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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도 안 마주친 첫 인사… 강경화 “시간 갖자” 고노 “징용 시정을”

    눈도 안 마주친 첫 인사… 강경화 “시간 갖자” 고노 “징용 시정을”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 대상국 명단) 제외를 결정하기 하루 전인 1일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양국 간 파국을 예고하듯 시종 긴장감과 냉랭함 속에서 진행됐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이날 회담이 열린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일 회담이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 같은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회담 직전 ‘회담이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지금은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은 오전 8시 44분쯤 회담장에 먼저 입장했고, 고노 외상이 곧이어 뒤따라 들어와 강 장관과 악수를 했으나 두 장관 모두 옅은 미소조차 띠지 않은 채 굳은 표정을 지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마주 본 두 장관은 배석자들이 자리를 잡고 정돈하는 동안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언론에 공개된 초반 10분간 두 장관은 가벼운 환담도 나누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애초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인철 대변인, 김정한 아태국장 등 6명이, 일본 측에서 가나스기 겐지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6명이 배석했다. 하지만 한국 측의 요청으로 회담 시작 10분 후 두 장관과 김정한 국장, 가나스기 국장, 통역 두 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퇴장한 채 회담이 진행됐다. 한국 측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앞두고 막판 심도 있는 협의를 위해 배석자를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담은 예정된 45분을 넘겨 오전 9시 39분까지 55분가량 진행됐다. 회담이 끝나고 고노 외상은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빠져나왔고, 강 장관도 심각한 표정을 보여 아무런 성과가 없었음을 드러냈다. 회담에서 한국 측은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절차를 중단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일본 측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라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표면적으로는 대(對)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이 아닌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통제 미비로 인한 안보상의 이유라고 설명해 왔으나, 결국 일본이 한일 갈등을 촉발시킨 동기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있었음이 명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연계된 상황에서 강 장관은 회담에서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일본 측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절차 강행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의 제안은 미국 정부가 한일 양국에 분쟁을 당분간 중단하는 ‘외교적 분쟁 중지 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는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와 일맥상통한다. 일본의 사실상 거부 의사는 미국 정부의 중재마저 뿌리치는 ‘마이 웨이’ 를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에 2일 오후로 예정된 미일,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성과를 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일 태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 “양국이 지난 몇 주간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미국이 ‘중재’라는 단어는 쓰진 않지만 원만하게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라며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노력에도 일본이 좀처럼 자기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현재로선 한일 갈등을 해결하거나 임시 봉합할 의지가 전혀 없기에 한국도 일본과 대화·협의를 계속할 여지가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날 회담에서 한국 측은 일본 측에 경제산업성 등 관계기관이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란 점을 전달했다. 조 차관도 외통위에서 “경제산업성 채널은 가동되지 않고 있지만, (지금은) 외교부 채널은 가동되고 있다”면서 “그 채널을 통해 2일까지 최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그 이후에는 수습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끝내 일본이 보복 조치를 유지·확대한다면 한국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거부 등을 맞불 카드로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이 한국의 분쟁 중지 요청도, 미국의 중재도 거부하는 상황에서 한일은 물론 한미일 안보 협력 균열의 책임은 일본이 질 수밖에 없기에 한국이 GSOMIA 연장을 거부하더라도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이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취할 때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웠던 만큼 일본이 안보 협력의 핵심인 GSOMIA 연장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강 장관도 이날 회담에서 일본 측에 이 같은 모순을 지적하며 연장 거부 검토를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충분히 명분에 입각해 의견을 전달했고,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상대편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측에 사태 악화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콕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일 양자회담서 입장차만 확인…GSOMIA 중단 시사

    한일 양자회담서 입장차만 확인…GSOMIA 중단 시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 한국 제외 조치’와 관련해 양자회담을 했으나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일 외교 장관의 만남은 지난달 4일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처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오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직후 “(한일) 양측간 간극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강 장관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보류·중단해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경우 관계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자회담에서 일본 측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이 오는 2일 각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경우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 중 하나가 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다. 이에 대한 논의도 이날 회담에서 다뤄졌다. 강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것이었는데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GSOMIA 중단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양자회담은 이날 오전 8시 45분(현지시간)부터 55분간 진행됐다. 이번 회담은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통역만 배석한 채로 진행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강경화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철회 요구에 일본 확답 없었다”

    강경화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철회 요구에 일본 확답 없었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대상국 명단)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일 외교장관이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일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이 끝난 후 취재진에게 “만일 그런 조치(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실제로 한다면 한일 양국 관계에 미칠 엄중한 파장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했다”면서도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관련해서 아무런 확답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오는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부 관계자도 이날 취재진에게 “강경화 장관이 일본의 기존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보류·중단해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면서도 “일본 측 반응에는 큰 변화가 있지 않았다. 양측 간 간극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회담은 이날 오전 8시 55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 55분)부터 45분간 진행됐다. 회담에는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통역만 배석했다. 강 장관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하면 “한일 안보협력의 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고노 외무상에게)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추가 보복조치에 따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여부에 대해 강 장관은 “내일 일본 각의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 미국이 한일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당사국 간 협정 체결을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미국 중재 이전에 우리 쪽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나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하고 (어떤 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면서 “통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 간에는 결국 협의를 통해서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트럼프 노예제 비판, 펠로시 가나行, 미국 노예제 400주년 맞아

    트럼프 노예제 비판, 펠로시 가나行, 미국 노예제 400주년 맞아

    올해는 미국 노예제도 400주년이다. 첫 아프리카 이주민이 미국에 노예로 상륙한 날을 기념하는 것인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가나에까지 여행 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예제도를 비판하는 등 새삼스럽게 노예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1619년 20명의 아프리카인들을 태운 배 한 척이 미국 버지니아주 영토인 영국인 정착지에 도착했다. 원래 이들 아프리카인들은 포르투갈의 노예선에 실려 있었는데 멕시코 앞바다에서 영국인 해적들이 나포한 것이었다. 포르투갈 배에 탄 아프리카인들은 350명 가량으로 현재 앙골라에서 끌려온 이들이었다. 이들 대다수는 항해 도중에 질병 등으로 끔찍한 죽음을 당했다. 영국인 해적들은 끌고 온 아프리카인들을 버지니아 식민지 주민들 앞에서 판매했다. 팔린 이들에게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역사 논쟁의 한 대목이지만 공식적으로 노예제도가 자리잡은 것은 한참 뒤 아프리카인들이 훨씬 불어났을 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1619년 첫 노예로 상륙한 이들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강조돼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당시에 이미 영국령 버뮤다 식민지들의 담배 플랜테이션(농장)들에서 아프리카 흑인들이 노예로 부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16세기 영국과 스페인 탐사대가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를 누볐을 때도 이미 아프리카 흑인들을 데리고 다녔다. 포르투갈 무역업자들은 15세기부터 식민지에서 노예들을 부리고 있었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도 미국 의회는 노예제 400주년을 특별히 기념하기 위해 위원회까지 만들었다.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의회의 고참 흑인 의원들이 대거 가나를 찾는다. 가나도 올해를 귀환의 해로 선포하고 아프리카 후손들이 자국을 찾거나 정착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30일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을 찾았는데 최초의 주 의회 설립과 서구 대의민주주의 탄생 4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던 중 버지니아에 첫 아프리카 노예가 상륙한 지도 400년이 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 첫 이주민과 함께 노예도 미국으로 건너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생명을 야만적으로 교환하는 시작이었다”고 언급하고 “우리는 노예제도의 참상과 노예 생활의 괴로움 속에 고통받은 모든 신성한 영혼을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흑인 운동 지도자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발언을 인용하는가 하면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이 미국 역사에 기여한 바를 나열했다. 또 남북전쟁 끝에 1865년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다시 한 세기 동안 흑인 인권운동이 전개된 끝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노골적인 인종차별 정책이 종식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연설 도중 이브라힘 사미라 민주당 버지니아주 의원이 ‘네 부패한 나라로 돌아가라, 증오를 추방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연단 앞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버지니아 주의회는 1619년 7월 30일 제임스타운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미국 주의회 역사의 시초로 여겨진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조선 수상물류의 허브… 낮보다 화려했던 마포의 밤을 걷다

    조선 수상물류의 허브… 낮보다 화려했던 마포의 밤을 걷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4회 서울의 대중가요2(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 편이 지난 27일 마포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열렸다.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시행 첫회인 이날부터 5주 동안은 불볕더위를 피해 오후 6시부터 진행된다. 장맛비가 예보된 주말 야간투어여서 결석사태를 각오했지만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40여명의 서울미래유산 피서객들은 마포역 4번 출구에 어김없이 집결했다. 준비한 우산이나 비옷을 꺼낼 필요조차 없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명품 설렁탕집 마포옥을 거쳐 용산역전에서 이전해 온 바싹 불고기집 역전회관 앞에서 투어를 마무리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배가 고플 무렵이었다. 박정아 해설자는 한여름 밤의 신나는 ‘마포피서’를 선사했다.마포의 지역 정체성을 나타내는 ‘마포삼주’라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 상업과 유흥의 중심지인 마포에 ‘객주’, ‘당주’, ‘색주’ 등 세 가지가 많고 유명하다고 해서 생겼다. 18세기 광나루에서 양화진까지 한강의 서울구간이었던 경강의 20여개 포구와 나루 중에서 마포에는 쌀, 생선, 젓갈, 소금 등 7개의 시전(관영시장)이 자리잡을 정도로 흥청거렸다. 한강 물줄기를 타고 올라온 팔도의 물화가 일단 마포에 집결한 뒤 다시 각지로 유통됐기 때문이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경강은 해협을 통하는 이익을 좌우하며, 우리나라 선운의 이익을 도맡는 곳으로서, 이익을 노려 부자가 되는 자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적었다. 당시 마포는 전국 수상물류의 허브라 할 만하다. 객주란 물건을 싣고 올라온 지방상인(선상)에게 숙박과 음식을 제공하면서 상품의 매매를 중개하는 ‘경강여객주인’의 줄임말이다. 상품보관, 위탁판매는 물론 담보대출까지 주선한 뒤 10~20%의 수수료를 받는 신흥 부자였다. 뱃길의 안녕과 부자 되기를 기원하는 부군당(당집)이 수십 곳이었고 술과 도박, 기생들의 유흥을 제공하는 술집 또한 700곳에 이를 정도로 넘쳐났다. 최고 부자 객주에게 무속신앙을 모시는 당주와 술 마시는 색주가 깃드는 것은 자연스런 이치였다.마포는 객주가 발현한 공간이다. 첫 객주의 첫 영업장소가 마포 삼개나루였다. 마포는 경강상인들의 무대였고, 흔히 ‘강상대고’라고 일컬어진 마포상인들이 경강의 주역이다. 강상에 이어 송상(개성상인), 만상(의주상인)이 출현했다. 하필이면 마포에 ‘자본주의의 맹아’ 객주가 깃들였을까. 이는 마포에 어물과 쌀이 왜 몰렸는지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마포는 서해안과 한강 상류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인 데다 수심이 깊었다. 여울이 없고 강물의 흐름이 일정해 큰 배(경강대선)를 대기에 용이했다. 전국의 어물과 삼남지방의 미곡, 한강 상류의 나무를 실은 배가 마포에 총집결했다. 보통 쌀 1000석을 싣는 세곡선(조운선)이 서강나루와 용산나루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2000석 이상을 실은 경강대선은 ‘안전한’ 마포에 정박했다. 이런 지형적 이점에다 본래 소금과 새우젓을 팔던 마포의 생업이 결합했다. 마포 염해전 소금창고(염리동)와 새우젓갈을 담을 항아리를 만드는 독막(용강동)이 어물시장을 형성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서울사람의 입맛을 사로잡고 제사상의 필수품으로 떠오른 조기와 명태 등 어물이 마포에 쏠리자 미곡과 나무도 따라왔다. 고동환 카이스트 교수의 ‘서울의 문화유산탐방기’ 등에 따르면 19세기 초 경강에 모여든 상선은 한 해에 1만 척이 넘었다. 사람을 싣는 나룻배를 합치면 경강에는 한 해에 수만 척의 크고 작은 배들이 떠다녔다고 볼 수 있다.경강지역에는 유교 원리보다 경제 원리가 먼저였다. 유교적 신분이 아니라 경제적 능력이 통했다. 부를 축적한 객주는 한양 권세가나 관청과의 암거래를 통해 부와 권력을 누렸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온 지방유민들은 현대판 부두노동자처럼 하역작업을 하고 받은 품삯으로 살았다. 19세기 초 실학자 위백규는 “경강 뱃사람들은 모두 권세가의 서찰로써 바닷가 고을의 관장(사또)에게 강압적으로 요구하여 세곡미를 경쟁적으로 싣는다”고 폭로했다. 나라는 경강 주민을 별종 취급했다. 성안 주민을 ‘경인’, 지방민을 ‘향인’이라고 부르는 대신 경강변에 사는 주민은 ‘강민’, ‘강자’, ‘강인’이라고 별도 호칭했다. 재산 다툼 소송이 빈번하고 살인강도 사건이 빈발했다. 조정에서는 지방에 파견하는 어사와 달리 경강지방에 ‘강상어사’라는 특별어사를 파견했다. ‘경강 3강’은 한강진, 용산, 서강이고 ‘경강 5강’은 여기에 마포와 양화진(망원정), ‘경강 8강’은 두모포와 서빙고, 뚝섬을 더한 지역이다. 경강변에는 15세기 한양 전체 인구의 5.5%가 살았는데 18세기에 접어들면서 40%가 살게 됐다. 지방출신 사공, 어부, 지게꾼, 짐꾼, 마부, 좌판장사꾼이 대부분이었다. 상품의 유통을 장악한 객주 중 일부는 상품의 출하시기와 가격을 조정, 시세차익을 얻는 큰 도매상(도고)의 위치에 올랐다. 최고의 조선기술과 항해술을 지닌 전문가를 부리는 이들은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춘 부상대고로 성장했다. 1833년(순조33) 마포 동막(용강동)의 객주 김재순은 쌀값을 올리려고 다른 여객주인과 도성 안 쌀가게 상인들에게 쌀 판매를 금지시켰다. 쌀을 구입하지 못하게 된 빈민층이 들고일어나 도성 쌀가게 15곳을 불태우는 ‘한양 쌀 폭동’의 빌미를 제공했다. 매점매석을 통한 객주의 슈퍼파워를 과시한 미증유의 대사건이었다. 객주를 중심으로 지방상인과 운수업자, 선박건조업자, 운반 및 하역계층이 분화됐다. 18세기 대동법과 마포에서 싹튼 객주업으로 말미암아 조용한 중세 봉건왕도였던 한양이 역동적인 상업도시로 탈바꿈했다.풍광 좋은 마포에는 유명 정자가 즐비했다. 돈이 모이고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유흥업소가 성행했다. 1728년(영조4) ‘승정원일기’에는 “한양의 술집은 종루(종로)와 이현(배오개), 칠패(서소문), 경강 등지에 모여 있다”고 지목하면서 경강 술집에 밀린 도성 안 술집들이 폐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고했다. 1786년에 발간된 ‘정조병오소회등록’에도 “강가 근처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술을 많이 담그면 거의 수백 석이었고, 3강의 술집들은 600~700곳에 이르니 전체를 합치면 1년에 소비하는 양이 거의 수만 석에 이른다”는 보고가 나온다. 실제 포도청에서 마포지역에서 팔리는 가양주(지역 전통주)인 삼해주의 제조 실태를 단속한 결과 한 집에서 술독 50개가 나오는 등 마포지역 주민들이 누룩 제조와 판매를 독점하고 있었다. “서울의 쌀은 모두 술을 만드는 데 들어가고, 저자의 어육은 죄다 술집에 들어가니…”라는 대목도 ‘순조실록’에 등장한다. 한 해 10만 석 이상의 쌀이 술 빚는 데 쓰이고 소고기를 안주로 먹어치우는 바람에 농사지을 소가 부족하다며 금주령 발동을 요청하는 상소가 빗발쳤다. 마포 색주가들은 배가 들어올 때마다 창기(기생)와 술을 싣고 마중을 나가서 장사꾼과 배꾼을 끌어들였다. 뱃사람들은 상품 흥정이 이뤄져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객주의 집이나 색주가에서 투전도박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게 일상이었다. 조선일보 2004년 7월 4일자 ‘이규태 코너’에는 “얼굴길이보다 높은 트레머리를 하고 치맛깃 거둬들여 속곳 가랑이를 노출시킨 채 등롱 들고 호객하는 삼개 색주는 ‘한양 8대 야경’ 가운데 일경으로 시의 소재가 됐다”고 소개했다. 색주가의 삼해주는 마포의 사라진 전설이 됐지만 돼지갈비와 주물럭, 갈매기살집이 마포의 새로운 전설이 되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5차 한강 밤마실(동호에서 반포까지) ■일시 및 집결장소:8월 3일(토) 오후 6시 압구정역 6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日, 백색국가 배제 정당성 입증해야 WTO서 안보 조치로 인정”

    “日, 백색국가 배제 정당성 입증해야 WTO서 안보 조치로 인정”

    日에 양자협의요청서 제출로 제소 발효 “자료 수정 어려워 충분한 준비 후 착수를” 상소위원 7명 중 4명 결원… 2명 올 만료 3~4년 걸려 결론… 승소해도 강제력 없어 “제소와 별도로 사태 해결 노력 뒤따라야”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법령 개정안을 통과시킬 각의(2일)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 정부 역시 일본을 상대로 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는 각의 직후 WTO 제소 시점 등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WTO 제소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는 만큼, 사태 해결을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제소에 필요한 자료를 축적하는 등 제소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단 이달 초부터 시작된 불화수소 등 3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WTO의 판단에 맡긴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양자협의 등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국제통상법상 분쟁 해결에 방점을 두고 대응한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불화수소 등 수출 규제에 따른 피해 사례 등을 수집하고 있다”면서 “제소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은 이미 공식화한 만큼, 일본과의 협상 등을 감안해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타이밍에 제소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WTO 제소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먼저 양자협의 요청서를 제시해야 한다. 요청서 자체가 제소장 역할을 하게 된다. 양국은 양자협의에 착수하지만 일본 측이 협의에 불성실하게 임하면 우리는 WTO에 재판부에 해당하는 패널 설치 요청서를 낸다. 이후 WTO 사무국이 개입해 재판관 3인을 선출하고 1심 절차를 진행한다. 1심 결과에 양국이 불복하면 상소기구로 사건이 올라간다. 상소심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3~4년이 걸린다. 최근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금지 관련 일본과의 소송은 3년 가까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엔 사안의 복잡성 등을 감안할 때 시일이 더 소요될 가능성도 높다. 이천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통상실 부연구위원은 “제소는 한번 시작하면 자료 등의 수정이 어려운 만큼, 충분한 준비를 마친 뒤에 시작하는 게 소송 전략 면에서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소 결과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WTO가 안보 예외를 적용하는 데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점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WTO 분쟁해결 패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물자수송 금지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을 통과해야 중대한 안보이익을 위한 조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일본 역시 자국의 수출 규제의 정당성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는 뜻이고, 이는 ‘경제 보복’이라는 우리 측의 입장이 먹혀 들어갈 여지가 더 커진다는 뜻이다. 이천기 부연구위원은 “일본의 조치가 사실상 한국만 특정해 수출의 병목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최대한 입증하는 게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이 WTO 체제에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WTO 패널의 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건을 맡게 될 상소기구의 상소위원은 전체 7명 중 4명이 결원 상태다. 미국이 충원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지금까지 ‘안보상 이유’로 각종 무역보복 조치를 발동한 당사자다. 여기에 위원 3명 중 2명도 올해 연말에 임기가 끝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우리가 승소해도 WTO 결정은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이 이를 따르지 않아도 방법이 없다”면서 “제소와 별도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캐리비안 베이 가면 에버랜드가 공짜

    캐리비안 베이 가면 에버랜드가 공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와 테마파크 ‘에버랜드´를 하루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1+1 특별 이벤트’를 한다. 다음달 25일까지 캐리비안 베이 이용권을 정상가격으로 사거나 제휴카드로 할인받은 방문객은 오후 1시부터 에버랜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에버랜드 무료 이용은 캐리비안 베이 이용 당일만 가능하고, 정상가나 제휴카드로 이용권을 사지 않은 방문객들도 이용권 종류에 따라 오후 5시부터 에버랜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캐리비안 베이에서는 다음달 15일까지 푸드 축제인 ‘메가 바비큐&비어 페스티벌´(Mega BBQ&Beer Festival)´이 열린다. 야외 레스토랑 산후앙과 하버마스터에서 폭립, 씨푸드, 치킨 등 바비큐 메뉴 6종과 함께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바비큐 메뉴를 5만원 이상 결제하면 뉴욕 스킨케어 브랜드 파머시의 시그니처 클렌저 ‘그린클린´ 체험 키트를 1800명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수영대회 선수촌 외국인 선수 입출입 관리규정 없어 혼선

    광주의 한 클럽 내부 구조물 붕괴 사고에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참가 선수도 8명이 다치면서 선수단 관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27일 수영선수건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선수단 입·퇴촌 현황만 확인할 뿐 선수나 임원들의 개인 외출 시에는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에 있는 대회 선수촌에는 26일 기준 선수 1693명, 임원 1119명 등 모두 2812명이 머무르고 있다. 대회 기간 선수 2518명, 임원 1621명 등 선수단 4139명이 등록했는데 경기를 끝낸 선수와 임원이 퇴촌하면서 현재 선수촌에 머무는 인원은 줄어든 상태다. 선수단이 선수촌에 입촌하거나 퇴촌할 때에는 반드시 선수촌 프런트 사무실에 이를 신고하게 돼 있다. 선수단이 경기에 참여하거나 예약제로 진행되는 관광·문화 투어에 참여하면 일정 등을 확인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입촌 신고 후 경기 참가나 여행 관광 등 개인 일정을 이유로 선수나 임원이 선수촌 밖으로 나갈 경우 이들의 행방이나 안전 유무까지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대회조직위는 소방서로부터 연락을 받고서야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고 선수들이 부상한 사실을 알았다. 선수촌 담당자는 “선수촌 내에서는 조직위 차원에서 선수들을 관리하지만, 선수들이 선수촌 밖으로 나거거나 들어오는 것은 일반 호텔에 투숙했을 때와 똑같다”며 “국제수영연맹(FINA)의 선수 관리 규정에도 선수의 개인 일정을 통제하는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광주 주클럽 붕괴, 외국인 선수 관리 구멍

    광주의 한 클럽 내부 구조물 붕괴 사고에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참가 선수도 8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나 선수단 관리에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났다. 27일 수영선수건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선수단 입·퇴촌 현황만 확인할 뿐 선수나 임원들의 개인 외출 시에는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에 있는 대회 선수촌에는 26일 기준 선수 1693명, 임원 1119명 등 모두 2812명이 머무르고 있다. 대회 기간 선수 2518명, 임원 1621명 등 선수단 4139명이 등록했는데 경기를 끝낸 선수와 임원이 퇴촌하면서 현재 선수촌에 머무는 인원은 줄어든 상태다. 선수단이 선수촌에 입촌하거나 퇴촌할 때에는 반드시 선수촌 프런트 사무실에 이를 신고하게 돼 있다. 선수단이 경기에 참여하거나 예약제로 진행되는 관광·문화 투어에 참여하면 일정 등을 확인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입촌 신고 후 경기 참가나 여행 관광 등 개인 일정을 이유로 선수나 임원이 선수촌 밖으로 나갈 경우 이들의 행방이나 안전 유무까지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에서 부상 선수 숫자를 즉시 확인하지 못하고 혼선을 빚었다. 조직위는 소방서로부터 연락을 받고서야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고 선수들이 부상한 사실을 알았다. 선수촌 담당자는 “선수촌 내에서는 조직위 차원에서 선수들을 관리하지만, 선수촌 밖에서 이뤄지는 개인 일정까지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용산구 후암동에 서울 첫 지역기업 탄생

    용산구 후암동에 서울 첫 지역기업 탄생

    “후암동 로컬기업은 주민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수익이 생기면 이를 다시 일자리에 투자하며 지역 경제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성장현 용산구청장) 용산구 후암동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동 단위 지역기업이 탄생했다. 후암동 로컬기업은 마을브랜드(BI)를 활용해 지역 특화 상품을 개발·판매하고 마을 해설사를 키운다. 지역 주민들에게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지난 2년간의 준비 끝에 첫발을 떼게 됐다.마을밥상, 마을공방, 마을해설사 세 분야로 업무가 나뉘어져 있는 후암동 로컬기업이 만든 일자리는 26개다. 마을밥상은 도시락, 박스 케이터링, 이벤트 메뉴 등을 개발해 지역 상가나 카페 등에 납품한다. 마을 축제, 행사에 필요한 음식도 만든다. 마을 공방은 재봉틀로 의류, 장바구니 등 후암동만의 특별한 수공업 제품을 제작해 팔기로 했다. 한국홈패션스쿨과 연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홈패션 강좌도 연다. 마을해설사는 지역 내 다양한 문화유산을 엮은 투어 코스를 정해 신청자들과 함께 마을을 둘러본다. 후암동은 조선시대 전생서 터, 일제 강점기 문화주택, 미군부대 주변부 등 다양한 역사자산을 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후암동 로컬기업은 아직 법인격이 없는 단체로, 내년까지 구에서 인건비를 지원받아 수익창출 모델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 내후년에는 자체적으로 사업이 가능한 법인을 설립, 사회적기업 등으로 인증 받아 자립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5일 후암동주민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성장현 구청장은 “서울시에서 최초로 추진되는 동 단위 수익창출형 일자리 사업인 후암동 로컬기업이 경력단절 여성, 청년, 중장년층의 가계 소득을 높이고 마을 소속감, 애향심을 키우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정은 만나고픈 아베 “北미사일, 日안보 영향 안줘…美와 협력”

    김정은 만나고픈 아베 “北미사일, 日안보 영향 안줘…美와 협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 “일본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정상회담에서 만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휴양 차 찾은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마치에서 기자들에게 “앞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의 북한 미사일 발사 때는 “극히 유감”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었다. 이 때문에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탄도미사일인지 분석 중”이라면서 “지난 5월 발사한 것과 같은 종류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고 보도해 아베 총리와 온도차를 드러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연쇄적인 한반도 주변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유일하게 제외됐던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을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사일 발사 후에 아베 총리가 조건 없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원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을 수어번 만났지만 일본 아베 총리와는 단 한 번도 만남을 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 아베 총리를 일부러 제외시킨 게 아니냐는 ‘재팬 패싱’(Japan passing)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현시점에서 부근을 항행하는 항공기나 선박의 피해 보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건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미국, 한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정보 수집과 분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이날 오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각각 통화하는 등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발사한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모두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한다면서 고도 50여㎞로 날아가 동해상으로 낙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쏜 2발 가운데 1발은 690㎞ 이상을 날아간 새로운 형태의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었다며 한미 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장애인·유공자 특별공급 아파트 ‘깜깜이 분양’ 막는다

    견본주택·분양가 꼼꼼히 확인 가능 지하에 도로·철도 있어도 주택 분양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을 위한 특별공급 아파트의 입주자 모집기간이 최소 5일에서 10일로 길어진다. 견본주택과 분양가를 꼼꼼히 확인할 시간을 제공해 ‘깜깜이 분양’을 줄인다는 취지다. 24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25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특별공급 아파트는 각 기관이 추천하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이 일반공급 대상자와 경쟁하지 않고 우선 분양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그러나 사업자는 대부분 법정 최소 기간인 5일 동안만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접수를 받으면서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 분양가나 견본주택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추천 기관도 사실상 모집 공고 이전부터 추천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에 개정안은 최소 10일 이상 공고하도록 바꿨다. 우선공급에서 제외되는 ‘해외 거주’ 기준도 명확해진다. 앞으로 모집일 기준 직전 1년 동안 계속해서 90일이나 총 6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했다면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우선공급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지하에 도로나 철도가 뚫려 구분지상권이 설정돼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택건설에 동의했다면 지상의 주택 분양이 가능해진다. 모집공고문도 쉬워진다. 사업자는 수도권·광역시에서 100가구 이상 공급할 때 일간신문에 공고하는데 내용이 많고 글자 크기가 작아 가독성이 떨어졌다. 앞으로 일간신문 공고는 분양가격이나 주요 일정 등 주요 정보만 담고 글자도 9포인트 이상 크기로 적어야 한다. 전문은 주택청약시스템 ‘아파트투유’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박열 의사 부인 가네코 후미코를 기리며…

    박열 의사 부인 가네코 후미코를 기리며…

    영화 통해 재조명… 작년 건국훈장 서훈박열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박인원)는 23일 경북 문경시 마성면 오천리 박열의사기념관에서 제93주기 가네코 후미코(1903~1926) 추도식을 열었다. 가네코는 식민지 조선의 항일투사 박열 의사의 동지이자 아내다. 행사는 추도사, 헌화, 분향에 이어 한일 간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공동 워크숍, 헌시 낭송, 문경시립합창단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추도식에서는 가네코의 외가가 있던 야마나시 가네코후미코연구회 사토 노부코 회장이 건국훈장 애국장을 박열의사기념관에 기증했다. 한국 정부는 사망 92년 만인 지난해 가네코에게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건국훈장 애국장을 서훈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박열’은 가네코의 업적을 재조명했다. 가네코는 1903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출신으로, 1922년 도쿄에서 박열 의사를 만나 결혼한 뒤 재일조선인 아나키즘(무정부주의) 항일 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일제의 탄압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박열 의사를 도와 일왕 부자를 폭살하고자 폭탄을 반입하다가 체포돼 옥살이하던 중 1926년 7월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24세의 나이에 의문사했다. 그는 남편 박열의 고향인 문경시 문경읍 팔영리에 묻혔으나 2003년 문경 마성면에 박열의사기념공원이 조성되면서 이장됐다. 하지만 6·25전쟁 발발 3일 만에 강제 납북돼 1974년 북한에서 생을 마감한 박열 의사는 평양 애국열사릉에 묻혀 있다. 기념관은 2003년부터 일본의 가네코후미코연구회와 함께 홀수 해 7월 23일에는 국내에서, 짝수 해에는 일본 야마나시에서 추도식을 열고 있다.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희비 엇갈린 ‘포스트 아베’ 주자들… 스가 웃다

    희비 엇갈린 ‘포스트 아베’ 주자들… 스가 웃다

    최장수 관방 스가 지원후보 당선 영광 지난 2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를 통해 이른바 ‘포스트 아베’ 주자들도 희비의 쌍곡선을 탔다. 포스트 아베는 2021년 9월 아베 신조 총리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 누가 그 뒤를 이어 ‘자민당 총재 겸 총리’를 맡을지를 언급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번에 가장 극명하게 명암이 엇갈린 두 사람은 기시다 후미오(62) 자민당 정조회장과 스가 요시히데(71) 관방장관이다. 아베 총리가 후임으로 가장 마음속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시다 정조회장은 자신이 이끌던 파벌 소속 현역의원 4명이 이번에 히로시마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등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시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역대 최장수 관방장관으로서 존재감을 키워 온 스가 장관이 지원한 후보들은 대부분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기시다 정조회장은 특히 파벌의 아성인 히로시마에서 과거 참의원 의원회장까지 지냈던 현역 중진 미조테 겐세이 전 국가공안위원장이 같은 당 신인 가와이 안리에게 고배를 든 것이 큰 상처로 남게 됐다. 가와이 후보를 지원한 인물이 스가 장관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열세에 있던 가와이 후보는 스가 장관의 지원 이후 지지율이 20% 가까이 상승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차기 주자 중 한 명인 이시바 시게루(62) 전 간사장도 이번 선거에서 별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아베 총리와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맞붙었을 때 자신을 지지했던 다케시타파 후보의 지원유세 외에는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많은 후보가 아베 총리의 눈 밖에 나 있는 그와 연결되는 것을 꺼려 유세 지원 요청을 하지 않은 탓이다. 선거를 통한 스가 장관의 존재감 부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지방선거 때도 자민당 내 각 파벌의 영수들이 지원했던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할 때 그가 지원한 후보들은 홋카이도와 가나가와현에서 무난히 지사에 당선됐다. 그동안 늘 “나는 총리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해 온 그가 이번 참의원 선거를 계기로 한층 커진 정치적 무게감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엄마가 일하면 아이 심리가 불안해질까

    [우리둘은1학년]엄마가 일하면 아이 심리가 불안해질까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없고, 사교육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3개월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 한 달 하고도 10일이 지났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 일도, 집안일도, 아이 돌봄도 그럭저럭 괜찮다. 이제 좀 자리가 잡혀가는구나 방심했을 때 일이 터졌다. 모든 것이 착각이었던 건가. 나는 무엇을 놓친 걸까. 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단짝인 같은 반 하윤(가명)이 엄마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휴직했을 때 가깝게 지냈던 터라 반가운 마음에 나간 자리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딸 때문에 하윤이가 어제 펑펑 울었다는 거다. 같이 놀자고 해도 시큰둥해하고 혼자 놀겠다고 하고선 다른 친구랑 놀면서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한다, 딸이. 그뿐이 아니었다. 어느 날은 하윤이가 집에서 갖고 온 캐릭터 메모지를 억지로 뜯어 가져갔고, 하윤이가 그린 그림을 마음대로 지우개로 지웠다고 한다, 내 딸이.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민폐 끼치지 않는 아이, 예의를 잘 지키는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우고자 한 나의 육아관이 뿌리째 흔들렸다. 심란한 마음에 밥술을 뜨는 둥 마는 둥하고 나왔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 했다. 이건 내 잘못이 분명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그러고 보니 아이의 학교생활을 물었던 게 언제였더라. 아이 눈을 보고 대화한 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퇴근해 집에 오면 허겁지겁 저녁 차리기 바빴고, 두 아이 씻기고 재우기 바빴다. 아무 탈 없이 내일을 보내려면 오늘 일찍 자는 게 중요했다. 머릿속은 ‘오늘 저녁은 뭘 차리지’, ‘내일 아침은 뭘 먹이지’, ‘빨래는 더 모았다가 할까’, ‘주전자에 물을 끓여야 하나’, ‘알림장 숙제가 뭐지’ 이런 생각으로 가득했다. 생존을 위해 해치워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아이의 학교생활, 친구 관계가 궁금할 틈이 없었다. 내 관심은 아이가 아니라 집안을 평탄하고 깨끗하게 꾸리는 일에 쏠려 있었다. 그것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야 깨닫는다. 2주 전부터였다. 아이의 신경질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무슨 말을 해도(대개는 OO해라는 명령이었다) 떼 부리기 일쑤였다. “엄마 너무해”, “엄마 마음만 있고 내 마음은 없지?”, “엄마 싫어” 아이 입에선 자주 이런 말이 나왔다. 면전에서 문을 쾅 닫고 들어가서 한참 안 나오기도 했다. 그때마다 ‘애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축농증 때문에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거겠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다. 생각해보니 아이는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엄마 같이 블록놀이 해요”, “놀이터 가요”, “책 읽어주세요.” 관심을 가져달라는 절박한 요청이었다. 그런데 나는 “너희들끼리 놀아”, “너 혼자 나가”,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나지.” 무성의하기 짝이 없는 말만 돌려줬다.그러는 사이 아이의 욕구 불만이 커질 대로 커진 게 아닐까. 게다가 최근 시도한 ‘수면 독립’ 스트레스도 심했던 것 같다. 딸은 유난히 무서움을 탄다. 두 살 아래 남동생은 곧잘 떨어져 자지만, 딸은 자면서도 손발을 더듬어 엄마를 찾는다. 초등학생이 된 기념으로 2층 침대를 사줬건만 우리의 잠자리는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딸과 아들 틈바구니에서 매일 밤 치이다 보면 잠을 잔 건지, 만 건지 알 수 없었다. 단호하게 선언했다. “2층 침대에서 자지 않으면 팔아버리겠다” 협박이었다. 혼자 자기 싫지만 2층 침대는 갖고 싶었던 딸은 매일 밤 울면서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징징거리며 잠꼬대를 하고, 깨어나서 무섭다고 운 적도 많다. 내가 저지른 잘못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딸이 불쌍했다. 너무너무 미안했다. 엄마에게 정신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한 나머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애먼 화풀이를 하는 것 같았다. 다른 엄마들도 이런 상황을 겪을까. 엄마가 일하면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걸까. 학계는 대체로 엄마의 취업 여부가 아이의 성격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본다. 엄마가 직업이 있다고 해서 아동의 양육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다만 엄마가 일을 하면 직장생활의 심리적 압박,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정신적·신체적 피로 때문에 양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직업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강압적이고 지배적인 부모보다 믿고 격려해주는 협조적인 엄마를 바란다고 한다. 전업맘으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더라도 양육태도가 권위적이라면, 협조적인 성향의 워킹맘보다 아이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딸 아이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엄마가 일하기 때문이라는 나의 가설은 틀렸다.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엄마의 직업 유무보다는 엄마와 아이가 얼마나 좋은 애착 관계를 맺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이럴 때 꼭 나오는 말이 있다. 보육은 양보다 질이라고…. 모르는 건 아닌데, 어떻게 놀아줘야 애착이 끈끈해지고 보육의 질이 높아진단 말인가.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에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분 이야기가 궁금했던 건 지난해 3월 ‘정신의학신문’에 실린 칼럼 때문이었다. ‘워킹맘 vs 경단녀, 엄마의 직업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조 교수는 “행복하지 않은 엄마는 행복한 아이를 양육할 수 없다”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녀와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가족의 행복’이 선택의 기준이었단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꼭 듣고 싶었던 다정한 위로의 말이었다. 조 교수는 자신도 “4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고 소개했다. 내가 복직 후 겪는 아이와의 갈등, 아이의 학교생활 고민을 털어놓으니 공감과 위로를 해준다. 진심 울컥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정신과에 가나보다. 그런 뒤 그는 “엄마가 육아휴직을 하고 항상 옆에 있다가 안 보이기 시작하니 채워지지 않는 욕구나 불안감이 있었을 테고 불만족스러움 속에서 정서적 불편감이 행동으로 뻗쳐나온 것 같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조 교수에게 물었다. “보육이 양보다 질이라는 건 알겠다.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조 교수는 바쁜 워킹맘이 아이와 질 높은 시간을 보내는 꿀팁을 전수했다. 아이에게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구나”라는 확신을 줘야 해요. 많이 표현하세요. 표현하지 않으면 엄마가 날 예뻐하는지, 날 사랑하는지 아이들은 모르죠. 한가지 확실한 팁을 드릴게요. 집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은 던져버리세요. TV 틀어주고 엄마는 핸드폰만 보는 집 많죠.(네 저도 그래요.) 그러면 안 돼요. 아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아이에게 즉각적으로 반응해주세요. 그렇게 놀아주면 시간이 짧더라도 아이는 “엄마가 지금 나에게 집중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어요. 아침에 출근할 때, 퇴근할 때 루틴(습관)을 만들면 좋아요. 저는 출근할 때 ‘5단 콤보’로 아이와 인사를 해요. 배꼽인사-사랑해요-장풍 한 번씩 쏘고 쓰러지고…. 즐겁게 헤어져요. 이렇게 기대감을 주면 지금은 헤어져도 다시 만나서 재미있게 놀 거라는 확신이 생겨요. 그 덕에 아이는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이라면 아이와 집중해서 놀아줄 시간을 미리 정하는 것도 좋아요. 20분, 30분 정해놓고 책을 3권 정도 읽어주는 루틴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나눔카·통근버스… 교통난 해소에 기업 참여하는 동작

    서울 동작구가 교통난을 해소하고 청정한 환경을 지키기 위해 기업체를 대상으로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자발적으로 교통량 감축 활동에 참여한 국가나 자치단체, 기업체는 이행 실적에 따라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은 승용차 요일제, 5부제, 2부제나 주차장 유료화 운영, 나눔카 이용, 통근버스 운영, 유연근무제, 자전거 이용 등 12개로 구성돼 있다. 구는 기업체의 프로그램 참여 정도와 이행 여부에 따라 교통유발부담금 경감심의위원회를 거쳐 최대 50%까지 부담금을 덜어 줄 예정이다. 동작구에서는 지난해 40여개의 공공기관과 민간업체가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통유발부담금을 평균 18%가량 적게 내는 혜택을 받았다. 한대희 동작구청 교통행정과장은 “이번 사업을 포함한 생활 속 다양한 실천을 통해 도심의 교통 혼잡과 미세먼지가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많은 기업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고교학점제로 어떻게 대학 가나”… 손 놓은 교육부, 팔 걷은 교육청

    교육부는 수능 확대 등 역주행 움직임 서울교육청, 대입 연계 방안 연구 공모 “고교학점제·대입 반드시 함께 연구를” 2025년 고1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와 대학입시 제도 간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교육계에서 한창이다. 교육부가 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고교학점제의 방향성에 역행하는 사이 시도교육청 등이 대입 제도 개선 방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22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산하 정책연구소인 교육연구정보원을 통해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대입전형 연계 방안’을 주제로 위탁연구를 진행키로 하고 연구자 공모에 나섰다. 고교학점제의 전면 실시에 따른 고교 교육과정의 변화 양상과 이를 반영한 대입 제도의 미래지향적인 개선 방안이 연구의 주요 내용이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제도다. 황폐화된 일반고의 교육 여건을 강화하는 핵심 정책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내신 점수 따기’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려면 내신 상대평가제를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개편하는 것이 필수다. 공통의 과목을 객관식 시험으로 평가하고 상대평가로 줄을 세우는 현행 수능 체제도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서울교육청의 이번 연구는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변화에 대응하는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입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교육계에 환기한다는 의미도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5개월간의 짧은 연구로 원론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준”이라면서도 “교육청이 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학점제를 전면 적용받는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8년도 대입 전형은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다. 개별 학생들의 맞춤형 교육이라는 취지가 내신과 수능의 상대평가제를 중심으로 한 대입 제도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고교학점제 실시와 더불어 수능 절대평가 전환, 고교 체제 개편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2022년도 대입에서 수능 위주 정시 전형의 비율을 확대하고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의 지정 취소는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며 공약을 후퇴시켰다. 서열화된 고교 체제는 고교 성취평가제 도입의 걸림돌이다.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면서 수능을 전면 개편할 ‘골든타임’을 놓쳤고, 당초 2022년 전면 실시할 예정이었던 고교학점제는 3년 뒤로 미뤄졌다. 교육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교육계에서는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대입 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 9일 국회에서 ‘고교학점제, 점검과 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지난 2월 수능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자격고사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3년 전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미림여고의 주석훈 교장은 “고교학점제는 반드시 대입 제도와 맞물려 연구해야 한다”면서 “거대한 변화인 만큼 교육부가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로드맵을 제시해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중 반드시 무역합의 이룰 것…한국, 두 고래 중재할 적임자”

    “미중 반드시 무역합의 이룰 것…한국, 두 고래 중재할 적임자”

    마이클 필스버리(74)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센터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새우가 두 고래(미중)의 싸움을 현명하게 ‘중재’할 수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필스버리 센터장은 “한국은 미국과 군사적·경제적 혈맹이며 중국과 경제적 동반자”라면서 “한국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런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전쟁이 현재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중국이 정당한 교역을 한다면 장기적으로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스버리 센터장은 1949년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의 신중국 건설 이후 공산정권 수립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서방에 당했던 치욕의 역사를 설욕하고 미국을 추월해 패권국의 지위에 오르기 위한 중국의 비밀계획을 담은 ‘백년의 마라톤’을 집필해 전 세계에 알리면서 국제적 이목을 끈 세계적인 중국 전문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권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대중 정책의 강력한 조언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필스버리 센터장에게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향배와 한국 정부의 대응 등에 대해 들어봤다.-2015년 ‘백년의 마라톤’이라는 책을 썼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중국의 ‘야망’을 경고하고자 했다. 중국은 은밀하게 첨단 기술을 도둑질하고 자유경제 질서를 무너뜨리며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오쩌둥부터 덩샤오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백년 마라톤을 통한 중국의 목표는 오직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 패권을 장악하는 것이다.” -어떻게 중국의 100년 마라톤 전략을 알아챘나. “중국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중 간 격차가 줄었고 미국이 주도해 온 국제 질서가 흔들린다고 판단하면서 ‘미국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중국 제조 2025’와 ‘일대일로’ 정책을 내세우며 사실상 패권의 ‘야욕’을 공식화했다. 덩샤오핑의 외교 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너무 일찍 포기한 것이다. 나는 중국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어떤 국가나 기업이나 1등이 되고 싶어 한다. 중국이 1등 국가로 발전하려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어느 나라나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에는 룰이 있다.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이겨야 한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70년 동안 미국의 기술을 훔치고 세계 글로벌 기업의 지적 재산을 대가 없이 빼앗았다. 이는 정당하지 않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불공정한 중국의 행동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전 미 대통령들은 중국을 압박하지 않았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만 유독 중국을 압박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25년 전 자신의 책에서 ‘중국은 앞으로 미국의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며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선 캠페인 시작 후 150여번의 연설에서 5번이나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중국이 미국을 앞서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중국의 나쁜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대통령이 되면서 실천하는 것뿐이다.” -지난 5월 미중이 거의 합의에 이르렀는데 중국이 갑자기 취소했다. 이는 중국 내 강경파의 압력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을 잘 모르고 하는 해석이다. 중국의 합의 번복은 그들이 쓰는 ‘상투적 수법’이다. 중국은 미국을 거짓으로 믿게 하고 재협상을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겨 왔다. 또 중국이 손자병법의 인(忍)·세(勢)·패(覇) 전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 자신이 약할 때는 굽실거리며 때를 기다리고, 남의 힘을 빌려 적을 제압하고, 강자가 약할 때 일격에 제압하는 중국의 기본적인 패권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유는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적인 딜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결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적’으로 만들려고 압박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미중 양국의 교역활동과 중국의 대미 투자 확대, 또 미 기업의 대중 투자를 늘리려는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로 동등한 관계, 공평한 룰을 중국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미중 무역전쟁을 선거에 활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무역협상은 ‘양날의 칼’이다. 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협상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반면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에 나서면서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무역전쟁은 큰 부담이다. 좋은 협상이 돼야만 재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협상 결과가 좋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미중 무역협상의 관전 포인트는. “개인적으로 미국 측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일본과 플라자 합의를 이끈 사람이 바로 라이트하이저 대표다. 당시 그는 USTR 부대표로 참가했다. 따라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일 플라자 합의와 같은 방식으로 중국과 무역협상을 이끌 것이다.” -미중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미국은 영어와 중국어의 해석 차이를 줄이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중국어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국의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반세기 동안 이를 등한시했다. 만약 미중이 합의한다면 영어와 중국어 두 버전의 합의문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언제쯤 합의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미중은 반드시 합의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언제쯤 합의에 이를지는 나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미국은 분명히 중국을 공정한 경쟁자로 만들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정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약간의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기간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중국과 공정한 교역을 할 수 있는 룰이 만들어진다면 글로벌 경제가 훨씬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한국 정부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대응에 관해 조언한다면. “한국은 미중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중국은 미국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상당히 가지고 있다. 한국이 중간자 입장에서 이런 미중 간 오해를 불식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까 봐 우려하고 있는데, 그것이 아니라 ‘새우가 두 고래를 중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그리고 한국은 새우가 아닌 그보다 ‘더 크고 강한 물고기’라는 것을 보여 주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2017년 11월 한국 방문 당시 남북미중 관계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연설에 감명을 받았다. 하지만 중요성만 강조했지 앞으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이라는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 강 장관에게 자세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듣고 싶다.” 글 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마이클 필스버리 센터장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유수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중국전략센터를 이끄는 센터장이다. 1970년대 중반부터 현장을 누벼 온 군사·첩보 전문가이자 중국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중국 권위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내고 중앙정보국(CIA)·국방부 등에서 정책·전략 자문을 하면서 여러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5년 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대장정을 분석한 책인 ‘백년의 마라톤’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 ‘축구장 유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무혐의

    ‘축구장 유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무혐의

    올해 4·3보궐선거를 앞두고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선거 유세를 해 고발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안전사회시민연대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황 대표를 고발한 사건에 대해 지난 18일 각하 처분했다. 각하는 무혐의나 ‘공소권 없음’ 등 불기소 사유가 명백한 경우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황 대표는 지난 3월 30일 K리그 경기가 예정된 경남FC의 홈구장인 창원축구센터에 들어가 한국당 강기윤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경남FC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검찰은 황 대표가 유세를 벌인 창원축구센터가 공직선거법상 연설금지 장소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80조는 연설금지 장소를 규정하고 있는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건물과 시설이 속해 있다. 다만 공원, 운동장, 체육관 등 불특정 다수가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는 예외다. 창원축구센터는 창원시 산하 지방공기업인 창원시설공단이 운영하지만 운동장과 체육관 등 예외에 속한다.  또한 검찰은 황 대표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을 언급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도 각하했다. 황 대표는 당 대표 경선 당시인 2월 21일 KBS 주최 토론회에서 “(태블릿 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느냐”는 김진태 의원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발언이 단순한 의견 표명이고 명예훼손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여행가고 싶었다” 이륙 직전 비행기 날개로 뛰어오른 남성

    “여행가고 싶었다” 이륙 직전 비행기 날개로 뛰어오른 남성

    이륙 직전 여객기 날개에 기어올라 객실로 침입하려 한 남성이 붙잡혔다. 나이지리아 국영 통신 NAN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주 이케자 소재의 무르탈라 무하메드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리버스주 포트하커트로 향하려던 아즈만항공 보잉 373 여객기 날개에 신원미상의 남성이 올라타 이륙이 중단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여객기 조종사는 “이륙 전 관제실 허가를 기다리던 중 누군가 비행기 날개로 기어오르고 있다는 승객과 승무원의 말을 듣고 엔진을 정지시켰다”고 말했다. 남성을 목격한 관제실 역시 이륙 중지를 지시하고 보안실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남성의 갑작스러운 침입 시도에 놀란 승객들은 당장 비행기 문을 열라며 비명을 질렀다. 목격자들은 그가 날개로 뛰어 오른 뒤 가방을 엔진 밑에 넣고 객실로 들어오려 했다고 전했다. 아즈만항공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비행기 주변을 계속 맴돌던 남성이 이륙 직전 여객기에 침입하려 했다"면서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킨 뒤 보안 검사를 다시 진행했으며 이 때문에 이륙이 수 시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올아프리카 등 현지언론은 이 남성이 사건 5일 전 이미 한 차례 공항 경비대에 체포된 바 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연방공항공사(FAAN) 라비우 하미수 야두두 이사는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는 지난 14일 순찰 중이던 공항경비대에게 한 차례 검문을 받았다”면서 “수상한 낌새를 포착한 경비대가 남성을 체포해 신원을 확인한 뒤 절차에 따라 공항 밖 먼 곳까지 내보냈다”고 밝혔다. FAAN 측은 불과 며칠 전 체포됐던 남성이 다시 공항으로 들어와 계류장을 활보하며 여객기까지 접근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4명의 고위급 보안 책임자를 정직시켰다고 전했다. 이 남성이 왜 여객기 날개에 올라타 기내로 침입하려 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아직 없지만, 체포 직후 그가 '가나로 여행을 가려고 그랬다'는 말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프리카 소식을 주로 다루는 올아프리카는 이 남성이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 정신감정을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라고스 공항경찰 대변인 조셉 알리비는 “용의자는 공항경찰사령부 본부로 이송됐으며 지휘부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정확한 정보 확인을 거부했다. 소동이 벌어진 무르탈라 무하메드 국제공항에서는 지난 2017년에도 한 10대 소년이 보잉 747 여객기 바퀴홀더에 몸을 숨기고 12시간을 날아가 영국 런던에 도착한 사건이 있었다. 1만 미터 상공에서 자칫 저산소증이나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기에 당시에도 공항 보안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번에도 공항 보안에 구멍이 뚫리면서 나이지리아에서는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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