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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미술품 수집가 조재진씨

    유명 미술품 수집가 조재진씨가 29일 오전 5시45분 지병으로 별세했다.61세. 고인은 종이제조·수입업체인 ㈜영창을 경영하는 사업가이면서 동시에 미술품에 심취해 매주 수요일마다 인사동 화랑가를 돌며 탁월한 안목으로 작품을 구입, 화랑주들과 작가, 미술인들을 설레게 했던 수집가였다.미술시장에서 외면받던 민중미술 작품에도 관심을 기울였던 그는 지난 2월에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1980년대 역사의 현장을 기록한 민중미술 작가 23명의 작품 150여점을 모은 대형 컬렉션 전시회를 열어 큰 반응을 얻기도 했다.유족으로는 부인 박경임(57)씨와 창현(㈜영창 이사), 승연, 희정씨 등 1남2녀가 있다.빈소는 서울대 병원 5호실, 발인은 31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도 용인 마평리 선영.(02)2072-2020.
  • 경기2청 공무원 열 공 모 드

    경기도 제2청 공무원들이 전문성을 익혀 현장실무에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학습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주요 현안이나 민원을 중심으로 토론을 하거나 전문가 강의, 현장 방문, 세미나 개최는 기본이고 전문가나 주민 대표, 관련 기관 등의 관계자들도 고문이나 회원으로 받아들여 현장의 목소리를 업무에 반영하려는 시도도 돋보인다. 27일 경기 2청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주요 학습동아리는 ▲‘통일대비접경지역연구회’(회장 한배수 특별대책지역과장) ▲‘한탄강댐연구회’(회장 한태원 수방댐건설지원담당) ▲‘6시 내고향’(회장 백충엽 관광개발담당) ▲‘양주·동두천 악취저감연구회’(회장 진문석 축수산산림과장) 등 4개다. 지난 3∼4월 모임이 결성돼 연륜은 짧지만 의욕이 넘친다. 통일대비접경지역연구회는 접경지역 군주둔지역 관련 법령·지침 등 제도개선, 발전전략과 통일시대 대비 정책방향 연구가 목적이다. 지난 5월엔 접경지역 연구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협의했고,6월엔 도라산역·제3땅굴·해마루촌 등 접경지역을 현지 답사했다. 특별대책지역과와 보건위생과·산업지원과 등 4∼9급, 고양·포천·양주·동두천·연천 등 시·군의 접경지업무 관련 6∼7급 등 32명이 회원이고 대학교수 3명과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원 등 전문가 4명이 자문위원이다. 한배수 회장은 “좀 더 깊이있는 연구를 위해 접경지 군사시설과 개발분야를 나눠 2개 분과로 운영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탄강댐연구회는 한탄강댐 건설과 관련한 현안 해결을 목표로 활동 중이다. 재난관리과를 중심으로 4개과 8명의 5∼7급, 연천·포천·파주의 6급 3명 등 11명이 참여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전병호(수문학) 교수 등 대학교수 2명과 한탄강댐 건설주체인 수자원공사 김한중 공사부장도 정식 회원이다. 양주·동두천 악취저감연구회는 경기북부의 대표적 악취 민원인 양주 은현면 하패리의 축산농가와 음식물퇴비화 업체의 악취해결을 목표로 구성됐다. 전문가의 강의와 연구를 통해 해당 농가에 악취저감용 미생물제제를 보급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문화마당] 문학제와 지방자치단체/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이효석은 어두웠던 일제 강점기에 자유와 사랑과 예술의 가치를 깊이 인식한 작가였다. 그는 문학인들이 밀집해 있던 서울이 아니라 고도(古都)인 평양에서 자신의 문학적 신념을 소설과 산문에 실어 세상에 내보내곤 했다. 이 글들에서 그는 정치나 역사가 인간 본연의 자유를 억압하는 현실에 주목하면서 인간이 사회적 존재 이전에 자연적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올해는 그런 이효석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매년 대산문화재단과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주관하여 태어난 후 100년이 되는 작가들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필자는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볼 수 있었다. 그는 인간이 정치적, 사회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출생과 성장, 성숙, 죽음을 차례로 겪어나가는 자연적 존재이며 또 그러한 자연적 존재의 삶을 충만하게 영위해 나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흔히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로만 알려져 있는 이효석에 대해서 새로운 관심과 애착이 생기면서 최근에 필자는 이효석의 장녀인 이나미씨를 만나 뵐 수 있게 되었다. 이나미씨는 아드님과 함께 창미사(創美社)라는 출판사를 설립하여 두 번에 걸쳐 ‘이효석 전집’을 출판한 분이다. 출판사도 차리고 전집같이 일품이 많이 나가는 사업까지 펼쳤으니 만나 뵙기 전 생각으로는 아주 유족(裕足)하지는 않더라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계실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신촌에서 천호동까지 물어물어 찾아가 보았을 때 그분은 단칸 반지하방에서 척추 디스크를 앓으면서 외롭게 지내고 계셨다. 아드님은 중국으로 사업을 하러 가셨다는데 언제 돌아오실지 명확한 기약이 없는 것으로 보아 상황이 간단치만은 않은 눈치였다. 이나미씨는 한국현대소설 연구자의 한 사람에 불과한 필자에게 작가 이효석을 둘러싼 문제들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효석 문학제에 관한 것이었다. 이효석 문학제는 ‘메밀꽃 필 무렵’의 ‘고향’인 강원도 평창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문화행사로 지방자치단체와 문학이 조화를 잘 이룬 사례로 손꼽히곤 한다. 그러나 이나미씨를 만나고 나서 생각하게 된 것은 이 연례행사가 외화내빈에 흐르지 않으려면 이효석 문학에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더 깊이 숙고해야 하리라는 것이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작가나 작품을 매개로 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경남 진해의 김달진 문학제, 경북 영양의 조지훈 문학제, 충북 옥천의 정지용 문학제 등은 문학이 사회적 ‘공익’을 창출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에서 결코 도외시해서는 안 될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문제를 행정편의적으로 해결해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학을 빌미 삼아 경제적인 이득만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본래 문학은 정치나 운동 같은 것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고 오히려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의 기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행정 쪽에서 보면 작가, 작품, 유족, 관련 문학인 등 어느 하나 순탄하게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요행히 ‘사업’이 잘 진척되어 정착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경제적 실적을 거두어 지역민의 지지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런 난제들로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보면 축제를 만들려던 것이 계륵으로 변해 버리는 일도 종종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효석은 정치적, 사회적인 문제들에 의해서 인간의 본질적인 측면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작가였다. 문학은 이 현대사회에서 환금적인 가치 이상의 것을 제공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것 가운데 하나다. 그런 것이 되어야 한다. 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한국인 인질 1명 전격 살해 안팎

    아프간 인질 사태 일주일째인 25일 한국인 인질 가운데 8명이 석방돼 미군 기지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그 이후에 한국인 여성 인질 1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인질은 계속 억류하고 있다는 보도가 엇갈리면서 상황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희비가 엇갈렸다. 독일 통신사인 dpa 는 아프간 지방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한국인 여성 인질 1명이 병으로 죽었고 나머지 22명은 계속 억류중”이라고 보도해 한국인 인질 일부 석방을 부인했다. 한국의 KBS도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 한국인 인질은 누구도 석방되지 않았다며 탈레반이 병사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2명을 계속 억류 중이라고 보도해 이를 뒷받침했다. 특히 탈레반 대변인이 26일 오전 1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30분)를 한국인 인질 석방에 관한 마지막 협상 시한으로 제시해 현지에 파견된 한국 정부 대표단과 국내에 남아 애타게 속을 태우고 있는 피랍자 가족들은 인질 협상 진행과정을 주시하면서도 사태가 어떻게 발전될지 몰라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일주일째 밤을 보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로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만약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포로들을 오전 1시까지 석방할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이에 앞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23명 중 1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앞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으로부터 한국인 인질 8명의 석방을 약속받고 거액을 건넸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어 인질 8명이 석방돼 미군 기지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한국인 인질 전원이 무사히 석방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커졌었다. 이날 조기 석방 가능성이 살해 위협과 결렬 선언 등으로 급변했다가 다시 몸값 지불과 인질 8명 석방 보도가나왔고, 그 후 한국인 인질 1명이 살해 됐다는 보도등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은 탈레반 내부 상황이 통일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이날 아프간 정부의 협상단 간부는 “탈레반으로부터 인질 8명과 맞교환하려는 포로 명단을 받았지만 탈레반이 곧바로 이 리스트를 철회했다.”면서 “탈레반은 (어떤 병사의 석방을 요구할지에 대해) 내부에서도 분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맞교환 리스트 철회는 협상 우선 조건을 놓고 탈레반 지도부에 혼선이 일어났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몸값 지불, 동료 석방 등을 놓고 탈레반 계파간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협상이 더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AFP에 따르면 제마라이 바샤리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협상 시한인 24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직후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다른 각도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다른 각도’란 표현은 몸값을 지불하는 길을 포함한 제3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무장세력이 요구하는 동료 죄수 석방을 전적으로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아프간 정부로서는 ▲탈레반 포로와 맞교환을 하지 않는 대신 인질 몸값을 지불하며 설득하는 방법과 ▲중간간부 이하 하위급 탈레반 포로를 선별적으로 맞교환하는 방법 ▲탈레반을 옥죄는 은거지 포위를 해제, 퇴로나 보급로를 열어주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꼽혔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바다의 노래 불꽃의 환희

    바다의 노래 불꽃의 환희

    ‘축제 바다가 행사로 물결친다.’ 다음달 초 부산의 각 해수욕장에서 바다축제가 일제히 열려 시내 전체가 축제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시내 곳곳의 해수욕장엔 크고 작은 이색 행사가 진행되고, 해변가엔 가족과 연인의 발길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댈 전망이다. 해수욕 등 바다 정취와 행사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이 부산으로 몰려오는 것도 이때의 풍경이다. 해운대·광안리·다대포·송도 등 부산의 주요 해수욕장에서는 다음달 1∼8일 ‘제12회 부산바다축제’가 열린다. 부산시는 올해 축제의 주제를 ‘축제의 바다 물결치는 세계도시’로 정했다. 개막 행사는 다음달 1일 해운대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화려하게 열린다. ●한여름 얼음조각 전시 등 이색 체험행사 8월1일 오후 8시부터 해운대해수욕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올해 바다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행사가 펼쳐진다. 해군군악대의 개막 연주에 이어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배틀, 리썅, 럼블피쉬, 김장훈, 린 등과 박현빈, 김수희 박상철, 양지원 등 성인 가요 가수들이 출연해 개막 공연을 갖는다. 축하공연에 이어 해운대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 불꽃쇼가 밤하늘을 수놓아 개막 행사는 절정을 이룬다. 올해 행사는 ‘체험 프로그램’이 대폭 강화됐다. 기업 및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관광객이 직접 바다를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됐다. 8월4일부터 6일까지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서머퍼니랜드’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어 여름바다를 찾은 관광객이 축제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주요 행사로는 비치 기네스 대회(자동차 많이 타기) ▲초대형 수박화채 만들기(초대형 얼음 화채그릇 조각 퍼포먼스 등) ▲아이스 체험존(얼음조각 전시, 얼음의자 체험, 물풍선 던지기, 포토존 등)▲서머 오픈 스테이지(비치 패션쇼, 밸리댄스 공연 등)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된다. 바다축제 홈페이지(www.seafestival.co.kr)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신청 기간은 23∼30일. ●부산 국제록페스티벌, 현인 가요제 올해로 8회째를 맞는 국제록페스티벌은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비치 국제록페스티벌이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 4∼5일 이틀간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4개국 17개 록 아티스트가 참가해 록음악의 향연을 펼친다. 노브레인, 크라잉넛, 내 귀에 도청장치, 김종서 밴드 등 한국팀을 포함해 LA건스(미국), 도쿄스카파라다이스 오케스트라(일본), 핏 테오(말레이시아) 등 세계의 뮤지선들이 참여한다. 전국 최고의 가요 축제 중 하나로 자리잡은 ‘현인가요제’도 송도해수욕장(4∼5일)에서 열린다.4일 전야제에는 예선 통과자 18명의 열띤 경연이 펼쳐진다. 본선(5일)에서는 현철, 전영록, 강타, 천상지희, 최유나, 정다운 등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 선다. 오는 31일부터 1주일간 광안리해수욕장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부산국제해변무용제’도 볼거리가 풍성하다.8월3일까지 광안리해수욕장 특설무대(야외공연)에서 4일에는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선보인다. 8월2일부터 4일까지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는 ‘한·중·일 어린이 요트경기대회’가 열리고 5일에는 ‘부산컵 요트레이스’가 진행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포항 국제불빛축제 이달 28일부터 시간당 4만여발의 불꽃이 쏟아지는 국내 최대의 불꽃 쇼인 ‘제 4회 포항국제불빛축제’가 28일 경북 포항에서 화려하게 개막된다. 행사는 9일간 계속된다. 경북 포항시와 포스코가 함께 마련하는 이번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28일(북부해수욕장)과 8월4일(형산강 둔치) 두차례에 걸쳐 펼쳐질 ‘국제뮤직 불빛쇼’다. ●한국, 일본, 포르투갈 8만발 불꽃쇼 일본, 포르투갈, 한국 등 3개국 대표단이 서양음악과 한국 전통의 리듬과 불꽃이 어울리는 총 8만발의 불꽃을 쏘아올린다. 일본팀은 정교하고 선명한 불꽃을, 포르투갈은 ‘물과 불’을 테마로, 한국팀은 소리의 움직임을 형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또 축제기간에 포항시내와 공단을 잇는 형산교 아래 형산강 둔치에서는 309개의 등이 매일 밤(오후 8시30분∼다음날 오전 1시) 강물 위를 밝히는 ‘형산강 등축제’가 열린다. 이와 함께 전국 해병동우회가 마련하는 해병문화축제와 포항물회 및 특산품을 알리는 바다음식축제, 바다국제연극제, 전국대학생 록 페스티벌, 해변가요제,7080콘서트 등이 열린다. 체험 행사인 ‘두껍아 두껍아’ 모래성 쌓기와 전국유소년야구대회,MTB대회, 배드민턴대회 등 각종 스포츠 행사도 열린다. 포항시 관계자는 “축제에 가족과 함께 오면 잊을 수 없는 가슴 벅찬 불빛 쇼를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천 세계타악축제 새달 2일부터 경남 사천의 세계타악축제는 휴가지에서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색 행사다.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사천시 대방동 실안에서 열린다. 매일 밤 8시 삼천포대교의 화려한 야경 속에서 시작되는 ‘두드림의 향연’은 11시까지 이어져 한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실안은 건설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한 창선·삼천포대교 끝자락으로 국내 최고의 일몰을 자랑하는 명소다. 해질녘 실안의 바다 풍경은 점점이 떠 있는 섬과 죽방렴(竹防簾)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브라질, 가나 등 9개국 11개 타악팀의 아우성 축제에는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브라질, 타이완, 일본, 프랑스,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가나 등 9개국에서 11개 타악팀이 참가해 감동의 무대를 연출한다. 세트 드럼의 신동이라 불리는 미국의 ‘토머스 랭’, 브라질 삼바타악의 대부 ‘두두투치’, 발레와 마임·타악이 어우러진 프랑스의 ‘시에 카멜레옹’,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세계 유일의 대나무 타악기 연주그룹 ‘사트리야 부다야, 국내 최정상의 예인그룹 ‘중앙타악연희단’이 펼치는 퍼포먼스는 한밤에 화려하고 다채로운 리듬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천시내 한복판 흥겨운 게릴라 공연 개막날에서는 전 출연자들이 나와 타악 퍼포먼스를 펼친다.3일에는 사천 관내 풍물단체가 참여, 타악 본고장의 전통예술을 계승·발전시키는 향토 풍물 한마당이 열린다.4일과 5일에는 국내 최고의 타악팀을 가리는 전국 타악경연대회가 열린다. 이 행사는 전통타악과 창작타악, 서양타악 등을 총괄적으로 겨루는 경연장이다. 주최측은 축제기간에 세계타악기 전시 및 체험학습관을 열어 세계 60개국 1000여점의 타악기를 전시하고, 체험하는 학습의 장도 마련한다. 사천시내 한복판에서는 ‘게릴라 공연’도 열려 축제장을 찾지 못한 시민과 피서객에게 추억을 선물한다. 김수영 사천시장은 “세계타악축제는 두드림의 감동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축제”라고 자랑했다. 사천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기고] 친절도 혁신이다/조윤명 국가기록원장

    클린턴 미 행정부 당시 노동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라이시는 ‘부유한 노예’라는 책에서 혁신의 핵심에는 두 가지 성격의 창의적인 인물이 있다고 했다. 첫째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일에만 몰두하는 유형으로, 자기 관심분야에 전력을 다하는 예술가나 발명가 등 창의력 있는 인물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두번째는 카운슬러나 정신과 의사처럼 사람들이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잠재적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이끌어내는 유형의 사람이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이런 혁신의 모습을 다양한 분야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음식점이라면 맥도널드나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이런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보통 소변기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성인용으로 높고 다른 하나는 어린이용이라 낮다. 오래 전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만큼 높은 쪽은 내 차지였고 낮은 쪽은 당연히 아들 차지였다. 10년 후 두번째 미국 생활을 시작할 무렵엔 아들은 고 2년생으로 키가 나를 능가할 정도로 훌쩍 커버렸다. 뉴욕에 도착하던 날 맥도널드 가게 화장실에서 서로 바꾸어선 나의 모습을 보고 아들 녀석이 빙긋이 웃던 기억이 난다. 단 두개의 소변기도 높낮이를 달리할 만큼 세심한 배려가 새롭다. 생활하면서 미국 공무원들이 친절하다고 느껴본 일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자동차등록사업소(DMV)의 근무시간이 하루는 아침 7시에 일찍 문을 열고, 또 다른 하루는 저녁 9시까지 늦게 영업하여 직장인의 편의를 고려하고, 은행지점 역시 소재하고 있는 고객의 특성에 따라 근무하는 요일이 탄력적이었다. 뉴욕 근교에 살며 시내까지 기차로 출퇴근하던 동료 직원이 있었다. 정기권과 당일티켓의 가격 차이가 2배에 가깝다 보니, 월 정액권을 이용하게 되는데 언젠가는 신규 월 정액권을 구입하는 것을 잊고 습관적으로 기차를 탔다고 한다. 검표원은 고객의 예견할 수 있는 착오를 인정하고, 그날 승차요금을 면제하되 착오를 재발하지 않도록 시효가 소멸된 정액권을 회수해 갔다. 검표원의 재량이 아니라 있을 수 있는 착오를 배려해서 시스템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러한 시스템을 처음 고안해 낸 사람들은 고객이 갈망하는 것을 이끌어낸 두번째 유형의 사람이 아닐까 한다. 얼마 전에 올해 상반기 전화친절도 평가결과가 나왔다. 정부 민원서비스 만족도에서 행정자치부가 전 기관 조사결과 2등을 했다. 부처 내 평가에선 국가기록원이 2등을 했고, 팀 단위 평가결과 1등부터 4등까지 기록원 소속팀이 차지했다. 매번 고객의 소리를 인터넷으로 또는 편지로 받아왔기에, 이를 반영하려는 노력이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하루 100명 이상의 고객이 찾아오는 서울기록정보센터에는 고객이 앉아서 기다릴 만한 변변한 의자 하나도 놓을 공간이 없으니 직원들의 근무환경이란 말할 것 없다. 그런데도 이런 성과를 만들어 낸 직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다. 지난 몇개월간 고객이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의자라도 놓을 공간을 마련하려 노력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다. 마음 아파하던 것도 순간이고,1주일에 한 시간만이라도 고객들에게 변호사나 공인법무사의 자문을 받을 기회를 제공해 정직하지 못한 이들에게 사기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친절하고 상냥한 자세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원하지도 않는 부분까지 찾아서 시스템으로 갖추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바로 체질화된 친절이며 시스템 혁신의 참 모습이 아닐까. 조윤명 국가기록원장
  • 20대(代) 신랑 좋아하는 여자 50대(代)

    20대(代) 신랑 좋아하는 여자 50대(代)

    50대의 여인이 20대의 젊은이와 팔짱을 끼고 정담을 나누며 거리를 걷는다. 누가 보아도 어머니와 아들 같이만 보일 한쌍이지만 그들의 대화에는 사랑의 불꽃이 깃들여있다. 애인들이거나 부부간이 아니고는 나올 수 없는 정담이 예사롭게 오간다. 지금 미국에선 12월의 여성과 5월의 젊은이가 결합하는 새로운 결혼 풍조가 급격히 증대하고 있다. 섹스보다 참다운 사랑을 대부분 사교계의 여인들 『「섹스」가 가능하냐구요? 그런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참다운 이성간의 사랑을 나누고 행복합니다. 이미 50대의 남성과 20대의 여성 결합은 자연스러운 것이 되고 있는데 그 반대라고 해서 부자연스러울 것은 없어요. 마치 근친상간이라도 우리가 하고있는 것으로 보는데는 질색이에요. 아이를 못낳으면 어때요. 생각만 있으면 남자건 여자건 구미에 맞는 아이들을 얼마든지 데려다 기를수 있잖아요』 20대의 젊은 건축가를 남편으로 맞아 행복하다는 50대여인의 말이다. 이같은 경우는 지금 미국 도처에서 흔히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연예 사교계를 누비고 다니는 초로의 여인들이 다투어 젊은 남편을 맞아들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 늙은 아내와 젊은 남편은 이미 이상한 것이 아닐만큼 보편화 되는 기색마저 보이고 있다. 이들의 나이차는 평균 15세이상 심하면 30세의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남「캘리포니아」대학 「아놀드」교수부부는 20여년의 나이차를 가진 부부. 곧잘 팔짱을 끼고 거리를 산책하지만 50여의 돈많은 부인은 30대의 박사요 대학교수인 남편과 함께 사진 찍히는 일을 몹시 꺼린다. 그들이 식당에라도 들르면 영문모르는 종업원들은 『얼마나 효자셔! 어머님을 보시고 대접을 하고다니는 젊은이는 기특도 하지~』 찬사를 듣는 예가 많다. 부부가 아닌 모자의 관계로 착각하는 것이다. 가장 아픈곳을 찔린 그들은 그러나 참고만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일은 모자(母子)관례로 착각 받을때 그러나 전혀 주변에 신경을 안쓰는 이같은 부부들도 많다. 『어머니에게는 무엇을?』 주문요청을 받는 젊은 남편은 『어머니에게 「비프·스테이크」를!』 그러고는 둘만의 아는 미소를 주고받으며 그들은 행복하다. 그리고 뭐 이상한 것이라도 보고 듣는듯 극성을 부리는 「카메라」에도 행복한 부부의 「포즈」를 취해준다. 한 부인은 「로스안젤리스」에서 젊은 남편과 3백50번이나 TV에 출연했다면서 행복하게 웃었다. 그녀도 사람들은 아직도 여자가 중년을 넘어야 인생의 절정기를 맞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면서 안타까와하기도 했다. 최근 결혼한 30세의 건축가와 45세의 교사부부는 그들의 나이차이 때문에 몇번인가 불쾌한 일을 당하고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일반의 예상보다는 훨씬 적었다고 술회한다. 가장 당황했던 때는 어디가나 모자관계로 그들을 오인하는 것이었으며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초청했던 동료 친지들이 벌써 희끗거리기 시작한 부인의 머리칼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을때 가장 난처했던 사람은 그부인. 그러나 둘만의 그들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여러 해를 두고 그들은 연애를 했으며 그들을 결합시킨 것은 연극과 여행과 그림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과 취미다. 그들은 전시대회에서 만났으며 한눈에 반한 것도 아니고 「콤퓨터」에 물어본 것도 아니지만 몇차례 만나는 과정을 통해 사랑은 점점 무르익고 농도를 더해갔다고 연애시절을 회상했다. 『문제는 문제를 삼기 때문일뿐이다』 정신의학자 「제이스」박사는 말한다. 『국외자들은 모른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사랑을 하면되고 인생을 행복하게 살도록 협조하고 노력하면 나이 같은 것은 문제가 아니다』 「섹스」문제에 관한한 이제까지 남자의 「섹스」는 실제로 나이와 상관 없다는 것이 밝혀져 있지만 최근「매스터즈」와 「존슨」연구「팀」은 여성의 「섹스」도 남성보다 월등히 길고 높다는 걸 밝혔다. 젊은 남편은 부인을 존경하는 경우많아 나이많은 부인과 결혼한 젊은 신랑들은 일단 결혼을 하게되면 부인을 맹목적으로 존경하는 경향이 있다. 「체이스」박사는 『그것은 건전한 것이다. 둘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하는데 아주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결혼을 이상하게 여기는 것은 사회가 2중적이라는 모순을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자를 무조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머니로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남이지만 어머니같은 여인과 아들같은 남자가 성유희를 갖고 애정을 나누는 것은 어딘가 근친상간 같은 「터부」로 일반의 관념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인간행태학과 응용심리학 교수인 「스타인브루크」박사는 말했다. 늙은 부인과 결혼하는 젊은 남편에게 대해서 그는 또 그러한 부인은 으례 남편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놀려고 하는 경향을 드러내는데 젊은 남편은 이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나이든 부인이 젊은 남편을 갖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 나이든 남편과 사는것 보다 훨씬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젊음을 맛보게 되고 「섹스」의 활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나이로 인간을 분류하고 그것으로 모든 것을 규정지어버리는 것은 불합리하며 나이자체는 인위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 이미 초로에 이른 부인들도 젊은 남편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아직은 외국 사회도 이들에겐 고루하여 여러가지 애로와 고충을 안겨주고 있으며, 자칫 잘못하다간 백안시당하고 사회에서 고립될 위험에까지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초로의 과부가 갖고있는 재산과 성숙감과 아직 기반을 잡지못한 젊은 총각의 청춘이 결합하는 12월과 5월의 결합은 점점 더 늘어나고 공공연해지고 있다. 이미 나이든 남자가 젊은 부인을 얻는 경우가 자연스러워졌다는 사회적 여건에 힘입어 이 결혼의 예는 가속적으로 증가되어갈 추세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외지에서> [선데이서울 70년 11월 29일호 제3권 48호 통권 제 113호]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피랍사태 해법’ 전문가 제언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피랍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슬람원리주의를 신봉하는 탈레반 무장 세력이 장악한 지역에 파병국인 한국 국민이 무리지어 들어간 것 자체가 아무런 안전장비 없이 외줄타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피랍된 한국인들이 선교를 목적으로 아프간 땅을 밟은 것도 문제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최영길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23일 “미국 등 서방 세력에 의해 정권을 빼앗긴 탈레반 추종자들에게 피랍된 한국인들이 기독교인인지 불교신자인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그저 파병국이자 미국의 동맹국가인 한국 국민일 뿐”이라면서 “정부에선 우리 군이 아프간 재건을 돕기 위해 갔다고 말하지만 탈레반엔 위선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미국가선 한국도 美동맹국일 뿐” 최 교수는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선 분쟁 국가나 국군이 파병된 곳, 특히 반미 국가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가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가더라도 ‘친미국가’로 낙인찍힌 한국 국민이 아프간이나 소말리아, 이라크 등에 가는 것은 너무 큰 위험 부담을 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장인 장병옥 교수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외국군의 철수, 아프간 정부에 붙잡힌 탈레반 동료들의 석방, 더 나아가 피랍자들의 모국과 이면 거래를 통한 투쟁자금 확보 등 정치적 행위”라고 못박았다. 장 교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공격적인 선교 방식에 대해서도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극히 일부이겠지만, 독실한 수준을 넘어선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이 의료사업 등을 구실로 이슬람 국가에 무리하게 선교를 하러 들어가는 것도 문제”라면서 “내 가족이 중요하면 남의 가족도 아껴야 하듯이, 내 종교가 존중받길 원하면 남의 종교도 존중하는 이성적 행동을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기독교인들도 외형에 치중하는 선교, 문명 충돌을 야기하는 선교 방식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전준비 없는 분쟁국 여행은 위험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아프가니스탄 같은 분쟁지역에 대해 충분한 사전답사나 준비없이 종교적 신념 만으로 덤벼드는 행태를 꼬집었다. 이 교수는 “아프간의 경우 알라와 기독교는 형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신론자보다는 기독교인에게 우호적”이라면서 “다만 선교는 이슬람 율법과 아프간 현행법에도 금지하는 범법 행위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 특히 가즈니, 칸다하르는 탈레반 거점 지역으로 정확한 정보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보이며 대규모 선교 자체가 위험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군대를 파병하든 비정부기구(NGO)를 보내든 현지 문화나 언어에 소양을 가지고 보내야 한다. 충분한 사전 지식과 미묘한 사회적 갈등 구조를 알고 가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열정 만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위험국가 문화·정치 소양교육 필요 장준희 한양대 세계지역문화연구소 연구원은 “국가가 나서서 소외된 지역에 대해 꾸준히 전문가를 양성해야 이런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아프간은 아직은 유목 사회이기 때문에 많은 결정이 연장자그룹(부족원로회의)의 영향을 받고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탈레반도 그들의 조언을 듣는다. 하지만 한국 정부나 학계에 연장자 그룹과의 채널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90년대 중반까지 위험국가에 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했던 것처럼 일부 국가에 한해서는 문화, 정치 등의 소양교육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일영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정부 “사태 장기화땐 직접대화 검토”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정부 “사태 장기화땐 직접대화 검토”

    정부는 23일 밤 늦게까지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납치단체가 정한 협상 시한인 밤 11시30분이 다가오면서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곧바로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또다시 연장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일단 시간을 확보했다는 안도감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안보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협상 시한 이후에도 접촉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지에 급파된 조중표 외교부차관으로부터 현지 상황을 보고받으며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탈레반과의 직접적인 대화도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앞서 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무장단체의 요구사항 가운데 가장 중요한게 무엇인지에 따라 정부의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동의없는 구출작전은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현재도 무장단체측과 여러 경로 통해 접촉 이뤄지고 있다.”며 중단없는 협상이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또다시 연장한다는 외신 보도가 있기전 이미 협상이 연장될 것임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밤늦게 외교부 브리핑룸을 지키고 있는 기자들과 만나 “장관도 집에 가는데 왜 남아 있냐. 집에 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피랍자들도 집에 가나.”는 기자들 질문에 “하루 이틀만에 갈 수 있겠냐. 조속하고 안전한 귀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날 탈레반측이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 요구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수감자 교환 요구를 거부한다는 외신보도가 전해지자 진위 파악과 함께 탈레반측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무장단체로부터 직접 협상하자는 제의는 확인된 것이 없다.”며 부인했다. 무장세력과의 직접 협상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정부로서는 이같은 요구를 무시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탈레반 무장세력의 직접 대화 요구는 그동안 아프칸 정부의 협상이 실패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현지 대책반을 지원하기 위해 준장 1명과 영관급 4명으로 구성된 협조단을 이날 오후 아프간 현지로 급파했다. 현지 동맹군과 긴밀히 접촉, 정보교류를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경험이 있는 인사를 단장으로 했다. 국방부 김영식 해외파견팀장은 알자지라 방송과 긴급 인터뷰를 갖고 “납치된 이들은 선교활동이 아니라 의료봉사활동 중이었고 파병된 한국군도 전투부대가 아니라 의료진료, 재건지원을 수행하는 부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광숙 이세영기자 bori@seoul.co.kr
  •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 “아프간 무단방문땐 처벌”

    한국인 피랍사건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이 여권법 개정에 따라 허가 없이 방문하면 처벌을 받게 되는 여행제한국으로 곧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22일 “위험지역 방문을 제한하는 내용의 여권법 시행령 개정안이 24일부터 발효된다.”며 “무단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에 이라크·소말리아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7일 외교부와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기관 당국자와 민간인 등 11명으로 구성된 여권심의위원회 1차 회의를 열어 여행제한국가와 지역을 결정할 예정이다. 새 여권법과 여권법 시행령은 위험국가나 지역으로 지정된 장소에 허가 없이 방문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아프간은 21일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현행 권고사항인 여행경보 4단계(여행유의→여행자제→여행제한→여행금지) 중 최고 등급인 여행금지국으로 지정됐다. 여행금지국은 아프간과 이라크·소말리아 등 3개국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핵기밀 기술 보안 또 뚫렸다

    핵무기 제조 등 일급 핵기술에 대한 미국의 군사정보 보안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 abc방송은 19일 에너지부 산하 핵연구소인 오크 릿지 레저베이션 핵연구단지의 한 계약직 사원이 우라늄 농축 관련 기밀 정보 등을 외국에 팔려던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로스알라모스 국립 핵연구소에서도 비밀문서 유출이 적발됐고 지난 3월에는 군사용 야간투시장비에 관한 비밀 기술이 중국 등에 불법으로 넘겨져 파문이 일기도 했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우라늄 농축 기술 등 기밀 데이터 등을 유출한 계약직 사원 린 오클리(67)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라늄 농축 관련 일을 맡고 있었으며 엔지니어링 기업 벡텔 제이콥스의 용역업체 직원이다. FBI에 따르면 오클리는 자신이 유출시킨 핵기술 정보 등을 판매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와 접촉했다. 이후 프랑스가 미국 정부에 오클리의 존재를 제보해 사건이 적발됐다. 케네스 웨인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도난당한 장비와 기밀 등 어떤 것도 다른 국가나 테러 단체에 넘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클리는 “어떤 반국가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은 핵무기 제조 등과 관련된 일급 핵기술 유출이 그동안 수차례 적발됐다는 데 있다. 지난 1999년에는 로스알라모스 국립 핵연구소의 과학자가 핵무기 기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고 주요 핵연구소들의 비밀번호나 컴퓨터 디스크 유출 등 보안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씨줄날줄] 메가박스/육철수 논설위원

    1960년대 시골에서 자란 세대는 가설극장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여름날, 트럭에 대형 스피커를 달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동민 여러분….”이라는 가두 홍보방송을 시작하면 영화에 대한 기대감에 어린 마음은 설레었다. 당시만 해도 읍소재지에 극장이 하나 있을까 말까 하던 시절이었기에 가설극장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 네 귀퉁이에 기다란 장대를 꽂고 광목 천막을 휙 둘러치면 훌륭한 극장이 완성됐다. 필름은 얼마나 돌렸는지 긁힌 자국투성이였고, 그 때문에 화면 속엔 늘 비가 내렸다. 상영중 필름이 끊어지기 일쑤였지만, 밤하늘 별빛 아래서 본 영화들은 지금도 희미한 잔영으로 다가온다. 모두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 가설극장은 그렇게 가뭄의 단비처럼 시골 사람들에게 ‘문화’와 ‘예술’을 심어주곤 했다. 지금이야 어딜 가나 극장이 있고, 마음만 먹으면 영화를 볼 수 있어 가설극장은 이제 전설이 됐다. 그랬는데,10여년 전 국내에 처음 등장한 멀티플렉스(복합영화관)는 제법 근대식이던 극장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그 옛날 가설극장을 떠올리면 말그대로 천지개벽이다. 여러 개의 상영관을 갖춘 극장의 주변에 쇼핑·레저·음식시설을 겸비했으니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영화 관객이 해마다 수백만명씩 폭증한 것은 실로 영화산업의 환골탈태라 일컬을 만하다. 2000년 5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 문을 연 메가박스가 외국자본에 팔렸다는 소식이다. 멀티플렉스로 관객을 모으고, 한국 영화의 든든한 배급망 역할을 했던 점을 생각하면 무척 아쉽다. 메가박스의 모(母)회사인 ㈜미디어플렉스는 “소프트웨어(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하드웨어(영화관)를 매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영화산업과는 무관한 외국의 은행자본이 사들였다는 게 영 개운치 않다. 미디어플렉스가 당분간 위탁경영을 맡는다지만, 호주자본 뒤에 도사린 실체가 궁금하다. 그 배후가 할리우드 영화의 직배사라면, 스크린쿼터 축소와 대작 기근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영화엔 치명타다. 팔고 안 팔고는 회사측 마음이겠지만, 거대 자본에 우리 국민의 ‘문화’와 ‘예술’마저 휘둘릴까 걱정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역대 대선공약 대해부

    [정책선거 원년으로] 역대 대선공약 대해부

    ■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본 ‘대선공약’ 대공황 시기에 치러진 1932년 미국 대선은 정초선거(foundation election)의 원형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15개의 혁명적인 법안을 통과시켜 경기부양과 실업대책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가 국가재건을 위한 이러한 과감한 변혁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수 있었던 근본 이유는 간단하다. 대선 기간 동안 국민에게 약속한 국가 발전 철학과 비전이 담겨 있는 공약을 실천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정초선거는 결코 공약(空約)에 바탕을 둔 구호가 아니라, 국민을 설득시키고 나라를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참 공약(公約)에서 나온다. ●美루스벨트, 국가비전 공약에 담아 한국의 민주주의는 1987년 민주화운동이후 동일한 헌법에서 4차례의 대선을 치를 정도로 절차적 민주주의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대선 공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경제전반에 대한 영향이나 재원마련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표만 된다면 무조건 남발하는 ‘선심성 공약’, 정부지출의 확대를 약속하면서 오히려 세금을 깎겠다는 ‘허황된 공약’, 정책을 집행할 때 생길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평가가 배제된 ‘한 줄짜리 부실공약’ 등이 한국 대선판을 요란하게 장식했다.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은 유권자의 선택 기준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선거가 끝나면 애물단지가 되거나 금방 잊혀버리는 소모품으로 전락했다. 안정된 정당체계 속에서 정당들이 공약 개발에 치중하기보다는 기존 정당을 깨고 신당을 만드는 이합집산에만 매몰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념과 노선이 다른 정당과 후보들이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무모한 ‘한탕주의식 선거연합’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는 정책보다 지역과 인물에 의해 지배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2007년 대선에서 그동안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선거가 실종되는 위기를 넘어, 어렵게 쌓아올린 선거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퇴보하는 불행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선거가 5개월밖에 남지 않았는 데도 이른바 범여권은 ‘대통합 신당창당’ 타령만 하고 있고, 대선 후보 윤곽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민주성장 불구 허황된 공약 남발 야당인 한나라당 경선은 ‘상생, 정책, 공정’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정책공약에 대한 진솔한 검증은 없다. 금도가 실종된 상대방 죽이기식 네거티브 공방에만 매몰되어 있다. 정책은 없고 네거티브만이 판을 치는 진흙탕 선거에서는 포퓰리즘에 입각한 선심성 깜짝 공약이 부상되게 마련이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이러한 기우가 현실화될 개연성이 크다. 과거에는 보통 대선 7개월 전에 후보를 선출해서 공약을 준비했지만 부실 덩어리였다. 하물며 선거를 2∼4개월 남기고 선출된 후보들이 내실 있는 공약을 제시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하다. ●정책선거가 민주발전 지름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정립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후보자와 정당이 목표, 우선순위, 절차, 기한, 재원 등 매니페스토 요건을 갖춘 공약만을 제시하도록 하고, 이를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는 언론의 사명·역할과도 부합된다. 언론은 선거 결과보다는 선거 과정을 아름답게 하고,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 역대 대선공약 탄생의 비화 서울신문 취재팀은 역대 대통령 후보의 공약을 만든 핵심 브레인을 인터뷰해 공약이 나오기까지의 숨은 얘기를 들어봤다. ●친구들과 주고받은 농담이 공약으로 “뭘 그리 고민해. 일단 뽑아달라고 하고, 국민들이 일 못한다고 하면 그만둔다고 해.” 술자리에서 툭 던진 친구의 농담이 귓속을 파고 들었다.1987년 노태우 후보의 선거팀 ‘한가람기획’에서 일하던 전병민(현 한국정책연구원 고문)씨는 여기서 ‘중간평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서울대 법대 교수 두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헌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맥이 풀렸다. 잠을 청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교수 중 한 명이 “헌법적으로는 안 되지만 정치적으로는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동이 트자마자 기획안을 만들어 당시 민정당 정세분석실장이었던 최병렬 의원에게 넘겼다.1987년 10월30일의 일이다. 노태우 후보는 선거 1주일 전 여의도 ‘100만명 집회’에서 중간평가 공약을 불쑥 내놨다.36.7%의 득표율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된 노태우 대통령은 ‘중간평가’ 공약으로 톡톡히 곤욕을 치른다. 전병민씨는 ‘중간평가대책단장’을 맡은 박철언씨를 비롯한 참모들에게 두고두고 욕을 먹어야 했다. 전병민 고문은 “박철언 주도의 3당합당이 성사되고,DJ의 20억원 수수설이 불거지면서 중간평가 논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우리가 남이가”에 한 숨 돌린 YS 1992년 민자당 김영삼 대통령 후보는 검증된 ‘선거 기술자들’인 전병민 임팩트 코리아 대표와 최병렬 의원을 선거 캠프에 기용했다.YS 선거기획팀인 ‘동숭동팀’의 전병민씨는 “정주영 국민당 후보는 ‘주책없는 할아버지’로 몰아 세웠고,DJ와는 지역대결로 승부했다.”고 전했다. 대선 직전에 터진 ‘초원복집’ 사건은 YS 캠프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이 부산시장 등 지역기관장을 부산의 음식점 초원복집으로 불러 가진 대선 대책회의 내용이 정주영 후보 측의 도청으로 공개된 것이다. 최병렬 당시 선거대책위 기획위원장은 “유세를 마치고 돌아온 YS가 고래고래 소리치며 김기춘 장관을 욕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전했다. 그는 YS를 63빌딩으로 데려가 “결코 불리한 사건이 아닙니다. 두고 보십시오.”라고 위로했다.YS도 빙그레 웃었다. 다음날부터 경상도 민심은 ‘우리가 남이가’로 모아졌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부터 검토됐던 금융실명제는 YS의 단독 작품이었다. 황인성 전 총리는 “대통령에게 ‘언제 하실 겁니까.’라고 물으면 ‘하긴 합니다.’라는 대답만 했다.”고 회고했다. ●문구까지 감수한 ‘꼼꼼한 DJ’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의 ‘준비된 대통령’론은 빈말이 아니었다.DJ는 1971년 처음 대선에 나간 이후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꼼꼼히 기록해 놓았다.DJ의 측근인 고재득 통합민주당 사무총장은 “DJ는 공약집 문장의 조사와 부사까지 바로잡고,500여개의 세부공약을 빠짐없이 외울 정도였다.”고 말했다.DJ는 전자정부 실현, 정보통신벤처기업 1만개 육성 등 정보통신국가로의 리모델링을 강조했다. 당시 정무담당특보였던 이강래 의원은 “IT강국은 DJ의 오랜 신념이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이었던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는 “당시 세종대 재단이사장이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제안해 왔으나, 토목사업보다는 IT 육성이 더 시대에 맞는다고 판단해 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드맵’속에서 길 잃은 참여정부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행정수도 이전’.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균형발전’이라는 대통령의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공약 구상 단계에서는 깊은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브레인들은 ‘평화번영의 동북아시대’라는 공약에 무게를 뒀고,FTA의 대상을 아세안 국가나 일본으로 한정했으나 2005년 8월 갑자기 한·미 FTA가 핵심 정책으로 대두됐다고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전한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나 정 전 비서관 등 초기 브레인들이 청와대를 떠난 것도 이 즈음의 일이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또 다른 왜곡 막게 고국 많이 배워 갈래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입니다.” 왜곡된 역사소설 ‘요코이야기’를 배울 수 없다며 1주일간 등교를 거부한 끝에 학교측의 교재 사용 중단을 이끌었던 뉴욕 R중학교의 허보은(11·미국명 알렉스 허)양이 고국을 찾았다. 재외동포재단과 YMCA전국연맹이 개최하는 ‘동포 청소년 모국 연수’에 참가한 허양은 17일 “어머니를 따라 한국을 방문해 일본인들이 식민지 통치시절 한국인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허양은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왜곡 사태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 연수 기간에 고국을 더 많이 알고 체험하고 싶다.”면서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번 방한 기간에 몸이 아파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허양을 대신해 어머니 박영순씨는 “딸은 말 수가 적고 나서길 싫어하는 성격”이라면서 “평소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했기에 소신있는 행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은이의 결정이 워낙 단호해 당시 도움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박씨는 “동포 1.5∼2세들이 한국과 한국문화에 더 관심을 가져 다시는 요코이야기 같은 소설이 판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허양은 지난해 9월 영어시간에 요코이야기가 교재로 배포되자 미리 읽어보고 이를 배울 수 없다며 등교를 거부했고, 학교 측은 허양의 뜻을 받아들여 교재 채택을 중단했었다. 소설가나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허양은 “연수 일정을 다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친구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언론이 더 이상 제 얘기를 보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그 상황에서는 한국인이면 누구든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연수에 참가한 해외동포와 국내 학생 130여명은 이날 그룹별로 안동, 경주, 순창, 홍성 등지에서 모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연합뉴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0년 맞은 국민코미디언 백남봉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0년 맞은 국민코미디언 백남봉

    도산 안창호 선생은 ‘미소 운동가’였다. 생전에 자신의 산장 입구에 ‘빙그레 벙그레’라는 간판을 내걸고 살았다. 전국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빙그레 벙그레’라는 글귀를 써 붙이고 미소운동에 모두 동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갓난아이의 방그레’‘젊은이의 빙그레’‘늙은이의 벙그레’를 우리 민족이 가져야 할 본연의 웃음이라고 했다. 화기(和氣)와 온기(溫氣)가 민족의 번창을 이끌어 준다고 주창했던 것이다. 문득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라는 옛말이 생각난다.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어진다는 뜻이다. 웃는 문으로 온갖 복이 들어온다는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도 새삼스럽다. 웃음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의 피를 젊게 하는 묘약이요, 국가의 건강동맥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가장 한국적인 웃음은 어떤 것일까. 얼른 답이 안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하면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웃음이 답이 아닐까 여겨진다. 우리의 문화유산 속에 담겨진 대부분의 해학과 풍자가 서민의 희노애락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 답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본명 박두식(朴斗植), 나이 마흔아홉(정신 연령), 고향 전국팔도, 특기 사투리와 성대모사, 자연의 소리 흉내내기…. 정말이지 온갖 수식어를 붙여도 모자람이 없는 사람이다. 가히 천의 얼굴을 가진 원맨쇼의 달인이라고 할 만하다. ●한국적 원맨쇼의 달인 영원한 청춘이자 국민 코미디언 백남봉씨. 전국 어디를 가나 구수한 팔도 사투리를 간이 맞게 버무려가며 거침없는 입담으로 가장 한국적 웃음을 선사한다. 지금도 여전히 동네 노인들의 칠순잔치나 전국 고향마을을 방문해 시골 노인들의 마음에 서린 주름까지도 쫙쫙 펴준다. 어디 이뿐인가. 그럴 때마다 못해도 텔레비전 한 대쯤 선물로 가져가는 선행도 잊지 않아 귀여움(?)까지 받는다. 최근 들어 그에게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청학동 훈장나리’라는 앨범을 내고는 가수 활동으로 더욱 바빠진 것이 하나이고, 매일 2∼3시간씩 자전거 타기를 즐겨 건강 나이를 12살 아래로 쭉∼ 내린 것도 변화라면 변화이다. 여기에 매주 휴일 조기축구회에 나가 공격수로 뛸 만큼 발재간이 좋아 ‘백 펠레’라는 별명도 새로 얻었다. 이른바 만능 코미디언에다 만능 스포츠맨이라는 꼬리표까지 달아 그야말로 새로운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올해로 그는 무대 인생 40년을 맞는다.1967년 서울의 물랑루즈 무대에서 희극인생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된 일화 한 토막. 당시 백남봉이 ‘새나라쇼단’에 막 입단해 활동하던 시기였다. 쇼단에는 선배 남보원도 있었다. 하루는 ‘남보원 쇼무대’가 열렸다. 남보원은 이미 인기 반열에 올라 있을 때였다.‘초짜’였던 백남봉이 어느 날 얼떨결에 그 무대에 찬조 출연을 하게 됐다. 남보원에 앞서 무대에 오른 그는 평소 준비한 ‘김치 팔도사투리’로 좌중을 실컷 웃기고 내려 왔다. 이 사실을 모르고 무대에 오른 남보원이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라는 시조를 팔도사투리로 풀어내며 용을 썼지만 객석의 반응이 썰렁했다. 무대에서 내려와서야 내막을 알게 된 남보원이 백남봉을 불렀다. “야, 너 이리와 봐, 사투리했어?” “예.” “그럼, 얘길 해야지, 쪼다됐잖아.”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마.” 이후 둘은 형·동생 사이로 발전했으며, 오늘날까지 원맨쇼의 영원한 라이벌로 정겨운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당뇨 낫게 해 준 자전거는 나의 보약 최근 서울 잠실 선착장 인근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백남봉씨를 만났다. 흰색 헬멧과 까만 스포츠안경 차림이었다. 몸에 쫙 달라붙는 하늘색 슈트 차림이어서 강건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믿기지 않았다. 카메라 기자를 보더니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잠시 포즈를 취한다.“타고 온 자전거가 값 좀 나가 보인다.”고 하자 “체형에 맞도록, 일일이 맞춤형으로 만들다 보니 돈이 좀 들었다.”며 “가보 1호의 보약 자전거”라고 너스레를 떤다. “자전거는 술 깨는 데도 좋고, 소화가 잘 안 되어도 자전거 몇 바퀴 돌리면 되고…. 집이 구의동인데 방송이 있는 날은 남산(교통방송)까지 자전거로 다녀요. 나이는 적지 마쇼. 적어도 40대 후반의 체력과도 안 바꿀 자신 있으까. 며칠 전 간기능 검사를 했는데 의사 양반이 나보고 30대라고 합디다.” 이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10여명의 아줌마들이 백씨를 알아보고는 멈춰서서 악수를 청한다. 백씨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끼리는 언제, 어디서든 항상 웃으며 인사해 사교성까지 좋아진다.”며 넉넉한 웃음으로 기념 촬영까지 했다. 아줌마들은 “오빠, 고마워요.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떠난다. 그의 자전거 경력은 올해로 13년째. 당뇨가 찾아와 시작한 게 어느 새 지독한 마니아로 발전했다. 국가 대표급 선수들과 산악자전거 경기를 하다가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지만 길만 보고 있어도 발이 절로 돌아갈 정도. 그동안 수도권 주변의 산이란 산은 죄다 섭렵했고, 바다 건너 제주 일주까지 했다. 외국에 다녀올 때 공항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경우도 여러 번이다. 요즘 들어서는 집에서 나서 워커힐~덕소~팔당대교~퇴촌~남한산성을 돌아오는 코스(80㎞)를 자주 애용한다. “저는 축복받은 인생입니다. 나이 들면서 더 바빠요. 방송 진행(‘KBS1TV-언제나 청춘’,‘교통방송-두 시가 좋아’ 등)도 그렇지만 전국 각지에서 절 찾는 사람이 많거든요. 비결요? 목소리 처지지 않고, 몸매 좋고, 주둥이 잘 나불거리니….” ●주둥이 나불거릴 힘 있으니 복 받았죠 주변에서 가끔 보톡스 맞았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그는 “100% 자연산이다. 아무리 보세가 좋아도 원단만 못하다. 부모가 물려준 오리지널이 최고지.”라고 말하며 파안대소했다. 그는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지만 부친 따라 곧바로 평안도로 건너가 진남포에서 자라다가 해방이 되면서 서울로 월남했다.6·25때 피난길에 나섰다 한강 인근에서 아버지가 기총소사를 받아 돌아가시는 바람에 고아원에서 지냈다. 이후 껌팔이, 공장 직공, 구두닦이, 아이스케이크 장사, 장돌뱅이 등 온갖 밑바닥 삶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이놈, 저놈한테 얻어맞을 때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설움을 가슴으로 삼키며 참는 법을 배웠고,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을 웃기기 시작했다. 팔도 사투리와 장타령, 사설 등도 이때 익힌 그의 소중한 레퍼토리이다. 그가 스물여섯 살이 나던 해였다. 서울 어느 거리에서 기가 막히게 남을 웃기는 그의 모습을 눈여겨본 한 정계 인사가 그를 당시 잘나가던 코미디언 이종철씨에게 소개해 줬다. 오디션을 보게 된 셈. 즉석에서 서영춘씨를 흉내내고, 창과 사투리를 쏟아놓았다. 결국 대선배로부터 ‘연예인 자격증’을 받아 쥔 그는 이때부터 쇼단 등을 찾아다니며 선후배 연예인들과 얼굴을 익혔다. 그후 서른 세살 때는 라디오 공개방송에 나가 스스로 개발한 ‘김장마라톤’을 선보였다. 김장재료인 마늘, 양파, 고춧가루 등이 모여서 마라톤을 벌이는 모습을 중계방송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 인기 폭발이었다. 이후 출연 요청이 쇄도했고 ‘백남봉’이라는 이름 석자가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런 산전수전을 겪은 끝에 국민 코미디언 백남봉이 탄생했던 것이다. “지구가 돌듯 뭐든 돌려야 합니다. 부부도 실은 모난 돌끼리 만나 서로 둥글게 돌리며 사는 것 아닙니까. 선풍기도 돌려야 시원하잖아요. 나이 생각하지 말고 자꾸 돌려야 건강해집니다. 저는 죽어도 안 죽을 테니, 여러분들도 죽어도 죽지 마세요. 하하하.”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9년 전북 진안 출생. ▲46년 평남 진남포(남포)에서 월남. ▲67년 물랑루즈쇼단 데뷔. ▲69년 TBC라디오 장기자랑 첫출연. ▲70년 영화 ‘팔도사나이’출연. ▲89년 KBS-1TV ‘전국일주’ 진행 ▲2000년 한국연예인협회 주관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통령표창. ▲06년 ‘청학동 훈장나리’ 첫앨범 발표. ▲07년 현재 KBS-1TV 일요일 저녁 6시10분 ‘언제나 청춘’과 매주 화요일 교통방송 ‘두 시가 좋아’ 프로그램 진행.
  • ‘방수 백’으로 디카를 보호하라

    바캉스철이 왔다. 자연과 하나가 돼 일상의 피로를 훌훌 털어버리는 재충전의 시간. 하지만 며칠씩 ‘객지’ 생활을 하는 일이다 보니 집을 나서기 전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다.‘반드시’까지는 아니어도 하나쯤 챙겨두면 여러모로 좋을 법한 바캉스용품을 몇가지 소개한다. 여행에서 디지털 카메라(디카)는 필수. 하지만 바닷가나 강가에서 디카를 다루기는 좀 부담스럽다. 물속에 풍덩 빠뜨리지는 않더라도 정밀 전자제품인 디카와 물은 상극이다. 특히 바닷물의 소금기는 치명적이다.‘디카용 방수팩’을 활용하면 마음 놓고 물가에서 추억을 담아 올 수 있다. 방수팩을 살 때에는 카메라 크기를 고려하되 렌즈가 튀어나온 카메라는 방수팩도 앞이 돌출된 것을 고른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3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방수 백’도 하나쯤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물가에서 놀다 보면 수영복 등 옷과 소지품이 젖기 쉽다. 젖은 물건들을 그냥 넣었다가는 아까운 가방이 망가지기 쉽다. 방수 백은 물기가 스미지 않아 젖은 수영복 등을 넣어 다니기에 좋다. 무난한 디자인의 제품을 사면 휴가가 끝난 뒤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쓸 수 있다. 휴가를 떠날 때는 많은 음식을 준비하게 마련이다. 휴가지에서도 웬만한 건 다 살 수 있지만 여행의 가장 큰 묘미 중 하나는 뭐니뭐니 해도 먹거리 쇼핑이기 때문이다. 이 때 중요한 게 아이스박스 관리다. 통상 집에 있는 냉장고 얼음틀에서 얼린 각얼음을 많이 담지만 공기와 닿는 면적이 커서 쉽게 녹아버린다. 음식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통얼음을 사는 게 좋다. 아이스팩 형태로 대형마트에서 개당 4000∼5000원에 판다. 어차피 녹아버릴 얼음에 돈 쓰기가 아깝다면 2ℓ들이 페트병 생수를 사서 꽁꽁 얼렸다가 활용하면 시원한 물도 마실 수 있어 일석이조다. 소주는 유리병보다는 페트로 된 제품이 가볍고 휴대하기 편해서 좋다. 진로 ‘참이슬 후레시’ 페트 제품은 200㎖(출고가 797원)와 500㎖(1259원) 두 가지로 적은 냉기로도 시원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고기 먹을 때 필요한 고추장, 초고추장, 된장, 쌈장은 구색을 다 갖추려면 부피가 커진다. 먹고 남을 경우 버리기도 다시 가져오기도 어정쩡하다. 요즘에는 할인점 등에서 고추장, 초고추장, 쌈장 등을 하나로 묶은 ‘나들이 장류세트’를 판다. 이밖에 장시간 운전 때 엉덩이·허벅지에 땀이 차지 않도록 시트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쿨링 시트’(2만∼3만 5000원선), 에어컨과 함께 틀어 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차안에 퍼지는 ‘차량용 선풍기’(1만∼2만원선) 등도 생각해 볼 만하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靑·선관위 ‘대통령 憲訴 자격’ 공방

    이번에는 헌법소원 장외전이다. 사전 질의서 공개 문제로 재연된 청와대와 선관위간 신경전이 도통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가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이 화근이 됐다. ●선관위 “公·私영역 구분안돼” 선관위는 의견서에서 “노 대통령의 헌소 청구가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되어야 하고, 설령 헌소 요건을 갖췄다 해도 그 주장이 이유 없으므로 기각되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어 “대통령은 사생활, 가족관계, 휴가 등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도 대통령직 수행과 불가분의 연관성이 있는 존재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구분할 수 없다.”면서 “국가나 국가기관, 국가조직의 일부는 헌소 자격이 없다는 게 헌재 판례”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답변서는 선관위의 공개적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홍보수석실도 보도자료를 내고 “답변서가 구속력이나 권위를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12가지 주요 쟁점별로 청와대와 선관위가 주장한 내용을 요약한 비교표도 공개했다. ●靑 “탄핵사건때 기본권 인정” 적법요건 중 ‘기본적 주체성’항목에서는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은 헌법소원의 자격이 없다.”는 선관위의 주장과 “헌재도 탄핵사건에서 대통령이 기본권을 가진 주체임을 인정했다.”는 노 대통령의 주장을 대비시켰다. ●선관위“질의공개 위법아니다” 한편 선관위는 이날 청와대의 사전 질의서 공개와 관련,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박찬구 전광삼기자 ckpark@seoul.co.kr
  • 발코니 확장 합법, 베란다 확장 불법

    당국의 허가나 신고 없는 베란다 확장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정부가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했지만 베란다는 발코니와 달라 확장을 위해선 여전히 관계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권창영 판사는 11일 공동주택 베란다에 패널 지붕과 알루미늄 새시를 설치했다가 이행강제금 130여만원을 물게 된 김모씨가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 부과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부가 일정 범위의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했지만 베란다 확장을 합법화한 것은 아니다.”면서 “김씨는 건축법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해 건물을 무단 증축했다.”고 말했다. 발코니는 가구별 면적이 똑같은 통상의 직육면체 모양의 아파트 등에서 주거 공간을 연장하기 위해 집집마다 동일하게 건물 외벽으로부터 1.5m가량씩 튀어 나오게 만든 공간으로, 아랫집과 윗집의 끝 부분을 선으로 연결하면 수직선이 된다. 반면 베란다는 공동주택에서 위층이 아래층보다 면적이 작아 아래층 지붕 위에 생긴 공간을 지칭하며 아랫집과 윗집의 끝 부분을 연결하면 사선 형태가 된다. 2005년 12월 개정 건축법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일정 크기 이상의 대피공간 및 스프링클러 구비, 불연성 바닥재 사용 등 안전 조건을 갖춘 발코니는 새시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지만 베란다는 이런 조치에서 배제됐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문화플러스] 15일 조각가 문신 ‘보석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5)의 조각을 보석으로 만든 작품 90점을 전시하는 ‘문신조각 보석전’이 15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02)566-5974.
  • 스물과 쉰

    스물과 쉰

    글 장영희 | 그림 이종미 오후에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이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때는 어떤 개인 회사에서 인정받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친구는 벌써 5, 6년 전에 소위 ‘명퇴’를 당하고 그냥 이런저런 봉사활동을 하며 소일한다고 했다. “아직도 일하라면 잘할 수 있을 텐데 이제는 어디 가나 무용지물 퇴물내기니… 봉사 나가는 곳에서도 젊은 사람들을 더 좋아하더라구. 넌 젊은 애들 사이에서 살아서 모를 거야. 난 젊은 애들 앞에서 주눅 들어.” 허탈하게 말하는 친구에게 나는 대답했다. “얘, 주눅은 무슨 주눅! 죽자 사자 열심히 살았는데 무슨 죄 지었어?” 친구가 간 후 볼일이 있어 백화점에 들렀다가 배가 고파 지하 식품 매장에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1층을 가로질러 가는데 얼핏 화장품 카운터에 놓인 거울에 내 얼굴이 비쳤다. 오후가 되니 화장이 들떠 입가의 팔자주름은 마치 가뭄에 논 갈라지듯이 깊은 골짜기를 이루고 눈 밑 주름은 더욱 자글자글해 보였다. 나잇살인지 청승살인지, 젊을 때보다 더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날이 갈수록 몸무게가 더 늘더니 이제는 아예 얼굴이 어깨에 딱 붙은 듯, 목은 아주 없어 보였다. 게다가 나이 들수록 식탐은 더 심해지는지 늘 무얼 먹을까 생각하는 일은 행복한 고민이다. 냉면을 먹을까, 칼국수를 먹을까, 아니면 비빔밥? 이리저리 음식 부스를 기웃거리는데 유리 케이스 안에 먹음직스러운 마끼(일본식 김밥)들이 눈에 띄었다. 내가 다가가자 젊은 여종업원이 반갑게 인사했다. ‘무슨 마끼를 먹을까… 레인보우? 크런치?’난 여러 가지 색깔의 날치알과 야채로 화려하게 장식된 마끼들 중 ‘레인보우’라고 쓰인 것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것 맛있어요?” “그럼요, 맛있어요. 근데 그건요, 젊은 분들이 좋아하는 거예요. 나이 드신 분들은 그냥 프라이드를 많이들 드세요.” “그냥 프라이드 ?” 즉 괜히 새로운 것 먹으려는 당치 않은 생각 말고 구구스리 먹던 것이나 먹으라는 말로 들렸다. “늙으면 먹는 것도 다른가요?” 반기를 들려고 눈을 든 순간 나는 금방 꼬리를 내렸다. 야들야들하고 투명한 피부, 윤기 나는 검고 싱싱한 생머리, 탱탱한 가슴, 그리고 그렇게 작은 공간에 어떻게 내장이 다 들어 있을지 의심이 갈 정도의 가늘고 얇은 허리-아니 그보다 온몸으로 발산하고 있는 당당한 젊음의 위력에 나도 주눅 들었기 때문이다. 이 늘어진 뺨으로, 군살 붙은 아랫배로 언감생심 내가 젊은이들이 먹는 레인보우 마끼를 먹는 새로운 모험을 하려고 했다니…. “그럼 그냥 프라이드로 주세요….”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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