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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잘될 거야’ 믿은 19세 여성의 죽음에 미얀마軍 편대비행 ‘위협’

    ‘다 잘될 거야’ 믿은 19세 여성의 죽음에 미얀마軍 편대비행 ‘위협’

    4일 미얀마 두 번째 도시인 만달레이에서는 전날 군부 규탄 시위 도중 군경의 흉탄에 스러진 19세 여성 마 키알 신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총알이 날아와 머리에 박혔을 때 그녀는 ‘다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란 문구가 흰 글씨로 새겨진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38명 이상이 시위 도중 목숨을 잃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날이었다. 이날 장례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됐다. 하지만 오전 만달레이 상공에는 제트기 다섯 대가 편대비행을 해 민의를 억누르겠다는 군부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섰다. 의대생들은 군정 규탄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활동가 마웅 사웅카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언제든지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군사정권 아래에서 살아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마 키알 신은 소셜미디어에서 ‘에인절(천사)’ 별칭으로 통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 생애 처음 투표권을 행사했던 그녀는 민의를 짓밟고 정권을 찬탈한 군부에 맞서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가 흉탄에 당했다. 피격 직전까지 함께 있었다는 친구 미얏 뚜는 로이터 통신에 “경찰이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그가 ‘총알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말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하려 했던 친구였다”고 돌아봤다. 피격되기 직전 왼손에 콜라 병을 든 모습도 포착됐는데 군경이 무차별적으로 쏴대는 최루탄 가스를 씻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미얏 뚜는 경찰이 총격을 가하자 친구와 헤어졌는데 나중에 ‘한 소녀가 사망했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친구인지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의 숨진 사진을 보게 됐다. 미얏 뚜는 태권도 수업에서 치알 신을 처음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가 방학 때 태권도복을 입고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이는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춤추는 동영상들도 올려놓았다. 생애 첫 총선 투표에 나서 아버지와 함께 자랑스럽게 찍은 인증 사진도 올라와 있다. 그리고 붉은 색 수의를 입고 반듯이 누워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이 옷은 생애 첫 투표 때 입었던 옷이었다. 붉은 색은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이다. 죽음을 각오한 듯 그는 목에 건 팻말에 자신의 혈액형 B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가망이 없으면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죽음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큰 힘과 격려를 줄 것이라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얀마 시위대는 물론 해외 언론인이나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추모 글도 넘쳐난다. ‘미얀마의 전사’란 표현도 적지 않다.4일도 미얀마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최대 도시 양곤의 산차웅구(區)와 파떼인구, 흘라잉구 등에서는 오전부터 수백~1000명 안팎의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전날 양곤의 북오칼라파에서 군경의 총격으로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흘라잉구 인세인로에서는 군경이 진압에 나서지 못하도록 시위대가 나무와 쓰레기 봉지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또 시위대 주변에 줄을 친 뒤 그 위에 천이나 전통치마 등을 걸어 저격수나 군경이 ‘조준 사격’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시위대 해산 과정에 군경이 고무탄을 발사하고, 허공으로 실탄을 쏘아 경고사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프런티어 미얀마는 전했다.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언론에 미얀마 군경의 총격에 희생된 이가 최소 54명이라며,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쿠데타 이후 1700명 이상 구금됐으며, 최근에는 언론인도 29명 이상 군경에 체포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대한 잔인한 탄압과 살인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폭설 비상대응 2단계” 강원 고속도로에 軍 긴급 투입

    “폭설 비상대응 2단계” 강원 고속도로에 軍 긴급 투입

    1일 강원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에 차량 수백 대가 고립되는 등 폭설 피해가 속출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군 인력을 투입했다. 중대본은 강원지역 폭설로 동해선과 서울-양양선 등을 중심으로 고속도로 정체가 계속되자 인근 군부대 인력 160여명을 긴급 투입해 정체 차량 견인 등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행안부 장관, 국토부 장관, 국방부 장관은 강원 영동 지역 등 폭설이 내린 지역의 도로 정체를 해소하고, 차량 안에 있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신속히 조치하라” 긴급 지시를 내렸다. 중대본은 이날 오후 9시부로 대설 대처를 위한 비상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정오부터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으나 대설로 강원지역 고속도로 등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이어지자 대응 수위를 높였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北남성 CCTV에 10회 포착됐는데 8회 놓쳐… 경보음도 무시

    北남성 CCTV에 10회 포착됐는데 8회 놓쳐… 경보음도 무시

    경보음 2회 울렸으나 오경보로 판단첫 식별서 신병확보까지 3시간 걸려北남성 통과한 배수로 있는지도 몰라민통선서 식별 이후 34분 늑장 보고서욱 “출퇴근하는 간부로 착각한 듯”지난 16일 강원 고성에서 북한 남성이 월남할 당시 군 감시 및 경계용 카메라에 10회 포착됐으나 군이 8번은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한 번은 경보음이 2회 울렸으나 무시됐다. 이 남성이 처음 식별됐을 때도 해당 부대는 상황을 안일하게 판단, 초동 조치를 미흡하게 해 최초 식별 후 신병 확보까지 약 3시간이 걸리는 등 군이 경계와 대응에 모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월남 사건과 관련, 검열단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남성이 16일 오전 1시 5분쯤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와 오전 1시 40~50분쯤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할 때까지 해안감시장비 카메라 4대에 5회 포착됐다. 이 중 오전 1시 32~33분쯤 카메라에 포착됐을 당시에는 중대 상황실에 두 차례 경보등과 경보음이 울리고 모니터에 포착 장면이 확대된 팝업창이 떴다. 그러나 영상감시병은 강풍에 의한 ‘오경보’로 판단했고, 상황간부는 유선으로 업무 관련 통화를 하느라 인지하지 못했다. 해당 남성은 배수로를 통과해 7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다. 오전 4시 12~14분 해군 합동작전지원소의 울타리 경계용 폐쇄회로(CC)TV에 3회 포착됐으나 경보는 울리지 않았고 위병소 근무자도 인지하지 못했다. 결국 남성이 해안에 올라온 지 3시간 11분 만인 오전 4시 16~18분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의 제진 민통소초 CCTV에 2회 포착됐을 때 근무자가 남성을 최초 식별하고 상황을 보고했다.하지만 민통소초 지휘간부는 긴급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중대 병력을 파견하는 등 자체적으로만 초동 조치를 취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3일 국회 국방위에서 “출퇴근하는 간부 정도로 생각해 자기들이 조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에 상급 부대 보고가 늦어져 최초 식별 후 34분 후인 오전 4시 50분쯤 22사단장에게 보고됐다. 22사단은 오전 6시 35분쯤 경계태세 1급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으며, 오전 7시 27분쯤 제진검문소 동북방 약 100m 지점에서 남성을 붙잡았다. 합참은 조사 결과 상황간부와 영상감시병이 임무수행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남성을 식별하지 못했고, 사단 및 군단이 초기 상황을 판단할 시 엄중한 상황에 다소 안일하게 대응했으며 상황 조치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성이 통과한 해안철책 배수로의 경우 해당 부대가 존재를 파악하지도 못했다. 사건 발생 후 검열단이 현장조사를 하며 부대 관리 목록에 없었던 배수로 3개를 추가 발견했는데, 이 중 하나가 남성이 통과한 배수로로 추정된다. 배수로 차단물은 남성이 통과하기 전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군은 지난해 7월 인천 강화도에서 탈북민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사건이 발생한 후 모든 해안과 강안의 수문과 배수로를 전수조사해 보강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부대는 상급 부대에 점검을 완료했다고 보고했으나 이번에 추가 발견된 배수로 3개는 누락했다. 합참 관계자는 추가 발견된 배수로 3개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선 어떤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확인했어야 하는데 해당 부대에 장애물 관리에 과오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합참은 과학화경계체계 운용개념을 보완하고 철책 하단 배수로·수문을 전수조사하고 보완하는 등 후속 대책을 밝혔다. 또 22사단의 임무수행 실태를 진단하고 임무수행 여건 보장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관련자 징계 등 인사 조치는 국방부가 추후 실시할 계획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속보] “軍, 월남 北 남성 CCTV 8회 포착됐지만 조치 없었다”

    [속보] “軍, 월남 北 남성 CCTV 8회 포착됐지만 조치 없었다”

    북한 남성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월남할 당시 경계용 감시카메라(CCTV)에 10차례 포착됐는데도 군은 8번이나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이 확보된 북한 남성의 월남 경위와 군의 대응 조치 등에 대한 검열단의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참은 “이 남성의 해상 이동은 북한 모처에서 잠수복을 입고 해상으로 헤엄쳐 이동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현재 관계기관에서 합동정보조사 중에 있다”고 전했다. 검열단이 해당 부대의 해안 CCTV를 확인한 결과, 오전 1시 5분부터 38분까지 4대의 CCTV에 이 남성이 5회 포착됐고, 상황실 모니터에 2회 경보음(알람)이 울렸다. 그럼에도 상황실 감시병은 이를 놓쳤고 해당 부대에서는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오전 4시 12분에서 14분 사이 동해안 최전방에 있는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울타리 경계용 CCTV에 북한 남성이 3회 포착됐지만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다. 위병소 근무자도 알아채지 못했다. 오전 4시 16분부터 18분 사이 민통선 소초 CCTV에 2회 포착되어 근무자가 식별하고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남성은 CCTV에 총 10차례 포착됐고, 군은 9, 10번째 포착됐을 때야 식별하고 상황을 전파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 ●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 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층이 시위 주도군부가 인터넷 끊자 블루투스로 소통애니메이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샷 풍자 그라피티 등으로 시위 참여 독려 젊은 장교 중심 軍내부도 변화 움직임 NYT “미얀마 집회, 카니발 같은 느낌”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 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 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사설] 북 남성에 또 뚫린 최전방, 軍은 눈 감고 경계 서나

    강원 고성군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일대에서 그제 붙잡힌 북한 남성의 남하 경로가 일부 확인되면서 군 경계의 허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 남성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건너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일반전초(GOP)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걸어서 남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합참은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군 감시 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배수로 차단 시설이 허술했던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5분 대기조 병력이 출동했는데도 최초 발견에서 신병 확보까지 3시간이나 걸렸다. 결과적으로 또 한번 ‘눈 뜨고 당한’ 꼴이 됐다.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지난해 11월 북한군 남성의 ‘철책 귀순’과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있었던 곳이다. 군의 경계태세 소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년 6월에는 강원 삼척의 북한 목선 입항 사건이 있었고, 지난해 5월에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세 차례나 밀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지난해 7월 인천 강화에서 탈북민이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한 뒤 헤엄쳐 북으로 넘어간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유사한 경계 실패를 반복한 셈이 된다.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전방에 아무리 훌륭한 감시장비를 투입한다 해도 탐지·운용 능력이 떨어진다면 있으나 마나 다. 북한의 간첩이 이런 식으로 얼마나 드나들었는지 알 수도 없다. 일련의 경계 실패에 대해 잘잘못을 철저히 가려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군 전방 경계태세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원점에서 진단하고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전방 경계 태세 확립은 전쟁 억지력 확보를 위한 군사 대비 태세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 “귀순 北남성, 軍감시장비 잡혔지만 놔뒀다” 또 뻥뚫린 경계(종합)

    “귀순 北남성, 軍감시장비 잡혔지만 놔뒀다” 또 뻥뚫린 경계(종합)

    “군 감시장비 몇 차례 포착됐으나 조치 없어”“배수로 차단시설도 미흡” 대대적 문책 예상강원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지역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바다로 헤엄쳐 건너온 것으로 밝혀졌다. 군 감시장비가 이 남성을 여러 차례 포착했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2012년 ‘노크 귀순’ 이후 또다시 뻥 뚫린 경계 태세에 대한 비판이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우리 군이 어제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을 확보한 인원(귀순 추정)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했다”며 “해상을 통해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잠수복을 착용했다고 해도 한겨울 차가운 바다로 월남하는 것은 보통 체력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군과 정보 당국은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대 초반의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오전 4시 20분쯤 도로를 따라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해당 인원을 민통선 검문소 CC(폐쇄회로)TV로 식별해, 민통선 내 미상 인원 식별 시 작전 절차에 따라 작전 병력을 투입해 민통선 북방에서 오전 7시 20분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특히 합참은 “현재까지 해당부대 해안경계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에 대해 확인한 결과, 해당 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우리 군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배수로 차단시설이 미흡했던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남성이 CCTV 등 감시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됐으나 즉각 출동해 신병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에 합참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하여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해안 경계·감시망이 뚫린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사단장 등 해당 부대의 대대적인 문책이 예상된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지난해 11월 북한군 남성의 ‘철책 귀순’과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있었던 곳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싹 잡아들이는 미얀마軍

    싹 잡아들이는 미얀마軍

    미얀마 군부가 시민을 마음대로 체포하거나 압수수색하지 못하게 하는 법령의 효력을 중단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지 약 2주 만이다. 과거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인권을 위해 도입된 법인데, 군부가 이를 없애면서 저항하는 시민들의 안전도 더 위협받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은 13일(현지시간) ‘개인 자유와 안보를 위한 시민 보호법’ 제 5·7·8조 효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항은 법원의 허가 없이 시민을 24시간 이상 구금할 수 없도록 하고, 개인의 거주지나 사적 장소를 압수수색할 때 법원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한 규정이다. 이번 조치로 모든 통신 내용에 대한 당국의 감청도 가능해졌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는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경찰의 실탄에 맞은 여성 킨(20)이 결국 사망하며 저항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킨은 당시 물대포를 피해 버스 정류장에 있다가,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 이날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하며 킨은 쿠데타에 항의하다 목숨을 잃은 첫 번째 희생자가 됐다. 우익 세력에 의한 백색테러의 확산 조짐도 보인다. 중부 메이크틸라시에서는 칼을 소지한 폭력배가 쿠데타에 항의한 한 식당 주인에게 돌을 던지고, 식탁과 의자를 뒤집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가 극우 승려 등 죄수 2만 3000여명을 사면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높아졌다. 양곤에서는 젊은이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야간 순찰조’도 운영되고 있다. 군부가 불복종 운동을 벌이는 주요 인사들을 기습 체포하는 일이 늘자 이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주부터 군부는 만달레이 의과대 총장, 병원 관계자 등을 자택에서 붙잡으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연거푸 무산됐다. 앞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특별 회의를 열고 쿠데타 이후 정치인, 언론인, 승려, 학생 등 350명 이상이 구금됐고 대부분이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담뱃재 먹어”… 軍 후임에 가혹행위 20대 징역형 집유

    군 생활을 하면서 후임병을 담배 재떨이처럼 취급하는 등 폭행과 협박, 가혹행위 등을 일삼은 2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강요·강요미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경기도 부천에서 군 생활을 할 당시 담배를 피우면서 담뱃재를 후임병 B씨가 손바닥으로 받도록 했다. A씨는 또 B씨에게 담뱃재를 먹도록 강요하기도 했고, B씨가 이를 거절하자 계속해 협박했다. A씨는 이 밖에 여러 후임병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았다. 안 판사는 “피고인이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후임병들을 폭행하고,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강요해 죄질이 좋지 않다”라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끝내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반성하고 있는 점, 폭행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나름대로 피해자들에게 사죄를 받기 위해 노력을 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경항모 건조하면 정말 나라가 흔들릴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경항모 건조하면 정말 나라가 흔들릴까

    “경항모 건조에 2조원, 함재기 등에 3조원”7만개 일자리 생성…경제효과 35조원 예측美전문가 “소규모 분쟁, 원거리 모두 적합”“경항공모함을 건조하면 10년, 20년 뒤에는 국방비 전액을 여기에 투입해야 한다.” “경항모 전단 유지비만 30조~40조원이 든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말 무서운 예측입니다. 경항모 1척을 도입하는데 이렇게 많은 유지비가 들어간다면 우리 국력은 금방 소진될 겁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초강대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을 제외하고도 인도, 브라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태국 등 세계 많은 나라가 항모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가까운 일본도 경항모 도입을 추진하고 있죠. 지난해 말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 5868억달러로 세계 10위권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세계 10위권 국가의 국력이 경항모 단 1척으로 소진된다면 세계에 항모를 운영할 나라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경항모 유지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경항모 건조하면 국방비 전액 투입?지난 4일 해군은 충남대와 ‘국가안보의 핵심전략자산, 경항공모함의 필요성’을 주제로 ‘경항공모함 세미나’를 가졌습니다. 해군이 직접 전문가들을 초청해 경항모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든 겁니다. 찬반 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전문가 세미나는 많은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물론 비난과 조소도 많았습니다. 언론 보도도 행사의 개괄적인 내용을 전하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행사에서 처음으로 나온 몇 가지 숫자에 주목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충남대의 길병옥 국가안보융합부 교수는 경항모 건조에 2조원, 함재기 20대 및 해상작전헬기 8대 도입에 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길 교수는 “경항모 운용유지비는 통상 건조 비용의 10%임을 고려할 때 연 2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국방예산은 50조 2000억원이었습니다. 전력유지비는 13조 8000억원입니다. 경항모 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4%입니다. 그리고 경항모 전력화에 아직 10년의 기간이 남아있습니다. 길 교수는 건조비와 유지비를 분할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2030년쯤엔 유지비가 1% 미만이 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력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물론 한 해 2000억원이라는 예산은 막대한 금액입니다. 항모 건조예산 2조원도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확보한 세계적인 조선 기술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의 항모 건조기술은 선진국 대비 8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누가 전수해준 것도 아닌데, 해군은 이미 경항모 건조에 필요한 180여개 핵심기술 중 비행갑판 설계, 전투체계 등 160여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길 교수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할 경우 오히려 경제적 파급효과가 35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7만 15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방산중소기업 육성 효과와 수출효과 각 3조원, 항공산업 육성 효과 2조 7000억원 등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근거없이 경항모를 무작정 ‘돈 먹는 하마’라고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겁니다. 길 교수는 “구축함, 잠수함, 다목적·대잠 헬기, 조기경보 헬기, 근접 방어 시스템, 항대공 유도탄 방어시스템 필수 요소는 이미 국방 중기계획에 포함돼 추가 예산소요는 많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항모 건조시 경제적 파급효과 35조원” 다만, ‘장밋빛 환상’은 경계해야 합니다. 적절한 예산 균형은 필요합니다. 중형항모(4만~6만t급)의 공격력이 더 높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훨씬 더 큰 건조비와 유지비가 소요됩니다. 도입 계획에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선뜻 거액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계획을 수정해 중형항모 예산을 감당하자고 주장하는 건 ‘아예 항모 사업을 엎자’고 말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세미나에선 ‘이탈리아의 교훈’도 제시됐습니다. 왜 이탈리아는 2차 세계대전 후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항모를 도입하게 됐을까. 해군 소장인 정승균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과거 이탈리아도 ‘우리는 지중해 중앙에 위치한 불침항모여서 항모가 필요없다. 지상 발진 전투기로 영국 함대를 격침할 수 있다’고 오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소장은 잠수함사령관을 지낸 대표적인 해군 전술 전문가입니다.항모가 해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1940년 11월입니다. 당시 영국 항모 일러스트리어스호에서 발진한 함재기 21대가 이탈리아 남부 타란토항을 기습공격해 전함 3척을 격침하고 순양함 2척을 대파하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불침항모’ 이탈리아의 어이없는 패전 다음해인 1941년 3월에는 영국 항모 포미더블이 참전한 ‘마타판 해전’이 벌어졌습니다. 이탈리아 해군은 함포로 영국 함정들을 수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순양함 4척이 가볍게 파손되고 뇌격기 1대를 잃은 영국과 달리 ‘벌떼’ 공격을 받은 이탈리아는 전함 1척과 순양함 3척, 구축함 2척을 잃고 지중해 통제권을 상실하게 됩니다. 비슷한 사례는 우리가 경험한 6·25 전쟁 때도 있었습니다. 정 소장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진한 전투기는 불과 15분만 공습할 수 있었는데, 조종사들은 “링 위에서 눈을 가리고 경기하는 권투선수처럼 급하게 폭탄을 던지고 날아왔다”고 했습니다. 반면 항모에서 발진한 함재기들은 5~10분만에 현장에 도달했습니다. 북한군 포로들은 “파란 비행기(함재기)가 가장 무서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미국 국방정보국(DIA)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새로운 경항모는 F35B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F35B 확보 시 공습역량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규모 분쟁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공중작전 수행을 위한 원거리 플랫폼으로도 적합하다”며 “한국 해군의 작전능력은 경항모 전투단 보유를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경항모 도입으로 과연 나라가 흔들릴까요. 아니면 국방력이 높아질까요. 이런 의견을 참조해 앞으로 사업 추이를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특활비 폐지하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단독] 특활비 폐지하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용처가 불투명한 특별활동비가 폐지·축소 추세인 가운데 ‘제2의 특활비’로 불리는 특정 업무 경비가 별다른 지출 증빙 없이 군 법무실장들에게 월급처럼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국민 혈세가 군 내부에서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각 군 본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5년(2016~20년)간 수사 활동비 지급 내역에 따르면 해군, 공군, 시설본부, 정보사령부의 법무실장은 ‘특정업무경비’(특경비) 명목으로 매달 22만원씩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육군은 법무실장에게 특경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특경비는 본래 각 기관의 수사·감사·예산·조사 업무에 소요되는 실경비 충당을 위한 예산이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정 업무를 직접 상시로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월정액으로 지급하지 않고 지출 내용을 증빙해야 한다. 업무수행에 일정액 이상 명백하게 사용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개인 정액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군 법무실장은 군 기관 내 법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로 일선 수사를 상시로 수행하지 않음에도 증빙이 필요 없는 월정액 수령으로 매달 특경비를 받고 있다. 사실상 월급 보전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법무실 전직 근무자는 “특경비를 회식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고 제보했다. 특경비는 그간 시민단체 등에서 ‘눈먼 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특활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허다해 2013년에는 당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특경비를 유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낙마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법무실장은 실질적 수사활동을 상시·지속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날짜에 특정금액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지급받을 경우 지출내용을 기록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이것도 없다는 것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즉각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독]특활비는 사라지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월급처럼?

    [단독]특활비는 사라지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월급처럼?

    군 법무실장에 증빙 없이 특경비 매달 지급강대식 의원 “예산 지침 위반, 환수해야”용처가 불투명한 특별활동비가 폐지·축소 추세인 가운데 ‘제2의 특활비’로 불리는 특정 업무 경비가 별다른 지출 증빙 없이 군 법무실장들에게 월급처럼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국민 혈세가 군 내부에서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각 군 본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5년(2016~20년)간 수사 활동비 지급 내역에 따르면 해군, 공군, 시설본부, 정보사령부의 법무실장은 ‘특정 업무 경비’(특경비) 명목으로 매달 22만원씩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육군은 법무실장에게 특경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특경비는 본래 각 기관의 수사·감사·예산·조사 업무에 소요되는 실경비 충당을 위한 예산이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정 업무를 직접 상시로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월정액으로 지급하지 않고 지출 내용을 증빙해야 한다. 업무수행에 일정액 이상 명백하게 사용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개인 정액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군 법무실장은 군 기관 내 법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로 일선 수사를 상시로 수행하지 않음에도 증빙이 필요 없는 월정액 수령으로 매달 특경비를 받고 있다. 사실상 월급 보전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법무실 전직 근무자는 “특경비를 회식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고 제보했다. 특경비는 그간 시민단체 등에서 ‘눈먼 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특활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허다해 2013년에는 당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특경비를 유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낙마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법무실장은 실질적 수사활동을 상시·지속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날짜에 특정금액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지급받을 경우 지출내용을 기록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이것도 없다는 것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즉각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미얀마 軍 장기집권 시사… 쿠데타 전 러·중 접촉은 우연?

    미얀마 軍 장기집권 시사… 쿠데타 전 러·중 접촉은 우연?

    지난 1일 미얀마 군사 쿠데타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문민정부를 무너뜨리고 권좌에 오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비상사태 기간을 당초 선언한 1년보다 더 연장할 뜻을 시사했다. 흘라잉 사령관이 쿠데타 전 중국과 러시아 주요 인사를 잇따라 면담한 정황도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흘라잉 사령관이 지난 3일 기업인 면담 자리에서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비상사태 1년이 끝나도 6개월 더 군정을 이끌 수 있다고 발했다고 5일 보도했다. 앞서 흘라잉 사령관은 비상사태 1년을 선포하고 공정한 총선을 치른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총선 시간표를 언급하진 않았다. 또 군사정권 인사 11명을 새로운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대행’이나 ‘과도’란 명칭을 붙이지 않았다. 군정이 장기 집권을 노리는 방증이란 평가가 나온다. 흘라잉 사령관은 또 쿠데타 전인 지난달 12일 동남아시아 4개국 순방 첫 일정으로 미얀마를 찾은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면담했고, 지난달 22일 미얀마를 공식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면담했었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흘라잉 사령관이 쿠데타를 ‘사전 승인’ 받았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쿠데타 이후 소집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쿠데타 규탄 및 수치 고문 석방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인권위 “성전환 군인 변희수 하사 강제전역 부당”

    인권위 “성전환 군인 변희수 하사 강제전역 부당”

    국가인권위원회가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23) 전 육군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권고했다. 1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14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각각 변 전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와 관련 제도 정비를 권고했다. 변 전 하사는 육군 하사로 복무하던 2019년 11월 태국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다. 그는 군에서 계속 복무하기를 희망했지만, 육군은 변 전 하사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22일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당시 변 전 하사는 전역 심사를 이틀 앞둔 지난해 1월 20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부당한 전역심사 중지를 요청하는 긴급구제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인권위는 이튿날인 21일 긴급구제 결정을 내리고 육군본부에 전역 심사위원회 개최를 3개월 연기할 것을 권고했으나 육군은 계획대로 강행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자신의 신체와 성 정체성 일치를 위해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이 심신장애인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면서 “육군이 명확한 법률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심신장애 요건으로 해석해 피해자를 전역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이번 전역 처분은 초유의 상황으로 군 당국으로서도 입법 미비의 상황에서 기인한 이유가 크다고 판단된다”면서 “관련 규정의 미비점과 해외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선책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육군은 “인권위 권고의 취지는 존중하나 현재 해당 건에 대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미얀마의 봄’ 5년 만에… 軍독재로 회귀

    ‘미얀마의 봄’ 5년 만에… 軍독재로 회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실질적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76) 국가고문이 1일 새벽 군부 쿠데타에 의해 구금됐다. 2016년 1월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반세기 군부독재의 마침표를 찍었던 미얀마의 민주화 여정은 5년 만에 또다시 위기에 빠지게 됐다. AP통신은 미얀마군 TV가 “지난달 11월 총선의 선거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를 시행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군은 또 “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며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구금된 인사에는 수치 고문 외에도 윈 민 대통령과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고위 인사들이 포함됐다. 미얀마 독립영웅 아웅산의 딸로, 군부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수치 고문과 NLD는 2015년 11월 총선에서 승리하며 53년간 지속된 군부 집권을 종식하고 문민정부를 수립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도 NLD는 전체 의석의 83.2%를 차지하는 압승을 하며 ‘문민정부 2기’ 시대를 연 바 있다. 하지만 군부와 연계된 제1야당인 연방단결발전당(USDP)이 유권자 명부가 실제와 860만명가량 차이가 있다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적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 제도에 강력한 지지를 계속 이어 갈 것”이라며 수치 고문 등 정부 요인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박보검도 보냈다”…軍편지공모전, 대상은 ‘의붓아버지께 보낸 편지’

    “박보검도 보냈다”…軍편지공모전, 대상은 ‘의붓아버지께 보낸 편지’

    국방부, 코로나19 계기 장병 대상 편지공모전편지 3759편 응모해 21편 선정공군 남의관 상병 대상 1일 국방부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장기간 외출, 외박이 제한된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편지공모전 ‘새해엔 편지하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부터 2주간 실시한 공모전에 3759편이 응모됐다. 외부 심사위원 심사를 거쳐 최종 21편이 선정됐다. 현재 해군에 복무 중인 배우 박보검 일병도 팬들에게 보낸 편지를 공모전에 제출했지만 입상하지 못했다. 공모전 대상은 공군 남의관 상병에게 수여됐다. 남 상병은 의붓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등학생 때 아버지를 처음 만나고, 대학 진학을 하고, 저의 새로운 아버지가 되어주시고, 그리고 입대를 한 지금까지 아버지께서는 저의 모든 과정에 이유 없는 무한한 응원과 격려, 그리고 더 큰 사랑을 주셨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 ‘아버지’라는 단어와 존재의 의미를 제게 깨우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한 우리 가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어머니를 행복하고 외롭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밝혔다. 수상 소식을 전달받은 남 상병은 “아버지께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심을 이번 기회를 통해 전할 수 있었다. 군 생활의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게 되어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 홀어머니, 외국인 아내, 치매로 기억을 잃으신 할머니, 기부로 인연을 맺은 소아암 환자 등에게 보내는 편지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공모전은 지난달 1일부터 2주간 실시돼 총 3759편의 편지가 응모됐고, 외부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21편을 선정했다. 선발된 모든 병사들은 3박4일의 휴가를 받고, 편지 수신인에게는 설날(2월 12일)까지 농·축·수산물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배송될 예정이다.국방부는 “비록 최종 21편에 들지는 못했지만, 현재 해군에 복무 중인 박보검 일병이 팬들에게 보낸 편지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포상 휴가는 군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른 제한이 풀리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 불가피할 경우 전역 전 휴가에 붙여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헸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법원 “軍 동성 성추행 수사만으론 성소수자 사찰 아냐”

    장병들의 동성 간 성추행 혐의를 수사한 군사 당국의 정보를 공개하라며 군인권센터가 행정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는 군인권센터가 “정보공개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육군 중앙수사단은 2017년 1~4월 군 내부 장병들의 동성 간 성추행 혐의를 수사했다. 이후 군인권센터는 2019년 10월 수사와 관련해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자료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가 비공개 결정을 통보받고 행정소송을 냈다. 군인권센터는 “이 사건은 수사가 끝나 정보가 공개돼도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수사는 육군 참모총장이 성소수자 장병을 위법·부당하게 색출하려는 것으로, 불법성과 부당성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군인권센터가 공개 청구한 정보는 범죄의 예방·수사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성소수자 색출 수사’ 주장과 관련해서는 “이 사건 수사는 군형법이 금지하는 성적 행위를 한 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만을 이유로 범죄 혐의와 무관하게 사찰하거나 색출해 낸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의료진·요양시설, 두 갈래 우선 접종… 軍 띄워 ‘007 수송작전’

    의료진·요양시설, 두 갈래 우선 접종… 軍 띄워 ‘007 수송작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다음달 코로나19 백신 접종 최우선 대상으로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아니라 의료진을 선정한 것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튼튼해야만 코로나19 방역도 가능하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진이야말로 코로나19 환자와 밀접접촉을 할 수밖에 없어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집단감염이 걷잡을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초기 물량 도입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봐서 우선 접종 순위를 나눌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중증질환의 발생 위험, 의료체계와 사회기반 시스템 유지, 취약자로의 전파 등을 기준으로 삼아 전문가 논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감염병전담병원, 중증환자치료병상 운영병원, 생활치료센터 의료진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접종을 2월부터 시작하는 것 역시 가뜩이나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수도권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을 때 의료진과 병상이 모자라 자택 대기 중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의료진과 함께 우선 접종 대상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인 것은 의료취약시설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고령층을 보호해 우선적으로 중증환자를 감소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이 오는 31일로 종료되는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사적모임 금지 조치의 연장을 고려하는 것도 지역 확진자를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1분기 대상자들의 접종까지 이뤄지면 사망자가 줄어드는 등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방대본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 19일까지 1년간 집단발생을 통해 3만 3223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요양병원이 4271명으로 12.9%를 차지했다. 지난 24일 기준 연령별 치명률 역시 80대 이상 20.24%, 70대 6.38%, 60대 1.35%로 나타났다. 전체 치명률 평균이 1.80%인 것을 고려하면 70대 이상은 평균 치명률이 적게는 3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높다. 방역 당국은 까다로운 백신 보관 방식과 전국에 걸쳐 있는 접종 장소 등을 고려해 안전한 유통보관체계 구축 방안도 내놨다. 백신 호송·경계 등 지원 임무를 위해 군과 관계부처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백신 수송지원본부’를 본격 가동한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주경 국방부 백신수송지원본부장은 “성공적인 백신 접종을 보장하기 위해 신속하고 안전한 백신유통에 군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백신수송지원본부를 지원하기 위해 57개 부대, 528명으로 국방신속지원단도 구성했다.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막기 위해 투명한 정보공개도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월 1일부터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정보누리집을 통해 예방접종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3월부터는 예방접종 가능 시기와 사전예약기능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 개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4월부터는 예방접종 시기 그리고 장소, 유의사항 등을 사전에 안내해 국민들이 편리하게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33살 나이차…36살 생일 맞은 태국 국왕 ‘배우자’ 생일 행사

    33살 나이차…36살 생일 맞은 태국 국왕 ‘배우자’ 생일 행사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26일(현지시간) ‘배우자’ 시니낫 웡와치라파크의 생일을 맞아 수도 방콕의 와수크리 부두에서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날 와치랄롱꼰 국왕은 배우자의 생일을 기념해 차오프라야강에 물고기를 방생했다. 앞서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 2019년 7월 시니낫에게 왕실 역사 100년 만에 처음으로 국왕의 배우자라는 호칭을 부여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해 10월 와치랄롱꼰 국왕은 배우자인 시니낫에 대해 왕실은 물론 군(軍) 지위까지 모두 박탈했다. 왕실은 당시 성명을 통해 시니낫이 조신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 국왕에게 불충실했다고 지위 박탈 이유를 설명했다. 왕실은 “은혜를 모르고 지위에 맞지 않게 행동한다”며 “시니낫은 자신에게 수여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왕비 지위까지 오르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왕실의 훌륭한 전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국왕과 왕비에 복종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후 지난해 9월 와치랄롱꼰 국왕은 ‘배우자’ 웡와치라파크의 지위 회복을 지시해 왕실 및 군 지위를 회복하도록 했다. 왕실 육군간호대학을 졸업한 시니낫은 조종사 교육을 받은 뒤 왕실 근위대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9년 5월에 왕실 근위대 소장으로 진급했다. 한편 1985년생인 시니낫은 올해 36살 생일을 맞았으며, 1952년생인 태국 국왕과는 33살의 나이 차이가 난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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