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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곽 위를 걷는 산, 남한산과 남한산성의 역사 [두시기행문]

    성곽 위를 걷는 산, 남한산과 남한산성의 역사 [두시기행문]

    경기도 광주시와 성남시, 하남시, 서울 송파구 일부에 걸쳐 있는 남한산은 해발 522m의 높이를 지닌 산이다. 산 자체만 놓고 보면 비교적 완만한 능선을 가진 평범한 산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넓은 분지 형태를 이루고 외곽은 급경사를 형성하고 있어 예로부터 방어에 유리한 지형으로 평가받아 왔다. 남한산의 가장 큰 특징은 산 정상부 일대에 조성된 남한산성이다. 현재의 산성은 조선 인조 2년(1624년)부터 축성돼 1626년에 완공된 산성으로, 총 길이 약 12km의 성곽을 갖춘 대규모 방어시설이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45일간 항전했던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사적 제57호로 지정돼 있다. 남한산과 남한산성은 지형적으로 청량산과 맞닿아 있어 구분이 모호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수어장대가 위치한 청량산(약 497.90m)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지도상 최고봉은 남한산(522m)으로 구분된다. 이처럼 여러 봉우리와 능선이 이어져 있어 다양한 산행 코스를 구성할 수 있다. 산행은 비교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남한산성 내부 도로를 따라 북문과 동장대를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짧은 시간 내에 정상에 도달할 수 있으며,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완만하게 이어져 초보자나 가족 단위 탐방객에게도 적합하다. 반대로 성남, 하남 등 외곽에서 출발해 성곽을 따라 길게 걷는 코스는 비교적 긴 산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정상과 능선에서는 탁 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산 주위가 비교적 낮은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시야가 넓게 열리며, 하남과 성남 일대는 물론 한강과 주변 산줄기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벌봉(약 515m) 일대에서는 성곽과 어우러진 능선 풍경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남한산은 과거 ‘일장산’ 또는 ‘주장산’으로도 불렸다. 산의 사방이 평지로 둘러싸여 낮이 길게 느껴진다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또한 이 일대는 삼국시대 이후 군사적 요충지로 인식돼 왔으며, 조선시대에는 국가 방어 거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산행의 또 다른 특징은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다. 수어장대를 비롯해 동문, 서문, 북문과 암문, 옹성 등 다양한 방어시설이 남아 있어 단순한 산행을 넘어 역사 탐방의 의미를 더한다. 또한 장경사 등 사찰과 행궁터, 전각들이 산성 내부 곳곳에 위치해 있어 문화유산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남한산성 일대는 197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으며, 현재도 많은 탐방객이 찾는 수도권 대표 산행지다. 서울과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비교적 완만한 코스와 역사적 가치가 결합돼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산행 이후에는 산성 내부의 식당가나 주변 지역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다. 인근 하남시와 광주시 일대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휴식 공간이 형성돼 있으며, 한강 방향으로 이동하면 팔당호 일대까지 연계가 가능하다. 남한산은 높이보다 역사와 지형적 특징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산이다. 성곽과 함께 이어지는 산행은 수도권에서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형태의 탐방으로,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된다.
  •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지난해 우리가 겪은 산불은 분명한 경고였다. 2025년 한 해 산불 발생 건수는 459건으로 최근 10년 평균(529건)보다 적었다. 그러나 피해 면적은 10만㏊로 10년 평균 대비 7배를 웃돌았다. 단 6건의 대형 산불이 전체 피해의 99%를 차지하며 대형 산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 ‘얼마나 자주 불이 나는가’가 아니라 ‘단 한 번의 불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가’로 주요 지표가 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불은 더이상 나무만 태우는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건조한 날씨가 길어지고 순간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이 일상화, 대형화하고 있다. 불길이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대형화된 산불은 숲을 태우는 것을 넘어 송전망을 끊고 통신 기지국을 집어삼키며 주거 단지를 초토화했다. 더욱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국가 핵심 기반 시설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산불은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이 됐다. 2025년 산불 발생의 68%는 산림 외부, ‘산림 인접지’에서 시작됐다. 산불이 숲 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 영역에서 발생해 숲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재난의 시작점이 구시대적 ‘관행’에 자리하고 있다. 입산자 실화와 쓰레기 및 논·밭두렁 소각이 여전히 산불의 주된 원인이다. “내 땅에서 내 쓰레기를 태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안일한 고집과 농산 폐기물 소각이라는 악습이 국가적 재난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관용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고의적인 방화뿐 아니라 부주의로 인한 실화도 공동체 안전을 파괴한 대가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에 준하는 책임을 물어 ‘소각 행위는 곧 범죄’라는 인식을 사회에 각인시켜야 할 때다. 행정적 권한의 ‘사각지대’도 해결이 시급하다. 현행 규정에 산림청은 산림 내부만 관리할 수 있어 산불의 ‘입구’가 되는 산림 인접지 주택가나 농경지에 대한 예방 조치에 한계가 있다. 산불이 자주 산림 밖에서 유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산림청의 예방 및 관리 권한을 산림 인접지까지 확대·강화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절실하다. 불이 난 뒤 헬기를 띄우는 대응보다 불이 나지 않도록 인접 지역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예방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화’는 사회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에서 살인·강도·성폭행과 함께 4대 강력 범죄에 포함된다. 산불 위험 시기에 산림 인접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을 다루는 행위를 ‘준방화’ 행위로 규정해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술적 대응 역시 병행돼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산불 감지 시스템과 위성 및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 고도화된 기상 예측 정보의 활용 등은 초기 대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형 산불 시대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 산불 예방은 정부 역할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국민 개개인이 공포에 가까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건조한 봄철 산림 인접지에서의 소각 금지는 불편함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무다. 우리는 지난해 값비싼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산불은 ‘안전과 안보’의 문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백 년의 숲과 이웃이 삶터를 잃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강제와 국민적 절제가 맞물리는 강력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더이상 불타는 산림을 보고 싶지 않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소형 드론 탐지 위한 스텔시한 방법, 옴니센트 스캔 음향센서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소형 드론 탐지 위한 스텔시한 방법, 옴니센트 스캔 음향센서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드론의 위협이 날이 갈수록 첨예화하면서 탐지와 방어를 위한 기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드론 방어의 핵심은 탐지, 추적 및 식별, 그리고 무력화로 이어지는 킬체인이다. 그러나 소형 드론의 경우 점점 작아지면서 기존에 많이 쓰이던 레이더 기반 체계로는 탐지에 어려움이 있고, 특히 인근에 주택가나 전파에 민감한 시설이 있을 경우 사용에 제약이 생긴다. TV 카메라나 열영상을 이용한 광학 감시 카메라도 쓰이지만, 이 역시 날씨와 기상의 제약이 심하다. 게다가 느린 속도로 낮은 고도로 접근하는 소형 드론은 감시 취약 부분이다. 이런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음향 탐지가 떠오르고 있다. 음향을 사용한 드론 탐지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넓은 지역에서 탐지는 분산형 시스템을 이용한다. 분산형 음향 탐지는 우크라이나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넓은 영토를 가진 우크라이나는 낮게 비행하는 러시아의 자폭 드론을 탐지하기 위해 전쟁 초기에 수만 대의 스마트폰을 이용한 탐지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높은 탐지 성공률을 보였다. 이와 비슷한 독일의 옴니센트가 개발한 ‘옴니센트 스캔’이라는 분산형 탐지 시스템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린 제25회 세계 보안 엑스포의 부대 행사를 통해 소개됐다. 옴니센트는 2024년 설립됐지만, 복잡한 환경에서도 음향 분석이 가능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반 ‘대규모 음향 모델(Large Acoustic Model)’을 사용하여 실시간 탐지, 분석 및 위치 파악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옴니센트 스캔은 다수의 초저전력 음향 센서를 분산시켜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 센서는 내부의 배터리로 움직이지만, 수동식 센서이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적어 몇 달까지도 사용이 가능하다. 다수의 센서를 분산시켜 놓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 걸쳐 감시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센서는 최대 거리 1000m, 최대 고도 4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음향을 탐지할 수 있다. 무게가 1kg 정도로 소형인 센서는 인력에 의한 설치 외에도 드론을 이용해 원하는 위치에 배치가 가능하며, 차량에 탑재도 가능하다. 센서 하나가 고장 나도 해당 센서만 교체하면 되므로 유지 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외부에 설치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내구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CE를 포함한 해당 EU 표준을 준수하며, IP67 등급의 방진 및 MIL-STD에 부합하는 견고한 설계를 갖췄다. 부대 행사에서 정태진 평택대학교 국가안보대학원 교수는 “드론 탐지를 위해 레이더와 카메라 등을 사용하지만 완벽하지 않으며, 그 공백을 메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잡한 환경에서 저고도로 침투하는 드론을 탐지하는 데 특화돼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도 대드론 체계 구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존의 방법들을 보완할 새로운 수단이 등장하면서 앞으로 국내외에서 유사한 기술의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코스피, 또 검은 월요일… 증시 올 16번째 사이드카

    코스피, 또 검은 월요일… 증시 올 16번째 사이드카

    중동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코스피가 6% 넘게 하락해 ‘블랙 먼데이’가 재현됐다. 이달 들어 지수가 3% 넘게 급락한 날만 4일로, 올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총 16번 발동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을 제외하고 이례적인 변동성 기록이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5.45 포인트(-6.49%) 내린 5405.75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정세가 악화된 뒤 5000선을 지지선으로 6000선 직전까지 반등하나 싶던 코스피가 다시 5400선으로 내려왔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원대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만 7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오전 9시 18분엔 선물 지수가 5% 넘게 하락해 5분간 프로그램 매매 매도호가가 효력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올 들어 10번(매도 6번·매수 4번)째다. 아직 1분기이지만 연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2008년(45회) 이후 연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최근 국내 증시가 변덕을 부리는 건 중동 전쟁 확전 가능성 탓이다. 최악의 경우 코스피가 다시 5000선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 증시가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물가 부담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희미해지고 있다. 간밤 미국 기술주 약세까지 겹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57%, 7.35% 내린 18만 6300원, 93만 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중동 등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외국인 자금은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성격이 강한 만큼, 유가나 환율 방향이 바뀌어야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외부 충격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기대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55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삼성전자 목표가도 30만원으로 높였다.
  • ‘항공편 취소됐어요’ ‘전쟁 수혜주 속보’… 중동전쟁 악용 피싱 기승

    ‘항공편 취소됐어요’ ‘전쟁 수혜주 속보’… 중동전쟁 악용 피싱 기승

    “고객님의 항공편이 중동 상황으로 인해 취소되었습니다. 재예약 및 환불을 위해 접속 바랍니다.”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노린 이같은 ‘피싱 문자’ 시도가 늘고 있다. 경찰은 23일 전국에 ‘긴급 피싱 주의보’를 발령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중동 사태 이후인 지난 2일부터 1394 신고대응센터에는 항공편 취소·재예약을 가장한 스미싱 문자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범죄자들은 중동 영공이 통제됐다고 속이며 재예약이나 환급을 위해 링크를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링크를 누르면 정교하게 꾸며진 가짜 항공사·여행사 사이트로 연결되고,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순간 개인정보가 그대로 범죄자의 손에 넘어간다. 경찰은 “항공권 변경이나 예약 취소 여부는 반드시 공식 애플리케이션이나 고객센터 대표 번호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관련 투자 사기도 활개를 치고 있다. 유가나 방산 관련 주식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메시지 속 링크를 클릭하면 소셜미디어(SNS) 기반의 가짜 투자방으로 연결되고, 범죄자는 가짜 거래소 가입을 유도해 투자금을 통째로 빼간다. 경찰은 “원금 보장이나 고수익을 내세우며 개인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는 공개 채팅방은 모두 사기”라고 경고했다.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과 개인정보 요구 사례도 늘고 있다. 범죄자는 중동 지역 의사나 군인으로 위장해 접근한 뒤 금전을 요구하거나, 세계정세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개인정보를 빼낸다. 그 밖에도 가짜 기부 사이트, 소상공인 긴급 대출, 유류비 환급금 지원 등을 빙자한 피싱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신효섭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은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 속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어”라며 “피싱 범죄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경찰청 통합대응단(국번 없이 1394)이나 112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 규제받지 않는 유사투자자문, 수천억대 시장서 활개 친다

    규제받지 않는 유사투자자문, 수천억대 시장서 활개 친다

    신고만으로 영업 가능… 업체 급증금감원·경찰, 신고 관리·민원 접수뿐미국·일본은 ‘투자자문업’ 규제 적용콘텐츠 형태 투자 정보도 ‘감독 사각’ 유사투자자문업이 금융 영역을 넘어 통신·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확산하면서 규제 경계에서 발생하는 감독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통신요금에 투자정보 서비스 이용료가 포함돼 청구되는 사례가 나타났지만,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한 현행 제도로는 통신사 부가서비스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투자 조언 서비스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업체 수는 2008년 156개에서 10년 만인 2018년 2032개로 급증했고, 2023년에는 2155개로 정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706개로 감소했지만 이는 2019년 제도 개선으로 유효기간(5년)이 도입되면서 신고가 만료된 업체가 발생한 영향이다. 문제는 투자정보 서비스가 금융권 밖의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 부가서비스와 SNS, 유튜브 등 생활 플랫폼을 통해 투자조언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기존 유사투자자문업 규제 체계 밖에서 유통되는 투자정보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부실 업체 정리를 위해 2019년 직권말소 제도를 도입했지만 불법 영업 사례는 여전히 적발되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매년 100개 안팎의 업체가 직권말소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직권말소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일부 업체가 민원이 제기되면 신속 환불이나 해지로 대응해 문제를 키우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5개 증권사가 제공하는 유사투자자문 서비스 이용자는 약 7만 4000명 수준이다. 연간 수수료 수익은 약 373억원 규모다.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체의 연 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체 시장은 수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감독 제도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평가다. 유사투자자문업은 금융위원회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투자자문업처럼 인가나 등록이 필요한 금융투자업과 달리 진입 장벽이 낮고 투자 판단 책임도 이용자에게 귀속된다. 금융감독원과 경찰 역시 신고 관리와 민원 접수, 사후 조사 중심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제도 구조는 해외와도 차이가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뉴스레터나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투자 의견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투자자문업 규제를 적용받는다. 일본 역시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행위를 ‘투자고문업’으로 분류해 금융당국 등록을 받아야 한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천창민 교수는 “유사투자자문업이라는 제도는 주요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해외에서는 이를 투자자문업 규제 범위 안에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핀플루언서(finfluencer)’처럼 투자 정보를 콘텐츠 형태로 제공하는 영역도 감독 사각지대로 지적된다. 대가를 받고 투자 조언을 하면 유사투자자문 규제를 받지만, 광고나 콘텐츠 형식으로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규제 대상 여부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신사 부가서비스라는 접근성을 악용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주머니를 터는 행위는 명백한 금융소비자 기만”이라며 “금융 당국과 통신 당국으로 쪼개진 감독 체계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유사투자자문업체들의 꼼수 영업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청해부대 호르무즈 가면, 아덴만 연간 1000척 선박 호위 공백

    청해부대 호르무즈 가면, 아덴만 연간 1000척 선박 호위 공백

    아덴만서 이동 3~4일 후면 도착소말리아 앞바다 해적 취약 해역가자 전쟁 이후 피해 다시 증가세대체할 부대 없어 안보 비상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사태를 두고 한국을 포함한 총 7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견을 요청한 가운데 만약 청해부대가 투입될 경우 기존 작전 해역인 아덴만의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측은 16일에도 정부 차원의 공식 파견 요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이에 대해 “한미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충분한 논의를 한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아주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선박 호위 작전 참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부 국가가 참여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경우 인근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수행 중인 청해부대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덴만 해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2000㎞ 떨어진 곳으로, 일반적인 작전 속도로 이동시 약 3~4일 후면 도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할 경우 아덴만 안보에 비상이 걸린다는 우려가 만만찮다. 아덴만은 소말리아 앞바다이자 홍해로 가는 길목으로 여전히 해적 취약 해역으로 꼽힌다. 길목이 좁아 병목 현상에 따라 상선들이 속도를 줄이는 데다 전 세계 해상 물동량 상당수가 이곳을 지나가는 탓이다. 소말리아 해적 피해는 2011년 237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다가 가자지구 전쟁 이후 불안이 커진 틈을 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청해부대는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2018년 가나 해역 피랍선원 구출 작전 등 주요 사건 때마다 우리 선박을 지켜왔다. 지난해 8월 출항해 아덴만 보호 임무를 완수하고 지난달 돌아온 청해부대 46진 최영함은 6개월간 566척을 지원하는 등 연간 국내외 선박 약 1000여 척의 안전 항해를 돕고있다. 이런 가운데 청해부대를 뺄 경우 이를 대체할 부대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 트럼프 1기 때인 지난 2020년 미국의 요청에 따라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된 당시에도 아덴만을 수호하는 별도 대체 선박 투입 없이 진행됐다.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청해부대 파견은 이란의 기뢰 등 공격과 아덴만 해역의 기존 작전이 불가능해지는 상황 등 우리로서는 여러 감수해야 할 위험이 많은 선택지”라고 우려했다. 표면적으로 협조하되 시간을 끄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트럼프 입장에서는 누가 먼저 적극적으로 응하는지를 중요하게 따질 것인 만큼 표면적으로는 협조 의지를 보이되 구체적인 수준은 시간을 끌면서 실리를 취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조금만 옆으로!” 인형뽑기 기계에 햄스터 산 채로 ‘꿈틀’…기막힌 중국 게임장

    “조금만 옆으로!” 인형뽑기 기계에 햄스터 산 채로 ‘꿈틀’…기막힌 중국 게임장

    중국의 한 게임장이 인형뽑기 기계 안에 살아있는 햄스터를 넣어 경품처럼 취급했다가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른바 ‘햄스터 기계’는 철거했지만, 이후 거북이와 물고기를 넣은 게임기를 대체 설치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1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한 쇼핑몰 내 게임장은 최근까지 일반적인 봉제인형 대신 햄스터를 산 채로 인형뽑기 기계 안에 넣어 손님을 끌었다. 온라인에 퍼진 영상에는 햄스터들이 기계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숨어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시끄러운 게임장 소음과 금속 집게의 충격 탓에 햄스터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듯한 장면도 포착되면서 공분이 확산했다. 심지어 이 업소는 지난달 춘제(중국 설) 연휴 기간 문을 닫으면서도 햄스터를 돌볼 인력을 따로 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민이 관련 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선전에는 동물보호법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업소는 햄스터가 든 기계를 조용히 철거했다. 대신 물고기와 거북이를 뜰 수 있는 기계 여러 대를 새로 설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판은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업소 측이 동물 관련 영업허가나 동물 방역 증명서를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난이 쇄도했다. 결국 지난주 업소 측은 살아 있는 동물들을 모두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한 법률 전문가는 “관련 허가 없이 살아 있는 동물을 게임 경품용으로 사용했다면 동물방역법을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현재 소동물, 가축, 반려동물을 학대로부터 폭넓게 보호하는 전국 단위 동물복지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을 두고 “제도 공백이 동물 학대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만 선전시는 그동안 중국 내에서 비교적 동물 보호에 적극적인 도시로 평가받아 왔다. 최근에는 철새 보호를 위해 선전만공원 조명을 낮추고 시민들의 먹이 주기를 제한해 호평받았으며, 2020년에는 중국 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개·고양이 식용 금지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거북이, 뱀, 새 등 이색 반려동물의 인기가 확산하는 현실에 비해 법이 규정하는 ‘반려동물’의 범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선전시 당국은 이번에 문제가 된 업소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살아 있는 동물들은 모두 철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례와 같은 ‘동물 뽑기 기계’는 과거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2000년 초반 우리나라에서는 햄스터는 물론 병아리, 자라, 토끼, 랍스터 등을 산 채로 넣어 뽑아갈 수 있도록 한 동물학대·사행성 게임기가 ‘자판기’ 형태로 운영돼 논란이 된 바 있다.
  • ‘하청 연구소’ 전락한 대학… 상아탑 길은 어디에

    ‘하청 연구소’ 전락한 대학… 상아탑 길은 어디에

    오늘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대학들은 심각한 정체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들이 교육 기능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고 논문 실적과 대형 연구 사업 수주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저명한 역사학자인 저자는 “대학이 외부 요청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단순한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대학이 정부나 기업의 거대 자본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학문의 자유가 위축되고 경제적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는 기초 학문이나 인문학적 탐구는 비생산적인 것으로 낙인찍혀 대학 내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현대 연구중심대학의 탄생과 거대한 중심 이동을 살펴보며 세계의 주도권과 밀접하게 연결된 지식 패권의 향방을 파헤친다. 현대 연구중심대학의 뿌리는 1810년 빌헬름 폰 훔볼트가 설립한 베를린대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대학이 국가나 자본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지적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는 이후 전세계 고등교육의 표준이 됐다. 이 모델은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대학이 국제사회에서 지식 패권을 쥐는 사상적 토대가 됐다. 세계 고등교육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미국 대학들은 현재 심각한 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버드대와 같은 사립대학들은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고 버클리로 대표되는 공립대학들은 주 정부의 재정 지원 감소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칭화대와 난징대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적 수준으로 급부상했다. 저자는 “중국 대학은 당의 강력한 개입과 비자유주의적 환경 속에서도 학문적 탁월성을 향한 개방적 탐구의 가치를 끈질기게 지켜 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외부의 압력과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앎과 배움의 자율성을 확보할 때에만 대학은 비로소 본연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으며 이것이 대학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 뒤틀린 턱과 옆으로 향한 이빨…2억 7500만 년 전 못생긴 동물의 사연 [다이노+]

    뒤틀린 턱과 옆으로 향한 이빨…2억 7500만 년 전 못생긴 동물의 사연 [다이노+]

    ‘못생겨도 맛은 좋아’는 못생긴 물고기로 이름난 아귀를 소개할 때 흔히 나오는 문구다. 사실 아귀는 처음 보면 이걸 어떻게 먹나 싶을 정도로 흉측하게 생겼지만, 잘 요리해서 먹으면 맛있는 물고기로 이런 말이 나올 만하다. 그런데 못생긴 동물은 아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귀 말고도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어 가운데서는 더 못생긴 물고기도 드물지 않다. 이미 멸종한 생물 가운데도 아귀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못생긴 생물들이 존재한다. 12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의 제이슨 파두와 동료들은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건조한 강둑에서 아귀 이상으로 못생긴 고생물 후보에 들어갈 수 있는 신종 화석을 발굴했다. ‘타니카 암니콜라’(Tanyka amnicola)라고 명명된 이 신종 화석은 현지 원주민인 구아라니어에서 유래한 ‘턱’(Tanyka)과 ‘강가에 사는’(amnicola)을 합쳐 명명됐다.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기이하게 뒤틀린 턱과 옆으로 향한 이빨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발견된 화석은 15㎝ 정도 되는 턱뼈와 이빨 화석 전부이지만, 과학자들은 이것만으로도 타니카가 정확히 어디에 속하는 동물인지 알아냈다. 타니카는 현재의 양서류, 포유류, 파충류, 조류의 조상에 해당하는 줄기 사지류(stem tetrapod)에 속한다. 현재 육상 사지동물의 조상이 된 사지동물의 조상은 고생대 데본기에 물에서 육지로 상륙한 발 달린 물고기 같은 생물이었다. 타니카는 이 원시적 사지류 조상의 마지막 생존자로 2억 750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당시 기준으로 타니카가 일종의 살아있는 화석이었다고 보고 있다. 당시는 고생대 마지막 시기인 페름기로 완전히 육지 생활에 적응한 파충류와 포유류의 조상이 육상 생태계를 장악했다. 초기 사지류가 등장한 지 이미 1억 년 가까이 지난 시대였기 때문에 당시 물속에는 초기 사지류가 대부분 사라지고 물고기와 대형 양서류가 민물 생태계를 지배했다. 이렇게 세상이 바뀐 상태에서 줄기 사지류의 마지막 후손인 타니카는 이상하게 생긴 턱과 입으로 식물을 갈아 먹으며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타니카의 턱뼈에는 작은 이빨인 치상돌기가 촘촘히 덮여 있어 마치 치즈 가는 도구처럼 음식을 갈아낼 수 있다. 과학자들은 아직 타니카의 위턱뼈를 찾지 못했지만, 위턱의 이빨과 작은 이빨들이 아래턱의 이빨들과 비슷한 방향으로 배열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래턱의 작은 이빨들이 위턱의 비슷한 이빨들과 마찰을 일으키면 거친 식물도 효과적으로 갈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대부분의 골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타니카는 여전히 미스터리에 둘러싸여 있는 미지의 고생물이다. 발견된 지층의 환경과 아직 물을 벗어나지 못한 초기 사지류라는 점을 고려하면 강가나 습지에 살았던 것이 분명하고 몸길이는 90㎝ 정도로 추정되지만, 더 상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화석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못생겼지만 동료보다 오래 생존한 초기 사지류의 마지막 생존자인 타니카의 비밀을 풀어내기 위해 과학자들은 계속 지층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 한국·가나, 해양 안보 협력 강화한다

    한국·가나, 해양 안보 협력 강화한다

    기니만 한국선박 대상 해적 대응李 “가나, 달콤한 행복” 우호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취임 후 처음 한국에서 맞는 아프리카 정상인 존 마하마 가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해양 안보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해적 활동이 빈번해 한국 선원·선박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가나 연안 기니만에서 범죄·사고 대응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한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가나는 해적 위협이 상존하는 기니만에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그동안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참으로 고마운 나라”라며 양국이 해양 안보와 교역,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한국에 실무방문한 마하마 대통령을 위해 ‘웰컴 선물’로 준비한 ‘가나 초콜릿’을 언급하며 양국 간 우호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공식 수교를 맺기 전인 1975년에 한국에선 가나에서 생산된 코코아를 원료로 하는 초콜릿이 처음 출시됐다”며 “이 초콜릿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국민들에게 ‘가나’라는 이름으로 달콤한 행복을 선사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주한 가나대사로 부임한 한국계 이민 2세 최고조 대사에 대해 “매우 활발히 방송 활동도 하시고 열심히 해주신 덕분에 우리 양국의 거리가 상당히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전했다. 마하마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함께 기니만에서의 해적 활동에 관한 공동 프레임워크를 체결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나는 핵심 광물 분야의 잠재성이 매우 높은 국가”라며 한국과 핵심 광물 탐사를 함께 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가나 초콜릿 선물에는 “저도 가나에서 초콜릿을 조금 가져왔는데 양국의 달콤함을 서로 나누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이밖에 두 정상은 중동 지역을 포함한 지역·국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국제 평화 증진을 위한 연대를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가나 기후변화협력 협정, 기술·디지털·혁신 개발협력 양해각서(MOU), 해양안보협력 MOU 등을 체결했다. 양국은 해양안보협력 MOU를 통해 해적, 무기·마약 밀매 등 해양 국제범죄와 관련된 정보를 교환하고 조난 수색·구조 활동에 협력하기로 했다.
  • 日, 이란 전쟁 끌려가나…“트럼프 지원 요청 가능성” 한국 영향은? [핫이슈]

    日, 이란 전쟁 끌려가나…“트럼프 지원 요청 가능성” 한국 영향은? [핫이슈]

    미국이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에 대한 일본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미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 자위대의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나 기뢰 제거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사히신문도 일본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이란 군사 공격에 대한 지원 요청에 대비해 대응책 검토를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는 자위대 초계기나 공중급유기 파견이라는 선택지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일본이 미국에 대한 더욱 ‘명확한 지지’ 차원에서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고 이란 공격을 지원한다면 일본 내에서는 집단 자위권을 둘러싼 법적 근거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단 자위권은 자국이 공격받지 않더라도 동맹국 등 밀접한 관계의 국가가 공격받으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앞서 2015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안보 관련법을 통과시켜 존립 위기 사태 시 집단 자위권을 허용했다. 아베 당시 총리는 존립 위기 사태의 예로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등을 제시했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 위협에 ‘강한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란 전쟁 지원에 대한 일본 내부 의견은?현재 일본 내에서는 현재 상황이 집단 자위권을 발동할 만한 사안인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약 250일분의 석유 비축량을 가진 일본이 이란 전쟁에 개입할 만한 ‘법적 명분’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하는지를 묻자 “현재 상황이 해당한다고는 판단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존립 위기 사태라고 판단하지 않더라도, 그 전 단계인 ‘중요영향 사태’라고 판단할 경우 미군 함정에 대한 급유나 수송 지원 등 후방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일본 안보법은 무력공격 사태, 존립 위기 사태, 중요영향 사태 등 3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이 중 중요영향 사태란 일본 안보법에 따라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주변 사태를 의미한다. 예컨대 한반도나 대만 해협 등 일본 주변 해역에서 무력 충돌이나 대규모 군사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일본은 ‘중요영향 사태’로 판단하고 후방 지원을 할 수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동맹의 억지력 유지를 위해 미국에 기본적인 보조를 맞추면서도 이란 문제에 깊이 들어가는 것은 피하고 싶은 것이 현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의 발언을 입증하듯 다카이치 총리는 대외적으로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평가를 자제해 왔다. 그는 지난 2일 일본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과 관련해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 법적 평가를 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쟁이 격화된 지난 9일에도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미국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듣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 정부가 미국 동맹 유지와 중동 확전 방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 중동으로 방공 체계 이동”…한국도 직·간접적 영향한국도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익명의 행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미국 국방부는 현재 한국에 배치된 사드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서는 이동 중인 주한미군 전력으로 사드만 언급됐지만, 패트리엇 미사일 등 다른 주요 방공 체계도 중동으로 이미 이동했거나 준비 중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미군 대형 수송기 C-5와 C-17이 최근 오산기지에 이례적으로 기착한 것이 포착되면서 주한미군 전력 차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시간 항공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C-5 수송기 최소 2대가 2월 말에서 지난 2일에 걸쳐 한국을 떠났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11일 “주한미군 전력 일부의 해외 이동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군사력 수준, 국방비 지출 규모, 방위산업 역량, 장병들의 높은 사기 등을 감안하면 대북 억지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국은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기름값이 치솟는 등 직격탄을 맞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가능성’ 발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06.4원으로 전날보다 0.5원 내렸다. 경유 가격도 같은 시각 1930.7원으로 0.9원 하락했다. 경유 가격은 여전히 휘발유 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 유가는 현재 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10일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8달러로 전장보다 11% 급락했다.
  • 태화강 울산교에서 만나는 ‘지구촌의 맛’

    태화강 울산교에서 만나는 ‘지구촌의 맛’

    울산의 상징인 태화강을 발아래 두고 세계 각국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점들이 문을 열었다. 울산시는 10일 울산교에서 전국 최초의 교량 위 미식 공간인 ‘세계음식문화관’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세계음식문화관은 총 4개 동(각 52㎡)의 가설 건축물로 이뤄졌다. 이곳에서는 우즈베키스탄, 멕시코, 태국, 베트남, 일본, 이탈리아 등 총 6개국의 전통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태화강 수변 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은 낮에는 푸른 강물이 주는 해방감을, 밤에는 도심 불빛이 강물에 번지는 화려한 야경을 선사한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곳을 넘어 울산 경치를 가장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기획됐다. 1호관 해울이카페는 중구시니어클럽에서 운영을 맡아 어르신들의 정성이 담긴 커피와 음료를 제공한다. 2호관 우즈베키스탄·멕시코 음식점에서는 울산시와 우호 교류 중인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주 현지 종사자가 직접 요리한다. 멕시코 음식점에서는 강력한 중남미의 맛을 즐길 수 있다. 3호관 태국·베트남 음식점에서는 결혼이민자들이 주방을 맡아 동남아시아 특유의 깊고 진한 풍미를 재현한다. 4호관 일본·이탈리아 음식점에서는 전문가들이 정갈한 일식과 고급스러운 이탈리안 요리를 선보인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세계음식문화관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고향의 맛을 전하는 따뜻한 안식처가 되고, 시민들에게는 일상 속 이색적인 문화 체험의 장이 될 것”이라며 “태화강 일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 신안선의 자단목과 중국 동전

    [씨줄날줄] 신안선의 자단목과 중국 동전

    올해는 ‘신안 보물선’ 발굴 50주년이다. 1975년 전남 신안군 증도면 방축리 앞바다에서 청자 꽃병을 비롯한 중국 도자기 6점이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 올라온 것이 계기가 됐다. 신안선은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1323년 출항해 일본 하카타로 가던 길이었다. 한국 수중고고학의 출발점으로 기록된 신안선 발굴은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이뤄졌다. 신안선은 240t급 목재 범선이다. 1만 2000점 남짓한 송나라와 원나라 시대의 최상급 도자기를 쏟아냈다. 고려청자도 일부 실려 있었다. 이 때문에 발굴 초기 연구는 도자기의 출토지와 유통 경로에 집중됐다. 신안선에 대한 학계의 관심은 곧바로 동아시아 해상 교역망으로 넓어진 데 이어 동아시아 경제사 분야 전체로 확장됐다. 최근에는 무게 28t에 이르는 800만개의 중국 동전과 1017점의 최고급 목재 자단목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 동전은 후한(25~220년)의 ‘오수전’부터 원나라 ‘지대통보’까지 1300년 동안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 망라됐다. 동전의 쓰임새로는 “불상 조성용”이라는 주장에 눈길이 간다. 실제로 신안선의 중국 동전과 일본 가나가와 고토쿠인(高徳院)의 가마쿠라 대불은 금속 성분이 비슷하다고 한다. 당시에는 고려에서도 중국 동전을 수입해 불교 의례용구를 만들었다는 우리 학계 연구 결과도 있다. 자단목 원산지는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다. 불교·힌두교 문화권에서 특히 귀한 재목으로 대접받는다. 명나라 환관 정화가 남해 원정에서 돌아갈 때도 자단목을 실었다고 한다. 신안선의 자단목은 불상 및 불단 제작용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신안선이 동북아시아는 물론 멀리 인도양까지 오간 무역선이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남 목포의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오는 25∼27일 자단목을 관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전자우편으로 신청받는데 하루 10명씩 선착순 30명이라니 경쟁이 치열하다. 9월에는 자단목을 주제로 한 특별 전시도 갖는다니 기회는 더 있다.
  • 송파 브랜드·관광자원 매력, 日 도쿄 중심서 알렸다

    송파 브랜드·관광자원 매력, 日 도쿄 중심서 알렸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6∼7일 일본 도쿄 분쿄구에서 열린 ‘2026 도시 교류 페스타’에 참가해 구의 브랜드와 관광 자원을 알렸다고 8일 밝혔다. 분쿄구는 도쿄 23개 특별구 중 하나로 인구 24만명 규모다. 도쿄돔과 도쿄대가 있어 관광과 교육의 중심으로 꼽힌다. 송파구와 분쿄구는 2024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한성백제문화제’와 도시 교류 페스타에 대표단을 상호 파견하며 교류하고 있다. 도시 교류 페스타는 분쿄구가 국내외 교류 도시를 초청해 각 도시의 문화와 관광 자원을 소개하는 행사다. 올해는 일본의 구마모토시, 가나자와시 등 교류 도시 13곳과 프랑스, 중국 등 해외 교류 도시 5곳이 참가했다. 송파구는 관광 자원을 홍보하는 부스를 설치하고 관광 안내 책자를 배포하는 등 지역의 매력을 알렸다. 특히 구가 탄생한 1988년을 맞히는 ‘스톱워치 이벤트’가 관람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구 캐릭터인 ‘하하’, ‘호호’ 포토존이나 색칠하기 체험 등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송파구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자리였다. 구는 행사 기간 분쿄구 관계자들과 실무 협의도 진행했다. 송파구 인재장학재단의 일본 방문과 올해 가을 구에서 열리는 한성백제문화제에 일본 대표단을 초청하는 방안 등 향후 교류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서강석 구청장은 “자매도시 간 교육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한영민의 우주路] 우주 활용은 수송 능력에 달렸다

    [한영민의 우주路] 우주 활용은 수송 능력에 달렸다

    “인공지능(AI)의 미래는 우주에 있다. 관건은 수송 능력이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주야말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가장 경제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지상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부지 확보, 냉각과 송전망 등에서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초인공지능(AGI) 단계로 갈수록 더욱 폭증하게 될 추론 연산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태양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공간적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구 궤도 인프라가 대안으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수십만기에서 100만기 규모에 이르는 위성 인프라를 상정하며 태양광을 활용한 궤도 데이터센터 구상을 시사해 왔다. 구글 역시 자체 AI 칩 TPU(텐서 처리장치)를 탑재한 위성 구상인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미국의 우주 기업인 액시엄 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을 기반으로 하는 궤도 데이터센터 구축을 모색 중이다. 유럽과 중국의 기업들 역시 유사한 개념을 검토하며 우주 연산의 주도권에 동참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13일 국회에서 우주 AI 데이터센터에 관한 토론회가 열린 바 있다. 다만 아직 현실에서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다수의 위성 발사에 예상되는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모델은 지상에서와 같은 대규모 중앙집중형 데이터센터보다는 위성에서 데이터를 일차적으로 처리해 유효 정보만을 선별한 뒤 지상으로 전송하는 위성 데이터 궤도상 전처리와 에지 컴퓨팅을 통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흐름이 유력시되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경제성이다. 현재 ㎏당 2만 달러에 달하는 발사 단가를 수백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면 대형 모듈의 궤도 배치는 현실성을 얻게 될 것이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구축 이후에도 유지·보수,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므로 반복적 발사 능력이 확보돼야 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향후 국가의 가장 주요한 자산에 속하게 될 우주 데이터센터를 타 국가나 경쟁 기업이 대신 발사해 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우주 연산,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이 우주 수송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당장 대형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에는 국내 발사체 역량에 한계가 있지만, 그냥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가시적 목표인 발사체 반복 발사, 재사용 기술, 저비용화 등의 기술 고도화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해 나간다면 반드시 길은 열릴 것이다. 이를 위해선 중장기적인 전략과 발사체 부품의 다중 모델 병렬 개발 로직, 메커니컬 AI 설계 및 제작 도입 등과 같은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자립적인 대형화, 고도화된 우주 수송 역량 없이는 우리의 우주 데이터센터도 없다. 우주 활용의 시대는 우주 수송 능력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소장
  • 강서, 항공사진으로 무허가 건축물 찾아 현장조사

    강서, 항공사진으로 무허가 건축물 찾아 현장조사

    서울 강서구는 허가받지 않고 신축·증축·개축이 의심되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위반 사항을 개선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조사는 화재나 붕괴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가꾸기 위해 추진됐다. 서울시 공간정보과에서 제공한 항공사진 판독 결과를 바탕으로 변동이 확인된 건축물을 조사한다. 조사 기간은 6월 22일까지다. 조사 대상은 일반지역과 개발제한구역을 포함한 총 1만 600곳이다. 구는 건축물대장 도면과 실제 현황을 대조해 위반 여부나 소유자, 면적, 구조, 용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베란다나 옥상 무단 증축, 천막 영업공간 불법 설치, 가설건축물 장기 방치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불법 건축행위를 집중 점검한다. 건축법상 허가나 신고 없이 이뤄진 모든 건축행위는 위반건축물이다. 현장 조사는 공무원 7명으로 구성된 조사반이 실시한다. 항공사진 판독만으로 판단이 어려운 경우 실사 조사를 통해 위법 사항을 적발한다는 방침이다. 조사 결과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2회에 걸친 시정명령으로 자진 시정과 철거를 유도한다. 미이행 시 관련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건축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정기적 건축물 관리 절차”라며 “주민 여러분의 적극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농지 전수조사 환영한다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농지 전수조사 환영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찬성하지는 않는다.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하고, 최근 공공부지에 새로 짓기로 한 대규모 주택의 몇몇 입지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어쨌든 대통령의 많은 정책들은 내가 찬성하든 반대하든, 예상 범위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렇지만 부재지주들에 대한 농지 전수조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4월부터 쓸 예정인 농업경제학 책의 핵심 결론이 농지 전수조사였다. 그래도 아직 확정을 못한 건, 나 같은 사람이 혼자서 외친다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고민 때문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대환영이다. 농사짓는 사람이 땅을 소유해야 한다는 경자유전 원칙은 1987년에 명문으로 헌법에 들어갔다. 부재지주를 금지하고, 동시에 소작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이승만의 농지개혁이 민주화와 함께 비로소 헌법에 명시됐다. 이게 흔들린 건 불행히도 노무현 때였다. ‘6헥타르 정책’이 추진될 때, 농림부는 ‘도시 자본’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투기 자본을 농업에 끌어들이려고 했다. 격렬한 위헌 논쟁 끝에 결국은 주말농장이 허용되었다. 농지은행을 만들어 농지의 공공성을 높이는 것으로 사회적 타협이 만들어졌다. 2005년의 일이다. 이런저런 추정으로는 현재 농지의 절반 정도는 부재지주가 소유하고 있고, 그 규모만큼 임차농이 일반화되어 있다. 농민에게 주는 직불제 같은 지원금을 놓고 계속해서 갈등이 생겨난다. 정책은 실제 농사짓는 사람들의 생활을 지원해 주고 싶은데, 그 근거가 남으면 부재지주임을 행정적으로 인증하게 되므로 지주들이 온갖 음성적 계약을 강요하게 된다. 싫으면, 계약 해지다. 정책지원을 위해서 비료비 영수증 같은 편법이 사용되었다. 직불제만이 아니라 농민 기본소득, 태양광 지원 등 새로운 정책에서 유사한 일이 계속 벌어졌다. 누가 농민이냐. 행정적으로는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 2024년 농림어업조사 기준 우리나라의 농가는 97만 정도 되고 농가인구는 200만 정도 된다. 통계상 경지 없는 농가는 7070가구로 되어 있지만, 이 수치가 임차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지 규모별 농가 통계 등 다른 통계를 찾아보면 이 7000 정도의 경지 없는 농가는 축산 농가다. 핵심 통계인 논 경영통계나 밭 경영통계에는 논 없는 농가나 밭 없는 농가 항목이 없다. 우리나라의 농업 기초 통계에 부재지주와 임차농 같은 요소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영국에서 직불제 관련 논란이 크게 일어난 것은, 직불제의 최대 수혜자가 영국 왕가였다는 것이 알려진 때였다. 국내에선 이명박 정부에서 공직자의 농지 소유가 문제가 되었을 때,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사태 때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현실적인 행정력 미비로 불가능하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입장이었다. 나중에 전해 들은 얘기는, 농업에 발언권이 큰 규모농들이 농지 가격 하락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더 우수한 농지인 논보다 열등지인 밭이 더 비싸지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 농지보다 한국 농지가 훨씬 비싼 것도 이상하다. 공은 이제 농식품부로 넘어갔다. 청년들이 귀농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다. 불법으로 보유하고 있던 농지를 어떻게 ‘바기닝’할 것인가, 이건 농식품부의 역할이다. 일본 농지은행은 전국 단위인 한국의 농지은행과 달리 지역별로 조성된다. 지자체가 공공농지에서 할 역할을 만들고, 농지은행이 보완적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지금부터 농식품부가 설계할 종합대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농지 전수조사가 주는 또 다른 가능성은 스마트 농업과 같은 신기술 확대에 도움이 되는 농지 규모화다. 부재지주의 농지를 통한 규모화 역시 새로운 정책 목표다. 지금까지 투기화된 농지 때문에 가로막혔던 청년농업과 규모화가 전수조사의 두 가지 정책 목표다. 조선을 망하게 한 이유 중 하나는 전정(田政)의 문란이다. 지금 그때와 비견될 정도로 한국의 농지 보유가 문란해졌다. 이제는 농식품부 장관의 시간이다. 이번 전수조사 종합대책으로 그가 최장수 장관 정도가 아니라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수 있는 장관이 되기를 소망한다. 우석훈 경제학자
  • 중동 리스크 확산에… 하나금융 12조 등 5대 금융그룹 비상 지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이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흔들리자 국내 5대 금융그룹이 일제히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환율과 국제유가,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지표를 실시간 점검하는 한편, 중동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긴급 금융지원에 착수하는 등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가장 먼저 구체적인 규모를 제시한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은 2일 총 12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중동 지역에 진출했거나 최근 중동과 수출입 거래 실적이 있는 기업과 협력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기업당 최대 5억원의 경영안전자금을 지원한다. 대출 만기 최대 1년 연장, 분할 상환 6개월 유예, 금리 최대 1.0% 포인트 감면도 병행한다. 정부와 협의해 이란 등 중동 현지 교민을 위한 생필품과 구호 패키지 제공도 추진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신한은행은 피해 규모 범위 내에서 최대 10억원, KB국민은행은 최대 5억원의 운전자금·시설자금을 지원한다. 두 회사 모두 최대 1.0% 포인트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은 원금 상환 부담 없이 기한을 연장해 준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시장 불안이 고객 불편이나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은 전사적 리스크 점검에 방점을 찍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유동성 상황과 외환·자금시장 동향을 점검 중이다. 농협금융도 긴급회의를 열어 중동 국가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점검하고, 산업별 영향과 유형별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위험노출액은 특정 국가나 기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금융회사가 손실을 볼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금융의 중동 위험노출액은 자산 규모 대비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란에 대한 위험노출액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100조원 이상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 등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마련해 둔 상태다.
  • “중요한 건 악보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

    “중요한 건 악보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

    “중요한 건, 악보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핀란드 출신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61)는 2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영국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다섯 곳을 이르는 ‘런던 빅 파이브’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영국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오는 28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그는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작곡가나 레퍼토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28일 무대, 피아니스트 손열음 협연 연주자는 연주를 위해 필연적으로 악보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한다. 그러나 ‘자기화’의 과정인 해석에는 다양한 요소가 끼어들 수밖에 없다. 오라모는 이를 경계하는 듯했다. 그는 “음악에 관한 해석의 전통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전통에는 아름다운 요소와 동시에 불필요한 관습이 혼재돼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라모와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총 네 곡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돈 후안’,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3번’, 제럴드 핀지 ‘에클로그’,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이다. 버르토크와 핀지의 작품을 연주할 때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국내엔 낯선 영국 작곡가 핀지 조명 영국 출신 핀지는 한국 관객에게는 낯선 작곡가다. 오라모는 “(핀지는) 보기 드물게 섬세한 재능을 가진 작곡가로 영어의 언어적 특성을 아름답게 음악으로 풀어낸 성악곡으로 유명하다”며 “피아노, 클라리넷, 첼로 협주곡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으며, 작품 전반에 서정적이면서도 순간 스쳐 지나가는 듯한 정서가 깃들어 있다”고 평했다. 무대를 함께 꾸리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대해서는 “영국의 오랜 음악 전통에 기반한 아름다운 소리를 지니고 있다”면서도 “연주하는 작품에 따라 이를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했다. 오라모는 이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1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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