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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거품 “붕괴 시작-붕괴 없다” 공방

    부동산 거품(버블) 붕괴 가능성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거품 붕괴의 초기단계에 이미 들어섰다는 경고론과 단순한 가격조정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내수 회복 지연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국내 경제의 현실을 감안할 때,부동산 거품붕괴 여부는 향후 경제운용의 중대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적어도 연착륙 유도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래에셋,“집값 급락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22일 발표한 ‘한국부동산,가격조정인가 거품붕괴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부동산가격 하락세는 단순한 가격조정 국면이라고 진단했다.보고서를 쓴 이덕청 연구위원은 “서울지역 아파트가격 수익비율이 현재 40∼50배로 가격상승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0년말(20∼25배)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그러나 지난 2년새 금리가 30∼40%(연 6∼7%→4%)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균형 가격수익비율은 28∼42배라고 지적했다.따라서 버블붕괴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서울지역 아파트조차 “약간 고평가된 정도”에 불과해 “전반적인 버블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또 ▲당분간 금리인상 가능성 희박 ▲내수 부진 장기화에 따른 연말이나 내년초쯤의 금리인하 가능성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세(13.4%) 반전 등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하락률은 최대 10%(평균 5%)에 그칠 것이라고 예단했다. ●정부도 “버블붕괴 안 온다” 일축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부동산 버블붕괴 현상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그 근거로 평균 60% 수준인 담보인정가치(LTV) 비율을 들었다.즉 담보로 잡은 집값이 100원이라면 대출은 60원만 해줬다는 얘기다.재경부 김광수 금융정책과장은 “집값이 40% 이상 급락하지 않는 한,대출금을 떼일 우려가 없어 만기연장은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얼마전 열린 시중은행장 회의에서도 이같은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김 과장은 “일부 만기연장에 어려움을 겪는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금융공사에서 흡수하고,현재 마련중인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까지 실행되면 버블붕괴는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한국의 부동산 가격상승세는 국지적 현상이라며 버블붕괴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LTV비율 과신말라…버블붕괴 이미 시작” 이 부총리는 하반기에 만기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0조여원이라고 밝혔지만 좀 더 정확히는 20조원에 가깝다.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주택거래량 급감,내수 침체 장기화,전세가격 하락 등 버블붕괴의 전조가 이미 포착됐다.”면서 “만기연장으로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반박했다.김 상무는 “빚독촉에 시달린 사람들이 결국 담보주택을 매물로 내놓게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지방에서부터 집값 버블붕괴가 가시화돼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연구위원도 “2000년 이후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빨리 늘어 가계의 빚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시중의 극심한 자금경색 현상이 좀 더 지속되면 부동산 거품이 본격적으로 터질 것”이라고 가세했다.개인의 빚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지난해 6월말 현재 2.1배로 일본(3.5배) 미국(3.4배) 타이완(3.2배)보다 훨씬 낮다.최 연구위원은 “급매물이 쌓이면 집값이 30∼40%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면서 “LTV비율을 맹신말라.”고 꼬집었다.대형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은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은 3년전 취급돼 담보가치의 75∼85%까지 대출금이 나갔다.”면서 “만기연장을 해주더라도 지금의 LTV비율과는 차이가 커 부분적인 대출금 회수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금융통화위원회 산하에 자산평가위원회를 신설,부동산시장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래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금융업 리스크 공동관리 필요”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금융기관이 시장위기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금융기관장 20여명을 청와대로 부른 자리에서다. 표 안나게 ‘야단’도 쳤다.위기가 터졌을 때 금융기관이 “나 먼저 살겠다.”며 이기적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다.언성을 높이거나 싫은 소리를 섞지는 않았지만,분명 지청구였다.‘공동 위기대응’ 주문은,그래서 더 따끔하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영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브리핑과 참석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대통령이 금융기관장들에게 던진 화두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의 정부의 역할과 개입범위.노 대통령은 “(돈을)빌린 사람에게 책임을 물으면 화를 내고,빌려준 사람(금융기관)에게 책임을 물으면 정부를 바라보고,정부는 더 이상 관치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국민은 ‘누구를 믿고 한국에서 사업을 하느냐.’고 한다.”며 “얘기를 해보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문제가 생겼을 때 금융권이 국가적 위기관리로 접근하기보다 ‘나 먼저 살자.’며 개별 대응해 주주에게는 박수를 받았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그 어떤 회사도 득이 없었다.”고 꼬집었다.지난해 LG카드 사태 때 일부 은행이 채권단 합의에 비협조적이었던 행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해당 은행장들은 당시와 달리 별다른 반박은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그와 유사한 사태가 다시 발생했을 때 과연 정부가 어디까지 나서야 하는가,또 나서는 게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한 뒤 “정부가 책임질 몫,금융기관이 책임질 몫이 있는 만큼 금융권이 연대의식을 갖고 위기(시스템 리스크)에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금융시스템은 개별 금융기관간의 무한경쟁,정글식 경쟁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이날 사회를 본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평소 주장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노 대통령이 금융기관장들에게 던진 또 한 가지 화두는 시장 상황이다.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의 카드채 위기에 “두 번이나 데었다.”는 노 대통령은 “(최근 신용불량자,가계빚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공무원들은 금융시장이 괜찮다고 하는데 정말 세 번째 위기는 오지 않는 것이냐.”고 물었다.시작부터 질책을 받아서인지 은행장들은 은행별 신용불량자 구제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며 “큰 문제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간담회에는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김정태 국민·황영기 우리·김승유 하나·하영구 한미은행장,정해왕 금융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외환·제일은행의 외국인 행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안미현 구혜영기자 hyun@seoul.co.kr˝
  • [기로의 한국경제] ② 돈을 돌게 하자

    돈이 안 돈다.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도,주식 등 자본시장에서도 좀체 돈의 흐름이 감지되지 않는다.그렇다고 고질병이던 부동산 투기로 돈이 몰리는 것도 아니다.기업-가계-시장을 관통하는 자금의 수요·공급 고리가 끊어진 탓이다.시중에는 온통 부동(浮動)자금과 부동(不動)자금뿐이라는 말까지 나돈다.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사모펀드 활성화 등도 당장 깨어진 수급기반을 수습하는데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자금중개 기능 극도로 약화” 한국은행 관계자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아 은행예금도 매력이 없고,주식시장은 너무 위험하고,회사채 시장은 신뢰도가 떨어지고,간접투자는 정착이 안돼 있고,부동산시장은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모든 부문에서 안정성이 떨어지다 보니 자금중개의 기반이 극도로 허약해져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에 의존해 겨우 지탱되고 있는 주식시장은 개인들의 이탈에 더해 중국 쇼크,유가 상승 등 국내외 변수가 너무 많아 수시로 요동치고 있다.회사채 시장은 최근 순상환(발행보다 상환이 더 많은 것)에서 순발행 기조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활성화될 기미가 없다. 과도한 빚과 소비냉각으로 가계대출 수요도 좀체 일어나지 않고 있다.기업들도 투자위축 등으로 은행이나 주식·채권시장을 찾지 않는다.지난 4월 국내은행의 기업대출은 2조 5000억원에 그쳤다.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주로 자금을 찾지만 이쪽에는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꺼린다.한은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이 모두 부진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경기가 살아나 자금수요가 많아지는데 공급이 지금처럼 부진하면 자금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나마 활발한 부문은 국채,통안증권 등 이른바 ‘무위험 채권’ 시장뿐이다.최근 지표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는 4.2% 안팎으로 1개월새 0.3%포인트가량 빠졌다.수요가 많아지면서 채권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채권값이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진다.시장 관계자는 “최근 국채 수익률이 내려가는 것은 경기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맡긴 돈 절반이 부동자금 이에따라 시중자금의 안정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언제든지 돈되는 곳으로 옮겨갈 계획인 ‘대기성 자금’만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한은에 따르면 올 1·4분기 금융권의 6개월 미만 단기수신 잔액은 387조 6000억원으로 금융권 총수신의 49.0%에 달했다.1년 전(376조 1000억원)에 비해 금액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총수신 비중은 47.5%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다. 또 지난달 말 현재 8개 시중은행의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15조 4088억원으로 한달 전 14조 7366억원보다 6722억원(4.6%)이 늘었다.반면 안정적으로 묻어두는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193조 1545억원에서 193조 3207억원으로 0.09% 증가하는 데 그쳤다.MMF는 투신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단기수신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인하와 주식·부동산시장의 불안정으로 목돈을 굴리는 고객들이 아무 때나 돈을 찾을 수 있는 MMF 등 단기상품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유동성 증가율 사상 최저수준 돈이 제대로 안 돌면서 돈의 순환을 나타내는 지표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올 1분기 국내 총유동성(M3)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5.1%에 그쳤다.M3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만 해도 12.4%에 달했으나 2분기 9.6%,3분기 8.1%로 떨어지다 4분기에 5.4%로 급락했다.M3는 돈이 얼마나 활발하게 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것을 적정 증가율로 친다.올해 경제성장률은 5%대,물가상승률은 3%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8%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정책당국의 대응여지는 극히 좁은 상황이다.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 연구위원은 “자금이 안 도는 상황만을 고려한다면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방법을 쓰기에는 경기가 너무 안좋다.”면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힘들지만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기로의 한국경제] ① 더블딥 추락하나

    회복세가 다소 더뎌지고 있는 것뿐인가.아니면 침체의 터널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경기가 다시 꺾이는 ‘더블딥’의 서막인가.그도 아니면 경기회복세의 단맛을 미처 느껴보기도 전에 상승국면이 끝나고 하강국면으로 접어드는 경기 사이클의 변화인가. 후반전을 남겨둔 우리 경제의 관전평이 분분하다.이런 가운데 재정경제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연간 경제전망과 거시정책의 수정 여부를 밝힐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늘어나는 가계빚,감감한 소비 하반기 경제를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신중론자들의 주된 근거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내수 침체 ▲그나마 내수를 떠받치던 건설경기의 급랭 ▲통계적으로 둔화될 수밖에 없는 수출 증가세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조짐이다.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4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0% 줄었다.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째 감소세로 외환위기 때의 13개월(97년 12월∼98년 12월) 마이너스 기록을 경신했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을 늘려주더라도 빚갚는 데 치여 소비할 여력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가구당 빚은 3월 말 현재 2945만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설비투자의 두 배인 건설투자도 올 들어 20∼30%(민간 건설수주 기준)씩 급락하고 있다.그나마 ‘반쪽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조차 지난해 10월부터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이어온 탓에,통계적 반락이 불가피하다.더블딥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잔치는 끝났다” vs “더디지만 순항 중” 아예 경기 순환주기가 바뀌었다는 진단도 들린다.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임춘수 상무는 “올 3분기에 경기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당초 경기 고점을 내년 2분기께로 공식 전망했으나 이미 올 3월에 경기 선행지표들이 고점을 찍었고,건설투자 급감 등으로 내수도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어 (경기사이클)전망을 수정한다.”고 설명했다.경기 사이클 진단에 쓰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에 따르면 국내 경기는 일단 지난해 1월 천장을 찍고 하강하다가 같은 해 8월 바닥을 찍었다.삼성증권의 관측대로라면 경기회복세를 미처 느껴보기도 전에 ‘잔치가 끝났다.’는 얘기다.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 양경식 과장도 “3분기 내지 4분기부터 경기가 상당히 나빠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해외 시각은 좀 더 긍정적이다.씨티그룹은 이날 낸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내수 회복신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최근 발표된 4월 산업생산 지표가 안정되기 시작했다.”면서 “하반기부터 한국경제가 수출 위주에서 내수 주도형 성장으로 순조롭게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얼마전 연례협의를 마친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한국경제가 5.5%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이달 말 입장 발표 “지난해 경제가 워낙 죽 쒔기(연간성장률 3.1%)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올해 5%대 성장은 끄떡없다.”던 호언장담은 이제 정부 안에서 찾아보기 힘들다.재경부 박병원(朴炳元) 차관보는 “경기 동향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면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발표 때 정부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현재로서는 더블딥 가능성이나 경기사이클 변화 등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사뭇 신중한 태도 변화다.익명을 요구한 경제관료는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11%대로 예견돼 긴축정책의 강도가 높아지고 미국도 금리인상을 통해 경기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로 인한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가 하반기에 현실화될 경우,4분기부터 국내경기 회복세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올해보다 내년 경제가 더 걱정이라는 관측도 정부 안에서 심심찮게 나온다.통계청 신승남 산업동향과장은 “경기 순환주기가 전반적으로 짧아지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나,아직 추세적 반전을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경계했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seoul.co.kr˝
  • 가계빚 450조 ‘사상 최대’

    최근 내수부진에 이은 부동산시장의 위축이 가계대출 감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담보대출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특히 경기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판매신용(소비자들의 외상구매)은 빡빡한 가계살림 등의 영향으로 급감했다.하지만 가계빚의 전체 규모는 지난 3월 말 현재 450조원에 달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04년 1·4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신용잔액(가계대출+판매신용)은 450조 4552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447조 5675억원에 비해 2조 8877억원(0.6%) 증가했다.지난해 1·4분기에 비해서는 2.5%의 증가율을 보였다. 가계신용은 1999년 말 214조원에서 2000년 말 267조원,2001년 말 342조원,2002년 말 439조원 등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다가 최근 1년 사이 급증세가 진정되고 있다. 1·4분기 가계신용잔액 가운데 가계대출이 425조 6885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1% 증가한 반면 판매신용 잔액은 24조 7667억원으로 7.0% 감소해 소비경기의 위축을 여실히 반영했다. 가계신용 잔액을 전체 가구수로 나눈 가구당 채무는 2945만원으로 지난해 말의 2926만원보다 19만원이 늘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 [사설] ‘경제위기’ 논쟁보다 중요한 것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17대 국회 개원연설의 상당 부분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제 위기론을 잠재우는데 할애했다.노 대통령은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위기는 아니라면서 정치적인 이유로,개혁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위기론을 부추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노 대통령의 지적처럼 과거 경제 위기론이 단기 부양책을 유발해 경제 구조를 왜곡시켰던 만큼 정부가 위기론에 부화뇌동해 섣부른 대응을 해선 안 된다고 본다. 노 대통령이나 정부 당국자들이 항변하듯이 무역흑자 기조나 외환보유액,상장 기업들의 이익률,국내외 기관들의 성장 전망치 등을 감안하면 현 국면을 위기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정작 문제는 서민과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위기에 가깝다는 점이다.지난달 실업급여 수급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대기업의 체감 경기는 10개월 이래 가장 싸늘하다.증가세는 둔화됐다지만 가계빚과 신용불량자는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정부가 아무리 경기 회복과 연 5% 이상의 성장률을 장담하더라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의 어려움 정도를 달리 해석하는 식의 위기론 논쟁은 이쯤에서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위기론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에는 공감하는 만큼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하게 하고 돈 가진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게 하느냐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뜻이다.지금 우리 경제는 누가 이기고 지느냐는 문제로 논쟁을 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 [시론] 기업들의 氣가 살아나야 한다/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경제학박사

    올들어 경제 거시지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산업생산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했고,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3%로 잠재성장률을 웃돈다는 결과도 나왔다.지표만 놓고 보면 경기는 작년의 침체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중국 쇼크,미국 금리 인상설,유가급등과 같은 해외악재도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경제가 어렵다고 야단인가.경기양극화 때문이다.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수출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내수 침체가 도를 지나쳤다.도소매 판매 증가율이 아직도 마이너스 상태이고,서비스업 전체도 1%대의 증가세에 머물고 있다.설비투자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수출을 성장전략의 축으로 채택한 60년대 이후 대외경기는 한국경기의 선행지표가 되어 왔다.수출이 살아나면 투자,소비순으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경기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상승기간도 평균 33개월 정도로 길었고,대외여건이 양호할 때 경기가 둔화된 전례는 없었다.그런데 현재의 경기순환은 사정이 다르다.수출과 내수의 연결고리가 어디에선가 끊어진 것이 분명하다. 투자의 패러다임 전환이 1차적 원인이다.기업은 수요가 늘어도 설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최근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이 몇년만에 80%를 넘어서면서 이를 투자회복의 반가운 신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그러나 가동률이 80%를 웃도는데도 투자증가율이 마이너스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는 기존시설의 가동률을 높여 수출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환란 이후 진행돼 온 구조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기업에 대한 주식시장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위험이 수반되는 장기 모험투자를 기피하게 되었다.주식시장은 변덕이 심하고,장기보다 단기 실적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기업은 번 돈으로 위험이 수반되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보다 현금 보유나 재무구조 개선에 치중한다.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은 저렴한 생산비용을 찾아 중국 등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또 금융기관이 가계대출에 주력함에 따라 자체조달이 가능한 일부 우량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투자재원 확보도 쉽지 않다.노사갈등,지배구조를 둘러싼 대기업 관련 규제 등 경영여건도 기업투자에 유리하지 않다.단순히 수출이 잘 된다고 해서 투자가 자동적으로 증가하기를 기대하기에는 환경이 너무 많이 변했다. 가계버블의 후유증으로 소비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지난 3년간 200조원 가까이 증가한 가계부채가 경제에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가계 빚이 440조원에 이르고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가구당 부채가 연간 소득과 비슷한 3000만원 가까이 된다.원리금 상환부담을 감안하면 올해에 소비 가능한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내구재 소비도 저금리로 지난 몇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탓에 추가 지출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다행히 ‘한마음금융’의 출범 등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 본다. 수출의 성과가 내수촉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경제주체들의 마음이 열려야 한다.특히 기업들의 기(氣)가 살아나야 한다.투자에는 정형화된 이론이 없다.기업가들의 동물적 본능에 의한 투자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졌을 뿐이다.외환 위기 이후 구조개혁이 기업의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개선에 주안점을 둔 나머지 투자 환경 조성에는 미흡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과거 관행으로 수출이 늘고 있으니 내수도 자연히 따라오겠지 하다가는 체감경기와 지수경기가 일치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경제학박사˝
  • 금융硏 “가계부채 부동산 붕괴로 간다”

    최근의 고용 불안과 내수부진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악화 등이 맞물리면서 가계의 빚상환 능력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부채증가 속도가 소득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얘기다.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줄어들지 않으면 자산가격 하락(담보가치 하락),소비감소,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채무디플레(debt-deflation·물가,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실질 부채부담이 늘어나는 현상) 발생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따라서 가계 위기가 소비위축에 이어 부동산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정부가 기존 정책수단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가계의 금융부채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인 금융자산/금융부채 비율은 지난 2000년 2.64배에서 지난해 2.06배로 낮아졌다.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프랑스 5.5배,일본 3.5배,미국 3.4배 등으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또다른 지표인 금융부채/개인 순처분가능소득 비율도 2003년 2·4분기 말 기준으로 111.2%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 1999년(75.8%) 이후 급격한 상승추세다.이는 일본(121.2%)보다는 낮지만 미국(114.0%)수준에 근접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 가계의 사채(私債) 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가계부채의 이자지급 부담 정도를 나타내는 개인의 이자상환비율 역시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2000년 3.1%)보다 높은 실정이다. 가계의 금융부채가 늘었으나 금리하락으로 2000년 10.5%에서 2002년 9.0%로 떨어지기는 했다.하지만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와 관련,금융연구원은 이날 ‘가계신용증가의 경제적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를 통한 경기활성화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으므로 가계부실의 심화는 기업대출 여력의 감소로 이어져 성장잠재력을 잠식하고 일본식 장기불황을 부를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연구원은 “가계부채는 채무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빚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집이라도 팔게 돼 부동산 가격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연구원은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 산하에 ‘자산평가위원회’(가칭)를 신설해 부동산·주식 등과 관련한 이상 징후를 적기에 파악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가동,자산시장 불안이 거시금융 안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소비위축에다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안정대책 추진으로 부동산 거래가 끊기다시피하면서 부동자금이 단기 부동화(不動化)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소비위축과 가계부채 상환부담 등이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정책수단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 가계 은행빚 254조…IMF때의 4.5배

    가계 은행빚 254조…IMF때의 4.5배

    금융연구원의 가계부채에 대한 분석 자료는 가계부실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회수 등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줄지 않아 가계빚상환 능력이 떨어짐으로써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 시장 충격 우려 문제는 가계부실이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가느냐의 문제다.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면 결국 아파트 등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게 된다.너도 나도 물량을 내놓을 경우 집값 급락은 불을 보듯 뻔하게 된다.이른바 자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동산버블 붕괴다. 경제전문가들은 가계 부채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전체적인 부채 규모의 수준과 증가속도 ▲자산시장(부동산)의 버블 존재 여부 ▲디플레이션 압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따라서 최근 소비위축 등에 따른 경기상황을 종합하면 가계부실이 부동산 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 부실도 심상찮아 가계부실이 심화되면 은행 등 금융권은 가계대출 회수에 나서는 한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낮춰 부채 상환에 고삐를 죄는 수순을 밟는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55조원이던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03년 말 현재 254조원대에 이르고 있다.98년의 4.5배가 넘는다. 하지만 금융권의 상황도 그리 좋지 못하다.은행들이 부실채권의 손실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보자.지난 3월 말 현재 84.2%로 지난해말의 84.3%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이는 지난해 말 현재 미국 상업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인 145.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국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은행들의 부실채권(연체 3개월 이상의 여신)비율은 늘어나고 있지만,이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통상 은행권의 가계대출 감소는 자산가격 하락과 같은 효과를 낸다.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가계대출이 10% 감소하면 연중 2.6%대의 소비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경기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상황에 맞는 정책조율이 시급 무엇보다 현재의 가계부실은 신용카드 남발이 주된 원인이었다.내수부진도 그 후유증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런 가운데 주택거래신고제 등 정부가 고강도의 부동산시장안정대책을 발동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단기 부동화 현상(일시적으로 꿈쩍도 하지 않은 상태)을 보이고 있다.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다 보니 돌아야 될 돈이 전혀 돌지 않고 있다.가뜩이나 위축된 내수를 더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가 투기를 잡는 것은 좋았는데,거래마저 묶어놓다 보니 부동산 시장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불투명해 시장참여자들이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불확실성이 소비위축과 맞물릴 경우 자칫 가계부실의 파장이 부동산쪽으로 번져 집값 급락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확대는 단기적으로 소비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경제상황에 상당한 어려움을 미칠 수 있다.”며 “따라서 부동산시장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대처해야만 가계부실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금융硏 “가계부채 부동산 붕괴로 간다”

    금융硏 “가계부채 부동산 붕괴로 간다”

    최근의 고용 불안과 내수부진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악화 등이 맞물리면서 가계의 빚상환 능력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부채증가 속도가 소득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얘기다.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줄어들지 않으면 자산가격 하락(담보가치 하락),소비감소,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채무디플레(debt-deflation·물가,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실질 부채부담이 늘어나는 현상) 발생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따라서 가계 위기가 소비위축에 이어 부동산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정부가 기존 정책수단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가계의 금융부채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인 금융자산/금융부채 비율은 지난 2000년 2.64배에서 지난해 2.06배로 낮아졌다.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프랑스 5.5배,일본 3.5배,미국 3.4배 등으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또다른 지표인 금융부채/개인 순처분가능소득 비율도 2003년 2·4분기 말 기준으로 111.2%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 1999년(75.8%) 이후 급격한 상승추세다.이는 일본(121.2%)보다는 낮지만 미국(114.0%)수준에 근접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 가계의 사채(私債) 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가계부채의 이자지급 부담 정도를 나타내는 개인의 이자상환비율 역시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2000년 3.1%)보다 높은 실정이다. 가계의 금융부채가 늘었으나 금리하락으로 2000년 10.5%에서 2002년 9.0%로 떨어지기는 했다.하지만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와 관련,금융연구원은 이날 ‘가계신용증가의 경제적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를 통한 경기활성화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으므로 가계부실의 심화는 기업대출 여력의 감소로 이어져 성장잠재력을 잠식하고 일본식 장기불황을 부를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연구원은 “가계부채는 채무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빚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집이라도 팔게 돼 부동산 가격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연구원은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 산하에 ‘자산평가위원회’(가칭)를 신설해 부동산·주식 등과 관련한 이상 징후를 적기에 파악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가동,자산시장 불안이 거시금융 안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소비위축에다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안정대책 추진으로 부동산 거래가 끊기다시피하면서 부동자금이 단기 부동화(不動化)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소비위축과 가계부채 상환부담 등이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정책수단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정책부작용 사례들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좀 더 정교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정부가 큰 그림을 제대로 그리고서도 ‘타이밍’과 ‘정교함’이 떨어져 애꿎은 서민 피해사례를 양산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대표적인 사례가 부동산 대책이다.정부는 집을 여러채 갖고 있어도 세금부담이 별로 없어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린다고 보고,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현실화 등을 통해 부동산 보유세(재산세+토지세)를 올리기로 했다.과표가 현실화하면 취득·등록세도 덩달아 오르지만 이는 세율을 낮춰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그런데 정작 드러난 결과는 달랐다.보유세는 당장 올해부터 오르는데 취득·등록세 인하는 ‘세수(稅收) 급감’을 이유로 2∼3년 뒤로 늦춰진 것이다.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 1가구 1주택자라 하더라도 아파트를 새로 사면 취득세와 등록세는 내야 하는 만큼,‘투기’와 거리가 먼 중산·서민층과 1주택자도 덩달아 ‘유탄’을 맞게 된 셈이다.취득·등록세율을 절반 수준으로 조기 인하(5%→2.5%)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주택거래 신고제도 ‘실가(實價) 과세 기반 확보’라는 큰 틀보다 ‘투기 억제수단’ 차원으로 접근되다 보니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주택거래 신고지역인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등은 물론 신고지역이 아닌 서초구 등 인접지역마저도 주택거래가 거의 끊겼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아파트를 갖고있는 C씨는 “해외근무에 따라 집을 팔든,전세를 놓든 해야 하는데 한 달간 단 한 사람만 집을 보러 왔다.”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가하면 직장 때문에 서울 강남구로 집을 옮긴 1주택자 P씨는 같은 이유로 서초동에 집을 산 직장동료 S씨보다 취득·등록세를 5배 가까이 더 내야 해 분통을 터뜨렸다.똑같은 강남권이어도 강남구는 실거래가가 적용되는 주택거래 신고지역인 반면 서초구는 그렇지 않은 데서 빚어진 결과다.P씨는 “투기를 잡기 위해서라면 두부 자르듯 행정구역 단위별로 신고지역을 지정할 게 아니라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나 동네 단위로 촘촘하게 정하든지,최소한 1주택자는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돈 가진 사람들에 대한 무차별적 반감과 자금추적 등이 이뤄지다보니 ‘토종 부자’는 움츠러들고 ‘외국인 부자’가 활개를 치는 것도 부작용의 소지를 안고 있다.한 증권사 사장은 “서울 시내 주요 대형 건물들이 속속 외국인 손에 넘어가면서 월세를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전세’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외국인 전주(錢主)들이 국내 부동산시장 지형을 완전히 ‘월세’로 바꿔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 국민에게로 돌아온다는 우려다. 접대비 실명제도 좋은 정책 취지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을 잘못 잡아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 사례로 꼽힌다.이용섭 국세청장은 “호화유흥업소에 대한 지출이 크게 감소하는 등 접대행태가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물론 호화 유흥업소 소비가 줄어드는 게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그런 쪽의 경기에 의존하는 서민층에게는 부담이다. 인테리어업을 하는 한 중소기업인은 “술집에 손님이 있어야 택시운전사도 돈을 벌고,술집 종업원에게 밥을 파는 곳도 살아가지 않겠느냐.”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도 때를 잘 골라야 하는데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을 때 접대비 실명제를 실시해 서민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곽태헌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가계 은행빚 254조…IMF때의 4.5배

    금융연구원의 가계부채에 대한 분석 자료는 가계부실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회수 등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줄지 않아 가계빚상환 능력이 떨어짐으로써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 시장 충격 우려 문제는 가계부실이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가느냐의 문제다.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면 결국 아파트 등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게 된다.너도 나도 물량을 내놓을 경우 집값 급락은 불을 보듯 뻔하게 된다.이른바 자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동산버블 붕괴다. 경제전문가들은 가계 부채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전체적인 부채 규모의 수준과 증가속도 ▲자산시장(부동산)의 버블 존재 여부 ▲디플레이션 압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따라서 최근 소비위축 등에 따른 경기상황을 종합하면 가계부실이 부동산 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 부실도 심상찮아 가계부실이 심화되면 은행 등 금융권은 가계대출 회수에 나서는 한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낮춰 부채 상환에 고삐를 죄는 수순을 밟는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55조원이던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03년 말 현재 254조원대에 이르고 있다.98년의 4.5배가 넘는다. 하지만 금융권의 상황도 그리 좋지 못하다.은행들이 부실채권의 손실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보자.지난 3월 말 현재 84.2%로 지난해말의 84.3%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이는 지난해 말 현재 미국 상업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인 145.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국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은행들의 부실채권(연체 3개월 이상의 여신)비율은 늘어나고 있지만,이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통상 은행권의 가계대출 감소는 자산가격 하락과 같은 효과를 낸다.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가계대출이 10% 감소하면 연중 2.6%대의 소비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경기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상황에 맞는 정책조율이 시급 무엇보다 현재의 가계부실은 신용카드 남발이 주된 원인이었다.내수부진도 그 후유증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런 가운데 주택거래신고제 등 정부가 고강도의 부동산시장안정대책을 발동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단기 부동화 현상(일시적으로 꿈쩍도 하지 않은 상태)을 보이고 있다.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다 보니 돌아야 될 돈이 전혀 돌지 않고 있다.가뜩이나 위축된 내수를 더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가 투기를 잡는 것은 좋았는데,거래마저 묶어놓다 보니 부동산 시장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불투명해 시장참여자들이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불확실성이 소비위축과 맞물릴 경우 자칫 가계부실의 파장이 부동산쪽으로 번져 집값 급락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확대는 단기적으로 소비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경제상황에 상당한 어려움을 미칠 수 있다.”며 “따라서 부동산시장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대처해야만 가계부실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 “소비회복 예상보다 지연 가능성”

    재정경제부 박병원(朴炳元) 차관보는 1일 “소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기업들의 투자 확대계획이 실행에 옮겨지면 개인들의 소득이 늘어나 소비가 다소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내구소비재 출하가 5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소비침체가 너무 극심하다.정부가 분석하는 요인은 뭔가. -일단은 소득 감소라는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다.여기에 유가 급등 등 대외악재가 속출하고,탄핵정국 등 비경제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더욱 악화됐다.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도 소비 회복의 걸림돌로 지적되는데. -배드뱅크 등의 출범으로 신용불량자 문제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이헌재)부총리 표현대로 새 살이 돋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소비 진작을 위한 대책은 있나. -소비 그 자체를 끌어올리기는 어렵고,바람직하지도 않다.결국은 소득을 늘려줘야 하는데 그러자면 일자리가 늘어야 하고 이는 다시 투자 활성화와 직결된다.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겠다고 잇따라 발표했으니 실행에 옮겨지면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본다. 설사 그렇게 해서 소득이 늘어도 가계 빚을 갚아야 하는 등 소비할 여력은 여전히 없지 않은가. -그 게 문제다.이 때문에 투자가 이뤄져도 소비가 빨리 회복될 것 같지는 않다. 이르면 2·4분기말부터 회복될 것이라던 관측을 수정하는 것인가. -현재까지는 유효한 관측이지만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당초 구상은 하반기에 수출 증가율이 통계적으로 둔화되더라도 내수가 조금씩 살아나 그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소비회복이 지연되면 이같은 구도에 차질이 생기고,결국 경기가 다시 꺾이는 것 아닌가. -그같은 우려가 있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려는 것이다.다만 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내년으로 예정된 특별소비세 폐지를 앞당기는 방안은. -특소세는 폐지 얘기가 나오는 순간부터 소비가 동결되는 부작용이 있는 만큼 언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강남 집값폭등 촉발등…경제오판 사례들

    강남 집값폭등 촉발등…경제오판 사례들

    지난해 3월6일 재정경제부 당국자들은 “경솔하다.”“무책임하다.”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박승 한국은행 총재를 맹비난했다.박 총재가 “(경기하강 속도가 너무 빨라)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 5.7%보다 크게 낮은)4%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 게 빌미가 됐다.그날 재경부 고위관료는 “경제는 심리(心理)가 중요한데,중앙은행 총재가 불필요한 말로 위기감을 부추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언성을 높였다.그러나 결국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박 총재의 우려보다도 한참 낮은 3.1%에 그쳤다. 현 경제에 대한 상황인식과 회복의 해법을 놓고 각계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부처,한은,금융감독기구 등 범(汎) 경제당국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강도높게 제기되고 있다.한 민간연구기관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나 금융당국내 석·박사 학위 소지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제때에 제대로 된 분석이나 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정책수립에 참고할 만한 반면교사가 숱하게 널려 있는데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현상진단 및 분석능력 정부와 다양한 채널을 갖고 있는 한 민간 경제연구기관 관계자는 2002년 가계대출 팽창기 때의 경험을 떠올렸다. “머지않아 개인들의 과도한 부채가 우리 경제에 커다란 짐이 될 것이라며 금리인상 등 선제조치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으나,함께 나온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들이 ‘가계신용 증가는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해 강력히 반대했다.결국 경기부양이라는 정부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우리쪽 건의는 묵살됐다.” 2002년 초 서울 강남지역 집값이 폭등하기 시작할 때,정부 관료들은 경기도교육청에 1차적인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과천,분당 등 고교 비(非)평준화 지역의 입시를 평준화로 돌리면서 이른바 ‘명문고’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부모들이 강남 주택수요를 촉발시켰다는 논리였다.그러나 현재 대부분 전문가들은 저금리를 바탕에 깔고 부동자금이 일시에 강남으로 집중된 탓이 가장 컸다고 보고 있다.내수가 2002년 하반기부터 꺾이기 시작했지만 정책 당국자들은 이듬해 초까지도 한결같이 “(돈은 있는데)소비심리가 냉각돼서”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빚을 너무 많이 쓴 데서 비롯된)소비여력의 소진”이었다.LG경제연구원 김주형 상무는 “외환위기 때 기업 부실대출로 어려움을 겪었던 금융기관들이 미국 등 선진국 사례에 집착해 가계대출 상환능력을 너무 높이 평가했던 게 현 내수침체의 원인이 됐다.”면서 “소득 1만달러 국가와 미국·일본 등 3만달러 국가의 능력을 비슷하게 생각했던 데서 온 판단오류였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에 종속된 경제정책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대학원 김병주 교수는 “경제가 정치적인 논리나 이벤트에 밀려 왜곡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특히 우리나라 경제관료들이 거시적으로는 어느정도 제대로 보지만 분야별 파악능력은 크게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서강대 김광두(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당국자들이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더라도 이에 걸맞은 대처를 안 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그는 “2002년 과도하게 내수를 부양함으로써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졌다.”면서 “국민들이 화끈하게 경기를 부양해야 좋아한다는 데 얽매여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 움직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김대일(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관료들은 경제현상에 대한 실무 분석능력이 나름대로 뛰어난 편이지만 알면서도 손을 못 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이를테면 청년실업의 문제만 해도 고임금과 노동경직성이 주된 이유이지만 민감하다는 이유로 손을 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한된 정보로 국민들의 인식을 왜곡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그는 “2002년 정부가 재산세 인상을 통해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며 우리나라의 재산세가 미국의 10분의1 수준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명백히 그릇된 정보”라고 말했다.그는 “부유층들에 세금을 무겁게 매기는 식의 인기위주 정책을 펴기보다는 국민에게 정말로 도움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고 했다. ●할말 못하는 연구기관 올초 박승 한은 총재가 “4·15총선이 끝나면 디노미네이션 및 고액권 발행 등 화폐개혁을 공론화하겠다.”고 밝힌 뒤 서울신문은 이에 찬성하는 입장을 가진 경제학자로부터 기고를 받기로 했지만,그는 “경기진단과 관련해 최근 정부의 주의를 받았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정부의 입장은 ‘디노미네이션 반대’ 였다. “김대중 정부 때부터 우리가 비관적,또는 비판적 보고서를 내면 ‘이게 정말 맞는 얘기냐.’는 식의 항의성 전화가 정부로부터 자주 걸려온다.과거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던 국책연구기관들도 최근 정부에 동조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그러다보니 경제에 대한 조기 경보음을 내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민간연구기관 관계자) ●체계적인 전문가 양성 서둘러야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거시경제가 금융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거꾸로 금융이 나라경제 전체를 좌우하는 상황이 됐는데도 정부나 민간에 금융전문가가 너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그는 “우리 정부가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읽는 데 특히 약하다.”면서 최근 환율정책에 따른 손실을 언급했다.정부가 수출을 위해 무리하게 원·달러 환율을 높게 유지하면서 거기에서 생기는 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와 막대한 이익을 챙겨 나갔다고 말했다.은행권 관계자는 “공무원들에게 금융관련 연수를 확대하고 민간전문가 개방형 임용을 늘려서 실력있는 사람들을 정부로 끌어들여야 한다.”면서 “특히 국책연구소의 역량이 과거보다 떨어져 있다는 주장이 많은 만큼 처우를 대폭 개선해 엘리트들이 대거 몰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박지윤기자 windsea@seoul.co.kr
  • 강남 집값폭등 촉발등…경제오판 사례들

    지난해 3월6일 재정경제부 당국자들은 “경솔하다.”“무책임하다.”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박승 한국은행 총재를 맹비난했다.박 총재가 “(경기하강 속도가 너무 빨라)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 5.7%보다 크게 낮은)4%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 게 빌미가 됐다.그날 재경부 고위관료는 “경제는 심리(心理)가 중요한데,중앙은행 총재가 불필요한 말로 위기감을 부추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언성을 높였다.그러나 결국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박 총재의 우려보다도 한참 낮은 3.1%에 그쳤다. 현 경제에 대한 상황인식과 회복의 해법을 놓고 각계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부처,한은,금융감독기구 등 범(汎) 경제당국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강도높게 제기되고 있다.한 민간연구기관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나 금융당국내 석·박사 학위 소지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제때에 제대로 된 분석이나 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정책수립에 참고할 만한 반면교사가 숱하게 널려 있는데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현상진단 및 분석능력 정부와 다양한 채널을 갖고 있는 한 민간 경제연구기관 관계자는 2002년 가계대출 팽창기 때의 경험을 떠올렸다. “머지않아 개인들의 과도한 부채가 우리 경제에 커다란 짐이 될 것이라며 금리인상 등 선제조치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으나,함께 나온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들이 ‘가계신용 증가는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해 강력히 반대했다.결국 경기부양이라는 정부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우리쪽 건의는 묵살됐다.” 2002년 초 서울 강남지역 집값이 폭등하기 시작할 때,정부 관료들은 경기도교육청에 1차적인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과천,분당 등 고교 비(非)평준화 지역의 입시를 평준화로 돌리면서 이른바 ‘명문고’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부모들이 강남 주택수요를 촉발시켰다는 논리였다.그러나 현재 대부분 전문가들은 저금리를 바탕에 깔고 부동자금이 일시에 강남으로 집중된 탓이 가장 컸다고 보고 있다.내수가 2002년 하반기부터 꺾이기 시작했지만 정책 당국자들은 이듬해 초까지도 한결같이 “(돈은 있는데)소비심리가 냉각돼서”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빚을 너무 많이 쓴 데서 비롯된)소비여력의 소진”이었다.LG경제연구원 김주형 상무는 “외환위기 때 기업 부실대출로 어려움을 겪었던 금융기관들이 미국 등 선진국 사례에 집착해 가계대출 상환능력을 너무 높이 평가했던 게 현 내수침체의 원인이 됐다.”면서 “소득 1만달러 국가와 미국·일본 등 3만달러 국가의 능력을 비슷하게 생각했던 데서 온 판단오류였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에 종속된 경제정책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대학원 김병주 교수는 “경제가 정치적인 논리나 이벤트에 밀려 왜곡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특히 우리나라 경제관료들이 거시적으로는 어느정도 제대로 보지만 분야별 파악능력은 크게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서강대 김광두(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당국자들이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더라도 이에 걸맞은 대처를 안 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그는 “2002년 과도하게 내수를 부양함으로써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졌다.”면서 “국민들이 화끈하게 경기를 부양해야 좋아한다는 데 얽매여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 움직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김대일(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관료들은 경제현상에 대한 실무 분석능력이 나름대로 뛰어난 편이지만 알면서도 손을 못 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이를테면 청년실업의 문제만 해도 고임금과 노동경직성이 주된 이유이지만 민감하다는 이유로 손을 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한된 정보로 국민들의 인식을 왜곡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그는 “2002년 정부가 재산세 인상을 통해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며 우리나라의 재산세가 미국의 10분의1 수준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명백히 그릇된 정보”라고 말했다.그는 “부유층들에 세금을 무겁게 매기는 식의 인기위주 정책을 펴기보다는 국민에게 정말로 도움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고 했다. ●할말 못하는 연구기관 올초 박승 한은 총재가 “4·15총선이 끝나면 디노미네이션 및 고액권 발행 등 화폐개혁을 공론화하겠다.”고 밝힌 뒤 서울신문은 이에 찬성하는 입장을 가진 경제학자로부터 기고를 받기로 했지만,그는 “경기진단과 관련해 최근 정부의 주의를 받았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정부의 입장은 ‘디노미네이션 반대’ 였다. “김대중 정부 때부터 우리가 비관적,또는 비판적 보고서를 내면 ‘이게 정말 맞는 얘기냐.’는 식의 항의성 전화가 정부로부터 자주 걸려온다.과거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던 국책연구기관들도 최근 정부에 동조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그러다보니 경제에 대한 조기 경보음을 내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민간연구기관 관계자) ●체계적인 전문가 양성 서둘러야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거시경제가 금융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거꾸로 금융이 나라경제 전체를 좌우하는 상황이 됐는데도 정부나 민간에 금융전문가가 너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그는 “우리 정부가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읽는 데 특히 약하다.”면서 최근 환율정책에 따른 손실을 언급했다.정부가 수출을 위해 무리하게 원·달러 환율을 높게 유지하면서 거기에서 생기는 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와 막대한 이익을 챙겨 나갔다고 말했다.은행권 관계자는 “공무원들에게 금융관련 연수를 확대하고 민간전문가 개방형 임용을 늘려서 실력있는 사람들을 정부로 끌어들여야 한다.”면서 “특히 국책연구소의 역량이 과거보다 떨어져 있다는 주장이 많은 만큼 처우를 대폭 개선해 엘리트들이 대거 몰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박지윤기자 windsea@seoul.co.kr˝
  • 잠재信不者도 빚 재조정

    신용불량자와 정상고객의 경계선상에 놓인 잠재 신용불량자들이 은행들로부터 대폭적인 채무재조정을 받을 전망이다.그대로 놔두면 신용불량자로 곧 전락할 사람들에게 미리 채무재조정을 실시해 자력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자칫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다음달중 가계 신용대출 고객 가운데 3개월 미만의 단기 연체자이거나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등급상 하위인 잠재 신용불량자들을 대상으로 장기 저리의 분할상환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잠재 신용불량자도 배드뱅크 대상자나 단독 신용불량자에 준해 기존 일시상환 대출을 최장 8년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방침이다. 대출금리는 최초에는 연 15%대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정상적으로 분할상환을 이행하면 대출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 최종 3년간 연 6%대의 대출금리를 적용키로 했다고 국민은행은 밝혔다. 국민은행은 그러나 대상범위를 원금의 일부(3∼10%)를 갚고 소득증빙이 가능한 고객들로 제한해 모럴해저드 확산을 가급적 막는다는 입장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국민은행과 비슷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조흥은행은 지난 20일부터 단독 신용불량자에 대한 채무재조정을 실시하면서 연체 3개월 미만의 잠재 신용불량자들에게 원금의 10%를 갚거나 연대보증인을 세울 경우 1년 기한연장 또는 5년 분할상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연체 3개월 미만의 잠재 신용불량자 가운데 이자를 낼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고객들에게 1년 기한연장을 실시중이다.추가 채무재조정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이제는 경제다(中)] 한국경제 변수와 파장

    한국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으로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이 개선돼 왔다.그러나 외생 변수만 불거지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최근 오일쇼크(고유가),중국쇼크(긴축정책),미국쇼크(금리인상)로 주식·외환 등 금융시장이 패닉(공황)상태에 이를 정도로 휘청거린 것이 단적인 예다. 외생 변수에 가장 민감한 주식시장의 불안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데 있다.지난 11일 기준으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42.8%로 타이완(23.1%)·일본(17.7%)·독일(15.0%)보다 2배 이상 높다.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주식시장이 급등락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2001년 9·12테러 때는 주가가 무려 64.97포인트 폭락했고,2002년에는 미 월드컴 회계부정 여파로 54.05포인트가 빠지기도 했다.통상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처분해 돈을 빼내가는 ‘자본 이탈현상’이 가속화돼 주가가 폭락하고,원·달러 환율은 올라간다.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금융시장을 비롯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최대 변수로 중국쇼크를 꼽는다.우리의 대(對)중국 수출비중이 18.5%로,미국(15.5%) 등 다른 나라보다 높다.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중국은 최근 과열경기를 막기 위해 긴축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경제 상황을 ‘브레이크 없는 페달’로 비유한다.긴축정책을 펴도 과열 성장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중국은 2008년으로 예정된 올림픽대회 개최 때까지 건설경기가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가운데 최근 중앙 및 지방정부,금융권이 철강 및 부동산 등 과열업종에 대해 대출억제 또는 대출금리 인상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과열성장을 막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건설경기 붐은 국제 원자재값의 상승을 부채질한다.이는 국내 기업들의 원가부담으로 이어지고,수익성 하락에 따른 설비투자 부진으로 나타난다. 아울러 중국의 긴축정책은 대중국 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무역적자 등으로 달러화 약세를 묵인해 왔던 미국이 최근 고용 증가 등에 힘입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자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중국발(發) 인플레 압력을 의식한 조치의 일환으로 여겨진다.미국의 금리 인상은 미 기업의 금리부담으로 이어져 증시침체·소비위축을 가져온다.미국 증시침체와 소비위축은 다시 국내 증시침체,대미수출 차질로 이어진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해 국내 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부동산시장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부동산담보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늘게 되면서 가계가 자금난에 시달리면 주택매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이럴 경우 주택 매물이 대량 쏟아지면서 아파트값이 떨어져 자산감소로 이어지고,신용카드 빚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부채와 맞물려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중동지역의 테러 등으로 불거진 오일쇼크도 생산원가·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국내 물가인상 압력으로 나타나 소비위축을 가져 올 수 있다. 특히 오일쇼크는 중국 경제의 과열성장으로 인한 측면도 없진 않다.중국이 2002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내리자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이 단적인 예다.2002년 200만대였던 판매대수가 지난해에는 444만대로 늘었다.그만큼 유가상승 요인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고유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유가 1달러 상승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 하락하고,무역수지 흑자는 8억∼10억달러 감소하며,소비자물가는 0.15% 상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외생변수인 3대 쇼크의 장기화는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침체를 더 악화시키고,그나마 성장동력이었던 수출마저 갉아먹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성장동력이 멈추고,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대 중반을 달성하기는 어려워진다는 관측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 [이제는 경제다(中)] 한국경제의 현주소

    “우리경제의 진정한 문제는 고유가나 중국쇼크가 아니다.허약해진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다.”(한국은행 고위 관계자) 정부나 경제전문가들의 예측대로라면 지금쯤 우리 경제는 신나는 회복가도를 달리고 있어야 한다.하지만 내수침체,실업난,가계대출 연체,중소기업 자금난 등 경제전반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경제 긴축,유가 상승,미국 금리인상설까지 등장하면서 경제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우리경제의 어려움을 경기사이클에 따른 일과성(一過性)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측면에서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한때 앓고 나면 낫는 감기가 아니라 수술이 필요한 중병(重病)에 걸렸다는 것이다. ●성장동력의 약화 경제의 주축인 내수(소비·투자)와 수출 가운데 기댈 곳은 오직 수출 뿐이다.소비와 투자는 좀체 상승세를 탈 기미가 없다.한국은행은 이를 성장동력의 약화 차원에서 해석한다. 한은 박준경 박사는 “우리나라는 90년대 이후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성장전략을 선진국형으로 전환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비슷한 수준에서 맴도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똑같은 양의 자본과 노동을 투입했을 때 기술수준 격차 때문에 미국의 50% 정도 밖에 부가가치를 못 낸다.영국,프랑스,캐나다,싱가포르,홍콩 등에 비해서도 60% 수준이다. 현오석 무역연구소장은 “수출이 잘돼도 그 효과가 산업전반에 못 퍼지는 것은 열악한 부품산업에 원인이 있다.”면서 휴대전화 부품의 60%가 일본제라는 것을 예로 들었다.그는 “우리 수출상품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부품을 그만큼 질좋고 비싼 것으로 써야하는데 국내 자체조달이 안돼 일본 제품을 쓰다보니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대외 교역조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0년=100·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는 89.0으로 2002년 95.0에 비해 6.3%가 하락했다.88년 통계개편 이후 최악이다.실물부문의 대외 의존도가 높다보니 금융시장도 외부동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말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경제긴축 발언 이후 원화의 평가절하폭과 주가 하락폭이 어느나라보다도 컸다. ●투자할 곳 못찾는 기업들 설비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별로 늘지 않고 있다.기업들이 공장이나 기계 등에 투자를 많이 해야 잠재성장능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등으로도 효과가 확산되고 일자리 창출과 개인소득 증가도 일어나게 마련이지만 현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설비투자액(2000년 기준)은 71조 4359억원으로 전년 72조 5564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었다.통상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간 3% 가량은 돼야 노후장비 교체 등 최소한의 유지가 가능하지만 지난해에는 그만큼도 안됐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 투자가 부진한 것은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투자처를 못 찾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사업이 고수익을 낼수 있을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빚으로 흥청망청…바닥난 소비능력 경기냉각의 초기였던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정부는 내수침체의 이유로 ‘소비심리’의 냉각을 들었다.안이한 분석이었다.문제의 실체는 ‘소비능력’의 약화였다.거대한 가계부채 때문이다.99년 말 1419만원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가구당 가계신용(가계대출+외상구매) 잔액은 지난해 말 2926만원으로 106%나 늘어난 반면 같은기간 국내 개인처분가능소득은 321조원에서 400조원 안팎으로 증가율이 20%대에 그치고 있다.소득은 별로 안늘었는데 빚만 두배로 늘어난 탓에 같은기간 신용불량자 수는 199만명(경제활동인구의 9.2%)에서 372만명(〃 16%)으로 뛰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가계부채 문제는 내년까지도 해결이 안되고 잘못하면 내후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집값 상승에 따른 부동산거품의 붕괴와 맞물릴 경우,우리경제가 엄청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후진적인 서비스산업 구조 공장의 해외이전 등으로 국내 제조업의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보완해야 할 서비스업도 빈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특히 많은 사람들이 교육·관광·의료 등 서비스를 위해 해외로 나가면서 국부(國富)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서비스수지의 대표격인 여행(관광·유학·연수 등)의 경우,98년만 해도 34억 4000만달러 흑자였으나 99년에는 흑자규모가 19억 6000만달러로 줄더니 2000년에는 3억달러 적자로 반전됐다. 이후 2001년 -12억 3000만달러,2002년 -45억 3000만달러,지난해 -47억 3000만달러로 큰 폭의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서비스업에서 컨설팅이나 연구개발 등 고부가가치를 내는 비즈니스 서비스업의 비중은 6.9%에 불과해 미국(13.0%),영국(20.0%),독일(17.1%) 등에 크게 뒤처진다.반면 음식·숙박·부동산업 등 소비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미국(15.2%),영국(14.3%),캐나다(13.0%)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함정호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장은 “내수는 바닥인 데도 교육·관광·의료 등 해외에서의 지출은 늘고 있다.”면서 “취약해진 제조업 성장동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서비스산업의 확충은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고용없는 성장 가능성 국민소득이 10여년째 1만달러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형 딜레마인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우리경제의 고민이다. 국내 취업자 수는 2000년 86만 5000명,2001년 41만 6000명,2002년 59만 7000명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3만여명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용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설비투자 부진 ▲국내 공장의 해외이전 ▲일부 기업에 편중된 경제성장 등 때문이다.특히 반도체·석유화학·IT(정보기술) 등 성장주도 산업이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장치산업’들이라는 게 경기회복과 고용확대를 막는 이유가 되고 있다. 비용절감 등을 위해 상시고용 인원을 최소화하고 임시직·계약직을 늘리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信不者 빚조정 주내 착수

    은행 한 곳에만 대출금이 연체된 단독 신용불량자와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3개월 미만의 연체자들이 대거 채무재조정을 받게 될 전망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이번주 초 가계여신과 신용카드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단독 신용불량자 12만명에게 장기 분할상환과 금리 감면을 골자로 한 개인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소개한 우편물(DM)을 일제히 보낼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들로부터 의무적으로 소득증빙 서류를 제출받아 상환능력과 의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존 채무를 최장 8년간 분할상환토록 하고 금리도 연 6∼15%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행 대환대출 금리가 연 21∼25%인 점을 감안하면 신용불량자들의 상환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국민은행은 또 채무재조정에 앞서 미리 갚아야 하는 연체이자도 1년간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단독 신용불량자 외에도 3개월 미만의 연체자 가운데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잠재 신용불량자들을 골라내 단독 신용불량자에 준하는 장기 분할상환과 금리 감면 혜택을 줄 예정이다.아울러 신용불량자에 대한 채권 가운데 신용카드는 10만원 이하,가계여신은 50만원 이하는 채권 소멸시효(5년)가 지나거나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채권을 포기할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1일자로 우리카드를 합병함에 따라 은행과 카드 신용불량자를 합해 모두 4만 7000명인 단독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최장 8년 분할상환에 연 6%의 금리를 적용하는 채무재조정에 나섰다.또 연체 3개월 미만의 잠재 신용불량자 가운데 이자를 낼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1년 동안 기한연장을 허용해줄 방침이다. 신한은행 역시 이번주부터 최장 8년간 분할상환과 최고 100% 연체이자 감면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단독 신용불량자 채무재조정을 본격화한다. 또 신한,하나,조흥 등 3개 은행은 신용불량자 채권 가운데 10만원 이하의 소액채권은 관리비용 절감을 이유로 포기하고 탕감해 줄 방침이다.대상자는 하나,조흥은 각각 700명,신한은 120명으로 파악됐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은행 ‘가계대출 전쟁’

    가계대출을 늘리기 위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하다.부실고객을 대상으로 한 ‘연체와의 전쟁’ 못지않은 ‘대출확대 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고객예금은 물밀듯이 들어오는데 이 돈을 굴릴 운용처로 가계대출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탓이다.대기업은 자금을 쓰려들지 않고 웬만한 우량 중소기업 대출시장은 포화상태다.하지만 지난달에도 거의 모든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올라간 것을 볼 때 무작정 대출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노력에 비해 성과가 변변찮은 이유다. ●은행권 “거래기업 직원 신용대출 환영” 우리은행은 최근 삼성그룹,포스코 등 주거래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상품 ‘프라임 파워론’판촉을 강화했다.통상 9%대인 우수기업 직원 신용대출 금리를 8%선까지 내리고,최고 5000만원까지인 직급별 대출한도도 크게 늘렸다.공무원들에 대한 신용대출도 확대했다. 국민·신한·하나 등 다른 은행들도 서울 여의도·광화문 등 대기업 밀집지역이나 정부청사 앞에서 가두 캠페인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농협은 지난달 25일 농업인 신용대출 금리를 연 평균 10.84%에서 최고 8.5%로 낮췄다.우리은행 본점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통상 최고 융자한도가 5000만원 이하여서 부실이 발생해도 기업대출만큼 위험이 크지 않은데다 은행별 금리가 최고 연 16%에 달해 운용수익도 좋다.”면서 “직업이 확실한 우량고객의 신용대출을 늘리도록 영업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주택담보대출 늘리기 안간힘 은행들은 또 지난달 25일 한국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 판매 개시를 계기로 이쪽에도 영업력을 모으고 있다.지금까지 시중은행 중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을 가장 많이 판매한 하나은행은 이 실적을 개인평가점수에 반영할 정도로 영업에 적극적이다.주택금융공사 상품이 아닌 개별은행 자체 모기지론 상품도 잇따르고 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10년 이하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지난해 말 집값의 최고 40%로 축소돼 은행들이 대출확대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개별은행들이 이를 적용받지 않는 만기 10년 이상 모기지론을 경쟁적으로 개발,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와 주택시장 침체로 자금수요가 많지 않아 은행들의 기대만큼 대출이 늘고 있지는 않다.이에 따라 우량고객 뺏어오기 경쟁도 치열하다.최근 한 시중은행 영업점은 본점에 긴급요청을 했다.“경쟁은행들이 지점장 재량으로 깎아줄 수 있는 대출금리 폭을 크게 높여 우리 고객들을 빼앗아 가고 있다.우리도 지점장 전결금리 인하 폭을 더 넓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외국계 은행 “지금이 기회다.” 국내은행과 달리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다.미국계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벤더’(Vendor)라는 일종의 모집인을 고용해 국내은행,캐피털사,신용카드사 등 지점을 상대로 ‘대환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벤더가 지점을 찾아가 신용대출 만기고객의 빚을 대신 갚아주고 그 고객을 자기 은행고객을 바꿔치기하는 기법이다.씨티은행 관계자는 “우량고객인데도 부실이 두려워 국내 금융기관들이 무차별적으로 만기연장을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체 위험이 없는 우량고객을 대거 우리쪽으로 전환시켰다.”고 했다. 외은지점들은 지점망 부족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은행들에 금지돼 있는 대출모집인 제도를 확대운용하고 있다.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오경림 지배인은 “지난해 9월 신용대출 영업을 시작하면서 150명의 대출모집인을 뒀는데 올해 300명선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영국계 HSBC는 이미 올 들어 대출모집인을 2배로 늘렸다. ●은행권 가계대출 태도완화 추세 한은이 17개 국내은행,6개 외국은행 지점,16개 상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해 최근 발표한 ‘올 1·4분기 금융기관 대출태도지수’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태도는 뚜렷한 완화세를 보였다.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태도는 각각 -9에서 -11,-9에서 -13으로 더 깐깐해졌으나 가계는 일반대출과 주택자금대출이 각각 -25→-19,-35→-20으로 호전됐다.그만큼 은행들이 가계대출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한은 관계자는 “자금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계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신중한 자세가 상당히 누그러들었다.”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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