 보리의 활용 영역은 더욱 넓어지고 이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우리나라의 보리 재배 면적은 역대 최대가 됐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식물의 형태를 관찰하다 보면 내가 알던 식물이 낯설게 느껴지는 일이 많다. 보리도 그랬다. 내가 늘 접해 왔던 건 그들의 맛이었지만, 그들을 형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리면서 그 어떤 화훼식물보다 관상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푸르른 녹색을 띠는 청보리는 관상식물로 인기가 있어 고창과 제주도 등지에서는 4, 5월이면 청보리 축제를 열기도 한다. 사람들은 보리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서, 또는 그들의 형태를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서 그들을 찾아간다. 그 어떤 화훼식물 못지않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금 나는 보랏빛의 보리를 그리고 있다. 자수정찰이라는 이름만큼 어여쁜 빛깔의 보리, 이 역시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새로운 품종이다. 이들은 또 언제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나와 다시 마주치게 될까? 식물세밀화를 그리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설렘일 것이다.
  • [이호준의 시간여행] 오일장에서 만나는 추억

    [이호준의 시간여행] 오일장에서 만나는 추억

    지방에 갈 때마다 날짜만 맞으면 무조건 5일장에 들른다. 내게 5일장은 여전히 고향을 상징하는 깃발이고 잃어버린 보물창고다. 그곳에서는 상품만 파는 게 아니라 추억도 판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오래 잊고 있었던 것들을 발견할 땐 반가운 마음에 괜스레 울컥하기도 한다. 대체 저런 걸 누가 살까 싶은데도, 노인들은 신문지만 한 전을 펴놓고 앉아 손님을 기다린다.그 노인을 만난 건 경기도 어느 읍의 오일장에서였다. 자료를 구할 만한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는데 영 마음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읍내 구경이나 하자는 심사로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운이 좋았던지 마침 장날이었다.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구경하다 튀김도 사 먹고 싸구려 옷도 한 벌 샀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을 뒤지고 다니던 끝에, 길가에 작은 전을 펼쳐 놓은 노인을 보았다. 장터에도 진입하지 못하는 ‘잡상인’인 셈이었다. 전을 폈으니 파는 물건들인 게 분명한데 상품이 너무 초라하여 가격을 묻기도 민망했다. 잡곡 몇 가지에서부터 오그라든 시금치까지 그날 아침 집에서 동원할 수 있는 건 모두 이고 나온 모양인데도 그리 볼품이 없었다. 정작 내 눈길을 잡은 건 잡곡이나 채소가 아니었다. 볏짚으로 엮은 달걀 꾸러미에 시선을 온통 빼앗기고 말았다. 아! 대체 얼마 만에 보는 달걀 꾸러미인지…. 시골에서야 아직 드물지 않은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래전 도시에 편입된 나로서는 뜻밖의 물건을 만난 셈이었다. 노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얼마냐고 물었더니 반색하며 3000원이라고 대답했다. 놓아 먹인 토종닭이 낳은 알이니 몸에도 좋다고 입에 침이 말랐다. 손님은 꾸러미에 반하고 파는 사람은 달걀을 자랑하는 ‘동상이몽’이 이루어진 셈이었다. 한 꾸러미에 3000원이면 하나에 300원인 셈이다. 달걀 값이 폭락했다는 뉴스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비싸다고 손사래를 칠지 모르지만, 내게는 조금도 비싸 보이지 않았다. 누가 뺏을세라 얼른 돈을 치렀다. 운도 좋지, 우연히 들른 장터에서 달걀 꾸러미를 만나다니. 튼튼한 계란판이 넘치는 세상에 아직도 이런 게 있다니…. 초등학교 2, 3학년쯤이었을 것이다. 반 아이 하나가 학교 우물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깊은 곳까지 들어가 건져 올렸다. 다음날 그 아이의 어머니가 선생님께 고맙다고 가져온 선물이 달걀 한 꾸러미였다. 지금으로 보면 좀 생뚱맞아 보일지 몰라도 가난한 집에서 달걀 10개는 그리 쉽게 내놓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때만 해도 달걀은 현금 대우를 받았다. 아이들이 학용품을 사야 하거나 미술 준비가 필요할 때 어머니는 돈 대신 달걀을 쥐여주었다. 평소에 쌀독 깊은 곳에 하나 둘씩 모았다가 열 개, 스무 개가 차면 꾸러미로 만들어 돈을 사거나 필요한 물건으로 바꾸었다. 우물에 빠진 아이의 집에서 가져온 것도 그렇게 아끼고 아껴 모았던 달걀이었을 것이다. 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을 자식의 목숨을 구해준 선생님께 드리고 싶었을 것이다. 5일장에서 만난 노인과 달걀 꾸러미 위에 반백 년 전의 교실 풍경이 겹쳐졌다. 별 일도 아닌데 참 이상했다. 시야가 자꾸 흐려졌다. 그 시간 이후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이 모두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조금도 자라지 않은 아이 하나가 거기 서 있었다. 노인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선 뒤에도 마음은 내내 장터로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 빈곤 탈출하는 아프리카… 3800조원 거대 단일 시장 뜬다

    빈곤 탈출하는 아프리카… 3800조원 거대 단일 시장 뜬다

    22개국 비준 통과 30일 후 발효 “10년 후 세계 무역 판도 바뀔 것”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땅, 아프리카가 대륙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판으로 빈곤에서 벗어나려 한다. 아프리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보호무역주의 파도를 이겨낼지 주목된다. CNBC아프리카 등은 모리타니의 수도 누악쇼트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서 총 55개 회원국 가운데 49개국이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협정(AfCFTA) 출범에 합의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월 르완다 키갈리 회의에서 총 44개국이 AfCFTA 출범에 동의했고,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추가로 서명했다. 당초 AfCFTA에 부정적이었던 아프리카 최고 부국 남아공이 전격적으로 합류하면서 역사적인 협정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웠다. 각국은 오는 9월까지 자국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차드, 스와질랜드 등 총 6개국이 비준을 마쳤다. 총 22개 회원국 국회가 모두 비준한 시점에서 30일 후 AfCFTA가 발효된다. AfCFTA의 장기적 목표는 아프리카 단일 시장 구축이다. 1단계로 역내에서 생산하는 상품 90%의 관세를 철폐하고 단계적으로 모든 관세를 없앨 방침이다. 이 과정에 80개에 이르는 아프리카 개별 국가 간 무역 협정도 자연스럽게 정리돼 흡수될 것으로 관측된다. AfCFTA의 총 GDP는 3조 4000억 달러(약 3801조 2000억원)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GDP의 16% 수준이다. 그러나 AfCFTA는 풍부한 노동력이라는 무기가 있다. AfCFTA의 인구는 12억명이다. NAFTA의 약 2.5배다. AU는 2050년 AfCFTA 인구가 전 세계 노동인구의 약 26%인 25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AU 관계자는 “AfCFTA가 세계무역기구(WTO) 창립 이후 최대의 자유무역 지역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유엔 아프리카 경제위원회는 “AfCFTA로 아프리카 지역 내 무역량이 52.3% 늘어날 것”이라면서 “관세 장벽을 완전히 없애면 무역량은 두 배로 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아프리카 센터 선임연구원 오드리 흐루비는 “아프리카는 지난 10년간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뤘다. 다음 10년은 이 성장을 제도화하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시기”라면서 “AfCFTA가 세계 무역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중국의 인구 정체, 인건비 상승으로 “2001년 미국 제조업이 중국으로 떠났던 것처럼 다음은 아프리카로 옮겨 갈 것”이라면서 “아프리카 대륙에는 최고 수준의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남아공, 케냐, 이집트 등 대규모 제조업 기지가 있는 국가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가난한 예술가 비극 없도록… ‘인생무대’ 희망 키워 주는 서울

    가난한 예술가 비극 없도록… ‘인생무대’ 희망 키워 주는 서울

    2011년 무명의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궁핍한 생활 속에서 홀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해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됐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설립과 함께 예술인들에 대한 사회보장이 첫발을 뗐다. 하지만 예술인의 죽음은 계속됐고, 예술 현장의 고통은 여전하다. 특히 열정은 있으나 경험이 부족한 청년 예술인들의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서울시가 나서서 청년 예술인들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을 놓고 있다. ‘최초예술지원 사업’, ‘서울청년예술단 사업’, ‘청년예술공간 지원사업’ 등이 주요 정책이다. 정책의 근거는 서울시가 2015년 11월 23일부터 15일간 진행한 ‘서울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다. 통계를 보면 ‘서울에서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단점’을 묻자 응답자 430명 가운데 43.0%가 ‘거주 비용 등 생활비가 타지보다 많이 소요된다’, 37.7%가 ‘예술지원사업 공모 시 경쟁이 심하다’고 답했다. ‘공연장 등 발표공간 임차료(대관료)가 타 지역보다 비싸다’(14.0%)는 답변도 있었다. 류경희 서울시 예술정책팀장은 “그동안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예술인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열악한 현실 속에 놓여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지원사업 경쟁률과 생활비, 임차료로 예술인 활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가 청년 예술인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최초예술지원 사업은 공공 지원금을 받아 본 적이 없는 39세 이하(1980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이거나 대학 졸업 이후 데뷔 10년 이하인 개인 청년 예술가에게 지원금을 주는 사업이다. 예산은 올해 기준으로 15억원 규모다. 지원 사업에는 ‘창작발표형’과 ‘창작준비형’이 있다. 창작발표형은 최대 1500만원, 창작준비형은 일시불 200만원을 지원한다. 쉽게 말하면 발표형은 발표를 눈앞에 둔 예술인들, 준비형은 이제 기획 단계를 막 시작한 이들이 대상이다. 분야는 연극, 무용, 음악, 전통, 다원(장르 경계가 없는 예술), 시각, 문학 등 7개다. 지난 2~3월 상반기 공모로 270명가량을 뽑았고, 2차 공모를 다음달까지 완료해 약 180명을 더 선발할 예정이다. 이정연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팀장은 “보통 예술인 지원 사업이라는 게 결과에 중점을 둬 왔다. 예술인이 성장하는 데 여러 가지 단계가 있는데 마지막 결과물만 중점적으로 봐 온 것”이라면서 “최초예술지원 사업은 창작 준비 단계, 중간 단계에 있는 청년 예술인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개인이 아니라 단체에 초점을 맞춘 서울청년예술단 사업도 있다. 서울청년예술단으로 최종 선정된 9인 이하의 예술단체는 활동 기간 8개월(5~12월) 동안 1인당 예술활동 지원비 월 70만원을 받고, 이와 별개로 단체는 활동 계획서의 완성도에 따라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35세 이하(1984년생 1월 1일 이후 출생자) 청년들만 신청할 수 있고 지원 분야는 최초예술지원 사업과 7개로 같다. 서울시가 지난 2월 말 공모를 했고 신청 단체 574곳 가운데 58곳을 선정했다. 사업 신청 단체는 지난해 466곳에서 100여곳이 늘어났다. 청년 예술가들에게 입소문이 났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들은 지원을 토대로 예술단별 활동 계획에 따른 창작활동을 마음껏 진행한다. 단체가 예술가 멘토를 원하면 시에서 연결도 해 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들에게 서울청년예술단 활동은 큰 이력이 된다. 정부 예술지원사업 신청을 할 때 청년들의 경우 벽이 높은데 예술단 활동 이력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의 두 사업을 통해 실력을 닦은 개인과 단체라도 높은 대관료에 발표할 공간이 없으면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이 청년예술공간지원사업이다. 문화예술공간(공연장, 전시장,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는 개인 또는 단체에 임차료, 인건비 성격으로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한다. 사업 대상들은 39세 이하의 개인이거나 35세 이하로 구성된 단체에 최소 한 달 동안 대관료를 50% 이상 할인해 줘야 한다. 최초예술지원 사업과 서울청년예술단 출신이 아니더라도 나이 기준을 충족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지난해 34곳과 비슷한 수준인 35곳이 청년예술공간지원사업 공간으로 선정됐다. 극장 봄, 성북마을극장, 수유리콜라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9월 예술인의 처우를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예술인복지증진조례’가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예술인 복지 조례는 서울시가 5년마다 예술인 복지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제4조)하고, 예술인 주거·창작공간 확충, 예술인 활동 기회 확대, 신진·청년 예술인 활동 기반 강화 사업을 추진(제7조)하도록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청년들은 활동 경력을 쌓아 자립 발판을 마련하고, 시민들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예술하기 좋은 도시, 서울시로 계속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월드피플+] 월급 못 받는 선생님 위해 용돈 모은 학생들 사연

    [월드피플+] 월급 못 받는 선생님 위해 용돈 모은 학생들 사연

    브라질의 한 학교 학생들이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선생님’을 위해 정성을 모아 선생님을 감동케 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일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들은 브라질의 브레주 산토에 있는 한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이 학교에서 음악교사로 일하고 있는 브루노 라파엘 파이바(28)는 진심을 다해 학생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학생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발 벗고 나서 도우려하는 모습으로 학생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독차지해왔다. 이런 파이바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2개월 전 부터다. 공립학교에서 근무하는 그의 월급은 주 정부로부터 지급되는데, 얼마 전 학교 측과 주 정부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3개월 간 급여지급 정지 통보를 받았다. 이를 부당하게 여긴 파이바는 정부를 상대로 항의했지만 아직까지 해결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두 달 간 월급을 받지 못한 그는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 학교 숙직실에서 생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파이바는 학교를 그만 둘까 생각도 했지만 자신을 믿고 따르는 학생들을 위해 꿋꿋하게 가르침을 이어갔다. 그러던 지난달 15일 학생들은 파이바에게 게임을 하자고 요청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는 게임을 하던 중 자신의 책상위에서 작은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를 열어 본 파이바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상자 안에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위해 모은 돈 400헤알(한화 약 11만 5000원)이 들어있었다. 400헤알은 파이바의 한 달 월급의 약 3분의 2 정도 되는 큰 금액이었다. 당시 모습을 담은 동영상에는 상자를 보고 눈물을 쏟는 파이바와, 그런 선생님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학생들의 마음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파이바는 “두 달 간 일하면서 급여를 받지 못했고, 앞으로 살아 갈 길이 막막하기까지 했다. 너무 힘이 들어서 일을 그만 둘까 생각하기도 했었다”면서 “아이들이 이런 나를 위해 돈을 모은 사실을 알게 됐다.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고, 매우 감동을 받았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학생들의 사랑이 나를 보호한다고 느낀다. 그 날, 나의 인생이 달라졌다”면서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좋고 이는 내 삶의 일부다. 다른 삶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을 향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JP가 남긴 한마디 “정치는 책임이 뒤따른다”

    JP가 남긴 한마디 “정치는 책임이 뒤따른다”

    지난달 23일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책 ‘남아 있는 그대들에게’(스노우폭스 북스)가 2일 출간됐다. 김 전 총리가 2016년 5월부터 2017년 가을까지 측근의 도움을 받아 구술로 남긴 유언집 성격의 책이다. 책에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 청년에게 전하는 위로 등 각종 조언의 메시지, 5·16 쿠데타를 일으킨 배경과 정치 철학,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일화 등이 담겨 있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의 정치관에 대해 “분명한 것은 총재나 총리의 위치에서 언제나 대한민국을 받들고 있었다”며 “정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조차 ‘어떻게 하면 내 나라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5·16 쿠데타를 일으킨 이유에 대해선 “오랜 가난에서 벗어나 남에게 도움받지 않고도 잘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특히 5·16 쿠데타에 대해 ‘군사혁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골프 애호가’로 알려진 김 전 총리는 “정치는 골프보다 어렵다. 골프는 안 맞는다고 책임질 일은 없지만 정치는 책임이 뒤따른다”며 “잘못하면 국민에게 그만큼 해를 입힌다. 그래서 2004년 4월 아무 말 없이 즉각 정계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또 “박 전 대통령 등 청와대 권력자들은 제 주변에 사람이 모이면 저를 대통령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거나, 제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여겼다”며 “그 결과 대여섯 번 압수수색을 당했다. 그것은 권력의 속성”이라고 언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을 당해 임기 중 파면됐다”는 짧은 언급만 했다.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김 전 총리는 ‘DJP 연합’ 등 현대 정치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9선으로 역대 최다선 의원을 역임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박승원 광명시장, 목감천 점검 ‘시민 안전이 최우선’ 현장행보로 첫 공식업무

    박승원 광명시장, 목감천 점검 ‘시민 안전이 최우선’ 현장행보로 첫 공식업무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2일 예정됐던 취임식을 전격 취소하고 태풍 대비 민생 현장 안전점검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2일 광명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전 7시 민생위험지역인 목감천을 점검하는 등 ‘시민안전이 최우선’ 현장 행보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어 현충탑을 참배하고 취임선서와 간단한 취임절차를 거친 뒤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박 시장은 북상 중인 태풍 쁘라삐룬 영향이 예상되자 취임식 등 예정된 일정을 생략하고 지난 1일 곧바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하안배수펌프장 점검하는 등 비상업무에 돌입했다. 박 시장은 취임사에서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청년과 노인, 건강한 이들과 아프고 힘든 이들 모두가 광명의 너른 품 안에서 함께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는 도시와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해 제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미래를 살피는 지혜와 변화 추이를 읽어내는 밝은 눈이 필요하며 위기에 대비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준비와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하며 “우리 삶을 바꾸는 광명시정부, 더 따뜻하고 밝은 도시 광명”을 위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취임 후 100일쯤에 시정방향과 정책에 대해 시민에게 보고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삼성, 폐가에 펜션 지어 중국 빈곤퇴치

    삼성, 폐가에 펜션 지어 중국 빈곤퇴치

    중국 삼성이 250억원을 투자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빈곤퇴치 지원을 확대한다. 중국 삼성은 최근 구이저우성 레이산현 바이옌촌에서 국무원 빈곤지원 판공실, 빈곤지원 기금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빈곤지원 사업 발대식을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중국 삼성은 앞으로 3년간 1억 5000만 위안(약 252억원)을 투입해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 허베이성 난위촌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자립형 나눔빌리지’를 확대해 구이저우성, 쓰촨성 등에 추가로 10개를 만들 계획이다.난위촌은 연 소득 2000위안(약 33만원)의 극빈 지역이었으나 중국 삼성의 나눔빌리지 사업으로 주민들이 펜션을 운영하며 가난에서 벗어났다. 중국 삼성은 난위촌 주변에 백리협, 십도 등 베이징 근교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나눔빌리지란 고급 펜션을 건립했다.특히 주민들이 모두 합작회사 주주가 되도록 해 수익의 50%를 나눴다. 지난해 여름 폐가를 활용한 8개의 펜션을 열어 반년 만에 주민당 500위안의 배당금을 받았으며, 펜션 사업에 참여한 주민은 3000~4000위안의 월급과 성과급을 받아 빈곤 탈출의 성공 사례가 됐다. 황득규 중국 삼성 사장은 “중국 삼성은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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