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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관련 10개사 빼고 25개사 계열분리

    현대가 당초 계열분리하기로 했던 현대자동차 등 10개사를 그룹에 남기고 나머지 25개사를 따로 떼내 계열분리하겠다는 ‘역 계열분리안’을 꺼내들고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안대로라면 사실상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과 정몽헌(鄭夢憲·MH) 전 현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의미로 해석돼 ‘3부자 동반퇴진’이 또다시도마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 현대의 저항. ■왜 이런 안이 나왔나/ 현대는 정 전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 9.1%를 유지하면서 계열분리를 할 수 있는 묘안은 이 방법 외에는 없다고 말한다.법적 요건에도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현대 관계자가 “정 전 명예회장이 현대차지분을 정리할 뜻이 없으며,자동차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힌것도 무관치 않다. ■‘3부자 동반퇴진’ 물건너 가나/ 현대는 정 전 명예회장과 MH의 경영일선복귀에 고개를 내젓는다.현대자동차가 그룹에 남으면 그룹의 계열주는 정 전명예회장으로 유지되겠지만,지배수단(지분소유)및 지배관계(영향력행사)를고려하면 앞으로 정몽구(鄭夢九·MK) 현대차총괄회장이 계열주로 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주장이다.MH역시 독립집단의 계열주가 되긴 하지만,일선퇴진을 선언한 만큼 계열주를 현대건설로 바꿔 손을 뗄 것이라고 말한다. ■전망/ 현대가 공정위에 ‘역 계열분리 안’을 그대로 제출하면 현대 계열분리는 당분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공정위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럴 경우 ‘계열분리지연 주체’를 둘러싸고 MK·MH측간의 갈등이재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주병철기자 bcjoo@. ◆ 화난 공정위.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이 잔뜩 화가 난 것 같다.현대그룹 때문이다.전위원장은 28일 아침 출근하자 마자 현대자동차 계열분리 담당 국·과장을 위원장실로 호출했다. 전 위원장은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를 분리하겠다는 현대그룹의 주장이 가능한 얘기인지를 확인했다.실무자의 답변은 “역 계열분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는 오너(鄭周永 또는 鄭夢憲)의 기업집단에서 친족(현대차)이 떨어져 독립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라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쉽게말해 현대그룹의 주장은 자식이 결혼을 해서 분가를 하게됐는데,오히려 부모가 자식으로부터 ‘분가’하겠다고 우기는 식이라는 얘기다. 현대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차갑다.현대그룹은 한마디로‘오만방자하고 공정위를 우롱하는 회사’라는 것이다.직원들은 “현대그룹에 불쾌하게 느끼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다. 전 위원장은 현대차 계열분리와 관련,최근 김재수(金在洙)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을 2∼3차례 불렀다.그러나 김위원장측은 이런 저런 이유를 둘러대며 피해 다녔다. ‘경제검찰’의 총수인 공정거래위원장의 호출을 기업체에서 거부한 것은사상 초유의 일로 공정위는 당황했다. 그러던 차에 현대그룹은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을 6.9%에서 계열분리의 법적요건인 3%로 낮추지 않고 오히려 9.09%로 늘렸다. 정주영 창업주의 지분을 3%로 낮춰야 한다고 밝히던 공정위는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계열분리 신청조차 받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으로 급선회했다. 공정위는 현대그룹이 흘리는 얘기들에는 사흘남은 계열분리 시한을 지키지못하는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역 계열분리도 현대가 이미 한달 전에 꺼냈고,공정위는 이미 ‘노’라고 밝혔던 묵은 카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현대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 하나·한미은행 ‘사이버 결혼’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이 27일 전산망(IT) 공동개발 및 지점망 공유를 골자로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하나은행 김승유(金勝猷)행장과 한미은행 신동혁(申東爀)행장은 이날 서울명동 은행회관에서 전산망 공동개발 및 운용,인터넷뱅킹,해외영업점 신설 및운용, 전국 영업점 및 자동화기기 공동이용 등 주요 업무에 대해 제휴하기로하고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를 위해 두 은행은 김종열(金宗烈) 하나은행 부행장보와 정경득(鄭庚得) 한미은행 이사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업무제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아울러 빠른 시일내에 IT개발을 위한 공동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자회사는 두 은행외에 IBM과 같은 전산 전문회사1곳 정도가 더 참여해 지분출자 형태로 설립하게 된다. 김행장은 “두 은행이 각각의 실체를 유지하면서 은행업무 전반에 협력,경쟁력있는 분야에 핵심역량을 투입함으로써 주주가치를 극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행장은 “은행들이 매년 최소 500억,많게는 수천억원을 IT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은행권의 중복투자가 수없이 많아 개별은행에게 큰부담이자 국가적 짐”이라면서 “이번 업무제휴로 약 400억원의 전산투자비용 절감이 기대되는 등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은행의 합병문제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아무 것도 논의된 바없다”고 부인했다.하지만 “업무제휴를 추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해 합병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 *‘은행 짝짓기’다시 급부상.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의 전략적 제휴로 한동안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던은행간 합병문제가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업무제휴는 합병 전초전] 두 은행은 이번 업무제휴가 합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한사코 부인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기업문화나 구성원의 성향이 서로 비슷해 가장이상적인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는 두 행장의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금융계에 오래 몸담은 한 시중은행 임원은 “전산망에 이어 지점까지 공유하겠다는 것은 실질적인 합병이나 진배없다”고 풀이했다. [+α 가능성] 그동안 국민·주택은행은 하나·한미에 무수히 ‘입질’을 해왔다.따라서 금융권의 촉각은 ‘하나·한미’ 조합에 ‘+α’가 얹어질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양 행장은 “추가적인 업무제휴는 현재로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굳이 끼겠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하나·한미만 합쳐서는 총자산 규모가 80조원에 불과,‘규모의 경제’에 턱없이 미달한다는 점에서 주택이나 국민의 추가합류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그러나 모 시중은행장은 “(하나·한미가)주택이나국민을 피하려다 보니 손잡은 것 같다”면서 추가합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불붙은 은행합병]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공적자금 투입 은행간의 합병논의도빨라질 전망이다.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이 26일 ‘강제통합’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은행 총파업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짙다.금융지주회사에는 기존의 3개 은행외에 지방은행 한두 곳이 합류할 가능성도 적지않다.조흥은행과의 합병설이 나돌고 있는 K지방은행은 금융지주회사에 끼워달라고 금감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미현기자. *김승유·신동혁 행장 인터뷰 “합병은 생각안해”. 다음은 김승유 하나은행장과 신동혁 한미은행장의 기자회견 내용. ■외국계 주주들의 반응은.한미은행의 외자유치는 어떻게 되나. (김행장) 두은행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반대하지 않았다. (신행장)칼라일그룹은 ‘경제적 가치를 손상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동의했다.DR발행은 업무제휴와 상관없이 예정대로 추진한다. ■합병이 가시화될 경우 서로를 최우선 파트너로 생각하는지.업무제휴 추진과정은. (신행장)기업문화가 비슷하고 상호 구성원의 동질성 등 가장 이상적인 업무제휴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IT부문 통합은 한달전쯤 각 은행 실무자들이 은행회관에서 만나 의논한 적이 있다.그 후 사적인 모임에서 김 행장과 아주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두 은행이 합쳐봤자 자산규모가 80조원에불과하다.2차적 제휴도 생각하고있는지. (김행장)규모의 경제가 은행산업에서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한미는 1인당 생산성 등 은행중에서 매우 우수하다. 규모는 작더라도 나름의경쟁요인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다른 은행과의 추가적 업무제휴나 합병은 구상한 적 없다. ■공동서비스는 언제부터 이용하게 되나. 언제부터라고 못박기 어렵다.당장 고객들이 겪게되는 변화는 없다.
  • 住公, 상가·택지·상업시설 1,383건 분양

    주택공사는 하반기 중 상가와 용지를 집중 분양한다. 주공은 27일 전국 25개 택지개발지구에서 모두 1,383건의 점포 및 용지를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도별로는 ▲상가 224개 점포 ▲상업·편익시설 189필지 ▲단독주택지 965필지 ▲유치원용지 5필지 등이다. [상권형성 빠르다] 주공 상가나 용지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안에 있다.민간건설업체가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안 상가와는 다르다.민간 아파트 단지안 상가는 업체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상가를 크게 짓는데 비해 주공 상가는 들어서는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가면적 비율이 낮다. 대단지를 끼고 있어 소비자 층이 두껍다.자체 개발하는 택지개발지구여서대형 할인매점이나 백화점 상권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또 입주자 소비 형태가 단지안에서 주로 이뤄지는 소형 아파트 위주로 건설돼 초기 상권형성이빠르다.잔금 납부전 전매가 허용돼 입점 전에도 팔 수 있다. 단독 주택지는 평당 100만∼200만원으로 싸고 지구안 편익시설을 이용할 수있다.재당첨 금지조항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 [투자 유망지구] 서울 휘경동 상가가 눈에 띈다.2,000여가구의 대단지인데도점포수는 18개에 불과하다. 주변에 대형 할인점이 없어 안정적인 상권형성을기대할 수 있다.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용인 상갈지구 상가도 치열한 경쟁률이 예상된다.2,800가구에 이르는 대형단지안에 점포수는 35개 밖에 없다.밀레니엄 기념단지인데다 중소형 아파트가 골고루 들어설 예정이어서 다양한 업종의 상권형성이 가능하다.같은 단지안에서 공급되는 상업용지도 노려볼 만하다.부산 당감동 준주거 용지 역시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기자
  • 중의원 선거 이모저모

    25일의 일본 총선은 안정쪽에 무게중심이 주어지긴 했지만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욕구도 무시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전현직 관료와 당간부 등 거물 정치인들이 줄줄이 낙선한 한편으로 세습후보들이 맹위를 떨쳐 일본 정치판의 풍토를 그대로 재연했다. ◆이번 선거 최대 특징은 중진 거물급 정치인의 대거 탈락.통산상 후카야 다카시(深谷隆司·64·8선)가 민주당의 나카야마 요시카스(中山義活·55)에 패한 것을 비롯,농수산상 다마자와 도쿠이치로(玉澤德一郞·62·7선),전 통산상 요사노 가오루(餘謝野馨·61·7선),전 관방장관 다케무라 마사요시(武村正義·65·4선) 등이 고배. ◆총 202명의 여성후보가 출마,관심을 모은 이번 선거에서 35명의 당선자가나와 일본 여성계가 희색이 만연.96년 총선보다 12명이 증가한 수치로 전후개정된 헌법체제에서 치러진 선거사상 최대 여성의원 탄생. 당별로는 사민당이 10명,자민당 8명,민주당 6명,공산당 4명,공명당 3명 순. 여성의원 가운데 카나가와현의 하라 요코(原陽子·25) 후보가 일 정치사에서 최연소 의원에당선돼 여성계는 겹경사.사민당 출신인 하라는 이날 투표에서는 사실 탈락했으나 비례대표 순위에 포함돼 최연소 의원 기록 보유자의영광을 획득. ◆고(故)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총리의 둘째딸 유코(優子·26),고(故)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 전관방장관의 장남 히로시(弘志),고(故)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총리의 동생 와타루(亘) 등 거물 정치인의 일가들이압도적 표차로 당선돼 눈길. 이번 선거에서 가족들의 후광을 업고 당선된 세습정치인 수는 모두 121명. 출마자 수는 174명으로 당선률이 70%에 육박한다.해산 전 의석 수보다 22명이 는 수치.이 가운데 자민당은 민주당(24명),자유당(5명)을 크게 앞선 84명으로 ‘패밀리 정치’의 요람임을 입증.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81)전 총리는 비례대표에서 당선돼 20선을 기록.지난번 중의원 선거에서 하라 겐자부로(原健三郞·92)전 중의원의장이 세운 역대 최다선기록과 같지만 하라 전의장의 은퇴로 현역 최다선 기록을보유. 김수정기자 crystal@
  • 행정포커스/ 규제개혁 어떻게 돼가나

    *실태와 문제점. 국민의 정부들어 많은 규제들이 폐지되거나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이 느끼는 규제개혁의 체감지수는 아직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법령정비 등겉무늬를 바꾸는 데만 치중했을 뿐 규제개혁에 따른 실질적인 행정서비스의개선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규제개혁의 체감도를 떨어뜨리는 이유 중의 하나로는 일선 관청의 편의주의적 업무처리 방식이 곧잘 지적된다.어렵사리 폐지하거나 개선한 규제개혁도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지방자치단체가 정부의 법령개정에 따른 시행규칙 등을 제 때 처리하지 않는 점도 같은맥락이다. 그러나 보다 더 큰 걸림돌은 ‘부처이기주의’라는 지적이 높다.이는 각 부처마다 산하에 각종 공사·공단 등 단체를 두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업무를 다른 부처로 이관하거나 빼앗길 경우 산하단체 등의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규제개혁 실태조사에서 역력히 드러난다.조사결과에 따르면 2개 이상의 정부 부처가 중복 규제 하고 있는 법률이 무려 292개에 달한다.사업장 안전부문의 경우 건물구조·설비 등은 건설교통부,소방점검은 행정자치부,근로기준 및 근로자 보호 등은 노동부,가스·전기 등은 산업자원부 등으로 무려 5개 부처가 60여개의 법률로 규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해당 사업장은 안전분야만도 5∼6개의 부처로부터 점검을 받아야 한다. 각종 생활민원 서류의 ‘대명사’격인 주민등록 등·초본도 부처이기주의의폐해 가운데 하나다.이들 서류를 요구하는 민원사무만도 무려 135개(22개 부처 관련)나 돼 국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가 규제의 중요도나 시급성 보다는 건수 위주의 실적올리기에 급급한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주병철기자 bcjoo@. *鄭剛正 규제개혁위 총괄조정관. 규제개혁 조치가 본격화 되면서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되었다.그만큼 부정부패의 소지가 차단된 것이다.협회·연합회 등 동업자 단체들의 단일·의무가입제가 폐지되면서 어느 단체는 가입비를 절반으로 낮추고 회원에대한 서비스 개선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몇몇단체들(대부분 전문성이 강한 자격사 모임들임)은 개혁의 역사적 물결을 외면하고 있다.어느 단체는 전국연합회·시도지회 가입비가 천만원단위를 넘고 있으며 매 사건처리시마다 기천원의 회비를 징수하고있다.이 모든 비용은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결국 고객(국민)들에게 전가되고있다.이는 규제개혁위와 정부,그리고 국회가 힘을 합하여 처리해야 할 현안이다. 그동안 개혁의 의미와 당위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공무원들을 설득하느라,이익단체들의 집요한 저항에 맞서 싸우느라 제1기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들이 많은 땀을 흘렸다. 제2기 규제개혁위의 과업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국민들과 자주 접하는 일선지방자체단체들의 규제가 선진화·합리화 되도록 여러가지 방법으로 지원·권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중앙과 지방의 정부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민간 법인·단체들도 정부업무의 위탁 등 관련업무에 따른 규제로 기업과 국민들의 발목을 옥죄고 있는 경우가 많다.이들도 중앙정부의 개혁취지에 걸맞는 조치를 취하도록 다각적인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과업은 지식정보화 사회의 발전방향에 부응하는 새 행정패러다임의 창출을 위하여 관련되는 기존의 모든 법·제도를 전면 재검토,새로운규제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기업의 규제불만 사례. 경기도에서 압력용기를 생산하는 20여개의 업체들은 지난해 말 자체적으로‘안전관리위원회’라는 모임을 결성했다.기업의 경영활동을 가로막는 행정규제를 찾아내,이를 행정당국 등에 건의,개선해 보자는 뜻에서다. 매달 열리는 안전관리위원회는 이들 업체들에게는 불편부당한 행정규제를걸러내는 유일한 정화기구다. 지난 달 모임에서는 들쭉날쭉한 안전검사 기준과 불필요한 성능검사가 도마위에 올랐다. 10개의 공장을 갖고 고압가스·발화성·스팀용 등 3가지 압력용기를 생산하고 있는 A업체는 이 자리에서 안전검사의 회수를 문제삼았다. A업체의 불만을 요약하면 연간 한번만 받으면 될 안전검사를 산업안전관리공단 에너지관리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3곳으로부터무려 8∼9번씩이나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행정당국의 검사횟수가 잦다보면 몇일 전부터 검사에 대비해야 하고,공장의전체적인 운영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등 생산에 차질을 가져 올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나마 안전점검을 받는 시기도 부처마다 다르고,안전검사 기준도 부처별로제각각이라고 말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그나마 정기검사와 검사절차 등 안전기준이 전보다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성능검사도 이들 업체의 불만 가운데 하나다.생산효율과 직결돼 있는 설비기계 등의 성능검사는 업체들이 알아서 챙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굳이 행정당국이 이를 검사대상에 포함시킨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B업체는 군청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을 꼬집었다. 에너지절약운동에 솔선수범하고 있는 이 업체는 최근 군청으로부터 ‘참고로 할 게 있다”며 에너지절약 실적을 보고해 줄 것을 요구받았다.전산화가안된 탓에 에너지절약 전후의 실적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석한 뒤,군청에서요구한 보고양식에 꿰맞추느라 혼이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케이스도 있다.석유화학업체인 C사의 설비증설 계획을 담당한 직원 박모씨(35) 지난 1월 회사의 공장신축에 따른 구비서류를 잘못 제출했다가 혼줄이 났다.종전에는 공장 등을 신·증설할 때는 산업자원부에 안전성향상계획서를,노동부에 공정안전보고서를 각각 제출했으나 지난해 말 규개위가 ‘비슷한 내용을 중복 제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전해듣고 산업자원부에만 제출했다. 그러다 규개위의 최종 결정이 기존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부분적으로 규제기준을 완화시킨 것에 불과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노동부에 공정안전보고서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규개위가 부처간의 이해관계에 얽혀 어정쩡하게 수정·보완만 해 둔 탓에박씨만 애를 먹은 것이다. 주병철기자. *외국에선. 우리나라는 금지와 지시 위주의 전통적 규제인 반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자율규제,준규제 등 ‘규제대안’을 개발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규제완화는 하향식(bottom-up)이다.정부가 나서서 진입규제를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법적 소송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허무는 식이다.다만 정부는 ‘기관혁신’‘공개 의무화’‘권한의 분배’ 등을 규제개혁의 3대전략으로 삼고 자율규제를 유도하고 있다. 영국은 20여년간 지속적이고 단계적으로 규제개혁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투명성·책임성 등을 규제기준으로 삼고 있다. *정부 규제개혁 현황. ‘국민의 정부’의 규제개혁 작업은 지난 98년4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본격화됐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생활하기 편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생겼다. 현 실정에 맞지 않는 기존 규제를 개선 또는 철폐하고,국제결제기준(BIS) 등 ‘국제적 규제기준’을 신설하는 등 두 갈래로 진행돼 왔다. 제1단계 정비기간인 지난 98년에는 전체 규제개혁 대상 건수 1만1,125건을전수조사를 통해 골라냈으며 이 가운데 타당성이 없거나 국제적 정합성에 맞지 않는 규제 5,430건(48.8%)을 폐지하고 불합리한 규제 2,411건(21.7%)을개선했다. 99년은 제2단계로 잔존규제 6,811건 가운데 503건(7.4%)을 폐지하고 570건(8.4%)을 개선했다. 98년 당시 각 부처별 정비 대상 건수는 복지부가 1,703건으로 가장 많았고건설교통부(917건),해양부(778건),환경부(643건),금융감독위원회(630건) 등의 순이었다.이 가운데 복지부는 지난 해 말까지 983건(57.7%)을,건설교통부는 503건(54.8%)을 각각 개선 또는 폐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98년도의 주요 정비 내용은 투자자문회사,자산운용회사 및 환전상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해 시장진입이 자유롭도록 했으며 외국인의 투자유치를촉진하기 위해 외국인의 투자가 금지되거나 제한되던 52개 업종 가운데 선물거래업 종합금융업 주유소운영업 등 31개 업종을 대폭 개방했다. 지난 해에는 산업자원부가 품질보증인증기관·연수기관의 지정권한 등을 민간으로 이양했으며,보건복지부가 허가제로 돼 있던 식품제조·가공업,식품접객업 등을 신고제로 바꿨다.또 교육부는 대학원 정원을 전면 자율화했다. 주병철기자
  • 숨죽인 화약고 中東에 가다/(하)가자지구

    [가자지구 남정호특파원]지중해 연안에 자리잡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역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잇는 관문인 에레츠검문소는 ‘국경’ 통제가 삼엄하기 짝이 없다. 이스라엘의 황색 번호판을 단 차량들을 검문소 옆에 마련된 넓은 주차장에세워두고 이스라엘측 출입국관리소에서 출국증명서를 교부받아야 한다.출국증명서를 다시 이스라엘군 검문소에 제시,통과 허락을 받고 300m쯤 되는 중간지대를 걸어가면 팔레스타인 깃발이 날리는 팔레스타인 입국관리사무소가나타난다. 이곳에서 입국사증을 발부받은 후 다시 경찰 검문소를 통과하면 팔레스타인인 택시기사들이 몰려 있는 정류장에 닿는다.외지인이 나타나면 10여명의 택시기사들이 몰려들어 서로 손님을 차지하려고 아수라장을 연출한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삼손과 데릴라의 도시.2,000년 전부터 이집트와 시리아간의 교역통로로 그리스인,로마인,아랍인,터키인,영국인,이집트인과 이스라엘인들의 발자취가 어지럽던 고장이다.1994년부터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된 가자지구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정부청사들과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집무실,관저가 있다. 가자지구엔 100만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이 가운데 약40만명이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요르단강 서안지역 등지에서 쫓겨나거나 도망쳐 나온 난민들이다.가자지구에서 에레츠 검문소를 통과,매일 이스라엘 땅으로 노동을 하러 나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한때 8만명이 넘을때도 있었으나 95년 이후부터는 이스라엘측의 통제로 하루 평균 2만5,000명선으로 숫자가 격감했다.이들은 가자지구 경제의 기둥같은 존재들이다. 지난 50년 동안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가자지역의 생활상.“가자지구에는시간이 정지해 있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가난 속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이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듯,그들의 분노는 격렬한 데모로 나타나곤 한다. 가자시내 중심부에 있는 재학생 1만6,000명의 알 아자르 대학교 교정에서만난 정치학 전공의 알와디 살나(23)군은 기자에게 “학교 앞 단식농성장에가보자”고 했다.섭씨 32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숨이 턱턱 막히는 텐트 안에는 84명이 이스라엘군에 체포돼 구속당해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석방을 호소하며 5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었다.농성자들의 가족과 친지들 100여명이 웅성거리는 속에서 대학생들은 “우리는 꼭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운다”고 엄지손가락을 펴며 고함을 질러댔다. 가자지구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천연의 관광도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호텔 시설의 태부족과 출입의 부자유 때문에 관광객 대량유치가 쉽지 않다.현재 해안에는 팔레스타인 호텔,아담,크립,비치호텔 등 고급호텔들이 이미 세워져 있고 미국계 자본으로 로얄가자,초이스,원맨호텔 등 고급호텔들이 현재건축중이다. 가자지역 안에는 현재 유태인 정착촌이 20여개 형성돼 약 4,000여명의 이스라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구쉬 카티프라는 가자시 남쪽 지역에 주로 조성돼 있는 정착촌은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선포되는데 문제거리가 되고 있다. 가자지역 안의 행정과 경찰 업무 등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장하고 있지만 국경통제와 국방 등 안보 문제는 이스라엘측이 장악하고 있다.가자지구를 출입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출입허가를 얻어야 한다.같은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 일부나 예루살렘 방문시에도 마찬가지이다.“우리는 감옥속에 있는 신세와 같다”는 호텔 로비에서 만난 전직교사 출신이라는 한 팔레스타인 노인의 말은 전체 가자주민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운동인 인티파다의 산실인 이 지역에 젖과 꿀이 흐르는 날은 언제쯤 올 것인지,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창설되는 날은 언제쯤일까.
  • 내일 개봉 ‘실제상황’ 감독 김기덕

    평론가나 기자들에게 김기덕 감독(40)은 좀 별쭝나다.저널리즘 비평이 흥행의 관건이 되다시피하는 현실에서,감독이란 사람은 어지간한 혹평에도 꿋꿋할 수 있어야 한다.하지만 그는 아니다.부당하다싶게 삐딱한 평이 나오면 대뜸 맞장(?)을 뜨고 보는 성격이다.다섯번째 영화 ‘실제상황’ 첫 시사회때도 불쑥 일어나 볼멘소리를 했었다.“영화를 어떻게 3시간만에 찍었을까를의심하려 들지 맙시다!” “이번참에 한국영화 평론의 수준을 알아볼 겁니다” 나름의 이유가 분명했다.“전혀 새로운 시도를 했음에도 관객들에게 보여줄기회를 봉쇄당하는 게 억울해서”였다.실제로 그는 파격적 영화만들기를 시도했다.배우들에게 2주동안 리허설을 시킨 다음,하루 날 잡아 NG개념없이 연속 3시간 20분만에 촬영을 끝냈다.11명의 감독이 동원돼 시퀀스별 개별연출을 했다. “혹자는 쇼맨십이 발동한 게 아니냐고 쑥덕대기도 해요.그런 건 아닙니다. 최근 ‘섬’을 찍고나니까 문득 이런 의문이 일더라구요.4편의 영화를 찍어왔지만,정작 영화가 뭔지도 모르고 있었다는생각.동시에,누가 설정해놓은지도 모르는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궁금해졌구요.왜 꼭 영화를 석달,넉달씩찍어야만 되나 하는…” 영화찍기의 방식은 그래서 바뀌었다.하지만 여전히 전작들의 주제의식에서벗어나진 않았다.전작들이 악어,야생동물,창녀를 매개로 인간의 본능을 드러냈다면 이번은 자아가 억압된 거리의 화가(주진모)를 통해 짓눌린 본성과 충동을 들춰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주인공 ‘나’는 카메라로 자신을 찍는 소녀에 이끌려 지난날의 기억을 일깨우게 된다.비굴했던 ‘나’는 자신에게 상처를 줘온 이들의 기억을 떠올리며 분노하고 살의를 느끼는대로 그들을 죽여간다. “어렵지 않은 영화예요.억압받는 자아와 분노하는 자아가 화해해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정확하겠죠” 상투적 일상속에서 뭔가 극적인 서사가 그리워 영화관을 찾는 관객에게는 제격일 거란 멘트를 기어이 보탠다. 황수정 기자
  • 남북 화해시대/ 朴在圭장관 소개 金위원장과의 대화내용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 정상회담 기간중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그 일부를 소개했다. 14일 만찬때 박장관은 김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고 한다. 김위원장은 만찬석상의 메뉴표에 ‘대한민국 통일부장관 6·14 김정일’이라고 사인한 뒤 박장관에게 선물처럼 건네주는 익살스런 행동도 보여줬다. [술 취한 사연] 15일 고별오찬때 김국방위원장은 “어젯밤 나보다 박재규 장관이 더 많이 마셨는데 남쪽 언론이 왜 나만 많이 마셨다고 하느냐”고 농담을 던졌다. 박장관은 “14일 밤 우리가 가져간 문배주로 건배를 했는데 내가 조금만 마시고 술잔을 내려놓자 김위원장이 ‘왜 원샷을 안 하느냐’고 말했다.‘술을끊은지 오래됐다’고 했더니 김위원장이 ‘앞으로 통일사업 안 하자는 거냐’고 웃으면서 다그쳐 ‘그렇다면 마시겠다’고 해 수차례 앉거나 서서 많은술을 마셨다”고 전했다. 김위원장은 다음날 “남쪽에 가거든 술은 박장관이나보다 한수 위라고 전해달라”고 당부해 폭소가 터졌다.[조용필은 좋은데 쉬리는…] 김위원장은 우리 가요와 영화 등에 많은 관심을보였다고 한다. 김위원장은 “(과거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때) 북쪽 정서에 맞지 않은 가수가 노래를 하니까 박수가 잘 안 나왔던 것”이라며 “다음에 평양에 올 때는 북쪽 정서에 맞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위원장은 “조용필씨는 요즘 활동을 잘 안 하는데 어디 있느냐”고물었으며,이미자·심수봉·은방울자매·김세레나 등도 거론했다.그러면서 “옛날 사람(가수)들이 더 좋은 것 같다.앞으로는 이런 연예인을 주축으로 평양에 보내주면 남북 문화교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측도 이런 점을감안해 내려보내겠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또 “남쪽 영화를 구해 본다”며 영화 얘기도 꺼냈다.그는 북한을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한 ‘쉬리’에 대해 “이번까지만 참겠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한다.김위원장은 “있지도 않은 내용을 자꾸 만들어 국내는물론 해외에까지 팔면 어떡하나. 그런 작품을 만들면 우리도 만들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북을 자극하는것은 만들지 않도록 남쪽 언론에 말해달라”고강조했다. [북한산 송이 선물] 14일 만찬때 송이버섯이 들어간 북한요리 ‘신선로’가나왔다.김위원장은 식사 도중 박장관에게 “남쪽에 송이버섯이 많이 나는가”라고 물었다. 박장관은 “자연산을 일본에 수출해 비싼 편이다. 그래서 중국에서 수입해먹기도 한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김위원장은 “북쪽의 일반 인민들이 많이 가지 않는 산에 송이가 많이 있다”며 “올 가을에 송이를 많이 채취해김대통령과 수행원 전원에게 선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4)잃어버린 먹거리

    6·25전쟁 전에도 쌀이 늘 모자라서 수제비나 국수를 많이 먹었지만 밥을 지어 먹을 때에도 반찬은 한 두어 가지가 고작이었다.동그란 밥상 가운데에 찌개 냄비 올려놓고 김치 한 보시기에 밥 한 그릇씩이 고작이었다. 그러니 밥에다 뭔가 넣어서 해먹으면 양식도 절약이 되고 반찬도 따로 장만할 필요가 없게 된다.나는 요즈음 경양식 집에서 김치와 베이컨과 햄이며 당근 등속을 넣고 버터에 볶은 김치볶음밥은 어딘가 맛이 분명치 않아서 딱 질색이다. 김치가 시어지면 속을 좀 털어내고 송송 썰어서 김치밥을 해먹었고 햇감자가나오면 감자밥을, 고구마가 나오면 고구마밥을,그리고 가을에 김장하고나서남은 무를 넣고 무밥도 해먹었는데,콩나물은 값싸고 가장 흔한 채소라 어느철에도 가끔씩 해먹었다. 영등포의 그 작은 집 뒷뜰에는 화단도 있었고 수돗간과 광도 있었고 광 위에장독대가 있었다. 여름이면 화단에다 일년초의 씨를 뿌렸는데 봉숭아 채송화분꽃 그리고 나팔꽃이 누나들이 매어준 실을 타고 판자 울타리 끝에까지 기어 올랐다.익으면 발간 주황색이되는 유자도 열렸고 수세미 넝쿨도 광의 지붕으로 뻗어 올라갔다.초겨울이 되면 아버지가 광의 뒷편 그늘진 곳에다 땅을 파고 김장독을 묻곤 했다. 어머니가 뚜껑과 짚으로 둥글게 짠 덮개를 열고 웅크리고 한 손을 집어넣어통배추 김치나 절인 무를 꺼내는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삼삼하다. 김치밥은 돼지고기를 써야 더욱 맛이 좋다.돼지 살코기를 다져서 갖은 양념하여 살짝 볶아 놓고 쌀을 앉힐 때 김치와 돼지고기와 쌀을 켜켜로 두어 물을 잡는다.보통 때보다 물을 약간 덜 잡아서 밥을 하면 되지만 약간 질척한듯 짓는 것이 더욱 맛있는 것같다.양념장을 준비했다가 조금씩 밥 위에 두고비벼서 먹는다. 멸치로 다시를 낸 맑은 미역국과 함께 먹으면 다른 찬이 필요가 없다. 콩나물 밥도 짓는 법은 비슷하여 양념이 된 고기를 볶아서 콩나물과 같이 쌀에 앉히는데,더욱 구수한 맛을 내려면 다시마 우린 물이나 멸치 맛국물로 밥물을 잡는다.역시 양념장을 넣고 비벼서 먹는다.국은 재첩이나 조개로 된장국을 끓여서 낸다. 무밥이나 감자밥 고구마밥도 모두 양식이 모자라던 시절의 밥짓기지만,얼마전에 여행길에서 산간에 들어갔다가 감자밥과 막장으로 끓인 호박찌개를 먹고 투박하고 구수한 옛맛이 살아나서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던 적이 있었다.도무지 이런 맛이란 시중의 음식점 어디를 가보아도 없다.요즈음 대중식당의 차림표와 음식은 서울에서 저 남도 끝이며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어슷비슷한 맛이다. 의 평준화가 이루어진 셈이랄까.대충 벽에 붙은 차림표대로 주문을 하고나면어디선가 먹은 그 음식이 같은 모양새로 나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밥은 또 어떤가.밤중에 공부를 하다가 아니면 책을 읽다가 귀찮기는 하지만 속이 출출해서 슬슬 부엌에 나가서 뭔가 먹을 것을 찾는다.형제들이 많은 집이면 서로 가위 바위 보를 하기도 하고 제일 굴풋하고 시장한사람이 부엌으로 나가게 된다. 밥이 솥 안에 조금 남아있고 찬장에는 먹던 김치가 있고 고추장 뿐이다.허름한 양은 냄비에다 참기름을 두르고 밥과 고추장과 김치를 넣어 비비면서 볶는다.그대로 숫가락 여러 개를 꽂아서 냄비채로 들고 방으로 돌아오면형제들이 저마다 달려들어 퍼먹는데 밤참의 그 맛이란 세 끼 중에 가장 특별한맛이다. 뭔가 나물이나 김치나 하여튼 먹고 남은 찬을 넣고 비벼 먹는 음식은 어느지방에나 있는데 사람들 추측에 의하면 대개 명절이 지난 뒤라든가 제사를지낸 며칠 후에 ‘먹어 치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전주 지방의 비빔밥이 유명하지만 안동에서는 원래의 의미대로 헛제사밥이라고 부른다. 어렸을 적에 평양이 고향이던 어머니는 ‘온반’을 제대로 한 적은 없었다. 부모님들은 아마도 수십년 동안을 남쪽에 정착해 살면서도 이곳은 임시 거처려니 여기고 살아온 게 분명할 것이다.더구나 어머니는 농촌 가정 출신이 아니라 개화된 지식인 집안이었고 커서 배운 요리도 거의가 일본식의 개화 음식이었다.아니,그렇다고는 해도 무엇보다도 어머니는 뿌리를 뽑힌 ‘피난살이’의 살림을 의식적으로 벗어날 수가 없었을 게다.내가 중학교에 들어가서몇 대를 서울에서 살아온 토박이 아이들의 도시락 반찬을 보고 깊은 인상을받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그들이 찬통에 싸온 여러 종류의 장아찌는 기가막힌 맛이었다. 머니는 나중에 아버지와 사별하고부터는 혼자서 벅찬 생업을 감당하노라고더욱 부엌일과 멀어졌고 우리집 식단은 그야말로 가게에서 그날 그날 사다가후딱 조리해서 먹어치우는 식이 되었다. 어머니는 노티를 외우던 것처럼 고향의 온반이 먹고 싶다고 여러번 말했고 비슷하게 만들어 먹기도 했다.그저콩나물 시금치 무나물 등속에다 두어 국물을 부어 만든 것이었는데 우리가보기에는 국밥도 아니고 비빔밥도 아닌 이상야릇한 음식인 듯했다.이렇듯 야릇한 음식으로는 중국집의 울면이 있다.우동이나 짬뽕처럼 시원한 국물도 아니고 짜장면처럼 비비는 것도 아닌 걸죽한 소오스가 아닌가.마치 비벼 먹다가 마음이 변해서 국을 들이부운 것만 같다. 내가 몇 차레 김일성 주석과 나눈 점심에 온반을 먹게 되었다.어느 기록에도보니까 해방후 초기 집권 시절에 부인이 집에서 직접 콩나물 기르는 얘기가나오고 장군(김 주석)이 콩나물 국밥을 즐겨했다고 한다. 이거이 주로 먼길 떠나는 사람들이 먹었디.손님이 많고 일손은 바쁘고 할적에 온반 한 그릇씩 주면 얼마나 편리했겠소.속두 풀리구 든든하디. 온반 역시 설이나 제사 뒤의 비빔밥의 유래와 같은 계통의 음식이었을 것이다. 다만 추운 지방에서는 남은 음식을 차게 먹을 수 없으니 더운 국물을 부어서먹었을 게 분명하다. 이것을 끓인 것으로 온반죽이 있으니 더욱 그럴 듯 하다. 표고버섯과 고기를 볶고 찢어 놓은 고사리며 갖은 양념하여 무친 숙주나물을두고 달걀 지단을 썰어 밥 위에 얹고 녹두전을 부쳐서 밥 위에 얹고나서, 그위에 푹 곤 양지머리 국물이나 닭 가슴 살을 곤 맑은 육수를 부어서 먹는다. 대개는 국물을 자박자박하게 잡지만 나는 뜨거운 국물을 밥과 건더기가 푹잠기도록 부어야 직성이 풀린다.벌겋고 시원하게 담근 깍두기나 고추를 갈아젓과 버무린 배추 겉절이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이마에서 땀이 나고 속이후련해진다.과음한 이튿날 속풀이로도 그만이고 별로 입맛이 없는 요즈음의여름 날 점심 때에 땀을 흘리며 먹고나면 이열치열도 될 것이다. 초대소에서도 점심으로 몇번 더 먹은 기억이 난다.요새는 북에서 무슨 국을끓여도 대개는 닭을 고아서 쓰는 모양이었다.내가 된장국의 맛을 내려고 멸치를 찾았더니 주방장은 멸치를 어떻게 국물로 쓰느냐고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내가 자꾸만 된장국이나 야채국에는 멸치를 넣어야 제맛이 난다고 했더니 답답했던지 그가 멸치를 가지고 나와서 내게 보여 주었다.아뿔싸,이북에서는 동해안 멸치가 있긴 있는데 크기가 거의 작은 꽁치만이나 했다.이건비려서 못쓰겠지.이것 보다 작은 게 있어야 한다고 했더니 그건 멸치가 아니라 까나리라고 하는 것이었다. 역시 지방마다 맛과 조리법이 다른 이유는 기후와 풍토,그리고 자연조건에따른 것이다.그러한즉 땅은 작지만 팔도마다 서로 조금씩 다른 말과 음식은얼마나 아기자기한가.
  • 폐공, 지하수 오염 ‘주범’

    가정용이나 사업용으로 굴착한 지하수공이 서울지역 곳곳에 폐공(廢孔)으로방치돼 지하수의 수질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0일 서울시와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현재 서울지역에는 어림잡아 3만여개에이르는 크고 작은 폐공이 적법한 되메우기를 하지 않은채 방치돼 지하수가오염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지하수는 폐공을 통해 유입된 오염물질이 수맥을 따라 확산,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폐공대책이 더욱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94년 지하수법 발효 이후 시와 각 자치구가 신고받아 관리하고 있는 관정이 강남구 1,718곳,서초구 1,334곳 등 모두 1만4,930곳에 이르며 지난해 말까지 폐공처리한 지하수공도 1만4,073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서울지역에 방치된 폐공이 무려 3만여 곳에 이른다며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주장하고 있어 서울시의 주장과는 큰 차이를보이고 있다. 또 관정수도 신고대상에서 제외된 1일 채수량 30t 미만의 소형 관정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관정이 있으며 이중 상당수는 언제든 폐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 연말까지 구청과 함께 불법 지하수시설을 자진신고받아 지하수 및 폐공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신고대상은 개발·이용허가나 신고없이 지하수를 개발한 경우나 방치하고 있는 지하수 굴착공,수질검사를 받지 않은 지하수 등이다.서울시는 신고기간 후 적발되는 미신고자에게는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행정정보 공개/ 제대로 돼가나

    행정정보 공개제도가 겉돌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실효성있는 행정정보 접근이 어렵다는게 공직사회안팎의 지적이다.우리나라에서 행정정보 공개는 지난 94년부터 시작됐다.처음에는 국무총리 훈령으로 ‘행정정보공개 운영지침’에 의해 시범적으로 운영됐다.그러던 것이 98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전 공공기관으로 확대 실시됐다. 훈령으로 운영되던 때는 정보공개 대상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불과했다.나중에는 헌법재판소나 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과 입법기관,정부투자기관,특수법인에까지 늘어났다.정부기록보존소의 영구보존 국가기록물이 포함된 것도 이 때부터다.공공기관은 청구를 받은 날부터 15일이내(부득이한 경우 15일 연장 가능)에 공개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보공개청구 건수도 꾸준히 늘었다.지난 한해 전국 각급 행정기관에 접수된 각종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4만2,930건으로 98년 2만6,338건에 비해 63%가증가했다.94년 첫해에는 1만2,113건이었다. 제도적인 보완도 뒤따랐다.불복 구제절차가 법제화된 것은 큰 변화다.처분기관에 재심의를 요구하는 이의신청,상급기관에 심의를 요청하는 행정심판,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행정소송 등이 법적으로 보장돼있다.인터넷 등으로 공개청구와 처리를 실시하는 기관이 늘어나는 등 제도 운영 역시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적 견실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문제점이 상존하고있다. 우선 공개여부 판정기준이 모호하다.지난해 전국적으로 정보공개심의회가 335차례 열렸지만 절반에 가까운 158건이 ‘결정 곤란’으로 판정났다.정보공개에 따른 분쟁의 소지를 방지하고 행정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또한 신속하고 적절한 불복구제를 위한 전문기관의 설치가 요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부 기관에서는 정보공개 이용을 위해 비치하게 돼있는 주요문서목록 등도아직 마련하지 않고 있는 등 준비가 미흡하다. 정보 청구방법의 다양화 방안도 모색 돼야한다. 지난해 전체 청구의 86%가행정기관에 직접 출석한 경우였다.전자적 정보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지침이 필요하다.현재 각급 기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구축하고 있는 인터넷 정보공개시스템이 정착되면 정보공개청구사례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는 시간에 따라 자산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히 공개,정보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공개여부 결정에서 공개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지운기자 jj@. *시민단체 지적 문제점.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정보공개청구제도의 문제점으로 우선 정보공개청구를전담하고 있는 주무부서가 없는 점을 들고 있다. 현재 정보공개청구는 각 부처 총무과 문서계에서 접수받아 해당 부서로 넘기는 체계로,약간이라도 까다로운 자료의 경우 정보공개청구자는 같은 문의를 여기 저기에서 여러 번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비공개 대상이 너무 광범위한 점을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98년 영동군에 화학무기 폐기 실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국가보안’의 이유로 비공개했다는 것이다. 정보공개제도의 비공개 사유는 국가안보 등 국가의 이익을 해친다고 판단되는 정보,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정보등 크게 8가지로 분류돼 있으나 문제는 이 판단을 일선 실무자가 자의적으로한다는 데 있다.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비정기적으로 열기는 하지만 유명무실한 형편이다. 더욱이 시민단체 등 정보공개청구자가 행정 소송 등 구제 절차를 밟으려 하면 ‘공식적으로는 비공개 대상인 정보가 비공식적으로 공개’되는 경우도발생한다. 그밖에 공무원들의 정보공개제도에 대한 무사안일과 인식 부족,이용자인 국민들의 권리 의식 미비도 제도정착을 지연시키는 문제로 꼽을 수 있다. 공무원들은 실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자기 업무에 부담을 주는 귀찮은일’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현실이다.정보공개제도에 대한 일선 공무원들에 대한 체계적 교육은 지금까지 한 번도 이뤄지지 않고 정보공개를 청구할때 그때 그때 설명해주는 데 그치고 있다. 실제로 참여연대 정보공개사업단 이경미 간사는 “정보공개청구제도에 대해시민단체 간사들이 공무원들에게 설명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이 자신들의 알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점,그리고 비싼 수수료의 문제도 앞으로 극복돼야할 부분이라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지적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金正鎭 행자부 행정능률과장. “대체로 잘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자치부 행정능률과 김정진(金正鎭)과장은 19일 행정정보 공개제도의 운영에 대해 ‘양호’ 점수를 매겼다.제도 운영실무책임자로서 당연한 답변이겠지만,시민·사회단체 등 수요자들의 평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김과장은 이에 대해 “제도가 본격 시행된 지 2년 밖에 안됐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주문했다. “시행 2년째에 정보공개 청구실적이 전년도보다 63%나 늘어난 것은 제도에대한 인지도와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정보 공개율이 90%에 육박하는것도 나름대로 내실있게 운용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인한다.사회단체등이 요구하고 있는핵심자료는 아직 개인정보 공개 등과 맞물려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점을 대표적으로 꼽았다.하지만 “사법시험 내용이 공개되는 것 처럼 사회의 요구에따라 점차 공개의 폭이 넓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지난 2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법적 정비도 준비중이라고 소개했다.“이의신청 절차를 줄이고 처리기간도 단축시킬 계획이고,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은 열람수수료 인하도 포함돼있다”고 귀뜸해주었다.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 비공개에 대한 사유를 구체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것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만들어 올 하반기 정기 국회 회기내에 제출할 계획이다.개인적으로는 행정기관의 판공비도 공개돼야 한다는견해지만 현재 재야단체의 소송 결과를 지켜보고 일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김과장은 “법이 개정되더라도 당장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개인정보 보호’만 하더라도 최근 각종 판례를 통해 사회적 개념이 정립되고 있어 이런 추세가 제도에 반영되려면 좀 더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김과장은 “전반적으로는 앞으로 2년쯤 더 지나고 나면 인터넷 등을 통해행정정보 공개제도가 우리사회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운기자. *외국의 사례. 현재 정보공개제도는 우리나라를 포함,미국,스웨덴,프랑스,캐나다,오스트리아,호주,뉴질랜드,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네덜란드,벨기에 등 14개국에서법으로 보장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7년 법제화한 정보자유법(FOIA·Freedom Of Information Act)을 통해 ‘누구라도 연방 정부 기록에 접근권을 지닌다’고 규정했다.미국에서는 CIA(중앙정보부)가 지난 60년대 반정부 성향을 가진 것으로 판단되는미국인들과 사회 단체들을 불법적으로 감시해왔음을 이 정보공개청구제도를통해 밝혀냈다. 또 비밀리에 수감중인 죄수들을 대상으로 세뇌용 약품의 실험 대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과 양로원 노인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의약품의 성능 시험을 한것 등을 공개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 99년에야 정보공개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200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그러나 지난 82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형식으로 정보공개제도를 시행해 풍부하고 구체적인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그중 정보공개운동의 중요성을 새삼 각인시킨 일로 ‘약해(藥害) 에이즈 사건’은 지난 84년 일본 후생성이 혈우병 환자에게 사용되는 비가열 혈액제재가 에이즈를 감염시킬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국내 제약업계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를 숨긴 채 환자에게 시판·투약되도록 방치해 에이즈 감염 사망자를 발생시킨 사건이다. 위험성을 미리 알지 못했다며 발뺌하던 생물제재과장의 파일에서 관련 서류가 발견됐고 이를 후생성 장관이 과감히 공개했고 이후 정보공개의 중요성을더욱 크게 인식할 수 있었다. 또 ‘관관접대(官官接待)’ 역시 일본 시민단체가 치중하고 있는 중요한 활동이다.관관접대란,거짓 출장이나 가공 접대로서류를 통해 예산을 소모하는 것을 말한다.지난 95년 ‘전국시민옴부즈맨 연락회의’가 도도부현(都道府縣)과 일부 시에 대해 자치단체의 지출항목인 식량비에 관한 정보공개청구를 행해 조사결과 관관접대 비용은 무려 300억엔에이르렀다. 박록삼기자
  • 의약분업 갈등 벼랑으로 가나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의약분업 갈등이 시행 10여일을 앞둔 시점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의료계는 정부가 18일 긴급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대로 20일부터 집단폐업을 강행할 태세다. 이에 따라 막판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사상초유의 진료공백 사태로 병원이용자들은 전례없는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사이에 지난 9일부터 시작된 협상이 결렬되면서 의료계의 집단폐업으로 인한 의료대란은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의료계는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약품 재분류 ▲약사법 개정 ▲처방료·조제료 현실화 ▲약화사고 책임소재 명문화 ▲지역의료보험 재정 50% 국고지원 ▲약사의 임의조제 근절 ▲시범사업 실시 ▲수가계약제와 심사평가원 독립 ▲의료전달체계 확립 ▲복지부장관 문책 등 10개항을 요구해왔다.의료계가 지칭한 의약분업 전제조건들이다. 정부는 그러나 3∼6개월의 의약분업 시행결과를 토대로 임의조제,대체조제,약화사고 책임문제,의약품 분류 등 핵심쟁점에 대해 재검토할 수 있다는‘선의약분업-후대책강구’라는 수순을 제시했다.또 의료계의 요구사항 중 적잖은 내용이 이미 의약분업 대책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의 무리한 요구는 의약분업 시행을 저지하기 위한 ‘전술’이라는게정부의 판단인 것 같다. 특히 핵심쟁점인 수가인상 문제의 경우 의협이 현재 수가보다 5배 이상의인상을 요구해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전혀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무총리 산하에 ‘보건의료발전 특별위원회’를 설치,제도적인 개선책을모색하는 한편 일반병원에 대해 교육기관에 준하는 금융 및 세제지원을 하는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20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집단폐업 사태가 어느 정도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우나 초기 2∼3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관측이다. 건강연대,경실련,참여연대,YMCA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의료계의 폐업투쟁에맞서 광범위한 국민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과 국민 여론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상덕기자 youni@
  • 한국 현대조각 주지주의 창시 전국광 추모전

    ‘한국 현대조각의 주지주의적 경향을 창시한 사람’‘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논리적 미술어법으로 풀어낸 작가’ 그가 바로 45세의 나이로 요절한 조각가 전국광이다.올해는 그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지 10년이 되는 해. 이에 맞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선 ‘돌에 핀 석화(石花)’란 이름의추모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작은 ‘적(積)’‘매스(mass)의 내면’ 시리즈 등 90여점.청동과 석조각이 대부분이다.조각전으로선 드물게 드로잉 연작도 30여점 나와 있어 눈길을 끈다.‘적’이 겹겹의 지층들이 무겁게 짓눌러 일궈내는 오브제의 율동을 보여준다면,‘매스의 내면’은 자연의 내재율을 기하학적 구조의 실공간과허공간을 통해 구체화한 작품이다.작가는 자연을 원자적 요소로 분해한 뒤예술적 해석을 가미해 재결합하는 이른바 ‘분석적 환원’ 방식을 취한다.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숙명적으로 난해하고 주지주의적인 경향을 띨 수밖에 없다.작가는 생전에 “출렁거리는 수면,완만한 곡면을 이루며 한없이 펼쳐진광야,하늘을 가르듯 지나는 천둥,피부에 와 닿는 기류운동 등의 체험을 녹여 매스에 주입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라고 말하곤 했다.이같은 관점은 71년 ‘입방체의 분할’을 시작으로 81년 ‘입체분할’‘평면분할’로 이어졌다.80년대를 관통한 ‘매스의 내면’ 시리즈는 이런 작업흐름의 결정판이다. 한편 이번 추모전에 때맞춰 전국광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한 일대기 ‘씩웃고 술 한잔-전국광의 조각과 생애’(가나아트)도 나왔다.지은이는 전국광의 아내이자 조각가인 양화선.양씨는 “젊은 시절 남편은 넥타이만 달랑 매고 작가들 앞에서 스트리킹을 하는 등 기인적 행동도 서슴지 않았지만 예술의식만큼은 누구보다 건강했고 시대를 앞서 나갔다”고 회고한다.전시는 7월 9일까지 (02)720-1020. 김종면기자
  • 성남시 새달부터 전자결재

    경기도 성남시는 15일 다음달부터 모든 문서를 전자 결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료분실 등 유사시에 대비한 저장용 문서 이외 모든 행정업무에서 종이 사용이 금지된다. 시는 이를 위해 곧 행정업무 간소화·표준화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달말까지구 및 동사무소 등 관내 행정관서에 세부지침을 내려보낼 계획이다. 시는 또 공무원 개인별 전송망을 구축,휴가나 출장시 노트북 등을 이용해전자결재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민원인들도 민원실에서 비치한 컴퓨터 전자대장에 필요한 내용을 기재해 각종 민원서류를 신청하면 된다. 시는 올 연말까지 보건소와 차량등록사업소 등에도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자산관리공사-은행 경·공매 시세보다 싸고 안전성 최고

    “부동산 투자 초보자라면 안전하고 값 싼 공공기관 공급 부동산이나 금융기관의 경매나 공매 부동산을 택하라”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개인투자자가선뜻 투자하기에는 아직은 불안하기만한 증시상황으로 여유 자금을 가진 투자자들의 관심이 공공기관의 경매·공매 부동산에 쏠리고 있다.이들 부동산은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하고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공공기관이 공급해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다 부동산 매입자에게 대출알선,대금납부조건 완화 등 다양한 부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부동산 투자상품으로는 적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토공·주공 공급 부동산 택지개발지구내 단독택지나 근린생활용지,상업용지를 공급하는 한국토지공사는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7,706억9,300만원 규모의 토지를 매각했다.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0% 정도 줄어든 것이지만 공급물량 자체가 줄어들었다.특히 지난 3월말 공급된 대전 노은지구 단독주택지는 30필지 공급에 평균 8.6대1,최고 11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수원 영통지구 단독주택지,용인수지2지구 상업용지 등은 모두 20∼4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토공 토지를 매입할 경우 대금납부조건이 좋아 목돈이 없어도 투자가 가능하다.토지대금은 1∼3년 분할납부며 잔금도 보증보험증권만 제출하면 계약금만 납부한 상태에서 해당 토지를 담보로 제공,자금융통도 가능하다.계약금과1회 중도금을 납부하면 담보없이 최고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주공도 택지지구내 상가나 상업 및 단독택지 등을 공급하는데 상가의 경우대규모 택지개발지구를 배후 수요층으로 확보하고 있어 인기를 끌고있다. 지난 98년 11월부터 상가에 대해서는 전매를 허용,중도금 납부후부터 잔금완납전까지는 명의변경이 가능해 재산권행사가 쉬워졌다.지난해 공급한 용인수지,오산 운암,안산 고잔지구 상가는 모두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산관리공사 공매 싼 값에 다양한 물건을 고르려면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가 유리하다.성업공사에서 이름을 바꾼 자산관리공사는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매입한 부동산이나 금융기관이 경매에서도 팔리지 않아 의뢰한 물건만전문적으로 매각하는 기관이다.공매물건은 크게 유입자산,고정자산,비업무용재산,압류재산,국유재산 등 5종류인데 한달에 한번 정도 이들 부동산의 공매가 실시된다.매각률은 평균 30% 내외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산관리공사 부동산은 우선 가격이 감정가격보다 싸고 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가 깨끗한 게 장점이다.명도(집비우기)책임도 매도자인 자산관리공사에있어 일반 경매처럼 속태울 일도 없다.단 압류재산일 경우 명도책임이 낙찰자에게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금융기관 경·공매 지난해 은행간 합병으로 남은 유휴자산,기업도산으로인한 담보자산 등이 월별,분기별로 경·공매 된다.각 금융기관들은 올 상반기내에 주요 유휴·담보자산들을 처분할 방침이어서 각 은행이 일간신문을통해 공고하는 내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각 은행들은 경·공매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출조건을 내걸고 있다. 조흥은행의 경우 낙찰가의 80%까지 대출해주며 외환은행도 경매 주택을 낙찰받으면최고 1억원을 1년 기한으로 대출해준다.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낙찰금의 90%,경매보증금을 뺀 나머지 금액의 50%까지 대출하고 있다.또 대부분의 기관들이 대금납부를 2∼3년에 분할 납부하도록 하고 있어 자금부담도크게 없다. 박성태기자 sungt@
  • 정상회담 결산 좌담/ “통일문제 자주적합의 큰 성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14일 밤 합의, 서명한 5개항의 남북공동선언에 7,000만 민족과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대한매일은 좌승희(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전인영(全寅永) 서울대 사범대교수(국제정치학)의 긴급 좌담회를 마련,남북공동선언의 의의와 각 분야별 실천방안을 짚어봤다.좌담은 김삼웅(金三雄) 대한매일 주필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삼웅 주필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5개항은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를당사자간에 해결하자는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한번의 만남으로 이런 정도의 합의가 도출된 것은 세계 정상회담 역사상 초유의 일입니다.더 이상 분단과 분열의 역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7,000만 민족의 염원과 소망이 담보돼 이런 결과를 도출해 낸 것으로 생각합니다.공동선언의 의의부터 말씀해 주시죠. □전인영 교수 말씀하신대로 사상 초유의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는 데 의미를부여할 수 있습니다.게다가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 앞으로 통일의 중요한초석이 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특히김정일이라는 북한의최고 지도자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좌승희 원장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남북이 적대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바뀌고,그동안 한반도는 주변 강대국의 입김에 좌우됐으나 이제 당사자 문제로 전환됐습니다.북한 입장은 불투명하지만 남한은 북한을 대화의 실체,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는 새로운 사회적합의가 이뤄졌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김 주필 각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5개항 중 가장 중요한 문제가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이 아닐까 합니다.이는 한민족이 ‘민족 자주’라는 차원에서남북이 통일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배타적인 의미가 아닌 자주적으로 통일문제를 풀어 나가자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전 교수 중요하지만 어려운 문제입니다.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는 주변국과미묘하게 얽혀 있고,주한미군 문제는 섣불리 다룰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생각합니다.이 문제는 시간이 걸리고 많은 진통이 따를 것입니다.자주적 해결을 선언했다고 해서 미국이나 주변국을 배제한다는 자주선언으로 봐선 곤란할 것으로 보입니다. □좌 원장 그렇습니다.분단의 역사에서 보면 주변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선언적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남북 문제를 새롭게 이끌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 공존을 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아쉽습니다. □김 주필 남한의 연합제(Confederration)와 북한의 낮은 연방제(Loose Form of Federration)가 공통점이 있다고 합의했습니다.남측이 주장하는 ‘국가연합→연방국→통일국가’로 이어지는 3단계 통일론의 첫 단계와 북한의 고려연방제의 초기 단계가 비슷하다고 해서 ‘1단계 연합-북한의 낮은 연방제’의 통일을 지향하겠다는 것인데요. □전 교수 두 방안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 전혀없습니다.이 문제는 초기 단계에 서로 공통점이 많습니다.어차피 이질적인 요소가 많고 특수성을 인정하려면 연방제를 해야거든요.지방자치제도 연방제 요소가 있습니다.앞으로 교육 등 문제가 있고,우리도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입니다.그동안 터부시하고 우리가 너무 소홀히 해 왔습니다.남북이 서로의공통점을 연계하는 선에서 결과가 나왔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좌 원장 우리측의 연합과 북측의 연방제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2국 체제를 인정하는 것이고 연방제는 1국가에서 인정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북한의 주장은 정치적 통일을 빨리 하자는 내용이 강하고 연합체는 정치적인 통일이 안돼도 경제 문화 등의 연합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중국과 홍콩간은 ‘1국 2체제’인데 연합과 연방제를 절충하다 보면 그런 형태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통일을 지향하는 데 있어서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주필 가장 시급하고 실천 가능성이 큰 것이 8·15 이산가족 만남과 비전향 장기수 문제입니다.현재 70세 이상 이산가족은 한해 1만명 이상 사망하고 있어 현실적이고 시급합니다.또 장기수 송환은 이미 상호 공존적인 관계가 이뤄진 만큼 송환에 국민적인 비난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만. □전 교수 이산가족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기대했던 문제입니다.만일김대통령이 해결을 못했으면 ‘뭣하러 갔냐’는 비난이 쏟아질 수 있었습니다.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인가의 문제가 남았습니다.또 납북어부 문제도 함께 거론돼야 합니다.장기수는 보수적인 세력도 비판할 수 없는 성격의 문제로 조속히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이산가족 문제는 제도화 시켜야합니다.한번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처럼 어떤 일이 있어도 진행시키는 제도화가 필요합니다.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것도 안될것입니다. □좌 원장 이번 정상의 만남이 너무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보여줘 명분론이라든지 서로의 자존심을 뛰어넘는 민족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생각보다 쉽게 풀릴 것입니다. □김 주필 이번 회담의 성사에는 경제문화교류 활성화가 촉매제가 됐다고 봅니다. 앞으로 민간협력이라든지 해외동포 투자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이중과세 방지문제,투자문제,상거래 투자협정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좌 원장 경협은 정부차원이 아니라 민간주도로 이뤄질 수 밖에 없습니다.남한은 북한과 달리 시장경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기업 의사에 반해 경협을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인식해야 합니다.기업들의 불확실한 진출과관련해 위험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의 위험을 완화하는 장치를 남북 공동으로 만들어야 합니다.중요한 것은 균형발전입니다.종속관계가 아닌 남북 상호 발전 문제인데 이는 정보화·인터넷·벤처산업이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북한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데경제 교류협력이 기존 전통산업보다는 새로운 IT산업에서 장려돼야 합니다. □전 교수남북 균형발전은 통일의 기반 조성과 이질감·적대감 해소에 중요한 요소인데 문제는 재원입니다.10조원을 10년간 투자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해외 자본을 끌여들여 추진하는 방법도 있지만 북한은기대를 많이 하고 우리 능력이 한계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좀더자유롭게 민간기업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곧 실무적으로이뤄질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김 주필 문화교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독일은 통일 이전에 브레히트전집을 공동으로 출간했습니다.70년초부터 시작한 이 전집은 이제 34권째 나올 예정입니다.우리도 신채호 전집을 출간한다든지 남북간에 정신적인 교류가 선행돼야 일체감이 형성된다고 보는데요. □전교수 활발한 교류가 예상됩니다.평양교예단이 오고 체육교류가 이뤄 지는 등 이미 시작됐습니다.학술분야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김 주필 조속한 당국간 대화를 개최해야 합니다.상호 비방 중단,연락사무소와 핫라인 설치 등 당국간의 회담이 실천돼야 하는데요. □전 교수 각 분야별 후속조치를 취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이미 주장한 것을 이행하는 단계로 들어갈 것입니다.앞으로 양측 정상이 물꼬를 튼 만큼 이제는 직접 가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좌 원장 두 정상이 쉽게 대화하고 마음을 열어 앞으로 당국 대화도 쉽게풀릴 것입니다. □김 주필 김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제안했고 신뢰구축을 위해답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전 교수 이번 회담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북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 것입니다.북쪽도 남한이 열심히 살려고 뛰는 모습을 보면 더욱 달라질 수 있습니다.가능하다고 봅니다. □좌 원장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김정일 쇼크’에 빠져 있습니다.답방은 김 위원장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당국 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적당한 시점을 봐 답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주필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신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한반도문제의 한반도화’가 핵심고리인데 주변 4강의 움직임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전 교수 새로운 역학 구도형성의 시작 단계입니다.주변 4강은 자국의 국익이 어떻게 영향 받을까 신경쓰고 있습니다.미국은 그동안 추진한 세계 전략구도가 흐트러지는 난처한 입장일 것입니다.기득권자인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행정협정개정에 대한 요구에 대한 처리가 주목됩니다.중국은 다소 여유가 있습니다.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중국을 방문,상호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일본은 이번 회담으로 소외되는 것이 아닌가 초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도 그냥 앉아만 있을 수 없다는 압박에 시달릴 것이고,러시아는 태평양 세력인데도 한반도에서 정책실패로 상실한 영향력을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좌 원장 자주적 해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천명함으로써 ‘승자는 우리’라고 선언한 것입니다.이번 기회로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 가까워질 것입니다.미·일로부터 경제제재 해제 등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큽니다. □김 주필 통일시대로 가는 과제는 무엇일까요. □좌 원장 논의한 모든 이야기가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다는 가능성을보여 주었습니다.이 점을 분명히 부각시키고 서로를 인정해서 남북 국민에게공존공생(共存共生)의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 필요합니다.비록 산업사회에서뒤졌지만 국가 정보화에 앞서면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앞으로 전쟁의 불안이 없고 평화공존의 기틀을 마련하면 세계의 주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전 교수 우리에겐 참 오랜만의 낭보였습니다.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면 안됩니다.과거 7·4 남북공동성명이라든지 남북공동선언 등이 ‘악재’가나타나면 힘을 잃는 악순환을 되풀이 했습니다.7,000만이 안심하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정리 강동형 조현석기자
  • 남북 화해시대/ 비전향 장기수·실향민 표정

    “마음은 벌써 고향을 달리고 있습니다.” 실향민과 비전향장기수들은 15일 남북 정상이 광복절 이산가족 교환방문과비전향 장기수 문제 해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하루 종일 들떠있었다. 비전향장기수들이 모여 사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과 은평구 갈현동의 ‘만남의 집’에는 이른 아침부터 축하 전화가 쇄도했으며 백발의 노인들이 웃음꽃을 피우며 오랫동안 참았던 그리움의 눈물을 흘렸다. 41년 7개월을 복역하다 지난해 3·1절 특사로 풀려난 우용각(禹用珏·71)씨는 “아직도 고향 영변에 갈 수 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우리들의 송환이 조국 통일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5년이라는 최장기 복역기록을 갖고 있는 김선명(金善明·76)씨는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면서 “이제 진정으로 남과 북이 모두 내 조국이됐다”며 감격해했다. 평안북도 박천이 고향인 김석형(金錫亨·87)씨는 “어젯밤 남한으로 오기전 세살이었던 막내 광선이가 엄마 등에 업혀 손을 흔드는 꿈을 꿨다”면서“46살이 된 광선이가나를 기억할지 모르겠다”며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이산가족들도 벅찬 하루를 보내긴 마찬가지였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의 이산가족통합정보센터에는 아침부터 80여명의 실향민이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하러 몰려왔다.평소 10여통에 불과하던 이산가족상봉 문의 전화도 수백통으로 폭주,직원들은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였다. 고향 황해도 송화군에 어머니와 사촌형제들을 두고 온 최부삼(崔富三·72·서울 강남구 논현동)씨는 “석달뒤 돌아간다는 약속을 50년이 넘도록 지키지 못했다”면서 “어머니가 살아계시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어머니 묘소라도 지금 당장 찾아가 한없이 울고 싶다”고 말했다. 1945년 서울로 시집오면서 이산가족이 돼버린 손숙자(孫淑子·73·강남구신사동)씨도 “부모님과 형제들을 아직 또렷하게 기억한다”면서 “가족을만난다는 기쁨에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남북 정상회담/ 2차 정상회담 대화록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4일 오후 2시56분 백화원 영빈관 1층 ‘차현관 출입문’에 미리 나와 1분 가량 기다렸으며 2시57분에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현관문으로 들어섰다.김 위원장은 여섯발짝 가량을 성큼성큼 걸어와 김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편히 주무셨습니까”하고 큰 목소리로 인사를 했고 김 대통령은 조용한 소리로 “잘 잤습니다”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테레비로 (오셔서 여러 곳을 방문하는 것 등을) 봤습니다”고 다시 말을 이었고 이때 카메라기자들이 “이쪽을 좀 봐달라”고 부탁해 3초 가량 간단히 포즈를 취했다.역사적 만남인데 소감 한 마디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두 사람은 응답하지 않았다.이어 복도를 통해 나란히 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다시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 오늘 피곤하지 않으셨습니까. ■김 대통령 괜찮습니다.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김 위원장 약속한 대로 찾아뵙는 게 좋습니다.암만 대우를 잘해도 제집보다 못하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20여m 걸어와 회의장에 들어서 테이블 중간에 마련된 자리에 폭이 3m 가량되는 회의용 탁상을 앞에 두고 마주 앉은 두 정상은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 오늘 일정이 아침부터 긴장되게 했습니다. ■김 대통령 여기저기 돌아보고 예술 공연도 잘 봤습니다.많이 봐서 아주 좋았습니다. ■김 위원장 잠자리는 편하셨습니까. ■김 대통령 잘 자고 옥류관에서 냉면도 먹고 왔습니다. ■김 위원장 오늘 회담이 오후에 있어서 너무 급하게 자시면 맛이 없습니다. 시간 여유 갖고 천천히 잘 드시기 바랍니다.평양 인민들이 굉장히 환영하고있습니다.김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리셔서 오신 것에 대해 온 인민들이 뜨겁게 마중하고 했는데 인사가 잘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김 대통령 과분하게 환대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김 위원장께서 직접 공항에도 나오시고 한 것을 남쪽에서도 보고 다들 놀라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 남쪽 테레비 어제 오랫동안 봤습니다.남쪽 인민들도 다 환영하고 특히 실향민과 탈북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번 기회에 고향 소식이 전달될 수 있지 않나 속을 태웁디다.(옆에 앉은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에게) 실제로 우는 장면이 나오더라니까. ■김 대통령 (프레스센터에) 외국기자들도 수백명이 모이고 기자들 1,000여명이 기립 박수를 했답니다.우리 두 사람이 (공항에서) 악수를 하는 것을 보고. ■김 위원장 제가 무슨 큰 존재라도 됩니까.(공항 간 것은) 인사로 한 것 뿐인데 구라파 사람들은 나보고 왜 은둔생활하느냐.처음 나타났다고 그러는데나는 과거 중국,인도네시아도 비공개로 많이 갔다 왔는데 김 대통령이 오셔서 모습을 나타냈다고 그래요.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생활에서 해방됐다.그런 말 들어도 좋아요.비공개로 갔다 왔으니까.식반찬은 불편한 것이 없었습니까. ■김 대통령 음식이 참 좋습니다. ■김 위원장 지금 (지난번에) 중국 갔더니 김치가 나오는데 한국식 김치가나와서 큰일났다고 생각했습니다.남쪽 사람들이 김치를 (세계에) 소문나게 하고 다시 일본에서 기무치라고 하는데 북조선 김치가 없어요.남조선 김치는 좀 짜고 북조선 김치는 물이 많이 들어가는 차이가 있어요.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대한시론] 남북 대결구도 이제 허물때

    분단 반세기가 지난 시점에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우리가 지금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음을 알리는 중대한 사건이다.세상은 달라지고,또 달라질수밖에 없다.1945년의 분단,1948년의 남북 이질체제의 공식화,1950년의 전쟁과 1953년의 정전을 거치면서 세계에서 남북의 장벽처럼 철벽으로 분단체제를 고정해온 비극의 현장도 없다.같은 겨레이면서 정전 이후 서신교류나 왕래가 범죄로 금압되어왔다.양측은 서로가 소모적 자멸적 군비경쟁을 해오고있다.결국 그러한 대결구조는 양쪽 모두에게 민주와 복지를 희생시키는 결과를 떠안게 했다. 지금 온 세상이 정보기술혁명으로 탈바꿈하고 21세기의 새로운 구상을 추진해 적응하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때에 우리만이 남북으로 갈려 소모적인 낭비의 자멸을 향한 군비경쟁과 상호불신과 증오의 확산을 꾀해 가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되어 있다.남북의 지도자가 7,000만 동포에게 전쟁의 공포를 걸머지고 살아가게 하는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순 없다. 김대통령이 통일과 안보의 문제를 특정 정파의 정치적인 이용물로 해선 안된다고 한 것은 일대 결단이다.정권유지나 정권탈취를 위해 수다한 야심가나 정상배가 통일과 안보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을 해왔다.앞으로 더이상 그러한 반민족적 행위는 누구도 할 수 없게 해야 한다. 반백년 만에 남과 북의 책임있는 지도자의 만남이 이루어졌다.그 자체 만으로도 가슴이 터질 듯 감격에 벅차다.나같은 실향민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아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그래서 기대도 크고,주문도 많게 되리라는 것은 당연하다.그런데 한편으론 냉전시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대는 왠지 불안하고 의심스럽기도 하리라.기존 체제에서 최대의 수익자인 기득권층으로선 북쪽 때문에 짊어질지 모를 부담 때문에 심사가 뒤틀릴 수도 있으리라.여기서우리는 바른 세상을 만들려면 남북 사이의 불신과 증오로 서로 소모적인 군사적 대결을 하는 일은 끝장을 내야만 한다.무력에 의해서 남북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1953년 정전협정에서 이미 확인된 것이 아닌가? 더욱이지금 분단의 소모적인 남북대결을 지속시킨 채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지 않은가?제살 깎아먹기식의 남북간의 대결구도는 겨레의 이름으로 남북 양측 지도자가 해소토록 결단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남과 북의 교류와 긴장의 완화,나아가서 공존과 분단 해소의 모색은 우리의 일이다.그런데 한편 그것은 우리 주변 나라들과의 일이기도 하다.6.25전쟁당시 중국 참전은 자기나라 주변에 적대국가의 존립과 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는 중국나름의 자위책의 성격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지금 북측의 국제관계상의 지위는 정치,군사 이외에 경제면에서도 복잡 미묘하다.미국은 이미 북측과 교류에 꾸준히 노력을 경주해오고 있으며,일본도 북측과 국교정상화를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보수 지배세력은 남북주도의 자주적 교류를 호의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은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러시아도 푸친 대통령의 평양방문을공식일정에 올림으로써 동북아시아에서 그들의 입지를 세워나가고 있다.특히 북측에는 경제면에서 동해안의 철도가 구라파직통의 요지가 되는 지점이고북쪽에 매장된 전략물자인 희귀금속과 천연가스와 석유는 주변국가들의 중대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북쪽의 우수한 노동력,기능공과 기술인력은 선진국 기업의 투자가가 군침을 흘릴 수 있는 인적 자원이다.남북문제는 이처럼 주변당사국이나 제3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다.결국 남북문제는 우리에겐 민족문제인 동시에 국제문제이다.단순치 않고 실마리를 풀기가대단히 어렵다.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역사를 돌아보면 어떻게 하면 우리가의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지금 남북 정상의 만남 자체가 새 역사의 시작을 여는 것만은 틀림없다.그자체로서 크나 큰 의의가 있다.그래서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면 보다 차분하게 현실감각을 지니고 멀리 바라보며 참을성 있게 나가자.김대통령 말대로 50여년을 기다려
  • 루신 中 사회과학원 부원장 인터뷰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루신(汝信) 중국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13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간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문제를 논의하든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것에 관계없이 회담 개최사실 자체만으로도 한반도 평화정착의 거보(巨步)를 내디뎠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평가해달라. 한반도가 분단된지 55년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지게 된 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데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이번 회담에서 어떤 문제가 논의되든지,어떤 문제를 해결하든지 회담이 개최되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남북 양측간에 대립상황을 극복하고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한 자리에 앉아서 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아주 좋은 시작을 의미한다. 중국은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하고 지지한다.좋은 결과가나오기를 기대한다.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정부의 입장은. 정상회담은 한반도 남북한양측 당사자의 문제다.한반도의 평화정착 문제는국제사회의 누가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남북 당사자들이 풀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중국은 남북 양측과 모두 친구관계여서 도와줄 뿐이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게 중국의 기본입장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말 2박3일 일정으로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했다.김위원장의 방문목적은. 김위원장은 83년 6월2∼12일 비밀 방문한 이후 오랫동안 중국에 오지 못했다.이번 방문은 그로서는 17년만인 셈이다.김위원장의 비밀 방문 목적은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러 온 것 같다. ■여러가지 문제는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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