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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부동산정책 실패를 국민세금으로 덮으려는가

    정부와 한나라당이 주택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보전 방안과 관련, 세율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분을 지난달 22일부터 소급해 전액 보전해 주기로 했다고 한다. 취득세율 인하 조치도 같은 시기부터 소급 적용된다. 정부는 당초 거래세율이 인하되면 거래량이 늘어나는 만큼 그 비율을 고려해 보전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방세수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거래세를 인하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과 사전협의는 물론, 세수 보전 대책조차 분명히 하지 않은 채 정책부터 불쑥 내놓았다가 역풍을 맞은 형국이다. 우리는 3·22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가계대출 억제라는 상반된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정책당국의 호언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정책 집행 대상자나 시장 등 수요자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은 공급자 위주의 정책으로 봤기 때문이다. 거래세율 인하 시점이 불분명해 매물이 도리어 실종되고 세수 부족에 직면하게 된 자치단체장들이 한목소리로 반발하고 나선 것은 예견한 결과였다. 당정은 결국 지자체가 걷는 주택거래분 취득세수만큼 지방채를 인수해 주는 방식으로 세수를 보전해 주기로 했다. 거래세 인하가 적용되는 올 11월까지 주택거래가 많은 지자체일수록 더 많이 보전해 주는 비상식적인 추가대책을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게다가 지방채 인수는 지방재정구조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들이지 않아도 될 행정비용까지 유발한다. 3·22대책의 최대 수혜자인 서울 강남3구의 9억원 이상 고가주택 보유자들이나 다주택 보유자들을 위해 무주택자들을 포함한 전 국민이 낸 세금으로 보전해 주기로 한 여권의 처방은 잘못됐다. 서민들로서는 집부자들을 위해 주머니를 털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로 돈줄이 죄이는 이중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 아닌가. 설익은 정책으로 갈등과 시장 혼란을 초래한 정책 당국자들의 잘못을 국민 세금으로 덮으려 해선 안 된다. 국회는 오늘 상임위 심의과정부터 3·22대책과 취득세 감소분 보전대책의 문제점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특히 효과보다 역기능이 더 우려됐음에도 화려한 수식어만 앞세워 정책을 밀어붙인 당국자들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은 결코 ‘봉’이 아니며 ‘봉’이 돼서도 안 된다.
  • “정책 일관성부터… 그래야 신뢰한다”

    8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부활을 반복하며 ‘오락가락 정책’을 펴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가계대출 종합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관된 정부정책과 함께 연착륙을 위한 속도조절의 중요성을 제안했다. ●“당국이 가계대출 덜 심각하게 봐” 가계부채에 대한 문제제기는 4~5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최근에 그 심각성이 더해졌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4일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데 비해 우리의 가계부채 증가폭과 속도는 이례적”이라면서 “대외신인도 하락이 일어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795조 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9년 현재 143.0%로 스페인(137.6%)보다 높다. 그럼에도 과거 카드사태 등으로 가계가 무너질 때에 비해 안전장치가 잘되어 있다는 견해는 당국의 대책 마련 속도를 늦췄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350조원 정도가 주택담보대출로 담보력이 보장된 상태라는 점도 당국이 긴장을 풀게 했다. 학계에서는 당국에 비해 가계부채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봤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는 고정되어 있는데,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식간에 가계부채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 2월 ‘가계부채 위험성 진단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던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64조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하고,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점이 위험요인”이라고 못박았다. ●“편법까지 예측하고 정책 내놓아야” 전문가들은 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에 고언을 쏟아냈다. 괜히 성급하게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서두르다가는 경기둔화라는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창균 교수는 “정부가 몇년 전 단기대출을 못하게 하자, 은행은 10년 이상 장기대출을 한 뒤 3~5년의 거치기간이 끝나면 재대출을 하는 편법을 썼다.”면서 “은행과 대출자가 쓸 수 있는 편법까지 예견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예컨대 DTI 규제를 쓰기로 했으면, 예외 없이 밀고 나가야 정부를 신뢰하지 않겠느냐.”면서 “정책당국의 일관성이 중요한 문제”라고 일갈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이 가계부채의 성격과 관련된 부분을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에버그린론이 남발됐을 가능성 등을 규명해 맞춤형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3·22 대책’ 이후 내집마련 전략

    ‘3·22 대책’ 이후 내집마련 전략

    내집마련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지난 22일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다음 달부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부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구매 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할 때보다 대출금이 줄어들게 된다. 정부가 DTI 규제 완화 일몰이란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과도한 가계부채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현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31조 5000여억원.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284조 5000억원으로 가계대출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또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를 50% 감면해주고,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분양가상한제도 폐지하기로 했다. ‘3·22 대책’에 따른 내집마련 전략을 꼼꼼히 따져봤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소위 강남 3구의 주택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지지 못하지만 그외 서울지역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강남 3구는 계속에서 DTI 규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연봉·구매지역·주택값에 따라 대출 달라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대출한도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이다. 자신의 연봉과 주택 구매 지역, 주택값에 따라 대출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달까지는 주택담보 대출한도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로 결정됐다. 즉, 서울 강남 3구 아파트를 제외한 서울지역은 집값의 50%까지 대출이 됐다. 만기 20년에 연 6% 금리대출 상품을 고를 경우 7억원짜리 아파트라면 3억 5000만원까지 은행에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4월부터는 여기에 DTI 규제가 더해진다. 즉,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수요자가 7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경우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지역에서는 1억 7000만원까지 대출을 받게 된다. LTV만 적용받을 때보다 1억 8000만원이 줄게 된다. 따라서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은 더 많은 종잣돈이 필요하다. 바로 이렇게 대출금이 줄기 때문에 내집마련 자금 조달계획을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 정부는 내집마련에 나서는 서민들을 위해 ‘비(非)거치식,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상품을 선택할 경우 DTI 우대비율을 15%포인트 올려주기로 했다. 우대비율로 DTI를 15%포인트 높인다면 대출금이 1억 7000만원에서 2억 3000만원까지 늘어난다. 단, 지역에 상관없이 6억원 이하의 주택에만 우대비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매달 원리금균등상환을 하면 수백만원씩의 돈이 들어가고 금리도 1% 정도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가령 2억 3000만원을 고정금리 6%, 20년 동안 매월 원리금균등상환을 한다고 가정하면 한달에 164만 7791원을, 10년 동안 원리금균등상환을 한다면 255만 3472원을 내야 한다. 또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인 코픽스금리보다 연 1% 정도 높다. 따라서 자금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굳이 우대비율을 적용받으려고 고정금리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정부가 주택 취득세율 50% 추가 감면 조치를 이달 말에서 올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잔금을 치르는 시점이 취득 시점이 된다.”면서 “잔금 날짜를 개정안이 통과된 후로 조정한다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반 분양가를 마음대로 책정할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서울 지역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혜지역을 서울 성동구, 강동구와 경기 과천시 등을 꼽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사업성이 좋지 않아 주춤했던 재건축 단지들이 일반 분양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분양되는 주요 아파트의 경우 상한제 폐지에 따른 가격 거품이 끼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김 본부장은 “분양시장 열기가 높은 부산 등 일부 지방 시장과 서울 일부 지역은 분양가를 높일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제가치보다 고평가된 것은 아닌지 인근 단지 시세 등을 살펴보는 등 신중하게 가격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후 가격거품 주의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 승인으로 재건축 훈풍이 부는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혜택을 받지 못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있다. 즉, 다른 지역에 비해 일반 분양 물량의 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지 못하면 조합원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강남 3구의 재건축 물량은 가격도 많이 올랐고 분양가 상한제 폐지 혜택을 보지 못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 “오히려 강북의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조합원 분담금이 낮아지고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해서는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실제 폐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투자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부동산 PF대출 연체율 지난달 6.7%… 큰폭 상승

    국내 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2월 연체율이 큰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6.67%로 전월 말(4.87%)에 비해 1.80%포인트나 올랐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건설회사 경영 사정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과 부동산 임대업 연체율도 각각 3.85%와 2.58%로 전월 말 대비 1.27%포인트와 0.78%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도 1.14%로 전월 말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주택담보 연체율은 중도금 대출 연체율이 하락하며 전월 말(0.55%)보다 0.01%포인트 내려간 0.54%를 기록했다. 주택담보 연체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신용대출의 연체 증가로 전월 말(0.67%)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주택시장 위축” vs “가계대출 진정”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과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규제 부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DTI 규제 부활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취득세율 인하로 요약되는 이번 조치는 부동산 경기와 주택거래, 전세난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가계대출 급증 등은 진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취득세 감면, 부분적 DTI 완화 등은 시장 충격 최소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얼마나 빨리 가시화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에 실수요층이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으로 대출받을 경우 DTI 비율을 최대 15%포인트 확대 적용하는 부분적 완화안을 내놓았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도 “큰 효과나 변화는 없겠지만 이런 식으로 모순이 누적된 (시장의) 압력을 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DTI 부활은 금융시장 안정에 바람직하지만 주택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거래세율 인하조치가 시장을 견인하기는 힘들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는 “9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 2%에서 1%로, 9억원 초과 주택은 4%에서 2%로 (취득세율을) 인하하는 게 당장 큰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면서도 “자금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구매 타이밍을 관망하면서 심리적 위축을 최소화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도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난과 전세난 해결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하지만 주택업계에선 “심리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여야 간 이견으로 국회에서 연내에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될 것이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경제 브리핑]

    우수 향토사업에 최대 4억 지원 인삼쌀맥주 관광사업 등 지역의 특색 있는 농산물을 육성하기 위한 향토산업육성 우수사업에 최대 4억원이 지원된다. 반면 부진사업에 대해서는 페널티가 부여돼 예산이 삭감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6일 지난해 실시한 57개 시·군의 향토산업육성사업 심사 결과 인센티브 대상사업 16개와 페널티 대상사업 6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헌재 “금리인상 대신 환율 내려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16일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대신 환율 하락을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부총리는 ‘신한 프라이빗 뱅크 그랜드 투자세미나 2011’에서 “가계 대출의 80%가 부동산 담보대출이어서 금리를 잘못 올리면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2003년 가계대출 파동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서 “저라면 금리 대신 환율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기업銀, 일본 지진피해 성금 3억 기탁 기업은행은 16일 일본 대지진의 피해 복구 지원 성금으로 3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일본 국민이 하루빨리 상처를 극복하고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저축銀·메리츠금융지주 인가 금융위원회는 16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영업을 인가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금융지주가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자본금 120억원으로 설립한 저축은행이다. 금융위는 또 국내 최초의 보험지주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의 설립도 인가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의 분할을 통해 설립되며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리츠파트너스,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둘 예정이다.
  • 은행권 가계대출 1년만에 줄었다

    은행권 가계대출 1년만에 줄었다

    저금리 기조를 타고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은행권 가계대출이 1년 만에 줄었다. 설 명절에 따른 기업들의 상여금 지급과 이사철 비수기 등의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내놓은 ‘1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31조 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1월(1조원) 이후 1년 만이다. 기업의 연초 상여금 지급 등으로 마이너스 통장식 한도 대출의 상환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타대출(주택대출을 뺀 대출) 감소액은 1조 4000억원으로 전월(1000억원) 대비 크게 확대됐다. 2009년 1월 2조 6000억원이 감소한 이후 2년 만에 최대폭이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도 1조 5000억원으로 전월(2조 700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비은행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신탁, 우체국예금)의 가계대출 잔액은 164조 7000억원으로 3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이 2000억원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5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1월 말 현재 595조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00억원 늘어났다. 증가액이 지난해 1월 1조원 감소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기타 대출은 전월 2조 3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 5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주택담보대출은 1조 9000억원 늘어나 증가액이 전월(3조 9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가계대출이 5000억원 줄면서 1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수도권 가계대출은 5000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전월 3조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설 상여금 지급으로 마이너스 한도대출 상환이 이뤄지면서 기타 대출이 감소했다.”면서 “이사 비수기인 계절적 요인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축소됐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가계빚 어쩌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확고해지면서 가계빚 부담이 앞으로 서민층을 옥죌 전망이다. 가계빚 규모가 이미 800조원에 육박한 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지난해 말 795조 4000억원으로 2000년 말(266조 9000억원)보다 198% 증가했다. 분기마다 14조 3000억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면 가계신용은 조만간 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00년 87.4%에서 2009년 143.0%로 뛰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이날 연중 최고치인 3.39%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0.59% 포인트, 2월 말 대비 0.22% 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6.7% 안팎으로 인상되는 등 각종 대출금리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1일부터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들에게 5.27~6.77%의 대출 금리를 적용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9월 말 가계부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분기당 11조 7000억원에서 16조 1000억원으로 4조 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미 수석연구원은 “금리는 오르는 반면 증시의 변동성은 커져 가계부채를 둘러싼 여건은 나빠질 것”이라면서 “가파른 대출 증가에 금리인상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가계부채는 고소득층이 많이 지고 있는 데다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해도 소득 대비 11%가량의 이자를 내고 있어 가계부채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이달 중에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준금리 올려도 보금자리론 5% 유지할 것”

    “기준금리 올려도 보금자리론 5% 유지할 것”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U보금자리론 금리(고정)는 가능한 한 버틸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대로 10일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 5.0%대의 U보금자리론 고정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가계빚 규모는 800조원에 이른다. 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추가 이자부담액이 8조원이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폭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임 사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이후 시장금리 상황을 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시장금리가 조금 더 올라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당분간 안정적인 운용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시중금리 인상→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의 연쇄 반응이 하루나 이틀 만에 실현되는 은행 변동금리 체계와는 다른 방식의 금리 운용은 어떻게 가능할까. 임 사장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유동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은 자금을 조달할 때 3분의2 이상을 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의존하는데, 3~12개월짜리가 주를 이루는 단기성 자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니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10년 이상 장기로 운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려면 대출 자산을 기반으로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발행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하고 나서도 자산으로 보유하는 등 외형만 키우는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해왔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 형태로 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대출구조 자체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금리가 낮고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부동산을 처분해 은행빚을 갚아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큰 위기가 아니었지만, 주택시장 구조에 체질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임 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만일 가계가 빚을 이기지 못해 은행이 담보로 잡은 집을 강제집행하게 되면 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발생해 부동산 시장이 더 침체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 사장은 “MBS 발행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은행들이 지금까지처럼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오르면 오르는 대로 이자를 주고, 대출자에게는 오른 이자를 받는 식의 ‘전당포 영업’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은행은 금융 전문가로서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저축률 2.8% ‘美의 절반’… 미래 경제활력 위축 우려

    저축률 2.8% ‘美의 절반’… 미래 경제활력 위축 우려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최대 소비국으로 인식되는 미국의 절반 수준이다. 낮은 저축률은 빠르게 증가하는 가계부채와 함께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 저축률은 2.8%로 자료가 제시된 20개 회원국의 평균 저축률인 6.1%에 훨씬 못 미쳤다. 덴마크(-1.2%), 체코(1.3%), 호주(2.2%), 일본(2.7%)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은 비율이고, 미국(5.7%)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의 저축률은 2004년 9.2% 이후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저축률이 역전됐다. 2007년 저축률이 2.1%였던 미국은 2008년 4.1%, 2009년 5.9%로 올라섰다. 우리나라는 2006년 5.2%에서 2007년과 2008년 2.9%로 줄었다가 2009년 3.6%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2.8%로 내려앉고 말았다. 저축률 급감은 가계소득 증가는 둔화됐는데 각종 사회부담금 증가에 소비행태의 변화 등으로 씀씀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분석에 따르면 연평균 가계소득 증가율은 1980년대 16.9%였으나 1990년대 들어 12.7%로 떨어졌고 2000년대에는 6.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율은 5.8%였다. 반면 2010년 소득 대비 가계지출 비중은 전국 2인 이상 가구 실질 기준 82.2%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노령화에 따른 보건비, 사교육 증가로 인한 교육비 외에도 생활양식 변화에 따른 통신비 및 오락·문화비가 가계지출 증가를 주도했다. 특히 세금, 건강보험료 등 마음대로 줄일 수 없는 비소비지출도 대폭 늘어나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가계지출 중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20.8%였으나 2010년에는 22.8%로 늘어났다. 비소비지출이 늘어 처분가능소득이 줄었지만 소비성향은 오히려 늘어났다. 소비성향은 2003년 74.1%였으나 지난해 75.3%를 기록했다.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성향 증가는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진다.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지난해 말 795조 3759억원으로 1년 사이에 61조 7159억원(8.4%)이 늘어났다. 저축률이 낮은 대신 가계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 이자부담이 늘어나면 가계에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축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저금리”라고 지적했다. 시중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저축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 강 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대표적 저축 주체가 가계인데 가계 저축률이 하락하면 투자여력이 줄어 잠재성장률을 잠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저축과 국내 투자는 상관성이 높아 저축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 미래 투자와 소비여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의료비와 생활비 등으로 저축할 여력이 없어지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당국, ‘신한’ 잇단 경고…은행 군기잡기?

    금융당국, ‘신한’ 잇단 경고…은행 군기잡기?

    금융당국의 ‘신한 때리기’가 계속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한금융지주를 본보기 삼아 ‘은행 군기잡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3일 신한금융에 대해 “조직과 인사에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신한금융은) 국민에게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달라지는 모습이 없다면 신한금융의 미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조찬간담회를 가진 뒤 신한금융 이사회가 라응찬 전 회장에게 스톡옵션 행사를 일부 허용한 것과 관련,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라 전 회장과 이사회를 다 포함한 문제”라면서 “이사회가 기능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바로 이런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최근 라 전 회장에게 2005~2007년 스톡옵션 부여분(30만 7000주)의 행사 권한을 허용했다.  물론 신한금융에 대한 ‘옐로카드’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일 김 위원장은 신한금융 회장을 둘러싼 내부 파벌경쟁이 5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놓고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며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하지만 이날 금융당국의 두 수장이 같은 날 동시에 신한금융을 질타한 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우선 금융당국이 신한금융의 새 경영진을 마뜩지 않게 바라보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신한금융 회장 선출 결과에 대해 금융당국은 공식 언급을 피했지만 한 관계자는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을 시범 케이스로 느슨해진 은행권 전체의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최근 신한사태에 대해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견제받을 일이 없다고 다른 금융회사들이 착각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때문에 금융당국의 경고 메시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금융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의 경우 스톡옵션을 모두 취소당한 점에 비춰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을 용인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저축은행 구조조정, 전세난 등 난제를 안고 있는 금융당국 입장에서 은행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독주하는 신한금융에 경고를 보내 은행의 공익성을 환기시킨 측면도 있다.”고 풀이했다.  라 전 회장이 자진해서 반납하는 방안은 이미 물 건너갔다. 금융당국의 지적 이후에야 신한금융은 라 전 회장이 지난달 말 2005~2006년 스톡옵션 부여분에 대한 권한을 행사해 세후 기준으로 20억원의 차익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홍지민·홍희경기자 icarus@seoul.co.kr
  • 저축銀 위기 고객에게 슬쩍 떠넘겨?

    저축銀 위기 고객에게 슬쩍 떠넘겨?

    최근 저축은행 업계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를 2.32%포인트나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손쉬운 가계 대출 금리를 올려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은행들과 신용협동조합 등이 대출금리를 소폭 올리거나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2011년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서민들이 사용하는 상호저축은행은 대출금리를 20 10년 12월 12.68%에서 15%로 2.32%포인트 올렸다. 예대금리차는 8.29%포인트에서 10.42%포인트로 2.13%포인트 벌어졌다. 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등의 예대금리차변동폭이 0.1%포인트 안팎인 점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말 연초 저축은행의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규모가 모두 줄긴 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맞은 저축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가계대출 금리를 올려 위기를 모면하려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감안할 때 유독 저축은행들만 대출금리를 많이 올린 것은 비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3.46%로 전달에 비해 0.14%포인트가 상승했고, 대출금리도 연 5.64%로 전달에 비해 0.24%포인트가 올랐다. 이에 따른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차는 2.18%포인트로 전달에 비해 0.10%포인트가 확대됐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가계빚 800조 육박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주택 및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가계 빚이 800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0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795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5조 3000억원 늘었다. 전체 가계 빚 중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원으로 전분기보다 20조 9000억원 늘었고, 판매신용잔액은 49조 4000억원으로 4조 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8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 3조 7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8조 7000억원 늘어나 전분기 증가액 6조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주택대출 증가액은 6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 8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7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 3조 6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주택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 대출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청년실업은 시장실패… 고용할당제 도입을”

    청년들의 취업난 해결을 위해 청년고용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가 18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3대 경제불안과 정책과제’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자리에서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연구소 측이 제시한 3대 경제 불안은 청년 실업, 가계 부채, 복지 불안이다. 전명유 한신대 교수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고용할당제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의 청년고용정책은 한시적인 정부인턴제나 프로그램이 부실한 직업훈련정책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청년층 일자리가 부족한 일종의 ‘시장실패’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청년고용할당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소득보장과 고용 서비스를 결합한 청년고용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영목 충북대 교수는 부유층의 과도한 가계대출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득과 순자산이 가장 많은 부유층이 최하위층과 함께 부채상환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배 교수는 “채무액 자체가 많지 않은 저소득층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반면 부유층의 부채상환 부담은 문제가 된다.”면서 “그중에서도 금융기관의 부실가계대출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유층이 부동산 투기 등을 목적으로 과다한 채무를 지고 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빈번하다는 것이다. 구인회 서울대 교수와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중부담-중급여의 복지국가 모델을 제시했다. 두 교수는 “빈곤층 지원 위주의 한국의 복지정책으로는 양극화, 고령화로 증대되는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중산층에 대해 효과적 지원이 어렵다.”면서 “한국 복지국가의 발전상태, 재정여건과 경제환경으로 볼 때 당면 목표는 중부담-중급여의 복지국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DTI 평가때 소득 외 자산도 포함 추진

    DTI 평가때 소득 외 자산도 포함 추진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의 하나로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대출인정비율(LTV) 등 부동산 금융규제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DTI 개선의 경우 가계대출 규모를 늘릴 수도 있는 방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개별 가계의 상환 능력을 따질 때 소득뿐 아니라 자산에 따른 능력도 상당히 중요한데 현재 DTI 제도는 그런 측면은 보지 않고 있다.”면서 “가계 상환 능력을 좀 더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시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게 한 DTI 규제는 대출자 자산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 상환 능력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정 국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상환 능력을 계산할 때 자산을 추가하거나 그 비중을 늘리면 현행 DTI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결과로 연결될 수도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정 국장은 그러나 이같은 DTI 제도 개선이 제도 완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완화가 될지 강화가 될지 사람마다 다르다.”면서 “일률적으로 한쪽 방향으로 간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DTI 규제 완화 연장 여부와 관련, “이사철이 2~3월이니까 이사철 동향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지난달 출범한 가계부채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의 논의 사항을 중심으로 3월 초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늦어도 3월 말까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TF는 현재 ▲가계부채 규모 및 증가속도 관리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 제고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강화 ▲취약계층 금융지원방안에 중점을 두고 정책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계부채 규모 및 증가속도 관리를 위해서는 시중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과 함께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억제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가계 채무상환 능력 제고를 위해 일자리 창출 등 가계소득 여건을 개선하고, 사교육비 등의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적인 지원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대출 구조 개선은 물론 서민층 금융 이용 부담을 완화하고 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정 국장은 “가계부채 문제는 금융 시장뿐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거시, 미시를 망라해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1월 말 잔액 기준으로 590조 2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353조 8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올 들어 가계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와 양도성예금(CD)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액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2.80%를 유지하던 CD(91일물) 금리는 1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이후 급등해 3.13%(15일 기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CD 금리 상승과 관련, 올들어 상대적으로 은행채(3개월물)와 통안채(통화안정증권·91일물)에 비해 덜 올랐다는 점을 꼽았다. 차상기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팀장은 “신용리스크(위험)가 상대적으로 낮은 통안채와 현금 유동화가 쉬운 은행채보다 CD 금리가 0.1~0.2%포인트 높은 것이 보통”이라면서 “CD 금리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CD 금리가 한동안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 [금리 묶고 물가 잡기] 가계 대출자 “휴~”… 위험성은 여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지난해 9월 기준으로 770조원의 가계 빚을 안고 있는 채무자들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이 가운데 340조원이 주택담보대출이다. 그렇지만 가계대출자들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물가 급등세가 지속되고 인플레 기대 심리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한은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150%를 넘나들어 세계에서 영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상위 60% 소득계층이 주로 가계부채를 갖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양적으로는 심각하지만 질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가계 부채에 담보를 많이 갖고 있어 당장 부실화돼 국가적 문제로 발생할 개연성은 많지 않다.”면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지만 당장 부실화될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으면서도 가계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김 총재가 제시한 단기적인 가계대출 해법은 금리 인상 같은 거시적인 방법보다는 미시적인 대응으로 모아진다. 아울러 불필요하게 부채가 늘어날 여지에 대해서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책적 대응을 촉구했다. 최문박 LG연구원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거나 가격이 폭락할 경우 가계대출 부실 문제가 커질 수 있지만,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다소 회복되고 있어서 오히려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앞서 DTI규제를 다시 도입하거나 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해 저소득층에 대한 신용대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비를 미리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은 다음 달이 유력해 보인다.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상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동결을 택한 것은 1월에 이어 두달 연속 인상에 부담을 가진 탓으로 보인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유지되고, 물가상승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경기 진단이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질 것이라던 1월의 진단에 비해 우려의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다음 달 금리인상 가능성에 가계들은 미리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中 금리인상… 고금리시대 준비할 때다

    중국이 그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팽창한 통화량과 국제 원자재값 상승 압력 등을 감안하면 올해 중 최고 0.75%포인트까지 추가로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의 위축과 함께 국내 금융시장도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도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물가상승 압력과 과잉 유동성 등 환경이 유사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내일 다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 환율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금리까지 올리지 않으리라는 견해가 다수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기준금리가 물가 상승률보다 1%포인트 이상 밑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의 추가 인상은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6% 중반대까지 치솟고 있다. 정책당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85.9%로 미국(98.6%)이나 일본(92.7%)보다 낮은 수준이고 연체율도 0.7%여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가계부채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우리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선진국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가계의 재무구조가 금리변동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이자부담은 2조 2500억원이나 늘어난다. 가계부채가 이처럼 ‘시한폭탄’으로 작동하고 있음에도 금융권은 손쉬운 가계대출 영업에만 매달리고 있다. 정부 역시 부동산시장 회복과 성장 지표에 얽매여 고금리 시대가 초래할 부작용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9년 전의 카드대란과 같은 정책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살린 버팀목이 됐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선제적이고도 과감한 정책대응을 촉구한다.
  •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기록중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상식’에 거침없는 메스를 들이댔다.  장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편다면 성장여력도 충분하다.”면서 “한·미 FTA가 오히려 성장동력을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파헤친 ‘상식의 오류’를 주제별로 질문·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고도성장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에서 보듯 현재 한국 경제는 지표와 체감이 괴리되는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과거 같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주장도 많다. 일각에서는 ‘통큰치킨’ 논란에서 보듯 과거 과감한 설비 투자로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던 재벌기업이 이제는 중소 자영업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도 한국경제가 성장여력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끊임없이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보인다’ 하는 비관론을 펴면서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근거가 아주 없진 않겠지만, 단순하게 말한다면 성장동력을 찾기 귀찮으니까 자꾸 그런 얘길 하는 것이다. 국가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게 맞다. 만약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라면 그 추세가 완만해야 하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6% 정도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면서 추진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개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증거다.  ‘중국이 쫓아온다’는 샌드위치론도 말도 안되는 궤변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와 제일 못하는 나라를 빼고는 세상 모든 나라가 언제나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이 어려운 경쟁 상대라는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가령 태국은 1990년대까지 노동집약을 무기로 한국을 추적했지만 크게 걱정할 게 없다. 임금이 낮은 대신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인 임금 수준도 낮고 기술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다고 게임 끝났다고 볼 게 아니다. 왜 쫒아오는 국가만 걱정하고 도망가는 국가는 무서워하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  중국 추적 때문에 이제는 금융업과 서비스업으로 가자는 얘기가 많지만 그 분야는 이미 선진국들이 단단히 똬리 틀고 앉아 있다. 금융업이 겉보기엔 좋아보여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융혁신이란 사실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더구나 정부가 정말 심각하게 금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처럼 수십년짜리 목표를 세우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금융허브라는게 지금처럼 적당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 하는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결국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성장동력 없어진다는 얘기가 자꾸 나온다. 언제는 경제여건이 쉬워서 경제발전했나? 언제는 선진국들이 낮잠 자는 틈에 경제성장했나? 충분히 할 수 있다. 불과 수십년 전에 우리는 전쟁으로 모든 게 잿더미가 된 속에서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60년대 포항제철 건설할 때를 생각해보자. 전세계가 다 미쳤다고 비웃었지만 결국 해냈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FTA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등 적극적인 FTA 정책을 추진하면서 FTA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끼리 FTA를 체결하는 것까지 비판할 생각은 없다. 서로 시장도 커지고 경쟁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와 수준에서 차이가 큰 나라와 FTA를 하게 되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민소득도 그렇고 많은 분야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한국이 미국이나 EU와 FTA를 한다면 자동차나 전자 등 일부 분야는 이득을 좀 볼지 모르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에선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부품소재를 비롯해 한국이 GDP 4만불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한국이 언제는 FTA 덕분에 고도성장했나. 남들이 미쳤다고 비웃어도 기를 쓰고 기술개발해서 성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미FTA가 갖는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는 글을 읽어봐도 한미FTA가 경제성장에 미미한 도움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국책연구기관에서 한미FTA 타결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2% 증가라고 했다가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6%로 전망치를 바꾼 전례가 있다. 경제학 예측에서는 변수를 어떻게 가정하고 어떤 모델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조차도 한미FTA 명분으로 삼기엔 한참 부족하다.        ●기업자금조달 위해 주식시장 활성화해야 한다?    ▶돈줄이 막혔다고 하소연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과거 개발 독재 당시처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간접금융방식도 없어진 지금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외환위기 이전 방식은 은행중심 경제 시스템인 반면 지금은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이다 (@@@) ‘기왕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되돌리느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좋은 게 있으면 되살려야 한다.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환위기 이전 은행중심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은행은 기업대출을 기피하고 주식시장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을 떠올려보자. 우리나라 은행은 기업대출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총대출금 중 8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가계대출이 85% 정도가 돼 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지금 은행들은 엄청나게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쉽게 돈벌게 해줘선 안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1972년부터 1991년 사이에 한국의 투자자본 조달에서 주식발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로 영국(7.0%)이나 미국(-4.9%)보다도 훨씬 높았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돼 버렸다. 이제는 대기업조차 과거처럼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외국자본이 단기간에 몰려왔다 나가는 과정에서 거시경제까지 불안해진다. 이제는 M&A를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의 포이즌필이나 스웨덴·벨기에처럼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수도 있다. 독일식으로 노조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을 골고루 참고하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더 논의해야 겠지만 기존 선진국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정책은 관치경제다?    ▶과거처럼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방식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사회적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정부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선별적 정책이 나쁘다는 얘길 많이 하지만 따지고 보면 기업도 항상 선별을 한다.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지원하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정부가 선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경제발전 단계와 정책목표에 따라 지원방식이나 지원방향은 달라지게 돼 있다. 개입 방식도 은행을 통할수도 있고 연구개발 지원을 통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대규모 조립가공산업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대기업에게 은행대출을 집중해줬다. 지금 단계에선 부품소재산업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초기자본이 많이 필요한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현재 대기업이나 수출 기업은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내수 기업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안이 절실해 보인다.  -1966년 상위 10대 재벌 중 세 곳만이 1974년 상위 10위 안에 남았다. 1974년 상위 10위 기업 중에서 1980년에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런 구조변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는 몇 가지 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될 만한 기업이 성장하는 걸 막는다거나, 하청기업이 기술 개발하면 납품단가를 깎아서 싹을 잘라 버리는 행태가 존재한다. 규제를 통해 그걸 막아야 한다. 단순히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 잘 이뤄지는데 마음씨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다. 정부가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에 규제를 강화해서 대기업 행태에 제동을 건 덕분이다.  그 다음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제일 취약한게 부품소재 산업이다. 우리나라 무역적자 가운데 일본과 무역하면서 발생하는 적자가 제일 많은데 그 대부분이 부품소재산업에서 경쟁력이 없어서 발생한다. 더구나 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품소재 수입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은 어림없다. 문제는 부품소재산업은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보거나 중소기업들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꼭 개발해야 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기술개발하도록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세번째, 정치적 차원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하는 현상은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지만 한국은 양상이 더 심각하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과거 사회통합과 평등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복지제도에 제약이 많을 때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편 정책이 바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에 식당이나 치킨집이 그렇게 많은 것도 과거 그런 방식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유지를 도모해준 덕분이었다. 이게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해왔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들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거나 그게 아니라면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고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니다.  서비스업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재벌이 진출하면 생산성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처럼 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경쟁에서 탈락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죽기살기로 저항하고 결국 생산성도 못 높이고 갈등만 첨예해지는 것이다. 내 주장은 차라리 대기업에게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대기업과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둬 그 재원으로 기본생활권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것이다. 지금 대기업들은 세금도 내기 싫고 옛날처럼 사업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은 척결대상이다?    ▶민주화 이후 박정희 정부의 산업정책과 개발계획은 독재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받으면서 ‘개방과 자유화’가 대세가 됐다. 이를 꾸준히 비판해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정희 독재시대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 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런건 잘했지만 이런건 못했다는 걸 용납을 못하는 자세, 그런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그 이후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그것부터 벗어나야 한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게 결코 아니다. 사실 민감한 문제라는 건 잘 안다. 당시 투옥되는 등 피해를 본 분드링 많다. 선뜻 용납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이분법을 극복할 때만이 군부독재 유산이 청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 위해 주주중심 경영해야한다?    ▶재벌을 비판하는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가 ‘극히 일부 주식만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주주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참여연대 등이 벌인 소액주주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최근 ‘회사 돈 빼돌리는 총수를 고발하는 시민단체 활동이 뭐가 잘못됐다는 말일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건 소액주주운동은 국제적 맥락에서 봤을 때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들이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주주자본주의와 소액주주운동이 강화됐는데 그 이후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처음에는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운동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선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사회운동으로 승화시키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주주자본주의 시대에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써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주자본주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조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을 한 건데, 박정희 문제 못지않게 재벌문제도 민감하니까 재벌옹호론자로 오해를 산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대타협은 물넌거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통해 국가·자본·노동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달성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지.  -현실적 조건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얘길 처음 했던 때는 외국 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도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던 때였다. 지금은 그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재벌들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6년 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했을 때 개혁·진보진영에서도 많은 이들이 현실성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어떤가. 복지국가는 기본 전제로 깔고 방법론을 갖고 논쟁하고 있다. 그걸 지렛대로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 당시 구상했던 사회적 대타협은 힘들겠지만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물론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 바뀌는 조건 속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재벌들 예뻐서 이러는게 아니다. 지금같은 식으로 그냥 놔두면 재벌들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게 다 먹히게 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자본의 출처가 러시아 마피아인지 이탈리아 마피아인지도 불분명한 투자자본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는 누구와 싸워야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것보다는 정씨 재벌 이씨 재벌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과 싸우는게 낫다. 자본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재벌들과 타협하는게 낫다. 재벌들 미우니까 재벌 해체하고 외국자본 들여와 견제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다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된다.        ●복지제도가 경제성장 가로막는다?    ▶‘더 나은 자본주의’로서 ‘복지국가’를 강조하기만 그 길로 가기 위한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복지국가의 주체 혹은 동력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그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은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얘기해주길 바라시겠지만 내가 보기에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라고밖에 얘길 못하겠다. 현실적 조건을 봐야 한다.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복지국가 담론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건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정치세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이 스웨덴처럼 노조 조직률이 80%를 웃도는 나라도 아닌 상황에서 노동 중심으로 복지국가 하자고 해서는 얘기가 먹히질 않는다. 특정집단이 논의 끌어갈 상황이 아니고, 둘째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우리가 주체다 하는 식으로 얘길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다. 중요한 건 국민들이 마음만 바꾸면 안 될 일도 된다는 점이다. 그게 민주국가가 위대한 점 아니겠는가.        ●복지정책은 빈곤층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무상복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3+1 복지정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포퓰리즘과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일단 ‘무상’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반면 의무급식에 대해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부자들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내니까 부자들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를 문제삼으려면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빼고 민주당이 내세우는 3+1 복지정책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나는 보편적 복지확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와 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뺏어서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미국처럼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아지게 된다.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복지를 잘해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가령 복지가 안 돼서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들이 안정성 높은 직업을 갖기 위해 의대와 법대로 몰리면서 이공대 기초학문 분야가 어려움에 빠졌다. 복지제도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국가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지가 안되니까 저출산문제가 가중되고, 복지가 안되니까 자녀들에게 엄청난 사교육을 시키려는 과열 경쟁이 벌어진다. 복지가 안되니까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        ●대처 총리가 영국병 고쳤다?    ▶영국은 석유산업과 금융업, 프리미어리그를 빼고는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대처 총리의 감세와 복지지출 삭감 등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논거로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영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장근본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이 ‘대처리즘’을 많이 얘기한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병’이란 것은 영국병이란 건 그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영국병은 실체도 없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당장 경제성장률을 보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영국 경제성장률이 1인당 2% 안팎이다. 대처 총리 등장 이후인 1990년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이다. 변화가 없다.  대처가 과감하게 복지 삭감했다거나 세금을 엄청나게 깎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대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봐도 복지지출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최고소득세율을 엄청나게 깎은 건 맞지만 그건 극히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될 뿐이고 또 간접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세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특별히 더 작은 정부가 된 것도 아니다.  대처가 노조를 꺾고 세금은 깎고 금융업 키운 것을 두고 영국을 살렸다고 하지만 따지고보면 대처야말로 영국병의 원인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의 소득분포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1975년에 5.37%였는데 1998년에는 9.57%가 됐다. 대처 총리 정책으로 제조업은 다 무너지고 금융 분야만 강해졌지만 그마저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물론 대처 이전에 영국 노조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직능별 노조가 많다보니 한 직장에 노조가 대여섯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진이 노조들과 협상을 마무리해도 노조 하나만 거부해도 파업이 터지는 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말했듯이 노조가 강했을 때와 노조가 약해진 이후 경제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처가 노조를 희생양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 속표지에 쓴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모가 화제다. 이 메모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것 두세 가지를 꼽아달라.  -먼저 우리나라에 우선 한정시켜 보자면,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 복지 지출(OECD 꼴찌에서 2위, 꼴찌는 국민소득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멕시코) 등 분야에서도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자동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10년 전만 해도 정말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깨진 것을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꼭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전에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이야기했듯이 선진국이 후진국을 압박하는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지금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 속에서 선진국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그런 속에서 후진국 지위를 방금 벗어나 아직도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두 세계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문제에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을 떠맡는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경제학은 계량분석만 잘하면 된다?    ▶한국 사회과학계는 미국식 영향으로 계량분석에만 치중하면서 현실 현실 설명력을 잃고 대중들과 괴리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그런 고민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온다. 너무 수학이나 통계 쪽으로만 발전하니까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배우긴 하는데 왜 배우는지 잊어버린 셈이다. 영미 경제학계에서도 교육방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다. 왜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계량분석만 배워서는 나중에 길을 잃어버린다. 뭘 배울지 목표를 정하고 큰 그림을 배우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테크닉만 배우니까 그것에 빠져 버리는거다.    ▶그동안 제도경제학에 입각해 한국과 세계 경제를 분석하는데 천착해 왔다. 한국에선 낯선 분야인 제도경제학을 소개해달라.  -쉽게 말해 ‘덜 추상화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주류경제학은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추상적인 논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제도경제학은 현실을 좀 더 복합적인 제도의 망과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본다. 기업을 놓고 보면 국가별 차이와 역사적 맥락에 따라 조직형태나 사회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접근한다. 역사적 비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현실을 봐야지 이론만 보면 상상력을 제약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많이 드는 예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을 중시하면서도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고 대부분 주택을 국가가 공급하고 GDP에서 공공부문 비중도 엄청나게 크다. 어떤 단일한 경제이론으로도 싱가포르를 설명하지 못한다. 현실을 보지 않으면 특정 이론에만 빠지게 되고 그런 눈으로 싱가포르 보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사실 제도경제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제도가 무엇인가를 두고 논쟁할 정도로 대단히 범위가 넓다. 일반적인 흐름은 제도가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제도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 미치는가를 많이 보려고 한다. 개인은 물론 자유의지가 있고 개인 선택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선택에 영향 미치는 건 어떤 제도적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스웨덴과 한국에서 똑같이 정부 역할 축소를 말하더라도 그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관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저축은행 이어 이번엔 신용협동기구 ‘폭탄’?

    저축은행 이어 이번엔 신용협동기구 ‘폭탄’?

    서민대출의 중심축인 신용협동기구의 가계대출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농·수협 단위조합 등의 상호금융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를 통칭하는 ‘신용협동기구’의 가계대출 연체율과 대출액이 최근 1년 새 동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협동기구는 올해 가계대출 규모를 전년보다 20조~30조원 늘어난 181조원(대출총액 기준) 안팎으로 잡고 있어 부실화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신용협동기구가 올해 금융권 최대 폭탄인 가계부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주목된다. 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우제창(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용협동기구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009년 말 3.81%에서 지난해 9월 말 현재 4.52%로 0.71%포인트 증가했다. 다른 금융권보다 증가폭이 월등히 높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에서 0.68%로 0.26%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2.64%에서 10.87%로 크게 떨어졌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신용협동기구보다 2.85배 높지만 대출 규모로 보면 신용협동기구의 20분의1 수준인 7조 9000억원에 불과해 그리 심각하지 않은 편이다. 신용협동기구가 가계에 빌려주는 돈의 규모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용협동기구의 가계대출 잔액은 2007년 말 101조 3536억원에서 지난해 11월 151조 4933억원으로 무려 4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가계대출액은 363조 6809억원에서 429조 3593조원으로 18.0% 늘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1%포인트 가량 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지난해 11월 대출총액 기준으로 연간 1조 1362억~1조 5149억원의 추가 이자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협동기구의 주요 대출 대상인 저소득층의 가계 건전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경기가 악화하거나 금리가 오를 경우 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감독당국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신용협동기구는 지금] 호가기준 뻥튀기 후순위 주택대출… ‘錢錢긍긍’ 한국경제

    [신용협동기구는 지금] 호가기준 뻥튀기 후순위 주택대출… ‘錢錢긍긍’ 한국경제

    가계빚 위험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은행권과 비은행권 예금기관의 공격적인 대출 경쟁이 금리인상 시기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연쇄적인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조만간 가계부채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다음달쯤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협동기구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배경엔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구조와 관련이 있다. 저소득·저신용계층은 담보로 잡힐 주택이 있더라도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만큼 대출을 받지 못한다. 은행들이 상환 능력을 깐깐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나머지 부족분을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신용협동기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채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신용협동기구의 경우 대출자가 돈을 갚지 못할 때, 은행 다음으로 담보를 가져가는 ‘후순위 담보대출’로 집값 하락의 리스크(위험)를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신용협동기구는 현재 후순위 담보대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이 최근 2~3년간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경쟁적으로 키운 탓도 크다. 주택 실거래가가 아닌 호가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부풀려 평가한 뒤 대출액을 늘려 주거나 공인중개업소에 소개수수료를 주고 대출을 의뢰하는 편법 영업도 이뤄졌던 것으로 업계는 전하고 있다. 이런 부실 대출은 고스란히 연체율 증가로 이어진다.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협동기구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09년 말 2.56%에서 지난해 9월 현재 3.16%로 0.60% 포인트 증가했다. 은행권과 신용카드에서도 가계빚 위험도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6조 5774억원 늘어나 2006년 12월(7조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은 올해도 가계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영업 전략을 짜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7%가량 늘어난 460조 4000억원(대출총액 기준)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금융감독원 측은 집계했다. 손쉬운 가계대출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삼겠다는 전략이지만 자칫 집값 하락과 금리인상이 이어질 경우 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론 증가 추세도 우려된다. 2009년 1~9월 12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17조 9000억원으로 40.1% 급증했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들면서 카드론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때는 가계보다 기업 대출이 대부분이어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하지만 이후부터 은행영업이 가계신용으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고, 가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직까지 가계부채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 않지만 금리인상과 함께 악재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경우 규모 증가보다 누가 더 많이 빌려 썼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저소득층의 대출 규모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홍지민·오달란기자 golders@seoul.co.kr [용어 클릭] ●신용협동기구 농·수협 단위조합의 상호금융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을 아우르는 제2금융기관이다. 조합원으로부터 받은 출자금과 적금의 수입관리, 조합원에 대한 대출 업무를 한다. 상호저축은행과 은행 신탁, 우체국 예금 등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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