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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에 없던 작품 선보여 한국 미술 도약 계기로”

    “전에 없던 작품 선보여 한국 미술 도약 계기로”

    “현대미술은 다양한 협업으로 이뤄져요. 그간 미술 바깥의 영역과 활발히 교감해 온 문경원·전준호 두 작가를 한국관 참여 작가로 모시고 영역을 확장하려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나 일반인 모두 사전 지식 없이 작품의 뜻을 곧바로 알아챌 수 있는 그런 작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숙경(45) 신임 ‘2015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는 3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첫 전시 설명회에서 “지금까지 없던 신작을 선보여 한국관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한국 미술이 난해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첨예한 이슈를 다루면서도 쉽고 창의성 있는 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커미셔너는 현재 영국 테이트 미술관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센터 책임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부터 테이트 리버풀의 전시 큐레이터로 일하며 백남준, 더그 에이트킨 등의 대규모 전시를 기획했다. 그는 “무엇보다 주제를 잡는 게 어렵고 중요하다”며 “올여름까지 작가들에게 충분히 시간을 준 뒤 어떤 매체를 활용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은 내년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부고]

    ●권영길(전 민주노동당 대표)씨 모친상 혜원(동덕여대 경영학부 교수)호근(전 한국화학 무역부)성근(뉴시스 기자)씨 조모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02)3410-6915 ●정청래(국회의원)씨 장모상 28일 전남 강진 산림조합추모관, 발인 30일 오전 7시 30분 (061)433-2300 ●이원표(롯데칠성음료 이사)씨 모친상 우재경(스카이벤처코리아 대표)씨 장모상 27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30일 오전 5시 30분 (031)787-1510 ●이창순(예비역 공군 대령)씨 별세 해종(노네임스몰 대표)씨 부친상 유재홍(채널A 상임고문)김청묵(전 연세대 음악대학장)씨 장인상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30분 (02)2227-7566 ●김재식(전 KB국민은행 부행장)씨 별세 성수(한양대 교수)씨 부친상 한진수(현대선물 감사)씨 장인상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2227-7500 ●김우진(가나안교회 목사)철진(한국조폐공사 상임이사)양진(삼성벤처투자 자문역)성진(이넥스자원 대표)씨 모친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9 ●정윤수(명지대 사회과학대학장)씨 부친상 27일 부산 온종합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 (051)607-0291
  •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전면 공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오는 7월부터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를 전면 공개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 출신 고위 공무원들이 한국해운조합 이사장직을 38년 동안 독차지하는 등 낙하산 인사의 전관예우에 묶인 부실 감독이 세월호 참사를 낳았다는 비판 때문이다. 안전행정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고위 공직자가 퇴직 후 관례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 감독하는 협회나 조합의 주요 직위로 취업하는 관행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우선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고위 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를 매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사이트(www.gpec.go.kr)에 공개한다. 공개 내용은 퇴직 당시 소속 기관과 직급, 취업 예정 업체의 직위, 취업 허가 여부 등이다. 국가나 지자체의 사무를 위탁받아 공직 유관 단체로 지정된 협회에 공무원이 재취업할 때도 취업 심사를 받는다. 올해 공직자윤리법은 3960개 사기업을 취업 제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들 업체에 퇴직 공무원이 재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의 취업 심사를 받아야 했으나 국가나 지자체장이 임원을 임명하는 협회는 취업 심사 대상에서 빠졌다. 정부는 예외 조항을 없애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하는 협회 숫자를 기존 200여개에서 31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공기업 탐방] 출범 5년… 대표적인 승소 사건은

    [공기업 탐방] 출범 5년… 대표적인 승소 사건은

    정부 법무공단은 민·형사 등 모든 소송을 수행하는 민간로펌과 달리 국가소송이나 행정소송, 헌법소송 등 국가행정업무와 관련한 소송 등을 전담하는 로펌이다. ‘국가 로펌’으로 불리며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으로부터 소송과 법률자문을 위임받아 수행한다. 2008년 출범한 법무공단은 송사에 허덕이는 정부, 지자체를 구원하는 소방수 역할부터 외자 유치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역할까지 정부의 법무 조력자로서 한몫을 톡톡히 해내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특히 출범한 그해 소송을 대리했던 로스쿨인가처분 취소소송, 친일재산 국가귀속 처분 취소소송 등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출범 5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급변했다. 국가나 지자체를 상대로 한 소송 등 국가송무가 갈수록 대형화, 고액화되면서 공단 측도 전문인력을 늘렸다. 법무공단이 맡고 있는 소송사건 및 자문건수도 급격하게 늘었다. 공단이 출범했을 당시인 2008년 377건에서 지난해 1867건으로 5배 정도 증가했다. 자문사건은 2008년 633건에서 지난해 2079건으로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지난 5년간 법무공단은 평균 74%의 승소율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민간로펌 및 변호사의 승소율이 63%인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라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최근 인천시와 신세계와의 민사소송에서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상대로 승소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출범 초기 낮았던 인지도와 달리 지금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공단을 활용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정부부처의 전체 소송예산집행액 중 공단에 소송을 맡겨 지출한 금액은 2008년 18%에서 2012년 54%로 올랐다. 공공기관들의 공단에 대한 신뢰도나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법무공단은 그동안 이뤄졌던 친일재산 환수소송, 약가 인하, 조세 및 공정거래 등 주요 소송을 통해 막대한 예산을 절감했다. 특히 부가가치세를 부당하게 가로채는 이른바 ‘금지금 변칙거래’ 사건 승소로 약 2조원, 약가 인하 사건 승소로 약 1조 7000억원의 국고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세월호 침몰-檢 유병언일가 정조준] ‘바지 사장’ 내세워 계열사 지배 정황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바지 사장’을 내세워 계열사를 지배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유씨는 정치인이나 정치권에 인맥이 넓은 이들을 영입해 계열사 대표로 앉히는 등 계열사 대표들을 정·관계 로비 창구로 활용하거나 횡령·탈세 등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소쿠리상사 대표로 알려진 A씨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소쿠리상사에서 대표직을 수행한 적이 없고 재직 당시엔 부장에 불과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회사 내 누군가 그렇게 써서 대표였을 뿐이지 대표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쿠리상사를 그만둔 지 3년 정도 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0년 여러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소쿠리상사 대표(CEO)로 소개된 인물이다. 실제 2010년 6월 한 인터넷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커피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이에 대해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소쿠리상사는 유씨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중 하나로 ㈜세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커피 제조업체다. 유씨가 A씨를 바지 사장으로 내세우고 정치권 로비 창구로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객선 선령(船齡)이 20년에서 30년으로 해운법 시행규칙이 개정된 2009년을 전후해 A씨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중앙위원회 문화관광분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도 유씨가 정·관계 인사를 동원, 사업 인허가나 편의 등을 위해 로비를 벌였을 것으로 보고 측근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유씨가 정·관계 로비를 위해 임직원들을 정치권에 투입하거나 정치권 인사를 계열사 대표로 앉힌 정황은 또 있다. 유씨 일가의 계열사인 B사의 C씨도 그렇다. 전북의 한 자치단체장을 했던 C씨는 2008년 6월부터 B사 대표이사에 올랐다. 목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서울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단독] 유병언, MB정부 시절 정·관계 인사에 로비 정황

    [단독] 유병언, MB정부 시절 정·관계 인사에 로비 정황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유씨 등 측근 계열사 대표들과 이명박 정부 시절 여야 정치인, 관계 인사들의 유착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와 측근들이 2009년 해운법 개정을 기점으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사업 청탁 등의 명목으로 로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유씨와 측근 50여명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선주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유씨와 아들 대균(44)·혁기(42)씨,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 등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특정해 특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아이원아이홀딩스, 다판다, 아해, 세모, 트라이곤코리아, 온지구, 천해지, 클리앙, 소쿠리상사 등 9개 계열사가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이들 계열사의 거래 내역, 회계장부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또 유씨가 이들 9개 계열사의 대표, 이사, 감사 등 50여명을 동원해 횡령, 탈세 등의 불법을 저지르고 정·관계 로비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측근 50여명의 자금 흐름과 역할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해운법 시행 규칙을 개정해 여객선 선령(船齡)을 당초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한 2009년을 기점으로 최근까지 유씨가 여야 정치인과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의 정·관계 인사들에게 사업 인허가나 편의 등을 위해 로비를 했다고 판단, 유씨 일가와 측근들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2009년 해운법 개정이 세월호 수입, 운항의 단초를 제공한 만큼 그 당시나 이후에 여러 채널을 통해 정·관계 인사들을 관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정·관계 로비 등 각종 의혹을 빠짐없이 확인하기 위해 수십 개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해진해운은 2012년 9월에 18년간 운항하고 퇴역한 세월호를 일본에서 수입했다. 검찰은 유씨가 여야 정치권과의 접촉을 위해 정치인이나 정치권에 발이 넓은 인사들을 영입해 계열사 대표 등을 맡긴 정황도 포착해 이들 대표의 회사들도 지난 23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팀에 검사 2명, 수사관 15명 등 17명을 보강해 수사 인력을 38명으로 늘렸다. 검찰은 이날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회계 담당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금전 관계 등 여러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한편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은 전날 한국해운조합 본사와 인천지부에서 압수한 회계 자료 등을 분석하며 해운 비리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이날 해운조합 본사 직원들을 소환 조사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목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인천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 [세월호 침몰]조타수 인터뷰 “객실에 어떻게 가나. 희한한 양반들이네” 신경질 ‘충격’

    [세월호 침몰]조타수 인터뷰 “객실에 어떻게 가나. 희한한 양반들이네” 신경질 ‘충격’

    [세월호 침몰]조타수 인터뷰 “객실에 어떻게 가나. 희한한 양반들이네” 신경질 ‘충격’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승객들을 버려두고 먼저 탈출한 조타수 오모(58)씨의 발언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특집 ‘세월호 침몰 6일간의 기록’에는 사고 직후 세월호 조타수 오모씨가 한 병원에서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가 공개됐다. 오씨는 자신을 보고 몰려든 기자들에게 “선장님이 퇴선 명령을 내려서 10명이 좌현 쪽으로 퇴선했다. 먼저 퇴선한 사람은 못보고 나는 7~8번째로 퇴선한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승객들도 퇴선하라는 명령을 받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퇴선 명령은 1등 항해사가 받아서 방송을 하든가 안내실로 연락을 해서 안내실에서 방송을 하게 돼 있어 그 과정은 모른다”고 했다. 오씨는 “선장이 퇴선 명령을 내리면 (승무원은) 바로 무조건 나가는 거냐”는 질문에 “매뉴얼에 의하면 우선 가서 노약자를 퇴선시키고 아이들을 퇴선시켜야 한다, 명령이 내려졌을 경우…”라면서 “그 다음에 임산부라든가 이런 약한 사람들 먼저 내리고 승객들이 다 퇴선한 것을 확인하고 선장님과 같이 선내를 순찰하고 선원이 내린 뒤 선장님은 제일 나중에 마지막 한 명이라도 있나 없나 확인하고 나중에 내리게 돼 있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그러면 매뉴얼을 안 지킨거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왜 안 지켰냐“는 기자의 질문에 “매뉴얼을) 지킬 상황이 안되지 않나. 객실에 어떻게 가냐. 정말 이 양반들 희한한 양반들이네”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누가 (승객들을) 내보낼거냐. 아무도 대답 못하지 않나. 당당하게 설 테니까 방송 그대로 내보내달라”고도 했다. 오씨는 “사고 당시 배의 기울기가 너무 심해 승객들에게 접근을 못했다”며 “미끄러지기를 수회 반복했고 이러한 과정을 모르는 언론들이 선원들을 승객을 버리고 도망친 사람들로 만들었다”며 자기들 입장만을 강변했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침몰에도 조타수 인터뷰 당당한 모습 보니까 화가 난다”, “조타수 인터뷰 보면 세월호 침몰 상황에 승무원들 생각이 어땠는 지 짐작이 간다”, “세월호 침몰하는데 객실에 어떻게 가느냐고? 조타수 인터뷰 분통 터진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불량 제약회사(벤 골드에이커 지음, 안형식·권민 옮김, 공존 펴냄) 영국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겸 유행병학자인 과학저술가 벤 골드에이커가 다국적 거대 제약회사들이 어떻게 ‘질병장사’를 하고 있는지 그 실상을 폭로한 책. 제약회사가 의사를 비롯한 모든 의료인을 어떤 식으로 기만해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어떤 해를 입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전작 ‘배드 사이언스’를 통해 웰빙 명목으로 불티나게 팔린 항우울제나 다이어트 약들의 맹점을 파헤쳐 주목을 받았던 저자는 이번에 거대 제약사들의 의약 연구자료 은폐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저자는 책에서 불편한 진실들을 거리낌 없이 폭로한다. 연매출이 600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제약업계는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신약 임상시험 결과는 조작되기 일쑤고 연구비를 건지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신약에 맞는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규제당국은 규제는커녕 쉬쉬하며 거수기 노릇을 하느라 바쁘다. 권위 있어 보이는 학술지들은 사실상 제약회사의 광고지나 다름없다. 명백한 사기이자 부정행위가 만연한 현실은 의약시스템 전체를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해결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519쪽. 2만 2000원. 낭비사회를 넘어서(세르주 라트슈 지음, 정기헌 옮김, 민음사 펴냄) 올이 풀리지 않는 나일론 스타킹, 2500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전구는 왜 사라졌을까. 10년을 거뜬하게 쓰는 냉장고 값에 맞먹는 스마트폰의 수명이 고작 2~3년인 이유는 뭔가.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세르주 라트슈는 이를 ‘계획적 진부화’라고 단정한다. 기업이 내구 소비재의 대체 수요를 부추길 목적으로 제품을 계획적으로 진부화시키는 것이다. 성장 위주의 경제 패러다임에 반대하는 저자는 광고, 신용카드와 함께 자본주의 소비사회를 특징짓는 현상으로 상품의 정해진 수명이야말로 성장사회를 이끌어가는 절대적 무기라고 분석한다. 광고는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신용카드는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계획적 진부화는 소비자의 필요를 갱신한다. 우리는 광고와 신용카드를 거부할 수는 있지만 제품의 기술적 결함 앞에서는 대부분 속수무책이 된다. 책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하면서도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계획적 진부화라는 개념을 통해 상품들에 포위된 우리의 일상이 식민화되고, 공간과 시간이 변형 왜곡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며 급기야 인간성마저 진부한 것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추적한다. 144쪽. 1만 2000원. 헤겔(찰스 테일러 지음, 정대성 옮김, 그린비 펴냄) 프리즘 총서 12번째 책으로 현존하는 영미권 최고의 정치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찰스 테일러가 집필한 헤겔 연구서다. 난해하고 복잡한 헤겔의 사유세계에 좀더 친근하게 접근하도록 청년기 헤겔의 형성 과정부터 정신현상학, 논리학, 정치철학, 역사철학, 미학, 종교철학, 철학사 등 헤겔 사상 전반을 충실하게 체계적으로 해설했다. 1975년 출간 이래 헤겔연구의 고전으로 인정받는 저작이다. 헤겔은 근대사회의 파편화와 인간의 소외 문제를 동시대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감지한 사상가였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방법을 철학적 쟁점으로 삼았다. 테일러는 헤겔 철학이 당시의 시대적 문제와 열망에 응답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탄생했음을 강조하면서 헤겔이 자신의 철학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려 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 프랑스혁명에 대한 헤겔의 태도, 당대 프로이센 국가에 대한 헤겔의 평가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청년기 급진적이었던 헤겔이 말년에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나 헤겔이 프로이센을 찬양한 국가 철학자라는 비난은 후대의 무지와 오해가 빚은 왜곡임을 밝힌다. 1080쪽. 5만원. 공부 논쟁(김대식·김두식 지음, 창비 펴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인 형과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동생이 한국사회의 공부 풍토에 직격탄을 날렸다. 사고뭉치와 모범생, 이과와 문과, 보수와 진보, 직설과 배려 등 전혀 다른 성향을 보인 형제는 한국 교육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낸다. ‘천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왜곡된 엘리트주의, 해외 유학파와 장원급제 DNA가 장악하는 학계, 아이들에게 공부 경쟁을 강요하는 현상 등을 조목조목 따진다. 대학에 박사 과정 학생들을 두면서도 정작 교수 임용의 문은 유학파 출신에게만 열어 놓는 모순, 출신 고교로 대학이 결정되고 출신 대학으로 직장이 달라지는 세상이라 고작 15살에 인생의 갈림길에 서야하는 아이들의 현실 등 공감 가는 얘기가 수두룩하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냈다”는 형제는 예리하면서 통찰력 있는 지적을 쏟아낸다. 288쪽. 1만 3800원.
  • 연락은 카톡, 전달은 물품보관함… 진화한 대마 거래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은밀하게 대마를 구입하려 한 영어강사, 작곡가, 댄서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SNS로 연락한 뒤 지하철역이나 지하상가 물품보관함을 통해 대마를 거래한 혐의로 댄서 전모(35)씨와 학원 영어강사 원모(21)씨, 유학생 박모(26)씨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소자 중에는 고등학생(19) 1명도 포함됐다. 전씨 등은 지난해 10~11월 대마 판매자(일명 알렉스 김)가 캐나다 현지에서 재배한 대마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나 강남지하철역의 물품보관함을 통해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 부근에서 재배된 대마는 1~10g 단위로 비닐봉지에 넣어 압착하는 방식으로 포장된 뒤, 서류봉투에 담겨 밀봉된 채로 국제특송화물을 통해 국내로 밀수됐다. 대마 판매자가 한국의 지인을 통해 서류봉투를 물품보관함에 보관하면 구매자들은 SNS 메신저로 물품보관함의 위치 및 번호, 비밀번호를 전달받아 대마를 찾아갔다. 이들은 거래 방법이나 금액 등을 카카오톡이나 미국 구글사의 BBM 메신저 등 SNS를 통해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신저를 이용하면 실시간 연락이 가능하고 시스템 특성상 휴대전화나 이메일 등에 비해 데이터 보관주기가 짧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노출될 위험이 적은 점을 악용했다. 또 결제자의 신분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 결제서비스인 페이팔(PayPal)을 이용해 대마 1g당 5만~10만원 안팎으로 거래했다. 그러나 이들의 거래는 검찰이 김포공항에서 밀수입된 대마를 사전에 적발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다만 검찰은 ‘알렉스 김’으로 활동하는 대마 판매자에 대해서는 정확한 신원이나 인적사항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미래부·해수부는 어디로 가나

    각각 정부과천청사와 세종청사에 임시로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의 이전 문제는 6·4 지방선거 이전에 결정 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현재 법에는 부처 이전에 대해 안행부 장관이 고시한다고 돼 있지만 부처 간 의견을 들어 공감대를 형성한 뒤 결정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미래부와 해수부는 현 정부 들어 신설돼 신행정수도 관련법에서 세종시 이전 등에 대해 언급이 없었던 상태다. 지난달에는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안행부도 세종시 이전 대상에 포함하는 ‘신행정수도 후속 대책 관련법’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안행부는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니지만 지방자치와 공무원 인사 관리를 맡은 안행부가 내려오지 않아 세종시 안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세종시 공무원의 불편과 관련해서는 국회와 청와대가 문제다. 안행부가 세종시에 간다고 한들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행부 공무원들은 세종시 이전에 안행부를 끌어들인 의원 입법이 지방선거를 앞둔 ‘표심 끌기용’일 뿐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우리는 지방 근무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라며 세종시 근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일본 간토지방 규모 4.7 지진…해일 위협은 없어 [NHK 방송]

    일본에서 규모 4.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18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날 오전 7시53분쯤 간토 지방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지만 지진해일의 위협이나 피해 보고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지 기상청은 진원지가 간토 이바라키현 남부이며 진원의 깊이는 50km로 규모 4.7 지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날 지진은 이바라키현 지쿠세이시와 도치기현 사노시·군마현 기류시·사이타마현 가조시에서 진도 Ⅳ, 이바라키현 미토시와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군마현 이세사키시·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도쿄도 마치다시에서 진도 Ⅲ의 흔들림이 감지되는 등 간토지방 전역에서 관측됐다. 또 이 방송은 지역 내 운행 중인 철도 등 교통이나 원전에도 이상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로는 절대적 개념인 ‘규모’와 특정장소에서 감지되는 상대적 개념인 ‘진도’가 사용된다. 국제적으로 규모는 소수 1 이상의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하며 진도는 0∼Ⅶ까지 8등급 정수단위의 로마숫자로 표기한다. 이번에 발생한 진도 Ⅲ의 약진은 가옥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며 물그릇 물이 진동하는 정도를, 진도 Ⅳ의 중진은 가옥이 심하게 흔들리고 물그릇 물이 넘쳐 흐르는 정도를 나타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구도시철도 3호선 달리는 전망대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달리는 ‘전망대’가 된다. 대구시는 도시철도 3호선이 지하철인 1, 2호선과 달리 지상 10여m 높이를 달리는 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3호선 주변에 있는 건물 옥상에 ‘하늘정원’을 조성키로 했다. 3호선이 개통되는 연말까지 200여곳을 만들 방침이다. 하늘정원은 경관 개선은 물론, 녹지 확충과 건물의 단열 효과 증대로 냉난방 에너지를 크게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대상은 옥상 녹화가 가능한 면적 50㎡ 이상으로 복지시설, 업무시설, 유치원, 어린이집, 병원 등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민간 건물과 일반 주택이다. 유형은 채소원, 플라워정원, 소담정원(채소원+플라워정원), 잔디정원, 휴(休)정원 등이다. 시가 유형별로 50~80%의 경비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신청인 또는 건물주가 부담한다. 시는 3호선이 지나는 팔거천·범어천 등 도심하천 정비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폐가나 공가가 많은 북구와 서구 지역의 주택을 대상으로 정비사업도 하기로 했다. 시는 주변 경관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면 도시철도 3호선은 명품 전망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팔공산, 앞산 등은 물론 근대역사 골목, 김광석 길 등과 접목시키면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초 모노레일로 건설 중인 도시철도 3호선은 북구 동호동에서 수성구 범물동까지 총연장 23.95㎞, 정거장 30곳, 차량기지 2곳, 특수교량 2곳(금호강·신천) 규모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재원 대책도 없이… 육아휴직 장려 말로만

    재원 대책도 없이… 육아휴직 장려 말로만

    정부가 출산휴가, 육아휴직과 같은 모성보호 급여 확대 정책을 펴지만 고용보험기금 재정 악화에 따른 대비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세금으로 조성되는 일반회계에서의 지원금이 올해 350억원에서 몇 년 안에 수천억원대로 비약적인 증가 추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혜원 한국교원대 교수는 17일 노사정위원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급여의 사회적 분담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산전후 휴가 급여나 육아휴직 급여 등 모성보호급여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고용보험기금의 실업급여 계정 적립금이 크게 줄어 법정적립배율인 1.5~2.0배도 채우지 못하는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모성보호급여는 2002년 257억원에서 지난해 6569억원으로 25배 규모가 됐다. 이 기간 동안 육아휴직 이용자수가 3763명에서 6만 9618명으로 늘어난 데다 2010년까지 월 20만~50만원 정액제로 운영되던 육아휴직급여가 월급의 40%(최대 100만원)까지 정률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모성보호급여가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일반회계 전입금은 15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350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정부가 남성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고, 국회 의원입법안으로 모성보호급여의 최대 40%까지 국고에서 지원하자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면서 “몇 년 안에 수천억원대 재정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재정부담과 함께 형평성 문제가 비화될 수 있다는 게 당국자들의 고민이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산전후 휴가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면 정규직으로 경제적 형편이 상대적으로 나은 위치에 있는 근로자”라면서 “국고를 지원해 고용보험 가입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게 적절한지 논의를 먼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모성보호급여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네 가지 안을 제시한 김 교수도 첫 번째 안인 일반회계 지원액 상향 조정과 관련해 같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 교수는 “기획재정부는 국고가 포함된다면 고용보험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국고 보조를 늘리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제시한 나머지 3개 안은 모성보호급여 부담을 다른 계정에 지우는 방법들이다. 김 교수는 모성보호급여 부담과 관련해 ▲고용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으로 이관하는 방안 ▲고용보험기금 내에 새롭게 모성보호 계정을 신설하는 방안 ▲스웨덴의 ‘부모보험’처럼 새로운 보험기금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어떤 경우에도 기업과 개인의 보험금 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대안들이어서 제도 도입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김 교수는 “그렇다고 재정 문제를 외면한다면 결국 국고 부담만 쌓여가게 될 테니 관련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불필요한 행위 했다고 선수 격하게 꾸짖는 만치니 감독 포착

    불필요한 행위 했다고 선수 격하게 꾸짖는 만치니 감독 포착

    터키 프로축구 리그에서 큰 싸움으로 번질뻔한 벤치클리어링 순간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CNN-터키는 터키 프로축구 컵 경기에서 일어난 몸싸움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터키 프로축구 리그 팀인 갈라타사라이와 부르사스포르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사건은 경기 중 갈라타사라이의 포워드인 부락 일마즈가 그라운드에 누워 시간을 지체하고 있는 상대팀 미드필더인 볼칸 센의 멱살을 잡으며 시작됐다. 일마즈는 그라운드에 누워 있는 센의 멱살을 잡으며 “일어나”라고 소리 쳤고, 이 같은 행동에 화가난 센이 일마즈를 밀치며 두 선수가 경기장에서 불필요한 싸움을 벌였다. 이 광경을 본 부르사스포르의 감독 크리스토프 다움이 두 선수를 잡고 만류했지만 일마즈는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다 . 한편 갈라타사라이 만치니 감독은 자신이 맡고 있는 팀의 선수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데에 몹시 화가나 테크니컬 에어리어서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는 그대로 일마즈를 잡고 밀치며 경기장 끝으로 끌고나와 한바탕 훈계를 했고,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뻔한 순간을 마무리 지었다. 만치니 감독의 그 동안 쌓인 ‘위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였다. 한편 이러한 소동에도 일마즈는 이날 2골을 기록하며, 갈라타사라이는 부르사스포르를 상대로 5대2 큰 점수차로 승리했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 PD goboy@seoul.co.kr
  • 이옥자 前 KDB생명 농구 감독 日여자 프로팀 아이신 사령탑에

    이옥자 前 KDB생명 농구 감독 日여자 프로팀 아이신 사령탑에

    국내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여성 사령탑에 올랐던 이옥자(62) 전 KDB생명 감독이 9년 만에 일본여자프로농구(WJBL) 감독으로 복귀한다. 2001년부터 3년 동안 WJBL 후지쓰, 2004년부터 2년 동안 샹송화장품을 이끌고 태릉선수촌 지도위원을 거쳐 2012년 4월 KDB생명 지휘봉을 잡았던 이 감독은 2013~14시즌 9승 24패로 12개 팀 가운데 9위에 머문 아이신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한국과 일본 성인농구에서 모두 여성 감독 1호로 기록된 이 전 감독은 현역 시절 숭의여고와 상업은행에서 선수로 뛰었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1970년대 한국 여자농구의 스타다. 2005년까지 샹송화장품의 기술고문으로 함께 팀을 지휘했던 남편 정주현(79)씨도 아이신의 기술고문을 맡아 사실상 부부가 함께 팀을 이끈다. 2012~13시즌 KDB생명에서 13승 22패의 성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던 이 전 감독은 “현장을 오래 떠나 있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뒤 “이번에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에블린이 보강되는 등 팀 전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일본에서 지도자로서 반드시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하프타임] 축구대표팀 가나와 평가전 추진

    대한축구협회는 13일 “브라질월드컵에 대비한 마지막 평가전으로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에서 6월 10일(한국시간) 가나와의 친선경기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가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8위로 56위인 한국보다 18계단 위. 이번 월드컵에서는 G조에 편성돼 한국 대표팀과 16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 무려 60m! ‘진격의 거인’ 빌딩 벽에 출현

    무려 60m! ‘진격의 거인’ 빌딩 벽에 출현

    ‘실물 크기의 거인이 거리에 나타났다?’ 일본에서 누적 발행부수 3600만 부를 넘어선 인기 만화인 ‘진격의 거인(進撃の巨人)’ 신간 발간을 기념해 빌딩 벽에 초대형 거인의 영상을 투영하는 행사가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 일본 가나가와현 JR 가와사키역 인근의 고층 빌딩인 라조나 가와사키플라자. 오후 7시 정각이 되자 거인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이 빌딩 벽면을 스크린으로 삼아 애니메이션 영상이 상영되기 시작했다. 영상에는 빌딩이 위치한 가와사키역을 무대로 작품 속 대항세력인 ‘조사병단’이 등장, 거인들과 박진감 넘치는 공중전을 벌였다. 행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영상을 바라보며 탄성을 터뜨렸다. 영상 말미에는 길이 60m급 초대형 거인이 빌딩 벽을 부수고 모습을 드러내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영상이 끝나자 빌딩 주변에 모여든 수천 명의 시민들은 갈채를 보냈다. 이 영상은 컴퓨터그래픽(CG) 영상을 프로젝터(영사기)를 이용해 건물 등 입체물에 비추는 ‘프로젝션 매핑’ 기법을 이용해 제작됐다. 프로젝션 매핑은 일반적인 프로젝터와 달리 컴퓨터로 입체물의 크기와 형상에 맞춰 실감나는 3차원(3D) 영상을 연출할 수 있는 기법이다. 2012년 도쿄역 마루노우치 역사 복원 완공을 기념하는 행사에 사용되기도 했다. ‘진격의 거인’ 실물 영상은 만화책 단행본 13권의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출판사인 고단샤가 일본 통신사인 KDDI와 함께 기획, 제작했다. 이날 첫 영상 공개를 시작으로 11, 12일 오후 7시부터 30분 간격으로 3회(오후 7시, 7시30분, 8시)씩 상영된다. 만화 원작자인 이사야마 하지메는 “실물 크기의 거인을 눈으로 볼 수 있는 행사여서 무척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사진=일본 가와사키시 고층빌딩 표면에 등장한 거인의 모습 이진석 도쿄 통신원 genejslee@gmail.com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8년째 도서관에 ‘출근’하는 박춘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8년째 도서관에 ‘출근’하는 박춘씨

    도서관과 주식, 세계관. 세 단어는 서로 어울리지 않고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박춘(62·서울 강동구 둔촌동)씨에겐 그의 후반부 인생을 지배하는 키워드이자 서로 일맥상통한다. “세상을 살다 힘들고 어려울 땐 도서관으로 가라.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3년간 책을 읽어라. 그러면 지금과 다른 세상이 보이고 다른 삶을 찾을 수 있다.” 서울 송파구 동남로 263 송파도서관에서 8년째 책을 보고 있는 박씨는 두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는 2006년 가을부터 지하철을 타고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계속하고 있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주는 건 도서관’이라는 그의 지론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회사나 학교를 다니며 바쁠 때는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 미처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찾게 된다. 그는 “도서관에 오면 그동안 흘려 넘겼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면서 “책을 읽으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되면 뭔가 정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그는 또 “한 시대의 천재와 수재들이 온 힘을 쏟아부어 평생을 통해 터득한 지식과 지혜를 단 몇 시간 또는 며칠의 독서를 통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우리는 보통 행운아가 아니다”라고 했다. 봉제공장, 부동산중개업 등 자영업을 하며 살아오던 그는 2003년 가을 병원에 입원했다. 진단을 해보니 몸이 굳는 강직성 척추염이었다. 일명 ‘대나무병’으로 불렸다. 8개월 동안 병원을 다니며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다. 의사가 1시간 이상 움직이라고 해 동네 운동장을 돌며 몸을 추슬렀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60만원을 줘 주식을 했다. 집안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자는 생각이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6개월 지나니 20만원이 남아 아들에게 돌려줬다. 2006년 11월부터 송파도서관에 나오기 시작했다. 아파트를 팔아 상가를 구입했으나 시행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빈털터리가 됐다. 아픈 몸으로 일을 할 수도 없었다. 아내가 근근이 생계를 꾸려갔지만 고교와 대학에 다니는 두 아들을 뒷바라지하기엔 힘에 부쳤다. 인생의 나락에 빠져든 느낌이었다. 우연히 신문에서 강태공에 대해 쓴 칼럼을 읽었다. 낚시를 하며 때를 기다리던 강태공이 70대에 위수에서 주 문왕을 만나고, 80대에 목야에서 은나라를 쳐부수고 재상이 돼 제나라 시조가 됐다는 내용이다.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강태공은 여든에 세상을 움직였는데 예순도 되지 않은 내가 움츠려 들어서야 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나이를 잊어 먹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건강을 되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도서관을 찾았다. 제대로 공부해서 주식도 해보기로 했다. 경제학, 회계학 등 경제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밑바닥을 다졌다. 워런 버핏과 벤자민 그레이엄의 주식 분석에 대한 책도 읽었다. 3년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아내가 준 100만원으로 다시 주식을 했다. 다행히 경제에 대한 기반을 다진 때문인지 손실을 보지 않았다. 그의 주식에 대한 기본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고평가가 되면 매매한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과 같은 주식투자 달인들의 투자법이다. 또 하나는 재물의 값이 떨어지면 이제 오를 일만 남았고 반대로 값이 올라가면 내려간다는 것이다.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 나오는 내용이다. 주식의 가치는 경제학과 회계학을 공부하면 알 수 있다. 소액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나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는 펀드사 등에 비해 자본력이 뒤지고 정보에 어둡다. 개미들이 큰 손을 당해낼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은 개미들처럼 주식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없다. 주식 매매의 기동성은 소액투자자들이 훨씬 뛰어나다. 그렇다면 주식이 쌀 때 사서 갖고 있다 값이 오르면 팔면 된다. 그는 이 원칙을 고수해 두 번째 주식투자에서는 실패를 하지 않았다. 수익률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주식은 두렵고 알면 알수록 겁이 난다고 했다. 주식을 하기에는 경제적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문명의 시원, 자본주의 태동 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로마, 중국, 영국·프랑스·독일, 일본 등 강국의 역사에 대해 공부했다. 자본주의를 태동시킨 중세 유럽사와 케인즈학파에 대해서도 책을 읽었다. 왜 근대로 접어들면서 서양이 동양을 점령하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이 일어났을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한 서구 문명이 오늘날 어떻게 지구의 표준적인 가치척도가 됐을까. 궁금증이 커지자 스스로도 종잡을 수 없었다. 마음 가는 대로, 닥치는 대로 책을 봤다. 동·서양 철학, 사상사, 신학, 사회사…. 송파도서관 3층에서 책을 보는 그는 종종 눈이 아프면 2층 어문학실로 가 잡지를 본다. 우연히 수필문학을 읽다 수필가를 공모한다는 공고를 봤다. 디지털에 문외한 이어서 휴대전화도 없는 그는 아들을 시켜 평소 써놓은 글 5편을 워드프로세서로 쳐 보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당선통지서가 날아와 수필가로 등단했다. 그는 수필반 동료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필 장르는 체험의 문학으로, 나의 체험을 객관화하면서 나를 비추어보는 인간탐구의 문학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서 “통찰(성찰)을 통해 인생의 깨달음을 얻는 데서 수필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인간이 살아온 자취와 생각의 틀을 지나치게 되면 글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러한 체험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사유의 틀은 독서로 얻은 철학, 역사 등 지식을 통해 더 다듬어지고 심화될 것”이라면서 독서관을 피력했다. 그의 사고의 중심은 경제에 있다. 그는 이 편지에서 “문명은 소유권 보장과 사유권의 확대, 확장을 통해 진보해왔다”면서 “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세상을 이해하기 쉬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철학이야기’,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철학의 탄생’ 등 철학도서를 추천한 뒤 우리가 뿌리 내리고 있는 대한민국을 알기 위해서는 ‘헌법이야기’ ‘이승만의 삶과 국가’ ‘한국전쟁’을 일독할 것을 권했다. 또 ‘존 메이너드 케인즈 Ⅰ,Ⅱ’ ‘자유의 길’ ‘국부론’ ‘자본론’ 등의 경제관련 책을 추천했다. 그는 오전 11~12시쯤 도서관으로 와 4~5시간 책을 보고 1시간 남짓 공원을 산책한 뒤 오후 7시쯤 아내 가게로 가 함께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간다. 점심은 도시락을 싸오거나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종종 생각을 글로 옮기기도 한다. 서세동점에 대해 글을 쓰려다 보니 우선 우리나라 역사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있다. 1년 반이나 됐다. 세종, 세조, 선조, 인조실록을 떼고 요즘에는 광해군조를 읽고 있다. 그는 올바르게 살아가려면 옳음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하고 그래야지만 옳음을 체화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의 가방끈이 긴 것은 아니다. 전남 보성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다. 그러나 그는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서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눈과 안목을 길렀다. 이제 생을 정리할 나이가 됐다. 그는 경제적 여유가 있든 없든 한 번쯤 사회와 단절돼 도서관에 파묻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작은 목표를 세우면 분별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책을 좋아하면 괜찮겠지만 그러지 않으면 도서관에 오는 것이 고역이지 않겠느냐고 묻자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책과 담을 쌓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책과 인연이 있는 나를 찾을 수도 있다”면서 “도서관은 숨어있는 나를 발견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코 나이 때문에 망설이지 말라”고 덧붙인다. 그는 책을 소화하는 방법은 저자의 지식과 체계를 다시 한번 자신의 사유의 공간을 거쳐 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독서는 지식을 흡수하는 것이지만 산책을 하면 흡수한 지식을 다시 끄집어 내 나의 체계로 재해석하고 재정리하게 돼 독서보다 산책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책을 덮고 목련, 진달래,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오금공원으로 나갔다. stslim@seoul.co.kr
  • 제2롯데월드 사고에 5월 임시개장 물 건너가나…인부 1명 사망

    제2롯데월드 사고에 5월 임시개장 물 건너가나…인부 1명 사망

    ‘제2롯데월드 사고’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서 또 다시 안전사고가 발생해 인부가 숨졌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송파구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혼자 배관작업을 하던 황모(38)씨가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배관 설비 작업 중 이음매 부분이 압력으로 인해 폭발하면서 황씨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상 123층으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건물이 될 제2롯데월드는 그 동안 거푸집 추락, 화재 등으로 인해 안전성 논란을 불렀다. 지난 2월 16일에는 공사장 44층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25분 만에 현지 작업인력과 소방관에 의해 진화됐다. 또 지난해 6월 25일에는 구조물이 붕괴해 근로자 1명이 자동상승거푸집(ACS) 구조물과 함께 21층 바닥으로 떨어져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제2롯데월드 공사 과정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2월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부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는 시공사와 책임감리단이 안전관리를 했지만 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탓에 서울시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안전점검 용역을 실시하는 등 안전관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제2롯데월드는 서울시의 안전관리 점검이 끝날 때까지 개장이 어렵게 됐다. 제2롯데월드는 올해 5월 조기 개장을 추진해왔으나 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는 학회와 단체 등 전문기관과 협의해 컨소시엄 형식으로 공동 안전점검을 하고, 공사완료 때까지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안전관리 점검을 계속 할 계획이다. 제2롯데월드는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으로 지상 555m, 최고 123층 롯데월드타워 1개동과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테인먼트동 등 8~11층 상업용 건물 3개동이 건설되고 있다. 롯데 측은 2016년 메인빌딩 완공에 앞서, 4월에 주변 상업용 건물 3개동을 준공하고 5월에 명품관과 쇼핑몰을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측은 2016년 12월 준공될 롯데월드타워를 제외한 나머지 저층부는 완공되는 대로 서울시에 임시사용 승인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는 신청 접수되면 시가 1주일 내에 승인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간의 삶을 그리는 기록”

    “인간의 삶을 그리는 기록”

    “김영삼 대통령의 초상작업을 할 때 청와대를 찾았다가 너무 썰렁해 아쉬웠어요. 우편엽서 15장 크기의 역대 대통령 초상만 기계적으로 걸려 있었죠.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방북하는 대형 초상화로 묘사했다면 외국 정상에게 분단이란 우리 역사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을 테지요. 기록사진과 달리 그림은 온기를 품고 있잖습니까.” 극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진 서양화가 이원희(58) 계명대 교수가 각계 인물을 그린 초상화를 모아 전시회를 연다. 오는 1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이원희의 초상 더 클래식’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에는 유화 50여점과 크로키 20여점 등 모두 80여점이 내걸린다. “초상화의 범주를 넘어선 초상화야말로 제 목표예요. 우리 초상화 시장은 너무 침체돼 있어요. 초상화의 전통을 가진 나라인데도 말이죠. 외국 유명 미술관의 그림은 70% 이상이 초상입니다. 인간 내면과 삶을 그리는 기록이죠. 우리나라에선 초상화를 영정 취급해 수요가 많지 않고, 그래서 역량 있는 작가도 드물죠.” 전시에선 건축가 승효상 소장을 비롯해 배우 김용건·하정우 부자, 여배우 고두심, 남재현 한국크리버 회장, 정우현 미스터피자그룹 회장 등의 얼굴이 등장한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부부와 두산 벨라 주한 슬로바키아 대사의 얼굴도 찾아볼 수 있다. “특유의 미소가 살아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초상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 세 차례 만나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그렸다. 2009년 당시 모습이라 너무 젊게 그렸다는 오해를 받곤 한다. 한때 전원풍경에 천착했던 작가가 갑자기 초상화로 관심을 돌린 이유가 궁금했다. “대학원 시절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가 단원 김홍도의 ‘서작수 초상’을 보고 전율을 느꼈어요. 정신세계까지 담아낸 초상에 매료돼 남몰래 초상을 시도했는데, 벌써 25년이나 됐네요.” 그렇게 입소문을 탄 그의 초상화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를 망라했다. 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 등 공공기관의 수장도 꾸준히 그려 왔다. 전시장 옆 작업실을 찾아 “왜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작업실 벽에 내걸린 소년·소녀·할머니 등 다양한 군상을 가리켰다. “각기 사연이 담긴 초상들도 전시에 일부 내걸린다”고 했다. 그의 초상 작업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살아 있는 사람은 반드시 대면하고 그리되, 외모 이면의 성격까지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상을 미화하거나 근사하게 표현하기보다 개성을 살리는 데 힘을 쏟는다. 작가는 “너무 못생기고 늙게 그렸다고 퇴짜 맞은 적도 많다”며 “초상을 그리려면 눈을 감고도 사물의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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