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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남아도는 캐나다, 일본 것 사는 방법이 현실적”

    “백신 남아도는 캐나다, 일본 것 사는 방법이 현실적”

    세계에서 코로나 백신을 가장 많이 확보한 캐나다가 남는 백신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19일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의 남는 백신을 구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백신 확보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0일 방송될 예정인 캐나다 CTV 인터뷰에서 “캐나다가 접종받으면서 만약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백신이 있다면 반드시 세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는 어떤 식으로 공유나 기부를 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캐나다는 국민 1인당 5번 맞을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캐나다가 저소득국가에 백신을 기증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고위 관리들의 공개적인 약속은 없었다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부자 나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사재기하지 말고 가난한 나라의 백신 구매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등 부국들은 인구의 몇 배에 이르는 물량을 계약했는데 특히 캐나다는 각 국민이 5번 이상 맞을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전 세계 인구의 15% 미만의 부유한 나라들이 가장 유망한 백신의 절반 이상인 5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인구 25% 가까이는 최소 2022년까지 백신을 맞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서민 교수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우리나라 국민의 80% 해당하는 4400만명 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3상이 완료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를 제외하면 제대로 백신 계약을 맺은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우리 국민 1000만명 분의 백신을 담당한 국제기구 코백스는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관으로 실제로 이곳에 언제쯤 백신이 들어올지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내년 최대생산량 13억명분의 백신은 거의 대부분 팔렸고,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아직 임상시험 중으로 언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에게 줄 백신 재고가 없는 화이자와 모더나에 매달리기보단, 1억개 이상 백신이 남는 호주나 기부 의사를 밝힌 캐나다에서 백신을 사오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18일 모더나와 12월중 마무리하겠다고 했던 구매계약을 1월에 완료하겠다고 했으며, 화이자와는 12월중 계약을 끝내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서 교수는 “백신 사재기를 한 국가에서 남는 백신을 구입하자는 아이디어는 유관순 기념사업회 분이 알려준 것으로 백신을 한번도 맞지 않은 유관순을 기념하는 분들이 백신구매를 책임져야 할 기관의 소속원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게 이 나라의 비극”이라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부자국가 백신 싹쓸이, 세계 경제와 이동의 자유 못 살린다

    부자국가 백신 싹쓸이, 세계 경제와 이동의 자유 못 살린다

    유엔은 최근 12월 27일을 ‘세계 유행병 대비의 날’로 선언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1년째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미래의 보건 위기에 더 철저하게 대비하자는 의미에서다. 백신 개발에 성공해 영국과 캐나다, 미국에서 이미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연말로 가면서 더 거세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봉쇄 조치를 다시 시행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부자국가에서 백신을 대규모로 선주문하면서 백신 확보에서도 양극화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백신의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고는 세계 경제 회복과 인적·물적 교류의 정상화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감염 및 백신 접종 현황 17일 오전 9시 현재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는 7446만 4267명, 사망자는 165만 3668명이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가 1735만 3637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가 995만명으로 2위다. 누적 사망자도 미국이 31만명을 넘어 가장 많다. 미국에서는 매일 19만~20만명이 새로 감염되고 있다. 무서운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는 것은 백신 개발에 성공해 일부 국가에서 접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언제쯤 자기 차례가 올지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팬데믹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을 시작으로, 14일 캐나다와 미국에서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두 번째 백신인 미국의 모더나에 대한 최종 사용승인을 이번 주 중 낼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요르단,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도 화이자에 대한 사용을 승인했다. 연내에 소규모 1차분을 넘겨받아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14일부터 중국의 시노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멕시코와 칠레, 파나마,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국가들도 화이자에 대한 사용 승인을 서둘러 내주고 있다. 하지만 계약한 물량이 제때 공급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정부가 최근 자국 제약업체 백신을 미국민에게 먼저 공급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에 대한 승인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화이자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회의 일정을 오는 29일에서 21일로 당겼다. EMA가 권고하면 EU 집행위원회가 최종 승인을 결정하고 바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EU 27개 회원국이 단합을 보여 주고 뒤처지는 회원국이 없도록 같은 날 접종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EU 집행위는 26일쯤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시노백의 백신 등을 확보해 긴급 사용 승인이 나는 대로 이르면 새달 말부터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1차분이 도착했고 완성된 형태의 백신 이외에 백신 원료를 들여와 국영 제약사인 바이오 파르마가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접종을 시작한 나라들은 의료진과 요양원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접종을 하고 있다. 독일과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도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와 60대 이상, 80대 이상 순으로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초기에는 고위험군과 필수인력에 집중하고 나서 점차 전 연령대로 접종을 늘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그 이후가 고민이다. 필수 인력으로 분류된 마트와 배달업 종사자, 생산직 노동자, 초등학교 교사, 대중교통 종사자, 농부, 군인, 경찰 중에서 누가 먼저 맞을지 기준을 정해야 혼란을 피할 수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의료진과 노년층 대신 집단면역을 목표로 내세워 18~59세를 대상으로 먼저 접종할 계획이다. 이처럼 나라 사정과 전략에 따라 우선접종 군에 차이가 있다.●백신 확보, 빈익빈 부익부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2022년까지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은 여전히 백신을 구경도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공의료대학원이 최근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15일 현재 부국들이 제약회사 13개로부터 확보한 백신 물량은 모두 75억회분이다. 세계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부국들이 백신 생산 가능 물량의 51%를 이미 확보해 놓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고소득 국가들이 확보한 백신을 그렇지 못한 국가들과 공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도 15일(현지시간) 일부 부국이 백신을 입도선매하면서 많은 빈국이 2021년에도 많아야 인구의 20%밖에 백신 접종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듀크대와 과학분석업체 에어피니티 등이 수집한 백신 계약 자료를 토대로 한국 등 상위소득 국가로 분류된 16개국의 `인구 대비 선주문 물량 비율’을 분석했다. 한국은 12번째로 조사됐다. 캐나다와 미국, 영국, EU, 호주, 칠레, 이스라엘, 뉴질랜드, 홍콩, 일본 등 10개국이 인구수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고 스위스와 한국, 쿠웨이트, 대만, 이탈리아, 파나마는 확보 물량이 인구에 못 미쳤다. EU는 인구 대비 2배, 미국과 영국은 4배 이상, 캐나다는 6배 이상을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 놓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지원하는 비영리기구 2곳이 92개 빈국에 10억회분을 공급하고자 수개월째 기금을 모금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설령 10억회분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는 지원 대상 국가 인구의 20%가 접종하기에도 부족한 물량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결국 당장의 해법은 물량을 대량 확보해 놓은 부자 국가들이 가난한 나라와 백신을 공유하는 것이다. 또 인구 대비 선주문 물량이 많은 나라가 저소득 국가들에 백신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자국 물량을 순차적으로 받는 방안이 권고되고 있다. 캐나다는 자국민에 대한 접종을 마친 뒤 남는 백신은 기부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백신 국가 간 불평등과 경제적 파장 미국의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은 이달 초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저소득 국가와 고소득 국가 사이에 백신 접근 불평등이 크면 클수록 세계 경제 회복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유라시아그룹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한국, 일본, 카타르, 스웨덴,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10개국의 경제성장과 백신 접종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국가 간에 접종이 공평하게 이뤄지면 2021년까지 최소 1530억 달러(약 167조 3500억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2025년까지는 4660억 달러(약 509조 5710억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빈국들에 대한 백신 지원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돈의 10배 이상의 경제적 효과라고 WHO는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공동 대응해야 하며 그러려면 부국들의 저소득국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백신 확보 물량과 접종 시기는 나라마다 다르다. 이는 세계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할 수 있을지와도 직결돼 있다. 특정 국가들이 자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한들, 백신이 턱없이 부족한 이웃 국가들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면 국가 간 자유로운 인적·물적 교류에 한계가 있고 정상생활로의 복귀도 어려워진다. 2021년은 세계 각국에 코로나19의 통제와 함께 승인이 난 백신을 제때 생산해 공평하게 배분하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접종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러스트벨트의 딸, 봉건·마초사회에 ‘진보’를 던지다

    러스트벨트의 딸, 봉건·마초사회에 ‘진보’를 던지다

    美 오하이오주 밀레니얼 세대인 저자대학생 때 성폭행당한 뒤 양극성 장애제철소서 3년 일하며 페미니즘 도전트럼프 지지 아버지에게 반기 들지만 일터·가족·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도 한 남자가 물었다. “클리블랜드에선 뭐가 나나요?” 한 여자가 답했다. “실패요.” 미국의 젊은 여자 둘과 남자 둘이 미팅 자리에서 벌인 대화 중 일부다. 미국의 러스트벨트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를 젊은 세대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화다. 이 대화에서 냉소적인 답변을 내놓은 여자가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의 저자다. 러스트벨트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제조업이 발달한 미 북부와 중서부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한때 호황을 구가하다 제조업 사양화 등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 두 번의 미 대선에서 뜨거운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한 번은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에 앉힌 힐빌리(가난한 백인 노동자층)의 역설로, 또 한 번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던 트럼프에게 분명한 패배를 인식시킨 곳으로. 먼저 저자의 이력부터 살피자. 그래야 책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다. 저자는 오하이오주 북부 클리블랜드가 고향인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다.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가톨릭 재단의 대학에서 공부하다 두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삶의 행로가 확 바뀌었다. 저자는 사건 이후 양극성 장애라는 정신질환을 갖게 됐고, 학업은 포기한 채 마초들이 우글대는 제철소에 취직해 희망을 돈과 맞바꾼 세월을 보낸다. 책은 제철소에서 보낸 3년간의 이야기가 뼈대다. 여기에 성폭행 사건과 가족, 사랑, 학업 등의 이야기들을 씨줄날줄로 보탰다.제철소의 여성 노동자 하면 언뜻 페미니스트 여전사의 이미지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자라고 못할 건 없어’라는 식의 교훈이 담긴 책으로만 읽혀서는 안 될 듯하다. 그보다는 자신이 살아내야 한다고 믿는 바른 길을 찾아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이 과정에서 봉건과 마초, 양성 평등 등 제자리를 찾아줘야 할 이념적 지평들이 따라붙는 것이다. 이처럼 책을 한 인격체의 성장 과정이 담긴 회고록이라 규정한다면, 아마도 하이라이트는 저자와 가족들의 저녁 식사 자리가 아닐까 싶다. 아버지는 트럼프의 편가르기와 이간질에 넘어간 전형적인 백인 남성이다. 원래부터 마초 성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사업 실패 등의 늪에 빠져 있을 때 귓가에 들려온 트럼프의 부추김 탓에 더 강경한 공화당원이 됐다. 엄마 역시 상대적으로 유연한 편일 뿐, 가급적 딸이 불편한 순간을 만들지 않기만을 내심 바라는 여성이다. 이 자리에서 저자는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반기를 든다. “딸이 성폭행당했는데 어떻게 트럼프 같은 자를 지지할 수 있어?” 자신의 딸이 성폭행으로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데도, 어떻게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여성의 성기를 만질 수 있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사람을 지지할 수 있느냐는 뜻이다. 한 가정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순간이다. 저자는 이제 제철소에서도 금기어로 통하는 페미니즘, 진보 등의 단어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책엔 여성을 공격하는 여성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양념처럼 등장한다. 저자는 제철소를 “미국을 건설한 세대와 그들을 계승해야 할 세대를 가르는 분계선”이라 차갑게 규정하면서도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제철소의 의미와 그 안의 삶을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여기는 남미] ‘인형 병원’으로 대박난 할머니…병동도 짓는 중

    [여기는 남미] ‘인형 병원’으로 대박난 할머니…병동도 짓는 중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은 브라질의 60대 여성이 인형 병원으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해 화제다. 리우데자네이루 인근 니테로이의 변두리에 살고 있는 수엘렌 다 시우바(62)가 화제의 주인공. 다 시우바는 이젠 꽤 환자가 몰리고 있는 인형병원의 원장이다. 비록 인형이지만 환자를 대하는 다 시우바의 자세는 진지하다. 의사가운을 입고 청진기까지 목에 건 채 정성으로 입원한 인형환자들을 돌보는 건 진짜 의사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다 시우바가 인형병원 원장으로 나서게 된 건 코로나19 때문이다. 방문청소 일을 하던 그는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4월 일자리를 잃고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절망에 빠질 만한 상황이었지만 평소 의지와 생활력이 강한 다 시우바에게 위기는 기회가 됐다. 생계유지를 놓고 고민하던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인이 영웅처럼 조명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어 인형병원을 차렸다. 과거의 경험은 그에게 든든한 자본이 됐다. 홀몸으로 두 딸을 키워낸 그는 평생 가난과 싸워야 했다. 열심히 일했지만 좀처럼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두 딸에겐 인형 한 번 제대로 사준 적이 없다. 다 시우바는 길에 버려진 인형을 가져다가 수선해 딸들에게 선물하곤 했다. 인형수선에 노하우가 쌓이면서 그는 한때 버려진 인형들을 깔끔하게 수선해 사회단체에 기증하는 식으로 자선사업에까지 작은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쌓은 경험을 자본 삼아 부엌 옆 공간에 작은 인형병원을 차렸다. 이젠 각각 35살과 22살로 장성한 두 딸은 페이스북과 모바일메신저를 이용한 홍보로 엄마를 도왔다. 누가 보면 장난처럼 시작한 일이지만 의외로 반응은 뜨거웠다. 여기저기에서 다친 인형을 병원에 보내겠다는 보호자(?)들이 연락을 취해오기 시작한 것. 환자가 붐빌 땐 1주일에 인형환자 20여 명이 입원할 정도로 병원은 성장했다. 다 시우바는 입원한 인형들을 진짜 환자처럼 대한다. 인형마다 차트를 만들어 상태(?)를 기록하고 보호자 어린이들에겐 매일 환자의 사진을 보내준다. 다 시우바는 "언젠가 인형을 안고 찾아온 한 여자어린이가 진짜 엄마처럼 울면서 인형에게 주사를 놓지 말라고 호소한 적도 있다"며 사진을 보내주는 건 이런 마음을 가진 보호자 아이들에 대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입원비는 저렴한 편이다. '경증환자'의 입원비는 5헤알(약 1100원), '중중환자'의 입원비는 하루 70헤알(약 1만5000원) 정도다. 넉넉하진 않지만 당장 생계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수입은 된다. 다 시우바는 수입의 일부를 저축해 자택 옆에 15제곱미터 규모로 '병동'을 신축 중이다. 그는 "무사히 병동을 완공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프랑스24 (AFP)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코로나 백신 2년 뒤에도 세계 인구 4명중 1명 못맞아

    코로나 백신 2년 뒤에도 세계 인구 4명중 1명 못맞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국, 러시아, 영국, 미국 등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2년 뒤에도 전세계 인구 4명 중 1명은 이를 맞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전 세계 인구의 15% 미만의 부유한 나라들이 가장 유망한 백신의 절반 이상인 5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인구 25% 가까이는 최소 2022년까지 백신을 맞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잘 사는 선진국의 15% 인구를 뺀 나머지 85% 인구가 49%의 백신을 나눠갖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대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경제 강국들이 전 세계에 코로나 백신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구 논문에 따르면 11월15일 기준으로 미국 등의 부국들은 13개 백신 제조업체로부터 75억 도스(1도스는 1회 접종분량)의 백신을 선주문했다. 이 가운데 일본, 호주, 캐나다 등의 부국은 총 10억회분의 백신을 확보했지만 이들 나라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체의 1% 미만을 차지한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30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어떻게 분배될 지를 소개하면서 가난한 나라와 부자 국가의 차이가 극명하다고 전한 바 있다. 백신 확보율 세계 1위인 캐나다는 인구 1명당 9도즈를 확보한 데 비해 한국을 포함해 중하위 경제 규모의 국가 189개 이상이 참여한 국제기구 코백스는 참여 국가 인구의 20%에만 겨우 백신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듀크 세계 건강 혁신 센터의 안드레아 테일러는 “캐나다는 선진국이 할 수 있는 것을 정확히 했을 뿐이며, 자국민을 위해 올바른 일을 했다”면서도 “현재 백신 공급에 있어 많은 나라가 빠져 있다는 것은 매우 두려운 상황”이라고 백신 분배의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캐나다처럼 과다하게 백신을 확보하는 나라들은 코백스를 통해 기부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코로나19로 민간 무료급식 중단되자 노숙인들 공공급식소로 몰렸다

    코로나19로 민간 무료급식 중단되자 노숙인들 공공급식소로 몰렸다

    코로나19로 민간·종교 단체의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되면서 풍선효과로 공공급식소에 저소득층이 몰려 결식(缺食) 인구가 늘고 있다. 서울시는 노숙인을 구별할 수 있는 전자출입증을 발급해 무료 급식 수요를 인위적으로 줄였는데 이 과정에서 저소득층을 배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42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2020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은 15일 서울역광장에서 서울시의 부실한 홈리스 급식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현숙 서울시 인권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서울시가 노숙인 급식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돈이 없어서 이 밥이라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을 선별하겠다며 무선인식카드(RFID) 형식의 회원증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그 안에서 또 차별하고 구별짓기해 모멸감을 주겠다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서울시는 지난 9월 초 ‘노숙인 등 저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제공해 온 급식을 ‘노령 연금을 수여받지 않는 65세 미만인 자’, ‘노숙인복지법 상 노숙인 등에 해당하는 자’로 축소하고 조식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9월 중순에는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노숙이력 조회’와 ‘노숙인종합지원시스템 등재’를 전제하는 RFID카드를 발급했다. 민간 무료 급식 시설이 줄어들며 공공급식소로 몰린 사람들 가운데 ‘쪽방촌 거주민과 65세 이상 노인’을 제외시켜 강제로 무료 급식 수요를 줄여보겠다는 의도였다. 서울시는 전자회원증 제도를 연말까지 유예했지만 결국 강행하여 영구적으로 확대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0년 개소한 서울역 인근 ‘따스한 채움터’ 무료급식소는 민간 종교 사회복지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따스한채움터는 노숙인복지법 상 노숙인시설이 아니고 식품위생법 상 급식시설도 아니다”라며 “이 곳이 근거하고 있는 법률은 ‘서울특별시 행정사무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뿐인데도 종교 예배를 강요한다”고 했다. 2011년 제정된 노숙인복지법 제11조(급식지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숙인 등에게 필요한 급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숙인 급식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또 “노숙인 급식 시설의 설치·운영·지원기준 등은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령에는 노숙인 급식시설은 식품위생법 제88조제1항에 따라 신고된 집단급식소여야 하고, 노숙인의 급식시설의 설치·운영 기준은 식품위생법 제88조제4항에 따른 집단급식소의 설치·운영기준을 따른다고 나온다. 하지만 서울시가 민간에 노숙인급식시설을 수탁하면서 법의 사각지대가 생긴 셈이다.이날 홈리스행동이 공개한 ‘심층면접조사를 통해 본 서울시립 따스한채움터 이용실태 및 전자회원증 발급조치’ 보고서에는 ‘노숙인복지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설치·운영되고 있는 노숙인급식시설은 전국을 통틀어 4곳 뿐이고, 그마저도 서울 3곳(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구세군브릿지종합지원센터,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등 전부 수도권 지역에 있다고 나온다. 노숙인들은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민간·종교 단체의 자비에 모든 것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노숙인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할 정부가 민간의 선의에 모든 것을 맡기다보니 노숙인들의 인권은 수시로 침해되고 있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노숙인 인권실태조사에는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종교 단체 행사에 참요할 것을 강요하기 △비위생적 음식 관리 △사람이 먹기 힘든 음식을 제공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배식을 받고 모여서 먹게 함 등이 인권 침해 요인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15년이 흘렀지만 불행히도 여전히 인권위가 지적한 현실은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필립 알스톤 UN 극빈과 인권에 관한 특별 보고관이 UN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복지 지원이 디지털화되면서 지원의 대상자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반민주적 경향에 대해 지적한 내용을 인용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기술은 피할 수 없고 거부할 수 없는 것으로 제시되곤 한다. (복지의 디지털에 관한) 결정은 현실에서 정교한 비용 편익 분석이 없는 상태에서 너무 자주 결정된다. 디지털화 결정은 정부 장관이나 부처 관계자들 사이에서 어떤 협의나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잠재적으로 공적인 정책에 대한 생각보다는 본질적으로 행적인 문제라는 이유로 시도된다.” 급진적인 디지털화는 공무원들의 행정적인 편의를 늘리지만 사회적 약자를 배제시켜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홈리스추모제기획단은 매해 동짓날즈음 열리는 홈리스추모제는 올해는 코로나19여파로 오는 21일 비대면 영상 중계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아산재단, 정주영 20주기 맞아 독후감대회 개최

    아산재단, 정주영 20주기 맞아 독후감대회 개최

    아산사회복지재단이 내년 3월 21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0주기를 맞아 독후감 대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1915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정 명예회장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현대그룹을 일궜다. 정 명예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그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에 담겨 있다. 독후감 대회는 이 책을 읽은 뒤 쓴 글을 대상으로 한다. 중·고등학생 부문과 대학생·대학원생, 일반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대상(1명)에게 상금 1000만원, 금상 2명(부문별 1명), 은상 6명(부문별 3명), 동상 10명(부문별 5명), 장려상 30명에게 100만~700만원 등 총 49명에게 1억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참가 희망자는 책을 읽고 부문별 원고 분량을 채워 홈페이지에 내거나 우편,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중·고생 참가자는 200자 원고지 15매(A4용지 3매) 내외, 대학생·대학원생이나 일반 참가자는 200자 원고지 20매(A4용지 4매)다. 내년 1월 5일부터 2월 25일까지 독후감을 접수한다. 소설가, 문학평론가, 시인,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예심과 본심을 거쳐 3월 수상 결과를 발표한다. 책은 전국 공공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으며 이북(e-book)은 인터넷 서점에서 1000원에 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부자나라 세 번 맞는 백신, 가난한 나라는 10%만

    부자나라 세 번 맞는 백신, 가난한 나라는 10%만

    캐나다, 인구 대비 600% 확보 1위저소득국은 확보 물량 파악 안 돼코백스 ‘공정 백신’ 20억회분 목표캐나다가 국민 한 명당 다섯 번씩 접종할 수 있을 정도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과도하게 입도선매하는 등 선진국들이 예상대로 백신을 쓸어 담으면서 ‘고른 분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이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거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14일 미국 듀크대 글로벌보건혁신센터에 따르면 세계에서 백신을 가장 많이 사들인 국가는 캐나다로 인구 대비 백신확보비율(11일 기준)이 무려 527%에 이른다. 현재 협상 중인 잠재 물량까지 합하면 600%를 넘어설 정도다. 미국도 인구 대비 170%에 육박하는 백신을 확보했고,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한 영국도 290%나 비축해 놓고 있다. 세계 각국이 확보한 총 72억회분 백신 중 선진국은 약 39억회분을, 중진국은 26억회분을 확보했고, 저소득 국가가 직접 확보한 물량은 산정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옥스팜·국제앰네스티 등이 참여한 백신동맹(PVA)에 따르면 부자 나라에서 한 명당 세 번 접종이 가능한 반면 저소득 국가에서는 내년까지 겨우 10명 중 1명만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이 만든 공정한 백신 공급을 위한 펀드인 코백스(COVAX)는 현재 7억회분의 백신을 보유하고 내년 말까지 20억회분을 189개 회원국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이는 회원국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분배 정의를 위해 국제사회도 조금씩 힘을 합치고 있다.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백신을 ‘글로벌 공공재’로 선언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코백스 지원금(42억 달러)의 호소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사정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코백스에서 빠진 것이 제일 큰 이유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인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권을 보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백신민족주의’를 내세우면서 공조 분위기는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코백스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체 백신 조달 능력이 없는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백신 개발 제약업체 가운데 빈국에 비영리적으로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곳은 아스트라제네카 한 곳뿐이다. CNN은 “2009년 H1N1 독감 백신도 국제 연대 분위기가 있었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전염병이 최고조에 달하고 몇 달 뒤에야 도착했다”고 전했다. 백신 불균형 심화는 코로나19 종식을 요원하게 만드는 걸 의미한다. 전 세계 인구의 70% 가까이 백신을 접종해야만 집단면역이 달성돼 전염병 종식의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또 4650여만원 놓고 사라진 기부천사...2018년부터 총 4억 3000여만원 기부

    또 4650여만원 놓고 사라진 기부천사...2018년부터 총 4억 3000여만원 기부

    연말연시나 수해때마다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으로 수억원에서 수천만원을 몰래 기부한 ‘경남 나눔천사’가 올해 연말에도 4600여만원을 몰래 기부했다. 이 나눔천사는 이번에도 기부한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도록 기부금을 몰래 놓고 사라졌다.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해마다 연말 희망나눔캠페인 때마다 성금과 손편지를 놓고 간 숨은 나눔천사가 올해 연말 희망나눔 캠페인에도 성금 4652만 7270원을 기부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나눔천사는 앞서 기부때와 마찬가지로 발신자 표시제한으로 공동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성금함에 기부금을 넣어놓았다. 내 기부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위로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기부를 알렸다. 경남모금회는 이날 오전 전화를 받고 성금함 열쇠를 열어 확인해 봤더니 5만원·1만원·5천원·1천원권 지폐와 동전 등 현금 4652만 7270원과 손편지 한장이 든 봉투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기부자는 또박또박 쓴 손편지에 “일년 동안 넣었던 적금인데 가난하고 형편이 어려운 장애임산부와 조산산모 다문화가정 산모들의 출산의료비와 산후조리에 쓰여지길 바란다”며 “내년 연말에 뵙겠다”고 적어 내년에도 기부 할 뜻을 밝혔다. 경남공동모금회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부금을 장애 임산부와 다문화가정 산모 등을 위해 소중히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나눔천사와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기부자는 지난 3월 코로나19 특별성금으로 경남과 대구에 200만원씩을 기부한데 이어 지난 8월 수해 피해때도 특별성금으로 300만원을 몰래 기부했다. 경남모금회는 기부자의 손편지 글씨가 2018년 초부터 여러차례 고액의 기부를 하고 있는 숨은 나눔천사와 같은 점으로 미뤄 동일 기부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기부자는 2018년 초 이웃돕기 성금으로 7년 동안 매월 은행에 저금해 모은 2억 6400여만원을 경남공동모금회 사무실 앞에 몰래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연말연시 수천만원씩을 몰래 기부한다. 이번 기부금까지 합쳐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은 4억 2900여만원이다. 경남공동모금회는 기부자에게 감사의 뜻이라도 전하고 싶어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기부자가 본인이 누군지 알 수 없도록 철저하게 감추어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경남공동모금회 강기철 회장은 “동전까지 합쳐서 성금으로 내어줄 만큼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며 어디서 무엇을 하시는 분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어 주어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도전적 작품”vs“여성혐오” 코로나 사망 김기덕 감독 외신 조명

    “도전적 작품”vs“여성혐오” 코로나 사망 김기덕 감독 외신 조명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로 라트비아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외신들도 일제히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 외교부를 인용해 고 김 감독이 11일 사망했다고 알리면서, 그가 201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등 여러 상을 수상한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외교부는 “현지 시각으로 11일 새벽 우리 국민 50대 남성 1명이 코로나 19로 병원 진료 중 사망했다”면서 “주라트비아대사관은 우리 국민의 사망 사실을 접수한 후 현지 병원을 통해 관련 경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유족을 접촉해 현지 조치 진행사항을 통보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김 감독은 1960년 12월20일생으로, 만으로 59세다. 풍운아와 같이 영화계를 뒤흔들었던 고 김 감독은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태어나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형편 속에서 자랐다. 15세 때부터 구로공단과 청계천 일대의 공장에서 기술을 배웠으며 해군 하사관 생활을 거쳐 1990년 30살의 나이로 프랑스로 가 3년간 독학으로 회화를 공부했다. 프랑스 체류 중에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93년 귀국한 김 감독은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교육원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1995년 ‘무단횡단’이란 시나리오로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정식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고 김 감독의 ‘페르소나’와도 같은 배우 조재현이 주연한 영화 ‘악어’로 데뷔했다. 데뷔작인 ‘악어’에 담긴 폭력성이 가득한 남성과 여성 캐릭터를 바라보는 방식은 이후 영화 작업에도 줄곧 이어졌다. 한국에서의 흥행보다는 국제 무대에서 크게 인정받으면서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모두 상을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 됐다. 해외에서는 파격적인 소재와 남다른 개성이 담긴 그의 영화를 인정했다.영국 가디언은 김 감독의 사망 소식과 함께 “2000년작 ‘섬’과 2002년작 ‘나쁜 남자’ 등 폭력적이면서도 미학적으로 도전적인 작품으로 이름을 날렸다”라고 전했다. 특히 “김 감독의 2003년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현대 한국영화의 위대한 작품들 중 하나”라고 호평하면서 “‘미투’ 논란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면 더 유명한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UPI통신은 “김 감독의 영화에는 감정적·육체적 고문, 동물 학대, 성관계 장면 등이 담겨 있다”며 “김 감독은 그의 영화에서 여성혐오자라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고 김 감독은 박찬욱, 홍상수, 이창동, 봉준호 등의 감독과 함께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룬 대표적인 연출자며 후배 감독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2018년 터진 ‘미투 논란’으로 그의 여러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 조재현과 함께 국내에서는 거의 활동이 어려워졌다. 여배우의 성폭행 고발 이후 김 감독은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등 해외에서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 김 감독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에스토니아를 거쳐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입국했다. 김 감독은 라트비아 휴양도시 유르말라에 집을 구매하고 거주권을 얻으려 했으나 약속된 날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며 지인들이 그를 찾아나섰다고 델피 뉴스는 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봉함엽서/이상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봉함엽서/이상희

    봉함엽서/이상희 세상에 나와 이로운 못 하나 박은 것 없다 못 하나만 잘 박아도 집이 반듯하게 일어나고 하다못해 외투를 걸어두는 단정한 자리가 되는 것을 나는 간통을 하다 생을 다 보냈다 시를 훔치려고 소설을 훔치려고 외람된 기호를 가장했다 아, 나는 남의 것을, 모든 남의 몫뿐이었던 세상을 살다 간다 가난한 눈물로 물 그림을 그리던 책상은 긍지처럼 오래 썩어가게 해 달라 단 하나 내 것이었던 두통이여, 이리로 와서 심장이 터지는 소리를 막아 다오 그리고 떳떳한 사랑을 하던 부럽던 사람들 곁을 떠나는 출발을 지켜봐 다오 봉함엽서를 쓰던 시절이 있었지요. 엽서를 다 쓴 뒤 봉함을 하게 되니 그 안에 무슨 글을 썼는지 알 수 없습니다. 봉함엽서 안에 단풍잎이나 껌 사진을 넣을 수도 있었지요. 불법이지만 그 무렵 집배원이나 우체국에서 크게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가난했지만 행복한 시절이었지요. ‘가난한 눈물로 물 그림을 그리던 책상’이 내게도 있었습니다. 밤새 엎드려 쓴 글을 아침에 사보나 잡지에 팔아 쌀도 사고 감기약도 짓고 전기세를 냈지요. 밤에 쓴 글은 아침 어물전의 생선 같아요. 그 글로 ‘심장이 터지는 소리’를 막았으니 끝내 사랑할밖에요. 좋아하는 것을 열렬히 좋아하기. 그보다 좋은 ‘물 그림’ 없을 것입니다. 곽재구 시인
  • 폐품 손수레 끄는 할머니들, 사회가 빚은 고단함

    폐품 손수레 끄는 할머니들, 사회가 빚은 고단함

    가난의 문법/소준철 지음/푸른숲/304쪽/1만 6000원 ‘1945년생 윤영자’의 생애경로를 통해 노인, 특히 여성노인의 ‘가난의 구조’를 탐색했다. ‘윤영자’는 가공의 인물이다. 동시대 여성들이 ‘일반적인 생애주기’를 거쳤다고 여겨지는 사건들을 반영해 만들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에 견준다면 ‘45년생 윤영자’쯤 되겠다. 다만 소설이 아닌, 저자가 2015~2019년 벌인 현장 조사를 토대로 쓴 사회비평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비중이 가장 높은 건 현재의 노인 세대다. 사회보험 제도가 정착하기 전에 노인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올 초 행정안전부가 밝힌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00만명. 이를 노인빈곤율 44%에 대입하면 얼추 400만명 가까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꼴찌에 해당하는 수치다. 평균가처분소득 역시 꼴찌. 반면 65~69세 고용률은 두 번째, 70~74세 고용률은 가장 높다. 쉽게 말해 한국의 노인들은 일은 많이 하면서 가난하게 산다는 뜻이다. 여성 노인들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남성 노인은 대개 진학부터 취업과 결혼, 은퇴로 이어지는 ‘사회적 경로’를 거쳐 나이가 들지만, 여성은 진학 이후 잠깐의 취업과 결혼, 육아를 거쳐 자녀와의 분리로 이어지는 ‘개인화된 경로’를 거친다. 남성에 비해 임금노동자가 될 기회가 적었고, 이로 인해 경력과 숙련이 미흡한 상태에서 삶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결국 여성 노인의 가난은 이전의 한국사회가 만들어 낸 구조적 결과물이란 얘기다. 하지만 노인에 대한 국가의 지원책은 딱히 없다. 사회가 반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노인들은 생존을 위해 제도 밖의 노동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이 생존 경로가 바로 폐지 등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가 할 일은 재활용품 판매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소득을 얻게 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노인들이 일을 하지 않더라도 더 나은 기초소득을 가질 방법을 고민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불완전하지만 믿을 만한 인류 역량의 결과물, 백신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불완전하지만 믿을 만한 인류 역량의 결과물, 백신

    6가지 백신이 세계사를 바꾸었다/김서형 지음/살림/266쪽/1만 6000원 인류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해당 백신에 대한 데이터가 긴급승인 지침에 부합하며 안전성이 양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2020년 벽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을 마무리하며 극복을 위한 디딤돌을 놓은 셈이다. 김서형 러시아 빅히스토리 유라시아센터 연구교수는 책을 통해 인류사를 바꾼 여섯 가지 백신과 그것이 이뤄 낸 역사를 조명한다. 천연두, 광견병, 결핵, 소아마비, 홍역, MMR(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 백신이다. 천연두는 현생 인류 탄생과 함께 기승을 부렸는데, 2세기 중후반 로마제국에 창궐해 무려 500만명 이상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갈레노스 역병’이다. 16세기 아즈텍과 잉카 문명의 멸망 원인 중 하나도 천연두였다는 사실도 잘 알려졌다. 1790년대 후반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발견하고 널리 전파했지만, 19세기 초까지도 미국 사회에서 천연두는 ‘신의 형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백신 접종은 그 형벌을 피하는 일이기 때문에 신의 의지에 반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 국민은 물론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도 천연두 예방접종 혈청을 맞도록 강권했다. 저자는 그래서 토머스 제퍼슨을 ‘천연두 대통령’으로 불러도 손색없다고 강조한다. 한때 ‘불주사’로 불렸던 결핵예방백신(BCG)은 로베르트 코흐와 알베르 칼메트의 집요한 연구 덕이다. 코흐는 1882년 결핵균을 처음 발견했고, 그에 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다. 틀린 부분도 있지만, 결핵 관련 연구를 촉발했고 결국 1921년 알베르 칼메트 등이 BCG를 발명한다. 전 세계 인구 중 20만명 이상이 결핵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에서 BCG는 보건의 중요성을 넘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고도 볼 수 있다. 저자는 현대 사회의 백신 논란도 피해 가지 않는다. 백신은 완벽한 치료제도 아니며 부작용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전염병의 역사를 훑으며 이를 이기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백신이 태어났음을 강조한다. 백신이 한 사회, 넓게 보면 인류의 역량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러 백신은 나름 믿을 만한 것이 아닐까. 한 걸음 더 나아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서둘러 낮고 가난한 사람들에게까지 고루 접종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한다.
  • [책꽂이]

    [책꽂이]

    렛 어스 드림(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강주헌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 우리는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섬겨야 한다고 상기시킨다.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의료, 토지, 주택, 일자리를 함께 나누는 경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332쪽. 1만 8000원.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리처드 랭엄 지음, 이유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인간 본성의 수수께끼를 진화적 탐구로 풀어 가는 책.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인 저자는 ‘자기 길들이기’ 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인간의 폭력과 이타주의, 전쟁과 협력, 사형과 도덕 등의 주제들을 다룬다. 특히 강한 야만성에 맞서는 사회적 관용과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480쪽. 2만 2000원.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프릿 바라라 지음, 김선영 옮김, 흐름출판 펴냄)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린 뉴욕남부지검 검사장 프릿 바라라의 실천적 정의론. 정의의 현실적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법 시스템과 집행 주체인 인간의 한계를 꼬집으면서 정의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 인지해야 할 사실이 무엇인가를 논리적으로 전한다. 428쪽. 1만 8000원.앨버트 허시먼(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부키 펴냄) 독창적 관점의 경제학자 앨버트 허시먼의 일대기. 사상적 뿌리가 마르크스주의에 닿아 있지만 공산주의적 유토피아에 동조하지 않았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갖되 시장만능주의에 휩쓸리지 않았다. 20세기 격동의 현장을 겪어 낸 숙고하는 활동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의 지적 여정을 추적한다. 1256쪽. 5만 5000원.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미셸 딘 지음, 김승욱 옮김, 마티 펴냄) 여성 저널리스트이자 비평가인 저자가 20세기 뉴욕을 일군 여성 작가들의 성취를 조명한다. 헤밍웨이, 피츠제럴드처럼 성 하나로 작품을 떠올릴 수 있는 남자 작가들이 빽빽한 문학사 연대표에서 소외된 파커, 아렌트, 매카시, 손택 등을 새롭게 호명했다. 528쪽. 2만 2000원.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여인선 지음, 길벗 펴냄) 취재 현장과 뉴스룸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자이자 앵커인 저자가 차를 내리는 시간 속에서 얻었던 온기를 적었다. 차를 마시며 알게 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차와 그 속에서 만난 자신의 내면, 소중한 인연 이야기를 담았다. 200쪽. 1만 3500원.
  • 서민 교수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조차 차례 까마득”

    서민 교수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조차 차례 까마득”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획에 대해 비판했다. 서 교수는 문 정부가 지난 8일 4400만명 분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했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실제로 계약한 건 아스트라제네카 딱 하나라고 지적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이자·존슨앤드존슨-얀센과는 구매확정서, 모더나와는 공급확약서로 각각 1400명분과 1000명분의 구매 물량을 확정했으며 이달 중 정식 계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이는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소리’라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서 교수는 “구매확정서나 공급확약서는 그 이름만 그럴듯하고, 화이자나 모더나에는 내년 말까지 한국에 줄 백신은 남아있지 않다”며 “1000만명분을 담당할 코백스는 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공동구매 차원이라 부자 나라들이 백신을 다 맞고 난 다음이 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1000만명 분량을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상을 이미 마친 화이자나 모더나와 달리, 아직 3상을 통과하지 못했다. 게다가 화이자나 모더나는 코로나 단백질의 원료를 넣어 우리 몸에서 생산하게 만드는 첨단 방식인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의 단백질을 실어 몸속으로 넣어 항체를 유도한다고 서 교수는 밝혔다. 서 교수는 “이 과정에서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기는 건 필수적이며, 아스트라제네카 2차접종시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당시 55세 이상의 고령자는 포함을 안시켰고, 다른 백신보다 부작용이 심했던 등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이어 훨씬 안전한 화이자, 모더나가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던 한국 보건당국이 갑자기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떠든다며 조소했다. 서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3상 통과 시기는 연말에서 늦어도 내년 2~3월 쯤으로 예상하며 정부가 내년 2~3월에 백신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것도 다 이런 ‘잔머리’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를 우리가 내년 2, 3월에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서 교수는 “선진국은 어느 백신이 좋을지 모를 때, 가능성이 높은 백신을 모조리 입도선매했는데 우리나라는 전문가들과 언론이 8월부터 백신을 구해야 한다고 그 난리를 피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도 미리 계약한 나라들부터 보내줘야 하므로 언제쯤 우리 차례가 올지는 현재로선 까마득하다”고 우려했다. 그 이유로 정부에서 백신은 2021년 1분기부터 단계적 도입 예정이나 접종 시기는 탄력적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백신은 유효기간이 있어 일찍 들여와 몇달씩 창고에 보관할 이유가 없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퇴임 44일 남긴 트럼프 ‘업적 남기기’ 구설수

    퇴임 44일 남긴 트럼프 ‘업적 남기기’ 구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트위터에 아버지가 러시모어산을 방문해 미소 짓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4명의 전직 대통령 옆에 조각됐으면 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한 모양새다.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백악관 테니스장 완공 소식을 홍보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이 불과 44일 남은 상황에서 가족들은 유산을 남기려 하지만,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방카 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러시모어산을 방문해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미국 초창기 대통령 4명의 얼굴 조각과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사진의 구도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옆에 조각으로 새겨졌을 때와 같다. 지난 8월 백악관 참모가 사우스다코타 주 정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러시모어산에 새기는 것을 문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생각처럼 들리지만 제안된 바는 없다”고 했다. 마음에 없지는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멜라니아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와중에 백악관 테니스장 완공을 발표했다. 그는 “이 사적인 공간이 여가의 장소이자 미래의 대통령 가족들을 위한 모임의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테니스장이 있는 백악관의 남쪽 공간은 역사적으로 대통령 가족을 위한 시설을 짓는 곳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딸을 위해 나무집을 지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온수 욕조를 설치했다. 대통령 부인들이 자신의 상징을 남기는 캔버스처럼 활용돼 왔다. 다만 코로나19에도 지난 3월 멜라니아가 공사를 감독하는 사진을 올리고 이번에는 완공을 알리는 성명까지 내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CNN은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눈치 없는 홍보”라고 지적했고 트위터에는 ‘멜라니아 앙투아네트’라는 비아냥이 줄을 이었다. 가난한 백성의 형편을 살피지 못하고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것이다. 다만 앙투아네트가 실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퇴임 전 유산 남기려다’ 이방카·멜라니아 모녀 구설수

    ‘퇴임 전 유산 남기려다’ 이방카·멜라니아 모녀 구설수

    이방카 7월 러시모어산 찾은 트럼프 사진 트윗4명의 대통령 얼굴 조각 옆 트럼프 원하는 듯 멜라니아 코로나19에 백악관 테니스코트 완공서민 상황 모르는 ‘앙투아네트’ 빗대 조롱 글도멜라니아 7월 백악관 로즈가든 공사도 비판받아 트럼프 중동평화 강조에도 노벨상 욕심 무산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트위터에 아버지가 러시모어산을 방문해 미소짓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4명의 전직 대통령 옆에 조각됐으면 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한 모양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백악관 테니스장 완공 소식을 홍보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이 불과 44일 남은 상황에서 가족들은 유산을 남기려 하지만, 세간의 시선을 곱지 않다. 이방카 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러시모어산을 방문해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미국 초창기 대통령 4명의 얼굴 조각과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윗에 게재했다. 사진의 구도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옆에 조각으로 새겨졌을 때와 같다. 지난 8월 백악관 참모가 사우스다코타 주 정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러시모어산에 새기는 것을 문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생각처럼 들리지만 제안된 바는 없다”고 했다. 더힐은 지난해 자신들의 같은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한다면 나쁜 홍보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이날 전했다. 마음에 없지는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번째 노벨상 평화상 후보에 오른 것을 다룬 폭스뉴스 기사를 트위터에 올리고 “고맙다”고 했다. 이후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과 관계 정상화 협정을 체결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상 자격을 충분하다’는 취지의 자료까지 기자들에게 배포했지만 올해도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이날 멜라니아 여사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와중에 백악관 테니스장 완공을 발표했다. 그는 “이 사적인 공간이 여가의 장소이자 미래의 대통령 가족들을 위한 모임의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당 공간은 역사적으로 대통령 가족을 위한 시설을 짓는 곳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딸을 위해 나무집을 지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온수 욕조를 설치한 바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영부인들이 자신의 상징을 남기는 캔버스 역할도 해왔다고 한다. 다만 이번에는 코로나19가 시작됐던 지난 3월 멜라니아 여사가 공사를 감독하는 사진을 올리고, 111.5㎡의 건물까지 짓는 대대적 공사를 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CNN은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눈치 없는 홍보”라고 지적했고 트위터에는 ‘멜라니아 앙투아네트’라는 호칭이 줄을 이었다. 가난한 백성의 형편을 살피지 못하고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것이다. 다만 앙투아네트가 실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7월 백악관 내 로즈가든을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해 같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얼굴은 기형이지만 마음은 ‘천사’…고엽제 피해자의 삶

    [여기는 베트남] 얼굴은 기형이지만 마음은 ‘천사’…고엽제 피해자의 삶

    베트남 전쟁의 고엽제 후유증 2세로 선천적 얼굴 기형과 각종 질병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 살면서도 늘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는 남성이 있다. 최근 베트남 현지 언론 뚜오이째는 고엽제로 인한 얼굴 기형과 언어 장애 등으로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기쁨을 잃지 않는 히엔(44)의 사연을 전했다. 베트남 남부 빈롱성에 거주하는 히엔은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의 아들로 1976년 태어났다. 5살이 되면서 머리가 부풀어 오르듯 커졌고, 걸핏하면 고열에 시달렸다. 하지만 가난한 형편에 전문의를 찾아갈 수 없어 동네 의원에서 받은 해열제만으로 버텨야 했다. 히엔의 머리와 턱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누구라도 그를 한번 보면 놀라서 도망칠 지경에 이르렀다.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졌다. 히엔을 보고 놀란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을 못 한다는 학부모들의 항의에 결국 히엔은 학교를 그만두었다. 이후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히엔은 집에만 갇혀 지내야 했다. 당시 히엔의 엄마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고, 아빠가 일하러 나간 텅 빈 집에 남겨졌다. 홀로 지독한 외로움을 견뎌야 했다. 히엔이 12살 무렵 아빠는 새엄마를 데려왔다. 하지만 새엄마 역시 여느 사람들처럼 히엔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히엔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열렸다. 새엄마는 “히엔의 친절하고 착한 성품, 부모에게 순종하는 모습에 나의 마음이 녹아내렸다”고 전했다. 히엔은 10대부터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거리에서 복권을 팔았다. 처음에는 그의 얼굴을 보고 도망쳤던 사람들이 차츰 그의 기이한 생김새에 관심을 기울였다. 관광객들은 그의 얼굴을 구경하며 복권을 사주었다. 히엔의 장사가 잘되자 이를 시기한 주변 상인들은 히엔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리며 그를 비방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절망에 빠진 히엔은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마음을 위로해주는 친구들을 알게 됐다. 다름 아닌 참새와 비둘기들이었다. 새들은 그의 기이한 생김새를 보고 놀라 도망치지 않았고, 그가 주는 먹이를 찾아 모여들었다. 아무 편견과 차별 없이 다가오는 새들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 어려운 시기에 그의 순수하고 맑은 미소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불행할 것만 같은 외모를 지닌 사람에게서 끊임없이 차오르는 기쁨에 찬 미소는 차츰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게 됐다. 그는 번 돈을 모두 부모님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쓴다. 그의 새엄마는 “히엔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친절하고 똑똑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산다”면서 “불운한 삶을 짊어져야 했던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단독] 앞 못 본다고 음악교육서 외면… ‘천재 작곡가’ 꿈 끝내 스러졌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단독] 앞 못 본다고 음악교육서 외면… ‘천재 작곡가’ 꿈 끝내 스러졌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장애예술인 실태 파악조차 안 돼국가 차원 체계적 양성·지원 절실누군가는 기억할 것이다. 1980년대 언론이 대서특필했던 ‘천재 맹인소년 작곡가’ 송율궁(48)씨. 생후 3개월에 실명(1급 장애)했다. 맹인과 가난의 굴레 속에 독학으로 피아노와 작곡법을 터득해 9세에 처음 작곡을 했다. 맹인을 위한 수학 학습도구인 고무화판에 셀로판지를 대고 점자처럼 오선지를 그려 나갔다. 그는 모든 일상의 소리를 음악화하는 ‘전위음악’을 선보였다. 11세 때인 1983년 일본 도쿄국제작곡경연대회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현대음악제 등 각종 음악대회를 휩쓸며 천재성을 입증했다. 미국의 유명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는 “이 소년의 음악이 나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한국의 베토벤’을 꿈꿨던 송씨는 맹학교 재학시절 안마 수업을 거부하고 뛰쳐 나오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지도자를 제대로 만나지 못해 지하철에서 구걸하며 공연과 현대음악당 건립 비용 마련에 나섰다.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몇 차례 작곡발표회도 가졌지만 대중의 관심은 곧 멀어졌다. 이후 10년간 보이지 않던 그의 충격적 소식이 전해졌다. 평생 그를 뒷바라지한 어머니 송혜미자(76)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아들이 많이 아프다며 “혼자서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누워만 있다”고 울먹였다. 천재라 불렸던 송씨는 여전한 빈곤 속에 현대음악 작곡가로서의 꿈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였다.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송씨와 같은 시각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25만 3055명이다. 이 가운데 시각장애 예술인이 얼마나 되는지는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유경민 한국장애인개발원 연구기획팀장은 “장애예술인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시각장애 예술인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장애인예술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 집안 재력이 아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장애예술인 양성 관리나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시각장애 피아니스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창작준비금 지원사업에서 장애예술인이 지원받은 비율은 올해 3.5%에 그쳤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은 올해 1.6%,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은 1%도 못 미쳐 더 열악했다. 김 의원은 “예술활동 증명을 받기 위한 기준 중 하나가 공개발표 실적인데, 장애예술인은 비장애예술인에 비해 작품 발표 기회도 부족하고, 정보를 얻어 신청하려 해도 그 과정이 어려워 포기해버린다”고 지적했다.시각장애인은 한빛맹학교나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음악 교육을 부분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직업적 예술인으로서 성장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올해 6월 제정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법이 오는 10일 시행된다. 제2조는 ‘장애예술인은 문화국가 실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공헌하는 존재로서 정당한 존중을 받아야 하고, 그 능력과 의사에 따라 예술 활동에 종사하고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그 바탕이 될 ‘장애예술인 실태조사’는 예산 확보가 안 돼 2년 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달 3일 문재인 대통령의 김정숙 여사는 서울맹학교를 찾아 “시각장애인들의 꿈이 장애물에 가로막히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들은 보다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장애예술인에 대한 정부의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공감 능력도 부족하다”면서 “‘5년 내 예술인 100명 키우기’처럼 체계적인 양성 계획과 활동의 장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장애예술인 공연장·연습장 건립을 위해 내년 예산을 250억원으로 100억원가량 늘렸다”고 설명했다.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단독] 날고 싶었던 ‘천재 맹인 소년 작곡가’의 꿈, 끝내 스러지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단독] 날고 싶었던 ‘천재 맹인 소년 작곡가’의 꿈, 끝내 스러지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생후 3개월에 실명, 독학으로 9살 첫 작곡80년대 초중생 시절 국제작곡대회 줄입상맹학교 안마 수업 거부 후 거리로…된서리지도자 못 찾고 생활고… 대중 관심 사라져전위음악 작곡가 맹인 송율궁씨 현실 암울40년 흘러도 장애예술인 지원 미미 여전 “장애예술인, 체계적 관리·조사·교육 미흡”“체계적인 양성 계획·활동장 마련해야”누군가는 기억할 것이다. 1980년대 언론이 대서특필했던 ‘천재 맹인소년 작곡가’ 송율궁(48)씨. 생후 3개월에 실명(1급 장애)했다. 맹인과 가난의 굴레 속에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한 그는 독학으로 피아노와 작곡법을 터득해 9세에 처음 작곡을 했다. 맹인을 위한 수학 학습도구인 고무화판에 셀로판지를 대고 점자처럼 오선지를 그려 나갔다. 그는 모든 일상의 소리를 음악화하는 ‘전위음악’을 선보였다. 11세 때인 1983년 일본 도쿄국제작곡경연대회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현대음악제 등 각종 음악대회를 휩쓸며 천재성을 입증했다. 미국의 유명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는 “이 소년의 음악이 나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극찬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15살에 첫 작곡발표회를 갖는 그에게 성금(3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한국의 베토벤’ 꿈꾼 맹인 작곡가무관심 속 병세 악화로 활동 중단 그러나 ‘한국의 베토벤’을 꿈꿨던 송씨는 맹학교 재학시절 안마 수업을 거부하고 뛰쳐 나오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지도자를 제대로 만나지 못해 지하철에서 구걸하며 공연과 현대음악당 건립 비용 마련에 나섰다.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어렵게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몇 차례 작곡발표회도 가졌지만 대중의 관심은 곧 멀어졌다. 이후 10년간 보이지 않던 그의 충격적 소식이 전해졌다. 평생 그를 뒷바라지한 어머니 송혜미자(76)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아들이 많이 아프다며 “혼자서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누워만 있다”고 울먹였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인해 거동이 힘들어져 음악 활동을 못 한다고 했다. 천재라 불렸던 송씨는 여전한 빈곤 속에 현대음악 작곡가로서의 꿈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였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송씨와 같은 시각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25만 3055명이다. 이 가운데 시각장애 예술인이 얼마나 되는지는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장애예술인 현황조차 파악 안돼”“여전히 개인 재력 의존 현실” 김예지 “장애인, 비장애인보다 작품발표 기회 적고·정보 접근도 어려워” 유경민 한국장애인개발원 연구기획팀장은 “장애예술인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시각장애 예술인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장애인예술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 집안 재력이 아닌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장애예술인 양성 관리나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시각장애 피아니스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창작준비금 지원사업에서 장애예술인이 지원받은 비율은 올해 3.5%에 그쳤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은 올해 1.6%,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은 1%도 못 미쳐 더 열악했다. 김 의원은 “예술활동증명을 받기 위한 기준 중에 하나가 공개발표 실적인데, 장애예술인은 비장애예술인에 비해 작품(공연)발표 기회도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혜택이 있어도 어디에서 정보를 얻어서 어떻게 신청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정보를 얻어 신청을 하려고 해도 그 절차 과정에 접근이 어려워 포기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시각장애인은 한빛맹학교나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음악 교육을 부분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직업적 예술인으로서 성장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장애예술인지원법 10일 첫 시행“실태조사, 예산 확보 못해 2022년에” 김정숙 “시각장애인 꿈, 장애물 없도록 노력”단체 “‘보여주기식’ 행사보다 실질 도움을” 올해 6월 제정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법이 오는 10일 시행된다. 제2조는 ‘장애예술인은 문화국가 실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공헌하는 존재로서 정당한 존중을 받아야 하고, 그 능력과 의사에 따라 예술 활동에 종사하고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그 바탕이 될 ‘장애예술인 실태조사’는 예산 확보가 안 돼 2년 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달 3일 문재인 대통령의 김정숙 여사는 서울맹학교를 찾아 “시각장애인들의 꿈이 장애물에 가로막히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들은 보다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장애예술인에 대한 정부의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공감 능력도 부족하다”면서 “‘5년 내 예술인 100명 키우기’처럼 체계적인 양성 계획과 활동의 장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부 “장애예술인 공연장·연습장 건립에예산 250억 확보… 전년比 100억↑”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장애예술인 공연장·연습장 건립을 위해 내년 예산을 250억원으로 100억원가량 늘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지난 8월부터 장애예술인을 지원하는 워크숍 형태의 아카데미 과정을 신설해 모집하고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서울문화재단에서도 공모를 통해 강사매칭 등 교육을 일부 받을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시각장애인 연주자 양성사업’에서 나이나 공연횟수 등에 상관 없이 적정 인원을 선발해 전문 강사를 통한 프로그램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장애예술인 제도와 교육 관련 문의는 문체부 예술정책과(044-203-2720)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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