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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하이데라바드 호수에 뛰어드는 114명의 목숨, 제가 구했죠”

    “인도 하이데라바드 호수에 뛰어드는 114명의 목숨, 제가 구했죠”

    인도 얘기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지 않겠다는 독자들이 많아졌다. 남부 하이데라바드에 사는 쉬바란 남성이 인공 호수인 후사인 사가르 호수에서 주검들을 찾는 일을 도우면서 극단을 선택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114명의 목숨을 구했다는 영국 BBC의 9일 보도도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 이름 하나만 달랑 쓰는 그는 어느날 물에 뛰어들려는 사람을 뜯어말려 목숨을 구한 뒤부터 이런 선행을 베풀었다니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가 호수에 뛰어들어 시신을 찾는 일을 도운 것은 열살 때 경찰관들이 근처 연못에서 시신을 건져내는 잠수부들에게 돈을 주는 모습을 지켜본 것이 계기가 됐다. 인도 경찰은 월급도 박하고 수영 기술을 제대로 가르칠 만한 기관도 없어 가난한 이들에게 푼돈을 쥐어주고 그런 위험한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 처음에 그가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서자 나이가 어리다며 경찰들은 도리질을 했다. 처음에는 주검 하나 건지면 40루피(약 600원)를 받았는데 그에겐 큰 금액이었다. 그게 20년 전의 일이다. 이제 나이 서른이 됐는데 그는 여전히 경찰 일을 돕고 있다. 하이데라바드의 한복판에 위치한 후사인 사가르 호수 중심에는 18m 높이의 부처상이 자리하고 있는데 힌두교의 주요 축제인 가네샤 축제가 열리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가 목숨을 구하지 못하면 시신으로 건져내기도 하는데 요즘은 아내에게 수영 교육을 시켜 여성들의 시신을 되찾아오는 일을 맡기고 있다고 했다. B 다날락슈미 경사도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을 구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100명은 넘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부모도 모르고 길거리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낸 쉬바는 짧게 고아원 생활도 했다. 자신이 몇 살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집도 없는 한 여성, 그녀의 자녀들과 함께 지내며 자녀들에게 인생을 바꿀 재간으로 헤엄치는 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약물 중독과 질병, 굶주림, 사고 등으로 수많은 친구를 잃었다며 자신에게 수영을 가르친 락슈만이 다른 누군가를 구하려다 친한 친구와 함께 익사했다며 다른 이를 구하는 것으로 그 아픔을 메우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을 구하면 때로는 사람들이 감사의 표시로 돈을 건넨다고 했다. 또 지역사회의 유명인이 돼 영화에도 짤막하게 소개됐다.극단을 택하려는 사람들의 동기는 천차만별이다. 시험 스트레스, 사랑, 가족 분쟁, 궁핍한 살림, 자녀에게 버림받은 어르신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호수에 몸을 던지는 남자도 있었다. 그의 친구도 물에 뛰어들었는데 쉬바는 뛰어들어 친구만 구해냈다. 사망자의 가족들은 감염될까봐 시신 인수를 마다해 그가 직접 화장했다고 했다. 그는 같은 이유로 식구들이 무시한다며 극단을 선택하려는 다른 남성도 구한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타적인 행동에는 대가가 따른다. 이 호수는 엄청 오염이 심해 변변한 수영복 하나 없이 물에 뛰어드는 그는 피부 발진, 장티푸스 등을 앓았다. 그는 “장비 챙길 틈이 어디 있나. 빨리 물에 뛰어들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여름에는 악취도 심하고 뱀들도 기슭에 곧잘 나타난다. 쉬바는 “여기서 계속 살려 한다. 여기 계속 있으면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 목숨을 구하는 만족감은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슬세권’·‘킹핀’·‘그린’…포스트 코로나 시대, 명사들이 던진 키워드는

    ‘슬세권’·‘킹핀’·‘그린’…포스트 코로나 시대, 명사들이 던진 키워드는

    코로나19 이후의 미래에 대해 여러 말들이 쏟아지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은 높기만 하다. 한국 사회는 이런 대전환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명사들의 강연으로 유명한 ‘명견만리’가 2년 만에 돌아와 그 해답을 찾아본다. KBS는 오는 8일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분 ‘명견만리Q100’을 총 8회 방송한다. 주제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대전환’이다. 시청자가 제안한 3000여 개의 질문 중 100개를 뽑아 각 분야 지성들이 답을 찾는다. 앞서 제작진은 ‘코로나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주제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 코로나 대응에 대한 사회의 대응 수준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올해 ‘명견만리’는 3개 분야 9명의 연사가 무대에 오르다. 첫번째 주제 ‘대전환’ 에서는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코로나가 불러온 피할 수 없는 전환에 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15년째 한국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온 전문가인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방향이 아니라 속도를 앞당기는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집의 재발견에서 슬리퍼 신고 부담없이 다니는 ‘슬세권’의 경쟁력,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피보팅’ 전략을 이야기한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성공의 덫’을 되짚어본다. 고용과 복지, 사회안전망 등 코로나19가 소환한 우리 사회의 민낯과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복지국가의 길은 무엇인지 묻는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짚는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선진국 문턱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 전 부총리에 따르면 그 패러다임을 바꾸는 열쇠는 ‘킹핀’(king pin)이다. 볼링에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1번 핀 대신 뒤쪽에 숨어있는 5번 핀을 공략해야 스트라이크를 칠 수 있다. 한국 경제를 되살리는 킹핀은 공감 혁명, 경제혁신임을 강조한다. 청년들을 위한 강연도 이어진다. 재미있고 친근한 뉴스로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은 당찬 20대 스타트업 대표 김소연과 국내 유일의 20대 전문 연구기관을 이끌고 있는 50대 김영훈 대학내일 대표가 청년 일자리 연사로 나선다. 청년에 초점을 맞춘 소설들을 다수 발표한 소설가 장강명은 “개천에서 용이 아닌 지렁이만 나오는 시대, 청년들을 위한 복지는 무엇일까”에 대해 묻는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14m²의 위로’라는 제목으로 미래 사회의 부메랑인 청년 빈곤 문제를 다룬다. 지하, 옥탑방, 고시원 즉 ‘지옥고’가 가난한 청춘의 종착지로 불리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 청년 주거 빈곤이 불러올 파장과 희망은 있는지를 찾아본다. 전세계적 이슈인 기후와 도시 문제도 다룬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 시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류가 벼랑 끝에 섰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거세다. 세계 각국은 ‘그린’(Green)에서 비상구를 찾고 있다. 과연 그린이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효율과 거대화로 치닫던 세계 도시들이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고민하는 도시로 지향을 바꾸고 있는 상황과 미래 도시의 필요충분조건을 제시한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가 복합위기로 덮칠 경우 인류에게 어떤 재앙이 벌어질 것인지 내다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설] 국민 10명 중 1명만 ‘공정사회’라는 한국 사회

    공정(公正)의 사전적 의미는 공평하고 올바르다는 것이다. 반칙과 특권이 없이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고, 절차적·실질적으로 공평하고 올바른 과정을 거치게 되면 그 결과에 모두가 승복하는 공정사회가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인들은 그런 공정사회에 속해 있는지는 솔직히 자신할 수 없는 모양이다. 오히려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인식이 수치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9월 2~12일 14세에서 69세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5%에 그쳤다. 국민 10명 가운데 고작 1명만이 공정사회라고 인정한 것이다. 반면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무려 54.0%나 됐다.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으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취업준비생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논란 등은 불공정 이슈로 그 어떤 현안보다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자수성가를 뜻하는 이른바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이 가능한 사회인지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6.6%가 ‘아니다’라고 했고 10명 중 1명꼴인 11.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져 버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흙수저’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 낼 수 없다면 이는 개인적 좌절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도 장애가 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자산불평등 문제는 앞으로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그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가장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가 출범 때부터 공정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강원랜드와 은행권 등의 불공정 취업 문제를 바로잡은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 분발하기를 촉구한다.
  • [어린이 책] 잠시 현실 벗어난 두 친구,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어린이 책] 잠시 현실 벗어난 두 친구,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삼촌의 거짓말에 속아 온 식구가 철거를 앞둔 어느 화원의 비닐하우스로 이사 온 현성이네. 엄마, 아빠, 현성이 셋뿐인데도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전학 간 새 학교에서 현성이에게 유일하게 먼저 말을 걸어 준 장우는 아빠, 엄마의 이혼과 재혼으로 또 다른 복잡한 환경에 놓여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은 스테디셀러 ‘완득이’를 쓴 김려령 작가가 3년 만에 낸 신작 동화다.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일곱 소년이 괴짜 ‘똥주’ 선생을 만나 거듭나는 ‘완득이’와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이 갖는 공통의 모티브가 있다. 어른들이 만든 환경에 의해 훼손됐으되 결코 사라지지 않는 아이들 본연의 건강함이다. 현성이와 장우는 낡은 비닐하우스에서야 현실의 무거운 짐들을 잠시 내려놓는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함께 재미없는 동영상 ‘아무것도안하는녀석들’을 만든다. 영상은 기대와 달리 조회 수도, 댓글도 점점 늘어난다. 2탄, 3탄을 연거푸 올리며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지트를 아름답게 꾸미는 일에 정성을 기울인다. 혹자는 ‘개집 같다’는 악플을 달지라도.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돌연 ‘어린이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그 말은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를 상정한 말이고 ‘언제든 그 시대의 기둥은 현재의 어른들’(149쪽)이기 때문이다. ‘나라의 기둥 같은 거 신경쓰지 말고 최선을 다해 지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작가는 최선을 다해 행복하려는 현성, 장우의 몸짓으로 어른들에게도 희망을 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최경자 경기도의원, 경기북도 추진을 위한 전담기구 신설 요청

    최경자 경기도의원, 경기북도 추진을 위한 전담기구 신설 요청

    경기도의회 최경자 의원(교육기획위원회·의정부1)은 제34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경기북부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분도 추진을 위한 전담기구를 신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 의원은 오랜 세월 경기북부지역은 군사보호구역, 개발 제한구역이라는 미명하에 균형적 발전에서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하였으며, 이러한 지역발전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접경지역시군협의회’를 만드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으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교통, 의료, 교육 등의 인프라가 취약하여 불편함이 지속되는 실정임을 알렸다. 이어서 “작년 도정질문에서 분도에 대해 지사님과 교육감님의 견해를 질문한 바 있다”며 “당시 경기도는 규모가 크고, 거리도 상당히 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교육행정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고, 특히 남부와 북부는 문화적·환경적으로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교육행정의 혜택이 골고루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분도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언급하며 경험에서 우러난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 의원은 “전북과 전남을 합한 인구 수 보다 많은 인구인 350만 명을 가진 경기북부 지역이 5년 후에는 400만 명에 근접하게 된다. 더 이상 지리적 단절에서 오는 불편함을 계속해서 강요해서는 안되며, 분도가 이루어질 경우 막연히 경기북부가 더 가난해질 것이라거나 경기도에 속해 있어야 남부에서 많은 재원이 북부로 지원되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남부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야 한다”며 “본도의 논의를 수면위에 올려놓고 논의할 수 있는 전담기구를 신설할 것”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경기도 분도를 위해 의원연구단체 회장으로 ‘경기도 평화시대 발전포럼’을 운영하며 관련 주제로 학술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오렌지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가을 풍경이다. 푸른 하늘에는 흰 구름이 가볍게 떠 있고, 누릇누릇한 들판 사이로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있다. 노란 자작나무 잎이 햇살을 받아 금박처럼 반짝인다. 이사크 레비탄의 풍경화는 단순히 아름다운 장소를 사실적으로 그린 것이 아니다. 그는 자연의 내밀한 속삭임과 그 아름다움 앞에 떨리는 영혼을 표현할 줄 알았다. 그는 가을의 화가였다. 그를 맨 처음 유명하게 만든 그림도 모스크바 교외의 가을 풍경을 그린 ‘가을날, 소콜니키’(1879)였다. 사람들은 그의 그림에 배어 있는 서글픈 정서를 우울증에서 찾는다. 레비탄은 힘들게 살았다. 청소년기에 부모를 잃었고 평생 심장병과 동맥류를 앓았으며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 오늘날 리투아니아가 된 작은 도시에서 유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모스크바로 이사해 두 아들을 예술학교에 넣을 정도로 교육에 열의가 있었지만, 외국어 교사의 수입으로는 가족을 부양하기에도 빠듯했다. 단란했던 시절은 어머니가 죽고 두 해 뒤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끝났다. 어린 자식들은 가난 속에 내동댕이쳐졌다. 유대인이란 사실도 삶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였다. 1879년 5월 암살될 뻔한 위기를 겪은 알렉산더 2세는 대도시에서 유대인을 추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1892년에도 재차 추방 명령이 떨어졌다. 거부당하는 유대인이었으나 레비탄은 누구보다도 러시아적인 화가였다. 그는 여름과 가을에 시골을 다니며 사생을 했고, 겨울과 봄에는 모스크바로 돌아와 그것을 바탕으로 대작을 완성했다. 명성을 얻었어도 우울증은 그를 떠나지 않았다. 우울증이 덮치면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적대시한다고 생각하고 친구들조차 피했다. 조급해져서 화를 내며 작품을 부수기도 했다. 그 상태에서 벗어나면 이번에는 과도하게 명랑해져서 의욕을 불태웠다. 레비탄은 두 번의 권총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은 불발에 그쳤으나 그는 점점 쇠약해지고 있었다. 1896년 장티푸스를 앓은 후 건강은 더욱 나빠졌다. 그는 1900년 마흔 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1000점에 가까운 유화, 스케치, 드로잉을 남겼다. 고통스러웠던 삶이었으나 그가 남긴 그림에는 고요함과 빛이 가득 차 있다. 미술평론가
  • 매주 화요일 전두환 동상 철거 문화제 열린다.

    매주 화요일 전두환 동상 철거 문화제 열린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충북도가 청남대 동상을 철거할 때까지 매주 화요일 기자회견과 문화행사를 열기로 했다. 도가 동상철거 약속을 6개월이 넘도록 지키지 않자 압박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5.18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행동은 3일 오후 2시 청남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상철거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아직도 학살반란 주범의 동상이 국민 대표관광지 청남대에 서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와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학살자 동상을 세워놓고 관광자원화 한다며 예산을 투입했다는 것은 용납될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내란반란자로 처벌받은 자들의 동상을 세워놓은 것은 후진국에서나 있을 일”이라며 “동상을 철거할때까지 매주 화요일 ‘화가난다 화요일, 화요문화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후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글이 적힌 현수막 형태의 옷을 전두환·노태우 동상에 입혔다. 인근에 청남대 직원들이 있었지만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현수막은 잠시 후 청남대 직원들이 걷어냈다. 또한 이들은 이날 청남대 방문객들에게 동상 철거의 필요성을 알리는 전단지도나눠줬다.5.18단체들의 강력 반발은 충북도가 자초한 면이 크다. 도는 지난 5월 5.18단체 의견을 수렴한 뒤 두 전직 대통령 동상과 이름이 붙여진 산책로 등을 철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철거할 법적근거가 부족하다며 도에 조례안을 제정해 달라며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이상식 도의원이 지난 6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의 동상 건립, 기록화 제작·전시 등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해야 한다’는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도는 또 오락가락했다. 조례안 내용을 수정해 처리해달라며 의원들을 헷갈리게 했다. ‘철회한다’는 문구를 ‘철회할수 있다’로 바꿔달라고 하는 등 사실상 조례를 유명무실하게 만들려는 시도였다. 이런 우여곡절끝에 조례안 처리는 다음 회기로 넘어갔다. 의원들이 이 조례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현재 오리무중이다. 청남대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3년 건설됐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개방됐고,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왔다. 충북도는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의 동상·유품·사진·역사 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길을 조성했다. 논란의 대상인 두 전직 대통령은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아파도 못 쉬는 사람들 위해… 코로나 이겨낼 응원의 노래

    아파도 못 쉬는 사람들 위해… 코로나 이겨낼 응원의 노래

    “코로나 전후로 병원에 다니면서 아픈 사람들, 아파도 이 시대에 택배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며 시를 썼습니다.”(김해자 시인·왼쪽) “사람이 살아 있다면 누구나 행복과 슬픔,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기 마련이에요. 그런 걸 통과하며 갖게 되는, 스스로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우리를 살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안주철 시인·오른쪽) 코로나19 시대를 생생히 통과해오고 있는 두 시인이 나란히 시집을 냈다. 김해자 시인의 ‘해피랜드’와 안주철 시인의 ‘느낌은 멈추지 않는다’(이상 아시아). 김 시인은 최근 6개월 새 쓴 시편들만 엄선했고, 안 시인은 지난 7월 시집을 출간한 지 석 달 만에 다시 시편들을 묶었다. 두 시인이 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간 소회를 밝혔다.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한 이후 조립공, 시다(보조원), 미싱사 등을 전전하며 노동자들과 시를 썼던 김 시인은 충남 천안에 터를 잡고 지낸다. 암 투병 중에 지난해 ‘모든 연명치료를 거절한다’는 사전의향서를 써두고 수술을 받을 만큼 고통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시적 장치나 미학 같은 가면을 쓸 겨를이 없었다”는 시인은 개인의 고통과 더불어 코로나19 시대의 한국, 다큐멘터리로 접한 가난한 아시아 아동들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그를 살게 하는 것은 냄비 하나 가득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시골 어매들의 너른 품이다. 뒤늦게 만난 스승 고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의 가르침(생태주의)도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흙에 발을 딛지 않으면 인류는 가능성이 없어요. 지식을 가진 사람이 발을 가진 사람을 혹사시키는, ‘너무 머리가 승한 시대’예요. 제가 말하는 ‘생태’는 고등한 생태주의가 아니라 얼리지 않은 생태탕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이웃과 친구가 존재하는 시대죠.” 우스개를 섞어, 시인이 말했다. 안 시인은 시집 속 에세이를 통해 “나쁜 기억을 받아들이면서 세상을 살아야 하는데 좋은 것만 갖고 싶어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시집 제목 ‘느낌은 멈추지 않는다’를 두고 이렇게 부연했다. “느낌이라는 게 살아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실패와 좌절, 희망과 기쁨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을 갖고 있다면 생(生)은 살 만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암 투병’ 시인의 코로나 시대 ‘생(生)의 언어’… “흙에 발 딛지 않으면 인류 가능성 없어”

    ‘암 투병’ 시인의 코로나 시대 ‘생(生)의 언어’… “흙에 발 딛지 않으면 인류 가능성 없어”

    “코로나 전후로 병원에 다니면서 아픈 사람들, 아파도 이 시대에 택배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며 시를 썼습니다.”(김해자 시인) “사람이 살아 있다면 누구나 행복과 슬픔,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기 마련이에요. 그런 걸 통과하며 갖게 되는, 스스로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우리를 살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안주철 시인) 코로나19 시대를 생생히 통과해오고 있는 두 시인이 나란히 시집을 냈다. 김해자 시인의 ‘해피랜드’와 안주철 시인의 ‘느낌은 멈추지 않는다’(이상 아시아). 김 시인은 최근 6개월 새 쓴 시편들만 엄선했고, 안 시인은 지난 7월 시집을 출간한 지 석 달 만에 다시 시편들을 묶었다. 두 시인이 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간 소회를 밝혔다.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한 이후 조립공, 시다(보조원), 미싱사 등을 전전하며 노동자들과 시를 썼던 김 시인은 충남 천안에 터를 잡고 지낸다. 암 투병 중에 지난해 ‘모든 연명치료를 거절한다’는 사전의향서를 써두고 수술을 받을 만큼 고통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시적 장치나 미학 같은 가면을 쓸 겨를이 없었다”는 시인은 개인의 고통과 더불어 코로나19 시대의 한국, 다큐멘터리로 접한 가난한 아시아 아동들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그를 살게 하는 것은 냄비 하나 가득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시골 어매들의 너른 품이다. 뒤늦게 만난 스승 고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의 가르침(생태주의)도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흙에 발을 딛지 않으면 인류는 가능성이 없어요. 지식을 가진 사람이 발을 가진 사람을 혹사시키는, ‘너무 머리가 승한 시대’예요. 제가 말하는 ‘생태’는 고등한 생태주의가 아니라 얼리지 않은 생태탕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이웃과 친구가 존재하는 시대죠.” 우스개를 섞어, 시인이 말했다. 안 시인은 시집 속 에세이를 통해 “나쁜 기억을 받아들이면서 세상을 살아야 하는데 좋은 것만 갖고 싶어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시집 제목 ‘느낌은 멈추지 않는다’를 두고 이렇게 부연했다. “느낌이라는 게 살아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실패와 좌절, 희망과 기쁨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을 갖고 있다면 생(生)은 살 만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에서 부패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에서 부패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화신(和珅·1750~1799)은 고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탐관오리로 꼽히는 인물이다. 과거에 낙방하고 만주족 가문의 관직을 물려받은 그는 26살 때 포목창고 관리를 맡아 뒷날 천문학적 재산을 끌어모았다. 한때 청백리로 명성을 떨쳤던 화신은 대학사 이시요(李侍堯)의 부패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재산을 몰래 빼돌리며 부패라는 단맛을 맛보았다. 이때 적발되기는커녕 뒷처리를 잘했다는 상찬을 들은 것이 그를 ‘세계 최고의 탐관’이라는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건륭제(乾隆帝)가 큰아들 풍신은덕(豊紳殷德)을 부마로 삼으며 화신의 권세는 날개를 달았다. 조정 대권을 거머쥔 그는 재산을 모으는 데 혈안이 됐다. 뇌물을 무람없이 받고 황제 진상품을 가로챘다. 전국 상인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시정잡배를 동원해 윽박질러 그의 손 안에서 춤추게 만들었다. 대상인으로 자처한 화신은 수백곳에 이르는 전당포와 은행 격인 은호(銀號)를 소유하며 동인도회사, 대외무역 독점기관 광동십삼행(廣東十三行)과 거래를 터 사복을 채웠다. 덕분에 화신은 18세기 세계 최고의 부자에 등극했다. 건륭제는 사돈을 너무 총애한 나머지 그의 부패를 모른 체했고 조정 대신들은 두려워 고발하지 못했다. 건륭제가 붕어하자 그의 국정농단을 곁에서 지켜본 가경제(嘉慶帝)가 죄목 20개항을 선포하고 집을 압수수색했다. 압수한 백은(白銀)이 자그마치 8억냥에 이른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 담당하던 부국 청나라의 연간 조세수입은 7000만~8000만냥에 지나지 않았다. 화신이 청나라 조세수입 10년치를 꿀꺽한 것이다. 화신이 탐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관료제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수나라 때부터 귀족제의 폐해를 없애려고 개인 능력을 보고 관리를 등용하는 과거제를 실시했다. 과거 급제는 돈과 권력, 명예를 한꺼번에 움켜쥐는 티켓이었다. 과거 급제자를 내려고 온 집안이 매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과거 급제자는 희생한 가족에게 보답해야 했다. 그러나 관리의 봉록은 형편없었다. 황제는 세금을 줄여 주는 게 선정(善政)을 베푸는 척도로 여겼다. 나라 곳간은 비었고 관리들은 녹봉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관리들은 각종 뒷돈을 받아 배를 불렸다. 벼슬을 얻으면 곧 재물이 생긴다는 ‘승관발재’(升官發財)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당나라 때 측천무후(則天武后)도 과거 급제자에게 일일이 ‘승관발재’를 축하해 줬다는 얘기도 있다. 20세기 신해혁명으로 왕조시대는 무너졌지만 부패만큼은 좀비처럼 살아남았다. 국공내전기 군벌의 부패는 말할 것도 없고 월등한 군사력을 지녔던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난 것도 관리들의 부패 때문이다. 너무 가난해 부패할 수 없었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지나고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부패는 시나브로 고개를 들었다. 왕조시대엔 과거 급제가 관리의 조건이었다면 21세기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명문대를 나와 공산당원이 되는 게 지름길이다. 당원이 돼 관리가 되기만 하면 ‘눈먼 돈’은 사방에 널려 있고…. 중국에서 지난 9월 한 달 부정부패 혐의로 1만 7000여명의 관리를 처벌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직무유기 등 관료주의 사례 6760여건이 적발돼 1만여명이 처벌받았고, 뇌물수수·공금유용 등 부패 사례 5160여건에 7200여명이 징계받았다. 2012년 최고 지도자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취임 일성으로 반부패운동을 높이 외쳤다.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저우융캉(周永康) 등 ‘호랑이’와 지방 말단 관리인 ‘파리’까지 8년 동안 무자비하게 때려잡았으나 부정부패는 끊이질 않는다. 중국의 부패가 없어지기를 기대하기보다 황하(黃河)의 황토물이 맑아지기를 바라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khkim@seoul.co.kr
  • 처음이자 최고였다… 굿바이, 제임스 본드

    처음이자 최고였다… 굿바이, 제임스 본드

    가난한 어린 시절 지나 ‘007’로 스타덤성적 매력 뽐내는 남성 역할 모델 창조 크레이그 “시대·스타일 정의한 사람”첩보 영화 시리즈 ‘007’에서 1대 제임스 본드 역할로 세계 영화팬들에게 각인된 영국 배우 숀 코너리가 3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0세. 193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태생인 그는 1962년 007 시리즈 첫 작품인 ‘007 살인번호’(원제 Dr. No)에서 주연을 맡으며 ‘첩보 요원이자 성적 매력도 뽐내는 남성’ 역할 모델을 할리우드 영화계에 만들어 내며 역대 007 배우 중 으뜸이라는 평가를 남겼다.그는 ‘오리엔트 특급살인’(1974년), ‘장미의 이름’(1986), ‘언터처블’(1987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1989년), ‘더록’(1996년)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고 2006년 공식 은퇴했다. 미국 아카데미상과 2개의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 3개의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하는 등 상복도 많았다. 2000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아버지는 가톨릭 출신 공장 노동자, 어머니는 신교를 믿는 청소부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13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우유 배달, 벽돌공을 하다가 해군, 모델을 거쳐 1954년 단역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007 시리즈 제작 당시 제작자 부인의 추천으로 배역을 따낸 그는 이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다. 스코틀랜드 태생임을 자랑스레 여겼던 그는 2003년 스코틀랜드 독립 전에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의 부고에 세계 지도자, 연예계 동료들의 애도도 잇따랐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비통하다. 우리는 오늘 가장 사랑하는 아들 중 하나를 애도한다”고 추모했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위터에 “우리는 항상 그의 겸손한 카리스마와 따뜻한 웃음을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의 뒤를 이어 최근 제임스 본드 역할을 하는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코너리가 “시대와 스타일을 정의한 사람”이라며 “그가 스크린에서 보여 준 재치와 매력은 메가와트 수준으로, 그는 현대 블록버스터를 창조하는 데 일조했다”고 애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헤밍웨이·엘리엇 드나든 100년 헌책방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코로나에 휘청

    헤밍웨이·엘리엇 드나든 100년 헌책방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코로나에 휘청

    프랑스 파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헌책 전문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가 코로나19 여파에 휘청이고 있다. 101년째 같은 이름으로 이어져 온 서점은 센 강변에서 70년간 순례객들을 유유히 맞았지만, 프랑스 전역이 2차 봉쇄에 들어가면서 경영난이 가중되자 결국 고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서점 측은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많은 기업처럼 우리 역시 손해를 감수하며 어려운 시기에 나아갈 길을 찾고 있다”며 “관심 있는 여러분의 온라인 주문이 (서점 존립의) 감사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 웹사이트에서 책 주문 및 서비스 구독을 대신해 달라는 간청이다. 서점 대표인 실비아 휘트먼은 “지난 3월 파리 1차 봉쇄조치 여파로 방문객 및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80% 가까이 감소했다”면서 “당시 두 달간 문을 닫았고,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임대료가 상당히 밀린 상태”라고 전했다. 1919년 처음 문을 연 서점은 영문 서적을 전문 취급하며 20세기 초 스콧 피츠제럴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TS 엘리엇, 제임스 조이스 등 영미권 문인들이 드나들던 아지트였다. 이후 문학가들을 후원했던 조지 휘트먼이 서점 이름을 이어받아 1951년 노트르담 대성당 맞은편 현재의 자리에 정착해 오늘날까지 이어졌고 딸이 서점을 물려받았다. ‘서점을 가장한 사회주의 유토피아’로 불렸던 이곳에서 가난한 문학인들은 일을 거들어주고 낡은 서가 한켠에서 숙식을 제공받았다. 책방 안에는 “위장한 천사일지 모르니, 낯선 이들을 불친절하게 대하지 말라”는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예이츠의 시 구절이 붙어 있었다. 관광객들은 여행 후기 사이트에 “책방이라기보다는 전설에 가까운 곳”이라는 평을 남기던 곳이다. 서점의 공지 이후 고객들의 지원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한 독자는 웹사이트 3개 계정을 구독하며 1000유로 상당 주문을 했다. 휘트먼 대표는 “사람들에게 ‘지갑을 열고 우리에게 돈을 달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면서 “대신 ‘우리가 가진 희귀본을 당신이 얻을 수 있다면 놀랄 것’이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파고가 다시 유럽을 뒤덮으며 유럽연합(EU) 양대국인 프랑스·독일이 5개월 만에 재봉쇄에 들어가는 등 전역이 통제 불능 상황에 빠지고 있다. 프랑스는 30일부터 최소 한 달간 전국에서 식당·술집 등 비필수 사업장이 모두 문을 닫고 외출도 제한된다. 독일 역시 다음달 2일부터 학교, 공공서비스를 제외하고 요식업종, 여가 시설 대부분이 문을 닫는 봉쇄 조치에 들어간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단독]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 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

    [단독] “공과금 내려면 40분 걸어야”… 은행 닫으면 노인들 일상 멈춘다

    어느 날 갑자기 은행 점포가 문을 닫으면 이곳을 이용하던 노인들의 일상도 멈춘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만 누르면 예적금 통장뿐 아니라 펀드, 주식, 외환 등 온갖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시대지만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겐 남 얘기다. 공과금 한번 낼 때도 여전히 은행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융서비스가 비대면 위주로 새판을 짜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을 위해 ‘질서 있는 지점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을 세운 뒤 은행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서울신문은 29일 지리정보분석업체 ‘비즈GIS’의 도움으로 국내 은행이 점포 축소 때 노년 세대를 얼마나 고려하는지 따져 봤다.“40분 걸어야 은행 하나 나와요. 급하니 돈 아까워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죠.”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서 가구점을 하는 김광덕(68)씨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면 늘 마음이 급하다. 거래처에 결제금을 송금하고, 공과금도 내는 날인데 매장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은행에 다녀오는 사이 손님을 놓칠 수 있어서다. 택시 타고 가장 가까운 지점에 가도 왕복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8000원쯤 나온다. 버스를 타면 11개 정류장을 지나야 하니 그냥 택시를 타고 만다. 춘천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점이 7개나 사라졌다. 강원도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사는 오흥석(73)씨는 “공과금 한번 내는 것도 큰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입출금기(ATM)를 주로 이용하는데 청구서에 적힌 번호가 길다 보니 누르다 틀려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 빈번하다. 오씨도 휴대전화 스마트뱅킹을 배워 보려 했지만 글씨가 작고, 메뉴 구성이 복잡해 결국 포기했다. ●대도시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 많아 문 닫은 곳 많아 도시 노인 김씨와 오씨의 사정은 특별하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의 점포를 주로 없애다 보니 하루아침에 거래 은행을 잃는 이들이 많다. 지난 11년간(2010~2020년) 사라진 시중은행 점포 위치를 보면 서울이 669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07곳), 부산(76곳), 대구(59곳), 인천(53곳) 순이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도시에는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가 많다 보니 폐쇄되는 지점도 많다”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으면 가난한 노인부터 불편해진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인근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안정자(61·여)씨는 “은행이 근처에 없어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연금 등을 뽑을 일이 생기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택시 타고 은행까지 간다”면서 “없는 살림에 차비를 지출하면 그 돈이 아까워 동동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장 잔고가 넉넉한 노인들을 위한 은행의 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는 오히려 강화됐다. 일반 은행 점포가 주는 사이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2015년 88개에서 올 9월 216개로 2.5배 늘었다.●점포 축소가 흐름이기는 하지만 관건은 ‘질서 있는 폐쇄’ 은행들이 지점 문을 닫는다고 마냥 타박하기는 어렵다. 저금리 탓에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하락했고 빅테크(거대 기술 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니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많이 드는 지점에 눈이 간다. 시중 A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점 1곳당 연간 운영비는 약 17억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의 합병 후 점포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지점이 마주 보고 있는 지역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지점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를 부추긴다. 실제 한 시중은행은 약 800개 지점이 있는데 일평균 1만 6000명이 방문한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의 하루 이용자는 18배쯤 많은 200만명이다. 다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 70대 이상은 8.9%로 다른 세대보다 한참 밑돌았다. 문제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 지점을 없애고 있느냐는 점이다. 각 은행은 “방문 고객수, 인근 점포와의 거리는 물론 고령 고객 비율 등을 토대로 폐쇄 지점을 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 서울신문이 지리분석 시스템인 ‘엑스레이맵’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이 올 들어 없앤 부산 영도중앙지점과 대구 침산동지점의 반경 2㎞ 내 60세 이상 인구 비율(올해 주민등록 인구 기준)은 각각 37.2%, 26.1%로 전국 평균(23.7%)을 크게 웃돌았다. 또 하나은행이 폐쇄한 서울 수유점과 종로지점의 인근 노인 인구 비율도 각각 26.7%와 25.9%로 높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중복 점포가 있어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 없는 점포 축소 탓에 노인이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하고 온라인뱅킹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 엉뚱한 상품을 사는 피해도 우려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노인들은 은행 직원을 만나 직접 금융상품 설명을 들어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점포수가 줄면 정보 부족 상태에서 상품을 사게 돼 불완전판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은행 점포 축소는 큰 문제다. 읍면 단위에 시중은행은 물론 지역은행 점포도 전혀 없는 곳이 허다해 주로 조합 형태인 지역농협이나 우체국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은행 전문가는 “우체국은 예금만 가능할 뿐 대출이 안 되고, 지역농협은 개별 법인 성격으로 각 조합장이 운용하는 형태라 사고가 종종 터진다”고 말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 공동 점포 방법 등 노력 필요 전문가들은 은행 지점 폐쇄를 단순히 금융 이슈가 아닌 복지 문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장질서 측면에서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재정적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지역 점포를 확대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지점 운영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편의는 지켜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은행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외국처럼 금융·복지·건강 등 일상을 포괄해 돕는 금융 지점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는 편의점, 통신사 대리점 등에서 예금, 대출 등 일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각 은행이 공동 점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포츠팀에서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인 드래프트제도를 차용해 각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지역을 순차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사라진 은행들…김 노인은 오늘도 30분을 달린다

    [단독]사라진 은행들…김 노인은 오늘도 30분을 달린다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5>언택트 금융, 노인을 잊다 고령층 공과금 내는 것도 은행 직원 도움 필요스마트뱅킹 글씨도 작고 복잡해 배우다가 포기11년간 없어진 은행 점포, 서울 669곳 가장 많아인건비·임대료 등 은행 지점 1곳 年 운영비 17억인터넷뱅킹 이용률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 원인농어촌 지역 읍면 단위에 영업점 없는 곳 수두룩폐쇄 문제 복지로 접근…“‘드래프트’ 방식 도입을”어느 날 갑자기 은행 점포가 문을 닫으면 이곳을 이용하던 노인들의 일상도 멈춘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만 누르면 예적금 통장뿐 아니라 펀드, 주식, 외환 등 온갖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시대지만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겐 남 얘기다. 공과금 한번 낼 때도 여전히 은행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융서비스가 비대면 위주로 새판을 짜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을 위해 ‘질서 있는 지점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을 세운 뒤 은행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서울신문은 29일 지리정보분석업체 ‘비즈GIS’의 도움으로 국내 은행이 점포 축소 때 노년 세대를 얼마나 고려하는지 따져 봤다. “40분 걸어야 은행 하나 나와요. 급하니 돈 아까워도 택시를 탈 수밖에 없죠.”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서 가구점을 하는 김광덕(68)씨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면 늘 마음이 급하다. 거래처에 결제금을 송금하고, 공과금도 내는 날인데 매장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은행에 다녀오는 사이 손님을 놓칠 수 있어서다. 택시 타고 가장 가까운 지점에 가도 왕복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8000원쯤 나온다. 버스를 타면 11개 정류장을 지나야 하니 그냥 택시를 타고 만다. 춘천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점이 7개나 사라졌다. 강원도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사는 오흥석(73)씨는 “공과금 한번 내는 것도 큰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입출금기(ATM)를 주로 이용하는데 청구서에 적힌 번호가 길다 보니 누르다 틀려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 빈번하다. 오씨도 휴대전화 스마트뱅킹을 배워 보려 했지만 글씨가 작고, 메뉴 구성이 복잡해 결국 포기했다. 도시 노인 김씨와 오씨의 사정은 특별하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의 점포를 주로 없애다 보니 하루아침에 거래 은행을 잃는 이들이 많다. 지난 11년간(2010~2020년) 사라진 시중은행 점포 위치를 보면 서울이 669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307곳), 부산(76곳), 대구(59곳), 인천(53곳) 순이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도시에는 인근 지역에 중복 점포가 많다 보니 폐쇄되는 지점도 많다”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으면 가난한 노인부터 불편해진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인근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안정자(61·여)씨는 “은행이 근처에 없어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연금 등을 뽑을 일이 생기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택시 타고 은행까지 간다”면서 “없는 살림에 차비를 지출하면 그 돈이 아까워 동동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장 잔고가 넉넉한 노인들을 위한 은행의 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는 오히려 강화됐다. 일반 은행 점포가 주는 사이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복합점포는 2015년 88개에서 올 9월 216개로 2.5배 늘었다.은행들이 지점 문을 닫는다고 마냥 타박하기는 어렵다. 저금리 탓에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이 하락했고 빅테크(거대 기술 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니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많이 드는 지점에 눈이 간다. 시중 A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점 1곳당 연간 운영비는 약 17억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의 합병 후 점포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두 지점이 마주 보고 있는 지역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지점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젊은 세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지점 폐쇄를 부추긴다. 실제 한 시중은행은 약 800개 지점이 있는데 일평균 1만 6000명이 방문한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의 하루 이용자는 18배쯤 많은 200만명이다. 다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 70대 이상은 8.9%로 다른 세대보다 한참 밑돌았다. 문제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 지점을 없애고 있느냐는 점이다. 각 은행은 “방문 고객수, 인근 점포와의 거리는 물론 고령 고객 비율 등을 토대로 폐쇄 지점을 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 서울신문이 지리분석 시스템인 ‘엑스레이맵’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이 올 들어 없앤 부산 영도중앙지점과 대구 침산동지점의 반경 2㎞ 내 60세 이상 인구 비율(올해 주민등록 인구 기준)은 각각 37.2%, 26.1%로 전국 평균(23.7%)을 크게 웃돌았다. 또 하나은행이 폐쇄한 서울 수유점과 종로지점의 인근 노인 인구 비율도 각각 26.7%와 25.9%로 높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중복 점포가 있어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 없는 점포 축소 탓에 노인이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하고 온라인뱅킹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 엉뚱한 상품을 사는 피해도 우려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노인들은 은행 직원을 만나 직접 금융상품 설명을 들어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점포수가 줄면 정보 부족 상태에서 상품을 사게 돼 불완전판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은행 점포 축소는 큰 문제다. 읍면 단위에 시중은행은 물론 지역은행 점포도 전혀 없는 곳이 허다해 주로 조합 형태인 지역농협이나 우체국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은행 전문가는 “우체국은 예금만 가능할 뿐 대출이 안 되고, 지역농협은 개별 법인 성격으로 각 조합장이 운용하는 형태라 사고가 종종 터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 지점 폐쇄를 단순히 금융 이슈가 아닌 복지 문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장질서 측면에서 은행 점포가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재정적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지역 점포를 확대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지점 운영 방식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편의는 지켜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은행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되 장기적으로는 외국처럼 금융·복지·건강 등 일상을 포괄해 돕는 금융 지점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 대리점 제도는 편의점, 통신사 대리점 등에서 예금, 대출 등 일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각 은행이 공동 점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포츠팀에서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인 드래프트제도를 차용해 각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지역을 순차적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춘천 특별취재팀 yj2gaze@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현금다발 펄럭이며…‘코로나 디바이드’ 속 英 학생들의 철없는 돈자랑

    현금다발 펄럭이며…‘코로나 디바이드’ 속 英 학생들의 철없는 돈자랑

    영국의 한 사립학교 재학생들이 철없는 돈자랑으로 학교 명성에 먹칠을 했다. 2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돈과 사치품을 자랑한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학교가 대신 나서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동커스터 소재 ‘힐하우스 스쿨’은 최근 재학생들이 촬영한 동영상 하나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재학생 10여 명은 이달 초 ‘틱톡’에 부를 과시하는 동영상을 찍어 올렸다.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학교 곳곳을 돌며 현금다발과 명품 옷, 명품 시계, 최신형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자랑했다.팝스타 제이지(Jay-Z)의 노래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를 개사한 학생들은 “우린 모두 부자다. 우리가 어떤 학교에 다니는지 아느냐. 상류층 교육기관에서 네가 과시하지 못할 건 없다”고 우쭐거렸다. 가사에는 “우린 아버지 돈으로 산다. 우리가 사지 못할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보수당에 투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힐하우스 스쿨은 1912년 설립된 명문 사학재단으로, 유치원 및 초중고교를 모두 갖추고 있다. 연간학비가 1만4000파운드(약 2000만 원)에 달해 재학생 중 상류층 자제가 많다. 영상이 공개되자 철없는 학생들에 대한 지탄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영상을 버젓이 올려놨다. 너희들이 부자라는 사실에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은 “가난도 모자라 팬데믹으로 더욱 고통받는 사람들 앞에서 부자라고 우쭐대며 사치품이나 자랑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무료급식에 의존하는 가난한 학생들이 많다. 분위기 파악 좀 하라”고 다그쳤다.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학교 정서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해당 학생들이 동영상에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 잠재돼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모든 플랫폼에서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국가, 성별, 학력, 인종에 따라 빈부격차가 커졌다.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근로 및 사업 소득이 감소한 반면, 자산가의 재산소득은 늘어났다.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 교육 접근성이 좌우되고 생사가 갈리는 ‘코로나 디바이드(격차)’가 확산했다. 영국에서는 차상위 계층의 결식아동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25일 왕립소아과전문의협회(RCPCH)는 영국 전체 빈곤층 아동은 400만 명 중 3분의 1이 학교에서 주는 무료 급식에 전적으로 끼니를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언론은 연간학비가 2000만 원에 달하는 사립학교에 재학 중인 상류층 자제들의 돈자랑이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본지 탐사기획부 ‘법에 가려진 사람들’ 노근리평화상 언론상 신문부문 수상

    본지 탐사기획부 ‘법에 가려진 사람들’ 노근리평화상 언론상 신문부문 수상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안동환·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고 조용철 기자)가 27일 노근리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근리평화상심사위원회(위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는 이날 제13회 노근리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언론상 신문부문에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혹한 사법 정의의 실태를 다룬 탐사취재 ‘법(法)에 가려진 사람들’을 보도한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선정됐다. 방송부문은 ‘다큐 숨’을 제작한 MBC 강원영동 김인성 기자가 수상한다. 인권상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문학상은 장편소설 ‘떠도는 땅’을 쓴 김숨 작가가 받는다. ‘법에 가려진 사람들’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맞닥뜨린 가혹한 법의 현실과 가난이 또 다른 형벌로 작동하는 구조와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탐사보도로도 수상해 2년 연속 노근리평화상을 받게 됐다. 한국전쟁 당시 다수의 피난민이 학살된 노근리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2008년 제정된 노근리평화상은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이 주관해 국내외 인권 신장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수여한다. 올해 시상식은 다음달 11일 충북 영동군 복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여성인권 바닥’ 파키스탄…남성 15명, 10대 자매 집단성폭행

    ‘여성인권 바닥’ 파키스탄…남성 15명, 10대 자매 집단성폭행

    여성 인권이 바닥인 파키스탄에서 집단 성폭행 사건이 또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인도아시아뉴스서비스(IANS)는 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중북부에 걸쳐있는 펀자브 지역에서 남성 15명이 자매지간인 10대 소녀 2명을 감금하고 집단으로 성폭행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피해 자매의 어머니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15세 17세인 자매는 지난달 11일 납치된 후 6일에 걸쳐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범행에 연루된 남성 15명은 자매를 각각 다른 장소로 끌고가 성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촬영했다. 어머니는 “두 딸에게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하고 외설적인 사진과 동영상을 찍은 이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자매는 이후로도 계속 용의자들에게 시달려야 했다. 남성들은 자매를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등 지속해서 괴롭혔다. 항의하는 모녀에게는 주먹을 휘둘렀다. 어머니는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돈이 없어 변호사 비용도 댈 수 없다. 보복이 두려워 마을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이은 집단 성폭행 사건에 여론은 들끓었다. 펀자브 지역에서는 자매 사건이 발생하기 바로 며칠 전인 지난달 9일에도 끔찍한 집단 성폭행이 있었다. 파키스탄투데이에 따르면 용의자 2명은 이날 새벽 1시 30분쯤 라호르-시아콧 고속도로에서 두 아이의 엄마를 상대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 연료가 떨어져 가족에게 전화를 걸고 대기 중이던 차량에 다가간 이들은 창문을 부수고 여성을 끌어낸 뒤 아이들 앞에서 집단 성폭행했다.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성폭행 사건을 대하는 경찰의 태도는 바닥에 떨어진 파키스탄 여성 인권을 여실히 드러냈다. 라호르 경찰청장 우마르 셰이크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남성 보호자 없이 밤에 운전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어느 누구도 여자를 그렇게 늦은 밤에 혼자 다니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피해 여성은 프랑스 거주자인데 파키스탄이 프랑스처럼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이 공개되자 시린 마자리 인권부 장관은 “그 무엇도 성범죄를 합리화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슬라마바드, 라호르, 카라치 등 주요 도시에서는 청장의 사임 및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부녀자 성폭행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매 성폭행 사건까지 드러나면서, 현지에서는 처벌 법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툭하면 가사도우미 폭행…CCTV에 딱 걸린 필리핀 외교관 (영상)

    툭하면 가사도우미 폭행…CCTV에 딱 걸린 필리핀 외교관 (영상)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르던 브라질 주재 필리핀 외교관이 결국 본국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필리핀 정부가 주브라질 대사 아리추 마우로 대사에게 소환령을 내렸다고 브라질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언론은 "필리핀 외교부가 가사도우미를 상습적으로 구박하고 학대한 마우로 대사에게 본국으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면서 필리핀으로 귀국하는 마우로 대사가 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우로 대사를 궁지로 몰아넣은 건 브라질 TV방송 '글로보뉴스'를 통해 최근 공개된 한 편의 동영상이다.주브라질 필리핀 대사관저에 설치된 CCTV 화면을 편집한 영상에는 마우로 대사가 본국(필리핀)에서 파견된 가사도우미를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다. 마우로 대사는 가사도우미의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머리채를 붙잡고 흔들기도 한다. 이어지는 학대와 폭행 장면을 보면 대사와 가사도우미는 매번 다른 옷을 입고 있다. 학대와 구타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복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브라질 TV방송 글로보뉴스는 "걸핏하면 반복되는 대사의 학대와 폭행을 보다 못한 한 대사관 직원이 CCTV를 편집, 증거자료를 제보한 것"이라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8월 브라질 사법부에 사건에 대한 고소가 접수됐고, 공개된 CCTV영상은 증거로 제출됐다. 대사관저에서 대사의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던 가사도우미는 앞서 지난주 필리핀으로 귀국했다. 브라질 언론은 "필리핀 당국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피해자인 가사도우미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2018년 주브라질 대사로 부임한 마우로 대사는 콜롬비아, 가이아나,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4개국 대사를 겸직해왔다. 부임 2년 만에 그가 불명예 소환되면서 브라질을 비롯한 5개국에서 필리핀 대사직은 사실상 공석이 됐다. 한편 현지 언론은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가난한 사람이 많은 필리핀에선 돈을 벌기 위해 가사도우미 등으로 해외취업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필리핀의 사회적 약자가 (자신을 보호해야 할) 자국 대사로부터 학대에 시달린 어이없는 사건"이라고 고발했다. 사진=뉴스화면 캡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대륙에 항미원조 열풍… 올해만 작품 6편 봇물

    대륙에 항미원조 열풍… 올해만 작품 6편 봇물

    중국 ‘항미원조(6·25) 전쟁’ 7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베이징의 쇼핑몰 완커스다이종신에 자리잡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진강촨’(金川)을 관람했다. 우리나라의 ‘포화 속으로’(2010)나 ‘봉오동 전투’(2019)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애국 영화로 4억 위안(약 680억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다. 도심 전광판 광고를 도배하다시피 해 이곳 주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영화는 6·25 막바지인 1953년 7월 강원도에 자리잡은 북한강 지류 금강천에서 벌어진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미군의 끊임없는 폭격에도 중국 인민지원군이 마지막 남은 나무다리를 지켜내 전투 병력을 목적지로 이동시킨다는 내용이다. 중국이 군사력 열세에도 미국에 지지 않은 것은 이름 모를 군인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일부 여성 관객은 감동을 받은 듯 내내 눈물을 흘렸다. 진강촨은 중국 유명 예매 서비스 ‘메이투안’에서도 25일 기준 평점 9.4점(10점 만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특이하게도 이 영화에는 한국군이나 북한군은 나오지 않는다. 인민지원군과 미군만 등장한다. 이 영화가 철저히 미국을 겨냥해 제작됐음을 잘 보여 준다. 중국이 한국전쟁 추모 열기로 뜨겁다.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는 20년 만에 항미원조 전쟁 70주년 행사에서 직접 연설을 한 것에 맞춰 중국 문화계도 한국전쟁 관련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6·25 발발 70주년을 맞아 특별한 콘텐츠 없이 비교적 조용히 지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올해 중국에 상영되는 6·25 관련 작품은 중국중앙(CC)TV의 ‘항미원조 국가수호’ 다큐멘터리(20부작) 등 6편으로 역대 최고치다. 미중 갈등이 없었다면 애국주의 영상물이 이렇게 많이 출시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군은 한국전이 발발하자 북한의 요청으로 1950년 10월 19일 압록강을 넘었다. 엿새 뒤인 25일 한국군에 첫 승리를 거뒀는데, 이를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는다’는 항미원조 기념일로 정했다. 미국이 38선을 넘어 중국 본토에까지 공습을 감행하는 등 파괴를 일삼자 자국과 이웃 나라(북한)를 지키고자 역사적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 중국의 설명이다. 6·25를 보는 한국이나 미국의 인식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가난했던 1950년대 미국과의 전쟁을 이렇게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것은 신냉전 상황에서 중국 인민들의 반미 정서와 투지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글·사진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이재명, 매주 2000원 매점 화폐 소개하며…‘기본소득 강조’

    이재명, 매주 2000원 매점 화폐 소개하며…‘기본소득 강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충북 판동초등학교의 ‘매점 화폐’ 지급을 소개하면서 “가난한 어린 시절이 생각나 울컥한 마음마저 든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 지사는 25일 오전 자신의 SNS에 올린 <판동초등학교의 ‘기본소득’…뭉클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충북 판동초가 ‘기본소득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모든 학생에게 매주 2000원어치의 교내 매점 화폐를 지급해 간식이나 학용품 구매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며 “가정형편 때문에 용돈을 받지 못해 매점 사용조차 언감생심이었던 학생들에게는 큰 힘이 되겠지요. 가난했던 제 어린 시절 생각도 나서 울컥한 마음마저 든다”고 전했다. 이어 “판동초 사례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기본소득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있어 유용하다는 점, 기본소득이 모든 사람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해 보다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경제정책으로서도 매우 유용하다는 점은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이미 확인됐다”고 단언했다. 또 이 지사는 “일각에서는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기본소득을 두고 무리다, 때 이른 실험이다, 퍼주기다 라고 비판하지만 저는 판동초 사례에서 보듯 충분히 의미 있는 정책이고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며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지사는 글을 마치며 “경기도는 이미 청년기본소득을 시행하고 있고 여기에 더해 농민기본소득, 농촌기본소득도 추진 중”이라며 “코로나19로 기본소득의 가능성이 확인되고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K방역을 이끈 대한민국이 기본소득으로 다시 한 번 세계 경제의 모범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정 부담↑, 올해 국가채무 846조9000억원 정부는 기본소득을 도입하지 않는 현 추세대로 가더라도 확장적 재정지출에 따라 재정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4차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하면서 올해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GDP 대비 43.9%)으로 증가했다. 기재부의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 국가채무는 1070조3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660조2000억원)보다 5년 새 410조원 넘게 급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나 정치권에서는 기본소득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기본소득 논의조차 가로막는 기재부”라며 “정책을 대하는 기재부의 눈높이가 참 아쉽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으로, 세계경제는 한국의 기본소득 실험과 논의에 주목하고 있다”며 “일자리 감소와 노동력 가치 상실, 그로 인한 소비절벽과 경제 막힘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전략이자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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