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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해의 손 내민 문대통령…“원폭 피해자 희생” 강조한 아베

    화해의 손 내민 문대통령…“원폭 피해자 희생” 강조한 아베

    문 대통령 ‘일본’ 12번 언급 vs 아베 韓 언급 없어문 대통령 “日 과거 성찰하고 함께 평화 이끌자”아베 “자국민 전몰자 희생으로 평화와 번영 누려”나루히토 새 일왕, 부친 뜻 이어 “과거 깊이 반성”일본의 경제도발로 한일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은 가운데 맞이한 제74주년 광복절에 한일 정상은 각각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함께 이끌고 싶다며 화해 의사를 내비친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반성이나 가해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한 채 자국 전쟁 희생자의 피해를 강조하는 데 치중했다. 다만 지난 5월 새롭게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부친 아키히토 전 일왕과 마찬가지로 과거를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발표한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다”며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 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언급했다.이어 문 대통령은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웃 나라에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바란다. 협력해야 함께 발전하고 발전이 지속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일본’을 모두 12번 언급하며 양국 관계 개선을 강조했지만 아베 총리는 달랐다. 철저히 한국을 외면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닛폰부도칸에서 태평양전쟁 패전 74주년 기념행사인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자국민 전쟁 희생자를 분류해 언급했다. 그는 “이전 대전에서 300만여명의 동포가 목숨을 잃었다”며 “조국의 장래를 걱정해 전쟁터에서 숨진 사람들, 종전 후 먼 타향땅에 있다가 돌아가신 분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와 도쿄를 비롯한 각 도시의 폭격, 오키나와 지상전 등으로 무참히 희생된 분들”이라고 거론했다.아베 총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다시 한번 충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전후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서 한길을 걸어왔다.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겨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했다.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한국과의 갈등을 비롯한 이웃나라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2012년 말 총선에서 이겨 재집권을 시작한 아베 총리는 2013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8·15 종전 기념행사에서 가해자로서의 일본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다만 지난 4월 퇴위한 부친 아키히토 전 일왕에 이어 5월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과거를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深い反省)을 한다고 했다. 또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간절히 원한다”며 세계 평화와 일본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2015년 추도식 때부터 ‘깊은 반성’이란 표현을 사용해 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국지사 사과했지만… DHC TV ‘막말’ 계속

    한국지사 사과했지만… DHC TV ‘막말’ 계속

    “韓 불매운동 상식 밖… 자유 언론 봉쇄 앞으로도 굴하지 않을 것” 공식 입장문혐한 방송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일본 화장품 기업 DHC의 한국지사 DHC코리아가 최근 공식 사과했지만 일본 DHC TV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을 비방하는 ‘막말’을 쏟아내는 방송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DHC TV는 아예 공식 입장문을 발표해 한국에서 일어나는 불매운동 및 자사에 대한 비판에 대해 “자유로운 언론 활동을 봉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DHC코리아 김무전 대표는 “‘DHC 텔레비전’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과거의 발언을 포함한 ‘DHC 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서 DHC코리아는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DHC 텔레비전’과는 다른,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과는 금방 무색해졌다. DHC TV의 시사프로그램 도라노몬뉴스에 출연한 우익 정치평론가 사쿠라이 요시코가 이날 방송에서 “한국이 뭘 하든 일본에는 별로 영향이 없다. 한일 사이 이런 일이 생기면 한국 손해가 상당히 크다”고 비아냥거렸기 때문이다. 망언은 14일 방송에서도 이어졌다.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의 아비루 루이 논설위원은 켄트 길버트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와 함께 출연해 최근 한일 갈등과 관련, “한국은 정말 어리석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은 제대로 이유를 들어 제재를 가했지만 한국은 논리도 없이 제재를 가했다”고 말했다. DHC TV는 이날 역사왜곡 방송이라는 한국 언론의 비판을 정면 반박하는 입장문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한국 미디어의 DHC 관련 보도에 대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야마다 아키라 대표는 “한국 언론은 (우리)프로그램 내용이 어디가 어떻게 혐한적인지, 역사 왜곡인지 구체적인 사실로 지적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말할 것도 없지만 한국 DHC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DHC TV 프로그램 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러한 상식을 넘어 불매 운동이 전개되는 것은 언론 봉쇄가 아닌가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DHC 그룹은 앞으로도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자유로운 언론의 장소 만들기를 계속할 것”이라며 “모든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자유로운 언론의 공간을 만들어 지켜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韓 업종별 ‘톱3’ 매출 日 절반 수준…반도체·휴대전화만 압도적 우위

    韓 업종별 ‘톱3’ 매출 日 절반 수준…반도체·휴대전화만 압도적 우위

    국내 업종별 ‘톱3’ 기업들의 매출이 일본 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15개 주요 업종별로 양국의 상위 3개 기업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한국은 총 8587억 달러(약 1050조원)로 일본(1조 7529억 달러)의 49%에 그쳤다. 이는 2015년 한국(7881억 달러)과 일본(1조 5695억 달러)의 차이(50%)에 비해 1% 포인트 낮아진 결과다. 이번 조사는 15개 주요 업종에서 한일 양국의 ‘톱3 기업’(반도체, 인터넷, 화장품, 휴대전화는 각 2개씩만) 총 41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는 휴대전화 업종은 한국이 974억 달러의 매출로 일본(68억 달러)의 14.4배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인 반도체도 7.7배(1136억 달러·48억 달러)의 차이를 보이며 압도적인 격차를 유지했다.하지만 반도체와 휴대전화를 뺀 13개 업종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매출을 밑돌았다. 은행(49%)과 식음료(47%), 유통(47%), 보험(39%), 자동차부품(38%), 통신(20%), 자동차(15%), 제약(9%) 등 8개 업종은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업체들이 뒤지고 있는 업종 가운데 상당수는 내수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한일 간 인구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인구는 약 1억 2600만명으로 한국(약 5100만명)의 2배 이상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日정부 “상대방 비판 자제 명시한 위안부 합의 지켜” 韓에 요구

    日정부 “상대방 비판 자제 명시한 위안부 합의 지켜” 韓에 요구

    文 “위안부 문제 국제사회 확산” 발언 공격교도 “일본 가해 책임은 언급 안해” ‘위안부 기림의 날’ 文 페북글에 항의 차원 일본 아베 정부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준수할 것을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교도는 이날 “위안부 합의는 국제 사회에서 상대방에 대한 비판을 서로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렇게 보도했다. 교도가 인용한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국제 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힌 데 대한 언급에서 나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를 평화와 여성 인권에 대한 메시지로서 국제 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도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거론하며 “일본의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4일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로, 이날은 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의해 ‘세계 위안부의 날’로 지정됐다.이후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다 정부가 지난해 6월 13일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을 시행함으로써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해 다른 나라의 피해자들에게도 희망을 주셨던 수많은 할머니와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오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릴 수 있는 것은 28년 전 오늘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피해를 증언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날 할머니는 ‘내가 살아있는 증거입니다’라는 말씀으로 오랜 침묵의 벽을 깨셨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할머니들의 희망을 이어 나가는 것”이라면서 “오늘 기림의 날, 항상 슬픔이 희망으로 승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한·일 양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를 하고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의 지원사업을 수행할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했다. 화해치유재단은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엔으로 설립됐다.그러나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은 당시 정부가 일본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협의나 상의도 없었고 잘못에 대한 반성 없이 돈으로 보상하는게 아닌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했다. 할머니들의 주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이 합의로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11월 화해·치유재단의 해산 방침을 발표했다. 이로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성과라고 평가했던 위안부 합의는 사실상 파기된 상태가 됐고,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독] 국민연금 이사장 “日 전범기업 투자 제한 절대로 안 될 일”

    [단독] 국민연금 이사장 “日 전범기업 투자 제한 절대로 안 될 일”

    “韓이 더 손해… 엄청난 후과 초래할 것 국제적 전범기업 정의와 달라 혼란도 민족감정 따라 움직이는 해결사 아냐 고도로 계산된 제한전쟁 벌여야 승산”국민연금공단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를 법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투자 제한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이사장은 1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한 자금이 1조 2300억원밖에 안 되는데, 특별히 득이 안 되니 투자를 제한하겠다고 선언하고 국민적 영웅이 되고 싶은 유혹이 왜 없겠느냐”며 “하지만 전범기업 투자 제한은 엄청난 후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김 이사장은 일본이 맞대응해 경제보복 범위를 금융으로까지 확대할 가능성과 전범기업에 대한 정의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투자금을 빼겠다고 선언하고, 일본 연기금도 똑같이 선언하면 우리가 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일본이 조금이라도 투자금을 변동하면 한국 시장이 큰 타격을 입는 취약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자가 강자와 전면전을 벌이면 약자가 깨지게 된다. 고도로 계산된 제한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노후자금인 기금을 운용하고 투자하는 공단 입장에선 손해를 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설령 투자를 제한하더라도 대상이 될 전범기업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김 이사장은 “세계 연기금들은 최근의 유고 내전, 아프리카 내전 등에 대량살상무기를 공급한 기업들을 투자 배제 리스트에 올리고 있다”며 “과거 전쟁 시기에 동원된 기업은 투자 배제 리스트에 올리지 않는다. 일반적인 세계 연기금의 배제 기준과 우리의 전범기업 기준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즉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범기업’의 정의가 한국인이 정의한 일본 ‘전범기업’과는 명쾌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전범기업의 정의, 어떤 경우에 투자 배제를 할 것인가, 또는 투자 비중을 줄일 것인가, 오히려 거꾸로 늘릴 것이냐에 대한 세부 규정을 만들어 기금본부 펀드매니저들에게 지침을 주는 등 사회적 합의를 통해 책임투자의 원칙과 기준을 만들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의견을 광범위하게 모으고 있다”며 “이 작업이 진행되는 대로 사회적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이사장은 ‘논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공개적으로 전범기업 문제를 예의주시하면 일본의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그 부분을 많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외교는 외교로, 정치는 정치로, 투자는 투자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민족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해결사가 아니다”라면서 “가급적 이 이슈를 피해 가겠다는 게 국민연금의 생각이며, 이 해법이 더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일제의 아픔’ 남산 조선신궁터에 위안부 기림비 건립

    ‘일제의 아픔’ 남산 조선신궁터에 위안부 기림비 건립

    故 김학순 할머니가 바라보는 모습 표현 14일 제막식… 이용수 할머니 등 참석일제강점기의 아픔이 남아 있는 서울 남산의 옛 조선신궁 터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동상이 들어선다.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서울교육청은 서울시와 함께 남산 서울교육청교육연구원 앞 부지에서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기림비가 들어서는 곳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자신들의 신을 받드는 신사인 조선신궁을 세웠던 자리다. 기림비는 2017년 미국 대도시 최초로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샌프란시스코 지역 교민들이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했다. 기림비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약 160㎝ 높이의 한국·중국·필리핀 소녀들이 손을 맞잡고 있고, 이들을 고 김학순 할머니가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했다. 김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해 위안부 피해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를 일궜다. 또 8월 14일은 지난해부터 기림의 날이라는 이름의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기림비의 제작 비용 등은 샌프란시스코 기림비 설립에 큰 역할을 한 비영리단체 ‘김진덕·정경식 재단’이 부담했고, 미국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가 작가로 참여했다.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미국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 전 미 하원의원, 미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의 릴리언 싱·줄리 탕 공동의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참석한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표현한 음악극 ‘갈 수 없는 고향’도 곁들여진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단독]中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귀향길 열린다

    [단독]中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귀향길 열린다

    韓기업 1995년 이후 유해 100여위 수습정부, 유전자 감식… 연내 中과 협의 추진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에 이른 상황에서 정부가 일제강점기 중국 하이난섬에 끌려가 노역에 강제동원됐다 숨진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유해 봉환 작업을 본격 추진한다. 하이난성 싼야시 난딩촌에는 일제시대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집단 매장지 ‘천인갱’(千人坑)이 있는데, 이곳에는 1200구의 유골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하이난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한국기업이 1995년 조선인 강제징용자 유골을 처음 수습한 이후 현재까지 100여위의 유해를 발굴해 추모관에 모시고 있다”며 “하이난 지역 강제징용 피해 신고 유족들과 발굴 유해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강제징용 여부를 확인한 후 국내로 봉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전쟁 때 하이난 지역을 침략한 일제는 1943년부터 경성형무소 등 전국 12곳에 수형된 조선인 2000여명을 ‘조선 보국대’라는 이름으로 탄광이나 비행장 건설 등에 강제동원했고, 이 중 1200여명이 일본군의 학대와 굶주림 등으로 사망해 이곳에 집단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인갱은 1995년 중국 하이난성 정부가 엮은 일제 피해자 구술집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정부는 “천인갱 피해자 유족 신고 129건 중 사망·행방불명 62건의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선인 징용자들의 유골 매장지 보존 및 발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인갱 유해 봉환 작업은 난관이 예상된다. 천인갱 지역은 1990년대 중반 한국의 중소기업이 망고 농사를 위해 중국 정부와 30년간 토지 임대 계약을 맺고 작업을 진행하던 중 우연히 천인갱을 발견한 뒤 일부 유골 수습 작업을 했지만, 지난 5년간 토지 사용료 등을 내지 못해 현장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집단 매장 추정지 500여평을 국내 민간단체인 ㈔하이난천인갱희생자추모회가 20년 넘게 관리하고 있으나 최근 인근 부동산개발 바람 등에 따라 현장 훼손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미국 측과 협의를 통해 태평양전쟁 격전지인 타라와섬에 강제동원돼 희생된 군무원 유해 봉환 작업을 위해 145개 유해 시료를 가져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희생자 유족 183명의 유전자와 대조하고 있다. 행안부 황동준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장은 “올해 안에 중국 정부와 천인갱 유해 국내 봉환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의 유해를 국내에 모셔 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1700억·日 261억·韓 21억원… 턱없는 예산에 더딘 해외 유해발굴

    美 1700억·日 261억·韓 21억원… 턱없는 예산에 더딘 해외 유해발굴

    美 “조국은 잊지 않아” 전담인력만 450명일제강점기 국외 전쟁터와 노역장으로 강제 동원된 조선인은 125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20만~6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복 이후 올 6월까지 국내로 봉환된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는 총 1만 1069위에 불과하다. 대법원은 지난해 일본 기업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정부는 일제에 의해 일본군 해외 점령지 등으로 강제 동원됐다 희생된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유해 대부분을 국내로 봉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군인·군무원 중심으로 강제동원 피해자 유해 송환 작업을 벌여왔던 정부는 민간노무자까지 송환 대상에 포함시켰다. 유해 발굴 지역도 일본, 사할린 등지에서 태평양 격전지인 타라와섬이나 중국 하이난섬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송환 작업도 정부 주도에서 민간단체와의 협력 등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유해 발굴 및 송환에 걸림돌이 많다. 우선 유해 발굴 전문 인력 및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강제징용자 유해를 송환하는 정부 부서는 지난해 신설된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내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9명)가 유일하다. 올해 유해 봉환 관련 예산은 21억원에 불과하다. 내년에는 기획재정부에 27억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유해 발굴 및 봉환사업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별도로 맡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경우 1973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전사·실종된 미군 유해를 찾기 위해 전 세계를 샅샅이 훑고 있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 등을 모토로 내걸고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에서 전사자·실종자 유골 발굴·수습 봉환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해 관련 예산은 약 1700억원이며 전문인력만 450명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이후 후생노동성 사회원호국을 중심으로 동남아, 남태평양의 일본군 전몰자 유골 수습에 본격 착수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차 대전 당시 국외에서 전사한 군인, 군무원, 민간인 240만명 중 절반 정도인 127만여 위가 본국으로 송환됐다. 우리(1만 1069위)와 비교하면 유해 송환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알 수 있다. 2016년에는 유해 수습을 위해 ‘전몰자 유골수집 추진에 관한 법률’까지 제정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단독]中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귀향길 열린다

    [단독]中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귀향길 열린다

    韓기업 1995년 이후 유해 100여위 수습 정부, 유전자 감식… 연내 中과 협의 추진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에 이른 상황에서 정부가 일제강점기 중국 하이난섬에 끌려가 노역에 강제동원됐다 숨진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유해 봉환 작업을 본격 추진한다. 하이난성 싼야시 난딩촌에는 일제시대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집단 매장지 ‘천인갱’(千人坑)이 있는데, 이곳에는 1200구의 유골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하이난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한국기업이 1995년 조선인 강제징용자 유골을 처음 수습한 이후 현재까지 100여위의 유해를 발굴해 추모관에 모시고 있다”며 “하이난 지역 강제징용 피해 신고 유족들과 발굴 유해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강제징용 여부를 확인한 후 국내로 봉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전쟁 때 하이난 지역을 침략한 일제는 1943년부터 경성형무소 등 전국 12곳에 수형된 조선인 2000여명을 ‘조선 보국대’라는 이름으로 탄광이나 비행장 건설 등에 강제동원했고, 이 중 1200여명이 일본군의 학대와 굶주림 등으로 사망해 이곳에 집단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인갱은 1995년 중국 하이난성 정부가 엮은 일제 피해자 구술집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정부는 “천인갱 피해자 유족 신고 129건 중 사망·행방불명 62건의 유전자 감식을 진행 중”이라며 “조선인 징용자들의 유골 매장지 보존 및 발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인갱 유해 봉환 작업은 난관이 예상된다. 천인갱 지역은 1990년대 중반 한국의 중소기업이 망고 농사를 위해 중국 정부와 30년간 토지 임대 계약을 맺고 작업을 진행하던 중 우연히 천인갱을 발견한 뒤 일부 유골 수습 작업을 했지만, 지난 5년간 토지 사용료 등을 내지 못해 현장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집단 매장 추정지 500여평을 국내 민간단체인 ㈔하이난천인갱희생자추모회가 20년 넘게 관리하고 있으나 최근 인근 부동산개발 바람 등에 따라 현장 훼손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미국 측과 협의를 통해 태평양전쟁 격전지인 타라와섬에 강제동원돼 희생된 군무원 유해 봉환 작업을 위해 145개 유해 시료를 가져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희생자 유족 183명의 유전자와 대조하고 있다. 행안부 황동준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장은 “올해 안에 중국 정부와 천인갱 유해 국내 봉환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의 유해를 국내에 모셔 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란, “미국 주도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韓 참여하지 않기 바란다”

    이란 외무부가 미국이 이란에 맞서 추진 중인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연합체 구성과 관련해 한국에 처음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최근 방한과 맞물려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세예드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과 같이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우호적이었던 나라가 관계의 민감성을 고려해 끝이 분명하지 않은 (미국의) 그런 행동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한국이 이란에 대적하는 그 연합체에 참여하면 우리에게는 좋지 않은 신호이고 상황이 복잡해진다”고 밝혔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어 한국과 일본 등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 달라며 “그 연합체는 호르무즈의 긴장과 불안을 조성하게 되고 한국과 같은 이란의 친선 국가가 그 피해를 볼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의 일원이 되도록 한국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독일과 일본이 불참 의사를 밝히며 연합체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참여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9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측에 사실상 참여를 요청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미 미국이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구두로 요청했다고 확인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시 더 큰 위험이 있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연합체 참여 시 한국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때 위험에 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은 물론 어느 나라의 유조선이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항해야 한다”면서 “긴장이 더 고조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모두가 손해를 입기 때문에 한국, 일본 등이 중립을 지키길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日언론 “韓법무장관에 대일 강경파” 조국 내정 대대적 보도

    日언론 “韓법무장관에 대일 강경파” 조국 내정 대대적 보도

    아사히 등 조국 ‘日 비판 페북글’ 소개이순신 한시 언급 검찰개혁 성향 판단조선·중앙 일본어판 기사 비판도 지적“韓대법원 판결 존중해야” 발언도 공개최기영 과기부 장관 내정에도 큰 관심“반도체 수출 규제 대응 카드” 분석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일본 주요 언론매체들은 “한국 법무 장관에 대일 강경파”란 제목을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조 후보자를 보도했다. 또 일본이 지난달 4일부터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지목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발탁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법무 장관에 대일 강경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혁색깔을 한층 강하게 드러냈다고 총평했다. 이 신문은 조 법무장관 후보자가 수출규제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고조하던 지난달 중순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특정 신문의 일본어판 제목을 거론하면서 ‘매국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대일 초강경파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일본 징용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마이니치는 최 과기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반도체 전문가인 점을 들어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 국산화를 추진하라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한때 교체설이 돌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유임됐다고 간략히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조 법무장관 후보자가 수출 규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한국 주권을 모욕하고 자유무역을 훼손한 것”이라는 글을 올린 점을 들면서 한국 정부 내에서 대일 비판의 최선봉에 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 후보자가 내정 사실이 발표된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을 물리쳤던 이순신 장군의 한시 구절을 인용하며 검찰개혁 등의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도쿄신문은 조 후보자가 징용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한국인은 당연히 친일파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등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과 전문가, 언론을 비판해 왔다고 소개했다.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문 대통령이 신임 법무부 장관에 최측근을 발탁했다면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등을 지낸 조 후보자의 이례적인 법무장관 기용으로 검찰개혁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산케이는 최 과기장관 후보자의 발탁 배경에 대해선 다른 매체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한 대응 카드로 분석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일본이 지난 2일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을 ‘경제전쟁’으로 규정하며 국내에서 한국과 일본이 둘다 문제라고 언급하는 ‘양비론’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의 (사법)주권을 모욕하고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하면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일본 정부의 ‘갑질’ 앞에서 한국 정부와 법원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한심한 작태”라며 정부의 대응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조 후보자는 “이들은 한국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전개하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냉소적 평가를 던지고 ‘이성적 대응’을 운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문제 상황에서 양비론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라면서 “외국이 침공했는데 ‘우리나라에도 문제가 있잖아?’라고 말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조 후보자는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냉소를 던지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조 후보자는 “불매운동에 대한 냉소는 ‘의병’과 ‘독립군’에 대한 비하의 현대판”이라면서 “우매한 나로서는 이러한 고담준론(高談峻論)은 못하겠다”고 올렸다. 조 후보자는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그래야 협상의 길도 열리고, 유리한 협상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국민적 분노를 무시·배제하는 ‘이성적 대응’은 자발적 무장해제일 뿐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결정 이후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벌어질 모든 책임, 일본 정부에 있다”고 발언한 뉴스 동영상과 아베 정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규탄 집회 모습을 페이스북에 나란히 게재했다. 조 후보자는 또 청와대를 나오기 며칠 전까지 직접 작성한 글과 언론 기사 등을 링크한 게시물로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국내 정치권이나 언론을 겨냥해 다수의 비판을 쏟아냈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17일 ‘국가 대전략을 손상하는 감성적 민족주의’(조선일보),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중앙일보) 등 조선·중앙일보의 일부 일본판 기사에 대해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이라면서 이를 강력히 비난했다. 조 후보자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8회 캡처 화면을 게시하면서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조선일보는 지난달 15일자 사설에서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일본어로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반일감정에 불 붙이는 청와대’로 번역돼 포털사이트에 많이 본 뉴스에 올라왔다.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은 ‘북미 정치쇼에 들뜨고 일본의 보복에는 침묵하는 청와대’(7월3일)였다. 일본의 한국 투자가 줄었다는 기사는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7월4일) 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조선일보는 이후 논란이 된 일부 일본어판 기사를 삭제했다. 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은 ‘문재인 정권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4월22일),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5월10일), ‘반일은 북한만 좋고 한국엔 좋지 않다’(5월10일) 등이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日언론 “韓법무장관에 대일 강경파, 조국 내정”

    [속보]日언론 “韓법무장관에 대일 강경파, 조국 내정”

    아사히 등 조국 ‘日 비판 페북글’ 소개최기영 과기부 장관 내정에도 큰 관심“반도체 수출 규제 대응 카드” 분석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일본 주요 언론매체들은 “한국 법무 장관에 대일 강경파”란 제목을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조 후보자를 보도했다. 또 일본이 지난달 4일부터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지목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발탁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법무 장관에 대일 강경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혁색깔을 한층 강하게 드러냈다고 총평했다. 이 신문은 조 법무장관 후보자가 수출규제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고조하던 지난달 중순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특정 신문의 일본어판 제목을 거론하면서 ‘매국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대일 초강경파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일본 징용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니치는 최 과기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반도체 전문가인 점을 들어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 국산화를 추진하라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분석했다.이 신문은 한때 교체설이 돌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유임됐다고 간략히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조 법무장관 후보자가 수출 규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한국 주권을 모욕하고 자유무역을 훼손한 것”이라는 글을 올린 점을 들면서 한국 정부 내에서 대일 비판의 최선봉에 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 후보자가 내정 사실이 발표된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을 물리쳤던 이순신 장군의 한시 구절을 인용하며 검찰개혁 등의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도쿄신문은 조 후보자가 징용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한국인은 당연히 친일파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등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과 전문가, 언론을 비판해 왔다고 소개했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문 대통령이 신임 법무부 장관에 최측근을 발탁했다면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등을 지낸 조 후보자의 이례적인 법무장관 기용으로 검찰개혁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산케이는 최 과기장관 후보자의 발탁 배경에 대해선 다른 매체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한 대응 카드로 분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변 안전 우려” 日 자민당 의원들, 크루즈선 이용 방한 연기

    “신변 안전 우려” 日 자민당 의원들, 크루즈선 이용 방한 연기

    한일·일한 의원연맹 다음달 도쿄 합동총회도 연기될 듯일본 의회에 한국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연기를 요청하기 위해 방일했던 한국 국회의원들을 문전박대했던 일본 집권 자민당의 관광 담당 의원들이 부산에 기항하는 크루즈선을 타고 방한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와무라 다케오 전 관방장관이 이끄는 자민당 ‘크루즈선 관광진흥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은 가나자와를 출발해 다음달 2일 부산에 기항한 뒤 후쿠오카로 가는 크루즈선에 탑승, 선내 환경과 출입국 관리 절차 등을 시찰할 계획이었다. 자민당 의원 약 30명과 관광진흥의원연맹 최고고문을 맡고 있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으로 구성된 시찰단은 크루즈선의 부산 기항 중 서울로 가서 한국 측 주요 인사들과 회담하는 방안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징용 배상 문제와 일본 정부의 보복 대응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고조해 한국 방문 중 ‘항의 활동’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찰 계획을 연기했다. 관광진흥의원연맹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등에 대해 “한국 측 반발이 강해 회원들의 신변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연맹 측은 방한 계획을 포함한 시찰을 다시 추진할지에 대해 향후 정세를 보고 판단할 예정이다. 한편 요미우리는 일본의 초당파 일한의원연맹이 한국 측 한일의원연맹과 9월 18~19일 도쿄에서 개최할 예정인 합동총회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이번 합동총회를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개최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한일, 일한 의원연맹은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상호 방문을 통해 정부 간 외교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양국에서 유력 의원들이 정계를 떠나 (두 나라를 잇는) 파이프가 가늘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자민당 측은 지난 1일 자민당 내 ‘2인자’로 불리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면담하려던 한국의 국회 방일단을 사실상 문전박대했다. 초당적으로 구성된 한국 국회의원들은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화이트리스트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을 연기해줄 것으로 요청하기 위해 일본 자민당과 약속을 잡고 방문했지만 지난달 31일 오후로 잡혔던 면담 일정을 1일 오전으로 연기하자고 하더니 다시 6시간 만에 내부 회의를 이유로 들며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의회교류 차원에서 일본을 방문한 한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석연치 않은 사유를 들이대며 면담일정을 막판 취소한 것은 중대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방일단이 중진의원들이 다수 포함된 10명으로 구성됐고 단장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8선으로 한국 국회 내 최다선 의원이고, 동행한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선에 한일의원연맹 회장이라는 점에서 푸대접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당시 방일단은 ‘약속한 것을 한번 연기한 것도 모자라 취소하는 것은 중대한 외교결례’라며 강력히 반발했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수출규제 한달…日 반도체 기업들, 中·韓서 증산 모색

    수출규제 한달…日 반도체 기업들, 中·韓서 증산 모색

    일본 기업들이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자 중국, 한국 등에서의 생산을 도모하고 나섰다. 일본은 지난달 수출규제 조치 단행 이후 처음으로 지난 8일 수출 허가 사안을 발표했지만 앞으로 순조롭게 허가 절차가 진행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정당한 절차를 거치면 수출을 허가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가운데 기업들 입장에선 절차가 번거로운데다 일부 품목은 중국과 대만 대상 수출보다도 엄격해 걱정이 크다. 이런 가운데 모리타화학공업은 연내 중국의 합작 공장에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의 생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의 중국 공장이나 중국의 반도체회사 등에 납품하고, 요청이 있으면 한국에도 출하할 계획이다. 중국 생산은 2년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지만 중국에서 고순도 제품까지 일관해 생산, 공급하는 수단을 늘리게 됐다. 또 일본 기업은 반도체 회로 가공에 필수적인 감광제인 포토 레지스트의 한국 내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용 레지스트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20~30%를 차지하는 도쿄오카공업은 최첨단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를 한국 공장에서도 생산, 한국 기업에 납품한다”며 “이번 (수출)관리의 엄격화에 따라 한국에서의 레지스트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불화수소와 레지스트를 일본 밖에서 생산, 한국에 수출해도 이번 조치의 대상에선 제외된다며 다만 생산설비와 원료를 일본에서 한국이나 중국에 수출할 때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리타화학의 모리타 사장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수출관리 강화로 “일본 기업의 점유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피치, 韓국가신용등급 ‘AA-’ 유지…올해 성장률은 2.0% 전망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인 ‘AA-,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0%로 전망했고, 내년의 경우 2.3% 성장을 예측했다. 지난 6월 미치는 우리나라의 2020년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9일 피치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 저성장 등 중기적인 구조적 도전에도 양호한 대외·재정 건정성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를 반영했다“며 신용등급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및 미중 무역 긴장 영향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 모멘텀이 둔화했지만, 근원적인 성장세은 건전하며 유사 등급 국가 수준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치는 반도체 부진 심화에 따른 수출 부진과 설비투자 감소로 올해 성장률은 2.0%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과의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겹쳐 2.3%로 당초보다 0.3%포인트 하향조정했다. 2020년 최저임금 소폭 인상(2.9%) 결정에 대해서는 기업 심리 및 노동시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피치는 일본의 우리나라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해서는 ”공급망을 교란시키고 한국 기업의 대(對)일본 소재수입 능력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일본 수출심사 절차의 복잡성, 한국 기업의 대체 공급업체 확보 능력, 무역갈등 지속 기간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신용등급 상향요인으로는 북한 등 지정학적 위험의 구조적 완화와 거버넌스 개선을 꼽?다. 등급 하향요인으로는 한반도 긴장의 현저한 악화, 예기치 못한 대규모 공공부문 부채 증가, 중기 성장률의 기대 이하의 구조적 하락을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경제 현황과 주요 현안 관련 신평사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면서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탐라 여왕은 누구꽝?

    탐라 여왕은 누구꽝?

    오늘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자존심 대결여자골프 해외파와 국내파 두 퀸이 제대로 붙는다. 세계랭킹 1위이자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퀸’ 고진영(24)이 첫 고국 나들이에서 국내 상금 1위 최혜진(20)과 샷 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9일부터 사흘 동안 제주 오라컨트리클럽 동서 코스(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고진영의 KLPGA 투어 대회 출전은 지난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10개월 만이다. 2017년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지난해 LPGA 투어에 ‘무혈입성’한 뒤 2년째인 올해 그의 위상은 확 바뀌었다. 두 차례나 메이저대회 정상을 밟은 데다 LPGA 투어 상금을 비롯해 거의 전 부문 1위를 석권한 ‘골프 여왕’이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14년부터 개근 출전한 데다 2년 전 우승을 포함해 세 차례나 ‘톱10’ 성적을 냈다. 그린의 잔주름까지 파악할 정도로 오라 코스에도 훤하다. 우승하면 국내 10승을 꽉 채우게 된다. 전반기에만 4승을 쓸어 담은 국내 투어 ‘2년차’ 최혜진은 국내파의 자존심을 내건 고진영의 ‘대항마’다. 그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제법 많은 대회를 치렀다. 지난해 신인으로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는 준우승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고진영과 최혜진은 9일 낮 12시 10분 1번홀에서 티오프, 샷 대결에 돌입한다. 여기에 국내 상금 2위 조정민(25)이 합세한다. 지난해까지 5차례 출전했지만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한 또 다른 해외파 박인비(31)는 ‘디펜딩 챔피언’ 오지현(23)과 동반 플레이를 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文 “日 경제 보복은 승자 없는 게임”… 메시지 수위 ‘톤다운’

    文 “日 경제 보복은 승자 없는 게임”… 메시지 수위 ‘톤다운’

    文 “日 일방적 조치로 얻는 이익 무언가 韓대법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 살아있다는 점” 정의용 NSC 주재 “외교적 노력 지속”청와대의 대일 메시지 수위가 ‘톤다운’ 되는 등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던 한일 갈등 국면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일본은 자유무역 질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이고, 자국에 필요할 때는 자유무역주의를 적극 주장해온 나라이므로 이번 조치는 매우 이율배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 무역 조치로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설령 이익이 있다 해도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결국은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일본 수출 규제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00분간 이어진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일본이 이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조치만으로도 양국 경제와 국민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변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 있는 점”이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또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를 하루속히 철회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을 압박했다. 일본의 부당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변명을 어떻게 바꾸든 일본의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경제 보복”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이후 전날까지 강도 높은 ‘극일’ 메시지를 내놓았던 점을 감안하면 발언 수위를 조절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일본이 전날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행세칙을 발표하면서 기존 3개 품목 이외 추가 규제품목을 지정하지 않은 데다 이날 3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 신청 1건을 승인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선 것과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도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된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들에 대해 검토하는 한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인 노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NSC가 “가능한 모든 조치를 포함하여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던 점과 대조적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공격이 원상 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실제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으로 올려놓은 3개 품목을 완전히 잠글 수도, 완전 금지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1100개가 넘는 화이트리스트도 마찬가지”라며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이 살아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임명 이후 회의에 처음 참석한 이제민 부의장은 이번 사태의 배경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경제 분야에서 추월하는 한국을 일본이 예전 상태로 되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부의장은 “아베의 일본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개발도상국 중 선진국으로 변신한 유일한 나라”라며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일부 도움이 된 게 사실이고, 당시 일본은 한일 간 수직 분업체제를 만들고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많은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고 추월할 수 있었고 일본은 자유무역 질서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한국을 막을 수 없었다”며 “일본 관점에서 볼 때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직속 자문기구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경제 방향을 거시적 관점에서 점검하는 회의체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이날이 세 번째 전체회의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日, 보복 이미지 깨기 ‘여론전’… 韓, 日태도 보며 대응 수위 조절

    日, 보복 이미지 깨기 ‘여론전’… 韓, 日태도 보며 대응 수위 조절

    정부 “백색국가 日 제외 시기 신중하게” 맞대응 의지 확고… 단계적인 압박 전략 ‘백색국가 日 제외’ 실효성 의문 현실론도 日, 규제 확대 방침 여전히 굽히지 않아 28일이후 개별허가 추가지정 불씨 여전 전 산업 규제 가능한 ‘캐치올’ 가능성도우리 정부가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에 맞대응하는 성격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 발표를 연기한 것은 일단 일본의 추가 규제 수위를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전략적 태도로 분석된다. 지난달 4일 이후 한일 양국의 ‘강대강 대치’가 한 달여 만에 다소 완화된 양상이다. 다만 일본이 수출규제 확대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다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시행되는 오는 28일을 전후로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 지정하는 등 ‘강온 양면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양국의 긴장 관계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8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일본을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미룬 것을 두고 “배제 시기를 신중하게 짚어 보자는 취지”라면서 속도조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드러냈다.정부 안팎에서는 일본이 지난 7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각의 결정을 공포하면서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 지정하지 않은 것을 속도 조절의 배경으로 꼽는다. 게다가 8일에는 일본이 수출규제 이후 처음으로 포토레지스트 수입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애초 9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한 심사·승인 절차를 3분의1 정도로 단축해 진행한 선례를 남긴 셈이다. 사공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한국에 대해 수출금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관리를 조금 더 엄격하게 하는 것’이라던 기존 입장대로 조치를 한 것”이라면서 “한국이 백색국가 배제라는 강력한 대응카드를 소진하면 나중에 쓸 전략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일본에 대한 백색국가 배제 조치가 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의 총수입금액 39조 1322억엔 중 한국 수입분은 4.1%인 1조 6229억엔이다. 국내 수출 기업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다만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한 맞대응 의지를 천명한 만큼 정부는 언제든 대응 수위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 가운데 1개에 한해 허가를 내준 것도 이번 조치가 전면적 수출 금지가 아니라는 것을 강변하기 위한 명분 쌓기인 만큼, 향후 자의적으로 수출 제한 품목을 더욱 늘려 우리 경제를 압박할 여지가 충분하다.일본 정부가 이날도 “부적절 사례가 나오면 해당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에 추가할 수 있다”면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에 이어 3번째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28일 이후에는 일본 전략물자는 물론 비전략물자도 ‘캐치올’(Catch all) 제도를 이용해 한국 수출을 막을 수 있어 수출규제가 전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이 우리 쪽 대응카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이 국제 여론이 좋지 않고 우리 정부도 맞대응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면 어떤 근거와 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최근 대외여건 불확실성과 관련해 외화 유동성 상황을 점검한 결과 일본계 자금과 관련한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韓경제보복 주도 日아베 최측근, 인기 얼마나 상승했나 보니…

    韓경제보복 주도 日아베 최측근, 인기 얼마나 상승했나 보니…

    아베 신조(65) 총리가 일본 정치권력의 정점이라면 이를 떠받치는 3개의 핵심기둥은 부총리 겸 재무상인 아소 다로(79), 관방장관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71), 집권 자민당의 간사장 니카이 도시히로(80)라고 할 수 있다. 3명 모두 다 지금의 현직에서 ‘역대 최장수’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아베 정권에 음으로 양으로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교체에 대한 압력은 커지기 마련. 다음달로 예정된 아베 내각과 자민당의 요직 개편을 앞두고 이들의 거취에 일본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케이신문·후지뉴스네트워크는 지난 6일 공개한 ‘8월 여론조사’에서 이들 정권 핵심 3인방 및 고노 다로(56) 외무상, 세코 히로시게(57) 경제산업상 등 유력 정치인 5명의 유임 여부에 대한 찬반 여부를 국민들에게 물었다. 사실상의 지지도 내지 인기도 조사인 셈이다. 그 결과 스가 장관을 제외한 아소 부총리와 니카이 간사장은 ‘바꿔야 한다’는 응답이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을 넘어섰다. 고노 외무상은 조사 대상 정치인 중 ‘유임’ 의견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의 주무장관인 아베 총리의 최측근 세코 경제산업상은 국민들의 인지도가 낮은 현실이 확연히 드러났다.스가 장관에 대해서는 ‘유임시키는 것이 좋다’(62.2%)가 ‘교체하는 것이 좋다’(22.6%)의 거의 3배에 달했다. 4년 전인 2015년 이맘때 실시했던 같은 조사에서 ‘유임’이 44.7%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이른바 ‘포스트 아베’의 한 축으로서 존재감이 여실히 입증됐다.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줄곧 현직을 지키고 있는 아소 부총리에 대해서는 ‘교체’가 54.1%로 ‘유임’ 31.9%를 크게 웃돌았다. 아소 부총리는 잦은 말실수 등으로 그동안 유임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일부 비판을 받아온 만큼 여권 지지자들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자민당 지지층의 경우 ‘유임’ 48.9%로 ‘교체’ 42.2%를 약간 웃돌았으나 연립여당인 공명당 지지층에서는 ‘유임’은 27.1%인 데 비해 ‘교체’가 60.3%에 달했다. 역대 최장수 간사장 기록(약 3년)을 세우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은 ‘유임’ 35.9%, ‘교체’ 39.1%였다. 의외의 결과로 해석되는 것은 핵심 3인방에 대한 지지도가 젊은층일수록 높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진다는 점이다. 10~20대 남성의 경우 ‘교체’ 의견이 아소 부총리 35.1%, 니카이 간사장 19.3%, 스가 장관 15.7%였지만 60대 이상 남성은 아소 부총리 64.8%, 니카이 간사장 56.0%, 스가 장관 30.6% 등으로 월등히 높았다.한일 대립 와중에 일본의 외교 사령탑을 맡고 있는 고노 외무상은 ‘유임’ 의견이 66.2%로 이번에 조사대상이 된 정치인 5명 중 가장 높았다. ‘교체’가 17.5%에 그치며 야당과 무당파를 포함한 모든 정당 지지층에서 ‘유임’이 ‘교체’를 웃돌았다. 그러나 고노 외무상은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를 특종 보도했던 산케이신문(6월 30일자 조간)을 보고서야 처음 안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아베 총리의 주변에서는 멀리 벗어나 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유임’ 49.4%, ‘교체’ 22.3%로 나왔으나 그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국민이 많다 보니 ‘모르겠다·어느 쪽이라고도 할 수 없다’가 28.4%나 됐다. 한편 같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6%는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심사 우대 대상국)에서 제외한 아베 내각의 결정에 대해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19.4%,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12.9%였다. 아베 내각 지지층에서는 81.0%가, 비지지층에서는 55.2%가 지지 의사를 밝혀 양측 사이에 상당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58.5%가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왜 우린 中 보호주의 정책 참조 않는가”

    “왜 우린 中 보호주의 정책 참조 않는가”

    “中,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동시 육성 韓, 글로벌 수준 위해 장기 지원 필요”“왜 우리나라 대기업과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참조하지 않는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한국 배제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 필요성이 높아진 7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인 박재근 한양대 교수가 도발적 질문을 던졌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 과학기술계 3대 기관이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과학기술계 대응방안’을 주제로 연 긴급 토론회에서다. 발제자로 나선 박 교수는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최근 기류 속에서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정책을 참고할 필요를 강조했다.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표한 ‘중국제조(MIC) 2025’에서 중국은 현재 15% 수준에 불과한 반도체,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자급률을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 기업이 중국산 재료를 쓰게 하는 등 반도체 산업과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산업을 동시에 육성하는 정책을 펴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운영하고 있다. 토론자인 이종수 메카로 사장은 “정부가 일관성 있게, 꾸준히 중소기업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했어야 했다”면서 “중국은 전방산업뿐 아니라 장비, 부품 등 후방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지원하고 있지만 우린 육성책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가능성을 ‘반반’으로 진단하며 이 사장은 “중장기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단기적으로 쉽지 않다”고 걱정했다.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의 대체재를 개발할 수 있을지 증권가의 관심을 받고 있는 솔브레인의 박영수 부사장도 이날 토론자로 참석해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다 보니 개발 난도가 높은 연구를 안 했고, 장기적인 연구개발(R&D)에 소홀했다”면서 “앞으로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이어 정부의 소재 국산화 연구개발 자금 지원 방침과 관련, “사실 규모보다 집행 방식에 대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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