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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외고·영훈중 평가 미달…재지정 ‘빨간불’

    서울외국어고와 영훈국제중이 특수목적고 및 특성화중학교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에서 기준점수에 미달, 지정취소 여부 결정을 위한 청문 절차를 밟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특목고 10개교, 특성화중 3개교 등 13개 학교에 대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의 운영성과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지정취소 기준점수(60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 등 2곳을 청문 대상 학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구체적인 점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서울외고는 모든 평가항목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고 영훈국제중은 비리로 인한 감사 지적 사례가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두 학교는 이달 중순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선임한 청문 주재관을 통해 평가 결과에 대한 소명 및 미흡한 사항에 대한 보완계획을 제출하는 청문 절차를 밟는다. 청문이 끝나면 서울시교육청은 청문 주재관의 의견을 반영해 이들 학교에 대한 지정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며, 지정취소를 결정할 경우 교육부에 동의를 요청하게 된다.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에 따라 교육부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지정취소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를 놓고 벌어졌던 학교, 교육청, 교육부의 ‘힘겨루기’는 재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정취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두 학교가 60점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청문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과 보완계획이 있다면 극복 가능하다”며 예단을 경계했다. 서울외고 측은 “평가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청문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훈국제중은 성적조작, 공금유용, 금품수수 등 입시비리가 터진 뒤 이사장이 교체되고, 관선 임시이사가 파견되는 등 학교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특목고와 특성화중에 대한 재지정 평가는 2010년 초중등교육법령 개정 뒤 처음 이뤄지는 것으로 전국적으로는 39개 학교가 평가를 받게 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홍용표 ‘살얼음’ 4월

    홍용표 ‘살얼음’ 4월

    남북 간 경색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고 취임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홍 장관은 지난 3월 16일 취임사에서 “대화가 필요할 땐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남북 간 실질적 협력의 통로를 개설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대화를 통한 관계 회복을 피력했다. 하지만 홍 장관과 통일부에 있어 4월은 ‘잔인한’ 달이 될 가능성도 있다. 남북 간 첨예하게 대립되는 현안들이 ‘시한폭탄’처럼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0일부터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3월분 임금 지급이 이뤄지는데 임금 인상을 요구한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다. 일단 정부는 북측의 일방적인 조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측의 일방적인 노동규정 개정 시도는 우리 정부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 기업들의 협조를 요청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강경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함께 이미 예고된 대로 4월이나 올 상반기 중에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서울에 개소될 예정이다. 북한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무자비한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북한 인권 개선과 국제사회와의 보조를 감안할 때는 필수 불가결한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남북 대화에 나서야 하는 통일부로서는 ‘표정 관리’가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우리 국민 억류도 남북 간 대화 국면을 해치는 돌발 악재임이 분명하다. 현재까지 북한이 이를 빌미로 새로운 도발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언제든 ‘인질외교’ 카드로 활용할 위험성이 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나서는 모습이다. 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남북 관계 차원의 조치와 함께 국제적십자위원회를 비롯한 국제기구, 그리고 주북 공관 보유국 등 외교적 채널을 통한 조치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정욱 선교사 억류 때도 이와 같은 프로세스가 작동했지만 석방, 송환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볼 때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악재만 즐비한 가운데 정부는 두 달여간 이어지고 있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오는 24일 종료되는 만큼 남북 대화 재개도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남북 관계 주무 부처의 수장인 홍 장관의 역할에 자연히 눈길이 쏠린다. 홍 장관이 남북 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취임했기 때문에 그의 리더십에 거는 기대도 그만큼 크다. 홍 장관도 취임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향이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를 묻는 질문에 “난 올빼미”라며 “어느 파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균형감각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해 남북 관계에서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남북 관계를 주도하는 상황이고 통일준비위원회와의 역할 중복 등에 따른 내부 정리도 필요하다. 또 연초부터 대화 국면 전개 실패로 인해 남북 간 대립 분위기가 고착화된 것도 홍 장관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은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살려야 하는 것이 장관의 역할”이라면서 “이달이 올 상반기 남북 관계의 분수령”이라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자원비리 수사’ 경남기업 결국 법정관리 신청

    자원개발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경남기업이 27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800여개에 이르는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이 예상되고 공사 중인 아파트 3600여 가구도 피해를 입게 됐다. 이에 앞서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지난 26일 경남기업 추가 지원을 위한 채권단 동의절차를 진행했지만 가결 기준(75%)을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경남기업은 전환사채(CB) 903억원 출자전환과 두 달치(3~4월) 긴급운영자금 1100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경남기업이 자본잠식(119.6%) 상태라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추가 자금지원에 나서는 것도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은 1999년과 200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가 졸업한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10월 세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경남기업은 시공능력평가 24위의 중견 건설사다. 본래 대우그룹 계열사로 국내외 공사를 활발하게 진행했던 업체였지만 대우그룹 해체 이후 중소 건설사로 전락했다. 이후 지방 중소 건설사인 대아건설이 인수한 뒤 해외건설사업에 다시 진출하고 ‘경남 아너스빌’ 브랜드로 주택사업도 추진하는 등 옛 영광을 찾는 듯 싶었다. 그러나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잇단 실패로 적자가 쌓이는 등 자금난에 시달렸다. 2013년에 3109억원, 지난해에도 182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경남기업이 시공 중인 아파트는 거제 사곡 지역주택조합(1030가구), 서울 봉천12-1구역 재개발(519가구), 충남 내포신도시 경남아너스빌(990가구), 수원 아너스빌 위즈(798가구), 화성 동탄1 신도시 경남아너스빌(260가구) 등 3597가구이다. 아파트 사업의 경우 대한주택보증 시공 분양보증에 가입돼 준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입주 지연 등의 피해는 막을 수 없게 됐다. 1800여개 협력업체의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당장 자금이 묶여 영세업자들의 경우 연쇄 도산도 우려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일동제약 주주총회 “녹십자 경영권 참여 무산” 대체 왜?

    일동제약 주주총회 “녹십자 경영권 참여 무산” 대체 왜?

    일동제약 주주총회 일동제약 주주총회 “녹십자 경영권 참여 무산” 대체 왜? 녹십자가 추천한 인사의 일동제약 이사회 진입 시도가 불발됐다. 일동제약은 20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에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을 재선임하고, 사외이사에 서창록 고려대 교수, 감사에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를 각각 선임했다. 모두 일동제약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들이다. 2대 주주(지분율 29.36%)인 녹십자가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은 일동제약측 후보의 선임안건이 먼저 원안 가결돼 자연스럽게 폐기됐으며, 감사 후보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 선임안건은 일동제약이 과반 이상의 반대의결권을 확보해 표결 없이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89.2%가 출석했으며, 이 가운데 일동제약 측이 가결 요건인 과반 이상의 우호 의결권을 사전에 확보했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해줬다”면서 “일동제약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전략을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진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또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상생과 신뢰를 위해 많은 대화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로써 지난 2월 녹십자의 주주제안으로 재점화된 양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다만 녹십자가 투자회사의 경영 건전성을 위한 주주로서의 적법한 권리 행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경영권 이슈가 불거질 여지가 있다. 또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대해 일동제약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사의 관계가 악화돼 불확실성도 커진 측면도 있다. 이날 주총에서 녹십자측 참석 인사는 “국내 제약산업 환경은 국내 영업으로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각자의 장점을 가진 회사들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라며 “녹십자가 법적인 권리인 주주제안을 행사했는데 일동제약 직원들이 녹십자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며 개인에 대한 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편 녹십자는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녹십자는 이번 일동제약 주총에서 상법으로 정해진 주주의 권리를 행사했다”면서 “이번 의결 결과는 주주 다수의 의견이므로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이어 “앞으로도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2대 주주로서 경영 건전성 극대화를 위한 권리 행사에 지속적으로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도의회 ‘무상급식 지원 중단’ 확정

    경남도의회 ‘무상급식 지원 중단’ 확정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무상급식의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하는 데 실패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는 19일 경남 창원시 풀만 앰배서더 호텔에서 총회를 갖고 경남도의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감협의회는 당초 경남도가 제출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건의안 채택을 논의했으나 무산됐다. 총회에는 인천·경기·충남 교육감을 제외한 14개 시·도 교육감이 참석했다. 장휘국 회장은 “지역별로 무상급식 지원 실태가 다른 데다 교육감들이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급식 중단을 우려하는 의견을 표명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2013년 11월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 등 18인이 국회에 제출해 현재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의무교육 대상자에 대한 무상교육 범위에 학교급식을 위한 식품비를 포함하고 그 경비를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학교급식법은 학교급식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한 가운데 식품비는 보호자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자치단체장이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경남도와 시·군은 올해부터 식품비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해 경남도교육청이 4월부터 학부모들에게 급식비 납부를 예고하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급식경비를 지자체 지원에 의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 아래서는 현재 경남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산지원 중단에 따른 무상급식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급식법 개정을 통한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도가 올해부터 무상급식지원을 중단하고 그 예산으로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경남도의회는 이날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도의회는 이날 제32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찬성 44명, 반대 7명, 기권 4명으로 ‘경남도 서민자녀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 조례안은 전체 55명 도의원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의원 40명이 발의했다. 도의회가 열리는 동안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와 학부모 등 500여명은 의회 앞에서 조례제정 반대 집회를 했다. 한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해외출장으로 의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이어 합법 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도 정부의 공무원연금법 처리에 대비, 총파업 카드를 뽑아들었다. 공노총은 16일 성남시청 한누리실에서 제11차 중앙위원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가결했다. 공노총 중앙위원회는 이날 표결을 거쳐 국민대타협기구 합의 없이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구체화 된다면 총파업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총파업의 시기와 방법은 공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총파업 돌입 여부는 다음 달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지난달에는 전공노가 대의원대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이날 이충재 전공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청에 의해 공무원연금 개악이 가시화한다면 예정된 대로 다음 달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카드’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카드’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카드’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이어 합법 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도 정부의 공무원연금법 처리에 대비, 총파업 카드를 뽑아들었다. 공노총은 16일 성남시청 한누리실에서 제11차 중앙위원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가결했다. 공노총 중앙위원회는 이날 표결을 거쳐 국민대타협기구 합의 없이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구체화 된다면 총파업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총파업의 시기와 방법은 공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총파업 돌입 여부는 다음 달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지난달에는 전공노가 대의원대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이날 이충재 전공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청에 의해 공무원연금 개악이 가시화한다면 예정된 대로 다음 달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푸틴 “크림반도 병합 때 핵무기까지 준비했다”

    지난해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가 1주년을 맞았다. 서방은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러시아는 요지부동이다. 한발 더 나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병합 1주기를 맞아 TV 다큐멘터리에 출연, 당시 무용담을 자랑스레 공개했다.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의 다큐멘터리 ‘크림:모국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푸틴 대통령이 병합 사태 당시 핵무기 배치 등을 준비했었다는 내용 등을 언급했다고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영토이고 러시아인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며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과 미국의 꼭두각시들에게 맞서 어떤 군사적 수단도 다 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수천㎞ 떨어진 곳에 있지만, 우리는 지금 여기에 국경을 접하고 있기에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다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그 시나리오에 핵무기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우리는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해 3월 16일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 이전인 2월 27일 크림 의회를 장악한 이들이 러시아군이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독립 결정을 위해 소집된 의회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으며 우크라이나 법률하에서 완전히 합법적인 행동”이라면서 “우리는 단지 크림 인민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도록 도와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96%의 압도적 찬성률로 주민투표가 가결된 이후 군 병력을 추가로 투입했으나 “국제법상 우크라이나 주둔 러시아부대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 상한선은 2만명인데 2만명에 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카드’ 대체 왜?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카드’ 대체 왜?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카드’ 대체 왜?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이어 합법 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도 정부의 공무원연금법 처리에 대비, 총파업 카드를 뽑아들었다. 공노총은 16일 성남시청 한누리실에서 제11차 중앙위원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가결했다. 공노총 중앙위원회는 이날 표결을 거쳐 국민대타협기구 합의 없이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구체화 된다면 총파업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총파업의 시기와 방법은 공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총파업 돌입 여부는 다음 달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지난달에는 전공노가 대의원대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이날 이충재 전공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청에 의해 공무원연금 개악이 가시화한다면 예정된 대로 다음 달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정면충돌 양상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정면충돌 양상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정면충돌 양상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이어 합법 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도 정부의 공무원연금법 처리에 대비, 총파업 카드를 뽑아들었다. 공노총은 16일 성남시청 한누리실에서 제11차 중앙위원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가결했다. 공노총 중앙위원회는 이날 표결을 거쳐 국민대타협기구 합의 없이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구체화 된다면 총파업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총파업의 시기와 방법은 공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총파업 돌입 여부는 다음 달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지난달에는 전공노가 대의원대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이날 이충재 전공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청에 의해 공무원연금 개악이 가시화한다면 예정된 대로 다음 달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돌입하나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돌입하나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전공노 이어 공노총도 ‘총파업’ 돌입하나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이어 합법 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도 정부의 공무원연금법 처리에 대비, 총파업 카드를 뽑아들었다. 공노총은 16일 성남시청 한누리실에서 제11차 중앙위원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가결했다. 공노총 중앙위원회는 이날 표결을 거쳐 국민대타협기구 합의 없이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구체화 된다면 총파업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총파업의 시기와 방법은 공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총파업 돌입 여부는 다음 달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지난달에는 전공노가 대의원대회를 열어 총파업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이날 이충재 전공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청에 의해 공무원연금 개악이 가시화한다면 예정된 대로 다음 달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린다 김에서 ‘클라라 회장님’까지...무기중개상의 세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린다 김에서 ‘클라라 회장님’까지...무기중개상의 세계

    탤런트 클라라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의도치 않게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클라라 회장님’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업체인 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가 소속된 일광그룹의 수장으로 ‘클라라 카톡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무기중개업계에서 꽤 알려진 무기중개업자였다. 합수단은 일광그룹의 계열사인 일광공영이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사업에서 터키 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장비 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이익을 챙긴 뒤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을 체포하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이 체포됨에 따라 과거 ‘린다 김 사건’에 이어 ‘무기중개상’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기중개상’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성공하면 로또 부럽지 않은 대박 무기중개상, 이른바 로비스트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역시 린다 김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故 장진영이 열연했던 배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녀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획득사업인 이른바 ‘백두사업’에서 미국 방산업체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성능 미달의 장비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이 계약 성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녀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빼어난 화술과 미모를 무기로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중개에 뛰어들어 공군의 무인공격기 도입사업(600억 원), 공대지 미사일 도입사업(2,000억 원),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685억 원) 등 국내외 주요 무기도입 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무기중개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잠시 손을 댔지만, 곧 ‘본업’인 무기중개업으로 돌아왔다. 중개업만큼 벌이가 쏠쏠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모 방송에 출연해 “로비스트는 개인적 능력과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수십 배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 2008년 사들였던 서초동 일대의 땅은 수십 억대 규모에 달한다. 린다 김 외에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故 조풍언 회장은 DJ정부 ‘얼굴 없는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지난 2012년 자택에서 1,400억 원을 강도들에게 털려 이슈가 됐던 무기중개상 김영완 씨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명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중개상들이 막대한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개하는 품목 자체가 워낙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물건들이며, 거래 과정 일체가 ‘군사비밀’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어느 정도 비리가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군에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시작하면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가한다. 입찰 참가 직후 소요 제기 부서나 그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사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개상 대부분이 소요 제기 부서나 계약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예비역 장교나 군무원이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계약조건 협상에 나서는 현역 군인들과 군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과거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사람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중개상들은 현역군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시하거나 용돈 명목으로 돈봉투를 쥐어주고 자신들이 중개하는 업체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업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일 경우 중개상들은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도 접촉해 전역 또는 퇴직 후 취업 알선이나 리베이트 제공을 제시하고, 정책결정자가 정치인일 경우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정책결정자들과 중개상들은 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촉도 쉽고 ‘딜’이 성사되기도 쉽다..." '중개상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을 움직여 군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를 들여오게 해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고 군의 전력증강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에서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가령 국민의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T-80U 전차나 BMP-3 장갑차는 극심한 부품난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조기퇴역이 결정되었고,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연간 유류 소비량의 반 이상을 잡아먹는 ‘기름 먹는 괴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는 것. 이면의 진실과 과정이야 어쨌든 거래가 성사되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개업자들은 총사업비의 1~5%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챙기는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5% 정도가 관례지만, 수수료율은 사업비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이번에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3억 1천만 달러 규모의 러시아 무기 도입사업을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380만 달러를 받았고, 지난 2002년 FX 사업에서 5조 4천억 원 규모의 F-15K 전투기 도입을 중개한 모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로 30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 수수료가 이렇게 큰 것은 무기 가격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개업자인 중고차 딜러가 2000만~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달리 무기 거래는 일반적인 자동차 거래가격에 ‘0’이 2~3개 더 붙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게는 수 십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씩 계약하는 전차의 경우 싼 것은 대당 30억 원, 비싼 것은 대당 120억 원에 달한다. 120억 원짜리 전차 100대 매매 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로 1%만 받아도 120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전차는 그래도 싼 편이다. 대당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전투기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으면 대당 10억 원이다. 전투기는 부대 편성을 위해 20대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1개 대대분만 팔아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구매 규모가 40~60대로 커지면 중개업자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흔히 ‘인생 한방’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로또’ 1등의 확률이 840만 분의 1이고, 이마저도 당첨 되더라도 금액이 수십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확률도 높고 액수도 더 큰 무기중개업에 퇴역 군인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기중개업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는 ‘캐 서방’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는 성공한 무기중개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리 오로프는 소총부터 헬기까지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부를 축적해 부귀영화를 누리며,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탑모델을 아내로 맞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영화 속 유리 올로프는 ‘죽음의 상인’으로 유명한 빅토르 부트(Victor Bout)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소련 정보기관 KGB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부트는 냉전이 끝난 직후 화물운송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해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구소련군의 무기를 수집, 세계 각지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에게 팔았다. 부트는 지난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될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어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여기서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대단히 간단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월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군 지휘관들에게 접근해 푼돈을 쥐어주고 부대에 방치된 각종 무기들을 고철 값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뒤 내전이 한창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싸게 파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부트의 실적은 무기중개업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바실 자하로프(Basil Zaharoff)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터키 태생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자하로프는 ‘죽음의 슈퍼 세일즈맨’이라 불렸으며, 20세기 초에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개입해 천문학적인 무기를 팔아 치웠다. 그가 무기중개상으로 처음 발을 내딛었었던 1877년, 그는 한 무역회사의 그리스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그리스 정부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무기였던 잠수함 1척을 판매한 뒤, 곧바로 이스탄불로 가서 “당신들의 적성국이 최첨단 무기인 잠수함을 구입했다”고 알려 터키 정부에 2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계약이 체결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간 자하로프는 “터키가 잠수함으로 흑해의 입구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으면 러시아의 안보가 흔들린다”고 위협해 4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자하로프의 능력을 높이 산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 비커스(Vickers)는 그를 임원으로 고용하고 로비스트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제2차 보어전쟁부터 러일전쟁, 발칸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기를 팔아 치웠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그의 중개로 거래된 무기는 전함 4척, 순양함 5척, 잠수함 54척, 전투기 및 비행선 5,500여 대, 야포 2,300여 문과 기관총 10만 정 등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는 ‘자하로프 시스템'(Zaharoff system)을 만들어 낸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잘생긴 외모와 14개 국어에 능통한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을 침대로 끌어들인 뒤 이들을 조종해 정치인들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킨 뒤 전쟁 당사국 모두에게 무기를 팔았다. 이러한 무기중개업을 통해 그가 벌어들인 돈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를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이 있었고, 원활한 무기 공급으로 전쟁에 기여했다고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부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은 말 그대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를 중개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거래는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무기중개업 역시 필요악이지만, ‘살상도구를 사고파는 것을 알선한다’는 점에서 무기중개업은 합법과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무기중개상들은 그 누구보다 준법정신과 애국심,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잡혀 있어야 하지만, 최근 ‘줄줄이 비엔나’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방산비리 사범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획] 걸리면 ‘로또’...무기중개상의 세계

    [기획] 걸리면 ‘로또’...무기중개상의 세계

    탤런트 클라라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의도치 않게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클라라 회장님’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업체인 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가 소속된 일광그룹의 수장으로 ‘클라라 카톡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무기중개업계에서 꽤 알려진 무기중개업자였다. 합수단은 일광그룹의 계열사인 일광공영이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사업에서 터키 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장비 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이익을 챙긴 뒤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을 체포하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이 체포됨에 따라 과거 ‘린다 김 사건’에 이어 ‘무기중개상’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기중개상’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성공하면 로또 부럽지 않은 대박 무기중개상, 이른바 로비스트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역시 린다 김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故 장진영이 열연했던 배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녀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획득사업인 이른바 ‘백두사업’에서 미국 방산업체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성능 미달의 장비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이 계약 성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녀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빼어난 화술과 미모를 무기로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중개에 뛰어들어 공군의 무인공격기 도입사업(600억 원), 공대지 미사일 도입사업(2,000억 원),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685억 원) 등 국내외 주요 무기도입 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무기중개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잠시 손을 댔지만, 곧 ‘본업’인 무기중개업으로 돌아왔다. 중개업만큼 벌이가 쏠쏠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모 방송에 출연해 “로비스트는 개인적 능력과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수십 배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 2008년 사들였던 서초동 일대의 땅은 수십 억대 규모에 달한다. 린다 김 외에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故 조풍언 회장은 DJ정부 ‘얼굴 없는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지난 2012년 자택에서 1,400억 원을 강도들에게 털려 이슈가 됐던 무기중개상 김영완 씨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명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중개상들이 막대한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개하는 품목 자체가 워낙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물건들이며, 거래 과정 일체가 ‘군사비밀’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어느 정도 비리가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군에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시작하면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가한다. 입찰 참가 직후 소요 제기 부서나 그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사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개상 대부분이 소요 제기 부서나 계약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예비역 장교나 군무원이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계약조건 협상에 나서는 현역 군인들과 군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과거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사람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중개상들은 현역군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시하거나 용돈 명목으로 돈봉투를 쥐어주고 자신들이 중개하는 업체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업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일 경우 중개상들은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도 접촉해 전역 또는 퇴직 후 취업 알선이나 리베이트 제공을 제시하고, 정책결정자가 정치인일 경우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정책결정자들과 중개상들은 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촉도 쉽고 ‘딜’이 성사되기도 쉽다..." '중개상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을 움직여 군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를 들여오게 해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고 군의 전력증강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에서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가령 국민의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T-80U 전차나 BMP-3 장갑차는 극심한 부품난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조기퇴역이 결정되었고,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연간 유류 소비량의 반 이상을 잡아먹는 ‘기름 먹는 괴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는 것. 이면의 진실과 과정이야 어쨌든 거래가 성사되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개업자들은 총사업비의 1~5%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챙기는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5% 정도가 관례지만, 수수료율은 사업비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이번에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3억 1000만 달러 규모의 러시아 무기 도입사업을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380만 달러를 받았고, 지난 2002년 FX 사업에서 5조 4천억 원 규모의 F-15K 전투기 도입을 중개한 모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로 30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 수수료가 이렇게 큰 것은 무기 가격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개업자인 중고차 딜러가 2000만~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달리 무기 거래는 일반적인 자동차 거래가격에 ‘0’이 2~3개 더 붙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게는 수 십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씩 계약하는 전차의 경우 싼 것은 대당 30억 원, 비싼 것은 대당 120억 원에 달한다. 120억 원짜리 전차 100대 매매 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로 1%만 받아도 120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전차는 그래도 싼 편이다. 대당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전투기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으면 대당 10억 원이다. 전투기는 부대 편성을 위해 20대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1개 대대분만 팔아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구매 규모가 40~60대로 커지면 중개업자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흔히 ‘인생 한방’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로또’ 1등의 확률이 840만 분의 1이고, 이마저도 당첨 되더라도 금액이 수십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확률도 높고 액수도 더 큰 무기중개업에 퇴역 군인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기중개업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는 ‘캐 서방’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는 성공한 무기중개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리 오로프는 소총부터 헬기까지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부를 축적해 부귀영화를 누리며,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탑모델을 아내로 맞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영화 속 유리 올로프는 ‘죽음의 상인’으로 유명한 빅토르 부트(Victor Bout)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소련 정보기관 KGB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부트는 냉전이 끝난 직후 화물운송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해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구소련군의 무기를 수집, 세계 각지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에게 팔았다. 부트는 지난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될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어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여기서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대단히 간단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월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군 지휘관들에게 접근해 푼돈을 쥐어주고 부대에 방치된 각종 무기들을 고철 값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뒤 내전이 한창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싸게 파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부트의 실적은 무기중개업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바실 자하로프(Basil Zaharoff)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터키 태생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자하로프는 ‘죽음의 슈퍼 세일즈맨’이라 불렸으며, 20세기 초에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개입해 천문학적인 무기를 팔아 치웠다. 그가 무기중개상으로 처음 발을 내딛었었던 1877년, 그는 한 무역회사의 그리스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그리스 정부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무기였던 잠수함 1척을 판매한 뒤, 곧바로 이스탄불로 가서 “당신들의 적성국이 최첨단 무기인 잠수함을 구입했다”고 알려 터키 정부에 2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계약이 체결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간 자하로프는 “터키가 잠수함으로 흑해의 입구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으면 러시아의 안보가 흔들린다”고 위협해 4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자하로프의 능력을 높이 산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 비커스(Vickers)는 그를 임원으로 고용하고 로비스트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제2차 보어전쟁부터 러일전쟁, 발칸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기를 팔아 치웠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그의 중개로 거래된 무기는 전함 4척, 순양함 5척, 잠수함 54척, 전투기 및 비행선 5,500여 대, 야포 2,300여 문과 기관총 10만 정 등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는 ‘자하로프 시스템'(Zaharoff system)을 만들어 낸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잘생긴 외모와 14개 국어에 능통한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을 침대로 끌어들인 뒤 이들을 조종해 정치인들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킨 뒤 전쟁 당사국 모두에게 무기를 팔았다. 이러한 무기중개업을 통해 그가 벌어들인 돈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를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이 있었고, 원활한 무기 공급으로 전쟁에 기여했다고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부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은 말 그대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를 중개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거래는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무기중개업 역시 필요악이지만, ‘살상도구를 사고파는 것을 알선한다’는 점에서 무기중개업은 합법과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무기중개상들은 그 누구보다 준법정신과 애국심,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잡혀 있어야 하지만, 최근 ‘줄줄이 비엔나’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방산비리 사범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서울광장] 두려운 건 ‘김영란법’ 소동이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두려운 건 ‘김영란법’ 소동이다/진경호 논설위원

    100만원 어름의 금품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을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기자에게 김영란법은 ‘강 건너 법’이다. 과태료를 물리든 실형을 때리든 체감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월급통장에 나랏돈 한 푼 들어오는 법 없는 기자들에게 이 법을 들이대겠다는 발상은 분명 헌법에 어긋난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이 법이 언론 자유를 어떻게 침해하는지 딱히 그려지지도 않는다. 김영란법을 겁낼 이유도, 김영란씨를 원망할 까닭도 없는 셈이다. 두려운 건 따로 있다. 국회다. 여야 의원 228명이 김영란법에 찬성표를 던진 지난 3일 무엇에 홀리거나 무엇에 쫓기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줄지어 따라 걷는 ‘좀비’들의 행렬이 어른댄 국회의 영혼 없는 행태가 두렵다. 과잉입법이니, 연좌제 소지가 있느니,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느니 하는 논란이 들끓었지만 그들은 전원을 끄듯 고민을 딱 끊었다. 원내대표 둘이 법안에 합의했다는 ‘사실’ 하나를 면죄부로 움켜쥐고는 가결 처리를 향해 신속하게 대오를 정비했다. 금배지들의 이런 집단적 사고(思考) 정지엔 몇 가지 사유가 있을 듯하다. 내년 총선 공천을 떠올렸을 수 있다. 원내대표 합의는 무조건 따르고 보는 관성을 따랐을지도 모른다. 행여 반대했다가 반개혁 세력으로 찍힐 게 두려웠을 법도 하다. 여야 두 원내대표는 어땠을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선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이 돼 처음 맞은 2월 임시국회에서 ‘한 건’이 필요했을 것이다. 민생법안들이 죄다 야당 반대에 막힌 마당에 김영란법이라도 건져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어떤가. 민생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을 뒤집어쓸 판에 김영란법을 마다할 까닭이 없다. “부족한 내용은 다시 개정하기로 원내대표끼리 어제 합의했다”는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두 사람의 허기(虛氣)를 여실히 보여 준다. 모두가 눈치를 봤고, 모두가 비겁했다. ‘김영란법’ 처리 다음날 마치 주술에서 풀린 듯 쏟아 낸 변명들이 이들의 비겁을 확증한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 대다수가 “법이 문제가 많다”고 했다. 언론의 질타 앞에서 밤새 다른 사람들이 돼 있었다. 표리부동의 이런 국회보다 더 두려운 건 어쩌면 입법 권력의 횡포라는 소리까지 듣는 이들조차 사실은 쇠락해 가는 권력일 뿐인 현실일 듯하다. 경제사회학자 모이제스 나임이 ‘권력의 종말’에서 설파했듯 권력 투쟁이 점점 격렬해지는 데 반해 권력의 힘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현실, 어렵게 권력을 쥐더라도 이를 휘두르기는 더욱더 어려워지는 현실이 우리가 정치를 생각하며 절로 한숨을 짓게 만드는 이유일지 모른다. 정점에 있던 권력이 점차 아래로 내려가 이젠 많은 이들이 권력을 나눠 쥐었지만, 그런 까닭에 누구도 힘을 쓰지 못한 채 ‘여론’이라는 변화무쌍의 절대권력 앞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현실이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대상일지 모른다. 미래학자들이 진작 경고해 온 대의정치의 위기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이런저런 온라인 연결망으로 촘촘하게 묶인 다중은 더이상 힘없는 다수가 아니라 현안마다 적극 제 목소리를 내는 신권력으로 떠올랐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여론조사로 가리자고 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물색없는 발언은 ‘스마트몹’, 똑똑한 군중 앞에서 더는 자신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신할 역량을 갖고 있지 못함을 고백한 대의권(代議權)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다. 금배지를 반납하면서나 했어야 할 말이다. 국회선진화법 위헌심판 제청처럼 걸핏하면 정치가 법정 문턱을 넘나들고, 노무현 대통령 이후 ‘불통령’(不通領)이 대통령의 이웃말이 되고, 세월호 참사가 이념의 전장이 되고, ‘땅콩 회항’ 조현아의 ‘갑질’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 것도 결국은 둘로 나누면 반이 아니라 무(無)가 되고 마는 속성으로 인해 권력 분산이 권력 부재로 변성(變性)돼 가는 현실을 보여 주는 증거들일 것이다. 뒤엉킨 ‘김영란법’에 대한 원작자 김영란 교수의 ‘감수’ 앞에서 정치권은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기결정 능력을 상실해 가는 국회는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허둥댈 것이다. 철 지난 정치를 비난할 시간이 없다. 신직접민주주의 시대에 부합할 정치의 틀을 고민할 때다. jade@seoul.co.kr
  • 성동문화재단 설립 확정

    성동구는 성동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구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고 10일 밝혔다. 조례는 재단설립 목적, 설립 및 적용범위와 사업, 기본재산의 조성, 임원, 운영재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문화재단은 문화시설 운영 및 관리, 구민대학 및 구립 예술단체 운영, 지역문화 관련 정책개발 지원과 자문, 지역문화 전문 인력의 양성 및 지원, 지역문화예술단체 지원 및 활성화 사업추진, 지역문화협력 및 연계 교류에 관한 업무 등을 수행한다. 구 관계자는 “문화재단 설립은 지역문화를 진흥하고 주민 문화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라며 “행정재무위원회 상임위에 이어 구의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문화재단은 도시관리공단과 문화원이 하던 업무를 분리하고 전문성을 갖춘 문화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지역문화 콘텐츠와 관광코스 등을 개발해 지역 문화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빚더미’ 지방공기업 10곳…정부 중점 관리에도 빚 늘어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는 인천도시공사가 지난해에도 빚이 3491억원이나 늘어났다. 대구도시공사는 지난해 부채가 2393억원이나 증가해 부채 비율이 134%에서 177%로 증가했다. 2013년에 부채 비율이 무려 1만 6252%나 됐던 태백관광개발공사는 자본금이 297억원 적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청산 절차도 지지부진하다. 행정자치부는 ‘부채중점관리’ 지방공기업 26곳을 대상으로 2014년 가결산을 한 결과 부채 합계는 2013년 말 51조 3684억원에서 지난해 말 49조 7714억원으로 감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부채 비율은 157.9%에서 147.6%로 낮아졌다. 청산 절차 중인 태백관광공사를 포함하면 148.8%를 기록했다. 대부분 토지 등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비율 축소였다. 부채중점관리 지방공기업은 부채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이거나 부채 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곳으로, 도시철도공사(5곳)와 도시개발공사(15곳)가 주축을 이룬다. 지난해 이들 26곳의 전체 부채 규모와 평균 부채 비율은 줄었지만 인천도시공사 등 10곳은 정부의 중점관리에도 부채가 증가했다. 특히 인천도시공사의 부채는 2013년 7조 8188억원에서 지난해 8조 1679억원으로 3491억원 증가했다. 다만 부채 비율은 305%에서 293%로 소폭 감소했다. 인천도시공사의 막대한 부채는 안상수 전 시장 당시 검단신도시 등 대형 개발사업을 하느라 큰 빚을 냈고, 이를 갚기 위해 또 빚을 내는 악순환 탓이다. 부채중점관리 지방공기업 가운데 부채 비율이 높은 곳은 광역 지자체 중에서는 강원도개발공사(316%), 전북개발공사(306%), 인천도시공사(293%) 등이었다. 기초 지자체에선 용인도시공사가 용인경전철 사업 실패로 인해 309%, 화성도시공사가 무리한 신도시개발 여파로 308%를 기록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방산비리 현역군인 80% 풀어준 軍… 민간인은 0%

    군사법원이 방위산업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현역 군인을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줄줄이 풀어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산 비리를 중대 범죄로 규정,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에 역주행하는 모양새다. 9일 법조계와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지난해 11월 출범 뒤 최근까지 구속됐던 현역 군인 5명 중 4명이 군사법원 결정을 통해 풀려난 상태다. 통영함·소해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방위사업청 소속 해군 대령 1명과 중령 1명은 올해 초 보석으로 석방됐다. 거짓 평가서로 불량 방탄복이 납품되도록 한 육군 중령은 지난달 17일 구속적부심으로, 야전상의 납품 특혜 혐의를 받고 있는 방사청 소속 육군 대령은 지난 6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현재 구속 상태는 불량 방탄복 비리에 얽힌 육군 대령 1명뿐이다. 그런데 석방된 일부 군인은 구속 수사 당시의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결정이 수사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합수단은 보석 심사, 구속적부심에서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개진했지만 군사법원은 석방 사유조차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적용한 법 조항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방산 비리로 구속된 예비역 군인과 업체 관계자 등 민간인 신분 18명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들 중 보석이나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난 사람은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없다. 일반 법원과 견줘도 이번 군사법원의 석방 비율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국 법원의 보석 허가율은 39.8%, 구속적부심 석방명령률은 20.7%에 그쳤다. 한 검사는 “구속 피의자 석방은 건강 문제나 수사 마무리 단계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뤄지곤 한다”면서 “군 비리와 관련돼 있다면 엄격히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창조의 박상혁 변호사는 “군납 비리는 조직적인 은폐를 통한 범행일 가능성이 큰데도 이런 식으로 쉽게 풀어주는 것은 군사법원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군 기밀과 관련한 일부 사건만 군사법원에서 다루는 등 현행 체제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합수단은 통영함 탑재장비의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혐의로 예비역 해군 소장 임모(56)씨를 구속했다. 임씨는 해군본부 전력분석시험평가단장(준장)으로 근무하던 2009년 통영함에 장착할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의 시험평가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해 특정 납품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아동학대 예방책 무위로… 역풍 조짐에 유승민 “4월 재추진”

    여야는 3일 여론만 의식하다 정작 민생은 챙기지 못한 채 2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했다. 특히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기 위한 영유아보육법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아동 학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당내 의견을 모아 재추진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재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진통이 예상된다.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은 아예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이번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팍팍한 서민들의 삶에 숨통을 틔워 줄 민생 법안 처리도 줄줄이 연기됐다. 새누리당은 경제 활성화 법안인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관광진흥법,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는 주거복지기본법과 생활임금법(최저임금법) 등을 오는 4월 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거나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안의 세부 내용을 놓고 여야 간 입장 차가 뚜렷하다. 여야 합의가 ‘정치적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혈세 먹는 하마’ 논란에 직면한 공무원연금 개혁, 무상보육 예산 확보를 위해 지방채 발행 기준을 완화한 지방재정법 등도 아직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여야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고 이달 중순에는 대립각을 키울 수 있는 4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앞두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는 김영란법 외에 소득세법 개정안 등 여론의 압박이 심한 법안 처리에만 속도를 냈을 뿐이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13월의 세금 폭탄’ 논란을 낳았던 연말정산 사태의 후속 대책으로 추가 납부 세액이 10만원을 초과할 경우 이를 3개월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가 경제 활성화 법안으로 꼽은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도 의결됐다.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업들이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비리를 감시, 적발하는 특별감찰관 후보로 이석수, 임수빈, 이광수 변호사에 대한 추천안도 가결됐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특별감찰관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공식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김영란법’ 극적 타결]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김영란법’ 극적 타결]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내년 9월쯤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우리 사회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지에서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이유 불문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입법 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무원 155만명, 사립학교 교원 51만명, 언론인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이 정도 숫자가 산출된다.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우리 사회에 금품이나 고액의 선물을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간에 오가는 선물의 금액 단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가성 없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금품이 쪼개기 방식으로 전달돼도 연 300만원이 넘으면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명절마다 떡값을 주거나 각종 행사에서 선물을 주는 관행도 찾아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값비싼 식사 대접이나 명품을 주고받는 행위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언론인들과 교원들에게 주어지는 ‘촌지’ 관행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투명해진다는 장점 이면에는 부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선물로 정을 주고받아 온 우리 사회가 김영란법 발효로 굉장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간관계 단절법”이라며 “사인(私人) 간 감시가 심해져 우리 사회에 불의가 싹트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회식을 하고도 각자 줄을 서서 식사비를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정적(政敵) 제거용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당하면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정치 경쟁자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업 소속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수정안은 위헌 논란을 차단하는 수준에서 소폭 수정하는 데 그쳤다. 대폭 ‘칼질’할 경우 당초 법안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당초 합의한 ‘2월 임시국회 처리’ 약속도 여야 지도부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의 이번 ‘김영란법’ 합의 주요 내용은 ▲적용되는 가족의 범위 ▲신고의무 ▲금품수수 시 형사처벌 기준 등으로 요약된다. 국민 1000만명을 잠재적 범법자로 만드는 등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과잉 입법’ 논란에 따라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민법상 가족에서 공직자의 배우자로 한정하고, 가족이 금품을 받았을 때 공직자가 신고할 의무를 부여했다. 친인척 대상을 배우자로 한정해 위헌 소지를 줄이자는 취지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가족 관련성 부분은 인륜 파괴적인 성격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배우자로 한정하고 신고를 의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가족 중 그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에도 처벌토록 했다. 금품은 금전·유가증권·물품·숙박권·회원권·입장권·할인권·초대권·관람권·부동산 등의 재산적 이익, 음식물·주류·골프 등의 접대·향응 또는 교통·숙박 등의 편의 제공, 채무 면제·취업 제공·이권 부여 등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이 모두 해당된다. 여기에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되거나 지위·직책에서 유래되는 영향력을 통해 요청받은 교육, 홍보,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에서 한 강의, 강연, 기고 등의 대가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초과한 사례금을 받아서도 안 된다. 막판 쟁점이었던 금액 명시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 처벌을 하기로 합의해 정무위원회 안을 받아들였다. 여야는 김영란법 통과의 파장을 의식해 기존 1년이었던 법 유예기간을 공포 후 1년 6개월로 연장하기로 하고, 원안에는 국민권익위로 명시됐던 과태료 부과기관을 법원으로 변경했다. 여야 합의안대로라면 법 시행 시기는 2016년 9월이 된다. 반면 여야는 기존 정무위 원안대로 사립학교 교직원이나 언론인을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기존 정무위안은 위헌 및 언론 탄압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대상 축소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적용 대상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비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내년 9월쯤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우리 사회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지에서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이유 불문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입법 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무원 155만명, 사립학교 교원 51만명, 언론인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이 정도 숫자가 산출된다.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우리 사회에 금품이나 고액의 선물을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간에 오가는 선물의 금액 단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가성 없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금품이 쪼개기 방식으로 전달돼도 연 300만원이 넘으면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명절마다 떡값을 주거나 각종 행사에서 선물을 주는 관행도 찾아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값비싼 식사 대접이나 명품을 주고받는 행위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언론인들과 교원들에게 주어지는 ‘촌지’ 관행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투명해진다는 장점 이면에는 부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선물로 정을 주고받아 온 우리 사회가 김영란법 발효로 굉장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간관계 단절법”이라며 “사인(私人) 간 감시가 심해져 우리 사회에 불의가 싹트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회식을 하고도 각자 줄을 서서 식사비를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정적(政敵) 제거용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당하면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정치 경쟁자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업 소속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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