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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학규 “유가급등 청문회 추진”

    손학규 “유가급등 청문회 추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를 규탄하며 나섰던 ‘희망대장정’ 한달을 맞아 8일 중간 평가를 가졌다. 손 대표는 지난 한달간 20여곳의 지역을 돌며 4000여명의 시민들을 만났다. 지난해 연말 장외투쟁과 달리 지역별 현안에 맞춰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손 대표는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희망대장정 시민정책보고회’에서 “물가, 저출산, 중소기업 등 7개 민생 분야에 걸쳐 시민들로부터 받은 174건의 제안을 면밀히 분석해 적극 정책에 반영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실제 저출산 문제의 경우 ‘무상보육’을 명시하며 3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 수도 요금 감면과 국민건강보험료 전액 지원 등 법안을 개정하기로 했다. 공공요금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원가절감 실적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스템 개선 방안도 내놨다. 특히 손 대표는 유가 급등과 공공요금 인상의 문제점을 따지는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기름값과 유류세의 적정성 여부를 규명하고 가격인하 효과가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유가 청문회’ 개최를 요구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름값 안정을 위해 유류세 탄력세율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요금 인상 청문회’는 공공요금처럼 서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품에 대해 국회가 가격 인상의 적정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논리다.. 오는 11일 한나라당이 ‘물가 당정회의’를 소집한 데 대한 맞대응적 성격도 짙어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희망대장정 활동이 당내 조직을 재정비하고 차기 대권주자로서 기반을 쌓는 계기였다고 평가한다. 한 핵심 측근은 “당장 성과가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향후 중요한 정치 일정 속에서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정치 행위’가 아닌 탓에 조직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무게감을 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섞여 있다. 손 대표 지지율이 3%대까지 떨어졌고 민주당도 제1 야당의 위상을 올곧게 세웠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 관계자는 “의원이나 당직자들이 조직적 관점을 갖고 움직였다기보다 대표 개인 일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DTI완화 연장여부 시점 미정”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8일 국토해양부가 이르면 이달 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결정 시한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참석한 초·중·고 금융교육 표준안 최종 연구 결과 보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와 같이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결정 시점은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아파트 매매 건수가 대폭 감소한 것에 대해 “1월은 원래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안 나간다.”면서 “1월이 (연장 여부의) 기준이 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2월 들어 매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 원장은 11·11 ‘옵션 쇼크’를 유발한 도이치뱅크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급적 2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 이야기할 사항이 아니라 (나중에)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잘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한 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신한금융의 내부 파벌 경쟁설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노량진고가 18일부터 철거

    동작구는 한강대교 남단의 노량진고가차도를 18일부터 철거한다고 31일 밝혔다. 노량진고가차도는 길이 285m, 폭 8m 규모로 1981년 건설돼 30년이 넘었다. 주민들은 고가차도가 도시미관과 지역 상권을 해친다는 이유로 줄곧 철거를 요구해왔다. 철거공사는 3월 중순 완료될 예정이고, 이 기간 고가차도 진입과 고가차도 밑 U턴이 전면 통제된다. 이에 앞서 철거를 위한 주변 준비공사도 8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대중교통도 변경돼 운행된다. 철거 준비공사 기간 마을버스(03, 08, 10번)는 한강 쌍용아파트(본동 지구대) 앞 정류장을 무정차하며, 철거공사 기간인 1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03번과 08번 마을버스는 노들섬에서 U턴할 예정이다. 또 시내버스 5531번은 1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노들섬에서 U턴을 실시하며 5516번, 5535번, 5536번은 용산역 앞에서 회차하게 된다. 문충실 구청장은 “노량진고가차도가 철거되면 도로기능 및 주변 환경이 개선되어 경관과 인근 지역상권이 좋아질 것”이라면서 “공사기간 동안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과 자가용 이용 시 우회노선 운행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IT 플러스]

    김치냉장고 등 21종 선봬 LG전자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한 국내 최대 용량(405ℓ)의 디오스 2011년형 김치냉장고 등 신제품 21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 소비전력 취득 기준을 최초로 만족시켰다. 405ℓ 스탠드형의 경우 월 전력사용량이 21.8㎾h로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갖췄다. 다음달까지 신모델 구매 고객에게는 최고 20만원의 캐시백 행사도 갖는다. 160만~270만원. 노트북 ‘바이오’ 시리즈 소니코리아는 새 학기를 맞아 노트북인 ‘바이오’ 시리즈의 2011년형 신모델을 공개했다. 소니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인 ‘바이오 E’와 ‘바이오 S’ 시리즈로 차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해 한층 강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컴퓨터 사용 패턴과 취향에 따라 사양, 색상, 크기 등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 친화적 PC라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바이오 E 시리즈 114만 9000원, S 시리즈는 124만 9000원이다. 디지털카메라 ‘E-PL2’ 올림푸스한국은 하이브리드 디지털카메라인 ‘펜’의 신제품인 ‘E-PL2’를 국내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카메라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무선 전송할 수 있는 ‘펜팔’ 기능을 갖췄다. 또 눈에 초점을 맞추는 ‘눈동자 인식 자동초점(AF)’ 기능이 추가됐고, 초보자도 버튼 한두번만으로 전문가급 사진 연출이 가능한 ‘라이브 가이드’ 기능이 업그레이드됐다. 이와 함께 기존 렌즈보다 더 작고 가벼워진 펜 전용렌즈 2종도 추가로 출시했다. 다이슨社 ‘날개 없는 선풍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트위터에 ‘날개 없는 선풍기’로 소개해 잘 알려진 영국 다이슨의 ‘에어 멀티플라이어’가 국내에 정식 유통되며 첫선을 보였다.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처음 개발했던 다이슨사가 내놓은 이 제품은 이미 해외 다수의 디자인 관련 상들을 수상한 혁신 제품이다. 날개 회전 없이도 항공기 제트 엔진의 원리를 이용해 일정한 세기의 바람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특히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유용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선착순 500대에 한해 정가에서 10% 할인한 44만 8000원에 판매한다.
  • 회생 기로 대한해운 앞날은

    회생 기로 대한해운 앞날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한해운 이진방(63)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 4위 선사를 이끌면서 선주협회장을 연임한 이 회장은 해운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빅5’ 해운선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한 오너 출신 2세대다. 대한해운 창립주인 고 이맹기 전 회장이 아버지다. 현재 이 회장의 회사 지분은 10%가량.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지분율은 21.4%까지 높아진다. 경영권 유지와 기업회생 여부는 법원 판단에 달렸다. ‘도덕적 해이’ 등이 없다면 한달 안에 판가름난다. 업계에선 특수분야인 해운업의 특성상 대표이사가 관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다른 해운업체들도 대주주들의 경영권을 대부분 보장받았다. 이 회장 스스로 선주협회장에서 물러나고 회사 경영권은 유지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힘을 얻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남다른 경력을 지녔다. 부친은 1964년 해군참모총장으로 예편해 대한해운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1968년 공사 민영화 때 대한해운을 창업했다. 대한해운은 1976년 옛 포항제철과 철광석 등의 장기운송계약을 맺으며 성장했다. 이 회장은 1971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과 삼성코닝에서 일했다. 해운사 창업주의 아들이었지만 대기업 부장으로 수출 전선에서 조미료와 섬유, 선박 등을 팔았다. 꿈은 삼성물산 사장이었다. 1992년 44세로 대한해운 상무로 입사하면서 오너로 변신했다. 당시 이 회장은 측근들에게 “빨리 승진하고 빨리 퇴직하는 삼성에서의 생활이 차갑게 느껴졌다.”면서 “대한해운에선 가급적이면 오래 함께 일하는 풍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1996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실제로 대한해운을 이끈 것은 부친이 작고한 이듬해인 2005년 5월. 당시 1조 1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을 2008년 3배인 3조 3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때가 전성기였다. 이 회장에게 대한해운에서의 삶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1994년 1억 달러를 차입해 선박을 사들였다가 1997년 외환위기로 원화 환율이 급등,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1년간 발을 뻗고 자지 못했다.”는 이 회장은 선박 4척과 분당신도시 땅을 팔아 위기를 넘겼다. 이후 선박을 보유하지 않고 빌리는 방식을 택했고, 빌린 선박의 90%가량을 다시 다른 선사에 대선해 줬다. 결과적으로 이런 방식이 이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 법정관리 신청도 2007~2008년 해운 호황기 때 다수의 선박을 고가에 빌린 뒤 벌크선 시황이 악화되면서 촉발됐다. 지난해 벌크선 시황은 하향곡선을 그렸고 운임료가 10분의1 가까이 줄었다. 운임료가 줄면서 거액의 대선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 회장은 26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훼손된 주주 여러분의 권리를 보전할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그의 거취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866억원의 유상증자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생결정이 나더라도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라며 “현금을 확보하고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원고지 89장 분량 인터뷰 전문 수록>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절차와 결과에 실망스럽다.”면서 “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고, 도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판결 바로 전날인 26일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정치 현안, 2012년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도정과 관련한 인터뷰만 해 왔다.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서교동에 자리잡은 강원도 서울사무소 5층 회의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분동안 이어졌다. ●대법 상고심 결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지금까지도 백척간두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심정으로 살아왔다. 다 잘될 거라 본다. 불교 경전에 나오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하고 싶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 가면서 선한 생각만 가져도 세상을 구제하지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나를 보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이번 판결을 맡은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박시환 대법관을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강원도지사 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사장이 당선될 것으로 보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과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했다. →실패한 절반은 무엇인가.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그러다 보니 너무 큰 상처가 났다. 예를 들어 행정중심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국회로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작다. 국가의 5% 정도밖에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아… 그런 사람이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이다. 제3의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나.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러다 홍보수석, 인사수석, 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기존 것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내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고…,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다 돌아섰다. 그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했다. 변호사로 기득권층에 진입했지만 사건을 맡기 어려워 직접 찾아가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또다시… 정치가 좀 담백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했다. 그 당시 386들은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나.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들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 봐야 전체 수석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둘 정도였다. 19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그렇게 따지면 김종필 총재도 30대에 정권의 2인자가 아니었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의 전환기 당시 대통령은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다. →386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공통된 지향점이 남아 있나. -세대의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이유가 뭔가. 그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를 겪었다. 그러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데모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80년대에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척박한 현실에서 몸으로 앞서 나가고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하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희정, 유시민, 김두관, 문재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가운데 60%는 노 대통령이,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씩 갖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한 말이다. 나는 오히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참여정부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와 안 지사, 김 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중에서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누구였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켰지.(웃음) →문 실장이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30초 넘게 고심을 하다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실장이 손학규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했으면 좋겠지.(웃음)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이 없나. -그렇지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이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아니니까. →다섯분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서의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가장 낫나고 보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이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안희정 지사와는 협력 관계인가, 경쟁 관계인가.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정치현안과 2012년 대선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점을 놓쳐 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가 아닌가. 어떤 개헌이 필요한 가는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으로 보나.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정치인,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특히 동북아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해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향후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몰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개헌 문제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웃돈다. 이 지사는 몇점을 주겠나. -이미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또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이 두 가지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지사 본인에게는 몇점을 주고 싶나. -나는 지사 업무 수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50점쯤 주겠다. 강원도에서 나의 지지율도 그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포용과 통합이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또 동북아 평화와 물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순간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의 비즈니스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모르겠지만, 멋진 승부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 없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예측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박 전 대표와 1대1로 붙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나. -그걸 말할 수 있나. 나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23%포인트까지 뒤졌다가 1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결국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가진 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다. →정치권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는데,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만 봐도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정부 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어느 하나가 옳을 수 있나.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할 때 각 부처 최고의 엘리트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불교신자다. 본인의 종교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나.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참여정부 때 실세여서 강원도에 예산을 많이 주도록 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다만 나는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때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분들이 보수적인데 왜 작년에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를 선택했다고 보나. -첫째,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 둘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안다는 점. 셋째, 그래서 도지사 시켜 일하게 한 다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강원도지사 선거 때 공언한 대로 10년 후 대통령 선거에 나올 건가.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와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전문 (200자 원고지 89장)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4G 이통망 핵심기술 조기 상용화… 363조원 매출·24만명 고용 창출

    4G 이통망 핵심기술 조기 상용화… 363조원 매출·24만명 고용 창출

    정부가 4세대(4G) 이동통신망의 조기 상용화를 통한 모바일 최강국 실현 계획에 착수했다. 차세대 핵심 기술을 확보해 1조 3600억 달러로 확대되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1조 3600억弗 시장 주도권 선점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행정안전부, 문화관광부와 공동으로 26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 확보 전략’을 보고했다. 정부는 ▲4G 분야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무선망 시스템 조기 구축을 통한 선순환적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는 내용의 2대 전략과 6개 세부 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1년까지 장비 매출액 363조원, 24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5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세계 최초로 시연한 4G 이동통신시스템(LTE-Advanced)의 선행 연구·개발(R&D)에 600억원을 집행한다. ●정부·기업 2014년까지 7조 투입 또 핵심 부품 개발 및 인력 양성, 테스트베드 구축 등에 3000억원 이상을 집중 투자한다. 세부적으로 2012년까지 웹 및 가상화 기술 개발에 210억원이, 와이브로 어드밴스드에 135억원이 들어간다. 대구와 구미에 추진 중인 R&D 테스트 인증 센터에 2014년까지 1935억원을, 모바일 소프트웨어(SW) 인력 양성에는 157억원이 지원된다. 정부는 모바일 분야의 석·박사급 고급 인력과 개발자 등 17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통신 3사도 2014년까지 6조 7397억원을 투입해 3.9세대 LTE망을 구축한다. 통신 3사가 3000억원을 출자한 KIF펀드(Korea IT Fund)를 통해 모바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뤄질 예정이다. ●‘기가 코리아 프로젝트’ 수립 4G 시대에 대비해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무선망-단말기 핵심 부품 및 SW플랫폼-융합서비스 등 통합형 기술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4G LTE와 관련된 유·무선 융합 엑세스 기술 등 장비 상용화를 추진하고, 4G 이후의 기가급 통신 환경에 대비한 대형 국가 R&D를 추진하는 ‘기가 코리아 프로젝트’도 상반기에 수립하기로 했다. 4G 단말기용 핵심 부품을 조기에 개발하고 모바일 서비스 창출을 위한 범정부적인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 방안’도 상반기 중 마련키로 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공시] 평화산업 “주가 급등할 사항 없다”

     평화산업은 한국거래소의 주가 급등과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발행주권의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등)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항이 진행중이거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공시] 한국거래소, 대유에이텍 주가급등 공시 요구

     한국거래소는 25일 대유에이텍에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답변 시한은 26일 오후 6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청해부대원들 ‘피’까지 내줬다

    청해부대원들 ‘피’까지 내줬다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 동원된 청해부대 군 장병들은 작전 도중 해적에게 총상을 입은 석해균(57) 선장을 위해 헌혈도 마다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2일 오후(현지시간) 의료지원 임무를 맡은 청해부대 군의관 정재호(28)중위를 비롯해 장병 3명이 오만 남부 살랄라의 술탄 카부스 병원에서 조속한 수혈이 필요한 석 선장에게 각각 500㏄씩 헌혈했다. 복부에 총상을 입고 이 병원에 입원한 석 선장은 혈소판 수치가 낮아져 조속한 수혈이 절실했고, 병원에서 석 선장을 보호하던 외교통상부 소속 양제현 서기관이 이 사실을 정 중위에게 알렸다. 그러자 병원 인근에서 대기하던 정 중위는 즉시 달려가 헌혈을 자청했다. 혈소판 수혈은 혈액형이 달라도 가능하고, 현지 의료진도 가급적 한국인의 수혈을 원했다. 정 중위는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이 성공한 직후 헬기로 현장에서 5시간 거리의 병원까지 석 선장 곁을 지키며 응급조치를 맡기도 했다. 다른 장병 2명도 정 중위와 뜻을 같이해 헌혈에 참여함으로써 석 선장의 안정에 큰 도움을 줬다. 최근 헌혈한 경력이 있는 양 서기관은 헌혈에 동참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정 중위를 비롯한 청해부대 장병들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석 선장의 상태는 나아지고 있다. 서너 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석 선장은 안정제 투여로 수면 상태이지만, 손과 얼굴을 움직이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고시플러스]

    ●광주고용노동청 조사원 선발 기간제 노동통계 조사원 20명. 사업체 기간제 근로자 현황 및 사업체 노동력 전화·통계 조사 업무. 18세 이상으로 각종 통계 조사 경험자. 노동행정 경험자 및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 우대. 응시 원서는 고용노동부 워크넷(www.work.go.kr) ‘구직 신청하기’에서 내려받아 오는 24일까지 우편(광주 북구 북동 190-1번지 광주고용센터 지역협력과 노동시장분석팀) 또는 방문 제출. 문의 노동시장분석팀 (062)609-8853.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중앙 119 구조대 전문계약직 채용 전문계약직 다급 4명. 인명 구조견 양성 및 훈련 업무. 수도권·영남 지역 근무. 애견·축산·수의학 등 동물 관련 계열 학과 석사학위 이상 취득자 또는 학사학위 취득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경력자,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채용 예정 직무 분야 관련 기사자격 취득자 등. 응시 원서는 소방방재청 홈페이지(www.nema.go.kr) 및 나라일터(http://gojobs.mopas.go.kr)에서 내려받아 오는 28일까지 우편(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덕송리 190-2 중앙119구조대 행정지원팀) 또는 방문 제출. 문의 (031)570-2016. ●대전 계약직 공무원 모집 대전시 시간제 계약직 마급 50명. 불법 주정차 단속업무. 20세 이상 60세 이하로 올해 1일부터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대전시인 자. 운전면허 2종 보통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로 차량 운전이 가능한 자. 응시 원서는 대전시청 홈페이지(www.daejeon.go.kr) 및 나라일터에서 내려받아 오는 26일까지 방문(대전시청 2층 종합민원실) 제출. 우편 제출 불가. 문의 총무과 (042)600-3083. ●보훈심사위원회 의무기록사 특채 국가보훈처 의무기록사 1명. 병상일지·의무기록지 등 해독 및 심사 관련 기타 지원 업무. 18세 이상으로 의무기록사 면허증 소지자·정보화 자격증 소지자. 종합병원 임상 3년 이상 근무 경력자 가점 부여. 응시 원서는 보훈처 홈페이지(www.mpva.go.kr) 및 나라일터에서 내려받아 오는 26일까지 우편(서울 영등포구 방송길 13번지 교육시설공제회관 2층 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 또는 방문 제출. 문의 (02)2020-5442. ●인천 계약직 공무원 선발 인천시 전임계약직 가급 1명. 시정 홍보·기획 분야. 언론 매체를 활용한 시정 홍보 종합 기획 업무 등 담당. 인문 사회계열 학과 박사학위 취득 후 1년 이상 해당 분야 경력자 또는 학사학위 취득 후 7년 이상 경력자. 응시 원서는 인천시청 홈페이지(www.incheon.go.kr) 및 나라일터에서 내려받아 오는 31일까지 방문(인천시청 지하 1층 총무과 어학실) 제출. 우편 제출 불가. 문의(032)440-3052.
  • [세대공감] 당신에게 드라마는 □□다

    [세대공감] 당신에게 드라마는 □□다

    ‘주인공이 잃어버렸던 기억을 다시 찾으려는 순간!’, 협찬 광고와 함께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며 드라마가 끝이 난다. 감질나게 보여주는 다음 회 예고편은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런 게 바로 드라마의 묘미,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는 이유다. 때문에 드라마는 남녀노소 구별이 없다. 드라마를 딱히 기피하는 사람도 드물다. 남자는 ‘뉴스·스포츠’, 여자는 ‘드라마’, 이런 공식도 깨진 지 오래다. 하지만 드라마에 대한 취향은 ‘각양각색’이다. 불륜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나 극단적 ‘막장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애잔한 가족드라마를 선호하는 이도 있다. 반면 서울 중곡동 조수영(23·여)씨는 “가족드라마는 가부장적이어서 싫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한편만 볼 수 있는 동 시간대 드라마, 선택 기준은 각자 다르다. 특히 세대별로 드라마 선호도와 선택 기준이 극명하게 나뉘기도 한다. 어떻게 다를까. 세대별로 ‘나는 이 드라마 이래서 좋다. 이래서 싫다.’를 들어봤다. 이영준·안석기자 apple@seoul.co.kr●다른 이유 없다! 출연 배우가 멋있어서 대학생인 이나라(22·여)씨는 최근 종영된 ‘시크릿가든’에 한동안 푹 빠져 있었다. 이씨는 멋진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탤런트 ‘현빈’을 보는 맛에 드라마를 봤다고 했다. 주변에선 “너무 잘생긴 주인공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이씨는 오히려 “드라마가 만화영화처럼 판타지를 경험하게 해줘서 더 좋았다.”고 했다. 또 이씨는 “드라마 속 주인공과 연령대가 비슷한 점도 이 드라마를 몰입해 보게 된 이유”라고 했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사랑 이야기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잔인한 복수를 다룬 드라마는 싫다고 말하는 이씨. 몰입할 수 없을 뿐더러 이유 없이 시큰둥해지는 등 와닿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는 “드라마는 가볍게 즐기려고 보는 것이지, 무겁고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잖아요.”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로스쿨에 다니는 남광진(27)씨는 젊은 세대답지 않게 역사드라마를 좋아한다. 사극이 다른 드라마에 비해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높은 작품성과 훌륭한 연기력도 사극을 선택하게 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그는 가깝게는 ‘선덕여왕’(2009년)이, 멀게는 ‘태조왕건’(2000~2002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반면 남씨는 최근 아이돌 위주로 캐스팅 된 드라마에 대해 혹평했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연기력 부족이 첫 번째 이유다. 또 내용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고 과대 포장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남씨는 “요즘 드라마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며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작품성 있고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도 뛰어난 국민 드라마가 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학 공부하다 대만 드라마에 빠져 중국어를 전공하는 대학생 박지민(24·여)씨는 국내 드라마보다 해외 드라마에 더 관심이 많다. 특히 그녀는 ‘대만 드라마’(대드)를 무척 좋아한다. 친구로부터 중국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며 건네받은 드라마 DVD 한 편이 그녀를 ‘대드’ 마니아로 만들었다. 박씨에게 대만 드라마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만 배우들이 국내 배우들보다 훨씬 촌스러운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지만, 박씨는 오히려 그 수수한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특히 대드엔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백마 탄 왕자’를 그리는 내용이 많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박씨. 그녀는 최근 ‘장난스런 키스’ ‘화양소년소녀’ ‘종극일반’ ‘운명처럼 널 사랑해’ 등 인기 대만 드라마들을 모두 섭렵했다. 대드 덕분에 박씨의 중국어 실력도 날로 늘었다. 수준급 중국어 실력을 갖추게 된 박씨는 이제 대만 드라마의 한국어 자막을 만드는 작업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학원 강사 김유선(29·여)씨는 일본 드라마(일드) 마니아다. 국내 드라마는 소재가 다양하지 않고,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극 전개가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일드는 10회 정도 짧게 방영하는 동안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다루고, 소재도 다양하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탈세를 잡아내는 국세청 직원의 이야기를 다룬 ‘나사케의 여자’와 초능력을 가진 집단과의 사투를 그린 ‘게이조쿠 스펙’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이들 드라마는 남녀간의 사랑을 다루진 않았지만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내 드라마에 바라는 점 한 가지를 꼽았다. 바로 직업의 세계를 심도 있게 다루는 드라마가 나왔으면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의사나 변호사 등의 직업을 다룬 드라마가 많았는데, 대부분 사랑 이야기에 그쳤다는 점이 식상했다고 털어놓았다. ●직장·학교서 대화 끼려면 드라마 필수 중학교 3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을 둔 이정혜(44·여)씨는 아이들 때문에 드라마를 챙겨 본다고 했다. 드라마가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그녀는 드라마에 나오는 가수 ‘2PM’이 누군지 몰라 딸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딸한테서 “엄마는 그런 것도 몰라?”라는 말을 들을 때면 가슴이 아프고 아이들과의 관계조차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아이들과 함께 드라마를 보는 것. 이씨는 “최근 종영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성균관스캔들’ ‘시크릿가든’을 아이들과 함께 보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씨의 직장생활도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젊은 여직원들과도 드라마를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씨는 “드라마가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드라마처럼 아이들과 함께 보기 껄끄러운 드라마는 가급적 TV에 방영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자영업을 하는 강연심(56·여)씨는 “일이 없을 때 집에서 드라마를 보는 것이 낙”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드라마 소재를 특별히 가리진 않는다고 했다. 예전에는 따뜻한 가족애를 그린 주말연속극이나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낸 멜로드라마를 즐겨 봤다는 강씨는 “최근에는 정치드라마 ‘대물’을 재밌게 시청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이 정의의 편에 서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강씨는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따뜻한 어머니 같은 여성 대통령을 그려냈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드라마 속에서 대통령이 자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에 어머니가 자식을 돌보는 모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강씨는 한발 더 나아가 “드라마가 비현실적인 면은 있지만 우리나라 정치도 드라마처럼 정의가 살아 있고 좀 더 이상적인 모습으로 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자영업을 하는 김성일(58)씨는 사극 광팬이다. 역사 그대로의 사극은 아니지만, 그래도 과거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 당시 역사적 분위기 정도는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예전 사극에 비해 최근 사극이 지나치게 각색이 심해 불만이다. ‘용의 눈물’(1996~1998년) ‘왕과 비’(1998~2000년) 등의 사극은 역사적 고증도 탁월했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캐릭터에 녹아들 만큼 훌륭했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씨는 “최근 종영된 ‘동이’나 ‘천추태후’ 같은 사극이 주목받지 않은 역사적 인물들을 조명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왜곡이 심하고 억지 로맨스가 끼어들어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양한 소재의 ‘퓨전 사극’은 처음부터 허구를 표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역사 드라마라면 철저한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왜곡과 과장이 넘치는 사극을 보고 아이들이 역사를 잘못 이해할까 봐 우려스럽다.”는 게 그 이유다. ●대학 전공 때문에 역사드라마가 좋아 공무원 김덕영(47)씨도 역사드라마를 좋아한다.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그에겐 각색된 드라마를 보며 실제 역사와 그 차이를 살펴보는 것이 흥미로운 일이다. 가장 즐겨 봤던 드라마로 태조 왕건을 꼽은 김씨는 “지나치게 역사를 비약한 게 아니라면 역사물이야말로 삶에 가장 많이 도움이 되는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실제로 역사물을 보다 보면,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삶의 지침을 얻을 수도 있고 실질적으로 교육 효과 또한 크다.”며 사극 칭찬을 늘어놓았다. 반면 김씨는 가벼운 로맨스는 현실성이 떨어져 싫어한다. “최근 드라마를 보면 젊은 층 위주로만 돼 있고 그들의 연애 방식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또 “주인공들의 연기력도 아쉬울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에겐 대충 결말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인 여주인공이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구성도 불만이다. ●“드라마는 어린 시절 아픈 추억” 송석근(58)씨는 “드라마는 어린 시절의 아픈 추억”이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의 한 시골에서 자란 송씨는 “어린 시절에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부잣집의 TV 앞에 옹기종기 모였지만, 주인집 할머니가 쉽게 보여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특히 집주인이 가난한 집 아이와 부잣집 아이를 차별해 TV 드라마를 보여줬던 것이 너무 서러웠다고 했다. 그래도 송씨는 어린 시절 어깨너머로 본 드라마의 줄거리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다. 탤런트 노주현씨가 출연했던 ‘아씨’, 배우 문희가 나왔던 ‘미워도 다시 한번’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송씨는 “당시에는 아내 있는 남자가 처녀를 건드리는 일은 대사건이었다.”면서 “서로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 아이가 생기고, 뭐 이런 이야기들이 어린 저에겐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요즘 드라마에서 다루는 삼각관계는 예전 같은 애절함이 없고, 또 지나치게 자극적이어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주부 이정순(53·여)씨는 불륜드라마를 좋아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전문적으로 다룬 ‘사랑과 전쟁’. 좋아하는 이유는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부딪치게 되는 상황들을 그대로 담아 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주변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공유하게 되는 각종 결혼 생활의 어려움들이 드라마 잘 녹아날 뿐더러 드라마를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고 전했다. 요즘에는 아침드라마를 즐긴다는 이씨. 아침드라마 역시 불륜이 소재인 경우가 많아서다. 이씨는 “특별히 거부감이 들기보다는 감정 이입을 통해 주인공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는 점이 즐겨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단, “불륜드라마도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막장으로 흐르면 거부감이 드는 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사극과 같은 역사드라마는 싫어한다고 했다. 스토리가 진부하거나 뻔하다는 게 거부의 이유다.
  • [열린세상] ‘중국 환상’ 버리고 대북영향력 증대해야/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중국 환상’ 버리고 대북영향력 증대해야/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의 처리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눈은 온통 중국을 향했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효과적 견제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랐다. 북한의 외교와 안보는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지해 왔고, 북한경제는 50%에 육박하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말해주듯이 대중국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이 보인 태도는 이런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었다. 북한의 도발행위가 명백한 사안인데도 이를 확인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남한의 대응으로 동북아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의 결의안 채택도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마디로 북한은 영원한 중국의 우방이며, 북한에 대한 어떠한 응징에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며 역사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이러한 나라가 우리 경제와 안보에 최대 위협을 가하는 북한의 절대적 후원국인 현실은 아이로니컬하다. 우리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외형적인 한·중관계 발전을 바라보며 ‘중국 환상’에 빠져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중국이 최소한 중립적 입장에서 남북한 관계를 조율해 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말이다. 아니면, 우리 자신을 너무 크게 보아 마치 중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외교적 거래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환상일 수도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상대로 패권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와중에서 한국이라는 지역국가와의 관계가 중국의 대세계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리 없다. 북한이라는 완충지대는 중국이 미국 및 일본과의 직접 대결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교두보다. 중국이 전세계 패권을 쥘 때까지는 북한이 존재해야 하며, 북한이 존재에 위협을 받거나 국제기구에 의해 군사적 제재를 받는 것은 중국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알기에 북한은 과감한 대남 군사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대북한 안보외교에 있어서 중국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면, 남북한 문제의 해결방안은 우리 자신의 대북 영향력 증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 외교안보 채널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적 대북정책의 방향은 남북교역을 꾸준히 증진시키는 것일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08년부터 남북교역은 정체하고 북한경제의 대중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남북한 교역의 비중이 북한 무역의 50%를 넘어서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에 남북교역 중단 가능성은 감당할 수 없는 위협이 되므로,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1990년 독일통일을 이룬 주요요인인 동·서독 간 교역은 교훈을 주고 있다. 동·서독 교역은 1980년대 양국 경제발전 격차의 심화로 상호 수출품에 대한 매력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1950년대부터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대했다. 그리고, 1953년 동독 민중봉기, 1961년 베를린 장벽 구축, 1968년 소련군의 체코 침공 등의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중단된 적이 없다. 천안함 사태 이후 들끓는 여론을 기화로 정부가 취하고 있는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대북교역 중단조치는 어쩔 수 없는 정치적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럴지라도 그것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오히려 북한의 대중 종속도만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빨리 서로 계기를 만들어 교역을 재개해야 한다. 이것은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이슈가 아니다. 진정한 보수 노선은 당장 눈에 보이는 대립구도와 안보가치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기회비용까지 계산에 넣을 줄 알아야 한다. 급속히 팽창하는 중국 세력에 대해, 한반도가 안정적인 경제공동체로 자리 잡고 일본과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하는 일은 미국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임을 인식해야 한다.
  • [물가가 걱정이다] “미시대책 한계…정부 거꾸로 간다” “인플레 기대심리 서둘러 차단해야”

    전문가들은 물가급등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취할 조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꼽았다. 특히 물가가 크게 급등할 올 상반기에만 기준금리 0.5%포인트 정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더불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물가안정 대책도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물가정책과 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박한 점수를 줬다. 물가를 잡는다면서 공무원 봉급을 5.1% 인상하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데다 공공요금 동결 등을 포함해 지나친 ‘미시 대책’에만 치우쳤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지금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밖에 없다.”면서 “물가 정책은 금리·환율 조정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한 한도 내에서 선별적 가격 통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흥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도 “물가는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가야 잡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다소 빠른 속도로 올려야 할 것”이라면서 “1분기에 0.25%포인트씩 높여 올 상반기에만 0.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도 “과도하게 낮은 기준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을 필두로 원자재 비축과 유통구조 개선 등 물가와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5% 경제성장률과 3%대 물가상승률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품목가격 관리 식의 물가 잡기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5%라는 경제성장률 목표에 집착하기보다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 조정을 통한 안정적인 경제 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서둘러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재의 물가상승 압력은 수요보다 공급 요인에 의한 압력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공공요금이나 서비스요금을 동결하고 전세가격 안정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지금 당장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공공요금의 인상 시기를 늦춰 물가 부담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 압력과 관련, 정부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시민권리센터 본부장은 “원·부자재값 상승에 따른 장기적인 수급계획을 검토하고 유통 과정에서의 담합과 독점 등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 기능 강화도 정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송희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팀장은 물가 변동에 따른 임금인상 연동제를,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휘발유 등에 탄력세를 적용해 세금을 낮춰주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최근 물가 상승의 원인이 대외적 요인에서 비롯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뿐 아니라 다른 경제주체들도 물가 안정에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나 개인도 수요를 억제해 물가 인상에 대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개인들은 에너지 절약 운동을 생산자는 에너지 효율을 강화하거나 원자재를 덜 쓰면서 물건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수요를 줄이는 대책이 경제 주체별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물가가 걱정이다] (중) 상승 원인

    [물가가 걱정이다] (중) 상승 원인

    최근 물가급등은 사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은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많이 풀었고 이 돈은 자본시장의 유동성 과잉으로 이어졌다. 투자처를 못 찾은 돈이 몰린 곳은 다름 아닌 원자재 시장. 이 같은 단기투기성자금은 현재 원자재 가격의 인상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금융위기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선택한 탈출법이 물가상승을 부추긴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고환율 정책을 유지한 덕에 지난해 6%대 성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기록했다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국내·외 자본이 만든 유동성이 인플레 압력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 인플레 압력을 부추길 위험요인들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그나마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는 변동성이 커 (언제쯤이면 안정이 될지) 속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임희정 현대경제 연구소 연구위원은 “차이나 플레이션과 원자재·원유가 상승, 이상 기온에 따른 곡물가 인상 등으로 압축되는 올 물가의 불안요인은 안타깝지만 언제 불안이 사그러들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장 위험한 요소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강세를 띄고 있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다. 유가는 각종 대외변수 중 물가에 가장 빨리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유가격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가 오른다. 국내물가에 반영되는 시간은 불과 2주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일 원유 소비량은 232만 7000배럴. 전세계 소비량의 2.7%에 해당해 한국은 세계에서 9번째로 석유를 많이 쓰는 나라다. 원자재는 원유보다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시간도 다소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전망이 좋지 않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1년은 구리와 주석 등 일부 금속에서 공급부진이 나타날 전망이 높은 가운데 중국이 자국의 수요 충족을 이유로 희토류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만성화 되는 기상이변으로 밀 등 곡물 가격 역시 상승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러시아는 가뭄을 이유로 밀 수출 금지 조치를 올 6월까지 연장했다. 현재 여름인 호주 곡창지대에서는 홍수가 발생해 작황이 부진할 전망이다. 이미 세계적인 기상 이변도 물가불안을 거드는 중이다. 유럽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의 기록적인 한파는 난방유 등 석유 수요를 늘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010년 석유수요를 하루 147만 배럴로 전월 전망치보다 15만 배럴, 올해 수요는 118만 배럴로 1만 배럴 늘려 잡았다. 유럽에 불어 닥친 한파 등으로 겨울 난방유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인플레를 수출하는 차이나플레이션도 걱정이다. 사실 우리 경제에 있어 값싼 중국산 제품은 인플레를 막는 비상수단 역할을 했다. 국내 가격이 오를 때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수입을 늘리거나 관세를 깎아 전체 물가는 내리는 효과를 누렸는데 더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의 제1교역국이다. 중국의 물가가 오르면 국내 소비자 물가는 물론 생산자 물가까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지난해부터 한국의 수입물가 변동률은 중국의 생산자 물가와 연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임금 인상이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일 신년인사회에서 “영향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는 차이나플레이션이 전이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올해 물가잡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물가여건이 어렵지만 널뛰게 놓아둘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전 부처가 협력해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초는 물가이고, 물가가 안정돼야 안정적 성장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정서린기자 whoami@seoul.co.kr
  • 중앙 ‘고공단’ 연봉, 지방 1·2급과 비슷

    중앙행정기관 고위공무원단(고공) 소속의 기존 1, 2급 월급이 많을까, 지방행정기관이나 입법부 사법부 소속 1·2급 공무원 월급이 많을까. 고공들은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월급 구조를 잘 몰라 정확한 비교가 이뤄지지 않고, 상대방의 월급 또한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발표된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1급(상당) 공무원의 연봉은 5950만원부터 8927만원에서 결정되나 고공 기준급의 범위는 5152만원에서 7670만원이다. 2급(상당) 공무원의 연봉 범위인 5497만~8250만원보다도 적다. 고공에만 주어지는 직무급이 관련 표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고위공무원단에 주어지는 직무급은 가등급(1급) 1080만원, 나등급(2급) 480만원이다. 직무급을 합하면 고공의 연봉은 5632만원부터 8750만원이다. 일부 고공의 경우 1·2급보다 월급이 적다는 이야기다. 고위공무원단은 중앙행정기관의 국장(3급) 이상 고위급 공직자들의 부처 간 인사교류와 승진을 행정안전부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인사제도이다. 과거 1, 2, 3급이라는 계급 대신 고공단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직무성과에 따라 개별 공직자의 보수수준이 정해진다. 현재 고공단에는 1361명이 있다. 고공은 중앙행정기관에만 적용되고 지방자치단체,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입법부나 사법부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2006년 7월 고공 출범 당시 부처 간 인사이동과 공동교육 등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지방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1급(상당)에 해당되는 공무원은 지방일반·별정직 27명, 입법부 31명, 사법부 1명, 기타 헌법기관 22명 등 총 81명이다. 광역자치단체의 부단체장(정무직), 서울시의 본부장과 여성담당관, 인천·전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이 대상이다. 2급 상당은 지방일반·별정직 70명, 입법부 53명, 사법부 19명, 기타 헌법기관 28명 등 총 170명이다. 이들은 성과급적 연봉제의 적용을 받고 직무급이 주어지지 않는다. 고공보다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상위 계약직 공무원이다. 1급에 해당하는 계약직 1호, 2급에 해당하는 계약직 2호, 그리고 전문계약직 가급은 연봉 하한액은 정해져 있지만 상한액이 없다. 우수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상한액을 설정 안 한 것이다. 실제 우정사업본부장과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농수산대학 총장은 차관급보다 연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연봉제가 적용돼 12개월로 나눠서 월급을 받다 보니 월급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직종이나 업무가 다양하다 보니 보수가 다양하게 구성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씨줄날줄] 작심 365일/이춘규 논설위원

    작심(作心)이란 ‘맹자’의 호변장에 나오는 말로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작심삼일(三日)도 원래는 사흘에 걸쳐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비로소 결정한다는 신중함을 뜻했다. 긍정적이다. 하지만 요즘 작심삼일은 부정적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기는 했지만 사흘밖에 못 간다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네 보통사람들은 새해나 입학, 전근을 하면서 다짐을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의 한민족 비하가 심했던 고려·조선 시대에는 우리민족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많았다. 끈질기지 못한 민족이라고 했다. 일제시대 때도 유사했다.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은 “고려의 정령(政令)이 사흘을 못 간다.”고 중국인들이 비꼰 말이다. 원칙 없이 왔다갔다한다는 뜻.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도 고려공사삼일의 영향을 받아 생겼다. 우리나라 사람의 성격이 처음엔 잘하다가도 끝에 가서 흐지부지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자학하지 말자. 민족이, 국가가, 개인이 힘이 없으면 비하당하게 된다. 작심삼일은 지구촌 보통사람들과 친숙하다. 새해 금연 다짐을 한 보통사람 중 90%는 실패한다는 통계도 있지 않은가. 작심삼일도 좋다. 삼일이나 지키지 않았는가. 새해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 목표를 못 이룬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일이 아니다. 수십, 수백번 금연 다짐 끝에 성공한 이가 부지기수다. 새해에는 작심삼일에 그쳐도 계속 다짐을 해보자. 작심일년을 위한 도우미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지혜일 터. 금연보조용품, 간편 운동기구·전자사전 등 자기계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적절히 활용하자. 그러면 작심일년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특히 거창한 다짐을 해 스스로를 학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 말자는 다짐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 많다. 부정적 다짐은 자체가 스트레스다. ‘담배 피우지 말자.’보다는 ‘금연을 실천하자.’는 긍정적 사고도 추천된다. 수많은 실패보다 훨씬 나쁜 것이 아예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작심하는 것 자체는 해보겠다는 의지의 결정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성현들 가운데도 작심삼일로 끝난 사례는 부지기수다. 작심삼일도 매일 바뀌는 조령모개나 조변석개보다는 낫다. 실패는 부끄럽지 않다. 작심삼일이 수치스러운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작심삼일을 122번만 하면 작심 365일, 작심일년이 되지 않겠나. 세상사 마음먹기 나름이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4대강 사업 감사결과 곧 발표”

    지난 1년여간 미뤄져 왔던 감사원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결과가 곧 발표될 전망이다. 정동기 신임 감사원장 내정자의 원만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위한 포석으로 보여 발표 일정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3일 “지난해 초 끝난 4대강 사업에 대한 국토해양부 감사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토해양부에서 제기한 외부 전문기관의 용역이 거의 끝난 것으로 안다.”면서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감사 결과 발표에 필요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임 감사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7일을 전후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5~6일쯤 임명동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따라서 늦어도 청문회 실시 이전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결과를 감사위원회에 상정, 심의하게 될 전망이다. 감사결과 발표는 심의 이후 30일 이내에 전문공개 등으로 하면 돼 청문회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청문회 실시 이전 발표도 배제할 수 없다. 감사원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는 지난해 2월 12일 마무리된 뒤 심의를 위해 감사위원회에 접수된 상태다. 하지만 감사위원회는 “감사에 대해 국토해양부 등에서 기술적인 이견을 제시함에 따라 전문가 집단의 자문 및 용역이 필요하다.”며 10개월이 넘게 심의 및 발표 일정을 미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은 국회 국정감사 등 정치권으로부터 ‘정치적인 감사’라는 등 각종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은진수 감사위원은 4대강 감사 주심위원에서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박희태 국회의장 새해 화두는 “소수는 타협을 다수는 양보를”

    박희태 국회의장 새해 화두는 “소수는 타협을 다수는 양보를”

    박희태 국회의장은 30일 국회사무처 직원과 송년 다과회를 한 뒤 국회 본청 지하 1층 방호원실을 찾고 국회경비대를 방문하는 것으로 2010년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 의장은 예산안 파행 처리 이후 정무적 행보는 가급적 자제해오고 있다. “예산 국회의 파행을 되풀이하게 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면서 숙고의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게 국회의장실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 의장은 사석에서 “국민들이 더 이상 국회 파행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따가운 질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여야 모두 지나치게 명분론에 집착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수는 타협을 통해 ‘이거라도 얻은 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다수는 ‘같이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제발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고 한다. 박 의장은 “토끼의 해, 토끼는 서로 다투거나 싸우지 않는다. ‘전부이거나 전무’인 사고방식은 다양한 세력이 공존하는 민주사회에서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 한발씩 물러설 수 있는 ‘염소의 지혜’를 발휘해 대화와 타협으로 원만하게 운영하지 않으면 국민의 엄한 심판이 기다린다는 사실을 여야 모두 가슴 깊이 명심해야 한다.”면서 “여하튼 예산안 처리는 빨리 잊고 싶다.”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박 의장은 신년사로 서로를 배려하고 화합하는 ‘태화위정’(太和爲政)을 내놓았다. 송년 다과회에서 박 의장은 “전쟁의 역사를 보면,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신속한 보급에 달려 있다.”면서 국회다운 국회를 위해 지원과 노력에 전력투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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