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가계지출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구직급여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가난 대물림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김유민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신년 기자회견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3
  • 소득 최대폭 감소

    소득 최대폭 감소

    지난해 3·4분기(7~9월)에 우리나라의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350만 6000원이었다. 하지만 올 3분기에는 345만 6000원으로 5만원이 줄었다. 그 사이 물가 상승률이 2.0%였으니 소득액도 최소한 그 정도는 늘었어야 작년 수준의 살림살이가 가능하다는 얘기지만 경기 침체로 그 만큼도 보장이 안 됐다는 것이다. 가구당 소득이 2003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지출은 소비심리 개선과 정책적 효과 등으로 증가하면서 가계수지가 크게 악화됐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345만 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앞선 2분기에 통계작성 이후 첫 감소세를 나타낸 데 이어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감소폭도 2분기의 -0.1%보다 확대됐다.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소득으로 따지면 더 안 좋아서 1년 전보다 3.3% 줄어든 305만 1000원에 그쳤다. 고용부진과 임금 상승률 둔화가 주된 이유다. 월 평균 가계지출은 281만 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다. 세금·연금 등 경직성 지출을 뺀 소비지출은 219만 7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늘면서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는 보건(12.4%), 교통(11.1%), 오락·문화(16.3%) 등에서 크게 늘었다. 소비심리가 개선된 대목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요인이나 정부 정책에서 비롯된 측면도 컸다. 보건 지출이 증가한 것은 신종 플루 확산으로 의약품이나 진료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 크고, 교통 지출이 커진 것은 세제 혜택으로 자동차 구입이 78.9% 증가한 게 결정적이었다. 오락·문화 지출은 내년 개별소비세 부과를 앞두고 대형 TV 등을 미리 사면서 영상음향기기 소비가 40.3%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일상생활의 소비지출 항목인 식료품·음료(-4.9%), 주류·담배(-10.9%), 통신(-0.6%)은 감소했고 교육(1.6%), 음식·숙박(0.3%) 등은 증가율이 둔화됐다. 소득은 줄었는데 지출은 늘다 보니 가구당 흑자액(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것)이 63만 8000원으로 1년 전(72만 8000원)에 비해 12.4% 줄었다.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흑자율도 같은 기간 25.4%에서 22.5%로 급감했다.소득 5분위별 수지를 보면 1분위(하위 20%)는 소득이 6.4% 줄고 소비는 1.4% 늘어 41만 1000원 적자를 내 지난해 3분기(32만 9000원)보다 적자폭이 8만 2000원 늘었다. 5분위(상위 20%)도 소득이 3.2% 감소하고 소비가 5.2% 증가하면서 흑자액이 217만 4000원으로 12.1% 줄었다. 5분위의 소득이 1분위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5.47배로 1년 전 5.51배보다 소폭 개선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교원평가제 도입 등 공교육 강화를”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교원평가제 도입 등 공교육 강화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중산층이 줄고 빈곤층이 늘어나는 것은 일자리 감소, 고용불안정, 높은 가계부담 등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 만큼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사교육비, 보육비, 통신비, 주거비 등 중산층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비용을 줄여나가는 방법을 범(汎) 정부차원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세종로 미래기획위원회 청사에서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시리즈 ‘중산층 두껍게’ 결산인터뷰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부문의 일자리 제공을 당분간 지속하되 근본적으로 신성장동력 육성,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일자리 창출의 기반조성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사교육비를 줄이는 게 중산층을 두껍게 하는 핵심방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사교육비는 서민·중산층 가구의 가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민·중산층을 옥죄는 요인이다.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도 지적되고 있어 이를 줄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국정과제이다. 학교의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견제방안을 마련한다는 전제하에서 내신평가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사교육비 경감방안으로 제시했던 학원영업시간 규제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학원 심야교습 금지를 처음 제안했을 때 국민의 70% 정도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했다.’는 격려 메일이 하루 수백통씩 왔다.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중계동 등 학원들이 밀집된 곳에는 밤 10시가 ‘MB타임’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고도 한다(웃음). 학원의 심야교습 금지는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사교육시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현실에서 나온 일종의 응급처방이다. →벌써 부유층들은 밤 10시 이후에도 각종 편법으로 과외를 받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집에서 하는 입주과외를 적발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공교육의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면 변칙적인 사교육 수요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공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교원평가제를 도입하고 수준별 이동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의 수준과 적성에 따른 맞춤식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정보공개, 학교선택제 등도 공교육을 살릴 방안으로 추진될 것이다. →잡 셰어링(Job Sharing)이 중산층 붕괴를 막는 해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질 좋은’ 정규직이 늘어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불합리한 이중 노동시장(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등) 문제를 완화하고 작업환경 개선, 직업능력개발체계 보완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규직 전환 문제는 국회에서 먼저 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중산층 보호를 위한 정책이 당장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진하는 통신비 절감 방안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다. 무선 전화량이 많은 가입자에게 할인혜택을 집중해 가격을 깎아주되 전화 사용량은 늘리는 방안이다. 중산층은 물론 젊은이들을 위한 정책이다. →중산층을 두껍게 하려면 단순 근로에 그치고 있는 공공부문의 사회적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와 희망근로 등은 저임금 일자리여서 계속 그 일자리를 맴도는 경우 빈곤층이 중산층으로 탈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정부 재정지원 일자리에 취약계층의 참여비율을 높이고, 취업지원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데. -일하는 복지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기업은 미래 자본시장의 꽃일 수 있다. 진화된 자본주의의 꽃은 나눔과 기부, 배려이다. 기업의 사회적 약자 배려를 위한 실천이 몇백억원의 이미지 광고보다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반자본주의적, 반시장적 개념이 아니고 베푸는 쪽과 받는 쪽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효율적 수단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임신=퇴직’이라는 불안속에 일하는 여성이 많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실직자 중에는 여성이 많았다. 출산율을 높이는 데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 중의 하나가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이를 위한 해법은 대부분 직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IBM, 딜로이트, 코닝 등 주요기업들이 먼저 여성의 근로환경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아이들을 낳는 산모에게는 출산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체계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필요한 인력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된다. 다음달부터 복수국적이 허용돼 우수한 인력을 합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해외 동포 중 남성의 경우에는 병역을 필했을 경우 복수국적을 인정한다. →여성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도 중요한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여성 일자리 확대가 절실하다.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직장보육시설의 설치·운영 확대 방안 등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희망근로와 청년인턴제는 너무 한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초단기 일자리보다는 많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산층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존의 제조업·건설업뿐 아니라 녹색기술, 정보기술, 첨단 융합산업 등의 신성장동력을 통해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금융서비스, 문화콘텐츠 등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눈높이가 있지 않나.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8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학진학률이 높다 보니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이스터 고교를 증설하고, 기술숙련 교육과정을 도입해 고교를 졸업하고도 대기업 등에 즉시 취업이 가능한 교육 시스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재정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하지 않나. -최근 정부에서도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긴급 복지지원제도’를 대폭 강화했다. 재산기준을 다소 초과하는 저소득층에게 재산담보부 생계비 융자 지원제도를 도입한 것이 좋은 사례다. 앞으로도 고용보험의 적용범위 확대, 맞벌이가정 돌봄서비스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지속적으로 사회안전망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동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빈곤층에 대한 소득보장에 중점을 두어왔다. 또한 수급자에게 각종 정부지원이 집중돼 계속해서 수급자로 남으려는 유인이 되기도 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직업을 갖거나 일정 소득을 올리면 차상위계층으로 분류, 생계비 지원이 즉시 중단되는 폐단을 지적하기도 한다. -수급자를 빈곤에서 탈출시키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에 대한 소액자금대출제도(Microcredit), 개인별 계좌(IDA) 등을 통해 자발적 빈곤탈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자립에 필요한 자산형성을 지원해 나가야 한다. 수급자 선정기준을 다소 초과하는 소득과 재산을 가진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도 보육지원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통해 생계비 이외에 꼭 필요한 서비스가 지원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문고리 보이는 출구전략

    문고리 보이는 출구전략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시중에 공급한 유동성을 회수하는 출구전략(Exit Strategy) 시행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과 은행채의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 편입 등의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산 등 실물지표의 회복세가 완연한 데다 자산 시장에서는 과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6월 말로 예정됐던 은행채무 지급보증 시한을 연말로 연장했지만 추가 연장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 유동성지원프로그램(패스트트랙), 만기연장 조치도 연말로 종료할 계획이다. ●자본확충·채안펀드 활동중단 자본확충펀드, 채권안정펀드 등 금융당국이 조성했던 자금들도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20조원의 자본확충펀드 전체 한도 가운데 은행에 수혈된 자금은 3조 9000억원에 불과하고, 은행들은 이마저도 조기 상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달러 공급 조치들도 사실상 종료 단계에 와 있다. 한은은 경쟁입찰방식 외환스와프 거래를 통해 공급한 102억 7000만달러를 지난달 9일 모두 회수했다. 내년 2월 만기인 한·미 스와프협정이 재연장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출구전략 가운데 가장 파급력이 큰 기준금리 인상도 4·4분기 중 가시화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한은은 총부채상환비율(DTI) 수도권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이 계속 늘어나면 기준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총액한도대출 규모 하향 조정, 지급준비율 인상도 검토 대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확실성 상존… 속도조절 필요” 그러나 정부는 출구전략 시행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은행채무 지급보증 연장 여부에 대해) 경기 기조가 안착할 수 있을지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하고,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재정부 관계자도 “모든 경제주체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은 아직까지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전국 가구의 월 평균 이자비용은 6만 5932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8.3%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2분기 가계지출 증가율(1.7%)의 10배를 넘는다. 이는 기준금리가 8개월째 사상 최저인 2%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택대출 규모는 2004년 1분기 155조 8070억원에서 지난 2분기 254조 4080억원으로 40% 가까이 불어나는 등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두걸 장세훈기자 douzirl@seoul.co.kr
  • 방통위 ‘이통료 인하’ 행정지도

    정부가 휴대전화 요금 인하에 소극적인 이통사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강력한 ‘행정지도’를 펼치기로 했다. 하지만 이통업계는 “정부의 연례행사”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어 실제로 이통사들의 요금인하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6일 “요금변경 명령권을 부활하거나 요금 인가제에 따른 거부권을 행사하기보다 통신사들에 대한 행정지도를 통해 정책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통신비 20% 절감과 서민 가계지출 경감이라는 정책 목표에 맞춰 단기적으로는 단말기 보조금 지급 억제와 선불요금제 도입 등을 통해 요금 인하를 달성하기로 하고 다양한 행정지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NTT도코모 등 일본 이동통신 3사가 규제 기관인 총무성의 ‘행정지도’로 단말기 보조금 지급을 없애고 파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행정지도와 관련, “물론 요금제 신청 전에 사전협의 과정이 있겠지만 무언의 압박이나 회유도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규제기관이 내세운 가이드라인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통신업계 어쩌나

    통신업계 어쩌나

    통신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2·4분기 전례 없는 마케팅 전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된 상황에서 투자와 요금인하 압박이 거세다. 통신회사들은 “투자여력이 없고, 요금인하 주장도 논리적인 하자가 있다.”고 반박하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해외진출이나 신성장동력 창출에 대한 고민 없이 가입자만 많이 확보하면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안이한 자세가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높다. 가장 큰 압력은 이동통신요금 인하 요구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은 지난달 29일 비슷한 통화량을 보이는 15개국의 통신요금을 비교해 우리나라의 음성통화 요금이 분당 0.1443달러로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15개국 중 요금 비싸” vs “단순비교 무리” 이통사들은 “각국의 요금체계 및 과금체계, 이용자 수 합산 방식이 달라 단순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국의 통신요금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우리나라만 올랐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2004년 이후 기본료와 통화료를 단 한번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특히 이번 발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통신비 20% 인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대통령이 강하게 밀고 있는 ‘친서민정책’의 상징적인 조치로 통신요금 인하가 꼽히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가계지출에서 통신비 비중은 4.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99%보다 크게 높다. ●방통위 “IPTV 투자활성화 노력 미흡” 경고투자 압력도 거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KT·SK브로드밴드·LG데이콤을 대상으로 2분기 인터넷TV(IPTV) 투자 실적을 보고받은 데 이어 이달 중순까지 투자 실적에 대한 현장 실사를 벌일 방침이다. 미디어법이 통과돼 방송·통신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지지부진한 IPTV가 실적을 내줘야 명분이 선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통신업계 최고경영자들에게 “IPTV가 당초 계획했던 가입자 확보에 못 미친 데다 투자 활성화나 우수 콘텐츠 개발 노력도 미흡하다.”고 경고했다. 방통위는 또 최근 KT와 SK텔레콤의 와이브로(초고속 휴대인터넷) 투자 이행 조사를 마쳤는데, 이행실적이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조만간 상임위원들에게 투자 이행 미흡 내용을 보고하고, 제재 방법 등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 뺏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도 통신사들의 고민을 깊게 한다.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5534억원, 당기순이익은 3116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1.9%, 1.6%씩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은 9486억원이나 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LG텔레콤도 2분기 영업이익(581억원)과 순이익(383억원)이 전분기 대비 각각 59.3%, 43.3%나 줄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양극화가 일부 중산층 과소비 불러”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감소한 중산층이 상류층을 모방하는 과소비 현상이 증폭되면서 생활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성림 성균관대 소비자가족학과 교수는 5일 서울 양재동 한국소비자원에서 열린 ‘소비자교육 심포지엄’에서 이같은 내용의 ‘경제위기 전후 가계경제 변화와 진단’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한 중산층 비중은 1997년 51.50%에서 2007년 43.70%로 7.80%포인트 감소했다. 연도별 가구당 평균소득이 66.6~133.3% 범위인 가구가 중산층으로 분류됐다. 중산층 중 18% 정도가 순자산이 감소했는데 이들의 경상소득은 순자산이 증가한 가구의 0.93%에 그쳤지만 가계지출은 1.69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순자산 감소 중산층의 평균 소비성향은 137%를 기록, 소득보다 더 많이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순자산 감소 중산층은 증가 중산층보다 내구재 구입은 7배, 자동차 구입은 19배나 많았다. 자녀양육 지출과 사치 지출 역시 각각 2.4배, 2.08배 높았다. 이 교수는 “순자산 감소 중산층의 월평균 지출수준은 같은 계층보다 오히려 상층의 소비수준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는 극심해지는 소득 양극화가 일부 중산층의 상류층 모방 과소비를 유발하는 등 중산층 가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계 자산변동에서 유동적인 금융자산의 감소와 부동산·주택 관련 부채 증가는 중산층 가계의 경제위기 대처 능력을 상당 부분 잠식했을 우려가 있다.”면서 “중산층에 대한 소비자교육은 과도한 소비 조절과 재무설계에 집중하고, 소득양극화 완화를 위한 사회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농가소득 줄고 어가는 늘어

    지난해 사료값과 비료값이 오르면서 농가 소득이 2년 내리 줄었다. 반면 어가 소득은 수산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늘어났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08년 농가 및 어가 경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의 평균 소득은 3052만 3000원으로, 전년의 3196만 7000원보다 4.5% 감소했다. 농업소득은 2007년 1040만 6000원에서 지난해 965만 4000원으로 줄었다. 또 경조 수입, 퇴직금, 상속 등 비경상소득은 2007년 550만 6000원에서 422만 7000원으로 줄었다. 근로소득 같은 농업외 소득은 1135만 2000원으로 2.3% 늘었고, 연금이나 친인척들의 보조 같은 이전소득은 528만 9000원으로 6.7% 늘었다. 소득 감소에 맞춰 농가의 가계 지출도 3.4% 줄어 2710만 2000원에 그쳤다. 지난해말 농가 가구당 자산은 3억 4123만 4123만원, 가구당 부채는 2579만원으로 연초에 비해 각각 2.8%, 7.8%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통계 표본이 되는 농가를 모두 바꿔 농가 가구당 자산과 부채는 전년과 비교하기 힘들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조사 결과 농업만 하는 전업농가보다는 겸업농가의 소득이 높았다. 품목별로는 축산농가(4639만 8000원), 특작농가(4163만 3000원), 화훼농가(3587만 4000원)순으로 소득이 많았다. 반면 어가의 작년 평균 소득은 3117만 6000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어업소득은 1380만 1000원으로 전년보다 15.3% 늘었고, 비경상소득도 481만 3000으로 0.7% 증가했다. 어업외 소득은 1012만원, 이전소득은 242만 3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7.8%, 16.8%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산물 어획이나 양식도 늘었고 수산물 가격도 좋았던 점이 두루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벌이가 늘면서 어가 평균 가계지출도 2007년 2296만 3000원에서 지난해 2540만 5000원으로 10.6% 늘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시민 2명 중 1명은 기부자

    서울시민 2명 중 1명은 기부자

    서울 시민 두 명 중 한 명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기부’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 방법으로는 자동응답전화 (ARS)를 가장 선호했다. 이는 7일 서울시가 밝힌 ‘2008 서울서베이’ 결과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한달간 서울시내 2만 가구(약 4만 8669명) 및 거주 외국인 1000명, 서울 소재 55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노후준비율 작년보다 2.1%P↓ 미국발 금융위기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서울시민의 기부율과 자원봉사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민의 기부율도 2003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44.5%를 기록했다. 기부방법은 ARS를 이용한 기부가 27.6%로 가장 많았다. 또 자원봉사 참여율은 21.3%로 지난해 18.5%보다 크게 늘었다. 경제난 탓인지 노후를 대비하는 시민들의 비율은 56.7%로 전년 대비 2.8%포인트 줄었다. 경제 위기 여파로 직장인의 이직 및 여가 선호비율도 감소했다. ‘더 좋은 직장이 나타나면 언제라도 이직하겠다.’는 응답은 54.9%로 전년보다 2.1%포인트 감소했다. ‘수입을 위해 일을 더하기보다는 여가시간을 갖고 싶다.’는 응답도 전년 대비 3.1%포인트 감소한 45.6%로 나타났다 서울의 평균 가구 구성원 수는 3.07명으로 전년보다 0.02명 증가했다. 하지만 20 06년부터 가구 구성원 중 미혼 자녀 비율(20.3% → 23.1% → 24.8%)은 증가했다. 이는 결혼 연령이 점점 높아지는 데다 취업여부에 상관없이 부모에게 의존해 사는 ‘캥거루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미혼 자녀 중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52.7%→ 53.1%→ 60.1%) 높아졌다.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대학을 4년이 아니라 6~7년씩 다니는 ‘장수생’과 대학원 진학률이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가구 부채 이유 73% “주택 탓” 또 서울 가구의 절반(49.7%) 가량이 부채를 지고 있다. 지난해(47.9%)보다 다소 증가한 것이다. 주된 원인은 주택구입 및 임차 때문이라는 응답이 72.7%로 가장 많았고, 재테크(8.3%), 교육비(7.9%), 기타 생활비(6.8%) 순이었다. 재테크를 하는 서울시민은 71.1%에 달했다. 그러나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 성향 때문에 은행 예금이 62.8%로 전년 대비 9%포인트 증가한 반면,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사람은 17.1%로 지난해보다 3%포인트 줄었다. ●시민 71% “재테크 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민은 물가가 많이 오를 경우 가계지출항목 중 ‘의류 및 신발비’(53.3%)를 가장 먼저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어 ‘오락·문화비’(50%), ‘비주류 음식료품비’(49.8%)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문화활동에 있어서 미술 전시회의 실제 지출 비용이 전년도보다 49.3%나 줄었고, 무용·연극 등 공연관람 횟수도 12.5% 감소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시론] ‘휴먼뉴딜’의 성공을 바라며/이숙종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휴먼뉴딜’의 성공을 바라며/이숙종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정부는 중산층 지키기를 위한 ‘휴먼뉴딜’을 발표했다. 경제분야의 ‘녹색뉴딜’과 병행하는 새로운 사회정책기조로서 ‘휴먼뉴딜’을 제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성장의 혜택이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돌아갈 때만이 성장도 지속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경제위기에 처한 대개의 선진국들은 중산층을 지키려고 애쓰고 있다. 중산층의 위기는 고용불안에 따른 실직자 증대에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10년쯤 선진국들의 실업률이 10%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노동시장이 분리된 나라에서는 위기의 부담이 불공평하게 비정규직에 쏠리고 있음을 지적한다. 선진국의 중산층은 세계화 과정에서 산업경쟁력과 노동요소가 국경을 넘어 재편되면서 점차 축소돼 왔다. 최근 경제위기는 중산층의 일자리를 빼앗으며 더 많은 중산층을 빈곤의 위협을 받는 위기 가구로 만들고 있다. 우리는 중산층의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탓에 가장이 실직하면 바로 빈곤층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크다. 보통 소득으로 볼 때 중위소득의 50~150%를 중산층으로 본다. 한국의 중산층은 1992년 75%까지 늘었다가 외환위기로 급격히 줄었다. 이후 복원이 쉽지 않아 지난해의 중산층 비율은 59%에 불과하다. 빈곤층은 공공부조 프로그램에 의해 제한적이나마 보호받고, 고소득층과 상위 중산층(중위소득의 70%에서 150% 사이의 770만가구)은 사회보험이 보호막이 된다. 사회보험 수혜자가 되기에는 일자리가 변변치 않은 한계중산층(중위소득의 50%에서 70% 사이 213만가구)과, 최저생계비 지원을 받기에는 근로소득이나 적은 자산이 있는 차상위 빈곤층(최저생계비 이상 소득과 중위소득 50% 사이의 84만가구)이 특히 문제이다. 이들에 대한 정부의 ‘휴먼뉴딜’ 기본 정책방향은 한계중산층의 빈곤층 전락을 막고, 차상위 빈곤층의 탈빈곤화를 지원하여 중산층 진입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미래중산층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더하고 있다. 정부가 ‘휴먼뉴딜’을 발표한 이후 일부 언론은 자녀 과외비 지출 부담을 줄여주는 중산층 대책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중산층 가계지출을 줄여주려는 대책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중산층 탈락 방지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소득을 가져오는 일자리 유지이며,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중산층이 빈곤해지지 않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 전자(前者)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서, 후자(後者)는 정부가 한계중산층 사회안전망을 한시적으로 대폭 강화해서 해결해야 한다. 기업들이 해고하지 않도록 지원해주고, 실직 자영업자도 한시적이나마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게 하거나, 직장 잃은 남편을 대신하여 아내가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도와주는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정부는 여러 방향으로 가지쳐 나갈 수 있는 중산층 지키기 대책 가운데 무엇을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인지를 가리면서 정책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때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도 없다. 위기에 처한 가정들은 읍·면·동에 설치된 민생안정지원팀의 공공부조만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이나 시민단체의 이웃사랑을 요청한다. 오늘 어려워진 중산층을 돌보는 일이 내일 갑작스레 어려워질 수 있는 우리들의 가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이숙종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 [열린세상] 조세를 통한 형평성 제고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열린세상] 조세를 통한 형평성 제고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조세를 통해서 형평성을 개선하는 것이 얼마나 가능한가? 우리나라의 여러 전문가들은 조세의 형평성 제고 효과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조세를 효율성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높지 못하다. 우리나라에서 조세를 통한 형평성 제고 효과가 낮은 이유는 조세 제도 내에 많은 예외 조항이 존재하고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 파악 비율이 낮음에 기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여러 선진국에서는 조세의 형평성 제고 효과가 매우 높다. 조세와 재정 지출의 형평성 제고 효과에 관해서는 많은 연구가 존재한다. 가계 소득과 납세에 대한 원자료를 사용하여 조세와 재정 지출의 형평성 제고 효과를 비교 연구한 2004년의 한 논문(Mahler and Jesuit)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조세는 형평성 제고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흥미롭게도 조세를 통한 형평성 제고는 유럽대륙 국가에서보다 미국과 영국에서 더욱 효과를 보는 것으로 관찰된다. 유럽의 복지국가들은 재정 지출을 중심으로 형평성을 추구하는 데 반하여 미국과 영국은 조세를 중심으로 형평성 제고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오히려 높여 세수를 확대하고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발표를 하였는데 이러한 정책은 조세 중심의 형평성 제고라는 미국의 접근 방식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형평성 제고 측면에서 재정 지출과 조세는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가진다. 조세는 보다 체계적으로 납세자의 소득 수준을 파악하고 이에 연계하여 소득을 보전해 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지만 면세점 이하에 속하는 저소득층에게는 더 이상 조세를 통한 지원이 불가능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저소득층 지원은 조세 감면이 아닌 재정지원 확대라는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 반면에 복지 지출은 저소득층을 선별, 지원하여 저소득층 소득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전해 준다는 장점을 가졌지만 복지 혜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체계가 마련되어야 하고 이러한 전달 체계가 소득세 체제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오·남용될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닌다. 더욱이 복지 지출은 근로의욕을 약화시켜 경제 효율성을 낮추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복지 지출과 조세가 가지는 장점만을 잘 결합한 정책 수단이 최근 우리나라에 도입되고 있다. 근로장려세제(EITC)가 바로 이러한 정책이다. 근로장려세제는 일하는 저소득층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조세가 가진, 상대적으로 낮은 오·남용 가능성과 운영 비용이라는 장점을 지니면서도 재정지출이 가지는 저소득층 선별 지원이라는 장점을 함께 갖고 있다. 더욱이 근로에 따른 보조금이기 때문에 이름 그대로 근로를 장려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 침체로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정책들이 ‘휴먼 뉴딜’이라는 이름 하에서 추진되고 있다. 일자리 유지, 주거비·교육비·의료비 등 가계지출 경감, 저소득층 자녀 돌봄과 학습에 대한 지원, 근로장려세제 도입 등이 ‘휴먼 뉴딜’ 정책에 포함되어 있다. 근로장려세제가 주요한 내용으로 포함된 것은 바람직하나 또 다른 형태의 조세를 통한 중산층 살리기 정책이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는 바로 소득세를 중심으로 해 고소득자에게 보다 높은 과세를 하는 정책이다.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미국에서와 같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고소득자들에게 적용되는 공제항목들을 줄이고 세원을 보다 양성화하면 조세 정의가 좀 더 충실히 실현되고 정책에 대한 일반 국민의 수용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중산층 키우기’ 휴먼뉴딜 착수

    ‘중산층 키우기’ 휴먼뉴딜 착수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중산층 대책과 관련,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고, 빈곤층으로 떨어진 사람은 어떻게 복지를 잘해 지원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4차 미래기획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중산층이 많이 위축되고 무너지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개인소득이 줄고 개인자산이 하루아침에 반으로 줄고 하는 것은 생애 처음 경험하는 위기”라면서 “빈곤층에서 건져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적자원 투자늘려 성장 잠재력 향상 미래기획위원회는 이날 최근 경제위기로 붕괴 조짐을 보이는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종합대책인 ‘중산층 키우기 휴먼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휴먼뉴딜’ 정책은 중산층의 탈락을 막고, 서민층에서 중산층으로의 진입을 촉진하며, 인적자원 투자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여 미래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정책을 말한다. 미래기획위는 휴먼뉴딜의 ‘3대 핵심 정책 방향’으로 ▲중산층 탈락 방지 ▲중산층으로의 진입 촉진 ▲미래중산층 육성 등을 정했다. 정부는 우선 ‘중산층 탈락 방지’를 위해 주거, 교육, 의료비 등 가계지출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어 가구소득원을 다양화하는 등 일자리 유지·창출에 주력하기로 했다. 중산층이 일단 빈곤층으로 떨어지면 재기가 쉽지 않아 사전에 예방하려는 차원이다. ●사교육비 절감·1인 창조기업 추진 특히 중산층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사교육비를 대폭 줄이려면 교육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입시제도 선진화를 휴먼뉴딜 정책에 포함시켜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중산층 진입 촉진’을 위해 미래지향적 직업교육 및 훈련강화, 저소득층 탈빈곤을 위한 근로유인 강화, 창업 마인드 확산을 통한 창업촉진 등이 추진된다. 중산층이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1인 창조기업’을 새로운 중산층 모델로 제시하는 등 사회적으로 창업 마인드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사회안전망도 확충하고 복지전달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미래 중산층 육성 방안’으로 방과 후 교육 및 복지서비스 확충을 통해 사교육 수요를 줄이는 것을 비롯해 영유아 서비스 확대, 인적자본 투자 강화 등에 나서기로 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경제위기속 중산층의 사회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정책이 시급하다.”며 “사회통합의 중추세력인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면 복귀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KT·KTF 합병 급물살 “통신비 내려라”

    KT·KTF 합병 급물살 “통신비 내려라”

    “KT와 KTF가 합병하면 정말로 통신비가 내려갑니까?” 주부 최형숙(47·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휴대전화 요금 청구서를 받기가 겁난다. 본인과 남편,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의 휴대전화 요금을 합치면 매달 20만원이 넘기 때문이다. ●“결합상품 많아져 간접 인하효과” 유선통신 절대강자인 KT와 무선통신 2위 KTF의 합병이 급물살을 타면서 소비자와 시민단체들의 통신비 인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KT는 자회사와의 합병 논리로 소비자 후생 증대, 즉 통신비 인하를 내세우고 있다. 유·무선 통합에 따른 원가절감과 가격 중심의 본질적인 경쟁 효과로 요금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정권인수위 시절부터 ‘통신요금 20% 인하’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이동통신 요금은 요지부동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4561만명으로 인구 대비 보급률이 93.8%에 이른다. 2002년 가구당 월 7만 2180원이던 휴대전화 요금 지출은 2007년 9만 1894원으로 늘어 가계지출 가운데 이동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3.9%)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정부와 업계,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지닌 유·무선 전화 서비스, 인터넷TV(IPTV),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자유자재로 합친 ‘결합상품’이 많아지고 망내할인(같은 통신사 가입자간 요금 할인)이 활발해지면 간접적인 요금인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김민철 박사는 “합병 이후 KT는 다양한 망내할인 요금제나 개별 결제보다 싼 결합상품을 내세워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이는 경쟁사들을 자극해 통신비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료 등 직접요금 인하를”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 같은 간접 인하효과를 넘어 ‘월 기본료 1만 2000~1만 3000원, 10초당 사용료 18~20원’으로 고착화된 현행 이동통신 요금체계를 끌어내릴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KT-KTF가 합병 이후 이동통신 기본료와 사용료를 내리면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따라올 수밖에 없지만 아직 구체적인 요금인하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두 기관의 합병을 계기로 휴대전화 요금 간접 인하보다는 기본료와 10초당 이용료 등 직접 요금 인하를 원하고 있다. ‘가지(망내 할인 요금 등)’만 건들지 말고 ‘줄기(기본료, 초당 이용료)’의 거품을 빼야 진정한 인하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팀장은 “망내 할인이나 결합상품은 사용빈도를 높여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지 진정한 요금인하가 아니다.”면서 “통신사별로 100여개에 이르는 요금제를 꿰뚫는 ‘체리피커(과실만 따먹는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갈 수 있으나 대부분의 이용자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통신요금은 업계 자율로 결정할 사항이고,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한해서만 휴대전화 요금을 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제4이동통신’ 나와야 한다/조명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제4이동통신’ 나와야 한다/조명환 논설위원

    통신업계가 시끌시끌하다. KT·KTF의 합병 때문이다. KT의 이석채 사장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자 SK텔레콤은 공개 반대로 나오고 있다. KT그룹의 유무선 독점으로 경쟁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여론전을 넘어 전면전 양상으로 흐르며 혼탁해지고 있다. 급기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어제 통신 3그룹 대표들과 모임을 갖고 분위기 가라앉히기에 나섰다. 방송통신위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경쟁정책 주무부서인 공정위의 의견도 수렴하겠지만 합병이 시장에 미칠 다각적인 영향이 관건이다.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017)을 인수한 전례 등에 비춰 보면 합병인가 ‘조건’을 둘러싼 줄다리기로 보인다. 통신망 시설 사용이 초점이다. 전문가들도 입을 꾹 다문다.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도 경쟁이 가능해야 한다는 명분만은 한결같다. 시장에서 경쟁이 이뤄져야 통신비가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인수위 시절 통신비 20% 인하를 섣불리 거론했다가 통신업체들의 반발로 물러선 정부로서는 구겨진 체면을 살릴 기회다. 경제가 어려워져 국민들도 요금인하를 반기게 마련이다. 지난해 말 이동통신 가입자는 4560만명이다. 국민 10명 중 9.3명꼴이다.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통신비 비중은 7.4%다. 월평균 14만원선이다. 이동통신비가 66%를 넘는다. 이동통신요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8배이고 미국의 3배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 이통 3사는 점유율 50%가 넘는 1위 사업자의 요금인가제를 보호막 삼아 왔다. 고작 내놓은 게 이것저것 묶은 결합상품이었다. 끼워팔기나 다름없다. 차상위 계층까지 요금 감면이 확대됐으나 일반이 느끼는 체감인하 효과는 없다시피 하다. 이동전화가 사실상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잡은 사정을 감안하면 휴대전화 요금은 더 내려야 한다. 새로운 투자 등을 내세우며 강압적인 인하에 반대한다면 경쟁원리를 도입하는 수밖에 없다. 합병과 관련해 내세우는 경쟁을 요금규제에도 잘 접목해야 할 때다. 그래서 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에 기대를 건다. 기존 이동통신사의 시설을 빌려 재판매하는 도매 사업자를 말한다. 그렇게 되면 ‘제4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런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제법 덩치가 큰 업체만 15곳이 넘는다. 문제는 각론이다. 정부가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하면서 망 임대 가격을 기존 사업자와 임대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우월적 지위를 가진 이동통신업체들이 자기 손에 쥐어진 이익을 쉽게 내놓으려 할까. 정부의 규제정책이 거대 통신업체들의 입김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일본도 지난해 똑같은 제도를 도입하면서 NTT도코모와 신규 사업자가 극한 대치양상을 빚었다. 결국 총무청장관이 재정(裁定)신청을 내면서 수습됐다. 핀란드와 덴마크의 이동전화 요금이 낮은 것도 이런 제도 덕이다. MVNO 사업자에 대한 망 임대 문제도 KT·KTF 합병 문제와 같은 경쟁 적정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MVNO 사업자들은 설비 등 2조원 이상의 투자와 3만개의 일자리가 나올 것이라고 한다. 보안, 금융, 교통, 행정 분야와의 결합을 통한 IT 융복합도 기대된다. 요금도 낮추고 일자리도 생긴다는 제4이동통신의 출범을 기대해 본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 한달 325만원 벌어 261만원 썼다

    한달 325만원 벌어 261만원 썼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달 평균 325만원을 벌어 집안살림에 220만원을 쓰고 세금, 연금 등으로 41만원 정도를 낸다. 식료품 구입에 평균 57만원, 교통비·통신비로 40만원, 교육비로 22만원가량을 지출한다. 이 3가지 씀씀이가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로 절반을 넘는다. 집집마다 은행 대출, 신용카드 할부구매 등으로 4000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다.15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의 발표수치를 바탕으로 올 2·4분기 현재 한국인의 생활경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실질소득은 정체된 가운데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보건·의료, 교양·오락 등 ‘삶의 질’에 직결되는 소비는 줄어든 가운데 등골휘는 교육비 지출은 최대폭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높은 물가상승률 실질소득 낮춰 올 2분기 가구당(2인 이상 전가구 대상조사) 소득은 324만 9997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5.1%가 뛰었다. 언뜻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란 것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일상과 밀접한 154개 생활필수품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 상승률(6.0%)과 비교하면 마이너스 성장이다. 가구당 소득은 전가구 조사가 시작된 2003년 256만 6558원에서 이듬해 2004년 273만 674원으로 6.4%가 뛰었으나 2005년 285만 1727원(증가율 4.4%),2006년 298만 8539원(4.8%),2007년 309만 2159원(3.5%) 등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그동안은 물가상승률이 낮아 실질소득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소비지출, 식료품-교통·통신-교육비 순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냉각되면서 가계지출은 전년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항목별 소비지출 비중은 식료품비 25.8%, 교통·통신비 18.3%, 교육비 10.2%, 의류·신발 5.6%, 보건의료 5.0%, 광열·수도 4.9%, 교양오락 4.8%, 가구집기 가사용품 4.5% 순이었다. 식료품비 지출은 가정당 56만 6000여원으로 전년대비 6.6% 증가, 전체 지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식료품은 2005년 1.5%,2006년 0.1%,2007년 2.3% 등 지출액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올 들어 밀가루 등 기초제품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교육비는 지난해 2분기 월 평균 20만 1934원에서 올해 22만 3145원으로 10.5%가 증가했다. 납입금은 13.2%가, 학원·개인교습비는 11.7%가 올랐다. 소비지출내 비중도 같은 기간 9.2%에서 10.2%로 커졌다. 교육비 지출 증가율은 2004년 0.1%,2005년 4.1%,2006년 6.4%,2007년 5.7% 등 추세를 보이다 이번에 10%를 돌파했다. 반면 보건의료 지출은 병원진료 등 보건의료서비스 -11.0%, 의약품 -5.6% 등 7.5%가 감소했으며 교양오락 지출도 0.3%가 줄었다. ●가계신용 4000만원 돌파 목전 금융기관 대출과 신용카드 외상구매 등 가계부채를 포괄하는 가계신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2분기 가구당 가계신용은 3960만원으로 전년 3633만원보다 10.7%나 늘었다. 카드채 사태로 폭발적인 신용불량 사태가 발생했던 2002년의 34.3%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가구당 가계신용 규모는 2001년 2000만원,2005년 3000만원을 넘어선 뒤 다시 4000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01년 이후 7년 만에 빚이 두배로 뛴 셈이다. 신용형태별로 가계대출 3736만원, 판매신용 224만원이었다.1인당 액수로 환산하면 1281만원과 77만원씩이다. 판매신용은 전년대비 18.0%가 증가해 무절제한 외상구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열린세상] 사교육은 과연 신뢰할 만한가/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 교수

    [열린세상] 사교육은 과연 신뢰할 만한가/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 교수

    몇년 전 대입논술 채점을 할 때다. 한 응시학생이 각자의 본분을 강조하며 “그러므로 우리 학생들은 학원에 열심히 다니며, 학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결론을 맺은 답안을 본 적이 있다. 학생들이 학교교육보다 사교육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우리대학 사범대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존경하는 교사상 조사에서 최근 3년간 인터넷 강사 아무개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됐다. 이 역시 미래의 공교육의 변질을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사교육세대들은 이미 학원교육을 교육의 중요한 일부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새 정부의 최대과제 역시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며, 최근 발족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라는 시민모임에서 보듯 사교육을 줄이려는 국가적, 사회적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그럼에도 사교육열풍이 조만간 사그라들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은 교육정책 입안자 외에 별로 보지 못했다. 사교육의 폐해는 주로 경제수치로 다루어져서 빈부격차, 가계지출부담, 가족단절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외에 과도한 경쟁, 지나친 학업 부담 등의 문제 역시 종종 지적되고 있으나, 사적인 교육이라고 불리는 학원교습행위의 본질에 대한 비판은 매우 드물다. 즉 사교육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교육의 질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매스컴의 학원 띄우기는 말할 것도 없고,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교육의 경쟁력을 위하여 방과후에 양질의 사교육을 학교에 도입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사교육의 질이 아니라 경쟁 열세에 놓일 공교육에 대해 우려했다. 진정 사교육은 양질의 교육인가? 사교육 정책의 해법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학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교육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에 있다. 비즈니스는 솔깃한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점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이자 생존법칙이다. 이러한 학원의 상업성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교육적인 폐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학원교습은 청소년기에 반드시 키워야 할 가장 중요한 학습능력인 학습주도성을 말살시키고 있다. 학원은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끊임없이 “너는 내가 없으면 못살아.”를 세뇌시킨다. 밥상을 차려 먹도록 도와주기보다, 입만 벌리게 해 떠먹여 주려 한다. 평생 학습하며 살아가야 할 우리를 무능력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다. 당장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을지 몰라도, 다음 식사 때가 걱정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학습책임감 정도를 조사해 보면 그 수치가 심각한 수준이다. 둘째, 학원교습에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실현되지 못한다. 현대 서구 교육의 학습은 학습자가 스스로 연구하고, 동료와 협동하여 탐구해 가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성취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학원은 이와는 정반대로 지극히 교사 중심적이고, 단순 주입식이다. 학습과정은 생략한 채 가공해 놓은 정보를 무조건적으로 신속하게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정형화된 지식을 전달하는 인터넷 강사의 메시지를 노트에 받아 적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어,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탐구능력과 상호협력, 비판적 사고능력 등을 언제 훈련해야 할지 의문이다. 이러한 본질적인 부분외에도 학원 강사의 자격, 교육철학, 교수내용의 정확성 등 교육의 질도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급격히 성장한 사업일수록 속은 부실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더 이상 철저히 비공개로 운영되고 객관적인 평가도 받은 적 없는 학원교육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사교육의 질에 의문을 제기할 때 사교육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 교수
  • 윤곽 잡힌 MB물가지수 50

    앞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른바 ‘MB물가지수’가 국내 생활물가 수준을 가늠하는 새 척도로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이 지수는 이 대통령이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50개 생필품 물가를 관리하라.”는 지시로 기획재정부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만든다. 향후 물가 당국의 집중적인 관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식료품과 연료비·서비스요금·공공요금·교육비 등 152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가 있지만,‘서민 물가’의 흐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다. 그러면 MB지수엔 어떤 생필품들이 포함될까. 청와대에 따르면 서민층의 가격 상승 체감도가 높고 가계지출에서도 비중이 큰 쌀, 돼지고기, 배추, 무, 마늘, 달걀, 우유, 라면 등이 해당된다. 이 밖에 최근 가격이 폭등한 밀가루와 빵, 국수 등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소득 하위 40% 계층에서 주로 소비하는 품목 중 가장 많이 인상됐거나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품목들”이라고 설명한다. 서민 가계지출 비중 1위 항목인 ‘학원비’는 지수에서 제외된다. 서민생활에 영향은 크게 미치지만, 정부가 가격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정부는 소비자 단체 등의 자문 등을 거쳐 지수에 포함될 50개 품목을 최종 확정한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관련 업계의 이목이 이 지수에 쏠려 있다. 업체가 생산하는 품목이 지수 항목에 포함되면 가격 결정에 대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포함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부정적 의견도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예컨대 같은 돼지고기라 해도 부위별로, 라면도 브랜드별로 가격 상승폭이 다르다.”면서 “어떤 품목을 고르느냐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큰 차이가 나게 돼 지수 전체가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고소득 8명중 1명 ‘적자 살림’

    소득 상위 30%에 속하는 고소득층도 8명 중 1명꼴로 적자 살림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어가와 1인가구를 제외한 전국 가구 중 소득 상위 30% 계층에서 가계소득·지출에서 적자를 본 가구는 13.2%로 집계됐다. 이같은 비중은 전국 가계수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득 상위 30% 계층 적자 비율은 2003년 12.5%→2004년 12.6%→2005년 12.9%→2006년 13.0%→2007년 13.2%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적자가구 비율은 단순히 소득과 지출의 수지만 보여줄 뿐 부동산 등 다른 재산 상황은 반영되지 않는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득 상위 10% 계층의 소득은 2007년 830만 5000원으로 2003년 대비 26.1%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계지출은 425만 5000원에서 555만 7000원으로 30.6%로 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먹고 사는’ 비용 3년째 감소

    소득 수준 증가로 먹고사는 데 쓰는 비용은 3년째 줄고 ‘참살이’관련 비용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2인 이상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9%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5%에 비해 0.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여기서 가계지출 대비 식료품비 비중은 통계학 용어인 ‘엥겔계수’와 비슷하지만, 외식비와 주류비 등이 포함돼 있어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엥겔계수’는 낮아지고 생활 형편이 나빠지면 반대로 올라간다. 3분기 기준 도시근로자가구의 지출 대비 식표품비 비중은 2003년 27.9%에서 2004년 28.5%로 상승했다가 2005년 27.2%,2006년 26.5% 등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은 “소득 증가로 문화생활 등에 대한 지출이 확대되면서 일정 수준 이상 소비할 필요가 없는 식료품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 5분위별로 살펴보면 3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지출대비 식료품비 비중이 30.4%였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22.6%로 나타났다. 도시 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식료품비 지출은 2003년 3분기 54만 3000원에서 올해 3분기 61만 8000원으로 4년새 13.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3.8%, 소비지출은 22.1% 늘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문소영 이영표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주자,국민이 듣고픈 말을 하라/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열린세상] 대선주자,국민이 듣고픈 말을 하라/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선거판 모양새가 날이 갈수록 한심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후보 검증을 둘러싸고 물고 뜯기를 거듭하더니 이제는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으르렁거리고 있다. 소위 범여권을 들여다 봐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을 깨고 합치기를 식은 죽 먹듯이 하면서 정치질서를 어지럽힌다. 정책과 이념은 뒷전이고 잡탕식 정당이라도 대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발상은 더욱 한심하다. 행실이 이러면서도 입만 열면 선진한국이니 개혁이니 떠들어대는 정치인들의 후안무치가 괘씸하기 짝이 없다. 민주화 20년을 보내고 대선을 네번이나 치렀지만 우리 선거 수준은 여전히 후진 그 자체이다. 선거를 불과 넉달 남짓 남겨둔 지금의 모양새를 볼 때 올 대선은 2002년보다도 더 퇴행적으로 치러질 것 같다. 지난 대선에서는 적어도 후보의 DNA 검사는 없었으며 수십명의 대선후보가 이 시점까지 난립하지도 않았다. 상대방의 치부를 드러내어 반사이익을 보려는 네거티브 선거도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정치학 용어 가운데 ‘갈등의 사유화’라는 개념이 있다. 정치인들이 사회의 핵심 갈등은 외면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갈등만 부각시키고 이를 통해 지지자들을 동원하는 행태를 말한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을 이용해 편을 가르고 세몰이를 해왔다. 지역과 이념이 선택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꼼짝없이 사유화된 갈등구도 속에 편입되고 어느 한편에 줄서기를 강요받았다. 이번 대선도 유력 후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갈등구도가 형성되고 일반 유권자와 심지어 시민단체조차도 그들이 만든 판 속에 매몰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은 잃어버린 10년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외친다. 범여권과 진보 진영은 개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번에도 그들이 유일한 선택임을 호소한다. 유권자들에게는 모두 다 부질없는 외침일 뿐이다. 유권자들이 듣고 싶은 것은 잃어버린 10년, 개혁과 번영 같은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의 방안일 것이다. 수백만의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후보를 찾을 것이다. 경제학 원론에서는 가계지출 가운데 식생활비 비중을 말하는 엥겔지수로 생활수준을 판단하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사교육비 부담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사교육비로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있다면 기꺼이 내 한 표를 던질 것이다. 수백만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안정된 직장과 공정한 처우를 보장할 수 있는 후보가 최고의 대통령감일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을 목전에 둔 농·축산민들은 미국 농·축산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활로를 찾아주는 후보를 애타고 기다릴 것이다.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가 이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속 시원한 답을 해주는 후보가 없다. 모두가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몰두하면서 정작 시급한 사회갈등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계속된다면 올 연말에도 유권자들은 최선이 아닌 차악의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얼마전 유권자들이 UCC를 이용해 올린 질문에 대해 대선후보들이 답하는 방식으로 정책토론을 벌였다. 이제는 우리도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후보들이 하고 싶은 말만 듣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민단체들도 정치인들이 만들어놓은 편가르기 판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후보들에게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국인 40년 변천사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국인 40년 변천사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초고속 압축성장의 가도를 숨가쁘게 달려온 한국과 한국인. 우리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시대에 적응하며 오늘에 이르렀을까. 그리고 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잃었을까.1967년~1987년~현재로 이어지는 40년 성상의 사회와 생활상 변화를 통계, 설문, 이슈분석 등을 통해 알아본다. 지난 40년간을 20년 단위로 끊어 한국과 한국인을 구성하는 각종 통계 및 지표들을 종합, 분석했다. 통계청 등 국가기관 보유통계를 주축으로 민간기관 보유통계들도 일부 인용했다.67년~87년~현재의 통계치 비교를 원칙으로 삼았으나 통계조사가 취약했던 67년의 수치는 없는 것들이 많아 앞뒤로 가까운 시점의 통계를 취했다. 현 시점의 통계는 발표특성상 대부분 2005,2006년치가 쓰였다. ●소득과 지출 67년 도시근로자가 한 달에 버는 돈은 1만 8180원이었다. 정확히 지금의 화폐가치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올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6(2005년=100)으로 67년 4.3의 24배가 됐음을 감안해 얼추 실제 구매력을 계산해 보면 지금의 45만원 수준밖에 안 된다. 87년에는 월 55만 3099원으로 20년 새 명목금액 기준으로 30.4배가 됐다. 지난해에는 344만 3399원으로 다시 20년새 6.2배가 됐다.67년에는 월평균 가계지출이 1만 8670원으로 소득보다 많았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은 ‘적자인생´에 수많은 가장들이 한숨지어야 했던 이유다. 생활패턴의 변화 등으로 소비지출 구성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85년에는 식료품비와 주거비의 비중이 42.5%에 달했지만 2005년에는 29.8%로 줄었다. 대신에 교육비 비중이 7.8%에서 11.8%로, 교통비가 0.4%에서 8.1%로, 통신비가 1.9%에서 6.4%로 급상승했다. ●진학과 교육환경 초등학교 취학률은 87년 97.2%, 지난해 98.8%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87년 고등학생 취학률은 연합고사에서 떨어지면 중학교→고등학교 진학을 못했기 때문에 65.3%에 그쳤다. 또래들 3명 중 1명은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고등학교 취학률은 93.1%였다. 고등학교→대학교 진학률은 같은 기간 36.7%에서 82.1%로 급등했다. 학력고사를 통해 고교생 3명 중 1명 정도만 대학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87년에 비해 대학 들어가기가 얼마나 쉬워졌는지 알수 있다. 하지만 ‘명문대´에 대한 집착은 여전해서 입시지옥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87년에는 초등학교 한 반에서 평균 42.6명이 수업을 받았다. 중학교는 57.1명, 고등학교는 56.8명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치로 서울 등 대도시 과밀학급 사정은 이보다 훨씬 심각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30.9명, 중학교 35.3명, 고등학교 33.7명으로 각각 72.5%,61.8%,59.3%로 줄었다. ●인구구조와 수명 남성들 수명은 지난 40년간 무려 15년 6개월 가량이 늘었다.67년 한국 남성들은 평균적으로 환갑 정도에 생을 마감했다. 당시 평균수명이 고작 59.7세였다. 그러나 87년에는 65.8세로 20년 만에 6년이 연장됐고 2005년에는 75.1세로 다시 9년 넘게 늘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이 수명이 연장됐다.67년 64.1세에서 87년 74.0세로,2005년에는 다시 81.9세가 되면서 40년동안 얼추 18년이 늘었다. 남녀간 수명차이는 67년 5.6세에서 87년 8.3세로 확대됐다가 2005년에는 6.8세로 다소 좁혀졌다. 60∼65년에는 여성 한 명이 낳는 아기의 수가 평균 5.99명(합계출산율)이나 됐다. 그러나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60년대)‘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70년대) 등 가족계획 표어가 말해주는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87년에 이미 1.55명으로 급락한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저수준인 1.13명이었다. 가족 수도 급감해 평균 가구원이 66년 5.49명에서 2005년 2.9명으로 줄었다. 이러다 보니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14세 이하 인구(유소년 부양인구비)는 66년 81.8명에서 지난해에는 25.9명으로 줄었다. 국가의 미래 생산능력에 그만큼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얘기다. 역으로 생산가능인구가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인구(노년 부양인구비)는 70년 5.7명에서 지난해 13.2명으로 증가했다. 67년에는 전체 남한인구 3013만명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나이(중위연령)가 18.3세로 고등학생 연령이었다. 이것이 87년(4162만명) 25.4세로 뛰더니 지난해(4830만명)에는 35.4세로 40년 동안 2배 수준이 됐다. 65년과 87년에는 각각 인구 1000명 중 18명(9쌍)이 한해 동안 결혼을 해 새 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2005년에는 13명(6.5쌍)에 그쳤다. 반면 1000명당 이혼은 67년 0.3건에서 2005년 2.6건으로 9배가 됐다. 재혼은 87년 1만 6845건에서 2005년 4만 6400건으로 20년 만에 3배가 됐다. 남성 초혼연령은 통계가 처음 잡힌 90년만 해도 27.8세였으나 2005년에는 30.9세로 세 살 이상 늦어졌다. 여성도 같은 기간 24.8세에서 27.7세로 역시 세 살가량이 늘었다. 평균 이혼연령은 같은 기간 남성은 36.8세에서 42.1세, 여성은 32.7세에서 38.6세로 늦어졌다. 첫 아이를 낳을 때 여성들의 평균연령도 25.3세에서 29.1세가 됐다. 8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의 사망원인으로 남녀 모두 뇌혈관질환(주로 뇌졸중)이 1위였다. 그러나 2005년에는 남녀 모두 암이 1위였다. ●주거와 문화 주택 보급률은 85년 71.7%에서 지난해 107.1%로 상승했다. 하지만 투기와 선호지역 편중 등으로 부동산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올 5월 현재 1615만 6000대로 87년의 161만 1000대에 비해 20년 새 딱 10배가 됐다. 가구당 자가용 승용차 보유대수는 0.05대에서 지금은 0.9대로 늘었다. 상수도 보급률은 67년 24.7%에서 87년 71.0%,2005년 90.7%로 상승했다. 67년 극장에서 상영된 한국영화는 185편이고 외국영화는 85편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한국영화 108편, 외국영화 237편으로 역전됐다. 김태균 강주리기자 windse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