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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학원 ‘10월 대박’

    운전학원 ‘10월 대박’

    운전면허 전문학원이 때아닌 대목을 누리고 있다. 바뀐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라 다음 달부터 도로주행 시험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비교적 쉬운 시험의 막차를 타려는 응시자가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현행 도로주행 시험은 정해진 코스 2개만 익히면 합격할 수 있지만 다음 달부터는 코스가 4개로 늘어난다. 또 전자 채점기의 도입으로 급출발, 급가속, 속도 위반, 기어변속, 방향지시등 작동 여부 등이 자동으로 채점된다. 이 때문에 최근 학원마다 속성으로 운전면허를 따려는 수강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서울 S자동차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보통 10월은 운전면허 학원의 비수기지만 요즘은 어려워진 도로주행 시험을 피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강사가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이 학원의 경우 지난달 수강생이 1년 전에 비해 40%가량 늘었다. 이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등록 당일부터 바로 기능교육 일정을 잡을 수 있지만 지난주부터는 길게는 1주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급하게 면허를 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휴가나 연차를 내고 시험을 보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직장인 김지연(31)씨는 지난주 연차휴가까지 하루 내고 운전면허를 땄다. 김씨는 “학원 등록을 미루다 안 되겠다 싶어 부랴부랴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다.”면서 “회사일로 평소 시간을 낼 수가 없어 결국 지난 18일 작정하고 연차를 냈다.”고 말했다. 학원 관계자는 “주말 교육 일정이 대부분 꽉 차 할 수 없이 평일 연차를 내고 교육받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교통량도 많고 도로도 복잡한 서울보다는 경기도권의 운전면허 학원 주행코스가 쉽다는 점을 이용해 원정 수강에 나서는 ‘유학파’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경기도 포천과 고양 일산 등 일부 운전학원은 주행코스가 비교적 쉽다고 소문이 나 원정 수강생이 몰린다. 포천 D자동차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서울 잠실은 물론 용산, 구로 등에서 오는 경우도 많아졌다.”면서 “최근에는 서울 전 지역에 셔틀버스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오늘의 눈] 농업 ‘非’협동조합/김양진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농업 ‘非’협동조합/김양진 경제부 기자

    10여년 전 4곳이었던 전북 순창 대가리의 점방(店房)들은 단 한 곳도 남아 있지 않다. 경남 남해 장돌림들은 5일장이 열리는 날에도 낮 12시면 짐을 싼다. 지금 이들의 기능을 대신하는 것은 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클럽)다. 일부 영세상인들 사이에서 농협마트는 이미 ‘적’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아니라 더한 것인들 왜 못하겠나.” 지난 15일 김수공 농협경제지주대표의 기자간담회 때 농협의 한 고위관계자가 한 말이다. “신·경(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의 가장 큰 목표는 판매 농협의 강화”라는 말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하지만 농협 사업구조 개편과정에 관여했던 평가위원들조차 이렇게 해서 얻는 이윤이 농가나 농촌으로 제대로 흘러갈지, 그 방식은 농협의 설립취지에 맞는지 등에 대해 우려하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농협의 주장대로 하나로마트에서 공산품을 팔지 않으면서 농촌 주민들은 생필품 구입마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애초 하나로마트를 열 때 시골 점방들이 파는 품목은 취급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농협 측은 의무휴업 대상에 해당되는 3000평 이상 대형 하나로마트가 전국에 14개밖에 안 된다고 억울해한다. 하지만 규모 대신 지역상권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을 따졌다면, 협동조합의 본디 정신을 따져 지역 상생에 좀 더 힘썼다면, 사정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1957년 도입된 농업협동조합법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귀가 ‘국가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이다. 다 함께 잘살자는 얘기다.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협동조합을 언급하는 이유다. 명문대학·대기업·고액연봉 등으로 상징되는 경쟁사회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에게 ‘1인 1표주의’ 같은 협동조합의 비경쟁적·민주적 원칙은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협동조합인 농협은 과연 이 기본정신을 얼마나 구현하고 있을까. SSM보다 더한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농협에, ‘농업’이나 ‘협동’이라는 이름표는 거추장스럽게 보여진다. ky0295@seoul.co.kr
  • 조국 “단일화 결렬 징조땐 촛불시위 주도”

    조국 “단일화 결렬 징조땐 촛불시위 주도”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4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가 결렬될 징조가 보인다면 촛불 시위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문 후보 캠프가 개최한 ‘정치혁신 국민대담회’에 참석해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단일화가 결렬되는 모습이 나와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어느 한쪽이 후보가 되면 다른 한쪽은 이탈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단일화를 하고도 질 수 있다.”면서 “11월 25~26일 등록하는 후보는 한명이어야 하며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이후에도 같이 손 잡고 전국을 돌아다녀야 비로소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문·안 후보의 정치 개혁안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정치 개혁의 목적은 정치 삭제나 정치 축소가 아니라 정치를 활성화하는 것”이라면서 “(두 후보가) 정치 개혁과 관련해 상호 비판하면서도 합의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로 경쟁하고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간극을 벌리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 교수는 먼저 문 후보의 정치 개혁안에 대해 “민주당이 4·11 총선 때 진짜 개혁한다는 얘기를 하는 동시에 기득권을 줄이겠다고 얘기했어야 한다. 지금 궁지에 몰려서 하는 모양이 돼 아쉽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의 마음을 읽고 한 발짝 앞서는 게 정치의 역할인데 민주당은 항상 한 박자 늦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에 젊은 당원이 없고 정당 자체가 폐쇄 구조라서 온·오프라인 결합 정당으로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의 정치 개혁안에 대해서도 “좀 따져 봐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국고보조금 축소에 대해 “국고보조금을 줄이면 자본가나 토호들로부터 돈을 받게 돼 있는 것이 우리 정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수 축소에 대해서는 “미·일은 양원제여서 단원제 의원 수만 봤을 때 한국은 수가 적다. 지금 국회의원 수가 그렇게 많은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중앙당 폐지 문제도 “미국은 주 단위로 정당 구조가 촘촘하게 돼 있어 중앙당이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18종 부동산 증빙서류 하나로 통합

    18종 부동산 증빙서류 하나로 통합

    토지대장, 임야대장, 지적도, 건축물대장, 토지이동계획확인서, 토지등기부등본 등 부동산 관련 공적장부(공부)는 18종에 달한다. 시민들은 그동안 건축허가를 받을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증빙 서류를 떼기 위해 건축과며 지적과 등을 쉼없이 맴돌아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 18종의 공부를 1종의 종합증명서로 통합하는 개선안이 나왔다. 이 개선안은 정부의 2012년 행정제도 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안양시 ‘거미줄 방범시스템’으로 금상 행정안전부는 23일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에서 지난 1년간 추진한 제도개선 우수사례 385건 중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선정된 12건에 대해 경진대회를 개최한 결과 국토해양부의 ‘일사편리’가 대통령상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일사편리’는 18종의 부동산 관련 공부를 1종의 종합증명서로 통합해 인허가나 대출신청 시 서류 한 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 국민의 민원 부담 해소는 물론, 공공기관의 행정 효율화 제고 측면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되며 전문가 평가와 200명의 현장평가단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또 지자체와 경찰, 소방서, 군부대 등 관계 기관이 폐쇄회로(CC)TV를 공동 모니터링해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범인을 실시간으로 검거할 수 있는 ‘거미줄 방범 시스템’을 구축한 경기 안양시가 금상을 받았다. 방범 측면에서 뿐 아니라 교통사고 조사, 산불 예방, 하천·도로 관리 등 여러 면에서 CCTV 효과를 극대화하고 중복투자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행안부·경남도 은상 차지 이 밖에 지방세 고지서 없이도 전국 모든 은행에서 통장·현금·신용카드로 지방세를 편리하게 낼 수 있도록 지방세 납부 방식을 개선한 행정안전부의 ‘간단e’와 경남도의 ‘가족처럼 돌봐주는 보호자 없는 병원’이 은상을 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개발한 ‘화상 수화 통역서비스’는 현장 평가단의 큰 호응을 받으며 동상을 차지했다. ●“공직사회 창의적 제안 확산 계기로”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공무원의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이 행정서비스의 질과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면서 “관행과 관성에 안주하기보다는 창의적인 제안을 내놓을 수 있는 문화가 공직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캐나다 탐사팀 “버뮤다 삼각지대서 아틀란티스 발견”

    버뮤다 삼각지대 구역에서 전설의 제국 아틀란티스를 발견했다는 발표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 탐사팀이 버뮤다 삼각지대 내에서 가라앉은 수중도시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RT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탐사팀은 잠수로봇을 이용, 버뮤다 삼각지대 내 쿠바와 가까운 지점에서 수중도시를 발견했다고 한다. 해저 700m 지점에서 발견됐다는 도시에는 최소한 4개의 자이언트 피라미드와 웅장한 스핑크스, 기타 건축물이 보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라미드 중 1개는 크리스탈로 제작된 듯하다고 보도돼 해저도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외신은 “글이 새겨진 바위가 다수 존재한다고 한다.”며 상당한 문명을 가진 국가나 도시가 대서양에 가라앉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탐사팀 관계자는 “중미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도시가 분명하다.”며 “테오티우아칸처럼 상당히 발전한 문명을 가진 도시나 국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없는 단계지만 자연이 그토록 정교한 건축물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본다.”며 아틀란티스의 발견을 확신했다. 아틀란티스 제국는 약 1만 년 전에 홍수나 지진, 화산폭발 등 큰 자연재해로 대서양 밑으로 가라앉았다는 전설의 섬 국가다. 손영식 해외통신원voniss@naver.com
  • ‘007’ 시리즈 탄생 50주년… ‘스카이폴’ UP&DOWN

    ‘007’ 시리즈 탄생 50주년… ‘스카이폴’ UP&DOWN

    1954년 영국 해군 첩보부 정보분석가 출신 이언 플레밍(1908~1962)의 소설 ‘카지노로얄’은 전 세계적으로 60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1960년대 미·소 냉전 구도와 맞물려 플레밍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나서 출간된 ‘옥토퍼스와 리빙데이라잇’까지 14권의 소설 모두 예외 없는 성공을 거뒀다. 007의 폭발력을 간파한 영화제작자 앨버트 R 브로콜리가 첫 영화 ‘007 살인번호’를 공개한 건 1962년 10월 5일. 영화 역사상 최장 시리즈로 군림하며 22편이 만들어져 50억 달러(약 5조 6000억원)를 벌었다. 시리즈가 시작한 지 50주년을 맞는 2012년, 23번째 영화 ‘스카이폴’이 26일 전 세계 동시 개봉된다.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는 운동 능력은 떨어지고, 두뇌 회전도 무뎌진 퇴물 요원이다. 하지만 조직에 배신당한 전직 요원의 공격에 MI6(영국 정보부) 본부가 파괴되고, 우두머리 M의 생명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믿을 건 역시 본드뿐. ‘아메리칸 뷰티’(1999)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샘 멘데스가 드라마의 색깔을 한껏 강화해 연출한 ‘007 스카이폴’의 장단점을 분석해 봤다. [UP] 스파이 하면 본드, 이름값 어디로 가나요 명불허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꽤 많았다. 007 시리즈의 23번째 영화인 ‘007 스카이폴’은 영국 첩보 시리즈로서의 고전미와 현대적 세련미가 균형을 잘 이뤘다. 영화는 시작부터 촘촘한 주택가의 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현란한 오토바이 액션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곧이어 이어지는 오프닝 크레디트는 영국의 팝스타 아델이 부르는 주제곡 ‘스카이폴’이 웅장하게 흐르는 가운데 전위적이고 고급스러운 영상으로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는 007 시리즈의 오랜 역사와 품격을 담았다. ‘스카이폴’은 판에 박힌 듯한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달리 첩보영화의 고전으로서 자기만의 색깔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극 초반 눈길을 끄는 제임스 본드와 적의 격투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로 시속 50㎞로 달리는 기차 위에서 촬영돼 사실감을 더했다.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입고 대부분의 액션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 않고 열연한 ‘영국 신사’ 다니엘 크레이그는 여전히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영화는 적과 싸우다 임무 실패로 실종됐던 본드가 죽음의 위기를 딛고 다시 첩보원으로 활약하는 과정을 통해 영웅의 인간적인 고뇌와 지치지 않는 열정을 전달한다. 또한 MI6의 수장인 M의 과거에 얽힌 비밀이 드러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MI6 조직을 구하려는 본드의 활약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멘데스 감독은 신구의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연령의 관객층을 공략했다. 감독은 본드카로 1960년대 007 시리즈에 나왔던 ‘애스턴 마틴’을 등장시켜 헌정 작품의 성격을 드러내는 한편 젊은 컴퓨터 천재 Q를 통해 최첨단 무기들을 선보이는 등 관객의 향수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영화의 큰 버팀목이다. 주디 덴치는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M 역을 맡아 연기 관록을 뽐냈고, 본드와 숙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실바 역의 연기파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제2의 조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악랄한 악당 역을 존재감 있게 표현했다. [DOWN] 쇠약해진 본드, 50년 골수팬들 실망할걸요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했던 007시리즈의 21편 ‘카지노 로얄’(원작소설의 1권에 해당)과 22편 ‘퀀텀 오브 솔라스’는 본드의 첫사랑 베스퍼 린드,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비밀조직 ‘퀀텀’과 본드의 대결을 그렸다. 말끔하면서도 바람둥이 이미지가 그득했던 1~5대 본드와 달리 크레이그는 ‘순정 마초’ 이미지로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역대 본드 중 가장 거친 액션은 물론 처음으로 진지한 연애감정을 내보인 것. 23편의 메가폰을 잡은 멘데스와 제작진은 고민(혹은 욕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21~22편과 연결고리를 모두 끊어버린 독립된 이야기로 ‘스카이폴’을 풀어냈다. 본드가 악당과 마지막 대결을 펼치는 장소로 본드의 스코틀랜드 고향집을 택했다. 본드 부모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고, 이를 계기로 본드가 진짜 남자가 됐다고 슬쩍 흘린다. 시리즈의 또 다른 아이콘인 M 역의 주디 덴치도 과감하게 은퇴시킨다.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 시리즈처럼 정색하고 ‘리부터’(시리즈의 연속성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를 표방한 건 아니지만, 50주년을 맞아 ‘시즌 2’를 만들고 싶었던 건 분명하다. 하지만 육체적·정신적으로 쇠약해진 본드에 대한 연민, 조직과 인간관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M의 모습, 동기 부여가 확실한 악당 실바(하비에르 바르뎀) 등 입체적인 캐릭터와 풍성해진 드라마는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산토끼’들을 포섭할 여지는 커졌지만, 50년 동안 단단하게 형성된 ‘집토끼’들에게는 실망스럽다. ‘본 시리즈’ 못지않은 크레이그의 맨몸 액션과 Q(영국정보부의 과학자)가 만들어낸 각종 신무기의 도움을 받는 첨단 액션을 되레 반감시킨 것은 분명하다. 상영시간이 2시간 23분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라마와 액션의 강약 조절이 더 아쉽다. 1대 본드걸 우슬라 안드레스를 시작으로 킴 베이싱어, 핼리 베리, 소피 마르소, 에바 그린 등 매혹적인 역대 본드걸과 달리 존재감이 없는 두 명의 본드걸(나오미 해리스, 베레니스 말로)이 구색 맞추기로 등장한 것 역시 실망스럽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저출산 시대에 임신 변호사 강제휴직이라니

    법무법인(로펌) 소속 변호사에게 임신을 이유로 무급 강제휴직을 명령한 대표변호사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그제 청년변호사협회의 고발에 따라 J법무법인의 임모 대표변호사를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법을 잘 지키고 모범을 보여야 할 법조계가 국민의 법적 권리를 깔아뭉갠 것이어서 매우 한심한 일이다. 변호사들은 전문성을 갖춘 인재집단이다. 이런 조직조차 남녀 평등과 출산율에 대한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면 실망스럽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설문자료를 보면 변호사 사회의 여성 기피현상은 뿌리가 깊다. 여성 변호사 360명에게 물었더니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다고 한 사람이 55%나 됐다. 응답자의 88%는 취업 시 남성 선호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로펌 여성 변호사의 경우 가정이 생기면 장시간 근무가 어렵고, 출산휴가 시 대체인력이나 급여에 대한 부담이 채용을 꺼리는 주된 이유라고 한다. 자녀가 있거나 결혼을 앞둔 여성 변호사들은 애초에 채용 대상에서 배제되기 일쑤다. 출산 포기를 권유받거나 법정 출산휴가마저 못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게 준법과 인권보호의 중심에 있는 변호사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라니 믿기 어렵다. 어떤 직종에 종사하든 여성 인력은 국가의 소중한 인적 자본(Human Capital)이다.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직장에서 남들 눈치를 보게 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누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으려 하겠는가. 임신·출산·육아 시기의 휴가나 휴직은 법적 권리이지 직장의 시혜가 아니다. 검찰은 J법무법인이 취한 강제 무급휴직 과정에 위법이 있었는지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위법이 드러나면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대선 후보에게 문화는 관심 밖인가/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선 후보에게 문화는 관심 밖인가/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대선을 향한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유력 주자들의 지지율을 보면 두 달 후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그런지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평소 찾지 않던 현장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물론 체류 시간은 단 몇 분, 몇 시간일 뿐 대부분 카메라 서비스용이다. 별로 내키지 않는 음식도 먹어야 하고, 어떤 모임에서는 수모를 당하며 참석하기도 한다. 현장을 방문하며 소소한 민생 문제에서부터 파급효과가 큰 경제, 국방, 교육 등에 관한 생각들을 쏟아낸다. 최근 들어서는 요약된 몇몇 정책안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화와 문화정책에 관한 얘기는 듣기 힘들다. 아직 시간이 있다고 하나 정책 우선순위에서 홀대받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책이나 정강은 정당의 정치철학에 기반을 둔다. 문화정책 또한 다를 바 없다. 이른바 진보 정당은 대체적으로 중앙집권적, 정부주도적, 문화복지적 문화정책을 지향한다. 반면에 보수 정당은 분권적, 시장주도적, 엘리트주의적 문화정책을 추구한다. 그래서 진보 정부가 들어서면 문화예산을 늘리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문화예술을 지원한다. 정부 산하 기구도 많이 생긴다. 일반 국민, 특히 소외계층의 문화 향수를 늘리는 데 관심이 많다. 그러나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 경제활동에 민간 자율을 강조하듯이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이고 민간의 자립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부 산하 기구도 가능하면 줄인다. 지원 대상도 예술가나 창작 활동이 우선시 된다. 그런데 이 같은 일반적인 구분은 최근 많이 희석됐다고 할 수 있다. 정책 수요에 따라 상대 진영의 정책도 도입하는 이른바 제3의 길이 문화정책에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당이나 정부에 따른 문화정책의 구분이 거의 무의미해졌다. 보수 정부라는 현 정부의 문화정책은 기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수립된 문화정책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아 무방하다. 흔히 문화정책의 3대 목표로 문화창조력의 제고, 문화향수권의 확대, 문화경제의 강화를 든다. 최근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문화콘텐츠 산업이 강조되면서 문화경제가 정책 의제의 중심이 됐다.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이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요즘 부쩍 강조된 문화복지에 관한 재정과 프로그램이 늘어날 것 또한 자명하다. 이에 비해 문화 창조력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경제나 문화복지도 문화창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격이다. 십여 년 전부터 프랑스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교육과 예술창작력을 함양하는 데 재정적·제도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본보기다. 그러나 문화정책은 이것만이 다라고 할 수 없다. 문화예술은 사회 모든 분야의 존재와 발전의 터전이다. 갈수록 물질문명에 함몰돼 가는 몰인간적 사회를 사람 냄새 나는 사회가 되도록 정신문화를 고양하는 노력들이 절실하다. 또한 창의 경제의 시대에 모든 산업은 문화적 마인드와 감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원회 천국이 되는 것은 사양하고 싶지만 대통령 직속의 문화발전위원회 같은 것이 있어서 모든 부처의 업무에 정신문화와 창의적 발상이 녹아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면 미래창조 동력을 창출하는 일이 좀 더 쉬워질 것 같다. 물론 정신문화와 창조산업의 주관 부처인 문화부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한 대선 후보 캠프가 발표한 정보기술과 과학기술 기반의 ‘미래창조과학부’ 창설은 두 업무의 통합에 따른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기술만이 창조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작명 때문에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10월은 문화의 달이다. 대선 후보들이 바쁜 유세 가운데서도 상쾌한 문화예술의 향기를 호흡하며 긴 안목으로 국정을 구상하면 좋겠다. 그 긴 시간들 흘려 보내고 이제야 정책 구상이라고 호들갑 떠는 모습이 좀 뭐하지만 그래도 정말 부강하면서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창조의 원천이요, 삶의 질의 필수요소인 문화와 문화정책에도 더 큰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
  • IQ가 왜 중요? 50년간 연구에 대한 추론

    사람들은 왜 그렇게 숫자에 연연할까. 아이큐(IQ) 숫자는 과연 중요할까. 예를 들어서 자신의 아들, 딸에게 그렇게 물어볼 수 있을까. 사람들은 흔히 곧 IQ가 학업 성적이나 업무 능력, 창의력 등에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런던 정경대 부교수이자 버크벡 컬리지 심리학과 명예연구원인 가나자와 시토시는 지능에 대한 기존의 개념에 반기를 든다. 진화 심리학의 관점에서 지능을 탐구한 그의 연구에 따르면 지능은 개인의 정치 성향과 종교 생활부터 연애, 식성, 수면 습관처럼 우리의 일상 생활 아주 은밀한 곳까지 손을 뻗친다. 신간 ‘지능의 사생활’(가나자와 사토시 지음, 김영선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지능을 문제해결 능력 같은 학습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던 기존의 시각을 넘어 인간의 선택과 지능의 관계를 밝힌 최초의 시도이다. 이 연구는 ‘뉴욕타임스’ ‘사이콜로지 투데이’ 등 유수 언론이 소개하면서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저자는 합리적인 추론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전체 10만여명, 50년 간의 다양한 연구 결과와 실증 사례를 인용한다. 현대인들의 지능과 일상생활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 종합사회조사(GSS), 미국청소년건강연구, 영국 어린이발달연구 등에서 실시한 추적 조사를 치밀하게 분석했다. 또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우리 조상의 가치관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세계문화 백과사전’과 전 세계 전통 사회(수렵채집, 목축, 원예)들에 관해 기술한 민족지(民族誌)를 참고해 과거에서 현재까지 진화한 지능과 취향의 관계를 면밀하게 추적한다. 이 책은 사람들이 지능의 본질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오해에 이의를 제기한다. 지능이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며 어디에 소용이 있을까. 사람들은 인격과 지능을 동일시하고, 지능이 한 개인이 갖는 가치의 궁극적인 기준이라고 믿는 경향을 다룬다. 적어도 어떤 식으로든 지능이 뛰어나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믿는 부분도 섬세하게 다룬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생활 곳곳에서 벌어지는 선택과 지능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평균적으로 진보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보다, 무신론자들은 종교인들보다,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들보다 지능이 높다고 얘기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생활 영역을 ‘진화적으로 익숙한 것’과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으로 나눠 눈길을 끈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선호와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오원춘 2심서 무기징역 감형

    경기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한 오원춘(우위안춘·42)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기정)는 18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원춘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신상정보 공개 10년과 전자발찌 착용 30년을 명령했다. 1심에서는 사형을 선고받았었다. 재판부는 “오원춘이 피해자의 시신을 불상(인육 공급)의 용도로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는지가 양형 판단의 핵심”이라고 전제하며 “시신을 훼손한 수법이나 형태, 보관방법, 범행 경위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의도로 범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육 공급의 의도가 없었다고 본 구체적인 사유와 관련해서는 ▲부엌칼 외에 전문적인 범행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점 ▲잘라 낸 살점을 분류 기준 없이 비닐봉투에 쓸어 담은 점 ▲우발적 범행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오가 태연히 피해자의 옆에서 잠을 자거나 시신을 훼손하면서도 차분히 스마트폰으로 음란물을 검색한 점 등에 대해 “극도로 도덕성과 죄의식이 결여돼 있어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형은 존폐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누구라도 인정할 객관적 사정과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피고인이 살아 숨쉬는 것조차 국가나 사회와 양립 불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무기징역 사유를 밝혔다. 무기징역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법정을 메운 방청객 중 일부는 “합리적인 판단인 것 같다. 사형 선고는 지나치다.”고 말한 반면 무기징역 선고에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는 이들도 있었다. 인터넷상에서도 많은 누리꾼들이 재판부의 감형에 대해 ‘상식 이하의 판결’ ‘짜맞추기식 감형’이라며 격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반인륜적 범죄자에게 관용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역사상 가장 부자는 ‘440조원’ 가진 아프리카 왕

    역사상 가장 부자는 ‘440조원’ 가진 아프리카 왕

    역사상 가장 부자인 사람은 누굴일까? 최근 한 웹사이트가 ‘셀러브리티 넷 워스’(Celebrity Net Worth)가 지난 1000년간 가장 부자였던 사람 25인을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플레이션 까지 고려해 발표된 이번 통계에서 넷 워스는 인류 최고의 부자로 14세기 서 아프리카의 왕이었던 만사 문사 1세를 선정됐다. 현 시세로 무려 4000억 달러(약 440조원)로 평가받은 재산을 소유한 문사 왕은 현재의 가나와 말리 지역 등을 통치했으며 1337년 사망했다. 이후 그의 재산은 후손들의 다툼과 전쟁 등으로 사라졌다. 2등은 지난 1744년 부터 현재까지 세계 금융을 쥐락펴락하는 로스 차일드 가문이 차지했다. 독일계 유대금융 자본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 가문은 총 3500억 달러(약 386조원)를 가진 것으로 추산됐다. 3등은 ‘석유왕’ 존 D 록펠러(3400억 달러)가 4등은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3100억 달러)가 차지했다. 현존하는 부자로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12위(1360억 달러)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으며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22위·680억 달러), 투자가 워렌 버핏(25위·640억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넷 워스 측은 “순위 안에 여성은 없으며 25위에 총 14명이 미국인”이라면서 “현재 달러화와 물가시세를 모두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창비’도 세계문학전집 발간… 年 100억대 시장 판도 바뀌나

    ‘창비’도 세계문학전집 발간… 年 100억대 시장 판도 바뀌나

    국내 대형 출판사들이 선점한 세계문학전집 시장에 ‘창비’가 가세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해외 판권을 다수 보유한 민음사가 국내 세계문학전집 시장의 70%가량을 과점한 가운데 창비의 도전이 과연 시장의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세계문학전집은 그동안 입시를 앞둔 중·고교생 등 특정 연령대만 읽는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최근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문학전집 시장은 연간 100억원대로 성장했다. 박신규 창비 문학출판부 부장은 16일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 등 1차분 10종 11권을 출간했다.”면서 “이미 90종의 세계문학전집을 기획했고, 이 중 30%가량은 국내 초역본”이라고 밝혔다. 2010년 19~20세기 해외단편소설을 번역출간한 ‘창비세계문학’(9권)의 반응이 좋아 아예 세계문학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전집에는 라틴아메리카와 중동, 인도, 아프리카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작가나 기존 유명 작가의 중·단편 소설집도 다수 포함될 예정이다. 창비의 뒤늦은 세계문학전집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제한된 파이를 놓고 경쟁만 치열해질지 의견이 엇갈린다. 1980년대 범우사·일신서적 등의 반양장·완역본으로 전성기를 맞은 뒤 1990년대 후반부터 민음사가 쇠퇴한 시장을 되살리며 주도권을 쥐었다. 민음사는 번역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면서 수년 전부터 연간 100만권 이상을 팔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음사와 문학동네가 다음 달 초 각각 300번, 100번째 책을 내놓는다. 더욱이 민음사가 선점한 시장에 웅진과 을유문화사(2008년), 문학동네(2009년), 시공사(2010년) 등이 뛰어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또 출판사마다 신뢰할 만한 번역과 국내 초역 등을 내세워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실제로 2009년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발간이 시장 판도 변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창비의 경우 해외문학 전문가로 구성된 편집기획위원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제3세계 문학작품 소개를 차별점으로 꼽고 있다. 한기욱(인제대 영문과 교수) 창비 기획위원은 “단기적으로 차별성을 구분하긴 어렵겠지만 후발주자인 만큼 새로운 번역과 정선된 작품으로 우리만의 전집을 만들 것”이라며 “기존 고전을 새롭게 재구성해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만들고, 희곡·추리소설, 대표시선 등 장르도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제1권으로 선정된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그동안 국내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소개된 괴테의 작품이다. 임홍배(서울대 독문과 교수) 기획위원은 “원어 제목은 ‘슬픔’이라기 보다 복합적 어려움을 뜻한 ‘고뇌’에 가깝고, ‘베르테르’는 일본식 표기”라며 “당시 유럽에서 유행했던 서간체를 원어에 가깝에 되살려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1차분 가운데 오스트리아 작가 요제프 로트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딜링의 ‘내가 안개마을에 있을 때’는 국내 처음 번역 소개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10월 유신 40년] “박정희, 3選개헌만 했더라면… 유신 때문에 독재자 된거요”

    [10월 유신 40년] “박정희, 3選개헌만 했더라면… 유신 때문에 독재자 된거요”

    17일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위한 ‘10·17 비상조치’, 이른바 ‘10월 유신’을 선포한 지 40년이 되는 날이다. 박정희 정권은 1972년 10월 17일 저녁 7시를 기해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를 해산했으며 일부 헌법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그해 12월 27일에는 유신헌법(제4공화국 헌법)이 공포돼 유신 체제는 박 전 대통령이 1979년 10·26 사태로 사망할 때까지 7년 동안 유지됐다. 서울신문은 유신 40년에 즈음해 원로 헌법학자인 김철수 명지대 석좌교수 겸 서울대 명예교수로부터 유신 헌법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고 유신 체제가 정치·경제·사회에 미친 영향, 유신 헌법의 내용 등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3선 개헌만 했더라도, 5·16 군사쿠데타만 일으켰더라도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았을 텐데, 10월유신 때문에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철수(79) 명지대 석좌교수 겸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3공화국 때는 언론계나 교수들이 상당히 바른 말을 많이 했고, 독재를 할 수 없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10월유신 전후로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겸직하고 있던 김 교수는 자신도 이런저런 비판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통일주체국민회의는 ‘박수기관’ 1972년 11월 21일 국민투표로 채택한 유신헌법에 대해 김 교수는 “소위 권력의 인격화라는 명목으로 대통령의 독재가 행해졌고, 긴급조치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이 많이 제약됐다.”고 평가했다. 유신헌법은 대통령의 지위를 대폭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3분의1을 추천할 수 있고 국회해산권을 갖고 있다. 긴급조치권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으며, 제2·3공화국 헌법에서 천부인권설에 기초해 강화했던 기본권 규정에 법률 유보조항을 뒀다. 대통령은 간접선거로 선출하고 임기를 연장했다. 대신 국회의 권한은 축소·조정하고 국회 회기도 단축했다. 제2공화국의 헌법재판소를 없애고 명목상의 헌법위원회제도를 도입했다. 김 교수는 10월유신 헌법을 제정한 뒤 국민투표에 회부하기 전 헌법학 교수와 정치학 교수들이 총동원돼 선전전에 활용될 때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중립’을 지켰다. 1973년 1월에 대학 교재로 유신헌법이 포함된 ‘헌법학 개론’을 냈다가 초판을 몽땅 몰수당하고,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1주일 동안 수정할 것을 협박당했다. 이후 낸 수정 재판과 3판도 몰수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문제의 ‘헌법학 개론’은 중앙정보부의 꼼꼼한 검열을 거쳐 수정 4판에서야 세상에 내보낼 수 있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이 ‘헌법에 대해 개정 청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긴급조치를 발동하기 전이라 크게 비판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핍박을 받았다.”면서 “그때 삭제했던 내용을 이번에 출간한 ‘헌법과 정치’(진원사 펴냄)에 모두 복원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교수는 정부가 최고의 주권 기관이라고 자랑하던 통일주체국민회의에 대해 행정부의 ‘협찬기관’ ‘박수기관’이라고 썼고, 이런 정부 조직은 독재국가들인 타이완의 ‘국민대회’와 스페인의 ‘국민회의’, 아프가니스탄의 ‘국민대의회’와 같다고 평가했다(496쪽). 또 제4공화국의 대통령제에 대해서는 독재 체제인 타이완, 그리스 등과 비슷한 ‘현대판 군주제’라고 비판하고, 유신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에 독재적 요소가 많다고 서술했다(316쪽). ●체제 비판엔 “北과 내통” 협박 김 교수는 “당시 중앙정보부는 ‘김 교수가 ‘현대판 군주제’라고 현 체제를 비판한 내용을 북한에서 논평하고 있다. 북한과 내통한 것 아니냐’고 ‘지랄’을 해대더라.”라고 원색적으로 표현했다. 그 뒤로도 김 교수는 이런 원색적인 표현을 여러 차례 썼는데, 가장 왕성하게 학문적으로 집필 활동을 해야 할 시기인 40대에 침묵을 강요당한 것에 대한 울분이 40년이 지난 지금도 올라온 것처럼 보였다. 김 교수의 이런 심사는 신간 ‘헌법과 정치’ 머리말에도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긴급조치, 국민 기본권 제약 김 교수는 “뒤늦게 유신시대의 위헌적 행위에 대해 비판하려고 하니, 편안하게 죽지도 못한 대통령을 너무 욕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못 했다.”면서 “또한 유신 때는 왜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있다가 지금에 와서 몰수됐던 책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초를 치고 있느냐고 비판받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유신헌법 제53조의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 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가 필요 있다고 판단될 때는 내정·외교·국방·경제·재정·사법 등 국정 전반에 걸쳐 필요한 긴급조치를 할 수 있다.’라는 긴급조치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비판했다(673~679쪽). 김 교수는 “독일에서 공부하다 5·16 직전에 귀국했는데, 거의 매일 쿠데타가 날 것이라는 소문이 서울에 널리 퍼졌고, 정부청사 관료들은 쿠데타를 기다리며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던 만큼 5·16은 불가피했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박통이 3선 개헌만 하고, 5·16만 했더라면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았을 것인데 유신 때문에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5·16 군사혁명정부 시절은 1년 동안 헌법이 부재한 상황이었는데, 당시 혁명위원회가 만든 ‘국가재건비상조치법’에서 ‘제2공화국의 헌법을 계승한다.’고 공표했지만 내각제도 없애고, 국민의 기본권을 완전히 억압했으니 군사독재를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이 10월 유신을 하려고 국회를 해산하고, 입법부 대신 비상국무회의에서 유신헌법을 만들어 공고한 뒤 국민투표에 부쳐 93% 찬성으로 통과시킨 것은 초헌법적인 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헌법학 개론’에 정부가 홍보한 대로 93%의 국민 지지로 통과됐다고 서술한 것에 대해서도 중앙정보부는 “야유하는 것이냐?”고 트집을 잡았다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헌법을 통해 우리나라를 부흥시키고 통일시킨다는 명분은 있었겠지만, 핵 연구소를 대전에 만드는 등 미국 정부와 갈등하고, 부마학생운동 등에 대해 폭력적으로 대응하자 김재규가 헌법 개정 준비를 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김신조·실미도’에 정권 위기감 김 교수는 “당시 김재규의 중앙정보부 특별보좌관이 대학 동기(서울대 법대)인데, 자꾸 만나자고 한 뒤 헌법 이야기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헌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면서 “12·12 이후 가담했던 사람들이 모두 처형돼서 그 기록과 흔적이 모두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재규는 박 대통령을 저격한 일에 대해 재판 과정에서 ‘유신의 심장을 쏘면서 유신시대를 없애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10·26 이후 우리가 잘했더라면 민주화가 더 빨리 오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정상적인 정신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말도 했다. 김 교수는 “1968년 1월 김신조 사건으로 암살 위기를 겪고, 이에 보복하겠다고 만든 북파 공작원들이 문제가 된 1971년 실미도 사건도 터지고 해서 정권 차원에서 위기감이 극대화됐을 것이다. 북한 김일성과의 대립 관계에서 승리하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생각들이 10월유신에 많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문적으로 ‘입헌정치’란 헌법이라는 국가계약의 문서로 정치를 규율하겠다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헌법은 정치를 규제하지 못하고, 정치가 헌법을 유린하고 새로 제정하는 악순환을 거듭하며 한국적 비극을 낳고 있다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제헌헌법과 제6공화국 헌법을 제외하고 유신헌법을 포함해 많은 헌법 개정안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 규범으로 기능하지 않고 집권자의 지배 도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헌법에 위배되는 국가변란죄나 국헌문란죄를 엄격하게 처벌하지 않은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유신헌법은 유신헌법 안에서는 합헌이지만, 입헌주의 정신을 감안하면 유신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국회가 아닌 대통령이 만든 긴급조치에 의해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20살 박근혜가 유신 알았겠나 10월유신에 대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그 무렵 20살밖에 안 된 박근혜 후보가 유신헌법에 대해 무엇을 알았겠느냐.”면서 그의 몫이 아니라는 식으로 답변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유신에 대한 평가나 나의 인터뷰가 누군가를 겨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김철수 석좌교수] 1933년 7월 10일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모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2~1998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한 뒤 탐라대 총장을 거쳐 현재 명지대 석좌교수로 있다. 한국헌법연구소 소장, 한국헌법학회 고문 등을 역임했다. 주요저서는 ‘헌법이 지배하는 사회를 위하여’ ‘헌법개설’ 등 23권.
  • “을사조약이 아니라 ‘을사늑약’… 한일합방이 아니라 ‘일제의 한국강점 조약’ 제대로 된 이름 불러줘야 제대로 된 꽃이 돼”

    “을사조약이 아니라 ‘을사늑약’… 한일합방이 아니라 ‘일제의 한국강점 조약’ 제대로 된 이름 불러줘야 제대로 된 꽃이 돼”

    “을사조약이 아니라 ‘을사늑약’이 맞고, 한일합방이 아니라 ‘일제의 한국강점 조약’이 올바른 용어다. 을미사변이 아니라 ‘명성황후 암살 사건’인 것과 마찬가지다.” 임경석(54)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막 출간돼 따끈따끈한 ‘한국근대외교사전’(사람의무늬 펴냄)을 펴들고 지난 15일 교수회관 4층 연구실에서 “제대로 된 이름을 불러 줘야 제대로 된 꽃(역사)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임 교수는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외교사전이 발간돼서 다행”이라며 “한국사는 한국의 관점에서, 한국인의 시선으로 외교사건을 정리해야지, 한·일역사를 일본학계의 시선으로 정리해서는 본질적으로 맞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1876~1910년 한국 근대외교史 정보 ‘한눈에’ 임 교수는 “‘한국근대외교사전’은 1876년 개항부터 1910년 대한제국 멸망까지 한국 외교의 역사에 등장한 사건, 조약, 인물, 조직에 대한 정보를 담은 감히 ‘국내 최초의 외교사전’이라 자부할 수 있다.”면서 “한국사뿐 아니라 중국사, 일본사, 서양사를 각각 전공한 역사학자들과 정치학자, 외교사학자, 법학자 등 28명의 학자가 모여 239개 항목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와 그의 후배이자 역사학자인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이항준 서울여대 사학과 강사가 대표 편·저자이고, 주요 저자로 연갑수 서울대 교수, 조재곤·하원호 동국대 연구교수, 주진오 상명대 교수, 한철호 동국대 교수, 홍준화 고려대 연구교수 등이 참여했다. 사전에 참고문헌과 책임 저자를 명시해 기술 내용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였다. 한국근대외교사전은 원래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의 예산과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의 지원을 받아 3년 만인 2010년 결과물을 내놓았다. 당시에는 한중연의 ‘한국민속문화대백과’에 수록돼 있었다. 임 교수는 “여기에 2년 동안 수정·보완하고 20여개를 추가해 239개 항목으로 확대해 별도의 책으로 펴냈다.”고 말했다. ●가나다순 항목… 연구·실무자에게 최고의 길잡이 한국근대외교사전의 강점은 무엇인가. 역사를 공부하는 연구자나 역사와 외교관련 실무자들이 관련 항목을 가나다순으로 쉽게 찾아가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특히 한국 관련 근대사에 영향을 미친 외국인을 많이 발굴해서 실었다. 예를 들자면 대한제국 시절의 러시아 외교관이었던 포타포프가 있다. 그는 국권이 피탈된 상황에서도 러시아 정부와 임시정부 사이에서 외교를 통해 한국의 독립에 많은 도움을 줬다. 우리 독립운동에서 러시아가 많이 배제됐는데, 러·일전쟁에서 진 러시아는 일본에 복수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일본에 대항하는 조선의 독립운동에 호의적이었고, 그것은 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유지됐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러시아 연해주에 망명해서 독립운동을 했던 ‘권업회’나 권업회 산하의 항일무장단체였던 ‘대한광복군정부’ 등도 러시아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 근대외교史, 한국인의 시선으로 서술해야” 최근 국사편찬위원회가 을사늑약이라 쓴 역사교과서를 을사조약으로 고치라고 요구했던 것과 관련해 그는 “국사편찬위의 사고방식은 현재 한국 역사학계의 일반적인 분위기와 상당히 다르다.”며 “각국의 외교사는 국익의 충돌 속에서 존재하고 특히 한국의 근대 외교사는 외세 피침의 역사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독자적인 시선으로 서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 나아가 임 교수는 “국사편찬위가 현 정부의 요구에 부응하다가 우경화됐다.”고 비판했다. 임 교수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식민지로 지배하는 과정이 조약과 같은 합법적인 외양을 띠고 있지만 이것은 형식논리”라며 “최근 ‘유럽식 근대’에 대한 반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 외교사가 강대국 위주로 서술돼 있기 때문에 침략을 당했던 사람들의 시각으로, 강대국의 편견이 가득한 시선을 배제한 채 다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단순히 외교사를 정리한 책이 아닌 만큼 오늘날 한국의 외교적 생존전략을 파악하고 정책수립에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日 새달 ‘센카쿠 탈환’ 합동 훈련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으로 일본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다음 달 오키나와 주변에서 ‘도서 탈환’ 합동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14일 군부대 행사에 참석해 과거 군국주의 시절의 어구를 사용,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정부는 다음 달 5일부터 16일까지 자위대와 주일 미군이 참여하는 합동훈련을 일본 남부의 규슈와 난세이 제도를 중심으로 전국에 걸쳐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훈련 기간 오키나와 부근의 무인도에서는 해양 군사력을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센카쿠 등 일본의 도서 지역이 공격받을 경우에 대비한 섬 탈환 훈련도 예정돼 있다. 섬 탈환 훈련은 지난달 미국령 괌에서 미 해병대와 육상자위대가 실시한 적이 있지만, 일본 내에서 실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측에서는 육·해·공 자위대가, 미국 측에서는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참가하며, 섬이 적에게 점령됐다는 시나리오하에 실시된다. 도서 방위를 포함한 해상·항공 작전, 탄도미사일 대처, 병력과 장비의 수송 등을 주요 훈련 목표로 삼을 전망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번 훈련이 센카쿠 국유화(9월 11일) 이전에 계획된 것으로 특정 국가나 섬을 상정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중국의 권력이 교체되는 공산당 제18기 전국대표대회(전대) 기간과 겹쳐 훈련 내용에 따라서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노다 총리는 이날 해상자위대 관함식 훈시에서 영토 문제와 관련, 자위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제군들이 ‘한 층 분투 노력’(一層奮勵努力)하는 것을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해군이 기함에 내걸었던 신호기에 쓰인 것이다. 노다 총리는 이어 옛 일본군이 취침 전 암송했던 ‘고세이’(5가지 반성)도 낭독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11) 안철수 쟁점행적(상)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11) 안철수 쟁점행적(상)

    시중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착한 이명박’으로 회자되곤 한다. 기업인 중 드물게 공익적 마인드를 갖추고 도덕성을 겸비했다고 하지만 그 역시 경제적 이윤에 민감한 자본가적 속성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비판론자들은 ‘안철수의 두 얼굴’을 얘기하며, 그를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기부행위를 종종 예로 든다. 안 후보의 출마설로 투기성 자본이 유입되면서 안랩의 주가가 이상 급등했을 때 주식을 팔아 재단을 설립했다는 것이다. 안랩의 주가는 안 후보가 정치 행보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7월까지 2만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한때 15만~16만원대로 1년만에 다섯 배 이상 올랐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만원 대에 있던 주식이 안 후보의 지속적인 대선 관련 발언으로 16만원까지 올라갔고, 안 후보는 14만원대에 주식을 팔았다.”며 “이는 명백한 주가조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기부와 나눔을 실천했지만,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소액투자자의 돈으로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 된 ‘안철수 재단’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안철수 재단’은 선관위가 ‘안 후보의 이름을 딴 재단 명의의 기부는 공직선거법 위배’라는 유권해석을 내리자 명칭 변경 대신 기부활동 중단을 선택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안철수 재단이 사실상 선거전의 전초기지였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안 후보는 안랩의 보유지분을 사회에 모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는 ‘선거에서 승리하면’이란 단서가 붙었다. ●“안랩 BW 저가발행… 수백억 차익”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안 후보의 수천억원 대 재산의 상당부분이 1999년 10월 초 발행했던 안랩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당시 안랩이 BW를 저가발행해 안 후보가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겼다고 폭로했다. 황 소장은 저서 ‘안철수, 만들어진 신화’에서 “1999년 10월 7일 안랩은 2001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오너의 경영권 방어를 명분으로 안철수 개인에게 주당 5만원에 5만주, 즉 25억원의 BW발행을 승인했다.”며 “BW발행 직후인 10월27일 192.3%의 무상증자로 안랩의 발생 주식 총수는 25만주가 늘어나 총 38만주가 됐다.”고 밝혔다. 이후 2000년 2월 9일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수는 열 배인 380만주가 됐고, 2000년 10월 13일 안 후보가 BW를 행사해 총 146만여주를 취득함으로써 2000년 말 총 주식수가 526만여주로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안랩의 주주는 안 후보와 삼성SDS, 한국산업은행, LG투자조합, 나래앤컴퍼니였지만 BW는 안 후보에게만 발행됐다. 일종의 특혜를 준 셈이다. 그는 안랩이 BW를 발행하면서 시세를 4분의1 이하 수준으로 낮게 책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안랩이 BW를 발행한 직후 안랩 주주인 나래이동통신이 주당 20만원에 1만 1500주를 매입하는 장외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당시 안랩 주식이 5만원 이상으로 장외거래 됐다면 안랩의 BW행사는 배임, 횡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2월 “(안 후보가) 2000년 10월 3만~5만원 상당의 안랩 주식을 주당 1710원에 사들이고 1년 후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400억~700억원의 이득을 올렸다.”며 안 후보를 BW 헐값 인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안 후보 측 금태섭 상황실장은 당시 페이스북 ‘진실의 친구들’을 통해 “BW발행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안랩에서는 투명하게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의 동의를 구해 BW를 발행했다.”며 “(안 후보가)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BW를 발행하려고 했다면 당연히 반대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에게만 BW를 발행한 것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또 “안 후보가 BW발행 당시 행사한 금액 5만원은 회계법인 평가금액 3만 170원보다 높은 금액이고 당시 안랩에 투자한 누구보다도 높은 금액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황 소장은 “당시 안랩의 주가를 평가해줬던 삼일회계법인의 부대표는 고성천씨로 현재 안철수재단 이사”라며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밖에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동생 안상욱씨가 안랩 BW발행 당시 각각 이사와 감사로 재직하며 회사 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국민은행·포스코 사외이사 논란 안 후보가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때에는 해당 은행이 주관한 온라인 복권(현 로또복권) 사업입찰에 안랩이 참여해 입방아에 올랐다. 안 후보는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자 2002년 1월 19일 사외이사직을 사임했다. 당시 안랩이 참여했던 KLS컨소시엄은 이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어 안 후보 사임 이후 9일 만인 1월 28일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14일 “당시 24개 컨소시엄에 보안업체가 반드시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안철수연구소(안랩)는 보안업체로 참여했을 뿐이고,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사업수주와 관련한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공정성을 위해 엄격하게 사외이사직을 수행했을 뿐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당시 국민은행 측은 안 후보의 사임에 대해 “공정성 시비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사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에는 2005년부터 6년 동안 급여 3억 8000만원과는 별도로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3억 7000만원의 차익을 남긴 것도 논란이 됐다. 안 후보는 사외이사로 선임된 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2000주를 지난 4월까지 전량 행사했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액면가나 시세 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매입해 일정기간이 지난 뒤 처분할 권리를 주는 제도다. 임직원에게는 ‘대박’의 기회지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주가하락으로 이어져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로 돌아간다. 특히 임직원은 회사 내부 정보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안랩 임직원 8명도 최근 정치테마주인 안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억원대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안 후보가 안랩 주식을 통해 브이소사이어티에 속한 지인이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도와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포스코 사외이사 때 받은 또 다른 특혜도 검증대상이다. 안 후보는 미국 유학 시절(2005년 3월~2008년 4월) 포스코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일등석 항공권을 제공받아 이사회에 참석했다. 당시 제공된 항공권 가격이 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자, 안 후보 측은 “다른 사외이사들과 동일한 대우였다.”고 해명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확인한 결과 안 후보가 “200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 사이 열린 이사회의 의결안 235건 가운데 226건에 대해 찬성했다.”며 “실제로 그는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을 대부분 통과시키는 역할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또 “안 후보가 포스코 사외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할 당시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포스코는 38개 자회사가 증가해 재벌 가운데 계열사 증가수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브이소사이어티… 재벌개혁가? ‘친재벌’ 논란은 안 후보가 재벌 2·3세와 벤처기업인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에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안 후보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이 모임의 주선자 최태원 SK회장의 구명 탄원서에 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안 후보 측은 브이소사이어티 40여명 전원이 서명했고 안 후보는 그중 한 명일뿐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벌 개혁을 외치는 안 후보가 최 회장의 구명운동을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의 신뢰성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브이소사이어티에 부인 명의로 지분 투자를 한 것도 차명투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 후보의 부인 김 교수는 브이소사이어티에 3만 6000주의 지분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지분을 모두 정리한 상태다. 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개인 대출을 받기 어려워 부인 자금으로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방향없는 몸짓 어정쩡한 시선 그게 우리더라

    방향없는 몸짓 어정쩡한 시선 그게 우리더라

    “맞아요. 저 표정,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저 표정, 그게 어떤 연기나 쇼가 아니라 진짜 사람의 얼굴에서 나오는 표정이라고 봤습니다. 양가성을 가진 표정이지요.” 18일부터 11월 11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앞두고 있는 오원배(59) 작가를 서울 필동 동국대 작업실에서 만났다. 학교 내 작업실인데 복층 공간이라 높이가 상당했다. 원래 보일러실 옆에 붙은 창고 같은 공간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차지하게 됐고, 학교에서 이리저리 손봐준 데다 사비까지 얹어서 작업실로 고쳐 쓰고 있다. 조금 퀴퀴한 냄새가 나는데도 “작업실을 오가려면 시간이 낭비되니까, 학교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학교 안에 큰 작업실이 있는 게 꿈이에요. 저야 복받은 거죠.”라고 받아넘긴다. 이번 전시 제목은 ‘회화적 몸의 언어’. 몸의 언어를 내건 전시답게 그림 속 등장인물들의 동작은 아주 크고 다이내믹하다. 다만 뭔가 방향성은 없어 뵌다. 초점 없이 흐릿한 눈처럼, 어두운 굴 속을 더듬더듬 짚어 나가는 모습들이다. 무얼 찾아 나가나 싶어 표정을 살펴볼라치면, 그냥 중립적이다. 당황하거나 겁먹었다든지, 저기 멀리 어디선가 출구에서 나오는 빛을 발견했다든지 하는 표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온몸의 신경세포를 곤두세워 주변 상황을 더듬어 나가는 데만 몰두하는 표정들이다. 작가가 자살이냐, 반항이냐, 희망이냐를 두고 고민했던 알베르 카뮈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는 이유다. 또 작가의 작품을 두고 ‘실존’, ‘소외’ 같은 단어들이 따라붙는 이유다. ●700~1000호짜리 20점… 미술관 전관 채워 그림은 또 압도적으로 크다. 사실 금호미술관 전관을 다 쓰는 전시라는 말, 그리고 전시하는 작품 수가 20여점이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했다. 워낙 대작을 많이 선보여 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그 넓은 공간을 다 채우나 싶었다. 그런데 그림을 보면 답이 나온다. 그림 하나가 700~1000호다. 캔버스 두 개를 덧대어 만든 작품도 여럿이다. 젊었을 때야 신났더라도 나이 들면서는 은근 후회하지 않았냐 했더니 “이상하게도 대형 작업을 해야 속이 시원하다.”고 웃더니 “1980년대 프랑스 유학 때 아주 강렬한 대작들을 많이 봐서 그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또 대학에 자리잡은 작가다 보니 팔리는 작품이 아니라 정말 작품성 있는 그림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한다. “앞으로 몇년간은 열심히 사다리를 오르내리겠는데, 더 나이가 들면 전동리프트를 사서 그걸로 오르내려야 할 것 같다.”며 웃는다. 그렇게 큰 캔버스 위에 그려놓다 보니 인물들은 “실제 인체의 3배 크기”라고 한다. ●“닳고 닳은 몽당 붓 거친 느낌 그림 맛 살지…” 또 작가는 몽당 붓을 선호한다. 아니 공사장에서 쓰는 붓도 제법 쓴다고 했다. 부드러운 붓으로는 뭔가 느낌이 살지 않는다고 했다. 거기다 직접 물감을 만들어 쓴다. “남들은 천연안료 쓰냐고 부러워하는데 내가 쓰는 건 다 화학약품”이라며 웃었다. 몸에 해로울 법도 한데 아직 별 이상이 없는 걸 보니 더 작업해도 될 것 같단다. 이번에는 독특한 공간도 선보인다. 그간 작업에서 배경이 주로 추상적인 공간이었다면, 이번엔 정밀한 기계식 공장의 풍경이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빽빽하게 기계설비가 들어찬 공간이다. 인천 지역 공장 풍경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림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우연한 기회에 공장을 견학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 분위기와 공간 분할 같은 것들이 시선을 붙잡아 끌었다.”고 했다. 기기묘묘한 철골구조와 요즘은 웬만한 공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벨트 구동 기계들이 쭉 깔려 있다. 특유의 검은색 배경에 비하자면 밝아졌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기계류들이라서 그런지 쇳가루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대작 외에도 틈틈이 그려온 드로잉 200여점도 한데 모아 전시한다. 대작을 보다, 이러다가 회고전을 어떻게 감당할 거냐고 농담 삼아 물어봤다. 그랬더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제자들이 많은데, 작품을 위해 이들을 찍어둔 사진을 함께 공개해 버리겠단다. 그림에서 보듯 당연히 인물들은 헐벗고 있다. 긴장하는 게 좋겠다. (02)720-5114.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센카쿠 분쟁, 전쟁까지 확대 안될 것”

    “센카쿠 분쟁, 전쟁까지 확대 안될 것”

    후지사키 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아시아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주제로 연설을 마친 뒤 현장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한껏 쏟아냈다. 그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안다.”면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독도 문제로 악화된 한·일관계가 개선될까. -그러기를 희망한다. 나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전 총리가 만나 이 문제(독도)를 토론한 것에 주목한다. 나는 아소 전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두 나라 사이에 이 문제에 관해 다른 시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평화롭게 지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들었다. →독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워싱턴에 나와 있는 일본 대사로서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반적으로 일본 국민들은 한국 국민들에 대해 아주 큰 호감과 우정을 갖고 있다. 우리는 한국인들을 좋아한다. 일본에 가 봐라. 한국 영화배우와 가수들의 인기가 아주 높다. 양국 국민 사이에 우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독도)로 양국의 전반적인 관계를 망쳐선 안 된다. →한국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나. -안다. (웃으면서)당신처럼 잘생기지 않은 그 가수를 말하는 것 아닌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 미국 시사주간지에 ‘양국, 전쟁으로 가나’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던데, 분명한 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장담하나. 직감인가 아니면 중국 정부의 전략에 대한 정보가 있는 건가. -정보가 있어서가 아니다. 양국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18일 중국 정부가 센카쿠 영해에 대한 어선들의 항해를 제한한 행동에서 그들의 진의를 읽을 수 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주변국들과의 분란을 촉발하는 것은 아닌가. -최근의 분쟁은 일본에 의해 촉발된 게 아니다. 센카쿠의 경우 최근 수년간 중국 순찰선과 어선이 섬 주변 수역은 물론 영해까지 진입하는 건수가 증가해 왔다.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최근 상황은 (한국의) 지도자가 분쟁지역 섬에 최초로 방문하면서 촉발된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EU 받을 만하다” VS “놀랍고 충격적”

    “EU 받을 만하다” VS “놀랍고 충격적”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하자 “받을 만하다.”는 반응과 “놀랍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섞여 나오고 있다. 특히 유럽이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르웨이가 속한 EU가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노벨평화상을 거머쥐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안팎에서는 EU를 비롯해 동유럽 인권운동가나 종교지도자가 상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무성했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수상자 발표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평화상 수상자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으며 약간의 논쟁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EU의 수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NRK방송은 “몇 시간 뒤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EU가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될 것”이라고 전하면서 “노벨위원회 5명의 만장일치로 수상자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가 공식 발표하기도 전에 위원장 인터뷰 등 언론을 통해 EU의 수상 가능성이 노출된 것이다. EU의 수상에 EU와 각국 지도자들은 “유럽의 모든 ‘시민’이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축하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리 모두는 EU가 공로를 인정받은 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기뻐했다. 올리 렌 EU 집행위원회 통화·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경제 문제가 있지만 오늘은 축하해야 하는 날”이라며 “유럽의 가치가 인류 보편의 가치로 인정받아 자랑스럽고 모든 유럽인이 누려야 할 기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됐던 러시아 인권단체 ‘모스크바 헬싱키 그룹’ 대표 류드밀라 알렉세예바는 EU의 수상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의 정치범들에게 평화상이 수여됐다면 이해할 만했을 것”이라며 “EU는 거대한 관료 조직으로 노벨평화상이 EU 정책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벨위원회의 결정은 EU의 과거 업적보다는 격려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AFP통신은 “EU가 부채 위기를 극복하려고 고투하는 힘든 시기에 수상하게 됐고 이는 EU의 사기를 북돋워 줄 것”이라고 전했다. 야글란 위원장도 “이 상은 EU가 앞으로 나가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EU가 재정 위기에 허덕이는 데다 세계 경제 침체의 한축으로 지목되면서 남유럽과 북유럽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다. 1983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폴란드의 레흐 바웬사는 EU의 수상 소식에 “불쾌하다.”고 반응한 뒤 “EU가 유럽과 세계를 평화롭게 변화시킨 것은 맞지만 그 대가는 이미 받았다. 그러나 많은 활동가는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정치인으로 반이슬람주의자인 거트 와일더스는 트위터에 “유럽 모든 국가가 비참하게 무너지고 있는데 EU에 노벨상이라니, EU 상임의장은 오스카상을 받게 되나.”라고 비꼬았다. 영국 보수정당인 영국독립당 당수인 나이젤 파레이즈는 “완전히 망신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벨평화상이 완전히 오명을 썼다.”고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싸이 성공엔 동포 활약 커… 유대인·中 같은 결속 필요”

    “싸이 성공엔 동포 활약 커… 유대인·中 같은 결속 필요”

    “세계 곳곳의 우리 동포들도 유대인이나 중국인 못지않은 네트워크를 구축해 모국과 상생해야 한다.” 세계 726만 재외동포와 대한민국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김경근(60)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외교센터 재외동포재단 사무실에서 “전 세계 금융계를 장악한 유대인들은 결속력과 네트워크가 대단해 주요 회사에 빈자리가 생기면 일치단결해 자기 동포를 그 자리에 앉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30여년의 외교관 생활 동안 외국 공관을 두루 거치면서 재외동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는 16일 세계한상대회를 앞둔 김 이사장은 “지난해 아프리카 가나에서 우리 동포들이 한인회관을 건립해 한국인의 위상을 높인 성공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가나에는 수산업과 건설업에 종사하는 우리 동포들이 1000여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 그는 “적은 숫자지만 이분들이 현지에서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한인회관에서 결혼식장이나 축구장 등을 운영해 현지인의 호응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통상부 재외국민영사국장과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를 지낸 재외동포 전문가다.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세계한상대회는 한민족의 혈통을 지닌 무역, 외식업, 전문직 등 경제활동 종사자 3000여명이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다. 김 이사장은 “2007년 뉴욕 총영사로 근무하던 시절 많은 외국인들이 제가 상관으로 모셨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물어봐 금방 친해졌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나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을 배출해 미국 내 한국계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인 가수 싸이의 성공에는 개인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한인 명사들의 활약이 밑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30대의 차세대 한인 지도자들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한인 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재외동포재단이 역점을 두는 사업은 모국어 교육이다. 재단은 전 세계 1868개 재외한글학교에 지난해 68억여원을 지원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젊은 세대에 우리 글과 역사를 가르쳐 우리 정체성을 심어주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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