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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도의 교훈] ① 국가전체 안보의식 전환점돼야

    [연평도의 교훈] ① 국가전체 안보의식 전환점돼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무자비한 포격을 가한 지 1주일이 지났다. 6·25전쟁 이후 최악의 도발에 따른 충격은 지금까지 가시지 않고 있다. 대낮에 민간인에게 포를 발사한 북한군에 대한 분노가 큰 만큼 우리 군의 무기력증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도 크다. 미국의 안보가 9·11 테러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듯 연평도 사건을 한국판 9·11로 교훈 삼아 군과 정부, 정치권은 물론 국민까지 자성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교훈을 시리즈로 싣는다. “어머나, 어떡해요. 지금 막 포탄이 떨어지고 있어요. 아악~” 지난달 23일 백주에 TV를 타고 들려온 연평도 주민의 다급한 목소리는 선뜻 현실로 믿기 힘들었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순식간에 벌어지면 실감이 안 나는 법이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화면을 통해 피격 장면이 생생히 드러났고, 국민은 경악했다. 미국인들은 이런 경험을 이미 9년 전에 했다. 2001년 9월 11일 아침, 여객기가 맨해튼의 국제무역센터 빌딩을 들이받는 영화 같은 장면에 미국인들은 넋을 잃었다. 믿기 힘든 도발에 충격을 받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같았지만 그후 양국이 걸은 길은 달랐다. 9·11 테러 바로 다음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뉴욕의 테러 현장을 찾아 ‘보복전쟁’을 천명했다. 대통령의 말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불과 사흘 뒤 부시 대통령은 오사마 빈라덴이 숨어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렸다. 의회는 테러 응징을 위한 긴급지출안 400억 달러를 승인했다. 이듬해 11월 미 행정부는 대 테러 기능을 통합한 ‘국토안보부’를 창설했다. 1947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정부조직 개편이었다. 지난 3월 말 일어난 천안함 사건을 처절하게 교훈삼았다면 연평도 사건은 막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당시 정부와 군은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호언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불과 8개월 전 기습공격을 당했던 군대의 대포는 거짓말처럼 고장나 있었고, 군 수뇌부는 여전히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허둥댔다. 국민은 정부와 군에 돌을 던질 자격이 있을까.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미국의 정치권과 여론은 정파와 이념을 막론하고 대통령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평소 그토록 부시를 저주했던 미국 국민과 야당도 국난 앞에서는 하나가 됐다. 반면 천안함 사건을 믿지 않는 일부 우리 국민은 북한대신 대통령을 저주했다. 북한의 도발이 시청각(視聽覺)으로 눈앞에 펼쳐지고 민간인이 희생을 당하고 나서야 국민들이 제대로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뼛속까지 뜯어고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연평도 사건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안보는 연평도 사건을 기점으로 천지개벽의 변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9·11 테러를 당한 미국은 대통령에서부터 일선 군부대에 이르기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테러 나흘 만에 보복공격이 단행된 것은 평소 군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언제 전쟁을 치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우리 군은 무기력했다. 천안함 사건 직후 대통령은 군 기강확립과 국방개혁을 지시했지만 결과적으로 군이 정신을 차리지 않았음이 연평도 사건으로 확인됐다. 정치가 군을 망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정권 10년간 군의 ‘전투 DNA’가 사멸됐다는 지적과 함께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북 정보나 작전을 다루는 핵심전력은 흔들지 말고 근간을 유지하는 불문율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원칙 없는 인사가 횡행하면서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의지 문제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갖는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연평도 사건을 보면서 근본적으로 군이 싸우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스스로도 “군 조직이 행정조직처럼 변해버렸다.”고 자조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지하게 의지를 자문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있다. 9·11테러 직후 1주일간 증권시장이 열리지 못하고 모든 국제 항공선이 차단되는 바람에 미국민들은 경제적·심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지만, 그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주저하지 않았다. 전쟁이 옳은가라는 논쟁은 차치하고, 미국인들은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자신들의 훼손된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을 택했다. 때문에 “9·11로 미국인들은 그토록 소중하게 여겨온 자유를 안보에 내줬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반면 우리는 피해를 무릅쓰고라도 정의를 실현할 용기가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이 확신을 갖지 못하면 선거로 뽑힌 정부는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軍 교전규칙 대폭강화

    軍 교전규칙 대폭강화

    국방부는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유엔사 및 한미 연합사와의 협의를 거쳐 정전 교전규칙을 개정하고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전 이후 유엔군사령부가 정한 교전규칙은 한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그동안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교전규칙을 개정하겠다고 했지만 군 자체의 작전지침만을 수정해 왔다. 작전지침은 유엔사 교전규칙을 근거로 만들어진 작전예규에 따라 정해진 우리 군의 대응 방향으로 교전규칙의 범위를 넘을 수 없는 하위 지침이다. 국방부는 천안함 사건과 함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유엔사와 미군 측에 직접 협조를 요청해 교전규칙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개정되는 규칙은 평시 작전권을 행사하는 합참의장의 권한과 책임을 보장하고 기존 비례성의 원칙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적의 응징 여건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부는 “기존 동종(同種)·동량(同量)의 무기사용 기준에서 ‘적의 위협과 피해규모’를 기준으로 응징의 종류와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이 연평도 공격 때와 같이 122㎜ 방사포를 동원한다면 우리 군은 다연장로켓포와 같은 무기로 대응한다는 것이 수정된 개념이다. 한편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서해 한·미 연합훈련에서 실시된 대량살상무기(WMD) 해양차단훈련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훈련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고위 소식통은 “이번 훈련은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해상차단훈련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훈련”이라면서 “북한 정권의 붕괴 등 급변사태를 고려한 (개념계획 5029에 따른)훈련으로 이번 (서해 한·미 연합)훈련에서 함께 이뤄졌다.”고 전했다. 급변사태에 대비해 한·미 양국군이 실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한·미는 북한의 급변 사태를 김정일 변수에 따른 정권교체와 대량살상무기 유출, 군사쿠데타, 자연재해, 북한 내 남한인 인질사태, 대규모 육·해상 탈북 등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이날 오전 수뇌부 회의를 열고 북한의 추가도발이 있을 경우 합동전력으로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軍면제자 안보라인 정리’ 주장 일리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그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부의 안보 관계 참모만이라도 이번 기회에 군 면제자는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불신은 이런 점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홍 최고위원의 발언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해 대북 정보수집 능력의 약화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 파장은 작지 않다. 대통령을 비롯해 김황식 국무총리,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외교통상부 장관, 국정원장 등 정부·여당 지도부에 병역 면제자가 그 어느 때보다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이야 국민이 직접투표로 뽑은 선출직이므로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그 밖에 인사들 면면을 보면 홍 최고위원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 우리는 북한과 3년여 전쟁을 치렀고 지금도 정전상태이다. 또 북의 연평도 공격에서 보듯 크고 작은 도발이 간단없이 이어져 왔다. 그러하기에 징병제 실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따라서 심신이 건강한 젊은이는 누구나 군 복무를 해야 했다. 그런데 이런 나라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사람이 정부·여당의 핵심에 대거 포진해 있다는 사실을 어찌 바람직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는가. 홍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같은 당의 권영세 의원은 “포퓰리즘 차원의 비판”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나 권 의원의 주장은 국민정서를 제대로 모르는 데서 나왔다고 본다. 국민은 징병제인 우리 사회에서 병역 면제자는 극소수인데, 어째 정부 고위직에는 면제자가 넘쳐나는가라는 당연한 의문을 갖고 있을 뿐이다. 아울러 몇몇 인사의 병역 면제 과정이 왜 불투명한가 의혹을 품고 있을 뿐이다. 이번 북의 연평도 공격에서 안보라인은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그 과정에 청와대 벙커에서 열린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 장면을 지켜보며 국민은 군 면제자가 너무 많이 섞여 있음을 새삼 깨달았고 분노했다.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라도, 홍 최고위원의 요구처럼 최소한 안보관계 라인에 있는 병역 면제자만이라도 차제에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연평도 요새화 3대 문제점

    연평도 요새화 3대 문제점

    군의 주먹구구 식 전시행정이 되풀이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응징을 벼르며 최정예 무기를 연평도에 집결시키고 있지만 안전과 안보를 담보하지 않은 전력 배치와 무인도화를 부추기는 전력 보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군은 최근 북한의 추가 포격에 대비해 연평도에 1개 포대 규모인 M270 다연장 로켓포(MLRS) 6문과 K9 자주포 6문, 자주포탄 자동운반차량인 K10 등을 추가로 배치했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이와 함께 사거리 250㎞의 이스라엘제 지대지 미사일인 딜라일라와 개량형 K55 자주포 등도 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좁은 연평도에 추가 장비가 들어설 방어 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야산과 도로, 심지어 민간 시설에 최정예 무기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군 내부에서조차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선다면 새로운 표적만 될 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방부가 서해5도의 전력 증강 명목으로 사거리 200~300㎞인 지대지·지대공 미사일 구입비용을 예산으로 신청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최전방에 배치해 북한의 타격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지대공 미사일은 전투기에 탑재해 쏠 수 있는 무기다. 급조된 K9 자주포와 MLRS가 도로와 민가를 점령하면서 연평도의 무인도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원성도 흘러나온다. 무인도화는 북한에 상륙·점거 빌미만 내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늘어나는 병력과 무기 체계에 불안을 느끼지 않을 주민이 없는 만큼, 군이 보다 깊이 있는 검토와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전력을 보강하거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은 30일 MLRS 등의 전력보강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MLRS 등의 전력보강은 이미 전날 연평도 현지 취재진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MLRS 등의 이동 모습, 배치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은 “언론이 군 전력을 북한에 속속들이 알려주고 있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위장막도 없이, 보란 듯이 최정예 전력무기들을 옮긴 군이 언론을 상대로 ‘보안’을 강조하는 것은 옹색한 변명일 뿐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軍 6일부터 해상 29곳서 사격훈련

    軍 6일부터 해상 29곳서 사격훈련

    합동참모본부가 오는 6일부터 전국 해상 29곳에서 사격훈련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30일 서해 연평도에서 예정됐던 포사격 훈련을 실시하지 않아 또 북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30일 국립해양조사원이 제공하는 항행경보에 따르면 합참은 6일부터 12일까지 서해는 서북도서 지역인 대청도 남서방을 비롯해 격렬비열도 남방, 안마도 남서방, 대천항 근해, 미여도 근해, 직도 근해, 안흥 남방, 어청도 서방, 흑산도 남서방, 초치도 북서방 등 16곳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 합참 관계자는 “대청도 남서방에선 해군 함정이 남서쪽으로 사격하는 훈련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동해는 포항 동북방, 강릉 동방, 울릉도 근해, 울산 동방, 영일만 동방, 거진 동방, 기사문 동방 등 7곳이며 남해는 욕지도 남동방, 거제도 남동방, 남형제도 근해, 제주도 동방, 추자도 근해, 서귀포 근해 등 6곳이다. 군 당국은 연평도에서도 조만간 사격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연기된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해 “적절한 날 재개하려고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연평도 포사격 훈련은 취소된 것이 아니며 연기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기된 이유는 “날이 좋지 않고 민간인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방장관도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의 ‘어제 포격 훈련을 계획했었다고 하는데 왜 안 했느냐.’는 질문에 “계획은 유효하며 연기한 이유는 오늘 기상이 좋지 않아서 그렇다.”고 답했다. 훈련이 연기된 이유는 또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결의안에 따라 포사격 훈련을 신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IMO는 해상 안전을 위해 ‘세계항행경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 시스템에 가입해 있다. 나라 간 약속이다 보니 가입국은 의무사항으로 지켜야 한다. 이 시스템에 따라 우리 군은 포 사격 훈련 1주일 전에 모두 합참 합동화력과로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전군의 해상 포사격 훈련을 종합한 합동화력과는 훈련일정을 국토해양부 국립해양조사원에 고시하도록 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게다가 이번 포 사격훈련이 미군 전력이 대규모로 서해에 주둔한 상황에서 북한의 공격을 받아 마무리 짓지 못한 훈련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군 안팎에서도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란 여론도 있었다. 군은 외형적으로 연평도 포격 도발 당일 훈련에서 당초 사용할 예정이던 훈련용탄 가운데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20%의 포탄을 이용해 사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북한의 포격 도발 당일과 같은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창구·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햇볕정책 실패’ 최종판단… 대화보다 제재 나선다

    ‘햇볕정책 실패’ 최종판단… 대화보다 제재 나선다

    대북전략 - “北태도 스스로 바뀌기 어렵다” 결론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대북정책의 기조를 ‘강경모드’로 바꾸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담화에서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에 강한 회의론을 제기하면서, 앞으로는 제재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 큰 도발만을 키운다.”는 발언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5·24 담화 때에 비해서도 한층 강경해진 발언이다. 당시에는 “북한 정권도 이제 변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북한이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북한 쪽에 공을 넘겼다. 하지만 북한의 그간의 행태로 볼 때 이제는 스스로 북한의 태도가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만큼, 국제사회나 우리 쪽에서 강도 높은 대북 전략을 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여년 넘게 우리가 북한에 인도적·경제적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HEU)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세상에 공개하는 등 핵개발 야욕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엔 민간인에 대한 포격까지 자행했기 때문에 더 이상 ‘대북유화론’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의 대북정책인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은 실패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 이긴 중국이 지난 28일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제안했지만, 우리가 “지금은 그런 것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한마디로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등 협상을 통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더 이상 ‘당근’이 아닌 ‘채찍’을 쓰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오전에 담화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상황을 직접 챙긴 것도 이같은 강경한 분위기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만나 “한·미 양국군이 훌륭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북한)에게는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는 당분간 남북갈등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초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쯤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국민 사과 - 우리軍 초기대응 미흡 사실상 인정 이날 담화에서 이 대통령은 또 군의 초기 대응이 미흡한 점과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우리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은 것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직접적인 발언이 나왔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는 발언도 우리 군이 초기 대응에서 허둥지둥대며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북 메시지 - “반드시 대가” 강력한 응징 재차 다짐 천안함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재차 다짐한 것이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백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일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세력을 겨냥해서는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됐을 것”이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민간인을 향해 군사공격을 한 북한에 대해서는 “어린 생명조차 안중에 없는 북한 정권의 잔혹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전시에도 엄격히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초강경 대응전략에 나선 것은 책임소재가 한동안 불분명했던 천안함 사건과 달리, 이번에는 북한의 소행이 처음부터 확실했기 때문에 북의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도 우리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면서 “미국·일본·독일·영국 정상들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고 우리의 입장을 적극 지지해 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위기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천안함 폭침을 놓고 국론이 분열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처럼 국민의 단합된 모습 앞에서는 북한의 어떠한 분열 책동도 발붙이지 못할 것”, “하나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는 발언들이다. 국론이 하나로 모이지 않으면 지금의 안보위기 상황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초기 대응이 조금 미진했다는 부분을 포함해서 북한에 대해서는 단호한 메시지를 주면서 국민들이 단합해서 이번 안보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 등이 이번에 대통령이 강조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방 개혁 - “군대다운 군대 만들 것” 강군 육성 의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방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면서 ‘강군 육성’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면서 “서해 5도는 어떠한 도발에도 철통같이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우리 장병들은 용감히 싸웠고,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철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임무를 다했다.”면서 “휴가 나갔던 장병들은 즉시 부대로 달려갔다.”고 밝혔다. 군이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허점을 드러냈지만, 이는 일부 군 수뇌부의 문제였을 뿐이며 국방장관의 경질 등으로 문책을 했고, 현장에 있던 연평도 해병대 병사들은 용감하게 대처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바닥에 떨어진 군의 사기를 높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연평면 통제구역 지정

    지난 23일 북한군의 포격을 당한 연평도가 통합방위법에 따라 29일 통제구역으로 설정됐다. 통합방위법이란 적의 침투나 도발 등에 대응해 국가를 방위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법이다. 1997년 제정됐으며, 법 제정 이후 통제구역이 실제로 설정된 것은 처음이다. 통합방위법 12조에 따르면 적의 침투·도발이나 위협이 있을 경우에는 갑종·을종·병종으로 나뉘어 통합방위사태가 선포된다. 갑종 사태는 적의 대규모 병력 침투나 대량 살상무기 공격 등의 도발이 있을 때, 을종 사태는 여러 지역에서 적의 침투·도발로 인해 단기간 내 치안회복이 어려운 때 각각 선포된다. 병종 사태는 적의 침투·도발이 예상되거나 소규모의 적이 침투해 단기간 내에 치안을 회복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현재 연평도 전역에는 통합방위 을종 사태가 선포돼 있다. 통합방위법 16조는 통합방위 사태가 선포된 뒤 해당 지역 군부대의 작전 지휘관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통제구역 설정을 제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지자체장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막기 위해 통제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 옹진군은 지난 28일 해병대 연평부대의 통제구역 설정 요청에 따라 통합방위협의회 위원을 상대로 서면 심의를 벌였으며, 위원 과반이 찬성하자 이날 낮 12시를 기해 연평면(7.29㎢)을 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연평부대는 북한군 해안진지가 있는 개머리해안이 보이는 조기박물관 전망대와 한전 연평도발전소, 새마을리, 연평부대 인근 도로의 통행을 전면 금지하는 등 섬내 통행금지 구역을 대폭 확대했다. 연평부대는 그러나 “군시설 접근 및 관측 가능한 지역의 통행만 금지하고 마을 중심가와 부두에서는 자유로운 통행 및 활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백령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155㎜ 포 오발… 軍 왜 이러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이은 한·미 합동훈련으로 남북 간 긴장이 절정에 다다르고 있는 28일 오후 3시쯤 경기도 파주시 문산 인근 육군 모 부대 예하 포병부대에서 155㎜ 견인포탄 한 발이 실수로 잘못 발사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군(軍)에 따르면 이 부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경계가 강화되면서 부대 내에서 대비태세 훈련중이었으며, 155㎜ 견인포에 장전돼 있던 포탄 1발이 의도하지 않게 발사됐다. 포탄은 부대에서 북쪽으로 14㎞ 가량 떨어진 판문점 인근 군사분계선(MDL)과 남방한계선 사이 비무장지대(DMZ) 야산에 떨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포탄이 떨어진 곳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불과 수백여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어서 자칫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뻔했다. 군 관계자는 “사고 부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즉각 대응 사격이 가능한 지를 점검하던 중이었으며 장병이 훈련상황을 실제 상황으로 착각해 1발이 격발되는 오발사고가 났다.”면서 “부실대응 논란이 있던 터라 장병이 긴장 속에서 순간적인 착각을 일으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발 방지 장치가 없었고, 장병들의 피로가 누적돼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군 당국은 사고 1시간40분 뒤인 오후 4시40분 북측에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훈련중 의도하지 않은 오발사고였다.’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보냈다. 북측의 대응은 없었다. 군은 사고경위를 정확히 파악한 뒤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日 민영TV “한국軍 응전 불충분했다”

    일본 언론이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한국의 반격 과정에서 한국군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남북한 간 오랜 군사대치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의 방위태세가 예상 외로 느슨한 것으로 드러나 놀랍다는 표정이다. 민영TV인 TBS는 28일 “북한 측이 170발을 연평도에 포격한 데 비해 한국 측은 80발만 쏘는 등 (한국 측의) 응전이 불충분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TBS는 또 지난 3월 천안함 침몰 사태가 일어난 뒤에도 한국 군이 유사 시에 대한 대책을 개선하지 않았다가 이번 일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산케이신문도 지난 27일 북한은 이번 공격에 로켓포까지 동원한 것으로 판명됐지만, 한국군은 연평도에 배치한 155㎜ 장거리 자주포(사거리 40㎞) 6문 중에서 정작 3문밖에 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북한군이 연평도 주변의 서해안 일대에 군단 규모의 병력 수만명을 배치한 반면 한국군은 해병대 약 5000명 등 여단 규모에 그친 데다 최근에 축소 계획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충돌이 되풀이되는 최전선인데도 한국군이 뜻밖에 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수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한국군의 이 같은 문제점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의 포용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의 포용정책 이후 장병들의 대북 적개심이 크게 줄었고, 지휘관들도 무사안일주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軍, 대북심리전 재개

    군이 대북심리전을 재개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체제 비난 선전물을 이용한 심리전이다. 군은 북한이 해안포와 방사포로 서해 연평도를 무차별적으로 포격한 지난 23일 밤 11시 대북 심리전용 전단지 40여만장을 비밀리에 북한지역으로 날려 보냈다. 경기도의 김포와 연천 적거리, 강원도의 철원과 봉송 대마리 등 4곳에서 10여만장씩 기구에 달아 북으로 보낸 것이다. 전단지는 김일성·정일·정은 3대 세습을 비롯한 체제 비난과 선군정치가 경제파탄의 원인이라는 등 모두 9가지의 북한에 대한 비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또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 계속될 경우 대형 확성기를 통한 방송 심리전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군은 천안함 사건 이후 6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던 대북심리전을 FM라디오를 통한 ‘자유의 소리’방송으로만 실시해 왔다. 앞서 우리 군은 천안함 사건 후속조치로 대북심리전 재개를 발표하고도 라디오 방송 외에는 한반도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재개를 미뤄 왔었다. 하지만 북한의 비이성적인 도발이 이어지자 즉각적으로 전단 살포 방식의 심리전을 실시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우리 군의 심리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 왔다. 독재 체제에서 체제를 비난하는 전단은 체제 붕괴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군이 대북심리전을 재개하려 하자 심리전 재개시 무력보복을 통해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 왔다. 전방 11개 지역에 설치된 심리전용 확성기를 이용하면 군사분계선(MDL) 북측 지역에서 야간에는 약 24㎞, 주간에는 약 10㎞까지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새벽에 이뤄지는 방송을 통해 MDL 근처 북한군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체제에 대한 신뢰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앞서 군은 지난 5월 천안함 사건 후속조치 일환으로 천안함 침몰 사건의 조사결과와 함께 국제정세 등을 담은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또 남한의 경제생활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아 북한군과 주민들을 동요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모든 정보를 통제해 오던 북한의 수뇌부 입장에서 우리 정부의 심리전은 체제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치명적인 위협이기 때문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국방개혁 상충된 입장 조율이 관건”

    군 내에선 새 국방장관으로 내정된 김관진 전 합참의장이 앞으로 국방개혁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 천안함 사태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잇따른 군내 사고로 추락한 군의 사기를 얼마나 빨리 회복시킬지도 중요한 숙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김 내정자의 오랜 야전지휘관 경험, 해박한 전투 식견, 합리적인 업무스타일 등에 큰 기대를 거는 기류가 역력했다. 한 육군 장성은 “김 내정자가 청와대가 강도 높은 국방개혁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군 사이에서, 또 군 내부에서 제기될 수 있는 상충되는 입장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개혁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는 최근 내년부터 추진할 69개의 국방개혁 과제를 선정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국방부에도 선정 과제를 전달했다. 이들 과제에는 군 구조개선과 부대 효율화, 장성 수 감축,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교육, 육·해·공군본부의 총사령부체제 개편 등 각군 뿐 아니라 예비역들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특히 장성 수 감축 문제는 육·해·공군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천안함 사태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소극적 대응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국군의 대국민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김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일련의 사태에서 노출된 군의 주먹구구식 대응 실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국방예산 효율화와 군 조직 슬림화 등도 숙제로 남겨져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윗사람 말이라고 무조건 휘둘리는 인사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고 합리적인 인물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국방분야 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감안할 때 다음 달 초로 예정됐던 군단장급 이하 정기인사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사위원들은 일단 일선으로 복귀해 있고, 전임 김태영 장관이 인사를 후임 장관에게 넘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성 인사가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군 인사는 군단장급 이하 인사이기 때문에 김 내정자가 취임하더라도 대폭 물갈이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게 군내 중론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北 또 20발

    北 또 20발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도발로부터 사흘이 지난 26일 오후 연평도 북방 북한 내륙지역에서 다시 6차례의 포성이 들렸다. 그러나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포탄이 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낮 12시 20분부터 오후 3시 조금 넘는 시간까지 북한 개머리 방향 내륙지역에서 간헐적으로 수차례 포성이 들렸다.”면서 “우리 측 지역이나 해상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현장 사진] ‘北포격’…폐허가 된 연평도 합참 관계자는 이어 “해안지역이 아닌 내륙지역에서 실시한 일반적인 사격훈련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쪽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도에서 포성이 청취된 것은 6차례였지만 모두 20여발의 포를 발사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군은 일반적인 내륙에서의 북한군 자체 포사격 훈련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포는 이번에 연평도를 공격한 해안포나 방사포는 아닌 것으로 보이며 우리 측 지역이나 해상으로 떨어진 포탄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수차례 포성이 들리자 군 당국은 연평도 주요 도로를 차단하고 병력을 배치했으며, 연평도 발전소 직원이나 주민들을 긴급 대피토록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장관만으론 안 된다… 軍 전면 쇄신하라

    김태영 국방장관과 김병기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경질한 것만으로는 안 된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서 다시 확인된 군의 무사안일과 총체적인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쇄신이 절실하다. 장관 경질은 쇄신의 시작일 뿐이다. 먼저 군 수뇌부를 전면 물갈이해야 한다. 천안함 폭침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변화도 이뤄내지 못한 수뇌부를 그대로 두고선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바로잡지 않고는 쇄신을 기대할 수 없다. 후임 장관으로 내정된 김관진 전 합참의장뿐 아니라 군 수뇌부에는 경험이 풍부한 야전군 출신이 중용돼야 한다. 또한 청렴하고 강직한 인물이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행정이나 정책 분야에서 큰 군인들이 득세한 탓에 원칙을 따르기보다 약삭빠르게 대응하거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군인은 군인다워야 한다. 군인의 본분은 적으로부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사수하는 것이다. 새 육·해·공군 체제가 들어서면 군의 조직, 교전 시스템을 재점검하는 동시에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군의 미숙하고 안이한 대응, 최근의 잇따른 사고는 기강이 해이해진 탓이 크다. 북의 공격에 대해서는 즉각 응징하는 체제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현대전에서 곧바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은 몇 분 사이에 자국의 주요 시설이 모두 파괴된다는 것을 뜻한다. 더욱이 이번처럼 13분,15분 만에 응전한다는 것은 군의 존재 이유를 되묻게 하는 것이다. ‘비례성의 원칙’과 확전 방지에 얽매인 교전규칙은 도발 즉시 적의 공격 원점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가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 북한은 여전히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무력행동에 나설 것임을 위협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시했듯이 즉각 서해 5도의 전력을 대폭 증강해야 한다. 아울러 새 수뇌부는 국방선진화위원회가 확정한 국방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특히 국방비의 효율적 집행과 군 장비 획득의 투명성 확보 등 ‘군수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 국민은 말로만 명품인 무기나, 말로만 최강인 군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적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체계와 불퇴전의 강군을 원한다. 강력하면서도 전면적인 쇄신만이 땅에 떨어진 군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북한군, 우리軍·국민 향한 고도의 심리전”

    지난 23일 서해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해 해병대원과 민간인을 살상한 북한이 사흘 만인 26일 또다시 포성을 내며 포사격 훈련을 실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우리 군은 한때 북측 포성에 잔뜩 긴장하기도 했다. 게다가 월터 샤프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연평도를 방문한 시간과 포성이 들린 시간이 교차하면서 미군을 향한 심리적 압박용 포성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샤프 사령관은 오전 11시부터 연평도를 방문했다가 오후 3시 용산 기지로 복귀했다. 북한군의 포성은 낮 12시 20분쯤부터 오후 3시 넘어서까지 6차례 정도 작게 청취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샤프 사령관과 동행했던 인사들은 당시 포성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이번 포성이 연평도 포격 도발의 원점인 북한 개머리기지 인근 내륙에서 실시된 포사격 훈련의 소리로 추정하고 있다. 일상적인 포사격 훈련 때도 연평도에서 그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하지만 포격 도발의 악몽이 사라지기도 전에 포 소리를 내며 훈련하는 북한의 모습은 심리적으로 위축된 우리 측에 더욱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더 많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미 자신들의 조준사격임을 밝힌 데다 2차, 3차 보복타격을 운운한 북한이 내륙에서의 포사격 훈련을 통해 우리 군과 국민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도의 심리전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포성이 울리자 섬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섬에 남아 있는 20여명의 주민들과 한국전력 및 KT 직원 등 전기·통신 복구 인력은 대피소로 긴급히 몸을 피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방송화면을 통해 북한 개머리진지 쪽에서 포사격 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자 주민들은 “다시 도발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봉고차를 타고 연평면사무소 앞을 지나가는 해병대 부사관들은 “북한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고 있었다. 북한 내부 포탄사격 훈련인 것 같다.”고 상황을 분석했다. 이날 포성을 북한의 ‘2차 무력 도발의 신호탄’으로 보는 견해는 많지 않았다. 대피소로 피했던 취재진도 오후 3시 10분쯤 모두 밖으로 나왔다. 연평도 매표소 직원 변종현(51)·송영옥(49·여)씨 부부는 “이번에 못 들었지만 저 정도로 미미하게 들린 소리는 북쪽에서 북쪽으로 쏜 포다. 아무 일 없다.”고 말했다. 서울 오이석·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軍개혁 필요한 시점” “우리軍 패기에 악영향”

    25일 김태영 국방부장관의 경질과 관련, 군 내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 사의 수용이 너무 의외라는 반응부터 지난 3월 천안함 사태 때 이미 예정됐던 절차라는 의견까지 극과 극을 오갔다. 다만 개인적인 역량에도 불구하고 임기 내내 이어진 각종 사고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방개혁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라도 국방장관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좀 더 우세했다. 일선 부대의 한 장성은 “개인적으로 김 장관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있지만, 장관의 경질에 대해서는 군 내에서도 많이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군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면서 “이런 분위기를 이어 정말 (전투에) 필수적인 군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일각에선 김 장관 등 최근 군 내 수뇌부를 장악한 장군들이 야전보다는 정책 분야에 편중돼 있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실전 경험, 전투 능력보다는 군 행정에서 두각을 보인 인사들이 군 수뇌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과도 맥을 같이한다. 한 고위급 장교는 “김 장관의 경질이 급작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면서 “천안함 사태 때부터 누군가 책임을 질 인사가 필요했고 그런 차원에서 국방장관 교체를 통한 쇄신을 꾀하려는 게 통수권자의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장성은 “장수 중에 가장 훌륭한 장수는 복장(福將)이란 말이 있다.”면서 “(김) 장관 취임 후 군에 많은 사건·사고가 있던 점을 고려하면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지휘관급 한 장성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장성들 사이에서 장관 임기가 더 연장됐다는 말이 있었다.”면서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 법인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영관 장교 역시 “북한의 포격에 피해를 당한 시점에서 국방장관 교체가 자칫 북한군의 승리를 용인하는 조치로 보일까 염려된다.”면서 “패장이라고는 하지만 사건 발생 직후 최고 수장을 교체하는 모양새가 우리 군의 패기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성규·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계속된 軍안전사고에 北도발 미숙한 대응이 결정타

    계속된 軍안전사고에 北도발 미숙한 대응이 결정타

    김태영 국방장관의 퇴진은 25일 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밤 8시 넘어서 사전 예고 없이 춘추관(청와대 기자실)을 찾아와 이명박 대통령이 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천안함 사건 이후 지난 5월 1일 이미 사표를 제출했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번에 사의를 수용했다는 임 실장의 설명이 따랐지만 사실상 문책성 ‘경질’로 받아들여진다. 내년 4월까지는 근무할 예정이던 김병기(육군 소장)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김 장관과 함께 갑자기 교체된 것도 ‘경질설’을 뒷받침한다. 천안함 사건 이후 군의 초기 대응 미숙으로 사퇴압력에 시달렸던 김 장관은 예상을 깨고 유임됐지만 이후 잊을 만하면 발생한 군 안전사고에 이어 이번에 터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결정타가 되면서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지난해 9월 23일 취임한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특히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도 군이 북한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군의 발표도 오락가락하면서 국방장관을 비롯한 안보라인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실제로 우리 군이 대응사격에 동원한 K9 자주포도 사건 당일인 지난 23일에는 6문이라고 했다가 24일에는 4문, 25일에는 3문으로 계속 말을 바꾸면서 군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여기다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 진위여부를 놓고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면 전환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예상보다 빠른 경질 인사가 단행된 배경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터진 뒤 연평도 해병부대 장병 등 일선 병사들의 대응은 적절했다고 평가했지만, 군 지휘부의 대응에는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김 장관의 퇴진 이유로 꼽힌다. 이후 군 수뇌부의 문책성 인사가 잇따를 것으로 예고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안보라인의 관계자는 “김 장관은 천안함 사건 이후에도 소신을 갖고 군을 이끌어 오면서 안팎으로 평가는 좋았다.”면서 “다만,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에서 또 한번 미숙함이 드러난 게 결정적인 경질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후임으로는 이희원(육사 27기) 대통령 안보특보가 유력하며, 이미 예비검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보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과 육사 동기다. 이 특보 외에 호남 출신인 김관진(육사 28기) 전 합참의장 등도 복수후보로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통령실장은 “26일 후임 인선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野가 본 연평도 의혹 3대 쟁점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군 당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초기 정황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의혹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25일 사건 당일 우리 군의 훈련 성격과 훈련 당시 탄착 지점, 북측의 전통문 내용 등을 쟁점으로 꼽았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우리 군이 연평도에서 실시한 훈련의 실체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호국훈련이 아니라 우리 영내에서 정례적으로 매월 실시하던 사격훈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통일부가 외교통상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11월 22~30일 진행 중인 호국훈련”이라고 명시돼 있다. 민주당 측은 “우리 군의 훈련이 무엇인지, 평상시에 비해 훈련의 강도가 어땠는지 밝혀져야 북한의 포격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은 올해 사격과 관련된 전통문을 6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국방위에 제출한 보고자료에는 “북한은 사건 당일 오전 8시 20분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북측 영해에 대한 포 사격이 이루어질 경우 즉각적인 물리적 조치를 경고한다’며 우리 측에 통지문을 발송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용걸 국방차관은 전날 국회 예결특위에 나와 “군사훈련을 할 때마다 북한에서 유사한 전통문을 보내왔다. 이번에는 묵살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전통문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건 당일 우리 군의 탄착 지점도 엇갈리고 있다. 북한의 작전통제선을 넘어갔을 경우 포격의 명분이 됐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전날 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사격훈련의 탄착지점이 북의 작전통제선을 넘어갈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연평도로부터 서남쪽”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합참 측은 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사격훈련의 포가 북의 작전통제선을 넘어갔을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까지 실시했던 사격훈련의 탄착지점과 동일한지 여부도 의문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北 도발 ‘수십배 자동타격’ 시스템 갖춰라

    충격이다. 분노를 넘어 허탈하다. 국민은 너무 몰랐다. 우리 군(軍)의 교전 시스템이 이토록 허술한지를 꿈에도 생각 못했다. 청와대와 군이 외치던 ‘단호 대응’ ‘철통 대비’를 국민은 너무 믿었다. 당국은 또 뒷북이다. 교전 규칙을 전면 보완한다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더 많은 소를 잃기 전에 깡그리 뜯어 고쳐야 한다. 북한이 또다시 도발하면 수십배까지 타격할 수 있는 교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국가 안보태세에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났다. 군은 설마설마하다가 대비에 소홀했다. 천안함 폭침 사태를 당하고도 구태의연한 교전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면 쇄신 약속은 허언에 그쳤으니 국민을 속인 꼴이다. 정보 당국이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다. 즉각 군에 통보해 대비하도록 했어야 했다. 북한이 우리 안보체제를 만만하게 보고 오판할까 걱정스럽다. 그들이 도발을 꿈도 꾸지 못하도록 환골탈태한 군을 보여줘야 한다. 軍 말바꾸기는 국민불신만 증폭시킬 뿐 서해 5도는 북한의 코앞에 있는 군사 요충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포는 12문 밖에 안 된다. 반면 북 해안포는 무려 1000문에 이른다. 구조적으로 2~3배의 교전 대응이 불가능하다. 6·25 악몽이 새삼 떠오른다. 탱크로 남침할 때 우리는 소총으로 대응했다. 연평도 사태는 그 꼴이다. 차라리 북한에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그들은 우리 군의 현주소를 지금이라도 제대로 읽게 해줬다. 북한을 규탄하고 욕설을 퍼붓는 것만으론 모자란다. 서해 5도를 포함해 최전방 지역에 타격 장비 등의 전력을 대폭 증강해야 할 것이다.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는 6문 중 절반인 3문이 고장났다. 그런데도 군은 천안함 사태 때처럼 말바꾸기 행태를 보였다. 합참은 당초 2문이 포격 당해 전자장비 고장으로 4문으로 사격했다고 발표했다. 1문이 불발탄에 걸려 먹통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도 모자라 엉뚱한 곳을 때렸다. 북한은 개머리 지역에서 공격했는데 첫 대응은 무도 지역으로 향했다. 2차 때 야 포병 레이더에 잡힌 대로 개머리 지역으로 포격했다는 것이다. 합참의 계속되는 말 바꾸기는 불신을 증폭시킬 뿐이다. 군 고위관계자는 언론만을 탓한다. 현지의 해병 장병들이 목숨을 걸고 대응 타격에 나섰는데 이를 몰라준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맞는 말이다. 장병들은 최선을 다해 싸웠다. 전력이 열악한 상태에서 북한군의 170발에 80발로 응사했으니 영웅들이다.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본말이 전도된 발언이다. 애시당초 비례성·신속성 원칙이 지켜질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군이 이를 몰랐다면 직무유기이고, 알고도 개선하지 않았다면 국민 기만이다. 北 추가도발 땐 반드시 ‘궤멸’로 응징해야 적의 포탄이 쏟아지는 곳에서만 대응토록 한 교전 규칙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엉터리 규칙 때문에 연평도 부대는 현장 지휘관의 자위적 대응 사격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포탄이 떨어지면 일단 피신한 뒤 맞대응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 공백을 방치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좀 더 먼 곳에서 미사일로 지원 사격해줘야 한다. 이도 부족하면 공대지 폭격도 가능토록 교전 규칙을 바꿔야 한다. 확전이 부담스럽다면 북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무기를 배치해야 한다. 그래야만 2배, 3배, 아니 수십배 대응 타격이 가능해진다. 한·미 양국이 28일부터 서해 합동군사훈련에 들어간다. 웬만한 국가의 군사력과 맞먹는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도 참가한다.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해도 이번만은 강경대응 자세를 굽히면 안 된다. 북한이 이번 훈련을 빌미로 추가 도발을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하는 군사 전문가들이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이들도 있다. 한·미 양국은 철통 공조를 통해 만일의 사태에 빈틈없이 대처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포문을 열어놓았다며 협박하고 있다. 2차, 3차 물리적 보복타격 운운하기도 한다.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는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철저한 응징 없이는 추가 도발을 막기 어렵다. 그리고 서해 5도에만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북한이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테러나 요인 암살 등 다른 형태의 도발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추가 도발이 있다면 반드시 ‘수십배 타격’으로 궤멸시켜야 한다.
  • 중국 소식통 “한국軍 대응사격으로 북측 피해 더 커”

    중국 소식통 “한국軍 대응사격으로 북측 피해 더 커”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지난 23일 전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20일부터 공개활동이 잦아진 데다가 지난 22일에는 이번 포격을 주도한 해안포기지와 가까운 황해남도 용연군 시찰을 간 것으로 보도되면서, 도발에 앞서 이들 부자의 부대 방문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김 위원장 부자가 연평도를 공격한 해안포기지 방문 가능성에 대해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도 “그들이 최근 해군기지가 있는 용연군에 ‘현지지도’(시찰)를 했다는 것이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됐기 때문에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2일 김 위원장이 김정은과 함께 황해남도 용연군의 용호오리공장과 용연바닷가양어사업소, 용정양어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 매체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하루나 이틀 늦춰 보도하기 때문에 이들 부자의 용연군 방문은 지난 21일쯤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방문지만 본다면 군 관련이 아니라 경제 관련 시찰이지만, 용연군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해안포기지가 있는 황해남도 강령군으로부터 북서쪽으로 80㎞ 정도 떨어진 거리로 가깝기 때문에 김 위원장 부자가 같은 날 강령군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 부자가 기차로 이동했다면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지만 두곳의 거리상 다른 방법으로 옮겼다면 해안포기지 방문은 확인이 어려우나 개연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부자가 지난 21일쯤 용연군에 이어 강령군까지 방문했다면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지난 23일 전후로 분주한 공개활동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 부자가 평양 시내 김일성종합대학 부속 평양의학대학과 용성식료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또 25일 이들 부자가 평안남도 대안군의 대안친선유리공장과 강서군의 강서약수가공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김 위원장과 김정은은 지난 22일쯤에는 평양으로 이동, 23일 연평도 포격을 보고받은 뒤 24일쯤 평안남도로 옮겨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해병대의 대응사격으로 북측에 발생한 피해규모가 한국 측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부소식통은 인민해방군 예비역 출신으로 북한 동향에 정통한 중국의 한 소식통이 최근 우리 정부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남한보다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전방 아들 위험에 빠질 수도 있지만 軍 강력 대응해야”

    “전방 아들 위험에 빠질 수도 있지만 軍 강력 대응해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군의 초기 대응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들이 현역 복무 중인 국회의원들의 속앓이도 깊어 가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 171명 가운데 공성진·구상찬·김선동·김성조·김성태·김장수·김정훈·성윤환·신영수·원유철·이명규·이한성·조문환 의원 등 13명의 아들이 현재 군 복무 중이며, 민주당은 전체 84명의 의원 가운데 박선숙·신학용·정장선 의원의 자녀가 현재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이윤석·최재성 의원의 아들은 의무경찰로 복무 중이다. 장남과 차남 모두 현재 군복무 중인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은 25일 “아들 둘 다 군 복무 중이라 걱정이 많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면서 “북한이 지난 3월 천안함 사건때도 그렇고 서해상에서 우리 군에 대해 상시도발을 하고 있어 정말 심각하다. 우리도 컴퓨터를 이용한 지휘소훈련(CPX) 체계를 잘 갖춰서 제대로 된 대응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북한이 도발하면 바로 대응하고 진지를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남이 양구 21사단에서 보병으로 복무 중인 같은 당 김성태 의원도 “북한의 도발로 민간인마저 피해가 생기는 마당에 솔직히 장남인 아들이 위험에 빠지는 상황에 놓이더라도 북한의 도발에 우리 군이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아들과 함께 2대가 해병대 출신인 공성진 의원은 “향후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전략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도발 직후 군과 현장에 대한 경험, 통찰력이 없는 사람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탁상공론하며 미흡하게 대응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차남이 현재 공군으로 복무 중인 이명규 의원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북한이 자꾸 도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군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거짓말하고 있다.”면서 “포괄적인 대응체계를 만들고 국민을 호도한 군 관계자들을 전원 퇴역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자 차남이 육군으로 복무 중인 원유철 의원은 “북한 연평도 사건 당일 아들이 ‘아버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쟁이 나더라도 제가 앞장서서 싸우겠습니다’라고 문자가 와 든든했다. 바로 ‘장하다, 내아들아’하고 답해줬다.”면서 “국군수도병원에 내가 제일 먼저 달려갔다. 내 아들이 그렇게 된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팠다. 유가족들과 똑같은 마음이었다.”고 되뇌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이자 장남이 육군으로 복무중인 구상찬 의원은 “북한의 공격에 대해 10배로 맞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상황 종료 뒤 보복대응을 하는 등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북한이 추가도발을 해온다면 화끈하게 보복공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남이 육군 17사단에서 기관총 부사수로 복무 중인 김선동 의원도 “군이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도발 초기에 단호하게 대응했어야 한다.”면서 “북한 스스로 도발이 가능하지 않다고 느끼도록 우리 군이 결연한 의지를 갖고 단호하게 대응해 억지력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남이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아까운 장병들이 희생돼 너무 가슴 아프고 불안하다.”면서 “우리 군 대응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대비가 안 돼 있었고 우왕좌왕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다만 “확전보다는 외교적인 노력 등을 통해 확실한 대비책을 세우고 상식적으로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남이 육군으로 복무중인 신학용 의원은 “(아들이) 언제 당할지 몰라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신 의원은 “북한이 추가 도발해 오면 3배로 퍼부어 줘야 한다.”면서도 “공군기를 띄우면 금방 확전될 것이고 모두 몰락할 것이기 때문에 확전되지 않도록 자제해야한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4월 아들을 군에 보낸 박선숙 의원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북의 공격 직후 아들과 즉시 통화했다는 박 의원은 “그나마 육군이라 안도하고 있다.”며 확전돼선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박 의원은 “가능성을 예측했어야 했는데 너무 무방비였다. 전체적인 화력에 차이가 있었다.”면서 “강한 수준의 응징보다 교전규칙에 따라 하는 게 맞다.”며 확전을 경계했다. 강주리·김정은·허백윤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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