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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신판 연좌제

    대살이라는 단어를 아시나요.사전을 찾아보면 살인자를 사형에 처하는 것을 대살(代殺)이라고 한다.사전에는 없지만 또 다른 뜻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제주도 4·3사건이나 6·25때 가족 가운데 누군가가 검거대상인데 몸을 피했다면 가족 가운데 한 명을 대신 죽이곤 했고 이를 대살이라고 했다.연좌제의 가장 지악한 형태인 것이다.누군가를 대신해 목숨을 바친 그들은 풍상과 함께 산하의 보드라운 흙이 되었지만,현대사 굽이굽이에 뿌려진 그들의 핏자국은 아직 선명하다. 6·25이후 대살은 거의 없어졌지만 연좌제는 살아남았다.경찰청 인터넷 사이트에 1980년 8월1일 연좌제 폐지라고 소개돼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연좌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그 이후에도 연좌제 관행으로 인한 폐해를 호소하는 주장이 그친 건 아니다. 연좌제는 취업과 출국시 넘기 어려운 장벽이었다.작가 이문열씨는 어느 자리에선가 “나는 아버지가 월북할 때 겨우 세 살이었고,얼굴도 기억 못하고 아버지에게 감화를 받을 처지가 아니었다.…. 길이 다 막혔다.공무원도 못 되고 해외도 못 나가고….할 일이 제한되어 버리는 결과가…”라고 말했다.연좌제의 폐해를 그린 한강의 작가 조정래씨도 “당대를 넘어 다음 세대의 인권까지 제약을 가하는 나라가 문명국가 중에 과연 있을까.”라고 개탄한다. 연좌제는 국가가 국민을 의심하는 제도다.국가나 이념을 위해 인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질식시키고 입을 틀어막는 제도다.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도 장인의 좌익 경력과 관련지어 얽혀 들어갈 뻔했었다.연좌제의 망령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겐 경계의 대상이 또 하나 생겼다.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은 14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아버지 조병옥 박사가 친일파”라면서 “조 대표는 입을 열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나중에 김 의원은 광복 후 친일파 형사들을 등용했던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조 박사의 광복 전후 행적에 대해선 비판이 열려있다.그렇더라도 ‘애비가 빨갱이면 자식도 입닫고 살라’는 연좌제는 안되고 ‘애비가 친일파면 자식도 입닫고 살라.’는 연좌제는 받아들일 수 있는 논리일까.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좌우는 바뀌었지만 논리 구조는 합동이다.진보와 보수,혁명과 반혁명 어떤 이름으로라도 연좌제는 연좌제.인간성에 대한 비열한 공격일 뿐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 경매 성공 가이드/경매열기 토지·상가로 이동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대체상품인 토지와 상가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일부 물건의 경우 경매 참가자가 몰리면서 최저가의 4배에 낙찰되는 과열양상까지 빚고 있다.경매전문가들은 “경매를 통해 낙찰받는다고 모두 돈이 되는 것은 아닌 만큼 ‘묻지마 참여’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상가·토지 낙찰가율 수직 상승 법원경매정보 제공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지역 근린상가의 낙찰가율은 67.4%였으나 11월에는 81.4%로 14%포인트 상승했다.수도권 토지 낙찰가율도 10월 72.1%에서 11월에는 77.9%로 5.8%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9일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3계 입찰법정에서 실시된 강서구 내발산동 4층 상가 경매(최저가 15억 7908만원)에서는 1차인데도 6명이 경합을 벌여 최저가보다 3억 3100만원 높은 19억 1000만원에 낙찰됐다.낙찰가율은 120.9%. 상가 경매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금리소득 생활자들이 근린상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지시장도 ‘10·29대책’의 수혜를 보고 있다.지난 9일 평택지원 1계에서는 평택시 신대동 논 1200평(9121만원)의 경매에 7명이 참여해 1억 4920만원에 낙찰됐다.낙찰가율은 163.6%였다. 지난 8일 성남지원 3계에서 실시된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밭 73평의 경매에서는 무려 14명이 경합을 벌였다.최저가(1936만원)의 4배가 넘는 8280만원에 낙찰돼 427.7%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토지경매에 투자자가 몰리는 이유는 토지거래 허가구역내에서는 토지매입시 사전에 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경매로 토지를 구입하면 별도의 허가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외지인이라도 거주지 제한 없이 소유할 수 있다. ●‘묻지마' 식 참여 낭패볼 수도 경매시장의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종종 ‘고가 낙찰’이 나오기 때문이다.경매전문가들은 상가나 토지는 환금성이 떨어지므로 분위기에 편승한 고가 낙찰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매 낙찰가율이 200%를 웃돌면 일반적으로 투자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수료를 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아 놓고 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토지경매때 현장확인 필수 상가의 경우 경매 참가에 앞서 철저한 상권 수익성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명도시 상가 임대차보호법 해당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또 농지(논·밭·과수원,임야는 해당 안됨)를 낙찰받으면 농지소재지 읍·면·동사무소에서 농지취득자격 증명원을 발급받아 법원에 내야 한다. 기한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매각이 취소된다.법원에 따라서는 매수보증금이 몰수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토지는 경매시 공부상의 내용과 현장을 반드시 비교해 봐야 한다.농지나 임야는 면적,경계,이용상황 등이 공부상 내용과 다른 사례가 종종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 사망 故전재규 연구원 국립묘지 안장·의사자 인정 논란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로 사망한 고 전재규 연구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의사자(義死者) 인정 문제를 놓고 정부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법인 ‘국립묘지법’과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 규정상 어렵다는 입장과 국가를 위한 고인의 희생 정신을 충분히 고려해 예외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수렴해 일단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4당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을 통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인정’ 목소리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세종기지 조난사고 대책반’이 설치됐던 국무조정실은 지난 13일 ‘장례 및 보상대책’을 논의하면서 고인의 국립묘지 안장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대신 의사자 인정 문제는 긍정 검토키로 했다.고 전 연구원의 보상금은 산재보험금과 특별위로금 등 1억 5000만∼2억여원이지만 의사자로 인정될 경우 1억 5400만여원의 추가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일단은 모두 쉽지 않다는 게 관련부처의입장이다. ‘국립묘지법’은 순국선열,애국지사,전몰군경에 한해 국립묘지 안장을 허용하고 있고,대통령령인 ‘국립묘지령’도 국가나 사회에 공로가 있는 사망자 중 국방부 장관의 제청에 의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지정한 자로 한정하고 있다. 의사자 인정문제도 복지부 ‘의사상자 심사위원회’가 오는 17일 전체회의에서 토의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일단 의사자로 보기 어렵다는 실무 의견을 내놨다. 법에는 의사자를 ‘직무외의 행위로서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하다가 사망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데,고인의 구조행위는 넓은 의미에서 그의 업무이기 때문에 ‘직무외의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센데다 노 대통령이 “실무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지만 다시 한번 논의하라.”고 지시하면서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특히 고인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회 등은 “국립연구소인 세종기지에서 조난당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애쓰다 운명한 만큼 당연히 국가를 위해 몸바친공로가 인정돼야 한다.”며 지난 12일부터 ‘전 연구원 국립묘지 안장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국립묘지 안장이 허용되면 의사자 인정도 그만큼 수월해진다. 국무조정실 최경수 사회수석조정관은 “지난 83년 아웅산 테러사건이후 일반인들이 국립묘지에 안장된 사례가 없으며 현재로서도 국가유공자 인정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다.”면서도 “정부는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려 의사자 인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전 연구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의사자 인정 여부는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16일 국무회의와 17일 의사상자 심사위원회 등을 통해 최종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석기자
  • 귀국학생·탈북주민 자녀 내년부터 전·입학 간소화

    앞으로 귀국 학생,외국인 학생,북한 이탈주민의 자녀 등에 대한 입학·전학 및 편입학의 기준이 학교장의 자율에 맡겨짐에 따라 크게 간소화된다. 또 재능이 뛰어난 학생의 조기 진급이나 조기 졸업 등에 대한 규정도 학교의 학칙에서 정하도록 권한을 이양,활성화될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국가나 교육부 장관이 행사하는 초·중등교육 정책의 결정권한을 원칙적으로 교육감이나 단위학교장에게 준다는 방침 아래 관련 법령을 2005년까지 크게 손질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우선 21개 과제를 선정,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교육감이 정하던 귀국학생 등의 전·입학 및 편입학 등에 관한 사항을 학교장이 학칙의 범위안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외국의 학제나 교육과정,출석일수 등 생활기록이나 성적 작성 여부 등이 제각각인데도 교육감이 일률적으로 정한 절차 및 구비서류 등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까다로워 해당 학생 및 학부모 등의 민원이 잇따랐다. 따라서 학교장은 해당 학생에 대한 성적 등객관적인 자료만으로도 편입학 등을 결정할 수 있다. 대통령령으로 못박아 놓았던 조기 진급이나 졸업 역시 학교장이 위원회 등을 구성,판단토록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씨줄날줄] 핫라인 아시아

    올해 ‘지학순 정의평화상’은 홍콩에 본부를 둔 아시아민중진보센터(ACPP)의 핵심 사업인 핫라인 아시아(Hot line Asia)가 차지했다.1979년 민간 인권단체로 설립된 민중진보센터는 1981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해 인권을 짓밟는 거대한 폭력 앞에 자칫 쓰러지기 쉬운 개인이나 단체와 연대해 돕는 일을 꾸준히 해 온 공을 인정 받아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수상하게 됐다.핫라인 아시아는 아시아 각국에서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하면 즉각 긴급 호소문을 전세계 약 1000개의 인권단체와 개인에게 보내고 이를 받은 수신자들이 해당 국가나 관계당국에 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성과는 2002년 6∼7월의 인도 뭄바이에서 원주민 토지권 운동을 하다가 살해된 나블린 쿠마르 여사 사건이다.이 센터는 인도 지역 담당자로부터 이 비참한 소식을 접하고는 즉각 핫라인을 가동했다.정치권과 결탁한 건축업자와 지역 마피아가 원주민들의 토지를 빼앗는 데 항의한 나블린을 협박하다 못해 결국 살해했으나 경찰은 수사를 회피했다.긴급 호소문이 전송되자마자 전세계에서 항의문이 쇄도했음은 물론이다.인도 정부는 결국 수사 책임을 지방 경찰에서 중앙 수사국으로 이관해 해결하도록 했다. 이 단체와 한국과의 연대 노력은 역사가 깊다.군사정권의 인권 탄압이 기승을 부리던 1984년에 2명의 조사원을 한국에 보내 당시 인권상황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전세계에 전했다.최근에는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한국민의 노력을 지지했으며 매향리(쿠니) 사격장 폐쇄 요구도 지원해 기총사격장을 없애는 데 큰 힘을 보탰다.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SOFA)개정을 바라는 한국민과도 연대하고 있으며,‘악의 축’발언을 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항의편지 쓰기 캠페인도 벌였다.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는 아직도 전쟁과 압제가 존재한다.이에 항의하는 평화와 정의의 목소리도 줄기차게 울려 퍼지고 있다.거대한 폭력 앞에 혼자일 때는 좌절하고 꺾이기 쉽다.그러나 서로 연대해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면 큰 힘이 된다.글로벌시대에 국경을 뛰어넘는 인권운동의 끈끈한 연대를 핫라인 아시아는 훌륭히 맺어주고 있다.이 운동이야말로 이 땅에 정의와 평화,그리고 인권이 꽃피기를 갈망하며 양심에 따라 온몸으로 투쟁한 고 지학순 주교의 삶과도 일치하는 것이라 믿어진다. 최홍운 논설위원실장
  • 고구려역사 지키기 학술대회/고구려史 뺏기면 고조선도 뺏긴다 학계 공동대응 방안 모색

    ‘정치적 목적에 이끌리는 불순한 중국학계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고구려를 넘어 고조선까지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고구려 역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국책사업,이른바 ‘동북공정’에 한국 학자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고 나섰다.9일 오후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 학술발표회’.한국고대사학회,한국사연구회를 중심으로 한 역사관련 17개 학회가 모여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를 한목소리로 성토하는 한편 거국적인 공동대응과 남북공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모임은 그동안 학회 혹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주장해온 것과는 달리 학자들이 실천적인 대응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첫 공식모임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정부에 대해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심포지엄에 들어간 학자들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의 허구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참석자들은 일단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에 바탕을 둔 중국의 ‘동북공정’이 한족을 중심으로 57개의 소수민족을 같은 테두리에 넣으려는 큰 목적아래 남북통일 후 불거질 영토문제에 쐐기를 박으려는 사전조치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우리 학계는 중국 ‘동북공정’의 요체를 ▲고구려인의 뿌리는 고대 중국의 소수민족이며 ▲고구려 건국지역 및 기본 관할범위가 중국 경내이고 ▲고구려는 중원 왕조의 책봉을 받은 종속관계로 정리했다.따라서 ▲수·당의 고구려 원정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변방 할거세력 통제이며 ▲고구려 멸망 이후 대다수 유민이 한족(漢族)으로 편입했으며 ▲고려는 고구려의 계승자가 아니며 역사적 연속성·상관성이 전무하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우리민족은 만주와 한반도 일대에서 농경을 영위하던 예맥족과 한족을 근간으로 형성되었고,이들은 고조선 멸망 이후 만주와 한반도 각지에서 다양한 정치체제를 이루다가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으로 정립되었고,통일신라와 발해를 거쳐 고려로 통합되었다.”며 중국의 논리를 정면 반박했다. 참석자들은 학술발표회를 마친 뒤 기존 한국고대사학회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위원회’를 모든 학회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대책위로 확대 개편해 정부 차원의 공식 대책기구가 마련될 때까지 중국 정부에 대한 대응과 여론 확산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기로 했다. 김성호기자 kimus@ ■“北 고분군 세계유산 등록 적극 지원을” 학술대회에서 가장 첨예한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역시 북한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내년 6월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릴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에 북한이 제출한 평양의 고구려 고분군과 중국의 지안(集安)지역 고구려 유적이 함께 등록신청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북한 고분군이 열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이날 참석자들은 중국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 있는 북한 고분군의 등록을 위해 남한측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무엇보다 남한측이 기술 및 재정 지원과 함께 문화유산위원회에 고구려 고분군의 정체성과 고유 문화성을 적극 알려야 하는 것으로 집약했다. 북한 고분군이 배제된 채 중국의 고구려 유적만 등록될 경우 현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의 목표가 그대로 달성되는 셈.고구려 역사의 중국사 편입에 지금보다 훨씬 힘이 실리게 된다. 우선 중국이 지안 일대의 유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는 것과 달리 북한은 여건상 손을 못대고 있는 실정.따라서 고분군,특히 벽화고분에 대한 항온·항습 처리 등을 위해 북한에 전문가를 파견해야 하며 아울러 주변 정리사업을 북한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호기자 ■주요 발제 요약 ●최광식 고려대 교수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내세워 소수민족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더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탈북자들이 대거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동북지방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1년 한국 국회에서 재중동포의 법적지위에 대한 특별법이 상정되자 중국당국은 조선족 문제와 한반도 통일과 관련된 문제 등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특히 2001년 북한이 고구려의 고분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신청하자 국가적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을 기획해 추진한 것이다.동북공정의 고구려사 왜곡은 고구려사뿐만 아니라 발해사와 고조선사까지 왜곡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역사는 시간적으로 2000년밖에 되지 않으며 공간적으로 한강 이남에 국한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만주지역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였으며 그에 대한 연구는 일천하다.따라서 연구센터를 설립하여 고대 동북아시아에 관한 역사와 지리 및 민족문제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구려의 역사는 남과 북 어느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이므로 남북공조를 통해 고구려의 역사를 지켜낸다면 남북공조의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다. ●공석구 한밭대 교수 중국학계가 고구려사를 파악하는 기본적인 논리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이다.그런데 중국,북한에 각기 나뉘어져 있는 고구려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중국학계는 논리적 문제점을 드러냈다.중국학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또 다른방안을 제시하였다.이러한 방안도 고위금용(古爲今用·옛것을 왜곡해 오늘에 활용한다는 뜻)의 시각 하에서 당시의 고구려사를 편입하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만주지방의 고구려사는 중국의 영토 안에서 건국하였기 때문에 중국의 지방할거정권이 세운 지방사로서 파악하고 있다(통일적다민족국가론).따라서 현재 북한 영토 안에 있었던 고구려사,즉 평양천도 이후의 고구려사는 과거 고대중국의 영역 안에 있었기 때문에 중국사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리이다.결국 중국학계는 역사인식의 근본적인 바탕으로 내세운 ‘통일적다민족국가론’의 논리적 근거를 스스로 폐기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이는 현재를 위하여 과거의 역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현 중국 영토 안에 존재하였던 고구려사를 인식하는 시각마저도 사료의 자의적인 해석과 무리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이 부분은 앞으로 구체적인 연구를 통하여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박경철 강남대 교수 고구려는 국가형성기 이래 환경적 여건의 취약성을 군사적 팽창정책으로 상쇄하면서 전형적인 ‘전제적 군사국가’를 지향했다. AD 4세기 말 이래 하나의 왕국의 단계로 넘어서서,동북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한 제국적 지배구조에 입각한 다종족국가로 웅비하였다. 고구려는 국초 이래 지속적으로 추진한 군사적 팽창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천하지뇌(天下之腦)’에 해당하는 동몽고 문제에 접근하여 독자적 생존권과 패권의 보존 및 확산을 위한 대륙정책을 관철해나가고자 했다.그러나 수·당제국은 중국 중심의 일원적 지배질서에 입각하여 안보를 보장하려는 세계정책을 강행하려 했다.곧 고구려와 수·당의 70년 전쟁은 고구려의 대륙정책과 수·당의 세계정책이 정면충돌하면서 빚어낸 동아시아 국제전쟁이었다. 그럼에도 중국학자들은 수·당이 고구려에 보낸 조서(詔書)를 근거로 고구려와 수·당의 전쟁을 내전으로 규정하고 있다.조서의 상투성과 수사성을 감안하지 않은 즉흥적인 정책적 역사인식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모든 자료들은 고구려의 수·당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서조차 책봉·조공제도가 가동되고 있었음을 적시하고 있다.화이론과 책봉·조공론이 갖는 허구성의 일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임기환 한신대 학술원 연구원 중국 역사학계는 고구려가 시종일관 중원 왕조와 종속 관계를 유지하였다고 주장하면서,그 근거로 조공·책봉 관계를 들고 있다.고구려왕이 책봉을 받았다는 것은 곧 중원 정권의 관리임을 뜻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책봉의 형식만 글자 그대로 해석할 뿐이지,책봉의 역사적 성격은 간과하고 있다. 사실 조공·책봉 관계는 중외(中外)관계의 한 유형이며,중국적 세계질서를 규정하는 양식의 하나이다.특히 남북조시대 중국세력이 분열되어 주변국가에 대한 규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책봉·조공은 실질적인 종속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외교관계의 한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책봉·조공제는 당시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서 적용된 외교형식이기 때문에,유독 고구려만 이를 근거로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기도 하다.중국이 백제나 신라,왜 등과 맺은 책봉·조공 관계와 하등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고구려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피책봉국이지만,독자적으로 자신의 세력권 안에 여러 국가나 세력 집단을 포함하고 있으며,독자적인 천하관을 갖고 있다.중국학계와 같이 중원 왕조의 신속국(臣屬國)이란 해석에서는 결코 나타날 수 없는 관념이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교육부 장관에서 영재학교 교장으로/민족사관고등학교 부임한 이돈희 교장

    “40여년전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중학교 선생님을 했던 추억이 아련히 살아납니다.” 오랜 세월 서울대 교수와 교육부장관,교육개발원장 등을 지내다 얼마전 민족사관고등학교를 맡아 영재교육에 힘쓰고 있는 이돈희(66·李敦熙) 교장의 감회는 새롭다. 서울대 강단과 교육부를 오가며 한때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중심에 있었지만 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회 초년생시절 고향 인근에서 중학교 선생님을 했던 시절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인생 황혼에 접어든 이 교장의 모습이 강원도 횡성 산간마을의 조용한 학교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린다.평화롭고 화사한 얼굴이 천상 욕심 없는 선비 모습 그대로다.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외부에서 강의를 부탁해 올 때마다 서울 집을 찾는 것이 다소 불편하지만 그래도 만족한다며 미소를 머금는다. ●“영재교육에 남은 열정 쏟을것” 경남 양산의 연안 이씨 전통가풍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살아온 것도 온화한 학자풍의 모습을 간직해온 비결일 것이다.일찍 아버지를여의고 ‘행동이나 말 한마디 조심하라.’는 할머니의 엄한 교육을 받고 자라며 자연스레 몸에 밴 모습일 게다. 이렇듯 평생 올곧은 학자의 길을 걸어왔기에 뒤늦게 보람된 영재교육에 열정을 쏟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민족사관고등학교와의 인연은 이 학교 태동기에 교육개발원장을 지내며 설립자인 최명재 파스퇴르유업 회장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어지면서부터다.개교때부터 축사를 하는 등 늘 학교를 관심있게 지켜 보다 3개월전 아예 교장으로 부임했다.설립자인 최 회장의 “영재교육을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가 초창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영재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고 한 단계 발전된 청사진을 마련했다. ●세계속 최고 사립 명문학교 목표 세계 최고의 자립형 사립고교인 미국의 ‘필립스앤도버’와 영국의 ‘이튼스쿨’을 목표로 이제는 미래가 있는 정착된 영재학교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귀족학교’라는 일부 부담스러운 평가를 불식시키고 기부금제도와 저소득층 자녀를위한 장학제도 마련,미래 교육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에 힘쓰겠다는 것이 이 교장의 포부다. 그는 “세계 명문대학 입학과 경시대회 수상 등을 통해 학교가 널리 알려지면서 설립 초기 교내 갈등과 불평은 이제 찾아 볼 수 없다.”며 진정한 세계속의 사립 최고명문학교를 꿈꾸고 있다. ‘기부금제도’정착은 학교 모기업인 파스퇴르유업의 지원에만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IMF체제 이후 모기업이 어려워지면서 초창기 무료 교육의 틀이 무너졌고 현재 일반고등학교 3배정도의 납입금만으로는 안정된 영재교육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전문회사에 의뢰해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겠지만 우선 서울에 사무실을 내고 뜻있는 독지가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영재교육을 위한 기부금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잘 키운 영재 몇몇이 결국 나라의 장래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우리도 선진 외국처럼 영재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장의 생각이다.돈 있는 집안의 자녀들만 입학하는 ‘귀족학교’가 아닌 가난하지만 유능한 인재를 널리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도 내년부터 도입한다.우선 ‘저소득층 우수자녀 장학기금제도’를 도입해 잠재력 있는 영재는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영재발굴팀'등 과감한 미래 투자 자체 영재판별 검사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을 중심으로 ‘영재 발굴팀’을 구성,영재를 찾아 가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또 입학기준이 너무 높다 보니 사교육에 의존해야 입학이 가능한 불합리성을 없애기 위해 내신성적이 좋거나 경시대회 우수자,영재 발굴팀에서 선발된 학생들로 입학정원의 일부를 충원할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학교 자립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전교생 190명 수준을 3∼5년내에 450∼50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당장 내년 신입생을 150명까지 늘려 선발했고 2,3학년 학생도 편입생을 80여명 더 뽑을 계획이다.그렇다고 입학 학생들의 성적이나 질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이 교장은 “영재교육 시스템과 많은 졸업생들의 외국 명문대 입학이 알려지면서 종전보다 훨씬 뛰어난 인재들이 찾고 있어 오히려 질적으로 월등히 향상되고 있다.”고자랑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영재 양성해야” 시설 투자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현재 13∼15인 기준으로 교실이 마련돼 있다 보니 당장 넓은 체육관이나 다양한 크기의 교실이 아쉬운 실정이다.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과학실험실 수준도 세계 최고시설에는 많이 미흡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래가 요구하는 영재교육시설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교장은 “우리나라도 영재를 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이 바뀌어야 할 때”라며 “이제는 사회적 봉사를 기본으로 국가 경쟁력을 위한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국가적 투자차원에서 영재양성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는 지난 98년 영재교육을 표방하면서 설립돼 그동안 미국과 영국 등 해외 명문대학에 학생들을 진학시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최연소 서울대 사범대학 학장을 지냈고 한국교육개발원장·교육부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세계교육한국협회장과 한국열린교육협의회 이사장,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글·사진 횡성 조한종기자 bell21@
  • 오피니언 중계석/지속가능한 발전과 생태적 전환

    후손들에게 지구환경의 혜택을 똑같이 물려주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을 바꿔야 한다.앞으로 ‘우리 사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태적 전환을 해야 한다.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는 점점 고갈되는 데다 일회용이기 때문에 현대 자본주의체제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이필렬 한국방송통신대교수가 계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한국사회의 발전전략’으로 제안한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태적 전환’을 요약한다. 한국은 동북아중심국가나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새만금간척,핵폐기장과 대형댐 건설 등을 부르짖으며 개발지상주의,성장제일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그런 사업들은 재생불가능한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특히 동북아 중심국가 도약은 중국의 산업화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만일 13억명의 중국인이 집집마다 한두대의 자동차를 소유하게 되면 하루 7400만 배럴의 전 세계 석유 생산량으로도 수요를 채우지 못한다.중국의 발전이 벽에 부딪히면 한국의 발전도 성립할 수 없다.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와 관련해 지속불가능한 쪽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한 사람이 2002년 한해에 사용한 에너지는 4475㎏이다.이는 일본 4029㎏,독일 4015㎏,프랑스 4384㎏,영국 3720㎏보다 많다.한국과 다른 나라의 에너지 소비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더 심각한 것은 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점점 늘어나 그 수급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점이다.지질학자들에 따르면 석유값은 2010년을 전후해 최고에 도달한다.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이 보장되는 기간도 40년 정도다.핵폐기장 건설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차치하더라도,그 후에는 값비싼 우라늄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더욱이 화석연료의 사용은 지구의 기후변화와 재앙을 일으킨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지속불가능성,수급불안정성,사회적 비용과 갈등,기후변화 등에 비춰 볼 때,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첫번째 전제는 에너지 시스템을 생태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수급 시스템을 태양,바람,바이오매스(biomass),소수력,지열,조력 같은 고갈되지 않는 것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재생가능한 에너지의 개발과 확산만이 지속발전 가능성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현재 전 세계 풍력 시장은 해마다 40%,태양전지 시장은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선진국이 재생가능 에너지를 개발하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교통이다.우리나라의 최종 에너지 소비 가운데 수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이른다.승용차와 화물 수송비는 기차에 비해 각각 3∼4배,10배 이상이다.앞으로는 대중교통 수단과 자전거 같은 생태 중심의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모자라는 물 수급의 생태적 전환도 필수적이다.물의 절대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대형 댐을 건설하는 것은 환경 파괴를 비롯한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물 확보는 함수능력이 뛰어난 산림의 보호와 관리,논과 밭의 유기농 전환,지하수의 지속가능한 이용,빗물 이용 시설 확대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아울러 식량생산에서도 화학비료와 기계를 사용하는 현재의 관행농법에서 유기농법으로 바꿔야 한다.유기농법의 경험적 사례는 일시적으로 수확이 떨어지지만 해가 갈수록 증가해 관행농법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유기농은 초국적 곡물자본과 화학자본에 대항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생태적 전환은 생산비용을 높여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경제침체와 사회 혼란을 불러와 지속가능한 사회의 확립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스위스와 일본에서는 상품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장기계획 아래 생태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해 실천하고 있다.중요한 것은 혼란과 충격을 가능한 한 최소로 하면서 생태적인 전환을 이룩하고,지속가능한 사회를 확립하는 것이다.
  • 명분없는 자위대파병 재검토해야/ 간 나오토 日민주당 대표

    |도쿄 황성기특파원| 11월9일의 총선에서 중의원 180석의 거대 야당으로 약진한 민주당의 간 나오토 대표는 인터뷰 도중 자위대 파병에 반대입장을 되풀이 강조했다.35분간에 걸친 인터뷰의 3분의 1을 파병문제에 할애할 정도였다.그는 1일 도쿄의 민주당 본부에서 가진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라크 국민이 반드시 자위대를 환영하는 상황도 아닌데도 대의명분 없는 파병을 하려고 있다.”고 비난했다.다음은 간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 일본 외교관 피살로 자위대 파병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라크 지원법이 지난 7월 통과됐을 때 민주당은 반대했다.이번 사건이 있건 없건 반대입장은 불변이다.원점에 되돌아가 검토해야 한다. 위험하니까 반대하는 것 아니다.자위대 파병에 대의명분이 없다.이라크 전쟁은 9·11테러 이후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나 단체가 테러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이라크를 선제공격하는 것이 테러방지에 도움이 될까 어떨까 하는 당시의 의문은 걱정대로 됐다.테러가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상상했던 방법은 실패했다고 본다.그 실패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바꿔나가야 한다.고이즈미 총리는 실패했다고 얘기하지 않고 있다.(부시 미 정권과)약속했기 때문에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자위대를 보내려고 하고 있다. 간 대표가 지금 총리라고 하면 실제로 자위대 파병에 계속 반대할 수 있겠는가. -선거(11월9일)에서 약속한 이상 자위대는 파병하지 않는다.다만 무조건 파병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이라크 사람이 주체가 되는 과도정부가 들어서고,그 정부의 요청,유엔의 절차가 있다면 지원은 할 수 있다.그러나 지금처럼 미국 점령통치에 협력하거나 관계하는 파병은 내가 총리라면 하지 않는다. 파병하지 않는다면 미·일 관계가 악화될텐데. -그런 우려가 있지만,미국도 민주주의 국가다.선거로 국민이 나를 뽑았다면,국민의 의견이기도 하다.미국도 이해할 것이다.어떤 경우에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인도지원,부흥지원에 도움이 되는 것은 한다. (파병하지 않으면 미·일 관계가)일시적으로 어렵겠지만,프랑스나 독일,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봐라.이라크 전쟁에 대해 미국에 찬성하지 않았다.일시적으로는 어려운 관계가 됐지만,그렇다고 해서 진정한 의미에서 동맹관계가 깨졌냐 하면 나토는 그렇지 않다.(부시)정권이 하려는 것이 적절하다면 적극 협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국의 판단에 따라 협력을 결정한다. 자위대 파병문제를 따질 것인가.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해 놓았다.(외교관 피살)사건도 있으니까 강력히 소집되도록 요구하겠다. 선거얘기를 묻겠다.자민·민주 2대 정당으로의 재편이 어느 정도 진행된 선거였다.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권교체를 목표로 했다.산으로 비유하면 6부 능선에서 단숨에 정상까지 가려고 했다.그동안 갖가지 정계재편이 있었으나 안정된 야당이 생기는데 시간이 걸렸다.민주당은 이번에 177석(이후 3명이 입당해 180석이 됨),37%를 획득했다.진정한 2대 정당제의 형태가 정돈됐다고 생각한다.8부능선까지는 왔으니까 다음 기회에는 거기에 혼을 불어넣는,정권교체를 실현하겠다. 우리 당은 특히 젊은 의원이 많다.3분의 1(58명)이 신인(초선)이다.그 신인을 잘 단련시켜서 다음에는 정권교체하고 싶다.국민들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정권교체의 시기는. -차기 총선(중의원)이다.고이즈미 정권이 중간에 쓰러지거나 여당이 분열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적다. 사민당과 통합할 생각은. -사민당의 새 당수(후쿠시마 미즈호)가 민주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천명했다.우리는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선거공약으로 헌법개정과 관련해 창헌(創憲)을 내걸었다.자민당보다 더 과격하다는 느낌이다.민주당은 정말 개헌에 나서는가. -우리 당에 헌법조사회가 있고,국회에도 있다.중간보고도 나왔다.그렇다고 해서 1년동안에 금방 헌법 초안을 만들어 개정절차에 나간다 하는 것은 아니다.논의로서 새 헌법을 만든다고 하면 어떤 형태가 좋은가,어떤 부분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 창헌의 뜻이다.2005년까지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낸다는 자민당에 비해 우리가 유연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2005년 자민당이 헌법 개정안을낼 경우 응할 방침인가? -헌법개정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자세는 아니다.세계 속에서 57년간 헌법개정하지 않는 곳은 드물지 않는가. 고이즈미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간단하다.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것이다.정치라는 것 말만 해서는 안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래도 2001년 4월부터 계속 정권을 쥐고 있지 않은가. -나도 신기하다.모든 여론조사를 보면 정책은 안된다고 하면서도 고이즈미 정권은 지지한다고 한다.이상한 현상이다.고이즈미씨는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인 형태로 지지를 묶어내는데 능수능란하다.자민당 정치는 좋지 않지만 고이즈미는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천재적인 사람이다. 여러 차례 고이즈미 총리와 논전을 벌였는데,토론상대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14차례 토론했다.처음에는 아주 쉬운 말을 쓰니까,토론상대로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막상 해보니 하는 방법이 너무나 똑같다.즉 이야기를 딴데로 돌린다거나,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다거나,대답하기 어려워지면 다른 화제로 바꾼다.따라서 깊이있는 논의가 되지 않는다.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게 좋았는가,테러를 없애기 위한 것과 전쟁은 틀린 것 아닌가 하고 따지지만 대답을 하지 않는다.본질적인 문제에는 대답하지 않고 ‘간 대표라면 어떻게 하겠냐.’고 논점을 흐리고 다른 데로 돌린다.알맹이 있는 논의가 되지 않는다.말을 잘 얼버무린다.논쟁에 익숙해 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역공격을 받는다.질문한 사람이 오히려 변명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에는 몇 차례 갔는가. -6,7회정도이다.최근 간 게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전이다.후쿠오카에서 배를 타고 부산에 가서 새마을호를 타고 서울까지 갔다. 친분있는 한국 정치인은. -김종필 전 총리를 몇차례 만났고,김근태,정대철,이인제씨를 안다. marry04@ ▲57세▲야마구치 현 출마▲도쿄공업대 응용물리학과졸▲1971년부터 시민운동에 뛰어들어 특허사무소를 운영하면서 1976년 중의원에 첫 출마▲3차례 낙선 끝에 1980년 중의원 첫 당선▲1996년 연정 때 후생상▲같은해 민주당을 결성▲대표,간사장직을 오가면서 지난 해 연말 다시 대표직에 복귀▲부인과의 사이에 두 아들 ■간 대표 대북관 간 대표는 두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 있다.그는 그동안 일본 정부나 여야가 북한에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정권을 맡지 않고 있으니까,작년(북·일 정상회담) 이후의 배경은 몰라 자세히 얘기할 수 없다.”는 전제를 달면서 “그렇지만 북·일 관계의 오랜 역사는 새롭게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 예로 든 것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였다. 그는 “납치문제가 장기간 방치된 것은 일본 경찰도,외무성도 우리 일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이다.일본의 관료조직이 무사안일주의라 할까,진정한 의미에서 위기관리가 되지 않았다.예전부터 사회당은 물론 자민당도 이 문제에 대해 엉거주춤했다.”고 지적했다.“미국 추종주의 외교나 대북 자세에서 보듯 말해야 하는 것에 대단히 약하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중도좌파적 색채로 분류돼온 간 대표조차도 대북 송금을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는다.“일본에서 나가는돈이 일본이나 북한에 좋다면 몰라도,일본 안전보장에 관한 것이라면 어떤 형태의 컨트롤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견해.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으로 대표되는 대북 강경론자의 논조와 비슷한 점은 뜻밖이었다.일본인 납치문제와 핵문제 해결에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지 않는 한 북·일 관계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뉘앙스였다. ■간 대표 주변인물 ● 간 겐타로 (장남) |도쿄 황성기특파원|인터뷰 말미에 그의 주변인물 3명에 대해 물었다.먼저 아들 겐타로의 출마.일본 정치인들의 세습제를 비판했던 그가 아들을 출마시켜 “말과 행동이 틀리다.”는 비판을 받았다. 간 대표는 이렇게 해명했다.“은퇴한 뒤 선거기반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의미의 세습이다.아들이 선거구를 물려받았은 것이 아니다.내가 출마하라고 하지 않았다.오카야마(겐타로가 출마한 지역)에서 “꼭 나가달라.”고 권했다.그래서 아들 본인이 결정했다.최종적으로는 본인의 결정이었다.나는 본인의 결정을 인정한 것이었다.세습이라기보다는 2대째 정치인이라고 할 수있다.”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 전 자유당 당수로 선거 직전 합병함으로써 민주당의 대약진에 기여한 일등공신이지만 보수적인 색깔에다 ‘파괴꾼’이라는 별명에서 엿보이듯,쉽게 조직에 동화되지 못해 민주당의 잠재적인 불안요소이다. 간 대표는 “오자와는 힘있는 분이고 경력이 있는 분이다.나와는 정반대이다.내가 시민운동이라는 권력에서 먼 곳에서 올라왔다면,오자와는 권력,그것도 자민당의 프린스같은 존재였다.경력이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가장 힘이 커질 것”이라고 대답을 대신했다. ●다나타 마키코 前회상 무소속인 그가 국회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해 ‘민주당·무소속 모임’이라는 원내단체에 가입했다.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물었더니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다만 “고이즈미 정권에 비판적인 분이니까…”라는 말을 통해 다나카 의원에게 고이즈미 저격수 역할을 은근히 기대하는 듯했다.
  • 10.29대책 한달 점검/대치동 선경·미도·우성 1억원선 빠져

    10·29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한달째를 맞고 있다.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일반 아파트까지 가격 하락세가 확산되면서 이번 대책은 일단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시중 유동자금은 여전히 부동산 주변을 떠돌고 있다.게다가 각종 대책들은 정치권의 갈등으로 제대로 시행될지 미지수이다.자칫 대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집값은 반등세로 돌아설 수 있다.10·29대책 이후 집값 동향과 정책추진 상황을 알아본다. ■강남아파트 매매가 ●거품 걷힌 재건축 하락세 멈춰 10·29대책의 위력을 여지없이 보여준 것이 재건축 아파트이다.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강화와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전망 등으로 다주택자들이 대거 매물을 내놨기 때문이다.서울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10∼30% 떨어졌다.강남의 집값을 끌어올렸던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31평형이 한때 7억 4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이제는 20%가량 내린 5억 8000만원대로 굳어졌다.급매물은 5억 500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서초구 반포주공3단지도 가격이 내리기는 마찬가지이다.확정지분제로 재건축을 통해 40평형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한때 7억 8000만원대까지 올랐던 16평형은 이제는 5억 400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무려 30.76%나 떨어진 것이다. . ●일반아파트로 옮겨간 하락세 대치동의 선경·미도·우성아파트는 빅3로 불린다.10·29대책 초기 은마아파트의 가격이 급락할 때에도 이들 아파트는 요지부동이었다. 최근들어 이들 아파트의 가격도 고개를 숙였다.대부분 1억∼1억 5000만원가량 떨어졌다.대부분 호가중심으로 올랐듯이 내릴 때도 호가중심으로 떨어지고 있다.호가지만 이들 아파트의 가격하락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빅3 가운데 미도아파트의 경우 46평형의 가격이 현재는 12억∼12억 5000만원대이다.이는 한달 전에 비해 1억∼1억 5000만원이 빠진 것이다.인근 학사공인 관계자는 “가구당 1억∼1억 5000만원가량 내린 것으로 보면 정확하다.”고 말했다. 인근의 선경아파트와 우성아파트도 1억원 이상 떨어졌다.그러나 매물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대신 수요는 꾸준해 거래는 제법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3에 이어 다른 지역의 일반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서초구 서초동 삼성래미안의 경우 5월에 입주한 새 아파트로 1200가구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39평형의 가격이 7억 1000만원으로 한달 전(7억 8500만원)에 비해 6500만원가량 하락했다.이같은 내림세는 강남구 수서동·역삼동,양천구 목동 등지로 번지고 있다. ●수도권 가격도 하락세 서울의 하락세는 수도권과 지방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특히 수도권은 내림세가 뚜렷하다.1억원 이상 떨어진 아파트도 상당수다.최고 6억 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던 용인 성복동 LG빌리지1차 61평형은 1억원 이상이 떨어진 5억 2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풍덕천 수지2지구 성지 60평형은 호가가 한때 4억 7000만원까지 올라갔으나 이제는 3억 6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다. 지난 9월 중대형 평형 위주로 가격이 급등했던 분당도 최근들어 가격하락세가 뚜렷하다.한때 4억 9000만원에 달했던 수내동 푸른신성이나 야탑동 장미동부 32평형대는 4억원대 중반 매물도 나온다. 김성곤 기자 sunggone@ ■정책어떻게 돼가나 ‘10·29대책’의 양대 정책 목표는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주택 과다 보유자·투기 행위자에게 과세를 강화하는 것이다. 주택거래신고제 도입과 보유세 현실화,양도세 강화 등도 주택 투기의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당장 정책목표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이번 대책의 진수는 뭐니뭐니해도 주택거래신고제다.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사고 팔 때 산 사람은 즉시 시·군·구에 매매계약 내용을 신고토록 하는 제도다.시·군·구는 신고 내용을 검토,취득세·등록세 과세자료로 사용하고 세무서에 양도세,상속·증여세의 과세자료로 활용토록 하기로 했다. 신고를 늦추거나 허위로 신고할 경우 과태료를 물려 거래가를 제대로 신고토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연내 제도를 마련,내년부터 주택거래신고제를 실시할 계획이다.‘단타거래’를 통한 시세차익,세금탈루,떴다방 조장 등의 부동산 투기 원인이 실거래가 은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것이다. 문제는 좋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준비가 안됐다는 것이다.우선 주택법을 개정,실시 근거를 마련키로 했지만 국회 파행운영으로 연내 실시 약속은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았다. 주택거래신고제의 성패는 주택거래 내역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전산망 구축에 달려 있다.하지만 토지종합정보망은 2005년쯤에나 마무리된다. 당장 신고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거래 내역을 영속적으로 보관하고 과세 자료로 이용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이 없다.정부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깨달았다면 당장 예산을 추가 배정,전산망 구축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류찬희 기자 chani@
  • [인터넷 스코프] 1등주의를 위한 변명

    20년 전 얘기다.당시에 필자는 지방의 사립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그런데 모교는 당시 기준으로 보아도 기가 질릴 만큼 철저한 성적 지상주의였다.반 1등은 실장,반 2등은 부실장,전체 1등은 학생회장 이런 식으로 성적에 따라 학급 임원을 자동 선정했다.월말고사 90점이 넘으면 번쩍거리는 학급장 배지를 가슴에 붙여주었고 기말 평균 90점이 넘으면 다음 학기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 주었다.그러니 론 위즐리도 반장 배지를 달 수 있었던 호그와트 마법학교와는 상당히 다른 세계에서 자란 셈이다. 단순한 일렬 조직인 만큼 학교생활도 단순했다.선생님은 일등 학생과 단둘이 눈을 맞추고 수업을 했다.69명의 열등생(?)은 무협지를 몰래 꺼내 읽거나 엎드려 잘 수 있었다.변형 파레토 법칙.99%의 보통 학생이 1%의 우등생을 먹여 살린다. 요즘은 약간 달라진 모양이다.예를 들어 초등학생을 둔 강북 학부모의 대화는 언제나 강남에서 시작해서 대치동으로 끝난다고 한다.“성민이는 내년에 강남으로 전학가는데 건중 엄마는 언제쯤 이사갈 계획이죠?”“대치동 초등학생들은 벌써 대입 영수 과외를 받는다면서요.” 공기 맑고 풍광 좋은 강북의 홍은동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도 대출받고 평수 줄여서 강남행 막차를 타야만 일등 부모로 인정받는다.강제 이주가 따로 없는 것이다. 인격에는 1등,2등이 없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데 20년이 더 필요할까? 전 국토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고 전 국민이 개인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21세기에도 원시적인 학벌주의,일등주의가 조금도 가시질 않았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1등주의는 경쟁의 산물이다.경쟁 없이는 1등이 나타날 수 없다.인격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므로 도덕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일등주의는 폐기되어야 한다.그렇지만 비즈니스의 세계는 정확하게 1등만이 살아 남는 경쟁환경이다.일등주의에 대해서도 인격과 비즈니스를 분리해서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 인터넷쇼핑몰 업체가 판매액과 방문자수에서 업계 1위를 탈환했다고 선언했다.경쟁사의 반발이 뒤따랐고 1등을 향한 과열경쟁이 시장 전체를 침체시킨다는 언론의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그렇지만 시장과 트래픽은 정직하다.일등기업은 거저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잖은가.고객을 만족시키고 이익을 극대화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만이 일등기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검색 1위를 놓고 네이버와 다음이 신경전을 펼치고 유통 1위를 놓고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경쟁하는 모습도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다. 한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가 성적이 될 수는 없다.그렇지만 기업의 세계에서는 얘기가 다르다.기업의 성적은 평가나 신분상승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현대 자본주의체제에서도 독과점에 대해 여러 가지 규제를 가하지만 그럼에도 기업의 꿈은 MS와 같은 ‘독점적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예외가 없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차이점이 있다면 보다 투명한 경쟁이고 1위 업체에 대한 밴드왜건(선도마차)효과가 오프 라인에 비해 보다 강력하다는 정도일 것이다.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시장의 덤블도어로부터 반장 배지를 받을 수 있는 학생은 오직 헤르미온뿐인 것이다. 전자상거래업계도 내년의 대한민국 1위 자리를 놓고 옥션,인터파크,LG이숍의 대회전이 예고돼 있다.개별 경쟁기업들은 최저 가격,빠른 배송,높은 고객 만족도의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고,관전자들은 판매액과 트래픽으로 1등 기업을 가려주기만 하면 된다. 김 동 업 인터파크 사업본부장
  • 3차원으로 나아간 정물화/개관 20주년 가나아트센터 28일부터 ‘정물아닌 정물’展

    정물화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정물은 고대 로마의 모자이크나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의 벽화에서도 발견된다.정물화는 특히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19세기에 들어서는 가장 일반적인 회화의 제재가 됐다.이같은 정물화는 그동안 단순히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그린 그림으로만 간주돼 비교적 최근까지도 적극적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정물은 더 이상 정적이지 않다.그것은 탁자 위에 고즈넉이 놓인 물체만을 가리키지 않으며 벽에 걸린 회화만을 지칭하지도 않는다.오늘날 정물화는 3차원의 세계로 나아가 다양한 표현 매체를 통해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그런 점에서 정물화는 오늘날 가장 특징적인 장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가 개관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정물 아닌 정물’전은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한 대규모 기획전이다. 28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는 20세기 초 고전적인 정물에서부터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표현한 현대적 개념의 정물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작가 30여명의 작품 70여점이 소개된다.회화가 50여점으로 주를 이루지만 조각과 설치작품도 ‘정물’이란 개념에 맞춰 골랐다. 해외 작가의 작품들은 스위스 바젤의 바이엘라 재단 컬렉션과 뉴욕·파리의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빌려온 것.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상징주의 화가 오딜롱 르동의 고전적인 정물화,조르주 브라크·조르지오 모란디·니콜라 드 스타엘·도널드 저드·지아코모 만주·루치오 폰타나·톰 웨슬만 등 20세기를 풍미한 구미의 대표적인 작가들,그리고 안젤름 키퍼·대미언 허스트 등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우리에게 친숙한 마르크 샤갈과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도 나온다. 특히 이탈리아의 국민화가로 추앙받는 조르지오 모란디의 ‘탁자 위의 세가지 물건’ 등 4점을 비롯,최근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연 러시아 작가 니콜라 드 스타엘의 ‘정물-과일',전후 독일 현대미술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안젤름 키퍼(58)의 대작 ‘천송이의 꽃을 피우자’(660㎝×280㎝) 등은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작품들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한국 작가로는 김기창,김환기,도상봉,박래현,손응성,이달주,이봉상,윤중식,천경자,원경환,박선기,이길래,황혜선 등의 정물화가 출품된다.김환기의 정물은 동양의 직관적 사유방식과 서양의 현대적 기법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번에 선보이는 유화 ‘정물’은 푸른색 배경의 항아리 그림으로 푸근한 서정이 넘쳐난다. 도흥록(47)의 ‘스테인리스 사과’는 새로운 감각의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투명한 스테인리스 스틸과 표면의 은도금이 낳는 거울효과,그 위에 어우러지는 빛의 간섭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전시는 무엇보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공감할 수 있는 예술적 진정성이 담보된 작품들도 꾸며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작가 자신도 뭐가 뭔지 모르고 내놓는,난해함으로 포장된 ‘자기만족형’ 작품들이 ‘진품' 행세를 하는 미술계 현실을 감안할 때 무척 반가운 전시가 아닐 수 없다.관람료는 일반 5000원,초·중·고등학생 2000원.(02)720-1020. 김종면기자jmkim@
  • NGO / “매입 자산 세제 혜택등 법적 제도적 장치 필요”전재경 한국NT공동위원장

    “금지와 규제의 법률만으로 개발압력을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반드시 보전해야할 유산들은 개인의 소유물로 남겨두지 말고 일반 국민의 자산 즉,공공의 소유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전재경(47·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NT공동운영위원장은 자연·문화유산에 대한 영구보존을 위해 ‘공공유산신탁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통해 사들인 땅이나 건물 등의 경우,이를 영구 보존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안전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자연자원이나 문화재를 보호할 목적이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수용하거나 매입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재원과 재정운용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자연과 문화유산을 지킬 수 있는 대안”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문제는 정부의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현재 일부 지역이나 단체들이 법인체를 만들어 내셔널트러스트 운동과 같은 목표추구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또 현재의 신탁법에는 단체들이 구입한 토지나 재산의 증여·매입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신탁재산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토보전 정책을 펴고 있는 환경부 역시 내셔널트러스트법 제정에 적극적”이라면서 “시민단체가 매입한 토지나 건물에 대한 세제혜택과 신탁재산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과 같은 운동확산 방안 등에 대해 시민단체와 정부간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 ‘퍼주기식’ 대북지원 제한/美의회 상정 ‘北자유법안’ 어떤내용

    |워싱턴 백문일특파원|20일 미 의회에 상정된 ‘북한자유법안(NKFA)’은 북한의 인권 개선과 탈북자 지원 등을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의 내부 붕괴를 유도한다는 데 바탕을 두고 있다. 법안은 미국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주도하는 허드슨 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 선임 연구원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초청한 디펜스 포럼의 수전 솔티 회장,상원의 샘 브라운백 동아태 소위원장이 주도했다.이들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대량살상무기뿐 아니라 북한의 인권 상황도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이번 법안에 대폭 반영했다.특히 일본인 납치 정보가 공개될 때까지 비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이뤄져선 안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동시에 현대 비자금이 북한에 전달된 것과 관련,민간기업에 의한 대북 자금지원은 합법성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했다.일방적인 ‘퍼주기식’ 지원에는 반대한다는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의 목소리도 대변하고 있다.다음은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북한 내 인권 개선 법 제정 이후 90일 이내에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 및 정보당국은 북한의 교도소와 노동수용소에 대한 기밀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수감자의 혐의와 고문,강제사역,의료실험,처형,식량·물·위생 등의 적정성 여부가 포함돼야 한다.이후 30일 이내에 대통령은 위성촬영 사진을 포함,노동수용소 등 공식 보고서를 내야 한다. 유엔도 북한 내 정치범의 가택연금과 17세 이하의 어린이 수용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해야 한다.종교자유위원회는 법 제정 이후 1년 내에 북한의 종교 박해와 관련한 광범위한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국제개발처(USAID)는 북한 주민에 인도적 차원의 식량을 지원할 의욕과 능력을 지닌 비정부기구(NGO)에 자금지원을 할 수 있다.이를 위해 연간 1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한다. ●탈북자 보호와 고아 입양 대통령은 북한 등을 탈출한 개인이 미 난민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과 정보를 담은 연간보고서를 내야 한다.의회는 미국에 도착했거나 입국하려는 탈북자들에게 안식처와 지원을 보장한다.중국이나 일본,러시아,한국 등은 인도적 차원의 입국허가나 일시적인 보호상태,또는 난민에 유사한 지위를 줘야 한다.미국행을 바라는 탈북자들은 이민국적법에 따른 특별 요구조건을 적용받지 않는다.국토안보부는 북한 어린이의 미국 가정 내 입양을 위해 임시 입국허가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량살상무기 정보를 알려주는 탈북자에게는 즉각 영주권을 부여하며,이를 위해 국토안보부에 대량살상무기 정보센터를 설치한다.탈북자 지원이나 수용소 설치 및 운영을 위해 연간 2000만달러,북한 고아 입양에 연간 50만달러,탈북자들의 미 입국을 위한 지원에 연간 500만달러,한국과 일본에서의 북한 인권에 관한 논의에 연간 200만달러를 배정한다. ●북한 민주주의 증진 미국의 소리(VOA)와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 등이 24시간 북한에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연간 1100만달러를 지원한다.미국의 자금지원을 전제로 한국 등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도록 촉구하며,북한의 불법거래에 따른 북한 정권이나 관리의 이익을 적극 차단해야 한다. 북한의 민주주의 증진과 법치 등의 정착을 위해 연간 100만달러를 지원한다.베트남과 같은 시장경제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비영리단체 등에 연간 100만달러를 지원한다. 북한과의 협상에는 인권상황이 주요한 이슈가 돼야 하며,북한 내 인권상황과 경제체제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대북 경제제재를 철회해서는 안된다.비인도적인 대북 지원은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과 한국인의 모든 정보가 공개될 때까지 제한해야 한다. mip@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달라지는 日 장례문화

    236만 6000엔(약 2576만원).일본인이 장례 한 건에 들이는 평균 비용이다.놀랍게도 13년 가까운 장기불황인데도 일본의 장례비는 늘어나는 추세다.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탓에 줄었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간다. 그러나 큰 흐름은 ‘작은 장례’ 쪽이다.거품이 한창이던 시절,거창한 장례식을 치러야만 체면이 섰던 일본인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한편에서는 개성을 좇아,고인에 어울리는 장례가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다른 한편에선 장례의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소비자협회가 내놓은 장례에 관한 소비자동향(2003년)을 보자.거품경제 붕괴 직후(1992년) 208만엔이던 평균 장례비용은 11년새 28만엔 늘어난 236만엔이 됐다. 장례회사인 ‘코프 종합장제’의 야기 기획부장의 설명.“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이기도 하지만 장례에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장례를 소박하게 치르자는 ‘검소한 장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있는 사람은 돈을 더 들인다.그래서 일본 전체로는 평균비용이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와 이웃한 가나가와현의 22개 생활협동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저렴한 장례를 제공하기 위해 공동설립한 이 회사의 이용자들의 상당수는 검소한 장례를 택한다.야기 부장은 “장례식을 하지 않고 화장만 하겠다는 사람도 있을 만큼 소박한 장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박한 장례의 이유는 여러가지다.먼저 고령화.사망자의 45%가 80세 이상이라는 고령화의 진전에 따라 그 자식들은 60세 이상을 넘기 일쑤다.사회에서 퇴역한 상주(喪主)가 친족 이외의 문상객을 부르기 어렵게 된 사정은 짐작키 어렵지 않다. 아이를 덜 낳는 소자화(少子化),지역 공동체 붕괴로 ‘우리 집 장례는 우리 손으로'라는 의식이 퍼지면서 가까운 친족마저 부르지 않고 가족끼리 장례를 치르는 사람들이 늘어난 점도 큰 변화다. 지난 여름 남편을 여읜 에쓰코(63)는 장례식을 치르지 않았다.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유해를 곧바로 화장했다.임종에서 화장에 이르기까지 자식 2명이 함께 했을 뿐이다.49일이 지난 뒤 친족과 고인의 친구들에게 ‘사망 보고’를 했다.가족끼리의 장례는 망자(亡者)의 뜻이었다. 반드시 금전적인 사정만은 아니지만 “돈을 많이 들이지 않겠다.”거나 “자식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의식의 변화도 적지 않다.미국의 장례회사인 ‘올 네이션스 소사이어티’가 이달 중순 도쿄 긴자에 사무실을 내고 장례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런 흐름의 반영이다.이 회사는 자택이나 병원에서 장례식장으로의 운구,화장에 이르기까지의 기본 장례에 25만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승부를 걸었다. 장례 규모가 작아지면서,문상객도 줄고 부의금이 줄어드니,장례의 규모를 축소하는 게 당연한 시대가 됐다. ●다양화하는 장례,개성 추구 장례 벤처기업인 ‘니치료쿠’는 4년 전 합리적인 가격,편리한 교통을 내걸고 도쿄 한복판에 맨션식 빌딩 묘지를 내놓았다.6185명의 유골을 납골할 수 있는 이 묘지는 지금까지 4700명분이 팔렸다. 데라무라 사장은 “처음에는 팔릴까 조마조마했으나 교통이 편리하고,가격면에서 유리해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2호 묘지 빌딩을 오사카 시내 중심부에 구상하고 있다.”고말했다. 한 구좌당 70만엔으로 가격이 저렴하고,장의를 집행하는 스님이 상주하는데다 30만∼100만엔 하는 계명(戒名·죽은 사람에게 지어주는 법명)을 무료로 제공한다.도쿄 돔 운동장 맞은편의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이 맨션형 묘지 구입자의 30%는 현재 살아있는 사람으로 사망하면 화장된 뒤 이 곳에 유골이 묻히게 된다. 이 묘지의 오우치 지점장은 “일본은 4년 뒤면 태어나는 사람보다 죽는 노인들이 더 많아지는 시대가 된다.”면서 “합리성을 추구하는 지금의 젊은이들이 부모 장례를 치르는 2030년대쯤이면 간소한 장례가 보다 보편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쿠호도 종합연구소가 지난해 12월 10∼70대의 수도권 남녀 3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례 의식조사’에 따르면 남녀 모두 소박한 장례,개성있는 장례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76.2%를 차지했다. 그러나 소박한 장례의 반대편에서는 고급을 추구하는 브랜드 지향도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지난 8월19일 도쿄도청의 한 사무실.도쿄 시내의 도립 공원묘지인 ‘아오야마 레엔’의묘지 50기의 공개추첨식이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다.3.65평짜리가 1030만엔(1억 1216만원)을 호가하는 이들 묘지에는 무려 2205명이 응모해 4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서민들로서는 엄두도 못낼 고가의 묘지에 ‘있는 사람’들이 사후의 사치를 위해 몰린 것이다.니치료쿠의 데라무라 사장은 “장례가 양극화되고 있다.”면서 “본사를 이용하는 손님들의 평균 장례비용이 129만엔이지만 1000만엔씩을 들이는 손님들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 후 절차 대행 NPO 각광 가족 대신 장례를 치러주는 NPO(비영리활동법인)의 등장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이다.‘리스 시스템’은 혼자 살거나 자식은 있지만 ‘사후처리는 내 손으로' 하겠다는 사람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생겨난 단체다. 사망진단서 발급,장례 집행,화장장에서의 유골 처리에서부터 집 정리,공공요금 정산같은 자질구레한 일까지 도맡아 해준다.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사후에 희망하는 서비스 내용을 살아 있을 때 공증을 통한 유언을 통해 리스 시스템과 계약을 맺는다.사후 처리를 딱히맡길데가 없는 사람과 NPO,장례업자가 3각관계를 맺는 셈이다. 지난 10년간 공증 계약을 맺은 사람은 1420여명.이 중 120여명이 사망했다.일단 이곳에 입회금 5만엔을 내면 계약이 성립된다.사후 처리에 드는 기본비용은 50만엔 정도.이 돈은 계약을 맺고 1년 이내에 내면 되지만 죽은 뒤 사망보험 등을 통해 ‘납부’해도 된다. 리스 시스템은 이런 사후 처리 외에도 살아 있을 때의 수술 보증인,양로원의 신원 인수 보증도 대행하는 것은 물론 치매에 걸렸을 때 후견인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마쓰시마 대표는 “장례나 수술 보증인을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맡기는 일은 10년 전에는 거의 없었다.”면서 “가족이 있건 없건 가족을 대신해 생전,사후 처리를 부탁하는 사람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marry01@ ■장의평론가 히몬야 하지메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의 거품경제 붕괴는 어떤 의미에서는 일본의 장례문화를 다양화시킨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례 잡지 ‘SOGI’의 편집장인 히몬야 하지메(57)는 “과거 큰규모만을 지향했던 일본 장례는 90년대 들어 개성화,간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개성화라면? -죽은 사람에 어울리는 장례다.국화만이 아닌 고인이 좋아했던 꽃을 장식한다든가,영정의 검은 리본을 없애는 것은 물론,웃는 얼굴을 쓰고 있다.이빨을 드러내거나 모자를 쓴 영정은 금기시됐으나 지금은 등산을 좋아했던 고인은 등산모를 쓴 영정도 쓴다.영정을 3개나 쓰는 장례식도 있다.얼마 전 참석했던 장례식에서는 고인이 가라오케에서 불렀던 노래를 틀기도 했다. 어떻게 간소화되고 있는가. -돈을 들이지 않는 것이다.가급적 고인과 친했던 사람들 중심의 장례이다.가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장례의 양극화 현상이란. -안 쓰는 사람은 돈을 안 쓰고,있는 사람들은 보다 질높은 장례를 추구하고 있다.세계적인 브랜드 명품점과 100엔숍이 일본에서 모두 장사가 잘되는 이치와 같다.돈 들이는 장례는 일류기업의 회사장이라면 1억엔도 들어가고,개인의 경우 1000만엔 정도를 쓴다. 소박한 장례가 인기를 끈다던데. -그렇다.‘가족끼리만'이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다만 ‘소박한 장례를 하고 싶다.'는 희망과 실제 치르는 장례가 다르다.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소박한 장례라기보다 타인에게 알리지 않고 가족끼리만 조촐히 치르는 가족장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지 모른다. 소박한 장례가 늘어나는 이유는. -과거 지역공동체의 장례였던 것이 지금은 개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도시화,근대화에 따른 것이다.그렇지만 소박한 장례,‘작은 장례’가 반드시 ‘싼 장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예전에는 ‘작은 장례’는 가난한 사람의 전유물이었으나 지금은 돈이 있어도 ‘작은 장례’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작지만 비싼 장례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신문들의 부고란만 해도 사망하면 부고가 나가던 것이 요즘에는 게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장례를 치른 뒤 부고를 내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이다. 일본의 화장률은 왜 높은가. -5세기 때 화장이 시작돼 에도(지금의 도쿄)나 교토 등 도시부를 중심으로 확산됐다.1900년경 30%이던 화장은고도성장기에 접어든 1960년 60%를 넘었다.국가가 지방자치단체에 화장장 건설비를 지원했다. 지자체는 조례를 만들어서 새 묘지에는 화장한 유골만을 넣도록 했다.묘지 허가권을 쥐고 있는 지자체의 조례에 일본인들의 저항이 없었다.지금은 99%로 세계 제1위이다.
  • 뉴타운 12곳 ‘토지거래허가’ 지정

    서울시는 종로구 교남뉴타운 등 2차 뉴타운 대상지 12곳에 대해 오는 26일부터 2008년 11월 25일까지 5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주거지역 180㎡,상업지역 200㎡,녹지지역 200㎡,공업지역 660㎡ 이상의 토지를 거래하려면 해당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토지거래허가 신청서에는 매수·매매자의 인적사항과 실거래금액,토지이용계획 등을 명시해야한다.투기성 거래로 확인되면 거래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고 허가필증을 받지 못하면 등기 이전도 되지 않는다.청량리 등 균형발전촉진지구 5곳도 다음달 중순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한편 서대문구 등 2차 뉴타운 대상지로 선정된 각 자치구는 19일부터 개발계획이 확정되기까지 향후 2년간 해당 지역의 신·증축,용도변경,기재변경 등 건축허가를 제한했다.이미 건축허가나 사업승인을 받은 사업은 제외된다. 류길상기자 ukelvin@
  • “SK이사진교체” 선언 파장/1800억 투자 소버린 ‘47조 SK’ 삼키나

    소버린이 SK㈜의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첫 경영권 탈취 시도여서 주목된다.소버린측은 특히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표 대결에 나설 계획이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욱이 SK㈜는 SK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소버린측이 이사진 교체에 성공할 경우 1768억원을 투자한 외국 펀드에 의해 자산 47조원(지난해 말 기준) 규모의 기업집단의 경영권이 송두리째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SK측은 소버린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영권 방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어서 양측은 내년 3월 정기주총 때까지 치열한 지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SK는 “우리는 지는 게임 안한다” 제임스 피터 소버린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새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현 경영진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저평가받고 있다는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년 정기주총에서 SK측과의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일선 퇴진을 SK가 받아들이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SK(주)의 최대주주는 최씨 일가와 SK계열사들이다.이들의 보유지분은 총 15.93%.반면 소버린은 14.99%의 지분을 갖고 있어 외형상 SK가 유리한 형세다. 그러나 소버린은 외국인 투자가와 국내 소액주주들을 규합할 계획이어서 어느 쪽이 유리할지는 현재로서 판단하기 어렵다.다만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10.4%가 ‘캐스팅 보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표 대결이 가시화될 경우 SK가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넘겨 우호지분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소버린이 내년 주총서 우리와 표 대결을 하겠다고 했으나 우리는 지는 게임은 안하다.”며 “현재 SK그룹은 오너일가와 계열사 및 자사주 등을 포함해 30% 이상의 우호지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버린도 자사주 활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제임스 피터 대표는 “표 대결시 우호세력을 미리 확대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가와 국내 소액주주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버린의 진짜 속내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소버린측은 자신을 단순한 투자가이지 경영권 확보에는 관심이 없음을 강조했다.이와 함께 SK 경영진과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제임스 피터는 이와 관련,“자사 관계자들이 최태원 회장과 만나 여러가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표 대결을 하겠지만 자신의 목적을 충족시켜 준다면 이를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그린 메일’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소버린측이 경영권보다 SK(주)의 ‘몸값’을 높여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했다.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투자분석부 과장은 “현재 SK(주)주가가 낮은 편이다 보니 소버린측이 주주권리 행사를 통해 주가를 높인 뒤 비싸게 받고 팔려는 것 같다.”면서 “경영권에 관심이 있었다면 우회적인 방법으로라도 지분을 더 사들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경쟁으로 들어가나 제임스 피터는 “아직까지 우호세력을 통한추가 지분 확보는 없었다.”고 밝혔다.그러나 향후 계획은 언급을 꺼려 추가지분 확보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SK는 일단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관계자는 “대주주의 주주권 행사에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오해를 살 수 있다.”면서 “당분간 협상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버린측이 표 대결을 천명한 이상 SK도 향후 전략에 따라 적극적인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 김경두기자 golders@
  • 상가·오피스텔도 건축허가후 분양

    아파트,관광숙박시설 등 분양규제를 받는 건물 외에 대형상가나 오피스텔 등 일반건축물도 건축허가를 받은 뒤 공개분양하도록 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서울시는 굿모닝시티 상가 분양사기 사건 등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시의 건축심의 대상인 다중이용건축물 중 16층 이상 또는 3만㎡ 이상 분양건축물에 대해서는 ‘건축허가후 공개분양’ 조건으로 심의를 해주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건축심의를 받으려면 건축허가 후 공개분양하는 조건에 따라야 하며 분양광고문에는 건축허가일자,대지 소유권 확보 여부 등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지금까지는 건축심의를 받기 전에도 분양이 가능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돼 왔다. 시는 건축허가 전에 분양하는 경우 계약취소 및 사과광고를 게재하는 등 시정조치했다는 내용의 증빙서류를 확인한 후 건축허가를 해주기로 했다. 자치구 건축심의 대상인 다중이용건축물 중 5000㎡ 이상 건축물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도록 자치구에 요청했다. 이 제도는 새로 접수하는 건축심의 건축물부터 곧바로 시행된다. 앞서 건설교통부는 연면적 3000㎡ 이상의 상가,300가구 미만 주상복합건물,오피스텔,펜션 등은 건축물에 대해 골조공사가 끝나고 분양신고를 한 뒤 분양하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입법예고해 놓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건교부안은 내년 하반기에나 시행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일어날 수 있는 사전분양 피해를 막기 위해 시 자체적으로 우선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 보졸레누보 행사 다채

    와인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는 보졸레누보의 계절이 돌아왔다.보졸레누보는 프랑스 리옹의 보졸레 지역에서 생산되는 햇와인으로,6개월 이상 숙성시키는 일반 와인과는 달리 발효 즉시 내놓는 것이 특징.해마다 11월 셋째주 목요일(20일) 0시를 기준으로 전세계적에서 동시에 판매된다.올해의 보졸레누보는 유럽의 살인적인 무더위로 어느 해보다 작황이 좋다.레드와인이면서도 화이트와인 맛에 가깝기 때문에 섭씨 10∼13도 정도로 보관해서 마시는 게 좋다.시내 각 호텔은 이날을 기해 각종 행사를 마련했다. 롯데호텔서울 와인바&숍 바인(02-317-7151)은 19일 밤 11시 스파클링 와인(샴페인)과 함께 리셉션을 시작해 20일 0시를 기해 와인배럴을 깨고 올해의 보졸레누보를 맛본다.새벽 1시까지 계속되는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보졸레누보를 무제한 마실 수 있다.안주로 다양한 스낵이 나온다.참가비 3만원. 서울 신라호텔 프랑스식당 라 콘티네탈(02-2230-3369)과 종로타워의 탑 클라우드(02-2230-3000∼2)는 20일 오후 7시부터 로맨틱한 저녁 정찬에 보졸레누보가나온다.와인 전문가의 보졸레 설명과 함께 선물도 준비했다.10만원. 서울힐튼호텔은 20∼30일 모든 식음료업장에서 고성민 한국소믈리에협회장이 엄선한 부샤르 페레피스(1병 3만 8000원,1잔 8800원),루이자도 보졸레 빌라쥐 프리미어(1병 5만 8000원,1잔 1만 5000원)를 시음한다.시음 전용 테이블에서 취향에 맞는 보졸레누보를 선택하는 것이 특징.(02)317-3216. JW매리어트호텔의 이탈리아식당 디 모다(02-6282-6762)는 20일 저녁 6∼10시 ‘보졸레누보 와인&디너뷔페’를 연다.와인 시음콘테스트,보졸레누보 퀴즈 콘테스트 등의 행사도 있다.5만 5000원. 아미가호텔 스테이크하우스 버팔로(02-3440-8147)는 올 연말까지 보졸레누보 1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세트메뉴를 선보인다.사진도 무료로 찍어주고 여성 고객에겐 장미꽃을 선물한다.6만 5000∼7만 5000원. 노보텔 앰배서더강남 아시안 칼라스(02-531-6604)는 20∼29일 리옹 지방의 특선요리와 함께 보졸레누보를 맛볼 수 있다.3만∼3만 5000원.또 소피텔 앰배서더서울의 카페드세프(02-2270-3131)는 20∼30일 프랑스인 주방장이 마련한 보졸레누보 스페셜 메뉴를 선보인다.3만 5000원.
  • 승용차요일제 신청자 스티커부착률 20%선

    17일 오전 7시40분,마포구 연남동의 단독·연립주택 밀집지역의 거주자우선주차구역.한 블록에 주차돼 있는 40여대의 승용차 가운데 ‘승용차 자율요일제’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은 단 3대에 불과했다. 주민 L(32)씨는 “주변 권유로 자율요일제 신청은 했지만 스티커를 붙이면 필요할 때 차를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사업과 함께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자율요일제가 ‘숫자상’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실천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일부자치구 혜택 제한하기도 시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예고없이 100명을 투입,각 동을 돌며 자율요일제 스티커 부착실태를 현장 조사한 결과,실제 부착률은 14%에 불과했다.일부 자치구의 부착률은 1.3%에 그쳐 ‘충격’을 줬다.현재 자율요일제 신청차량은 등록 승용차 213만대의 66%인 140만대.신청차량 5대 가운데 1대 정도만 스티커를 부착한 셈이다. 시는 지난 7월 자율요일제를 시행하면서 ‘자율적인’ 신청이 저조하자 9월부터 시행 시간을 24시간에서 오전7시∼오후 10시로 한정하고,꼭 필요할 경우 신청요일에도 차를 운행할 수 있는 ‘긴급운행표지’를 나눠주는 등 개선책을 제시했다. 5000원권 지하철 정액권에 이어 정비요금 할인,공영주차장 할인,혼잡통행료 면제 등 여러 가지 ‘당근’과 함께 지난달 13일부터는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은 차량은 서울시 및 산하기관·사업소·자치구 부설주차장 이용을 제한하는 ‘채찍’도 동원했지만 아직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區끼리 실적경쟁… 車主의사 무시돼 사정이 이처럼 다급해지자 몇몇 자치구는 차량이 주차돼 있는 시간인 오전 7∼9시,오후 8∼10시에 구청,동사무소 직원이 현장으로 달려가 즉석에서 스티커를 붙이는 등 부착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수시 평가나 감사실을 통한 실적 현장 확인 등도 범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동원행정’이 또다시 무리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모씨는 시 홈페이지 자율요일제 자유게시판에서 “자율요일제를 신청하려고 했더니 이미 참여신청이 돼 있어 황당했는데 며칠 뒤에는 차가 꼭 필요한 수요일 스티커가 나도 모르게 붙어 있었다.”면서 “차주의 동의를 얻지 않은 스티커 부착은 사생활 침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노모씨도 “신청부터 스티커 부착까지 저절로 돼 있는데 정작 지하철 정액권은 받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서울시 교통계획과 관계자는 “실적위주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시에서 자율요일제 실적이 우수한 자치구에 20억원의 인센티브를 내건데다 자치구별 스티커 부착률이 수시로 비교되는 상황이어서 ‘타율 요일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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