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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왜 하십니까

    고소득·고학력 층일수록 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는 반면 저소득·저학력 층일수록 대출받은 자금을 생활비·교육비 등에 소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층이 자산을 더 늘리기 위해 대출금을 지렛대처럼 활용하는 데 비해 저소득층은 대출금을 고스란히 비용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산은경제연구소 이용우 수석연구원은 2007년 한국노동패널 데이터와 지난해 통계청의 한국가계금융조사를 활용해 27일 ‘가계부채 현황과 조달구조 분석’ 보고서를 냈다. 가계별 부채 조달방법에 대한 첫 연구라고 산은 측은 밝혔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가계의 30.4%가 주택 마련을, 20.5%가 창업 및 사업자금 조달을 부채보유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면서 “이어 생활비(10.7%), 교육비(6.4%), 전세금 마련(5.3%) 등의 목적이 뒤를 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득과 학력별로 빚을 지는 원인이 다르게 나타난다.”면서 “소득이 많고 고학력자일수록 주택 마련을 위한 빚이 늘고, 생활비를 위한 빚은 확연히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50% 이상 계층에서는 ‘주택 마련을 위해 빚을 진다’는 응답이 35%를 웃돌았다.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률은 소득 하위 25~50%에서는 24%, 하위 10~25%에서는 16%, 하위 10% 미만에서는 11%로 줄었다. 역으로 ‘생활비를 위해 빚을 진다’는 응답률은 소득 하위 10% 미만 계층이 27%로 가장 우세했고, 하위 10~25%에서 20%, 하위 25~50%에서 15% 순이었다. 이 연구원은 “빚을 진 가계는 식품·외식(32.93%), 저축·금융자산(24.90%), 레저·여가활동(22.57%) 순서로 지출을 줄였다.”면서 “가계부채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고 저축이 감소하면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금융포인트 先지급 꺾기 아니다”

    “카드포인트로 가계 빚을 갚도록 한 아이디어는 ‘꺾기’가 아니다.” 최기의(55) KB국민카드 사장은 2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를 적극 옹호했다. 이 서비스는 KB국민카드가 출범과 함께 내놓은 주력 상품이다. 국민은행에서 1억원 이상 담보대출를 받고 ‘KB금융포인트리카드’를 만들면 최고 50만원의 원금을 먼저 깎아주는 제도다. 대출금이 1억원 이하이면 최고 30만원까지 깎아준다. 금융업계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만큼 대출을 부추긴다거나 과당경쟁을 낳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 사장은 “금융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는 대출의 대가로 다른 상품에 반강제적으로 가입시켜 고객에게 손해를 입히는 ‘꺾기’, 즉 끼워팔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카드를 쓰면 쌓이는 포인트를 빚 갚는 데 쓸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가계부채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현대카드의 자동차, 롯데카드의 백화점처럼 특화시장(캡티브 마켓)을 공략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타사에 비해서 취약한 캡티브 마켓을 키우기 위해 국민은행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면서 체크카드와 금융선포인트 등 2가지를 핵심 분야로 소개했다. KB국민카드의 출범으로 카드업계의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에 대해 최 사장은 “무리해서 1등 할 생각은 없다. 시장원리를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균형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일본판 뉴딜정책’ 가동… 재정악화? 전화위복?

    ‘일본판 뉴딜정책’ 가동… 재정악화? 전화위복?

    최악의 지진 피해를 당한 일본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재정적자가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과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낙관론이 동시에 나오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 부채, 그 오해와 진실 지난해 일본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9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한 보고서에서 일본 재정 문제를 “조속히 줄여 나가지 않는 한 언젠가는 한계에 봉착하게 될 시한폭탄”에 비유했을 정도다. 사회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장 비용 증가, 가계 저축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재정 상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지난 11일 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인해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해지면서 재정 위기설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럼 재정 위기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1990년대 이후 정부 부채가 급증하면서 여러 차례 일본 재정 위기설이 제기됐지만 현실화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위기를 겪었던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GDP 대비 정부 부채가 각각 129%와 104%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불가사의해 보이는 현상의 비밀은 일본 정부 부채에서 대외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적다는 데 있다. G7 주요 선진국들은 국채의 30~50%가 외국인이 보유한 대외 부채인 반면 일본은 2009년 말 기준으로 그 비중이 4.2%에 불과하다. 일본 국가의 빚은 거의 대부분 일본 국민한테서 빌린 셈이다. 일본 국민들이 한꺼번에 국채를 내다 팔지 않는 한, 다시 말해 일본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재정적자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안 된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일본의 재정 위기, 왜 표면화되지 않나’란 보고서에서 이런 점을 들어 “대외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정부 부채 증가=일본 국민의 저축 증가’ ‘부채 상환=저축 감소’라는 역설적인 논리가 성립한다. 국제금융센터도 “정부 채무 대부분이 자국 내에서 소화된 엔화 표시 채무여서 정부가 채무 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 중앙은행 차입을 통한 채무 변제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부채가 재정 위기를 겪은 여타 국가들과 다른 두 번째 차이점은 경상수지 문제다. 그리스나 아일랜드, 스페인 등은 만성적인 경상 적자에 시달리는 반면 일본은 해마다 1000억 달러가 넘는 경상수지 흑자를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막대한 대외 순자산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일본이 거품 붕괴 상황에서 알짜 자국 기업을 해외에 팔아버리지 않고 재정적자를 감수해서라도 국내산업을 보호했던 것도 정부 부채 증가와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진 이유로 작용했다. ●지진·쓰나미 독일까 약일까 위기설이 과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정부 부채는 일본 정부로서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복구비용을 써야 하는 상황은 독이 될 것인가 전화위복이 될 것인가. 오가와 알리샤 컬럼비아대 국제사회문제대학 부교수는 피해 복구를 위한 조치로 일본의 재정 건전성이 또 한번 저점을 찍을 수 있다면서 추경편성은 일본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가장 나중에 듣고 싶어 할 뉴스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 국내 전문가는 지진으로 인해 엔화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재정적자 증가를 무역흑자 증가로 상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재정적자에 대한 부정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엔화가 흔들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에 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가계빚 어쩌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확고해지면서 가계빚 부담이 앞으로 서민층을 옥죌 전망이다. 가계빚 규모가 이미 800조원에 육박한 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지난해 말 795조 4000억원으로 2000년 말(266조 9000억원)보다 198% 증가했다. 분기마다 14조 3000억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면 가계신용은 조만간 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00년 87.4%에서 2009년 143.0%로 뛰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이날 연중 최고치인 3.39%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0.59% 포인트, 2월 말 대비 0.22% 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6.7% 안팎으로 인상되는 등 각종 대출금리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1일부터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들에게 5.27~6.77%의 대출 금리를 적용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9월 말 가계부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분기당 11조 7000억원에서 16조 1000억원으로 4조 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미 수석연구원은 “금리는 오르는 반면 증시의 변동성은 커져 가계부채를 둘러싼 여건은 나빠질 것”이라면서 “가파른 대출 증가에 금리인상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가계부채는 고소득층이 많이 지고 있는 데다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해도 소득 대비 11%가량의 이자를 내고 있어 가계부채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이달 중에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준금리 올려도 보금자리론 5% 유지할 것”

    “기준금리 올려도 보금자리론 5% 유지할 것”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U보금자리론 금리(고정)는 가능한 한 버틸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대로 10일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 5.0%대의 U보금자리론 고정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가계빚 규모는 800조원에 이른다. 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추가 이자부담액이 8조원이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폭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임 사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이후 시장금리 상황을 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시장금리가 조금 더 올라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당분간 안정적인 운용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시중금리 인상→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의 연쇄 반응이 하루나 이틀 만에 실현되는 은행 변동금리 체계와는 다른 방식의 금리 운용은 어떻게 가능할까. 임 사장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유동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은 자금을 조달할 때 3분의2 이상을 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의존하는데, 3~12개월짜리가 주를 이루는 단기성 자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니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10년 이상 장기로 운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려면 대출 자산을 기반으로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발행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하고 나서도 자산으로 보유하는 등 외형만 키우는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해왔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 형태로 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대출구조 자체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금리가 낮고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부동산을 처분해 은행빚을 갚아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큰 위기가 아니었지만, 주택시장 구조에 체질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임 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만일 가계가 빚을 이기지 못해 은행이 담보로 잡은 집을 강제집행하게 되면 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발생해 부동산 시장이 더 침체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 사장은 “MBS 발행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은행들이 지금까지처럼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오르면 오르는 대로 이자를 주고, 대출자에게는 오른 이자를 받는 식의 ‘전당포 영업’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은행은 금융 전문가로서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저축률 왜 떨어지나

    저축률 왜 떨어지나

    지난 10년 동안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최근 들어 가계 소득 증가세가 둔화된 게 한국의 저축률을 낮춘 요인으로 분석됐다. 가계가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 형태로 보유하고, 금융 자산 비중은 20%대로 낮기 때문에 저축률이 금세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최근 연금·건강보험료처럼 개인이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는 지출이 늘어난 점 역시 저축률 하락을 부채질했다. ●소득증가 둔화… 연금은 증가 2000년 이후 부동산 투자가 활성화된 것은 저축률을 낮춘 기폭제로 작용했다. 7일 통계청의 가계금융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구당 평균 자산 총액 2억 7268만원 가운데 75.8%를 부동산이 차지했다. 자산의 4분의3을 부동산에 할당하면서, 저축 등의 형태로 운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 규모는 21.3%밖에 남지 않았다. 시기별 통계수치를 봐도 저축률 하락기와 부동산 호황기는 겹친다. 1990년대 말까지 20%대를 웃돌던 저축률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 2002년 10.7%로 떨어졌고 2005년 4.4%, 2008년 2.8%, 2009년 5.1%, 지난해 3.2%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역으로 2000년 266조 8989억원이었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795조 3759억원으로 급증했다. ●“빚 갚느라 여력 없어” 지난해 부동산 거래가 줄었음에도 저축률이 올라가지 않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주식 시장이 호황을 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출을 받은 사람은 이미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가는 장기계획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저축할 여력을 갖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슈 인터뷰] 조순 前 경제부총리에게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이슈 인터뷰] 조순 前 경제부총리에게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조순(83)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원로다.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 초대 민선 서울시장을 거쳐 민주당·초대 한나라당 총재 등 정계와 경제계를 넘나들며 격동의 현대사에 한획을 그은 인물이다. 20년간 대학 강단에서 경제학을 강의하며 불모지대나 다름없던 한국 경제학의 초석을 닦은 그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정신으로 한국 사회 개혁에 자신의 경제이론을 접목시키는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린다. 그는 1988년 12월 부총리로 관직에 첫발을 디뎠다. 토지공개념 등 안정 위주의 긴축정책을 주장하다가 3당 합당을 준비하던 집권세력과 재계의 경기부양을 위한 성장론에 밀려 중도 하차하는 비운도 겪었다. 한국은행 총재 시절에도 중앙은행 독립과 통화가치 안정 등을 외치다 정부 측과 알력을 빚어 물러나는 등 원칙주의자로서 진면목을 보여 줬다. 조 전 부총리를 1일 서울 봉천동 자택에서 만났다. 30년 가까이 살아온 집안 거실에 각종 난과 꽃들이 가득한 가운데 20년 넘게 사용했을 법한 브라운관 TV가 눈에 띈다. 검소함과 겸손의 덕목으로 인생을 헤쳐 온 그의 모습이 낡은 TV와 겹쳐진다. 1928년(용띠) 생인 그는 올해로 여든셋의 나이지만 인터뷰 내내 정확한 수치를 인용하면서 또렷한 기억력을 보여 줘 기자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는 현역을 떠나서도 여전히 자유로운 시각에서 사색과 독서에 몰두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환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현 정부의 국가 운용 전략 대목에 와서는 심각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장기적인 국가 경영 비전과 철학이 없이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금의 운영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운을 뗐다. “관료들은 목표가 주어지면 어떻게 하든지 해내는 집단이다. 현재 뚜렷한 국가적 목표가 없기 때문에 관료들은 국가보다는 자신들의 출세를 위한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성장 제일주의, 성장 지상주의의 국가 정책이 문제로 보입니다. 미국의 경우도 이런 정책으로 양극화와 경제불균형, 재정적자, 국제수지 적자 등 부작용이 컸지요. 현재 기축통화국의 위치도 위협받는 신세가 됐고요. 성장 지상주의, 즉 신자유주의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봤듯이 전세계에 재앙을 불러왔습니다. 우리도 성장 제일주의에서 하루빨리 이탈해 지속적이고 발전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패러다임은 무엇입니까. -경제성장을 해서 소득 4만 달러가 돼야 선진국이 된다는 구호는 공허한 도식이에요. 그런 정책은 양극화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합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하게 국민들이 알게 하고 정부와 기업과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방향을 알고 그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낡은 이데올로기에 따라 소모적인 논쟁만 하면 성장 잠재력을 기를 겨를이 없습니다. 나는 성장 제일주의에서 벗어나 ‘고용 제일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가의 경제정책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용 중심의 정책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요. -고용 중심주의로 경제정책의 초점이 맞춰지면 고용을 확보할 수 있는 내수산업이 발달합니다. 수출은 물론 중요하지만 길게 보고 내수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으로 가야 합니다. 대기업만으로는 고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대기업과 더불어 중소기업의 내수산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해야 합니다. 고용이 많아지면 양극화 문제도, 분배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입니다. 성장에서 고용중심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측면에서 교육문제는 중요해요. 각급 학교에서 졸업생이 사회의 수요와 일치하도록 교육을 조절해야 합니다. 교육과 학교의 시스템을 정비해서 졸업자와 사회고용인력 수급을 일치시키는 국가적 계획이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다. 고용을 자유시장에 맡기고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정치권에서 복지, 분배 정책을 놓고 논란이 많습니다.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지 논쟁은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같아요. 경제사회의 현실을 무시하면서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를 두고 공허한 논쟁을 벌이고 있어요. 무상급식이 필요한 아동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 바로 실사구시이고 실용주의입니다. →MB(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3년을 평가한다면 어떻습니까. -개별 정책들이 그때그때 상황논리에 의해 임기응변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모든 경제정책을 포괄하는 비전과 전략이 부족한 것 같아요. 상황논리에 따르다 보니 국가가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게 됐습니다. 아직 나라의 앞날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어요. 이런 것들이 없으면 경제를 일관성 있게 이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G20 서울 정상회의 등은 그나마 차질 없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최근 쓴소리를 하셨는데요. -약간의 오해가 있었어요. 나는 FTA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FTA만 하면 무조건 이익이 된다는 관념은 옳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 겁니다. 이미 체결한 FTA는 해야 하지만 FTA 만능주의는 위험한 사고라고 봐요. 그렇게 좋은 것이면 다른 나라들이 왜 우리처럼 안 하겠습니까.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FTA에 어떤 ‘함정’이 있다고 보시나요. -FTA를 많이하면 할수록 우리의 대외 경제정책을 펼 여지가 줄어듭니다. 우리가 수출과 해외투자를 좀 늘릴 수 있지만 반대로 수입과 해외투자를 받아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생깁니다. FTA가 많아질수록 능동적인 경제정책의 여지가 줄어드는 것이 세상 사는 이치지요. 경제주권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단기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무조건 남발하면 안 되고, 신중한 자세로 선별적으로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정부의 목표인 3%대 물가인상과 5%의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최근 곡물가 급등이나 유류파동 등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3%대의 물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키기 어려운 목표라는 생각이 들어요. 5%의 경제성장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추세는 괜찮아 보입니다. 대담·정리 오일만 경제부 차장 oilman@seoul.co.kr 사진 이호정차장 hojeong@seoul.co.kr ●약력 ▲1928년 강원도 강릉 출생 ▲49년 서울대 상대졸업 ▲67년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박사 ▲68년 서울대 상대 부교수 ▲70~88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88~90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92~93년 한국은행 총재 ▲95년 서울시장(초대 민선) ▲97~98년 한나라당 총재 ▲98~2000년 15대 국회의원 ▲2002년 이후 민족문화추진회 회장, 명지대 석좌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바른경제동인회 회장 등으로 활약
  • 가계빚 800조 육박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주택 및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가계 빚이 800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0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795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5조 3000억원 늘었다. 전체 가계 빚 중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원으로 전분기보다 20조 9000억원 늘었고, 판매신용잔액은 49조 4000억원으로 4조 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8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 3조 7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8조 7000억원 늘어나 전분기 증가액 6조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주택대출 증가액은 6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 8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7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 3조 6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주택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 대출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금리 묶고 물가 잡기] 가계 대출자 “휴~”… 위험성은 여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지난해 9월 기준으로 770조원의 가계 빚을 안고 있는 채무자들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이 가운데 340조원이 주택담보대출이다. 그렇지만 가계대출자들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물가 급등세가 지속되고 인플레 기대 심리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한은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150%를 넘나들어 세계에서 영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상위 60% 소득계층이 주로 가계부채를 갖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양적으로는 심각하지만 질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가계 부채에 담보를 많이 갖고 있어 당장 부실화돼 국가적 문제로 발생할 개연성은 많지 않다.”면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지만 당장 부실화될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으면서도 가계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김 총재가 제시한 단기적인 가계대출 해법은 금리 인상 같은 거시적인 방법보다는 미시적인 대응으로 모아진다. 아울러 불필요하게 부채가 늘어날 여지에 대해서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책적 대응을 촉구했다. 최문박 LG연구원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거나 가격이 폭락할 경우 가계대출 부실 문제가 커질 수 있지만,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다소 회복되고 있어서 오히려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앞서 DTI규제를 다시 도입하거나 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해 저소득층에 대한 신용대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비를 미리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은 다음 달이 유력해 보인다.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상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동결을 택한 것은 1월에 이어 두달 연속 인상에 부담을 가진 탓으로 보인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유지되고, 물가상승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경기 진단이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질 것이라던 1월의 진단에 비해 우려의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다음 달 금리인상 가능성에 가계들은 미리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신용협동기구는 지금] 호가기준 뻥튀기 후순위 주택대출… ‘錢錢긍긍’ 한국경제

    [신용협동기구는 지금] 호가기준 뻥튀기 후순위 주택대출… ‘錢錢긍긍’ 한국경제

    가계빚 위험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은행권과 비은행권 예금기관의 공격적인 대출 경쟁이 금리인상 시기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연쇄적인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조만간 가계부채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다음달쯤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협동기구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배경엔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구조와 관련이 있다. 저소득·저신용계층은 담보로 잡힐 주택이 있더라도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만큼 대출을 받지 못한다. 은행들이 상환 능력을 깐깐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나머지 부족분을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신용협동기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채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신용협동기구의 경우 대출자가 돈을 갚지 못할 때, 은행 다음으로 담보를 가져가는 ‘후순위 담보대출’로 집값 하락의 리스크(위험)를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신용협동기구는 현재 후순위 담보대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이 최근 2~3년간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경쟁적으로 키운 탓도 크다. 주택 실거래가가 아닌 호가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부풀려 평가한 뒤 대출액을 늘려 주거나 공인중개업소에 소개수수료를 주고 대출을 의뢰하는 편법 영업도 이뤄졌던 것으로 업계는 전하고 있다. 이런 부실 대출은 고스란히 연체율 증가로 이어진다.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협동기구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09년 말 2.56%에서 지난해 9월 현재 3.16%로 0.60% 포인트 증가했다. 은행권과 신용카드에서도 가계빚 위험도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6조 5774억원 늘어나 2006년 12월(7조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은 올해도 가계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영업 전략을 짜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7%가량 늘어난 460조 4000억원(대출총액 기준)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금융감독원 측은 집계했다. 손쉬운 가계대출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삼겠다는 전략이지만 자칫 집값 하락과 금리인상이 이어질 경우 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론 증가 추세도 우려된다. 2009년 1~9월 12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17조 9000억원으로 40.1% 급증했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들면서 카드론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때는 가계보다 기업 대출이 대부분이어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하지만 이후부터 은행영업이 가계신용으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고, 가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직까지 가계부채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 않지만 금리인상과 함께 악재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경우 규모 증가보다 누가 더 많이 빌려 썼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저소득층의 대출 규모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홍지민·오달란기자 golders@seoul.co.kr [용어 클릭] ●신용협동기구 농·수협 단위조합의 상호금융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을 아우르는 제2금융기관이다. 조합원으로부터 받은 출자금과 적금의 수입관리, 조합원에 대한 대출 업무를 한다. 상호저축은행과 은행 신탁, 우체국 예금 등은 제외된다.
  • 日, 자산 다 팔아도 나랏빚 못 갚는다

    일본의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자산총액을 초과했다. 1일 일본 내각부의 국민경제통계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안고 있는 차입금 총액이 1018조 9000억엔으로 자산총액(970조엔)보다 약 48조 90 00억엔이 많았다. 전년 말에 비해 채무액은 35조 30 00억엔 증가한 반면 자산은 19조 60 00억엔이 감소했다. 내각부가 1969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채무가 자산을 초과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모든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지 못하는 채무 초과 상태로, 현재 일본 정부의 심각한 재정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자산보다 빚이 많아진 것은 정부가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확보를 위해 국채를 과도하게 찍어냈기 때문이다. 자산은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국가 보유 토지 가격 등이 하락하면서 줄었다. 정부 부문과 달리 가계와 기업의 재정 상태는 상대적으로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부문의 순자산은 2009년 말 현재 2039조엔, 금융기관을 제외한 민간 기업도 자산 초과가 604조 7000억엔에 달했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도 디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전년에 비해 자산이 3.4% 줄어 2년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한편 일본의 국부는 2년째 마이너스가 지속됐다.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 정부가 보유한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2009년 말 현재 2712조엔으로 전년에 비해 3.4% 줄었다. 국부는 2000년부터 증감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최다를 기록했던 1990년에 비해 4분의3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또 금리인상… 저소득층 ‘빚 공포’

    또 금리인상… 저소득층 ‘빚 공포’

    가계에 ‘빚 공포’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큰 폭으로 늘어난 가계대출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어서다. 또 저(低)신용등급자의 신규카드 발급도 폭발적으로 늘어 저소득층의 채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 불안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정부도 가계 부채를 줄이기 위해 서서히 ‘돈줄 죄기’에 나서고 있어 빚진 자의 고통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신용 등급자’의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급증하면서 카드론 대출도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NICE신용평가정보 측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증가한 가운데 ‘주의 등급’에 해당하는 7~8등급의 신규 발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이어 “2009년 이후 활성화된 카드론 등의 소액대출 비중이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신용카드를 통한 신용대출인 카드론의 경우 2009년 1~9월 12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17조 9000억원으로 40.1% 급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신규카드 발급과 이용실적 증가세는 전반적인 가계대출의 채무건전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003년 ‘카드 대란’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도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에 대한 대손충당금 최소적립비율을 1분기 내에 최대 2배까지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돈줄을 죄며 신용카드사의 리스크 관리에 본격 나선 것이다. 가계 대출도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 대출은 6조 6000억원 증가했다. 2006년 12월(7조원) 이후 거의 4년 만에 월별 대출 규모가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11월 가계대출 잔액도 총 590조 2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금리가 0.2%만 올라도 연간 1조 8004억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계에서 대출액수가 큰 주택담보대출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84조 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 7000억원 증가했다. 시중 은행권의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24일부터 주택대출 금리를 연 4.75~6.05%로 전주 대비 0.02% 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신한은행도 연 4.59~5.99%로 0.01% 포인트 인상한다. 우리은행은 25일부터 연 4.40~5.72%로 0.01% 포인트 올린다. 지난주 하나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연 4.88~6.38%까지 올랐다. 대다수 시중은행이 이달에 CD금리 연동대출 금리를 인상한 폭은 0.20% 포인트에 이른다. 이에 앞서 은행들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대출 금리를 전달보다 0.23% 포인트 올렸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로 느끼지 못했던 ‘이자 폭탄’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김경두·오달란기자 golders@seoul.co.kr
  • ‘코스피 대박’에도 거꾸로 간 개미

    ‘코스피 대박’에도 거꾸로 간 개미

    지난 한해 동안 주가가 22% 가까이 오르고 7일 코스피지수는 2086.20으로 지난 4일에 이어 사상 최고치 신기록 경신을 이어갔지만 개인들의 자금은 여전히 안전자산에 몰렸다. 2007년 금융위기로 증시가 반토막 나면서 겪은 개인 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남아 있는 데다, 늘어나는 가계 부채 부담, 개인투자자에 대한 투자 교육 미비 등으로 공격적인 금융상품에 자산을 넣을 만한 환경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성 예금은 지난해 10월 말 789조 5250억원으로 전년 12월 말(666조 3193억원)에 비해 123조 2057억원(18.4%) 늘어났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은 지난해 12월 61조 1244억원으로 전년 12월(75조 4481억원)보다 14조 3237억원(19%) 감소했다. 지난해 랩어카운트 열풍에 힘 입어 랩 계약잔고가 10월 말 33조 5636억원으로 전년보다 68% 이상 급증하고, 투자자예탁금(고객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도 지난해 12월 13조 7024억원으로 전년보다 16.2%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예금’이 절대적인 우위를 누린 셈이다.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 7개국 가운데서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사랑은 두드러졌다. HSBC보험그룹이 아시아 7개국의 성인 356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국인들은 가장 관심 있는 금융상품으로 정기 예·적금과 같은 원금보장형상품(49%)을 꼽았다. 반면 고위험 투자상품에 관심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5%에 불과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엄 상담1센터장은 “주가 급등 부담에 더해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의 빚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여력이 없고 고위험 투자상품을 운영할 만한 개인 투자자 교육도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는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상대적으로 여전히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코스피지수 2000선 이후 매물이 전체 설정잔액의 5%인 2조 5000억원에 불과하고 코스피 사상 최고치 이후 매물대는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환매 부담이 곧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환매가 그치고 나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예탁금 등 풍부한 주식 매수 대기자금에다 올해 퇴직연금제도 의무 적용에 따라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는 퇴직연금 자금 효과, 경제성장률 안정화 등으로 1990년대 미국 뮤추얼 펀드의 급증세처럼 펀드의 부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가구당 빚 평균 4263만원

    가구당 빚 평균 4263만원

    우리나라 국민은 집집마다 평균 4200여만원의 빚을 안고 산다. 하지만 이것은 전체 평균치이고 부채가 있는 가구만 떼어서 계산하면 평균 7000만원대로 치솟는다. 빚은 집 장만에 나서는 30대에 큰 폭으로 늘어 자녀들이 결혼하는 50대까지 계속 불어난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올 2월 말 기준으로 가계 자산과 부채 규모, 재무 건전성 등을 조사한 ‘2010년 가계금융’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3개 기관 공동으로 올해 처음 조사했다. 가구당 평균 자산은 2억 7268만원, 평균 부채는 4263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평균 2억 3005만원이다. 중위가구는 1억 1674만원으로 집계됐다. 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2억 661만원으로 전체의 75.8%를 차지했다. 금융자산은 5828만원으로 21.4%였다. 부채의 67.6%(2884만원)는 은행권 등에서 빌린 금융부채였고 나머지 32.4%(1380만원)는 전·월세 등 임대보증금이었다. 부채가 있는 가구는 전체의 59.5%로 다섯 집 중 세 집 꼴이었다. 이들만 추려서 부채규모를 집계하면 가구당 평균 7165만원(금융부채 4846만원)에 달했다. 빚을 지고 있는 가구의 평균부채는 20대까지 1920만원으로 비교적 양호하다가 30대 들어 5632만원으로 거의 3배가 됐다. 이후 40대 7513만원, 50대 8806만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60대 이상은 7613만원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한 뒤 집을 구하기 시작하는 30대에 빚이 큰 폭으로 증가해 자녀들을 결혼시키는 50대에 최고점에 이른 뒤 차츰 감소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여야 대리전인 서울시장과 시의회 갈등

    [정세욱 풀뿌리 정치] 여야 대리전인 서울시장과 시의회 갈등

    학생 무상급식 실시를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의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이 내년부터 초등학교, 2012년부터 중학교까지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내용의 ‘친환경무상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지난 1일 기습 통과시킨 데 대해, 오 시장은 “복지의 탈을 쓴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 정책을 거부한다.”며 대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오 시장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을 서울시가 부담한다면 한정된 재원으로 부잣집 자녀에게까지 공짜밥을 제공하는 대신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낙후 교실 개선 등 주요 사업들은 차질을 빚게 된다며, 다른 교육사업을 포기하면서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이 예산의 효율성 요구에 적합한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무상급식은 민주당이 6·2 지방선거 때 내걸어 반짝 지지를 얻은 인기영합적 발상이라며, 부자 무상급식은 서민정당을 자처하는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등 교육정책에 대한 TV 공개 토론을 제안했지만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과 서울시 의회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서울시의회 민주당과 곽 교육감은 초·중등 교육이 의무교육이므로 무상 급식 지원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며 가계 비용을 경감시키는 실질적 감세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 시장의 주장대로라면, 부자에게까지 학습 준비물을 나눠주는 ‘3무(無)정책’(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 없는 교육정책)도 논리적 근거가 약하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소득하위 30%까지 급식비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계획에 따라 새해 예산안에 초·중·고 학생의 5%를 추가 지원하는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시의회는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을 넘겼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정례회 회기를 연장하여 29일에 의결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상 급식 예산은 반드시 확보하고 전시성 예산은 대폭 삭감하며, 의회 출석을 거부한 오 시장을 대법원에 고소하기로 해 갈등은 오히려 증폭될 전망이다. 서울시장과 시의회 민주당의 주장은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시의회는 법을 어겼다. 시의회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무상급식 지원조례 일부 조항은 학교 급식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더구나 조례 내용이 재정 지출을 수반하는 때에는 시장의 동의 없이 의원 발의만으로 조례안을 의결할 수 없는데, 시의회 민주당은 이런 중요한 절차를 무시했다. 시의회가 견제의 범위를 넘어 시장의 고유권한을 침해한 것이다. 이 조례에 따라 새로 급식계획을 만들려면 6개월 이상 소요되므로 시의회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학교 급식을 못하게 하는 조례를 만든 셈이다. 시의회 민주당은 “예산안 심의를 통해 무상급식 관련 재원을 반드시 확보하고 전시·홍보성 예산을 사람중심 예산으로 바꾸겠다.”고 밝혀 다수의 힘으로 민주당의 정치적 입맛에 맞게 예산을 새로 짜려는 태세다. 이는 예산안 편성권을 시장에게 부여하고, 시의회는 시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는 지방자치법 제127조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무상 급식에만 매달리느라 예산안 법정 처리기한(12월 16일)을 넘긴 것은 시의회 책임인데, 시의회 민주당은 오히려 오 시장이 예산안 심사를 못하게 조장하여 의회의 권한이 침해됐다는 억지 논리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서울시장과 시의회의 싸움은 여야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주민을 위한 자치’를 하자고 출범한 지방자치가 ‘정당을 위한 자치’로 변질됐으니 말이다. 서울시의회는 국회에서 여야가 벌이는 나쁜 면만 보고 배워서 똑같이 하고 있다. 야당의 반대를 묵살하고 강행 처리한 집권당의 대표가 예산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조차도 몰랐고 심사과정부터 엉터리였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예산안 날치기 처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그런 민주당이 서울시의회에서는 위법하게 무상급식 조례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내가 날치기 통과를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원천무효라는 말에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까?
  • “가계빚 구조조정해야”

    가계부문의 재무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좋아졌지만, 여전히 부채 구조조정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채무 상환 부담이 낮지 않은 데다 상당수 가구의 부채상환여력이 높지 않기 때문이란 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이다. KDI는 18일 ‘가계부채 위험도에 대한 평가-미시자료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가계부문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했던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수준이며 최근에도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득 대부분을 생활비와 부채 상환에 쓰는 부채가구의 비중이 작지 않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가계부문의 재무구조 개선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충격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KDI에 따르면 2009년 현재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6% 수준. 개인가처분소득 대비로는 153%다. 하지만 2005~2008년 가계부채가 늘어났으면서도 전반적인 가계부문의 재무건전성은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0월 가계·기업 빚 늘어

    지난달 가계와 기업의 은행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15일 내놓은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2조 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4조 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 2000억원이 늘어 전월(1조 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고,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5000억원 늘었다. 한은 측은 “은행들의 적극적인 영업과 이사철 자금 수요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은 지난달 5조 1000억원이 늘어 9월(2조 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중소기업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3조 1000억원을 빌려 9월(5000억원)보다 대출을 늘렸다. 대기업은 운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2조원을 대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빚내는 개미, 빛좋은 개살구될라

    빚내는 개미, 빛좋은 개살구될라

    증시가 1900선을 넘어 2000을 바라보는 강세장을 이어가면서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사려는 개미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주식 직접투자의 바로미터인 신용거래융자가 8거래일 연속(이달 5~14일)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5조 3225억 5600만원으로 2007년 8월3일(5조 3343억 3400만원) 이후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다. 위탁매매 미수금(투자자가 결제 시한 내에 내지 않은 위탁매매 대금)은 지난 5일 1736억원에서 14일 2422억원으로 8거래일 만에 39.5%나 급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용거래융자의 증가는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증시가 반토막 나며 후유증이 컸던 개미들의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뀐 ‘신호’라고 말한다. 박병우 투자자보호재단 사무국장은 “신용거래융자는 활황장세의 전형적인 징표”라면서 “최근 장이 여러 악재를 딛고 상승하고 저금리로 다른 투자 대안이 없다 보니 장을 좋게 보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펀드 매수의 저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개미’들의 귀환을 시사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876.15를 기록한 13일에는 27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 308억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차장은 “증시가 계속 연고점을 치는 상황에서 개인이 펀드에 들어오기 쉽지 않은데 몇달 전만 해도 1600~1700대에도 환매하고 1500대 지수에서 돈을 넣던 개인 투자자들이 1850~1870대에도 들어온 것은 주식 매수에 대한 시각이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가 가파르게 급락할 경우 신용거래융자는 위험천만한 투자가 될 수 있다. 신용융자거래는 투자하는 동안 최소 140%의 담보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이 비율을 유지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팔아버리는 반대매매에 나서기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웃어도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더욱 큰 것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자기 돈 500만원에 증권사에서 빌린 500만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1000만원어치 샀다고 치자. 투자기간 중 주가가 떨어져 1000만원에서 담보비율의 140%인 70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경우 부족분을 내지 않으면 증권사는 주식을 팔아버린다. 만약 600만원까지 떨어졌다면 증권사가 빌려준 돈 500만원과 수수료 등을 가져가 버리고 투자자에게는 원금의 5분의1도 안 되는 돈만 남는 것이다. 특히 개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중소형주는 하락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가계 채무로까지 번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할 수 있는 종목 기준을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16~30일 이자율이 최대 12%, 31~60일 이자율이 최대 15%나 달하는 등 단기간에 높은 이자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윤재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용거래는 외상거래의 본질적인 위험을 지니고 있는데도 증권사들이 별다른 위험 부담 없이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이를 부추기는 영업 행위를 해온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은행 가계·中企대출 옥죌 듯

    올 4분기 중소기업과 가계의 은행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진다. 또 부동산담보 대출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도 가계의 주택대출 수요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16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 5일 내놓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은행들의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전분기 11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지수가 높을수록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분기 9에서 4분기 6으로 떨어졌다. 대기업은 3으로 변동이 없었다. 가계 주택자금은 13에서 6으로, 가계 일반자금은 6에서 3으로 하락했다. 부동산경기 부진과 기업 구조조정, 금리 상승 전망 등으로 중소기업과 가계의 빚 상환 능력에 대한 은행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은행들이 돈을 빌려줬다가 떼일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는 신용위험지수는 4분기에 전분기보다 4포인트 오른 20으로 지난해 4분기(2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16에서 22로 상승했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2분기 9에서 3분기 16으로 급등한 뒤 4분기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들의 이런 대출태도와 달리 전반적인 경기 상승으로 기업과 가계의 자금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가계빚 부담 환란후 최고수준

    가계빚 부담 환란후 최고수준

    상환능력 대비 가계부채의 규모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신용평가회사인 한신정평가가 최근 가계부채 현황과 금융업권별 리스크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순상환여력(가계 소득에서 세금이나 생활비 등을 지출하고 남은 저축 가능금액)대비 가계부채 배수가 7.2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따질 때 7년 넘게 모아야 현재 갖고 있는 가계빚을 다 갚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가계부채 배수는 2003~2005년 6.4, 2006년 6.8, 2007~2008년 6.7, 지난해 7.3이었다.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이후 지난해에 이어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가계부채 배수의 증가는 가계부담이 커짐으로써 가계는 물론 이를 빌려준 금융회사의 부실화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신정평가는 설명했다. 또 금융권역별 가계부채 부실가능 금액 산출에서는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사(카드, 캐피털 등)의 부실가능 규모가 은행과 보험사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이자비용이 20% 증가할 경우 저축은행이 대출해 준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9.3%인 6385억원이, 여신금융사는 3.5%인 3690억원이 각각 부실가능금액으로 추정됐다. 같은 조건에서 은행과 보험사는 부실가능 금액이 3조 9602억원과 1조 3101억원으로 규모는 컸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2%와 2.0%에 불과했다. 이혁준 한신정평가 책임연구원은 “은행과 보험권의 가계부채 부실가능 금액은 다른 업종에 비해 매우 많은 수준이지만 비중이 작고 차주의 양호한 신용등급과 높은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실제 가계부채 부실가능금액은 추정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사의 경우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변동폭이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라면서 “차주들의 신용등급과 가계소득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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