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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계열 캐피탈·대부업체 상시감독 강화

    금융감독 당국이 대기업 계열 캐피탈사와 대부업체들에 대한 상시 감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동양 사태’를 계기로 재벌그룹 금융회사들이 총수 일가나 다른 계열사의 사금고로 악용된다는 지적<서울신문 2013년 10월 16일자 18면, 17일자 20면>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7일 “대기업 계열 캐피탈사들이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에게 대출이나 신용 공여를 해주는 과정을 꼼꼼히 모니터링해 상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효성캐피탈이 총수 일가나 계열사에 대출하는 과정에서 내부 절차를 위반한 부분은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캐피탈사는 대주주 등에게 ‘10억원 이상’ 또는 ‘자기자본의 0.1% 이상’ 등 일정 기준을 넘는 금액을 빌려줄 때에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자금용도와 대출기간 등을 공시하고 금융 당국에 별도로 보고해야 한다. 효성캐피탈이 이런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만큼 다른 캐피탈사도 누락된 대출이 없는지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기업 계열 캐피탈사로 꼽히는 곳은 동부, 두산, 롯데, 무림, 아주, KT, 현대, 효성 등 10개사가량이다. 금감원은 대기업 계열 대부업체에 대해서도 상시 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엔 빚 독촉 금지 등 소비자 보호에 주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계열사 부당 지원 등 건전성 감독도 함께 들여다볼 계획이다. 주요 검사 대상은 동양그룹 계열의 동양파이낸셜대부 외에 신안그룹 그린씨앤에프대부, 현대해상 하이캐피탈대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 6월 대부업 검사실을 신설해 직권 검사가 가능한 대부업체를 65~70개로 늘렸다. 검사 과정에서 부당 경영행위 등이 적발되면 지방자치단체 통보와 함께 검찰 수사 의뢰 등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고시생 떠난 자리 이야기꾼 모였네

    서울 관악구가 대학동(신림9동) 고시촌에서 스토리텔링 작가 클럽하우스를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고시생들이 넘쳐났던 대학동은 고시제도 변경 뒤 고시생 급감으로 공동화 현상까지 생기는 등 지역 경제가 시들어가는 상황이다. 클럽하우스 운영은 지역 경제에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문화 바람을 일으켜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클럽하우스는 작업할 곳을 구하는 데 애먹는 창작자들이 모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데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설가나 영화인으로 울타리를 좁히지 않고 방송, 연극, 애니메이션 등까지 문화 창작자 전반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구는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스토리텔링을 공동 개발하고, 개발된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각자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등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창작자들의 작품이 적절한 유통망을 통해 관객 혹은 독자에게 전달되도록 출판 기획자, 영화 제작사 등과의 연계도 추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관악 지역의 경제, 관광, 문화 등과 관련한 스토리텔링이 개발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구가 원룸이나 고시원 임대료를 스토리텔링 작가에게 최대 50%까지 일부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구는 15실을 확보했다. 영화 연출가 김희연, 팟캐스트 기획자 한지훈, 연극배우 겸 공연 기획자 이진혁 등 3명이 입주한 상태다. 구는 또 작가별 역량과 취향에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해 생활 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방송, 희곡, 동화, 시나리오, 소설 등 분야에서 한 작품 이상 발표했거나 영화, 연극 조연출 이상 경력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임대 보증금 없이 입주 가능하며 최소 4개월부터 1년까지 임대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日 이즈오섬 태풍 강타… 후쿠시마 원전 비상

    日 이즈오섬 태풍 강타… 후쿠시마 원전 비상

    초대형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16일 일본 간토 지역과 주변 섬에서 사망, 실종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NHK에 따르면 도쿄에서 120㎞ 떨어진 이즈오섬의 오시마 마을 등지에서 이날 오후 4시 현재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50여명이 행방불명 또는 연락 두절 상태다. 이즈오섬에서는 오전 3∼4시 사이에 1938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시간당 122.5㎜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24시간 강수량이 800㎜를 상회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총주민 수 8000명인 오시마 마을에서 강물 범람과 토사 붕괴로 주택 수십채가 무너진 가운데 최소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위대는 이즈오섬에 헬기 부대를 파견해 경찰 기동대 등과 함께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오전 6시 40분쯤 도쿄도 마치다시를 흐르는 하천 하류에서 강물에 떠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40대 여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날 오전 가나가와현 니오미야 마을 해안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2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고 지바현 나리타시에서는 56세 남성이 가옥이 무너져 행방불명됐다. 아울러 강한 비바람 때문에 간토 지역을 중심으로 열차편 운행 중지가 잇따랐고 항공편 결항도 속출했다. 지바현의 약 2만 가구를 포함해 각지에서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단지 내 오염수 저장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보의 수위가 빗물 때문에 높아지자 이날 아침 방사성물질 농도를 측정한 뒤 보 안의 오염수 40t을 단지 내부에 방류했다. 도쿄전력은 방류한 물의 방사성물질 농도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방출 가능 기준치를 밑돈다고 주장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8명 사망…현재 위치는?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8명 사망…현재 위치는?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8명 사망…현재 위치는? 일본 기상당국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예고한 26호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간토(關東) 지역에서 16일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태풍 위파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도쿄에서 120km 떨어진 이즈오섬(伊豆大島)의 오시마(大島)마을 등지에서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사망자 8명이 확인됐으며, 37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시신은 범람한 강 하구와 주택 붕괴지역에서 잇달아 발견됐다.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일본 이즈오섬에서는 이날 오전 3∼4시 사이에 75년 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시간당 122.5㎜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오시마 마을에서 강물 범람과 산사태로 주택 수십채가 무너지면서 최소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관청에서 주민들의 안부를 전화로 확인하고 있지만 37명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NHK가 전했다. 도쿄도는 이즈오섬에 대한 자위대 파견을 요청했다. 아울러 오전 6시40분께 도쿄도 마치다(町田)시를 흐르는 하천 하류에서 강물에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40대 여성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NHK는 전했다. 또 이날 오전 8시30분께 가나가와(神奈川)현 니오미야(二宮) 마을 해안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2명이 파도에 휩쓸려가 실종됐다. 현재 경찰과 해상보안부가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단지내 오염수 저장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보의 수위가 빗물 때문에 높아지자 이날 아침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한 뒤 보 안의 물 40t을 단지 내부에 방류했다. 도쿄전력은 방류한 물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방출 가능 기준치를 밑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한 비바람 때문에 간토 지역 등의 열차편 운행 중지가 잇따랐고 항공편 결항도 속출했다. 지바(千葉)현에서는 약 2만 가구가 정전됐다. 태풍 위파는 이날 오전 10시 이바라키(茨城)현 미토(水戶)시에서 동북동 방향으로 170km 떨어진 해상을 시속 70km의 속도로 통과하며 북상중이라고 기상청은 발표했다. 중심기압은 96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5m으로 측정된 가운데, 간토 및 도호쿠(東北)의 광범위한 지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태풍은 오후 중 산리쿠(三陸) 해상으로 이동하며 온대 저기압으로 변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일본과 동일본의 광범위한 지역에 강풍 및 폭우가 예상된다고 NHK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eoul.co.kr
  •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사망 잇따라…이동 경로는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사망 잇따라…이동 경로는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피해 잇따라 일본 기상당국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예고한 26호 태풍 위파의 영향권에 들어간 일본 간토(關東) 지역에서 16일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일본 NHK는 도쿄에서 120km 떨어진 이즈오섬(伊豆大島)에서 이날 오전 10시 15분 현재 태풍 위파에 의해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태풍 위파가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범람한 강 하구 부근과 주택이 붕괴된 지역 등에서 시신들이 확인됐다. 또 이날 오전 8시 30분 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니오미야(二宮) 마을 해안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2명이 태풍 위파로 인한 파도에 휩쓸려가 실종됐다. 현재 경찰과 해상보안부가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오전 6시 40분 쯤 도쿄도 마치다(町田)시를 흐르는 하천 하류에서 강물에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40대 여성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NHK는 전했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단지내 오염수 저장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보의 수위가 빗물 때문에 높아지자 이날 아침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한 뒤 보 안의 물 40t을 단지 내부에 방류했다. 도쿄전력은 방류한 물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방출 가능 기준치를 밑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한 비바람 때문에 일본 간토 지역 등의 열차편 운행 중지가 잇따랐고 항공편 결항도 속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강타 수십명 사망…현재 피해 규모는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강타 수십명 사망…현재 피해 규모는

    일본 초강력 태풍 ‘위파’ 강타 수십명 사망…현재 피해 규모는 일본 기상당국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예고한 26호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16일 일본 간토(關東) 지역과 주변 섬에서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NHK에 따르면 도쿄에서 120km 떨어진 이즈오섬(伊豆大島·도쿄도 소속)의 오시마(大島)마을 등지에서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태풍 위파의 강습으로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50여명이 행방불명 또는 연락두절 상태다. 태풍 위파가 덮친 이즈오섬에서는 오전 3∼4시 사이에 1938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시간당 122.5㎜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24시간 강수량이 800mm를 상회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총 주민수 8천명인 오시마 마을에서 강물 범람과 토사 붕괴로 주택 수십채가 무너진 가운데, 최소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신은 범람한 강 하구와 주택 붕괴지역에서 잇달아 발견됐다. 일본 현지 관청에서 주민들의 안전 여부를 전화로 확인하고 있지만 50여명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자위대는 관할 지자체인 도쿄도의 요청에 따라 이즈오섬에 헬기 부대를 파견, 경찰 기동대 등과 함께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오전 6시40분께 도쿄도 마치다(町田)시를 흐르는 하천 하류에서 강물에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40대 여성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날 오전 가나가와(神奈川)현 니오미야(二宮) 마을 해안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2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고, 지바(千葉)현 나리타(成田)시에서는 무너진 가옥에 거주하는 56세 남성이 행방불명됐다. 아울러 강한 비바람 때문에 간토 지역을 중심으로 열차편 운행 중지가 잇따랐고 항공편 결항도 속출했다. 지바현의 약 2만 가구를 포함, 각지에서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 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한데 이어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국가공안위원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한편 기상청이 이즈오섬에 전날 오후 호우경보를 발령하긴 했지만 규정에 명시된 기준에 묶여 특별경보를 내리지 않은 것이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NHK에 따르면 기상청은 이즈오섬의 강수량 자체는 호우 특별경보에 해당하는 수준을 기록했지만 폭우가 내린 지역의 범위가 1개 부(府)나 현(縣) 정도에 해당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특별경보를 발령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쿄 도내에서 이즈오섬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한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단지내 오염수 저장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보의 수위가 빗물 때문에 높아지자 이날 아침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한 뒤 보 안의 물 40t을 단지 내부에 방류했다. 도쿄전력은 방류한 물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방출 가능 기준치를 밑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경제] FTA 세계대전

    [글로벌 경제] FTA 세계대전

    한국이 동남아 맹주(盟主)인 인도네시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하면서 세계 경제 지도를 바꿀 지역무역협정(RTA)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WTO에 통보된 전세계 지역무역협정(RTA) 발효 건수는 351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느슨한 형태의 통합인 자유무역협정(FTA)이 204건으로 가장 많다. RTA는 해마다 20~30건씩 꾸준히 발효되고 있다. WTO가 주도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상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그 대신 개별 국가들끼리 별도로 추진하는 RTA 체제가 퍼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경우 1994년 캐나다,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지만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출을 늘려 경제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12개 나라가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EU와의 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TAFTA)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태평양 국가 중심인 TPP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8.6%를, 대서양 국가들로 이뤄진 TAFTA는 세계 GDP의 45.2%를 차지한다. 두 협정이 모두 타결되면 세계 무역 판도는 미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그려진다. 미국과 함께 G2(세계 2대 강국)를 이루는 중국 역시 미국, 일본, EU 등과는 FTA를 맺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TPP에서 의도적으로 중국을 배제하자, 아세안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한·중·일 FTA 추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TPP(경제규모 27조 달러)와 중국이 이끄는 RCEP(20조 달러)는 참여국가나 성격 등에서 서로 겹쳐 미·중 간 충돌이 우려된다. 일본은 상품·서비스 중심의 FTA보다는 투자·인적교류 확대를 강조한 경제동반자협정(EPA) 추진을 중시하고 있다. 관세율이 낮다 보니 상대국에 추가적인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기 어려워서다. 최근 TPP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농업 개방 조건을 수용하기로 하는 등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어려워진 경제를 자유무역 확대로 이겨내려 하고 있다. EU는 전통적으로 북아프리카 및 중동 등 지중해권 국가와의 FTA를 중시했다. 하지만 2011년 한국과의 FTA 발효를 계기로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지역과의 FTA 추진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의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FTA에 가장 적극적인 칠레는 지금까지 51개국과 모두 17건의 FTA를 발효해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제 영토(78.05%)를 갖고 있다. 한국도 경제 영토가 60%가 넘어 멕시코(61.14%)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며 ‘동북아 FTA 허브’로 발돋움한 상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불황에도 고급 오디오 시장 ‘쾌청’

    깊어 가는 불황 속에 부자들의 취미인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은 무풍지대다. 최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음향기기를 파는 전문 매장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모뉴엘 온쿄 라이프스타일은 14일 세계적인 음향전문 기업의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을 듣고 구매할 수 있는 멀티매장 까사델소니도(CASA del SONIDO) 청담점을 열었다. 스페인어로 ‘음악의 집’을 뜻하는 까사델소니도는 무지향성 스피커로 유명한 독일 MBL사의 제품과 하이엔드 오디오의 원조 격인 매킨토시 앰프, 다이아몬드 트위터로 유명한 B&W 스피커, 신형 혼형 스피커의 대표주자 아방가르드사 등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파는 일종의 ‘오디오 편집’이다. 판매 브랜드 대부분 신형 제품은 앰프나 스피커 하나에 수천만원, 오디오 시스템 전체를 갖추려면 억대를 호가하는 이른바 하이엔드급이다. 매장 내에는 ‘청음실’을 마련해 소비자가 제품의 성능을 충분히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 이곳의 특징은 리스로 오디오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문동일 마케팅 팀장은 “고가의 제품인 만큼 리스로 사용한 후 나중에 최종 구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판매에서 사후 관리까지 한 회사가 모두 책임지기 때문이 개인은 물론 법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M어쿠스틱스, 나그라 등과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고급 오디오 브랜드 골드문트도 지난 8월 말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매장을 열었다. 해당 브랜드가 백화점에 매장을 낸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업계 관계자는 “용산 전자상가나 세운상가 등이 중고를 재판매하는 시장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비싸도 신제품을 원하는 수요를 따라 일부 대형 매장이 강남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한국금융산업 발전 위한 제언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한국금융산업 발전 위한 제언

    국내 금융산업이 전환기에 놓여 있다. 저성장·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금융기관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데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사면초가다. 서울신문은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최흥식(가다다순)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만나 국내 금융산업의 돌파구를 논의해봤다. 좌담은 지난 8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본사에서 진행됐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외부의 지적처럼 낙후됐다고 보는가.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우리나라는 금융 부문이 빠르게 발전한 실물 경제보다 더디게 발전했다. 금융이 기업의 기술 평가나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지원하기보다는 담보나 보증에 의존하는 쉬운 방법을 택했다.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창조경제와도 맞지 않는다. 금융기관들이 국내에 안주한 측면도 있다. 이런 측면들을 반성하면 우리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나온다. 실물 지원이 창조경제와 연계돼야 한다. 기업의 기술력도 봐야 한다. 해외 진출은 여러 각도에서 노력해야 한다. 저금리·저성장 추세에서 금융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 대비한 연금 활성화가 대표적인 예다. 낙후된 부분이 있는 만큼 거꾸로 보면 성장 가능성도 있다.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 손쉽게 영업했던 거 맞다. 그러나 신용만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 쉽지 않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 시스템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미진하다. 금융사들은 ‘리스크 테이킹’(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보수적으로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우리 금융이 어중간했다. 리스크 테이킹도 약했고 건전성 관리도 제대로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낙후됐다고 보긴 어렵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금융도 리스크 테이킹을 잘못해서 무너졌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나라 금융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평균 이하라고 보기는 어렵다. 금융 종사자가 무능하거나 금융당국이 부패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지난 9월 국제결제은행(BIS)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화가 외환시장에서 차지하는 거래량이 전 세계 17위다. 이는 낮은 수준이 아니다. 단순히 금융만 떼어 놓고 낙후됐다고 보기보다 왜 이렇게 됐느냐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금융산업이 은행 중심이다. -김 교수 고성장 시대에는 돈을 한쪽으로 몰아야 했다. 은행이 그 일을 했다. 일종의 유산이다.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받기만 하면 되는 쉬운 영업을 했다. 지금부터는 그렇게 하지 말자는 거다. 그러려면 금융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 위험관리를 통한 투자에는 미진하다. -최 사장 금융산업 전체에서 은행과 비은행 비율이 6대 4다. 금융지주사라고 하지만 실은 은행지주사다.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물꼬를 트고자 여러 시도를 했지만 많이 부족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자본시장에서 미약한 것 같다. 금융당국은 물론 정부 차원의 유인책이 필요하다. 연금시장 개척이 중요하다. 연금시장이 형성되면 연금을 굴릴 자산운용사가 필요하다. 여러 자산운용사가 경쟁하고 높은 수익을 내려고 해외투자도 하고 수익성 높은 걸 발굴하면서 시장이 살아난다. 시장 중심의 돌파구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려면 여러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 호주는 연금시장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줬다. 호주의 대표적 금융사인 맥쿼리가 이렇게 탄생했다. -고 사무처장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본시장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서 코넥스 시장 개설, 기업공개(IPO) 활성화, 클라우드 펀딩 도입 등을 추진했다. 사모펀드(PEF) 등 자본시장 플레이어 육성에도 신경을 썼다. 이들이 활동하는 데 있어 제약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도 많이 했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교수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가장 대표적이다. 국민연금 기금이 지금 417조원이지만 2025년 1260조원 등으로 2040년까지 급속하게 늘다가 2043년 성숙기에 접어들고 2060년엔 모두 소진된다는 예측이 있다. 이 돈이 국내 금융기관에 머문다면 국내 자본시장이 붕괴한다. 국민연금 기금 상당 부분은 해외로 나가야 한다. 더불어 이 돈을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해서 역량을 키워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최 사장 해외 진출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고 그에 맞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베트남 같은 신흥국은 규제가 심하다. 수년 동안 현지 사무소를 열고자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반면 대통령이 언급해 바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안 되는 일도 없지만 되는 일도 없는 상황이다. 어렵지만 돌파구는 있다. 1~2년 실수해도 확신을 갖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고 사무처장 금융당국이 그동안 중장기적 시각으로 못 봤다. 너무 빨리 평가하려 했는데 개선할 것이다. 금융기관이 중장기적 투자를 해줘야 한다. 금융당국은 그런 주변 여건을 조성하겠다. 정부 차원에서 교류가 있다면 국내 금융사가 해외 진출 시 유리할 수 있을 거다. -최 사장 국내 금융기관은 이제 중소·중견기업을 상대해야 한다. 가계도 포화상태고 대기업은 은행이 아닌 자본시장을 이용한다. 금융당국이 창조경제의 지침을 제시하면 금융기관들은 투자할 수밖에 없다. 중견기업이 국외에서 영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국가 간 연결을 도와주는 ‘트랜잭션뱅킹’(Transaction Banking)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생활소득이 늘고 고령화 사회인 만큼 프라이빗뱅킹도 중요하다. →소비자 보호 강화 등 규제가 더 필요하다고 보나. -김 교수 금융은 신뢰를 먹고사는 산업이다. 동양그룹 사태는 신뢰를 무너뜨리고 금융당국은 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금융회사 스스로 준법 감시라든지 소비자 규제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규제자가 나서는 건 금융의 퇴보다. 금융회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엄격히 지켜야 한다. -고 사무처장 금융당국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를 하려 한다.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을 통해 차별적 영업 규제를 풀어주는 반면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통해 소비자 보호를 확실히 할 방침이다. 소비자 스스로도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금융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거다. -최 사장 금융기관의 불완전판매 등 하자가 있으면 규제해야 한다. 봐주기는 절대 안 된다. 감독당국의 규율이 서야 한다. 금융기관은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 투자자들도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하는게 중요하다. 새로운 규제를 만들자는 게 아니다. 본인 과실로 휴대전화가 망가지면 자기 책임이 있지 않나. 금융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책임지고 시장에 참여하고 기업은 투명하게 상품을 팔고 감독당국은 경찰로서 잘 감시하면 된다. →금융 당국에 바라는 점은. -최 사장 규제 완화보다 법 해석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한다. 은행이 해외 진출 시 국외 금융지주사를 소유하지 못한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에서 할 수 있는 업무가 금융 업무에 준하는 경우도 포함되지만 지주사 업무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해 좀 더 유연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 지금은 채널의 혁명이 오고 있다. 지점을 찾는 고객이 2000년대 초에 비해 8분의 1로 줄었다.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뱅킹이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은행 대출은 꼭 지점을 통해서 해야 한다. 시대 상황과 좀 안 맞는다. -김 교수 금융이 발전한 나라는 우리와 법 체계가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A가 범법자라고 해서 자동 탈락되는 것이 아니고, 범법성이 없다고 해서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융회사가 참고할 문제라고 명시돼 있다. 우리나라는 무엇을 위반한 자라고 적혀 있다. 법 체계가 이러면 하향 평준화된다. 획일적 잣대를 적용하면 옥석을 가리기가 어려워지고 잠재력 있는 회사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고 사무처장 원칙 중심의 감독을 하겠다. 그러면 감독에서 자율성이 생길 것이다. 당국도 앞으로 유연하게 바꿔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진행 전경하 경제부 차장 정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기고] 송전탑 갈등, 해외 전력사업의 걸림돌/류향렬 한전 해외사업운영처장

    [기고] 송전탑 갈등, 해외 전력사업의 걸림돌/류향렬 한전 해외사업운영처장

    우리는 2011년 9월 15일의 대규모 정전 사건을 잊을 수 없다.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예비력 저하로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전국적인 제한송전 조치까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 정전 사건을 겪은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전력산업에 종사하는 우리는 요즘 또 다른 역사적 사건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로 밀양 송전탑 갈등이다. 북경남~신고리 765kV 송전선로 구간 중 양산시, 기장군, 울주군, 창녕군 등 4개 지역의 109기 철탑공사는 완료됐지만, 밀양시 단장·산외·상동·부북면에 걸친 52기 건설은 주민들의 반대 또는 백지화 요구로 5년째 공사 착수 및 중단이 반복돼 왔다. 해당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전은 그동안 공사를 중단한 채 주민들의 요구를 십분 받아들여 ‘주민·한전 간 대화위원회’, ‘국회공청회’, ‘전문가협의체’를 통해 현실적인 대안도 같이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송전선 지중화와 우회송전 의견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어르신들이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일 수 있음을 생각할 때 한전인들도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 하지만 국가의 안정적 전력 공급의 책무를 지고 있는 공공기관으로서 이러한 국책 사업을 더 이상 지연시킬 수는 없다. 한전은 해당 지역 주민들을 위해 송전선로 인접 지역 이주대책, 태양광 밸리사업, 지역주민 개별보상 등 충분한 보상과 지원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국가전력산업의 핏줄인 송전선 건설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가의 모든 산업이 전력 불통으로 동맥경화에 걸리게 되고, 결국 국가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국책 사업을 흔드는 외부 세력의 개입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며 이제는 지역 주민들과 한전의 진정한 대화를 통한 해결이 이뤄져야 할 때다. 내년에 준공될 신고리 3, 4호기가 전력난을 해소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전은 모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송전선로를 적기에 준공함으로써 내년에 닥칠 전력수급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년 6월까지 송전선 건설이 완료돼야 한다. 더 이상 공기를 늦출 수 없는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 해외 무대에서 발전 분야는 물론 송전·배전 사업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는 한전은 카자흐스탄 송전선로 건설,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가나·말리·베냉 4개국 연계 송전망 경과지 사업과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송전 및 배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렇듯 해외 송배전 수출사업에 기치를 내걸고 있는 한전이 국내 송전탑 건설 갈등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면 해외에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전력사업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결국 국가위상 및 경제발전에 커다란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타협과 합의를 통해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꿈꾸며 상생의 길로 나가야 할 때다.
  • 모델하우스 구름인파 뒤, 바람몰이 작전꾼

    모델하우스 구름인파 뒤, 바람몰이 작전꾼

    지난달 수도권에서 문을 연 A아파트 견본주택(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첫날부터 구름 인파가 몰려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청약 경쟁률은 저조했다. 이 견본주택에는 이른바 ‘바람잡이’로 불리는 위장 손님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까지 일당을 받고 경기 여주시와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바람잡이로 일했던 한 주부는 10일 “현장 상황에 따라 2~3개 업체 인력이 총동원돼 수백명이 나가기도 한다”면서 “보통 손님들은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1~2시간이면 나가는데, 나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 사람들은 영락없는 동원 인력”이라고 털어놨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바람잡이를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인력관리 기업체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부녀회장 등이 분양대행사와 금전적인 거래를 통해 바람잡이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전문 업체에서 동원된 인력이 각 견본주택이나 분양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30~60대 여성 30~40명을 확보하고 있는 이 업체들은 직업소개소나 일일 도우미 소개업체처럼 인력 공급 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증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잡이는 견본주택에 수십~수백명씩 동원돼 실제로 상담을 받는 등 해당 부동산의 분양 경쟁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대놓고 “프리미엄이 많이 붙을 것 같다”, “위치가 좋다”는 등의 이야기를 큰소리로 말해 이를 들은 진짜 고객의 부동산 청약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한 아르바이트 주부는 “보통 오전 11시쯤 견본주택에 들어가 오후 5시나 6시까지 있다가 나온다”고 말했다. 업체는 시행사와 계약한 분양대행사나 분양대행사와 계약한 홍보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1인당 1만원의 수수료를 떼고 바람잡이에게 5만원을 지급한다. 실제로 부동산 전문가나 언론 등은 종종 견본주택에 몰리는 손님의 수를 통해 해당 부동산의 분양 경쟁률을 예상한다. 업체에 소속된 바람잡이 주부들은 견본주택이 개장하기 전에는 분양광고 전단지를 돌리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견본주택 개장일에 손님들이 많이 오도록 홍보하는 일을 한다.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는 보통 분양대행사에 마케팅 업무를 거의 일임하기 때문에 분양 관련 판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이런 식으로 동원된 인원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사전에 책정된 마케팅 예산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이 비용이 분양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올 공무원 민간임용 역대 최저… 개방형 직위 무용지물

    올 공무원 민간임용 역대 최저… 개방형 직위 무용지물

    올해 개방형으로 지정된 공무원 직위 중 민간 전문가를 임용한 비율이 역대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형 직위에 대한 충원율도 가장 낮았다. 공무원의 전문성 및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개방형 직위제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다. 9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개방형 직위 수는 305개로 이 중 82개가 공무원이 아닌 외부 임용으로 충원됐다. 외부 임용률은 26.9%다. 305개 중 135개는 과장 보직으로 공석이 되는 대로 공모에 나선다. 올해 외부임용률은 2000년에 도입된 개방형 직위제가 실질적으로 시작된 2004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2004년 39.6%였던 외부 임용률은 2007년 50%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다. 무조건 개방직으로 채용해야 하는 감사관의 경우 128개 기관 중 단 9.3%(12명)만 외부 임용이었다. 2008년부터 올 6월까지 현직 공무원이 자리를 차지한 개방 직위 775개 중 부처 내 공무원을 임용한 경우가 78.7%(610명)에 달했다. 개방형 직위 중 충원을 달성한 비율도 올 6월 67.2%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305개 개방형 직위 중 205개만 채용이 끝난 상태다. 2005년 말 93.6%를 충원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75.6%까지 떨어졌다. 개방형 직위에 적격자를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재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개방형 직위를 부처가 자율적으로 지정하도록 하면서 중요성이 떨어지는 직위로 치중됐다”면서 “지위가 기간계약직이며 임금 수준이 민간에 못 미쳐 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방형 직위제는 정부 부처의 국장 및 과장 직위 중 20%를 공모로 뽑아 민간 전문가나 다른 부처 공무원에게 부처 내 직위를 개방하기 위해 도입됐다. 2000년부터 시작했지만 기존 공무원들이 점유한 자리가 많아 실질적으로 2004년부터 운영됐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日남나 美가나 이대호 마음은

    오릭스의 주포 이대호(31)가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과의 원정 3경기를 남겼지만 원정길에 오르지 않아 시즌을 접었다. 퍼시픽리그 5위를 확정한 오릭스는 리그 우승을 결정지은 라쿠텐과의 대결이 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아 이대호를 일찍 쉬도록 배려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타율 .303(9위)에 24홈런(6위), 91타점(5위)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또 장타율 7위(.493), 득점권 타율 9위(.323) 등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에 오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방망이의 정교함을 더해 지난해 타율 .286에서 3할대로 올라선 것이 수확이다. 2년 계약이 만료되면서 이대호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오릭스는 창립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이대호를 잡아 두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오릭스가 최대 3년간 10억엔(약 110억원)을 제시할 것이라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메이저리그 구단도 이대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신시내티)의 에이전트사인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가 이대호에게 에이전트 계약을 권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대호 측은 오릭스와 우선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대호는 오는 15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가을 축제 떠나기 전 챙기면 좋은 IT 기기는

    가을 축제 떠나기 전 챙기면 좋은 IT 기기는

    나들이의 계절이 왔다. 늦더위 등으로 올가을은 여느 때보다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채로운 가을 축제의 현장을 즐기고 추억을 담기 위해 여행 전 챙겨두면 편한 정보기술(IT) 제품들을 골라봤다.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는 DSLR 카메라급 화질에 휴대성까지 겸비한 미러리스 카메라가 요즘 대세다. 올림푸스 ‘PEN E-P5’는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8000분의1초 초고속 셔터 스피드(기계식)를 자랑한다. 그만큼 불꽃놀이나 야경, 공연 장면 등 순간을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초점을 맞추는 영역(측거점)이 81개로 늘어나 오토포커스(AF) 포인트가 작아진 ‘슈퍼 스팟 AF’ 기능을 활용하면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도 촬영할 수 있다. 와이파이(Wi-Fi)가 내장돼 있어 휴대전화처럼 쉽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편리하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는 복고풍 디자인도 가을과 잘 어울린다. 초소형 삼각대도 하나쯤은 챙기는 것이 좋다. 모르는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할 필요도, 일행 중 누군가가 사진 속에서 빠져야 하는 불편함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또한 삼각대는 불꽃놀이나 야경, 공연 촬영에도 필수적이다. 여행용 삼각대로 만들어진 맨프로도의 ‘비프리 MKBFRA4-BH’는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접었을 때의 길이가 약 40㎝에 불과해 가지고 다니기 편리하다. 외부에서 많은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배터리는 순식간에 닳기 마련이다. 또 동영상을 찍다 보면 메모리도 금방 차 이미 찍은 사진 중의 일부를 울며 겨자 먹기로 지워야 한다. 소니 WG-C10은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주는 제품이다. 메모리에 담긴 사진과 영상, 문서 등 각종 파일을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백업하는 신개념 리더기다. 2210㎃h 용량의 내장 배터리가 탑재돼 케이블만 연결하면 스마트폰, 디지털 카메라 등의 충전이 가능하다. 이제 떠날 곳을 정해야 할 때.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3.0’ 앱은 대한민국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가을 축제와 여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여행한 사람들의 평가나 주변 여행 정보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여행하는 차가 2대 이상일 땐 팅크웨어가 최근 출시한 ‘아이나비 LTE-A IR For Kakao’도 편리하다. 카카오톡 계정과 연계해 이미 등록된 친구나 친지가 동시에 경로안내를 제공하고, 서로의 위치까지 표시해 주는 ‘그룹주행’ 기능도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발효·가공乳 값 일제히↑ 과자값도 줄줄이 오름세

    우유 가격 인상에 이어 발효유와 가공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은 지난달 말 요구르트 제품 가격을 10%가량 올렸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7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파는 ‘마시는 불가리스’ 4개들이 한 묶음 가격을 4300원에서 4580원으로 6.5% 인상했다. ‘떠먹는 불가리스’ 1팩(4개)은 2600원에서 2800원으로 7.7% 올랐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24일 ‘바이오거트’와 ‘마시는 퓨어’의 가격을 각각 2800원과 4380원으로 올렸다. 제과업계도 가격 인상에 합류했다. 롯데제과는 마가레트(11.1%)와 가나초콜릿(14.3%) 등 9개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커피 음료와 빵, 아이스크림 등의 식품도 조만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현실화/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현실화/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박근혜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에서 화해와 협력의 역내 질서를 정착시키기 위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역내 국가 간 경제적 상호 의존의 증가와 협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갈등과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안 패러독스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신뢰 위기에 직면한 동북아의 딜레마를 풀어나가기 위해 협력과 대화의 습관 및 관행을 축적하여 신뢰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 바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다. 평화협력 구상은 다자안보협력의 경험이 일천한 동북아 지역의 현실을 감안하여 환경, 기후변화, 핵안보 등의 연성안보(soft security) 이슈를 중심으로 한 협력의 습관과 신뢰를 배양하여 점진적으로 경성안보(hard security) 이슈로의 전이와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기존의 구상과 다른 점은 첫째, 힘의 논리가 아닌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질서·규범·습관·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파워나 이익을 중시한 협력보다는 협력에 대한 신뢰의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둘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북한의 건설적인 변화를 일차적인 목표로 삼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로 되어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동북아 구상이 직접적인 북한문제 해결에 집중한 것에 견줘, 동북아 역내의 다자 간 협력을 통해 원거리에서 북한의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셋째, 지금까지의 단선적인 정부 간 협력의 틀을 넘어 다양한 분야와 차원에서 여러 행위자(non-state actors)가 협의와 협력을 모색함으로써 새로운 동북아시대의 복합적인 협력 네트워크와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구상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실천 의지와 능력이다. 우선 대선 공약이라도 대통령이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면 흐지부지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정상과 만날 때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소개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를 보면, 박 대통령의 추진 의지는 충분히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최근에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설명한 것만 보더라도 그 열의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얼마만큼 외교적인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느냐가 남은 과제이다. 그렇다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 제도화(정상회담 정례화 등)를 너무 강조할 경우 관련국들의 경계심을 유발해 오히려 역효과가 우려된다. 노무현 정부는 처음부터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제도화(예를 들면 정상회담)를 적극 추진하였다. 당시 구상은 의욕적이긴 했지만 주요국들의 호응 미흡과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핵안전(방사능 오염 방지), 청정 하늘(blue sky), 인구문제(노령화 대책)와 관련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프로젝트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되어야 한다. 현 단계에서는 쉬운 것, 기능주의적 이슈부터 출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역내 주요국 최고위 정책결정자들의 정치·전략적 결단과 책임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한국이 주창한 구상이지만 한국만의 구상이라는 인상에서 탈피해야 한다. 동북아 지역의 공통된 이슈는 어느 특정한 국가나 일부 국가만의 노력으로 보장될 수 없으며 구성원들이 책임을 공유한다는 책임 공유(responsibility sharing)의 정신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 과거 여러 사례들을 보면 각국이 문제의식은 공유하였지만 책임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패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하토야마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은 일본의 국가전략으로 인식되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비전, 선언 중심의 톱다운 방식인 최고위급 대화와 실무 차원의 투트랙 접근을 통해 각국이 책임을 공유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대하’로 첫발, 최고급 명소 도약

    베트남은 남북 분단과 치열한 이념 대립, 동족상잔의 전쟁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험을 가졌다. 베트남 파병으로 한때는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나라였다. 그런 베트남에 앞서 진출한 기업이 바로 대우였다. 대우는 한·베트남 수교가 이루어지기 1년 반 전인 1991년 7월 하노이에 지사를 설립했다. 대우가 맨 먼저 시작한 사업은 호텔과 비즈니스센터 건립이었다. 개방을 서두르는 베트남 정부가 원하는 사업과도 맞아떨어졌다. 개방화에 따라 수도인 하노이로 몰려드는 사업가나 관광객이 편히 머무를 수 있는 특급호텔과 투자업체 사무실, 주재원이 묵을 아파트가 절실하던 때였다. 그래서 이뤄진 첫 번째 투자 사업이 바로 ‘대하 비즈니스센터’이다. 대하는 대우·하노이를 의미한다. 한 장소에 건설된 대우 하노이 호텔과 오피스 빌딩, 주상복합 아파트는 단번에 하노이의 명소가 됐다. 대우는 이어 전자·자동차산업에 투자하는 등 베트남을 세계경영의 성공 무대로 삼고자 했다. 1996년 문을 연 대우 하노이 호텔은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박근혜 대통령까지 베트남 방문 시 정상들의 숙박장소였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묵는 등 베트남 최고의 호텔로 자리 잡았다. 15층 건물의 오피스 빌딩은 호텔과 붙어 있으며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각종 금융기관과 국영기업이 입주했다. 한국 대사관도 이 건물에 있다. 한때 한국이 베트남 투자 1위 국가 자리를 차지하고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게 해 준 교두보가 바로 대하 비즈니스센터 개발이었고, 이를 계기로 베트남에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노이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경영진 법정관리 가능성 알았다면 ‘사기’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 발행이 2010년 12월 발생한 LIG그룹 총수 일가의 CP 사기 사건처럼 형사법상 처벌을 받으려면 CP 발행 시점부터 따져 봐야 한다. 사기죄는 형법상 목적범이다. 오너 일가가 자기 지분을 빼내오기 위해 CP를 발행했느냐, 즉 사익 편취 여부가 쟁점이다. 또한 이번 동양그룹 사태처럼 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경영진이 알고도 발행했는지도 중요하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LIG는 사전에 법정관리 신청 계획을 세운 뒤 이를 숨긴 채 3437억원의 CP를 발행했다. 법정관리가 신청되면 2006년 제정된 ‘통합도산법’에 따라 채권상환 중지 상태에서 기존 경영자가 경영을 계속할 수 있고, 투자자들만 피해를 본다. 반면 동양은 지난 7월과 9월 총 1569억원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뒤 최장 3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따라서 발행 이전에 법정관리 계획이 드러나야 한다. LIG의 경우 “법정관리 3개월(9월) 전에 기업을 포기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기각됐지만, 결정적인 증거인 분식회계 장부가 드러났다. 구자원 LIG넥스원 부회장 주도로 CP 발행 후 법정관리 준비 사실을 속이기 위해 분식회계를 한 것이다. 두 사건의 피해자들 문제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LIG의 피해자는 일반인을 포함해 800명이었는데, 동양은 일반인 중심으로 4만여명이 넘는다. 즉 이런 사건은 집단소송이 어려워 개별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변호사 비용과 재판 기간 등에서 일반인들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LIG의 경우 변호사 출신의 피해자가 제출한 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위험성을 알 만큼 지적 수준이 높다”는 이유로 기각됐고, 80대 여성 2명이 제기한 소송에서는 “판매 증권사에 30%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났다. 따라서 동양의 경우 피해 배상을 받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실제 지난달 13일 열린 LIG 일가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일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배상명령 신청도 각하되고 말았다. 아울러 LIG의 경우 CP 불완전 판매의 책임이 LIG그룹과 관련 없는 우리투자증권이었지만, 동양은 계열사인 동양증권이라는 점도 문제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인 이대순 변호사는 “동양증권이 계열사로서 고의적 책임이 드러나면 투자자 피해에 100%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다만 불완전 판매만으로는 투자액의 절반도 받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결정에 대해 “지난달 30일 저녁 6시 넘어 현금 5억원을 빌려 부도를 막을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됐다”면서 “이는 투자자들과 중소 협력사들의 연쇄부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양 임직원들의 모든 의사결정은 나의 판단과 지시로 이뤄진 것”이며 “동양증권 직원들도 회사의 금융상품을 온 힘을 다해 파는 소임을 다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설렘·혼돈이 뒤섞인 세기말, 음악 거장 드뷔시·말러의 발자취 따라…

    설렘·혼돈이 뒤섞인 세기말, 음악 거장 드뷔시·말러의 발자취 따라…

    100여년 전 유럽. 20세기로 발을 내딛기 앞서 혼돈과 불안의 시대를 살았던 세기말의 예술가들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현대를 향한 변화의 움직임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던 시절, 유럽 문화의 중심이 된 프랑스 파리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았던 두 음악가를 만난다. 클로드 드뷔시(1862~1918)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이다. 4일 오후 10시 45분 방송되는 EBS ‘서양음악기행’ 5부 ‘드뷔시와 말러-세기말 두 도시 이야기’ 편에서 피아니스트 조재혁 성신여대 교수가 이들의 자취를 따라가 본다. 19세기 말 파리에서는 만국박람회가 열린다. 박람회를 기념해 에펠탑이 세워지는가 하면 세계 각국에서 건너온 신기하고 이국적인 전시품들이 유럽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당시 파리에서 가장 감각적인 피아니스트로 유명했던 드뷔시 역시 박람회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특히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동양의 미술품과 음악이었다. 드뷔시의 명곡 ‘바다’에 영감을 준 그림은 ‘가나가와의 큰 파도’였다. 일반인들에게는 비공개인 이 그림을 유럽에서 가장 큰 아시아 전문 박물관인 기메박물관이 직접 공개한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드뷔시의 귀를 사로잡은 인도네시아의 민속음악 가믈란 수업 현장이다. 같은 시기 빈의 시민들은 암담한 현실의 고민을 잊기 위해 예술에 관심을 쏟아부었다. 그 현장에서 말러는 수많은 명곡들을 작곡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무대 조명과 동선에 대한 규칙까지도 만들었다. 공연 중에는 문을 닫아 관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관행도 말러에서부터 시작됐다. 유대인이라는 출생 때문에 평생 콤플렉스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말러. 가톨릭으로 개종한 뒤 빈 최고 지휘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인생을 되짚어 본다. 100년 전 말러가 살고 있던 아파트에는 지금 누가 살고 있을까. 그가 생전에 살던 집부터 작곡에 몰두할 때마다 찾았다는 깊은 산속의 작은 오두막까지 빈 곳곳에 흩어져 있는 말러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기존의 가치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열망이 들끓던 시대인 19세기 말.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100년 전 그들의 모습을 통해 반추해본다. 동시에 위대한 작곡가들의 음악에 공감하며 위로받는 시간을 가져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 노인복지 낙제점… 소득 지수는 밑바닥

    한국의 노인 복지가 세계 91개국 가운데 67위로 낙제 수준이고, 특히 소득 분야 복지는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엔이 정한 ‘세계 노인의 날’인 1일 유엔인구기금(UNFPA)과 국제 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 등이 세계 91개국의 노인 복지 수준을 수치화해 발표한 ‘글로벌 에이지워치(AgeWatch) 지수 201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만점 지수(100)에 한참 못 미치는 39.9로 67위에 그쳤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65위·41.0)과 우크라이나(66위·40.2)보다 낮고 도미니카공화국(68위·39.3)과 가나(69위·39.2)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지수는 각국의 노인 복지 수준을 ▲소득 ▲건강 ▲고용·교육 ▲사회적 자립·자유 등 네 가지로 나눠 평가해 산출했다. 헬프에이지 측은 “전 세계 노인들의 삶의 질과 복지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기대수명 등 건강 분야 지수에서 74.5(8위)를 받아 상위권에 속했다. 그러나 연금과 노년 빈곤율 등을 반영한 소득 분야 지수는 8.7로 90위에 머물러 아프가니스탄(91위·2.1)과 함께 꼴찌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의 고용·교육 분야 지수는 19위(56.3), 사회적 자립·자유 분야는 35위(68.3)였다. 한국의 노인 복지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에서도 최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의 뛰어난 경제 성장 수준을 고려할 때 노인 복지 지수가 OECD 국가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최하위권인 점은 놀랍다”며 “이는 국민연금이 비교적 늦게 도입되는 등 노인층 빈곤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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